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통록촬요(通錄撮要) / 通錄撮要卷第三

ABC_BJ_H0147_T_003

007_0788_b_01L
통록촬요 제3권通錄撮要 卷第三
◯ 규봉 종밀 선사달마 10세 도원 화상을 계승하였다.
그는 과주果州 서충西充의 하何씨로서 본래 부호하고 세력이 왕성한 집안 출신이다. 어린 나이에 유서儒書에 정통하였고, 20세쯤부터는 불교의 경전을 탐구하였다. 당나라 원화元和 2년(807)에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조원造圓 화상의 법석에 참석하였다가 흔연히 뜻이 맞아서 결국 출가를 원하게 되었고, 그해에 구족계를 받았다.
어느 날 대중을 따라 임관任灌의 집에 갔다가 아랫자리에 앉아 차례에 따라서 『원각요의경圓覺了義經』을 받아 읽다가 미처 다 읽기도 전에 감득하고 깨달아 눈물이 흘렀다. 깨달은 바를 그의 스승에게 말씀드리자 그의 스승이 어루만지면서 말하였다.
“그대가 원돈圓頓의 가르침을 크게 홍포하리라. 이 경은 모든 부처님께서 그대에게 주신 것이다. 떠나거라. 스스로 한 모퉁이에 머무는 일이 없도록 하라.”
스님은 눈물을 흘리면서 명을 받들어 예배하고 떠났다. 그리하여 형남荊南의 장張 화상을 찾아뵙자 이렇게 말하였다.
“교법을 전하는 사람이 다시 왔구나. 마땅히 수도에서 널리 펼치며 이끌어야 하리라.”
또 신조神照 화상을 뵙자 이렇게 말하였다.
“보살께서 다시 오셨구나. 누가 알아볼 수 있을까?”
스님은 대화大和 연중에 어명을 받고 대궐에 들어갔다. 황제가 여러 차례 법의 요체를 물었고, 조정의 선비들이 귀의하며 흠모하였다. 특히 상국相國 배휴裵休는 진리의 전당에 깊숙이 들어와 가르침을 받고 외호자外護者가 되었다.
어느 날 스님은 스스로 ‘비록 부처님께서 자비를 늘리는 것이 수행이라 말씀하셨지만 스스로 생각건대 애견愛見을 막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결국 대중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선정과 지혜를 균등히 익히면서 생각을 쉬기를 앞뒤로 10년을 계속하였다.앞뒤라 한 것은 중간에 그를 찾아 대궐에 들어가 성에서 2년을 머물렀고, 청을 올리고서야 다시 산으로 돌아온 것을 말한다. 그러자 미세한 습기의 정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이 고요한 지혜에서 드러나고, 차별법의 뜻이 줄줄이 펼쳐지는 것이 텅 빈 마음에 나타났는데 틈새로 비치는 햇살에 고운 먼지들이 어지럽게 날리고, 맑은 못의 밑바닥에 그림자가 또렷또렷한 것과 같았다. 그러니 어찌 공연히 침묵만 지키는 어리석은 선이나 그저 문장만 뒤지는 미친 지혜에다 견주겠는가? 이처럼 본래부터 자신의 마음을 깨달음으로 인해 모든 교법을 판별했기 때문에

007_0788_b_01L

007_0788_b_02L通錄撮要卷第三

007_0788_b_03L

007_0788_b_04L圭峯密禪師嗣達磨十世
道圓和尙
果州西充何氏
007_0788_b_05L家本豪盛髻齓通儒書冠歲探釋典
007_0788_b_06L唐元和二年將赴貢擧偶造圓和尙法
007_0788_b_07L欣然契會遂求披削當年進具
007_0788_b_08L日隨衆任灌家居下位以此受經
007_0788_b_09L圓覺了義覽未終軸感悟流涕以所
007_0788_b_10L悟告其師師撫之曰汝當大弘圓頓之
007_0788_b_11L此經諸佛授汝耳行矣無自滯於一
007_0788_b_12L隅也師泣奉命禮辭而去因謁荊南
007_0788_b_13L張和尙曰傳敎人再來也當宣導於帝
007_0788_b_14L又見神照和尙曰菩薩人再來也
007_0788_b_15L誰能識之師大和中徵入內帝累問
007_0788_b_16L法要朝士歸慕唯相國裴公深入堂
007_0788_b_17L受敎外護一日師自謂曰雖佛說
007_0788_b_18L悲增是行而自慮愛見難防遂捨衆
007_0788_b_19L入山習定均慧前後前後者中間被救內
住城二年方却來 [23]
歸山
息慮相繼十年微細習情起滅
007_0788_b_20L於靜惠差別法義羅列現於空心
007_0788_b_21L隙日光纎埃擾擾淸潭水底影像昭
007_0788_b_22L豈比夫空守默之癡禪1) [31] 尋文之
007_0788_b_23L狂慧者也然本因了自心而辨諸敎

007_0788_c_01L심종心宗에 마음이 간절하였고, 또 모든 교법을 판별함으로 인해 마음 닦는 법을 이해했기 때문에 교의敎義에 정성을 다하였다.
누가 물었다.
“마음 바탕을 닦는 법은 마음을 깨달으면 곧 끝입니까, 아니면 따로 수행문이 있습니까? 만약 따로 수행문이 있다면 왜 남종南宗을 돈오의 종지라 하며, 만약 깨달으면 곧 모든 부처님과 같다고 한다면 왜 신통광명을 발하지 않습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얼음 못 전체가 물인 줄 알더라도 햇볕을 빌려야 녹고, 범부가 곧 부처임을 깨달아도 법력을 바탕으로 훈습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얼음이 녹으면 물이 부드럽게 흘러 비로소 물을 대고 세척하는 공용이 드러나고, 허망이 다하면 마음이 신령스럽게 통하여 신통광명의 작용을 응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닦는 것 외에 다른 수행문은 없다.”
물었다.
“만약 마음만 닦으면 부처가 된다면 무슨 까닭에 여러 경전에서 다시 ‘반드시 불국토를 장엄하고 중생을 교화해야 비로소 부처를 이룬다.’고 설하였습니까?”
대답하였다.
“거울이 밝으면 그림자가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마음이 맑으면 신통이 만 가지로 감응한다. 그림자는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을 비유하고, 신통은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따라서 장엄하지만 곧 장엄하는 것이 아니니, 그림자는 색色이면서 색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었다.
“화상은 어떤 인연으로 발심하고, 어떤 법을 사모해서 출가했으며, 지금은 어떻게 수행하고, 어떤 법의 맛을 얻었으며, 얻은 지위가 어디에 이르렀습니까? 지금 마음에 머물고 계십니까, 마음을 닦고 계십니까? 만약 마음에 머문다면 마음 닦는 일을 방해할 것이고, 만약 마음을 닦는다면 생각을 움직여 안정되지 못한 것이니, 어찌 도를 배우는 것이라 하겠습니까? 만약 마음을 안정시켜 하나로 고정한다면, 성품이 정해져 있다고 주장하는 무리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부디 바라건대 대덕께서 대자대비를 베푸시어 이치대로 여여하게 차례차례 설명해 주십시오.”
대답하였다.
“사대四大가 허깨비 같음을 깨닫고, 육진六塵이 허공의 꽃과 같음을 통달해 자기 마음이 부처님 마음임을 깨닫고, 본래 성품이 법성임을 보는 것이 바로 발심發心이다. 마음이 머무름이 없음을 아는 것이 바로 수행이고, 머무름이 없는데도 아는 것이 바로 법의 맛이다.

007_0788_c_01L懇情於心宗又因辨諸敎而解修心
007_0788_c_02L虔誠於敎義師因問凡修心地法爲當
007_0788_c_03L悟心即了爲當別有行門若別有行門
007_0788_c_04L何名南宗頓旨若悟即同諸佛何不
007_0788_c_05L發神通光明師答識氷池而全水借陽
007_0788_c_06L氣而鎔消悟凡夫而即佛資法力而熏
007_0788_c_07L氷消則水流潤方呈漑滌之功
007_0788_c_08L盡則心靈通應現通光之用修心之外
007_0788_c_09L無別行門問若但修心得佛者何故
007_0788_c_10L諸經復說必須莊嚴佛土敎化衆生
007_0788_c_11L方名成佛答鏡明而影像千差心淨而
007_0788_c_12L神通萬應影像類莊嚴佛國神通則敎
007_0788_c_13L化衆生莊嚴而即非莊嚴影像而亦色
007_0788_c_14L非色問和尙因何發心慕何法而出家
007_0788_c_15L今如何修行得何法味所得至何處地
007_0788_c_16L今住心耶修心耶若住心妨修心
007_0788_c_17L若修心則動心不安云何名爲學道
007_0788_c_18L安心一定則何異㝎性之徒伏願大德
007_0788_c_19L運大慈悲如理如如2) [32] 爲說答覺
007_0788_c_20L四大如坏幻達六塵如空花悟自心爲
007_0788_c_21L佛心見本性爲法性是發心也知心
007_0788_c_22L無住即是脩行無住而知即爲法味
007_0788_c_23L「但」底本多用「但」今改爲本字「但」以下倣此
007_0788_c_24L不更加註{編}
「苐」通用「第」{編}次同

007_0789_a_01L법에 머물러 집착하면 그것이 생각을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이제 머무는 바가 없으면 물들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사람이 눈이 있고 태양의 광명이 있으면 갖가지 법을 보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어찌 성품이 정해져 있다고 주장하는 무리라 하겠는가? 이미 머물거나 집착하는 것이 없는데 어찌 도달한 경지를 논하겠는가?”
물었다.
“이치를 깨닫고 망상을 쉰 사람이 업을 짓지 않는다면, 일정한 시기의 수명이 끝난 뒤에는 영성靈性이 어디에 의지합니까?”
대답하였다.
“일체중생치고 깨달음의 성품(覺性)을 갖추지 않은 자가 없으니, 신령스러운 밝음과 공적함은 부처님과 다름이 없다. 다만 비롯함이 없는 아득한 겁부터 한 번도 완전히 깨달은 적이 없어 망령되게도 몸을 집착해 나의 모습이라 여기기 때문에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으면서 기나긴 겁에 윤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몸 가운데의 깨달음의 성품은 태어나거나 죽은 적이 없으니, 마치 꿈속에서 노역을 해도 몸은 본래 편안하고 한가한 것과 같고, 물이 얼음이 되어도 축축한 성품은 바뀌지 않는 것과 같다. 만약 이 성품을 깨닫는다면 곧 그것이 법신이니, 본래 스스로 생겨난 일이 없는데 어찌 의탁할 곳이 있겠는가? 신령스럽고 신령스러워 어둡지 않고 명료하고 명료해 항상 알지만 온 곳도 없고 또한 갈 곳도 없다.
하지만 수많은 생애에 성품으로 여기면서 망령되게 집착한 습기는 기쁨ㆍ노여움ㆍ슬픔ㆍ즐거움을 이루면서 미세하게 흐른다. 진리는 비록 단박에 통달할 수 있지만 이 망정은 단박에 제거하기 어렵다. 따라서 반드시 오랜 시간 깨달음 속에서 관찰하여 덜어 내고 또 덜어 내야만 한다. 마치 바람은 단박에 그치지만 물결은 차츰차츰 멈추는 것과 같으니, 어찌 겨우 한 생애 닦은 것이 단번에 모든 부처님들의 역용과 같을 수 있겠는가?
그저 공적空寂으로써 자체를 삼을지언정 색신色身을 자신의 몸으로 오인하지 말며, 신령스러운 앎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삼을지언정 망념妄念을 자신의 마음으로 오인하지 말라. 망념이 일어나더라도 전혀 따르지 않으면 임종할 때 자연히 업業이 구속하지 못할 것이다. 비록 중음中陰이 있다 하더라도 천상이건 인간세계건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뜻대로 의탁하리라. 만약 사랑하고 미워하던 생각이 이미 없어졌다면 분단신分段身을 받지 않게 되어 스스로 짧은 것을 길게 바꿀 수 있고, 거친 것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 만약 미세한 습기의 흐름마저 모두 적멸했다면 오직 원각圓覺의 큰 지혜만이 환하게 홀로 존재하리라. 그러면 곧 기연 따라 천백억의 몸을 응현하여 인연 있는 중생을 제도할 것이니,

