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이 경은 소승 부파의 하나인 가섭비부(迦葉毗部)의 전승 계율이다.

중국 동위(東魏)시대에 구담 반야류지(瞿曇般若流支, Gautama Prajñāruci)가 543년에 업도(鄴都)에서 번역하였다. 구담 반야류지의 역경은 대개 보리류지의 것과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서 난득미상(難得未詳)이라고 말해질 정도이다. 하지만『해탈계경』의 역자에 대해서만은 경론가들 사이 아무런 이견이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알려진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총 1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제목에 『해탈계경(解脫戒經)』이라고 되어 있는 것에서 가섭비부계본의 고유명사와 같이 생각할 수 있지만, 바라제목차라는 말에는 별해탈의 뜻이 있어 어떠한 계본일지라도『해탈계경』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부파(剖派)의 계본도『해탈계경』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미루어 특히 어떤 한 부파의 계본만을 한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계경과 구별하기 위해서는 가섭비부비구계본이라 하는 것은 보다 정확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계율의 조목 내용은 4바라이법(波羅夷法), 13승가바시사법(僧伽婆尸沙法), 2부정법(不定法), 30니살기바일제법(尼薩耆波逸提法), 90바일제법(波逸提法), 4회과법(悔過法), 100중학법(衆學法), 7멸쟁법(滅諍法) 등이다. 이와 같이 비구가 지켜야 할 계율로서 총 246가지를 거론하고 있는데, 이러한 계율 조목의 수는 설일체유부의 계율인 249가지에 가장 근접한 것이다. 그 밖에 다른 부파의 계본에서는 7불(佛) 게(偈)가 맨 마지막 부분에 위치하는 데 비하여, 이 경에서는 맨 앞에 나오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해탈계경』은 가섭비부의 계본이라는 점에서 계경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