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대동영선(大東詠選) / 大東詠選

ABC_BJ_H0313_T_001

012_0547_b_01L
대동영선大東詠選
대동영선大東詠選
총목차總目次
반야다라가 달마에게 보여 준 게송(般若多羅示達磨偈)
또(又)
임제 임종게(臨濟終偈)
달마가 양현지에게 답하다(達磨答楊衒之)
달마 대사 영찬【호구 소융】(達摩贊【虎丘】)
명교 스님 영찬【호구 소융】(明敎贊【虎丘】)
원오가 안민에게 보이다(圓悟示安民)
파암이 능엄 좌주에게 보이다(破庵示楞嚴座主)
백장 선사 영찬【호구 소융】(百丈贊【虎丘】)
응암에게 보이다【대혜 종고】(示應庵【大惠】)
대수에게 드리다【석두 자회】(呈大隨【石頭回】)
대혜에게 드리다【회암 이광】(呈大惠【晦庵光】)
운암에게 드리다【동산 양개】(呈雲庵【良介】)
양개가 물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良介見水影)
측천무후가 혜안을 찬탄하다(則天贊惠安)
당 태종의 분경대 시(唐太宗焚經坮)
육정이 계란 71개를 삼키다(陸靜呑鷄卵七十一介)
의정이 불경을 가지고 오다(義淨經來)
법안의 전법(法眼傳法)
숭혜의 종문송(崇惠宗門頌)
소 치는 목동의 노래(牧牛童歌)
또(又)
투자의 영찬【양걸】(投子影贊【楊傑作】)
요원이 동파에게 답하다(了元答東坡)
요원이 이백시가 그린 자기 화상에 찬하다(了元贊李伯時)
법운 만회가 대중에게 보이다(法雲萬回示衆)
황룡이 대중에게 보이고 진경에게 주다(黃蘗示衆及與晋卿)
법연의 투기송(法演投機頌)
원조의 걸식에 대해 찬하다【양무위】(贊元照乞食【楊無爲】)
운암사에서 읊은 게송【장천각】(張天覺【雲岩】)
도솔 종열에게 보이다【장천각】(示兜率悅【張天覺】)
또(又)
무진등기【청료】無盡燈記【淸了】
고목 속에 유숙하다【목암 법충】(宿枯木中【牧庵忠】)
법좌에 올라 임금을 축원하다【대혜 보각】(陞座祝君【大慧普覺】)
『화엄경』을 읽다가【보암 인숙】(讀華嚴經【普庵印肅】)
또(又)
위 상국에게 보여 주는 게송【가관 대사】(示魏相國偈【可觀大士】)
금제 장종을 찬양하여 만송이 상당하여 읊은 게송(金帝章宗贊萬松上堂偈)
연꽃을 읊다【퇴지】(詠蓮花【退之】)
부처님께 귀의하다【마왕】(歸依佛【魔王】)
용수가 부처님을 예찬하다(龍樹贊佛)
수명 동자가 부처님을 예찬한 게송(壽命童子贊佛偈)
금나라 세종제께 올리다【대혜 종고】(上金世宗帝【大惠杲】)
약산 대사께 올리다【이고】(上藥山大師【李翺】)
이괄이 석가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해 탄식하며 읊다(李聒訪釋迦不遇嘆述)
글자와 종이가 천대 받음을 경계하다【규산】(誡字紙賤【圭山】)
불감께 올리다【불등 수순】(上佛鑑佛燈【守珣】)
학자에게 보이다【우구 거정】(示居靜【南堂】)
도를 배움에 대해 스스로 술회하다【간당 행기】(學道自述【行機簡堂】)

012_0547_b_01L[大東詠選]

012_0547_b_02L1)大東詠選

012_0547_b_03L
012_0547_b_04L

012_0547_b_05L茶松子寶鼎選

012_0547_b_06L2)總目次

012_0547_b_07L
般若多羅示達磨偈
臨濟終偈
012_0547_b_08L磨答楊衒之達摩賛虎丘明敎賛虎丘
012_0547_b_09L圓悟示安民破庵示楞嚴座主百丈
012_0547_b_10L虎丘示應庵大惠圓悟示安民連上
012_0547_b_11L呈大隨石頭回呈大惠晦庵光呈雲庵
012_0547_b_12L良介良介見水影則天賛惠安唐太
012_0547_b_13L宗焚經坮陸靜呑鷄卵七十一介
012_0547_b_14L淨經來法眼傳法崇惠宗門頌
012_0547_b_15L牛童歌
投子影賛楊傑作了元答
012_0547_b_16L東坡了元賛李伯時法雲萬回示衆
012_0547_b_17L黃蘗示衆及與晋卿法演投機頌
012_0547_b_18L元照乞食楊無爲張天覺雲嵓示兠卛
012_0547_b_19L
張天覺無盡燈記淸了宿枯木
012_0547_b_20L牧庵忠陞座祝君大慧普覺讀華嚴經
012_0547_b_21L
普庵印肅示魏相國偈可觀大師
012_0547_b_22L帝章宗賛萬松上堂偈詠蓮花退之
012_0547_b_23L依佛麼王龍樹賛佛壽命童子賛佛偈
012_0547_b_24L上金世宗帝大惠杲上藥山大師李翺
012_0547_b_25L李聒訪釋迦不遇嘆述誡字紙賤圭山
012_0547_b_26L上佛鑑佛燈守珣示居靜南堂學道自

