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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변상도해제
대자본(大字本) 법화경의 변상도로 정희왕후(貞熹王后)발원본(1470년) 계열의 도상이며 2매의 판에 새겨진 영산회상도이다. 권말 간기에 ‘崇禎二十七年丙戌八月日 全羅道全州長波寺白雲庵開刊’이라 기록되어 있다. 숭정년간은 17년까지 밖에 없으나 27년까지 셈하면 1654년이지만 간지는 갑오(甲午)이다. 숭정년간에 가까운 병술년은 1646년이므로 1646년 판각으로 보고자 한다.
항마촉지인을 취한 석가모니불과 그를 향해 질문하고 있는 사리불(舍利弗)을 중심으로 8위(位)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의 일부와 용왕 및 용녀 등의 권속들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된 구성이다. 석가모니불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대의(大衣)를 입었고, 등 뒤로 보주(寶珠) 형의 거신광(擧身光)이 불신을 장엄하고 있다. 광배 내부는 꽃무늬, 연화덩굴무늬와 불꽃무늬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워져 있다. 광배 위로 화려한 천개(天蓋)가 붓다를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 공중에는 시방제불(十方諸佛)이 구름을 타고 날아오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온통 구름으로 채워져 있고 화면 끝에는 산화(散華)들이 흩어져 있다.
변상도 하단 끝에 ‘성환비구(省還比丘)’라 새겨져 있어 변상도 각수로 추정된다. 간기의 각수는 ‘각수정(刻手鄭)’으로만 기록되어 있어 성환은 변상도만 판각한 것 같다. 그런데 이 변상도는 다른 판본에 비해 음각을 많이 사용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본존의 대좌와 광배, 사천왕, 범천과 제석천의 옷자락 등을 굵은 음각선으로 처리하여 직선적인 각법과 함께 매우 강한 인상을 준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