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BJ_H0249_T_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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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3_a_02L초의시고 권하艸衣詩藁卷下초의 의순 중부 지음(艸衣意恂中孚 著)이상현 (역)시詩 이二세화 도중에 만소를 만나 곧바로 이별하고 산에 돌아왔는데, 만소가 나의 시 두 수에 화답하고 또 산山 자를 압운하여 모두 절구 세 수를 부쳐 왔기에, 내가 또 여기에 세 수를 화답하였다3수(細花道中 逢晩蘇 旋別歸山 晩蘇和余詩二首 又押山字 合三絕寄來 又和而答之三首)未得陽春和一場 양춘1)에 한바탕 화답하지는 못하고
空敎明月滿銀塘 공연히 명월만 연못 가득 비추게 했네
蒼巖獨宿仍無主 창암에 주인 없이 혼자서 머무나니
半壁孤燈夜意凉一 반 벽에 등불 하나 밤 정취 쓸쓸해라일
健筆如今是子長 건필은 오늘날의 자장2)과 같고
曳裾無復憶鄒陽 추양의 예거3)는 떠올릴 것도 없네
寄來淸絕韋郞句 부쳐온 위랑4)의 시구 청절하여라
紙面猶熏郇令香二 지면에 향기 남은 순령의 서체로세이
憶曾飛錫出雲間 예전에 석장 날려 산에서 나왔을 때
五鳳樓梯杳莫攀 오봉루 사다리는 오르지 못하였네
却向細花橋上別 문득 세화 향해 다리에서 헤어지고
夕陽回首即靑山三 석양에 머리 돌려보니 청산이 있네삼사문 김금릉과 수재 이창애가 함께 글을 보내 게송을 청하기에, 마침내 앞의 시에 다시 차운하여 세 차례 거듭해서 부치다9수(金斯文金陵 李秀才蒼崖 並寄書求偈 遂更次前韻 三疊以寄九首)翰墨場開選佛場 한묵장에서 선불장이 열렸나니
寶塘遊喜勝春塘 보당의 노닒이 춘당에서보다 낫네
云云萬事都休了 운운하는 온갖 일 모두 제쳐 두고
長得襟懷雪月凉一 항상 마음에 눈 속 달빛 품으리라일
習禪漸覺日初長 선을 익히며 날이 길어짐을 느끼나니
報道天根動一陽 천근에서 하나의 양이 발동했다네
安得空山風雪裏 어떡하면 텅 빈 산 눈보라 치는 속에서
閉門共對一爐香二 문 닫고 하나의 향로 함께 마주할까이
一入千峯萬樹間 천만 봉우리 숲에 한 번 들어가면
衆緣消盡絕躋攀 모든 인연 사라져 집착 끊어지네
無端更闢情緣路 무단히 다시 속세의 정 길이 열려
雲外遙天天外山三 구름 밖 먼 하늘 하늘 밖 산이네삼
이는 만소재에게 부친 것이다.(寄上晩蘇齋)
何時㝡是好逢場 어느 때가 가장 멋진 풍경이라 할까
漏盡霜濃月印塘 인경 지나 서리 짙고 달이 못에 비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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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3_a_02L艸衣詩藁卷之下
010_0853_a_03L
010_0853_a_04L艸衣意恂中孚著
010_0853_a_05L1)詩(二) [3]
010_0853_a_06L細花道中 逢晩蘇 旋別歸山 晩
010_0853_a_07L蘇和余詩二首 又押山字 合三絕
010_0853_a_08L寄來 又和而答之三首
010_0853_a_09L未得陽春和一場。空敎明月滿銀塘。
010_0853_a_10L蒼巖獨宿仍無主。半壁孤燈夜意凉。(一)
010_0853_a_11L健筆如今是子長。曳裾無復憶鄒陽。
010_0853_a_12L寄來淸絕韋郞句。紙面猶熏郇令書。(二)
010_0853_a_13L憶曾飛錫出雲間。五鳳樓梯杳莫攀。
010_0853_a_14L却向細花橋上別。夕陽回首即靑山。三
010_0853_a_15L金斯文金陵 李秀才蒼崖 並寄書
010_0853_a_16L求偈 遂㪅次前韻 三疊以寄九首
010_0853_a_17L翰墨場開選佛場。寶塘遊喜勝春塘。
010_0853_a_18L云云萬事都休了。長得襟懷雪月凉。(一)
010_0853_a_19L習禪漸覺日初長。報道天根動一陽。
010_0853_a_20L安得空山風雪裏。閉門共對一爐香。(二)
010_0853_a_21L一入千峯萬樹間。衆緣渭盡絕躋攀。
010_0853_a_22L無端㪅闢情緣路。雲外遙天天外山。(三)
010_0853_a_23L寄上晩蘇齋。
010_0853_a_24L何時㝡是好逢場。漏盡霜濃月印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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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3_b_01L此景此時重會得 그때의 그 경치를 다시금 음미하며
坐令心地頓淸凉四 심지가 홀연히 맑아지게 했으면사
未洽新情餘恨長 새 정은 미흡하고 남은 한이 많으니
重成佳會願春陽 봄빛 속에 멋진 모임 다시 가졌으면
春陽掘指無多日 봄빛을 누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會見百花滿眼香五 눈 가득 백화 향기 응당 만끽해야지오
石火光陰一瞬間 부싯돌처럼 광음은 순식간인데
利名空使萬人攀 이욕과 명예에 만인이 들러붙네
寒巖幸得歌三秀 한암에서 삼수5) 노래 부르는 행운이여
終日如愚對碧山六 종일토록 바보처럼 청산을 마주한다네육
이는 김사문에게 부친 것이다.(寄上金斯文)
氣潔秋霜藹月場 기운은 달빛 마당의 추상보다 깨끗하고
句硏春草暎池塘 시구는 지당 비추는 춘초6)보다 아름다워
琴心自可論淸濁 거문고 곡조는 청탁을 논할 수 있어도
世事無從話暖凉七 세상일은 좋고 나쁨을 얘기할 수 없네칠
不挾恩怨話短長 은혜와 원한 품지 않고 장단을 이야기하면
豈聞戰鼓掀漁陽 어양의 싸우는 북소리7)가 어찌 들리랴
居夷早慣三思戒 편안할 땐 삼사8)의 경계에 익숙하고
履險長敎四德香八 험난할 땐 사덕9)의 향기 발하네팔
學道遊心三代間 도를 배워 삼대 사이에 마음 노닐고
文章應亦古人攀 문장도 응당 옛사람을 본받아야지
早得致君堯舜上 우리 임금님 얼른 요순처럼 만들어서
淸光也要照雪山九 맑은 빛이 설산에 비치길 바라네구
이는 창애 수재에게 부친 것이다.(寄蒼崖秀才)만소가 오언고시 한 수를 주기에 차운하여 봉정하고, 이와 함께 칠언고시 한 수를 지어서 기증하다2수(晩蘇以五古一首見贈 次韻奉呈 幷衍爲七言一首以寄二首)幽谷雲初開 그윽한 골에 구름이 막 개고
寒巖上明月 찬 바위에 밝은 달이 떠오르네
靜對明月坐 조용히 앉아 명월을 마주하니
細想猶起滅 미세한 생각이 여전히 기멸하네
起滅滅盡處 기멸하는 것이 모두 없어져야만
始與眞常依 비로소 진상과 하나 될 수 있다네
若復起眞想 만약 참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면
是亦非艸衣 이것 또한 초의의 뜻이 아니라오
爲問晩蘇老 물어보세 만소 노인이시여
此事爲然麽 이 일이 그럴듯하지 않은지
鳶魚能飛躍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는 것10)도
豈不以其我 어찌 나의 말과 통하지 않으리요
如此和會得 이와 같이 이해할 수만 있다면
二聖垂印可一 두 분 성인이 인가해 주시리라일
一間茅屋半間雲 한 칸의 초가집에 반 칸은 구름
二友相尋一是月 두 벗 서로 찾나니 하나는 달님
雲隣相將月友居 구름과 달님이 이웃과 벗인 데다
淸風時來扣寂滅 청풍이 또 가끔 적멸을 두드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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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3_b_01L此景此時重會得。坐令心地頓淸凉。(四)
010_0853_b_02L未治新情餘恨長。重成佳會願春陽。
010_0853_b_03L春陽掘指無多日。會見百花滿眼香。(五)
010_0853_b_04L石火光陰一瞬間。利名空使萬人攀。
010_0853_b_05L寒巖幸得歌三秀。終日如愚對碧山。(六)
010_0853_b_06L寄上金斯文。
010_0853_b_07L氣潔春霜藹月長。句硏春草暎池塘。
010_0853_b_08L琴心自可論淸濁。世事無從話暖凉。(七)
010_0853_b_09L不挾恩怨話短長。豈聞戰鼓掀漁陽。
010_0853_b_10L居夷早慣三思戒。履險長敎四德香。(八)
010_0853_b_11L學道遊心三代間。文章應亦古人攀。
010_0853_b_12L早得致君堯舜上。淸光也要照雪山。(九)
010_0853_b_13L寄蒼崖秀才。
010_0853_b_14L晩蘇以五古一首見贈 次韻奉呈
010_0853_b_15L幷衍爲七言一首以寄二首
010_0853_b_16L幽谷雲初開。寒巖上明月。
010_0853_b_17L靜對明月坐。細想猶起滅。
010_0853_b_18L起滅滅盡處。始與眞常依。
010_0853_b_19L若復起眞想。是亦非艸衣。
010_0853_b_20L爲問晩蘇老。此事爲然麽。
010_0853_b_21L鳶魚能飛躍。豈不以其我。
010_0853_b_22L如此和會得。二聖垂印可。(一)
010_0853_b_23L一間茅屋半間雲。二友相尋一是月。
010_0853_b_24L雲隣相將月友居。淸風時來扣寂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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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3_c_01L歷歷孤明勿形段 분명히 밝아 형체 짓지 않으나
生來與伊爲所依 태어난 이래로 서로 의지하노라
淸灑灑空心中眼 마음속의 눈은 티끌 없이 맑고
赤條條落體上衣 몸 위의 옷은 지닌 것이 전혀 없네
內外中間覓總無 내외 중간을 찾아도 모두 없는데
無中大有是甚麽 없는 중에 있는 이것이 무엇인가
分手上下曾指出 손을 위아래로 뜻대로 움직이나니
物物上具獨尊我 어디에든 독존의 내가 있느니라
若人理會這般我 만약 이와 같은 나를 이해하면
許君無可無不可二 무가무불가11)를 허여하리라이부록 원문(附原)冉嶺上雲 뭉게뭉게 피어나는 재 위의 구름
皎皎林間月 교교히 비치는 숲속의 달빛
上人作何想 상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나
有想便起滅 생각에는 기멸이 따르는 것을
若說無想處 만약 생각이 없는 곳을 말한다면
雲月空依依 구름과 달이 괜히 서성인다 할까
雲去月亦墮 구름 가고 달도 떨어지고 나면
蕭然一艸衣 소연히 하나의 초의이리라
我問草衣師 내 초의 스님에게 물어보나니
認此爲眞麽 이것을 참되다고 인정할지를
上下鳶魚妙 솔개와 물고기의 묘한 그 도리12)
須看物亦我 모름지기 물아일체를 보아야 하리라
何時一燈下 어느 때 하나의 등불 아래에서
相與證否可 서로 옳고 그름 논증해 볼 수 있을까한번 보고는 대체로 그 사람됨을 짐작할 수 있었으므로, 떠날 임시에 절구 네 수를 지어서 멀리 증정하였다(一見大作可槩其人 臨行遙贈一絕)만소는 호중 사람으로, 진사에 입격하였으며, 서울에서 항상 노닐면서 문장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나주의 서실에 거하고 있는데, 이 산의 가을 경치를 감상하려고 왔다가 초암까지 와서는 나의 졸고를 대략 보고 떠났다. 이에 내가 절에서 내려와 이 절구 네 수를 지어 그에게 주었다.(晩蘇, 湖中人, 登進士, 常遊京洛, 以文章名世. 時居羅州册室, 欲賞此山秋景而來, 轉至草庵, 略覽拙稿而去. 下寺, 作此一絕畱與四首.)捫葛穿雲覓道場 칡 잡고 구름 뚫고 찾아온 도량
數間艸屋一規塘 몇 칸 초옥에 하나의 둥근 연못
乍逢猶有心相印 잠깐 만났어도 마음 도장 찍었나니
歸路天風滿袖凉一 돌아오는 길 바람은 소매 가득하네일
南岳前遊若夢場 남악의 예전 유람 한바탕 꿈 같은데
蘿陰猶記小池塘 벽라 그늘 작은 연못 아직도 기억하네
如今惠我金剛偈 지금 나에게 금강의 게송 주시다니
明月蘆花一味凉二 밝은 달 갈대꽃처럼 청량하여라이
菊入君詩意味長 그대가 국화 읊으면 뜻이 새롭나니
寒城十月作重陽 한성의 시월이 중양절이 되었도다
一秋賴有風霜力 가을은 바람과 서리의 기운에 의하여
成就黃花滿院香三 국화꽃 피워 향기 넘치게 하네삼
仙禽遣影落人間 인간 세상에 떨어진 선금의 그림자
適我離城未得攀 때마침 성을 떠나 접하지 못하였네
偶向榮江江上見 우연히 영강의 강변에서 만나고는
更隨雲入萬重山四 다시 구름 따라 산속에 들어가리라사 -
010_0853_c_01L歷歷孤明勿形段。生來與伊爲所依。
010_0853_c_02L淸灑灑空心中眼。赤條條落體上衣。
010_0853_c_03L內外中間覓總無。無中大有是甚麽。
010_0853_c_04L分手上下曾指出。物物上具獨尊我。
010_0853_c_05L若人理會遮般我。許君無可無不可。(二)
010_0853_c_06L附原
010_0853_c_07L冉冉嶺上雲。皎皎林間月。
010_0853_c_08L上人作何想。有想便起滅。
010_0853_c_09L若說無想處。雲月空依依。
010_0853_c_10L雲去月亦墮。蕭然一艸衣。
010_0853_c_11L我問草衣師。認此爲眞麽。
010_0853_c_12L上下鳶魚妙。須看物亦我。
010_0853_c_13L何時一燈下。相與證否可。
010_0853_c_14L一見大作可槩其人臨行遙贈一絕
010_0853_c_15L晩蘇。湖中人。登進士。常遊京洛。以文章名世
時居羅州册室。欲賞此山秋景而來。轉至草庵
010_0853_c_16L略覽拙稿而去。下
寺。作此一絕畱與四首
010_0853_c_17L捫葛穿雲覓道場。數間艸屋一規塘。
010_0853_c_18L乍逢猶有心相印。歸路天風滿袖凉。(一)
010_0853_c_19L南岳前遊若夢場。蘿陰猶記小池塘。
010_0853_c_20L如今惠我金剛偈。明月蘆花一味凉。(二)
010_0853_c_21L菊入君詩意味長。寒城十月作重陽。
010_0853_c_22L一秋賴有風霜力。成就黃花滿院香。(三)
010_0853_c_23L仙禽遣影落人間。適我離城未得攀。
010_0853_c_24L偶向榮江江上見。更隨雲入萬重山。(四)
010_0853_c_25L「詩二」二字。編者補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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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4_a_01L차운하여 이광려에게 답하다2수(次韻答李匡廬二首)白雲深處小茅堂 흰 구름 깊은 곳의 작은 초가집
寄在澂明水一方 청정한 물 한쪽에 붙어 있네
芳樹禽棲幽響軟 나무에 깃든 새소리는 연약하고
空庭春去落花香 빈 뜰에는 봄이 가고 낙화 향기만
久從像外硏心性 세상 밖에서 심성만 연마하였을 뿐
懶向人間話煖凉 인간의 시비는 거론하지 않았다오
竹院休言偸半日 대숲 집서 한나절 훔쳤다 말하지 마오
山僧已被笑顚狂一 산승은 이미 미치광이 비웃음 되었네일
幽人曾不下雲堂 [3] 유인은 구름 집 내려간 적 없는데
高士緣何到上方 선비는 웬일로 상방에 이르렀소
盡道匡廬心眼正 광려의 심안이 바르다 모두 말하는데
未聞杜曲姓命香 두곡의 성명의 향기는 아직 못 들었소
更深山吐氷輪淨 다시 찾은 산은 얼음 바퀴 달을 토해 내고
人靜欄含竹籟凉 인적 없는 난간은 대숲 소리를 머금었네
露冷時惺蝴蝶夢 이슬 방울 차가워 호접몽에서 깨었나니
抱枝猶戀一春狂二 꽃가지 잡고 아직 온통 봄을 그리네이여름날에 죽림정사에서 모임을 갖다전주부 서남쪽 산간에 있다(夏日會竹林精舍在全州府西南山間)遠客今將返故林 먼 나그네 옛 숲으로 돌아가려다가
忽聞山水有淸音 산수에 맑은 소리 있다는 말 들었네
門前紅稻香初熟 문 앞엔 홍도의 향이 이제 막 익어 가고
樓外靑峯路轉深 누대 밖엔 청봉의 길이 점점 깊어지네
老樹重封千歲主 고목은 천 세의 주인을 거듭 봉하고
新篁翠積半窓陰 대의 푸른 그늘은 창을 반쯤 가렸네
强將拙句留鴻爪 억지로 졸구 가지고 홍조13)를 남겨
記取人間別後心 이별 뒤의 마음을 기록하려 하누나가을날에 앞의 운을 써서 오하사이름은 영하에게 기증하다(秋日用前韻寄吳河槎永河)憶曾雅集竹西林 예전에 죽서의 숲속에 모였을 때
濟濟羣賢振玉音 훌륭한 선비들이 시문을 떨쳤지
雲眠雨宿雙峯靜 구름 졸고 비 묵는 두 봉우리 고요하고
柳暗花明一洞深 버들 어둡고 꽃 밝은 한 골짜기 깊어라
文學精明傾洛下 정명한 문학은 도성을 압도하고
風流騷逸邁山陰 소일한 풍류는 산음14)을 능가하네
中天月色看常好 언제 보아도 좋은 중천의 달빛이여
依舊多情照兩心 여전히 양쪽 마음 다정히 비춰 주네안일인이 부친 시에 차운하다(次安逸人見寄之作)可人如玉在儒林 유림에 몸담은 옥같이 훌륭한 분
愛我時時惠好音 나를 아껴 때때로 좋은 말 해 주네
淨照松間明月大 솔 사이 조용히 비추는 밝은 달이요
長閒世外白雲深 세상 밖에 늘 한가한 흰 구름이라
春携家釀斟花底 봄엔 가양주 가져와 꽃 아래에서 마시고
晩趁微凉釣柳陰 서늘한 저녁에는 버들 그늘에 낚시하네
無事之中還有事 일 없는 가운데 다시 일이 있나니
戱敎鶴舞和琴心 거문고 맞추어 학을 춤추게 하네 -
010_0854_a_01L次韻答李匡廬二首
010_0854_a_02L白雲深處小茅堂。寄在澂明水一方。
010_0854_a_03L芳樹禽棲幽響軟。空庭春去落花香。
010_0854_a_04L久從像外硏心性。懶向人間話煖凉。
010_0854_a_05L竹院休言偸半日。山僧已被笑顚狂。(一)
010_0854_a_06L幽人曾不下雲1)臺。高士緣何到上方。
010_0854_a_07L盡道匡廬心眼正。未聞杜曲姓命香。
010_0854_a_08L㪅深山吐氷輪淨。人靜欄含竹籟凉。
010_0854_a_09L露冷時惺蝴蝶夢。抱枝猶戀一春狂。(二)
010_0854_a_10L夏日會竹林精舍在全州府西南山間
010_0854_a_11L遠客今將返故林。忽聞山水有淸音。
010_0854_a_12L門前紅稻香初熟。樓外靑峯路轉深。
010_0854_a_13L老樹重封千歲主。新篁翠積半窓2)隱 [4] 。
010_0854_a_14L强將拙句留鴻爪。記取人間別後心。
010_0854_a_15L秋日用前韻寄吳河槎氷河
010_0854_a_16L憶曾雅集竹西林。濟濟羣賢振玉音。
010_0854_a_17L雲眠雨宿雙峯靜。柳暗花明一洞深。
010_0854_a_18L文學精明傾洛下。風流騷逸邁山陰。
010_0854_a_19L中天月色看常好。依舊多情照兩心。
010_0854_a_20L次安逸人見寄之作
010_0854_a_21L可人如玉在儒林。愛我時時惠好音。
010_0854_a_22L淨照松間明月大。長閒世外白雲深。
010_0854_a_23L春携家釀斟花底。晩趁微凉釣柳陰。
010_0854_a_24L無事之中還有事。戱敎鶴舞和琴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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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4_b_01L은고부를 애도하다(哀殷古阜)一葉驚秋殞上林 잎새 하나 가을에 놀라 상림에 지고
凄凉白鴈北來音 북에서 온 흰 기러기 처량하게 우네
雲冥古館三生遠 구름 짙은 옛 관소에는 삼생이 멀고
月冷新亭一夢深 달빛 차가운 새 정자엔 꿈이 깊어라
水向橋邊成咽響 물은 다리 주변에서 목 매어 흐느끼고
雲從城上結愁陰 구름은 성 위에서 시름겹게 그늘지네
分明記得心中眼 마음속의 눈으로 분명히 기억하리니
雖在重泉見我心 황천에 있더라도 나의 마음 살피리라백운동에서 백학의 날개를 보고 짓다기해년(1839, 헌종5) 가을(白雲洞見白鶴翎有作己亥秋)亭亭特立暎秋林 우뚝 홀로 서서 가을 숲 비치나니
仙鶴風流檀麝襟 선학의 풍류는 단사의 금회로세
白玉莊成新月面 백옥으로 장엄한 신월의 얼굴이요
黃金間點翠蘭心 황금으로 점 찍은 취란의 마음이라
應從天上今纔降 응당 천상에서 금방 내려왔으리니
豈向人間容易尋 어찌 인간 세상에서 쉽게 찾으리오
憐爾羞霑凡雨露 어여뻐라 비와 이슬 적시기 부끄러워
慇懃移入白雲深 은근히 백운동 깊이 옮겨 들어 왔네한 그루 나눠 받고 또 첩운하여 한 수 짓다(借分一株又疊一首)天寒紅葉亂辭林 날이 추워 어지럽게 숲을 떠나는 단풍잎
不怨煩霜冷着襟 된서리가 차갑게 달라붙어도 원망 않네
月上落霞停水面 달 위의 저녁노을은 수면에 멈춰 있고
風翻孤鶴舞庭心 바람에 나부껴 학은 뜰에서 춤을 추네
多情欲與樽前語 다정하게 술잔 들며 하고 싶은 말들
留約還將夢裏尋 머무는 약속 꿈속에서 다시 찾으리라
分得白雲淸雨露 흰 구름과 맑은 이슬 함께 받고서
和根移取艸堂深 초당 깊숙이 뿌리를 옮겨 심었네만소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창암에서 묵는데 밤에 비가 오다(訪晩蘇不遇 留宿蒼巖夜雨)一宿人間闤闠場 인간 세상 저잣거리 하룻밤 묵고
夢廻明月印寒塘 꿈을 깨니 밝은 달이 연못 비치네
雨過檐溜聲猶滴 비 지난 처마엔 아직 낙숫물 소리
風入庭松韻自凉 바람 부는 뜰엔 절로 솔바람 소리
出谷幾看流水住 골을 나와 몇 번이나 멈춘 물 보았던가
靑山應笑白雲忙 청산은 응당 백운이 바쁘다 비웃으리
人雖在遠居相近 사람은 멀리 있어도 거처는 가까우니
座冷如聞荀令香 좌석에 순령15)의 향기 풍기는 듯하여라운주루에서 수사 심공 낙신을 모시고 함께 읊다2수(運籌樓陪水使沈公樂臣同賦二首)晩山當戶碧 저녁 산이 문 앞에 푸르르고
疎雨洗新秋 성긴 비가 새 가을 씻어 주네
坐到淸凉夜 앉아서 청량한 밤에 이르니
團團月入樓一 둥근달 누대 위로 떠오르네일
月朗金風夜 달이 밝고 금풍이 부는 밤
天空玉露秋 천공에 옥로 가득한 가을
偶成文酒會 우연히 이룬 시와 술의 모임에
好是水明樓二 아름다운 물 밝은 이 누대여이 -
010_0854_b_01L哀殷古阜
010_0854_b_02L一葉驚秋殞上林。凄凉白鴈北來音。
010_0854_b_03L雲冥古館三生遠。月冷新亭一夢深。
010_0854_b_04L水向橋邊成咽響。雲從城上結愁陰。
010_0854_b_05L分明記得心中眼。雖在重泉見我心。
010_0854_b_06L白雲洞見白鶴翎有作己亥秋
010_0854_b_07L亭亭特立暎秋林。仙鶴風流檀麝襟。
010_0854_b_08L白玉莊成新月面。黃金間點翠蘭心。
010_0854_b_09L應從天上今纔降。豈向人間容易尋。
010_0854_b_10L憐爾羞霑凡雨露。慇懃移入白雲深。
010_0854_b_11L借分一株又疊一首
010_0854_b_12L天寒紅葉亂辭林。不怨煩霜冷着襟。
010_0854_b_13L月上落霞停水面。風翻孤鶴舞庭心。
010_0854_b_14L多情欲與樽前語。留約還將夢裏尋。
010_0854_b_15L分得白雲淸雨露。和根移取艸堂深。
010_0854_b_16L訪晩蘇不遇留宿蒼巖夜雨
010_0854_b_17L一宿人間闤闠場。夢廻明月印寒塘。
010_0854_b_18L雨過檐溜聲猶滴。風入庭松韻自凉。
010_0854_b_19L出谷幾看流水住。靑山應笑白雲忙。
010_0854_b_20L人雖在遠居相近。座冷如聞荀令香。
010_0854_b_21L運籌樓陪水使沈公樂臣同賦二首
010_0854_b_22L晩山當戶碧。疎雨洗新秋。
010_0854_b_23L坐到淸凉夜。團團月入樓。(一)
010_0854_b_24L月朗金風夜。天空玉露秋。
010_0854_b_25L偶成文酒會。好是水明樓。(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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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4_c_01L부록 원운(附原韻)酬杯酒地 서로들 술잔을 주고 또 받고
月隱雨鳴秋 달은 숨고 빗소리 울리는 가을
邂逅逢塲事 우연히 만나 함께 어울린 밤
轉淸欲曙樓一 점점 맑아지며 날이 새려 하네일
賞月良宵久 달구경 오래 하기 좋은 이 한 밤
湖山一色秋 호수와 산이 하나의 빛인 가을
管絃何足樂 풍악이 즐거울 것 뭐가 있으랴
談道醉深樓二 도를 얘기하며 심취했는 걸이봄날에 유산이 절구를 보내왔기에 화답하다10수. 경자년(1840, 헌종6) 가을(春日酉山見寄一絕 奉和答之十首 庚子秋)滿牆苔色染人衣 담장 가득 이끼의 빛이 옷을 물들일 뿐
盡日常關竹下扉 종일토록 죽림 아래 문 닫고 지내는데
忽有墨香來墮案 홀연히 묵향이 책상 위에 떨어졌나니
疑言海鶴帶將歸一 바다의 학 대동하고 돌아오려는 듯일
含情誰復獨乾衣 정 머금고 누가 또 홀로 옷을 말리는가
㝡是雲生水際扉 무엇보다 구름 이는 물가의 문간에서
滿紙縱橫細行字 종이 가득 종횡으로 잘게 적은 글자들
依然猶帶淚痕歸二 눈물 흘리며 돌아간 흔적 그대로 남았네이
晩山濃碧歛雲衣 저녁 산 푸르름이 구름옷을 거두고
晴日澄明宋玉扉 맑은 해가 송옥의 문을 밝게 비추네
文章萬古淵源大 문장은 만고토록 연원이 거대하니
不有斯人誰與歸三 이 사람 아니면 누구에게 돌아갈까삼
仙山靈雨濕禪衣 중 옷을 젖게 하는 선산의 반가운 비
金策鈴鈴款竹扉 금 지팡이로 똑똑 사립문 두드리네
萬里爲人傳消息 만 리 멀리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三星共載半輪歸四 세 별이 반달을 함께 싣고 돌아가네사
海氣玲瓏翠滴衣 바다 기운 영롱하게 옷깃 푸르게 적시니
和雲蹋雪扣仙扉 구름과 함께 눈 밟고 선인의 문 두드렸지
一回見面一回喜 한 차례 얼굴 보면 또 한 차례 기쁘련만
春雨聲中坐不歸五 봄비 소리 들으며 돌아가지 못하누나오
風暖柳頭囀金衣 바람 따스해 버들도 점점 황금 옷으로
雨晴花底啓荊扉 비 갠 꽃가지 아래서 사립문 연다네
舊交只有靑山在 옛 벗은 오직 청산이 있을 뿐이라서
時放孤雲渡水歸六 가끔 고운 의지해 물 건너 돌아가네육
風散幽花香滿衣 바람에 꽃잎 흩어지니 향이 옷에 가득
白雲深鎻綠巖扉 흰 구름이 푸른 바위 문 굳게 봉쇄했네
多情㝡是玉仙子 다정한 분은 누구보다 바로 옥선자
載酒吟詩月下歸七 술 싣고 시 읊으며 달 아래 돌아가네칠
霜羅剪作六銖衣 흰 비단 잘라내어 육수의16)를 만들고
慈竹叢開兩扇扉 대나무 떨기 헤쳐 문설주를 세웠네
幽徑一條蒼蘚滿 푸른 이끼 가득 덮인 하나의 오솔길
從來不許世人歸八 세인이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오팔
嚴莊瓔珞蓋天衣 영락으로 장엄하여 천의를 덮고
時啓寶陀巖上扉 보타산 위의 문을 때때로 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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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4_c_01L附原韻
010_0854_c_02L相酬杯酒地。月隱雨鳴秋。
010_0854_c_03L邂逅逢塲事。轉淸欲曙樓。(一)
010_0854_c_04L賞月良宵久。湖山一色秋。
010_0854_c_05L管絃何足樂。談道醉㴱樓(二)
。
010_0854_c_06L春日酉山見寄一絕奉和答之十首
010_0854_c_07L庚子秋
010_0854_c_08L滿牆苔色染人衣。盡日常關竹下扉。
010_0854_c_09L忽有墨香來墮案。疑言海鶴帶將歸。(一)
010_0854_c_10L含情誰復獨乾衣。㝡是雲生水際扉。
010_0854_c_11L滿紙縱橫細行字。依然猶帶淚痕歸。(二)
010_0854_c_12L晩山濃碧歛雲衣。晴日澄明宋玉扉。
010_0854_c_13L文章萬古淵源大。不有斯人誰與歸。(三)
010_0854_c_14L仙山靈雨濕禪衣。金策鈴鈴款竹扉。
010_0854_c_15L萬里爲人傳消息。三星共載半輪歸。(四)
010_0854_c_16L海氣玲瓏翠滴衣。和雲蹋雪扣仙扉。
010_0854_c_17L一回見面一回喜。春雨聲中坐不歸。(五)
010_0854_c_18L風暖柳頭囀金衣。雨晴花底啓荆扉。
010_0854_c_19L舊交只有靑山在。時放孤雲渡水歸。(六)
010_0854_c_20L風散幽花香滿衣。白雲深鎻錄巖扉。
010_0854_c_21L多情㝡是王仙子。載酒吟詩月下歸。(七)
010_0854_c_22L霜羅剪作六銖衣。慈竹叢開兩扇扉。
010_0854_c_23L幽徑一條蒼蘚滿。從來不許世人歸。(八)
010_0854_c_24L嚴莊瓔珞蓋天衣。時啓寶陀巖上扉。
010_0854_c_25L「臺」疑「堂」{編}。「隱」疑「陰」{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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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5_a_01L夜靜海濤三萬里 고요한 밤이면 바다 물결 삼만 리
卓然飛錫月中歸九 탁연히 석장 날려 달 속에 돌아가네구
澂瀛冷碧染人衣 사람 옷 물들이는 영주瀛州의 푸른 물결
坐看雲生聖女扉 성녀의 문에 구름이 일어나는 것을 보네
會待春風生海岸 해안에 봄바람이 일 때까지 기다려서
滿船同載月明歸十 배 가득 밝은 달빛 싣고 돌아가리라십
腸斷天涯老艸衣 하늘 끝 늙은 초의 스님 애가 끊어져서
鯨濤鱷夢到山扉 고래 파도 악어 꿈속에 산문을 찾았소
闡提竟是波羅密 천제17)도 결국은 바라밀18)을 행하리니
色即空時去亦歸 색이 곧 공이면 가도 오는 것이리라
이는 부록한 원문이다.(附原)풍입송무술년(1838, 헌종4) 입춘일에 동황을 맞으며風入松戊戌立春日 迎東皇一年祥慶報 한 해의 기쁜 소식이 전해지자
今朝萬國動歌謠 오늘 아침 만국에 노래가 진동하네
瑞禽慣識春風路 새들도 잘 아는 봄바람 부는 길목
靈軿御下彩雲橋 귀인의 수레가 채운교로 내려오네
日華晴含佳氣 태양은 청랑하게 좋은 기운 머금었고
花心香結新條 화심은 향기롭게 새 가지에 맺혔어라
碧山濃麗畫屛高 화려하게 병풍처럼 높이 솟은 청산
閒意鎭常饒 한가로운 뜻이 항상 넉넉하네
小塘皺縠涵天碧 물결 주름진 연못에 잠긴 푸른 하늘
霞光雲影兩相嬌 노을빛과 구름 그림자 아름다워라
時復徜徉芳徑 이따금 또 오솔길을 배회하면서
無心拾翠逍遙 무심히 푸르름 속에 소요하노라임강선신축년(1841, 헌종7) 입춘일에 춘제를 맞으며臨江仙辛丑立春日 迎春帝每恨不居功成後 유감일세 공 이룬 뒤 물러나지 않아19)
人間無處不怮 인간 세상 걱정 없는 곳이 없으니
靈軿今下彩雲橋 채운교로 수레가 내려오는 지금
休徵盈寶闕 휴징이 보궐에 넘쳐 흐르고
佳氣滿淸朝 가기가 청조에 가득하도다
瑞靄祥烟籠座重 자리를 에워싼 상서로운 놀과 연기
金床玉凡御堂高 마루에는 드높이 금상과 옥궤로세
九重春色醉仙桃 선도에 취하는 구중의 봄빛이여
三陽和爲泰 삼양이 모여서 태괘를 이루니20)
百福進如潮 모든 복이 밀물처럼 밀려오네신월을 읊은 어제에 삼가 화운하다신축년 정월 십삼일(奉和御題咏新月辛丑春正月十三日)新月妍妍初上天 하늘에 막 아리땁게 떠오른 신월
淸光藹藹照無邊 맑은 빛 애애하게 가없이 비추네
衆星環拱銀河淨 별들이 에워싼 은하는 고요한데
玉露盈襟夜不眠 이슬이 옷에 가득 밤에 잠 못 이루네어제 원운御題元韻輪月色到中天 반륜의 달빛이 하늘 복판에 이르러
朙照山河萬國邊 만국의 산하를 밝게 비추는도다
上下淸光莊暮景 위아래 맑은 빛 장엄한 저녁 풍경
能令騷客夜無眠 소객이 밤중에 잠 못 들게 하는구나 -
010_0855_a_01L夜靜海壽三萬里。卓然飛錫月中歸。(九)
010_0855_a_02L澂瀛冷碧染人衣。坐看雲生聖女扉。
010_0855_a_03L會待春風生海岸。滿船同載月明歸。(十)
010_0855_a_04L腸斷天涯老艸衣。鯨濤鱷夢到山扉。
010_0855_a_05L闡提竟是波羅密。色即空時去亦歸。附原。
010_0855_a_06L風入松戊戌立春日 迎東皇
010_0855_a_07L一年祥慶報。今朝萬國動歌謠。
010_0855_a_08L瑞禽慣識春風路。靈軿御下彩雲橋。
010_0855_a_09L日華晴含佳氣。花心香結新條。
010_0855_a_10L碧山濃麗畫屛高。閒意鎭常饒。
010_0855_a_11L小塘皺縠涵天碧。霞光雲影兩相嬌。
010_0855_a_12L時復徜徉芳徑。無心拾翠逍遙。
010_0855_a_13L臨江仙辛丑立春日 迎春帝
010_0855_a_14L每恨不居功成後。人間無處不怮。靈軿
010_0855_a_15L今下彩雲橋。休徵盈寶1)閼 [5] 。佳氣滿淸
010_0855_a_16L朝。瑞靄祥烟籠座重。金床玉几御堂高。
010_0855_a_17L九重春色醉仙桃。三陽和爲泰。百福進
010_0855_a_18L如潮。
010_0855_a_19L奉和御題咏新月辛丑春正月十三日
010_0855_a_20L新月妍妍初上天。淸光藹藹照無邊。
010_0855_a_21L衆星環拱銀河淨。玉露盈襟夜不眠。
010_0855_a_22L御題元韻
010_0855_a_23L半輪月色到中天。朙照山河萬國邊。
010_0855_a_24L上下淸光莊暮景。能令騷客夜無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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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5_b_01L앞의 운을 써서 수사 심공에게 봉정하다5수(用前韻奉呈水使沈公五首)霞光雲影爛晴天 노을빛 구름 그림자 하늘에 찬란한데
句引山僧到座邊 시구가 산승을 이끌어 자리에 앉혔네
見說曾題靈運句 말을 들으니 영운21)의 시구를 지을 적에
滿池芳草綠芊眠一 못 가득 우거진 풀을 보며 잠들었다고일
전일에 예전의 작품을 보여 주었다.(前日蒙神舊作.)
