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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화상어록(白雲和尙語錄)

1. 저자
백운 경한白雲景閑(1298~1374) 전북 고부 출신. 유년기에 출가하여 1351년(충정왕 3) 원나라에 한 해 머물면서 석옥 청공石屋淸珙에게 선법을 배웠고, 지공指空에게도 지도를 받았다. 안국사安國寺와 신광사神光寺 등에 주석하였고, 1370년(공민왕 19) 공부선功夫選의 시관試官을 역임했다. 여주 혜목산 취암사鷲岩寺에서 입적했다.
2. 서지 사항
경기도 여주 혜목산 취암사鷲岩寺, 1378년(우왕 4) 간행. 목판본. 2권 1책. 28.0×18.0cm. 1934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法文學部에서 일본 학자 다카하시 도루(高橋亨)가 해제를 붙여 출간한 영인본이 있다.
3. 구성과 내용
상ㆍ하 두 권. 법어ㆍ게송ㆍ시문ㆍ서장 등을 시자 석찬釋璨이 편집. 책머리에는 고려 말의 유학자 이색李穡이 1378년에 쓴 서문과 이구李玖가 1377년에 쓴 서문이 붙어 있다.
상권은 〈신광사입원법어神光寺入院法語〉, 상당上堂과 시중示衆 등을 담은 〈흥성사입원소설興聖寺入院小說〉, 그리고 〈조사선祖師禪〉과 〈선교통론禪敎通論〉, 〈운문삼구석雲門三句釋〉 등이 실려 있다.
하권에는 ‘지정 신묘(1351) 5월 17일, 스님이 원나라 호주의 하무산霞霧山에 있는 천호암天湖庵에 이르러 석옥 청공石屋淸珙에게 바친 어구’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시작으로 게송과 진찬, 서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백운은 특정한 종파의 선법을 강조하지 않았고, 동시대의 태고나 나옹과는 달리 당시 유행하던 간화선을 강조하지도 않았지만 조사선 일반의 선법은 충실히 전한다. 조사들이 관문을 설정하는 방식의 상당법문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사선〉이라는 글에서 교설에 의존하지 않고 소리와 색과 언어 등으로 종지를 구체화하고 감각적 통로로 깨달음에 이르는 사례들을 모아 간단하게 논평하였는데, 여기서 그 선법의 지반을 알 수 있다. 이는 그의 직지直指 선풍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와 더불어 무심無心도 그가 몇몇 글에서 강조한 선법이다.
본 어록은 백운 선사 자신의 말과 인용 사이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다른 사람의 말과 뒤섞여 모호하게 변용하거나 그대로 가져다 쓴 내용도 적지 않다. 이 점은 이 문헌을 연구하는 이들이 세밀하게 규명해야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