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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시중론(寂滅示衆論)

1. 저자
말계 지은末繼智訔(1387년경~1465년경) 조선 세종과 세조대에 궁중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교분을 나누며 법문을 설했으며, 만년에는 약 10년간을 치악산 상원암에 은거하며 후학을 이끌던 인물로 추정된다.
2. 서지 사항
강원도 원주 치악산 상원암上院庵, 1481년(성종 12) 간행. 목판본. 1책. 21.9×15.2cm.
3. 구성과 내용
강원도 원주 치악산 상원암上院庵, 1481년(성종 12) 간행. 목판본. 1책. 21.9×15.2cm.이 책은 논설과 운문이 결합된 복합적 텍스트로서, 앞부분에는 논설 「적멸시중론」이, 뒷부분에는 경기체가景幾體歌 형식의 〈기우자목동가騎牛子牧童歌〉가 수록되어 있다. 「적멸시중론」은 세 편의 논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논설에는 게송이 함께 실려 있다. 논설 1은 공空과 적멸寂滅에 대한 설명과 문답, 논설 2는 무상無相에 대한 문답, 논설 3은 과거의 불보살과 많은 성인들이 선지식을 찾아 정법正法을 듣고, 오랜 세월 고행 후에 정각을 성취하고 선정을 닦았던 것을 소개하였다. 따라서 후학들은 본성을 끝까지 통달한 후 경론을 보아야 한다고 하였고, 그 후 법이 공함을 한 생각에 깨닫는다면 궁극적으로 도를 이루는 것이라 하였다.<개행>〈기우자목동가〉는 서사(1~2장), 본사(3~10장), 결사(11~12장)로 구성되어 있다. 본사는 다시 3~7장까지의 상구보리上求菩提의 증득 단락과 8~10장까지의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실천행 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는 「적멸시중론」의 설법 내용을 요약하며 뚜렷하게 제시하는 특징을 보인다.<개행>이 책에 보이는 저자의 선사상은 보조 지눌普照知訥의 돈오점수설頓悟漸修說에 매우 가까운 것이기는 하나, 지눌과 달리 선의 의리義理를 강력한 중생 구제의 방향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보조 지눌의 선사상의 요체를 나름대로 수용하면서도 그것을 좀 더 실천적인 방향에서 재인식하고 활용하고 있다.<개행>이 책은 숭유억불책崇儒抑佛策이 강화되는 조선 초 성종成宗 대에 전법傳法과 중생 구제의 효과적인 선법을 제시하여 불교 수행자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시대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