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닫기

나옹화상어록(懶翁和尙語錄)

1. 저자
나옹 혜근懶翁惠勤(1320~1376) 속성은 아牙. 고려 때 대표적인 선승으로 조사선의 면모를 구현하였고, 간화선을 수행의 중심으로 삼았다. 조사의 기틀을 간직하고 발휘하는 간화선을 담은 어록을 남겼고, 시작詩作에 능하여 『보제존자삼종가普濟尊者三種歌』 등을 지었다.
2. 서지 사항
발행지 미상, 1379년(우왕 5) 재간. 목판본. 1책. 25.5×15.5cm. 생존 시 간행된 초간본은 전하지 않지만 1363년(공민왕 12) 각련覺璉이 모아서 환암 혼수幻庵混修가 교정하였고, 백문보白文寶의 서문이 붙어 있었다고 전한다. 이본으로는 각뢰覺雷 집록集錄으로 되어 있는 간행 연대 미상의 판본이 있는데,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1930년 경성제국대학에서 저본을 영인하였고(현재 성균관대학교 소장), 1940년에 월정사月精寺에서도 연인본鉛印本을 발행했다.
3. 구성과 내용
선어록의 전형적 형식과 내용으로 짜인 문헌이다. 책머리에는 1379년(우왕 5)에 쓴 이색李穡의 서문과 제자 각굉覺宏이 지은 행장 그리고 이색의 비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개당開堂ㆍ입원入院 등의 설법과 결제상당結制上堂ㆍ해제상당解制上堂ㆍ욕불상당浴佛上堂 등의 상당, 각종 보설普說ㆍ소참小參ㆍ만참晩參ㆍ시중示衆 등이 수록되어 있고, 지공指空 화상의 탄생일ㆍ입적일과 기골起骨ㆍ입탑入塔 등의 행사 때 행한 법어, 제자들과 재가 신자들 개개인에게 내려준 법어, 스님들의 입적 때 행한 하화下火ㆍ살골撒骨의 법문 그리고 대어代語ㆍ감변勘辨ㆍ착어着語 등이 실려 있다. 또한 〈입문삼구入門三句〉ㆍ〈삼전어三轉語〉ㆍ〈공부십절목工夫十節目〉 등에서는 선의 도리를 간명하게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여기서는 일정한 틀을 공부거리로 제시하였지만 실實이 있는 듯한 이러한 외형적 절차로 유도하였다가 마지막에는 무너뜨린다. 결국 그것은 임시 설정으로서 화두의 허虛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