007_0789_a_01L住著於心斯爲動念故如人入闇則無
007_0789_a_02L所見今無所住不染不著故如人有
007_0789_a_03L目及日光明見種種法豈爲㝎性之徒
007_0789_a_04L旣無所住著何論處所問悟理息妄之
007_0789_a_05L人不結業一期壽終之後靈性何依
007_0789_a_06L答一切衆生無不具有覺性靈明空寂
007_0789_a_07L與佛無殊但以無始劫來未曾了悟
007_0789_a_08L妄執身爲我相故生老病死長劫輪廻
007_0789_a_09L然身中覺性未曾生死如夢被驅役而
007_0789_a_10L身本安閑如水作氷而濕性不易若能
007_0789_a_11L悟此性即是法身本自無生何有依
007_0789_a_12L靈靈不昧了了常知無所從來
007_0789_a_13L無所去然多生妄執習以性成喜怒
007_0789_a_14L哀樂微細流注眞理雖然頓達此情
007_0789_a_15L難以頓除須長覺察捐之又捐如風
007_0789_a_16L頓止波浪漸停豈可一生所修便同
007_0789_a_17L諸佛力用但可以空寂爲自體勿認
007_0789_a_18L色身以靈知爲自心勿認妄念妄念若
007_0789_a_19L都不隨之即臨終時自然業不能
007_0789_a_20L雖有中陰所向自由天上人間
007_0789_a_21L意寄托若愛惡之念已泯即不受分段
007_0789_a_22L之身自能易短徏長易麤爲妙若微
007_0789_a_23L細流注一切寂滅唯圓覺大智朗然
007_0789_a_24L獨存即隨機應現千百億身度有緣衆

007_0789_b_01L이를 부처님이라 한다.
통틀어 말하자면, 아침저녁에 하는 일들이 망정의 티끌에 이끌리면 임종할 때에 업에 이끌려서 태어나게 되고, 만약 도모하고 하는 일들이 깨달음의 지혜를 말미암고 망정의 티끌을 말미암지 않으면 임종할 때에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태어나지 업에 이끌리지 않는다. 마땅히 알라. 임종할 때에 새로운 삶을 자유자재로 받을 수 있을지, 자유자재로 받지 못할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그저 평상시 마음 씀씀이가 티끌 경계에 자유로운가, 자유롭지 못한가만 확인해 보라.”
스님은 법계를 안방 깊숙한 곳으로 삼고, 교가의 전적을 뜰과 건물로 삼고, 자비를 보관과 일산으로 삼고, 중생을 동산과 숲으로 삼고서 종일 찬술하였지만 한 번도 문자를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리하여 귀의한 도속道俗들이 시장통을 이루고 원근에 크게 명성을 떨쳤다.
회창會昌 원년(841) 정월 6일에 앉아서 입멸하였다. 다비하여 사리를 얻었는데, 하얗게 빛나고 크고 윤택하였다. 문인들이 울면서 그것을 찾다가 다들 잿더미 속에서 얻었고, 그것을 석실에 안장하였다. 수명은 62세이고, 법랍은 34세였다. “시체를 메다가 새와 짐승에게 보시하고, 남은 뼈를 태워서 흩뿌려라. 슬피 그리워하여 선관禪觀을 어지럽히지 말 것이며, 매년 청명淸明에는 산에 올라 반드시 7일 동안 도를 강설하라. 이를 어기는 자는 나의 제자가 아니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상복을 입은 사부대중이 수십만 명이었고, 슬픈 곡소리가 온 들판을 뒤덮었다. 선종宣宗이 다시 불교를 권장하게 되면서 정혜선사定慧禪師라는 시호를 추증하고, 탑명을 청련靑蓮이라 하였다.
◯ 장사 경잠 초현 대사남전을 계승하였다.
일정한 처소 없이 그저 인연 따라 중생들과 교류하면서 적절하게 법을 설해 주었기에 장사長沙 화상이라 하였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내가 만약 한결같이 으뜸가는 가르침만 고양한다면 법당 안에 분명 풀이 한 길은 우거질 것이다. 그럴 수는 없어서 여러분에게 말한다. 온 시방세계가 사문의 눈이고, 온 시방세계가 사문의 온몸이며, 온 시방세계가 자기의 광명이고, 온 시방세계가 자기 광명 속이다. 내가 항상 여러분에게 말하였다.

007_0789_b_01L名之爲佛通而言之但朝暮之間
007_0789_b_02L所作被情塵所牽即臨終被業所牽而
007_0789_b_03L受生若所作所爲由於覺智不由情
007_0789_b_04L即臨終由我自在而受生不由業也
007_0789_b_05L當知欲驗臨終受生自在不自在但驗
007_0789_b_06L尋常行心於塵境自由不自由師以法
007_0789_b_07L界爲堂奧敎典爲庭宇慈悲爲冠盖
007_0789_b_08L衆生爲園林終日賛述未曾以文字爲
007_0789_b_09L道俗歸依者如市遠近大驚會昌
007_0789_b_10L元年正月六日座滅茶毗得舍利明白
007_0789_b_11L閏大門人泣求之皆得於煨燼藏之
007_0789_b_12L石室壽六十有二臘三十四遺誡令
007_0789_b_13L舁屍施鳥獸焚其骨而散之勿得悲慕
007_0789_b_14L以亂禪觀每淸明上山必講道七日
007_0789_b_15L違者非吾弟子持服四衆數千百人
007_0789_b_16L哀泣喧野曁宣宗再闢眞敎追謚定慧
007_0789_b_17L禪師塔曰靑蓮

007_0789_b_18L長沙景岑號招賢大師嗣南
泉後
居無定所
007_0789_b_19L但絢緣接物隨宜說法故名長沙
007_0789_b_20L堂曰我若一向擧揚宗敎法堂裏
007_0789_b_21L草深一丈事不獲已向汝諸人道
007_0789_b_22L十方世界是沙門眼目盡十方世界
007_0789_b_23L是沙門全身盡十方世界是自己光明
007_0789_b_24L盡十方世界是自己光明裏我常向汝

007_0789_c_01L광명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때는 부처도 없고 중생이라는 조짐조차도 없는데 어느 곳에서 산하와 국토를 찾을 수 있겠는가?”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사문의 눈입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길고 길어서 벗어날 수가 없다.”
또 말하였다.
“십법계 등도 모두 벗어날 수 없다.”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벗어날 수 없습니까?”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본다.”
“모르겠습니다.”
“묘고산의 빛깔이 푸르고 또 푸르구나.”
스님이 함께 참구하던 회會 화상에게 한 스님을 보내 묻게 하였다.
“남전南泉을 뵙고 난 뒤에는 어떻습니까?”
회 화상이 침묵하였다.
“남전을 뵙기 전에는 어떠셨습니까?”
회 화상이 말하였다.
“다시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
그 스님이 돌아와 말씀드리자 스님이 게송 하나를 지어서 보였다.

百尺竽頭坐底人   백 척 장대 끝에 앉아 있는 사람이여
雖然得入未爲眞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 참되지는 않나니
百尺竽頭須進步   백 척 장대 끝에서 반드시 걸음을 내디뎌야
十方世界是全身   시방세계가 온몸이리라

물었다.
“백 척 장대 끝에서 어떻게 걸음을 내딛습니까?”
“낭주朗州의 산이요, 예주澧州의 물이니라.”
“화상께서 설명해 주십시오.”
“사해四海와 오호五湖가 황제의 덕화 속에 있느니라.”
물었다.
“남전 화상께서는 천화하여 어디로 가셨습니까?”
“동쪽 집에서는 나귀가 되고, 서쪽 집에서는 말이 되셨다.”
“모르겠습니다.”
“타고 싶으면 타고 내리고 싶으면 내려라.”
물었다.
“지렁이를 두 토막 내면 두 쪽 모두 움직이는데, 불성은 어느 쪽에 있습니까?”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이 어떤 경계인가?”
“전적에 근거하지 않은 말은 지혜로운 이가 이야기할 바가 아닙니다. 화상께서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이 어떤 경계인가?’라고 하신 말씀이 어느 경전에 나옵니까?”
스님이 말하였다.
“분명하다. 전적에 근거하지 않은 말은 지혜로운 이가 이야기할 바가 아니다. 대덕은 어찌 보지 못했는가? 『능엄경楞嚴經』에 말하기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시방의 끝없고 움직이지 않는 허공과 아울러 요동하는 땅ㆍ물ㆍ불ㆍ바람을 똑같이 육대六大라 하나니, 성품이 참되고 원융하여 모두가 여래장如來藏이라서 본래 생멸이 없다.’고 하였다. 내 게송을 들어 보라.


007_0789_c_01L諸人道光明未發時尙無佛無衆生消
007_0789_c_02L何處得山河國土來時僧問如何
007_0789_c_03L是沙門眼師曰長長出不得又云十法
007_0789_c_04L界等皆出不得問未審出箇什麽不得
007_0789_c_05L師曰晝見日夜見星僧曰不會師曰妙
007_0789_c_06L高山色靑又靑師令僧問同叅會和尙
007_0789_c_07L見南泉後如何會默然問未見已前作
007_0789_c_08L麽生會曰不可更別有也僧還擧
007_0789_c_09L示一偈

007_0789_c_10L百尺1) [33] 頭坐底人雖然得入未爲眞

007_0789_c_11L百尺*竽頭須進步十方世界是全身

007_0789_c_12L
問百尺竿頭如何進步師曰朗州山澧
007_0789_c_13L州水曰請師道師曰四海五湖皇化裏
007_0789_c_14L問南泉遷化向什麽處去師曰東家作
007_0789_c_15L西家作馬問不會師曰要騎即騎
007_0789_c_16L要下即下問蚯蚓斷爲兩段兩頭俱動
007_0789_c_17L佛性在何頭師曰動與不動是何境界
007_0789_c_18L僧曰言不干典非智者之所談秖如和
007_0789_c_19L尙言動與不動是何境界出自何經
007_0789_c_20L師曰酌然言不干典非智者之所談
007_0789_c_21L德豈不見楞嚴云當知十方無邊不動
007_0789_c_22L虗空并動搖地水火風均名六大
007_0789_c_23L眞圓融皆如來藏本無生滅聽吾偈曰

007_0789_c_24L「竽」疑「竿」{編}次同

007_0790_a_01L
最甚深       너무도 심오하고, 너무도 심오하구나
法界人身便是心   법계와 사람의 몸이 바로 마음이었네
迷者迷心爲衆色   미혹한 이는 마음을 미혹해 온갖 색色으로 여기지만
悟時刹境是眞心   깨닫고 나면 온 세계가 바로 참된 마음이로다
身界二塵無實相   몸과 세계 두 경계에 실다운 모습은 없으니
分明達此號智音   이것을 분명히 통달한 자를 지음知音이라 한다”

또 물었다.
“무엇이 다라니陀羅尼입니까?”
스님이 선상禪狀의 오른쪽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저 스님이 암송할 수 있다.”
“암송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습니까?”
스님이 또 선상의 왼쪽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저 스님도 암송할 수 있다.”
“저에게는 왜 들리지 않습니까?”
“참된 암송에는 메아리가 없고, 참된 들음에는 들리는 게 없다.”
“그렇다면 음성은 법계의 성품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빛깔을 벗어나서 보려고 하는 것은 정견正見이 아니고, 소리를 벗어나서 듣기를 바라는 것은 삿된 들음이다.”
“어떤 것이 빛깔을 벗어나지 않는 정견이고, 소리를 벗어나지 않는 참된 들음입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내 게송을 들어 보라.

滿眼本非色     눈에 가득한 것이 본래 빛깔이 아니고
滿耳本非聲     귀에 가득한 것이 본래 소리가 아니니
文殊常觸目     문수文殊가 항상 눈을 찌르고
觀音塞耳根     관음觀音이 귀를 막는구나
會三元一體     셋을 회합하면 원래 한 몸이고
達四本同眞     넷을 통달하면 본래 같은 진여이니
堂堂法界性     당당하구나, 법계의 성품이여
無佛亦無人     부처도 없고 사람도 없도다”

물었다.
“위로 향하는 외가닥 길을 화상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스님이 말하였다.
“구멍 하나인 바늘에 석 자의 실이다.”
“어떻게 알아야 합니까?”
“익주益州의 베와 양주楊州의 비단이다.”
스님이 뜰 앞에서 볕을 쬐는데, 앙산仰山이 말하였다.
“사람마다 다들 이것을 가지고 있다. 단지 사용하지 못할 뿐이다.”
스님이 말하였다.
“그대에게 사용해 보라고 부탁하라는 건가?”
앙산이 말하였다.
“당신은 어떻게 사용하는가?”
스님이 바로 앙산을 걷어차 쓰러뜨렸다. 그러자 앙산이 말하였다.
“완전 호랑이구먼.”이때부터 제방에서 그를 호랑이 경잠이라 불렀다.

“무엇이 문수입니까?”
“담장ㆍ벽ㆍ기왓장ㆍ자갈이 그것이다.”
“무엇이 관음입니까?”
“소리와 말이 그것이다.”
“무엇이 보현普賢입니까?”
“중생의 마음이 그것이다.”
“무엇이 부처님입니까?”
“중생의 색신色身이 그것이다.”

