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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론(金剛般若論)

1. 개요
『금강반야바라밀경』에 대한 주석서로서, 무착(無着)이 저술하였다. 7종으로 과단하여 경의 취지를 해석하며, 발심한 보살의 수행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2. 성립과 한역
수(隋)나라 때 달마급다(達磨笈多)가 613년에 동경(東京)의 상림원(上林園)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첫머리에서 “7종의 의구(義句)를 세웠다면 이 반야바라밀은 성립할 수 있다. 7의구란 종성(種性) 부단(不斷), 발기(發起) 행상(行相), 행소(行所) 주처(住處), 대치(對治), 부실(不失), 지(地), 입명(立名) 등이다”라고 하며 그에 따라 경을 주석한다. 첫째는 종성 부단으로, 이 반야바라밀은 부처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세간에 유포한다고 말한다. 둘째는 발기 행상으로, 발심한 보살이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셋째는 행소 주처로, 발심한 보살이 닦아야 할 행을 설명한다. 넷째는 대치로, 보살은 2종의 행을 대치해야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행위 즉 사행(邪行)과 자신이 행한 선행에 대하여 분별을 일으키는 것 즉 공견(共見) 정행(正行)이다. 여기서 대치란 바른 법으로 번뇌를 끊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는 부실로, 증익변(增益邊)과 손감변(損減邊)이라는 2변을 떠나는 것을 말한다. 언설을 분별하여 자성이 있다고 집착하는 것을 증익변이라 하고, 법 무아에 집착하여 법이 없다고 하는 것을 손감변이라 한다. 여섯째는 지로, 여기에 신행지(信行地), 정심지(淨心地), 여래지(如來地) 등 3종이 있다. 일곱째는 입명으로, 금강 능단(能斷)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금강이라 함은 세뢰(細牢) 즉 날카롭고 단단함이고, 세(細)란 지인(智因)이며, 뇌(牢)는 깨뜨릴 수 없는 것이다. 문(聞)ㆍ사(思)ㆍ수(修)가 반야바라밀 중에서 번뇌를 금강과 같이 끊기 때문에 능단이라고 한다.
이 논서에는 『금강반야바라밀경론』이라는 별행본이 있는데, 이는 3권 본으로서 송(宋), 원(元), 명(明) 본에 실려 있는 것이다. 이 두 별행본 사이에는 적어도 형식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우선 고려본인 본 논서는 2권 본이고, 송본 등은 3권 본이다. 전자에는 경의 본문이 따로 실려 있지 않고, 후자는 한 단락의 처음에 경의 본문을 싣고 다음에 논의 문구를 다루고 있다. 이 때문에 송본 등은 3권이 된 것이다. 또 첫 부분에서 논문과 경의 인용문을 묶어서 서술하는 방법이 다르다. 이와 같은 형식상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내용상으로는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원래부터 별행본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내전록(內典錄)으로부터 정원록(貞元錄)에 이르는 경록들은 모두 이 논서를 2권 본이라고 말한다. 또한 델게판에 들어있는 서장 역도 고려본과 일치하며, 경의 역문은 보리류지의 번역본을 사용하는 점 등으로 보아 고려본이 급다의 번역본 그대로의 형태이며, 송본 등은 그 후에 누군가가 형식을 정비하여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금강반야바라밀경론』을 세친이 번역한 『금강반야바라밀경론(K-558)』과 혼동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