012_0547_c_01L온능에게 올리는 게송【숭진】(上蘊能偈【崇眞】)
황벽 스님에 대한 찬【배휴】(贊黃蘗師【裵休】)
문희 대사에게 보이다【균제 동자】(示文喜大師【均提童子】)
보각의 전법게(普覺傳法偈)
남강 태수에게 올리다【송나라 원우】(上南康太守【宋元右】)
수산 임종게首山臨終偈
장무진 임종게(張無盡終偈)
도안의 영찬【당나라 중종의 어제】(道岸影贊【唐中宗御製】)
혜충의 무봉탑【응진】(惠忠無縫塔【應眞】)
용계 임종게龍溪臨終偈
삼천불도송三千佛都頌
불조 임종게佛照臨終偈
정주 보조의 게송(鄭州普照偈)
송원 임종게松源臨終偈
부처님이 수라 무리를 꾸짖다(佛責修羅衆)
천진자연게天眞自然偈
환궁가【건문군 응능 호 노불】還宮歌【建文君應能。 號老彿。】
만송께 드리다【명득 월정】(呈萬松【明得月亭】)
또(又)
석가상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釋迦像【遺史】)
연좌석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宴坐石【遺史】)
황룡사탑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皇龍寺塔【遺史】)
천옥대를 예찬하다【『삼국유사』】(贊天玉帶【遺史】)
양지의 걸식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良志乞食【遺史】)
또(又)
신라 시대 창해가【『삼국유사』】(羅代唱海歌【遺史】)
장님이 시력을 얻다【『삼국유사』】(盲者得目【遺史】)
최고운과 이별하며【당나라 고운】(別崔孤雲【唐顧雲】)
원효 스님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元曉師【遺史】)
의상 스님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義湘師【遺史】)
자장 스님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慈藏師【遺史】)
김유신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金庾信【遺史】)
청구를 예찬하다【『삼국유사』】(贊靑邱【遺史】)
허황후를 예찬하다(贊許皇后【遺史】)
법해 스님을 예찬하다(贊法海師【遺史】)
이찬 김삼광을 예찬하다【당나라 사람】(贊金伊飡二元【唐人】)
김화재의 은거【스스로 기술한 것이다.】(金華齊隱居【自述】)
만불산을 예찬하다【대종】(贊萬佛山【代宗】)
불국사를 창건하다【『삼국유사』】(創佛國寺【代宗】)
고려 왕이 불교를 숭상하다【안향】(麗王拜佛【安珣之】)
낙산사의 관음불에 기도하다【유자량】(祈洛山觀音佛【庾資䪨】)
화엄사에 노닐며【대각국사 의천】(遊華嚴寺【大覺】)
원경 대사의 필적【금나라 사신】(圓鏡大師筆【金使】)
낭지 대사께 올리다【원효】(上朗智大師【元曉】)
호원 대사에게 부치다【고운 최치원】(寄顥原大士【孤雲】)
쌍계사에 노닐며【고운 최치원】【4수】(遊雙溪寺【四首孤雲】)
원효 스님을 예찬하다【대각국사 의천】(贊元曉師【大覺】)
문수상에 예배하며【대각국사 의천】(禮文殊像【大覺】)
식암을 방문하여【대각국사 의천】(訪息庵【大覺】)
청학동에 들어가며【청학 선생】(入靑鶴洞【靑鶴先生】)
모진당에 제하다【백림거사 한식】(題慕眞堂【栢林居士韓湜】)
천마산에 올라【홍한인】(上天摩山【洪漢仁】)
조매창에게 화답하다【능호】(和曹梅窓【能浩】)
나옹에게 보이다【평산 처림】(示懶翁【平山】)
태고 조사 임종게(太古祖臨終偈)
율경을 강론하며【대각국사 의천】(講律經【大覺】)
지광 상인에게 주다【고운 최치원】(贈智光上人【孤雲】)
금천사에 노닐며【고운 최치원】(遊金川寺【孤雲】)
이규보의 겨자씨【혜문】(李奎報芥子【惠文】)

012_0547_c_01L行機簡堂上蕰能偈崇眞賛黃蘗師
012_0547_c_02L裴休示文喜大師均提童子普覺傳法
012_0547_c_03L上南康太守宋元右首山臨終偈
012_0547_c_04L張無盡終偈道岸影賛唐中宗御製
012_0547_c_05L忠無縫塔應眞龍溪臨終偈三千佛
012_0547_c_06L都頌佛照臨終偈鄭州普照偈松源
012_0547_c_07L臨終偈佛責修羅衆天眞自然偈
012_0547_c_08L宮歌建文君應能呈萬松
明得月亭
012_0547_c_09L釋迦像遺史賛宴坐石遺史賛皇龍寺
012_0547_c_10L遺史賛天玉帶遺史賛良志乞食

012_0547_c_11L遺史羅代唱海歌遺史盲者得目遺史
012_0547_c_12L別崔孤雲唐顧雲賛元曉師遺史賛義
012_0547_c_13L湘師遺史賛慈藏師遺史賛金庾信
012_0547_c_14L遺史賛靑邱遺史賛許皇后遺史
012_0547_c_15L法海師遺史賛金伊飡二元唐人
012_0547_c_16L華齊隱居自述賛萬佛山代宗創佛
012_0547_c_17L國寺代宗麗王拜佛安珣之祈洛山觀
012_0547_c_18L音佛庚資韻遊華嚴寺大覺圓鏡大師
012_0547_c_19L金使上朗智大師元曉寄顥原大
012_0547_c_20L孤雲遊雙溪寺
孤雲賛元曉師
012_0547_c_21L大覺禮文殊像大覺訪息庵大覺
012_0547_c_22L靑鶴洞靑鶴先生題慕眞堂韓湜上天
012_0547_c_23L摩山洪漢仁和曺梅窓能港示懶翁
012_0547_c_24L
太古祖臨終偈講律經大覺贈智
012_0547_c_25L光上人孤雲遊金川寺孤雲李奎報芥
012_0547_c_26L{底}松廣寺所藏筆寫本目次編者作成補入