007_0790_a_01L最甚深 [24] 法界人身便是心

007_0790_a_02L迷者迷心爲衆色悟時刹境是眞心

007_0790_a_03L身界二塵無實相分明達此號智音

007_0790_a_04L
又問如何是陀羅尼師指禪牀右邊曰
007_0790_a_05L遮箇憎却誦得曰還有人誦得否
007_0790_a_06L又指禪牀左邊曰遮箇僧亦誦得
007_0790_a_07L某甲爲什麽不聞師曰眞誦無響眞聽
007_0790_a_08L無聞曰恁麽則音聲不入法界性也
007_0790_a_09L曰離色求觀非正見離聲求聽是邪聞
007_0790_a_10L問如何是不離色是正見不離聲是眞
007_0790_a_11L答聽吾偈曰

007_0790_a_12L滿眼本非色滿耳本非聲

007_0790_a_13L文殊常觸目觀音塞耳根

007_0790_a_14L會三元一體達四本同眞

007_0790_a_15L堂堂法界性無佛亦無人

007_0790_a_16L
問向上一路請師道師曰一口針三尺
007_0790_a_17L問如何領會師曰益州布楊州絹
007_0790_a_18L師因庭前向日次仰山曰人人盡有遮
007_0790_a_19L秖是用不得師曰是請汝用去也
007_0790_a_20L山曰汝作麽生用師乃蹋倒仰山山曰
007_0790_a_21L一似箇大蟲從此諸方
之岑大蟲
問如何是文殊
007_0790_a_22L師曰墻壁瓦礫是問如何是觀音師曰
007_0790_a_23L音聲語言是問如何是普賢師曰衆生
007_0790_a_24L心是問如何是佛答衆生色身是

007_0790_b_01L“항하 모래알처럼 수많은 부처님의 본체가 모두 동일한데 왜 갖가지 명호가 있는 것입니까?”
“안근眼根으로부터 근원으로 돌아오는 것을 문수라 하고, 이근耳根으로부터 근원으로 돌아오는 것을 관음이라 하며, 마음으로부터 근원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현이라 한다. 문수는 부처님의 묘하게 관찰하는 지혜(妙觀察智)이고, 관음은 부처님의 반연함이 없는 큰 자비(無緣大慈)이고, 보현은 부처님의 함이 없는 오묘한 행(無爲妙行)이니, 세 성인이 바로 부처님의 오묘한 작용이고 부처님이 바로 세 성인의 참된 본체이다. 작용의 측면에서는 항하 모래알처럼 수많은 거짓 이름들이 있지만 본체의 측면에서는 통틀어 하나의 박가범薄伽梵이라 한다.”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라는데, 이것이 어떤 이치입니까?”
스님이 말하였다.
“내 게송을 들어 보라.

礙處非墻壁     막힌 곳이 담장과 벽이 아니니
通處勿虗空     통한 곳을 허공이라 하지 말라
若人如是解     만약 사람이 이렇게 이해한다면
心色本來同     마음과 색은 본래 같으니라”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佛性堂堂顯現    불성이 당당하게 드러나 있지만
住性有情難見    성품에 머무는 유정은 보기 어렵지
若悟衆生無我    중생에 내가 없음을 깨달으면
我面何殊佛面    내 얼굴이 어찌 부처님 얼굴과 다르랴

“어떻게 해야 산하와 국토를 굴려 자기로 돌아오게 할 수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어떻게 해야 자기를 굴려 산하와 국토를 이룰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호남성湖南城에서는 백성을 부양하기 좋으니, 쌀값 싸고 땔감이 많아 사방의 이웃을 만족시키느니라.”
질문한 스님이 말이 없자 스님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誰問山河轉     산하를 굴리겠다고 누가 묻는가
山河轉向誰     산하를 굴려 누구에게로 향할까
圓通無兩畔     원통圓通에는 두 언덕이 없으니
法性本無歸     법성은 본래 돌아감이 없느니라

◯ 조주 관음원 종심 선사남전을 계승하였다.
남전南泉을 만났는데, 마침 남전이 누워서 쉬다가 물었다.
“근래 어디서 떠났는가?”
“근래 서상원瑞像院에서 떠났습니다.”
“그래 서상瑞像은 보았는가?”
“서상은 보지 못했고, 도리어 누워 있는 여래를 보았습니다.”
남전이 벌떡 일어나 앉아서 물었다.
“너는 주인이 있는 사미냐, 주인이 없는 사미냐?”
“주인이 있는 사미입니다.”
“주인은 어디 있느냐?”

007_0790_b_01L河沙諸佛體皆同何故有種種名答從
007_0790_b_02L眼根返源名文殊從耳根返源名觀
007_0790_b_03L從心返源名普賢文殊是佛妙觀
007_0790_b_04L察智觀音是佛無緣大慈普賢是佛無
007_0790_b_05L爲妙行三聖是佛之妙用佛是三聖之
007_0790_b_06L眞體用則有河沙假名體則捴名一薄
007_0790_b_07L伽梵問色則是空空則是色此理如
007_0790_b_08L師曰聽吾偈曰

007_0790_b_09L礙處非墻壁通處勿虗空

007_0790_b_10L
若人如是解心色本來同
007_0790_b_11L又偈曰

007_0790_b_12L佛性堂堂顯現住性有情難見

007_0790_b_13L若悟衆生無我我面何殊佛面

007_0790_b_14L
問如何轉得山河國土歸自己去答如
007_0790_b_15L何轉得自己成山河國土去僧曰不會
007_0790_b_16L師曰湖南城下好養民米賤柴多足四
007_0790_b_17L僧無語師有偈曰

007_0790_b_18L誰問山河轉山河轉向誰

007_0790_b_19L圓通無兩畔法性本無歸

007_0790_b_20L趙州觀音院從諗禪師
値南泉偃息
007_0790_b_21L而問近離什麽處曰離瑞像泉曰還
007_0790_b_22L見瑞像否曰瑞像即不見却見箇臥如
007_0790_b_23L泉便起坐問汝是有主沙彌無主
007_0790_b_24L沙彌曰有主沙彌泉曰主在什麽處

007_0790_c_01L“한겨울 엄동설한에 부디 화상께서는 존귀하신 몸 기거하심에 만복이 깃드소서.”
남전이 드디어 유나에게 명하였다.
“이 사미를 나와 함께 지내게 하라.”
이 일로 드디어 입실入室을 허락하였다.
어느 날 물었다.
“무엇이 도道입니까?”
남전이 말하였다.
“평상심平常心이 도이니라.”
“그런데도 향해 나아가야 합니까?”
“향하려고 마음먹으면 곧 어긋난다.”
“마음먹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도인 줄 압니까?”
남전이 말하였다.
“도는 알고 모르는 데 속하지 않는다. 아는 것은 망령된 지각이고, 알지 못하는 것은 무기無記이다. 만일 걸림이 없음을 통달한다면 허공처럼 탁 트여 허허롭고 활달하리니, 어찌 억지로 시비를 일삼겠는가?”
스님이 말끝에 이치를 깨달았다.
다른 날 물었다.
“본래부터 있었음을 안 사람은 어느 곳으로 가서 쉽니까?”
남전이 말하였다.
“산 아래 암소가 되느니라.”
“가르쳐 주신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난밤 삼경에 달이 창에 비치더라.”
어느 날 동서 양당의 승려들이 고양이 새끼를 두고 싸움이 벌어지자, 남전이 고양이를 들어 올리고 말하였다.
“말하면 살려 주겠지만 말하지 못한다면 베겠다.”
양쪽 다 대답이 없자 남전이 베어 버렸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조주에게 들려주자 조주가 신을 벗어 머리에 얹더니 곧바로 나가 버렸다.
남전이 말하였다.
“그때 자네가 있었다면 고양이를 구했을 텐데.”
조주가 물었다.
“도는 만물 밖이 아니고 만물 밖은 도가 아닌데, 무엇이 만물 밖의 도란 말입니까?”
남전이 바로 조주를 때리자 조주가 말하였다.
“저를 때리지 마십시오. 이후에도 사람을 잘못 때리는 일이 있겠군요.”
남전이 말하였다.
“용과 뱀은 쉽게 가리겠는데 납자는 속이기 어렵구나.”
상당하여 말하였다.
“이 일은 너무도 분명하여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대장부도 여기를 벗어날 수는 없다. 내가 위산潙山을 뵈었을 때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고 묻자 위산이 ‘나에게 의자를 가져다주게.’ 하였다. 무릇 종사라면 반드시 본분의 일로 납자를 지도해야만 비로소 된다.”
그때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뜰 앞의 잣나무다.”
“화상께서는 경계를 가지고 학인을 가르치지 마십시오.”
“나는 경계를 가지고 가르치지 않는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뜰 앞의 잣나무다.”
물었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간다는데,

007_0790_c_01L曰仲冬嚴寒伏惟和尙尊體起居萬福
007_0790_c_02L泉遂令維那與我安排遮沙彌著因此
007_0790_c_03L乃許入室一日問如何是道泉曰平常
007_0790_c_04L心是道曰還許趣向否泉曰擬向即乖
007_0790_c_05L曰不擬時如何知道泉曰道不屬知不
007_0790_c_06L知是妄覺不知是無記若達無礙
007_0790_c_07L猶如太虗廓然虗豁豈可强是非耶
007_0790_c_08L師言下悟理異日問知有底人向什
007_0790_c_09L麽處休歇泉曰山下作一頭水怙牛去
007_0790_c_10L曰謝師指示泉曰昨夜三更月到窓
007_0790_c_11L日兩堂僧爭㹨兒泉提起㹨兒曰道得
007_0790_c_12L即救道不得即斬二俱無對泉即斬
007_0790_c_13L後擧似趙州州脫鞋安頭上便出去
007_0790_c_14L泉曰當時子在即救㹨兒趙州問道非
007_0790_c_15L物外物外非道如何是物外道泉便
007_0790_c_16L打趙州州曰莫打某甲已後錯打人去
007_0790_c_17L泉曰龍虵易辨衲子難謾上堂曰
007_0790_c_18L此事的的勿量大人出遮裏也不得
007_0790_c_19L見潙山因問如何是祖師西來意山曰
007_0790_c_20L與我將坐牀子來師曰大凡宗師須以
007_0790_c_21L本分事接人始得時僧問如何是祖
007_0790_c_22L師西來意師曰庭前栢樹子曰和尙莫
007_0790_c_23L將境示人師曰我不將境示人曰如何
007_0790_c_24L是西來意師曰庭前栢樹子問萬法歸

007_0791_a_01L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노승이 청주靑州에 있을 때 베 장삼을 한 벌 만들었는데, 무게가 일곱 근이었다.”
물었다.
“학인이 이제 막 총림에 들어왔습니다. 뭘 해야 할지 스님께서 지시해 주십시오.”
“죽은 먹었느냐?”
“죽은 다 먹었습니다.”
“발우를 씻어라.”
그 스님이 계합하여 깨달았다.
물었다.
“무엇이 손님 가운데 주인입니까?”
“산승은 아내에게 묻지 않는다.”
“무엇이 주인 가운데 손님입니까?”
“산승은 장인이 없다.”
스님은 찾아온 승려들을 보면 곧바로 “이곳에 온 적이 있는가?” 하고 물었다. 그래서 “온 적이 있다.”고 대답하건 혹은 “온 적이 없다.”고 대답하건 스님은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차 마시러 가라.”
그래서 원주가 물었다.
“화상께서는 늘 스님들에게 온 적이 있는지 온 적이 없는지를 묻고는 뭐라고 대답하건 차 마시러 가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속뜻이 무엇입니까?”
스님이 원주를 부르자 원주가 “네.” 하고 대답하였다.그러자 스님이 말하였다. “차 마시러 가라.”
스님은 당나라 건녕乾寧 4년(897)에 단정히 앉아 돌아가셨다. 수명은 120세였다. 시호는 진제대사眞際大師이고, 탑명은 광조光祖이다.
◯ 화정 덕성 선사약산을 계승하였다.
스님은 일찍이 화정華亭의 오강吳江에 조그마한 배 하나를 띄워 놓고 지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선자 화상船子和尙이라 하였다. 약산의 회상에서 함께 참구했던 도오道吾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중에 영리한 자가 있거든 내게로 보내 주게.”
도오가 나중에 드디어 협산 선회夾山善會에게 선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도록 지시하였다. 선회가 배를 타자마자 스님이 물었다.
“대덕께서는 어느 절에서 오셨소?”
“눈앞에는 없는 절입니다.”
“그게 뭐요?”
“눈앞에 보여 드릴 수 없는 법입니다.”
“어디서 그런 걸 배웠소?”
“귀와 눈으로 도달할 곳이 아닙니다.”
스님이 그를 부르며 말하였다.
“한마디 딱 들어맞는 말이 만겁에 나귀를 묶어 두는 말뚝이라네.”
또 물었다.
“천 자나 되는 낚싯줄을 드리운 것은 그 뜻이 못 속 깊은 곳에 있다네. 떠다니다가 안정되었다가 있다가 없다가 하는 세 치 바늘을 벗어나서 자네는 왜 말하지 못하는가?”
선회가 이리저리 궁리하자 스님이 곧바로 삿대로 때려 선회가 물속으로 빠졌다. 선회가 겨우 나오자마자 스님이 말하였다.
“말해 봐라, 말해 봐.”
선회가 입을 열려고 하자 스님이 또 때렸다. 선회가 여기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드디어 이렇게 말하였다.
“장대 끝의 낚싯줄을 스님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지만 푸른 물결을 범하지 않으시니