錦帆牙檣坐晩天 화려한 돛배에 들어앉은 저녁의 하늘
風光賸賞畫欄邊 뱃전에 기대어 풍광을 실컷 감상하네
移舟不即過南岸 배 옮겨서 남쪽 언덕 지나가지 않음은
怕觸閒鷗柳外眠二 버들가 한가히 잠든 백로 깨울까 두려워서네이
뱃놀이 풍경을 떠올리며 지었다.(正憶船游風景.)
離來回首夕陽天 이별하고 뒤돌아보는 석양의 하늘
思入濛濛煙雨邊 생각은 부슬부슬 안개비 속으로
煙雨今朝春併去 안개비도 오늘 봄과 함께 떠나가고
悄然空對落花眠三 초연히 낙화 대하며 잠이 든다오삼
自愛壺中別有天 호로병 속의 별천지 혼자 좋아하나니
願迎玉節駐雲邊 옥절을 맞아 구름 가에 머물게 했으면
山花繞屋禽聲軟 들꽃이 집을 두르고 새소리는 나긋나긋
一醉玄眞隱几眠四 현진에 취해 궤안에 기대어 잠을 잔다네사
百和香動雨花天 백화 향기 풍기며 꽃비 내리는데
單父琴張玉澗邊 선보의 시냇가에는 거문고 소리22)
彈了太平歌一曲 태평가 한 곡조 연주하고 나서
風欄靜對白雲眠五 난간에서 백운 보며 잠이 든다오오수사가 단오절 선물로 부채를 보내왔기에 사례하다2수(謝水使惠送節扇二首)位鎭炎方惠化長 무더운 지방에서 선정을 베푸시어
山僧猶復荷恩光 산승도 그 은혜를 함께 입고 있는데
爲憐茅屋三庚惱 모옥의 삼복더위 특별히 걱정하여
分送竹樓一片涼 죽루의 서늘한 바람 나눠 보내셨네
素雅未殘銀桂韻 흥치가 다함이 없는 은계의 운이요
芬馨賸對玉蘭香 분형을 실컷 대하는 옥란의 향이라
秋風縱使生庭樹 정원의 나무에 가을바람 일어나도
不忍便敎深處藏一 차마 깊은 곳에 보관하지 못하리라일
湘節溪藤細鍊莊 상강湘江의 대쪽에 섬계剡溪의 종이
玉霜銀雪轉爭光 옥 서리 은빛 눈이 더욱 빛을 다투네
三庚掃却人間暑 인간 세상의 삼복더위 물리치고서
一氣招廻天上涼 천상의 서늘한 기운 불러들인다오
歸鷰驚遮先改路 제비도 놀라서 가던 길 지레 바꾸고
落花被引近生香 낙화도 가까이 불려와 향기로워라
龍繞可忍塵同拂 용요와 같이 먼지를 차마 떨게 할 수야
寶惜應須玉並藏二 보배처럼 아껴 옥과 함께 보관하리이차운하여 수사 심공에게 삼가 부치다(次韻奉柬水使沈公)連天水碧鴈初廻 하늘 잇닿은 푸른 물에 돌아오는 기러기
別館新秋霽景開 별관에는 초가을의 맑은 경치가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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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5_b_01L用前韻奉呈水使沈公五首
010_0855_b_02L霞光雲影煉晴天。句引山僧到座邊。
010_0855_b_03L見說曾題靈運句。滿池芳草綠芊2)眼1)閼 [6] 。(一)
010_0855_b_04L前日蒙示舊作。
010_0855_b_05L錦㠶牙檣坐晩天。風光賸賞畫欄邊。
010_0855_b_06L移舟不即過南岸。怕觸閒鷗柳外眠。(二)
010_0855_b_07L正憶船游風景。
010_0855_b_08L離來回首夕陽天。思入濛濛烟雨邊。
010_0855_b_09L煙雨今朝春併去。悄然空對落花眠。(三)
010_0855_b_10L自愛壺中別有天。願迎玉節駐雲邊。
010_0855_b_11L山花繞屋禽聲軟。一醉玄眞隱几眠。(四)
010_0855_b_12L百和香動雨花天。單父琴張玉澗邊。
010_0855_b_13L彈了太平歌一曲。風欄靜對白雲眠。(五)
010_0855_b_14L謝水使惠送節扇二首
010_0855_b_15L位鎭炎方惠化長。山僧猶復荷恩光。
010_0855_b_16L爲憐茅屋三庚惱。分送竹樓一片涼。
010_0855_b_17L素雅未殘銀桂韻。芬馨賸對玉蘭香。
010_0855_b_18L秋風縱使生庭樹。不忍便敎深處藏(一)
010_0855_b_19L湘節溪藤細鍊莊。玉霜銀雪轉爭光。
010_0855_b_20L三庚掃却人間暑。一氣招廻天上涼。
010_0855_b_21L歸鷰驚遮先改路。落花被引近生香。
010_0855_b_22L龍3)繞 [7] 可忍塵同拂。寶惜應須玉並藏。(二)
010_0855_b_23L次韻奉柬水使沈公
010_0855_b_24L連天水碧鴈初廻。別館新秋霽景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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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5_c_01L雙鷺遙穿寒靄去 두 마리 백로는 찬 노을 멀리 뚫고 가고
半帆倒掛夕陽來 반 돛은 석양에 거꾸로 매달려 다가오네
閒去桂苑弄明月 계원을 한가히 거닐며 명월을 희롱하고
稀步玉堦生綠苔 섬돌에 걸음 드무니 푸른 이끼 돋아나네
深感吏民恩義重 백성들은 두터운 은혜에 깊이 감동되어
會看勒石鍊戎臺 연융대에 송덕비 세운 것을 볼 수 있겠네수사가 조정에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奉餞水使還朝)寧時無事獻詞章 사장을 올릴 일이 없는 편안한 시대
納鉞今朝上漢陽 부월 바치고 오늘 한양으로 올라가네
白露泫空澄玉宇 백로는 공중에 맺혀 옥우를 맑게 하고
淸風捲地動微凉 청풍은 땅을 쓸어 서늘한 기운 일으키네
邊城鼓角秋聲遠 가을에 소리가 먼 변성의 고각이요
列郡旌旗暮影長 저녁에 그림자 긴 열군의 정기로세
可但萱堂承喜色 훤당의 기뻐하시는 안색만 뵙겠는가
天顏親奉五雲光 오색구름 아래 천안도 직접 뵈리라처사 서상군에 대한 만사임인년(1842, 헌종8) 서군이 생전에 요청하기에 미리 지었다(徐處士尙君挽詞壬寅 徐君生前隨請預作)歷數人間積善人 인간 세상 적선한 이를 차례로 헤아리건대
惟君享慶洗精神 오직 그대가 경사 누리며 정신을 닦았소
皆遵三敎愈耽佛 삼교를 준행하면서도 특히 불교를 좋아해
自約一生獨守眞 평생 스스로 약속하고 홀로 참을 지켰지요
淨業栽培玄果熟 정업을 재배하여 도의 열매가 익게 하고
寶蓮含蓄白花新 보련을 함축하여 흰 꽃을 새로 피웠어라
從知大聖遙招手 대성이 멀리 손으로 부르는 것을 알고서
一念留俟好日辰 좋은 그 날 오기를 일념으로 기다렸다오문춘호가 찾아와서 나에게 시를 보여 주기에 차운하여 화답하였다2수(文春湖見訪有贈 次韻和之二首)憶曾交臂工一能 예전에 재능 있으면 친하게 지내면서
謬將削玉勝雕氷 삭옥이 조빙보다 낫다고 오해했네
玄裳化去雲中鶴 검은 치마 입은 구름 속 학23)으로 변해
弊衲還尋林下僧 누더기 입은 숲속의 중을 찾았다네
華髮相憐春掃跡 봄 자취 사라진 것을 백발로 서로 슬퍼하며
斷絃重理夜張燈 밤에 등불 켜고 끊어진 거문고 줄 다시 잇네
秪今送別留佳約 지금 송별하며 좋은 약속 남기나니
會訪春湖拄瘦藤一 응당 춘호 찾아 지팡이를 멈추리라일
心跡相幷愧未能 마음과 자취 각기 달라 부끄럽기만
舊時懷抱冷如氷 예전의 회포는 얼음처럼 차가워라
誰知華表歸來鶴 누가 알리요 화표에 돌아온 학이
早是林間入定僧 일찍 숲속에서 입정한 중인 줄을
賸有綺思籠彩筆 붓으로 넉넉히 표현하는 멋진 시상이요
羞將衰髮照靑燈 등불 아래 부끄러운 쇠한 머리칼이라
從今只貴西來意 이제부터는 오직 서래의만 중히 여기고
已斷除陳爛葛藤二 어지럽게 일어나는 갈등은 끊어 버리겠노라이북산 목관의 시에 차운하다2수(次北山牧官韻二首) -
010_0855_c_01L雙鷺遙穿寒靄去。半帆倒掛夕陽來。
010_0855_c_02L閒去桂苑弄明月。稀步玉堦生綠苔。
010_0855_c_03L深感吏民恩義重。會看勒石鍊戎臺。
010_0855_c_04L奉餞水使還朝
010_0855_c_05L寧時無事獻詞章。納鉞今朝上漢陽。
010_0855_c_06L白露泫空澄玉宇。淸風捲地動微凉。
010_0855_c_07L邊城鼓角秋聲遠。列郡旌旗暮影長。
010_0855_c_08L可但萱堂承喜色。天顏親奉五雲光。
010_0855_c_09L徐處士尙君挽詞壬寅 徐君生前
隨請預作
010_0855_c_10L歷數人間積善人。惟君享慶洗精神。
010_0855_c_11L皆遵三敎愈耽佛。自約一生獨守眞。
010_0855_c_12L淨業栽培玄果熟。寶蓮含蓄白花新。
010_0855_c_13L從知大聖遙招手。一念留俟好日辰。
010_0855_c_14L文春湖見訪有贈次韻和之二首
010_0855_c_15L憶曾交臂工一能。謬將削玉勝雕氷。
010_0855_c_16L玄裳化去雲中鶴。弊衲還尋林下僧。
010_0855_c_17L華髮相憐春掃跡。斷絃重理夜張燈。
010_0855_c_18L秪今送別留佳約。會訪春湖拄瘦藤。(一)
010_0855_c_19L心跡相幷愧未能。舊時懷抱冷如氷。
010_0855_c_20L誰知華表歸來鶴。早是林間入定僧。
010_0855_c_21L賸有綺思籠彩筆。羞將衰髮照靑燈。
010_0855_c_22L從今只貴西來意。已斷除陳爛葛藤。(二)
010_0855_c_23L次北山牧官韻二首
010_0855_c_24L「閼」疑「闕」{編}。「眼」疑「眠」{編}。「繞」疑
010_0855_c_25L「嬈」{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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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6_a_01L衆官縈細務 다른 관아는 자잘한 일이 많은데
一府獨蕭然 여기는 홀로 한가롭기만 하다네
俯海看蛟舞 바다 굽어보며 교룡의 춤을 보고
捨琴伴鶴眠 거문고 내려놓고 학과 잠든다오
紅飄落花雨 빗속에 지는 꽃잎 붉게 나부끼고
靑颺煮茶烟 차 달이는 연기 푸르게 올라가네
自釀賢人酒 현인이 마시는 탁주 스스로 빚어
淺斟不用錢一 술을 마심에 돈 쓸 일 없다네일
憾慨時將晩 시절이 지려 하니 가슴이 뭉클
硏精古佛心 고불의 마음을 자세히 연구하네
烟霞餘宿戀 연하를 그동안 얼마나 그렸던가
山水醉淸音 산과 물에 심취한 맑은 소리로세
無地堪逃俗 세상을 피할 곳이 어디 있으랴만
誅茅願卜深 소원은 깊숙한 곳에 띳집 짓는 것
紫蓮峯一半 자련봉이 반절쯤 보이는 이곳
白屋隱靑林二 푸른 숲속에 오두막이 숨어 있네이제주목사 이공 원조가 시를 청하기에 마침내 망경루의 시에 차운하다계묘년(1843, 헌종9)(濟牧李公源祚索詩 遂次望京樓韻癸卯)方丈蓬萊恣遠遊 방장과 봉래에서 뜻대로 노닐다가
又飛錫杖到瀛洲 다시 석장 날려 영주에 이르렀네
神人去國雲封穴 신인은 국도 떠나고 구멍에는 구름만
仙侶昇天月在樓 선려는 하늘 오르고 누대에는 달빛만
鄕貢皆稱南渡馬 향공이 모두 일컫는 남에서 건너온 말이요
聖恩長望北來舟 성은을 항상 기대하는 북에서 오는 배라
三山盡是歸王化 삼산이 모두 임금님 교화에 귀의했나니
不放遺民海外浮 남은 백성 내치지 않고 바다에 떠 있네운옹과 월사가 전운을 써서 부쳐 왔기에 차운하여 부치다10수(雲翁月槎用前韻見寄 次韻却寄十首)避喧曾鎻碧山烟 소음을 피하고자 산안개로 길을 막고
歸臥茅廬落日邊 해 지는 쪽 오두막에 돌아가 누웠다네
未信死生元有命 사생에 명이 있는 것을 어찌 믿으리요
休言富貴本由天 부귀는 하늘에 달렸다 말하지도 마오
薄遊郢市歌誰聽 영 땅 저자의 노래를 누가 들어 주랴
偶過邯鄲夢已圓 한단을 지나며 꿈이 이미 단란했네
閱盡世情應覺幻 세정을 모두 겪고 허깨비임을 알았으니
無生聊可學餘年一 여생엔 무생의 도리 배울 수 있으리라일
乘醉扶笻踏野烟 취한 김에 지팡이 짚고 거니는 내 낀 들판
赤欄橋外綠楊邊 붉은 난간 다리 너머 푸른 버들가지로세
憑誰拾翠新晴地 누구 덕분에 맑게 갠 땅 나들이하며
臨水流觴薄暮天 으스름 저녁 물가에서 잔을 띄우네
文宣五色波瀾闊 글은 오색을 펼쳐 파란이 끝이 없고
詩漱羣芳格調圓 시는 향을 머금어 격조가 원만해라
隨處身閒歌聖代 어디서나 한가하여 태평성대 노래하니
吾雖老不恨流年二 내 비록 늙었지만 세월이 한스럽지 않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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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6_a_01L衆官縈細務。一府獨蕭然。
010_0856_a_02L俯海看蛟舞。捨琴伴鶴眠。
010_0856_a_03L紅飄落花雨。靑颺煮茶烟。
010_0856_a_04L自釀賢人酒。淺斟不用錢。(一)
010_0856_a_05L憾慨時將晩。硏精古佛心。
010_0856_a_06L烟霞餘宿戀。山水醉淸音。
010_0856_a_07L無地堪逃俗。誅茅願卜深。
010_0856_a_08L紫蓮峯一半。白屋隱靑林。(二)
010_0856_a_09L濟牧李公源祚 索詩遂次望京樓韻
010_0856_a_10L癸卯
010_0856_a_11L方丈蓬萊恣遠遊。又飛錫杖到瀛洲。
010_0856_a_12L神人去國雲封穴。仙侶昇天月在樓。
010_0856_a_13L鄕貢皆稱南渡馬。聖恩長望北來舟。
010_0856_a_14L三山盡是歸王化。不放遺民海外浮。
010_0856_a_15L雲翁月槎用前韻見寄次韻却寄十
010_0856_a_16L首
010_0856_a_17L避喧曾鎻碧山烟。歸臥茅廬落日邊。
010_0856_a_18L未信死生元有命。休言割貴本由天。
010_0856_a_19L薄遊郢市歌誰聽。偶過邯鄲夢已圓。
010_0856_a_20L閱盡世情應覺幻。無生聊可學餘年。(一)
010_0856_a_21L乘醉扶笻踏野烟。赤欄橋外綠楊邊。
010_0856_a_22L憑誰拾翠新晴地。臨水流觴薄暮天。
010_0856_a_23L文宣五色波瀾闊。詩漱羣芳格調圓。
010_0856_a_24L隨處身閒歌聖代。吾雖老不恨流年。(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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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6_b_01L一室焚香凝篆烟 방에 향 피우니 엉긴 연기 꼬불꼬불
嗒然淸坐小梅邊 자그마한 매화 옆에 무심히 앉았네
生涯零落如元亮 영락한 생애는 도연명과 같고
名節淸高似樂天 청고한 절개는 백낙천과 같네
金㵎繞城幾灣曲 금 시내는 몇 굽이나 성을 둘렀는고
瓊峯圻戶一規圓 옥 봉우리는 둥글게 문 앞에 솟았네
從今萬事都休了 지금부터는 만사를 모두 내려놓고
猶得閒居二十年三 이십 년쯤 한가히 거해도 되겠네삼
士龍舊址積寒烟 차가운 연무 자욱한 사룡의 옛터
蒼翠葫山若箇邊 푸르른 호산이 주변을 에워쌌네
倘有若人居此地 설혹 어떤 이가 이곳에 산다 해도
寧敎雲叟擧遙天 어찌 운수를 멀리 떠나보내겠소
窓前脩竹千竿老 창 앞엔 천 그루 늙은 대나무 숲이요
門外芳池一鏡圓 문밖엔 둥근 거울 하나의 연못이라
不忍重過山下路 산 아래 길 차마 다시 지나지 않는 것은
風光惆悵異當年四 쓸쓸한 풍경이 전과 달라서이네사
이는 운수에게 답한 것이다.(右答雲叟.)
利名於我若浮煙 이욕과 명예는 나에게는 뜬 안개
雅欲誅茅碧㵎邊 푸른 시냇가에 띳집 짓고 싶을 뿐
一稜田耕新雨地 비가 내리면 한 이랑 밭을 갈고
半瓶醪醉晩凉天 서늘 저녁엔 반병 술에 취하네
憐君此意含雖久 가엾어라 그대가 이런 생각 하면서도
尙爾高情展未圓 오래도록 회포를 풀지 못하고 있네
會卜近鄰成二老 근처에 터 잡고서 두 노인이 이웃하면
風流應不小當年五 풍류가 당년보다 못하진 않으리라오
이는 월사에게 답한 것이다.(右答月槎.)
日晩空庭含紫烟 보랏빛 연기 머금은 해 질 녘의 빈 뜨락
脩篁搖綠小欄邊 난간에는 푸르게 흔들리는 긴 대나무
如遊仙子精思觀 선자의 정사관에서 노니는 듯도 하고
疑入壺公小隱天 호공의 소은천에 들어간 듯도 하네
玉蘭銀桂吹香遠 멀리 퍼지는 난초와 계수 향기요
海橘山茶結子圓 둥근 씨앗 맺는 해귤과 산다로세
修養應先揀幽勝 수양은 우선 그윽한 승경을 택할지니
羨君於此換芳年六 그대가 방년으로 변한 것이 부러워라육
山氣模糊未歛烟 산의 기운 모호하게 아직 연무 안 걷혀서
池亭都屬有無邊 못가의 정자도 있는 듯 없는 듯 흐릿해라
綠陰窓下惺春睡 푸른 그늘 창 아래 봄 꿈에서 깨어나고
紅日欄頭坐晩天 붉은 해 난간 머리 저녁나절 앉아 있네
鳥拂閒花飛雪亂 새가 스치니 꽃잎이 눈처럼 나부끼고
魚吹淸鏡動紋圓 물고기가 숨쉬니 거울에 둥근 파문 이네
地偏心遠來人小 외진 땅에 마음은 먼데 오는 사람 없어
始信日長如少年七 소년처럼 날이 긴 것을 이제야 알겠네칠
花霧縈窓宿篆烟 꽃 안개 휘감은 창에 향 연기 꼬불꼬불
俗緣無一到那邊 세속의 인연이 이쪽에는 하나도 없네
隨兒種玉開雲壑 아이 따라 옥 뿌리며 구름 골 개척하고
敎鶴含書渡海天 학은 서신 물고 바다 하늘 건너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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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6_b_01L一室焚香凝篆烟。嗒然淸坐小梅邊。
010_0856_b_02L生涯零落如元亮。名節淸高似樂天。
010_0856_b_03L金㵎繞城幾灣曲。瓊峯圻戶一規圓。
010_0856_b_04L從今萬事都休了。猶得閒居二十年。(三)
010_0856_b_05L士龍舊址積寒烟。蒼翠葫山若箇邊。
010_0856_b_06L倘有若人居此地。寧敎雲叟擧遙天。
010_0856_b_07L窓前脩竹千竿老。門外芳池一鏡圓。
010_0856_b_08L不忍重過山下路。風光惆悵異當年。(四)
010_0856_b_09L右答雲叟。
010_0856_b_10L利名於我若浮煙。雅欲誅茅碧㵎邊。
010_0856_b_11L一稜田耕新雨地。半瓶醪醉晩凉天。
010_0856_b_12L憐君此意含雖久。尙爾高情展未圓。
010_0856_b_13L會卜近鄰成二老。風流應不小當年。(五)
010_0856_b_14L右答月槎。
010_0856_b_15L日晩空庭含紫烟。脩篁搖綠小欄邊。
010_0856_b_16L如遊仙子精思觀。疑入壺公小隱天。
010_0856_b_17L玉蘭銀桂吹香遠。海橘山茶結子圓。
010_0856_b_18L修養應先揀幽勝。羨君於此換芳年。(六)
010_0856_b_19L山氣模糊未歛烟。池亭都屬有無邊。
010_0856_b_20L綠陰窓下惺春睡。紅日欄頭坐晩天。
010_0856_b_21L鳥拂閒花飛雪亂。魚吹淸鏡動紋圓。
010_0856_b_22L地偏心遠來人小。始信日長如少年。(七)
010_0856_b_23L花霧縈窓宿篆烟。俗緣無一到那邊。
010_0856_b_24L隨兒種玉開雲壑。敎鶴含書渡海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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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6_c_01L苔紋錦石頭頭老 이끼 무늬 금석은 하나하나 늙었고
金色仙桃個個圓 황금 색깔 선도는 낱낱이 둥글어라
樵客偶來看棋坐 나무꾼이 와서 바둑 구경하는 사이
人間歲月已多年八 인간의 세월은 벌써 많이도 흘렀네팔
이는 백장의 시에 화운한 것이다.(右和栢莊.)
野樹蒼蒼凝暝煙 울창한 들판 숲에 엉긴 어둑한 연기
孤城閒閉夕陽邊 석양가에 한가히 문 닫은 외로운 성
白雲有約前宵夢 어젯밤 꿈에선 백운과 약속하였는데
明月無情今夜天 오늘 밤 하늘엔 명월이 무정도 해라
風靜幽篁磨響細 바람이 자니 대숲도 소리가 가늘어지고
更深殘燭暈光圓 밤 깊어 촛불 빛은 둥글게 무리지었네
縱然此地無形勝 비록 이곳에 빼어난 경치 없긴 하지만
休厭淹留改歲年九 머무르며 해 바뀌어도 싫증 나지 않네구
이는 매각의 시에 화운한 것이다.(右和梅閣.)
淨掃寒巖古澗烟 한암 계곡의 연무가 말끔히 걷히고
明窓齊揭老松邊 밝은 창이 노송 가에 일제히 들리네
希全佳約情如海 희망이 온전한 기약의 정은 바다와 같고
望斷紛飛雪滿天 소망이 끊겨 날리는 눈은 하늘에 가득해라
坐久樓鍾穿壑遠 오래 앉으니 누대 종소리 멀리 골을 뚫고
夢回山月上梅圓 꿈을 깨니 산달이 매화 위에 둥글어라
重成此會誠非晩 다시 모인 이 자리 정말 늦지 않았나니
好是新春入舊年十 아름다운 새봄이 한 해 끝에 들어오네십
이는 지주에게 증정한 것이다. 그는 약속이 있어서 오지 못했다.(右呈地主. 有期不臨.)백장에서 노닐며 차운하다(遊柏庄次韻)萬綠陰中一鑑開 나무숲 녹음 속에 난간이 열렸나니
澂泓灩灩蘸西臺 넘실넘실 맑은 물에 서대가 잠겼어라
慇懃月向松間照 달님은 은근히 솔 사이에 비치고
澹沱雲從谷口來 구름은 잇따라 곡구에서 나오네
長夏細傾荷葉露 긴 여름 가늘게 기울인 연잎의 이슬이요
淸秋已辦菊花杯 맑은 가을 이미 마련한 국화꽃 술잔이라
今宵雅集風情減 오늘 밤의 모임은 풍정이 줄어들었나니
惆悵雲翁去不回 아쉽게도 운옹이 떠나 돌아오지 않아서네고일인과 함께 금성으로 가려다가 도중에 비를 만나 행行 자의 운으로 시를 짓다(與高逸人 將向錦城 途中逢雨 得行字)郊端指點錦官城 교외 끝 시야에 들어오는 금관성
粉堞如抱細線橫 가는 선 가로로 친 듯한 흰 성가퀴
佳氣忽蒙雲影暗 좋은 날씨 갑자기 구름 그림자 뒤덮여
羈愁寒踏雨聲行 나그네 시름겹게 빗소리 속에 걸었네
晴景還知開眼近 눈앞에 다시 펼쳐지는 맑은 경치
澄江可愛照心明 속까지 투명한 맑은 강물 어여뻐라
今宵應向南隈宿 오늘 밤은 남쪽 모퉁이에 묵으면서
穩說鄕關歲暮情 향관의 세모의 정을 이야기해야지 -
010_0856_c_01L苔紋錦石頭頭老。金色仙桃個個圓。
010_0856_c_02L樵客偶來看棋坐。人間歲月已多年。(八)
010_0856_c_03L右和栢莊。
010_0856_c_04L野樹蒼蒼凝暝煙。孤城閒閉夕陽邊。
010_0856_c_05L白雲有約前宵夢。明月無情今夜天。
010_0856_c_06L風靜幽篁磨響細。㪅深殘燭暈光圓。
010_0856_c_07L縱然此地無形勝。休厭淹留改歲年。(九)
010_0856_c_08L右和梅閣。
010_0856_c_09L淨掃寒巖古澗烟。明窓齊揭老松邊。
010_0856_c_10L希全佳約情如海。望斷紛飛雪滿天。
010_0856_c_11L坐久樓鍾穿壑遠。夢回山月上梅圓。
010_0856_c_12L重成此會誠非晩。好是新春入舊年。(十)
010_0856_c_13L右呈地主有期不臨。
010_0856_c_14L遊柏庄次韻
010_0856_c_15L萬綠陰中一鑑開。澂泓灔灔蘸西臺。
010_0856_c_16L慇懃月向松間照。澹沱雲從谷口來。
010_0856_c_17L長夏細傾荷葉露。淸秋已辦菊花杯。
010_0856_c_18L今宵雅集風情減。惆悵雲翁去不回。
010_0856_c_19L與高逸人將向錦城途中逢雨得行
010_0856_c_20L字
010_0856_c_21L郊端指點錦官城。粉堞如抱細線橫。
010_0856_c_22L佳氣忽蒙雲影暗。羈愁寒踏雨聲行。
010_0856_c_23L晴景還知開眼近。澄江可愛照心明。
010_0856_c_24L今宵應向南隈宿。穩說鄕關歲暮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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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7_a_01L독락재에서 차운하다계묘년 봄(獨樂齋次韻癸卯春)鑿翠開庭結小齋 푸른 산빛 가득한 뜰의 자그마한 서재
千峯淑氣靄然佳 일천 봉우리 맑은 기운 애연히 우러나네
劉嬴得失曾隨鹿 유영이 사슴 쫓으며 얻고 잃었으나24)
蠻觸輸贏始覺蝸 알고 보면 달팽이 뿔의 만촉의 승부25)이네
舂月鋤雲閒事業 방아 찧고 김매는 한가한 사업이요
採山釣水澹生涯 나무하고 낚시하는 담담한 생애로세
新交非復如花鳥 새로 사귄 정이 꽃과 새 같진 않아도
詩酒相從展雅懷 시와 술로 서로들 회포를 풀었다오우석 신공이 준 시에 삼가 화운하다우석은 현재 수상인 신관호의 호이다. 10수(奉和于石申公見贈于石時水相申觀浩號 十首)料理烟霞未肯休 자연을 찾는 일 즐겨 쉬지 않았지만
佳辰復作采眞遊 명절에 다시 채진의 놀이26) 즐겼네
千般草媚蓮池面 온갖 풀들 연꽃 연못 위로 어여쁘고
百囀鸎驕柳岸頭 꾀꼬리는 버들 언덕에서 맘껏 노래하네
春意澹融花霧潤 춘의는 무르익어 꽃 안개에 젖어 들고
佛香微動瑞烟浮 불향이 조금 퍼지며 연기가 떠다니네
從前無隱知何事 숨길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노니
鼻觀凉時解宿尤一 코끝이 시큰할 때 묵은 허물 풀리는 것일
江山興趣未全休 강산의 흥취를 완전히 접지 않아
物外重成支許遊 물외에서 다시 지허27)의 놀이 가졌네
幾度款從滄海畔 몇 번이나 정답게 해변을 거닐었던가
如今同上白雲頭 지금은 함께 흰 구름 머리에 올랐다네
風廻晩院花香動 저녁 사원에 바람 부니 꽃향기 일렁이고
池近春窓日影浮 봄 창 가까운 연못 위엔 해그림자 떠 있네
幽意未能成夜宿 하룻밤 묵어 그윽한 뜻 풀지 못하고
牽緣深處却生尤二 깊은 곳에 인연 끌려 꺼림칙하네이
이는 북암에 올라가서 지은 것이다.(右上北庵.)
幾從花日暖時休 꽃이 핀 따스한 시절 어찌 쉬리요
轉入松風冷處遊 솔바람 시원한 곳 들어와서 노니네
玉㵎鼓琴銀約指 시냇가 가야금 타는 손엔 은 가락지요
雪兒歌酒錦纏頭 술자리 노래하는 설아에겐 금전두28)로세
香傳五色靈芝秀 향기 퍼지는 오색의 영지 빼어나고
春潤三淸惠露浮 봄 적시는 삼청의 이슬방울 떠 있네
語樂可能寄夜永 긴 밤 보낼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들
這廻消盡百年尤三 백 년의 시름을 한꺼번에 날리겠네삼
이는 초암에 내려와서 지은 것이다.(右下草菴.)
爲人性癖愛淸休 나는 성벽이 청휴함을 좋아하니
不有靑山底處遊 청산이 없으면 어디에서 노닐까
澹素幽閒先着脚 담소 유한하면 먼저 발을 내딛고
繁華榮慕懶回頭 번화 영모에는 고개도 안 돌리네
㵎道深深泉響遠 깊은 계곡엔 물소리 멀리 퍼지고
松風細細茗烟浮 가는 솔바람에 차 연기 부유하네
萬緣消盡明窓內 일만 인연이 소진된 밝은 창 안에서
玉殿珠樓未效尤四 옥전 주루의 허물은 본받지 않는다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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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7_a_01L獨樂齋次韻癸卯春
010_0857_a_02L鑿翠開庭結小齋。千峯淑氣靄然佳。
010_0857_a_03L劉嬴得失曾隨鹿。蠻觸輪贏始覺蝸。
010_0857_a_04L舂月鋤雲閒事業。採山釣水澹生涯。
010_0857_a_05L新交非復如花鳥。詩酒相從展雅懷。
010_0857_a_06L奉和于石申公見贈于石時水相
申觀浩號 十首
010_0857_a_07L料理烟霞未肯休。佳辰復作採眞遊。
010_0857_a_08L千般艸媚蓮池面。百囀鸎驕柳岸頭。
010_0857_a_09L春意澹融花霧潤。佛香微動瑞烟浮。
010_0857_a_10L從前無隱知何事。鼻觀凉時解宿尤。(一)
010_0857_a_11L江山興趣未全休。物外重成支許遊。
010_0857_a_12L幾度款從滄海畔。如今同上白雲頭。
010_0857_a_13L風廻晩院花香動。池近春窓日影浮。
010_0857_a_14L幽意未能成夜宿。牽緣深處却生尤。(二)
010_0857_a_15L右上北庵。
010_0857_a_16L幾從花日暖時休。轉入松風冷處遊。
010_0857_a_17L玉㵎鼓琴銀約指。雪兒歌酒錦纏頭。
010_0857_a_18L香傳五色靈芝秀。春潤三淸惠露浮。
010_0857_a_19L語樂可能寄夜永。這廻消盡百年尤。(三)
010_0857_a_20L右下草菴。
010_0857_a_21L爲人性癖愛淸休。不有靑山底處遊。
010_0857_a_22L澹素幽閒先着脚。繁華榮慕懶回頭。
010_0857_a_23L㵎道深深泉響遠。松風細細茗烟浮。
010_0857_a_24L萬緣消盡明窓內。玉殿珠樓未校尤。(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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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7_b_01L이는 자신의 일을 서술한 것이다.(右自述.)
