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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집(東溪集)

1. 저자
동계 경일東溪敬一(1636~1695) 속성은 이李, 인동부仁同府(현재 구미) 약목촌若木村에서 출생. 7세에 모친의 죽음으로 지리산 신해信海에게 의탁된 이후 유점사의 벽암碧巖 대사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1657년 영남 관찰사 조계원趙繼遠의 천거로 2년여 간 금오성장金烏城將 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가 주석하며 대중 교화에 힘쓴 절로 해인사ㆍ영정사ㆍ감로사ㆍ중봉사 등이 있다.
2. 서지 사항
경남 밀양 재악산 영정사靈井寺, 1711년(숙종 37) 개간. 목판본. 4권 1책. 복사본이 동국대학교에 소장되어 있다.
3. 구성과 내용
문집은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권1에는 오언절구 20편, 육언절구 3편, 칠언절구 20편, 오언율시 43편, 칠언율시 57편, 권2에는 서序 2편, 기記 11편, 권3에는 기 5편, 비명碑銘 4편, 권4에는 산문 6편이 실려 있다.
시는 명사들과의 교류, 선취적 풍모를 반영하는 내용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도선적道仙的 경향을 농후하게 드러내고 있다. 선적 경향을 강조하는 이전의 승려 문집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수록된 산문은 많지 않으나 불가에서 보기 드물게 유산기遊山記, 전기 소설傳奇小說, 우언寓言 등의 한문체를 두루 포함하고 있다. 〈가야진용왕당기우록伽倻津龍王堂奇遇錄〉은 권4 잡저편에 들어 있는데 전기 소설에 해당한다. 이 작품은 사상적으로 유儒ㆍ불佛ㆍ선禪을 습합하고 있는바, 유가 문인들의 전기 소설과는 달리 당대 정치와 위정자들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데서 소설사적 의미가 크다.
동계가 남긴 기記 중에는 당대 사찰 설화를 증거해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통해 17세기 영정사, 대곡사大谷寺 등 밀양 권역의 사찰, 주변 산악에 얽힌 설화를 살펴볼 수 있다. 승려이면서도 지방사, 당대 정치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던 작가의 면모가 잘 반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