007_0791_a_01L一一歸何處師曰老僧在靑州作得一
007_0791_a_02L領布衫重七斤問學人乍入叢林乞師
007_0791_a_03L指示師曰喫粥去曰喫粥了也師曰
007_0791_a_04L洗鉢盂去其僧契悟問如何是賔中主
007_0791_a_05L師曰山僧不問婦問如何是主中賔
007_0791_a_06L山僧無丈人師凡見僧來便問曾到此
007_0791_a_07L間麽云曾到惑云不曾到師皆云喫
007_0791_a_08L茶去院主乃問和尙尋常問僧曾到與
007_0791_a_09L不曾到緫道喫茶去意旨如何師召
007_0791_a_10L院主主應諾師云喫
茶去
師唐乾寧四年
007_0791_a_11L坐而終壽一百二十歲謚眞際大師光
007_0791_a_12L祖之塔

007_0791_a_13L華亭德誠禪師嗣藥
師嘗於華亭吳江
007_0791_a_14L汎一小舟時謂舡 [25] 子和尙嘗謂同叅道
007_0791_a_15L吾曰他後有靈利者指箇來吾於後
007_0791_a_16L乃指來山善會向舡子處去會初到舡
007_0791_a_17L中師問大德從何寺來曰目前無寺
007_0791_a_18L師曰是什麽曰不示目前法師曰什麽
007_0791_a_19L處學得來曰非耳目所到師召曰一句
007_0791_a_20L合頭語萬劫繫驢撅又問垂絲千尺
007_0791_a_21L意在深潭浮㝎有無離釣 [26] 三寸子何
007_0791_a_22L不道會擬擬師便以篙打會落水中
007_0791_a_23L出水師曰道道會擬開口師又打
007_0791_a_24L於此有省遂曰1) [34] 頭絲線從師弄

007_0791_b_01L뜻이 본래 다른 데 있었군요.”
그러고는 도리어 물었다.
“매일 곧은 바늘로 낚시질하는 속내가 무엇입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푸른 물결에 낚싯줄을 드리웠을 때 물의 뜻이 떠다니다가 안정되었다가 있다가 없다가 하는가? 얼른 말해 보게.”
선회가 말하였다.
“말로 수립하기는 하지만 길이 없고, 혀로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스님이 말하였다.
“매일 곧은 바늘을 드리우다 오늘 아침에야 하나 낚았구나.”
또 어느 날 선회에게 말하였다.
“석두로부터 이어진 한 파가 소멸할 듯하구나.”
선회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님이 말하였다.
“너는 또 어떻게 생각하느냐?”
선회가 말하였다.
“그 집안은 본래부터 청산에 있었습니다.”
스님이 말하였다.
“내가 약산에서 지내는 20년 동안 항상 이 일을 밝혔는데, 네가 이제 이것을 얻었구나. 나중에 성 변두리나 마을에 정착하지 말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괭이를 잡고서 한 놈을 찾아내 단절되지 않도록 하라.”
선회가 드디어 이별을 고하자 스님이 전송하러 언덕에 올랐다. 선회가 두 번 세 번 돌아보면서 그리워하는 정이 가득하자, 스님이 선회를 불렀다.
“네가 장차 특별한 게 있다고 여기겠구나.”
스님이 곧바로 배를 엎어 버리자 선회가 바로 떠났다.
◯ 고정귀종 법상을 계승하였다.
어떤 스님이 협산 선회夾山善會 선사의 처소에서 찾아와 절을 하자, 스님이 바로 때렸다. 그 스님이 말하였다.
“특별히 찾아와 예배드리는데 어떻게 바로 때릴 수 있습니까?”
그리고 다시 절을 하자, 스님이 또 때려서 쫓아 버렸다. 그 스님이 돌아가 협산에게 이 이야기를 말씀드리자 협산이 말하였다.
“그대는 알겠는가?”
“모르겠습니다.”
“그대가 몰라서 다행이구나. 만약 알았다면 협산은 벙어리가 되었을 것이다.”
◯ 덕산 선감 선사숭신을 계승하였다.
그는 검남劍南의 주周씨이다.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여러 경전의 깊은 뜻을 꿰뚫었다. 일찍이 『금강경金剛經』을 강하였는데, 당시 사람들이 그를 주금강周金剛이라 불렀다. 그 뒤 선종을 탐방하면서 동학同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한 가닥 털이 큰 바다를 삼켜도 바다의 성품은 훼손됨이 없고, 가는 겨자씨가 꽂히는 칼날이라 해도 날카로운 게 아니니, 배울 것이 남았는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지는 오직 나만이 안다.”
용담龍潭에 도착하자마자 승당에서 바닥을 쓸고 있는 숭신 선사를 만났다. 덕산이 승당의 위 칸 아래 칸을 둘러보고는 말하였다.
“오랫동안 용담을 흠모했는데 와 보니 못(潭)도 보이지 않고

007_0791_b_01L犯淸波意自殊又却問每日直鈎釣魚
007_0791_b_02L意旨如何師答懸絲綠波水中之意
007_0791_b_03L浮定有無速道將來會曰語帶立而無
007_0791_b_04L舌頭談而不談師曰每日直鈎
007_0791_b_05L朝釣得一箇又一日謂會曰石頭下一
007_0791_b_06L派有看欲滅也會曰不然師曰子又如
007_0791_b_07L會曰他家自有靑山在師曰我在藥
007_0791_b_08L山處二十年常明此事汝今得之於後
007_0791_b_09L莫著城堭聚落向深山中把鑺頭
007_0791_b_10L取一箇令不斷絕會乃辭師送上岸
007_0791_b_11L會再三廻顧情義眷眷師乃召善會
007_0791_b_12L汝將謂別有在便覆却舟善會便行

007_0791_b_13L高亭嗣歸宗
法常
有僧自夾山善會處來便
007_0791_b_14L禮拜師便打僧曰特來禮拜何得便
007_0791_b_15L再拜師又打趂僧廻擧似夾山
007_0791_b_16L曰汝會也無曰不會山曰賴汝不會
007_0791_b_17L汝若會夾山口瘂

007_0791_b_18L德山宣鑑禪師嗣崇
釼南周氏丱歲出
007_0791_b_19L諸經貫通旨趣嘗講金剛經時謂
007_0791_b_20L之周金剛厥後訪尋禪宗因謂同學曰
007_0791_b_21L一毛吞巨海海性無虧纎芥投鋒
007_0791_b_22L鋩不利學與無學唯我知焉初到龍
007_0791_b_23L遇信師在僧堂掃地山顧視堂上下
007_0791_b_24L間曰久嚮龍潭及乎到來潭又不見

007_0791_c_01L용龍도 나타나지를 않는군.”
숭신이 말하였다.
“자네가 직접 용담을 찾았군.”
다른 날 저녁에 숭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답을 끝내자 숭신이 말하였다.
“자네는 왜 가지 않는가?”
덕산이 말하였다.
“밖이 캄캄합니다.”
숭신이 몸소 일어나 촛불을 붙여서 덕산에게 주었다. 그리고 덕산이 받으려는 순간 숭신이 곧바로 불어서 꺼 버렸다. 덕산이 바로 예배하자 숭신이 말하였다.
“자네가 어떤 도리를 보았기에 바로 절을 하는가?”
덕산이 말하였다.
“오늘부터 천하 노화상들의 혀끝을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다음 날 숭신이 상당하여 말하였다.
“이 가운데 어떤 놈이 있는데 어금니는 칼날의 숲 같고, 입은 피 사발과 같으며, 한 방망이 때려도 고개도 돌리지 않는다. 그가 훗날 외로운 봉우리 정상에서 나의 도를 세우리라.”
덕산은 드디어 소초䟽鈔를 가져다 법당 앞에 쌓아 두고서 횃불을 들고 말하였다.
“온갖 현묘한 변론을 궁구한다 해도 한 가닥 털을 광활한 허공에 날리는 것과 같고, 세상의 핵심적 솜씨를 다한다 해도 한 방울 물을 큰 골짜기에 던지는 것과 같다.”
소초가 타 버리자 그때서야 예배하고 물러났다.
또 위산 영우 대사의 처소에 도착해 법당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나가면서 돌아보고 말하였다.
“계십니까, 계십니까?”
그러고는 곧바로 나와 버렸다. 그러다 승당 앞에 이르러 말하였다.
“그렇더라도 서둘러서는 안 되지.”
결국 위의를 갖추고 다시 법당으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머리가 겨우 문턱에 넘자마자 방석을 번쩍 들면서 “화상!” 하고 불렀다.
영우가 불자를 잡으려고 하자, 덕산이 바로 고함을 치고는 소매를 털고 나가 버렸다.
영우가 저녁에 대중에게 물었다.
“오늘 새로 온 스님은 어디 있는가?”
“그 스님은 화상을 뵙고 나서 곧바로 떠났습니다.”
“그가 훗날 주인 노릇을 하게 되면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꾸짖을 자이다.”
스님이 상당하여 말하였다.
“자기에게 일이 없으면 망령되게 구하지 말라. 구해서 그걸 얻었다 해도 또한 얻은 것이 아니다. 그대들이 그저 마음에 일이 없고 일에 마음이 없기만 하면 허허로우면서 신령스럽고 공적하면서 오묘하겠지만, 만일 털끝만치라도 그 근본과 끝을 언급한다면 모두 스스로 속이는 짓이다. 털끝만치라도 생각에 얽매이면 삼악도 업인業因이 되고, 잠깐이라도 망정이 생기면 만겁에 재갈과 사슬이 된다.

007_0791_c_01L龍又不現信曰子親到龍潭來異夕入
007_0791_c_02L室請問畢信曰子何不去山曰外面黑
007_0791_c_03L信躬起點燭與山山擬接次信便吹滅
007_0791_c_04L山便禮拜信曰汝見箇什麽道理便禮
007_0791_c_05L山曰從今向去不疑天下老和尙舌
007_0791_c_06L頭也明日信上堂云可中有箇漢
007_0791_c_07L如釼樹口似血盆一捧打不廻頭
007_0791_c_08L時向孤峯頂上立吾道在山遂取䟽鈔
007_0791_c_09L於法堂前秉起炬云窮諸玄辨若一
007_0791_c_10L毫致於太虗竭世樞機似一滴投於巨
007_0791_c_11L䟽鈔便燒於時禮辭又到潙山祐
007_0791_c_12L大師處從法堂西邊過東邊顧視曰
007_0791_c_13L有麽有麽便出至僧堂前乃曰雖然如
007_0791_c_14L也不得草草遂具威儀上堂頭纔
007_0791_c_15L跨門提起坐具喚曰和尙祐擬取拂
007_0791_c_16L山便喝拂袖而出祐至晩問徒曰
007_0791_c_17L今日新到在甚處對曰那僧見和尙了
007_0791_c_18L便出去祐曰是伊將來有把芧盖頭
007_0791_c_19L訶佛罵祖去在師上堂曰於己無事
007_0791_c_20L則勿妄求求而得之亦非所得汝但
007_0791_c_21L無事於心無心於事則虗而靈空而
007_0791_c_22L若有毛端許言之本末者皆爲自
007_0791_c_23L毫氂繫念三塗業因瞥爾情生
007_0791_c_24L「竽」疑「竿」{編}