012_0548_a_01L미륵상을 예찬하다【공공】(贊彌勒像【空空】)
석불이 스스로 대답하다【유장원】(石佛自答【庾壯元】)
사복이 어미를 장사 지낼 때의 법문(蛇福葬母訣)
사복의 어머니를 장사 지내다【『삼국유사』】(葬蛇福母【遺史】)
사복의 어머니를 장사 지낼 때의 법문【원효】(葬蛇福母法訣【元曉】)
원묘국사에게 보이다【조계 목우자】(示圓妙國師【曹溪牧牛子】)
보조국사 임종게(普照翁終偈)
진각국사 임종게(眞覺終偈)
보조 스님께 드리다【진각국사 혜심】(呈普照師翁【眞覺】)
부채를 내려 준 데 답하다【진각국사】(謝賜扇子【眞覺】)
전물암에 우거하며【진각국사】(寓轉物庵【眞覺】)
물속의 그림자를 마주하고【진각국사】(對水中影子【眞覺】)
꿈속에 관음보살을 보고【진각국사】(夢見觀音【眞覺】)
담령에게 보인 육잠【진각국사】(示湛靈六箴【眞覺】)
육할을 해양의 청신사들에게 보이다【진각국사】(六喝示海陽諸信士【眞覺】)
좌우명座右銘
집을 떠나 득도하며【진각국사】(謝家得度【眞覺】)
진일 상인에게 보이는 두 가지 약방문【진각국사】(示眞上人二病方【眞覺】)
고분가【진각국사】(孤憤歌【眞覺】)
하늘을 대신하여 대답하다【진각국사】(代天地答【眞覺】)
식영암명【진각국사】息影庵銘【眞覺】
대인명【진각국사】大人銘【眞覺】
석존의 금강계단에 예배하며【진각국사】(禮釋尊戒壇【眞覺】)
석존의 가사에 예배하며【진각국사】(禮釋尊袈裟【眞覺】)
떨어지는 꽃을 슬퍼하며【진각국사】(傷落花【眞覺】)
물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읊다【진각국사】(臨水影吟【眞覺】)
간신도를 읊다【진각국사】(咏諫臣圖【眞覺】)
또 같은 제목【어떤 사람이 차운한 것이다.】(又【有人次】)
또 같은 제목【어떤 사람이 차운한 것이다.】(又【有人次】)
고려 의종에게 직간하다【문극겸】(諫麗毅宗【文克兼】)
조계 원감 조사 임종게(曹溪圓鑑祖臨終偈)
진락대에 올라【원감국사】(登眞樂臺【圓鑑】)
동방장의 동백꽃【원감국사】(東方丈山茶花【圓鑑】)
『원각경소』를 해설하며【원감국사】(演圓覺疏【圓鑑】)
인과 묵 두 선객에게 보이다【원감국사】(示印默二禪人【圓鑑】)
사성찬【원감국사】四聖賛【圓鑑】
조계산에서 출발하여 계봉에 이르러【원감국사】(自曹溪山發至鷄峯【圓鑑】)
대장경을 운반하며【원감국사】(運大藏經【圓鑑】)
조계산의 능허교를 보수하고【원감국사】(曹溪凌虛橋修葺【圓鑑】)
한가로이 산에 사는 맛【원감국사】(閑居山味【圓鑑】)
다음은 자윤을 찬미한 것이다【원감국사】(右美子胤【圓鑑】)
들소를 길들이는 노래【원감국사】(馴野牛頌【圓鑑】)
벗에게 보이다【원감국사】(示友人【圓鑑】)
달을 읊은 노래【원감국사】(咏月賦【圓鑑】)
남원 조 태수가 준 시에 차운하다【원감국사】(次南原趙太守有詩【圓鑑】)
또 같은 제목【원감국사】(又【圓鑑】)
다시 앞의 운으로 시를 읊다【원감국사】(再拈前䪨【圓鑑】)
염 상국의 시에 차운하다【원감국사】(次廉相國【圓鑑】)
조계의 법석을 이은 자리에서 한 시랑에게~(嗣曹溪法席答韓侍郞【圓鑑】)
만연사의 묵 공을 보내며【원감국사】(送萬淵默公【圓鑑】)
『조백론』을 강연하며 대중 스님들에게 보이다【원감국사】(演棗栢論示同梵【圓鑑】)
벗들에게 장난삼아 보이다【원감국사】(戱示諸益【圓鑑】)
원소암에 걸린 시에 차운하다【원감국사】(次圓照庵【圓鑑】)
선 국사께서 연을 심어 두셨기에【원감국사】(先國師種蓮【圓鑑】)
행인에게 경계하다【원감국사】(誡行人【圓鑑】)
또 다른 운자를 써서 읊다【원감국사】(又別字【圓鑑】)
장난삼아 김훤에게 답하다【원감국사】(戱答金暄【圓鑑】)
또【원감국사】(又【圓鑑】)
만연사의 선로에게 화답하다【원감국사】(酬萬淵禪老【圓鑑】)
감로사의 선덕들에게 화답하다【원감국사】(和甘露社諸禪德【圓鑑】)
최이에게 답하다【원감국사】(謝崔怡【圓鑑】)
아우 문개가 과거에 급제한 것을 축하하다【원감국사】(祝舍弟文凱登科【圓鑑】)
금강을 건너며 읊다【원감국사】(渡錦江吟【圓鑑】)
불갑사에 들어가면서【각엄 국사】(佛岬寺入院【覺嚴】)