令人絕憶許文休 사람들이 허문휴를 떠올리게 하는 분29)
誘納人才遣藝遊 인재를 이끌어 예의 세계에 노닐게 하네
方丈時搖玉麈尾 방장에서 고라니 꼬리 흔들며 연설하면
天花亂落金獅頭 하늘 꽃이 금사자 머리에 분분히 떨어지네
掃空八萬塵勞障 팔만 진로의 장애를 말끔히 씻어 버리고
說到三千世界浮 삼천 세계의 무상함을 극진히 설한다네
歷歲聞名今日見 오래도록 명성 듣다 오늘 보게 되었는데
見時歡喜別時尤五 볼 때엔 기쁘더니 헤어지려니 허전하네오
신공이 인재를 대하며 교훈을 잘 베풀고 있다.(申公接人才, 善能敎訓.)
三百六旬此夜休 삼백육십일 중 의미 있는 오늘 밤
無量此夜得常遊 무량한 이 날 밤에 항상 노닐었다오
耿耿銀河低屋角 밝은 은하는 지붕에 낮게 드리우고
團團璧月隱巖頭 둥글고 둥근 달은 산머리에 숨었네
香從睡鴨脣中發 잠든 오리 입술에서 발산하는 향이요
氣向靑蓮眼上浮 푸른 연꽃 눈 위에 떠오르는 기운이라
此氣此香常願戴 바라건대 이 기운 이 향 항상 받들어
爲祥爲瑞轉殃尤六 재앙과 허물이 상서로 변하게 하기를육
이는 제석에 공을 위해서 장수를 기원한 것이다.(右除夕爲公祈壽.)
惠慈仁讓報天休 혜자인양으로 하늘 은혜에 보답하자
報至咸登壽域遊 수역30)에 모두 노닐게 하늘이 보답했네
瑞毓人天星煥夜 별이 빛나는 밤에 인천의 복이 길러지고
祥回仙佛歲新頭 한 해의 시작에 선불의 상서가 돌아오네
玉磬穿雲淸響遠 경쇠의 맑은 음향 구름 뚫고 멀리 가고
檀烟消篆暗香浮 전단향 짙은 연기 꼬불꼬불 떠오르네
上元頌祝同除夕 섣달그믐과 같은 대보름의 송축이여
寶筭延長淨悔尤七 후회와 허물없이 오래오래 사시기를칠
이는 정월 대보름에 성상의 장수를 축원한 것이다.(上元夜祝聖壽.)
閒忙未肯一時休 한가하거나 바쁘거나 쉬려 하지 않고
靜躁終敎兩處遊 고요하든 소란하든 상관없이 노니네
幻形因暫成涯角 허깨비 형체가 잠시 모나게 드러나도
眞面凝常在裏頭 진면목이 언제나 그 속에 자리한다네
山色淡靑新雨過 비가 막 지난 산은 엷은 청색을 띠고
天光低碧片雲浮 조각구름 뜬 하늘은 낮게 푸르러라
去去來來無適莫 가거나 오거나 적도 없고 막도 없나니31)
始無攸樂今何尤八 당초 낙이 없는데 무슨 허물 있으리오팔
棲遲只合一邱休 하나의 언덕에서 소요하면 그만이니
未必九垓汗漫遊 구해 밖의 한만유32)는 필요하지 않다오
機無可忘猿輸果 잊어야 할 기심 없어 납도 과일 바치고
說到離言石點頭 언어 떠난 연설에 돌도 고개 끄덕이네
躍古騰今靡體悟 고금을 뛰어넘어 체득함이 없으니
超生脫死見虛浮 허무함을 보고서 생사를 초탈해야
早晩休官叅得徹 조만간 벼슬 쉬고 깨달음을 구한다면
瑞蓮生火是奇尤九 불 속에서 연꽃 피는 기적을 보리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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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7_b_01L右自述。
010_0857_b_02L令人絕憶許文休。誘納人才遣藝遊。
010_0857_b_03L方丈時搖玉塵尾。天花亂落金獅頭。
010_0857_b_04L掃空八萬塵勞障。說到三千世界浮。
010_0857_b_05L歷歲聞名今日見。見時歡喜別時尤。(五)
010_0857_b_06L申公接人才。善能敎訓。
010_0857_b_07L三百六旬此夜休。無量此夜得常遊。
010_0857_b_08L耿耿銀河低屋角。團團璧月隱巖頭。
010_0857_b_09L香從睡鴨脣中發。氣向靑蓮眼上浮。
010_0857_b_10L此氣此香常願戴。爲祥爲瑞轉殃尤。(六)
010_0857_b_11L右除夕爲公祈壽。
010_0857_b_12L惠慈仁讓報天休。報至咸登壽域遊。
010_0857_b_13L瑞毓人天星換夜。祥回仙佛歲新頭。
010_0857_b_14L玉磬穿雲淸響遠。檀烟渭篆暗香浮。
010_0857_b_15L上元頌祝同除夕。寶筭延長淨悔尤。(七)
010_0857_b_16L上元夜祝聖壽。
010_0857_b_17L閒忙未肯一時休。靜躁終敎兩處遊。
010_0857_b_18L幻形因暫成涯角。眞面凝常在裏頭。
010_0857_b_19L山色淡靑新雨過。天光低碧片雲浮。
010_0857_b_20L去去來來無適莫。始無攸樂今何尤。(八)
010_0857_b_21L棲遲只合一邱休。未必九垓汗漫遊。
010_0857_b_22L機無可忘猿輸果。說到離言石點頭。
010_0857_b_23L曜古騰今靡體悟。超生脫死見虛浮。
010_0857_b_24L早晩休官叅得徹。瑞蓮生火是奇尤。(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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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7_c_01L이는 송별하는 회포를 서술한 것이다.(右送別舒懷.)
早年行脚未渠休 이른 나이에 쉬지 않고 행각을 하였나니
直到天南海北遊 하늘 남쪽 바다 북쪽 모두 돌아다녔다오
迢遞百城煙雨外 안개비 너머 멀리 찾은 일백 성읍이요
徘徊一片夕陽頭 해 질 녘 배회하는 한 조각 마음이었네
淚因衡岳猿聲下 형악의 원숭이 소리에 눈물방울 떨어지고
夢逐瀟湘鴈影浮 소상의 기러기 그림자 따라 꿈이 떠오르네
今日歸來閒掛錫 오늘 돌아와 한가히 석장을 걸어 놓았나니
眞師自有正敎尤十 참 스승 절로 있어 허물 바르게 가르치네십
이는 자신의 일을 서술한 것이다.(自述.)부록 원운2수(附原韻二首)平裘帶樂時休 태평 시대 관원으로 행복을 누리는데
山寺雲烟起我遊 산사의 풍광이 나의 유람을 부추기네
別有氤氳春以外 봄이 지나도 특별히 인온하나니
元來盤薄海之頭 바닷가는 원래 반박한 곳이니까
禪祠紀績知回向 선사의 공적 기록은 회향임을 알겠고
溪榭憑虛覺大浮 냇가 정자는 허공에 둥둥 뜬 느낌일세
喫惱趙州茶供養 번뇌를 씻어 주는 조주의 차 한 잔33)으로
相關花柳亦成尤一 꽃과 버들 상관함은 또한 허물이라네일
君寄禪林是貫休 선림에 몸담은 그대는 바로 관휴34)
平生喜與士夫遊 평생 사대부와 노닐기 좋아했네
貝經深悟空中色 불경을 통해 공즉시색 깊이 깨달았고
茆屋移居最上頭 초당을 옮겼나니 가장 높은 꼭대기로
佛土過來求極樂 극락을 구해 지나온 부처의 땅이요
吾身忘却在閻浮 염부35)에 있음을 망각한 나의 몸이라
若逢人世淵明輩 도연명 같은 이를 이 세상에서 만나
三笑溪橋孰更尤二 다리에서 셋이 웃으면 누가 탓하리오36)이해종암에서 연옹의 시에 차운하다암자는 가야산 북쪽 면호의 위에 있다(海宗庵次蓮翁韻菴在伽倻山北眠湖之上)直北伽倻有海宗 가야산 북쪽에 해종암이 있나니
鮫宮密邇路相通 교궁과 밀접하게 길이 통해 있네
刹竿影撘珊瑚露 찰간의 그림자는 산호 이슬을 매달고
玉樹香傳薜茘風 옥수 향기는 벽려의 바람에 퍼지누나
洗雨峯硏秋色裏 비에 씻긴 봉우리는 가을빛 속에 예쁘고
報霜鴈到月明中 서리 알리는 기러기는 달 밝은 속에 오네
世人也識藏林寺 세상 사람도 숲속에 숨은 절을 아나니
隔水遙聞半夜鍾 반야의 종소리가 물 건너 멀리 들리네영주에서 이연죽에게 답하다계묘년 여름. 7수(瀛洲答李然竹癸卯夏 七首)在在無罣礙 어디에 있든지 걸림이 없이
天風一衲衣 바람에 납의를 휘날릴 따름이네
芥山拈妙偈 겨자씨 속의 수미산은 오묘한 게송이요
杯海入禪機 바다를 잔질한다는 말 선기에 들어맞네
自有因緣合 자연히 인과 연이 맞게 되나니
元非理事違 원래 이와 사가 어긋나지 않네
休言當面諱 눈앞에서 숨긴다고 말하지 마오
峯頂白雲飛一 산꼭대기에 흰 구름이 드날리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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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7_c_01L右送別舒懷。
010_0857_c_02L早年行脚未渠休。直到天南海北遊。
010_0857_c_03L迢遞百城煙雨外。徘徊一片夕陽頭。
010_0857_c_04L淚因衡岳猿聲下。夢逐瀟湘鴈影浮。
010_0857_c_05L今日歸來閒掛錫。眞師自有正敎尤。(十)
010_0857_c_06L自述。
010_0857_c_07L附原韻 二首
010_0857_c_08L時平裘帶樂時休。山寺雲烟起我遊。
010_0857_c_09L別有氤氳春以外。元來盤薄海之頭。
010_0857_c_10L禪祠紀績知回向。溪榭憑虛覺大浮。
010_0857_c_11L喫惱趙州茶供養。相關花柳亦成尤。(一)
010_0857_c_12L君寄禪林是貫休。平生喜與士夫遊。
010_0857_c_13L貝經㴱悟空中色。茆屋移居最上頭。
010_0857_c_14L佛土過來求極樂。吾身忘却在閻浮。
010_0857_c_15L若逢人世淵明輩。三笑溪橋孰更尤。(二)
010_0857_c_16L海宗庵次蓮翁韻菴在伽倻山
北眠湖之上
010_0857_c_17L直北伽倻有海宗。鮫宮密邇路相通。
010_0857_c_18L刹竿影撘珊瑚露。玉樹香傳薜茘風。
010_0857_c_19L洗雨峯硏秋色裏。報霜鴈到月明中。
010_0857_c_20L世人也識藏林寺。隔水遙聞半夜鍾。
010_0857_c_21L瀛洲答李然竹癸卯夏 七首
010_0857_c_22L在在無罣礙。天風一衲衣。
010_0857_c_23L芥山拈妙偈。杯海入禪機。
010_0857_c_24L自有因緣合。元非理事違。
010_0857_c_25L休言當面諱。峯頂白雲飛。(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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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8_a_01L枯藤三尺作標杠 삼 척의 등나무로 지팡이 만들어
歷盡蛟宮與蜃窓 교궁과 신창을 모두 돌아다녔네
綠水紅蓮無染相 녹수 홍련에는 오염된 모습이 없고
棠陰不見閙村厖二 해당화 그늘엔 떠도는 삽살개 안 보이네이
竪起法門百尺杠 법문에 백 척의 깃대를 세워 놓고서
定中寂寂鎻猿窓 입정 중에 적적하게 원창을 닫았어라
休怪泥牛眞實義 진흙 소의 진실한 뜻 의심하지 말지니
鷺絲牽象似馴厖三 해오리 코끼리로 삽살개 길들이듯 하네삼
不算賓中與主中 빈중주와 주중빈37) 따지지 않고
仙山日看白雲通 선산에서 날마다 흰 구름 보네
鮫宮七尺珊瑚樹 교궁에 있는 칠 척의 산호 나무를
敎取何人網得紅四 누굴 시켜 그물에 붉은 가지 거둘까사
二千年鉢暫飛來 잠시 날아온 이천 년의 바리때
神嶽秋毫大海杯 태산은 터럭 바다는 한 잔의 물
老顏頗能看寶氣 늙은 얼굴로 보기를 자못 살펴
衣中珠顆且收回五 옷 속에 염주 알을 잠시 거두네오
長同南極壽星鄰 언제나 함께 이웃하는 남극의 수성
仙襪凌波雪海春 버선발로 물결을 밟는 설해의 봄날
試即回頭還是岸 머리 한번 돌려보면 다시 이 언덕
鯨魚翡翠莫迷津六 경어와 비취에 길을 잃지 않는다네육
嶺嶠一遊憶壯年 명산을 유람한 장년의 추억이여
禪緣詩夢兩茫然 선의 인연 시의 꿈 둘 다 망연해라
豈知瓶錫如輪轉 병석38)의 몸이 수레바퀴처럼 굴러
來飮神瀛白鹿泉七 백록담의 물을 마실 줄 알았으랴칠운엄도인의 시에 차운하다8수. 계묘년 10월(次雲广道人韻八首 癸卯十月)三年嘉會在玄冬 삼 년 전 한겨울에 한 번 만나고
霰雪霏霏又此逢 싸락눈 날리는 때 다시 만났네
扣戶誰掀霜夜夢 서리 내린 밤 꿈속에서 누가 문을 두드렸나
論詩共聽月樓鍾 달빛 누대 종소리 함께 듣고 시를 논했네
天寒更綠窓前竹 추울수록 더욱 푸른 창문 앞의 대나무요
葉盡微明林外峯 낙엽 져서 조금 환해진 숲 너머 봉우리라
採蓮山蘄釀初熟 이제 막 익은 연과 산기로 빚은 술을
爲君今日始開封一 그대 위해 오늘 처음 개봉하노라일
踏遍江山春抵冬 봄부터 겨울까지 강산을 답사하며
好友佳朋幾處逢 좋은 붕우를 어느 곳에서 만났던가
風雨飛驚詩百首 풍우가 날려 놀란 백 수의 시요
玉山堆倒酒千鍾 옥산이 무너진 천 종의 술이라39)
淸新態若霜前菊 청신한 자태는 서리 이전의 국화와 같고
穩藉氣如霽後峰 온화한 기상은 비 갠 뒤의 봉우리 같네
快活生涯隨處足 쾌활한 생애라 어디서나 만족하니
有誰還肯覓侯封二 그 누가 높은 벼슬에 봉해짐을 구하리오이
歸來天地始凝冬 천지가 얼어붙는 겨울이 돌아온 때
七友餘三兩處逢 두 곳에서 모두 열 명의 벗을 만났네
名節逼眞憐醉白 취한 이백李白의 명절은 핍진하건만
知音冷落撫傾鍾 종자기鍾子期 같은 지음은 영락했어라
雨歇欄頭上紅日 비가 갠 난간 머리엔 붉은 해가 올라오고
烟收門外近靑峯 연무 걷힌 문밖에는 푸른 봉우리 가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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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8_a_01L枯藤三尺作標杠。歷盡蛟宮與蜃窓。
010_0858_a_02L綠水紅蓮無染相。棠陰不見閙村厖。(二)
010_0858_a_03L竪起法門百尺杠。㝎中寂寂鎻1)狷 [8] 窓。
010_0858_a_04L休怪泥牛眞實義。鷺絲牽象似馴厖。(三)
010_0858_a_05L不算賓中與主中。仙山日看白雲通。
010_0858_a_06L鮫宮七尺珊瑚樹。敎取何人網得紅。(四)
010_0858_a_07L二千年鉢暫飛來。神嶽秋毫大海杯。
010_0858_a_08L老顏頗能看寶氣。衣中珠顆且收回。(五)
010_0858_a_09L長同南極壽星鄰。仙襪凌波雪海春。
010_0858_a_10L試即回頭還是岸。鯨魚翡翠莫迷津。(六)
010_0858_a_11L嶺嶠一遊憶壯年。禪緣詩夢兩茫然。
010_0858_a_12L豈知瓶錫如輪轉。來飮神瀛白鹿泉。(七)
010_0858_a_13L次雲广道人韻八首 癸卯十月
010_0858_a_14L三年嘉會在玄冬。霰雪霏霏又此逢。
010_0858_a_15L扣戶誰掀霜夜夢。論詩共聽月樓鍾。
010_0858_a_16L天寒㪅綠窓前竹。葉盡微明林外峯。
010_0858_a_17L採蓮山蘄釀初熟。爲君今日始開封。(一)
010_0858_a_18L踏遍江山春抵冬。好友佳朋幾處逢。
010_0858_a_19L風雨飛驚詩百首。玉山堆倒酒千鍾。
010_0858_a_20L淸新態若霜前菊。穩藉氣如霽後峰。
010_0858_a_21L快活生涯隨處足。有誰還肯覓侯封。(二)
010_0858_a_22L歸來天地始凝冬。七友餘三兩處逢。
010_0858_a_23L名節逼眞憐醉白。知音冷落撫傾鍾。
010_0858_a_24L雨歇欄頭上紅日。烟收門外近靑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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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8_b_01L君去更在深深處 그대 떠나 다시 있을 깊고 깊은 곳
千疊雲巒紫邏封三 구름 산 겹겹이 자라동紫邏洞 봉했으리삼
心如松柏自凌冬 마음은 겨울을 이기는 송백과 같고
才合盤根錯節逢 재주는 반근착절40)의 상황이 어울리네
千里鄕關回白首 천 리 향관으로 흰 머리 돌렸나니
當時律呂近黃鍾 당시의 율려는 황종41)에 가까웠지
崖檐夜冷風鳴鐸 암자의 추운 밤 바람은 목탁을 울리고
巖屋更深月隱峯 승방에 밤이 깊어 달은 봉우리에 숨었네
四海已全歸禹貢 사해가 온전하여 조공朝貢을 바치는 때
君今何處覓堯封四 그대 지금 어느 곳에서 요봉42)을 찾는가사
淸遊賸覺勝前冬 지난겨울보다 청유를 훨씬 누리나니
坐與高人靜裏逢 앉아서 고인과 조용히 상봉했으니까
舊作燈前誇好句 옛날 지은 좋은 시구 등 앞에서 자랑하고
寒更雲外報疎鍾 추운 밤 구름 너머 성긴 종소리 듣노매라
下方撩亂風搖樹 하방엔 요란하게 바람이 흔드는 나무요
上界淸寧月滿峯 상계엔 청정하게 달빛 가득한 봉우리라
要試靈泉勝牛乳 샘물이 우유보다 나은지 시험하려고
一包龍井解斜封五 한 포 용정의 엇붙인 봉함을 뜯어 보네오
精工自少足三冬 어려서 삼동으로 충분한 글공부43)
貴遇嘉徴到處逢 도처에서 만나 실력 인정 받았네
矍鑠精神憐野逸 부러워라 은둔하며 씩씩한 정신이여
層崚瘦骨愧龍鍾 부끄럽네 노쇠하여 수척한 몰골이여
山中雪釀花千樹 산속의 눈이 빚어 일천 나무에 꽃이요
林表烟開玉一峯 숲 너머 연무 걷혀 옥 봉우리 드러났네
歷遍人間今始返 인간 세상 편력하고 이제 돌아왔나니
應經木鐸嘆儀封六 목탁이라 탄식한 의봉인44)도 만났으리육
傷心遠別完城冬 상심하며 완성에서 겨울에 헤어진 뒤
誰料此生得再逢 이생에서 다시 만날 줄 누가 알았으랴
無墨可硏淸月露 먹을 갈 수 없는 달빛 머금은 이슬이요
有茶難酌白雲鍾 차를 따를 수 없는 백운 새긴 술그릇이라
如君高臥玉山客 그대는 옥산에 높이 드러누웠는데
愧我遠尋天柱峯 나는 부끄럽게 멀리 천주봉을 찾네
嘉遯更茲留後約 은둔하며 살리라 다시 기약하노니
松門一任薜蘿封七 솔숲 문은 등나무가 에워싸게 맡기네칠
靜勝工夫懶坐冬 정승45) 공부 게을리 앉아 있는 겨울날
執鞭師友罕相逢 채찍 잡은 사우를 만나기 어려워라
思量世外十年蹟 세상 밖 십 년에 한 일을 헤아려 보니
消盡山中半夜鍾 산속 반야의 종소리로 소진하였네
慣看普賢遊象窟 코끼리 탄 보현46)의 굴 실컷 보았으니
會從迦葉入鷄峯 가섭 따라 계족봉47)으로 들어가야지
徑深苔碧無人到 사람이 오지 않아 이끼 잔뜩 낀 오솔길
分付白雲盡日封八 흰 구름에게 온종일 막으라 당부했네팔어초자가 마침 왔기에 한 수를 차운하여 화답하다(漁樵子適來 次韻一首 和而答之)科頭護病畏寒冬 추위 겁내며 맨머리로 가료하다가
遺世高人分外逢 세상 초월한 고인을 뜻밖에 만났네
冥雪蕭蕭虛閉閣 쓸쓸한 저녁 눈발 텅 빈 채 닫힌 누각
孤燈耿耿遠聞鍾 깜박이는 등불 하나 멀리 들리는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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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8_b_01L君去㪅在深深處。千疊雲巒紫邏封。(三)
010_0858_b_02L心如松柏自凌冬。才合盤根錯節逢。
010_0858_b_03L千里鄕關回白首。當時律呂近黃鍾。
010_0858_b_04L崖檐夜冷風鳴鐸。巖屋㪅深月隱峯。
010_0858_b_05L四海已全歸禹貢。君今何處覓堯封。(四)
010_0858_b_06L淸遊賸覺勝前冬。坐與高人靜裏逢。
010_0858_b_07L舊作燈前誇好句。寒㪅雲外報疎鍾。
010_0858_b_08L下方撩亂風搖樹。上界淸寧月滿峯。
010_0858_b_09L要試靈泉勝牛乳。一包龍井解斜封。(五)
010_0858_b_10L精工自少足三冬。貴遇嘉徴到處逢。
010_0858_b_11L矍鑠精神憐野逸。層崚瘦骨愧龍鍾。
010_0858_b_12L山中雪釀花千樹。林表烟開玉一峯。
010_0858_b_13L歷遍人間今始返。應經木鐸嘆儀封。(六)
010_0858_b_14L傷心遠別完城冬。誰料此生得再逢。
010_0858_b_15L無墨可硏淸月露。有茶難酌白雲鍾。
010_0858_b_16L如君高臥玉山客。愧我遠尋天柱峯。
010_0858_b_17L嘉遯㪅玆留後約。松門一任薜蘿封。(七)
010_0858_b_18L靜勝工夫懶坐冬。執鞭師友罕相逢。
010_0858_b_19L思量世外十秊蹟。消盡山中半夜鍾。
010_0858_b_20L慣看普賢遊象窟。會從迦葉入鷄峯。
010_0858_b_21L徑㴱苔碧無人到。分付白雲盡日封。(八)
010_0858_b_22L漁樵子適來次韻一首和而答之
010_0858_b_23L科頭護病畏寒冬。遺世高人分外逢。
010_0858_b_24L冥雪蕭蕭虛閉閣。孤燈耿耿遠聞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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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8_c_01L淸心空對門前水 청심으로 그냥 대하는 문 앞의 물이요
携手難登屋後峯 손잡고 오르지 못하는 집 뒤의 산이라
歸路莫敎容易發 돌아갈 길 용이하다고 떠나려 마오
松蘿茂密紫烟封 솔 덩굴 우거져 자욱한 안개 길 막았네현재에서 차운하여 함께 읊다계묘년 겨울(縣齋拈韻同賦癸卯冬)無事不曾度澗煙 일 없어 한 번도 시내 건너지 않다가
今宵移宿白雲邊 오늘 밤은 흰 구름 속에 옮겨 와 묵네
淸硏景物無三月 어여쁜 경물은 석 달을 못 넘기고
澹素杯盤屬二天 조촐한 술상은 이천48)에 속했어라
麫洗玉筯繞細滑 국수는 젓가락에 가늘게 휘감기고
茗煎花乳浮輕圓 달이는 차는 화유49)가 둥글게 떠 있네
使君賸有烟霞趣 사군은 연하의 흥취가 넉넉하니
從此相遊可判年 서로 노닐며 한 해를 보낼 만하네지현 한공 계원의 시는 다음과 같다(知縣韓公啓源詩)吾生判不隔雲烟 나의 생이 운연과 떨어지지 않아서
一識高僧碧海邊 푸른 바닷가에서 고승을 알았어라
孤燭相思梅發夜 매화 피는 밤 등불 아래 그리워하였는데
短笻忽到雪來天 눈 오는 날 홀연히 지팡이 짚고 찾아왔네
山如美醞醒猶憶 산은 맛좋은 술처럼 깨어나도 생각나고
月似新詩見漸圓 달은 새로운 시처럼 볼수록 둥글어지네
五斗欺人還自笑 우스워라 오두50)가 사람을 속이는 것이
南州節物又今年 남쪽 지역 계절 풍광 금년에도 아름답네고향에 돌아와서계묘년(歸故鄕癸卯)遠別鄕關四十秋 고향 멀리 떠난 지 사십 년 만에
歸來不覺雪盈頭 돌아오니 어느새 온통 하얀 머리칼
新基草沒家安在 잡초에 뒤덮였으니 집이 어디 있나
古墓苔荒履跡愁 황량한 묘소 걸으려니 시름겹기만
心死恨從何處起 마음의 한 죽었으니 어디서 일어나랴
血乾淚亦不能流 피눈물도 말라서 흐르지 않는다네
孤笻更欲隨雲去 지팡이 짚고 구름 따라 떠나고 싶어
已矣人生愧首邱 아서라 인생이여 수구51)가 부끄럽네목진 휴장정을 지나며 차운하다(過木鎭休將亭次韻)淸江繞郭玉環靑 맑은 강이 옥 반지처럼 성곽을 두르고
江外千峰揖小亭 강 너머 일천 산이 소정에 읍을 하네
虎踞龍蟠雄氣勢 범과 용이 서리듯 기세가 웅장하고
鸞翔鶴舞好儀形 난새와 학이 춤추듯 자세가 좋아라
四時變幻無窮景 사시로 변환하는 무궁무진한 경치요
萬古長陳活畫屛 만고에 펼쳐진 살아 있는 그림 병풍이라
㝡是消魂難狀處 가장 형용할 수 없이 혼을 녹이는 것은
採菱歌轉夕陽汀 마름 따는 노래 저녁 물가에 들려옴이네유산이 부친 시에 화운하다을사년(1845, 헌종11)(奉和酉山見寄乙巳)霜天渺渺鴈回頭 서리 하늘 아득히 기러기 고개 돌려
千里含書碧海秋 천 리의 서신 물고 온 바닷가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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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8_c_01L淸心空對門前水。携手難登屋後峯。
010_0858_c_02L歸路莫敎容易發。松蘿茂密紫烟封。
010_0858_c_03L縣齋拈韻同賦癸卯冬
010_0858_c_04L無事不曾度澗煙。今宵移宿白雲邊。
010_0858_c_05L淸硏景物無三月。澹素杯盤屬二天。
010_0858_c_06L麫洗玉筋繞細滑。茗煎花乳浮輕圓。
010_0858_c_07L使君賸有烟霞趣。從此相遊可判年。
010_0858_c_08L知縣韓公啓源詩
010_0858_c_09L吾生判不隔雲烟。一識高僧碧海邊。
010_0858_c_10L孤燭相思梅發夜。短笻忽到雪來天。
010_0858_c_11L山如美醞醒猶憶。月似新詩見漸圓。
010_0858_c_12L五斗欺人還自笑。南州節物又今年。
010_0858_c_13L歸故鄕癸卯
010_0858_c_14L遠別鄕關四十秋。歸來不覺雪盈頭。
010_0858_c_15L新基艸沒家安在。古墓苔荒履跡愁。
010_0858_c_16L心死恨從何處起。血乾淚亦不能流。
010_0858_c_17L孤笻㪅欲隨雲去。已矣人生愧首邱。
010_0858_c_18L過木鎭休將亭次韻
010_0858_c_19L淸江繞郭玉環靑。江外千峰揖小亭。
010_0858_c_20L虎踞龍蟠雄氣勢。鸞翔鶴舞好儀形。
010_0858_c_21L四時變幻無竆景。萬古長陳活畫屛。
010_0858_c_22L㝡是消魂難狀處。採菱歌轉夕陽汀。
010_0858_c_23L奉和酉山見寄乙巳
010_0858_c_24L霜天渺渺鴈回頭。千里含書碧海秋。
010_0858_c_25L「狷」疑「▼(犭+員)」{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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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9_a_01L南北襟懷常阻展 남북이 가로막혀 금회를 펴지 못했나니
中間歲月幾翻周 중간에 세월이 몇 번이나 돌았던가
寺樓賞雪連三夜 사흘 밤 잇따라 사루에서 눈 읊었고
苕水納凉共一舟 함께 배를 타고 초수에서 피서했지
陳跡依俙如可忘 희미한 옛 추억 어찌 잊을 수 있으랴
新詩觸忤更添愁 새 시 받고 보니 시름 더욱 깊어지네
경인년 겨울에 유산․운포․광산 등 여러 사백과 함께 운고산방에서 눈에 막혀 시를 지을 적에 사루에서 눈을 감상하며 시를 읊었고, 신묘년 여름에 또 제공과 함께 초계에 배를 띄우고서 더위를 식혔다.(庚寅冬, 與酉山耘逋匡山諸詞伯, 阻雪雲吉山房作詩, 有寺樓賞雪篇, 辛卯夏, 又與諸公, 泛苕溪納凉.)부록 원운(附原韻)里人來洌水頭 천 리 멀리 한강가에 사람이 와서
禪房消息藕花秋 연꽃의 가을 선방 소식 전해 주네
風霜笑我雙丁老 우스워라 우리 정씨 두 노인의 풍상이여
夏臘憐公一甲周 어여뻐라 우리 공의 회갑 맞은 하랍이여
蜑地悔乘支遁馬 남방에서 탄 것을 후회한 지둔의 말이요
鯨濤穩返達摩舟 고래 물결 안온히 돌아온 달마의 배로세
江關臥憶天涯面 강관에 누워서 하늘 끝 얼굴을 생각하니
落月空林萬疊愁 빈 숲의 지는 달에 시름이 더욱 깊어지네
자주에 이르기를 “스님이 십 년 전에 초계 물가의 어장에서 시를 짓기를 ‘빈 숲엔 하늘 끝 달이 비쳐 들어오고, 들 물엔 눈 온 뒤 산 빛이 밝게 잠겼네.’라고 하였는데, 이 시구가 청허하고 영환하여 열상 시사의 제공이 지금까지 전송하며 ‘염송 일단의 화두를 이을 만하다.’라고 평하기에, 내가 결구에서 이를 인용하였다.”라고 하였다.(自註云, “師於十年前苕上漁庄有詩曰, ‘空林照入天涯月, 野水明涵雪後山.’ 淸虛靈幻, 洌上詩社諸公, 至今傳誦, 謂可以續拈頌一段話頭云, 結句用之.”)유산의 다시에 화답하다2수(奉答酉山茶詩二首)南來北去兩無緣 남쪽 북쪽 왕래할 길 둘 다 없는 터에
鱗鴻不肯隨人便 물고기와 기러기 편의 소식도 없었다네
澄江如練山如畫 비단 같은 맑은 강물 그림 같은 산들
舊遊心眼印芳鮮 노닐던 옛 추억이 심안에 선명해라
菜花小亭聽夜雨 채화 소정에서 밤비 소리 들었고
雲吉上房試名泉 운길 상방에서 샘물도 맛보았지
半醉時臥松風細 반쯤 취해 누우면 가는 솔바람 소리요
殘夢初回江月圓 꿈에서 깨면 강물 위의 둥근 달이었네
憐我病骨瘦如竹 나는 병골이라 대쪽처럼 말랐는데
羨公詩思至如川 그대의 시상은 물이 흐르듯 하였네
揮毫珠玉散華箋 주옥같은 휘호가 화전에 번질 적에
透窓雪花墮紋筵 창을 뚫고 설화가 화문석에 떨어졌지
此日詩廚文字飮 이날 시의 주방에서 문자를 마실 적에
人間聞者口流涎 인간 세상 듣는 자는 군침을 흘렸다오
又能時時策我懶 그리고 때때로 나의 게으름 경책하며
惡詩纇句勉精硏 조악한 시구도 정밀히 다듬어 주었지
白首如今分涯角 하늘 끝에 흰 머리로 헤어진 지금
相愛猶復如當年 서로 아끼는 건 당년과 같고 말고
今年寄書靑海鶴 금년에도 청해의 학 서신을 부쳐
又是秋風鴈來先 추풍보다 기러기가 먼저 도착했네
悽惋古雅詞義深 처완하고 고아하며 글 뜻이 깊어
一言一字直萬錢 한 글자마다 만 전의 가치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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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9_a_01L南北襟懷常阻展。中間歲月幾翻周。
010_0859_a_02L寺樓賞雪連三夜。苕水納凉共一舟。
010_0859_a_03L陳跡依俙如可忘。新詩觸忤㪅添愁庚
寅
010_0859_a_04L冬與酉山耘逋匡山諸詞伯阻雪。雲吉山房作詩
010_0859_a_05L有寺樓賞雪篇。辛卯夏又與諸公。泛苕溪納凉。
010_0859_a_06L附原韻
010_0859_a_07L千里人來洌水頭。禪房消息藕花秋。
010_0859_a_08L風霜笑我雙丁老。夏臘憐公一甲周。
010_0859_a_09L蜑地悔乘支遁馬。鯨濤穩返達摩舟。
010_0859_a_10L江關臥憶天涯面。落月空林萬疊愁自註云
師於十
010_0859_a_11L年前。苕上漁庄有詩曰。空林照入天。涯月野水明
涵雪後山淸。虛靈幻洌上。詩社諸公。至今傳誦
010_0859_a_12L謂可以續拈頌一段
話頭云。結句用之。
010_0859_a_13L奉答酉山茶詩二首
010_0859_a_14L南來北去兩無緣。鱗鴻不肯隨人便。
010_0859_a_15L澄江如練山如畫。舊遊心眼印芳鮮。
010_0859_a_16L菜花小亭聽夜雨。雲吉上房試名泉。
010_0859_a_17L半醉時臥松風細。殘夢初回江月圓。
010_0859_a_18L憐我病骨瘦如竹。羨公詩思至如川。
010_0859_a_19L揮毫珠玉散華箋。透窓雪花墮紋筵。
010_0859_a_20L此日詩廚文字飮。人間聞者口流次。
010_0859_a_21L又能時時策我懶。惡詩纇句勉精硏。
010_0859_a_22L白首如今分涯角。相愛猶復如當年。
010_0859_a_23L今年寄書靑海鶴。又是秋風鴈來先。
010_0859_a_24L悽惋古雅詞義㴱。一言一字直萬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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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9_b_01L愛玩摩挲百回轉 일백 번 매만지며 음미하노라니
懷緖自解久縈纏 회포가 오랜만에 절로 풀어지네
勸公從此永相忘 그대여 이제는 우리 잊고 살았으면
相忘始無煩惱煎 잊어야만 끓는 번뇌 없어질 테니까
煩惱不生道自成 번뇌가 없으면 도가 이루어지리니
思與相忘知誰贒 그리움과 잊는 것 중 무엇이 낫겠소
道成乘雲至帝鄕 도를 이루어 구름 타고 제향에 가면
金闕侍立玉貌妍 금궐에 옥 같은 미인이 시립하리다
公乎公乎記我言 그대여 그대여 나의 말 기억하여
母忘相忘心頭鐫一 잊는 것 잊지 말고 마음에 새기기를일
天涯芳草綠含烟 푸르게 연무 머금은 하늘 끝 방초
延想凝愁知幾年 그리움이 한 된 것이 몇 년이런가
五柳門深元亮臥 원량52)이 누운 집 문 앞에 우거진 오류요
二蘇名大契丹傳 거란에 크게 전해진 이소53)의 이름이라
前身河上靑雲客 전신은 하상의 청운객이라면
今日人間白髮仙 금일은 인간의 백발 신선일세
安得空山風雨夜 어떡하면 공산의 풍우 몰아치는 밤에
一燈相對細論禪二 등불 아래 마주하고 선을 논해 볼까이운포의 다시에 화답하다2수(奉答耘逋茶詩二首)百樣奇花千般草 온갖 모양의 기이한 꽃과 풀들이
朝艶暮萎不長好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네
爭似此君抱貞德 정덕을 지닌 차군54) 만한 것이 있을까
不怨春晩淸霜早 봄 늦고 서리 빨라도 원망하지 않네
移來不辭逾嶺難 산 넘어 옮겨 심어도 사양하지 않고
曲爲主人愜幽看 주인이 그윽이 감상하게 해 준다네
疎影孤伴池心月 성긴 그림자는 못 속의 달을 짝하고
弱條猶蘄鳳來歇 약한 가지는 봉황이 오기를 기다리네
夕陽漏紅滿凉臺 석양빛이 새면서 누대가 서늘하고
炎瘴欲透無門開 더위가 뚫으려 해도 문을 열 수 없네
無風搖綠玉磨響 바람 없이 흔들리며 옥 소리 울리나니
始覺乘鸞披拂來一 난새 타고 스치는 줄 비로소 알겠네일
幽巖靜坐對碧草 고요한 바위에 앉아 푸른 숲 마주하니
終日凝然澹無好 온종일 앉아 있어도 편안하고 담담하네
雲端鶴師來相訪 구름 끝에서 학 스님이 찾아왔나니
屨粘靑霞起行早 청하를 밟으며 일찍 길을 떠났다네
忙手輕輕致不難 얼른 손으로 어렵지 않게 전해 주며
促余開緘要共看 빨리 개봉하여 함께 보자 재촉하네
中裹驪珠同明月 속에 든 구슬은 밝은 달과 같다 할까
盈抱溢目光無歇 마음 가득 눈부시게 끝없이 빛나네
千里相共照靈臺 천 리 멀리 서로 함께 영대를 비추며
一生懷抱細細開 일생의 회포를 세세히 털어놓았네
傷心㝡是難抑處 가장 마음 아파 억제할 수 없는 것은
生前猶欠一往來二 생전에 한 번 더 왕래 못 할까 해서이네이부록 원운 유산의 시(附原韻 酉山詩)衣一棹廣陵煙 농부 옷 입고 광릉에서 뱃놀이
雅集江樓十二年 강루에서 만난 지 벌써 열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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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9_b_01L愛玩摩挲百回轉。懷緖自解久縈纏。
010_0859_b_02L勸公從此永相忘。相忘始無煩惱煎。
010_0859_b_03L煩惱不生道自成。思與相忘知誰贒。
010_0859_b_04L道成乘雲至帝鄕。金闕侍立玉貌妍。
010_0859_b_05L公乎公乎記我言。毋忘相忘心頭鐫。(一)
010_0859_b_06L天涯芳草綠含烟。延想凝愁知幾年。
010_0859_b_07L五柳門㴱元亮臥。二蘇名大契丹傳。
010_0859_b_08L前身河上靑雲客。今日人間白髮仙。
010_0859_b_09L安得空山風雨夜。一燈相對細論禪。(二)
010_0859_b_10L奉答耘逋茶詩二首
010_0859_b_11L百樣奇花千般艸。朝艶暮萎不長好。
010_0859_b_12L爭似此君抱貞德。不怨春晩淸霜早。
010_0859_b_13L移來不辭逾嶺難。曲爲主人愜幽看。
010_0859_b_14L疎影孤伴池心月。弱條猶蘄鳳來歇。
010_0859_b_15L夕陽漏紅滿凉臺。炎瘴欲透無門開。
010_0859_b_16L無風搖綠玉磨響。始覺乘鸞披拂來。(一)
010_0859_b_17L幽巖靜坐對碧艸。終日凝然澹無好。
010_0859_b_18L雲端鶴師來相訪。屨粘靑霞起行早。
010_0859_b_19L忙手輕輕致不難。促余開緘要共看。
010_0859_b_20L中裹驪珠同明月。盈抱溢目光無歇。
010_0859_b_21L千里相共照靈臺。一生懷抱細細開。
010_0859_b_22L傷心㝡是難抑處。生前猶欠一往來。(二)
010_0859_b_23L附原韻 酉山詩
010_0859_b_24L畦衣一棹廣陵煙。雅集江樓十二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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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59_c_01L遊寺詩應珍塢滯 절에서 노닌 시는 진오에 머물러 있고
謝茶書向塞琴傳 차를 감사한 글은 새금에 전해진다네
고을의 절간에서 노닐며 지은 시를 허소치 편에 부쳐 보냈는데, 뒤에 들으니 그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하였다.(遊縣寺詩, 因許小痴寄去, 後聞沈滯.)
