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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3_b_01L침굉집枕肱集 하下문文우인友人에게 주다옛날에 이른바 붕우朋友가 지키는 것은 도의道義요, 아끼는 것은 명절名節이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하여 틈이 없게 하고 조용히 도道에 맞게 하면서 이름이 천고에 향기롭게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군자의 사귐이라고 할 것입니다. 오늘날 이른바 붕우란 교제하는 것은 이록利祿이요, 숭상하는 것은 공명功名입니다. 그래서 이록이 다하면 교제가 소원해지고 공명이 커지면 서로 해치면서 백년토록 악취가 풍기게 하니, 이것이 바로 소인의 사귐이라고 할 것입니다.소제小弟가 비록 불민不敏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옛사람의 사귐에 뜻을 두고 홀로 외로이 서서 붕우를 구했으나 찾지 못하다가, 다행히 노형老兄을 만나 함께 지향하는 목표를 이야기하고 마음속으로 강개慷慨하면서 서로 늦게야 알게 된 것을 한스럽게 여겼습니다.대개 노형이 좋아하는 것은 도道이고 닦는 것은 행실이니, 소인이 숭상하는 것과는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제도 도를 숭상하면서 진정으로 노형을 사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노형이 아니면 그 누가 소제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며, 소제가 아니면 그 누가 노형의 위대함을 알릴 수 있겠습니까. 옛날에 훈지塤篪94)가 서로 호응한다고 한 것은 바로 이것을 두고 말한 것입니다.대저 도에 통하는 것을 ‘통通’이라고 하고, 도에 궁한 것을 ‘궁窮’이라고 하는데, 노형은 도에 통한 기운이 있는 반면에, 소제는 도에 궁한 자질만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쑥대가 감히 푸른 솔에 기댈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 부끄럽게 느끼고 있습니다마는, 양원楊園의 길이 묘구畝丘에 오를 수도 있는 법이니,95) 어찌 그 사이에 빈궁과 영달을 논할 수가 있겠습니까.옛날에 장이張耳와 진여陳餘는 문경지교刎頸之交96)를 맺고서 서로 죽음으로써 다짐하였으니 어찌 그 사이에 조금이라도 틈이 벌어졌겠습니까마는,97) 나라를 차지하고 권력을 쟁탈하다가 끝내는 서로 멸망하고 말았습니다.98) 이 세리지교勢利之交99)에 대해서는 옛사람들도 수치스럽게 여겼습니다마는, 소제 역시 수치스럽게 여기는 바입니다.이에 반해 -
008_0353_b_01L1)枕肱集下
008_0353_b_02L
008_0353_b_03L2)文
008_0353_b_04L呈友人
008_0353_b_05L古之所謂朋友者。其所守者道義。所惜
008_0353_b_06L者名節也。故密勿而世間。從容而中道。
008_0353_b_07L名芳千古。此君子之交也。今之所謂朋
008_0353_b_08L友者。其所交者利祿。所尙者功名也。
008_0353_b_09L故利盡而交踈。名大而相害。遺臭百年。
008_0353_b_10L此小人之交也。弟雖不敏。窃有志於古
008_0353_b_11L人之交。而孑孑獨立。求友世 [15] 便。幸逢
008_0353_b_12L老兄。共陳志慕。神氣慷慨。恨相知之
008_0353_b_13L晩也。盖兄之所好者道也。所修者行也。
008_0353_b_14L非若小人之所尙。故弟亦相尙以道慕
008_0353_b_15L用誠也。雖然微兄。孰能知小弟之心。微
008_0353_b_16L弟。孰能遂先 [16] 兄之大乎。古之所謂塤篪
008_0353_b_17L相應。此之謂也。夫通於道之謂通。窮
008_0353_b_18L於道之謂窮。兄有通道之氣。而弟抱窮
008_0353_b_19L道之資。故自慙靑蒿之與碧松不敢相
008_0353_b_20L倚也。然楊園之途。倚 [17] 于畝丘。何容窮
008_0353_b_21L達於其間哉。昔張耳陣 [18] 餘。以刎頸爲交。
008_0353_b_22L相然信死。豈顧問哉。及據國爭權。卒相
008_0353_b_23L滅亡。勢利之交。古人羞之。弟亦羞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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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3_c_01L자금장子琴張과 맹자반孟子反은 도道에 입각하여 붕우를 삼아 서로 쳐다보고 웃으면서 마음속으로 어긋나는 점이 없었습니다.100) 그리하여 동도同道로 서로 유익하게 하고 동심同心으로 함께 이루어 나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군자의 순결한 우정이라고 할 것입니다. 소제가 그 풍도風度를 듣고 흥기興起하여 이에 짝할 것을 생각한 지 오래되었습니다마는, 붕우로 삼을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을 한탄할 따름이었습니다.지금 노형은 도기道氣를 많이 지니고 있고 인색한 마음이 없어서,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을 보면 마치 자기 몸에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길 뿐, 질시하거나 어긋나는 태도를 취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소제가 이를 사랑하고 중하게 여겨, 노형과 옛사람의 사귐을 가져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취미당翠微堂101)에 삼가 올리다서산西山에 달이 빛을 감추자 사해(四溟)가 변하여 뽕나무 밭이 되고, 금봉金峯에 해가 떨어지자 푸른 바위(碧岩)가 깨져서 조약돌이 되었습니다.102) 이를 비유하자면, 대순大舜이 붕어崩御하자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103) 과보夸夫104)가 죽자 태양을 뒤쫓는 자를 볼 수 없게 된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절(雞園)은 적막에 잠기고 탑(雁塔)은 처량한 기색을 띠고 있습니다.아, 우리 대사는 산악이 신령스러운 기운을 내려보내 영령한 재질을 저절로 품부 받았고, 하늘이 명운命運을 부여하여 준일俊逸한 재능을 홀로 소유하였습니다. 그래서 지혜는 삼관三關을 뚫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죽이는 임제臨濟의 적수赤手를 계승하였고, 눈은 사해四海를 텅 비워 용담龍潭을 만났던 덕산德山의 드높은 품성을 본받았습니다.그리하여 마침내 교해敎海의 차디찬 물결을 뒤집으며 세 치의 무쇠 혀를 놀리고, 선등禪燈의 빛나는 불꽃을 일으키며 한 짝의 구리 눈을 밝힘으로써, 마치 골짜기의 봄눈이 녹듯 의혹이 모두 사라지게 하고, 하늘에 태양이 걸리듯 감춰진 비밀의 문이 활짝 열리게 하였습니다.그러므로 한번 총지摠持를 듣자 붉은 불을 휘날리는 자가 방에 가득하고, 세 번 통렬하게 방망이를 가하자 서슬 퍼런 칼을 손에 쥔 자가 뜰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온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발꿈치를 들고 목을 빼고서 기다리게 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다만 땅바닥에서 헐떡이는 물고기가 물을 부어 주기를 생각하는 정도일 뿐이었겠으며, 가슴을 치고 눈을 비비고서 쳐다보게 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다만 모진 가뭄에 무지개를 기다리는 정도일 뿐이었겠습니까.이에 의로운 용이 물에서 치달리며 의연히 -
008_0353_c_01L且子琴張孟子反。以道爲友。相視而咲。
008_0353_c_02L無逆於心。以同道相益。同心共濟。終
008_0353_c_03L始如一。此乃君子之素交。弟聞其風而
008_0353_c_04L興起。思之匹之者久矣。恨昧人之可友。
008_0353_c_05L今老兄多有道氣。又無鄙悋之懷。人之
008_0353_c_06L彥聖。若己有之。無媢嫉悖戾之態。故
008_0353_c_07L弟愛而重之。庶古人之交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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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3_c_09L謹上翠微堂
008_0353_c_10L西山月黑。四溟變爲桑田。金峰日沉。
008_0353_c_11L碧岩裂爲拳石。譬如大舜殂落。撫彤琴
008_0353_c_12L者蔑聞。夸父云亡。追白日者鮮見。故
008_0353_c_13L鷄園寂寞。鴈塔凄凉。於我大師。維岳
008_0353_c_14L降神。自得英靈之秀。乃天賦命。獨抱
008_0353_c_15L俊逸之雄。故慧徹三關。挹臨濟殺佛祖
008_0353_c_16L之赤手。眼空四海。效德山見龍潭之高
008_0353_c_17L標。遂乃飜敎海之寒波。掉三寸之鐵舌。
008_0353_c_18L發禪燈之赫焰。瞭一隻之銅睛。使疑曀
008_0353_c_19L盡除。若春氷之泮巨壑。秘藏洞啓。類
008_0353_c_20L瑞景之麗高穹。故以一聞緫持。鬣朱火
008_0353_c_21L者盈室。三度痛棒爪白刃者滿庭。使海
008_0353_c_22L內䂨額廷頸。豈徒涸鱗之思水。拊膺揩
008_0353_c_23L眼。奚啻苦旱之望霓。於是義龍川犇。依
008_0353_c_24L題名。依版心而編者補入。「文」編者補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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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4_a_01L좌상이 무너질 정도의 고상한 모임을 이루었고, 계율의 호랑이(律虎)가 산에서 호응하며 완연히 팔을 끊는 경사스런 자리를 이루었으니, 그 위엄은 사자가 몸을 떨치는 것과 같았고, 그 위의威儀는 상왕象王이 머리를 돌리는 것과 같았습니다. 혹시 임제臨濟가 흥기하는 운세가 다시 찾아오는 것입니까. 혹시 신감信鑑의 영광105)이 재차 도래하는 것입니까. 어쩌면 그토록 완전하게 도덕이 밝게 드러나고, 어쩌면 그토록 성대하게 신족神足이 크고 위대하단 말입니까.아, 일백십 성城의 남쪽 여행에서 몸을 잊고서 수많은 법계를 경험하였고,106) 십만 리 서쪽으로 떠나며 빈손으로 총령蔥嶺을 넘어갔습니다.107) 그러고 보면 낱낱이 원만하게 이루어졌으니 어떻게 주고받을 수가 있겠으며, 사람마다 본래 갖추고 있으니 어떻게 말하고 듣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저는 관산冠山(장흥의 천관산)에서 보광葆光에 의지하여 13세에 머리를 깎았고, 만옹晩翁을 선탑仙榻으로 방문하여 고금의 일을 대략 통하였습니다. 하지만 『시전詩傳』 삼백 편을 외웠어도, 연비어약鳶飛魚躍의 비은費隱108)을 아직 터득하지 못하였고, 장생莊生의 오만 어語를 읽었어도, 교주몽접覺周夢蝶의 허거栩蘧109)를 여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취령鷲嶺의 맑은 바람결에 납의衲衣를 휘날렸어도 마음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겠고, 소림少林의 시원한 달빛 아래 지팡이를 울렸어도 뼛속이 시린 것을 참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반딧불로 산을 태우려 하니, 어리석은 자라고 칭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허공 꽃으로 열매를 맺으려 하니, 미친 사나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러나 저는 축타祝鮀110)처럼 아첨할 줄도 모르고, 송조宋朝111)와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지도 못합니다마는, 고지식하긴 해도 지조를 지킬 줄은 알고 어수룩하긴 해도 성실하긴 합니다. 이에 생각하기를 ‘저 성인들의 처방을 약으로 마시고서 병을 치료해야 할 것이다. 어찌하여 저 뭇 꽃들처럼 신실하지 못하게, 다투어 돌을 고집하면서 진주를 잃어서야 되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그동안 우직한 태도로 도를 따르며 정대하게 행한 것을 뒤돌아보고, 나의 인생이 황폐해진 것을 슬퍼하면서도 지름길로 가려 하면 오히려 낭패를 당하리라 여기고서 ‘언덕길을 잘 택하여 공을 굴리고, 닭을 빌려서 알을 품게 해야 하겠다’112)라고 생각하였습니다.삼가 생각건대, 천지는 하나로 합해졌으니 누가 위와 아래를 구분할 것이며, 강과 바다는 근원이 똑같으니 어떻게 짜고 싱거운 맛을 구별하겠습니까. 그래서 외람되게 훌륭한 자리에 끼이게 되었으니, 이는 지렁이가 승천하려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요, 감히 덕음德音을 입게 되었으니, 이는 모기가 봉황에 붙은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비록 바람 소리가 나게 도끼를 휘두르는 묘한 솜씨를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
008_0354_a_01L拆床之高會。律虎山應 。斷臂之慶筵。
008_0354_a_02L其威也。獅子振身。其儀也。象王回首。
008_0354_a_03L或臨興再運耶。或信鑑重榮歟。其何道
008_0354_a_04L德之著明。如彼其全也。神足之雄偉。如
008_0354_a_05L彼其盛乎。吁。百十城南行忘身。法界
008_0354_a_06L齟齬。十萬里西去空手。葱嶺攞。然
008_0354_a_07L則箇箇圓成。豈授受之可矣。人人本具。
008_0354_a_08L奚說聽之恒然。然弟依葆光於冠山。十
008_0354_a_09L三祝髮。訪晩翁於仙榻。今古聊通。然
008_0354_a_10L而誦詩傳三百之篇。尙未達鳶飛魚躍
008_0354_a_11L之費隱。讀莊生五萬之語。猶不識覺周
008_0354_a_12L夢蝶之栩遽 [19] 。抑又衲翻鷲嶺之淸風。心
008_0354_a_13L寒不耐。笻鳴少林之凉月。骨冷難堪。
008_0354_a_14L况取螢火以燒山。固稱愚者。邀空花以
008_0354_a_15L結果。不曰狂夫。然靡有祝鮀之諛。而
008_0354_a_16L無宋朝之美。戇直而尲尬。恫悾而信愿
008_0354_a_17L者。乃曰彼諸聖之處方。要飮藥以痊病。
008_0354_a_18L奚衆芳之不諒。爭執石以失珠。感前之
008_0354_a_19L慱謇。旣遵道而耿介。哀吾生之鹵莾。
008_0354_a_20L維捷徑而跉跰。曰擇板以走丸。羌假鷄
008_0354_a_21L以伏卵。窃惟天地一統。誰上下之可分。
008_0354_a_22L河海同源。豈醎淡之是別。故乃濫投勝
008_0354_a_23L席。有同蚯蚓之昇天。叨蒙德音。無異
008_0354_a_24L蚊䗈之附鳳。雖有運斤成風之妙手。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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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4_b_01L코끝에 흰 흙을 바르고 서 있는 장한 모습이 없다면 부끄러운 일입니다.113) 제가 들어도 알지는 못합니다마는, 도의 씨앗은 부들이나 갈대보다도 빨리 자라나고, 배워도 성취하지는 못합니다마는, 죄의 뿌리는 먼지나 모래알보다도 작습니다.머리를 베어 바쳤던 보명普明의 정성114)을 본받으려 해도 높은 은덕을 보답하기 어렵고, 뼈를 으스러뜨린 파륜波輪의 공경115)을 본뜨려 해도 큰 은혜를 갚을 수가 없습니다. 세 번 부르신 제휴提携의 요청에 대해서는 실로 답하지 못했습니다마는, 다시 정리하는 의궤懿軌에 대해서는 어찌 기리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삼가 변변찮은 글을 우러러 바치오니, 우레도 고요하게 하는 수월(黙雷水月)의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받아 주시고, 사모하는 정성을 굽어 살피시어 금구金口 연화蓮花의 자비로운 눈길을 드리워 주소서.법회 용상龍象 첨단僉壇에 삼가 올리다달(桂輪)이 하늘(銀漢)을 외로이 비침에 달빛이 온 세계에 가득하고, 하늘 못이 푸른 하늘을 널리 씻김에 물결이 사방을 적십니다. 그러므로 어두움이 어느새 사라지고 초췌함이 모두 빛을 발합니다. 태공太空이 비호해 주는 것도 이와 같은데, 어진 이의 마음이 어찌 그러하지 않겠습니까.여러 형들의 선산禪山이 높은 것은 마치 미로彌盧116)가 뭇 봉우리 위에 우뚝 솟은 것과 같으며, 법해法海가 깊은 것은 마치 천지天池가 일만 물결을 모두 삼킨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기상이 드높고 신골神骨이 기이하여, 아무리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고, 뚫을수록 더욱 견고하기만 한 것입니다.117)그런데 주 문왕周文王의 시혜施惠를 우러러보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을 넉넉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요, 수달須達의 급고給孤118)를 사모하는 것은 고독한 자를 애처롭게 여겨 주었기 때문입니다. 소제小弟가 이 좋은 모임에 몸을 의탁하였는데, 개미 뿔 같은 빈 주머니를 털기만 해도 십순十旬 동안 배가 부를 것이니, 그렇게 되면 파리 손 같은 미천한 정성을 본받아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것도 깨닫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옛날에 한 그릇의 거친 밥도 순금 백 근에 못지않다고 하였으니, 지금 여름철 동안 맛있는 음식을 얻을 수 있다면 어찌 한 가닥 명향名香을 피워 올려 축도祝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당초에 영원히 이별할 뜻이 없었는데 고하지도 않고서 발길을 돌린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에 떠날 뜻을 굳히기에 앞서 더욱 우울해지는 심정으로 목을 빼고서 기다리는 바입니다. 지금의 심정을 비유하자면 천리마의 다리가 묶여서 기운이 떨어지고, 학의 날개가 꺾여서 슬피 우는 것과 같다고도 하겠습니다. 그래서 깊은 숲속의 뱁새가 된 것이 부끄럽고, 봄 언덕의 갈매기가 된 것이 개탄스럽습니다. -
008_0354_b_01L無堊漫鼻端之壯容。聞而不知。道種敏
008_0354_b_02L於蒲葦。學而不就。罪根銷於塵沙。擬
008_0354_b_03L欲學普明刎頭之誠。難報峻德。傚波輪
008_0354_b_04L破骨之敬。莫酧鴻恩。固未答三喚之提
008_0354_b_05L携。胡不讃再整之㦤軌。伏以仰呈草痤。
008_0354_b_06L動默雷水月之虗襟。俯恤葵誠。垂金口
008_0354_b_07L蓮花之慈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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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4_b_09L敬呈法會龍象僉壇
008_0354_b_10L桂輪孤朗於碧漢。暉騰八垓。天澤普洒
008_0354_b_11L於蒼空。波沾四域。故以群昏頓爍。衆
008_0354_b_12L悴咸熙。太空之庇。有然者焉。仁人之
008_0354_b_13L心。胡不云爾。僉兄禪山節截。類彌盧
008_0354_b_14L之高落群峯。法海泓深。若天池之橫呑
008_0354_b_15L萬派。故氣像峍屼。神骨嶙峋。涅而不
008_0354_b_16L緇。鑽之彌固。然仰周文之施惠。哿矣
008_0354_b_17L富人。慕須達之給孤。哀此䒖 [20] 獨。弟投
008_0354_b_18L勝會。拂螘角之空槖。腹猶果然十旬。
008_0354_b_19L效蠅手之微誠。首不覺其九頓。何也。
008_0354_b_20L古一頓之糲飯。尙可效兼金百斤。今九
008_0354_b_21L夏之旨甘。胡不祝名香一炷。其奈初無
008_0354_b_22L永別之意。不告以旋踵。斯當便隔之期。
008_0354_b_23L增欝悒而引領。比如縶騏足以氣橫。斷
008_0354_b_24L鶴翎以鳴哀。愧鷦鷯之深林。歎沙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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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4_c_01L어떡하면 인각麟閣을 다시 밟고서 천년토록 단액丹液을 마시고, 재차 용문龍門에 올라 성가聲價를 십 배나 올릴 수 있겠습니까.다만 두렵고 가슴 아픈 것은 풀줄기로 큰 종을 치는 것처럼 졸언拙言이 응답을 받지 못할까 하는 것이요, 큰 나무에 얽혀 있는 칡덩굴을 흔들어 떨어뜨리는 것처럼 거벽巨擘을 만나지 못할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외로운 기러기가 무리를 잃은 것을 한스럽게 여기고, 학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것을 부럽게 여기고 있습니다.외람스럽게도 분수를 헤아리지 못한 채 여러분들의 곁을 멀리 떠나게 되었으니, 바라건대 나의 이 정성을 굽어살피시어 멀리 내버리려는 마음을 갖지 마소서. 감히 속마음을 토로하여 엄안嚴顔을 범하면서 형들의 금옥金玉과 같은 목소리를 고대하는 바입니다.백파 도인에게 증정하다도道를 도라 할 수 있으면 참된 도가 아니기에 공자가 말을 하지 않은 것이요, 이름을 이름이라 할 수 있으면 참된 이름이 아니기에 노자가 주재主宰하지 않은 것입니다.119) 누가 도라 할 수 없는 도(不道之道)를 알아서 인간세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며, 누가 이름 부를 수 없는 이름(不名之名)을 터득하여 온 세계에서 여유로울 수 있겠습니까.대사는 땅으로 귀양을 온 천인天人으로서 신기하고 준수한 기상이 무리 중에서 빼어나고, 태어날 때부터의 선범仙梵으로서 골상骨像이 누구보다도 뛰어납니다. 그러므로 소년 시절부터 유교의 서적을 공부하여 통발을 쥐고서 물고기를 잡았고, 성년이 되자 불교의 경서를 탐구하여 그물을 가지고 토끼를 잡았습니다. 이것을 비유하자면 태양을 좇는 천리마는 어려서부터 선혈鮮血의 땀방울을 흘리고, 폭풍 속을 나르는 독수리는 새끼 때부터 강인한 깃털을 자랑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그렇긴 하지만 상강湘江의 대나무가 원래 곧다고 하더라도 날개와 화살촉을 빌려야 그 화살이 깊이 들어가고, 곤륜산의 옥돌이 비록 진귀하다고 하더라도 갈고 닦아야만 값이 더 나가는 법입니다. 그래서 말고삐를 서쪽으로 향하여 벽암碧巖120)에 올라가서는 구멍에 기둥이 잘 끼워지듯 하였고, 석장을 남쪽으로 날려 취미翠微121)의 방에 들어가서는 마른 쑥에 불이 옮겨붙듯 하였던 것입니다.그러고 보면 심오한 세계에서 부침한 것은 달 밝은 물결 위의 신룡과 같았다고 할 것이요, 고명한 경지에 승강한 것은 바람 맑은 광야의 준마와 같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빛이 해와 달을 쏘면서 하늘과 땅을 손에 쥐었고, 입은 바람과 우레를 토하면서 강과 바다를 가슴속에 담게 된 것이었습니다.그러나 도를 숨기려 할수록 더욱 드러났으니, 이는 사향노루가 산속에서 잠을 자도 향기를 풍기는 것과 같았으며, -
008_0354_c_01L春岸。何當重驗獜閣。丹液飡於千齡。
008_0354_c_02L再登龍門。聲儥高於十倍。但以恐詘言
008_0354_c_03L之不應。撞鉅鍾以寸。 痛巨擘之難逢。
008_0354_c_04L落藟葛之大樹。故恨孤鴈之失友。羡羣
008_0354_c_05L鶴之同飛。不揆猥蒙。遙謝高澤。願垂
008_0354_c_06L眸下鑑。不我遐心而弃之。投誠犯嚴。
008_0354_c_07L望兄金玉其音也。
008_0354_c_08L呈栢坡道人
008_0354_c_09L可道非道。孔聖所以無言。可名非名。
008_0354_c_10L老君所以不宰。孰能知不道之道。而方
008_0354_c_11L得得於寰中。得不名之名。而且休休焉
008_0354_c_12L宇內。大師。天人謫降。神俊出乎其流。
008_0354_c_13L仙梵抱。 骨像拔乎其萃。故髫專魯誥
008_0354_c_14L爰執筌而得魚。冠討笁墳。曰攬蹄而捉
008_0354_c_15L兔。比如霜蹄逐日。 1)汙 [6] 血由於攻駒。毛
008_0354_c_16L質排風。釼翎在於喙菢。然而湘竹自直。
008_0354_c_17L假羽鏃而入深。崑玉雖珎。須琢磨而價
008_0354_c_18L倍。故頓轡西邁。登碧岩而鑿枘難量。
008_0354_c_19L騎錫南遊。昇翠室而艾火合値。然則浮
008_0354_c_20L沈淵奧。神龍之於月明澄波。昇降墻高。
008_0354_c_21L逸騏之於風淸廣野。是以眼射日月。握
008_0354_c_22L乾坤於掌中。口吐風雷。涌河海於胷次。
008_0354_c_23L然道欲隱而彌露。麝眠嵐而偏香。名不
008_0354_c_24L「汙」疑「汗」{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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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5_a_01L이름을 밝히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났으니, 이는 송곳이 주머니 속에서 곧바로 튀어나오는 것과 같았습니다. 말하자면 칡베 옷 속에 옥을 품고 있어서 산뜻한 광채가 날로 바래짐이 없고, 비단 옷을 입고 겉에 홑옷을 걸쳐서 은은한 빛이 날로 드러나게 되었으니,122) 위에서 말한 도 아닌 도를 어찌 대사가 아는 것이 아니겠으며, 이름하지 않는 이름을 어찌 대사가 터득한 것이 아니겠습니까.그렇기 때문에 부득이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겠으니, 방명芳名이 흘러넘치면서 마치 학이 언덕에서 울자 그 소리가 구천九天에까지 들린 것처럼 되었고, 도기道氣가 발양發揚하면서 마치 대붕이 하늘에 오르자 그 날개가 만 리에 드리워진 것처럼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자 흑백의 개미들이 좋아하여 모여들고,123) 뭇 새들이 상서로운 봉황을 따르게 된 것이며, 원근의 구름이 한데 모여들고, 온갖 물들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이에 황금의 사자좌에 올라 불법의 단비가 부슬부슬 내리게 하고, 백옥의 지휘봉을 휘두르며 첩첩이 뒤덮인 의혹의 안개를 흩어버리자, 듣는 이들이 심복하면서 가슴에 새기게 되었고, 보는 이들이 기뻐하며 자신도 모르게 발로 구르고 손으로 춤추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그러한 때에 못을 위해 물고기를 몰아 주는 것이 수달이라면,124) 대사를 위해서 사람을 몰아 준 것은 바로 나였습니다. 나는 선단禪壇의 벼룩이나 이와 같고 석원釋苑의 제비나 참새 같은 존재로서, 본래 하늘 높이 나는 홍곡鴻鵠의 뜻도 갖지 못한 채, 그저 먼지 속에 묻힌 광물과 같은 자질을 지니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위로는 검은 표범을 사냥하려고 하늘에 기댄(倚天) 장검長劍125)이 되지 못하고, 들어가서는 지혜의 불꽃을 불러일으켜 수리를 떨어뜨릴 탄환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그래서 감히 범연梵筵에 찾아가서 대도大道를 듣고는 깜짝 놀랐고, 외람되게 좋은 벗들의 대열에 끼어서 지극히 오묘한 도리를 논하며 망연자실하였던 것이었습니다.126) 그런데 옛날에 큰 지혜의 소유자는 바보와 같고, 위대한 변론은 말을 더듬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듯이, 그러니까 그렇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니까 그렇지 않다고 하였으며, 가하니까 가하다고 하고 불가하니까 불가하다고 할 뿐이었습니다.127)예컨대 반쪽 수레바퀴와 같은 붉은 태양은 양곡暘谷128)의 백 척 높이의 부상扶桑에 걸려 있고, 한 조각 차디찬 달은 엄자산崦嵫山129)의 만 길 높이의 약목若木에 가까이 있습니다. 또 붉은 벼랑의 수려한 나무는 구름 그림자를 헤치고서 거문고를 울리고, 옥동玉洞의 아름다운 시내는 눈꽃을 토하며 비파를 연주합니다. 그런가 하면 단풍이 물든 산봉우리는 만첩 병풍으로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서리가 진 찬 하늘에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적막을 깹니다.말하자면 -
008_0355_a_01L沽以自彰。錐處囊而立見。可謂懷玉衣
008_0355_a_02L葛。無日亡之的然。衣錦尙綗。有日彰
008_0355_a_03L之闇矣。向之所謂不道之道。豈非師之
008_0355_a_04L所知。不名之名。豈非師之所得。以故
008_0355_a_05L懸知不得已。芳名洋溢。鶴鳴臯而聲聞
008_0355_a_06L九天。道氣發揚。鵬擧天而翼垂萬里。
008_0355_a_07L則黑白螘慕。衆鳥隨於祥鸞。遐邇雲臻。
008_0355_a_08L百川沛於瀛渤。於是登黃金之獅子。洒
008_0355_a_09L法雨而濛濛。揮白玉之麈毛。拂惑霧之
008_0355_a_10L疊疊。使聞而拳拳。莫不崩角服膺。見
008_0355_a_11L而忻忻。不知足蹈手舞。當彼時也。爲
008_0355_a_12L淵駈魚者獺也。爲師驅人者儂歟。儂乃
008_0355_a_13L禪壇虱蟣。釋苑燕雀。素乏橫天鴻鵠之
008_0355_a_14L志。獨抱埋塵鈍鑛之資。不堪上曰打之
008_0355_a_15L玄釣 [21] 。就倚天之長釼。入言吹之智火。
008_0355_a_16L鑄落鵰之團丸。乃忝謁梵筵。聞大道而
008_0355_a_17L適適。謬列勝友。論極妙而䂓䂓。然古
008_0355_a_18L曰大智如愚。大辯若訥。然乎然耶。不
008_0355_a_19L然乎不然乎歟。可乎可歟。不可乎不可
008_0355_a_20L乎也。若乃半輪紅日。掛暘谷百尺之扶
008_0355_a_21L桑。一片寒蟾。迫崦嵫萬丈之若木。丹
008_0355_a_22L崖琪樹。拂雲影而鳴琴。玉洞瑤磎。吐
008_0355_a_23L雪花而彈瑟。至於楓酣列峀。屏萬疊以