012_0548_a_01L惠文賛彌勒像空空石佛自答庾壯
012_0548_a_02L
蛇福葬母訣元曉葬蛇福母遺史
012_0548_a_03L葬蛇福母法訣元曉示圓妙國師牧牛子
012_0548_a_04L普照翁終偈眞覺終偈呈普照師翁
012_0548_a_05L
謝賜扇子眞覺寓轉物庵眞覺對水
012_0548_a_06L中影子眞覺夢見觀音眞覺示湛靈六
012_0548_a_07L六篇眞覺六喝示海陽諸信士眞覺
012_0548_a_08L右銘眞覺謝家得度眞覺示眞上人
012_0548_a_09L
孤憤歌眞覺代天地答眞覺息影庵銘
012_0548_a_10L眞覺大人銘眞覺禮釋尊戒壇眞覺禮釋
012_0548_a_11L尊袈裟眞覺傷落花眞覺臨水影吟眞覺
012_0548_a_12L咏諫臣圖
眞覺諫麗毅宗文克兼
012_0548_a_13L溪…臨終偈登眞樂坮圓鑑東方
012_0548_a_14L丈山茶花圓鑑演圓覺疏圓鑑示印默
012_0548_a_15L二禪人圓鑑四聖賛圓鑑自曹溪山發
012_0548_a_16L至鷄峯圓鑑運大藏經圓鑑曹溪凌虛
012_0548_a_17L橋修葺圓鑑閑居山味圓鑑右美子
012_0548_a_18L圓鑑馴野牛頌圓鑑示友人圓鑑
012_0548_a_19L咏月賦圓鑑次南原…有詩
圓鑑
012_0548_a_20L拈前䪨圓鑑次廉相國圓鑑嗣曹溪…
012_0548_a_21L侍郞圓鑑送萬淵默公圓鑑演棗栢…
012_0548_a_22L同梵圓鑑戱示諸益圓鑑次圓照庵圓鑑
012_0548_a_23L先國師種蓮圓鑑誡行人圓鑑又別字
012_0548_a_24L
戱答金暄
圓鑑酬萬淵禪老圓鑑
012_0548_a_25L和甘露社諸禪德圓鑑謝崔怡圓鑑祝…
012_0548_a_26L文凱登科圓鑑渡錦江吟圓鑑佛岬寺入

012_0548_b_01L임종게【각엄 국사】臨終偈【覺嚴】
혜감 임종게(慧鑑終偈)
시냇물【고려 현종 순】(溪水【麗顯宗詢】)
신혈사에서 작은 뱀을 보고【고려 현종 순】(在穴寺小蛇【麗顯宗詢】)
고려 선종이 병석에서 읊다(麗宣宗病吟)
금강산을 찬양하다【도선 국사】(賛金剛山【道詵】)
소요산에 노닐며【이규보】(遊逍遙山【李奎報】)
보각국사께 올리다【고려 왕】(上普覺【麗王】)
영명사【고려 예종】永明寺【麗睿宗】
영명사 예종의 시에 차운하다【곽여】(次永明寺睿宗䪨【郭輿】)
각엄의 진영에 대한 찬【이제현】(覺嚴眞贊【李齊賢】)
범일 국사의 진영에 대한 찬【박인범】(梵日國師贊【朴仁凡】)
송광사를 찬미하여 나옹에게 주다【현릉】(贊松廣寺贈懶翁【玄陵】)
조계산 회당께 부치다【이존비】(寄曹溪晦堂【李尊庇】)
송광사에 제하다【목은 이색】(題松廣寺【牧隱李穡】)
침계루에 노닐며【이색】(遊枕溪樓【李穡】)
또 같은 제목을 다른 운으로 읊다【이색】(又拈別䪨【李穡】)
대광사에 노닐며【김극기】(遊大光寺【金克己】)
회당심에 대한 만사【황정견】(挽晦堂心【黃庭堅】)
귀종사에 부치다【여동빈】(付歸宗寺【呂洞賓】)
황룡 대사께 올리다【여동빈】(上黃龍大師【呂洞賓】)
북암의 달달박박에게 올리다【관음 낭자】(上北庵朴朴【觀音娘子】)
남암의 노힐부득에게 올리다【관음 낭자】(上南庵夫得【觀音娘子】)
북암의 달달박박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北庵朴朴【遺史】)
남암의 노힐부득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南庵夫得【遺史】)
관음 낭자를 예찬하다【『삼국유사』】(贊觀音娘子【遺史】)
여종 욱면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郁面婢子【遺史】)
관기와 도성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觀機道成【遺史】)
금강산 유점사 53불【목은 이색】(金剛楡岾寺五十三佛【李牧隱】)
예종께 올리다【무애지 계응】(上睿宗【無礙知戒膺】)
보요 선사께 올리다【팽조적】(上普曜禪師【彭祖逖】)
불교에 대한 예찬【팽조적】(佛敎贊曰【彭祖逖】)
설암께 드리다【소경】(呈雲嵓【紹瓊】)
불사약을 캐다【소경】(採不死藥【紹瓊】)
나옹 화상이 세상 사람들을 일깨운 시(懶翁和尙警世)
무학 스님과 이별하며【나옹】(別無學師【懶翁】)
또 같은 제목【나옹】(又【懶翁】)
임제정종【나옹】臨濟正宗【懶翁】
일본 승려 석 옹에게 보이다【나옹】(示日僧石翁【懶翁】)
환암 장로를 보내며【나옹】(送幻庵長老【懶翁】)
벽에 회포를 쓰다【나옹】(壁上書懷【懶翁】)
숨은 스님을 찾아서【이태조】(訪隱師【李太祖】)
이태조의 꿈을 풀이하다【무학】(李太祖解夢【無學】)
또 같은 제목【무학】(又【無學】)
지공과 나옹에 대한 예찬【무학】 指空懶翁贊【無學】
이태조의 잠저 시절(李太祖潛邸時)
고향 친구에게 주다【이태조】(贈鄕故【李太祖】)
정명국사 임종게(靜明臨終偈)
달마사를 보내며【태고】(送達摩思【太古】)
일본 승려 지성에게 보이다【태고】(示日僧知性【太古】)
일본 승려 석 옹에게 보이다【태고】(示日僧石翁【太古】)
웅선자를 보내며【태고】(送雄禪子【太古】)
신돈이 주살됨을 보고【이달충】(見辛旽誅【李達裒】)
쌍계루 시에 차운하다【포은 정몽주】(次雙溪樓【鄭圃隱】)
사세종대왕석서권【천봉 만우】謝世宗大王石書券【千峯卍雨】
조계산 천봉의 시에 차운하다【유방선】(次曹溪千峯【柳方善】)
일본 승려 문계에게 보이다【천봉 만우】(示日僧文漢【千峯】)
자규루에 제하다【단종대왕】(題子䂓樓【端宗大王】)
또 같은 제목【단종대왕】(又【端宗大王】)

