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제관諦觀(?~970) 961년(광종 12)에 왕명으로 송에 건너가 천태 전적들을 전해 주고 나계螺溪의 전교원傳敎院에 주석하고 있던 천태종 제15조 의적義寂 법사에게 나아가 수학하였다. 그곳에서 10년간 머물다가 생을 마친 뒤 그가 저술한 이 책이 발견되었다는 간략한 기록만 전해진다.

발행 사항 미상. 3권 1책. 31.3×19.8cm. 송나라 종의從義가 편찬한 『천태사교의집해天台四敎儀集解』의 본문. 1314년에 목암牧庵이 쓴 발문이 있다.

천태종의 실질적인 개창자인 수나라 천태 지의天台智顗(538~597)가 강의하고, 제자 관정灌頂이 기록한 『법화현의法華玄義』와 『마하지관摩訶止觀』을 바탕으로 천태天台의 교판설敎判說과 수행론을 작은 분량으로 요약한 책.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앞의 교상문敎相門은 오시팔교五時八敎의 교판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먼저 오시팔교 전체를 개설한 뒤 돈교頓敎ㆍ점교漸敎ㆍ비밀교祕密敎ㆍ부정교不定敎의 화의사교化儀四敎와 오시를 묶어 각 시기에 해당하는 경전과 교설의 핵심을 설명한다. 이어서 장藏ㆍ통通ㆍ별別ㆍ원圓의 화법사교化法四敎를 밝히는데, 사교 각각의 내용과 수행 계위를 서로 비교하여 불교 교리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인 관심문은 원돈지관圓頓止觀 가운데 25방편과 십승관법十乘觀法을 간략히 정리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은 정교하고 복잡한 천태의 5시8교판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방대한 불교의 경론과 교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훌륭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