008_0355_a_24L怡神。霜落寒霄。鍾一聲之破寂。是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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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5_b_01L어느 곳에서나 목전의 소식을 전해 주고 어떤 물건이거나 물외物外의 가풍家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대사와 함께 이를 읊으면서 지혜와 어리석음 구별 없이 즐거워하였고, 대사가 나와 함께 감상하며 피차를 떠나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그리고 부귀는 사람이 구하는 것이니 나도 굳이 싫어하려 하지 않고, 빈천은 사람이 싫어하는 것이니 대사도 굳이 구하려 하지 않으면서, 평탄한 마음으로 불명不名까지도 잊은 채 산수를 떠돌며 노닐고, 화락한 마음으로 부도不道까지도 잊은 채 천지 사이에서 눈을 흘겨보고 있습니다.아, 세상이 혼탁하여 어지럽기만 하니 그 누가 신령스러운 기린과 봉황을 살필 수 있을 것이며, 길이 음침하여 분간할 수가 없으니 그 누가 멋대로 날뛰는 이리와 호랑이를 굴복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만약 꿰맨 곳이 없는 금당金幢을 세우려고 한다면, 적수赤手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자루 없는 성검星劍을 손에 쥐고서 유연幽燕에서 흑번黑幡을 베어야만 할 것입니다.야유당에 삼가 올리다거문고와 책을 귀하게 여기고서 도연명陶淵明은 현령縣令 월급을 침 뱉듯 버렸고, 수레와 면류관을 우습게 여기고서 엄자릉嚴子陵은 강변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리하여 별자리를 옮긴 단아한 지조를 보여주고,130) 천명을 즐긴 고상한 취향을 전해 주었는데, 이는 옛사람만이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그러한 분을 뵐 수가 있습니다.야유野遺 선생은 부여받은 성품이 따스하고 밝아 다섯 수레의 글을 암송하고 가슴속에 밝은 구슬을 품고 있으며, 품부받은 기운이 수려하여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입으로 환한 구슬을 토해 내었습니다. 그리하여 삼수三水의 사원詞源을 아래로 쏟아 천인千人의 필진筆陣을 씻어 내었다고 말할 만하니, 못 속의 신룡이 아니라면 자리 위의 보배131)임이 분명합니다.그러므로 진사의 갑과에 급제하여 구고九臯132)의 선만仙灣(선계의 물굽이)에서 학鶴의 붉은 정수리가 더해지고, 현량賢良의 방정方正에 응하여 삼층三層의 등용문(禹門)에서 물고기의 상서로운 비늘이 돋아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은 엄자릉의 연못의 이끼 낀 낚시터를 그리워하여 한탄하고, 도연명의 마을의 거친 오솔길을 사모하여 탄식하면서, 거친 밭을 사랑하여 엎드린 호랑이처럼 지냈고 수승한 터를 선택하여 숨은 거북이처럼 거하였습니다.이에 매화 창가에 높이 누워 양춘陽春의 묘한 곡조133)를 발하고, 솔 탑상에서 두건을 벗고 요조窈窕의 아름다운 악장134)을 노래하였습니다. -
008_0355_b_01L處處目前消息。頭頭物外家風。吾與師
008_0355_b_02L而同吟。遣智愚而樂樂。師與吾而共賞。
008_0355_b_03L去彼此而居居。且夫富貴人之所求。吾
008_0355_b_04L不知其所惡。貧賤人之所惡。師不知其
008_0355_b_05L所求。坦坦焉忘不名。而浮遊山水之畔。
008_0355_b_06L于于焉忘不道。而睥睨天地之間。噫
008_0355_b_07L世溷濁以繽紛。誰能察獜鳳之靈瑞。路
008_0355_b_08L幽昧以鴻洞。誰能伏犲虎之橫奔。然欲
008_0355_b_09L建無鏠 [22] 之金幢。非赤手而無奈。握無柄
008_0355_b_10L之星釼。斬黑幡於幽燕。
008_0355_b_11L
008_0355_b_12L敬呈野遺堂
008_0355_b_13L寶玩琴書。陶令唾其月俸。泥塗軒冕。子
008_0355_b_14L陵遯於江干。動星像之雅操。樂天命
008_0355_b_15L之高趣。非古人之獨爾。感今人兮亦然。
008_0355_b_16L野遺先生。賦性溫明。誦五車而胸含朗
008_0355_b_17L玉。禀氣秀麗。敵七步而口吐明珠。可
008_0355_b_18L謂倒三水之詞源。掃千人之筆陣。不是
008_0355_b_19L池中物。冝爲席上珎。是用登進士之甲
008_0355_b_20L科。鶴添朱頂於仙灣九皐。應賢良之方
008_0355_b_21L正。魚生瑞獜 [23] 於禹門三層。然而恨陵澤
008_0355_b_22L之苔磯。歎陶村之荒徑。愛閑曠而伏虎。
008_0355_b_23L銓勝區而藏龜。於是高枕梅窓。發陽春
008_0355_b_24L之妙曲。岸巾松榻。歌窈窕之瓊章。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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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5_c_01L거문고를 연주하며 꽃그늘 아래 앉았을 때에는 의연히 옥경玉京에서 이 땅에 하강한 분과 같았고, 술잔을 날리며 달빛 속에 취했을 때에는 바로 금곡金谷의 적선謫仙135)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귀를 상쾌하게 하는 것은 돌 위를 치달리는 여울물 소리요, 눈을 시원하게 하는 것은 구름을 헤치고 치솟은 산봉우리들이었습니다. 이 속에서 끝없이 자신의 낙을 즐기며, 혼자서 마음껏 소요하곤 하였습니다.그리고 용지龍池에서 잉어를 낚을 적에는 양 언덕(兩岸)의 안개비에 도롱이를 비껴쓰고, 인동麟洞에서 국화(杞菊)를 채취할 적에는 여러 구멍에서 나는 바위 바람에 삿갓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통달한 선비와 더불어 도를 논하고 서책을 강론하며 격물치지를 하였고,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펴지는 가운데, 성품을 기르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였습니다.옥골 빙자玉骨氷姿의 그 너그럽고 우아한 모습은 어떻게 비교할 수가 없고, 금풍 보월金風寶月의 그 빛나는 자태는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 생각하면, 흡사 도연명과 엄자릉의 기개 있는 면모와 흡사한 점이 있음을 알게 되고, 오늘날의 시대를 지금 살펴보면 야유野遺와 같이 멋진 분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한 나라 시대의 석학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진晉나라 시대의 고사高士라고 할까요. 어쩌면 그 굳은 절조가 이처럼 문채 난단 말입니까.그런데 이 소승小僧으로 말하면, 일찍이 어버이 상을 당하여 죄를 지었는데, 나이 9세 때에는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고, 두 달이 채 못 되어 조모가 잇따라 별세하였습니다. 이로부터 부모가 없어 의지할 수 없는 것이 마치 어린 새 새끼가 둥지에 홀로 떨어진 것과 같았고, 공포에 떨며 놀란 것이 마치 여름철의 파리가 겨울철의 눈을 만난 것과 같았습니다.그러므로 연사蓮社에 몸을 던지고 행단杏壇136)에 발을 싸매고서 찾아다니게 되었는데, 금당金堂에서 옥함玉函을 열어도 그물만 집었을 뿐 정작 토끼는 잡지 못하였으며, 석실石室에서 보촉寶燭을 태워도 벽만 더듬을 뿐 양羊은 잃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십 년 동안 표주박 하나를 가지고 천 리 길을 석장 하나에 의지하면서, 한수漢水 북쪽을 부평초처럼 떠돌고 재 남쪽을 날리는 쑥대처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납의衲衣는 봉래산 일만 이천 봉의 달빛에 하얗게 되고, 짚신은 방장산 팔십구 개 사원의 이끼에 파랗게 되었는데, 일백십 성城의 여행을 다 마치기도 전에 십육 년의 세월이 벌써 지나가고 말았습니다.그러므로 선사仙寺에 매달린 뒤웅박을 본받아 전단栴檀의 인촌仁村에 의지할 생각으로, 애오라지 잠꼬대와 같은 말을 가지고 궤안几案에 올려 번거롭게 해 드렸으니, 삼가 바라옵건대 어리석은 충정을 굽어살펴 한번 웃고 눈길을 주시어 인덕을 드리워 주소서. -
008_0355_c_01L瑤琴而坐花。依玉京之降士。飛羽觴而
008_0355_c_02L醉月。乃金谷之謫仙。爽耳根者。迸石
008_0355_c_03L飛湍。淸眼界者。排雲聳峀。徉徉焉適
008_0355_c_04L其所樂。踽踽焉任其所如。至若釣游鯉
008_0355_c_05L於龍池。拂簑兩岸之烟雨。採杞菊於獜
008_0355_c_06L洞。欹笠衆竅之巖風。時與達子。論道
008_0355_c_07L講書。物格知致。心廣體胖。養性怡神。
008_0355_c_08L玉骨氷姿。未能比其僴兮。金風寶月。
008_0355_c_09L詎肎方其斐然。追思曠時。已知有似潜
008_0355_c_10L陵之倜儻。顧惟方代。乃覺無如野遺之
008_0355_c_11L脩姱。或漢時之碩人歟。或晋代之高士
008_0355_c_12L耶。其何䣆節。如此文彩。若斯小釋。夙
008_0355_c_13L遭愍凶。早負罪逆。年甫九歲。皇考奄
008_0355_c_14L然乘鸞。月未二期。祖母繼而騎尾。由
008_0355_c_15L是無依無怙。等黃口之落巢。有怖有驚。
008_0355_c_16L類靑蠅之逢雪。故乃投身蓮社。褁足杏
008_0355_c_17L壇。啓玉凾於金堂。空執蹄而失兔。然
008_0355_c_18L寶燭於石室。徒按壁而亡羊。然後十年
008_0355_c_19L單瓢。千里短錫。任浮萍於漢北。逐轉
008_0355_c_20L蓬於嶺南。衲白蓬萊萬二千之峯月。鞋
008_0355_c_21L靑方丈八十九之寺苔。行未及百十城。
008_0355_c_22L臈已過二八跌。故學匏瓜於仙寺。傍栴
008_0355_c_23L壇之仁村。聊將䆿言。上瀆几案。伏冀
008_0355_c_24L恤其愚魯。方一哂開隻眼以垂仁。畏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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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6_a_01L엄명嚴明함을 두려워하여 삼가 백배를 올리며 죽음을 무릅쓰고 우러러 아룁니다.영월 대사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행장삼가 생각건대, 금관金棺에서 빛을 발한 상서로운 유적은 용장龍藏에 담겨 있고, 옥호玉毫에서 광채를 거둔 오묘한 자취는 귀비龜碑에 새겨져 있다. 그러므로 도道가 인천人天에 드러나고 이름이 우주에 드리워져서, 앞서 간 성인들의 남다른 모범에 감동하고 뒤이은 현인들의 고상한 의표儀標를 사모하게 된 것이다.대사의 부친의 성명은 홍광명洪光明이다. 대사의 법휘法諱는 청학淸學이고, 자字는 수현守玄이고, 영월詠月은 그의 헌호軒號이다. 청구靑丘(우리나라)에 자취를 응하여 천관산의 훌륭한 곳에 강신降神한 뒤에, 강씨의 모태에 들어가서 유치有恥라는 이름의 마을에서 태어났으니, 이때는 바로 백마의 해인 융경隆慶 6년137) 4월 14일 황혼의 저녁이었다.대사는 일찍부터 큰 덕망을 지니고 중화中和를 간직하여, 기쁨과 성냄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말하고 웃는 데에도 절도가 있었다. 나이가 겨우 13세 되었을 적에, 계륵과 같은 세상맛을 싫어하여 동산洞山이 어버이 곁을 떠난 것을 부러워하였으며, 웅장熊掌의 청한함을 사랑하며 운문雲門의 스승 속이던 일을 본받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가지산에서 백의白衣를 벗고서 철망을 빠져나온 강물의 물고기가 되었고, 보림사에서 녹발綠髮을 깎고서 옥롱玉籠을 벗어난 들판의 학이 되었다.그리고는 파륜波輪 보살이 동쪽으로 찾아가 묘향성에서 분골쇄신한 것을 사모하고, 선재 동자가 남쪽으로 여행하며 법계에서 몸을 잊은 것을 배우려 하였다. 그런 까닭에 남국을 두루 참례하면서 수공脩公을 방문하여 마루에 올랐고, 그 뒤를 이어 서산西山에 올라 정로靜老(휴정 대사)에 투신하여 방 안에 들어갔던 것이었다.당시에 혜안慧眼을 활짝 뜬 것은 해와 달이 하늘 복판에 뜬 것과 같았고, 진승眞乘에 크게 나아간 것은 곤경鯤鯨138)이 물을 마시는 것과 같았다.게다가 천 번 정련한 지혜의 불로 마음(心猿) 속의 오개五蓋139)를 녹이고, 백 번 단련한 현묘한 화로로 마음(意馬) 속의 삼장三障140)을 녹였다.이로부터 석 자의 무쇠 입을 예리하게 하고, 한 쌍의 구리 눈을 차갑게 하여, 필봉筆鋒으로 외로운 봉황을 놀라게 하고, 민첩한 말솜씨로 뭇 말들이 눈물을 흘리게 하였다. 그리하여 토끼의 뿔을 쥐고서 열반의 오묘한 문을 열어젖히고, 거북이의 털을 세워 -
008_0356_a_01L巖 [24] 明。謹百拜忘半死以仰告。
008_0356_a_02L
008_0356_a_03L1)詠月大師原始要終行狀 [7]
008_0356_a_04L窃惟金棺放光。採瑞蹟於龍藏。玉毫收
008_0356_a_05L彩。鐫妙躅於龜碑。故道炤人天。名垂
008_0356_a_06L宇宙。感前聖之殊䡄。慕後賢之高標。
008_0356_a_07L大師父洪光明。法諱淸學。字守玄。詠
008_0356_a_08L月其軒號也。應跡靑丘。降神於冠山勝
008_0356_a_09L府。寄胎姜氏。誕生於有恥名村。時乃
008_0356_a_10L隆慶二三。白馬之年。仲呂十四。黃昏
008_0356_a_11L之夕。夙負碩德。早抱中和。喜怒不形。
008_0356_a_12L言笑有便。年甫十三。厭鷄肋之世味。
008_0356_a_13L仰洞山之辭親。愛熊掌之淸閑。效雲門
008_0356_a_14L之欺愽。遂乃脫白衣於伽智。透鐵網之
008_0356_a_15L江魚。削綠髮於寶林。出玉籠之野鶴。
008_0356_a_16L於是慕波輪之東謁。碎骨於香城。學善
008_0356_a_17L財之南遊。忘身於法界。以故飽叅南國。
008_0356_a_18L訪脩公而昇堂。繼登西山。投靜老而入
008_0356_a_19L室。當時豁開慧眼。如日月之當天。朗
008_0356_a_20L詣眞乘。若鯤鯨之飮水。加以千精智火。
008_0356_a_21L五盖銷於心猿。百鍊玄爐。三障爍於意
008_0356_a_22L馬。由是利三尺之鐵觜。寒一雙之銅眸。
008_0356_a_23L驚孤鳳於筆鋒。泣群馬於口給。可堪橫
008_0356_a_24L拈兔角。扣開涅槃之妙門。竪起龜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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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6_b_01L공가空假141)의 티끌과 먼지를 쓸어 없애면서, 깨달음의 언덕에 황금 밧줄을 연결하고 방황하는 길목에 목탁을 울릴 수 있었다.그리고는 탄식하기를 “조사의 도가 쇠미하고 범인들의 근기가 용렬한 까닭에, 오묘하고 담담한 세계를 어지럽혀 파당을 나누어서 남종과 북종이 횡행하게 하고, 진계眞界를 두드려 예봉을 다투면서 창과 방패가 서로 맞서게 하였다. 심하도다. 사람들이 이기기를 좋아함이여. 황두黃頭의 노인이 다시 와야만 숨을 죽이고 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요, 벽안碧眼의 스승이 다시 와야만 목을 움츠리고 입을 다물 것이다.”라고 하였다.그래서 나반那畔존자의 입정入定을 계승하고 혜만慧滿 선사의 임진任眞을 답습하는 한편, 금강산(蓬萊)에 석장을 내려놓고 향계香界에서 석가불(曇佛)을 받들기도 하고, 지리산(方丈)에 관冠을 걸어 놓고 노봉爐鋒에서 최선崔仙(최치원)을 찾기도 하였다. 그런 뒤에는 신령스러운 용이 바다 밑에 숨은 것처럼 금화산에 덕을 감추고, 문채 나는 표범이 수풀 속에 잠복한 것처럼 이름을 연동蓮洞에 숨겼다. 이렇게 해서 물과 구름에 기대어 노닐면서 철우鐵牛를 채찍질해 달을 보고 포효하게 하였고, 복계複溪를 따라 호방하게 노닐면서 석마石馬를 고삐 매어 바람 앞에 울게 하였다.아, 입적할 즈음에는 임종게臨終偈를 지어 신족神足들을 깨우치고 영결하였다. 구름과 안개가 비통해 하는 가운데 우연히 병에 걸려서, 장작이 다 타고 재로 변하듯이 태연히 앉아서 세상을 떠났다. 이때가 바로 순치順治 11년(효종 6, 1654) 갑오년 10월 29일 축시丑時였으니, 행년行年은 95세요, 선납禪臘은 73세였다. 다비를 행할 적에 천상 음악이 공중에서 울려 오고 기이한 향내가 골에 가득하였다. 상족上足 무하자無何子 등이 바위 모서리에서 금골金骨을 수습하여 산허리의 석종石鍾에 봉안하였다.이와 함께 남긴 글 중에서 좋은 글들을 뽑아 분류하여 한 권으로 만든 다음에, 능숙한 일꾼을 시켜 간행하게 함으로써 온 세상에 그 향기가 전해지게 하였다. 이 글들은 구절마다 마음을 밝히고 말마다 눈을 뜨게 하는 것들이었는데, 형산荊山에서 까치에게 던지는 옥돌처럼 조각조각 부서졌고, 교인鮫人의 눈물방울이 소반에 떨어져 만들어진 진주처럼 낱낱이 흩어져 버렸다.142)비록 그렇긴 하지만 비단옷 위에 홑옷을 걸친 것처럼 아름다운 색깔이 꿰맨 틈 사이로 드러났고, 밀실에서 등불을 밝힌 것처럼 밝은 빛이 창틈으로 새어 나왔다. 대저 바늘 한 땀의 맑은 계교를 세워 옷에 저녁노을을 더하고, 세 짝의 돌 발우를 쌓아 자루에 조각달을 감춘 것이었다. -
008_0356_b_01L拂盡空假之塵垢。界金繩於覺岸。振木
008_0356_b_02L鐸於迷途。乃喟曰。祖道衰微。凡機昧
008_0356_b_03L劣。汨妙湛而分派。南北橫流。皷眞界
008_0356_b_04L而爭鋒。矛盾相敵。甚矣。人之好勝也。
008_0356_b_05L黃頭老翻出。歛氣而呑聲。碧眼師却來。
008_0356_b_06L縮項而藏舌。故乃繼郍畔之入㝎。踵慧
008_0356_b_07L滿之任眞。憇錫蓬萊。奉曇佛於香界。
008_0356_b_08L掛冠方丈。訪崔仙於爐峰。然後。匿德金
008_0356_b_09L華。神龍隱於海底。韜名蓮洞。文豹潜
008_0356_b_10L於林中。是以依水雲而棲遅。鞭鐵牛以
008_0356_b_11L哮月。沿複溪而放曠。轡石馬以嘶風。
008_0356_b_12L噫。做終偈於臨歸。諭神足而與訣。雲
008_0356_b_13L悲霧慘。偶爾而立痾。薪盡火灰。泊然
008_0356_b_14L而坐化。寔維順治十一年甲午十月卄
008_0356_b_15L九日丑時也。行年九旬有五。禪臈七跌
008_0356_b_16L加三。其闍維之際。天樂掀空。異香滿
008_0356_b_17L洞。上足無何子等。捧金骨於巖角。安
008_0356_b_18L石鍾於山腰。抑又採淸邵於遺篇。彙爲
008_0356_b_19L一軸。倩良工而綉榟。芳流八垓。句句
008_0356_b_20L明心。言言活目。可謂荊山抵鵲玉。片片
008_0356_b_21L而摧頹。鮫人泣盤珠。箇箇而歷落。雖然
008_0356_b_22L綗衣尙錦。美色著於縫罅。密室燃燈。
008_0356_b_23L明耀徹於窓隙。大抵棄一針之淸計。衣
008_0356_b_24L添落霞。蘊三隻之石盂。囊藏缺月。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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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6_c_01L그러므로 선善을 보아도 좋아하지 않았으니, 이는 대나무 잎이 쪽빛과 같은 것이요, 악惡을 보아도 싫어하지 않았으니, 이는 연꽃이 물속에서 피어난 것이다. 그러고 보면 묘지妙旨에 통달하여 세상을 벗어난 것은 권형權衡의 법신法臣임을 보여주는 것이요, 대도에 통달하여 범속凡俗을 초월한 것은 그윽한 영을 부처님(覺帝)께 굴복시킨 것이니, 이 어찌 세상의 표준이요 조문祖門의 법도라고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풍조를 개탄하며 벗에게 스승을 찾을 것을 권하다마등摩騰이 한漢나라에 들어와 심오한 교종의 경전을 전하였고, 달마가 양梁나라를 찾아와 오묘한 선종의 촛불을 밝혔다. 이에 교종은 삼문으로 나뉘어 깊이를 다투었고, 선종은 양종으로 나뉘어 남북이 되었는데, 이는 나뭇가지가 갈라지고 물이 나뉘어 흐르는 것과 같은 현상이었다. 그런데 같은 편끼리 좋아하고 다른 편은 질시한 나머지, 마침내 노비의 입술과 혀를 동원하여 상대방을 배척하며 잘못되었다고 비방하는가 하면, 교활한 장사꾼의 수법으로 자기편을 옹호하며 옳다고 고집하였다.이로부터 선과 교가 만나기 어려운 것이 삼성參星과 상성商星 정도일 뿐만이 아니었고, 돈頓과 점漸이 서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물과 불을 연상케 하였다. 또 더구나 선승禪乘과 교승敎乘은 자기들끼리 제멋대로 하나하나 파고들며 지적하였고, 율문律文과 논문論文은 자기들끼리 마음대로 꼬치꼬치 비교하며 평가하였다. 이 때문에 묘명妙明은 고척刳剔(쪼개고 나눔)에 현혹된 채 천하가 암흑으로 변하였고, 진리는 조소雕䟽(풀이하여 새김)에 미혹된 채 온 나라가 끝없이 동요하게 되었다.게다가 삼분三分의 복종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단기丹基의 우두머리가 되고, 이시二時의 밥상을 받으면서 한가로이 보발寶鉢의 주인이 된 가운데, 마음을 살피며 도깨비장난을 하는가 하면, 묘리妙理를 따지며 고슴도치 털을 곤두세우기도 하고, 산수에서 노닐며 풍악을 연주하는가 하면, 월운月雲을 읊으며 시문을 표절하기도 하였다.그리고 이마가 훤칠한 석덕碩德이 -
008_0356_c_01L觀善而不喜。羌竹葉之同藍。覩惡而不
008_0356_c_02L嫌。曰蓮花之着水。然則通妙旨兮出度。
008_0356_c_03L示權形 [25] 之法臣。達大道兮超凡。服幽靈
008_0356_c_04L於覺帝。奚不曰俶世之標準。祖門之䂓
008_0356_c_05L矩乎。
008_0356_c_06L
008_0356_c_07L歎風勸友尋師
008_0356_c_08L摩騰入漢。傳甚深之雄詮。達摩來梁。
008_0356_c_09L燃妙明之靈燭。於斯敎焉而敎啓三門。
008_0356_c_10L爲淺深。禪焉而禪分兩宗。爲南北。猶樹
008_0356_c_11L枝之差互。如川流之派分。同於同而謟
008_0356_c_12L諛。異於異而嫉姤。遂以奴唇婢舌之斥
008_0356_c_13L彼如雨。謗他爲非。狡2)啇 [8] 庸賈之譽此
008_0356_c_14L如風。儻己爲是。由是禪講覿面。乃不啻
008_0356_c_15L於叅啇。頓漸承顏。疑有同於水火。又
008_0356_c_16L况禪乘敎乘。我也會任。挑揥以折之銖
008_0356_c_17L銖。律文論文。我所能恣。攏摠以較之
008_0356_c_18L寸寸。以玆妙明。眩於刳剔。天下暗以
008_0356_c_19L不晨。眞理惑於雕䟽。海內沸以不息。
008_0356_c_20L尤以三分更服。逸爲君於丹基。二時受
008_0356_c_21L盤。閑作主於寶鉢。若或觀心魍魍魎魎。
008_0356_c_22L討妙。 或盤山涉澗而打僜。或
008_0356_c_23L譜月評雲而摽盜。至於眉碩德。虎視
008_0356_c_24L此行狀。已載於本書(第八册二三五頁下段)
008_0356_c_25L{編}。「啇」通用「商」{編}次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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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7_a_01L범처럼 응시하며 재주넘기를 행하면 바람처럼 쓸리고, 수염이 새하얀 노숙老宿이 소처럼 걸으며 꼭두각시를 놀리면 바퀴통처럼 모여들곤 하였다. 그들의 처소에서 붉은 비단의 깃발들이 바람에 나부끼며 태양에 반사되는 것은 사막지역과 방불하고, 삼혈총三穴銃143)의 소리가 진동하고 삼지창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은 군사진영과 흡사하다.그 모습은 크고 작은 거울로 배후背後를 단장하며 눈썹을 그린 여자 같기도 하고, 돼지와 소의 털로 만든 삿갓을 머리에 쓴 단발斷髮한 오랑캐 아이 같기도 하다. 여기에 또 붉은 치마에 초록색 옷을 입고 둥둥 북을 울리며 귀신과 도깨비 속으로 들어가는 자는 바로 치의緇衣요, 말총 모자에 보라색 옷을 입고 쾅쾅 꽹과리를 울리며 화랑花郞을 본받는 자는 백의白衣가 아니다.이를 구경하는 자들은 배꼽을 잡고 크게 웃어 대니 해가 장차 저물려 하는 것을 누가 알 것이며, 계속해서 취한 소리를 지껄여 대니 밤이 지나 새벽이 오는 것을 누가 깨닫겠는가. 너무하도다! 사람들이 자신을 아끼지 않음이여. 석풍釋風이 너무도 쇠해지고, 조월祖月이 어두워졌나니, 표범은 남산에 들어가지 못하고, 곤鯤은 북해에서 갈 길을 잃었도다.나는 가난한 집에서 생장하여, 자루에는 개미가 붙을 끈도 없었고, 부엌에는 파리가 모여들 밥도 없었다. 아, 슬프다. 부친은 세상을 떠나고 모친은 늙었으며, 형은 박복하고 아우는 빈한하였다. 그래서 의지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천관산으로 보광葆光을 찾아가 머리의 녹발綠髮을 깎았고, 동원東院으로 영로玲老를 방문하여 몸의 백의白衣를 치의緇衣로 바꿨다.그러고 나서 금봉金峰에 의지하여 진리를 물었으나 오직 술 찌꺼기의 맛만 보았을 뿐이요, 벽암碧巖에 의탁하여 도를 물었으나 역시 통발과 덫만 놓았을 뿐이었다. 그래서 매번 금당金堂에서 보장寶藏을 열어 보았으나 팔만 사천 법문의 빗장은 열리지 않았고, 철벽을 나무 몽둥이로 뚫어 보았으나 일천칠백의 공안은 더욱 단단하였다.어떻게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기에, 혹 칠원漆園144)에 높이 오르기도 하였으나 노자老子의 오천 언言은 심오하기만 하였고, 혹 남화南華에 멀리 치달리기도 하였으나 장자莊子의 오만 어語는 광대하기만 하였으며, 혹 궐리闕里의 성문聖門을 두드리기도 하였으나 공자의 몇 길 높이의 담장은 헤아리기가 어려웠고, 혹 추론鄒論의 현전賢傳을 연구하기도 하였으나 -
008_0357_a_01L打斤斗則風趍。霜髭老宿。牛行弄傀儡
008_0357_a_02L則輻湊。其爲也。紅錦旗紅綃幟。翻
008_0357_a_03L風耀日。髣髴乎沙。 三穴銃三枝鎗。
008_0357_a_04L聲振影濃。依俙於行陣。其爲形也。大
008_0357_a_05L圓鏡小圓鏡。粧後背兮。疑女郞之畫眉。
008_0357_a_06L猪毛笠牛毛笠。戴削頭兮。乃羌兒之斷
008_0357_a_07L髮。加之以帶紅裳衣綠衣。鼕鼕攂皷。
008_0357_a_08L入魅鬼者是緇。着騘帽衣紫衣。錚錚擊
008_0357_a_09L銧。效花郞者非白。其爲觀者。局局然
008_0357_a_10L大笑。孰知日之將沉。嘮嘮地醉言。誰
008_0357_a_11L覺夜之已曉乎。甚矣。人之不自愛也。釋
008_0357_a_12L風衰甚。祖月晦盲。豹未入於南山。鯤
008_0357_a_13L遽失而北海。儂生于圭竇。長於蓽門。
008_0357_a_14L囊乏繫螘之繩。厨絶聚蠅之飯。嗚呼哀
008_0357_a_15L哉。父亡母老。兄薄1)苐 [9] 寒。由是托足無
008_0357_a_16L門。投葆光於冠山。削頭上之綠髮。訪
008_0357_a_17L玲老於東院。緇身上之白衣。然後倚金
008_0357_a_18L峰而扣眞。唯味糟粕。靠碧岩而問道。
008_0357_a_19L亦滯筌蹄故。每以啓寶藏於金堂。八萬
008_0357_a_20L四千之法門秘鍵。鑽木杵於鐵壁。一千
008_0357_a_21L七百之公案彌堅。唯其無以持之。或登
008_0357_a_22L漆園之高。五千言之幽邃。或奔南華之
008_0357_a_23L遠。五萬語之汪洋。或扣闕里之聖門。
008_0357_a_24L墻高數仞而難測。或硏鄒論之賢傳。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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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7_b_01L맹자의 도는 칠편七篇을 넘어 끝이 없었다.이에 슬프게도 몽롱한 상태를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거북이 털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삼천의 세행細行을 볼 것이 하나도 없게 되었고, 토끼의 뿔을 볼 수 없는 것처럼 팔만의 위의威儀가 하나도 갖추어지지 않았다. 일찍이 승려의 이름을 운위하였으나, 심행心行이 마행魔行이라서 상견常見과 단견斷見에 집착하였고, 구화口話가 마화魔話라서 진법眞法과 망법妄法에 분별심을 내었다.그렇기 때문에 의마意馬가 시끄럽게 떠들면서 오십오 종種의 사견邪見이 일어나고, 심원心猿이 소요를 일으키면서 팔십팔 개의 번거로움이 일어났다. 애석하게도 호방한 원음圓音을 접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가 하면, 질책하는 선화禪話를 들을 때면 더욱 망연자실하였으니, 몸을 마치도록 어리석음을 면하지 못한 채, 진리에 대해서는 눈 먼 신세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이에 산림에 홀로 거하며 흰 구름 이는 텅 빈 방에서 어깨에 납의를 걸치고 자득하였고, 달 밝은 텅 빈 산에서 홀로 지팡이를 짚고 소요하였다. 그리고는 혹 게으름을 부리는 것이 습성이 되었으니 어찌 영예를 구할 줄 알았겠으며, 병을 안고서 깊이 잠들곤 하였으니 어찌 인사를 살필 줄 알았겠는가. 그저 울적하게 주시하며 홀로 외롭게 배회할 따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몸을 보양할 것을 꾀하지 않은 것은 해파리의 몸이 거품에 의지하는 것과 같았고, 생산하는 것을 돌아보지 않은 것은 목곡木斛145)의 꽃이 다른 식물에 기생하는 것과 같았다.우습도다, 나의 삶이여. 머리는 비록 중이지만 중다운 점이 없으니 실로 박쥐라고 해야 할 것이요, 이름은 비록 변辯이지만 변론을 하지 못하니 또한 아양啞羊146)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도道는 치우침과 원만함을 떠났으니 아무리 마음에 새긴들 소용없는 일이요, 이理는 진속眞俗이 아니니 실로 담벼락을 맞댄 듯 답답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부끄러운 마음으로 황금줄을 던져 옛날 깨달음의 길을 열어보려 하고, 보배 뗏목을 노 저어 지금 어지러운 나루터를 건너가려 한다.여러분들은 품성이 태냉汰冷(맑고 차가움)한 것이 마치 얼음 항아리에 달이 비치는 것과 같고, 마음이 청쇄淸洒(맑고 깨끗함)한 것이 마치 옥쟁반에 구슬이 구르는 것과 같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고루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 전문專門으로 출입하는 것은 삼상三湘에서만 날아다니는 기러기와 같고, 동탑同榻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은 하나의 못에서만 노니는 물고기와 같다. 그리고 매미나 맹꽁이가 때를 만나 제멋대로 울거나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고, 땅강아지나 뱁새가 득의양양하게 배를 채우거나 가지 하나를 차지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그러나 시작을 묻고 마지막을 아는 것이야 -
008_0357_b_01L越七篇而罔涯。於是倀倀然頑爲懵憧
008_0357_b_02L故。三千細行全無。似龜毛之不實。八
008_0357_b_03L萬威儀緫缺。若兔角之無形。曾謂僧名。
008_0357_b_04L心行魔行。或執常執斷。口話魔話。背
008_0357_b_05L即妄即眞故。意馬喧喧。五十五種邪見
008_0357_b_06L遄起。心猿擾擾。八十八使勞攘俄興。
008_0357_b_07L可惜落落圓音。輒自驚而適適。咄咄禪
008_0357_b_08L話。轉自失而䂓䂓。甘爲痴獃而畢身。恐
008_0357_b_09L爲䂓模而瞎目。於是獨居山林。白雲虗
008_0357_b_10L室。半肩衲而怡怡。明月空山。獨携笻
008_0357_b_11L而踽踽。或放懶以成性。不知榮譽之可
008_0357_b_12L求。或抱病以酣眠。焉識人事之可察。惴
008_0357_b_13L然而眇。兀然而迷。故不謀資身。水母體
008_0357_b_14L之待沬。不顧生產。木斛花之寄他。笑
008_0357_b_15L矣乎吾生也。頭雖僧而無僧。實謂蝙蝠。
008_0357_b_16L名雖辯而不辯。亦曰啞羊。况道絕偏圓。
008_0357_b_17L雖刳心而斯久。理非眞俗。固墻面而居
008_0357_b_18L多。故羞界金繩。開覺路於稽古。媿棹
008_0357_b_19L寶筏。濟迷津於目今。若君等性宇汰泠。
008_0357_b_20L貯水壼之凉月。神資淸洒。落玉盤之明
008_0357_b_21L珠。雖然固矣夫。出入專門。似三湘之
008_0357_b_22L飛鴈。盤桓同榻。如一池之游魚。亦可
008_0357_b_23L謂蜩蟬鼃蠅之遇時。任自鳴而飽唼偃。