012_0548_b_01L覺嚴臨終偈覺嚴慧鑑終偈
012_0548_b_02L麗顯宗詢在穴寺小蛇麗宣宗病
012_0548_b_03L賛金剛山道詵遊逍遙山李奎報
012_0548_b_04L上普覺麗王永明寺麗睿宗次永明寺
012_0548_b_05L睿宗韻郭輿覺嚴眞賛李齊賢梵日國
012_0548_b_06L師賛朴仁凡賛松廣寺贈懶翁玄陵
012_0548_b_07L曹溪晦堂李尊庇題松廣寺牧隱李穡
012_0548_b_08L遊枕溪樓李穡又拈別韻李穡遊大光寺
012_0548_b_09L金克己挽晦堂心黃庭堅付歸宗寺呂洞
012_0548_b_10L
上黃龍大師呂泂賓上北庵朴朴
012_0548_b_11L音娘子
上南庵夫得觀音娘子賛北庵
012_0548_b_12L朴朴遺史賛南庵夫得遺史賛觀音娘
012_0548_b_13L遺史賛郁面婢子遺史賛觀機道成
012_0548_b_14L遺史金剛楡岾寺五十三佛李牧隱
012_0548_b_15L睿宗戒膺上普曜禪師彭祖逖佛敎賛
012_0548_b_16L彭祖逖呈雲嵓紹瓊採不死藥紹瓊
012_0548_b_17L懶翁和尙警世別無學師
懶翁
012_0548_b_18L濟正宗懶翁示日僧石翁懶翁送幻庵
012_0548_b_19L長老懶翁壁上書懷懶翁訪隱師李太
012_0548_b_20L
李太祖解夢
無學指空懶翁賛
012_0548_b_21L
李太祖潛邸時贈鄕故李太祖
012_0548_b_22L明臨終偈送達摩思太古示日僧知性
012_0548_b_23L太古示日僧石翁太古送雄禪子太古
012_0548_b_24L見辛旽誅李達裒次雙溪樓鄭圃隱
012_0548_b_25L世宗大王石書券千峯卍雨次曹溪千峯
012_0548_b_26L柳方善示日僧文漢千峯題子䂓樓

012_0548_c_01L학궁의 벽에 제하다【문성공 안향】(題學宮壁【文成公文珦】)
태종대왕께 답하다【조한룡】(答太宗大王【曺漢龍】)
조한룡에게 보이다【서견】(示曺漢龍【徐甄】)
서견에게 답하다【조한룡】(答徐甄【曺漢龍】)
회고의 심정을 스스로 기술하다【조한룡】(自述懷古【曺漢龍】)
인조대왕이 강화도로 옮겨 갈 때【허백 명조】(仁祖大王移遷江華時【虛白明照】)
안주에서 큰 전투를 벌일 때【허백 명조】(安州大戰時【虛白明照】)
대장의 인수를 받고【허백 명조】(受大將印綬【虛白明照】)
변방의 보고가 들어와 군사를 점고하는 것을 보고【허백 명조】(見外報點軍【虛白明照】)
선비화를 예찬하다【이퇴계】(贊仙扉花【李退溪】)
선비화 시에 차운하다【허백당 명조】(次仙扉花韻【虛白堂明照】)
또 같은 제목【허백 명조】(又【虛白明照】)
조계산 목우자의 마른 향나무 지팡이 시에~(次曹溪牧牛子枯香杖【虛白明照】)
혜공 스님을 예찬하다【허백 명조】(贊惠空師【虛白明照】)
보감국사의 게송(寶鑑國師偈)
원응국사의 게송(圓應國師偈)
허백당 임종게(虛白堂終偈)
법준에게 보이는 게송【벽송 대사】(示法俊偈【碧松大師】)
경성 선화자에게 보이다【벽송 대사】(示敬聖禪和子【碧松大師】)
부용 스님 임종게(芙蓉師終偈)
금강산을 노닐며【부용당】(遊金剛山【芙蓉堂】)
실을 보시한 사람을 예찬하다【부용당】(贊施縷者【芙蓉堂】)
경성이 자성을 깨닫다(敬聖悟性)
조계 동방장【경성】曹溪東方丈【敬聖】
경성 임종게敬聖臨終偈
경성의 임종 때 참언(敬聖臨終讖曰)
비로봉에 올라【청허 대사】(登毘爐峰【淸虛大師】)
선조의 묵죽【청허 대사】(宣廟墨竹【淸虛大師】)
삼몽자【청허 대사】三夢字【淸虛大師】
낮에 닭 울음소리를 듣고【청허 대사】(聞午鷄聲【淸虛大師】)
이 상국에게 답하다【부휴 대사】(答李相國【浮休大師】)
부휴 임종게浮休臨終偈
영조가 묘적암에서 창화하다(靈照在妙庵唱和)
영희가 창화하다(靈熙唱和)
부설이 화답하다(浮雪答和)
또 영조가 읊다(又靈照吟)
또 영희가 읊다(又靈熙吟)
또 부설이 답하다(又浮雪答)
등운 임종게(登雲終偈)
『원각경』을 예찬하다【함허】(贊圓覺【涵虛】)
또 같은 제목【함허】(又【涵虛】)
석종에 유골을 안치하며【함허】(安骨石鐘【涵虛】)
출가하여 스스로 깨닫다【함허】(出家自悟【涵虛】)
함허의 행장기【문인 야부】(㴠虛行狀記【門人埜夫】)
홍준 대사를 청하다【『함허집』】(請弘俊大師【涵虛集】)
이 상국이 부채를 주신 데 화답하다【『함허집』】(答李相國惠扇子【涵虛集】)
박 상사의 초당에 올리다【『청허당집』】(上朴上舍草【淸虛集】)
산사의 즐거움【양녕대군】(題山寺樂【讓寧大君】)
자신의 삶을 술회하여 읊다【이율곡】(述懷自吟【李栗谷】)
이퇴계께 올리다【율곡】(上李退溪【栗谷】)
진묵 스님이 자신에 대해 술회하다(震默自述)
낙천의 나한들에게 보이다【진묵】(示樂川羅漢衆【震默】)
호를 가지고 게송을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以號求頌)
일본 승려 대유를 보내며【양촌 권근】(送日僧大有【權近陽村】)
덕천가강에게 보이다【사명당 송운】(示德川家康【松雲】)
일본 승려 선소에게 보이다【송운】(示日本仙巢【松雲】)
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달마 기일에 시를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송운】(達摩忌求句【松雲】)
이별하면서 선소에게 주다【송운】(贈別仙巢【松雲】)
달마 탱화를 가지고서 시구를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持達摩幀求句口占【松雲】)
왜승이 선을 물은 데 답하다【송운】(答倭僧問禪【松雲】)