靑山老臥金身佛 청산엔 금신의 부처가 늙어서 누워 있고
碧海生還玉局仙 벽해엔 옥국의 신선이 살아서 돌아왔네
스님이 서울에 놀러 오지 않자, 추사가 양해하고 돌아왔다.(師不遊京, 秋史宥還.)
不妨再騎支遁馬 지둔의 말을 다시 타면 어떨는지요
北人爭看折肱禪 북인이 팔 부러진 선을 보려고 하니
스님이 탐라에서 말을 타다가 팔을 다쳤다. 한번 다쳤으니 다시 다친들 또 어떻겠는가. 산을 나오려고 결심한다면, 말을 타고 서울에서 노닐다가 다시 다친다 한들 애석할 것이 뭐가 있으리오.(師於耽羅騎馬傷臂. 旣傷不妨再傷. 欲其決意出山, 騎馬遊京再傷, 何足惜耶.)부록 원운 운포의 시(附原韻 耘逋詩)衣老禪不緶草 초의 노선사는 화초 다듬지는 않고
手種靑竹萬竿好 일만 그루 청죽 심고 좋아하신다네
竹香室中見日遲 죽향의 방 안에서 길고 긴 해를 보았고
金剛巖畔迎風早 금강산 기슭에서 일찍 바람을 맞았네
自從趺坐頻出難 가부좌한 뒤로 자주 나가기 어려워서
只得池塘十步看 그냥 몇 걸음 걸으며 연못 구경한다오
魚鼓纔沈半牀月 침상 절반 달빛55) 속에 잠기는 목어木魚요
滴露淸宵鳴未歇 밤중에 쉴 새 없이 울리는 이슬방울이라
靑鸞何日下香臺 푸른 난새는 어느 날 향대에서 내려올까
赤霞南溟一道開 붉은 노을 남쪽 바다 길이 환히 열렸는데
無風自動君知否 바람 없이 움직임 그대는 아는지 모르는지
夢裏漁簔曾拂來 꿈속에서 도롱이 입고 날리며 왔더라오일속암가병서. 기유년(1849, 철종 원년)一粟庵歌幷序 己酉청해 남쪽에 산들이 한데 모여 하늘에 꽂혀 있는 가운데, 특히 백적과 가야의 골짜기가 가장 청수하고 유광한데, 사람들이 외지다는 이유로 그곳에 거처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런데 치원자가 이 말을 듣고는 유연히 신바람을 내어 숭애의 남쪽에 띳집을 엮고 시냇물 옆에 밭을 일군 뒤에, 구름 짙은 산속에서 농사를 짓고 달빛 아래에서 낚시질을 하며 풍찬노숙을 하였다. 이와 같이 삼십 년 동안 힘을 쓰면서 하루도 시서를 폐하지 않고 삼여의 여가56)에 공력을 쏟았으니, 의연히 태고의 일민이라고 하겠다. 그러다가 연로하여 기력이 쇠해지자 다시 뒷골의 물이 다한 곳에 방 하나를 만들어 편히 쉬며 생을 마칠 곳으로 삼았으니, 여기가 바로 이른바 일속산방이라고 하는 곳이다. 그가 기유년 겨울에 나를 찾아와 옛일을 얘기하고는, -
010_0859_c_01L遊寺詩應珍塢滯。謝茶書向塞琴傳遊縣寺詩
因許小痴。
010_0859_c_02L寄去。後
聞沈滯。
010_0859_c_03L靑山老臥金身佛。碧海生還玉局仙。師不遊京
秋史宥還
010_0859_c_04L不妨再騎支遁馬。北人爭看折肱禪師於耽羅
騎馬傷臂
010_0859_c_05L旣傷不妨再傷。欲其決意出
山。騎馬遊京再傷。何足惜耶。
010_0859_c_06L附原韻 耘逋詩
010_0859_c_07L艸衣老禪不緶草。手種靑竹萬竿好。
010_0859_c_08L竹香室中見日遲。金剛巖畔迎風早。
010_0859_c_09L自從趺坐頻出難。只得池塘十步看。
010_0859_c_10L魚鼓纔沈半牀月。滴露淸宵鳴未歇。
010_0859_c_11L靑鸞何日下香臺。赤霞南溟一道開。
010_0859_c_12L無風自動君知否。夢裏漁簔曾拂來。
010_0859_c_13L一粟庵歌幷序 己酉
010_0859_c_14L靑海之陽。羣巒䕺翠而挿天。有白磧
010_0859_c_15L伽倻之谷。㝡其淸秀面幽曠。民以奧
010_0859_c_16L僻。鮮能居焉。巵園子聞之。悠然長
010_0859_c_17L狂。結茅於嵩崖之陽。種田於寒㵎之
010_0859_c_18L側。耕雲釣月。露宿風餐。如是力作
010_0859_c_19L三十秊。未嘗一日廢置詩書。克以用
010_0859_c_20L力於三餘之暇。依然自是太古之逸
010_0859_c_21L民也。旣年老氣衰。㪅起一室於後洞
010_0859_c_22L之水窮處。以爲安養終焉之所。是其
010_0859_c_23L所謂一粟山房也。己酉冬訪余敍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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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0_a_01L돌아가서 초의행 한 편을 지어 나에게 부쳐왔기에, 내가 그 운을 써서 일속산방의 노래를 지어 답례하였다.
白磧山深人到稀 백적산은 깊어서 사람 발길 드문데
苔紋五色石生衣 오색 이끼 바위에 옷 입혔네
誅茅結廬傍烟霞 띠 풀 베어 연하 옆에 초가집 엮고
流水聲中靜掩扉 물소리 속에 조용히 사립문 닫았네
春陰襏襫和雨鋤 봄엔 도롱이 쓰고 빗속에 김을 매고
日暮巾車載雲歸 해 지면 수레에 구름 싣고 돌아오네
又能讀書聲琅琅 여기에 또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
夜燃松明光輝輝 밤에 관솔 불빛 휘황하게 밝힌다네
咏物時時發孤詠 때때로 시 지어 홀로 노래하나니
詠盡花鳥到咿喴 노래 끝나면 새가 와서 화답한다네
自從雲窓寢花影 구름 낀 창가 꽃 그림자에 누웠나니
誰憐珮冷失珠璣 패옥 구슬 잃은 자를 누가 동정하랴
淸美賢順天上福 청미하고 현순한 천상의 복이여
人間應難久相依 인간은 오래 의지하기 어려워라
伊來一粟重營深 그래서 일속암을 다시 지었나니
蘭芝萱菊藹菲菲 난초와 국화 향기 애연히 풍기네
搗藥聲孤山更靜 약 찧는 소리에 산은 더욱 고요하고
流花力大溪仍肥 물이 불어나 꽃잎이 힘차게 흘러가네
志渺渺兮藏冥運 뜻은 아득해서 명운을 속에 품고
語默默兮斡玄機 말은 침묵하며 현기를 주관하네
玄機高秉翻新局 현기를 높이 쥐고 판을 새로 짠 뒤에
廿載禱天願無違 이십 년 기도하며 하늘에 소원 빌었네
雪窓閒題草衣行 눈 내린 창가에서 한가히 지은 초의행
雲情鶴態想依俙 구름과 학의 정태 방불하게 연상되네
新庄幽趣不言一 새집의 흥취는 하나도 얘기하지 않고
只道太古山長圍 태곳적부터 에워싼 산 이야기만 있네일속암 주인의 시에 차운하여 화답해 부치다(次韻寄答一粟菴主人)丹丘營一粟 신선의 땅에 지은 일속암은
瀟灑水雲間 물과 구름 사이에 소쇄하여라
凉愛風前竹 바람 앞의 대숲은 시원해서 좋고
明憐雨後山 비 온 뒤의 산은 밝아서 어여뻐라
不病那知老 병들지 않는데 늙음을 어찌 알까
無忙已忘閒 바쁠 것 없어 이미 한가함 잊었네
可惜遊仙子 다만 유선자에게 애석한 것은
未透死生關 생사의 관문 터득지 못한 것이네차를 받고 인사로 보내온 산천도인의 시에 화답하다경술년(1850, 철종1)(奉和山泉道人謝茶之作庚戌)古來賢聖俱愛茶 예부터 현성 모두 차를 애호했나니
茶如君子性無邪 성품에 사가 없어 군자와 같으니까
人間草茶差嘗盡 이 세상의 차는 거의 모두 맛보고서
遠入雪嶺採露芽 설령에 들어가 노아차도 채취했네
法製從佗受題品 법대로 가공하고 품질별로 나누어
玉壜盛裹十樣錦 십양금으로 싸서 옥담에 담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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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0_a_01L旣歸以草衣行一篇寄來。用其韻。作
010_0860_a_02L一粟山房歌以謝。
010_0860_a_03L白磧山㴱人到稀。苔紋五色石生衣。
010_0860_a_04L誅茅結廬傍烟霞。流水聲中靜掩扉。
010_0860_a_05L春陰襏襫和雨鋤。日暮巾車載雲歸。
010_0860_a_06L又能讀書聲琅琅。夜燃松昉光輝輝。
010_0860_a_07L咏物時時發孤詠。詠盡花鳥到咿喴。
010_0860_a_08L自從雲窓寢花影。誰憐珮冷失珠璣。
010_0860_a_09L淸美賢順天上福。人間應難久相依。
010_0860_a_10L伊來一粟重營㴱。蘭芝萱菊藹菲菲。
010_0860_a_11L搗藥聲孤山㪅靜。流花力大溪仍肥。
010_0860_a_12L志渺渺兮藏冥運。語默默兮斡玄機。
010_0860_a_13L玄機高秉翻新局。廿載禱天願無違。
010_0860_a_14L雪窓閒題艸衣行。雲情鶴態想依俙。
010_0860_a_15L新庄幽趣不言一。只道太古山長1)違 [9] 。
010_0860_a_16L次韻寄答一粟菴主人
010_0860_a_17L丹丘營一粟。瀟灑水雲間。
010_0860_a_18L凉愛風前竹。明憐雨後山。
010_0860_a_19L不病那知老。無忙已忘閒。
010_0860_a_20L可惜遊仙子。未透死生關。
010_0860_a_21L奉和山泉道人謝茶之作庚戌
010_0860_a_22L古來賢聖俱愛茶。茶如君子性無邪。
010_0860_a_23L人間艸茶差嘗盡。遠入雪嶺採露芽。
010_0860_a_24L法製從佗受題品。玉壜盛裹十樣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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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0_b_01L水尋黃河㝡上源 물은 황하의 물이 가장 좋으니
具含八德美更甚 팔덕의 맛을 갖추어 차 맛 더욱 좋아라
서역기에 의하면, 황하의 근원은 아뇩달지에서 처음 나온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물은 팔덕을 갖추고 있어서, 가볍고 맑고 차고 연하고 아름답고 냄새가 없고 마실 때 쾌적하고 마신 뒤에 탈이 없다고 하였다.(西域記云, 黃河之源, 始發於阿耨達池. 水含八德, 輕淸冷軟美不臭, 飮時調適, 飮後無患.)深汲輕軟一試來 가볍고 연한 물 길어와 한번 시험하면
眞精適和體神開 물과 차가 조화되어 몸과 정신 통하네
다서의 천품에 이르기를, 차는 물의 정신이요, 물은 차의 몸이니, 좋은 물이 아니면 그 정신을 드러낼 수가 없고, 좋은 차가 아니면 그 몸을 엿볼 수가 없다고 하였다.(茶書泉品云, 茶者水之神, 水者茶之體, 非眞水, 莫顯其神, 非精茶, 莫窺其體.)
麤穢除盡精氣入 잡된 것이 없어지고 정기가 들어오니
大道得成何遠哉 대도의 완성이 어찌 멀다고 하겠는가
持歸靈山獻諸佛 영산에 가지고 가서 부처에게 바치자
煎點更細考梵律 더욱 잘게 볶았다고 범률에도 보이네
閼伽眞體窮妙源 알가의 범어 알가는 중국말로 차를 뜻한다.(梵語閼伽 華言茶)진체 묘한 근원을 궁구하노니
妙源無着波羅蜜 묘한 근원은 바로 무착바라밀이라네대반야경에 이르기를, 일체법에 집착함이 없기 때문에 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고 하였다.(大般若經云, 於一切法, 無所執着, 故名波羅蜜.)
嗟我生浚三千年 아 이 몸이 삼천 년 뒤에 태어나서
潮音渺渺隔先天 해조음 아득히 선천과 떨어졌네
妙源欲問無所得 묘한 근원을 묻고자 해도 얻지 못하니
長恨不生泥洹前 니원니원은 열반의 뜻과 같다(泥洹涅槃義同) 전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한이로세
從來未能洗茶愛 차 사랑하는 마음을 없앨 수가 없어서
持歸東土笑自隘 동토에 가지고 왔으나 고루해 우스워라
錦纏玉壜解斜封 금전 옥담의 엇붙인 봉함을 뜯어
先向知己修檀稅 단세 닦도록 지기에게 먼저 주네부록 원운(附原韻)夫平日不愛茶 늙은이 평일에 차를 애용하지 않지만
天憎其頑中瘧邪 하늘이 완악함 미워해 학사에 걸렸네
不憂熱殺憂渴殺 더위 걱정보다는 갈증에 시달려서
急向風爐瀹茶芽 급히 풍로에 차를 달이곤 하네
自燕來者多贋品 중국에서 온 것은 대부분이 모조품
香片珠蘭匣以錦 향편과 주란을 비단 갑에 담았다네
曾聞佳茗似佳人 듣건대 좋은 차는 미인과 같다는데
此婢才耳醜更甚 우리 여종은 못나기가 더욱 심하네
草衣忽寄雨前來 초의가 홀연히 우전57)을 부쳐 왔나니
籜包鷹爪手自開 손으로 딴 죽순 껍질과 응조차로세
消壅滌煩功莫尙 무엇이 이보다 더 번뇌를 씻어 줄까
如霆如割何雄哉 우레 치듯 자르듯 얼마나 통쾌한지
老僧選茶如選佛 노승이 선불장選佛場처럼 차를 고르니
一槍一旗嚴持律 한줄기에서 한 잎 따기 엄하게 지켰네
尤工炒焙得圓通 말리고 볶는 것은 솜씨가 더 좋아서
從香味入波羅蜜 향기와 맛이 바라밀 속에 들게 한다네
此秘始抉五百年 이 비밀을 오백 년 만에 알아냈으니
無乃福過古人天 옛날 인천보다 복이 많지 않으리오
明知味勝純乳遠 맛도 우유보다 훨씬 나은 걸 알겠노니
不恨不生佛滅前 불멸 전에 태어나지 않은 것도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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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0_b_01L水尋黃河㝡上源。具含八德美㪅甚。西域
記云。
010_0860_b_02L黃河之源。始發於阿耨達池。水含八德
輕淸冷軟美不臭。飮時調適。飮後無患。
010_0860_b_03L深汲輕軟一試來。眞精適和體神開。茶書
泉品
010_0860_b_04L云。茶者水之神。水者茶之體。非眞
水。莫顯其神。非精茶。莫窺其體。
010_0860_b_05L麤穢除盡精氣入。大道得成何遠哉。
010_0860_b_06L持歸靈山獻諸佛。煎點㪅細考梵律。
010_0860_b_07L閼伽梵語閼伽
華言茶。眞體窮妙源。
010_0860_b_08L妙源無着波羅蜜。大般若經云。於一切法
無所執着。故名波羅蜜。
010_0860_b_09L嗟我生浚三千年。潮音渺渺隔先天。
010_0860_b_10L妙源欲問無所得。長恨不生泥洹前。泥洹
涅槃
010_0860_b_11L義
同。
010_0860_b_12L從來未能洗茶愛。持歸東土笑自隘。
010_0860_b_13L錦纏玉壜解斜封。先向知己修檀稅。
010_0860_b_14L附原韻
010_0860_b_15L老夫平日不愛茶。天憎其頑中瘧邪。
010_0860_b_16L不憂熱殺憂渴殺。急向風爐瀹茶芽。
010_0860_b_17L自燕來者多贋品。香片珠蘭匣以錦。
010_0860_b_18L曾聞佳茗似佳人。此婢才耳醜㪅甚。
010_0860_b_19L草衣忽寄雨前來。籜包鷹爪手自開。
010_0860_b_20L消壅滌煩功莫尙。如霆如割何雄哉。
010_0860_b_21L老僧選茶如選佛。一槍一旗嚴持律。
010_0860_b_22L尤工炒焙得圓通。從香味入波羅蜜。
010_0860_b_23L此秘始抉五百年。無乃福過古人天。
010_0860_b_24L明知味勝純乳遠。不恨不生佛滅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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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0_c_01L茶如此好寧不愛 이렇게 좋은 차를 애호하지 않으리오
玉川七椀猶嫌隘 옥천의 일곱 잔58)으론 오히려 부족하네
且莫輕向外人道 바깥 사람에게 함부로 소문내지 마오
復恐山中茶出稅 산중의 차에 세금 내게 될까 염려되네문文천불전 상량문千佛殿上樑文생각건대 지극한 진리는 허적虛寂하여 그 이理가 색상色相의 끝을 초월하고, 오묘한 도리는 충미冲微하여 그 정情이 명언名言의 밖에 벗어난다.그런데 일진一眞이 장애를 일으키고 팔식八識이 속진을 인연하는 까닭에, 마침내 안정安定과 분란紛亂으로 나뉘어 동정動靜의 근원이 같지 않게 되고, 지혜와 우매의 길에 편승하여 성범聖凡의 근본이 다르게 되는 것이다.이에 속진을 버리고서 깨달음에 합치하는 문을 열고, 말단을 버리고서 근본으로 돌아가는 길을 닦게 되었으니, 멀리로는 위음왕불威音王佛 이전에 옥상玉象을 삼신三身에 열어 놓은 것이 그것이요, 가까이로는 미륵彌勒과 석가釋迦가 금문金文을 팔부八部에 전개한 것이 그것이다.신토身土를 말하자면 항하사恒河沙와 같아서 헤아릴 수가 없고, 겁파劫波를 논하자면 진찰塵刹을 능가해서 측량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 명성이 인천人天에 널리 퍼지고, 그 덕업德業이 성수星宿에 가득 찬 것으로 말하면, 바로 현겁賢劫의 천불千佛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그 인연을 헤아려 보면, 몸과 뜻을 가다듬으며 과거와 미래에 걸쳐 연마하지 않은 것이 없다. 혹은 유한幽閑한 곳에 홀로 처하여 만물이 변하는 가운데 무상無常의 이치를 깨닫기도 하고, 혹은 묘막杳漠한 곳에 멀리 노닐며 시대가 변천해도 무너지지 않는 실상實相을 연설하기도 하였으며, 혹은 칠정七淨을 돈오頓悟하여 찰나 사이에 십계十階를 뛰어넘기도 하고, 혹은 삼공三空을 점수漸修하여 아승기겁阿僧祇劫에 오위五位를 거쳐 가기도 하였다.석가여래의 경우에는 친교親敎를 이에 펼쳐 연등然燈에 예배하며 수기授記를 받을 적에 연야煙野의 주항周行에 머리를 풀어헤쳤고, 영인靈因이 홀로 드러나 나찰羅刹을 따라 법언法言을 구할 적에 설산雪山의 반게半偈에 몸을 바쳤다.그러고는 지극한 이치를 드러내어 어두운 거리에 맑은 달을 매달았고, 위대한 도리를 환히 밝혀 욕망의 바다에 선정禪定의 물결이 일게 하였다. 지금 비록 법신法身은 공적空寂하다 할지라도 -
010_0860_c_01L茶如此好寧不愛。玉川七椀猶嫌隘。
010_0860_c_02L且莫輕向外人道。復恐山中茶出稅。
010_0860_c_03L
010_0860_c_04L2)文 [10]
010_0860_c_05L千佛殿上樑文
010_0860_c_06L原夫至眞虛寂。理窮色相之端。妙道冲
010_0860_c_07L微。情出名言之表。然爾一眞生障。八
010_0860_c_08L識緣塵。遂使㝎亂分岐。動靜之源不一。
010_0860_c_09L慧愚乘路。聖凡之本有殊。爰啓背塵合
010_0860_c_10L覺之門。因開捐末歸根之路。遠則威音
010_0860_c_11L那邊。開玉象於三身。近則彌勒釋迦。
010_0860_c_12L暢金文於八部。語身土則等河沙而莫
010_0860_c_13L筭。論刼波則邁塵剎而難量。若其名聲
010_0860_c_14L播闡於人天。德業彌綸於星宿者。其唯
010_0860_c_15L賢刼千佛與。揆其因則莫不博身厚志
010_0860_c_16L磨往硏來。或獨處幽閒。悟無常於物變。
010_0860_c_17L或遐遊杳漠。演不壞於時遷。或七淨頓
010_0860_c_18L明。登十階於剎那。或三空漸證。歷五
010_0860_c_19L位於僧秪。至若釋迦如來。親敎斯張
010_0860_c_20L拜然燈而蒙記。髮披煙野之周行。靈因
010_0860_c_21L獨著。從羅剎而求言。身沒雪山之半偈
010_0860_c_22L洎夫發揮至賾。懸淨月於昏衢。光闡大
010_0860_c_23L猷。沃禪波於欲浪。今雖法身空寂。隨
010_0860_c_24L「違」疑「圍」{編}。「文」一字。編者補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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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1_a_01L감응하는 대로 반드시 통하는데, 물기物器 역시 형명瑩明하니 혐의스러우면 바로 막히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모양을 만들어 조석朝夕으로 두려워하고 삼가면서 우러러 구제받기를 생각하는 이유이다.이 두륜頭輪으로 말하면, 천고千古의 유명한 가람伽藍이요 일방一邦의 수승한 사찰이다. 영호瀛壺를 능가하는 만 리의 금사金沙에서는 해외의 선인仙人을 만날 수가 있고, 구름 산이 에워싼 천중千重의 석실石室은 인간의 침노를 막을 수가 있다. 쌍봉雙峰이 하늘에 치솟아 일월이 동남쪽에서 떠오르고, 중성衆聖이 공空을 이야기함에 오운五雲이 서북쪽에 엉긴다.탑궁塔宮을 장엄하게 장식하니 선원仙苑의 각장覺場에 못지않고,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니 영산靈山의 가회佳會를 압도한다. 민방珉房과 지실砥室은 숲 사이에 그늘을 드리우고, 수달繡闥과 조함雕檻은 시냇물에 영롱하게 비친다. 서늘한 난간에 푸르름이 번득이고 바람 부는 뜨락에 향초가 무성하며, 차가운 냇물에 붉은 꽃잎이 나부끼고 눈 쌓인 계곡에 매화꽃이 눈에 띤다.그런데 애석하게도 휴징休徵은 잠깐 사이에 사라지고, 한스럽게도 비운否運이 느닷없이 찾아왔다. 그리하여 맹렬한 불길이 공중에 치솟고 회오리바람이 산악을 뒤흔들어, 마침내 유리琉璃 세계가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보살이 몸을 사르는 것이 본디 일상사라고 할지라도, 필추苾蒭가 발을 머물고 안거安居할 곳을 잃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에 물색物色은 흩어지고 풍연風煙은 참담하였다. 새가 떠나 산이 적막한 가운데 차가운 달을 대하면 창백하기만 하였고, 나무가 불타 골짜기가 빈 가운데 바람 소리만 처량하게 들릴 뿐이었다.완호玩虎 화상和尙이라는 자가 있으니, 그는 치림緇林의 관면冠冕이요 법해法海의 주항舟航으로서, 유흥幽興을 진정으로 느껴 아회雅懷를 특별히 발하였다. 그리하여 좋은 인연을 팔역八域에서 모집하여 극락궁極樂宮을 도솔兜率의 궁전처럼 완성하였고, 삼 년 만에 지극한 소원을 이루어 지장전地藏殿을 용화龍華의 전각과 대비되게 하였다.이에 시령時令을 굽어살피건대, 세歲는 작악作噩(유년酉年)에 차次하고 달은 유빈蕤賓(5월)에 처하고, 신묘辛卯가 시진時辰을 어거하고 경인庚寅이 일자日子를 통할하는 때에, 들보와 기둥을 범이 웅크리고 용이 뛰어오르듯 세우고, 서까래와 문미門楣를 난새와 학이 날아가듯 올리게 되었다. 울창한 숲과 긴 대나무가 예전의 아름다움을 회복하자, 보랏빛 제비와 누런 꾀꼬리가 축하하는 노래를 바친다. 청연淸宴에 문료文醪를 잔질하니 진한 향기가 사람의 몸에 배이고, -
010_0861_a_01L感必通。物器瑩明。處疑即塞。此所以
010_0861_a_02L做摸打樣。夕惕朝勤。仰思攸濟者也。
010_0861_a_03L第此頭輪。千古名藍。一邦勝刹。控瀛
010_0861_a_04L壺萬里金沙。逢海外之仙。繞雲嶂千重
010_0861_a_05L石室。隔人間之侵。雙峯磨漢。遁二曜
010_0861_a_06L於東南。衆聖談空。凝五雲於西北。塔。
010_0861_a_07L莊宮飾。抗仙苑之覺場。人傑地靈。傾
010_0861_a_08L靈山之佳會。珉房砥室。陰暎於林間。
010_0861_a_09L繡闥雕檻。玲瓏於㵎奧。凉軒翻翠。雜。
010_0861_a_10L芳卉於風庭。寒磵霏紅。間香葩於雪壑
010_0861_a_11L惜休徵之忽間。恨否運之遽臻。爾乃列
010_0861_a_12L火騰空。衝飇蕩嶽。遂使琉璃之界。翻
010_0861_a_13L成熾燼之場。雖菩薩焚身。固爲常事
010_0861_a_14L而苾蒭駐足。奈失安居。於是物色仳離。
010_0861_a_15L風烟慘澹。鳥歸山寂。對寒月而蒼蒼。
010_0861_a_16L樹燒谷虛。聽回風之浙浙。有玩虎和上。
010_0861_a_17L者。緇林冠冕。法海舟航。眞感幽興。雅。
010_0861_a_18L懷特發。募良緣於八域。極樂工歸兜率
010_0861_a_19L之宮。遂至願於三年。地藏平對龍華之
010_0861_a_20L殿。於是乎。頫察時令歲次。作噩月旅蕤
010_0861_a_21L賓。辛卯御辰。庚寅繞日。修梁豊柱。雄。
010_0861_a_22L虎踞而龍躟。繡桷雕楣。繽鸞翔而鶴擧。
010_0861_a_23L茂林修竹。回勝舊之芳婆。紫燕黃鸝
010_0861_a_24L獻賀新之淸唱。酌文醪於淸宴。芳烈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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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1_b_01L세전歲牋에 채필彩筆을 명하니 바람과 구름이 흥치에 가담한다. 다음과 같이 시를 짓는다.
東 여보게들 들보 동쪽에 떡을 던지세나,59)
拂欄花雨細隨風 난간 스치며 꽃비가 가늘게 바람을 따라가네.
藥師妙用眞玆是 약사藥師의 묘용妙用이 진정 여기에 있나니,
莫向他求滿月容 만월滿月의 용태容態를 다른 곳에서 구하지 마시기를.
西 여보게들 들보 서쪽에 떡을 던지세나,
林外潺湲九曲溪 수풀 너머 졸졸 흐르는 구곡九曲의 냇물.
爲把漣杠橫水上 물 위에 외나무다리 걸쳐 있으니,
不妨塵客到幽棲 속세의 객이 찾아오는 데에 지장이 없네.
南 여보게들 들보 남쪽에 떡을 던지세나,
澄瀛萬里碧如藍 맑은 영주瀛州 만 리가 쪽빛처럼 푸르네.
可憐疇昔遊仙地 가련타 옛날에 신선이 노닐던 땅,
野火人烟雜翠嵐 야화野火와 인연人煙이 푸른 이내에 섞였으니.
北 여보게들 들보 북쪽에 떡을 던지세나,
溶溶杳磵搖金碧 시냇물 소리 콸콸 푸른 산을 뒤흔드네.
那將道鉢挹淸瀾 어떡하면 도道의 발우鉢盂로 맑은 물을 떠서,
滌盡人間塵惱惑 인간 세상 번뇌를 말끔히 씻어 볼까.
上 여보게들 들보 위쪽에 떡을 던지세나,
雲散洞空天澹蕩 구름이 골에 흩어지고 천기天氣가 화창해라.
禪老何知老佛權 선로禪老가 노불老佛의 권도權道를 어찌 알리오,
謬將欣厭作遐想 잘못 호오好惡를 가지고 엉뚱한 생각을 하네.
下 여보게들 들보 아래쪽에 떡을 던지세나,
綠樹重陰蓋蘭若 푸른 나무 짙은 그늘이 난야蘭若를 뒤덮었네.
撞罷齋鍾白日遲 재종齋鍾을 치고 나서 길고 긴 한낮에,
紅袈蹙著眠風榭 붉은 가사袈裟 쭈그려 입고 정자에서 잠드네.
