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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

1. 개요
보살의 본업인 10주(住), 10행(行), 10회향(廻向), 10지(地), 등각(等覺), 묘각(妙覺)이라는 42현성의 행업(行業)과 인과를 설한다. 범망경과 함께 대승율의 중심을 이룬다. 줄여서 『보살영락경』ㆍ 『본업경』ㆍ『영락경』ㆍ『영락본업경』이라고 한다. 보살의 본업인 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廻向)ㆍ10지(地)ㆍ등각(等覺)ㆍ묘각(妙覺)의 42현성(賢聖)의 행업(行業)과 인과(因果)를 설한 경전이다. 『범망경』과 함께 대승의 계율을 설한 경전이다.
2. 성립과 한역
축불념(竺佛念)이 전진(前秦)시대인 374년에서 요진(姚秦)시대(384-417) 사이에 번역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축불념의 번역이라고 하는 것은 『법경록(法經錄)』이후로는 일반적인 것이다. 그러나 『출삼장기집』은 이 경전을 『실역잡경록(失譯雜經錄)』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 『역대삼보기』에는 축불념의 번역 외에도 송(宋)의 지엄(智嚴) 역을 소개하고 있어서 중복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오늘날에는 내용 검토와 역자가 확정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일지도 모른다고 하는 설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수(隋)의 천태대사와 당(唐)의 현수 법장이 이 경전을 중시하였으며, 주석서로 원효의 소(疏) 하권만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일본 속장경 제61투(套) 제3책에 수록되어 있는데, 「현성학관품(賢聖學觀品)」의 제9 관심(觀心)으로부터 경의 마지막까지를 주석하고 있다. 『의천록(義天錄)』제2「해동유본견행록(海東有本見行錄)」에 따르면, 본 소는 원래 3권이었다고 한다.
4. 구성과 내용
총 2권 전체 8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집중품(集衆品)」에는 부처님이 발하신 42가지의 빛이 영락이 되어 불신(佛身)을 장엄하고 법계에 가득 하자, 시방 일체의 국토에서 수많은 보살들이 몰려오는 광경이 설해져 있다. 제2「현성명자품(賢聖名字品)」에서는 부처님께서 42현성명문(賢聖名門)과 10원명자(願名字) 보살, 10종 불가회계(不可悔戒)에 대해 설하신다. 제3「현성학관품(賢聖學觀品)」에서는 보살 명자(名字)의 의상(義相)을 배우고 관찰하는 것에 대하여 설하시는데, 습종성(習種性)ㆍ성종성(性種性)ㆍ도종성(道種性)ㆍ성종성(聖種性)ㆍ등각성(等覺性)ㆍ묘각성(妙覺性)의 6종성과 동ㆍ은ㆍ금ㆍ유리ㆍ마니ㆍ수정의 여섯 가지 영락을 연결 지어 말씀하신다.
제4「석의품(釋義品)」에서는 10주부터 묘각지의 의상(義相)에 대해 설하신다. 의(義)는 공덕을 가리키며, 보살의 체(體)로부터 나온다. 제5「불모품(佛母品)」에서는 2제(諦)와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에 대해 설하시고, 제6「인과품(因果品)」에서는 3세의 모든 부처님이 행하신 인(因)인 10바라밀에 대해 설하신다. 제7「대중수학품(大衆受學品)」에서는 일체의 중생이 3보의 바다에 들어와서는 믿음으로 근본을 삼고 불가(佛家)에 들어와서는 계(戒)로써 근본으로 삼는데, 계는 일체행 공덕장의 근본이고 일체의 악을 없애는 정법의 밝은 거울이라고 말씀하시고, 섭선법계(攝善法戒)ㆍ섭중생계(攝衆生戒)ㆍ섭율의계(攝律義戒)와 3종의 수계(受戒)에 대해 설하신다. 제8「집산품(集散品)」에서는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42현성의 인과법문을 들었으니 모두 3보리심을 일으키고 받아 지닐 것을 당부하신다.
이 경전의 42현성(賢聖)은 60권 『화엄경』에 의거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대중수학품(大衆受學品)」의 끝 부분에 『화엄경』의 7처(處) 8회(會)의 설법처와 말씀하신 가르침을 싣고 그 법문을 들은 자는 모두 6입(六入) 명문(明門)에 들었다고 말하고, 그 후에 제8회(會)의 설법이 있어 동일한 6입 명문을 설한다고 말함에 의해 분명하다. 그러나 각 계위에 있는 보살의 심행(心行)의 내용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화엄』에 구애받지 않고 지극히 자유롭게 이를 보완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보살본행경』ㆍ 『범망경』ㆍ『인왕반야경』ㆍ『보살지지론』ㆍ『우바새계경』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이 경전은 6조 시대에는 전혀 전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수(隋)의 천태(天台) 대사가 본 경전에 주목한 최초의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상당히 친밀하게 경문을 인용하여 자신의 학설을 전개하고 있다. 이 경전을 대승 율장 속에 넣었던 것은 『개원록』이 처음이지만, 대승계를 알리는 중요한 경전으로 취급하기 시작한 것은 천태 대사가 처음이다. 현수(賢首) 대사 역시 이를 중요시하여, 대승계 사상의 조직에 있어서 『범망경』에서 빠진 바를 보충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수(隋), 당(唐) 이후 동아시아의 대승 계율사에는「범망경』이 유일한 성전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을 논술하는 사상가는 거의 모두가 이 경전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