012_0548_c_01L端宗大王題學宮壁文珦答太宗大王
012_0548_c_02L曹漢龍示曹漢龍徐甄答徐甄曹漢龍
012_0548_c_03L自述懷古曹漢龍仁祖大王移遷江華時
012_0548_c_04L虛白明照安州大戰時明照受大將印
012_0548_c_05L明照見外報點軍明照賛仙扉花
012_0548_c_06L退溪
次仙扉花韻
虛白次曹溪牧
012_0548_c_07L牛子枯香杖虛白賛惠空師虛白寶鑑
012_0548_c_08L國師偈圓應國師偈虛白堂終偈
012_0548_c_09L示法俊偈碧松示敬聖禪和子碧松
012_0548_c_10L蓉師終偈遊金剛山芙蓉堂賛施縷
012_0548_c_11L芙蓉敬聖悟性曹溪東方丈敬聖
012_0548_c_12L敬聖臨終偈敬聖臨終讖曰登毘爐
012_0548_c_13L淸虛宣廟墨竹淸虛三夢字淸虛
012_0548_c_14L聞午鷄聲淸虛答李相國浮休浮休
012_0548_c_15L臨終偈靈照在妙庵唱和靈熙唱和
012_0548_c_16L浮雪答和又靈照吟又靈熙吟
012_0548_c_17L浮雪答登雲終偈浮雪子賛圓覺
㴠虛
012_0548_c_18L安骨石鐘㴠虛出家自悟㴠虛㴠虛行
012_0548_c_19L狀記埜夫請弘俊大師㴠虛集答李相
012_0548_c_20L國惠扇子㴠虛集上朴上舍草淸虛
012_0548_c_21L山寺樂讓寧大君述懷自吟李栗谷
012_0548_c_22L李退溪栗谷震默自述示樂川羅漢
012_0548_c_23L震默以號求頌日本壽允送日僧大有
012_0548_c_24L陽村示德川家康松雲示日本仙巢

012_0548_c_25L松雲達麽忌求句松雲贈別仙巢松雲
012_0548_c_26L持達摩幀求句口占松雲答倭僧問禪

012_0549_a_01L대마도 승려 만실이 게송을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贈馬島僧萬室求句【松雲】)
늙은 왜승이 달마 탱화를 가지고 와서 찬을 써 주길~(老倭以達摩幀求贊【松雲】)
어떤 왜승이 선게를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송운】(有倭僧求禪偈【松雲】)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송운】(又【松雲】)
송원 노승에게 주는 선화【송운】(贈松源老僧禪話【松雲】)
승태에게 주다【송운】(贈承兌【松雲】)
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승태의 시에 차운하다【송운】(次承兌【松雲】)
원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次元佶【松雲】)
또 원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또 원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송원이 꺾은 꽃 한 가지를 보여 주기에【송운】(松源示折花一枝【松雲】)
원이 교원의 시에 차운하다【송운】(次圓耳敎員【松雲】)
또 원이 교원의 시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일본 승려 겸용 여정에게 주다【송운】(旅亭贈日僧【松雲】)
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숙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次宿蘆【松雲】)
참선하는 사람에게 주다【송운】(贈參玄人【松雲】)
선소, 조신, 의지 세 사람에게 주다【송운】(贈仙巢調信義知三人【松雲】)
일본 은 상인에게 보이다【사가 서거정】【9운】(示日本誾上人【徐居正四佳九䪨】)
만경대에서 한음의 시에 차운하다【사명당】(次萬景坮漢陰【泗溟】)
이순신에게 부치다【사명당】(寄李舜臣【四溟】)
유서애께 올리다【사명당】(上柳西崖【四溟】)
서울의 정승들과 작별하며【사명당】(別洛中諸太宰【四溟】)
일본으로 가는 송운을 전별하며【한음 이덕형】(別松雲赴日本【漢陰】)
강을 건너가는 송운에게 답하다【서애 유성룡】(答松雲渡江【西崖】)
동명 선생께 올리다【백곡 처능】(上東溟先生【白谷】)
이 상공 백주께 올리다【백곡 처능】(上李相公白洲【白谷】)
사천 이병연께 올리다【벽암 각성】(上槎川李秉淵【碧岩】)
벽암 임종게(碧嵓示寂偈)
해운 선사에게 보이다【소요 태능】(示海運禪師【逍遙】)
또 해운 선사에게 보이다【소요 태능】(又次【逍遙】)
소요 선사께 바치다【해운 경열】(呈逍遙禪師【海運】)
풍담 스님 임종게(楓潭師終偈)
월담 스님 임종게(月潭師終偈)
임성 스님 임종게(任性師終偈)
허한당 임종게(虛閒堂終偈)
송계당 임종게(松溪堂終偈)
용담의 술회(龍潭述懷)
강석에서 물러나 스스로 읊다【용담】(退講自吟【龍潭】)
용담당 임종게(龍潭堂終偈)
호암당 임종게(虎嵓堂終偈)
화월당에게 보이다【환성 지안】(示華月堂【喚惺】)
벽하당에게 보이다【환성 지안】(示碧霞堂【喚惺】)
벽하당 임종게(碧霞堂終偈)
설봉의 술회(雪峯述懷)
설봉당 임종게(雪峰堂終偈)
일본으로 가는 송운을 보내며【이식】(送松雲日本行【李植】)
또 송운의 시에 차운하다【지봉 이수광】(又次松雲【芝峰李晬光】)
신륵사 주지에게 주다【점필재 김종직】(贈神勒寺住持【佔畢齋】)
문수사 시에 차운하다【최립】(次文殊寺【崔 】)
호사 주지의 시에 차운하다【이달】(次湖寺住持【李達】)
성민 상인을 보내며【유몽인】(送性敏上人【柳夢寅】)
윤 내한의 장춘동 시에 차운하다【연담 유일】(次尹內翰長春洞詩【蓮潭】)
윤 내한의 시에 또 차운하다【연담 유일】(又次【蓮潭】)
박 어사의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돌아오다≻라는~(次朴御史自濟洲返旆【蓮潭】)
유망기를 쓰고 자신에 대해 서술하다【연담】(遺忘記寫了自述【蓮潭】)
묵암 선백의 시에 차운하다【연담】(次默庵先伯【蓮潭】)
묵암 대사에 대한 만사【연담】(挽默庵大師【蓮潭】)
연담 스님께 보이다【조계 묵암】(示蓮潭師【曹溪默庵】)
추파당의 임종게(秋波堂終偈)
속리산에 노닐며【추파】(遊俗離山【秋波】)
복천사에 제하다【추파】(題福泉寺【秋波】)