008_0357_b_24L鼠䳡鷯之得意。但滿腹而蹈枝。然問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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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7_c_01L본디 아성亞聖(맹자)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를 듣고 둘을 아는 것 정도는 참으로 자공子貢에게 양보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그치면 호련瑚璉147)과 같은 그릇이 되거나 그보다 못하게 되겠지만, 앞으로 나아가면 금당金幢으로 바뀌어 우뚝 설 수 있게 될 것이다.옛말에 “싹을 틔우고는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꽃은 피었건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148)고 하였다. 부디 여러분들은 밝게 분변하고 신중히 생각할 것149)이요, 강하고 굳세고 질박하고 어눌하게150) 되기를 바란다. 작은 터럭은 보아도 자기의 눈썹은 보지 못하는 법이요, 천균千鈞의 무게는 들어도 자기 몸은 들지 못하는 법이다. 여러분들은 자기가 자기를 보는 것이 어렵다는 것만 알 뿐, 남이 자기를 보는 것은 쉽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고 있다.여러분들은 옛사람을 보지 못하는가. 선재동자는 불 속에 몸을 던져 일생의 밀인密印을 증득하였고, 신광神光 대사는 눈 속에서 팔을 잘라 제불諸佛의 비인秘印을 허리에 찼다. 여러분들은 또 보지 못하는가. 진량陳良은 북쪽으로 중국에 와서 배우며 주공周公이 편협하지 않음을 기뻐하였고, 남영주南榮趎는 남쪽으로 노자老子의 문에 이르러서 어린아이는 아무리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그러므로 코끼리는 토끼가 다니는 오솔길에 노닐지 않고, 큰 물고기는 미꾸라지가 노는 개울에 숨지 않는 법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토봉土蜂은 콩잎의 푸른 벌레를 부화시키지 못하고, 월越나라 닭은 고니의 알을 품지 못하기 때문이다.151) 더군다나 지금 제방諸方에서 개설한 묘석妙席에 모두 용호龍虎가 거하고 있는데, 이 사이에서 삿된 구렁에 빠져 여우나 토끼처럼 숨어 지내서야 되겠는가.여러분들은 분연히 회오리바람을 타고서 푸른 하늘 저 멀리 올라가야 할 것이다. 어찌 여우처럼 의심하며 주저앉아서 땅속 깊이 들어가려고 해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지금 여러분들에게 길을 떠나기를 권하는 바이니, 그대들이 높은 경지에 올라가게 되더라도, 나의 몽매함을 일깨워 주어 나 역시 대각大覺의 계기를 맞게 해 주었으면 한다.팔령산 지장암 단청 모연문아, 슬프다. 상덕上德이 쇠퇴하여 군자의 도가 어두워지고 꽉 막히면서 거꾸로 뒤집어지며 고질화된 것이 이미 극에 달하였다. 그래서 군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혹 충신忠信하기는 해도 예문禮文이 없거나, 예문은 있어도 충신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이는 -
008_0357_c_01L知終。固不逮於亞聖。聞一知二。誠不
008_0357_c_02L讓於子貢。止則唯爲瑚璉而否焉。進則
008_0357_c_03L變作金幢而立也。古曰苗而不秀者有
008_0357_c_04L矣。秀而不實者有之。望明辨愼思。剛
008_0357_c_05L毅木訥。孰謂見微毫而自見其睫。擧千
008_0357_c_06L釣而自擧其身。公等徒知以己觀吾之
008_0357_c_07L難。不知以人觀己之易。君不見古之人。
008_0357_c_08L善財投身火裡。圓一生之密因。神光斷
008_0357_c_09L臂雪中。佩諸佛之秘印。又不見陳良北
008_0357_c_10L學中國。悅周公之不偏。榮趎南至老門。
008_0357_c_11L聽兒子之不嗄。故大象不遊於兔徑。巨
008_0357_c_12L魚不隱於鰌溪。惡乎然耶。奔蜂不化於
008_0357_c_13L雚 [26] 虫。越鷄不伏於鵠卵也。况今諸方。
008_0357_c_14L或開妙席。皆龍虎之所居。此間沒爲邪
008_0357_c_15L坑。乃狐兔之攸伏。切况君等幡然高擧
008_0357_c_16L羊角。逈出乎碧天。奚爲濡滯狐疑。卑
008_0357_c_17L入於幽壤。今故勸君發足。雖爲君以高
008_0357_c_18L蹈。要我拔蒙。亦爲我以大覺。
008_0357_c_19L
008_0357_c_20L八嶺山地藏庵丹靑慕緣文
008_0357_c_21L噫吁噓。上德下衰。君子之道。晦盲否塞。
008_0357_c_22L反覆沉痼已極矣。凡言君子者。或忠信
008_0357_c_23L而無禮文。或禮文而無忠信者有夫矣。
008_0357_c_24L「苐」疑「弟」{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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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8_a_01L지금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옛날 극자성棘子成이 “군자는 질박하기만 하면 된다. 문식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하자, 자공子貢이 “애석하도다. 선생의 말씀이 군자다우나, 실수를 하는 그 혀는 사마駟馬도 따라잡지 못하겠도다. 문식은 질박과 같고, 질박은 문식과 같다. 범이나 표범의 가죽도 털을 깎아 버리면, 개나 양의 털 없는 가죽과 같다.”라고 대답하였다.152)또 시詩에 “예쁜 웃음에 보조개가 귀엽고, 아름다운 눈에 흑백이 분명하니, 하얀 바탕으로 채색을 한다.”153)라고 하였다. 이는 대개 군자의 예문禮文은 반드시 충신忠信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서, 서로 없어서는 안 됨을 말한 것이다. 이것이 어찌 군자의 도에만 해당되는 말이겠는가. 만사에도 모두 적용되는 말이라고 할 것이다.옛날 장문중臧文仲이 큰 거북 등 껍질을 보관하되, 그 방의 두공斗栱154)에 산 모양을 새기고 그 기둥에 수초水草 무늬를 그려 넣어 화려하게 꾸몄는데, 이는 근본에 힘쓰지 않고 귀신에게 아첨하려고 한 것인데도, 당시에 그를 지혜롭다고 평하였다.155) 그런데 더구나 지고한 법왕法王의 범전梵殿에 질質만 있고 문文은 없게 하고서, 아침저녁으로 분향하며 축성祝聖하는 곳으로 삼을 수가 있겠는가.지금 지장암을 새로 엮어 세움에, 그 뜰이 판판하고 반듯하며, 그 기둥이 높고 곧으며, 그 방안이 깊고 아늑하니, 대각大覺의 몸이 거하시기에 적당하도다. 그렇긴 하지만 질박만 있고 문식은 없으니, 이를 비유하자면 아홉 길의 산을 만들 적에 한 삼태기의 흙이 부족한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멈추고 그만둔다면, 이 또한 크게 아쉬운 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어떤 산인山人이 이름을 모某라고 하는데, 그는 축타祝鮀와 같은 말솜씨도 없고 송조宋朝와 같은 미모도 없지만, 솔직하여 속일 줄을 모르고 우직하여 신실하기만 하다. 그가 단청丹靑을 하려는 뜻을 품고는 모연문募緣文을 손에 쥐고서 단월檀越의 문을 찾아다니며 온화한 군자들과 부인들에게 간청을 하니, 어찌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옛사람이 말하기를 “탐스러운 여우와 문채 나는 표범이 무슨 죄가 있어서 사냥을 당하겠는가. 그 가죽 때문에 재앙을 당하는 것이다.”156)라고 하였다. 오늘날의 금옥과 포백布帛(옷감)도 사람의 가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노자는 말하기를 “회오리바람은 아침나절을 넘기지 못하고, 소낙비는 하루 종일 오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천지의 현상도 이렇게 오래 갈 수가 없는데, 하물며 인간의 재물이겠는가.삼가 바라건대, 덧없는 인생은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것을 애달프게 여기고, 진귀한 재물은 가죽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 금옥이나 포백이나 마루麻縷(삼베)나 사서絲絮(솜)나 오곡이나 잡채雜采157) 등을 희사喜捨해서 -
008_0358_a_01L非獨今也。昔棘子成曰。君子質而已矣。
008_0358_a_02L何以文爲。子貢曰。惜乎。夫子之說。君子
008_0358_a_03L也。駟不及舌。文猶質也。質猶文也。虎
008_0358_a_04L豹之鞟。猶犬羊之鞟也。詩曰巧笑倩兮。
008_0358_a_05L美目盼兮。素以爲絢兮。盖言君子之禮。
008_0358_a_06L必以忠信爲質。而不可相無也。夫豈獨
008_0358_a_07L君子之道爲然。凡物亦然。昔臧文仲。居
008_0358_a_08L蔡。山節藻梲。不務本而謟瀆鬼神。當
008_0358_a_09L時以爲知。况無上法王梵殿。有質無文。
008_0358_a_10L而爲曉夕焚香祝聖之所乎。今夫新構
008_0358_a_11L地藏菴也。殂殂 [10] 其庭。有覺其楹。噦噦
008_0358_a_12L其㝠。冝乎大覺身之攸芋也。然而有質
008_0358_a_13L無文。比如爲山九仞。未克一簣也。而止。
008_0358_a_14L而不進也。此亦一大所嗛曰。有山人某
008_0358_a_15L名者。雖不有祝鮀之侫。而宋朝之美矣。
008_0358_a_16L直而不枉。侗悾而信愿者也。志欲丹臒。
008_0358_a_17L手持募卷。足踵檀門。而夷告於誾誾君
008_0358_a_18L子。侃侃夫人。能無說繹而改諸乎。古
008_0358_a_19L人云。豊狐文豹。何罪之有哉。其皮爲
008_0358_a_20L之災也。今之金玉布帛。亦人之一皮也。
008_0358_a_21L老子曰飄風不崇朝。驟雨不終日。天地
008_0358_a_22L尙不能久。而况於人乎。伏願哀浮生之
008_0358_a_23L須臾。念珎財之爲皮。或金玉。或布帛。
008_0358_a_24L或麻縷。或絲絮。或五糓。或諸雜采。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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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8_b_01L공사에 조력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이를 얻어서 기악祁岳과 거란契丹 같은 뛰어난 화공畫工158)들을 초치하여 솜씨를 발휘하게 함으로써, 청홍靑紅의 색깔로 단청丹靑의 공을 완성하게 한다면, 산과 물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은 물론이요, 높은 누각이 우뚝 솟아서 화살이 곧게 날아감과 같으며 꿩이 날아가는 것과 같이 될 것이다.159)이로부터 이 절에 올라오는 자는 정신이 새로워지고 눈이 번쩍 뜨이면서 심신心神이 융회融會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사람의 흥치를 돕는 것이 결코 얕지 않을 것이다. 어찌 이뿐이겠는가. 부처의 금신金身이 우뚝 아름답게 서서 천백 년 뒤에까지 찬란하게 빛날 것이요, 또 이 자취를 미루어 헤아린다면 오늘날 희사하여 공사를 완성하게 한 자들 역시 다함께 상선上善의 경지와 상덕上德의 기틀로 돌아가면서, 문질文質이 빈빈彬彬한 군자의 대도大道와 합치될 것이 분명하다.이와 같이 할 수만 있다면, 어찌 자신만 좋게 할 뿐이겠는가. 천하 후세 사람들로 하여금 지선至善의 경지에 머물게 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어찌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다음과 같이 축원하는 바이다.은혜는 상서로운 바람을 따라 높이 날고
덕은 조화로운 기운과 더불어 노니나니
온화하게 옷을 드리우고 팔짱 끼고서
억만년토록 길이 복을 받으리라.160)팔령산 능가사 대전大殿 모연문내가 동방의 산천을 두루 돌아다녔지만, 형승形勝이 웅위하고 장려하여 사찰을 세울 만한 곳으로는 영주瀛洲의 능가楞伽와 같은 곳이 없었다. 그리고 지세가 관후寬厚하여 용호龍虎가 웅거雄據한 듯하고, 영기靈氣가 한데 모여 우리 동방의 회촬會撮161) 역시 능가보다 나은 곳은 필시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강산이 맑고 고운데도 모두 시골 사람들의 집으로 채워져 있을 뿐, 텅 비워 둔 채 방치해 두고 있었으므로, 승려나 유생을 비롯해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마다 애석하게 여기지 않는 자가 없었다.이곳은 우리 동방의 도선道詵 대사도 보지 못한 곳이요, 당나라 일행一行 선사 역시 언급하지 못한 곳이다. -
008_0358_b_01L以與之。裨之助之。使自得之。招其祁
008_0358_b_02L岳契丹之俊流。而得以施手。塡其靑紅。
008_0358_b_03L以全丹雘之功。則山以之增輝。水以之
008_0358_b_04L增光。抑亦所謂巋然高閣。如矢如蕀。 [11]
008_0358_b_05L如翬斯飛矣。自此以後。凡登臨者。魂
008_0358_b_06L飜眼倒。莫不融其神心焉。則其助人興
008_0358_b_07L也不淺矣。非只此爾。佛之1)▣ [12] 身。嵬然
008_0358_b_08L煥然。郁郁乎千百年之後也。跡2)▣ [13] 推
008_0358_b_09L之。今之舍之施之裨之成之者。亦同歸
008_0358_b_10L乎上善之地。上德之基。以合乎君子文
008_0358_b_11L質彬彬之大道也。無疑矣。能如是則豈
008_0358_b_12L啻獨善其身而已。能使天下後世之人。
008_0358_b_13L莫不止於至善之地也云。胡不勉哉。祝
008_0358_b_14L曰恩從祥風翺。德與和氣游。雍容垂
008_0358_b_15L拱闕。永億萬斯秋。
008_0358_b_16L
008_0358_b_17L八嶺山楞伽寺大殿募緣文
008_0358_b_18L余徧閱東方山川。形勝雄偉壯麗。可爲
008_0358_b_19L寺刹者。莫瀛洲楞伽若也。至若地勢寬
008_0358_b_20L厚。而龍蹲虎踞。靈氣所鍾。統爲東方
008_0358_b_21L會撮者。必莫過於楞伽若也。然而江山
008_0358_b_22L淸致。都屬野人之家。而空然弃之。白
008_0358_b_23L足靑衿。凡經過此。孰不惜之。此吾東道
008_0358_b_24L詵之所未覩。而抑亦大唐一行之所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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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8_c_01L이를 비유하건대, 별들은 주워 모았으면서도 희아羲娥는 버린 것과 같다162)고 할 것이니, 이는 또한 일행과 도선의 일대 실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그러다가 시대를 내려와 계세季世(말세)에 이르러서 도인道人 등 수십여 명이 서로 의논하며 말하기를 “일행과 도선이 이곳에 절을 짓지 않아서 우리들의 손에까지 이어져 내려올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또 귀신이 이곳을 비밀스럽게 숨긴 것이 아닌지 어떻게 알겠는가. 어쩌면 지운地運이 그동안에는 이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도덕경道德經』에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고 큰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면 이곳이 때를 만나지 못함은 이치상 당연하다. 일을 시작할 만한 때에 일을 추진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그리하여 손에다 침을 바르고 뜻을 가다듬어 수풀을 베고 선려禪廬를 경영하면서, 먼저 법운法雲의 전각 하나를 건립한 다음에 청심淸心과 흘령屹靈의 승료僧寮 두 채를 세웠다. 이에 산과 물이 빛을 발함은 물론이요 만물이 흔연히 기뻐하면서 감사하는 뜻을 보이는 듯하였다.그런데 그 가운데에 대전大殿이 없어서 진압할 수가 없었으므로 대전을 세워 보려고 하였으나 재력을 마련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수가 없기에 널리 단월에게 고하게 되었으니, 재물과 곡식을 희사喜捨하여 대사를 이루게 한다면, 그 공덕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옛사람은 하나의 대나무 가지로 사찰을 세우고, 하나의 해진 삿갓으로 부처를 가렸는데도 곧장 보위寶位에 오르고 조사의 등불을 이었다. 이처럼 인과응보가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으니, 어찌 사람을 속이겠는가.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라고 하였다. 뜻있는 군자들은 이 글을 보고 적극 호응해 주기 바란다.조계산 내은암 번와燔瓦 권선문기와의 효능은 다대하다. 그러므로 집에 기와가 있는 것은 새에 깃털이 있고 짐승에 털이 있는 것과 같으니, 결코 없어서는 안 된다. 기린은 길짐승 중에서 가장 빼어나고, -
008_0358_c_01L囑也。比若掎摭星辰。而遺棄羲娥也。
008_0358_c_02L此亦行詵之一大所缺也。降及季世。爰
008_0358_c_03L有道人等數十餘指。相與議曰。安知夫
008_0358_c_04L行詵之未及。此地立寺。乃延囑於吾等
008_0358_c_05L之手乎。又安知夫鬼神之秘慳。此地不
008_0358_c_06L與。豈地運之不至乎。道德經曰。大器
008_0358_c_07L晩成。大音希聲。固此地之不得宜其理
008_0358_c_08L也。曷若爲可爲於可爲之時乎。唾手辦
008_0358_c_09L志。斬除林叢。經始禪廬。先立法雲一
008_0358_c_10L殿。次建淸心與屹靈兩寮。於是山光水
008_0358_c_11L色。及諸百物。欣欣然若有情於感遇也。
008_0358_c_12L然而中無大殿。無以鎭之。又欲搆大殿。
008_0358_c_13L財匱力乏。不可默矣。普告檀門。憗罄
008_0358_c_14L財糓。俾成大事。則其功厥德。可勝道
008_0358_c_15L哉。古人以一竹枝建刹。一破笠遮佛。
008_0358_c_16L而驟登寶位。現承祖燈。因果報應。如
008_0358_c_17L影之隨形。豈欺人哉。曾子曰。出乎爾者。
008_0358_c_18L反乎爾者。伏請有志君子。五花斯文。
008_0358_c_19L
008_0358_c_20L曹磎山內隱菴燔瓦勸善文
008_0358_c_21L夫瓦之爲物。其爲功也。居多焉故。家
008_0358_c_22L之有瓦也。猶鳥之有羽也。獸之有毛也。
008_0358_c_23L不可相無也。夫獜爲毛虫之長。而鳳爲
008_0358_c_24L▣字體磨滅疑「金」{編}。▣字體磨滅疑「之」
008_0358_c_25L{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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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9_a_01L봉황은 날짐승 중에서 가장 빼어나지만, 만약 깃털이 없고 털이 없이 맨살뿐이라면, 다른 새나 짐승과 같아지려 하더라도 안 될 것이니, 오색찬란한 귀한 문채를 어떻게 찾을 수가 있겠는가.전당殿堂이나 궁실宮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오뉴월 사이에 하늘에 구름이 뭉게뭉게 일면서 비가 주룩주룩 내릴 경우에 만약 기와가 없다면, 집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아무 쓸모없게 될 것이 뻔하니, 어떻게 오래도록 보존될 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건물을 세우는 것이나 기와를 입히는 것은 그 공이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기와의 효능을 기린의 털이나 봉황의 깃털과 견주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지금 저 산의 북쪽 기슭 아래에 계곡이 있는데, 사시四時의 순서에 따라 꽃이 피어 향기롭고, 나무가 울창하게 그늘을 지우고, 풍상風霜에도 고결하고, 물이 떨어지는(水落) 바위가 드러난다. 그래서 그 이름을 수락동水落洞이라고 하였다.그 속에 하나의 터전이 감추어져 있으니, 이곳은 바로 하늘이 아끼고 귀신이 숨겨둔 구역으로서, 사람의 자취가 멀리 끊어지고 삽상한 기운이 한데 모인 곳이다. 그런데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서 텅 빈 채 버려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애석하게 여긴 것이 몇 년이나 되었다.그러다가 숭덕崇德 청원靑猿(갑신년, 1644)의 가을에 이르러 이름을 모某라고 하는 산의 도인이 “이곳은 그윽이 거하며 고상한 뜻을 기르는 사람이 지내기에 알맞은 곳이다.”라고 하고는, 손에 침을 바르고 뜻을 가다듬어 나무를 베고서 경영을 하고 단장을 한 결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심산유곡에 우뚝 선찰禪刹이 이루어졌으니, 이 땅이 비로소 주인을 만나게 되었다고 하겠다.그런데 기와를 굽는 한 가지 일만은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한 순간도 마음속에서 잊은 적이 없었는데, 그의 법제法弟인 아무개가 또한 탄식하며 말하기를 “옛사람의 말에 형이 일을 시작하면 동생이 그 일을 돕는다고 하였으니, 지금이 바로 그 때가 아니겠는가.”라고 하고는, 기와를 만들 뜻을 세웠으니, 비록 백아가 체종을 손에 쥐고, 방문자가 오호를 당기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비유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163)지금은 혼탁한 세상이라서 선을 행해도 꼭 복을 받지는 않고 악을 행해도 꼭 화를 받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삼대三代의 흥망이나 -
008_0359_a_01L羽虫長。然秃秃然無羽毛。則雖欲與衆
008_0359_a_02L鳥群獸等。不可得。安求其五彩之貴文
008_0359_a_03L乎。夫殿堂宮室亦然。若夫五六月之間。
008_0359_a_04L天油然而雲。沛然而雨。若無盖瓦。則
008_0359_a_05L舍倏然而崩。其無功必矣。安能久而長
008_0359_a_06L存乎。故築室與燔瓦之功。並行而不悖
008_0359_a_07L也。以此言之。燔瓦之力。宜乎比乎獜
008_0359_a_08L鳳之羽毛也。信矣。今夫山之北麓之下
008_0359_a_09L有洞。四時之序。林花發而幽香。佳木
008_0359_a_10L秀而蘩陰。風霜而高潔。水落而石出。
008_0359_a_11L故該號水落洞也。中秘一基。乃天慳鬼
008_0359_a_12L刻之區。人烟逈隔。爽氣所鍾之所。而
008_0359_a_13L以不遇時故。空然弃之。爲衆之所慨者
008_0359_a_14L幾許年矣。洎崇德靑猿之秋。山之道人。
008_0359_a_15L某名者。乃曰此地栖幽養高之人所可
008_0359_a_16L冝處。乃唾手辦志。芟除棘林。經之營
008_0359_a_17L之。莊之點之。不數年之內。深山邃谷。
008_0359_a_18L蔚成禪。 是地之有遇也歟。然其厥然。
008_0359_a_19L燔瓦一事也。未甞頃刻忘乎懷者有矣。
008_0359_a_20L其法弟某者。亦喟曰。古云其兄作之。
008_0359_a_21L其弟資之。此豈非其時乎。於是欲作燔
008_0359_a_22L瓦。雖伯雅 [27] 操遆 [28] 鍾。逢 [29] 門子彎烏號。猶未
008_0359_a_23L足以諭其意也。方今濁世。爲善未必福。
008_0359_a_24L爲惡未必禍。然每觀三代之興亡。及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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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9_b_01L진·한·진·수秦漢晋隋의 성쇠盛衰를 살펴보면, 모두 선악과 현불초賢不肖(어짊과 못남)의 차이에서 연유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이것이야말로 인과보응의 분명한 징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대저 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르지만 일단 이루어진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 원인이 있게 마련이고, 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모르지만 일단 일어난다면 여기에도 반드시 그렇게 된 연유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 선을 기꺼이 행한다면, 뒷날에 반드시 뒤따르는 복을 받게 될 것이다.삼가 바라건대, 선남선녀들은 덧없는 인생은 한계가 있음을 가슴 아프게 여기고, 기와의 효능은 다대하다는 것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이를 보태 주고 도와 일이 이루어지게 한다면, 후세의 타생他生에도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니, 분발해 주기 바란다. 다음과 같이 축원하는 바이다.교화가 사방에 흘러넘치고
무궁하게 널리 입혀져서
먼 오랑캐가 조공을 바치고
온갖 상서가 반드시 이르리라.164)조계산 선암사 지장전 권선문어떤 이는 말하기를 “하늘과 사람이 서로 호응한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인데, 성현은 항상 기필할 수 있는 의론이 있는 것 같으니, ‘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재앙이 있다’165)고 말하곤 한다. 물론 이것이 또한 좋은 말이기는 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상을 보건대, 선을 행하는데도 빈천하고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불선을 행하는데도 부귀하고 일찍 죽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나는 성현의 말에 적이 회의를 느낀다.”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바이다.천지는 사심이 없다. 하지만 만물을 생성할 적에 더러 치우치고 불균등한 점이 있기는 하다. 추워야 할 때 춥고 더워야 할 때 더우며, 선을 행하면 복을 내리고 불선을 행하면 재앙을 내리는 것은 정正을 얻은 것이요, 추워야 할 때 춥지 않고 더워야 할 때 덥지 않으며, 선을 행하는데도 복을 내리지 않고 불선을 행하는데도 재앙을 내리지 않는 것은 정을 얻지 못한 것이다. 대저 순舜임금과 같은 덕을 소유하고서 반드시 그 응답을 받았던 것은 이치(理數)로 보아 정당하다(常) 할 것이요, 공자와 같은 덕을 소유하고도 그 응답을 받지 못했던 것은 이치로 보아 정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008_0359_b_01L漢晋隋之隆替。莫不皆由善惡賢不肖
008_0359_b_02L之不同。此豈非報應之明效大驗也。夫
008_0359_b_03L功之成非成。於成之日。盖必有所由。起
008_0359_b_04L禍之作不作。於作之日。亦必有所由兆。
008_0359_b_05L則今作善輶而後。必有所持循矣。伏冀
008_0359_b_06L善男善女。痛浮生之有涯。念瓦功之居
008_0359_b_07L多。補之益之。使之成之。則其後世他
008_0359_b_08L生。亦有力焉。勉旃勉旃。遂爲祝曰。化
008_0359_b_09L溢四表。橫彼無窮。遐夷貢獻。萬祥必
008_0359_b_10L臻云爾。
008_0359_b_11L
008_0359_b_12L曹磎山仙岩寺地藏殿諭善說
008_0359_b_13L或曰天人之應至難言也。而聖賢常若
008_0359_b_14L有司必之論曰。積善之家。必有餘慶。
008_0359_b_15L積不善之家。必有餘殃。固亦嘉言。然
008_0359_b_16L觀今之世。或有作善而貧賤不壽者。作
008_0359_b_17L不善而富貴不夭者多矣。余竊疑於聖
008_0359_b_18L賢之論也。曰以天地之無私。而生成萬
008_0359_b_19L品。或有偏而不均者。當寒而寒。當暑
008_0359_b_20L而暑。作善降祥。作不善降災正也。乃
008_0359_b_21L有當寒而不寒。當暑而不暑。善而不祥。
008_0359_b_22L不善而不者。是不得其正也。夫有舜
008_0359_b_23L之德。而必得其應者。理之常也。有孔
008_0359_b_24L子之德。而不得其應者。理之不得其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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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59_c_01L지금 선을 행하고도 빈천하고 일찍 죽거나, 불선을 행하고도 부귀하고 오래 사는 것이 어찌 천도가 정당하다 하겠는가. 바로 이치가 바르지 못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어찌 선을 행하고도 빈천하고 일찍 죽는 이치가 있겠으며, 불선을 행하고도 부귀하고 오래 사는 이치가 있겠는가. 온 천하 사람들을 이끌어 본성이 선한 것을 재앙으로 여기게 하는 것은 반드시 그대의 말일 것이다. 시詩에 “어찌 선할 수 있으리오. 곧 서로 멸망의 구렁에 빠지고 말 것이다.”166)라고 하였는데, 이는 바로 그대를 두고 말한 것이다.맹자가 이르기를 “스스로 해치는 자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스스로 버리는 자는 더불어 일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그대와 같은 자는 성현이 함께 거하더라도 교화를 할 수 없을 것이니, 그대와 같은 자를 굳이 꾸짖어서 무엇 하겠는가. 옛날에 이르기를 “잘못되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음은 옛 법을 따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는데, 앞서 간 성인의 말을 따르고서 잘못된 경우는 지금까지 있지 않았다.167) 그대여, 그대여, 송宋나라 사람처럼 어리석게 굴지 말고, 성현의 말씀을 법도로 삼을지어다.이 전각은 바로 지장 대성大聖이 중생을 구제하는 곳이다. 이 대성의 자비와 원력은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렵고 그 위엄과 신통력은 측량할 수가 없다. 허공이 다하더라도 그 맹서는 다함이 없이, 고해에 빠져서 허덕이는 중생을 구제하여 깨달음의 언덕으로 올리는 일을 자신의 임무로 삼고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라도 은택을 받지 못해 고해에 빠지기라도 하면, 마치 자기가 그를 밀어 넣어 덫에 걸리고 함정에 빠지게 한 것처럼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부터 지금까지 무수한 억겁의 기간 동안 그 형상이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보존되어 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항상 명부와 지옥에서 황금 석장(金錫)을 떨치고 신광神光을 발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고통을 벗어나 즐거움을 얻게 하고 있으니, 얼마나 위대하다고 하겠는가. 이렇게 본다면 우리들이 다행히 고해를 벗어나 사람의 몸을 얻게 된 것도, 지장 대성의 배려가 없었다면 가능하였겠는가.비록 그렇긴 하지만 고금은 시간의 변화 과정이요 성훼成毁168)는 만물의 변화 과정이다. 이 전각도 만물 속에 속해 있으니, 어찌 성훼의 변화를 겪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지난 적계赤鷄(정유년) 청의靑衣의 변란 때에 우뚝 솟아 있던 전각이 모두 불타 없어지는 재앙을 입고 말았는데, -
008_0359_c_01L也。今之善而貧且夭焉。不善而富且壽
008_0359_c_02L焉。豈天道之常也。乃理數之不正耳。
008_0359_c_03L豈善而賤且夭焉。不善而貴且壽焉。是
008_0359_c_04L率天下之人。而禍性善者。必子之言。
008_0359_c_05L夫詩云。其何能淑。載胥及溺。子之謂也。
008_0359_c_06L孟子曰。自暴者。不可與有言也。自棄
008_0359_c_07L者。不可與有爲也。雖聖賢與居。不能
008_0359_c_08L化而入也。於其若。何誅。古云不愆不忘。
008_0359_c_09L率由舊章。遵先聖之言而過者。未之有
