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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시왕생칠경(豫修十王生七經)

※ 변상도해제
해인사 사간판(寺刊板)에 포함되어 있는 판목 중 국보(제206-10호)로 지정되어 있는 정안(鄭晏, ?~1251)이 발원한 예수시왕생칠경판을 인출한 것이다. 이 예수시왕생칠경의 내용은 총 9판 18면에 새겨져 있는데 이중 변상도는 9면, 경문은 7면으로 구성되었으며 공란은 2면이다.
제1면은 권수화로서 ‘佛說豫修十王生七經變相’이라는 변상제와 함께 설법도가 전개된다. 본존은 원형의 두광과 신광을 배경으로 대좌 위에 앉아 오른손을 들어 설법하고 있는 모습이다. 본존을 중심으로 4위의 보살과 가섭과 아난존자 그리고 사천왕이 본존을 중심으로 좌우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 모두 약간 우향한 자세이다. 변상도를 둘러싸고 있는 굵은 테두리 안에는 덩굴무늬가 이어져 있다. 제2면 부터는 석가모니불의 설법에 모여든 성중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고 그 위에 각각의 명칭이 기록되어 있고 상하로 덩굴무늬 테두리가 둘러져 있다. 제2면의 가장 앞에는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앉아 수기를 받는 염라왕이 자리하고 있으며(閻王授記相), 이어서 제대국왕, 천룡신왕, 아수라왕, 지장보살을 비롯한 육광보살(六光菩薩), 도명화상과 무독귀왕, 그리고, 시왕 중 제1진광왕과 제2초강왕까지 표현되어 있다. 이후 제3면부터는 앞 면의 제1~2대왕을 제외한 시왕과 수많은 판관, 부군, 대신, 천왕, 장군, 귀왕, 동자, 사자 등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이들은 모두 석가모니불을 향해 오른쪽을 향하고 서있다. 제9면의 끝에는 흩날리는 번(幡)을 메고 말을 타고 달려나가는 명부사자(冥府使者)가 화면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이 전체 도상은 덩굴무늬가 새겨진 곽으로 둘러싸여 있어 가로로 긴 화면을 이루게 되었다. 즉 이 덩굴무늬로 설정한 화면 안에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한 설법 장면과 수기를 받고 설법을 듣는 청문중의 두 장면을 서로 마주 보게끔 방향을 설정하여 현재 법회가 진행되고 있는 장면을 표현한 도상이다.
이 목판은 오랜세월 동안 여러차례 인출되어 현재는 판이 심하게 마모되어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또한 이 판본은 제2면이 뒤로 밀려나 있는 등 순서도 뒤바뀌어 장황되어 있고, 먹의 농도도 고르지 않는 등 인출 솜씨도 좋지 않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