007_0792_a_01L범부와 성인이란 명칭이 모조리 헛소리이고, 특출한 모습 하열한 형상이 모두 허깨비의 빛깔이니, 그대들이 그것을 구하려 한다면 허물이 아니겠는가? 아울러 그것을 싫어하는 것도 또 하나의 큰 병통이 되니, 끝내 무익할 뿐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중들에게 지시하였다.
“오늘 밤에는 질문해서는 안 된다. 질문하는 자가 있으면 30방을 때리겠다.”
이때 어떤 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나오자마자 스님이 바로 때렸다.
그 스님이 말하였다.
“제가 미처 질문도 못했는데, 왜 저를 때리십니까?”
“그대는 어디 사람인가?”
“신라 사람입니다.”
“네 발이 배에 오르기 전에 30방을 때렸다면 딱 좋은데.”
대사가 병이 났을 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병들지 않는 자가 있습니까?”
“있다.”
“누가 병들지 않는 자입니까?”
스님이 부르짖었다.
“아야, 아야.”
스님이 다시 대중에게 말하였다.
“허공을 더듬고 메아리를 쫓느라 그대들의 마음과 정신이 수고롭구나. 꿈도 깨어남도 모두 잘못임을 깨달으면, 끝내 무슨 일이 있겠는가?”
말씀을 마치고 돌아가셨으니, 수명은 86세였다. 시호는 견성대사見性大師이다.
◯ 원주 앙산 혜적 선사위산을 계승하였다.
소주韶州 혜화懷化의 섭葉씨이다. 9세에 불어 통不語通 화상에게 귀의하여 출가하였다. 14세 때 부모가 데려가 혼인시키려 하였다. 앙산은 결국 손가락 두 개를 잘라 부모님 앞에 꿇어앉아 간절히 출가를 원하면서 바른 법을 열심히 배워 힘들게 키워 주신 은혜에 보답하겠노라고 맹세하였다. 부모가 드디어 허락하자 돌아가 그의 스승을 모셨다. 18세가 되자 진眞 좌주의 처소로 찾아가 『유마경』을 들었다.
또 유원乳源을 찾아뵙자 유원이 말하였다.
“이미 만났지 않는가?”
앙산이 말하였다.
“어느 해에 만났습니까?”
유원이 바로 방장으로 돌아갔다.
앙산이 또 경을 염송하자 유원이 말하였다.
“네가 경을 염송하는 소리는 꼭 곡소리 같구나.”
앙산이 말하였다.
“혜적은 그렇다 치고, 화상께서는 또 어떻게 하십니까?”
유원이 곧바로 앙산을 돌아보자 앙산이 말하였다.
“그렇게 하시면 곡소리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유원이 그만두었다.
또 성공性空 화상을 찾아뵌 자리에서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성공이 대답하였다.
“어떤 사람이 천 길 우물 속에 빠졌는데 한 치의 노끈도 쓰지 않고

007_0792_a_01L劫覊鎻聖名凡號盡是虗聲殊相劣
007_0792_a_02L皆爲幻色汝欲求之得無累乎
007_0792_a_03L其厭之又成大患終而無益便下座
007_0792_a_04L示衆曰今夜不得問話有問話者
007_0792_a_05L十棒時有僧纔出衆師便打僧曰某
007_0792_a_06L甲話也未問爲什麽却打某甲師曰汝
007_0792_a_07L是什麽處人僧曰新羅人師曰據汝脚
007_0792_a_08L未上舡好與三十捧師因病疾時僧
007_0792_a_09L還有不病者否師曰有曰如何是
007_0792_a_10L不病者師呌阿耶阿耶師復告衆曰
007_0792_a_11L捫空追嚮勞汝心神夢覺覺非竟有
007_0792_a_12L何事言訖而終壽八十六謚見性大師

007_0792_a_13L [27] 州仰山慧寂禪師嗣潙
[28] 州懷化葉氏
007_0792_a_14L九歲投不語通和尙出家年至十四
007_0792_a_15L母歸取欲婚山遂斷二指跪父母前
007_0792_a_16L誓求出家勤學正法以答劬勞之德
007_0792_a_17L父母乃許還侍其師終年至十八
007_0792_a_18L眞座主處聽維摩經又詣乳源源乃
007_0792_a_19L已相見了也山曰什麽年中相見
007_0792_a_20L源便歸方丈山又念經源曰汝念經似
007_0792_a_21L山曰寂秖恁麽和尙又如何源便
007_0792_a_22L顧視山山曰若恁麽與哭何別源便休
007_0792_a_23L又詣性空和尙次有僧問如何是祖師
007_0792_a_24L西來意空曰如人在千尺井中不假寸

007_0792_b_01L벗어날 수 있다면, 그때 너에게 말해 주겠다.”
그러자 그 스님이 말하였다.
“호남湖南 화상께서 바르게 사람들을 위해 법을 설하시더군요.”
성공이 말하였다.
“사미야, 저 송장을 끌어내라.”
앙산이 이 말씀을 듣고서 밤낮으로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는 천하에 이런 분은 없다고 생각해 결국 성공에게 예배하고 스승으로 모시려 하였다. 하지만 성공은 수락하지 않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의 스승이 아니다. 탐원산耽源山에 응진應眞이란 분이 계신다. 너는 그곳으로 가야지, 이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앙산이 드디어 그곳으로 찾아갔다.당시 나이는 20세였다.
탐원이 물었다.
“어느 처소에서 왔느냐?”
“성공 화상 처소에서 왔습니다.”
수개월 머물면서 여러 차례 청했지만 모두 허락하지 않자 앙산이 다시 돌아왔다. 성공이 보고 말하였다.
“너는 왜 다시 돌아왔느냐?”
앙산이 말하였다.
“혜적이 매번 꾸지람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성공이 말하였다.
“보배 산에 도착하고도 빈손으로 돌아왔구나. 너는 그저 내 말만 믿고 다시 그곳으로 가거라. 옛날부터 법을 구하려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았는데, 겨우 그런 일을 당했다고 어찌 바로 두려워한단 말인가. 보배를 캘 줄 알아야지 기왓장과 자갈이 무슨 상관이냐?”
앙산이 이에 다시 찾아가자 탐원이 한 번 보고는 곧바로 고함을 쳤다.
“저 미려한 중이 다시 낯짝을 들고 저렇게 찾아왔구나.”
앙산이 바로 예배하였다. 모시고 서 있는데 탐원이 물었다.
“네가 앞서 한 번 찾아와서는 무엇을 얻었기에 바로 떠났고, 지금 찾아온 것은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또 찾아온 것이냐?”
앙산이 말하였다.
“혜적은 『유마경』ㆍ『법화경』ㆍ『조론肇論』을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일들을 화상께서 지시해 주시고 의심을 없애 주길 희망합니다. 그래서 재차 찾아왔습니다.”
탐원이 말하였다.
“너는 왜 더 배우고 익히러 가지 않았느냐?”
앙산이 말하였다.
“모르겠습니다. 불법은 결국 어떻게 해야 계합할 수 있습니까?”
탐원이 말하였다.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삼승三乘과 오성五性의 종교가 이 땅에 전해지고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무슨 이유로 달마 대사가 다시 찾아왔을까?”
앙산이 말하였다.
“혜적은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지시해 주십시오.”
탐원이 말하였다.
“네가 모른다 해도 역시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물었다.
“선정과 지혜를 고르게 배울 때는 어떻습니까?”
탐원이 말하였다.
“그것은 점교漸敎에서 방편으로 사람들을 교화해 이끄는 것이다.”
앙산이 말하였다.
“선정을 닦지도 않고 지혜를 닦지도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탐원이 말하였다.
“그것은 요의교了義敎에서 약과 병에 비유해서 하는 말이다. 또한 정법正法이라 하지만

007_0792_b_01L若出得即爲汝說僧曰湖南和尙
007_0792_b_02L正爲人說法空曰沙彌拖出遮死漢著
007_0792_b_03L山聆此語日夜思量謂之天下無人也
007_0792_b_04L遂禮性空爲師空不受乃曰吾非汝師
007_0792_b_05L耽源山有應眞汝可徃彼無滯於此
007_0792_b_06L山遂造彼處時年
二十
源乃問什麽處來
007_0792_b_07L曰性空處來住經數月屢求請並不
007_0792_b_08L容許山却廻性空見乃問汝何故却
007_0792_b_09L山曰慧寂每被訶叱所以却廻
007_0792_b_10L曰若到寶山空手廻汝但信我語再徃
007_0792_b_11L彼處自古求法不惜身命些子境界
007_0792_b_12L何便懼之但知探寶何關瓦礫山乃
007_0792_b_13L再造源一見便喝遮鈍根阿師更擔
007_0792_b_14L箇面目恁麽來山便禮拜侍立次
007_0792_b_15L曰汝前一度來得箇什麽便去今來
007_0792_b_16L失却什麽又來山曰慧寂看維摩法華
007_0792_b_17L肇論中事望和尙指撥所以再來
007_0792_b_18L曰汝何不聽習去山曰未審佛法畢竟
007_0792_b_19L如何契會源曰汝還知三乘五性宗
007_0792_b_20L到此土經于多載因什麽達磨大師又
007_0792_b_21L山曰慧寂不會望師指示源曰汝
007_0792_b_22L不會亦不失問定慧等學時如何源曰
007_0792_b_23L此是漸敎方便接引山曰不定不慧時
007_0792_b_24L如何源曰此是了義敎藥病邊語亦名

007_0792_c_01L정법은 사법邪法을 상대하여 성립되는 단어이다.”
물었다.
“결국 어떻게 해야 합니까?”
탐원이 말하였다.
“너는 왜 들어 보지 못했는가? 숙종 황제가 혜충 국사에게 ‘무엇이 무쟁삼매無諍三昧입니까?’ 하고 묻자, 국사께서 ‘단월께서는 모름지기 비로자나의 정수리를 밟고 걸으셔야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숙종이 ‘어떻게 하는 것이 비로자나의 정수리를 밟고 걷는 것입니까?’ 하고 묻자, 국사께서는 ‘자기가 청정한 법신이라고 오인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셨다.”
앙산이 곧바로 어떤 스님이 성공 선사에게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고 질문했던 일을 거론하였다.
“성공 화상께서 ‘어떤 사람이 천 길 우물 속에 빠졌는데 한 치의 노끈도 쓰지 않고 벗어나게 된다면 곧 너에게 말해 주겠다.’고 하셨는데, 혜적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벗어납니까?”
탐원이 말하였다.
“나에게 벗어날 묘수가 있지. 만약 나에게 묻는 사람이 있다면 즉시 말해 주겠다.”
앙산이 말하였다.
“지금 화상께 묻고 있는 것입니다.”
탐원이 혀를 차면서 말하였다.
“누가 우물 속에 있냐?”
어느 날 앙산이 옷을 빨고 있는데 탐원이 물었다.
“바로 이럴 때는 어떠한가?”
앙산이 말하였다.
“바로 이럴 때라면 어디서 그것을 보겠습니까?”
앙산이 또 말하였다.
“바로 이럴 때는 둘 다 없습니다.”
앙산이 여기에서 비로소 탐원의 뜻에 닿아 깃들게 되었다.
탐원이 앙산에게 말하였다.
“국사께서 당시 육대 조사로부터 전해 받은 원상圓相이 모두 97개였는데, 그것을 이 노승에게 전수하였다. 그리고 임종하실 무렵 이 노승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입멸하고 30년 후에 남방에서 한 사미가 찾아와 이 가르침을 크게 흥성시킬 것이니, 차례로 전수하여 단절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내가 이제 너에게 맡기니, 너는 받들어 지켜야만 한다.”
그러고는 그 책을 가져다 앙산에게 주었다. 앙산은 그것을 받아 한번 훑어보고는 곧바로 태워 버렸다. 탐원이 어느 날 물었다.
“앞서 주었던 원상들은 매우 소중히 간직해야만 한다.”
앙산이 말하였다.
“그때 훑어보고는 바로 태워 버렸습니다.”
탐원이 말하였다.
“이 법문은 알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오직 돌아가신 스승과 여러 조사들만이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인데 무엇 때문에 태워 버렸는가?”
앙산이 말하였다.
“혜적은 한번 훑어보고 그 뜻을 이미 알았습니다. 다만 그렇게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 책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탐원이 말하였다.

