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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

분류정보
주제분류 신행(信行)-신행유도(信行誘導)-비유(比喩) 각종(各種)
분류체계 正藏-初雕藏經部-聖賢集-印度人撰述
제목정보
대표서명 백유경(百喩經)
경명 백유경(百喩經) 4권
병음 BAIYUJING
약경명
별명 백구비유경(百句譬喩經), 백구비유집경(百句譬喩集經), 백비경(百譬經)
저자정보
저자 승가사나(僧伽斯那, Saṅghasena)
역자 구비지(求毘地, Guṇavṛddhi)
형태정보
권사항 4
확장정보
고려_위치 30-0001
고려_주석 K.726, 通檢, 新編 등은 역자 求毘地를 求那毘地로 표기, 원목록의 단순오류인 듯.
신수_NR T.0209
신수_위치 04-0543
속장_NR
속장_위치
만속_위치
티벳_NAME
티벳_북경_N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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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_DU_N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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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_DT_NR
티벳_DT_위치
티벳_NOTE
산스_NAME [범] Upamāśataka Sūtra
산스_NOTE
적사_VOL 28
적사_PAGE 120
적사_NOTE
불광_V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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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_ROW
가흥_N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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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_NR 1074
중화_VOL 051
중화_PAGE 0416
중화_NOTE

[서지해제]

