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닫기

대애도비구니경(大愛道比丘尼經)

1. 개요
이 경은 한역자는 알 수 없고, 줄여서 『대애도니경』이라 한다. 부처님이 출가하기 전에 양모였던 마하파사파제 구담미, 즉 대애도가 출가하여 승단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대목으로부터 시작하여 비구니 교단의 성립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2. 성립과 한역
한역자를 알 수 없지만, 『북량록(北涼錄)』(397∼439)에 목록이 올라 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2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부처님이 출가하기 전에 양모였던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Mahāprajāpatī) 구담미(裘曇彌, Gautamī), 즉 대애도(大愛道)가 출가하여 승단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대목으로부터 시작하여 비구니 교단의 성립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때 부처님은 가유라위성(迦維羅衛城)에 여러 비구와 함께 있었다. 그때 대애도 구담미는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와서 출가하여 도를 닦겠노라고 청한다.
부처님은 구담미가 세 번에 걸쳐서 출가하기를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아난은 구담미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8경법(敬法)을 약속하게 함으로서 출가를 허락받게 한다. 8경법이란 첫째 대계(大戒)를 지닌 비구로부터 정법(正法)을 받을 것, 둘째 비구가 대계를 받은 지 반 달 이상이라면, 비구니는 마땅히 예를 올릴 것, 셋째 비구와 비구니는 함께 머물지 말 것 등을 비롯하여 여덟째 대계를 받은 지 100년이 지난 비구니라도 새로 대계를 받은 비구의 아래에 앉고, 예를 올릴 것 등을 말한다. 부처님은 구담미가 이를 맹세하자 이어서 남을 다치게 하지 말 것, 도둑질하지 말 것, 음행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 마차나 수레에 타지 말 것,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 비단옷을 입지 말 것, 무당 일을 배우지 말 것, 남녀가 한방에 들어가지 말 것, 몸과 입과 마음으로 악을 범하지 말 것 등의 10계를 주어 사미니가 되게 한 후, 3년 동안 계행을 잘 지키고 다시 각종의 소계(小戒)와 위의(威儀)를 지켜 한 가지도 결함이 없자, 소원에 따라 대구족계를 주어 비구니가 되도록 한다. 구담미는 장로 비구니와 함께 아난에게로 와서 새로 대계(大戒)를 받은 어린 비구로 하여금 예를 올리도록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아난은 이를 부처님께 묻고, 부처님은 이를 금지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만약 내가 여인들이 사문이 되지 못하도록 했다면 정법은 마땅히 1,000년을 머물렀을 것이지만, 여인들이 사문이 되도록 허락하였기 때문에 500년의 기간이 줄어들게 되었다. 왜냐하면 여인은 정각을 얻을 수 없고, 전륜왕이 될 수 없는 등 5처(處)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대애도 등이 이 말을 듣고 슬퍼하면서 부처님에게 여인은 도저히 깨달음을 얻을 수 없는지 묻는다. 부처님은 여인도 사문이 되어 정진, 지계하여 결함이 없다면, 현세에 남자가 되어 성불할 수 있다고 답한다. 다시 부처님은 아난의 물음에 대하여 자신이 열반한 후 여인 사문이 있을 것이며, 그때에는 비구승이 50명에 비구니가 30명에 이를 것이라고 하고, 이 비구니들이 산중의 나무 아래, 혹은 동굴 속에 있을 수 없는 이유를 설한다. 또 여인은 8만 4천의 숨은 습관으로 청정한 도사를 미혹케 하여 니리(泥犁) 즉 지옥에 떨어지도록 하고, 84종의 드러난 습관으로 청정한 도사를 산란케 하여 올바른 도를 잃도록 함을 설한다. 아난이 두려워하자, 부처님은 아난에게 “대체로 천하에는 음욕의 죄가 크고 무거운데, 만약 이것을 끊는다면 능히 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84종의 드러난 습관이란 화장하는 것을 즐기는 것, 입술을 붉게 불들이는 것, 내지 남자 앞에서는 눈살을 찌푸리지만 속으로는 좋아하고, 그가 가 버리면 서운해 하는 것 등이다. 또 부처님은 이 습관들은 여인 스스로가 지은 것이고, 여인 스스로 없앨 수 있으며, 이를 없앤 것이 곧 현세의 아라한이라고 설한다. 아난과 여러 장로 비구니 등은 모두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서 기뻐하였다.
이 불전은 그 당시 불교의 여성관 및 여성의 불교 수행법을 보여 주는 것으로서, 곳곳에 대승 사상을 가지고 있다. 마하연(摩訶衍), 벽지불(辟支佛), 반야 바라밀, 화성(化成) 남자신(男子身) 등의 용어가 특히 눈에 띈다. 구담미 비구니의 일화를 싣고 있는 경전에는 중아함경의 구담미경(瞿曇彌經), 불설구담미기과경(佛說瞿曇彌記果經), 사분율비구니건도(四分律比丘尼犍度), 오분율비구니법(五分律比丘尼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