삼가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뒤에 회린悔吝이 모두 사라지고, 길상吉祥이 찾아오기를. 사의四依의 용상龍象이 교해敎海에 구름처럼 뛰어오르고, 육화六和의 빈붕賓朋이 선림禪林에 안개처럼 모여들기를. 삼지三至가 밖에 행해져 건곤乾坤과 함께 끝이 없고, 칠교七敎가 안에 드러나 일월과 함께 무궁하기를.청허비각 상량문淸虛碑閣上樑文일찍이 듣건대, 대성大聖은 동류同類를 동정하여 유리왕琉璃王의 혹염酷燄이 잠깐 사이에 녹수綠樹의 그늘 가에서 사라지게 하였고, 신승神僧은 종족을 응원하여 발라기鉢羅器의 정령精靈이 벽운碧雲의 하늘가에서 저절로 풀어지게 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대개 숙세宿世의 원채寃債가 신통神通에는 소용이 없다고 할 것인데, 그보다는 저 서산西山이 한바탕 운용하여 우리 동국을 만세토록 길이 편안하게 한 것이 훨씬 낫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우리 선사先師의 아름다운 행적으로 말하면, 절묘絶妙한 호사好辭의 비문碑文에 이미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 소자小子의 누추한 글은 빠진 부분을 보충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겠다.선사의 태덕太德을 돌이켜 생각해 보건대, 간기間氣의 자태를 드러내고 중화中和의 재질을 품부 받았다. 충금冲襟이 노을처럼 비추는 가운데 대나무와 같은 절조가 유년 시절부터 드러났고, -
010_0861_b_01L人。命彩筆於歲牋。風雲入興。詩曰。東
010_0861_b_02L拂欄花雨細隨風。藥師妙用眞玆是。莫
010_0861_b_03L向他求滿月容。西。林外潺湲九曲溪。爲
010_0861_b_04L把漣杠橫水上。不妨塵客到幽棲。南。澄
010_0861_b_05L瀛萬里碧如藍。可憐疇昔遊仙地。野火
010_0861_b_06L人烟雜翠嵐。北。溶溶杳磵搖金碧。那將
010_0861_b_07L道鉢挹淸瀾。滌盡人間塵惱惑。上。雲散
010_0861_b_08L洞空天澹蕩。禪老何知老佛權。謬將欣。
010_0861_b_09L厭作遐想。下。綠樹重陰蓋蘭若。撞罷齋
010_0861_b_10L鍾白日遲。紅袈蹙著眠風榭。伏願上樑
010_0861_b_11L之後。悔吝並消。吉祥荐集。四依之龍
010_0861_b_12L象。雲騰於敎海。六和之賓朋。霧驟於
010_0861_b_13L禪林。三至外行。與乾坤而永大。七敎
010_0861_b_14L內闡。將日月而無窮。
010_0861_b_15L
010_0861_b_16L淸虛碑閣上樑文
010_0861_b_17L嘗聞大聖憐類。琉璃王之酷燄。暫消於
010_0861_b_18L綠樹陰邊。神僧援宗。鉢羅器之精靈。
010_0861_b_19L自寛於碧雲空際。盖宿纏之寃債。無所
010_0861_b_20L用於神通。曷若那西山一場之運用。永
010_0861_b_21L爲我東國萬世之寧閒。曰若稽先師之
010_0861_b_22L休績。於已載幼婦之好辭。今小子之陋
010_0861_b_23L文。堪拾遺而補闕。追惟太德。間氣呈
010_0861_b_24L姿。中和禀質。冲襟霞暎。筠抱顯於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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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1_c_01L준국峻局이 서리처럼 삼엄한 가운데 난초와 같은 향기가 소년 시절에 풍겨 나왔다.이 때문에 예악禮樂을 가볍게 여기고 명교名敎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음양의 땅 위에서 어루만지며 일찌감치 청첨靑襜 가운데 탁월하였고, 소리 없는 골 안에서 부르짖으며 의연히 홍우紅雨를 달였다. 그러고는 마침내 중현重玄을 닫고서 자취를 깎아 버렸으며, 허백虛白에 앉아서 명성이 사라지게 하였다.이에 정수定水의 물결이 안온해지면서 밤에 일천一天의 성월星月이 빛나고, 청풍淸風의 운치가 우러나면서 새벽에 만곡萬谷의 생용笙鏞을 음미하게 되었다. 각근脚跟으로 땅을 딛는 때가 바로 비공鼻孔으로 하늘을 흔드는 날이었으니, 한음翰音이 난간을 울림에 혜일慧日이 성천性天에 환히 빛나고, 풍찰風刹이 깃발을 드날림에 법뢰法雷가 의해義海에 진동하였다.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는 임제臨濟의 가풍을 곧바로 전하였고, 똑똑한 머리도 두들기고 멍청한 머리도 두들기는 경산徑山의 수법을 일찍 갖추었다. 당시에 사자후獅子吼를 토하면서 이르는 곳마다 야호선野狐禪을 분쇄하였다.태양이 목욕하는 부상扶桑의 물가에서 요망한 개미 떼가 발호하여, 고죽孤竹이 구름을 찾을 즈음에 흉악한 꾀를 실행에 옮겼다. 그리하여 마침내 변방의 봉화 불빛이 감천甘泉에 비쳤고, 궁중의 음악 소리가 장락長樂에서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에 사태가 급박해지자 승여乘輿는 멀리 건너가고, 형세가 위급해지자 조야朝野는 불안에 휩싸였다.불도佛道는 본래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니, 이때야말로 다투어 세상을 구제해야 할 시기였다. 단충丹衷으로 부처에게 간구懇求하니 만다라曼茶羅의 궤칙軌則이 삼엄하였고, 법장法杖으로 하늘에 의지하니 금강검金剛劍의 칼날이 예리하였다. 모란봉牡丹峯 아래에서 왜구倭寇를 섬멸하고 나서, 정락궁正樂宮 안으로 용가龍駕를 모시고 귀환하였다. 짐승의 입에서 연기가 나오면서 행궁行宮의 서기瑞氣가 빚어졌고, 몽둥이에서 바람이 일어나며 귀로歸路의 요기妖氣가 말끔히 씻겼다.이와 같이 사백 년의 홍조弘祚가 길이 안정을 되찾고, 억조億兆의 창생蒼生이 다시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한 뒤에, 지팡이를 구름 골짜기로 돌리고, 하늘의 별을 향해 옷소매를 떨쳤다. 이미 본원本源으로 돌아가면서 유위有爲의 업을 사양하였는바, 교화의 증거도 모두 거두었으니 누가 무물無物의 공을 논하겠는가. 그러고 보면 해계解髻의 은상恩賞을 어떻게 베풀 것이며, -
010_0861_c_01L齡。峻局霜淒。蘭芬凝於丱齒。由是粃
010_0861_c_02L糠禮樂。錙銖名敎。無陰陽地上。早已
010_0861_c_03L卓個靑襜。呌不響谷中。毅然煮些紅雨。
010_0861_c_04L遂乃掩重玄而鏟跡。坐虛白而消聲。定
010_0861_c_05L水安瀾。夜朗一天之星月。淸風有韻
010_0861_c_06L曉酣萬谷之笙鏞。第脚跟點地之時。是
010_0861_c_07L鼻孔撩天之日。翰音騰檻。慧日昭亮於
010_0861_c_08L性天。風刹楊旛。法雷震驚於義海。佛。
010_0861_c_09L也殺。祖也殺。直傳那臨濟家風。明頭。
010_0861_c_10L打。暗頭打。早具了徑山手法。當時嚬
010_0861_c_11L呻獅子吼。到處唱散野狐禪。洎扶桑浴
010_0861_c_12L日之瀕。妖盟蟻結。於孤竹尋雲之除。
010_0861_c_13L凶爻龜呈。竟致邊烽光照於甘泉。中樂
010_0861_c_14L聲寢於長樂。於是事急而乘輿涉遠。勢
010_0861_c_15L危而朝野臨㴱。斯道也。素切利生。今
010_0861_c_16L時乎。爭嵇濟世。丹衷懇佛。曼茶羅之
010_0861_c_17L軌則精嚴。法杖倚天。金剛劔之神銛猛
010_0861_c_18L利。摧滅倭冦於牡丹峯下。陪還龍駕於
010_0861_c_19L正樂宮中。獸口烟生。釀作行宮之瑞氣。
010_0861_c_20L捧頭風起。掃淸歸路之妖氛。四百年弘。
010_0861_c_21L祚。永藉安閒。億兆戶蒼生。㪅臻耕鑿。
010_0861_c_22L然後杖歸雲壑。袖拂天星。旣返本而
010_0861_c_23L還源。言謝有爲之業。猶收化而歸證。
010_0861_c_24L誰論無物之功。然則解髻之賞何施。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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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2_a_01L열지裂地의 봉작封爵을 어디에 쓰겠는가.아! 증삼曾參이 사양한 것은 외교畏驕의 혐의가 있을까 염려해서였고, 노중련魯仲連이 사양한 것은 염절廉節을 손상할까 두려워해서였다. 그렇다면 우리 스님이 염절과 외교는 염두에도 두지 않고, 사양하며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것조차 모두 잊어버린 경지와 어떻게 같은 차원에서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그렇긴 하지만 임금의 은총이 매우 깊었으니, 성은聖恩을 어떻게 노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은한銀翰을 적셔 덕을 서술함에 신장宸章이 남북의 명산에 빛나게 되었고, 금액金額을 하사하여 충성을 드러냄에 천향天香이 춘추春秋의 영절令節에 계속 내려오게 되었다.이 어찌 용포龍袍를 세탁하지 못하게 하여 혜嵇 시어侍御의 혈흔血痕이 길이 남아 있게 한 정도일 뿐이겠으며,60) 기린각麒麟閣에 초상화를 내걸어 무루정蕪蔞亭의 팥죽을 잊지 않으려고 한 정도일 뿐이겠는가.61) 이미 완염琬琰에 아름다운 행적을 새겨 놓았지만, 풍진 속에 마멸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이 비각碑閣을 세우기에 이른 것이다.종정宗正 보월寶月과 법명法名 혜소慧昭와 화담華潭, 그리고 법윤法胤 함월涵月과 현예玄裔가 멀리 조의朝儀를 받들고 내려와 제사를 올리면서, 지령地靈이 어긋난 것을 탄식하고 사우祠宇가 지리支離하게 된 것을 슬퍼하였다. 그러고는 기울어진 것을 붙들어 일으키려면 제때에 하는 것이 중요하고, 옛것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는 인화人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이에 영당影堂을 양선陽璇에 옮겨 앉히고, 비각도 천괴天魁로 따라가게 되자, 세 곳의 형태가 이자伊字로 나뉘어 바르게 균형을 잡고, 사방의 형세가 아자亞字로 연결되어 웅건하였다. 주사朱砂는 선익蟬翼과 어울렸나니 용이 범과 희롱하며 꿈틀거리고, 물은 하수蝦鬚처럼 굽이졌나니 손으로 거신巨蜃에게 주어 삼키게 하였다. 쌍헌雙軒은 밖으로 툭 터져서 숙기淑氣가 널리 퍼지고, 정실正室은 가운데가 열려 휴징休徵이 먼저 모여든다.이에 기후를 점치고 계절을 살피니, 붉은 꽃잎이 도화桃花의 근원에서 흘러나오고, 초록 잎새가 버들가지 언덕에서 돋아나는 때이다. 신자神姿는 달에 가득해 석경石鏡의 봉우리에 임한 듯하고, 중복衆馥은 연무煙霧로 날려 향로香爐의 산악을 바로 마주하고 있다. 이에 짧은 노래를 지어서 들보 올리는 일을 도울까 한다.
東 여보게들 들보 동쪽에 떡을 던지세나,
伽年峰色揷靑空 가년봉伽年峰의 색깔이 푸른 하늘에 꽂혔네.
壓盡東溟千萬里 동해 바다 천만리를 모두 제압하고,
那人歸化倒凶鋒 흉적을 무찔러 귀화歸化시킨 분 누구신가.
西 여보게들 들보 서쪽에 떡을 던지세나,
少林直指若爲提 소림少林의 직지直指를 어떻게 드날릴까.
但敎會得初來意 조사祖師가 처음 온 뜻을 터득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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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2_a_01L地之封無用。噫。曾參之讓。慮有畏驕。
010_0862_a_02L魯仲之辭。恐傷廉節。豈與吾師廉節。畏
010_0862_a_03L驕之不擬辭讓。恐慮之都忘者。可同年
010_0862_a_04L而語矣哉。然睿眷殊㴱。聖恩盍頌。染銀
010_0862_a_05L翰而叙德。宸章幷耀於南北名山。賜金
010_0862_a_06L額而表忠。天香繼降於春秋令節。豈惟
010_0862_a_07L龍袍休浣。嵇侍御之血痕長存。麟閣開
010_0862_a_08L圖。蕪蔞亭之豆粥永思而已哉。旣鐫芳
010_0862_a_09L於琬琰。慮渝絢於風塵。乃是閣之所以
010_0862_a_10L建也。宗正寶月。法名慧昭華潭。法胤
010_0862_a_11L涵月玄裔。遠奉朝儀。經來主鬯。嘆地
010_0862_a_12L靈之乖忤。悼祠宇之支離。以爲興替扶。
010_0862_a_13L傾。貴在時得。圖新換舊。喜逢人和。於
010_0862_a_14L是影堂移坐於陽璇。碑閣運隨於天魁。
010_0862_a_15L三形分伊而均正。四勢連亞而雄建。砂
010_0862_a_16L交蟬翼。龍饒虎而蜿蜒。水曲蝦鬚。手
010_0862_a_17L與蜃而呑啜。雙軒外敞。淑氣長延。正
010_0862_a_18L室中開。休徵先聚。伊乃占氣侯景。揆
010_0862_a_19L節伺辰。散紅流出於桃花之源。嬾綠凝
010_0862_a_20L歸於楊柳之岸。神姿滿月。如臨石鏡之
010_0862_a_21L峯。衆馥揚烟。正對香爐之岳。遂爲短
010_0862_a_22L唱。助擧修樑。東。伽年峰色揷靑空。壓
010_0862_a_23L盡東溟千萬里。那人歸化倒凶鋒。西。少
010_0862_a_24L林直指若爲提。但敎會得初來意。一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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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2_b_01L一點淸光出淤泥 한 점 청광淸光이 진흙 속에서 나오리라.
南 여보게들 들보 남쪽에 떡을 던지세나,
想見离明聖化覃 임금님의 밝은 교화 널리 퍼지네.
寶偈常將祈壽筭 보게寶偈로 항상 장수長壽를 기원하며,
白毫光裏語呢喃 백호白毫의 빛 속에서 소곤소곤 얘기하네.
北 여보게들 들보 북쪽에 떡을 던지세나,
古佛同龕有彌勒 고불古佛과 감실龕室을 함께하는 미륵彌勒이 있네.
莫嫌菩薩下生遲 보살의 하생下生이 늦다고 혐의하지 마오,
會見閻浮皆樂國 염부제閻浮提가 낙토樂土로 모두 바뀔 테니까.
上 여보게들 들보 위쪽에 떡을 던지세나,
衆香國土去無障 중향국衆香國에 가는 데에 장애가 없네.
願將香積齋餘飯 향적香積에게 재齋 지내고 남은 음식62)으로,
乞與人間濟飢恙 인간 세상 배고픈 이 구해 주었으면.
下 여보게들 들보 아래쪽에 떡을 던지세나,
雲章玉篆光相射 운장雲章과 옥전玉篆의 빛이 서로 반사되네.
海雨山風都不渝 바다와 산의 비와 바람 모두 어긋나지 않아,
天荒地老如新寫 오래된 하늘과 땅이 새로 만들어진 듯하네.
삼가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뒤에는 법해法海가 더욱 맑아지고 불등佛燈이 높이 비쳐져서, 그 물을 마시는 자가 반야般若의 인연을 금세 이루고, 그 빛을 받는 자가 보리菩提의 서원誓願을 깊이 발하게 되기를. 그리고 금상金床 옥궤玉机에 담복薝蔔의 향기가 영원히 서리고, 봉자鳳子 용손龍孫 지란芝蘭의 대열을 장구히 이루기를.대둔사에 새로 세운 광명전의 상량문(大芚寺新建光明殿上樑文)진眞은 혼돈混沌에 근원하여 일기一氣를 천문天門에 감추고, 상像은 동몽童蒙을 교화하여 삼령三靈을 지호地戶에 숨긴다. 비록 옥룡玉龍의 고견高見이라 할지라도 그 정밀함을 탐색할 수가 없을 것인데, 금벽金壁 현문玄文이 어떻게 그 오묘함을 다할 수가 있겠는가.두륜頭崙은 해전海甸에 웅거雄據하여 산경山徑이 기절奇絶하다. 거령巨靈이 은밀히 숨긴 신광神光이 청말淸抹의 기운을 한데 모으고, 성온聖媼이 지키고 보호하는 서물瑞物이 정영精英의 영화榮華를 온축蘊蓄하고 있다.지운地運이 슬며시 돌아오는 것을 살펴 비로자나毗盧遮那의 보전寶殿을 창건하였고, 천휴天休가 점차로 이르는 것을 헤아려 노사나盧舍那의 진용眞容을 장엄하였다. 이로써 표충表忠 사우祠宇의 동쪽을 진압하고, 정로靜老(휴정休靜)를 예근禮覲하는 곳의 북쪽에 임하게 하였다. 색상色相을 비워서 색상이 있게 하니 보탑寶榻이 빛을 드날리고, 장엄莊嚴을 하지 않으면서 장엄을 하니 은감銀龕이 광채를 발한다.이에 군진羣眞 중성衆聖이 빠짐없이 포섭包攝되고, 사부四部 육화六和가 귀의할 곳이 있게 되었나니, 백십 년 동안 상공相公의 빗돌 아래에서 오래도록 적요했다가, 수삼 월 만에 도사道士의 눈앞에 홀연히 우뚝 서게 되었다. -
010_0862_b_01L淸光出淤泥。南。想見离明聖化覃。寶偈
010_0862_b_02L常將祈壽筭。白毫光裏語呢喃。北。古佛
010_0862_b_03L同龕有彌勒。莫嫌菩薩下生遲。會見閻
010_0862_b_04L浮皆樂國。上。衆香國土去無障。願將香
010_0862_b_05L積齋餘飯。乞與人間濟飢恙。下。雲章玉
010_0862_b_06L篆光相射。海雨山風都不渝。天荒地老
010_0862_b_07L如新寫。伏願上梁之後。法海彌淸。佛
010_0862_b_08L燈高照。挹其流者。頓成般若之緣。承
010_0862_b_09L其光者。濬發菩提之願。金床玉机。永
010_0862_b_10L盤薝蔔之熏。鳳子龍孫。長秀芝蘭之列。
010_0862_b_11L
010_0862_b_12L大芚寺新建光明殿上樑文
010_0862_b_13L眞源混沌。閉一氣於天門。像化童蒙。
010_0862_b_14L秘三靈於地戶。雖玉龍高見。未克探精
010_0862_b_15L而金壁玄文。焉能窮妙。爰有頭崙。雄。
010_0862_b_16L蟠海甸。奇絕山徑。巨靈潛藏。神光種
010_0862_b_17L淸抺之氣。聖媼守護。瑞物蓄精英之華
010_0862_b_18L相地運之暗廻。始建毗盧之寶殿。度天
010_0862_b_19L休之滋至。崇嚴舍那之眞容。鎭表忠祠
010_0862_b_20L宇之東頭。臨靜老禮覲之北面。空色相
010_0862_b_21L有色相。寶榻騰輝。非莊嚴。是莊嚴。銀
010_0862_b_22L龕發耀。於是乎羣眞衆聖。含攝無遺。
010_0862_b_23L四部六和。依歸有所。百十秊相公碑下
010_0862_b_24L久矣寂寥。數三月道士眼前。忽焉突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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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2_c_01L중학衆壑의 영기靈氣가 폭주輻輳하고 일산一山의 정맥正脈이 함장函藏하면서, 자악紫岳이 솟아 나와 사방을 에워싸고, 단봉丹峯이 중첩하여 천변만화한다. 산문山門이 북으로 열려서 왕화王化에 먼저 적셔지는 것이 기쁘고, 동부洞府의 복판이 널찍하여 천일天日이 많이 비치는 것이 즐겁다. 영허靈墟 복지福地는 이미 신공神功을 드러내었고, 옥방玉榜 금승金繩은 일찍이 조명朝命으로 빛났다. 수미산須彌山은 움직이지 않고서 염부제閻浮提를 진압하고, 사굴산闍窟山은 안온히 거하며 도리천忉利天을 내려다본다.등불이 번화繁花를 비추는 가운데 보월寶月은 연양連陽의 상서祥瑞를 머금었고, 깃발이 회한廻漢을 표방하는 가운데 채홍彩虹은 속명續命의 길상吉祥을 상징한다. 노을은 얼룩덜룩 봉우리 아래 붉고, 못 물은 자욱이 연무가 떠서 푸르다. 상뢰爽籟는 효종曉鍾과 운자韻字를 합치고, 화풍和風은 신범晨梵과 소리를 나눈다. 이는 바로 군철羣哲을 도화陶化하고 중묘衆妙를 현성現成한 것이다. 이에 십천十千의 천자天子가 새로 제석帝釋의 궁전에 조회朝會를 하고, 팔만八萬의 선인仙人이 비로소 비야毘耶의 나라로 향한다.현감縣監 백공白公 태현太玄은 자신의 마음을 지극히 낮추고 몸을 엄하게 단속하는 사람으로서, 주로周魯의 도풍道風을 그대로 따르고, 소두召杜63)의 아름다운 행적을 이어받았다. 평민과 승려를 한 몸으로 여겨 보살펴 주고, 종교가 다른 것을 잊고서 범우梵宇와 임궁琳宮을 수리하였으며, 재물을 희사하여 조력하기도 하고, 명령을 내려 완악한 자를 징계하기도 하였다.의순意恂은 교해敎海의 물거품이요 선림禪林의 병든 잎사귀와 같은 존재로서, 일찍이 출가하였으나 세속을 배척하는 생각만 괜히 품었을 뿐이요, 문원文園에 노닐면서도 뜻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이 없는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 피안彼岸을 바라보며 함께 귀의하고, 중성衆聖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면서, 천인千人의 신연信緣을 모집하여 일전一殿을 이루려 꾀하였고, 일승一乘의 감주甘注를 부어 삼도三塗를 윤택하게 하려고 서원誓願하였다.계절의 운행을 헤아리고 기후의 변화를 살펴보니, 지금은 청률靑律에 해당하는 시절로서 주명珠明의 운세가 열린 때이다. 잔디가 돋아나 간학澗壑은 푸르르며, 꽃잎이 모두 져서 임고林皐도 저물어간다. 꾀꼬리와 나비는 꽃다운 시절을 기다리며 날아다니고, 제비와 비둘기는 세찬 바람을 기다리며 그림자와 노닌다. 이에 -
010_0862_c_01L衆壑靈氛之輻湊。一山正脉之凾藏。抽
010_0862_c_02L紫岳而四環。疊丹峯而萬變。山門北折。
010_0862_c_03L喜王化之先沾。洞府中寛。慶天日之多
010_0862_c_04L照。靈墟福地。已披神功。玉榜金繩。會
010_0862_c_05L光朝命。須彌不動。廻鎭閻浮。闍窟安
010_0862_c_06L居。下視忉利。燈皎繁花。寶月含連陽
010_0862_c_07L之瑞。蟠標廻漢。彩虹翻續命之祥。霞
010_0862_c_08L斑低峀之紅。池漠泛烟之翠。爽籟與曉
010_0862_c_09L鍾合。韻和風共。晨梵分音。是乃陶化
010_0862_c_10L羣綴。現成衆妙者也。于時十千天子。
010_0862_c_11L新朝帝釋之宮。八萬仙人。始向毗耶之
010_0862_c_12L國。縣監白公太玄。降氣至素嚴身。襲
010_0862_c_13L周魯之道風。繼杜召之芳蹟。黎元白足
010_0862_c_14L視一體而無憐。梵宇琳宮。忘異敎而修
010_0862_c_15L葺。或捐財而助力。或宣令而徵頑。意
010_0862_c_16L恂敎海浮漚。禪林病1)藥 [11] 。早出塵臼。空
010_0862_c_17L懷擯俗之思。懶遊文園。愧乏緣情之作。
010_0862_c_18L瞻彼岸而同歸。與衆聖而咸樂。募千人
010_0862_c_19L之信緣。圖成一殿。衍一乘之甘注。誓
010_0862_c_20L潤三塗。爾乃揆墨端行。占氣候景。于。
010_0862_c_21L時序纏靑律。運啓珠明。輕荑秀而澗壑
010_0862_c_22L靑。落花盡而林臯晩。丹鸎紫蝶。侯芳
010_0862_c_23L晷而騰姿。乳燕鳴鳩。俟重風而弄影。
010_0862_c_24L「藥」疑「葉」{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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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3_a_01L풍연風煙을 수습하여 일을 돕는 뜻에서 노래지어 부르는 바이다.
東 여보게들 들보 동쪽에 떡을 던지세나,
雲開朝旭樂山紅 구름 걷힌 아침 해에 낙산樂山이 붉네.
樂山流水淸如玉 옥같이 청랑한 낙산의 시냇물,
流入明堂鑑瑞容 명당明堂에 흘러들어 서용瑞容을 비추네.
西 여보게들 들보 서쪽에 떡을 던지세나,
海山蒼翠夕陽低 푸르른 해산海山에 저녁 해 떨어지네.
蓮花界在夕陽外 석양 밖에 있는 연화蓮花의 세계,
要至應先作寶梯 먼저 사다리 만들어 올라가야지.
南 여보게들 들보 남쪽에 떡을 던지세나,
寶陀巖碧捲晴嵐 푸른 보타산寶陀山에 맑은 이내 걷히네.
慈容本在圓通境 자용慈容은 본래 원통圓通의 경계에 있는 것,
物物頭頭揔同叅 두두물물頭頭物物 드날려 다 함께 참여하네.
北 여보게들 들보 북쪽에 떡을 던지세나,
半輪明月弓絃直 밝은 반달에 활줄이 곧네.
多情迎抱到門前 다정하게 맞이하며 문 앞에 이르러,
扶旺時時呈悃愊 때때로 부축하며 속마음 토로하네.
上 여보게들 들보 위쪽에 떡을 던지세나,
衆香國土去無障 중향국衆香國 가는 데에 장애가 없네.
願將香積齋餘飯 향적香積에게 재齋 지내고 남은 음식으로,
乞與人間濟飢𧏮 인간 세상 배고픈 이 구해 주었으면.64)
下 여보게들 들보 아래쪽에 떡을 던지세나,
一千信士會同在 일천一千 신사信士가 함께 모여 있네.
千生修到一情根 천생千生에 하나의 정근情根을 닦아,
一世仍成一蘭若 일세一世에 하나의 난야蘭若65)를 이루었네.
삼가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뒤에 도력道力이 길이 견고해지고, 종풍宗風이 크게 진작되기를. 팽택彭澤에서 고정高情을 이미 알았으니, 염계濂溪에서 현오玄悟를 다시 증득하기를. 백세百世의 사전師傳이 통직通直 허명虛明한 취지를 잃지 않고, 천문千門의 덕음德蔭이 안평安平 태일泰逸의 풍도를 함께 따르는 가운데, 오제五帝 삼왕三王의 아름다운 기약에 응하여, 백만 창생蒼生에게 크나큰 복이 모여들기를.천불을 다시 조성하고 지은 기문(重造成千佛記)천불千佛은 일심一心의 또 다른 현현顯現이다. 마음은 적정寂靜하고 또 집착 없이 받아들일 수가 있다. 그러므로 처음에 변하더라도 변하는 것이 없을 수가 있고, 처음에 변하는 것이 없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을 수가 있다. 변하는 것이 없을 수 있다면, 비록 몸이 없다고 해도 될 것이요, 변하지 않는 것이 없을 수 있다면, 만억萬億 불찰佛刹 미진수微塵數의 몸이 있다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러니 천千의 숫자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그렇긴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면 천만억 신身으로 현현할 수가 없고, 천만억 신이 아니면 변하지 않는 지극함을 보여 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변해서 유有가 되면 열성列星의 금상金像이 찬연하고, 이를 거두어 변하지 않는 것으로 돌아가면 일리一理의 -
010_0863_a_01L收拾風烟。助成賛頌。東。雲開朝旭樂山
010_0863_a_02L紅。樂山流水淸如玉。流入明堂鑑瑞容。
010_0863_a_03L西。海山蒼翠夕陽低。蓮花界在夕陽外。
010_0863_a_04L要至應先作寶梯。南。寶陀巖碧捲晴嵐。
010_0863_a_05L慈容本在圓通境。物物頭頭揔同叅。北。
010_0863_a_06L半輪明月弓絃直。多情迎抱到門前。扶
010_0863_a_07L旺時時呈悃愊。上。衆香國土去無障。願
010_0863_a_08L將香積齋餘飯。乞與人間濟飢𧏮。下。一
010_0863_a_09L千信士會同在。千生修到一情根。一世
010_0863_a_10L仍成一蘭若。伏願上樑之後。道力永堅。
010_0863_a_11L宗風大振。已會高情於彭澤。㪅參玄悟。
010_0863_a_12L於濂溪。百世師傳。要不失通直虛明之
010_0863_a_13L旨。千門德蔭。便同遵安平泰逸之風應。
010_0863_a_14L五三明聖之休期。集百萬蒼生之洪福。
010_0863_a_15L
010_0863_a_16L重造成千佛記
010_0863_a_17L千佛者。一心之變現也。心惟寂謐。而
010_0863_a_18L能復虛應。故其始變。而能無所變。始
010_0863_a_19L於無所變。而能無所不變。能無所變。
010_0863_a_20L雖無身可也。能無所不變。雖萬億佛刹
010_0863_a_21L微塵數身可也。而況於千乎。雖然非不
010_0863_a_22L變。無以現千萬億身之有。非千萬億身
010_0863_a_23L之有。無以示不變之至。是以變而爲有
010_0863_a_24L則列星之金像燦然。收歸不變。則一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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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3_b_01L공체空體가 원융圓融하게 되는 것이다. 즉 변하는 것은 그 사事를 있게 하려 함이요, 거두는 것은 그 이理를 드러내려 함이니, 만약 그 사事를 있게(存) 하지 않으면 공空에 빠져서 용用이 희미할 것이요, 만약 그 이理를 드러내지(顯) 않으면 적跡에 응체되어 진眞을 잃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이와 사는 미상불 서로 의지하는 관계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대저 석가釋迦가 관곽棺槨 밖으로 쌍부雙趺를 내밀어 거듭 보여 주고, 달마達摩가 신발 한 짝을 들고 혼자 돌아간 것은 모두 멸滅에 나아가 존存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에 문수文殊가 칼을 매만지며 부처를 핍박하고, 단하丹霞가 불 속에 던져 불상佛像을 태운 것은 모두 적跡을 몰아내고 진眞을 드러낸 것이다.아, 성인이 떠나고 세월이 멀어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유有에 집착하였다. 그리하여 상像에 매달린 나머지 상 이외의 진眞에 대해서는 미혹하였고, 사事에 걸린 나머지 사에 상즉相卽하는 이理에 대해서는 어두웠는데, 이러한 현상이 마치 용사龍蛇가 구멍 속에 칩거하듯 확고하여 뽑을 수가 없었고, 마치 운무雲霧가 공중을 뒤덮은 것처럼 답답하여 밝힐 수가 없었다. 이에 특별히 오추슬마烏蒭瑟摩 명왕明王에게 명하여, 모두 불태워서 잿더미로 만들게 한 결과, 일천 불상佛像과 다섯 승료僧寮가 불길에 휩싸여 공空으로 돌아갔으니, 위에서 말한바 적跡을 몰아내고 진眞을 드러낸다고 하는 것이 분명하게 되었다고 하겠다.본산本山의 대덕大德인 완호玩虎 화상和尙 휘諱 윤우尹祐가 눈물을 흘리며 대중에게 고하기를 “선성先聖이 뜻을 얻으면 상象을 잊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이 상이 없으면 뜻도 명확하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옛사람이 상을 설치하여 우리 후손에게 물려준 것이다. 지금 적跡을 몰아내고 진眞을 드러내어 뜻을 얻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 상을 다시 설치하지 않는다면 우리 후생後生들을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하였다.그러고는 맹서를 하고 홀로 일어나서 중건重建을 하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남방의 연우烟雨 속에서 온갖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맛보았고, 혹한과 무더위 속에서 항상 풍찬노숙風餐露宿하였다. 그리하여 밖에 거한 지 6년이 되는 정축년 가을 7월에 한양漢陽에서 동경東京의 기림祇林에 와서는 중추仲秋에 공사를 시작하여 맹동孟冬에 공사를 완료하였다.그런데 두 척의 배에 나누어 싣고 울산蔚山의 경계로 돌아왔을 때 홀연히 회오리바람을 만나 배 한 척이 동쪽 바다 밖으로 표류하였으니, 이는 어쩌면 또 유有에서 -
010_0863_b_01L之空體圓融。變之。欲其存事。收之。欲
010_0863_b_02L其顯理。莫爲之存焉。沈空而迷用。莫
010_0863_b_03L爲之顯焉。滯跡而失眞。此其理與事之
010_0863_b_04L未始不相須者也。夫釋迦雙趺以重顯。
010_0863_b_05L達摩隻履而獨歸。無非所以即滅而顯。
010_0863_b_06L存也。文殊按劒而逼佛。丹霞烈火而焚
010_0863_b_07L像。無非所以奪跡而顯眞也。噫。去聖
010_0863_b_08L時遙。人多着有。執像而迷。像外之眞。
010_0863_b_09L滯事而昧。即事之理。榷乎其不可㧞。
010_0863_b_10L如龍蛇之蟄穴。鬱乎其不可明。如雲霧
010_0863_b_11L之蔽空。於是乎。特命烏蒭瑟摩。放鬱
010_0863_b_12L攸而焚之。千佛像五僧寮。由火而歸空
010_0863_b_13L向所謂奪跡顯眞。於斯盛矣。本山大德。
010_0863_b_14L玩虎和尙。諱尹祐。泫然告衆曰。先聖
010_0863_b_15L雖云。得意忘象。不可全無是象。若無
010_0863_b_16L是象。意亦不可得而明焉。此古人所以
010_0863_b_17L設象。而貽吾後昆者也。今雖奪跡顯眞。
010_0863_b_18L自謂得意。而莫之重設。其於後生何
010_0863_b_19L於是含誓而孤起。重營而募緣。蠻雨瘴。
010_0863_b_20L烟。幾茹辛而飱苦。隆寒庚暑。常露宿
010_0863_b_21L而風征。居外六年之丁丑秋七月。由漢
010_0863_b_22L陽而抵東京之秪林。始役於仲秋。訖功
010_0863_b_23L於孟冬。分載兩船。回至蔚山界。忽遇
010_0863_b_24L焚輪一船。漂奔於東洋之外。豈復即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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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3_c_01L무無를 보여 주어 끝내는 유와 무를 떠난 전체에 자연히 도달하게 하려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이듬해 7월 16일에 또 일본에서 순풍을 타고 돌아왔으니, 이는 무無에서 유有를 보여 주어 회호回互의 대용大用을 확신하게 하려 함이 아니겠는가.그러고 보면 불태워 없앰으로써 변하지 않는 것으로 돌아감을 보여 준 것은 제불諸佛의 방편方便이라 할 것이요, 불상佛像으로 빚어내어 인천人天의 복과福果를 심고 다시 제불로 하여금 두 나라에 교화를 펼쳐 무궁한 혜택을 베풀게 한 것은 또 우리 스님의 원력願力에 의해 자연히 일어난 결과라고 하겠다.선인善人이 희사喜捨한 덕분에 마침내 묘수妙手로 하여금 대천大天의 칠보七寶를 장엄莊嚴하여 복덕福德을 펼치게 하였으니, 어느 것이 이처럼 복덕이 많을 수 있겠는가. 삼십이상三十二相이 여래如來에 부착되었으니, 여래의 기쁨을 모두 볼 수가 있는데, 삼칠三七의 보전寶殿에 봉안奉安하고 나서 나에게 기문記文을 요청하기에, 내가 이러한 뜻을 펴서 위와 같이 말하였다.