007_0792_c_01L正法正法對邪法得名問畢竟如何
007_0792_c_02L源曰汝豈不聞肅宗皇帝問忠國師
007_0792_c_03L何是無諍三昧國師曰檀越須蹋毗盧
007_0792_c_04L頂上行宗曰如何是蹋毗盧頂上行
007_0792_c_05L曰莫認自己淸淨法身山便擧僧問性
007_0792_c_06L如何是祖師西來意空曰如人在千
007_0792_c_07L尺井中不假寸繩若出得即爲汝說
007_0792_c_08L慧寂未審如何出得源曰我有妙法出
007_0792_c_09L若有人問我即爲說山曰即今問和
007_0792_c_10L尙次源咄誰在井底一日山洗衣次
007_0792_c_11L源問正恁麽時作麽生山曰正恁麽時
007_0792_c_12L什麽處見渠山又曰正恁麽時二具無
007_0792_c_13L山於是方在耽源捿泊源謂山曰國師
007_0792_c_14L當時傳得六代祖師圓相共九十七箇
007_0792_c_15L授與老僧曁臨滅時謂老僧曰吾滅
007_0792_c_16L後三十年南方有一沙彌到來大興此
007_0792_c_17L1) [35] 傳授無令斷絕我今付汝
007_0792_c_18L當奉持遂將其本過與山山接得一
007_0792_c_19L便將火燒却源一日問前來諸相
007_0792_c_20L甚冝秘惜山曰當時看了便燒却也
007_0792_c_21L源曰此法門無人能會唯先師及諸祖
007_0792_c_22L方可委悉因何燒却山曰慧寂一覽已
007_0792_c_23L知其意但然用得不可執本也源曰
007_0792_c_24L「苐」通用「第」{編}

007_0793_a_01L“그렇다. 하나 자네야 그럴 수 있다지만 뒷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못할 것이다.”
앙산이 말하였다.
“화상께서 필요하시다면 다시 적어 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곧 다시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바쳤는데, 조금도 누락된 부분이 없었다.
탐원이 말하였다.
“그렇지.”
탐원이 상당하자 앙산이 대중 가운데서 나와 원상을 그렸다가 손으로 지워 버리고, 그것을 바치고 나서는 다시 손을 모으고 섰다. 그러자 탐원이 양손을 서로 교차해 주먹을 만들어 보였다. 앙산이 앞으로 세 걸음 나와 여인처럼 절을 올리자 탐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앙산이 바로 예배하였다.
또 위산 영우 화상을 찾아뵙자 영우가 문득 물었다.
“그대는 주인이 있는 사미냐, 주인이 없는 사미냐?”
“주인이 있는 사미입니다.”
“주인은 어느 곳에 계시는가?”
앙산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서 섰다. 영우가 그를 기이하게 여겨 이렇게 말하였다.
“가거라.”
앙산이 예배하고 물러났다. 다음 날 앙산이 물었다.
“참 부처는 어느 곳에 머무십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네가 다시 그 헤아림을 생각해 보라.”
앙산이 말하였다.
“도리어 혜적에게 그 헤아림을 생각해 보라 하셨는데, 뭘 하라는 것입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자네 무지 영리하군. 다른 곳을 참예하고 찾아온 것은 아닌가?”
앙산이 말하였다.
“다른 곳을 참예하기는 했지만 그 오묘함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또 물었다.
“옛날 모든 조사부터 화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들이 이렇게 참 부처가 머무는 곳을 지시하셨습니다. 이 외에 다시 다른 뜻이 있으셨습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없다. 만약 선종에 의거한다면 그렇지도 않다.”
앙산이 말하였다.
“화상께 청합니다. 선종에 의거하여 참 부처가 머무는 곳을 지시해 주십시오.”
영우가 말하였다.
“네가 다시 그 헤아림이 없음을 생각해 보라. 헤아림이 없는 것이 곧 무념이니, 이것으로 종문宗門을 삼고, 또 ‘들어왔다(得入)’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깨달아 들어온 후에야 스승과 제자로 이어짐이 있는 것이니, 이것을 선종이라 한다.”
앙산이 말하였다.
“조금 전에는 혜적에게 그 헤아림을 생각해 보라 하시고, 지금은 또 그 헤아림이 없음을 생각해 보라 하셨습니다. 이렇다면 뒤섞여 양변이 되니, 무엇이 본래의 것입니까?”
영우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내가 너를 속이지 못하겠구나…….”
앙산이 물었다.
“선종은 돈교입니까, 점교입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사람의 근성에 달린 것이다. 이것은 인연으로 얻은 이름이지

007_0793_a_01L然雖如此於子即得後人信之不及
007_0793_a_02L山曰和尙若要重錄不難即重集一本
007_0793_a_03L呈上更無遺失源曰然源上堂山出
007_0793_a_04L衆作此○相以手拓呈了却叉手而
007_0793_a_05L源以兩手相交作拳示之山進前
007_0793_a_06L三步作女人拜源點頭山便禮拜
007_0793_a_07L謁潙山祐和尙祐便問汝是有主沙彌
007_0793_a_08L無主沙彌曰有主沙彌祏曰主在什麽
007_0793_a_09L山從西邊過東邊立祐異之乃曰
007_0793_a_10L山禮拜而退至來日山便問眞佛
007_0793_a_11L住何處祐曰汝却思箇思量底看山曰
007_0793_a_12L返敎慧寂思箇思量底作什麽祐曰子
007_0793_a_13L太利根莫別處曾叅來否山曰別處雖
007_0793_a_14L不得其妙又問從上諸祖至于和
007_0793_a_15L總恁麽指示眞佛住處爲復別有
007_0793_a_16L意旨祐曰無若約禪宗即不如此
007_0793_a_17L曰請和尙依禪宗指示眞佛住處祐曰
007_0793_a_18L汝却思箇無思量底看無思即是無念
007_0793_a_19L以此爲宗門亦名得入若悟入後
007_0793_a_20L有師資相續此號爲禪宗山曰向敎慧
007_0793_a_21L思箇思量底如今又敎思箇無思量
007_0793_a_22L若恁麽渾成兩邊如何是本來底
007_0793_a_23L祐大笑曰我謾汝不得也云云山問禪
007_0793_a_24L宗是頓是漸祐曰在人根性此是因緣

007_0793_b_01L선의 이치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앙산이 말하였다.
“결국 어떻게 수행해야 도라고 칭할 수 있겠습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네가 지금 도를 배우려고 마음먹었다면 마음을 당장 말라죽은 나무나 식은 재처럼 하여 일체를 모조리 놓아 버려라.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처럼 고요히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으며, 홀로 가고 홀로 걷고 홀로 움직이고 홀로 비추어 일체 경계에서 어떤 법도 없으며,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생각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육근 문과 육식에서 비로소 객진번뇌客塵煩惱를 벗어날 수 있으리라. 만약 돌이켜 관조하는 자기의 성품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옳다고 여긴다면 이것은 단지 정성성문定性聲聞의 집착일 뿐이고, 또한 법진번뇌法塵煩惱이다. 만약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을 벗어났다면 중도에 떨어진 보살승이니, 그저 모든 행의 성품을 아직은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경에 ‘모든 행은 무상하니, 이것은 생멸하는 법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만약 이 한 조각 법진을 투과하고, 또한 투과한 주체나 투과한 대상에 대한 알음알이마저 없다면, 이것이 바로 자취를 끊은 경지이다. …… 너희들 모두에게 육도만행六度萬行을 가르친 것은 단지 병을 치료하는 측면에서 한 말일 뿐이다. 또한 티끌로부터 보호하는 지계로는 진실로 불성을 얻을 수 없다. 단지 과보의 장엄을 얻을 뿐이니, 곧 장륙의 몸이 그것이다…….”
앙산이 물었다.
“무엇이 정인正因입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말끝에 자기 마음의 근원을 돌이켜 비춰 보라. 얻을 수 있는 것이 확실히 한 물건도 없으며, 안이나 밖이나 중간에 있지도 않고, 아득히 머무름이 없다. 또한 등불을 밝힌 후에는 걷고 서고 앉고 누우며 완연히 빛깔에 응하고 소리에 응하면서 항상 잠시도 쉴 틈이 없으니, 눈으로 보는 것이 온통 그것이고, 귀로 듣는 것이 온통 그것이며, 뜻으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온통 그것이다. 따라서 ‘마땅히 머무는 곳 없이 그 마음을 내야 한다.’고 하였으니, 만약 마음이 머문다면 머무는 것이 아니게 된다. 그러므로 보살은 빛깔에 머물러 보시를 행하여서는 안 된다.”
앙산이 물었다.
“지금 시대에 처음 발심한 후학들은 습기로 유전함을 면치 못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앞생각을 지각하면 범부이고, 뒷생각이 깨달음으로 전환되어 앞생각을 따르지 않으면 곧 이것이 성인이다. 만약 앞의 생각과 뒤의 깨달음마저 없어

007_0793_b_01L得名非關禪理山曰畢竟如何修行
007_0793_b_02L得稱於道祐曰汝今擬學道者令心直
007_0793_b_03L似枯木死灰一切悉皆放捨猶未生時
007_0793_b_04L寂然無所觀矚獨行獨步獨語獨默
007_0793_b_05L獨運獨照於一切境法都無不動心不
007_0793_b_06L動念於六根門頭併當六識始可離
007_0793_b_07L得客塵煩惱若返照自性不動爲是者
007_0793_b_08L此秖是定性聲聞執亦是法塵煩惱
007_0793_b_09L離動與不動者落在中道菩薩乘
007_0793_b_10L未離諸行性故經云諸行無常是生
007_0793_b_11L滅法若透過此一段法塵亦無能透所
007_0793_b_12L透知解此是絕迹處云云敎汝諸人
007_0793_b_13L六度萬行秖是治病邊語亦云護塵持
007_0793_b_14L寔是不得佛性秖得果報莊嚴
007_0793_b_15L丈六之身是也云云山問如何是正因
007_0793_b_16L祐曰言下返照自己心源決定無一物
007_0793_b_17L可得不在內外中間迥然無住亦云
007_0793_b_18L然燈後行住坐臥宛然應色應聲常無
007_0793_b_19L間歇滿眼見滿耳聞滿意知解故云
007_0793_b_20L應無所住而生其心若心有住則爲非
007_0793_b_21L是故菩薩不應住色而行布施
007_0793_b_22L問今時初心後學不免有習氣流轉
007_0793_b_23L何即是祐曰若覺知前念是凡後念
007_0793_b_24L轉覺不隨前念即是聖也若無前念

007_0793_c_01L모든 인연이 단박에 쉬고 모든 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번뇌가 다했다는 뜻마저 해탈해 범부와 성인의 마음마저 잊는다면, 본체가 드러나 참되고 영원하며 현상과 작용이 다르지 않을 것이니, 그것이 곧 여여한 부처님이다.”
앙산이 물었다.
“어떻게 해야 육근의 문 각각을 단박에 제거할 수 있습니까?”
영우가 대답하였다.
“만약 육근을 완전히 깨닫는다면 단박에 제거하지 못할 게 없다.”
앙산이 물었다.
“성공 화상께서 ‘어떤 사람이 천 길 우물 속에 빠졌는데, 한 치의 노끈도 쓰지 않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나에게 벗어날 방편이 있다.”
앙산이 말하였다.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벗어납니까?”
영우가 불렀다.
“혜적아.”
앙산이 “네.” 하고 대답하자 영우가 말하였다.
“나왔다.”
앙산이 여기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곧바로 예배하고 물러났다.
영우가 앙산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서 계를 받은 후에 다시 오거라.”
앙산이 말하였다.
“혜적은 평생 실없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인데, 계를 받을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영우가 말하였다.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서천에서야 그래도 되나 이 땅에서는 안 된다. 향후에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너는 그저 승가의 법도에 따라 계를 받아야만 비로소 된다…….”
위산에서 공양주가 찾아오자 왕상시王常侍가 물었다.
“산중의 화상께서는 근래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공양주가 대답하였다.
“어떤 스님이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고 묻자 화상께서 불자를 들었습니다.”
왕상시가 말하였다.
“그렇게 한 화상의 뜻은 무엇입니까?”
공양주가 말하였다.
“색色을 빌려서 마음을 밝히고, 물건에 의탁해 이치를 드러낸 것입니다.”
왕상시가 말하였다.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공양주가 말하였다.
“상시께서 말씀해 보십시오. 화상의 뜻이 무엇입니까?”
왕상시가 원상을 그려 답하였다.
공양주가 돌아와 이 이야기를 위산에게 말씀드리자, 위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그 사람이 도리어 이 일을 이해하는군.”
또 앙산이 말하였다.
“끝내 속기를 없애지 못하는군요.”
위산이 말하였다.
“자네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앙산이 땅에다 원상을 그리더니 발로 쓱 문질러 버리고 바로 나가 버렸다. 그러자 위산이 깔깔대며 크게 웃었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화상께서는 평소 선을 묻고 도를 묻는 승려들을 보면 곧바로 원상을 그리고 중간에 혹 글자를 쓰기도 하시는데, 그 뜻이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이 말하였다.
“그것은 재미 삼아 하는 짓이다.