1. 개요 및 제명
1) 개요
『백유경(百喩經)』은 5세기경 인도 승려 승가사나(僧伽斯那)가 찬집하였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하였다. 『백유경』은 4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주 재미있고 쉬운 비유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어려운 부처님의 교설(敎說)을 쉽게 이해하도록 한 경전이다.
2) 제명(題名)
『백유경(百喩經,Śatāvadāna-sūtra)』은『백구비유경(百句譬喩經)』ㆍ『백구비유집경(百句譬喩集經)』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백유경(百喩經)』의 본래 이름은 ‘치화만(癡花鬘)’이다. 치(癡)는 ‘어리석은 사람’을 뜻하고, ‘화만(花鬘)은 ‘꽃목걸이’라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불교의 교리를 아무리 설한다고 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드는 것을 ‘화만(華鬘)’으로 표현한 것이다.
『치화만(痴花鬘)』의 제명이 어떻게 『백유경(百喩經)』으로 변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백유경』에 실려 있는 이야기 숫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백유경』의 제명은 백 가지로 비유한 경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98가지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원래 100가지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었으나 두 가지 이야기가 산실되었거나, 혹은 도입부의 이야기와 승가사나의 후기(後記)를 합쳐서 100가지 이야기라는 주장이 있지만, ‘백(百)’은 정확한 100가지라는 숫자 개념보다는, 중국인의 언어 문화적 습관에 따라 ‘많은 이야기’라는 의미에서 『백유경』이라 제명한 것으로 추측된다.
2. 성립과 한역
『백유경』의 찬집자인 승가사나(僧伽斯那)는 5세기 중인도에서 활동한 승려이다. 그가 어떤 계열의 전승(傳乘)을 잇고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당시의 인도에서는 대승불교가 융성하고 있었으므로 대승불교의 전승 계통으로 추정된다. 또한 그의 제자이자, 『백유경』의 한역자(漢譯者)인 구나비지(求那毘地)에 대한 기록도 많지는 않지만, 『고승전(高僧傳)』과 『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 「구나비지전(求那毘地傳)」에 단편적인 기록이 전해진다. 구나비지는 중천축(中天竺) 사람으로, 어렸을 때 불도(佛道)에 귀의하여 승가사나(僧伽斯那)를 스승으로 섬겼다. 총명하고 기억력이 뛰어나 대소승의 경전을 십여만 언이나 암송하였다. 그는 그의 스승 승가사나가 십이부경(十二部經) 가운데 긴요한 비유들을 가려 뽑아 편찬한 것을, 영명(永明) 10년(492) 가을에 제나라 말로 번역하였으니, 이것이 『백유경』이다.
구나비지가 『백유경』을 번역하게 된 원인은 당시의 중국 문단, 특히 귀족사대부 계층에서 가벼운 읽을거리인 소화(笑話)나 야사류(野史類)의 저작이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대 인도에서 전래되는 짧은 이야기를 운용하여 불교의 교리를 적절히 해설하고 있는 『백유경』이 당시 문인의 취향에 맞았을 것이다.
구나비지는 『백유경』 외에도 『십이인연경(十二因緣經)』과 『수달장자경(須達長者經)』 각각 1권을 역출하였다.
3. 주석본과 이역본
이 경에 대한 주석본과 이역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구성과 내용
1) 구성
『백유경』은 4권으로 되어 있으며, 98가지의 이야기 대부분이 2단 논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전반부에는 비유 고사(故事)가, 후반부에는 교리해설이 배치되는 이야기 구조로 구성되었다. 『백유경』의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 옛날 어떤 사람이 처가에 갔다가 쌀 찧는 것을 보고 거기에 가서 쌀을 훔쳐 한 입 넣었다. 아내가 와서 남편을 보자 함께 얘기를 나누려 하였다. 그러나 남편은 입 안에 쌀이 가득 있었으므로 전혀 대꾸하지 않았다. 그 아내 보기가 창피하여 뱉어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아내는 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손으로 어루만져 보고는, 입 안에 종기가 난 것이라 생각하여 그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제 남편이 오자마자 갑자기 입 안에 종기가 생겨 전혀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 아버지는 곧 의사를 불러 치료하게 하였다. 의사가 말하였다.
“이 병은 매우 위중합니다. 칼로 째어야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곧 칼로 입을 째었다.
그러자 거기에서 쌀이 쏟아져 나와 그만 사실이 들통나고 말았다.
(B) 세상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깨끗한 계율을 범하고서도 잘못을 숨긴 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가 끝내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의 세계에 떨어지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사소한 창피 때문에 쌀을 토하지 않다가 칼로 입을 째어 그 잘못이 들통나고 만 것과 같다.
위의 인용은 『백유경』의 72번째 나오는 이야기이다. 전체 이야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비유고사인 (A)부분과 교리를 원용하여 해설을 가한 (B)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A)는 전반부에 배치되어 있고, 비록 짧은 분량이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다. (B)는 후반부에 배치되어 있으며, 주로 산문으로 해설을 하고 있지만, 게송의 형식도 보이고 있다. 즉 59번째, 60번째, 90번째의 이야기는 전반부 이야기는 산문, 후반부 교리해설은 게송으로 요약하고 있다. 이러한 산문과 운문의 결합형식은 초기 불교경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백유경』의 경우는 세 편만이 보인다. 이와 같은 구조가 『백유경』에 실려 있는 대부분 이야기의 구성 형식이다. 98개의 이야기 가운데 56번째 이야기를 제외하고 모두 2단 구조로 되어 있다.
2) 내용
제1권에서는, 어리석은 사람이 소금을 먹은 비유, 어리석은 사람이 소젖을 모은 비유, 배로 머리를 때려 부순 비유, 여자가 거짓으로 죽었다고 말한 비유, 목마른 사람이 물을 보는 비유 등이 실려 있는데, 여기서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해도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제2권에서는, 바다에 들어가 침향[沈水]을 건져낸 비유, 도둑이 비단을 훔쳐 낡은 옷을 싼 비유, 볶은 참깨를 심은 비유, 물과 불의 비유, 어떤 사람이 왕의 눈 실룩거림을 본받은 비유 등이 실려 있는데, 여기서는 쉽게 불도(佛道)를 이룩할 생각을 하지 말고, 꾸준히 끝까지 불도를 닦아야 한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제3권에서는, 장사꾼의 낙타가 죽은 비유, 큰 돌을 가는 비유, 떡 반 개를 먹으려 하는 비유, 노비가 문을 지킨 비유, 야크[犛牛]를 훔친 비유 등이 실려 있는데, 여기서는 어리석거나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불도를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제4권에서는, 입으로 배 타는 법을 외우면서 그것을 활용하지 못한 비유, 부부가 떡을 먹으면서 서로 약속한 비유, 서로 해치려는 비유, 그 조상을 본받아 음식을 빨리 먹은 비유, 암바라(菴婆羅) 열매를 맛본 비유 등이 실려 있는데, 여기서는 불도의 이치를 모르고 허영심에 들뜨면 마침내는 자신을 망치게 된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이와 같이 98가지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일반 대중을 상대로 설한 것이 대부분이고, 그밖에 출가자와 왕을 설법의 대상으로 한 것도 있다. 즉 일반대중을 위한 것 70가지, 왕을 위한 것 1가지, 출가자를 위한 것 6가지, 출가자와 대중을 위한 것 4가지, 외도를 위한 것 13가지, 교법에 관한 것 4가지 등 98가지이다.
5. 가치
1) 불교 비유(譬喩) 문학으로서의 가치
『백유경』은 불교 비유 문학의 중심으로, 부처님의 어려운 가르침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비유를 사용하고 있고, 중생으로 하여금 불도(佛道)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어리석은 일을 풍자하고 있다. 이렇게 『백유경』은 매우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견지에서 대중에게 웃음과 유머를 주지만, 그 내면에는 불교의 참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음의 양식과 생활의 지혜를 심어주는 매우 교훈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백유경』은 『법화경』 등 여러 대승경전의 비유와 비교해 볼 때, 심오한 철리를 담기보다는 좀더 재미가 있고, 이해하기 쉽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 설화(說話) 문학으로서의 가치
설화 문학은 신화ㆍ전설ㆍ옛이야기ㆍ세상이야기 등 구두로 전승된 설화가 문자에 의하여 문학화된 것을 말하는데, 『백유경』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인도의 설화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각 이야기마다 풍부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기지가 함께 포함되어 있어서 문학적인 묘미도 느낄 수 있다.
3) 포교 활용으로서의 가치
『백유경』의 비유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실천윤리를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어리석은 사람을 교화하기 위해서 설해진 비유로 설법의 대상은 거의가 일반 재가자이기 때문이다. 일반 대중들도 쉽게 불교 경전에 다가갈 수 있도록 재미있고 쉬운 비유와 해학성이 넘치는 이야기 가운데 불교 가르침 이상의 깨달음을 보여준다. 비록 우리와는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삶과 다르지만은 않다.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짤막한 이야기로, 우리의 인생을 한 번 되돌아보게끔 만든다. 외부로만 치닫고 있는 현대인에게 자신의 절제와 성찰이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최상의 보물이라는 것을 이 『백유경』은 가르쳐주고 있다.
6. 연구서 및 참고문헌
1) 변귀남, 「 『백유경」의 寓言特色 小考-『列子』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중국어문학』 44, 영남중국어문학회, 2004.
유영기, 근대중국어의 어법현상:『백유경』 ‘말하다’류 동사의 용법, 『禪武學術論集』 6, 國際禪武學會, 1997.2
장준희, 「佛典文學의 兒童敎育的 價値에 대한 硏究: 『百喩經』을 中心으로」, 위덕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2.
최윤정, 「『백유경』 동화를 통한 유아의 불교개념 인식 효과 연구」,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