미황사 만일회의 기문(美黃寺萬日會記)『염불삼매보왕론念佛三昧寶王論』에 이르기를 “대해大海에서 목욕한 자는 이미 백천百川에서 목욕한 것이요, 불명佛名을 염송念誦하는 자는 반드시 삼매三昧를 이루게 마련이다. 이는 또한 명주明珠를 탁수濁水 안에 넣으면 탁수가 맑아지지 않을 수 없고, 불명佛名을 난심亂心 안에 넣으면 난심이 안정되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난심이 일단 안정되면 진성眞性이 저절로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또 대승大乘 경전을 독송하여 마음의 때를 씻어 내면, 자연히 지관止觀을 성취하여 실제實際에 쉽게 복귀할 수가 있다. 이 실제라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성품의 근본이다.우리가 그 실제에 복귀할 수 없는 것은 혼昏과 동動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혼을 밝히는 것을 명明이라 하고, 동을 멈추게 하는 것을 정靜이라고 하니, 이 명과 정이야말로 지관止觀의 체體로서, 중생으로 하여금 각로覺路를 밟고 묘경妙境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모른다면 학문을 어떻게 닦고 -
010_0863_c_01L而示無。終而自達於離有無之全體歟。
010_0863_c_02L越明年七月之幾望。又自日本。駕祥飇
010_0863_c_03L而來歸。抑豈非從無示有。使之體信於
010_0863_c_04L回互之大用歟。然則其火而掃之。示歸
010_0863_c_05L於不變者。諸佛之方便也。塑而像之
010_0863_c_06L重樹人天之福果。而再使諸佛。從證起
010_0863_c_07L化於兩國。而流惠於無窮者。此又吾師
010_0863_c_08L願力之所自興也。旣賴善人捨施。終令
010_0863_c_09L妙手。莊嚴大千七寶。布福德何。如此
010_0863_c_10L福德之多。三十二相親如來。咸有見如
010_0863_c_11L來之喜。旣而安於三七之寶殿。要子爲
010_0863_c_12L之記。予伸而言之。如此云爾。
010_0863_c_13L
010_0863_c_14L美黃寺萬日會記
010_0863_c_15L寶王論云。夫浴大海者。已用於百川。
010_0863_c_16L念佛名者。必成於三未。亦如明珠下之
010_0863_c_17L於濁水。濁水不得不淸。佛名投之於亂
010_0863_c_18L心。亂心不得不㝎。亂心旣定。眞性自
010_0863_c_19L顯。又能讀誦大乘。洗濯心垢。自然成
010_0863_c_20L就止觀。而易復於實際。實際者何。性
010_0863_c_21L之本也。物之所以不能復者。昏與動使。
010_0863_c_22L之然也。照昏者。謂之明。住動者。謂之
010_0863_c_23L靜。明與靜。止觀之體也。使羣生行覺
010_0863_c_24L路而之妙境也。不知此者。學何所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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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4_a_01L공덕을 어떻게 베풀며 지혜를 어떻게 발휘할 수 있겠는가.영허靈虛 장로長老 현공玄公은 일찍이 이런 도리를 알아서, 달마산達摩山 극락원極樂院에 만일회萬日會를 개설하였으니, 이는 멀리 광려匡廬에서 모범을 취하고 가까이 영명永明의 일을 본받은 것이다. 그리하여 염불念佛과 송경誦經으로 과업을 삼아 미타彌陀의 성호聖號를 일컫고, 안양安養의 연꽃 봉오리를 통해 실상實相의 묘전妙詮을 생각하니, 업장業障이 염부閻浮에서 녹아 없어짐은 물론이요, 내조內照와 지관止觀의 명혜明慧가 모두 동시에 생겨난다. 이는 바로 두 가지를 닦으면서 하나의 길로 돌아가고, 두 가지를 행하면서 같은 결과를 이루는 것이니, 이른바 지혜를 발휘하여 공덕을 원만하게 이룬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참으로 공덕을 높이 베풀고 지혜를 멀리 발휘하면, 각로覺路가 평탄해지고 묘경妙境이 활짝 열려서 만억萬億 불찰佛刹 중에 구애되는 점이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백천百千의 보당寶幢이 당처當處에서 밝게 드러나고, 반걸음을 옮기지 않아서 바로 왕생往生할 수 있을 것이니, 이와 같은 인연이 또 어디에 있다고 하겠는가! 갈 곳이 없는 것을 안 뒤에야 진짜 왕생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마음과 땅이 함께 깨끗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 곳을 안양安養(극락極樂)이라고 하는 것이다.남을 대신해서 그의 스승을 천도한 글(代人作薦師疏)대성大聖의 큰 자비심은 바다와 같아서 삼계三界를 널리 적시며 고루 사랑하고, 열왕列王의 신령스러운 감식안鑑識眼은 허공과 같아서 육도六途를 환히 비추며 밝게 분변한다. 은혜롭게 구원해 줄 분이 위에 계시는데, 어떻게 먼저 하소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삼가 생각건대, 돌아가신 스승은 실로 나에게 부친과 같은 존재이다. 스승께서 여러 가지로 가르치고 길러 준 은혜는 유독 나에게 깊었고, 내가 반세半世에 걸쳐 우러러보고 조근朝覲한 정성 역시 스승에게 유별하였다. 숙수菽水로나마 즐겁게 해 드리면서 장차 백세百歲까지 모시려고 하였는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승 저승으로 나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거처를 살펴보고 용모를 생각하니 눈물이 샘물처럼 흐르고,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고 의탁할 곳을 모르니 마음이 불타는 듯하다. 심원心源에서 삼수三受66)를 정화淨化하지 않으면 성경聖境에 이르지 못할까 두렵고, 신구身口에서 칠지七支67)를 제거하지 않으면 -
010_0864_a_01L功何所施。智何所發。靈虛長老玄公。早
010_0864_a_02L能知是者。設萬日會於達摩山之極樂
010_0864_a_03L院。遠而依範於匡廬。近1)爲 [12] 取則於永
010_0864_a_04L明。以念佛誦經爲淨課。稱彌陀之聖號
010_0864_a_05L蓮胎蓓蕾於安養。念實相之妙詮。業障
010_0864_a_06L消爍於閻浮。並亦內照止觀之明慧也
010_0864_a_07L是乃雙修而一道。兩行而同條。倘所謂
010_0864_a_08L知施發而功智之咸圓者非耶。誠能功。
010_0864_a_09L施高而智發遠。覺路坦蕩。妙境圓廓。
010_0864_a_10L萬億佛刹中。不留碍百千寶幢。當處顯。
010_0864_a_11L煥。不移跬步。即便往生。緣何如此。知
010_0864_a_12L無所往然後。是眞往生。故云心土同淨
010_0864_a_13L沒去來沒去處。是安養。
010_0864_a_14L
010_0864_a_15L代人作薦師疏
010_0864_a_16L大聖之弘慈如海。普涵三界而均憐。列
010_0864_a_17L王之神鑑如空。洞照六途而明辨。旣惠
010_0864_a_18L援之在上。何哀訴之不先。伏念亡師
010_0864_a_19L寔子猶父。顧衆資訓養之恩。偏㴱於我。
010_0864_a_20L計半世瞻覲之誠。無幾於師。菽水淸歡。
010_0864_a_21L將以遠期於百歲。幽明大限。誰知遽隔
010_0864_a_22L於一朝。見其居而想其容。淚如泉至
010_0864_a_23L昧攸往而迷攸託。心若火燃。不淨三受。
010_0864_a_24L於心源。恐難臻於聖境。未除七支於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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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4_b_01L미도迷途에서 면하지 못할까 염려된다. 두 뺨에 눈물이 아직 마르기도 전에, 칠재七齋의 장기葬期가 벌써 다가왔으니, 슬프게 통곡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직 천도재薦度齋를 지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겠다.삼단三壇 대계大戒의 정궤淨軌를 준행하고 연경蓮經 칠축七軸의 영문靈文을 크게 펼친다. 진관眞觀과 청정관淸淨觀에 지관智觀을 합쳐서 거듭 현묘해지고, 범음梵音과 해조음海潮音에 밀음密音을 합쳐서 다 같이 외친다. 신원信願이 성취됨에 향루香縷가 수월水月의 도량道場에 흩어져 퍼지고, 주력呪力이 펼쳐짐에 공운供雲이 제주帝珠의 경계에 두루 뒤덮인다. 등화燈火가 찬란히 빛나는 가운데 반야般若의 광명이 활짝 열리고, 당번幢幡의 그림자가 중첩된 가운데 법신法身의 상호相好가 일제히 드러나니, 삼보三寶의 가호加護가 즉시 이루어지면서, 시왕十王의 감응感應이 바로 뒤따른다.삼가 바라건대, 망사亡師는 천겁千劫의 숙앙宿殃을 얼른 해소하고, 일승一乘의 묘법妙法을 바로 깨달으시기를. 천계天界에 올라가면 아일다阿逸多의 누각樓閣 안에서 유희遊戱하도록 하시고, 불가佛家에 태어나면 미타불彌陀佛의 연대蓮臺 위에서 소요逍遙하실 수 있기를. 그리고 나머지 은택의 물결이 번지는 곳에, 고통 받는 중생이 모두 소생하기를.혜운을 대신해서 그의 스승을 천도한 글(代惠雲作薦師疏)추월秋月이 하늘에 떠서 어느 물이고 밝게 비추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그 달빛은 벽소碧沼에 더욱 밝고, 대성大聖이 만물을 이롭게 하여 어느 기틀이고 호응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호응하는 것은 극성克誠에 제일 먼저 호응한다. 이에 심원心源을 맑게 씻고 나서 각월覺月을 우러러 희구하는 바이다.삼가 생각건대, 돌아가신 나의 은사恩師는 평생에 하늘로부터 인량仁良의 덕을 품부 받아 사람들 모두가 연화煙火의 고불古佛이라고 일컬었으며, 참으로 만절晩節에 유흥幽興을 느껴 혼자서 금강의 보전寶詮을 항상 암송하였다. 그래서 앞으로 오래 사실 것이 틀림없다고 믿었는데, 오늘날 갑자기 쓰러지실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지팡이 하나 짚고 멀리 떠나며 당년當年의 비운否運을 피하는 것처럼 하고, 신발 두 짝을 신고 얼른 돌아가며 소자小子의 침통沈痛함을 가련하게 여긴다. 부세浮世의 무상無常함은 한계가 있어서 해산海山과 공시空市라도 피할 수가 없고, -
010_0864_b_01L口。慮無免於迷塗。雙臉之沾㾗未乾。
010_0864_b_02L七齋之葬期奄迫。徒哀號而伺益。惟薦
010_0864_b_03L拔之是宜。三壇之淨軌斯遵。七軸之靈
010_0864_b_04L文大展。眞觀淸淨觀。并智觀而重玄。
010_0864_b_05L梵音海潮音。和密音而齊唱。信願之所
010_0864_b_06L成就。香縷散2)楊 [13] 於水月之道場。呪力
010_0864_b_07L之所宣流。供雲周徧於帝珠之境界。燈
010_0864_b_08L火燦粲。洞開般若之光朙。幡影重重。齊。
010_0864_b_09L現法身之相好。三寶之冥加在即。十王
010_0864_b_10L之感應不遐。伏願亡師。頓消千劫之宿
010_0864_b_11L殃。便悟一乘之妙法。昇天界。則須令
010_0864_b_12L遊戱於阿逸多樓閣之中。生佛家。則可
010_0864_b_13L以逍遙於彌陀佛蓮臺之上。餘波所洎
010_0864_b_14L苦流咸蘇。
010_0864_b_15L
010_0864_b_16L代惠雲作薦師疏
010_0864_b_17L秋月當空。無水不明。明益明於碧沼。
010_0864_b_18L大聖利物。無機不應。應先應於克誠。
010_0864_b_19L玆以淨盡心源。仰希覺月。伏念逝魄。
010_0864_b_20L曰子恩師。天受仁良於平生。人皆稱烟
010_0864_b_21L火之古佛。眞感幽興於晩節。自常誦金
010_0864_b_22L剛之寶詮。將謂永保於遐齡。誰知遽傾
010_0864_b_23L於今日。鏗軋一笻之遠擧。如避當年之
010_0864_b_24L運否。蹌踉雙履之經歸。爲憐小子之沈
010_0864_b_25L痛。浮世之無常有限。雖海山空市之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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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4_c_01L미정迷情의 지원至冤은 끝이 없어서 불천佛天과 귀신에게 기도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우사愚絲가 장차 끊어지려 함에 등운登雲의 아름다운 자취를 잡으려 희망하고, 고목枯木이 아직 재로 변하지 않음에 늑담泐潭의 굳은 맹서가 괜히 부끄럽기만 하다. 진승眞乘에 의지하여 복을 빌려고 하는 까닭에, 세제世諦에 의탁해서 재齋를 올리게 되었다. 괄목刮目하고 해야 할 일이 있어도 기꺼이 할 수 있어야 할 것인데, 넉넉히 재물을 마련하여 주선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어려워해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마음과 정성을 다하고 재물을 모두 기울여, 요요了了히 비추는 혜감慧鑑에 나아가 소소昭昭히 굽어살펴 임해 주기를 바라게 되었다.삼가 바라건대, 망사亡師는 절하고 머리 조아리는 사이에 천성千聖의 이목耳目을 활짝 열고, 향을 피우고 등을 켜는 즈음에 누겁累劫의 원한을 씻으시어, 이로부터 구련九蓮68)을 높이 밟고 삼유三有69)를 길이 떠나시기를. 그리고 모든 고류苦類도 똑같이 좋은 인연에 몸을 적시기를.땅에서 솟아난 불탑을 중수하며 개금한 글(地踴佛塔重修故金疏)삼가 생각건대, 청운靑雲을 향해 머리를 깎아 천궁天宮의 금합金盒에 보관하고, 백전白氈과 함께 연기를 내어 용굴龍窟의 옥담玉壜에 저장하니, 이로부터 별들이 서역西域에 벌여 서고 기러기가 동구東丘에 줄을 이었다. 이는 우리 본사本師 석가 세존이 고불古佛의 뒤를 이어 생령生靈을 교화시킨 것이다.다보여래多寶如來로 말하면 아득히 진묵겁塵墨劫 이전에 열반涅槃하여, 의연히 보탑寶塔의 감실龕室 안에 연좌宴坐하고 있다. 여래가 법을 구하기 위하여 항하사恒河沙의 국토를 편력한 것을 알아보려면 반드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상고해야 한다.아, 두 개의 감실龕室이 몇 세대 동안 황천黃泉 아래에서 빛을 숨기고 있다가, 위대하게 세 분의 부처가 적양赤壤 속에서 동시에 출현하였다. 이는 생각지도 않게 홀연히 일어난 일로서, 피할 수 없는 인연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도공陶公이 힘을 들여도 오히려 강 복판에 가라앉았다가, 원로遠老가 성심으로 찾자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지금도 옛날의 그 일과 같아서 -
010_0864_c_01L逃。迷情之至冤無涯。悔佛天鬼神之未
010_0864_c_02L禱。愚絲將絕。希攀登雲之芳踪。枯木
010_0864_c_03L未灰。空慚泐潭之堅誓。欲依眞乘而薦
010_0864_c_04L福。故託世諦而修齋。縱有刮目而當爲
010_0864_c_05L尙能肯作。自餘傾財而可辦。何以難爲
010_0864_c_06L所以瀝肝殫誠。傾箱倒篋。旣慧鑑之了
010_0864_c_07L了。戀俯臨之昭昭。伏願亡師。拜手稽
010_0864_c_08L顙之間。豁開千聖之耳目。焚香點燈之
010_0864_c_09L際。蕩除累劫之冤愆。從玆高踏九蓮。
010_0864_c_10L由是永拋三有。凡在苦類。等沐良緣。
010_0864_c_11L
010_0864_c_12L地踴佛塔重修故金疏
010_0864_c_13L切以詣靑雲而斷髮。藏金盒於天宮。和
010_0864_c_14L白㲲而生烟。貯玉壜於龍窟。自此而星
010_0864_c_15L羅西域。因斯而鴈列東丘。此我本師釋
010_0864_c_16L迦世尊之所以制承古佛化被生靈者也。
010_0864_c_17L至若多寶如來。邈矣。涅槃於塵墨劫前
010_0864_c_18L依然。宴坐於寶塔龕中。爲法遍遊於恒
010_0864_c_19L沙國土。證明必讃於妙蓮華經。嗟呼。
010_0864_c_20L二龕累世韜光於黃泉之下。偉矣。三佛
010_0864_c_21L同時出顯於赤壤之中。莫能擧而忽來。
010_0864_c_22L似有緣而不讓。陶公力致。而還沈於江
010_0864_c_23L心。遠老誠求。而出浮於水面。事均今
010_0864_c_24L「爲」疑「而」{編}。「楊」疑「揚」{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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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5_a_01L주빈主賓의 논의가 적합하다고 하겠다.이에 금구金垢를 제거하고 옥용玉容을 장식하니, 만덕萬德의 진신眞身이 구름 걷힌 달처럼 밝게 빛나고, 구층九層의 보탑寶塔이 바다에서 나온 신산神山처럼 정결하였다. 절묘하게 발휘한 그 솜씨는 인간이 손으로 재주를 부린 것이 아니요, 빛나게 꾸민 그 장엄莊嚴은 천상天上의 신神이 공력을 쏟은 것이다. 이제 일이 일단 원만하게 되어, 소회를 펼 수가 있게 되었다.전반前半은 허여했지만 후반後半은 쓸쓸하고, 생애는 유한하지만 서원誓願은 무한하다. 옛날에 저절로 은폐隱蔽되었다가 지금 저절로 현현顯現하였으니, 시대가 어긋남이 없어 인연이 도래한 것이다.중수重修하도록 헌금獻金한 단월檀越 김광우金匡佑는 인仁을 품고 의義를 떠받드는 사람으로서, 하늘로부터 받은 온량溫良한 덕은 유년 시절에 이미 홀로 드러났고, 소박함을 품고 진실함을 머금어 인문人文이 가해진 방윤芳潤한 면모는 무리 중에 우뚝 뛰어나 아름다움을 머금었다.그리하여 이미 걸린 병이 약을 쓰지 않아도 나았고, 바야흐로 애태우던 근심도 뿌리째 뽑히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자식이 어버이의 근심을 해소하는 방법이요, 어버이가 조상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한 집안이 일제히 자비의 그늘 속에 들어가고, 여러 권속이 함께 은혜의 빗줄기에 목욕함은 물론이요, 남은 물결이 널리 번져서 고류苦類들도 모두 소생하기를 바라는 바이다.불상 개금 모연문佛像改金募緣文대저 소장진퇴消長進退는 이理의 떳떳함이요, 성주괴공成住壞空은 겁劫의 도수度數이다. 그러므로 수미산須彌山이 아무리 높아도 이理가 다하면 닳아져서 티끌이 되는 것이고, 향해香海가 아무리 넓어도 겁劫이 다하면 말라서 물방울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그 안에 포함된 것들이야 어느 것이 견고해서 홀로 소멸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아, 우리 본사本寺는 운세運勢가 다하여 공空으로 돌아가고, 도수度數가 궁하여 폐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육시六時의 음향이 끊어져 은고銀鼓의 소리가 보방寶坊에서 사라지고, 삼승三乘에 이끼가 돋아나 금륜金輪의 운행이 향지香地에서 멈추게 되었다.쓰러진 잡목이 길을 막아서 제천諸天의 아보雅步가 불가능하고, 거친 칡덩굴이 뜰을 휘감아서 군진群眞이 예참禮參할 수 없게 되었다. 노루와 다람쥐가 섬돌에서 뛰놀고, 뱀과 물여우가 제단 안에 똬리를 트는가 하면, 우양牛羊이 노니는 것만 보이면서 초목樵牧이 -
010_0865_a_01L古。議合主賓。玆者淨除金垢。嚴飾玉
010_0865_a_02L容。萬德眞身。皎若離雲之朗月。九層
010_0865_a_03L寶塔。淨如出海之神山。殊絕妙微。非
010_0865_a_04L人間之手巧。莊嚴光飾。是天上之神功。
010_0865_a_05L今乃能事已圓。所懷可展。前半許而後
010_0865_a_06L半蕭。生有涯而願無盡。古自隱面今自
010_0865_a_07L顯。時無爽而緣有臻。獻金重修。檀越。
010_0865_a_08L金匡佑。懷仁戴義。天受之溫良。在嬰
010_0865_a_09L獨著。抱朴含眞。人文之芳潤。㧞萃含
010_0865_a_10L章。己嬰之恙。勿藥而瘳。方凝之憂。和
010_0865_a_11L根而㧞。子所以解父之癙。父所以慰祖。
010_0865_a_12L之懷。一家齊入於慈蔭。諸眷共沐於恩。
010_0865_a_13L雨。餘波普潤。枯流咸蘇。
010_0865_a_14L
010_0865_a_15L佛像改金募緣文
010_0865_a_16L夫消長進退。理之常也。成住壞空。刼
010_0865_a_17L之數也。是以須彌岌嶫。理竆則磨滅爲
010_0865_a_18L塵。香海浩瀚。刼盡則渴殫成滴。況其
010_0865_a_19L抱內者。孰能堅固。獨不消磨。噫。我本
010_0865_a_20L寺。運盡而空。數竆而廢。六時絕響。銀
010_0865_a_21L鼓聲斷於寶坊。三乘生苔。金輪轉休於
010_0865_a_22L香地。崩榛塞路。諸天之雅步難容。荒
010_0865_a_23L葛縈庭。羣眞之禮叅無所。門麕鼯於階
010_0865_a_24L際。羅虺蜮於壇中。但見牛精遊樵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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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5_b_01L이와 함께 더욱 더럽게 하고, 용상龍象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면서 풍우風雨가 더욱 슬픔을 부추긴다. 금완金盌 옥어玉魚의 언덕이 좌우에 첩첩하고, 목매木魅 산귀山鬼의 휘파람 소리가 밤낮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엄애崦靄의 오구奧區를 연상시키는 곳이 홀연히 업앙業殃의 소굴로 뒤바뀌고 말았다.빈도貧道는 죽반粥飯의 잔생殘生이요 초모草茅의 천질賤質로서, 휴명休明한 성세盛世를 마다하고 위급한 잔추殘秋를 택했나니, 일으켜 세울 힘이 없는 것을 한탄하면서, 괜히 한만 품고 떠돌아다닐 뿐이다. 그리고 기자箕子는 동방에서 영예로웠지만 은허殷墟를 지나면서 슬픈 노래를 불렀고, 유랑劉郞은 서쪽에서 귀하게 되었지만 풍패豊沛를 지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니 더구나 이 미천微喘한 투생偸生이 어찌 코끝이 시큰거리며 뼛속까지 아프지 않겠는가.다만 삼존三尊의 고불古佛이 지금 모두 만덕萬德의 자용慈容을 머금고 있는데, 만약 지란芝蘭처럼 훌륭한 동지들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옥석玉石이 함께 불타 없어지는 참화를 어떻게 면할 수가 있겠는가. 이제 신전新殿에 옮겨 봉안하면서 예전에 입혔던 옷을 새로 바꾸려고 한다. 만약 예전의 옷을 벗기고 새 옷을 입히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길 수가 있겠는가.법신法身은 두루 편재遍在하여 거래去來에 구애받지 않으니, 만약 도안道眼이 정밀하게 밝다면 어찌 이쪽저쪽을 논할 것이 있겠는가. 더구나 주궁珠宮과 패궐貝闕은 본래 정토淨土를 닦은 것이 자여自如하고, 금모金貌와 옥호玉毫는 변하지 않는 진신眞身이 항상 존재하는 데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하지만 인생이 보우保佑를 받지 못하는 까닭에, 세계에 현신現身하여 보시布施를 말하는 것이니, 이는 불을 태워서 빛을 취하고 밭을 개간하여 곡식을 거두는 것과 같다. 곡식은 사람이 쓰임이 될 뿐 밭과는 상관이 없고, 빛은 물건을 비출 뿐 불을 돕지는 않는다. 이 도리를 알아서 보시한다면 보시가 부처를 위한 것이 아니요, 이를 통해 복을 구한다면 복이 모두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다. 제현諸賢이 이 말을 기꺼이 들어 주어, 빈도貧道의 지극한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다행이겠다.해인사 대웅전 및 대장각 중수 권선문(海印寺大雄殿及大藏閣重修勸善文)70)경신년(1860, 철종11) -
010_0865_b_01L與之增穢。如聞龍象泣風雨。爲之助哀。
010_0865_b_02L金盌玉魚之邱。壘壘左右。木魅山鬼之
010_0865_b_03L嘯。連連晝宵。差似崦靄之奧區。翻成
010_0865_b_04L業殃之淵藪。貧道粥飯殘生。草茅賤質
010_0865_b_05L違休明之盛世。履危急之殘秋。嗟無力
010_0865_b_06L而扶傾。空抱怨而離散。且箕子東榮
010_0865_b_07L猶歷殷而歌咽。劉郞西貴。尙過沛而涕
010_0865_b_08L零。況玆微喘之偸生。寧不酸鼻而痛骨。
010_0865_b_09L惟有三尊之古佛。具含萬德之慈容。如
010_0865_b_10L不賴芝蘭同志之賢。抑何免玉石俱焚
010_0865_b_11L之慘。今將移安於新殿。玆改煥而舊
010_0865_b_12L衣。若不脫舊而披新。焉能離此而就彼。
010_0865_b_13L唯法身周遍。莫整於去來。若道眼精明。
010_0865_b_14L何論於彼此。況珠宮貝闕。本修之淨土
010_0865_b_15L自如。而金貌玉毫。不變之眞身常在。
010_0865_b_16L只緣人生之薄祐。乃現世界而言施。猶。
010_0865_b_17L燃火而取光。比墾田而收谷。穀爲人用
010_0865_b_18L無與于田。光照物熒。何補於火。達是
010_0865_b_19L而勸施。施非爲佛。因玆而求福。福盡
010_0865_b_20L歸身。幸賴諸賢之肯從。得遂貧道之至
010_0865_b_21L願。
010_0865_b_22L
010_0865_b_23L海印寺大雄殿及大藏閣重修勸善
010_0865_b_24L文庚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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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5_c_01L대경大經에 이르기를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의 선근善根들은 모두 가장 수승한 시라尸羅의 땅71)에 의지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그러고 보면 신라新羅 가야산伽倻山의 지명이 이와 서로 부합된다는 것을 천어天語72)에서 찾을 수가 있다. 나라 이름이 시라尸羅이고 보면 이는 실로 바라제波羅提73)의 법이 흥기한 처소라고 할 것이요, 산의 이름이 가야伽倻74)이고 보면 이는 석가모니가 성도成道한 곳과 같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경내境內가 이실二室75)보다 뛰어나고, 봉우리가 오대五臺76)보다 높이 솟았는데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엄연히 이곳은 융굴隆崛하여 기이할 뿐만이 아니라, 완연히 청량하여 수려한 곳이다. 그런 연유로 문에 해인海印이라 표시함에 의룡義龍이 구름처럼 일어났고, 도가 산왕山王을 의지함에 율호律虎가 바람처럼 엄하였다.77)이제 화재를 당한 해를 당하여 달마다 포금布金할 사람78)을 기다려서, 지온地媼이 마음으로 재계齋戒하고 천신天神이 보고서 기뻐하지 않음이 없게 하는 동시에, 산중의 선경仙境이 다시 완전해지고, 새로 해외의 복된 도량道場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금계金界는 표류하기 쉽고 주륜珠輪은 밝히기 어렵다고 하지만, 법당法堂의 금벽金碧이 탈락하고 판각板閣의 동우棟宇가 기울어졌으니, 옛것을 정비하고 새로 보완하는 일을 우선시하여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빈도貧道 등은 죽반粥飯의 잔생殘生이요 파초芭蕉의 허질虛質로서, 그저 마음만 있을 뿐 손에 쥔 것이 없으니, 마치 날개도 없이 날려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이에 하나의 짧은 글을 가지고 고문高門 대택大宅에 두루 청하게 되었는데, 만약 포금布金하는 장자長者를 만나면 바로 도목수都木手에게 청하여, 운무雲霧 속의 누각이 담복薝蔔의 숲속에 장엄하게 이루어지고, 아침저녁으로 북을 울리며 향을 피워 인현仁賢의 당상堂上에 보답하려고 한다.대둔사 승보안 서문(大芚寺僧寶案序)승안僧案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강희康熙 원년(1662, 현종3) 임인년인가, 아니면 그전에도 있었는데, 새로 편집하는 자가 없애 버린 것인가. 나는 예전의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그 내용을 살펴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마침내 이를 교정하고는 그 제목을 신계승보안新戒僧寶案이라고 하였다. 무엇을 일컬어 신계新戒라고 하는 것인가?계품戒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보살계菩薩戒가 있고, 비구계比丘戒가 있고, 사미계沙彌戒와 거사계居士戒가 있다. 불교의 제도에 의하면, 출가한 사람으로서 나이가 20이 되지 않은 자는 -
010_0865_c_01L大經曰。世及出世諸養根。皆依最勝尸
010_0865_c_02L羅地。然則地名相協。天語可尋。國號
010_0865_c_03L尸羅。實波羅提興法之處。山稱伽耶。
010_0865_c_04L同釋迦文成道之所。況境超二室。峯聳
010_0865_c_05L五臺。巖玆隆窟之奇。完是淸凉之秀
010_0865_c_06L由是門標海印。而雲蔚義龍。道倚山王
010_0865_c_07L而風嚴律虎。歲當失火。月使布金。莫
010_0865_c_08L不地媼齋心。天神悅目。重完山中仙境。
010_0865_c_09L新爲海外福場。雖然金界易漂。珠輪難
010_0865_c_10L瑩。法堂金碧脫落。板閣棟宇倚傾。整
010_0865_c_11L舊補新。宜先莫緩。貧道等粥飯殘生。
010_0865_c_12L芭蕉虛質。徒有心而空手。猶無起而欲
010_0865_c_13L飛。玆將一軸短疏。徧乞高門大宅。若
010_0865_c_14L逢布金長者。便請工師度木。雲樓霧閣
010_0865_c_15L莊嚴。成薝蔔林中。晨鼓夕香報答。向
010_0865_c_16L仁贒堂上。
010_0865_c_17L
010_0865_c_18L大芚寺僧寶案序
010_0865_c_19L僧案之作。其果始於康熙元年壬寅歟。
010_0865_c_20L抑亦從前有之。而爲重緝者之所略耶。
010_0865_c_21L子惜其存古不多。而猶闕典刑。遂爲證
010_0865_c_22L正。首書其題曰。新戒僧寶案。何謂新
010_0865_c_23L戒。戒品有多種。有菩薩戒。有比丘戒
010_0865_c_24L有沙彌戒居士戒。佛制出家人。年未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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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6_a_01L비구계를 받지 못하고 먼저 사미계를 받는다. 사미계는 바로 십계十戒를 받는데, 가장 먼저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계를 신계라고 하는 것이다.그러다가 나이 20이 되면 비로소 비구계를 받는다. 그리고 보살계의 경우에는 비구比丘나 사미沙彌나 거사居士나 행동行童이나 남녀를 막론하고, 법사法師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자는 모두 수계受戒를 허락하는데, 이때는 삼귀三歸와 오계五戒를 받는다.뒤에 태어난 사람 중에 십선十善과 십계十戒를 받은 자는 천상天上에 태어나고, 2백 50계戒를 받은 자는 번뇌의 애하愛河에서 빠져나와 아라한阿羅漢의 성과聖果를 얻고, 보살계를 받은 자는 불과佛果를 얻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유상有相 부인은 밤에 계를 받고서 세상을 떠나 하늘에 태어났고, 난타難陀 존자尊者는 오욕五欲을 여의지 못했지만 천궁天宮에 태어나 즐겼고, 부처가 취광인醉狂人에게 수계授戒하여 내생來生의 인연을 맺게 해 주었고, 아지부兒止父는 수계受戒하여 미오迷烏의 보응을 길이 받았으며, 심지어는 앉아서 받고 서서 깨뜨려도 무량한 공덕이 있었다.그런데 더군다나 일찍 가정의 교훈을 받고 세상 밖에 뜻을 두어, 부모의 자애慈愛를 모두 버리고 번화繁華한 영예榮譽를 길이 끊어 버린 채, 청풍淸風을 맞으며 스승을 찾고 명월明月을 우러러 벗으로 삼은 자의 경우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홀로 산속을 왕래하면서도 슬퍼하는 기색이 전혀 없고, 된서리 아래에서 밥을 끓여 먹으며 더욱 열심히 정진한다.그리고 삭발을 하고 법복法服을 걸치고는, 삼사三師를 예배하여 불계佛戒를 구하고, 일자一字를 받들어 법명法名을 받으면, 불佛을 성씨로 삼은 똑같은 형제가 되니, 대장부가 큰 뜻을 결행함에, 마자魔子들도 놀라워하며 낙담落膽을 한다. 단지 이렇게만 해도 천상天上의 보좌寶座가 이미 마련되고 지하地下의 도산刀山이 먼저 무너질 텐데, 만약 또 여기에서 쉬지 않고 더 나아가 대계大戒를 받는다면, 당래當來의 제불諸佛이 이 사람들이 아니고 누구이겠는가.아, 계를 받지 않고 그저 머리만 깎는다면, 어떻게 천상에 태어나고 부처를 이룰 수가 있겠는가. 계를 받지 않은 사람은 -
010_0866_a_01L十者。不受比丘戒。先受沙彌戒。沙彌
010_0866_a_02L戒者。即十戒也。爲其㝡初受之。故云
010_0866_a_03L新戒也。至年滿二十。方受比邱戒。若
010_0866_a_04L菩薩戒。則不拘比丘沙彌居士行童若
010_0866_a_05L男若女。但解法師語者。幷許受之也。
010_0866_a_06L受三歸五戒者。後生人中。受十善十戒
010_0866_a_07L者。當生天上。受二百五十戒。出煩惱。
010_0866_a_08L之愛河。得羅漢之聖果。受菩薩戒者。
010_0866_a_09L得於佛果。如有相夫人。一夜受之。而
010_0866_a_10L命終生天。難陀尊者。未離五欲。而生
010_0866_a_11L玩天宮。佛度醉狂。而許結來生之緣。
010_0866_a_12L兒止父度。而長受迷烏之報。至於坐受。
010_0866_a_13L立破。尙有無量功德。而況早蒙庭訓
010_0866_a_14L寄情塵表。父母慈愛之都捐。繁華榮慕
010_0866_a_15L之永絕。挹淸風而尋師。仰明月而爲友。
010_0866_a_16L獨往獨來於亂山之中。無感無慽。自餁
010_0866_a_17L自烹於嚴霜之下。愈勤愈誠。乃能毁形
010_0866_a_18L好應法服。禮三師而求佛戒。拈一字而
010_0866_a_19L受法名。以佛爲氏。同爲兄弟。大丈夫
010_0866_a_20L之雄志已決。諸魔子之驚膽自落。只須
010_0866_a_21L恁麽。天上之寶座已起。地下之刀山先
010_0866_a_22L傾。若㪅不休。進受大戒。當來諸佛。非。
010_0866_a_23L斯人之儔歟。噫。向使無戒而徒自毁形。
010_0866_a_24L焉得與麽生天去成佛去。如無戒之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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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6_b_01L악업惡業을 지을 조건을 구비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예컨대 심산유곡深山幽谷에서 나무 열매를 따 먹고 풀 옷을 걸치고서 백천 만세토록 원리행遠離行을 닦는다 하더라도 계법戒法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문수사리文殊師利가 금수禽獸와 다름이 없다고 질책하였다. 또 『월등삼매경月燈三昧經』에서는 “비록 색족色族이 있고 견문이 많더라도 계지戒智가 없으면 금수와 같고, 비록 낮은 곳에 처하고 견문이 적더라도 정계淨戒를 제대로 지니면 승사勝士라고 이름한다.”라고 하였고, 『범망경梵網經』에서는 “중생이 불계佛戒를 받으면 즉시 제불諸佛의 지위에 진입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그러고 보면 계야말로 대도大道의 양식糧食이요, 고해苦海의 뗏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법신法身을 장엄莊嚴하려면 계를 영락瓔珞으로 삼고, 번뇌를 제거하려면 계를 청량제로 삼아야 할 것이니, 사람에게 계가 어찌 중차대하지 않겠는가! 성인이 떠난 뒤로 세월이 오래 흘러, 사람들이 많이 계를 소홀히 하며 존중할 줄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대략 중계重戒의 연원淵源을 이끌어 신계를 받는 자의 정신淨信을 일깨우고자 하였다.승보안 발문(僧寶案跋)구서舊序에 이르기를 “강희康熙 43년(1704, 숙종30) 갑신년 가을에 주지住持 혜천惠天이 발심하여 승안僧案을 다시 편집해서 후대에 전한다.”라고 하였다. 그 승안에 기재된 명함名啣을 보면 상자尙字가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가 수계受戒한 것은 강희 원년(1662, 현종3) 임인년으로 되어 있다. 강희 원년 임인년으로부터 도광道光 12년(1832, 순조32) 임진년까지는 168년이 되는데, 그 사이에 신계新戒를 받은 사람은 상자尙字로부터 안자安字에 이르기까지 모두 3,804인이다.처음부터 끝까지 행적에 각자 차이가 있다고는 하더라도, 가령 운방雲坊을 주지住持하고 옥찰玉刹을 장엄莊嚴하고 전우殿宇를 수식하고 금벽金碧을 휘황하게 하는 동시에, 법도를 갖추어 쓰고 집물什物을 흠 없이 하고 재연齋筵과 계단戒壇의 위의威儀를 엄숙히 하여, 산과 절의 이름을 구정九鼎보다도 중하게 하면서 멀리 팔역八域의 밖에까지 떨치게 한 것으로 말하면, 바로 이 사람들이 -
010_0866_b_01L若道具造惡業。只如㴱山遠谷。木食艸
010_0866_b_02L衣。百千萬歲。脩遠離行。若不受戒法。
010_0866_b_03L文殊師利訶云。與禽獸無異。月燈三昧。
010_0866_b_04L經云。雖有色族及多聞。若無戒智如禽
010_0866_b_05L獸。雖處卑下少多聞。能持淨戒名勝士。
010_0866_b_06L梵網經云。衆生受佛戒。得入諸佛位
010_0866_b_07L戒爲大道之資糧。苦海之船筏。莊嚴法
010_0866_b_08L身。以戒爲纓絡。破除煩惱。以戒爲淸
010_0866_b_09L凉。戒之於人。豈不重且大歟。去聖時
010_0866_b_10L遙。人多忽戒。不知爲尊。略引重戒之
010_0866_b_11L淵源。以印新戒者之淨信云爾。
010_0866_b_12L
010_0866_b_13L僧寶案跋
010_0866_b_14L舊序云。康熙四十三年甲申秋。住持惠
010_0866_b_15L天發心。重緝僧案。傳于後代。其案中
010_0866_b_16L所載名啣。尙字居元。尙字之度。在於
010_0866_b_17L康熙元年壬寅。自康熙元秊壬寅。至道
010_0866_b_18L光十二年壬辰。爲一百六十八年。其間
010_0866_b_19L所度新戒人。自尙字。至安字。爲三千
010_0866_b_20L八百四人。雖其始終在邊之有殊。而若
010_0866_b_21L其住持雲坊。莊嚴玉刹。崇飾殿宇。輝。
010_0866_b_22L煥金碧。法具道用。什物無虧。齋筵戒
010_0866_b_23L壇。威儀肅整。遂使山名寺號。重於九