008_0359_c_10L也。子乎子乎。無若宋人然。以聖賢之
008_0359_c_11L言。其可法乎。此殿乃地藏大聖攸濟之
008_0359_c_12L閣也。其爲聖也。悲願難思。威神莫測。
008_0359_c_13L虗空盡而誓不盡。以濟苦濟淪。度脫群
008_0359_c_14L迷。登於覺岸。爲己任者也。故如一化
008_0359_c_15L者。不被其澤。而沈於苦海者。則若己
008_0359_c_16L推。而內之罟擭陷阱之中。故初于古
008_0359_c_17L終于今。上下億無數劫。留形不滅。常
008_0359_c_18L在幽㝠之中。泥梨之前。振金錫放神
008_0359_c_19L光。而令諸化者。離苦得樂者也。其可
008_0359_c_20L偉乎。以此觀之。我軰幸脫苦輪。幸得
008_0359_c_21L人身。得微地藏之所洎耶。雖然古今
008_0359_c_22L時之數也。成毁物之數也。此殿也。叅
008_0359_c_23L於物類。則豈無成毁之數乎。徃者赤雞
008_0359_c_24L靑衣之變。巋然高閣。盡赴回祿之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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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0_a_01L냇물이 오열하는 가운데 옛터만 쓸쓸히 남아 있었으므로, 사람들이 가슴 아프게 여겨 온 것이 몇 년이나 되었다.그러다가 황우黃牛(기축년)의 여름에 이르러, 입으로 말은 잘 하지 못해도 몸 안에 덕이 가득한 도인道人 한 사람이, 마침내 이 전각을 중건할 큰 뜻을 발원하고는 지장地藏의 진용眞容을 편안히 모시려 하고 있는데, 지장의 풍도를 사모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겠는가.그래서 삼가 단문檀門에 고하여 맥주麥舟169)의 인덕을 간청하는 바이니, 우리의 인생이 짧은 것을 애달피 여기고, 지장의 풍도가 장구한 것을 우러르면서, 재물과 곡식을 희사하여 보시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이 전각을 건립하여 지장의 진용이 천추토록 의젓이 자리하게 한다면, 참된 지장의 면목이 우리 마음과 눈 사이에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선행을 쌓으면 받게 된다는 여경餘慶의 경사가 이보다 큰 것이 뭐가 있겠는가. 깊이 생각해서 기꺼이 동참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금화산 징광사 영산전 중창기금화산은 군성郡城에서 서남쪽으로 20리쯤에 있는데, 기이하고 빼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신령스러운 기운이 성대하게 일고 있다. 봉우리가 우뚝 솟고 골짜기가 그윽히 깊어 주위를 에워싸고 포용한 가운데, 계속 이어진 산들의 능선이 끝없이 바라다 보인다.그 속에 가람이 있으니 이름을 징광澄光이라고 한다. 이곳은 처음에 철감 국사徹鑑國師가 석장錫杖을 내려놓고 선禪을 닦은 곳이다. 이 구역의 신비로운 유적에 대해서는 앞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서술했으니 다시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고 그동안의 자취에 대해서만 간략히 소개할까 한다.그 웅대 화려한 집의 그윽한 모양과 눈부신 동자기둥에 새긴 묘함과 문과 창문의 밝음과 계속해서 격자창에 보이는 상서로움은 물론이요, 옥 섬돌을 밝게 비추는 꽃과 금 난간을 그늘 지우는 나뭇잎과 옥 여울에 흐느끼는 시냇물과 솔에 나부끼는 흰 눈을 비롯해서, 달 골짜기와 별 다리에 푸르스름한 금빛(金碧)을 띠면서 구름이 오고 가는 천태만상은 아마도 호남에서 으뜸일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영산전靈山殿 하나가 없어진 채 옛 터전만 쓸쓸히 남았으므로 -
008_0360_a_01L流泉嗚咽。遺地尙存。爲人傷感者。幾
008_0360_a_02L許年矣。降及黃牛之夏。爰有道人。雖
008_0360_a_03L無口給。而德潤其身者也。遂發願王。
008_0360_a_04L意欲重建。使地藏之眞容。安而立之。
008_0360_a_05L非慕於地藏之風者。其能若是。敬告檀
008_0360_a_06L門麥舟之仁。哀吾生之須臾。仰地藏之
008_0360_a_07L長風。喜將財糓。施以與之。俾成此殿。
008_0360_a_08L令地藏之眞容。位千秋而不蹷。則眞地
008_0360_a_09L藏之面目。昭昭於心目矣。其曰積善有
008_0360_a_10L餘慶之慶。孰大於此乎。思之思之。不
008_0360_a_11L煩設難也。
008_0360_a_12L
008_0360_a_13L金華山澄光寺靈山殿重剏記
008_0360_a_14L山在郡城西南二十里許。爭奇獻秀。靈
008_0360_a_15L氣欝葱。截然而高。窈然而深。回環挹
008_0360_a_16L抱。連岡疊峀望之。若不可窮。中有伽
008_0360_a_17L藍。曰澄光。厥初徹鑑國師。憇錫修禪
008_0360_a_18L之所也。靈區秘跡。前人之述已具矣。
008_0360_a_19L不必覼縷。而略擧已然之迹。其輪奐
008_0360_a_20L窱之狀。杲梲剞劂之妙。房攏戶牗之明。
008_0360_a_21L盻 [30] 蠁呈靈 [31] 之祥。至若花眀玉砌。葉暗金
008_0360_a_22L欄。澗咽瓊溜。松飄白雪。月峽星橋。騰
008_0360_a_23L金孕碧。雲去雲來。千態萬狀。殆甲湖
008_0360_a_24L南也。然厥然靈山一殿也。遺地尙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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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0_b_01L샘물이 슬피 울며 흐르고 있었다.이에 이름을 사원思遠이라고 하는 산의 도인이 팔을 걷어붙이고 크게 부르짖으며 모아 놓은 재물을 모두 털어 내어 을유년에 공사를 시작해서 정해년에 공사를 마쳤다. 기와를 구워 문채를 드러내고 온갖 필요한 집기를 낙성落成한 것은 모두 이 사원 스님의 힘이다. 높은 기둥과 판판한 뜨락, 그리고 새가 놀라고 꿩이 날아가는 듯한 건물이 엄연히 옛날과 같이 되었으니, 이 사원 스님이 없었다면 그 누가 이 일을 행할 수 있었겠는가. 국로國老(철감 국사)의 선혼禪魂이 사원 스님의 신골神骨에 되살아났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대저 만물이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것은 비유하건대 아침이 되었다가 저녁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니,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영산전에서 드러내는 묘법과 설하는 법문은 이루어짐과 무너짐을 관통하여 홀로 우뚝 존재하고, 응폐凝廢(성쇠)와 관계없이 확고하게 변하지 않을 것이니, 모니牟尼를 위해서 풍성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요, 마부魔夫 때문에 인색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묘법은 예와 지금의 구분이 없고 이 법문은 범부와 성인의 차별이 없어서, 옛날에 영산에서 설한 것이 바로 오늘날 영산에서 설하는 것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고금이 한 이치요 범성이 한 궤도가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이 전당에 머무는 자에게 이것을 바라노니, 만약 끝까지 태만하지 않고 행해 나간다면, 말세의 사람들로 하여금 영산靈山의 대법연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줄 것이다.순치順治 7년(1650, 효종 1) 경인년 가을에 쓰다.동리산 대흥사에서 새로 만든 보련寶輦과 청당請堂의 기문객승客僧이 있으니 그의 법호는 천상天祥이다. 가슴은 수기秀氣를 가득 채우고, 눈은 진공眞空을 활짝 보며, 조각달과 같은 발우를 받들고, 맑은 노을과 같은 납의衲衣를 걸치고서, 이 사원에 도착하여 기물器物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을 개탄하였다.그리하여 적마赤馬(병오년)의 해에 멀리 용만龍灣(義州)의 압록강에 가서 칠진七珍 백보百寶를 수집한 뒤에 한 해에 세 차례에 걸쳐 이 사원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천열天悅 스님과 약속하여 교칠膠漆이 서로 붙듯 금슬을 연주하듯 하면서, 취락聚落에서 널리 구하고 양공良工에게 위임하여, 삼보三寶의 보련寶輦을 새기고 한 곳의 청당請堂을 만들었다. -
008_0360_b_01L流泉嗚咽而已。山之道人。思遠其名者。
008_0360_b_02L奮臂大呼。儘罄所儲。始役於乙酉。訖
008_0360_b_03L功于丁亥。至於陶瓦彰彩之偹。落成什
008_0360_b_04L物之具。皆師之力也。覺楹殂 [32] 庭。鳥革
008_0360_b_05L翬飛。儼然如昔。微斯遠師。誰能繼述
008_0360_b_06L乎。可謂國老之禪魂。更蘇于遠老之神
008_0360_b_07L骨也。夫物之成毁。猶朝之必暮也。不
008_0360_b_08L足驚也。盖靈山所露之妙。所說之法。
008_0360_b_09L貫成毁而巋然獨存。澈凝廢而確焉不
008_0360_b_10L移。不爲牟尼而豊。不爲魔夫而嗇。然
008_0360_b_11L則妙無古今。法無凡聖。古之靈山所說
008_0360_b_12L者。乃今之靈山所說故。古今一理。凡
008_0360_b_13L聖一轍。吾以此望住此堂者。倘終不怠。
008_0360_b_14L則庶幾使淑世之人。得見靈山大法筵
008_0360_b_15L矣。時則順治七年之庚寅秋也。
008_0360_b_16L
008_0360_b_17L桐裡山大興寺新造寶輦及請堂記
008_0360_b_18L有客也。法號天祥也。胸鍾秀氣也。眼
008_0360_b_19L豁眞空也。盂擎片月也。衲作淸霞也。
008_0360_b_20L到此寺也。慨寺物之不偹也。歲値赤馬
008_0360_b_21L也。遠向龍灣鴨江也。採得七珎百寶也。
008_0360_b_22L年三匝而還來此寺也。與天悅爲約也。
008_0360_b_23L如膠投漆也。如皷瑟琴也。旁求聚落也。
008_0360_b_24L倩諸良工也。雕三寶之寶輦也。做一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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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0_c_01L그 형상을 보면 채룡綵龍이 전후에서 호위하는 듯하고, 금봉金鳳이 좌우에서 날아가는 듯하였으며, 기이한 비단을 하늘로 삼고 보배 그물을 장막으로 삼고 있었다. 그리고 대마루를 새기고 기둥에 그림을 그린 아름다움으로 말하면, 그 어느 것도 이보다 더할 수가 없었으니, 근고近古 이래로 일찍이 볼 수 없던 일이었다.아, 우리 두 스님의 차원에서 본다면, 천지를 하나의 당堂으로 삼고, 만물을 하나의 연輦으로 삼을 테니, 이것의 귀천과 화질華質170)을 개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후세에 공을 자랑할 마음을 품었겠는가.그렇긴 하지만 단자檀子의 소원과 사승寺僧의 소회 꼭 이렇게 자세히 밝히지는 않더라도 대략 그 전말을 기록하여 후세에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산이 미려한 것과 절이 청유淸幽한 것은 사람들이 모두 눈으로 보는 바이니,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이 공사를 도운 단나檀那들의 명단을 뒤에 차례로 기록한다.증설甑說대저 시루로 말하면 산중에서만 쓰는 것이 아니고 세상에서도 쓰고 있으니, 소인(細人)이나 어린아이라도 모두 그 쓰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터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설명을 기다릴 것도 없이 각자 알고 있을 것이니, 감히 조목별로 상세히 그 효능을 설명하지 않고, 산중에서 쓰임이 되는 것만 간략히 말하고자 한다.옥 같은 골(玉洞)을 바람이 문지르고 옥 같은 숲을 비가 씻은 뒤에, 시냇물이 금석錦石을 지나가고 샘물이 요천瑤泉에서 퐁퐁 솟아나는 그 옆에서, 청산에 흰 구름 머문 홍수紅樹의 아래에 정단淨壇을 설치하고 도량을 세워, 불천佛天을 제향하고 신령을 공양하며 복을 빌고 화를 막을 즈음에, 만약 이 시루가 없다면 어떻게 그런 일을 행할 수가 있겠는가. 이렇게 본다면 시루의 효능이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루야말로 단신檀信들로서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그릇이라고 하겠다.그리고 이 암자로 말하면, 멀리 청산 백운 속에 있으면서, 도량(道壇)이 밝고 깨끗하여 성현이 이를 만한 곳이라고 하겠다. -
008_0360_c_01L之請堂也。其爲物也。綵龍擁衛於前後
008_0360_c_02L也。金鳳皷翼於左右也。以奇錦爲天也。
008_0360_c_03L以珠網爲帳也。至若雕甍畫棟之美。孰
008_0360_c_04L加於此也。近古以來未甞有也。噫。其
008_0360_c_05L在兩師之分上也。天地一堂也。萬物一
008_0360_c_06L輦也。未甞以此物之貴賤華質爲意也。
008_0360_c_07L况有誇功後世之心也。然檀子之所願
008_0360_c_08L也。寺僧之所懷也。未必俱如此也。略
008_0360_c_09L記其顚末也。以示諸其後也。若夫山之
008_0360_c_10L美麗也。寺之淸幽也。人皆目擊也。不
008_0360_c_11L必覼縷也。因錄檀那芳目秩秩于后。
008_0360_c_12L
008_0360_c_13L甑說
008_0360_c_14L夫甑之爲器用也。非只山中之所用也。
008_0360_c_15L世所有之。雖細人小兒。皆知其爲用也。
008_0360_c_16L不待他人之說而自知。故不敢條陳縷
008_0360_c_17L柝其功。而略擧山中所用而言。若夫玉
008_0360_c_18L洞風磨。瓊林雨洗之後。溪过錦石。井
008_0360_c_19L底瑤泉之畔。靑山白雲。紅樹之下。設
008_0360_c_20L淨壇。立道。 享佛天。供神祗。邀福遣
008_0360_c_21L禍之際。倘無此噐。則疇能成立乎。以
008_0360_c_22L此觀之。甑之爲用也不輕也。凡百檀
008_0360_c_23L信之所可傾心之噐也。此庵也。在靑山
008_0360_c_24L白雲之遙。道壇明淨。聖賢可臻之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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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1_a_01L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로 이 시루가 없어서 이 암자의 큰 결함이 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탄식한 것이 오래되었다. 그런데 지금 한 청신淸信 처사가 어떤 마을에서 찾아와서 이 시루를 주조하여 이 암자의 크게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승려들이 도를 단련하는 장소로 만들려 하고 있으니, 이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몰래 도와준 결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삼가 바라건대, 단신檀信들은 인생이 유한함을 슬피 여기고, 재물이 무상함을 염두에 두어, 수저나 그릇이나 곡식이나 베나 여러 보물들을 의심하지 말고 희사하여 이 시루를 만들게 해 주었으면 한다. 그러면 그 공덕이 바다처럼 넓고 깊어 다함이 없을 것이니, 행여 소홀히 하지 말기 바란다.동화사 번와燔瓦와 조상造像의 기문나의 형체는 비록 젖은 재의 모습과 같다고 해도, 마음은 대지의 무늬와 합치되지 않은 채, 고래가 헤엄치는 깊은 연못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는 상태에 있었다.171) 그래서 망상을 없애려고 은연히 공단空壇에 홀로 앉아 있었는데, 어떤 납승衲僧이 찾아와서 합장을 하기에 우연히 머리를 들고 한번 쳐다보았더니, 귀밑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머리칼이 흰 눈처럼 변한 노스님이었다.비록 눈에 보이는 것만을 눈으로 보고 귀에 들리는 것만을 귀로 듣는 기운은 없다고 하더라도, 그 평온한 마음은 먹줄처럼 곧고 그 변화는 자연을 따르고 있어서, 옛 진인眞人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점이 있었다.172) 내가 대단하게(魁梧) 생각하여 마음속으로 기이하게 여기면서 이름을 물어보았더니, 그가 법홍法弘이라고 대답하고는 다음과 같이 나에게 고하였다.
바닷가(浮槎)에 하나의 도량이 있으니, 옛날 대각大覺 국로國老가 석장錫杖을 세워 놓고 마음을 단련한 곳입니다. 그런데 기층이 퇴락하여 땔감숲으로 변하면서 나무꾼과 목동이 공을 치며 노는 장소가 되었으므로, 이곳을 지나는 사람마다 마음 아파하며 참혹하게 여긴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계세季世(말세, 요즘)에 이르러 운납雲衲 계환戒環 등이 복구할 뜻을 세우고 범궁梵宮을 건립하였으나, 겨우 10여 년 만에 비가 오기만 하면 빗물이 줄줄 새곤 하였으므로, 현묘한 도를 참구參究하는 자들이 -
008_0361_a_01L而固無此噐。甚爲庵中之大缺也。爲人
008_0361_a_02L所嗟者許久。時有淸信處士。自何有
008_0361_a_03L1)卿 [14] 來。欲鑄此噐。以補此菴之大缺。爲
008_0361_a_04L釋客鍊道之所。可謂天陰隲於窅㝠之
008_0361_a_05L中也。伏願檀信。痛浮生之有涯。念珎
008_0361_a_06L財之無常。或匙筯。或哭皿。或斗粟。或
008_0361_a_07L尺布。或諸寶物。勿疑與之。令成此噐。
008_0361_a_08L則其功德海。浩渺汪洋。用之不竭矣。
008_0361_a_09L幸毋忽之。
008_0361_a_10L
008_0361_a_11L桐花寺燔瓦造像記
008_0361_a_12L余形雖濕灰焉。心未合地文。鯢桓而不
008_0361_a_13L震不正 [33] 矣。欲遣妄思。而隱然獨坐空壇。
008_0361_a_14L有一衲。翩然來揖于前。偶然矯首一覕。
008_0361_a_15L則乃霜侵鬂畔雪蒙頭上之老師也。雖
008_0361_a_16L不以目視目。以耳聽耳之氣。而其平也
008_0361_a_17L繩。其變也循。有以古眞人之節。余以
008_0361_a_18L爲魁梧奇之。心固偉之。問其名。則曰
008_0361_a_19L法弘也。告余曰。浮槎之境。有一道塲。
008_0361_a_20L昔大覺國老。卓錫鍊心之所。而基階隤
008_0361_a_21L落。翻作柴林。即爲樵童牧竪毬驚杖奮
008_0361_a_22L之。 凡經過者。傷心慘目久矣。降及
008_0361_a_23L季世。有雲衲戒環等。志欲復古。建諸
008_0361_a_24L梵宮。甫十餘所。而爲雨漏滂沱。夫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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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1_b_01L바로 앉아 공부할 공간이 없었고, 신명에게 기도하는 자들이 손을 비비며 간청할 곳이 없었습니다. 이에 병자년 봄에 제(貧道)가 또 지붕을 덮으려고 인문仁門에 간청하여 약간의 재물을 얻은 다음에 벽와碧瓦를 구워 두세 곳의 전당을 보완해서 공사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해서 범전梵殿이 우뚝 서서 절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로전毘盧殿이 공허하여 구름이 시름겨워하고, 대광명전(大光藏)이 텅 비어 꽃과 나무가 부끄러워하였으므로, 병신년 가을에 제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불상을 만드는 일을 석인碩人이 보면 웃을지도 모른다. 그렇긴 하지만 어린아이가 놀면서 손가락으로 불상을 그리기도 하고, 광부狂夫가 장난삼아 모래로 탑을 쌓기도 하는데, 이 모두가 입도入道하는 씨앗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불상을 만드는 것도 후세 사람들로 하여금 무궁히 외경심을 일으켜서 성불하게 하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하고는, 단자檀子에게 또 간청하여 무상전無相殿에 삼존三尊을 조성해서 천추토록 영원히 진호鎭護하게 하였습니다.
사事가 이理를 포섭하는 것으로 말한다면 그 공功이 크다고 하겠지만, 이理가 사事를 포섭하는 것으로 말한다면 그 덕德이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마치 큰 바다의 작은 물방울이나 태산의 가벼운 터럭과 같은 것으로서, 타인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하기에 부족합니다. 따라서 글을 지어 후세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도 없겠으나, 만약 그렇게 할 경우에는 또 어떤 사람이 이런 일을 했는지 알 수 없게 됨은 물론, 이 일을 계승할 뜻을 일으킬 수 없게 할는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공을 자랑하는 폐단이 없게끔 하려다가, 뒷날 선善을 행하는 군자들이 흥기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는 자포자기하는 일에 해당될 것이니, 바라건대 전말을 대략 기록하여 무궁한 후세에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이상 스님의 말을 듣고는, 내가 “오래도록 침잠해 있다 보니, 붓 끝에 좀이 슬었소. 그러니 어떻게 기記를 짓겠는가.”라고 하였더니, 스님이 강요하기를 “기라는 것은 사실 그대로 쓰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절묘한 말일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하면서 간청해 마지않았다. 그래서 내가 사양하다 못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크고 넓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만물이 흥했다가 쇠하곤 한다.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있는 것은 소씨昭氏가 거문고를 연주함과 같고,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없는 것은 소씨가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음과 같다.173) 그러니 어찌 놀라움과 기쁨의 감정을 -
008_0361_b_01L道叅玄者。無處可其容而匡坐。靳 [34] 祐禱
008_0361_b_02L壽者。無所可其據而磨手。逮丙子之春。
008_0361_b_03L貧道亦欲蓋苫。借仁門。得若干財。什窰
008_0361_b_04L碧瓦。補二三之殿堂。仍而落成。於是。
008_0361_b_05L巋然梵殿。狀若琳宮焉。吁。毘盧殿空。
008_0361_b_06L雲物以之呈愁。大光藏曠。卉木以之含
008_0361_b_07L慚而已。越丙申之秋。貧道乃喟曰。事
008_0361_b_08L相爲務。雖碩人之所哂。然稚子戱而指
008_0361_b_09L畫爲相。狂夫弄而沙集作塔。俱成入道
008_0361_b_10L之萌。則今之雕像。使後肅敬無已。亦
008_0361_b_11L成佛之一端也。於是亦乞檀子。造三尊
008_0361_b_12L於無相。鎭千秋而不泯。以事攝理而言。
008_0361_b_13L則其功大矣。以理攝事而言。則厥德蔑
008_0361_b_14L矣。猶巨海之細滴。若太山之輕毛。不
008_0361_b_15L足以照人眼聽人耳也。故不題示後昆。
008_0361_b_16L則不知何人之做功。而抑不起繼述之
008_0361_b_17L大意。其不逞功之弊。使後之作善君子。
008_0361_b_18L無由興起。自棄自暴者矣。望略錄顚末。
008_0361_b_19L以示無窮。其可乎。余曰沈㝠久矣。蜂管
008_0361_b_20L蠧毛。奈記也何。弘老强之曰。夫記也
008_0361_b_21L者。記其實而已。何必外孫杵臼也。恳
008_0361_b_22L恳不已。余辭不免。即曰堪輿弘莽。物之
008_0361_b_23L隆替。有成有毁。故昭氏之皷琴也。無成
008_0361_b_24L無毁。故昭氏之不皷琴也。豈足以驚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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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1_c_01L마음에 담아 둘 수가 있겠는가. 대저 금불상과 옥기와(玉瓦) 역시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상하 수백 년 동안에 몇 번이나 이루어졌다가 무너지고 무너졌다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옛사람이 “이루어지면 무너지고, 무너지면 이루어진다.”라고 한 것도 바로 이것을 두고 말한 것이다.전단栴檀을 새겨 불상을 만든 경사慶事는 실로 우전국于闐國의 왕이 부처를 사모하여 불상을 만든 데에서 유래하였고, 푸른 기와를 구워 지붕을 덮어 준 상서로운 일은 순舜임금이 하빈河濱에서 도자기를 굽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황금 불상의 영이靈異한 교화와 제도(化度)의 사례는 불경(竺墳)에 전해지고, 옥기와의 수승한 아름다운 인연은 『서경(震誥)』에 실려 있으니, 자세히 서술할 필요가 없다. 그밖에 산이 아름다운 것과 절간이 맑고 그윽한 것과 옥동玉洞의 아름다운 꽃과 구름 모양과 학鶴의 자태와 같은 흥취에 대해서는 후세 작자作者의 필설筆舌을 기다리기로 한다.송광사 하사당下舍堂 중수 권문삼가 생각건대, 관음보살이 들음을 돌이켜 본성에 합치하는 오묘한 감응은 달이 연못 한복판에 지는 것과 같고, 하사下舍의 승려가 봄을 거두어 선정에 드는 진기眞機는 구름이 골짜기 어구에 비낀 것과 같다. 달이 밝음을 토해 어두운 길이 밝아지고, 구름은 그늘을 내어 초췌한 만물이 소생하니, 밝음은 바로 묘명妙明의 신기한 빛(神光)이요 그늘은 바로 덕음德陰의 성스러운 은택(聖澤)이다.일이 다스려지고 어그러짐은 봄과 가을이 교대하는 것과 같고, 만물의 성쇠盛衰는 밤과 낮이 교체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금 전각은 빗발이 들이쳐서 용골龍骨처럼 걸쳐 놓은 들보가 썩어 이끼가 잔뜩 끼고, 마루는 된서리가 내리면서 물고기 비늘처럼 이어진 기와가 깨져 흙이 되었다. 그리하여 산인山人은 혼자서 탄식하고 야객野客은 남몰래 슬퍼하였으며, 절간은 시름겨운 모습을 띠고 산은 참담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이에 영오靈悟라는 자가 마침내 절간을 중건할 뜻을 세웠는데, 그 사람됨을 보면 임천林泉에 흥을 부치고 운수雲水에 몸을 거하며, 조각달 같은 발우를 받들고 가벼운 노을이 물든 납의衲衣를 걸치고 있다. 그런데 이루기 어려운 일을 혼자 떠맡는 것은 마치 눈(雪)으로 우물을 메우려는 것과 같고, 많은 사람의 힘을 모아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것은 마치 바람이 불어 불길이 일어나는 것과 같으므로, 위로 주문珠門을 향해 맥주麥舟174)의 인덕을 간청하는 한편, -
008_0361_c_01L爲懷者哉。夫金相玉瓦。始于古終于今。
008_0361_c_02L上下數百年之內。幾多成而壞壞而成
008_0361_c_03L也。古云其成也毁也。其毁也成也。此之
008_0361_c_04L謂也。其刻栴檀爲相之慶。實賴於闐王
008_0361_c_05L之慕佛。燔碧瓦陰世之祥。必源於舜帝
008_0361_c_06L之陶河。金像之靈異化度。垂於笁墳。玉
008_0361_c_07L瓦之勝功佳緣。載之震誥。不必備述也。
008_0361_c_08L自餘山之佳麗。寺之淸幽。玉洞瑤花。雲
008_0361_c_09L容鶴態之趣。以待後之作者之筆舌爾。
008_0361_c_10L
008_0361_c_11L松廣寺下舍堂重修勸文
008_0361_c_12L切 [35] 以觀音佛。返聞合性之妙應。月落於
008_0361_c_13L潭心。下舍僧。收視入㝎之眞機。雲橫於
008_0361_c_14L谷口。月吐明而昏衢大朗。雲產陰而悴
008_0361_c_15L物頓蘇。明乃妙明之神光。陰是德陰之
008_0361_c_16L聖澤。其乃事之治亂。若春秋之迭遷。
008_0361_c_17L物之盛衰。猶夜朝之相替。故今殿病雨
008_0361_c_18L脚。龍骨掛樑。杇爲苔根。堂㥘霜威。魚
008_0361_c_19L鱗緝瓦。碎爲土末。山人暗嘆。野客潜
008_0361_c_20L悲。寺帶愁容。山開慘目。這有靈悟厥
008_0361_c_21L號者。遂發招提重新志焉。爲人寄興林
008_0361_c_22L泉。棲身雲水。盂擎片月。袖盈輕霞。謇
008_0361_c_23L獨任難成。欲塡井而擔雪。苟衆力易就。
008_0361_c_24L擬吹火而因風。仰告珠門麥舟之仁。俯
008_0361_c_25L「卿」與「鄕」通{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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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2_a_01L아래로 금전金殿의 화당華堂 노인에게 도움을 바라게 되었다.아, 화살이 날아가는 듯한 세월 속에 업은 땅처럼 영구하고 하늘처럼 영원한데, 물거품이 모인 듯한 육신의 운명은 물처럼 흘러가고 번개처럼 신속하다. 그러므로 황금이나 옷감이나 모두 몸 밖의 연기와 구름에 지나지 않고, 곡식이나 금전이나 모두 꿈속의 뱀에 불과할 뿐이니, 몸을 빠뜨리는 미끼를 보시하여, 하늘에 오르는 싹을 심기 바란다.송광사 화엄전의 동서 협실과 정문의 권문삼가 듣건대, 화엄華嚴이 교승敎乘을 통합하는 것은 바다가 온 시냇물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고, 송광사가 선 도량의 으뜸이 되는 것은 난초가 온갖 풀 속에서 향기로운 것과 비슷하니, 송광사가 그래서 일국의 명찰名刹이 되고 『화엄경』이 그래서 삼세三世의 웅전雄詮이 된다고 하였다. 웅전의 묘문妙文을 가지고 명찰의 승지勝地를 진호鎭護하여, 웅전과 명찰이 서로 합해지니 이는 가을 달을 담은 얼음 항아리와 같다고 할 것이요, 묘문과 승지가 서로 어울리니 이는 아침 해를 머금은 옥거울과 같다고 할 것이다.그런데 다만 보배를 비장한 전각이 하나 있을 뿐, 종을 울릴 양쪽 행랑이 없으니, 이를 비유하자면 두 손을 잃어버린 한漢나라 임금과 같고, 독부獨夫인 은殷나라 군주와 같다고 하겠다. 그래서 용 수염과 호랑이 머리 같은 자가 틈을 살펴보며 엄숙히 할 보배로운 곳(寶坊 : 절)이 없음을 한탄했고, 큰 눈썹과 학의 풍모를 지닌 이가 눈을 흘깃거리며 함께 받들 뛰어난 곳(勝地)이 없음을 탄식하니, 청산은 입을 다물고 온 시냇물은 울부짖었다.그러다가 무신년(黃猿)의 단풍 든 가을날에 춘선春善이라고 하는 눈썹 하얀 길손이 말하기를 “천지는 하나의 말(馬)과 같고,175) 허깨비 몸은 아침 이슬과 같다. 백세百歲의 광음도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사라지는 버섯의 뜨내기 목숨과 같으니, 일세一世에 몸을 수고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백 년 뒤에까지 이름을 남기겠는가.”라고 하고는, 양쪽 행랑을 큰 건물에 세워 향화香火 올리는 자리를 보완하고, 정면에 누각 하나를 세워 종범鍾梵의 제단을 갖추려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법궁法宮이 완전하게 될 뿐만이 아니라, 불사佛事도 결함이 없게 될 것이었다.그러나 삼생三生의 운명이 기박한 일개 한미한 몸이라서, 주머니에는 반전半錢이 없고 손에는 한 치의 실오라기도 없었다. -