012_0549_a_01L
贈馬島僧萬室求句松雲老倭以達
012_0549_a_02L摩幀求賛松雲有倭僧求禪偈
松雲
012_0549_a_03L贈松源老僧禪話松雲贈承兌
松雲
012_0549_a_04L次承兌松雲次元吉
松雲松源示
012_0549_a_05L折花一枝松雲次圓耳敎員
松雲
012_0549_a_06L亭贈日僧
松雲次宿蘆松雲贈參玄
012_0549_a_07L松雲贈仙巢調信義知三人松雲
012_0549_a_08L日本誾上人徐居正次萬景臺漢陰
012_0549_a_09L
寄李舜臣泗溟上柳西崖泗溟
012_0549_a_10L洛中諸太宰泗溟別松雲赴日本漢陰
012_0549_a_11L答松雲渡江西崖上東溟先生白谷
012_0549_a_12L李相公白洲白谷上槎川李秉淵碧岩
012_0549_a_13L碧岩示寂偈示海運禪師
逍遙
012_0549_a_14L逍遙禪師海運楓潭師終偈月潭師
012_0549_a_15L終偈任性師終偈虛閒堂終偈
012_0549_a_16L溪堂終偈龍潭述懷退講自吟龍潭
012_0549_a_17L龍潭堂終偈虎嵓堂終偈示華月堂
012_0549_a_18L喚惺示碧霞堂喚惺碧霞堂終偈
012_0549_a_19L峯述懷雪峰堂終偈送松雲日本行
012_0549_a_20L李植又次松雲李晬光贈神勒寺住
012_0549_a_21L佔▼(亻+畢)齋次文殊寺崔▼(扌+岦) 次湖寺住
012_0549_a_22L李達送性敏上人柳夢寅次尹內
012_0549_a_23L翰長春洞詩
蓮潭次朴御史自濟洲返
012_0549_a_24L蓮潭遺忘記寫了自述蓮潭次默庵
012_0549_a_25L禪伯蓮潭挽默庵大師蓮潭示蓮潭師
012_0549_a_26L默庵秋波堂終偈遊俗離山秋波