010_0866_b_24L鼎。而遠振於八域之外者。微斯人之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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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6_c_01L경건히 수호하지 않고 또 어떤 누가 이렇게 할 수 있었겠는가.대저 경經을 밝혀 대중을 이끌고 참선을 통해 견성見性하여 천인天人의 사이에 덕업을 펼친 자도 그 속에 있고, 인간 세상에서 이익을 도모하는 일을 그만두고 삼계三界의 밖으로 멀리 벗어난 자도 그 속에 있고, 인연 따라 자취를 보이고는 바로 화장華藏으로 돌아가 십호十號를 현성現成한 존자尊者도 그 속에 있다.이렇게 살펴본다면, 이 승안僧案을 보배처럼 소중히 여겨 보관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 경전이나 불상과 똑같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혹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서, 보관하고 지키는 일을 소홀히 한 채, 함부로 도장을 찍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끼적거리기도 하였으니, 너무나도 무례했다고 하겠다.당시의 종정宗正 무염無染 선사禪師는 잘못을 바로잡는 데에 용감하고 쇠퇴함을 일으키는 데에 과단성이 있었는데, 이 승안을 보고는 개탄하며 속히 고치도록 명령하였다. 이에 유나維那 치홍致弘이 그 말을 가지고 나에게 와서 개정해 줄 것을 요청하기에, 내가 그의 요청에 따라 바로잡아 후현後賢들에게 전하게 하였다.아, 공자孔子와 같은 대성大聖도 부판負版하는 자79)를 보면 경의敬意를 표하였는데, 이것은 바로 백성의 호적戶籍이었다. 그런데 이 승안은 가보家譜라고 할 것인데, 이를 존중하는 것이 수레에서 경의를 표한 것보다 못하게 한다면, 이것 또한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이라고 하겠다.뒷날 이 승안을 보는 자들은 이 두루마리를 펼 때에 반드시 존장尊長을 대하듯 하고, 글씨를 쓸 때에 반드시 정자正字로 써서 고례古例를 어기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요, 종이가 닳아서 떨어지거나 먹글씨가 흐려지면 바로 바꿔서 탈자脫字가 없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권수卷數가 점점 많아지더라도, 행여 이를 번거롭게 여겨 옛날 기록을 삭제함으로써 후생後生이 조종祖宗을 찾지 못하게 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구구한 나의 소망이다.해거도인 시집 발문(海居道人詩集跋)사람의 성性으로 보면 원래 성인聖人이 될 수가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은 정情이 미혹시키기 때문이다. 희노애구애오욕喜怒哀懼愛惡欲 일곱 가지는 정情의 기능인데, 이 정으로 일단 혼미해지면 성性이 은폐되기 마련이다. 이는 마치 -
010_0866_c_01L守虔護。其孰能與於此乎。夫明經導物
010_0866_c_02L叅禪見性。德業彌綸於天人之際者。亦
010_0866_c_03L在於其中。遺設利於人間。迥出於三界
010_0866_c_04L之外者。亦在於其中。隨緣示跡。旋歸
010_0866_c_05L華藏。現成十號之尊者。亦在於其中。
010_0866_c_06L由是觀之。則是案之珍藏寶護。當與經。
010_0866_c_07L像一體。人或不知。淺藏而輕護之。妄
010_0866_c_08L自踏印。誤着手藝。不經甚矣。時宗正
010_0866_c_09L無染禪師。勇於直枉。斷於興替。覽玆
010_0866_c_10L慨嘆。凾令改案。時維那致弘。將其言而
010_0866_c_11L要予改正。從其請而正之。貽諸來賢。
010_0866_c_12L噫。夫以孔子大聖。嘗式於員版者。員
010_0866_c_13L版。民籍也。是案。家譜也。其尊而重之。
010_0866_c_14L曾不若或於車之爲敬。是亦不能察之。
010_0866_c_15L也。後之覽此案者。開卷必如對尊長
010_0866_c_16L書之必以楷字。無易古例。至於紙弊墨
010_0866_c_17L渝。亦即改案。無令脫字。雖卷秩轉多
010_0866_c_18L幸勿厭煩删古。致令後生。迷尋祖宗
010_0866_c_19L區區之望。其在斯歟。
010_0866_c_20L
010_0866_c_21L海居道人詩集跋
010_0866_c_22L人所以爲聖人者。性也。所不能者。情以
010_0866_c_23L之惑之也。喜1)恕哀惧愛惡欲七者。情
010_0866_c_24L所爲也。情旣昏。性斯匿矣。其猶水之
010_0866_c_25L「恕」疑「怒」{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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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7_a_01L물결이 일면 연못이 맑지 않고, 불에 연기가 나면 빛이 밝지 못하다가, 물결이 일지 않으면 연못이 맑아지고, 연기가 나지 않으면 빛이 밝아지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정이 미혹시키지 않으면 성이 전일專一해지는 것이다.성性이라는 것은 하늘이 명한 것인데, 명한 그대로 따라 닦으면서 정情에 미혹되지 않는 것은 오직 군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군자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성으로 삼아 마음에 뿌리를 박고 그것이 흘러넘쳐서 밖으로 드러난다. 언어로 나타내면 향기롭고 온화하여 속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으며, 이를 엮어서 시詩로 표현하면 문채가 빛나고 음운音韻이 고상하여 천취天趣에 자연히 들어맞는다.내가 생각건대, 해거도인海居道人은 지위가 백관百官의 으뜸으로서 일찍이 과환科宦의 욕심을 끊었고, 부귀한 신분에 처하여 형기形氣에 끌리는 사심私心이 없었으며, 평소 한정閒靖한 데에 뜻을 두고 번화繁華함을 좋아하지 않았다. 함께 노닐며 친하게 지내는 자는 시언時彥 철장哲匠과 일호逸豪 유현遺賢이요, 이야기하는 것은 시서詩書와 예악禮樂이며, 어디를 가나 잠시라도 감히 떠나지 않는 것은 도덕과 인의仁義이다. 그러니 저 칠정七情과 오욕五欲이 어떻게 침노할 수가 있겠는가.그런 까닭에 일편一片의 영대靈臺가 성천性天의 안에서 홀로 밝게 빛나는 가운데, 행지어묵行止語黙과 읍양진퇴揖讓進退가 장중하게 행해지고 모든 행동이 예법禮法에 맞는 것이다. 그래서 그 용모는 공손하고 그 덕은 돈후하며, 가득해도 흘러넘치지 않고 꽉 차도 텅 빈 것 같으며, 돈독하고 우아하면서 절도가 있으니, 이것이 바로 내가 선생의 의덕懿德을 사모하며 마음속으로 잊지 못하는 이유이다.그리고 시로 말하면 선생의 여기餘技라고 할 것이니, 그것을 가지고 성덕盛德을 유추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시도 성性의 정영精英에서 발로된 것이고 보면, 아무리 아정雅正해지려 하지 않고 천취天趣에 걸맞지 않게 하려 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情에 따라 화려하게 풍아風雅로 드날려, 귀신을 놀라게 하고 번여璠璵를 빛나게 한 것에 대해서는 풍인風人 재자才子의 평가가 원래 내려져 있으니, 내가 어찌 감히 그 사이에서 입을 놀릴 수가 있겠는가.무술년 -
010_0867_a_01L波也。淵不澄。火之烟也。光不明。波不
010_0867_a_02L作。淵斯澄矣。烟不鬱。光斯明矣。情不
010_0867_a_03L惑。性斯專矣。性者。天之命也。其率而
010_0867_a_04L修之。不被情惑者。惟君子爲能故。君
010_0867_a_05L子所性仁義禮智。根於心。充然者著外。
010_0867_a_06L其達於言也。芬和溫潤。煒然含吐不俗。
010_0867_a_07L聯而爲詩。藻彩彬蔚。音韻淸楊。藹然
010_0867_a_08L自合於天趣矣。余惟海居道人。位冠百
010_0867_a_09L辟。早截科宦之欲。身處富貴。未有形
010_0867_a_10L氣之私。志素閒靖。不喜繁艶。所與遊
010_0867_a_11L善者。時彥哲匠逸豪。遺賢所談者。詩
010_0867_a_12L書禮樂。所由而處。未敢斯須離者。道
010_0867_a_13L德仁義也。彼七情五欲。亦何由而鑠我
010_0867_a_14L哉。由是一片靈臺。昭然獨耀於性天之
010_0867_a_15L內。凡行止語默。揖讓進退。無不莊以
010_0867_a_16L莅之。動之以禮。故其貌恭。其德敦滿
010_0867_a_17L而不盈實而如虛。篤雅而有節焉。此恂
010_0867_a_18L之所以欽戀於先生之懿德。而默識于。
010_0867_a_19L心者也。乃若其詩。則先生之小道也。
010_0867_a_20L固不足以推諒盛德。然亦由所發於是
010_0867_a_21L性之精英也。則雖欲不雅正。而不合於
010_0867_a_22L天趣。不可得也。若夫緣情綺靡。軒翥風
010_0867_a_23L雅。驚神鬼而耀璠璵。則風人才子。淸
010_0867_a_24L鑑自在。恂何敢容啄於其間哉。歲戊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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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7_b_01L봄에 내가 풍악楓岳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성 동쪽의 병사丙舍로 선생을 방문하였다. 그때 선생이 산중에서 내가 지은 시에 화운和韻을 하고, 이와 함께 먼저 간행한 시 1질帙을 선물하면서 나에게 한마디 말을 하라고 명하였다. 이 시집에 대해서 내가 감히 글솜씨가 없다는 이유로 굳이 선생의 명을 사양할 수 없기에, 마침내 위에서 말한 한 가지 기준을 가지고 삼가 서술하여 제2집의 뒤에 싣도록 하였다.완당 김공에 대한 제문(阮堂金公祭文)함풍咸豊 8년(1858, 철종9) 무오년 2월 청명일淸明日에 방외方外의 청교淸交 모某는 삼가 맑은 술을 올리며 완당阮堂 선생先生 김공金公의 궤연几筵 장하帳下에 감히 밝게 고합니다.삼가 생각건대, 가상嘉祥이 세상에 나타나려면 좋은 시대를 먼저 가리고, 영서靈瑞가 시대에 응하려면 밝은 세상을 어기지 않는다고 여겨집니다. 나타나는 것이 밝은 세상을 어기면, 기린과 봉황이 나무꾼에게 견제를 받고, 응하는 것이 좋은 시대에 맞지 않으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서리와 눈에 시들고 맙니다. 그리고 대대로 항상 변하지 않음이 없는 장년長年을 만날 수 있다 하더라도, 때때로 길흉과 회린悔吝이 교대하는 일에 응해야만 하는 법입니다. 아, 선생이여. 이를 잘 살펴 편안히 거하고 순하게 생각하소서.선생은 옛날과 지금을 망라하고, 미래와 과거를 연마하였으며, 경전을 궁구하여 끊어진 계통을 잇고, 이치를 탐구하여 새로운 사실을 치밀히 분석해 알아내었습니다. 순수하고 정진精眞하여 덕의德儀가 안에서 밝아지고, 옹용雍容하고 제정齊整하여 풍범風範이 밖에서 엄숙하였습니다. 행실을 보고 선악 화복의 조짐을 살폈으며, 자기의 사욕私欲을 극복하고 예禮를 회복하였습니다. 거할 때에는 인仁을 머리에 이고 의義를 가슴에 품었으며, 행동할 때에는 신의信義를 실천하고 절조節操를 지켰습니다. 도道는 커서 용납되지 않았고, 곡조는 고상해서 들을 자가 없었습니다. 아, 선생이여. 이를 잘 살펴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안타깝게 여기지 마소서.선생의 학문은 천인天人을 궁구하여 백가百家의 향기를 음미하였고, 선생의 필법은 조화에 참여하여 이왕二王80)의 광채를 탈취하였습니다. 감정을 멋들어지게 표현한 시는 육의六義81)가 빼어났고, 웅혼하고 질탕하여 삼기三氣82)가 넘쳐 흘렀으며, 금석을 고증할 때에는 -
010_0867_b_01L春。抵楓岳而還。謁先生於城東丙舍。
010_0867_b_02L蒙和恂山中所作。併賜先刊詩一帙。命
010_0867_b_03L恂一言。是卷不敢以賤拙。强辭勻命。
010_0867_b_04L遂謹述所向鑑一則。聊以自識於第二
010_0867_b_05L集之後。
010_0867_b_06L
010_0867_b_07L阮堂金公祭文
010_0867_b_08L維咸豊八年戊
午二月淸明日。方外淸交
010_0867_b_09L某。謹以淸酌。敢昭告于阮堂先生金公。
010_0867_b_10L几筵帳下。伏以嘉祥現世。固先擇乎良
010_0867_b_11L時。靈瑞應時。冥莫違於明世。現若違
010_0867_b_12L世。麟鳳受制於樵蘇。應不適時。芝蘭
010_0867_b_13L渝芬於霜雪。縱能遇世世無常恒不變
010_0867_b_14L之長年。正得應時時有吉凶悔吝之交
010_0867_b_15L代。嗚乎先生。尙鑑于玆。居易思順。旣
010_0867_b_16L茹古而含今。亦硏來而磨往。窮經而疏
010_0867_b_17L源繼絕。究理以剖密知新。純粹精眞。
010_0867_b_18L德儀內朗。雍容齊整。風範外嚴。視履
010_0867_b_19L考祥。克己復禮。居戴仁而抱義。動履
010_0867_b_20L信而懷貞。道有大而不容。曲以高而絕
010_0867_b_21L聽。嗚乎先生。尙鑑于玆。不見是而無
010_0867_b_22L悶。學究天人。漱百氏之芳潤。筆叅造
010_0867_b_23L化。奪二王之蕤光。緣情綺靡。六義之
010_0867_b_24L秀。雄渾軼宕。三氣之榮。至夫考石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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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7_c_01L반드시 산과 바다를 끝까지 답사하려고 하였습니다. 중국에까지 화려하게 명성을 날리는가 하면, 현사賢士들이 모두 흠모해 마지않았는데, 밝은 달에 구름이 생기고 선명한 꽃에 비가 내렸습니다. 아, 선생이여. 이를 잘 살펴 아름다움을 속에 품고 스스로 견정堅貞하소서.하늘 남쪽 땅 북쪽에 물은 광활하고 산은 장구한데, 십 년 동안 문을 닫고 종일토록 허물을 생각하였습니다. 창 너머에는 산새들이 봄날에 붉게 핀 꽃들을 보고 노래하고, 울 주위에는 바다가 사방의 하늘에 접하여 푸르게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시름은 도道를 이기지 못하고 가르침은 낮은 것을 싫어하지 않아, 물속의 악어는 교룡蛟龍에게 나아가고, 울타리 위의 참새는 요봉幺鳳과 어울렸습니다. 선철先哲의 유원幽寃의 자취를 장차 이으려 할 즈음에, 지존至尊의 홍교洪敎가 특별히 은혜를 드리웠으니, 이는 오직 인仁을 행하여 선善으로 사람에게 보답한 것입니다. 아, 선생이여. 이를 잘 살펴 반본환원返本還源하소서.한 조각 청산이 외롭게 화발華髮을 비추는 가운데, 십 년의 세상일이 흐르는 구름 따라 흘러갔습니다. 아, 마니摩尼가 광채를 발하자 다른 보배들이 절로 쌓이고, 전단栴檀을 옮겨 심자 다른 것들도 함께 향기를 풍깁니다. 뛰어난 현사들이 마음을 비우고서 문을 두드리고, 우수한 인재들이 손을 씻고서 향을 피웠으며, 운금雲錦의 화문華紋을 펴고 원앙의 수선繡線을 베풀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아, 선생이여. 어찌 때를 어긴 기린과 봉황이겠습니까. 바로 때에 맞은 지초와 난초였습니다.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환해宦海에서 풍파에 몸을 맡기고, 돌아와서는 한정閒靖하게 가산家山에서 편안한 봉양을 받았습니다. 왕성한 날은 많이 남아 있지 않고, 근심은 오래 떨쳐 버리기 어려운데, 운명은 도수度數에 매어 있으니, 군자는 그때를 아는 법입니다. 아, 선생이여. 이를 잘 살펴서 마음을 편히 가지고 길이 안식을 취하소서.이제는 몸을 뒤집어 시비是非의 문에서 빠져나와, 환희의 땅에서 본성대로 소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홍련紅蓮에 의거해서 안양安養을 왕래함에 막힘이 없을 것이요, 백운을 타고 제향帝鄕을 유희함에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니, 온몸이 상쾌해지면서 이르는 곳마다 편안할 것입니다.아, 우리는 사십이 년 동안 금란金蘭의 우정을 변치 않았으며, 앞으로 몇 천백 겁劫이 지나도록 향화香火의 인연을 함께 맺을 것입니다. 멀리 헤어진 채 만나는 일이 드물어서 서한을 받으면 항상 얼굴을 대한 듯하였고, 존귀한 신분을 낮추어 -
010_0867_c_01L金。必欲竆塵傾海。華中洲而馳譽。傾
010_0867_c_02L羣彥而懷香。月朗雲生。花鮮雨至。嗚
010_0867_c_03L呼先生。尙鑑于玆。含章自貞。天南地
010_0867_c_04L北。水闊山長。十載杜門。三時念咎。隔
010_0867_c_05L窓幽鳥。啼百卉之春紅。環籬巨溟。粘。
010_0867_c_06L四天而暮碧。然乃愁不勝道。敎不厭卑。
010_0867_c_07L潛鼉擾就螭虬。籬雀調成幺鳳。先哲幽
010_0867_c_08L冤將繼跡。至尊洪敎特垂恩。惟夫爲仁
010_0867_c_09L報人以善。嗚乎先生。尙鑑于玆。返本
010_0867_c_10L還源。一片靑山。孤照華髮。十年世事。
010_0867_c_11L半隨流雲。噫。摩尼吐燄。衆珍自積。栴
010_0867_c_12L檀移植。異物同熏。挺挺羣賢。虛心叩
010_0867_c_13L奧。濟濟多士。盥手拈香。莫不裂雲錦
010_0867_c_14L之華紋。施鴛鴦之繡線。嗚乎先生。豈
010_0867_c_15L違時之麟鳳。是適時之芝蘭。歷盡險艱。
010_0867_c_16L任風波於宦海。歸來閒靖。受恬養於家
010_0867_c_17L山。旺不留多。憂難去久。大行輸數。君
010_0867_c_18L子知時。嗚呼先生。尙鑑于玆。懷和長
010_0867_c_19L畢。從此。翻身逃出是非門。任性逍遙
010_0867_c_20L歡喜地。憑將紅藕。往來安養。無所遮。
010_0867_c_21L攔。乘彼白雲。遊戱帝鄕。有誰防碍。通
010_0867_c_22L身快暢。到底安閒。嗚乎。四十二秊。不
010_0867_c_23L渝金闌交契。幾千百刼。共結香火因緣。
010_0867_c_24L別遠會稀。遺書常遞對面。紆尊降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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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8_a_01L말을 할 때에도 형체를 잊곤 하였습니다.영해瀛海에서 반년을 보내고 용호蓉湖에서 두 해를 머무는 동안, 도에 대해서 토론하노라면 서로 언성을 다투어 급박해지는 것이 마치 폭우와 신뢰迅雷 같았으며, 마음에 대해서 담론하노라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마치 춘풍과 혜일惠日 같았습니다. 손수 뇌협雷莢를 달이며 설유雪乳를 함께 기울였고, 귀로 슬픈 소리를 들으면 나삼羅衫을 함께 적셨습니다. 생전의 일오一悟는 주경珠鏡에 비추어 정녕叮嚀하였고, 신후身後의 쌍비雙悲는 용란龍鸞과 더불어 더욱 절실하기만 합니다.아, 국화가 시들고 흰 눈이 내림에 나의 여행이 더딘 것이 한스럽고, 둥글지 않은 잔월殘月에 푸른 봄이 가득하니 공이 일찍 떠난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리워해도 오히려 피하는 것만 같고, 가까이 다가가도 문득 멀어지곤 합니다. 오솔길에 떨어진 꽃잎을 바람이 혼자서 쓸고, 난간 주위의 나무에 달이 홀로 그늘을 지웁니다. 소랑蘇郞이 기숙寄宿했다는 말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안자顔子의 수문랑修文郞 이야기도 의심스럽기만 합니다.머리를 돌려 장탄식을 거두고, 눈물을 뿌리며 한마디 말씀을 올릴까 합니다. “말후末後의 일구一句를 모두 설하노니, 종전의 만사가 모두 공空이로다. 공이 진공眞空에 이르면 다시 묘유妙有가 되리니, 연꽃 만 송이가 불 속에 붉게 피어나도다.” 그리고 한 차원 높이 다시 생각하면, 내가 온 것도 원래 온 것이 아니요, 공이 간 것도 간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은 그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 대지 위의 사람들은 모두 모르겠지만, 오직 선생만은 혼자 알고 계실 것입니다. 상향尙饗.해거도인에게 올린 글(上海居道人書)초의산인草衣山人 모某는 삼가 두 번 절하고 해거도인海居道人의 은궤隱几 좌전座前에 글을 올립니다. 존후尊候는 모두 평안하신지요.생각건대, 지난 신묘년에 청량淸凉 송헌松軒에서 삼가 풍류를 즐길 적에, 외람되게 미천한 몸으로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고는, 향화香火의 인연이 깊고 한묵翰墨의 은혜가 중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찍이 듣건대, 초목은 싹을 틔우며 고토古土를 잊지 못하고, 인생은 새 출발을 하며 은문恩門을 돌아본다고 하였습니다. 이 몸이 비록 궁벽진 골짜기에 종적을 숨기고서 소리 없이 거하고 있다 하더라도, 어찌 -
010_0868_a_01L發語時多忘形。瀛海慰半年。蓉湖留兩
010_0868_a_02L載。有時談道。爭聲危如暴雨迅雷。有
010_0868_a_03L時論心。和氣藹若春風惠日。手煎雷莢。
010_0868_a_04L雪乳同傾。耳觸聲悲。蘿衫具濕。生前一
010_0868_a_05L悟。憑珠鏡而叮嚀。身後雙悲。併龍鸞
010_0868_a_06L而彌切。嗚乎。萎盡黃花零白雪。恨我。
010_0868_a_07L起行遲。不圓殘月滿靑春。怨公移案早。
010_0868_a_08L相思還如避。來近却是遙。幽徑落花風
010_0868_a_09L自掃。遶欄芳樹月孤陰。未信蘇郞寄宿
010_0868_a_10L遠。也疑顏子修文㴱。回頭收長嘆。揮
010_0868_a_11L淚呈一言。末後一句都說罷。從前萬事
010_0868_a_12L摠成空。空到眞空還有妙。蓮花萬朶火
010_0868_a_13L中紅。高一着。㪅思惟。我來元不至。公
010_0868_a_14L去亦無歸。只這無來去。這箇是阿誰。
010_0868_a_15L盡大地人都不識。祗許先生獨自知。尙
010_0868_a_16L饗。
010_0868_a_17L
010_0868_a_18L上海居道人書
010_0868_a_19L艸衣山人某。謹再拜。上書于海居道人。
010_0868_a_20L隱几座前。仰問尊侯萬安。憶昔辛卯獲
010_0868_a_21L奉巾拂於淸凉松軒。猥以微賤。蒙恤過
010_0868_a_22L情㴱。感香火緣㴱。翰墨恩重。嘗聞草
010_0868_a_23L木之萌芽。難忘于故土。人生發軔。每
010_0868_a_24L回首于恩門。雖鏟跡消聲於窮谷。豈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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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8_b_01L무지한 초목보다 못할 수야 있겠습니까. 다만 신분이 구름과 진흙탕처럼 현격히 차이가 나고, 산해山海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까닭에, 슬프게 찾아뵙지도 못하였고, 때때로 안부를 여쭙지도 못했을 따름입니다.고어古語에 정情이 어긋나면 한 방에 같이 있어도 서로 갈등을 빚고, 도가 합하면 천 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더욱 친해진다고 하였습니다. 직접 뵙지 못한다고 시름겨워하기보다는,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도리에 입각해서 마음을 편히 지니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심향心香 한 가닥을 피워 올리며 마음속으로 늘 잊지 않고 있습니다.장지화張志和는 말하기를 “천지를 여인숙으로 삼고 일월을 촛불로 삼으니, 사해四海의 제공諸公과 일찍이 떨어져 있은 적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비록 달인達人의 견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언상言象의 자취에 빠진 혐의를 면할 수는 없습니다. 고인古人이 또 말하기를 “눈꺼풀로 삼천의 세계를 뒤덮고, 콧구멍 속에 백억의 몸을 감춘다.”라고 하였는데, 이와 같은 코와 눈은 사람마다 본래 구비하고 있습니다. 천지와 일월이 이 눈 속에서 작동하며 출몰해도 안광眼光에 구애되지 않는데, 하물며 이 하나의 사해 안에서 어떻게 가로막혀 서로 격리될 수가 있겠습니까.일천 그루 소나무 아래에서 밝은 달을 대하여 수벽秀碧을 끓이며 오래오래 달이다 보면, 미상불 도인道人에게 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밝은 달과 함께 자리 옆에 모시고 앉았다고 상상을 하면서 마음을 달래곤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서로 격리되어 막히지 않는 도리이니, 따로 신통한 묘술妙術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최근에 북산도인北山道人이 가르침을 받들고 다도茶道에 대해서 물어보기에, 마침내 고인古人이 전한 뜻에 의거해서 삼가 『동다송東茶頌』 1편을 서술하여 올렸습니다. 그리고 말이 통창通暢하지 못한 부분은 본문을 초록抄錄해 드러내어 하문下問하신 뜻에 대답하였는데, 두서없이 말씀드려 들으시는 데에 불편을 끼쳐 드려서 황공하기 그지없습니다. 혹시라도 살펴야 할 구절이 있으면, 한번 경책警策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 주십시오.일미 선생에게 올린 글(上一味先生書) -
010_0868_b_01L木無知之不若。但雲泥分隔。山海程遙。
010_0868_b_02L愴扣謁之無緣。時獻訊而未達。古語有
010_0868_b_03L之。情睽則共一室而相忤。道合則隔千
010_0868_b_04L里而彌親。與其慽慽於言相之難求。寧
010_0868_b_05L任坦蕩於道理之易親。所以心香一炷。
010_0868_b_06L凝然不散於性天。張志和云。以天地爲
010_0868_b_07L遽廬。日月爲燈燭。與四海諸公。其處
010_0868_b_08L未嘗相隔。此雖達人之見。未免猶滯言
010_0868_b_09L象之跡。古亦有言。眼皮盖盡三千界。
010_0868_b_10L鼻孔盛藏百億身。如此鼻眼。人人本具。
010_0868_b_11L天地日月。在此眼中。運旋出沒。未嘗
010_0868_b_12L爲碍眼光。況此一四海之內。焉有防碍。
010_0868_b_13L而相隔也。千株松下。對明月而煎。秀
010_0868_b_14L碧湯湯成百壽。則未嘗不思持獻道人。
010_0868_b_15L思則便與明月爲侍座側而爲勝。此其
010_0868_b_16L所以不相隔礙之道理也。非別有個神
010_0868_b_17L通妙術而然也。近有北山道人。承敎垂
010_0868_b_18L問茶道。遂依古人所傳之意。謹述東茶
010_0868_b_19L頌一篇以進獻。語之未暢處。抄列本文
010_0868_b_20L而現之。以對下問之意。自爾陳辭亂煩。
010_0868_b_21L冒瀆鈞聽。極切主臣。如或有句可存者。
010_0868_b_22L無惜一下金鎞之勞。
010_0868_b_23L
010_0868_b_24L上一味先生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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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8_c_01L삼가 아룁니다. 학문에 어두울 뿐 아니라 도道에 대해서 들어 보지도 못한 이 몸이 승원僧園에 그림자를 끼고서 함부로 전복田服을 걸쳤으니 자신의 마음을 돌아봄에 밤낮으로 황공할 따름입니다.삼가 생각건대, 선생은 유림儒林에서 생장하여 성학聖學을 주장하며 일찍 청운의 길에 올라 국가를 보좌하고 민생을 편안히 하고 계시니, 어찌 내전內典에 마음을 두고 방외方外의 학문을 가까이할 겨를이 있으셨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에서 일체 믿기 어려운 법을 홀로 믿고 즐거워하며 깊이 깨달아서, 이미 닦을 것도 없고 증득할 것도 없는 경지에 이르셨을 뿐만 아니라, 바야흐로 어깨를 드러내고 멀리 예찬하며 무상無上의 보리菩提를 구하는 마음을 발하고 계십니다.그리고 이 몸을 비루하게 여기지 않고서 재차 서한을 보내 먼저 의문을 제기하시기를, 무슨 삼매三昧를 얻어야 평등관平等觀을 짓느냐고 하시고, 공색불이空色不二와 불이비일不二非一의 뜻을 하문하시고, 무슨 연유로 차별差別이 무차별無差別이 될 수 있느냐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접하고서 어리석은 나로서는 말씀드릴 언어도 없고 설명드릴 도리도 없습니다마는, 그렇다고 또 침묵만 지키고 있을 수도 없다고 하겠습니다.삼가 생각건대, 불교의 가르침에는 총摠과 별別 두 가지의 뜻이 있습니다. 총이라는 것은 제불諸佛이 이룩한 일심一心이고, 별이라는 것은 제불이 편의에 따라 제창한 방편方便의 일입니다. 하지만 총이 별과 다르지 않아서 일심이 나타난 것이 만법萬法이고, 별이 총을 여의지 않아서 만법이 모두 일심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법은 마음 밖의 법이 없고, 마음은 법 밖의 마음이 아닌데, 단지 미혹과 깨달음에 따라 나뉠 뿐입니다. 마음이 깨닫는 까닭에 산이 푸르고 물이 푸르며 까치가 지저귀고 까마귀가 우는 모든 것이 불법佛法 아닌 것이 없게 되는 것이요, 마음이 미혹된 까닭에 화지花池 보수寶樹와 옥전玉殿 경루瓊樓 등 어떤 것도 세간법世間法 아닌 것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대저 일대장교一大藏敎와 조사서래祖師西來의 뜻은 단지 사람들이 이 마음을 깨닫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이 마음을 한번 깨달으면 자연히 차별과 명상名相에 구애받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선종禪宗 문하에서는 닦지 않음으로써 닦고 증득하지 않음으로써 증득하는 것입니다. 닦음이 없기 때문에 곧바로 자심自心을 보게 되고, 증득함이 없기 때문에 마음을 보고서 바로 부처가 됩니다. 마음은 볼 수 없지만 깨달음으로 보게 되고, 부처는 상즉相卽할 수 없지만 깨달음으로 상즉하게 되는 것입니다.『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에서 부처가 -
010_0868_c_01L謹白爲學。旣昧於道。未聞廁影僧園。
010_0868_c_02L濫叨田服。捫心揆己。夙夜恐惶。伏惟
010_0868_c_03L先生。生長儒林。主張聖學。早登靑雲。
010_0868_c_04L補國安民。何暇存心內典。以親方外之
010_0868_c_05L學。一切世間難信之法。獨能信樂㴱悟。
010_0868_c_06L已到無修無證之地。方將偏袒遙禮。賛
010_0868_c_07L發無上菩提之心。還蒙不鄙。再辱勻椷。
010_0868_c_08L先垂示疑。得何三昧。作平等觀。空色
010_0868_c_09L不二。不二非一。以何差別。入無差別。
010_0868_c_10L承敎瞢騃。直得無言可待。無理可伸。
010_0868_c_11L亦不可以守拙含默。伏念敎中有摠別
010_0868_c_12L二義。揔者。諸佛所致之一心也。別者。
010_0868_c_13L諸佛隨宜演唱方便事也。須知摠不異
010_0868_c_14L別。即一心現乃法。別不離摠。惟萬法
010_0868_c_15L皆一心也。法無心外之法。心非法外之
010_0868_c_16L心。但迷悟之自分耳。心悟故。山靑水
010_0868_c_17L綠。鵲噪鴉鳴。㪅無一點不是佛法。心
010_0868_c_18L迷故。花池寶樹。玉殿瓊樓。㪅無一點。
010_0868_c_19L不是世間法。夫一大藏敎。祖師西來。
010_0868_c_20L只要人悟此心。此心一悟。自然不被差
010_0868_c_21L別名相之所碍。故禪宗門下。以無修而
010_0868_c_22L證。絕證而證。無修故。直見自心。絕證
010_0868_c_23L故。見心即佛。心不可見。以悟爲見。佛
010_0868_c_24L不可即。忘悟爲即。四十二章經。佛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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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9_a_01L사람의 열 가지 어려움을 말하였는데, 그중에 ‘부처의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어렵고, 부처의 세상에 태어났어도 도를 아는 자를 만나기가 어렵고, 도를 아는 자를 만났어도 신심信心을 일으키기가 어렵고, 신심을 일으켰어도 보리심菩提心을 발하기가 어렵고, 보리심을 발했어도 닦음이 없고 증득함이 없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어렵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지금 선생이 부처의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고, 도를 아는 자를 만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연히 큰 신심을 일으켜 무상無上의 보리菩提의 마음을 발하셨는데, 여기에 또 닦음도 없고 증득함도 없는 경지를 실제로 주도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또한 어려운 일 중에서도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옛날 임제 선사臨濟禪師가 닦을 수도 없고 증득할 수도 없는 경지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이르기를, “제방諸方은 닦을 수 있는 도가 있고, 증득할 수 있는 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대들은 한번 말해 보라, 무슨 법을 증득하고 무슨 법을 닦을 것인가.”라고 하고, “지금 목전에서 그런 식으로 법문을 듣는 사람이여, 어떻게 그것을 닦고 그것을 증득하고 그것을 장엄莊嚴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장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요, 닦거나 증득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하고, “그대가 그것을 알고 싶은가. 활발발活潑潑한 그 경지는 근거가 없어서 모을 수도 없고 흩을 수도 없으며, 구하려고 하면 더욱 멀어지고 구하지 않으면 눈앞에 있게 된다. 만약 사람이 이를 믿지 않으면 백 년 동안 헛수고만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지금 이에 대해서 이미 믿고 즐거워하며 깊이 깨닫고 계시는 만큼, 깨달은 그 경지를 일상적으로 인연에 응하는 곳에 활용하여 어디서나 주도할 수 있게 한다면, 자연히 이르는 곳마다 모두 진실하게 될 것이니, 집안을 다스리고 백성을 다스리며 나라를 보좌하고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 일에 있어서 그 어느 것 하나도 합하閤下의 불사佛事 아닌 것이 없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닦음이 없어도 닦지 않은 곳이 없게 된다고 하는 것이요, 증득함을 끊어도 어느 때나 증득하지 않은 때가 없게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이 어찌 차별을 떠나야만 평등에 들어가는 것이겠습니까. 차별에 나아가도 평등을 떠나지 않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고인古人도 “일물一物이 당도當途하면 그 일물이 당도한 근원을 보아야 할 것이요, 일물이 무처無處하면 그 일물이 무처한 근원을 보아야 할 것이다. 일단 근원을 보면 그 근원은 근원이 아니다. 근원이 이미 아니라면, 어느 곳인들 원만하지 않겠는가.”83)라고 하였습니다. 위에서 말한 공색불이空色不二 -
010_0869_a_01L人有十難。生値佛世難。旣値佛世。遇
010_0869_a_02L道者難。旣得遇道。興信心難。旣興信。
010_0869_a_03L心。發菩提心難。旣發菩提心。無脩無
010_0869_a_04L證難。今者生違佛世。不遇道者。自然
010_0869_a_05L興大信心。能發無上菩提之心。果能主
010_0869_a_06L其無修無證。是不亦難中之又難者乎。
010_0869_a_07L舊時臨濟禪師。把那無修證處說。出來
010_0869_a_08L與人云。諸方說。有道可修。有法可證。
010_0869_a_09L爾且道。證何法。修何道。如今目前。與
010_0869_a_10L麽聽法之人。作麽生擬修他證他莊嚴
010_0869_a_11L他。渠且不是莊嚴得之物。不是修證得
010_0869_a_12L之物。爾欲識渠麽活潑潑地。秖是勿根
010_0869_a_13L株。壅不聚。撥不散。求着則轉遠。不求
010_0869_a_14L還在目前。若人不悟。徒勞百年。今於
010_0869_a_15L此。旣信且樂而㴱悟。但當與其所悟之。
010_0869_a_16L於日用應緣處。能得隨處作主。自然立
010_0869_a_17L處皆眞。其於齊家理民。補國平天下之
010_0869_a_18L事。物上無一而非閤下之佛事也。是謂
010_0869_a_19L無修而無處不修。是謂絕證而無時不
010_0869_a_20L證。是豈離差別而方入平等。盖即差別
010_0869_a_21L而不離平等也。古亦有言。有一物常道。
010_0869_a_22L要見一物常道之根源。有一物無處。要
010_0869_a_23L見一物無處之根源。旣見其源。源非所
010_0869_a_24L源。所源無非何處不圓。向所謂空色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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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9_b_01L불이비일不二非一의 뜻도 고인이 남긴 그 뜻과 방불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이와 같은 나의 관견管見을 감히 존엄한 분에게 말씀드리려니 부끄러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백로白露가 처음 맺히면서 하늘 높고 달 밝은 이 시절에 향연香煙이 어린 맑은 창가에 도용道容이 화평하시리라고 믿으면서, 멀리 정길貞吉하시기를 축원하며 일만 송이 향 구름을 피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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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869_b_01L二。不二非一之義。庶可得而彷彿遺意
010_0869_b_02L也。管見如此。敢以仰瀆尊嚴。不勝愧
010_0869_b_03L汗。恭惟白露初凝。天高月朗。香凝淸
010_0869_b_04L窓。道容和泰。遙祝貞吉。香雲萬朶。
010_0869_b_05L
- 1)양춘陽春 : 고상한 가곡 이름으로, 상대방의 시문을 비유한 말이다. 각주69) 참조.