008_0362_a_01L䘏金殿華堂之老。嗟呼。飛矢光景。業
008_0362_a_02L地久而天長。聚漚形骸。命川流而電迅。
008_0362_a_03L是故或金或帛。盡是身外之烟雲。曰糓
008_0362_a_04L曰錢。俱爲夢裡之蛇虺。施陷身之芳餌。
008_0362_a_05L樹超天之勝萌。
008_0362_a_06L
008_0362_a_07L松廣寺華嚴殿東西挾室與正門勸
008_0362_a_08L文
008_0362_a_09L竊聞華嚴之統敎乘。等海內百川。松社
008_0362_a_10L之甲禪。 似蘭芳萬卉。寺以之一國名
008_0362_a_11L刹。經以之三世雄詮。以雄詮妙文。鎭
008_0362_a_12L名刹勝地。雄詮名刹互合。貯秋月之氷
008_0362_a_13L壺。妙文勝地相宜。含杲日之玉鏡。然
008_0362_a_14L而但一閣而秘寶。闕兩廡之鳴鍾。譬如
008_0362_a_15L失兩手之漢王。爲獨夫之殷主。龍髯虎
008_0362_a_16L頭。窺闖恨無肅敬之寶坊。厖眉鶴貌。
008_0362_a_17L睥睨歎乏共豕 [36] 之勝地。靑山默默。白
008_0362_a_18L水喧喧。逮黃猿之赤葉秋。號春善之白
008_0362_a_19L眉客。乃謂曰。一馬天地。曉露幻軀。百
008_0362_a_20L齡光陰。朝菌浮命。倘不勞身一世。誰
008_0362_a_21L曰留名百年。志欲建兩廡於仿 [37] 觀。以輔
008_0362_a_22L香火之席。竪一樓於正面。以偹鍾梵之
008_0362_a_23L壇。非只法宮有全。抑亦佛事無缺。然
008_0362_a_24L三生薄命。一介寒身。囊乏半錢。手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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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2_b_01L그래서 혼자의 힘으로는 성취하기 어렵고 사람들의 손을 빌려야만 쉽게 이룰 수 있겠기에, 외람됨을 무릅쓰고 인덕을 간청하게 되었다. 재물을 희사喜捨하는 것이야말로 여러 현인들이 덕에 들어가는 문(規門)이라고 할 것이요, 자비를 베푸는 것이야말로 여러 성인이 대중을 구제하는 손(神手)이라고 할 것이다. 선을 행함은 나에게 있으니 나의 마음의 선권善權을 일으켜야 하고, 선을 권함은 남의 입을 통해서이니 남의 말을 듣고서 잘 결정해야 한다. 거울은 모모嫫母176)가 비추어서 추한 것이지 본디 거울의 흠이 아니요, 옥돌은 석수장이의 손을 거쳐서 빛이 나는 것이지 본디 옥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아, 아침에 황금을 허리에 차고 백옥을 머리에 이고서 벽당碧堂에서 노닐다가, 저녁에는 관棺 속에 몸을 눕히고 얼굴을 천으로 가린 채 저승으로 끌려간다. 그러면 많은 재산도 번갯불처럼 사라지고 오복五福도 등불이 꺼지듯 할 것이니, 경사스런 인연에 나아가지 않으면 반드시 지옥(幽趣)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화를 바꿔 복으로 만드는 것이야 반드시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할지라도, 선인에게 복을 내리고 악인에게 화를 내리는 것은 참으로 하늘의 거울에 달려 있는 것이다.조불造佛 권문금선金仙인 각황覺皇(부처님)께서는 하늘에 올라가 어버이를 위해서 묘법을 설하였고, 철륜鐵輪인 우전국于闐國의 왕은 부처를 사모하여 전단栴檀의 불상을 깎아서 정성을 바쳤다. 그로부터 금으로 주조하기도 하고 옥을 쪼기도 하고 돌에 새기기도 하고 진흙으로 빚기도 하였다. 이에 상서로운 상호가 단엄端嚴하게 별 속의 둥근 달처럼 교교히 빛나고, 금빛 신상이 혁혁하게 해상海上의 고봉孤峰처럼 높이 서 있게 되었다. 이를 유추해서 말한다면, 불상을 설치하는 것도 본디 유래가 있다고 하겠다.이 암자로 말하면, 바람도끼 달도끼로 소나무 숲을 찍어 내어 골짜기를 파고 바위에 얹어서 만든 보배로운 곳(寶室)이다. 앞에는 만 리의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발해浡海를 굽어보고, 뒤에는 천 겹의 푸른 병풍이 솟아 있는 봉우리를 안고 있다. 풍경風磬 소리가 서로 화답하는 음향이 천태天台의 정상까지 이어지는가 하면, 종범鍾梵이 서로 호응하는 소리가 월곶月串의 물가까지 횡단한다. 아, 신령스러운 불상이 없는 것은 왕실에 왕통王統이 끊어진 것과 같으니, 스님(玄衲)은 어디에 마음을 둘 것이며, -
008_0362_b_01L寸縷。旣片力而難就。須衆手而易成。
008_0362_b_02L不媿猥蒙。仰告仁閥。曰喜曰舍。是衆
008_0362_b_03L賢入德之䂓門。云玆 [38] 云悲。乃詣 [39] 聖濟衆
008_0362_b_04L人之神手。行善在我。起我心之善權。
008_0362_b_05L勸善由人。聽人言而善決。鑑因嫫母而
008_0362_b_06L醜。本非鑑之痕。 由工人而光。本非
008_0362_b_07L之美。噫。朝爲腰金頂玉。翺翔乎碧
008_0362_b_08L堂。夕爲身棺首幎。游濃於㝠室。万富
008_0362_b_09L電閃。五福灯殘。曰不就其慶緣。羌必
008_0362_b_10L墜於幽趣。轉咎爲福。雖必係於人心。
008_0362_b_11L襃善禍淫。乃固懸於天鑑。
008_0362_b_12L
008_0362_b_13L造佛勸文
008_0362_b_14L金仚覺皇之昇天。爲聖善而談妙。鐵輪
008_0362_b_15L塡王之慕佛。刻旃檀而效誠。自爾或鑄
008_0362_b_16L之以金。或雕之以玉。或刻之以石。或
008_0362_b_17L塑之以泥。於是瑞相端嚴。皎皎星中之
008_0362_b_18L圓月。金身顯煥。嵬嵬海上之孤峯。跡
008_0362_b_19L此推而言之。設像有自來矣。玆庵也。
008_0362_b_20L斫松杉於風1)斥 [15] 月斧。啓寶室於鑿谷架
008_0362_b_21L岩。前臨浡海之澄澄碧浪萬里。後擁層
008_0362_b_22L巒之矗矗翠屏千重。風磬相和。響窮天
008_0362_b_23L台之頂。鍾梵相應。聲斷月串之濱。吁。
008_0362_b_24L闕佛像之有靈。似王室之絕統。玄衲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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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2_c_01L일반 신도들(黔首)은 어디에 복을 빌 것인가. 큰 신령(巨靈)이 슬픔에 잠기고 부자 땅의 지신(富媼)도 침울해 하였다.이에 불사를 이루려고 앞장선 자가 있으니, 그 스님의 법호는 초화楚和이다. 이理의 측면에서 본래 수승한 점으로 말한다면 피리를 불어서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으나, 사事의 측면에서 실제로 행하는 점으로 말한다면 칼끝의 구멍을 불어서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177) 비록 그렇긴 해도 실제의 이理에서는 하나의 티끌도 받지 않았지만, 구화漚和(방편)의 사事에서는 하나의 법法도 버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만덕존萬德尊과 백복상百福相 등 용법容法의 기구는 대중의 힘으로 일단 성취했지만, 칠종보七種寶와 오반향五般香 등 장복藏腹의 진보珍寶야 어떻게 혼자 떠맡아서 해낼 수가 있겠는가.아, 뜻은 비록 구만 리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대붕大鵬처럼 절실하지만, 현실은 노래기에게 황하를 치달리게 하는 것과 같은 점이 있으며, 역량은 일천 강의 물을 바가지로 퍼서 재는 것과 같고, 형세는 모기에게 태산을 짊어지게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화의 장애를 복의 인연으로 변하게 하는 인리仁里에 널리 고하여, 하늘 길에 오르고 성역에 들어가는 문을 활짝 열게 하는 바이니, 백호白毫 만월滿月의 멋진 얼굴을 마치 호색好色을 좋아하듯 할 것이요, 흑업黑業 잔연殘煙의 더러운 물건을 마치 악취를 싫어하듯 할 것이다. 향화香火의 멋진 인연을 맺는 것이 오늘날 눈을 크게 뜨게 하는 신령한 의원의 금비金鎞178)가 되지 않을 줄 어떻게 알겠으며, 상서로운 오묘한 인연을 짓는 것이 후세에 대방大方의 바른 길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 줄 어떻게 알겠는가. 삼가 축원하노니, 대사大事를 거듭 생각해서 이 글을 보고 적극 동참해 주기 바란다.선림禪林의 명복을 추도하는 계목契目 병인幷引세상의 효자孝子와 순손順孫들은 오직 생전에 맛좋은 음식을 올릴 줄만 알 뿐, 사후에 명복을 빌 줄은 알지 못하니, 이는 부모를 위하는 마음이 극진하지 못하고, 사부師傅를 위하는 정성이 지극하지 못해서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그 근본이 끊어져서 지엽枝葉이 일찍 상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지금 계契를 만든 비구 40여 명은 지독舐犢의 은혜179)를 잊지 않고서, 생전에 맛좋은 음식을 올려 제대로 봉양함은 물론이요, 사후에도 만세토록 명복을 빌려고 하고 있다. -
008_0362_c_01L心何所。黔首薦福奚方。巨靈慘悲。富
008_0362_c_02L媼瑟縮。謇佛事齊按者曰。法號椘和
008_0362_c_03L師。以理自勝。尙可以吹管者之嗃也。以
008_0362_c_04L事爲業。胡不若吹釼者之吷焉。雖然實
008_0362_c_05L際之理。不受一塵。漚和之事。不舍一
008_0362_c_06L法。萬德尊百福相。容法之具。旣衆力
008_0362_c_07L以偕成。七種寶五般香。藏腹之珎。奚
008_0362_c_08L獨任以能得。嗚呼。志雖切鵬搏萬里。
008_0362_c_09L事有同於命蚷馳河。力乃綿蠡測千江。
008_0362_c_10L勢無異於使蛟 [40] 負岳。普告轉禍障。爲福
008_0362_c_11L緣之仁里。便啓登天路。入聖域之權扄。
008_0362_c_12L好好色白毫滿月之奇容。惡惡臭黑業
008_0362_c_13L殘烟之穢物。庸詎知結香火之勝事。非
008_0362_c_14L此日開大目之神錍 [41] 。奚以知做禎祥之
008_0362_c_15L妙因。非後世入大方之正路乎。伏祝三
008_0362_c_16L思大事。五花斯文。
008_0362_c_17L
008_0362_c_18L禪林追㝠福契目并引
008_0362_c_19L世之孝子順孫。唯能目前甘旨。未能死
008_0362_c_20L後追薦。其爲父母之心未圓。而爲師傳
008_0362_c_21L之誠未至也。是以殄閼其根本。而夭傷
008_0362_c_22L其枝葉者頗多。今之作契比丘四十餘
008_0362_c_23L指。不忘䑛犢之恩。非但目前甘旨。奉
008_0362_c_24L養於一時。亦欲薦席。㝠路萬世。其俱
008_0362_c_25L「斥」疑「斤」{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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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3_a_01L그리하여 생전이나 사후나 부모와 사부의 은의恩義를 모두 보답하니, 그 효성이 극진하고 그 정성이 지극하다고 말할 만하다. 이는 고유의 성품이 우러나와서 그런 것인가, 숙세宿世의 훈습薰習을 거쳐서 그런 것인가.내면이 성실하면 외면으로 드러나는 법이니, 외면에 드러난 것은 실로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불승佛乘의 명험明驗에 귀의하여 그 심지心地를 비추고, 부모와 사부의 명복을 빌어 그 이륜彛倫180)을 닦으려 하니, 은의恩義가 모두 클 뿐더러, 줄기와 잎이 모두 번성할 것이다. 부자父子와 사자師資의 직분에 있어 죽어도 유감이 없을 것이니, 아, 아름다운 일이라고 하겠다.유계遺誡만약 내가 죽은 뒤에 내 몸을 불태워 없애려고 하는 자가 있다면 나와 백대百代의 원수가 될 것이다. 삼가 바라건대, 나의 이 작은 소망을 가엾게 여겨서 물가나 숲속에 놔두어 까마귀나 매가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하라. 그러면 잘 보시한 그 공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여러 선붕禪朋들은 괴이하게 여기지 말고 나의 심정을 잘 살펴서 다비茶毗를 하지 말기를 정말 바라마지 않는다.조계산 병객病客 현변懸辯.옛사람이 “몸을 던져 굶주린 범을 걱정하고, 살을 베어 배고픈 매를 구제한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어찌 공연히 했겠는가. 나도 이를 본받고자 하니, 삼가 바라건대 여러 벗들은 꼭 이 말대로 해 주기 바란다.천개산 상원암기금릉현金陵縣(전남 강진)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뭇 봉우리들이 높이 치솟아 하늘을 찌르니, 이것이 바로 천개산天蓋山이다. 그리고 봉우리와 골짜기가 함께 휘도는 곳에 하나의 사찰(紺殿)이 구름 위로 뛰어올랐으니, 이곳이 바로 상원암上院菴이다.이 암자를 세운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산의 승려인 쌍오雙悟이다. 백룡白龍(경진년) 가을에 그의 스승 대수大綏를 위해 승지勝地를 가려서 여기에 우뚝 보장寶場을 세웠다. 이름을 지은 자는 누구인가. 대수 스님 자신이다. 그의 신족神足 두세 사람과 함께 소요하며 조망하다가, 붉은 누각, 금빛 사찰과 -
008_0363_a_01L報存亡父母師傅之恩義焉。則可謂孝
008_0363_a_02L之圓而誠之至也。承固有之性而然歟。
008_0363_a_03L因宿熏而然歟。誠於中者。現於外。見
008_0363_a_04L於外者。實生於心。故歸向佛乘明驗。
008_0363_a_05L以鏡其心地。追薦父母師傅。以脩其彛
008_0363_a_06L倫。恩義並大。幹葉俱繁。其於父子師資
008_0363_a_07L之職分。死無餘感。鳴呼韙哉。
008_0363_a_08L
008_0363_a_09L遺誡
008_0363_a_10L若我死後。欲爲燒散者。與我百代之寃
008_0363_a_11L也。伏望憐我小懷。置之水邊林下。使
008_0363_a_12L烏恣食。則其善施之功。烏可言哉。
008_0363_a_13L伏祝諸大禪朋。勿以爲恠。垂䘏鄙情。不
008_0363_a_14L爲茶毗。大望大望 。曺溪山病客懸辯。
008_0363_a_15L古人云。投身憂虎餓。割肉濟鷹飢之言。
008_0363_a_16L豈徒然哉。吾亦效之。伏願諸友。信之。
008_0363_a_17L信之。
008_0363_a_18L
008_0363_a_19L天盖山上院菴記
008_0363_a_20L金陵縣也。南望。則群峭崷崪。而摩天者。
008_0363_a_21L天盖山也。峯迴谷轉。紺殿騰其雲上者。
008_0363_a_22L上院庵也。卓庵者誰。山之僧雙悟也。
008_0363_a_23L歲在白龍之秋。爲其師大綏。銓選靈區。
008_0363_a_24L蔚爲寶也。名之者誰。大綏師自謂也。
008_0363_a_25L與其神足二三子。逗留瞻眺。則朱樓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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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3_b_01L흰 물, 푸른 산이 아득히 눈 아래에 줄지어 있는 것을 보고는, 상원上院이라고 편액을 내걸었다.이 암자는 문에서는 봉도蓬島가 마주 보이고, 창에서는 귤주橘洲가 내려다보이며, 향기로운 바람이 때때로 불어오고, 밝은 달이 저절로 찾아온다. 부처님께 공양하는 동발銅鈸이 울리는가 하면, 공양하는 승려들의 보발寶鉢이 펼쳐지고, 옥실玉室에 들면 추위를 막을 수 있고, 금헌金軒에 나서면 더위를 없앨 수 있다. 매화를 감상하노라면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솔을 보노라면 이슬방울이 몸에 듣는다. 선등禪燈이 켜지고 법고法鼓가 울리면, 주지 스님(主師)이 선기禪機에 임하며 불경(貝葉)을 전독轉讀하는 시간이다.그러므로 이곳에 들어와 거하는 자들은 모두 즐거워하며 만족스럽게 여기면서, 비루한 생각의 싹이 속진俗塵 밖으로 은연중에 사라지고, 진솔한 흥취가 입정入定 중에 남몰래 일어난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같은 종류의 일을 유추해서 확대 적용한다.”181)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이런 즐거움을 두고 말한 것이 아니겠는가. 정말 한가함 속의 불계佛界요, 고요함 속의 선도仙都라고 말할 만하다.아, 뒷날 여기에 거하는 자가 이 낙을 즐겨 낙으로 삼으면서 낙 밖의 참된 낙을 즐기려 한다면, 이 낙을 버리고서 어떻게 즐기겠는가. 또 다음과 같이 시를 지어 본다.중암中岩의 달빛 속에 외로운 원숭이 울어 대고
한밤중 등불 아래 들 나그네 읊조리네
이 정경 이 시기에 누가 뜻을 얻었는지
머리 돌려 이곳 사는 스님에게 물어보고 싶네솥을 주조하면서 권선하는 글지금 선불장選佛場182)이 크게 열려서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솥이 망가져서 밥과 죽을 공양할 수가 없으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솥 적다 솥 적다’ 하는 소리를 소쩍새(春禽)에게 분부하였더니, 소쩍새가 자꾸만 중에게 울어 대는구나. 곧장 솥을 주조하고 싶으나, 약한 수레에 짐은 무겁고, 두레박줄은 짧은데 우물은 깊기만 해서, 널리 단문檀門에게 고하노니, 이 글을 보고서 부디 동참해 주기 바란다.선암사 지장地藏과 시왕十王 등의 상相에 대한 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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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3_b_01L刹。白水靑岑。杳列於目下。乃以上院
008_0363_b_02L爲額也。其爲庵也。門對蓬島也。而窓
008_0363_b_03L落橘洲也。香風時來也。皓月自至也。
008_0363_b_04L若夫供佛而銅鈸鳴也。飯僧而寶鉢開
008_0363_b_05L也。入玉室則可禦寒也。出金軒則可銷
008_0363_b_06L暑也。賞梅而香觸鼻也。看松而露滴身
008_0363_b_07L也。至若禪燈明。而法皷動者。主師臨
008_0363_b_08L機轉具葉之時也。由是凡托足容膝者。
008_0363_b_09L莫不忻忻如也。皥皥如也。鄙萌暗鑠於
008_0363_b_10L塵外也。素趣潜生於㝎中也。古曰觸類
008_0363_b_11L而長智 [42] 也。盍曰此樂也。可謂閑中佛界
008_0363_b_12L也。靜裡仙都也。吁。後之居此者。樂此
008_0363_b_13L樂而爲樂。以樂乎樂外之眞樂。則捨此
008_0363_b_14L樂而奚樂也。又從而詩曰。孤猿呌落中
008_0363_b_15L岩月。野客吟殘半夜燈。此景此時誰得
008_0363_b_16L意。回頭欲向問居僧。
008_0363_b_17L
008_0363_b_18L鑄鼎勸文
008_0363_b_19L今夫選佛場之大開。六合輻輳而鼐鼒
008_0363_b_20L漏缺。饘粥之供。吾末如之何。鼎小鼎小
008_0363_b_21L之聲。使以分付春禽。春禽遆以鳴僧也。
008_0363_b_22L即欲改鑄。而弱轅載重。短綆汲深。普
008_0363_b_23L告檀門。請暑 [43] 斯文。
008_0363_b_24L
008_0363_b_25L仙嚴寺地藏與十王等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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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3_c_01L묘체妙體는 무형無形이요 진신眞身은 비상非相이니, 누가 무형의 형形과 비상의 상相을 알 것인가. 대저 지장地藏과 시왕十王으로 말하면, 무형의 형을 나타낸 것이 바다 위에 우뚝 선 고봉孤峰과 같고, 비상의 상을 운용한 것이 별들 속에 교교히 비치는 둥근 달과 같다고 할 것이다.밝은 구슬을 쥐고 황금 석장을 떨쳐 고해苦海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고, 옥 면류관을 쓰고 보배 거울을 걸어 놓고서 시비를 분변하니, 여기에 의지하는 자가 무슨 명복冥福인들 얻지 못할 것이며, 무슨 명죄冥罪인들 없애지 못할 것인가. 은택을 베풀어 교화하는 그 은혜가 이와 같이 잊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그 성대한 덕과 지극히 엄한 면모를 사람들이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니, 이를 사모하며 그리워하는 것이 어버이나 하늘과 같을 뿐만이 아니다.청원靑猿(갑신년)의 봄날에 탄해坦海라고 하는 산승山僧이 지장과 시왕을 다른 사람들이 사모하는 이상으로 앙모하면서, 그 은택을 입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치 자기가 구렁 속으로 밀어 넣은 것처럼 여겼으니, 이는 남과 함께 선을 나누어 갖는 자라고 하겠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 앞장서서 한번 부르짖자, 해내海內의 사람들이 크게 안색을 바꾸고 메아리보다 빠르게 호응하며 명복을 닦으려고 각자 재물과 곡식을 내어 공동으로 대사를 이루었으니, 이것이 바로 앞에서 길을 인도하자 뒤에서 그림자처럼 따른다고 하는 것이겠다. 아, 일 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조각하여 상像을 만들고 소목昭穆의 차서183)대로 배열하여 낙성落成을 하였으니, 아, 이렇게 해서 엄연히 하나의 명부전冥府殿이 별도로 이루어지게 되었다.지금 조성한 상像은 무상無相의 상相인가, 아니면 역시 유상有相의 상相인가. 여기에 드러낸 색色은 유색有色의 색인가, 아니면 무색無色의 색인가. 내가 단언할 수는 없으나, 무상이라고 말하는 자도 잘못이요, 유상이라고 말하는 자도 잘못이며, 상相과 비상非相 모두 잘못이라고 말하는 자도 잘못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옳을 것인가. 참으로 상相과 비상非相을 모두 잊고, 모두 잊은 그것까지도 잊은 상태에서, 묘체妙體에 부합되도록 할 수 있다면, -
008_0363_c_01L越若妙體無形。眞身非相。孰知夫無形
008_0363_c_02L之形。非相之相哉。夫維地藏與十王者。
008_0363_c_03L則現無形之形。巍巍乎海上之孤峰。運
008_0363_c_04L非相之相。皎皎乎星中之圓月。握明珠
008_0363_c_05L振金錫。而濟苦濟淪。冠玉琉懸寶鏡。
008_0363_c_06L而辨是辨非。故依之者。何冥福不得。
008_0363_c_07L何冥罪不除。其施澤於化者。有如斯難
008_0363_c_08L忘故。盛德至嚴。人之不能忘也。思之
008_0363_c_09L匹之。不啻如父如天而已。歲在靑猿之
008_0363_c_10L春。爰有山釋坦海其號者。仰之藏王。
008_0363_c_11L不但如人之慕也。人之有不被聖王之
008_0363_c_12L澤者。若己推而納諸溝中。是與人爲善
008_0363_c_13L者也。於是建號一呼。凡海內之人。變
008_0363_c_14L於時雍 。於響應。擬脩冥福。各出財
008_0363_c_15L糓。共成大事。是所謂爲倡於先。而影
008_0363_c_16L從於後也。於戱。不一年之間。雕而像
008_0363_c_17L之。昭而穆之。落之成之。吁。儼然別有。
008_0363_c_18L一㝠天也。今夫所造之像。無相之相
008_0363_c_19L歟。抑亦有相之相歟。所著之色。有色
008_0363_c_20L之色歟。抑亦非色之色歟。吾不稱斷也。
008_0363_c_21L善言無相者。非也。善言有相者。非也。
008_0363_c_22L善言相與非相。俱非也者。亦非也。然則
008_0363_c_23L如之何其可也。苟能相與非相。俱忘而
008_0363_c_24L俱忘亦忘。以合乎妙體。則眞地藏。眞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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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4_a_01L지장과 시왕의 참된 면목이 흔연히 예전과 변함없이 바람결에 나투게 될 것이니, 처음에 말한 무형無形의 형形과 비상非相의 상相이 되는 것을 어찌 의심하겠는가. 이어 단나檀那의 명목을 뒤에 가지런히 기록하는 바이다.선암사 능인전 중창 권문공자가 말하기를 “선을 보거든 미처 못할 것처럼 서둘러 하고, 선하지 못한 것을 보거든 끓는 물을 더듬은 것처럼 빨리 손을 떼어야 한다.”184)라고 하였다. 가령 공자가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만약 공자라는 자가 출중한 발군의 인물로서 다스림의 본질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천하 후세에 사람의 몸을 얻은 자들로서는 그를 귀의할 대상으로 여기고 그의 말을 지선至善에 이르는 말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니, 이 말을 듣고서 어찌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무릇 하늘과 땅 사이에 선을 행하는 길이 하나가 아니지만, 부처의 몸을 덮어 보호하는 공이야말로 그 중에서도 으뜸을 차지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옛날에 어떤 사람이 해진 삿갓 하나를 가지고 부처의 몸을 덮어 준 결과, 금세 보위寶位에 오르고 각안覺岸에 이르렀으니, 그 공과功果의 지극함이 어떻다고 하겠는가.지금 여기에 주조된 불상은 바로 금선대각왕金仙大覺王의 존상尊相인데, 얼마나 세월이 흘렀는지는 나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르겠고, 누구의 손에 의해 주조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이 기도를 하면 왕왕 효험이 있으니 참 부처님(眞佛)이라고 이를 만하다. 그런데 법당이 퇴락한 나머지 위에서 빗물이 새어 아래가 축축하니, 대각왕大覺王의 공덕신功德身이 머물 만한 곳이 결코 아니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탄식하며 눈물을 흘린 것이 거의 수십 년이나 되었다.그러다가 창계蒼鷄(을유년)의 가을에 구담瞿曇의 제자 중에 어떤 이름을 지닌 자가 어딘가에서 와서 이곳에 석장을 쉬며 몇 년을 보내다가 탄식하여 말하기를 “금관金棺에서 빛을 발한 뒤로 2천여 년이 지나는 동안 석인碩人 군자가 그 도를 사랑하고 그 덕을 사모한 나머지, 상像을 주조하여 지금까지 끝없이 공경하고 있으니, -
008_0364_a_01L王之面目。欣然依舊。咲風端矣。向之
008_0364_a_02L所謂無形之形。非相之相。豈其疑哉。
008_0364_a_03L仍緝檀郍名目。秩秩于后。
008_0364_a_04L
008_0364_a_05L仙岩寺能仁殿重剏勸文
008_0364_a_06L仲尼曰。見善如不及。見不善如探湯。
008_0364_a_07L使仲尼愚人也則可。若仲尼者。拔萃出
008_0364_a_08L類而善知治體也。爲天下後世得人身
008_0364_a_09L者。知有所歸。而在止於至善之言也。
008_0364_a_10L是豈可不爲動心哉。凡天地之間。作善
008_0364_a_11L之路非一。而盖覆護佛身之功。尤爲巨
008_0364_a_12L擘焉。故昔有人。以一破笠。遮護佛體。
008_0364_a_13L而驟登寶位。當超覺岸。其功其果之至
008_0364_a_14L極。爲如何哉。今此鑄像。乃金仙大覺
008_0364_a_15L王之尊相也。世久年深。予亦厥如也。
008_0364_a_16L不知權輿於何代之年月。而抑不知何
008_0364_a_17L人之所鑄也。然而人有祈禱。徃徃有驗。
008_0364_a_18L可謂眞佛也。吁。屋宇摧頹。上漏下濕。
008_0364_a_19L殆非大覺王功德身之所宜居也。凡經
008_0364_a_20L過者。莫不爲之嗟涕。幾至數紀而已。
008_0364_a_21L逮蒼鷄之秋。瞿曇之役有其名者。來
008_0364_a_22L自無何。憇錫于玆。有年矣。乃喟曰。自
008_0364_a_23L金棺顯耀而後。二千餘載。有碩人君子。
008_0364_a_24L愛其道慕其德。故鑄而像之。于今肅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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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4_b_01L대성大聖이 아니면 이렇게 할 수가 있겠는가. 그 덕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사무쳤으니, 사람들로 하여금 이처럼 사모하게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 전각을 중건할 큰 뜻을 발하고는, 불면佛面에 이끼가 끼지 않게 하고 승두僧頭에 티끌이 얽히지 않게 하여 길이 영예롭게 하려 하니, 사람들과 선행을 함께 나누어 가지려는 자라고 하겠다.황제黃帝가 말하기를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반드시 볕에 쪼여 말려야 하고, 칼을 손에 쥐었을 때 반드시 베어야 한다.”185)라고 하였다. 지금 선도善道를 온전히 하려 한다면 이때가 바로 그때이다. 이때를 놓치면 안 될 것이니,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모쪼록 여러 군자들은 깊이 생각하여 소홀히 하지 말기를 바란다. 옛날 공손씨公孫氏가 칼춤을 잘 추었는데 서법書法을 익히는 자가 이것을 보고서 신神의 경지에 들어갔고,186) 포정씨庖丁氏가 소를 잘 잡았는데 양생養生하는 자가 이것을 보고서 오묘한 비결을 터득하였으니,187) 사물 사이에는 이처럼 서로 감응하게 하는 도리가 있는 것이다.지금 여러 단나檀那의 문 앞에 나아가서 불씨를 빌려 주기를 청하노니, 여러분이 성인의 말씀에 감응하여 흥기해 주셨으면 한다. 그러면 여러분이 바로 군자가 되고 덕을 숭상하는 사람이 될 것이니, 그 인과 그 의가 결코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증삼曾參·염우冉牛·민자건閔子騫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절구絶句 한 수를 지어 축원하는 바이다.봉각鳳閣엔 천추의 달이 비치고
용루龍樓엔 만세의 바람이 불 것이니
학가鶴駕의 여러 궁전들이여
수성壽星처럼 그 운세 무궁하리라.선암사 고법당 중창 유선시(諭善詩)傳聞此寺全盛時 듣건대 이 사원의 전성기에는
寺前萬物生顔色 절 앞의 만물이 생색났었다오
經始何年何代中 어느 시대 어느 해에 경영했던가
新羅大覺初憇錫 신라의 대각 국사가 처음 석장을 세웠다오
地靈處處沙羅樹 땅이 신령스러워서 곳곳에 사라수요
山寶巖巖崑丘玉 산이 보배라 바위마다 곤륜산 옥이라네
碧瓦朱甍欝叅差 들쭉날쭉 보이는 푸른 기와 붉은 대마루
日亂千巖散紅綠 바위에 햇빛 반사되어 흩어지는 홍색 녹색
粉墻丹柱光照耀 단청한 담장과 기둥 화려하게 빛나고
石磬金鍾聲振壑 석경과 금종 소리 골짜기에 퍼졌다오
物必有遷時有數 만물은 운수 따라 변화하는 법
欝欝叢林赴回彔 성대한 총림이 화마火魔에 휩싸이자
靑山默默露愁顔 푸른 산은 말없이 수심에 잠기고
白水喧喧送哀哭 흰 강물은 슬피 울며 흘러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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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4_b_01L無已。非大聖而能若此乎。其德之入人
008_0364_b_02L之深。而令人之慕有如是宜哉。於是遂
008_0364_b_03L發大意。重葺此殿。欲使後世。無苔封
008_0364_b_04L佛面。塵縛僧頭。以永終譽。可謂與人
008_0364_b_05L爲善者與。黃帝曰。日中必熭。 [44] 操仞 [45] 必
008_0364_b_06L割。今令善道全安。此時爲然。時乎時
008_0364_b_07L乎。時不再來。願諸君子。孰圖之。幸毋
008_0364_b_08L忽之。昔公孫氏。善舞釼而學書者得之。
008_0364_b_09L乃入於神。庖丁氏。善操刀而養生者得