007_0793_c_01L後覺諸緣頓息不受諸法漏盡意解
007_0793_c_02L凡聖情忘即體露眞常事用不二
007_0793_c_03L如如佛山問如何得六根門頭各各頓
007_0793_c_04L祐曰若悟了根無不頓山問秖如性
007_0793_c_05L空和尙道如人在千尺井中不假寸繩
007_0793_c_06L如何出得又作麽生祐曰我有箇方便
007_0793_c_07L出得山曰未審如何出得祐召慧寂
007_0793_c_08L山應▼(口+厼)祐曰出了也山於此有省便
007_0793_c_09L禮拜而退祐謂山曰汝去受戒後却來
007_0793_c_10L山曰慧寂平生不謾語何須受戒祐曰
007_0793_c_11L雖然如是西天即得此土不得向後人
007_0793_c_12L難信汝但依僧家法則受戒始得云云
007_0793_c_13L王常侍因潙山供養主來問山中和尙
007_0793_c_14L近日有何言句主答有僧問如何是祖
007_0793_c_15L師西來意和尙擧拂子侍曰秖如和尙
007_0793_c_16L意作麽生主曰借色明心附物顯理
007_0793_c_17L侍曰下官即不恁麽主曰常侍且道
007_0793_c_18L尙意作麽生侍作此○相答主廻擧似
007_0793_c_19L潙山山點頭曰是他却會此事又仰
007_0793_c_20L山曰終是俗氣不除潙山曰子作麽
007_0793_c_21L仰山於地上畵此○相了以脚抹
007_0793_c_22L便出去潙山呵呵大笑僧問和尙
007_0793_c_23L尋常見僧問禪問道便畵圓相中間或
007_0793_c_24L書字意在於何師曰遮箇也是閑事

007_0794_a_01L네가 홀연히 알게 된다 해도 밖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고, 만약 모른다 해도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는다. 내가 이제 너에게 묻겠다. 여러 지방의 노숙들이 너의 몸에서 어디를 지적해 너의 불성佛性이라 하더냐? 또 말해 봐라. 말하는 것이 그것인가, 침묵하는 것이 그것인가, 아니면 그 모두가 그것인가, 모두 그것이 아닌가? 네가 만약 말하는 것이 그것이라 여긴다면 맹인이 코끼리의 귀나 코나 어금니를 더듬는 것이고, 만약 침묵하는 것이 그것이라 집착해 생각도 없고 기억도 없다면 그건 코끼리의 꼬리를 더듬는 것이고, 만약 말하지도 않고 침묵하지도 않는 것이 그것이라 집착해 중도라 여긴다면 코끼리의 등을 더듬는 것이고, 만약 모두 그것이라 말한다면 코끼리의 네 다리를 더듬는 것이고, 만약 모두 그것이 아니라 말한다면 본래 있는 코끼리를 던져 버리고 공견空見에 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맹인들이 다들 코끼리를 보았다고 말하지만 그저 코끼리에 대해 서로 다른 명칭만 아득히 늘어놓을 뿐이다. 네가 만약 이 여섯 구절을 투과하게 된다면 코끼리를 더듬어 볼 필요가 없으니, 이것이 가장 뛰어난 것이다. 지금처럼 비춰 보고 깨닫는 것을 그것이라 말하지 말고, 또한 그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도 말라. 이런 까닭에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보리는 본래 보여 줄 것이 없고
또 보리가 아닌 것도 없건만
다시 보리가 있는 곳을 찾느라
종신토록 또 오랜 겁에 헤매는구나

또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때와 먼지가 낄까?’라고 하셨다.”
앙산이 어느 날 앉아 있는데, 홀연히 기이한 승려가 나타나 예배하였다. 앙산이 돌아보지도 않자 그가 물었다.
“화상께서도 글자를 아십니까?”
스님이 말하였다.
“대략 조금은 알지.”
그 스님이 면전에다 한 획을 긋자, 앙산이 획을 더해 십十 자를 만들었다. 그 스님이 획을 첨가해 만卍 자를 만들자, 앙산이 하나의 원상을 그려 만 자를 둘러쌌다. 그 스님이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는 한 발을 들어 누지불樓志佛 자세를 취하였다. 그러자 앙산이 말하였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며 늘 염려하시는 것이다. 너 역시 그렇고, 나 역시도 그렇다.”
그 스님이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본래 동토로 와서 문수를 예배하려고 했는데, 이제 도리어 작은 석가(小釋迦)를 만나 뵈었군요.”
예배하고 문을 나가더니 하늘로 날아갔다. 이 일로 인해 작은 석가로 불렸다.
스님이 돌아가실 때 몇몇 스님들이 모시고 서 있자, 스님이 게송으로 지시하였다.

一二二三子   여러 제자들아
平目復仰視   눈을 뜨고 다시 나를 쳐다보라

007_0794_a_01L汝忽然會得也不從外來若也不會
007_0794_a_02L決定不失我今問汝諸方老宿向汝
007_0794_a_03L身上指那箇是汝佛性爲復道語底是
007_0794_a_04L默底是爲復總是總不是汝若認語底
007_0794_a_05L如盲摸著象耳鼻牙若取默底是
007_0794_a_06L無思無念是摸著象尾若取不語不默
007_0794_a_07L底是中道摸著象背若道總是摸著
007_0794_a_08L象四足若道總不是拋本象落在空
007_0794_a_09L如是諸盲皆言見象秖於象上
007_0794_a_10L邈差別汝若透得六句不要摸象
007_0794_a_11L1) [36] 莫道如今鍳覺是亦莫道不
007_0794_a_12L所以祖師云菩提本無示亦無非菩
007_0794_a_13L更覓菩提處終身累劫迷又云
007_0794_a_14L來無一物何處惹塵埃師一日坐次
007_0794_a_15L有異僧禮拜師不顧僧問和尙還識字
007_0794_a_16L師曰粗識些小僧於面前劃一劃
007_0794_a_17L師乃添爲十字僧又添成卍字師畫一
007_0794_a_18L圓相圍卍字僧右旋一匝翹一足於
007_0794_a_19L師前作樓志佛勢師曰是諸佛護念
007_0794_a_20L汝亦如是吾亦如是僧曰善哉善哉
007_0794_a_21L本謂來東土禮文殊如今却見小釋迦
007_0794_a_22L禮拜出門騰空而去因此號小釋迦
007_0794_a_23L師順寂時數僧侍立師乃有頌示之

007_0794_a_24L一二二三子平目復仰視

007_0794_b_01L兩口無一舌   두 입에 한 혀도 없으니
即是吾宗旨   이것이 나의 종지니라

정오가 되자 법좌에 올라 대중들과 이별하시고 나서 다시 게송을 설하였다.

平昔七十七   살아온 세월 77년
無常在今曰   오늘 죽음이 닥쳤네
日輪正當午   붉은 태양 정오가 되었으니
兩手抱屈膝   무릎을 굽히고 두 손으로 감싼다

말씀을 마치고는 두 손으로 무릎을 감싸고 돌아가셨다. 승랍은 54세였다. 칙명으로 통지대사通智大師라는 시호를 내리고, 탑명을 묘광妙光이라 하였다. 또 의종懿宗이 지종대사知宗大師라는 시호를 내렸고, 희종禧宗이 징허대사澄虗大師라는 시호와 홍조선원弘祖禪院이라는 현판을 내렸다.
◯ 향엄 지한 선사위산을 계승하였다.
위산을 찾아와 예배하였지만 말이 서로 계합하지를 못하자 영우가 말하였다.
“나는 그대가 평생 배우고 이해한 말들은 묻지 않겠다.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의 말을 한마디 가져와 봐라.”
스님이 여러 차례 말했지만 모두 계합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였다.
“화상께서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영우가 말하였다.
“내가 말해 줄 수 있지만 그러면 그건 나의 견해이다. 자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스님이 방으로 돌아가 제방의 어록을 검토했지만 책자 어디에도 대답할 한마디가 없었다. 이에 스스로 탄식하였다.
“그림의 떡으로는 주린 배를 채울 수 없구나.”
그래서 모두 태워 버리면서 말하였다.
“이 생애에 다시는 참문하지 않겠다. 그저 평생 돌아다니면서 죽과 밥이나 얻어먹는 일개 승려가 되어 심신心神의 고단함이나 면하리라.”
그러고는 울면서 위산을 하직하고 남양 혜충 국사의 유적지에 이르러 드디어 쉬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산에서 대나무와 잡목을 제거하고 깨끗이 청소하다가 깨어진 기와 조각을 던졌는데, 그것이 대나무에 맞아 소리가 났다. 스님은 홀연히 깨달은 바가 있어 급히 돌아와 목욕하고 향을 피우면서 멀리 위산을 향해 절을 하고 말하였다.
“화상의 크고 자비로우신 은혜는 부모님의 은혜보다 높습니다. 그때 만약 저에게 설명해 주셨다면 어찌 오늘이 있겠습니까.”
그러고는 게송 한 수를 지었다.

一擊忘所知     한 번 부딪쳐 알던 바를 잊고
更不自修持     다시는 스스로 닦고 지키지 않으니
他本云可修治。       다른 본에 ‘다시는 닦고 다스릴 수 없게 되니.’라 하였다.
動容揚古路     움직이는 모습들이 옛길을 드러내
明妙乃方知     밝고 오묘함을 비로소 알겠네
他本云。 不墮稍然機。   다른 본에 ‘의기소침한 틀에 떨어지지 않는다.’라 하였다.
處處無蹤跡     곳곳마다 자취가 없고
聲色外威儀     소리와 빛깔 밖의 위의라야

007_0794_b_01L兩口無一舌即是吾宗旨

007_0794_b_02L
至日午陞2) [37] 辭衆了復說偈曰

007_0794_b_03L平昔七十七無常在今日

007_0794_b_04L日輪正當午兩手抱屈膝

007_0794_b_05L
言訖以兩手抱膝歸寂僧臘五十四
007_0794_b_06L賜通智大師妙光之塔懿宗賜知宗大
007_0794_b_07L禧宗賜澄虗大師額號弘祖禪院

007_0794_b_08L香嚴智閑禪師嗣潙
來禮潙山語不相
007_0794_b_09L祐曰我不問汝平生學解向父母
007_0794_b_10L未生時道將一句來師累次語
007_0794_b_11L不契乃曰告和尙爲某甲說祐曰吾
007_0794_b_12L說得自是吾見於汝何益師歸房
007_0794_b_13L諸方語錄册字上並無一句可對乃自
007_0794_b_14L歎曰畫餅不可充飢於是盡焚之曰
007_0794_b_15L此生更不叅問也且作一箇長行粥飯
007_0794_b_16L師僧免勞役心神乃泣辭潙山而去
007_0794_b_17L至南陽忠國師遺跡處遂憩止焉一日
007_0794_b_18L因山中芟除竹木併淨次拋瓦礫著竹
007_0794_b_19L作聲師忽然有省遽歸沐浴焚香
007_0794_b_20L禮潙山曰和尙大慈恩逾於父母
007_0794_b_21L時若爲我說破豈有今日仍述一偈

007_0794_b_22L一擊忘所知更不自修持他本云
可修治


007_0794_b_23L動容揚古路明妙乃方知他本云
墮稍然機


007_0794_b_24L處處無蹤跡聲色外威儀

007_0794_c_01L諸方達道者     제방의 도를 통달한 자들이
咸言上上機     모두들 상상기라 말하리라

다시 위산으로 돌아가 깨닫게 된 유래를 자세히 말씀드리자 영우가 허락의 뜻을 보였다. 또 앙산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가 말하였다.
“그것은 이리저리 주워 모아서 엮은 말입니다. 만약 진실로 깨달은 바가 있다면 다시 말해 보십시오.”
그러자 스님이 말하였다.
“작년 가난은 가난도 아니었습니다. 금년 가난이 비로소 가난이니, 작년에는 송곳 꽂을 땅이 없었지만 금년에는 송곳도 없습니다.”
앙산이 말하였다.
“여래선如來禪이라면 노형을 허락하겠지만 조사선祖師禪은 아직 아닙니다.”
스님이 다시 게송 한 수를 읊었다.

我有一機      나에게 한 기틀이 있으니
瞬目視伊      눈을 깜빡여 그대에게 보이네
若也不會      만약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別喚沙彌      다시 사미를 부르리라

앙산이 이 게송을 듣고 바로 위산에게 보고하였다.
“기뻐하십시오. 한閑 형이 조사선을 알았습니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나무 위에서 입으로 나뭇가지를 물고는 발로 나뭇가지를 밟지 않고 손으로도 나뭇가지를 잡지 않았는데, 아래쪽에서 홀연히 어떤 사람이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고 물었다 하자. 그럴 때 만약 그에게 대답하지 않는다면 그의 질문을 거절하는 것이 되고, 만약 입을 열어 대답하면 또 몸과 목숨을 잃게 된다. 자, 어떻게 해야 옳을까?”
이때에 호두 초虎頭招 상좌가 물었다.
“나무 위에 있을 때는 묻지 않겠습니다. 나무 아래에 있을 때, 화상께서는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스님이 깔깔대며 크게 웃고는 바로 방장으로 돌아갔다.
물었다.
“무엇이 소리와 빛깔 밖에서 만난 한 구절입니까?”
스님이 말하였다.
“내가 향엄사香嚴寺에 머물기 전에는 또 어디에 있었다고 말하겠는가?”
“그럴 때에도 어디에 계셨다고 감히 말하지 못합니다.”
“마치 환상으로 나타난 사람의 심법心法ㆍ심소법心所法과 같다.”
스님이 말하였다.
“오묘한 종지는 신속한데 말로 하는 설명은 느려 터지니, 말하자마자 바로 이해한다 해도 신묘한 기틀을 미혹한 것이다. 눈썹을 휘날리며 질문을 받고 얼굴을 마주해 환하게 웃으니 이것이 무슨 경계일까? 같은 길을 가는 자라야 비로소 알리라.”