- 2)자장子長 : 『史記』의 저자 사마천司馬遷의 자字이다.
- 3)예거曳裾 : 왕족이나 권세가의 집에 출입하며 빌붙는 것을 말한다. 한漢나라 추양鄒陽이 오왕吳王에게 보낸 글 가운데에 “내가 고루한 나의 마음을 꾸미려고만 들었다면, 어떤 왕의 궁문인들 나의 긴 옷자락을 끌고 다닐 수가 없었겠는가!(飾固陋之心, 則何王之門, 不可曳長裾乎!)”라는 말이 나오는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漢書』 「鄒陽傳」.
- 4)위랑韋郞 : 당唐나라 위척韋陟을 가리킨다. 그가 순국공郇國公을 습봉襲封했기 때문에, 그의 서체書體를 순공체郇公體라고 하며, 타인의 서찰을 순전郇箋이라고 경칭한다.
- 5)삼수三秀 : 1년에 세 차례 꽃이 핀다는 지초芝草를 가리킨다. 『楚辭』 ≺九歌 山鬼≻에 “산속에서 지초를 캐네.(采三秀兮於山間.)”라는 말이 나온다.
- 6)지당池塘 비추는 춘초春草 : 남조南朝 송宋의 시인 사영운謝靈運이 시상詩想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다가 꿈에 족제族弟인 사혜련謝惠連을 만나보고는 “못가 언덕에 봄풀이 돋아난다.(池塘生春草.)”라는 명구名句를 얻은 고사가 전한다. 『南史』 권19 「謝惠連傳」.
- 7)어양漁陽의 싸우는 북소리 : 당唐 현종玄宗 때 안녹산安祿山이 어양에서 반란을 일으켰는데, 백거이白居易의 ≺長恨歌≻에 “어양 땅 북소리 땅을 울리며 몰려오자, 임금님의 예상우의 곡조가 놀라 깨어졌네.(漁陽鼙鼓動地來, 驚破霓裳羽衣曲.)”라는 구절이 나온다. 『白樂天詩集』 권12.
- 8)삼사三思 : 노魯나라 계문자季文子가 어떤 일이든 “세 번 생각한 뒤에 행한다.(三思而後行.)”는 말을 공자가 듣고는 “두 번이면 된다.(再斯可矣.)”라고 말한 고사가 『論語』 「公冶長에 나온다.」.
- 9)사덕四德 : 『周易』 건괘乾卦에 나오는 건도乾道의 덕인 원형이정元亨利貞을 가리킨다.
- 10)솔개가 날고~뛰는 것 : 『中庸章句』 12장에 “시에 이르기를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고기는 못에서 뛴다.’ 하였으니, 이는 천지의 도가 위와 아래에 밝게 드러난 것을 말한 것이다.(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라고 하였다. 이 시는 『詩經』 ≺大雅 旱麓≻에 나온다.
- 11)무가무불가無可無不可 : 꼭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것도 없고, 꼭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없다는 뜻으로, 하나에 집착하는 완고한 태도를 버리고 융통 자재한 중용의 자세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論語』 「微子」에, 공자孔子가 일민逸民에 대해 평가하면서 “나는 이들과 달라서 가한 것도 없고 불가한 것도 없다.(我則異於是, 無可無不可.)”라고 자평한 대목이 나온다.
- 12)솔개와 물고기의~그 도리 : 각주212) 참조.
- 13)홍조鴻爪 : 녹기 시작한 눈 위에 남긴 기러기 발자국(雪泥鴻爪)이라는 말로, 아무 흔적도 없이 금방 사라져 없어질 인생의 발자취라는 말이다. 소동파蘇東坡의 “인생길 이르는 곳 무엇과 비슷하다 할까? 녹기 시작하는 눈밭의 기러기 발자국과 같다 하리. 우연히 발톱 자국 남겨 놓았을 뿐, 날아가면 어찌 다시 동쪽 서쪽 헤아리리.(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蹈雪泥.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라는 시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蘇東坡詩集』 권3 「和子由澠池懷舊」.
- 14)산음山陰 : 난정蘭亭의 풍류를 말한다. 진晉 목제穆帝 영화永和 9년 늦은 봄에 회계會稽 산음山陰의 난정蘭亭에서 왕희지王羲之․사안謝安 등 42인의 명사名士가 모여 계사禊事를 행한 뒤에 곡수曲水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지으며 성대한 풍류놀이를 즐긴 이야기가 왕희지의 「蘭亭記」에 나온다.
- 15)순령荀令 : 후한後漢의 상서령尙書令 순욱荀彧을 가리킨다. 그가 머물러 앉아 있던 자리에는 사흘 동안이나 향내가 없어지지 않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藝文類聚』 권70 「襄陽記」.
- 16)육수의六銖衣 : 불교의 도리천忉利天에서 입는다는 매우 가벼운 옷으로, 보통 선인仙人의 옷을 가리킨다. 줄여서 수의銖衣라고도 한다. 수銖는 극소極小의 중량 단위로, 24수가 1량兩이다.
- 17)천제闡提 : 일천제一闡提의 준말로, 성불할 가능성이 없어서 끝없이 윤회輪廻할 수밖에 없는 중생을 가리킨다.
- 18)바라밀波羅密 : 육바라밀六波羅密의 준말로, 생사生死의 차안此岸에서 열반涅槃의 피안彼岸으로 건너가는 여섯 개의 법문을 뜻한다. 육도六度라고도 하는데,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정려靜慮․지혜智慧 등으로 되어 있다.
- 19)공 이룬~물러나지 않아 : 『老子』 2장에 “성인은 만물을 생장시키면서도 자기 소유로 하지 않고, 만물을 육성시키면서도 자기 능력을 과시하지 않고, 공을 이루고서도 그 자리에 있지 않고 물러난다.(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不居.)”라는 말이 나온다.
- 20)삼양三陽이 모여서 태괘를 이루니 : 음기陰氣가 점차 소멸하고 양기陽氣가 두루 펼쳐지는 삼양개태三陽開泰의 정월을 맞았다는 말이다. 11월에 하나의 양효陽爻가 처음으로 생겼다가, 1월이 되면 세 개의 양효가 하괘下卦에 자리하는 태괘泰卦를 이루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 21)영운靈運 : 사영운謝靈運을 가리킨다. 각주208) 참조.
- 22)선보單父의 시냇가에는 거문고 소리 : 어진 정사를 베푸는 수령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공자孔子의 제자 복자천宓子賤이 선보 고을의 수령이 되었을 적에 마루 아래로 내려오는 일이 없이 거문고만 연주했는데도 잘 다스려지며 교화가 이루어졌다는 고사가 전한다. 『呂氏春秋』 「察賢」.
- 23)검은 치마~속 학 : 소식蘇軾의 후적벽부後赤壁賦에 “때는 한밤중이라 사방을 둘러보아도 적막하기만 한 그때 마침 학 한 마리가 강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오는 것이 보였는데, 날개가 수레바퀴와 같았고 검은 치마에 흰옷을 입었다.(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라는 말이 나온다.
- 24)유영劉嬴이 사슴~얻고 잃었으나 : 유씨劉氏의 한漢나라와 영씨嬴氏의 진秦나라가 천하 쟁탈전을 벌였다는 말이다. 『史記』 「淮陰侯列傳」에 “진나라가 사슴을 잃자 천하가 함께 그 사슴을 쫓고 있다.(秦失其鹿, 天下共逐之.)”라는 말이 나온다.
- 25)달팽이 뿔의 만촉의 승부 : 와우蝸牛 즉 달팽이의 두 뿔에 만蠻과 촉觸이라는 나라가 각기 자리 잡고서 하루가 멀다 하고 피를 흘리며 영토 쟁탈전을 벌인다는 우화寓話가 『莊子』 「則陽」에 나온다.
- 26)채진采眞의 놀이 : 각주118) 참조.
- 27)지허支許 : 진晉나라 때 막역하게 지냈던 고승高僧 지도림支道林과 고사高士 허순許詢을 병칭한 말로, 승려와 문사文士의 교유交遊를 비유할 때 많이 쓰는 표현이다.
- 28)금전두錦纏頭 : 옛날 예인藝人이 가무歌舞를 끝내고 나면 손님들이 그 대가로 주던 비단을 말하는데, 보통 기녀妓女에게 재물을 주는 것을 가리킨다. 설아雪兒는 당唐나라 이밀李密의 애희愛姬로 가무歌舞에 능했는데, 이밀의 빈객이 멋진 시를 지으면 바로 설아에게 맡겨 노래를 부르게 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北夢𤨏言』 「韓定辭」.
- 29)사람들이 허문휴를~하는 분 : 신관호가 감식안鑑識眼이 있어서 인물평을 잘 한다는 말이다. 문휴文休는 후한後漢 허정許靖의 자字이다. 그는 종제從弟인 허소許劭와 더불어 달이 새로 바뀔 때마다 향리의 인물들에 대해서 품평을 다시 하곤 하였는데, 그 뒤로부터 여남汝南에 월단평月旦評의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後漢書』 권68 「許劭傳」
- 30)수역壽域 : 인수지역仁壽之域의 준말로, 천수天壽를 다하며 살 수 있는 태평성대를 뜻한다.
- 31)가거나 오거나~막도 없나니 : 『論語』 「里仁」에 “군자는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꼭 해야 된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어떤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관적인 편견을 배격하고, 오직 대의大義에 입각해서 행동한다.(君子之於天下也, 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라는 공자孔子의 말이 나온다.
- 32)한만유汗漫遊 : 속세를 초월한 신선의 유람을 말한다. 옛날 노오盧敖가 북해北海에서 노닐다가 이인異人인 약사若士를 만나 함께 벗으로 노닐자고 청하자, 약사가 이에 응답하기를 “당신은 중주中州의 사람이다. …… 나는 구해九垓 밖에서 한만汗漫과 만날 약속이 되어 있으니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라 하고는 곧바로 구름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구해九垓는 구천九天을 말한다. 『淮南子』 「道應訓」.
- 33)조주趙州의 차 한 잔 : 당唐나라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禪師가 누구에게나 “차 한 잔 마시고 가라.(喫茶去.)”라고 하여, 일상생활 속에 선禪의 묘리妙理가 들어 있음을 보여 준 선종의 화두話頭가 전한다. 『五燈會元』 권4 「趙州從諗」.
- 34)관휴貫休 : 오대五代 전촉前蜀의 승려로, 시詩․서書․화畵에 능했다. 그의 필체를 세상에서 강체姜體라고 불렀다. 그는 속성이 강씨姜氏이다. 선월대사禪月大師와 득득화상得得和尙이라는 별호別號가 있으며, 『西嶽集』과 『禪月集』이 전한다. 『古文眞寶』 전집前集 권7에 고의古意라는 제목의 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 35)염부閻浮 : 염부제閻浮提의 준말이다. 원래는 인도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나중에는 인간 세상의 총칭으로 쓰이게 되었다. 염부주閻浮洲 혹은 섬부주贍部洲라고도 한다.
- 36)도연명陶淵明 같은~누가 탓하리오 : 동진東晉의 고승 혜원慧遠이 있는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 도연명과 육수정陸修靜이 찾아가서 환담을 나누고 헤어질 때, 사원 앞에 흐르는 호계虎溪의 다리를 건너다가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큰 소리로 웃었다는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가 있다. 『蓮社高賢傳』 「百二十三人傳」.
- 37)빈중주賓中主와 주중빈主中賓 : 각주195) 참조.
- 38)병석缾錫 : 승려의 필수품인 병발甁鉢과 석장錫杖을 합친 말로, 승려 혹은 승려의 생애를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병발은 물을 담는 정병淨甁과 밥을 담는 발우鉢盂를 말한다.
- 39)옥산玉山이 무너진~종의 술이라 : 삼국 시대 위魏나라 혜강嵇康이 체격 좋고 풍채가 뛰어났으므로 그를 보는 사람들마다 찬탄해 마지않았는데, 그에 대해서 친구인 산도山濤가 “평소에는 오연傲然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마치 소나무가 홀로 서 있는 것과 같은데, 술에 취하기만 하면 한쪽으로 몸이 기울어지는 것이 마치 옥산이 무너지려는 것과 같다.(巖巖若孤松之獨立, 其醉也, 傀俄若玉山之將崩.)”라고 평한 고사가 전한다. 『世說新語』 「容止」 천종千鍾의 종은 용량의 단위로, 1종은 6곡斛 4두斗에 해당한다. 주석165) 참조.
- 40)반근착절盤根錯節 : 뿌리와 가지가 뒤엉킨 것처럼 사태가 복잡하게 전개되어 처리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는데, 후한後漢의 우후虞詡가 “반근착절의 상황을 만나지 않는다면, 칼이 예리한지 무딘지 분간할 수가 없으니, 지금이야말로 내가 공을 세울 기회이다.(不遇盤根錯節, 無以別堅利, 此乃吾立功之秋.)”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後漢紀』 安帝紀1.
- 41)황종黃鍾 : 12율려律呂의 기본이 되는 첫 번째 율로 11월에 해당한다.
- 42)요봉堯封 : 모두 봉해 줄 만한 요순의 백성이라는 뜻으로, 태평 시대를 비유하는 말이다. 한漢나라 육가陸賈의 『新語』 「無爲」에 “요순의 백성들은 집집마다 표창을 해 줄 만한 사람이 나오는 데 반하여, 걸주의 백성들은 집집마다 죽일 만한 자들이 나오니, 이는 임금의 교화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堯舜之民, 可比屋而封, 桀紂之民, 可比屋而誅者, 敎化使然也.)”라는 말이 나온다.
- 43)어려서 삼동으로 충분한 글공부 : 동방삭東方朔이 한漢 무제武帝에게 올린 글에 “나이 13세에 글을 배워서 겨울철 석 달 동안 익힌 문사의 지식이 응용하기에 이미 충분하다.(年十三學書, 三冬文史足用.)”라는 말이 나온다. 『漢書』 「東方朔傳」.
- 44)목탁木鐸이라 탄식한 의봉인儀封人 : 공자孔子가 위衛나라에 있을 때, 의儀 땅의 봉인封人이 공자를 만나고 나서 제자들에게 “여러분들은 부자夫子가 자리를 잃은 것을 걱정할 것이 있겠는가. 천하에 도가 없어진 지 오래이니, 하늘이 장차 부자를 목탁으로 삼을 것이다.(二三子, 何患於喪乎. 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將以夫子爲木鐸.)”라고 말한 내용이 『論語』 「八佾」.
- 45)정승靜勝 : 고요함으로 소란함을 제압한다는 말이다. 『老子』 45장에 “고요함으로 열기를 이겨 낸다.(靜勝熱.)”라는 말이 나온다.
- 46)보현普賢 : 문수文殊와 함께 석가여래釋迦如來를 좌우에서 모시는 협시보살脇侍菩薩의 이름으로, 문수가 지혜를 상징한다면 보현은 자비행慈悲行의 화신으로 비유된다. 보현은 보통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그 코끼리는 1신身 3두頭 혹은 3신 3두․4신 4두 등 다양하다.
- 47)계족봉雞足峰 : 계족산 즉 영취산靈鷲山을 가리킨다. 부처의 수제자인 가섭迦葉이 여래如來의 의발衣鉢을 전수하고는 이를 부처의 부촉咐囑에 따라 미륵彌勒에게 전하기 위해 계족산에 가서 선정禪定에 든 뒤에 가부좌跏趺坐하고 입멸入滅하자 계족산 세 봉우리가 하나의 산으로 합쳐졌는데, 장차 미륵불이 하생下生하여 손가락으로 튕기면 그 산이 다시 열리면서 가섭이 선정에서 깨어나 의발을 전하게 된다는 불교 설화가 전해 온다. 『佛祖統記』 권5 「始祖摩訶迦葉尊者」.
- 48)이천二天 : 두 개의 하늘이라는 뜻으로, 자기에게 은혜를 베푼 지방 장관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후한後漢 순제順帝 때 소장蘇章이 기주자사冀州刺史로 부임했을 적에 옛 친구가 그의 관할 구역인 청하淸河의 태수太守로 있으면서 불법적으로 부정행위를 범한 사실을 적발하고는 그 친구를 불러 술을 같이 마시면서 화기애애하게 옛날의 우정을 서로 나누었는데, 그 친구가 기뻐하며 “사람들은 모두 하나의 하늘을 가지고 있지만 나만은 두 개의 하늘을 가지고 있다.(人皆有一天, 我獨有二天.)”라고 하자, 소장이 “오늘 저녁에 내가 자연인自然人으로서 옛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는 것은 사은私恩이요, 내일 기주자사로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공법公法이다.”라 하고는 마침내 그의 죄를 바로잡아 처벌하였다는 고사가 전한다. 『後漢書』 「蘇章傳」.
- 49)화유花乳 : 차를 달일 때 표면에 떠서 일어나는 거품을 말한다. 수화水花라고도 한다. 소식蘇軾의 시에 “한 사발에 화유가 둥글게 떠 있네.(一甌花乳浮輕圓.)”라는 표현이 나온다. 『蘇東坡詩集』 권13 ≺和蔣夔寄茶≻.
- 50)오두五斗 : 오두미五斗米의 준말로, 박봉薄俸을 뜻한다. 도연명陶淵明이 “오두미 때문에 고을의 작은 관리에게 내 허리를 굽힐 수는 없다.(我不能爲五斗米折腰向鄕里小人.)”라고 말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宋書』 「陶潛傳」.
- 51)수구首邱 :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제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수구초심首邱初心의 준말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 52)원량元亮 :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자字이다. 그의 집 문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으므로, 자신의 호를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초의 자신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 53)이소二蘇 : 송宋나라 소식蘇軾과 소철蘇轍 형제를 가리킨다. 소철이 일찍이 거란에 사신으로 다녀왔다. 여기서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두 아들인 유산酉山 정학연丁學淵과 운포耘逋 정학유丁學遊를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 54)차군此君 : 대나무의 별칭이다. 각주2) 참조.
- 55)침상 절반 달빛 : 당唐나라 백거이白居易가 만년에 병이 들어 애첩愛妾 번소樊素와 결별한 뒤에 지은 ≺早秋獨夜詩≻에 “홀로 처마를 향해서 자다가, 깨어 보니 침상 절반이 달빛이로세.(獨向簷下眠, 覺來半牀月.)”라는 구절이 나온다. 『白樂天詩集』 권5.
- 56)삼여三餘의 여가餘暇 : 학문을 하는 데 가장 좋은 세 개의 여가라는 말로, 해의 나머지(歲之餘)인 겨울(冬)과 날의 나머지(日之餘)인 밤(夜)과 때의 나머지(時之餘)인 음우陰雨를 가리킨다.
- 57)우전雨前 : 곡우穀雨 이전에 여린 싹을 따서 만든 차를 말한다.
- 58)옥천玉川의 일곱 잔 : 호가 옥천자玉川子인 당唐나라 시인 노동盧仝이 다가茶歌를 지어 일곱 잔까지 묘사하면서, “다섯째 잔은 기골을 맑게 해 주고, 여섯째 잔은 선령을 통하게 해 주고, 일곱째 잔은 다 마시기도 전에 두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 맑은 바람이 솔솔 이는 걸 깨닫겠네.(五椀肌骨淸, 六椀通仙靈, 七椀喫不得, 也唯覺兩腋習習淸風生.)”라고 하였다.
- 59)여보게들 들보~떡을 던지세나 : 원문에는 ‘동東’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아랑위포양동兒郞偉抛梁東’을 줄인 것이다. 이하 동일하다. 아랑위兒郞偉는 젊은 사람을 뜻하는 아랑兒郞의 복수형으로, 상량문에서 도목수都木手가 장인匠人들을 싸잡아 부를 때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 60)용포龍袍를 세탁하지~정도일 뿐이겠으며 : 혜嵆 시어侍御는 혜소嵇紹를 가리킨다. 그는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하나인 혜강嵇康의 아들이다. 진晉 혜제惠帝 영안永安 원년(304)에, 동해왕東海王 월越이 혜제를 받들고 성도왕成都王 영穎과 싸우다가 탕음蕩陰에서 패하였는데, 이때 혜소가 시중侍中의 신분으로 쏟아지는 화살 속에서 엄호하다가 황제 옆에서 쓰러져 죽으며 그 피가 어의御衣를 적셨다. 사태가 안정된 뒤에 좌우의 측근이 그 옷을 세탁하려 하자, 혜제가 “이것은 혜 시중의 피이니, 없애지 말라.(此嵇侍中血, 勿去.)”라고 하며 그 충성심을 잊지 않는 뜻을 보였다는 고사가 전한다. 『晉書』 「嵇紹傳」.
- 61)기린각麒麟閣에 초상화를~정도일 뿐이겠는가 :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가 칭제稱帝하기 전에 요양鐃陽 무루정蕪蔞亭에서 풍이馮異에게 팥죽을 대접받아 배고픔을 면하고, 또 남궁南宮에 이르러서 보리밥을 대접받은 뒤에 호타하滹沱河를 건너갔는데, 제위帝位에 오르고 나서 풍이에게 “창졸간에 무루정에서 대접받은 팥죽과 호타하의 보리밥에 대한 후의를 오래도록 보답하지 못했다.(倉卒無蔞亭豆粥, 滹沱河麥飯, 厚意久不報.)”라고 하면서 값진 물건을 하사한 고사가 있다. 『後漢書』 「馮異傳」. 기린각은 공신각功臣閣의 이름이다.
- 62)향적香積에게 재齋~남은 음식 : 중향국衆香國의 향적여래香積如來가 먹는 음식을 향적반香積飯이라고 하는데, 향적여래가 이 향적반을 화보살化菩薩에게 발우鉢盂 가득 담아 주고, 화보살이 다시 유마거사維摩居士에게 가득 담아 주어, 비야리성毗耶離城 및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에 그 향기가 두루 퍼지게 했다는 이야기가 『維摩詰所說經』 「香積佛品」에 나온다. 그래서 보통 승려의 음식을 향적반 혹은 향반香飯이라고 하고, 사찰의 주방廚房을 향적이라고 한다.
- 63)소두召杜 : 전한前漢의 소신신召信臣과 후한後漢의 두시杜詩를 가리킨다. 이들은 선후로 남양태수南陽太守가 되어 다 같이 덕정德政을 베풀었으므로 민간에서 말하기를 “앞에는 소부召父가 있고 뒤에는 두모杜母가 있다.”라고 하였다. 후세에 선정善政을 베푼 수령으로는 으레 이들을 첫손에 꼽았다. 『漢書』 권69 「召信臣傳」, 『後漢書』 권31 「杜詩傳」.
- 64)향적香積에게 재齋~구해 주었으면 : 각주231) 참조.
- 65)난야蘭若 : ⓢ araṇya의 음역音譯인 아란야阿蘭若의 준말로, 출가한 승려의 한적한 수행처, 즉 사원을 뜻한다.
- 66)삼수三受 : 내면의 육근六根이 외면의 육경六境과 접촉할 적에 생기는 세 종류의 감각感覺을 뜻하는 불교 용어로, 고수苦受․낙수樂受․사수捨受를 말한다.
- 67)칠지七支 : 신업身業 세 가지 즉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淫과 구업口業 세 가지 즉 망언妄言․기어綺語․악구惡口․양설兩舌 등을 말한다.
- 68)구련九蓮 : 구품九品의 연대蓮臺라는 말로, 극락정토極樂淨土에 왕생往生할 때 아홉 등급으로 나뉘는 연화대蓮花臺라는 뜻이다.
- 69)삼유三有 : 인과율因果律의 적용을 받으면서 생사生死를 반복하는 세 종류의 세계라는 뜻의 불교 용어로, 욕유欲有․색유色有․무색유無色有 즉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를 가리킨다.
- 70)이 글은 초의가 거의 대부분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新羅伽倻山海印寺結界場記」를 자의로 전재한 것이다. 최치원의 기문은 『孤雲集』 권1에 수록되어 있다.
- 71)시라尸羅의 땅 : 시라는 ⓢ śīla 즉 쉬일라의 음역音譯으로,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의 죄악을 방지한다는 뜻을 지니는데, 보통 계戒 혹은 율律을 가리킨다. 시라의 땅이란 범어에서 소리 나는 대로 신라를 가리키는 동시에, 계행戒行이 청정한 땅이라는 의미를 함께 지닌다. 시라는 청량淸涼․수습修習․안정安靜 등으로 의역意譯된다.
- 72)천어天語 : 범어梵語를 가리킨다. 고대 인도의 바라문婆羅門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범천梵天이 쓰는 언어라 하여 천어라고 칭하였다.
- 73)바라제波羅提 : ⓢ prātimokśa를 음역한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의 준말로, 불교의 계율戒律을 뜻한다.
- 74)가야伽倻 : 석가모니가 정각正覺을 이룬 보리가야菩提伽耶 혹은 불타가야佛陀伽耶의 준말이다. 이는 ⓢ Bodhgayā와 Buddhagayā의 음역이다. 6년 고행 끝에 이곳 보리수菩提樹 아래에서 십이인연十二因緣과 사제법四諦法 등을 깨달았다고 한다.
- 75)이실二室 : 중국 숭산嵩山의 태실太室과 소실少室의 두 산을 가리킨다.
- 76)오대五臺 : 중국 산서山西의 오대산을 말한다. 아미산峨眉山․보타산普陀山․구화산九華山과 함께 중국 불교의 4대 영산靈山으로 꼽히는데, 특히 『華嚴經』에 문수보살文殊菩薩의 주처住處라는 기록이 있는 관계로 예로부터 문수가 시현示現하는 도량道場으로 일컬어져 왔다.
- 77)문에 해인海印이라~바람처럼 엄하였다 : 해인사의 강원講院과 율원律院을 통하여 많은 고승들이 배출되었다는 말이다. 의룡義龍은 교의敎義에 능통한 학승學僧이라는 뜻이고, 율호律虎는 계율戒律에 밝은 율승律僧이라는 뜻이다. 『孤雲集』 권3 「智證和尙碑銘」에 “의룡과 율호가 구름과 바람처럼 뛰어오른다.(義龍雲躍, 律虎風騰.)”라는 본문이 있는데, 그 주註에 “의정이 경의經義의 학술에 능통했기 때문에 의룡이라고 하였고, 찬녕이 율학을 잘 알았기 때문에 율호라고 하였다.(義淨能通義學, 故曰義龍, 贊寧能解律學, 故曰律虎也)”라는 해설이 나온다. 산왕山王은 산신령을 가리킨다.
- 78)포금布金할 사람 : 포금은 황금을 땅에 깐다는 뜻으로, 사원 건립 기금을 시주하는 불교 신도를 가리킨다. 인도 사위성舍衛城의 수달장자須達長者가 석가의 설법說法을 듣고 매우 경모敬慕한 나머지 정사精舍를 세워 주려고 기타태자祇陀太子의 원림園林을 구매購買하려고 하자, 태자가 장난삼아서 “황금을 이 땅에 가득 깔면 팔겠다.”라고 하였다. 이에 수달장자가 집에 있는 황금을 코끼리에 싣고 와서 그 땅에 가득 깔자, 태자가 감동하여 그 땅을 매도賣渡하는 한편 자기도 원중園中의 임목林木을 희사하여 마침내 기원정사祇園精舍를 건립했다는 기원포금祇園布金의 고사가 전한다. 『大唐西域記』 권6.
- 79)부판負版하는 자 : 국가의 지도地圖와 호적戶籍을 등에 지고 나르는 자라는 뜻인데, 『論語』 「鄕黨」에 “공자가 국가의 지도와 호적을 등에 지고 나르는 자를 보면 수레를 타고 가는 중에서도 경의를 표하였다.(式負版者)”라는 말이 나온다.
- 80)이왕二王 : 진晉나라 왕희지王羲之와 그의 아들 왕헌지王獻之를 가리킨다.
- 81)육의六義 : 『詩經』에 나타나는 문학의 창작 정신 및 원칙을 말하는데, 시의 작법상 세 가지의 체제라 할 풍風․아雅․송頌과 세 가지의 표현 방법이라 할 부賦․비比․흥興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 82)삼기三氣 : 태초太初․태시太始․태소太素의 원기를 말한다.
- 83)『五燈會元』 권20 「石頭自回」조에 나온다.
- 1)「詩二」二字。編者補入。
- 1)「臺」疑「堂」{編}。
- 2)「隱」疑「陰」{編}。
- 1)「閼」疑「闕」{編}。
- 2)「眼」疑「眠」{編}。
- 3)「繞」疑「嬈」{編}。
- 1)「狷」疑「▼(犭+員)」{編}。
- 1)「違」疑「圍」{編}。
- 2)「文」一字。編者補入。
- 1)「藥」疑「葉」{編}。
- 1)「爲」疑「而」{編}。
- 2)「楊」疑「揚」{編}。
- 1)「恕」疑「怒」{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