008_0364_b_10L之。乃極其妙。物有相感。事有遆可。今
008_0364_b_11L請乞火於諸檀門下。因感聖言。而興起
008_0364_b_12L焉。則君子哉若人。尙德哉若人。之仁之
008_0364_b_13L義。應不下顏曾冉閔之儔矣。乃爲短絕
008_0364_b_14L祝。鳳閣千秋月。龍樓萬歲風。鶴駕諸
008_0364_b_15L宮殿。壽星步不窮。
008_0364_b_16L
008_0364_b_17L仙巖寺古法堂重剏諭善詩
008_0364_b_18L傳聞此寺全盛時。寺前萬物生顏色。
008_0364_b_19L經始何年何代中。新羅大覺初憇錫。
008_0364_b_20L地靈處處沙羅樹。山寶巖巖崑丘玉。
008_0364_b_21L碧瓦朱甍欝叅差。日亂千巖散紅綠。
008_0364_b_22L粉墻丹柱光照耀。石磬金鍾聲振壑。
008_0364_b_23L物必有遷時有數。欝欝叢林赴回彔。
008_0364_b_24L靑山默默露愁顏。白水喧喧送哀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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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4_c_01L時來大德比比出 때가 되어 대덕 스님이 빈번히 나와
再興雲堂與梵閣 운당이며 범각을 다시금 세웠으나
厥然此殿未復舊 이 전각만은 아쉽게 복구되지 않아
有似人面失一目 사람 얼굴에 눈 하나 없는 것 같았다오
風磨古礎雨洗階 초석은 바람에 닳고 섬돌은 비에 씻긴 채
荒草遍墟點露滴 잡초 뒤덮인 폐허엔 이슬방울만 들 뿐
靑衿白足孰不傷 유생과 승려 그 누가 속상하지 않았으리
漼漼不掩哀淚落 줄줄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오
山之雲衲號性融 성융性融이라는 산속의 운수雲水 납자衲子가
翩然來扣門剝啄 훌쩍 날아와 문을 두드리기에
蹙然而起奓戶看 벌떡 일어나 문 열고 바라다보니
皓齒靑眸厖眉釋 흰 치아 푸른 눈에 눈썹 흰 스님이라
頎乎其身肅乎容 체격이 훤칠하고 용모 또한 엄숙한 분
就坐與言求勸軸 자리에 앉아 말을 나누며 권선의 글 구했네
慨見此堂久而墟 오래도록 폐허가 된 이 전당을 보고
志欲重立有大畧 분개하여 중건할 큰 뜻을 세웠다오
余旣美夫有其志 내가 그의 뜻을 아름답게 여겨
拔筆題贈賢然諾 붓을 뽑아 글 짓겠다 응낙하였으나
事大輿薪力微毫 일은 여신輿薪188)보다 큰데 역량은 미약해서
啇蚷馳河蚊負嶽 노래기가 황하 건너고 모기가 산을 진 격이로세
伏冀志同諸君子 부디 뜻을 같이하는 여러 군자들은
哀之恤之此僧獨 고독한 이 승려를 딱하게 여기시어
金玉布帛兼稻米 금옥과 포백 그리고 곡식 등을
施之不啻等木石 목석처럼 여기시고 보시해 주시기를
浮雲富貴萬莫守 뜬 구름 같은 부귀는 절대 못 지키고
八十年光駒過隙 팔십 년 인생은 망아지가 틈 지나듯189)
一朝幎帽歸黃泉 하루아침에 죽어서 황천에 가면
雖欲作善其可得 선을 행하고 싶어도 할 수 있겠소
賞善罰惡見笁墳 선악에 상벌을 내림은 불경에 보이고
有慶有殃聞犧易 후손의 경사와 재앙은 주역에 보이나니190)
天網恢恢踈不漏 하늘 그물 넓어서 성긴 듯해도 새지 않고
心鏡昭昭應磕着 마음 거울 밝아서 응당 훤히 보이리라
君不聞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古之人捨半錢 옛날에 반전半錢의 돈을 희사하자
阿干死後昇紫極 아간阿干이 사후에 대궐(紫極)에 오른 것을
又不聞 또 듣지 못했는가
古之人減飯施 옛날에 밥을 덜어 보시를 하자
織師眼前空雨穀 직사織師의 눈앞에 곡식이 비 오듯 한 것을
愚夫障施薜荔身 어리석은 사내는 보시를 거절하여 벽려薜荔191)의 몸이 되고
貧女施漿資天福 가난한 여인은 음료수 보시하여 천복을 받았나니
此之靈蹟愼莫恠 보시의 영험을 부디 의심하지 말기를
掎摭聖經非胸臆 성경의 말씀이지 지어낸 말이 아니라오
逆耳利行在忠言 충언은 귀에 거슬려도 행실에 이롭고
苦口利病在良藥 양약은 입에 써도 병에 이로운 법
因玆布施不朽功 이번에 보시하면 불후의 공이 되어
三輪九居俱蒙益 삼계 윤회하고 구거九居192)에 머무는 자 모두 이익을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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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4_c_01L時來大德比比出。再興雲堂與梵閣。
008_0364_c_02L厥然此殿未復舊。有似人面失一目。
008_0364_c_03L風磨古礎雨洗階。荒草遍墟點露滴。
008_0364_c_04L靑衿白足孰不傷。漼漼不掩哀淚落。
008_0364_c_05L山之雲衲號性融。翩然來扣門剝啄。
008_0364_c_06L蹙然而起奓戶看。皓齒靑眸厖眉釋。
008_0364_c_07L頎乎其身肅乎容。就坐與言求勸軸。
008_0364_c_08L慨見此堂久而墟。志欲重立有大畧。
008_0364_c_09L余旣美夫有其志。拔筆題贈賢然諾。
008_0364_c_10L事大輿薪力微毫 1)啇 [16] 蚷馳河蚊負嶽。
008_0364_c_11L伏冀志同諸君子。哀之恤之此僧獨。
008_0364_c_12L金玉布帛兼稻米。施之不啻等木石。
008_0364_c_13L浮雲富貴萬莫守。八十年光駒過隙。
008_0364_c_14L一朝幎帽歸黃泉。雖欲作善其可得。
008_0364_c_15L賞善罰惡見笁墳。有慶有殃聞犧易。
008_0364_c_16L天網恢恢踈不漏。心鏡昭昭應磕着。
008_0364_c_17L君不聞。古之人捨半錢 。
008_0364_c_18L阿干死後昇紫極。又不聞。
008_0364_c_19L古之人減飯施。織師眼前空雨糓。
008_0364_c_20L愚夫障施薜荔身。貧女施漿資天福。
008_0364_c_21L此之靈蹟愼莫恠。掎摭聖經非胸臆。
008_0364_c_22L逆耳利行在忠言。苦口利病在良藥。
008_0364_c_23L因玆布施不杇功。三輪九居俱蒙益。
008_0364_c_24L「啇」通用「商」{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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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5_a_01L淑妑配地尙可禱 땅과 짝하는 왕비(淑妃)도 축도祝禱해야 할 것인데
聖主並天胡不祝 하늘과 견주는 임금을 축도하지 않으리오
諸宮百吏歌相和 궁궐 백관의 노랫소리 평화로운 가운데
戴白垂髫各得樂 노인이나 어린이나 각자 낙을 얻으리라
黃牛老秋重陽日 기축(黃牛)년 늦가을 구월 구일에
▼(興-同*水)手書之勤勸勗 손 씻고 권면하는 글을 쓰노라또(선암사 고법당 중창 유선시)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쏟아져서
奔流到海不復迴 바다에 흘러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것을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高堂의 명경에 비친 흰 머리칼이
朝如靑絲暮成雪 아침엔 푸른 실 같다가 저녁에 흰 눈이 된 것을
悲來乎悲來乎 슬프도다 슬프도다
天雖長地雖久 하늘이 영원하고 땅이 영구하다지만
金玉滿堂應不守 집안 가득 금옥은 지키지 못하는 법
富貴百年能幾何 부귀한 백 년 인생 얼마나 지속될까
死生一度人皆有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죽는 것
孤猿坐啼墳上月 무덤 위의 달을 보고 원숭이 눈물짓나니
且須一植波羅樹 모름지기 보리수를 심어야 하리
德樹一種三田裡 덕의 나무를 마음 밭(三田)193)에 한번 씨 뿌리면
福葉芬芳千古垂 향기로운 복의 잎사귀 길이 드리우리라
緬思此殿始剏時 생각건대 이 전각이 창건된 뒤로
花開葉落幾年移 꽃 피고 잎 지고 얼마나 지났을까
翼然殿廢香臺冷 멋진 전각 무너져 냉랭한 향대香臺여
壯哉堂傾蝙蝠飛 기운 건물에 박쥐만 날아다니네
竹影獨掃苔階月 대 그림자 홀로 섬돌의 달빛을 쓸고
暮雲空濕萬年枝 저녁 구름이 상록수를 괜히 적실 뿐
曉猿啼斷遊人恨 새벽 원숭이 울음에 여행객은 한숨 쉬고
秋澗潺湲過客思 가을 시냇물 소리에 과객은 시름에 젖네
山之碩德隆與敬 산중의 석덕인 융공隆公과 경로敬老가
怊悵此殿未重修 복구 안 된 이 전각을 슬프게 여겨
隆公築室於先了 융공隆公이 먼저 건물을 짓고
敬老燔瓦隨後之 경로敬老가 뒤따라 기와를 굽기로 했다네
二人佳約膠投柒 아교와 칠이 붙은 듯한 두 사람의 약속
磨頂至踵要成期 머리에서 발끝까지 분골쇄신하기로
燔瓦道人私淑人 기와 굽는 도인은 내가 사숙하는 사람
仙梵微微尤絶奇 그윽한 선암사는 더욱 빼어나다오
伏請百爾諸君子 삼가 청하건대 여러 군자들이시여
同心戮力施不疑 동심 협력하여 보시를 해 주시기를
施寶之功喩莫及 보시하는 그 공덕 형언할 수 없나니
塵垢陶鑄人天威 먼지와 때(塵垢)로 인천의 위엄 빚어낼 수도194)
之因之果愼莫恠 인과응보를 부디 의심하지 말지니
前聖後聖同一辭 고금의 성인들 말씀이 동일하다오
誰謂江水淸 강물이 맑다고 그 누가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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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5_a_01L淑妑配地尙可禱。聖主並天胡不祝。
008_0365_a_02L諸宮百吏歌相和。戴白垂髫各得樂。
008_0365_a_03L黃牛老秋重陽日。 手書之勤勸勗。
008_0365_a_04L
008_0365_a_05L又
008_0365_a_06L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 。
008_0365_a_07L奔流到海不復迴。又不見 。
008_0365_a_08L高堂明鏡悲白髮。朝如靑絲暮成雪。
008_0365_a_09L悲來乎悲來乎。天雖長地雖久。
008_0365_a_10L金玉滿堂應不守。富貴百年能幾何。
008_0365_a_11L死生一度人皆有。孤猿坐啼墳上月。
008_0365_a_12L且須一植波羅樹。德樹一種三田裡。
008_0365_a_13L福葉芬芳千古垂。緬思此殿始剏時。
008_0365_a_14L花開葉落幾年移。翼然殿廢香臺冷。
008_0365_a_15L壯哉堂傾蝙蝠飛。竹影獨掃苔階月。
008_0365_a_16L暮雲空濕萬年枝。曉猿啼斷遊人恨。
008_0365_a_17L秋澗潺湲過客思。山之碩德隆與敬。
008_0365_a_18L怊悵此殿未重修。隆公築室於先了。
008_0365_a_19L敬老燔瓦隨後之。二人佳約膠投柒。
008_0365_a_20L磨頂至踵要成期。燔瓦道人私淑人。
008_0365_a_21L仙梵微微尤絕奇。伏請百爾諸君子。
008_0365_a_22L同心戮力施不疑。施寶之功喩莫及。
008_0365_a_23L塵垢陶鑄人天威。之因之果愼莫恠。
008_0365_a_24L前聖後聖同一辭。誰謂江水淸。淆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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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5_b_01L淆之不必一斗泥 흐리게 함에 한 말 진흙도 필요치 않네
誰謂秋月明 가을 달 밝다고 그 누가 말하는가
▼(艹/弊)之不必一尺霓 가리는 데 한 자 무지개도 필요치 않네
水月淸明有如此 물과 달의 청명함도 이와 같거늘
而况人心汨人欲 하물며 인심이 욕망에 빠짐이랴
不作善期終老 선을 행하지 않고 늙어 죽을 수야 있나
因聞蓬島有孤桐 듣건대 봉래섬에 오동나무가 있는데
鳳凰鳴處朝陽紅 해 뜨는 동산에서 봉황이 운다 하니
願得斵爲寶琴獻聖主 그 나무로 거문고 만들어 임금님께 바쳐
爲民解愠歌南風 남풍가 부르며 백성을 기쁘게 해 줬으면195)상당上堂 및 육색장六色掌196) 축원문물외物外에 몸을 담고 운림雲林에 자취를 부쳤다. 청한淸閑한 학문의 경지를 얻고 공문空門에 깊이 들어가서, 허虛를 섞어 체體를 삼고 법法을 택해 공空을 보았다. 조사의 명령을 높이 들고 몇 년 동안 문을 닫은 끝에, 입은 불조佛祖를 삼키고 눈은 건곤乾坤을 덮었다. 문에 이르러 검을 빼어 드니 푸른 칼빛이 혁혁赫赫하고, 대도大道가 분명하게 눈앞에 홀로 드러나며, 삼관三觀과 오관五觀을 모두 자세히 관찰(諦觀)하지 않음이 없다. 증명하라는 명을 받은 다보여래多寶如來가 영산靈山에서 설한 묘법을 증명하고 인허(證許)하듯, 타인을 증신證信하게 한다. 아, 금일 밝고 밝게 증명하는 대로大老 비구여.체體는 수미산(彌盧)보다 굳건하고 명命은 진묵塵墨을 능가하며, 재앙의 씨앗은 눈처럼 흩어지고 복의 인연은 구름처럼 일어나며, 항상 바른 법을 듣고 항상 바른 일을 행하며, 살아서는 태평하고 평안(康泰)한 곳에 있다가 죽어서는 극락(蓮邦)으로 돌아가며, 액운厄運과 고통이 모두 소멸되기를.“체體는 수미산보다 굳건하고”에서부터 “액운과 고통이 모두 소멸되기를”까지는 이하 모두 동일하다.일찍이 홍진紅塵을 벗어나 청산에서 머리를 깎았다. 몸에는 연하煙霞의 납의를 두르고 발은 시내의 달을 밟았다. 석장을 떨쳐 범을 굴복시키고, 장경藏經을 꺼내어 용을 비췄다. 눈은 해와 달을 뛰어넘고, 손은 건곤을 쥐었다. 발걸음은 백 개의 성城을 거쳤고, 앉아서는 서적들을 탐색했다. 진망眞妄을 결택決擇하여 각성覺性을 밝히고, -
008_0365_b_01L不必一斗泥。誰謂秋月明。 [46] 之。
008_0365_b_02L不必一尺霓。水月淸明有如此。
008_0365_b_03L而况人心汨人欲。不作善期終老。
008_0365_b_04L因聞蓬島有孤桐。鳳凰鳴處朝陽紅。
008_0365_b_05L願得斵爲寶琴獻聖主。
008_0365_b_06L爲民解愠歌南風。
008_0365_b_07L
008_0365_b_08L上堂及六色掌祝願
008_0365_b_09L棲身物表。托跡雲林。學得淸閑。
008_0365_b_10L深入空門。混虗爲體。擇法觀空。
008_0365_b_11L高提祖令。掩關多年。口呑佛祖。
008_0365_b_12L眼盖乾坤。當門按釼。寒光赫赫。
008_0365_b_13L1)大道分明。 [17] 獨露目前。三觀五觀。
008_0365_b_14L無不諦觀。奉命證明。多寶如來。
008_0365_b_15L證許靈山。所說妙法。令人證信。
008_0365_b_16L今日明明證明。大老比丘。
008_0365_b_17L體固彌盧。命過塵墨。灾萌雪散。
008_0365_b_18L福肇雲興。常聞正法。常行正事。
008_0365_b_19L生在康泰。死歸蓮邦。厄苦消滅。
008_0365_b_20L自體固彌盧。至厄
苦消滅。下皆倣此。
008_0365_b_21L早脫紅塵。落髮靑山。身被霞衲。
008_0365_b_22L足踏澗月。振錫伏虎。鉢藏燭龍。
008_0365_b_23L眼跳日月。手握乾坤。行詣百城。
008_0365_b_24L坐探群籍。決擇眞妄。發明覺性。
-
008_0365_c_01L만법을 깊이 궁구하여 의심을 완전히 해결했다. 근기根機를 살펴 법을 행하고, 외물을 접하며 기틀에 응한다. 법음은 청아하여 가릉빈가의 노랫소리처럼 그 운韻이 시방에 퍼지고, 이름은 사해에 통하며 덕은 후예에 전해진다. 영산의 석가 자존慈尊의 명을 받들어 금탁金鐸을 한번 휘두르자 하늘이 놀라 공활해지고, 묘법을 연설하자 하늘에서 네 가지 꽃(四花)이 비처럼 내린다. 인신人神이 모두 기뻐하여 보리의 마음을 증득하고 넓은 지혜(徧智)의 바다로 들어간다. 아, 금일 영산의 회주會主인 병법秉法197) 대사大師 비구여.영화를 거부하고 출가하면서 부귀를 흩어질 안개처럼 여겼다. 구름에 맹세하고 학鶴에게 서약하였으며, 바람과 벗하고 달과 짝하였다. 굳은 절조는 서리 속의 대나무와 같고, 텅 빈 마음은 물속의 달과 같았다. 대장경을 정밀하게 궁구하여 삼공三空을 투철하게 깨쳤다. 팔자의 눈썹은 희기가 서리와 눈 같고, 일곱 근의 삼베 가사는 밝고 검음(明黑)을 감싸 안았다(抱藏). 삼천 가지의 세행細行과 팔만 가지의 위의威儀를 갖추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인천人天의 스승이 될 만하다. 문수文殊와 여러 부처님의 스승의 명을 받들어 스님들(梵侶)을 인도해 바른 행실이 있게끔 하고, 경전을 출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즐겨 송독誦讀하게 하며 중첩되지 않게끔 한다. 그 인애仁愛와 그 지혜를 누가 미칠 수 있겠는가. 아, 금일의 도사道師198) 비구여.주빈主賓을 검사하고 사정邪正을 판별하여, 위로는 증명하는 대로大老로부터 아래로는 사미에 이르기까지, 득실을 밝혀 우열을 나누고 가부를 논하여 고저를 택한다. 제명題名 회주會主 및 어산魚山, 범음梵音, 범패梵唄가 모두 그 격식에 맞아 질서 있게 되지 않음이 없으며, 사람의 기상을 살피고 재주와 학문을 알아서 제명題名에 합치되게 한다. 이는 마치 직경直徑 두척斗尺의 저울을 손에 쥐고서 -
008_0365_c_01L深窮萬法。決通疑滯。觀根逗法。
008_0365_c_02L接物應機。法音淸雅。迦陵頻迦。
008_0365_c_03L韵遍十方。名通四海。德流後裔。
008_0365_c_04L奉命靈山。釋迦慈尊。一揮金鐸。
008_0365_c_05L天驚空豁。演說妙法。天雨四花。
008_0365_c_06L人神咸悅。證菩提心。入徧智海。
008_0365_c_07L今日靈山會主。秉法大師比丘。
008_0365_c_08L辭榮出家。棄貴如烟。盟雲誓鶴。
008_0365_c_09L朋風伴月。霜筠節操。水月虗襟。
008_0365_c_10L精窮萬藏。慧徹三空。八字眉毛。
008_0365_c_11L白如霜雪。七斤麻衲。抱藏明黑。
008_0365_c_12L三千細行。八萬威儀。無不備足。
008_0365_c_13L堪作人天。受命文殊。衆佛之師。
008_0365_c_14L引諸梵侶。有行有則。出納經傳。
008_0365_c_15L令人樂誦。不得重疊。其仁其智。
008_0365_c_16L其孰能及。今日道師比丘。
008_0365_c_17L檢覈主賓。決卞邪正。上自證明。
008_0365_c_18L下至沙彌。明卞得失。分優分劣。
008_0365_c_19L論其可否。擇其高低。題名會主。
008_0365_c_20L及與魚山。梵音梵唄。莫不合格。
008_0365_c_21L壇秩䟽秩。觀人氣象。知人才學。
008_0365_c_22L合處題名。猶徑斗尺。權衡在手。
008_0365_c_23L「大道分明…抱藏明黑(下段十一行)」一張底
008_0365_c_24L本缺落。編者依同서울大學校所藏本而補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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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6_a_01L마음대로 조종하는 것과 같으니, 검을 쥔 것처럼 삼엄하고 텅 빈 거울처럼 밝게 빛난다. 멀리 영산의 아난阿難과 가섭迦葉이 검을 쥐고 치던 일을 본받아서, 양사兩師의 수단을 발휘하여 대중으로 하여금 엄숙히 단속하게 함으로써 강령을 세우고 불사를 이루게 한다. 아, 금일의 유나維那,199) 찰중察衆200) 비구여.갈향喝香 일성一聲, 갈촉喝燭 일성, 다게茶偈 일성, 미게米偈 일성, 화게花偈 일성, 과게果偈 일성, 그리고 월지月氏의 어범魚梵을 화작化作하여 산중에서 섭마등攝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불경을 백마에 싣고 오며 부르던 소리, 그리고 우리 동국의 진감眞鑑 국로國老가 잘 부르던 코 먹은 소리가, 위로 하늘에 사무치고 아래로 사바세계에 진동함에, 하늘이 기울어지고 땅이 찢어지며, 바닷물이 뛰어오르고 산이 무너지며, 바람이 일고 구름이 멈추며, 귀신이 시름을 거두고 제천諸天이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위로는 여러 성인으로부터 아래로는 중생의 무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놀라고 기뻐하면서 흔연히 환희하고 뛰어오른다. 아, 금일의 어산, 범음, 범패 비구여.유교와 불교에 정통하고 내외 경전에 통달하였다. 가슴에는 고금을 품고 입으로는 풍채風彩를 토해내며, 필봉筆鋒은 조화를 일으키고 문장(制術)은 귀신과도 흡사하다. 단방壇榜 문방門牓과 여러 외방外牓의 상소上疏, 식소食疏, 중소中疏, 하소下疏 등 여러 소疏의 자획字畫이 굳세어, 피부는 탈락하고 골자만 남았으며, 교룡이 싸우는 듯하고 창과 칼이 빽빽이 늘어선 듯하다. 마치 주周나라 때 석고문石鼓文의 서체書體와 같고, 일소逸少가 거위를 잡아 온 서첩書帖201)과 비슷하니, 불감佛鑑으로서 안하眼下를 비추기에 충분하다. 영산회상에서 명을 받들어 관음보살의 수체手體로 도량을 장엄하니 사람마다 경외한다. 아, 금일의 고생하는 서기書記 비구여.선덕禪德, 선백禪伯, 선화禪和, 선려禪侶가 영산의 오백 나한의 명을 받들어, 푸른 연꽃 자리와 자감紫紺색 누대 안에서 -
008_0366_a_01L操縱在臆。卓如秉劒。虗若鏡明。
008_0366_a_02L遠挹靈山。阿難迦葉。杖劒白搥。
008_0366_a_03L兩士手段。令諸大衆。齋㽵肅整。
008_0366_a_04L提綱振領。成就佛事。今日維郍。
008_0366_a_05L察衆比丘。
008_0366_a_06L喝香一聲。喝燭一聲。茶偈一聲。
008_0366_a_07L米偈一聲。花偈一聲。果偈一聲。
008_0366_a_08L化作月氏。魚梵山中。摩登法蘭。
008_0366_a_09L䭾經之聲。及我東國。眞鑑國老。
008_0366_a_10L掩鼻之聲。上徹天衢。下震塵區。
008_0366_a_11L天傾地裂。海騰山崩。風生雲遏。
008_0366_a_12L鬼神破愁。諸天忘樂。上至諸聖。
008_0366_a_13L下及群生。莫不驚喜。欣欣歡喜踊躍。
008_0366_a_14L魚山梵音。梵唄比丘。
008_0366_a_15L洞精儒釋。愽達內外。胸藏古今。
008_0366_a_16L口吐風彩。笔凌造化。制術侔神。
008_0366_a_17L壇榜門牓。及諸外牓。上䟽食䟽。
008_0366_a_18L中下諸䟽。字畫精剛。皮膚脫落。
008_0366_a_19L唯有骨子。蛟龍鬪搦。戈戟森向。
008_0366_a_20L有如周時。石皷書體。又如逸少。
008_0366_a_21L愽鵝書帖。堪爲佛鑑。昭昭眼下。
008_0366_a_22L奉命靈山。觀音手體。莊嚴道。
008_0366_a_23L人人戒懼。今日困困。書記比丘。
008_0366_a_24L禪德禪伯。禪和禪侶。奉命靈山。
008_0366_a_25L五百羅漢。靑蓮1)痤 [18] 下。紫紺樓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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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6_b_01L뭇 별들처럼 줄을 지어 종횡으로 일어나고 앉으며 예불하고 송경誦經함에 하나도 어긋남이 없다. 혹은 묘지妙旨를 탐구하고 혹은 신주神呪를 외우며, 정념正念을 견지堅持하여 부처를 도와 교화를 드날린다. 지전持殿, 기사記事, 공두工頭, 고두皷頭, 종두鍾頭, 판수判首, 당좌堂佐, 경좌經佐, 사미沙彌, 도자道者가 영산의 유학有學, 무학無學, 성문聲聞, 연각緣覺의 명을 받들어, 위와 아래에서 대낮처럼 환하게 등불을 밝혀 광명의 유리 도량으로 바뀌게 하니 범부와 성인이 환희한다. 혹 운판雲板을 두드려 그 소리가 운구雲衢에 퍼지면 제천諸天이 환희하는 가운데 왕은 옥 가마를 타고 신하는 채색 구름을 몰고서 보개寶蓋와 주영珠纓이 도량으로 운집한다. 혹 금종金鍾을 쳐서 그 소리가 철위산鐵圍山에 퍼지면 오음五陰의 구름이 걷힌 가운데 여러 고통받는 귀신들이 도량으로 운집한다. 혹 목어木魚를 울려 남명南溟, 북명北溟과 부당浮幢, 왕해王海의 파도를 높이 일으키면 비늘을 지닌 물고기들(水族)이 도량으로 운집한다. 혹 법고法皷를 울려 항하사 세계에 사무치고 대지가 흔들리면 고슴도치와 같은 털짐승들(毛族)이 도량으로 운집한다. 그리하여 이들 모두가 법음法音을 듣고서 춤추고 환희하며 이 경사스런 인연을 떠받든다. 아, 금일 위에 있는 여러 노소老少 비구들이여.화초花草, 화개花蓋의 청색, 백색, 녹색, 홍색이 산뜻하고 밝으니, 거란契丹의 솜씨요 기악祁岳의 솜씨요 정건鄭虔의 솜씨요 도자道子의 솜씨이다.202) 영산에서 대중에게 보여 준 금화金花와 남전南泉의 꿈속의 꽃망울 터진 가지를 변화시켜, 공화空花의 불사佛事와 수월水月의 도량을 안팎으로 장엄하고 위아래로 엄식嚴飾하니, 영취산과 흡사하고 기원정사와 방불하다. 위로 여러 성인께 명하고 아래로 여러 중생을 불러내어 법도가 있게 하니, 승속僧俗 모두 눈이 돌아가고 혼이 날아갈 정도로 깊이 감동을 받지 않음이 없다. 아, 금일의 부지런한 화원畫員 비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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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6_b_01L列如衆星。縱橫起坐。禮佛誦經。
008_0366_b_02L一無乖角。或究妙旨。或誦神咒。
008_0366_b_03L堅持正念。助佛揚化。持殿記事。
008_0366_b_04L工頭皷頭。鍾頭判首。堂佐經佐。
008_0366_b_05L沙彌道者。奉命靈山。有學無學。
008_0366_b_06L聲聞緣覺。燃燈上下。皎如白日。
008_0366_b_07L變作光明。琉璃道。 凡聖歡欣。
008_0366_b_08L或扣雲板。聲振雲衢。諸天歡喜。
008_0366_b_09L王乘玉輦。臣駕彩霧。寶盖珠纓。
008_0366_b_10L雲集道。 或擊金鍾。聲振鐵圍。
008_0366_b_11L五陰雲晴。諸沉苦鬼。雲集道。
008_0366_b_12L或鳴木魚。南溟北溟。浮幢王海。
008_0366_b_13L水擊波騰。沉鱗水族。雲集道。
008_0366_b_14L或鳴法皷。沙界洞徹。大地搖振。
008_0366_b_15L毛族。雲集道塲。共聽法音。
008_0366_b_16L舞蹈歡喜。承斯慶緣。上諸老少比丘。
008_0366_b_17L花草花盖。靑靑白白。綠綠紅紅。
008_0366_b_18L旭旭依依。契丹手出。祁岳手出。
008_0366_b_19L鄭虔手出。道子手出。變作靈山。
008_0366_b_20L示衆金花。南泉夢裡。花綻花枝。
008_0366_b_21L空花佛事。水月道塲。內外莊嚴。
008_0366_b_22L上下嚴飾。依俙靈鷲。彷彿祗園。
008_0366_b_23L上命諸聖。下召群生。有法有則。
008_0366_b_24L僧僧俗俗。眼倒魂飜。無不綿邈。
008_0366_b_25L今日勤勤書員比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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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6_c_01L천상의 옥미玉米, 용궁의 경미瓊米, 죽림竹林의 왕미王米, 소림의 제미帝米, 천부天府의 국미國米, 옥야沃野의 비미肥米, 여릉廬陵의 시미市米, 유제幽濟의 원미院米, 노능盧能의 용미舂米, 우두牛頭의 부미負米 등 열 가지의 쌀을 하나로 모아서, 천 번씩 씻어 내고 백 번씩 걸러 낸다. 그리하여 시루에 넣고 향적香積의 밥, 앙산仰山의 밥, 가섭迦葉의 빈반貧飯, 공생空生의 부반富飯, 아난阿難의 걸반乞飯, 정명淨名의 실반室飯, 황매黃梅의 야반夜飯, 백석白石의 암반庵飯, 등왕登王의 좌반座飯, 금오金烏의 발반鉢飯을 만들어 공경히 옥기玉器에 담으니, 가을 달처럼 밝고 여름 구름처럼 하얗다. 이것을 가지고 위로 여러 부처님께 바치고 중간으로 천선天仙에 바치고 아래로 모든 중생에게 먹여서 두루 똑같이 배부르게 한다. 아, 금일의 성실한 반두飯頭203) 비구여.연평延平의 좋은 곳 비옥한 땅에 좋은 쌀이 솟아나오니 그 색이 누런 구름과 같다. 계수나무를 베어 방아를 만들고 박달나무를 베어 공이를 만들어서, 천 번 만 번 찧어 가늘게 가루로 만든 뒤에, 솜씨 있게 빚어서 천 개 만 개의 절편을 만들고, 이것을 기름에 튀겨 내니 잠깐 사이에 정과淨果가 만들어진다. 산처럼 눈처럼 끝없이 쌓인 이 공물供物이 마치 목련존자目連尊者의 신통력으로 만든 듯한데, 묘운妙雲의 공물을 위로 시방의 제망帝網이 중중重重한 박가해회薄迦海會에 바친다. 아, 금일의 경건한 정과淨果 비구여.푸른 마름이 언덕에서 자라나 잎이 청옥靑玉과 같고 열매가 황옥黃玉과 같은 것을 능미菱米라고 한다. 산전山田과 야전野田에서 나와 줄기가 자옥紫玉과 같고 열매가 백옥과 같은 것을 목미木米라고 한다. 이 두 가지를 뒤섞어서 곧은 나무(直木)와 -
008_0366_c_01L天上玉米。龍宮瓊米。竹林王米。
008_0366_c_02L少林帝米。天府國米。沃野肥米。
008_0366_c_03L廬陵市米。幽濟院米。盧能舂米。
008_0366_c_04L牛頭負米。上諸十米。聚爲一米。
008_0366_c_05L千千洗濯。百百淘汰。甑能變作。
008_0366_c_06L香積之飯。仰山之飯。迦葉貧飯。
008_0366_c_07L空生富飯。阿難乞飯。淨名室飯。
008_0366_c_08L黃梅夜飯。白石庵飯。登王痤 [19] 飯。
008_0366_c_09L金烏鉢飯。恭盛玉器。皎如秋月。
008_0366_c_10L白如夏雲。上供諸佛。中供天仙。
008_0366_c_11L下及群生。普同飽滿。今日虔誠飯頭比
008_0366_c_12L丘。
008_0366_c_13L延平佳處。肥饒之地。湧出佳禾。
008_0366_c_14L色如黃雲。䂨桂爲砧。䂨檀爲杵。
008_0366_c_15L千精萬鍊。細羅爲粉。巧作巧鑄。
008_0366_c_16L千端萬片。煮油成面。須臾變作。
008_0366_c_17L如山若雪。無盡之供。有如目連
008_0366_c_18L神通所化。妙雲之供。上獻十方
008_0366_c_19L帝2)綱 [20] 重重。薄迦海會。今日虔心。淨果
008_0366_c_20L比丘。
008_0366_c_21L靑靑之菱。生於陵坡。葉如靑玉。
008_0366_c_22L粒如黃玉。號曰菱米。山田野田。
008_0366_c_23L莖如紫玉。實如白玉。號曰木米。
008_0366_c_24L兩米交班。直木方板。撫而䂨斷。
008_0366_c_25L「痤」疑「座」{編}次同。「綱」疑「網」{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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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7_a_01L모난 판목(方板)으로 가루 내어 절편을 빚은 뒤에 기름으로 튀겨 내면 백색이 황색으로 바뀌니 이를 조과造果라고 한다. 이는 사리불(鶖子) 존자가 모친을 구하는 자리에 천 명의 승려를 초청해서 그 신통력을 빌려 화작化作한 공물供物과 같은데, 삼가 이 공물을 가지고 저 시방의 삼보 자존慈尊에게 공양을 한다. 아, 금일 정성껏 조과造果하고 세면洗糆하는204) 여러(兩兩) 비구여.진미眞米, 점미粘米를 찧어 백옥의 가루로 만들고 이를 반죽하여 백설기로 만든다. 이 색을 여러 색깔로 나누어, 적색으로 만들면 자옥紫玉처럼 보이고, 흑색으로 만들면 흑월黑月처럼 보이고, 황색으로 만들면 황옥黃玉처럼 보인다. 이상 여러 가지 색깔의 떡을 가지고 공동으로 운문雲門 언로偃老205)의 떡도 만들고, 개선開仙 섬로暹老206)의 떡도 만들어, 영산靈山의 석가, 다보 등 여러 불타에게 헌상한다. 아, 금일의 경건한 조병造餠207) 비구여.서축西竺 녹지綠枝의 감미甘味의 차茶, 동정洞庭 황귤黃橘의 산미酸味의 차, 촉천蜀天 대우帶雨의 고미苦味의 차, 금강錦江 화풍和風의 신미辛味의 차, 연산連山 복혈復穴의 유미乳味의 차, 암봉岩蜂 순밀淳蜜의 첨미甜味의 차, 청산靑山 백자栢子의 향미香味의 차, 자악紫岳 나만蘿蔓의 오미五味의 차 등 여덟 가지 맛의 차를, 절구에 넣고 찧어 가루로 만든 뒤에, 양자강 물로 옥사발에 끓여서, 조주趙州가 사람에게 권하던 차를 만든다. 이 차를 여래께 헌상하여 영명함을 더 돕게 하고, 아래로 중생에게 마시게 하여 갈증과 더위를 식히게 한다. 아, 금일에 차를 달이는 다각茶角208) 비구여.봉도蓬島의 비에 젖은 자옥紫玉 나물(蔬菜), 선산仙山의 이슬 머금은 청옥靑玉 나물, 상강湘江 언덕 위의 죽순 나물, -
008_0367_a_01L千片萬片。淸油煮出。白色爲黃。
008_0367_a_02L號曰造果。有如鶖子。救母之筵。
008_0367_a_03L延請千僧。借其通力。所化之供。
008_0367_a_04L恭將此供。供彼十方三寶慈尊。
008_0367_a_05L今日虔誠造果洗糆兩兩比丘。
008_0367_a_06L眞米粘米。精爲白玉。鍊作白雪。
008_0367_a_07L一般之色。分爲諸色。或作赤色。
008_0367_a_08L看如紫玉。或作黑色。看如黑月。
008_0367_a_09L或作黃色。看如黃玉。上諸色餅。
008_0367_a_10L共作雲門偃老之餅。又作開仙
008_0367_a_11L暹老之餅。獻上靈山釋迦多寶
008_0367_a_12L諸大佛陀。今日虔心。造餅比丘。
008_0367_a_13L西笁綠枝。甘味之茶。洞庭黃橘。
008_0367_a_14L酸味之茶。蜀天帶雨。苦味之茶。
008_0367_a_15L錦江和風。辛味之茶。連山復穴。
008_0367_a_16L乳味之茶。岩蜂淳蜜。甜味之茶。
008_0367_a_17L靑山栢子。香味之茶。紫岳蘿蔓。
008_0367_a_18L五味之茶。上諸八味。緫鎔爲抺。