007_0794_c_01L諸方達道者咸言上上機

007_0794_c_02L
却廻潙山伸部所省之由祐示許之
007_0794_c_03L又擧似仰山曰遮箇是紐揑得來若實
007_0794_c_04L有省更請道看師曰去年貧未是貧
007_0794_c_05L今年貧始是貧去年有卓錐之地今年
007_0794_c_06L錐也無山曰如來禪即許老兄祖師禪
007_0794_c_07L即未在師又一偈

007_0794_c_08L我有一機瞬目視伊

007_0794_c_09L若也不會別喚沙彌

007_0794_c_10L
山聞乃報潙山曰且喜閑兄會祖師
007_0794_c_11L禪也上堂曰如人在樹上口㘅樹枝
007_0794_c_12L脚不踏樹枝手不把樹枝下面忽有人
007_0794_c_13L如何是祖師西來意當恁時若不
007_0794_c_14L對伊違他所問若開口答又喪身失
007_0794_c_15L且作麽生即是時有虎頭招尙*痤
007_0794_c_16L樹上時即不問樹下時請和尙道
007_0794_c_17L師呵呵大笑便歸方丈問如何是聲色
007_0794_c_18L相見一句子師曰我未住香嚴時
007_0794_c_19L且道在什麽處僧曰恁麽則亦未敢道
007_0794_c_20L師曰如幻人心心所法妙旨迅速
007_0794_c_21L說來遲纔隨語會迷却神機揚眉當
007_0794_c_22L對面熈怡是何境界同道方知
007_0794_c_23L「苐」通用「第」{編}「痤」與「座」通用耶{編}次
007_0794_c_24L

007_0795_a_01L스님께서 문도들에게 지시하신 말씀은 대부분 간단하고 직설적이었으며, 200여 편이 세상에 성행하고 있다. 시호는 습등대사襲燈大師이다.
◯ 우두산 혜충 선사지위를 계승하였다.
처음 찾아뵙자 지위가 보자마자 이렇게 말하였다.
“산 주인이 왔구나.”
대사가 이 말에 감응하여 미묘한 지취旨趣를 깨달았다. 그리고 나중에 여러 곳으로 순례를 떠났다. 지위가 구계원具戒院에서 능소화凌霄華 등나무가 여름이 되어 시든 것을 보았는데, 사람들이 베어 버리려 하자 이렇게 말하였다.
“베지 말라. 혜충이 돌아올 때 이 등나무가 다시 살아나리라.”
혜충이 돌아오자 과연 그 말대로 되었다. 스님은 평생 납의 한 벌로 살면서 바꾸지 않았고, 그릇은 오직 냄비 하나만 사용하였다. 한번은 스님들에게 공양한 곡식 두 창고를 도적이 노리자 호랑이가 그것을 지킨 적이 있었다. 현령 장손長遜이 산꼭대기에 왔다가 찾아뵙고 물었다.
“스님은 제자가 몇이나 됩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셋이나 다섯쯤 있습니다.”
“좀 볼 수 있겠습니까?”
스님이 선상을 두드리자 호랑이 세 마리가 포효하며 나왔고, 장손이 두려움에 떨며 물러갔다. 나중에 대중의 요청으로 성에 들어가 옛 장엄사莊嚴寺에 살았다. 스님이 전각 동쪽에 따로 법당 하나를 짓고자 하였는데, 그곳에 예전부터 있던 고목 위에는 까치 떼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 목수가 그 나무를 베려고 하자 스님이 까치들에게 말하였다.
“이 자리에다 법당을 지을 거다. 너희들은 왜 빨리 가지 않느냐?”
말이 끝나자마자 까치 떼가 곧 다른 나무로 둥지를 옮겼다. 기초를 다질 때 두 신인이 나타나 네 귀퉁이를 정해 주었고, 또 밤에 몰래 일을 도왔기 때문에 공사는 며칠도 되지 않아 끝났다. 이때부터 사방에서 배우려는 무리가 법좌 아래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법을 얻은 사람은 34명이고, 각자 한 지방에 주석하면서 많은 대중을 교화하였다. 스님의 안심게安心偈에서 말하였다.

人法雙淨      사람과 법을 둘 다 깨끗이 하고
善惡兩忘      선함과 악함을 둘 다 잊어라
直心眞實      직심의 참되고 실다움이
菩提道塲      바로 보리의 도량이다

당나라 대력大歷 3년(768)에 석실 앞에다 냄비를 걸고 나무에다 옷을 걸자, 등나무가 갑자기 한여름인데도 말라 죽었다. 밤이 되자 상서로운 구름이 그 정사精舍를 뒤덮고 공중에서

007_0795_a_01L示徒語多簡直二百餘篇盛行於世
007_0795_a_02L謚襲燈大師

007_0795_a_03L牛頭山慧思禪師嗣智
初謁智威纔見
007_0795_a_04L乃曰山主來也師感悟微旨後詣諸
007_0795_a_05L方巡禮威於具戒院見凌霄華虅
007_0795_a_06L夏委悴人欲伐之乃曰勿翦慧忠還時
007_0795_a_07L此藤更生忠廻果如其言師平生一衲
007_0795_a_08L不易器用唯一鏜嘗有供僧糓兩廪
007_0795_a_09L盜者窺伺虎爲守之縣令張遜至山
007_0795_a_10L頂謁問師有何徒弟師曰三五人
007_0795_a_11L曰如何得見師敲禪狀有三虎哮吼而
007_0795_a_12L遜驚怖而退後衆請入城居莊嚴
007_0795_a_13L舊寺師欲於殿東別創法堂先有古
007_0795_a_14L群鵲巢其上工人將欲伐之師謂
007_0795_a_15L鵲曰此地建堂汝等何不速去言訖
007_0795_a_16L群鵲乃遷巢他樹策基有二神人
007_0795_a_17L其四角復潜資夜役遂不日而就
007_0795_a_18L是四方學徒雲集座下矣得法三十四
007_0795_a_19L各住一方轉化多衆師有安心偈
007_0795_a_20L

007_0795_a_21L人法雙淨善惡兩忘

007_0795_a_22L直心眞實菩提道塲

007_0795_a_23L
唐大歷三年石室前挂鏜樹挂衣藤忽
007_0795_a_24L盛夏枯死至夜有瑞雲覆其精舍

007_0795_b_01L다시 하늘나라 음악 소리가 들리더니, 새벽이 되자 편안히 앉아서 천화하셨다. 그때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치고 벼락이 숲의 나무들을 부러뜨렸으며, 또 흰 무지개가 바위 골짜기를 관통하였다. 5년(770) 봄에 다비하여 셀 수 없이 많은 사리를 얻었다. 수명은 87세였다.
◯ 무주 금화산 구지 화상천룡을 계승하였다.
처음 암자에서 살 때에 실제實際라는 비구니가 찾아와 삿갓을 쓰고 주장자를 든 채로 스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서 말하였다.
“말할 수 있다면 삿갓을 벗겠습니다.”
이렇게 세 번을 물었지만 스님이 대답이 없자 비구니는 바로 나가 버렸다. 스님이 말하였다.
“해가 곧 저무니 하룻밤 자고 가시지요.”
“말할 수 있다면 자고 가겠습니다.”
스님이 또 대답이 없자 비구니가 곧바로 떠났다.
스님은 스스로 탄식하였다.
“내가 대장부의 몸이기는 하지만 대장부의 기개는 없구나. 암자를 버리고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선지식을 찾아보는 것만 못하다.”
그날 밤에 산신이 나타나 말하였다.
“이 산을 떠날 필요는 없습니다. 장차 보살이 찾아와 화상께 설법을 해 주실 것입니다.”
열흘도 지나지 않아 과연 천룡 화상天龍和尙이 암자에 왔다. 스님은 앞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러자 천룡이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스님이 여기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바로 예배드렸다.
이때부터 학승들이 찾아오면 스님은 오직 손가락 하나만 세웠다. 나중에 동자가 있었는데, 밖에서 사람들이 “화상께서는 어떤 법을 설하시냐?”고 추궁하자 동자 역시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돌아와 이 이야기를 스님에게 말씀드리자 스님이 칼로 그의 손가락을 잘랐다. 동자가 고함을 치면서 달아나자 스님이 큰 소리로 동자를 불렀다. 동자가 머리를 돌리자 스님이 다시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동자가 여기에서 뜻을 깨달았다.
스님이 세상을 떠나려 하면서 대중에게 말하였다.
“내가 천룡에게서 손가락 하나의 선을 얻어 일생 동안 쓰고도 다 쓰지 못하였다.”
말을 마치고 열반에 들었다.
『통록촬요』 제3권 끝
시주질施主秩
묵을 화주한 사람은 성욱, 칠을 화주한 사람은 학정, 성조, 이익심,

007_0795_b_01L中復聞天樂之聲詰旦怡然坐化時風
007_0795_b_02L雨暴作震折林木復有白虹貫于巖
007_0795_b_03L五年春茶毗獲舍利不可勝計
007_0795_b_04L八十七

007_0795_b_05L務州金華山俱胝和尙嗣天
初住菴時
007_0795_b_06L有尼名實際來戴笠執錫繞師三匝曰
007_0795_b_07L道得即下笠子如是三問師皆無對
007_0795_b_08L尼便出去師曰日勢稍晩且留一宿
007_0795_b_09L尼曰道得即宿師亦無對尼便出去
007_0795_b_10L師自歎曰我雖丈夫之形而無丈夫之
007_0795_b_11L不如棄菴徃諸方叅尋知識去
007_0795_b_12L夜山神告曰不須離此將有菩薩來
007_0795_b_13L爲和尙說法也不過旬日果有天龍和
007_0795_b_14L尙到庵師具陳前事龍竪一指師於
007_0795_b_15L此有省便禮拜自此凡有僧來師唯
007_0795_b_16L竪一指後有童子於外被人詰曰和
007_0795_b_17L尙說何法童子亦竪一指廻擧似師
007_0795_b_18L師以刀斷其指童子呌喚走出師乃召
007_0795_b_19L一聲童子廻首師却竪一指童子於
007_0795_b_20L此領旨師將順世謂衆曰吾得天龍
007_0795_b_21L一指頭禪一生用不盡言訖示滅

007_0795_b_22L
通錄撮要卷第三終

007_0795_b_23L[施主秩]

007_0795_b_24L
墨化主性旭漆化主學正性祖李益心

007_0795_c_01L김계상, 주인세, 박원손, 강낵동, 이언이, 윤금, 정창손, 김두지, 이유정, 이성주, 호군 김숙동, 사비, 백ㄱ금, 강후지, 상장 김윤손 양주, 상장 이근손 양주, 이춘보, 박불정, 각응, 이순동, 이윤손, 이지손, 이형, 이숭, 장막실, 박연손, 금동, 막동, 전말을동, 신마을동, 상장 임석산, 사직 박치량, 사직 주영명, 호군 채눌ㄱ동, 전범이, 조연손.

007_0795_c_01L金繼尙周仁世朴元孫姜▼(内/ㄱ)同李彥伊
007_0795_c_02L尹金鄭唱孫金豆之李宥正李成住
007_0795_c_03L護軍金叔同四非白ㄱ今姜厚知上將
007_0795_c_04L金允孫兩主上將李根孫兩主李春甫
007_0795_c_05L朴▼(亻+天)定覺凝李順同李允孫李枝孫
007_0795_c_06L李亨李崇長莫實朴延孫金同莫同
007_0795_c_07L田末乙同辛馬乙同上將林碩山司直
007_0795_c_08L朴致良司直周永明護軍蔡訥ㄱ同
007_0795_c_09L凡伊曺連孫
    1. 1)「但」底本多用「但」今改爲本字「但」以下倣此不更加註{編}。
    2. 2)「苐」通用「第」{編}次同。
    3. 1)「竽」疑「竿」{編}次同。
    4. 1)「竽」疑「竿」{編}。
    5. 1)「苐」通。用「第」{編}。
    6. 1)「苐」通用「第」{編}。
    7. 2)「痤」與「座」通用耶{編}次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