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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천복사고사주번경대덕법장화상전(唐大薦福寺故寺主飜經大德法藏和尙傳)

1. 저자
최치원崔致遠(857~?) 868년 당나라에 유학, 장안長安에서 18세에 빈공과賓貢科 급제. 선주宣州 율수현위凓水縣尉 등을 역임하고, 병마도통兵馬都統 고병高騈의 종사관從事官이 되어 〈격황소서檄黃巢書〉를 지어 동아시아의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다. 885년 귀국. 897년 시무십여조時務十餘條의 정치 개혁안을 올려 아찬阿飡에 제수되었으나 개혁안은 실행되지 못하였다. 벼슬에 미련이 없어진 그는 전국을 유랑하다 해인사로 은거하였다.
2. 서지 사항
송나라, 1149년 발행. 목판본. 30.8×11.2cm. 고려 대흥왕사大興王寺에서 1092년에 판각한 것을 송나라에서 1149년에 다시 판각하였고, 이것의 지본묵탑본紙本墨搨本이 일본 고잔지(高山寺) 대장경에 소장되고, 이후 『속장경』과 『신수대장경』에 수록되었다.
3. 구성과 내용
『법장화상전』은 신라 52대 효공왕孝恭王 8년(904) 해인사海印寺 화장원花藏院에서 집필한 것이다. 원명은 『당대천복사고사주번경대덕법장화상전唐大薦福寺故寺主翻經大德法藏和尙傳』. 당나라 화엄종 3조 현수 법장賢首法藏(643~712)은 당 화엄종의 완성자로 평가된다. 측천무후則天武后의 명으로 천복사에 주석하며 화엄종을 선양했다. 지엄智儼의 문하에서 해동 화엄초조 의상義相과 동문수학하였고, 의상이 귀국 후에 저술을 보내 자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의 생애를 10과科로 나눈 것은 『화엄삼매관華嚴三昧觀』의 직심直心 가운데 10의義를 본떠, 1과는 족성광대심族姓廣大心(가계, 탄생)으로 서술하고, 2과~10과를 삼덕三德인 유학遊學ㆍ삭염削染ㆍ시멸示滅과 삼언三言인 강연講演ㆍ전역傳譯ㆍ저술著述, 삼공三功인 수신修身ㆍ제속濟俗ㆍ수훈垂訓으로 정리하였다. 특히 『화엄경』의 전래 번역에 대해, 여산 혜원廬山慧遠과 제자를 중심으로 남경南京 도장사道場寺에서 50권본을 이루었다가 윤문 후 60권본이 된 것으로 서술하였다.
최치원은 『법장화상전』을 신라가 당나라 연호 영휘永徽를 처음 사용한 것에 비견하였다. 신라인의 저술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된 선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자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