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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경서(自警序)

1. 저자
야운野雲(생몰년 미상) 고려시대 승려.
2. 서지 사항
경남 진주 지리산 신흥사神興寺, 1579년(선조 12) 간행. 목판본. 1책. 19.6×13.5cm.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과 함께 『몽산화상법어약록蒙山和尙法語略錄』에 합철. 발행년 미상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1633년 함남 안변 설봉산 석왕사釋王寺 개간본(장서각 소장), 1635년 전라도 용장사龍藏寺 개간본(동국대학교 소장)이 있다.
3. 구성과 내용
『자경문』은 출가하여 수도에 뜻을 둔 초학자들을 경책하기 위해 쓴 글이다. 모두 열 개 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항마다 설명을 곁들이고, 그 항이 끝나는 곳에 게송偈頌을 붙여 서술한 내용을 축약, 강조하고 있다. 송頌은 불교의 실천 덕목을 남김없이 간직하고 있으며, 형식 또한 미려하여 좌우명처럼 즐겨 외울 수 있도록 지은 글이다. 그 때문에 이미 조선시대에는 보조普照의 『계초심학인문』, 원효의 『발심수행장』과 함께 초학자들을 위한 강원의 교재로 채택되어 널리 읽히던 책이다.
열 개 항은 계율처럼 수행자가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할 지침을 담고 있다. 계율은 수행자의 비도덕적 행위를 막는 규율이기 때문에 엄격하지만, 자경문은 그것을 스스로 선택하여 결정하도록 인도하기 때문에 자율성이 강조된다. 재색財色을 경계하고 좋은 벗을 사귀며, 수면을 절제하고 남을 미워하지 말며, 마음을 평등하게 가지라는 등,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일상적인 일들의 나아갈 방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욕심을 버리고 수행해야 하는 이유를 자애로운 어버이처럼 감동적인 언어로 절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지은이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으나 조사祖師의 공안公案을 참구하라는 가르침과, 해탈은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선언으로 볼 때, 저자 야운은 간화선을 수행하고 대중 교화에 힘쓴 당대의 대선사일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