008_0367_a_19L楊子江水。烹出玉甌。變作趙州
008_0367_a_20L勸人之茶。獻上如來。更助靈明。
008_0367_a_21L下及群迷。止渴除熱。今日烹茶。
008_0367_a_22L茶角比丘。
008_0367_a_23L蓬島濕雨。紫玉之菜。仙山浥露。
008_0367_a_24L靑玉之菜。湘江岸上。竹筍之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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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7_b_01L반곡盤谷 시냇가의 목궐木蕨 나물, 음동陰洞 유곡幽谷의 연소軟蔬 나물, 양산陽山 채기採飢의 비궐肥蕨 나물, 그리고 해문海門 포구浦口의 청각靑角과 황각黃角, 강미江湄 사상沙上의 백빈白蘋과 홍료紅蓼, 강동江東 위북渭北의 자순紫蓴과 청지靑芝 등 각각의 나물을 솥에 넣고 조리하여 운문雲門 나복蘿葍의 나물을 만든 뒤에, 대중에게 공양하여 입 벌리고 혀로 뒤집으며 유미有味의 미味에서 무미無味의 미를 맛보게 한다. 아, 금일의 공경하는 숙두熟頭209) 비구여.채로菜露210)와 그릇(工器), 그리고 소반(盤色)과 수저(匙色), 마당(地色), 물(水色), 화대도감火臺都監 등 각각의 담당자(諸色)들이 자기 직분을 제대로 수행하며 착오를 빚지 않는다. 말소리는 온화하게 감히 떠들지 않으며, 부르면 즉시 뒤따라 대답을 하고, 상호 협조하면서 같은 마음이 되어, 마치 몸이 팔을 부리듯, 마치 거문고(瑟琴)를 연주하듯 한다. 국(菜露)은 맛이 있고 그릇(工器)은 정밀하며, 소반은 깨끗한 거울과 같고 수저는 백은白銀과 같으며, 물(水)은 넉넉하게 갖추고 마당(地)은 유리가 되며 불(火)은 붉은 산과 같으니, 내외 상하를 빠짐없이 감찰하여 하나도 부족함이 없게 한다. 금일 여러 역할을 맡은 각색各色 비구여.동자童子들은 동진童眞으로 속세를 초월하여 보방寶坊(절)에 발을 딛고서 만장萬藏의 경론經論을 어디든 모두 통한다. 그리고 가슴에는 곤붕鵾鵬의 뜻을 품고 입으로는 풍뢰風雷(바람과 우레)를 토하며, 인과의 도리와 사생의 이치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인지人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재물을 위임하면서 각각의 여러 역할(諸色)로 직분을 나누니, 이에 회촬會撮211)의 신분이 된 자는 상황을 판단하여 임기응변하면서 지휘하고 조종을 한다. 그리하여 산 위의 구름을 매만지고 시내의 달을 손질하여 무無에서 유有를 만든 뒤에, 위로는 제성諸聖에 바치고 -
008_0367_b_01L盤谷溪过。木蕨之菜。陰洞幽谷。
008_0367_b_02L軟蔬之菜。陽山採飢。肥蕨之菜。
008_0367_b_03L海門浦口。靑角黃角。江湄沙上。
008_0367_b_04L白蘋紅蓼。江東渭北。紫蒪靑芝。
008_0367_b_05L各各菜菜。調諸鼎鼎。化爲雲門
008_0367_b_06L蘿葍之菜。供諸大衆。口口呿呿。
008_0367_b_07L舌舌飜飜。以有味味。得無味味。
008_0367_b_08L今日恭敬熟頭比丘。
008_0367_b_09L菜露工器。盤色匙色。地色水色。
008_0367_b_10L火臺都監。各各諸色。勝任其職。
008_0367_b_11L無有得錯。溫溫語音。不敢喧轟。
008_0367_b_12L喚喚即隨。呼呼即答。相看相助。
008_0367_b_13L同心同意。如身使臂。如皷瑟琴。
008_0367_b_14L菜露有味。工噐有精。盤如素鏡。
008_0367_b_15L匙如白殷。水爲豊備。地爲琉璃。
008_0367_b_16L火如赤山。內外上下。勤勤監察。
008_0367_b_17L一無所闕。今日諸司各色比丘。
008_0367_b_18L及與童子。童眞拔俗。脚躡寶坊。
008_0367_b_19L萬藏經論。觸事皆通。胸抱鵾鵬。
008_0367_b_20L口吐風雷。知因知果。知死知生。
008_0367_b_21L人知有容。委附財物。分司列扄。
008_0367_b_22L各各諸色。身爲會撮。或知㪸1) [21] 。
008_0367_b_23L或知合變。指揮發縱。細切嶺雲。
008_0367_b_24L薄批磎月。將無作有。上獻諸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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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7_c_01L아래로는 중생에게 주어 배를 채우게 한다. 아, 금일의 부지런히 수고하는 별좌別座212) 비구여.수미산이 무너질지언정 평소의 소원은 굽힐 수가 없고, 대해大海가 마를지언정 장한 그 뜻은 뺏길 수가 없다. 모금하는 두루마리를 소매에 넣고, 해진 바랑을 어깨에 짊어지고서, 온 나라(大方)를 높이 밟고 큰 눈(大目)을 크게 뜬다. 호남과 영남을 모두 답사하였고, 강서와 영동을 몇 번이나 왕복하였다.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을 해도 고생으로 여기지 않으며, 발이 부르트고 손이 갈라져도 고달프게 여기지 않는다. 연촌烟村 우곽雨郭에 지음知音이 없는 것을 탄식하고, 가을 달, 봄 꽃의 경치가 일찍 지나감을 아쉬워한다. 천문千門 만호萬戶에서 많은 시간 손을 비비고, 붉은 기와집과 초가집에서 며칠이나 머리를 조아린다. 그리하여 몇 되의 쌀이나 몇 자의 천이라도 얻으면 두루마리에 기록하며 가을 하늘 밝은 달의 기분이 되고, 몇 냥(圭撮)이라도 거두면 가슴이 밝아지며 바다 밑의 여주驪珠213)를 얻은 듯 여기면서, 이를 바탕으로 경영하여 대사大事를 성취한다. 아, 금일의 화사化士(화주) 비구여.정성스런 마음이 태양을 뚫고 공경하는 마음이 하늘에 통한다. 사찰의 곳간(庫司)에 저축한 물자를 몽땅 꺼내어 청산 백운 가의 청정 도량에 나아가서 무차無遮 평등의 법연法筵을 경건하게 개최한다. 제단에 옥 같은 쌀과 꽃과 과일과 등촉燈燭을 올리고 우수牛首의 향을 사르며 어음魚音을 연주하고 성대하게 종고鍾皷를 친다. 용상龍象 대덕들이 엄숙하게 서 있는(肅敬) 가운데 층개層蓋 당번幢幡이 하늘 가득 휘날리며 하늘빛이 아래에 비치고 상서로운 기운이 위에 뭉친다. 사람과 하늘이 상호 접하고 범부와 성인이 서로 참여하니, 겨자씨만한 인연이 비록 미세하더라도 연꽃 거울(菱鑑)은 두루 비친다. 그래서 망령의 명복을 빌면 자광慈光의 힘을 입어 유명幽冥에 지체되지 않고 곧바로 서방을 향한다. 생전에 공순할 뿐만 아니라, -
008_0367_c_01L下及群生。盈膓塞腹。今日勤勤。
008_0367_c_02L困困矻矻。別2)痤 [22] 比丘。
008_0367_c_03L須彌可倒。素願不屈。大海可渴。
008_0367_c_04L壯志不奪。袖䟽募軸。肩負破槖。
008_0367_c_05L高蹈大方。豁開大目。湖南嶺南。
008_0367_c_06L都寄脚底。江西嶺東。徃復幾回。
008_0367_c_07L櫛風沐雨。意不爲勞。蠒足龜手。
008_0367_c_08L身爲不困。烟村雨郭。歎知音少。
008_0367_c_09L秋月春花。惜光景忙。千門萬戶。
008_0367_c_10L蠅手多時。朱甍草牗。崩角累日。
008_0367_c_11L或得斗尺。卷中星羅。秋空朗月。
008_0367_c_12L或收圭撮。襟懷不昧。海底驪珠。
008_0367_c_13L經之營之。成就大事。今日化士比丘。
008_0367_c_14L誠心貫日。敬心通天。庫司所儲。
008_0367_c_15L托出和盤。肆就靑山白雲之畔。
008_0367_c_16L淸淨道場。虔設無遮。平等法筵。
008_0367_c_17L壇呈玉粒。花果燈燭。恭焚牛首。
008_0367_c_18L敬奏魚音。鍾皷喧轟。龍象肅敬。
008_0367_c_19L層盖幢幡。盈空旭曜。天光下暎。
008_0367_c_20L瑞氣上凝。人天相接。凡聖交叅。
008_0367_c_21L芥緣雖微。菱鑑即周。所薦亡靈。
008_0367_c_22L仰賴慈光。不滯幽㝠。直指西方。
008_0367_c_23L不唯目前。有恭有順。抑亦身後。
008_0367_c_24L「」疑「酌」{編}。「痤」疑「座」{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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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8_a_01L사후에까지 추모하며 보은하니, 마음이 원만하고 지혜가 깊다고 말할 만하다. 아, 금일의 재를 올리는(齋者) 비구여.교敎를 버리고 선禪을 닦을 것을 권한 글아, 위태하도다.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 수릉壽陵 땅의 청년이 한단邯鄲에 가서 걸음걸이를 배우려 했던 것을. 그 국도國都의 잘 걷는 재주를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채, 본래의 자기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린 나머지 그저 엉금엉금 기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네.214)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 그대가 교의敎義를 버리지 않으면, 그대의 예전의 것까지 잊어버려서 그대의 업業을 잃게 될 것이니, 그대는 분발할지어다. 열심히 노력하여 선지禪旨를 자세히 참구하라는 말에 부응한다면, 그런대로 온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大鵬高飛兮 대붕大鵬이 높이 날아
一翮九萬 한번 날개 쳐서 구만리를 올라가네
一翮九萬兮 한번 날개 쳐서 구만리를 올라가니
二虫笑之 두 마리 벌레가 이것을 보고 비웃네
二虫笑之兮 두 마리 벌레가 비웃으니
惡可奈何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雖有韜天之大網 하늘을 덮을 만한 큰 그물이 있어도
安所張之 어떻게 펼칠 수 있겠는가침굉 대사의 행장침굉枕肱은 나주 사람이다. 법휘法諱는 현변懸辯이요자字는 이눌而訥이다.속성俗姓은 윤씨尹氏이다. 선세先世는 서화西華의 명망 있는 집안이었는데, 남쪽으로 유락流落했다가 돌아가지 못하였다. 부친의 휘諱는 흥興이요, 모친의 성은 최씨崔氏인데, 만력萬曆 병진년(1616, 광해군 8)에 태어났다.어려서부터 총민하다는 말을 들었고 학습에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한번 보면 외우면서 마음으로 잊지 않았으므로 사람들이 금주錦州(나주)의 신동이라고 칭하였다. 이를 갈 무렵에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를 모셨다. 점술에 정통한 자가 말하기를 “이와 같은 인재가 어떻게 오래 먼지 속에 있겠는가. 장차 사찰(梵王家)을 세우리라.”라고 하였다.나이 12세 때에 보광葆光 법사이름은 건우虔祐이다.가 그의 명성을 귀로 듣고 그의 모습을 눈으로 본 뒤에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나에게 이 사미沙彌를 데려다 주었구나.”라고 하였다. 모친이 울면서 점술가의 예언을 떠올리고는 출가를 허락하며 보광을 따라가게 하였다. 이에 즉시 천풍산天風山(장흥 천관산) 탑암塔庵에 자리를 잡고는 수많은 서적을 독파하며 불전佛典을 연구하니, 절(招提)의 진경眞境이 이로부터 더욱 빛을 발하였다. -
008_0368_a_01L追遠報恩。可謂心圓。智深備矣。
008_0368_a_02L今日齋者比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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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8_a_04L1)放敎叅禪 [23]
008_0368_a_05L噫吁嘻。危乎殆哉。爾不見壽陵餘子之
008_0368_a_06L學行於邯鄲歟。未得國能。又失其故
008_0368_a_07L行矣。直匍匐而歸。今子不去敎義。將
008_0368_a_08L忘子之古。失子之業。勗哉君乎。勉旃
008_0368_a_09L愼旃。以副叅詳禪旨之言。則庶幾乎全
008_0368_a_10L矣。又從歌曰。
008_0368_a_11L大鵬高飛兮。一翮九萬。一翮九萬兮 。
008_0368_a_12L二虫笑之。二虫笑之兮。惡可奈何 。
008_0368_a_13L雖有韜天之大網。安所張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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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8_a_15L2)枕肱大師行狀 [24]
008_0368_a_16L枕肱羅邑人。法諱懸辯。字而訥。俗姓尹
008_0368_a_17L氏。先世以西華望族。落南不能歸。父諱
008_0368_a_18L興。母姓崔。以萬曆丙辰而誕。幼號聦敏。
008_0368_a_19L課讀超群。目寓口誦。心即不忘。人稱
008_0368_a_20L3)▣ [25] [47] 里神童。齔哭怙。奉萱闈。有精於數者
008_0368_a_21L云。此寧馨豈久在塵埃中。將特立見 [48] 王
008_0368_a_22L家。跨一紀。葆光法師名虔
祐 耳其名目其
008_0368_a_23L貌曰。釋氏扢送我沙彌來乎。母泣念數
008_0368_a_24L者旣 [49] 。許出家。隨葆光。即零天風山塔庵。
008_0368_a_25L目透二酉。足迅三車。招提眞境。自此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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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8_b_01L13세 때에 또 얼마 있다가 방장산方丈山에 들어가서 소요당逍遙堂을 방문하였는데 한번 보고서 탄복하였다. 일찍 경사經師와 도부道傅에 나아가 수업을 할 적에 스승을 능가하는 면모를 보이자, 철장喆匠과 교공巧工이 팔짱을 끼고서 그의 말을 경청하였다. 이로부터 명성을 크게 떨쳐 원근에 전파되자 승속僧俗을 막론하고 모두 한번 알기를 원하였다. 어릴 때의 사적事跡이 또한 이와 같았다.18세에 대중과 함께 나무를 베다가 실수로 이마를 다쳐서 사경死境을 헤매다가 소생하였으니, 이는 아마도 하늘이 부처님의 도를 영구히 하려고 함일 것이다. 이윽고 깨어나서는 혀를 차면서 말하기를 “만 권의 경서를 독파했어도 하나의 실수를 바로잡지 못하였다. 부처가 어찌 먼 곳에 있겠는가. 마음이 바로 부처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이로부터 한묵翰墨을 멀리하고는, 사체四體를 노예로 하고 일심一心을 주인으로 하여 도를 크게 이루었다.19세에 송계당松溪堂을 따라 복현福縣에서 노닐 적에 현縣에서 객사客舍의 상량문을 청하니 송계가 스님에게 사양하였다. 이에 스님이 말하기를 “선비라야 글을 짓거늘 승려가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읍邑의 부탁을 받고서 백련동白蓮洞215)의 참의參議 윤공尹公이름은 선도善道이다.의 문을 두드렸다. 윤공이 이때 아들둘째 아들 의미義美이다.을 잃었는데, 스님의 목소리를 듣고는 “소리가 어쩌면 그렇게 비슷하냐.”라고 하고, 모습을 보고서는 “모습도 비슷하다.”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돌아가지 말라고 하였다. 그리고 마주하여 계장啓狀을 지으면서 공이 말하기를 “글을 그대에게 부탁했으면 그대가 필시 글을 할 줄 알 것이니 그대가 한번 작성해 보라.”라고 하였다. 이에 스님이 바로 글을 작성하니, 더욱 사랑하면서 말하기를 “글 역시 내 아이의 경지에 접어들었다. 그대의 머리에 관을 씌운다면 안탑雁塔을 일컬을 것이다.”216)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비침裨諶의 초고草稿를 윤색한 뒤에217) 그 고을의 승려를 불러 복읍福邑으로 대신 가게 하고 며칠 동안이나 스님을 잡아 두었다. 그리고 “이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겠다.”218)라고 하고는, 정신을 미혹시킬 작전을 구사하고 그 함정을 만들었으나, 명협蓂莢219)의 잎이 지려고 해도 뜻은 더욱 굳건하였다.스님의 스승인 보광葆光이 이 소문을 듣고는 석장錫杖을 날려 담장 밖에서 새벽에 부르자 스님이 나가서 보광에게 절을 하고 영접하였다. 윤공이 눈물을 흘리면서 허리에서 칼을 풀러 보여주며 말하기를 “그대가 환속하지 않으면 내가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겠다.”라고 하니, 스님이 대답하기를 “어려서부터 출가를 하였는데 어떻게 세속에 다시 들어가겠습니까.”라고 하며 하직을 청하였다. 스님이 떠나는 것을 윤공이 애석하게 여겨 보광에게 간절히 부탁하였으나, 보광이 말하기를 “승려가 어린 나이에 출가하면 세속의 부자와 같은 것입니다. 황천으로 돌아가는 아픔이나 세속으로 돌아가는 아픔이나 한가지이니 어찌 다름이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윤공이 마침내 떠나가는 것을 허락하여 돌아올 수가 있었다.최후에 윤공이 국가의 복제服制를 논쟁하다가 광양光陽으로 유배를 당하였다. 이에 대사가 창랑가滄浪歌를 부르며 -
008_0368_b_01L輝。十三天且又未幾。入方丈。訪逍遙
008_0368_b_02L堂。一見服。早詣經師道傳 [50] 。但色藍茜。
008_0368_b_03L喆匠巧工。袖手乘風。由是厥聲大振。
008_0368_b_04L名播遠邇。無論緇白。咸願一識。童年事
008_0368_b_05L跡也如此。十八衆伐木。誤觸臚。入死竟
008_0368_b_06L出生。天欲壽佛氏道乎。俄而喚惺惺咄
008_0368_b_07L咄曰。讀破萬經。不救一眚。佛其遠乎。
008_0368_b_08L心即佛。自此謝翰墨。奴四軆。主一心。道
008_0368_b_09L大成。十九從松溪堂。遊福縣。縣請客舍
008_0368_b_10L上樑文。松溪讓于師。師云攸 [51] 然後文。僧
008_0368_b_11L越爼祝乎。將邑命。叩白蓮洞叅議尹公
008_0368_b_12L名善
道門。公時喪子第二子
義美 聞聲曰。聲何
008_0368_b_13L似。覩貌曰貌亦肖。涕泫曰。汝無歸。對
008_0368_b_14L以製啓狀。公曰文屬汝。汝必文。汝試草。
008_0368_b_15L草即成。益加奬愛曰。文亦步吾兒境。
008_0368_b_16L冠汝頂。名鴈塔。潤色裨諶。招邑僧。抵
008_0368_b_17L福邑。挽師累日。曰人其人。於是陣迷
008_0368_b_18L魂沒 [52] 陷坑。蓂欲落。志益厲。師之師葆光。
008_0368_b_19L投杼飛錫。墻外晨呼。出迎拜葆光。泣示
008_0368_b_20L佩去刀曰。汝不俗。我何剄。對曰歸在童。
008_0368_b_21L何俗入。請辭。公惜其去。諭葆光懇。葆光
008_0368_b_22L曰。僧之歸童。即俗之父子。歸泉之痛。
008_0368_b_23L歸俗之痛。一也二乎。遂聽去。乃得還。
008_0368_b_24L最後尹公爭論國制。配光陽。大師歌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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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8_c_01L찾아가서 문안하자, 윤공이 “예禮는 정情을 억제하는 것인데 스님이 찾아오다니 또 어떻게 된 일인가.”라고 하니, 대사가 대답하기를 “예경禮經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마는 예 외에 정이 있고 정 외에 예가 있는 것이라면 그런 예가 무슨 가치가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대사의 식견이 대개 이와 같았다.지리산(方丈)에 오래 머물렀는데, 송광사松廣寺에서 선암사仙巖寺로 이르기까지, 연곡사鷰谷寺에서부터 오봉사五峯寺에 이르기까지, 지나는 곳마다 모두 교화되어 사모하며 심복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말년에는 금화산金華山에 거하였으니 이때는 실로 갑자년(1684, 숙종 10)이었다. 봄에 건강이 좋지 않더니 여름 4월 12일에 가부좌를 하고 서쪽으로 얼굴을 향하고서 입적하였다. 향년 69세요, 선령禪齡은 57년이었다. 문도門徒가 호곡號哭하며 유체遺體를 받들어 금화산 둘째 봉우리 바위틈에 돌로 봉하였다. 대개 매와 개미에게 육신을 보시하게 한 것이 대사의 평일의 유촉遺囑이었는데, 모기도 달려들지 않고 까마귀도 가까이하지 않았으니, 아, 이 또한 신령스러운 이적이라고 하겠다.대저 대사는 성품이 온근溫謹하였고, 모습은 냇물을 건너는 것 같았으며,220) 목소리는 금석金石이 울리는 것 같았다. 아미阿彌(아미타불, 염불)의 현묘한 경지에서 마음을 노닐고, 반야般若의 근원에서 깨달음의 물을 마셨다. 평생토록 하나의 납의衲衣로 지내었으며, 누가 의복을 공양해도 추위에 떠는 자를 보면 번번이 벗어 주었다. 많이 조석朝夕을 잊었지만 대중이 먹을 것을 주면 솥을 긁은 것까지 반드시 먹었다. 치주巵酒(한 잔의 술)를 사양하지 않았지만 한 잔을 든 뒤에는 다시 마시지 않았다. 아무리 큰 잔이라도 사양하지 않았으며 취하지도 않았다. 흰 뜨물을 마시게 해도 밑바닥까지 말끔히 비웠으며, 적함赤鹹(붉은 간수)을 잘못 먹어도 아무 탈이 없었다. 이는 대사가 색상色相을 무상無相으로 여기고서 행동한 것이다.모친이 임종할 때에도 염불한 뒤에 곡을 하였으며, 사람들에게 염불 이외에는 권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염불을 가지고 끝까지 세상에 행하면서 귀천과 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권하였다. 그리하여 창기娼妓를 만나도 염불을 권하였고, 혹 가축을 만나도 귀에 대고 염불을 하였으니, 이는 어떤 것도 구제하지 않음이 없는 불심의 소치요, 사람을 사랑하고 생물을 아끼라는 유교의 가르침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하겠다.장례를 행할 때 다비茶毗하지 말고 들판에 버리라는 것이 -
008_0368_c_01L浪。徃拜之。公曰禮以情裁。師見亦何
008_0368_c_02L如。對曰禮經亦多。禮外之情。情外之禮。
008_0368_c_03L禮何㮣。其識見盖如此。處方丈舊。自松
008_0368_c_04L廣。而之仙巖。由鷰谷而於 [53] 五峯。所過者
008_0368_c_05L化。無思不服。末年棲金華。實甲子歲也。
008_0368_c_06L春不䂊。夏四月十二日。趺坐面西而寂。
008_0368_c_07L享筭六十九春。禪齡五十七夏。門釋等。
008_0368_c_08L號奉遺軆。石封于金華山第二峯巖罅。
008_0368_c_09L盖厚鳶親螻。乃平日遺囑。而蚋不嘬。
008_0368_c_10L烏不近。嗚乎。亦靈異矣。夫大師性溫
008_0368_c_11L謹。貌如涉川。聲若出金石。遊心於阿彌
008_0368_c_12L之玄。飮覺于般若之源。一衲平生。而人
008_0368_c_13L供衣則遇寒者。輒解之。多忘朝夕。而衆
008_0368_c_14L饋食則爬鼎者。必喫之。巵酒不辭。而一
008_0368_c_15L酌後不擧。雖饋一巨瓠。亦不讓不醉。
008_0368_c_16L試酌白泔。而亦倒飮。誤進赤醎而亦無
008_0368_c_17L恙。是爲色相而無相乎。母終念佛後有
008_0368_c_18L哭。對人念佛外無勸。故念佛終行于世。
008_0368_c_19L而無論貴賤。不分老少。而勸之如一。
008_0368_c_20L至逢娼妓。亦勸念佛。或遭角鬣。附耳
008_0368_c_21L念佛。此佛心之所以何物不濟。而儒敎
008_0368_c_22L之所謂仁民後愛物底足 [54] 也。葬不火尸
008_0368_c_23L「放敎參禪」底本在序文之後。恐是補入文耶
008_0368_c_24L編者移置於此。此行狀。底本亦在序文之後。
008_0368_c_25L編者移置於此。▣草書難解{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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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369_a_01L임종할 때의 유촉遺囑이었는데, 문하 제자들은 들판에 버리지도 않고 다비하지도 않고서 바위틈에 봉하였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행동을 숨기려 한 것이 실로 평생의 뜻이었는데, 문제자들은 숨기지도 않고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개인적으로 기록하였다. 아, 호연浩然과 약휴若休와 정증靜甑과 곽목廓目 등은 스승의 향기로운 훈도薰陶를 받고 권도權道를 행하여 그 중도中道를 얻었다고 말할 만하다. 청색이 쪽에서 나오고 얼음이 물에서 나온다는 말이 어찌 빈말이겠는가. 청광자淸狂子가 듣고서 가상하게 여겨 서문을 쓰고 또 행장을 기록하는 바이다.
숭정崇禎 후後 을해년(1695, 숙종 21) 10월 일에 조계산 선암사仙巖寺에서 개간開刊하다.
각수刻手는 상혜尙慧·여함侶咸·돈신頓信·천립千立이요, 연판鍊板은 밀운密雲이요, 공양주供養主는 집필執弼이다. -
008_0369_a_01L諸原。寔臨終遺囑。而門弟子不原不火
008_0369_a_02L而岩罅之。名不顯。行欲晦。實平生素志。
008_0369_a_03L而門弟子不晦不顯。而私錄之。吁。浩然
008_0369_a_04L若休靜甑廓目等。亦可謂薰炙餘芳。權
008_0369_a_05L得其中。靑出於藍。氷生於水。豈虛語
008_0369_a_06L哉。淸狂子聞而嘉之。旣序之又記之。
008_0369_a_07L
008_0369_a_08L崇禎後乙亥。十月。日。曺溪山仙巖寺開刊。
008_0369_a_09L刻手。尙慧。侶咸。愼 [55] 信。千立。鍊板。密雲。
008_0369_a_10L供養主。執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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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훈지塤篪 : 질나발과 저라는 악기 이름으로, 화목한 형제 혹은 형제처럼 친한 관계를 비유할 때 쓰는 말인데, 『시경』 「소아小雅」 ≺하인사何人斯≻의 “맏형은 질나발을 불고 둘째 형은 저를 분다.(伯氏吹塤。 仲氏吹篪。)”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 95)양원楊園의 길이~있는 법이니 : 『시경』 「소아小雅」 ≺항백巷伯≻에 나오는 구절이다. 양원은 버들이 있는 정원으로 위치가 낮고, 묘구는 조금 높은 언덕을 가리킨다. 이는 낮은 곳의 길이 뻗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천한 사람의 말이 혹 귀한 사람에게 미칠 수도 있다는 뜻이다.
- 96)문경지교刎頸之交 : 서로 죽음을 함께할 수 있는 막역한 사이를 이르는 말.
- 97)어찌 그~틈이 벌어졌겠습니까마는 : 원문의 ‘고문顧問’은 돌아보고 의심한다는 뜻이다.
- 98)장이張耳와 진여陳餘는~멸망하고 말았습니다 : 초한楚漢 시대에 장이와 진여 두 사람 모두 대량大梁의 명사名士로서 처음에는 부자父子처럼 대하며 매우 친밀하게 지냈는데, 나중에 권력을 쟁탈하는 와중에서 세리勢利로 서로 경쟁을 한 결과, 마침내 장이가 지수汦水 가에서 진여의 목을 베는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친구 사이에 유종有終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 비유로 흔히 쓰이곤 한다. 『사기史記』 권89 「장이진여열전張耳陳餘列傳」.
- 99)세리지교勢利之交 : 권세와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맺는 교제.
- 100)자금장子琴張과 맹자반孟子反은~점이 없었습니다 : 『장자』 「대종사大宗師」에, 자상호子桑戶와 맹자반과 자금장 세 사람이 서로 쳐다보고 웃으면서 막역지우莫逆之友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 101)취미당翠微堂 : 법명은 수초守初(1590~1668). 자는 태혼太昏, 속성은 성成씨. 서울 출생으로 어려서 제월 경헌霽月敬軒에게 출가하였다. 두류산에 가서 부휴浮休를 뵈니, 부휴가 벽암碧巖에게 말하기를 “다음 날에 우리 도를 크게 할 사미니 잘 보호하라.”고 하였다. 1629년 옥천 영취사에서 개당開堂하여 영외嶺外의 선학禪學이 취미 대사에서 비롯되었다.
- 102)서산西山에 달이~조약돌이 되었습니다 : 이 구절은 서산 휴정(1520~1604), 사명 유정(1544~1610), 금봉 대사, 벽암 각성(1575~1660) 대사의 업적과 입적을 비유한 구절이다.
- 103)대순大舜이 붕어崩御하자~들리지 않았고 : 『서경』 「순전舜典」에 “임금이 세상을 떠나자 백성이 마치 부모의 상을 당한 것처럼 삼 년 복을 입었고, 천하에 음악 소리가 끊어져 조용해졌다.(帝乃殂落。 百姓如喪考妣三載。 四海遏密八音。)”라는 말이 나온다.
- 104)과보夸夫 : 자신의 힘을 헤아리지도 않고 태양과 경주를 하다가 도중에 목이 마르고 지쳐서 쓰러져 죽었다는 신화 속의 인물이다. 『산해경山海經』 「해외북경海外北經」.
- 105)신감信鑑의 영광 : 스승 숭신崇信의 뒤를 이어 제자 선감宣鑑이 선풍禪風을 크게 떨친 것과 같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말이다. 숭신은 육조 대사 혜능慧能의 제자인 청원 행사靑原行思의 계열로, 천황 도오天皇道悟의 법을 이어 받아 용담선원龍潭禪院에서 종풍을 떨쳤으므로 세상에서 용담 숭신龍潭崇信 혹은 용담 화상龍潭和尙이라고 일컬었는데, 제자 덕산 선감德山宣鑑에게 법을 전했다. 덕산은 방망이로 때리며 교화를 펼쳐서 덕산방德山棒이라는 칭호를 얻었는데, 그 문하에 암두 전활巖頭全豁·설봉 의존雪峰義存과 같은 뛰어난 제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 106)일백십 성城의~법계를 경험하였고 : 구도 보살求道菩薩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처음에 문수보살을 찾아갔다가 다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남쪽으로 여행하여 110성城의 53 선지식을 찾아다니며 법문을 구한 결과 마침내 미진수微塵數의 삼매문三昧門에 들어섰다는 이야기가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에 나온다.
- 107)십만 리~총령蔥嶺을 넘어갔습니다 : 달마達摩가 중국에서 열반한 뒤에 신발 한 짝을 들고 서쪽으로 총령을 넘어갔다는 전설이 『전등록傳燈錄』 권3에 전한다.
- 108)연비어약鳶飛魚躍의 비은費隱 : 『시경』 「대아大雅」 ≺한록旱麓≻에 “솔개는 하늘 높이 솟구치고, 물고기는 못 속에서 뛰노누나.(鳶飛戾天。 魚躍于淵。)”라는 구절이 나온다. 비費와 은隱은 각각 도道의 용用과 체體를 말한다. 『중용장구中庸章句』 12장에 “군자의 도는 비하고 은하다.(君子之道。 費而隱。)”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주석에 “비費는 용用이 광대함을 말한 것이요, 은隱은 체體가 은미함을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 109)교주몽접覺周夢蝶의 허거栩蘧 : 교주몽접은 잠에서 깨면 인간 장주莊周의 몸이요, 꿈속에서는 날아다니는 나비의 몸이라는 뜻이다. 허栩와 거遽는 각각 나비와 인간의 상태를 형용한 것이다. 『장자』 「제물론齊物論」 마지막에 “언젠가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나풀나풀 잘 날아다니는 나비의 입장에서 스스로 유쾌하고 만족스럽기만 하였을 뿐 자기가 장주인 것은 알지도 못하였는데, 조금 뒤에 잠을 깨고 보니 몸이 뻣뻣한 장주라는 인간이었다. 모를 일이다. 장주의 꿈속에 나비가 된 것인가, 나비의 꿈속에 장주가 된 것인가. 하지만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분명히 구분이 있을 것이니, 이것을 일러 물의 변화라고 한다.(昔者莊周夢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則蘧蘧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라는 호접몽胡蝶夢의 이야기가 나온다.
