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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요해(妙法蓮華經要解)

※ 변상도해제
1405년 안심사(安心社)에서 간행한 법화경의 권수판화로 3매의 판에 도상을 이어 새겨 전체의 크기가 세로 21.7cm, 가로 79cm이다. 본문과 마찬가지로 상하에만 변란을 둘러 원래 절첩장(折帖裝)을 의도한 판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변상도의 도상은 위태천(韋馱天)과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로 구성되었다. 위태천은 경전 수호(守護)의 의미로 주로 앞부분에 배치된다. 갑옷을 입고 새 깃털이 꽂힌 투구를 쓴 무장형(武將形)으로 양 손을 가슴 앞으로 모아 합장하고 양팔 위에 가로로 보검(寶劍)을 얹은 모습이다. 머리 주위로 이글거리는 불꽃이 광배를 대신하고 있다.
영산회상도는 석가여래와 문수보살 및 보현보살의 석가삼존이 각기 원형 광배 안에 앉아 있고, 본존 대좌 아래에는 구름 위로 용출하는 보탑(寶塔)이 작게 묘사되어 있다. 삼존 주위에는 10대제자와 20명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사천왕, 팔부중, 용왕, 천자, 천녀 등 많은 권속들이 본존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적으로 빽빽히 늘어서 있다.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구름 위로 본존에서 나오는 광명과 보수(寶樹), 천개(天蓋)가 법회를 장엄하고 있다. 큰 화면에 많은 권속들이 밀집된 장려하고 치밀한 구성의 영산회상도이다. 불보살을 비롯한 각 존상들은 모두 늘씬하고 우아한 모습이며 세부표현도 정교하고 각선(刻線)도 유연하다. 화면의 테두리에는 넝쿨무늬를 넣은 변란(邊欄)이 둘러져 있다. 밑그림의 구성과 판각술 모두 조선초기의 우수한 기량을 보여주는 판화이다.
변상의 오른쪽(향좌) 끝에 『特爲亡禑王昇仙駕超生淨土之願倩畵變相鋟梓流通者施主鄭氏』라 새겨져 있어 고려말 비운의 왕인 우왕(禑王)의 극락왕생을 위해 정씨가 시주한 변상임을 알 수 있다. 이 변상을 시주한 정씨가 고려말에 발원하여 제작한 것인지 본문을 판각한 1405년에 제작한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를 간략화하여 대자암과 화암사에서 간행한 법화경변상도가 조선시대 전시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간행된 사실을 고려한다면 조선초 법화경변상도로서 가장 주목되는 변상도로 손꼽을 수 있다.
안심사본으로는 특이하게 권4 만으로 장정하였고, 책의 현 상태와 인쇄상태로 보아 변상도와 본문은 1405년판은 맞으나 동시에 인출된 것은 아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