- 110)축타祝鮀 : 춘추 시대 위衛나라 사람. 자는 자어子魚. 유문공劉文公이 제후들을 소릉召陵에 모이게 하였을 때 위 영공衛靈公이 데리고 갔었는데, 당초에 제후들이 채蔡나라를 위나라의 위에 내세우려 하다가, 축타의 말 때문에 마침내 위나라를 앞세웠었다. 공자도 그의 말재주를 말했다. 『좌전左傳』 「정공定公4년」, 『논어』 「옹야雍也」.
- 111)송조宋朝 : 『논어』 「옹야雍也」에 “공자가 ‘축타祝鮀의 구재口才와 송조宋朝의 아름다움이 없고서는 이 세상에 살면서 재해를 면하기 어렵다’ 했다.” 하였는데, 그 주注에 의하면, 송조는 송국宋國의 미남자美男子로서 위 영공衛靈公의 부인 남자南子에게 사랑을 받아 정을 통했다고 하였다.
- 112)닭을 빌려서~해야 하겠다 : 훌륭한 스승 밑에서 배우고 싶다는 뜻을 비유한 것이다. 『장자』 「경상초庚桑楚」에 “월나라 닭은 고니의 알을 품을 수 없지만, 노나라 닭은 본시 품을 수가 있다. 그 닭들의 속성이 같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능력이 서로 다른 것은, 그 재질에 원래 크고 작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재질은 작아서 그대를 교화시키기에 부족하다. 그대는 어찌하여 남쪽으로 가서 노자老子를 만나보지 않는 것인가.(越雞不能伏鵠卵。 魯雞固能矣。 雞之與雞。 其德非不同也。 有能與不能者。 其才固有巨小也。 今吾才小。 不足以化子。 子胡不南見老子。)”라는 말이 나온다.
- 113)바람 소리가~부끄러운 일입니다 : 영郢이라는 지역의 석수장이가 도끼를 휘둘러서 사람의 코끝에 살짝 묻힌 하얀 흙만 교묘하게 떼어 내고 사람은 절대로 다치지 않게 하였는데, 그럴 때마다 흙을 묻힌 사람은 가만히 서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뒤에 송 원군宋元君이 그 말을 듣고는 장석을 불러 시연을 청하자, 장석이 “예전에는 잘했지만 지금은 나의 짝이 오래 전에 죽어서 더 이상 솜씨를 발휘할 수가 없다.”라고 대답한 운근성풍運斤成風의 이야기가 『장자』 「서무귀徐无鬼」에 나온다.
- 114)머리를 베어~보명普明의 정성 : 보명은 석가모니의 전생 이름이다. 녹족왕鹿足王에게 잡혔을 때 전에 한 바라문에게 보시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7일간의 시간을 얻어 약속을 지키고 다시 녹족왕에게 가니 왕이 감동해 귀의하였다.
- 115)뼈를 으스러뜨린 파륜波輪의 공경 : 살타파륜보살薩陀波崙菩薩이 반야바라밀방편般若波羅蜜方便을 듣기 위해 담무갈보살曇無竭菩薩을 공양하려는데 가진 것이 없어 곤란해 하다가, 피와 골수를 산다는 바라문(釋提桓因의 변신)의 말을 듣고 어깨를 찔러 피를 내고 허벅지를 잘라 뼈를 부수고 골수를 꺼내 바라문에게 주었다.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 「초분상제보살품初分常啼菩薩品」.
- 116)미로彌盧 : 수미산須彌山, 즉 수미로산須彌盧山의 준말이다. 수미산은 원래 인도 신화 속에 나오는 산 이름인데, 불교의 우주관에서 이를 전용轉用하여 세계의 중앙에 있는 가장 높은 산으로 일컬었다. 이 산을 중심으로 하여 주위에 팔산八山과 팔해八海가 에워싸면서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는데, 그 세계를 수미세계須彌世界라고 한다.
- 117)아무리 물들여도~한 것입니다 : 『논어』 「양화陽貨」에 “아무리 갈아도 얇아지지 않으니 단단하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물을 들여도 검어지지 않으니 결백하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不曰堅乎。 磨而不磷。 不曰白乎。 涅而不緇。)”라고 공자가 자신을 비유한 말이 나오고, 또 「자한子罕」에 “부자의 도는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뚫을수록 더욱 견고하기만 하다.(仰之彌高。 鑽之彌堅。)”라고 안회顔回가 공자의 도를 찬탄한 말이 나온다.
- 118)수달須達의 급고給孤 : 수달은 인도 사위성舍衛城의 수달 장자須達長者를 가리키는데, 그가 고독한 자들에게 재물을 희사하여 구제했기 때문에 급고독 장자給孤獨長者라고도 한다. 또 그가 석가에게 지어 준 기원정사祇園精舍를 급고독원給孤獨園으로 칭하기도 한다.
- 119)도道를 도라~않은 것입니다 : 참고로 『노자』 1장에 “도를 어떤 도라고 말할 수 있으면 그 도는 상도常道가 아니요, 이름을 어떤 이름이라고 말할 수 있으면 그 이름은 상명常名이 아니다.(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라는 말이 나온다.
- 120)벽암碧巖 : 벽암 각성碧巖覺性(1575~1660). 자는 징원澄圓, 속성은 김金씨. 보은 사람. 9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10세에 화산華山의 설묵雪黙을 스승으로 섬겨 14세에 승려가 되었다. 부휴浮休를 따라 속리산·금강산·덕유산·가야산 등으로 다니면서 경을 공부하였고, 초서·예서를 잘 썼다. 1593년 부휴를 따라 싸움터에 나가 해전海戰에 공을 세웠다. 20여 년 동안 부휴에게서 진수眞髓를 체득하였고 계행이 청정하였으며, 쌍계사·화엄사·송광사를 중건하였다. 화엄사에서 나이 86세, 법랍 72년으로 입적하였다. 저서는 『도중결의圖中決疑』 1권, 『간화결』 1권, 『석문상의초』 1권 등이 있다. 법제자는 처능處能이다.
- 121)취미翠微 : 법명은 수초守初.
- 122)칡베 옷~드러나게 되었으니 : 참고로 『중용장구中庸章句』 33장에 “『시경』에 ‘비단옷을 입고 겉에 홑옷을 걸친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문채가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싫어해서이다.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은은하게 날로 빛이 나는 반면에, 소인의 도는 산뜻한 듯하지만 날로 빛이 바래는 것이다.(詩曰。 衣錦尙絅。 惡其文之著也。 故君子之道。 闇然而日章。 小人之道。 的然而日亡。)”라는 말이 나온다.
- 123)흑백黑白의 개미들이 좋아하여 모여들고 : 참고로 『장자』 「서무귀徐無鬼」에 “개미는 양고기를 좋아하여 모여든다. 양고기는 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순임금의 행동에도 누린내 나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 백성이 좋아하여 모여드는 것이다.(蟻慕羊肉。 羊肉羶也。 舜有羶行。 百姓悅之。)”라는 말이 나온다.
- 124)못을 위해~것이 수달이라면 : 참고로 『맹자』 「이루離婁 상上」에 “못을 위해서 물고기를 몰아 주는 것은 수달이요, 숲을 위해서 참새를 몰아 주는 것은 새매요, 탕왕과 무왕을 위해서 백성을 몰아 주는 자는 걸왕과 주왕이다.(爲淵敺魚者獺也。 爲叢敺爵者鸇也。 爲湯武敺民者桀與紂也。)”라는 말이 나온다.
- 125)하늘에 기댄(倚天) 장검長劍 : 『원오불과선사어록圓悟佛果禪師語錄』 등에 “금강 보검이 하늘에 기대 서늘하니, 외도와 마귀들이 모두 무너지는구나.(金剛寶劍倚天寒。 外道邪魔俱腦裂。)” 등의 구절이 나온다.
- 126)감히 범연梵筵에~망연자실하였던 것이었습니다 : 참고로 『장자』 「추수秋水」에 “우물 안의 개구리가 바다에 대한 말을 듣고는, 깜짝 놀라고 망연자실하였다.(埳井之䵷聞之。 適適然驚。 規規然自失也。)”라는 말이 나온다.
- 127)그러니까 그렇다고~할 뿐이었습니다 : 『장자』 「제물론齊物論」에 “가하니까 가하다고 하고, 불가하니까 불가하다고 한다. 길은 걸어 다니니까 생기는 것이고, 만물은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그러니까 그러하고, 어째서 그렇지 아니한가, 그렇지 않으니까 그렇지 아니한 것이다. 만물에는 본디 그러한 면이 있고,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어떤 것도 그렇지 않은 것은 없으며, 어떤 것도 불가한 것은 없다.(可乎可。 不可乎不可。 道行之而成。 物謂之而然。 惡乎然。 然於然。 惡乎不然。 不然於不然。 物固有所然。 物固有所可。 無物不然。 無物不可。)”라는 말이 나온다.
- 128)양곡暘谷 : 『회남자淮南子』 「천문훈天文訓」에 “해가 양곡에서 돋아 함지에서 목욕하고 부상에서 솟는다.”라고 하였다.
- 129)엄자산崦嵫山 : 해가 들어가는, 서쪽에 있는 산. 약목은 그곳에 있는 신이한 나무. 『산해경』.
- 130)별자리를 옮긴~지조를 보여주고 : 후한後漢의 은사隱士 엄자릉嚴子陵은 본명이 엄광嚴光으로서, 광무제光武帝와 소년 시절의 친구인데, 광무제가 황제로 등극한 이후로는 성명을 바꾸고서 은거하였다. 그러다가 한번은 광무제의 간절한 부름을 받고 대궐에 들어가서 며칠 동안 단 둘이 노닐던 중에 하루는 함께 누워 있다가 광무제의 배 위에 발을 얹었는데, 그 다음 날 태사太史가 아뢰기를 “객성客星이 제좌帝座를 매우 급하게 범했습니다.”라고 하자, 광무제가 웃으면서 “나의 친구 엄자릉과 함께 누워 있었다.”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 131)자리 위의 보배 : 재덕才德이 출중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노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자리를 권하자, 공자가 모시고 앉아서 “유자는 자리 위의 보배를 가지고 초빙해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이다.(儒有席上之珍以待聘)”라고 말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예기禮記』 「유행儒行」.
- 132)구고九臯 : 여러 굽이의 깊고 긴 못, 혹은 학鶴.
- 133)양춘陽春의 묘한 곡조 : 양춘곡陽春曲은 초나라의 명곡으로 내용이 너무도 고상하여 창화唱和하기 어려운 곡으로 일컬어졌다. 송옥宋玉의 ≺대초왕문對楚王問≻.
- 134)요조窈窕의 아름다운 악장 : 요조는 『시경』 「주남周南」 첫머리에 나오는 ≺관저關雎≻의 구절이다.
- 135)금곡金谷의 적선謫仙 : 적선으로 칭해지는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59세 이후에 금릉 지역에서 유랑하였다.
- 136)행단杏壇 : 학문을 닦는 곳을 이르는 말. 공자가 행단 위에서 제자를 가르쳤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주 72 참조.
- 137)융경 6년은 1572년인데 말(馬)의 해가 아니다. 융경 4년(1570)이 경오년庚午年으로 말의 해이다.
- 138)곤경鯤鯨 : 곤어鯤魚. 북극 바다에 산다는 큰 물고기. 길이가 1천 척이어서 고래와 같다 하여 곤경이라 함.
- 139)오개五蓋 : 탐욕貪慾·진에嗔恚·치면癡眠·조희調戲·의모疑侮.
- 140)삼장三障 : 삼혹三惑이라고도 함. 견사혹見思惑·진사혹塵沙惑·무명혹無明惑.
- 141)공가空假 : 모든 현상에는 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공空과, 모든 현상은 여러 인연의 일시적인 화합으로 존재한다는 가假를 말한다. 공空이나 가假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은 중中이라 한다.
- 142)형산荊山에서 까치에게~흩어져 버렸다 : 『한시외전韓詩外傳』에 “형산에서는 옥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교인은 구슬 귀하게 여기지 않네.(荊山不貴玉。 鮫人不貴珠。)”라는 표현이 있다. 교인鮫人은 전설 속의 인어人魚로서, 교인의 눈물이 구슬이 되었다고 한다.
- 143)삼혈총三穴銃 : 포신砲身이 세 개가 겹쳐 있는 총. 1593년 제작되어 유통된 조선의 무기.
- 144)칠원漆園 : 노자老子에 관련된 말로 쓴 것은 침굉의 착오이다. 장자莊子가 칠원의 관리자로 있었기 때문에, 장자의 대명사로 쓰이는 말이다.
- 145)목곡木斛 : 상수리나무에 기생하는 식물. 『본초경집주本草經集注』.
- 146)아양啞羊 : 둔하고 어리석어 선악의 계율을 분별하지 못하여 죄를 범하고도 참회할 줄 모르는 승려를 벙어리 양에 비유하는 말.
- 147)호련瑚璉 : 중국 주나라 때, 오곡을 담아 신에게 바칠 때 쓰던 제기祭器. 중국 고대에 하나라에서는 호瑚라 하고 은나라에서는 연璉이라 한 데에서 유래한다. 나아가 고귀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나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데, 공자가 자공子貢의 사람됨을 평하여 호련이라고 한 데에서 유래한다.
- 148)싹을 틔우고는~경우도 있다 : 『논어』 「자한子罕」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이에 대해서 황간皇侃은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가 대성大成을 하지 못하고서 일찍 죽은 것을 비유한 것이라고 하였다.
- 149)밝게 분변하고~생각할 것 : 『중용』에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히 생각하고, 밝게 분변하고, 독실히 행한다.(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辨之。 篤行之。)”라는 말이 나온다.
- 150)강하고 굳세고 질박하고 어눌하게 : 『논어』 「자로子路」에 “강하고 굳세며 질박하고 어눌한 것이 인에 가깝다.(剛毅木訥。 近仁。)”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 151)토봉土蜂은 콩잎의~못하기 때문이다 : 『장자』 「경상초庚桑楚」에 “토봉은 콩잎의 푸른 벌레를 부화시키지 못한다. 또 월나라 닭은 고니의 알을 품을 수 없지만, 노나라 닭은 본디 그렇게 할 수 있다.(奔蜂不能化藿蠋。 越雞不能伏鵠卵。 魯雞固能矣。)”라는 말이 나온다.
- 152)극자성棘子成이 “군자는~같다.”라고 대답하였다 : 『논어』 「안연顔淵」에 나온다.
- 153)예쁜 웃음에~채색을 한다 : 지금은 전하지 않는 시인데, 『논어』 「팔일八佾」에 인용되어 나온다.
- 154)두공斗栱 : 두공斗拱. 두와 공. 공은 기둥과 들보가 만나는 곳에 놓아 중량을 받는 아치형의 나무이고, 두는 공 사이에 끼우는 네모진 나무.
- 155)장문중臧文仲이 큰~지혜롭다고 평하였다 : 『논어』 「공야장公冶長」에 이 이야기가 나온다.
- 156)탐스러운 여우와~당하는 것이다 : 『장자』 「산목山木」에 이 내용이 나온다.
- 157)잡채雜采 : 잡채雜綵, 잡채雜彩. 잡색 직물.
- 158)기악祁岳과 거란契丹~뛰어난 화공畫工 :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어찌 기악과 정건뿐이겠는가, 필적이 양거란보다도 훨씬 뛰어나다네.(豈但祁岳與鄭虔。 筆跡遠過楊契丹。)”라는 구절이 나온다. 『두소릉시집杜少陵詩集』 권4 ≺봉선류소부신화산수장가奉先劉少府新畫山水障歌≻. 기악과 정건鄭虔은 모두 당나라 때의 화가이고, 양거란楊契丹은 수나라 화가인 양소楊素인데, 그의 그림이 거란까지 전해졌으므로 그의 호로 삼았다 한다.
- 159)높은 누각이~될 것이다 : 『시경』 「소아小雅」 ≺사간斯干≻에 나오는, 멋진 건물의 표현을 인용한 것이다.
- 160)은혜는 상서로운~복을 받으리라 : 한나라 왕포王褒가 지은 ≺성주득현신송聖主得賢臣頌≻의 일부를 침굉이 그대로 인용하여 지었다.
- 161)회촬會撮 : 경추頸椎가 될 만한 곳. 핵심적인 장소. 모아 엮음.
- 162)별들은 주워~것과 같다 : 참고로 한유韓愈의 ≺석고가石鼓歌≻에 “공자는 서쪽으로 갔으면서도 진나라에 들러 이 석고문石鼓文은 보지 못했으니, 비유하자면 별들은 주워 모았으면서도 희아羲娥는 버린 것과 같다.(孔子西行不到秦。 掎摭星宿遺羲娥。)”라는 말이 나온다. 희아는 해를 모는 희화羲和와 달을 모는 상아孀娥의 병칭으로, 해와 달을 가리킨다.
- 163)비록 백아가~할 것이다 : 한나라 왕포王褒의 ≺성주득현신송聖主得賢臣頌≻에 나오는 말을 침굉이 그대로 인용하였다. 백아伯牙는 고대에 거문고를 잘 연주한 사람이고, 체종遞鍾은 유명한 거문고의 이름이며, 방문자逄門子는 활을 잘 쏜 사람이고, 오호烏號는 명궁名弓의 이름인데, 성군이 현신을 만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 164)교화가 사방에~반드시 이르리라 : ≺성주득현신송聖主得賢臣頌≻에 나오는 말을 침굉이 가감 없이 그대로 옮겼다.
- 165)선을 쌓은~재앙이 있다 : 『주역』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나오는 말.
- 166)어찌 선할~말 것이다 : 『시경』 「대아大雅」 ≺상유桑柔≻에 나온다.
- 167)옛날에 이르기를~있지 않았다 : 『맹자』 「이루離婁 상上」에 나오는 말을 침굉이 인용한 것이다. 본문에 인용한 글은 『시경』 「대아」 ≺가락假樂≻에 나오는 말이다.
- 168)성훼成毁 : 이루어지고 무너짐.
- 169)맥주麥舟 : 보리를 실은 배라는 뜻으로, 곤경에 처한 사람을 물질적으로 도와줄 때에 쓰는 말이다. 송宋나라 범요부范堯夫가 보리 5백 곡斛을 배에 싣고 오다가, 단양丹陽에서 석만경石曼卿이 두 달 동안이나 상喪을 치르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는, 그 배를 모두 그에게 내준 뒤에 자신은 단기單騎로 돌아왔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냉재야화冷齋夜話』 권10.
- 170)화질華質 : 화려함과 소박함.
- 171)나의 형체는~상태에 있었다 : 정鄭나라의 신무神巫 계함季咸에게 열자列子의 스승 호자壺子가 자기의 관상을 차례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장자』 「응제왕應帝王」에 나오는데, 생기生機가 막혀 버린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을 뽑아서 침굉이 인용하여 말을 만든 것이다.
- 172)비록 눈에~점이 있었다 : 『장자』 「서무귀徐無鬼」에 나오는 구절을 조합한 것이다.
- 173)이루어지고 무너짐이~않음과 같다 : 『장자』 「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말을 침굉이 인용한 것이다. 소씨昭氏는 거문고의 명인인 소문昭文을 가리킨다.
- 174)맥주麥舟 : 주 169 참조.
- 175)천지天地는 하나의 말(馬)과 같고 : 참고로 『장자』 「제물론齊物論」에 “천지는 하나의 손가락과 같고, 만물은 하나의 말과 같다.(天地一指也。 萬物一馬也。)”는 말이 나온다.
- 176)모모嫫母 : 황제黃帝의 넷째 부인. 현명했으나 추녀醜女로 이름이 높았다 한다.
- 177)이理의 측면에서~하지 않겠는가 : 명분상으로는 정당해서 떳떳하게 큰소리를 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일하기가 어려워서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장자』 「즉양則陽」에 “피리를 불면 그래도 그럴 듯한 소리가 나지만, 칼끝의 구멍을 불면 소리가 휙 하고 지나갈 뿐이다. 요순은 사람이 찬미하는 바이지만, 대진인 앞에서 요순을 말하는 것은, 한번 휙 하고 소리가 지나가는 것과 같을 뿐이다.(夫吹筦也。 猶有嗃也。 吹劍首者。 吷而已矣。 堯舜。 人之所譽也。 道堯舜於戴晉人之前。 譬猶一吷也。)”라는 말이 나온다.
- 178)금비金鎞 : 쇠칼. 치료의 도구.
- 179)지독舐犢의 은혜 : 송아지를 핥아 주는 은혜라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사랑을 뜻한다. 양표楊彪의 아들 양수楊修가 조조曹操에게 죽음을 당하였는데, 그 뒤에 조조가 양표에게 왜 그토록 야위었느냐고 묻자, 양표가 “늙은 소가 송아지를 핥아 주는 애정(老牛舐犢之愛)을 아직도 지니고 있어서 그렇다.”라고 대답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 부附 양표전楊彪傳」.
- 180)이륜彛倫 :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 181)같은 종류의~확대 적용한다 : 『주역』 「계사전繫辭傳 상上」에 나오는 말이다.
- 182)선불장選佛場 : 승려의 실력을 시험하는 것을 선불選佛이라고 하는데, 흔히 그 장소를 선불장이라고 하고, 그 시험을 공부선工夫選이라고 한다.
- 183)소목昭穆의 차서 : 사당에 조상의 신주神主를 모시는 차례. 1세를 가운데에 모시고 2세·4세·6세는 소昭라 하여 왼편에, 3세·5세·7세는 목穆이라 하여 오른편에 모신다. 여기서는 이와 같이 시왕을 좌우로 나누어 차례대로 봉안하는 것을 말한다.
- 184)선을 보거든~떼어야 한다 : 『논어』 「계씨季氏」에 나오는 말이다.
- 185)해가 중천에~베어야 한다 : 『육도六韜』 「수토守土」에 나오는 말이다.
- 186)공손씨公孫氏가 칼춤을~경지에 들어갔고 : 당나라 때 초성草聖으로 일컬어진 장욱張旭이 공손대랑公孫大郞의 칼춤 솜씨를 보고서 필법筆法의 묘한 도리를 터득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 「오도자吳道子」.
- 187)포정씨庖丁氏가 소를~비결을 터득하였으니 : 문혜군文惠君이 소 잡는 포정庖丁의 말을 듣고 양생의 비결을 터득했다는 이야기가 『장자』 「양생주養生主」에 나온다.
- 188)여신輿薪 : 수레에 가득 실은 땔나무라는 뜻으로, 미약한 힘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큰일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인데, 수레 가득한 땔나무에 붙은 불을 한 잔의 물로 끄려고 한다는 『맹자』 「고자告子 상上」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 189)팔십 년~틈 지나듯 : 『장자』 「지북유知北游」에 “천지간의 인생이란 마치 하얀 망아지가 담장 사이의 틈을 지나가는 것처럼 순간일 따름이다.(人生天地之間。 若白駒之過隙。 忽然而已。)”라는 말이 나온다.
- 190)후손의 경사와~주역에 보이나니 : 『주역』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선을 쌓은 집안에는 후손에게 반드시 경사가 있게 마련이고,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후손에게 반드시 재앙이 돌아오게 마련이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라는 말이 나온다.
- 191)벽려薜荔 : ⓢ preta의 음역音譯인 벽려다薜荔多의 준말로, 아귀餓鬼를 가리킨다.
- 192)구거九居 : 구유정거九有情居의 준말. 유정, 곧 중생이 윤회하는 아홉 곳. 욕계의 인천人天, 색계의 범중천梵衆天·극광정천極光淨天·변정천遍淨天·무상천無想天, 무색계의 공무변처空無邊處·식무변처識無邊處·무소유처無所有處·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
- 193)마음 밭(三田) : 도가에서는 양미간을 상단전上丹田, 가슴 중간을 중단전中丹田, 배꼽 아래를 하단전下丹田이라 한다.
- 194)먼지와 때(塵垢)로~빚어낼 수도 : 참고로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먼지와 때 그리고 쭉정이와 겨 같은 것을 가지고도 도공처럼 요순을 빚어낼 수도 있다.(塵垢粃糠。 將猶陶鑄堯舜者也。)”라는 말이 나온다.
- 195)듣건대 봉래섬에~해 줬으면 : 참고로 『시경』 「대아大雅」 ≺권아卷阿≻에 “봉황이 우나니 저 높은 언덕이요, 오동이 자라나니 아침 해 뜨는 동산이라.(鳳凰鳴矣。 于彼高岡。 梧桐生矣。 于彼朝陽。)”라는 말이 나온다. 또 순舜임금이 오현금五絃琴을 처음으로 만들어 남풍가南風歌를 지어 부르면서 “훈훈한 남쪽 바람이여, 우리 백성의 수심을 풀어 주기를. 제때에 부는 남풍이여, 우리 백성의 재산을 늘려 주기를.(南風之薰兮。 可以解吾民之慍兮。 南風之時兮。 可以阜吾民之財兮。)”이라고 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예기禮記』 「악기樂記」.
- 196)상당上堂 및 육색장六色掌 : 상당은 선사禪師나 주지가 설법하기 위해 법당에 올라가는 것으로 여기서는 큰 의식에 참여하여 법문을 하는 큰스님들을 말한다. 사찰에서 큰 의식을 행할 때, 각자 맡아서 해야 할 직책을 써서 벽에 붙이는 글을 육색방六色榜이라 하는데 육색장은 그 담당자를 가리킨다. 그 소임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조화造花·조과造菓·조병造餠·반두飯頭·숙두熟頭·채로菜露·공기工器·세면細麵·자색煮色·반색盤色·시색匙色·다각茶角·지전知殿·정통淨桶·급수汲水·화대火臺·지배地排·지빈知賓·별좌別座·도감都監·서기書記·유나維那.
- 197)병법秉法 : 사찰에서 의식의 진행을 담당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198)도사道師 : 도사導師. 주요한 행사를 주관, 집행하는 승려. 법회에서 발원문, 표백表白을 말하고 한 자리의 대중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 199)유나維那 : ⓢ karma-dāna. ① 사찰의 여러 가지 일을 지도하고 단속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② 육지사六知事의 하나. 선원禪院의 규율과 질서를 다스리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200)찰중察衆 : 사찰에서 대중의 잘못을 살펴 시정케 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201)일소逸少가 거위를 잡아 온 서첩書帖 : 일소는 진晉나라의 명필 왕희지王羲之의 자字이다. 그가 거위를 무척이나 좋아한 나머지, 산음山陰의 도사道士에게 『황정경黃庭經』을 써 주고는 그 대가로 거위를 모조리 가져왔던 고사가 전한다. 『태평어람太平御覽』 권238.
- 202)거란契丹의 솜씨요~도자道子의 솜씨이다 : 네 사람 모두 저명한 화가들인데, 거란과 기악과 정건에 대해서는 주 158 참조. 도자는 당대唐代의 화가 오도현吳道玄의 자字인데, 특히 산수山水와 불상佛像에 독보적인 경지를 보여주었다.
- 203)반두飯頭 : 선원禪院에서 밥을 짓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204)조과造果하고 세면洗糆하는 : 조과는 과자를 만드는 것, 세면은 국수를 만드는 것. 혹은 그 일을 맡은 자.
- 205)운문雲門 언로偃老 : 운문 문언雲門文偃(864~949). 당말唐末 오대五代 스님. 운문종雲門宗의 시조. 어떤 승려가 운문에게 “어떤 것이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말입니까?” 묻자, 운문은 “호병(깨를 넣어 구운 둥근 떡)이다.”라 했다는 운문호병雲門胡餠의 화두가 있다.
- 206)개선開仙 섬로暹老 : 개선 선섬開仙善暹(생몰 연대 미상). 송대宋代의 스님. 운문종. 개선은 주석하던 사찰의 이름. 임강臨江 출신으로 출가하여 계행이 청정하였으며 덕산 혜원에게 참학하였다. 설두 중현雪竇重顯에게 공부하던 어느 날 금아金鵝에 나오도록 천거받자 몰래 벽에 게송을 남겨 두고 자취를 감추었다 한다.
- 207)조병造餠 : 떡을 만드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208)다각茶角 : 절에서 마실 차를 마련하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209)숙두熟頭 : 절에서 반찬을 마련하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210)채로菜露 : 절에서 국을 마련하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여기서는 국이나 반찬을 담는 그릇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 211)회촬會撮 : 목뼈(頸椎).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된다. 주 161 참조. 여기서는 여러 가지 일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 212)별좌別座 : 절에서 식사·의복·방석·이부자리 등을 담당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 213)여주驪珠 : 여룡, 즉 흑룡黑龍의 턱 밑에 있다는 진귀한 구슬을 말하는데, 그 용이 잠들어 있을 때에 위험을 무릅쓰고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하여 구슬을 훔쳐 온 사람의 이야기가 『장자』 「열어구列禦寇」에 나온다.
- 214)수릉壽陵 땅의~수밖에 없었다네 : 한단학보邯鄲學步의 이 이야기가 『장자』 「추수秋水」에 나온다.
- 215)백련동白蓮洞 : 현재 전남 해남군 대흥산 부근에 있는 연동蓮洞.
- 216)그대의 머리에~일컬을 것이다 : 승려의 몸이 아니라 머리에 관을 쓴 유자儒者의 신분이라면, 충분히 과거에 급제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말이다. 안탑雁塔은 중국 자은사慈恩寺의 대안탑大雁塔을 말한다. 당나라 때 진사과進士科에 합격한 사람들이 이 탑 아래에다 이름을 기록해 넣은 고사가 전한다.
- 217)비침裨諶의 초고草稿를 윤색한 뒤에 : 침굉이 작성한 글을 윤선도가 다시 다듬었다는 말이다. 『논어』 「헌문憲問」에 “정鄭나라에서는 외교 문서를 작성할 적에, 비침裨諶이 초고를 만들고, 세숙世叔이 토론을 하고, 행인行人인 자우子羽가 수식修飾을 하고, 동리東里의 자산子産이 윤색을 하였기 때문에, 실패하는 일이 적었다.”는 내용의 말이 나온다.
- 218)이 사람을~만들어야 하겠다 : 윤선도가 침굉을 환속시키겠다는 말이다. 한유韓愈의 「원도原道」에 “이단에 속한 사람들을 정상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그들이 읽는 이단의 책을 불살라 없애고, 그들이 거처하는 이단의 처소를 정상적인 사람이 사는 집으로 만들어야 한다.(人其人。 火其書。 廬其居。)”라는 말이 나온다.
- 219)명협蓂莢 : 요堯임금 때 조정의 뜰에 났다는 서초瑞草의 이름인데, 초하루부터 매일 한 잎씩 나서 자라다가 보름이 지난 16일부터는 매일 한 잎씩 져서 그믐에는 다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으로 날을 계산하여 달력을 삼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죽서기년竹書紀年』 권상 「제요도당씨帝堯陶唐氏」.
- 220)모습은 냇물을 건너는 것 같았으며 : 조심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가리킨다. 『노자』 15장에 “조심스럽기는 겨울에 냇물을 건너는 것 같았다.(豫焉若冬涉川)”라는 말이 나온다.
- 1)題名。依版心而編者補入。
- 2)「文」編者補入。
- 1)「汙」疑「汗」{編}。
- 1)此行狀。已載於本書(第八册二三五頁下段){編}。
- 2)「啇」通用「商」{編}次同
- 1)「苐」疑「弟」{編}。
- 1)▣字體磨滅疑「金」{編}。
- 2)▣字體磨滅疑「之」{編}。
- 1)「卿」與「鄕」通{編}。
- 1)「斥」疑「斤」{編}。
- 1)「啇」通用「商」{編}。
- 1)「大道分明…抱藏明黑(下段十一行)」一張底本缺落。編者依同서울大學校所藏本而補入。
- 1)「痤」疑「座」{編}次同。
- 2)「綱」疑「網」{編}。
- 1)「」疑「酌」{編}。
- 2)「痤」疑「座」{編}。
- 1)「放敎參禪」底本在序文之後。恐是補入文耶編者移置於此。
- 2)此行狀。底本亦在序文之後。編者移置於此。
- 3)▣草書難解{編}。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이상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