012_0549_b_01L심지의 불간을 찬탄하다【추파】(贊心地佛簡【秋波】)
설암 종파게雪嵓宗派偈
괄허 임종게(括虛終偈)
학도에게 보이다【상월】(示學徒【霜月】)
상월 임종게(霜月終偈)
상봉 임종게(霜峯終偈)
율봉 임종게(栗峯終偈)
초의 대사에게 주다【추사 김정희】(贈草衣大師【金秋史】)
연등 시에 차운하다【추사】(次燃燈詩【金秋史】)
≺시질도≻에 차운하다【추사】(次示疾圖【金秋史】)
차 달이는 법을 보이다【다산 정약용】(示煎茶法【丁茶山】)
다품을 채집하는 것을 읊다【신백파】(咏採茶品【申白坡】)
묵란을 읊다【산운】(咏墨蘭【山雲】)
감상에 젖어 스스로 탄식하며 읊다【연파】(感想自歎吟【蓮坡】)
정다산의 시에 화운하다【초의】(和丁酉山䪨【草衣】)
사천의 절터에서 옛일을 회상하며【초의】(斜川寺懷古【草衣】)
풍수설을 읊다【원매】(吟風水說【袁枚】)
단속사를 창건하고【이준】(剏斷俗寺【李俊】)
월명 스님이 꽃을 뿌리며 부른 도솔가【월명】 月明散花兠(曲【月明】)
죽은 누이의 재를 지낼 때 지전을 서천으로~(妹齋紙錢飛向西天【月明】)
도적 혜릉에게 답하다【영재】(謝賊惠綾【永才】)
의침 대사의 시에 차운하다【유태재】(次義砧大師【柳泰齋】)
청계사 벽에 쓰다【변계량】(題淸溪寺壁【卞季良】)
청주의 동장에 대한 노래【이승소】(淸州銅檣吟【李承召】)
운 공이 『유마경』을 주기에【강추금】(贈雲公維摩經【姜秋琴】)
쌍계루에서 포은의 시에 차운하다【기노사】(次雙溪樓圃隱䪨【奇蘆史】)
내소사에 제하다【정지상】(題來蘇寺【鄭知常】)
개성사에 제하다【정지상】(題開聖寺【鄭知常】)
≺장원정≻에 차운하다【정지상】(次長源亭【鄭知常】)
해붕당 자술海鵬堂自述
화담의 꿈을 읊은 시(華潭夢吟)
영산당 구결影山堂口訣
영산찬 구결影山贊口訣
침명당 영찬枕溟堂影贊
송광사 벽에 쓰다【인파】(題松廣寺壁【仁坡】)
기봉의 불사를 읊다【인파】(次奇峰化行【仁坡】)
백파에게 준 선화【조계 기봉】(贈白坡禪話【曹溪奇峯】)
울다라 선인에게 보이다(示欝多羅仙人)
『원각경』을 읽고【설당 행사】(讀圓覺經【雪堂行師】)
원등사 잠구【해봉 김성근】遠燈寺箴句【海峯金聲根】
경허당 자술鏡虛堂自述
방학산 자술方鶴山自述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방학산】(又【方鶴山】)
정악을 예찬하다【익재 이제현】(贊正樂【李益齋】)
증명법사께 드리다【강회박】(呈證明法師【姜淮泊】)
소요산에 노닐며【무능 이능화】(遊逍遙山【李能和號無能】)
유점사 53불에 예불하며【이능화】(禮楡岾五十三佛【李能和】)
태고사의 탑에 예배하며【이능화】(禮太古寺塔【李能和】)
유자가 불교를 배척하는 것을 조롱하다【이능화】(嘲儒子斥佛【李能和】)
성 북쪽의 서중관을 방문했다가 비로 길이 막혀~(訪城北徐中觀滯雨【李能和】)
이해석을 보내며【금봉】(送李海石【錦峯】)
선암사에 제하다【침굉】(題仙嵓寺【枕肱】)
초승달을 읊다【의문태자】(咏新月【懿文太子能】)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태손 윤문】(又【太孫允炆】)
혜일 스님에게 복사꽃을 읊은 시를 바치다【각해 법인】(呈惠日咏桃【法因】)
달마의 사리 하나를 동토에 전하다【무능 이능화】(達摩舍利一枚傳東土【無能】)
해인사 시에 차운하다【경허 성우】(次海印寺【宋鏡虛】)
불사증명청에 차운하다【경허】(次佛事證明請【鏡虛】)

012_0549_b_01L福泉寺秋波賛心地佛簡秋波雪岩
012_0549_b_02L宗派偈括虛終偈示學徒霜月霜月
012_0549_b_03L終偈栗峯終偈贈草衣大師金秋史
012_0549_b_04L次燃燈詩秋史次示疾圖秋史示煎茶
012_0549_b_05L丁茶山咏採茶品申白坡咏墨蘭山雲
012_0549_b_06L感想自歎吟蓮坡和丁酉山韻草衣
012_0549_b_07L川寺懷古草衣吟風水說袁枚剏斷俗
012_0549_b_08L李俊月明散花兜率曲李俊妹齋紙
012_0549_b_09L錢飛向西天李俊謝賊惠綾永才次義
012_0549_b_10L砧大師柳泰齋題淸溪寺壁卞季良淸州
012_0549_b_11L銅檣吟李承召贈雲公維摩經姜秋琴
012_0549_b_12L雙溪樓圃隱䪨奇蘆史題來蘇寺鄭知常
012_0549_b_13L題開聖寺鄭知常次長源亭鄭知常
012_0549_b_14L鵬堂自述華潭夢吟影山堂口訣
012_0549_b_15L山賛口訣枕溟堂影賛題松廣寺壁
012_0549_b_16L仁坡次奇峰化行仁坡贈白坡禪話
012_0549_b_17L奇峯示欝多羅仙人讀圓覺經雪堂
012_0549_b_18L遠燈寺箴句金聲根鏡虛堂自述
012_0549_b_19L鶴山自述
賛正樂李益齋呈證明法
012_0549_b_20L姜淮泊遊逍遙山李能和禮楡岾五
012_0549_b_21L十三佛李能和禮太古寺塔李能和
012_0549_b_22L儒子斥佛李能和訪城北徐中觀滯雨
012_0549_b_23L李能和送李海石錦峯題仙岩寺枕肱
012_0549_b_24L咏新月懿文太子能太孫允炆
012_0549_b_25L惠日咏桃法因達摩舍利一枚傳東土
012_0549_b_26L無能次海印寺宋鏡虛次佛事證明

012_0549_c_01L두견새를 읊다【경허】(咏子䂓詩【鏡虛】)
자술【경허】自述【鏡虛】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又)
법어【경허】法語【鏡虛】
임종게【경허】臨終偈【鏡虛】
사부가【부설거사】四浮歌【薛居士】
또(又)
또(又)
또(又)
염불게念佛偈
홍류동【매천 황현】紅流洞【黃梅▣】
압록을 지나며【김남파】(過鴨綠【金南坡】)
송광사를 방문하여【기생 향▣】(訪松廣【妓香▣】)
안중근【김창강】(次安重根【金滄▣】)
길 떠나는 벗에게 부치다【조계 기룡】(寄故人行【曹溪騎龍】)
세태 변화를 탄식하다【서구 영평】(嘆世變【書九永平】)
또(又)
또(又)
또(又)
삿된 귀신을 쫓는 시(逐邪詩)
역대의 전법에 대한 게송【다송자】(傳鉢歷代頌【茶松子】)
소새를 지나며【문휘정】(過小塞吟【文徽亭】)
소매가 입산할 때 지은 시(小梅入山作)
반야다라1)가 달마에게 보여 준 게송(般若多羅示達摩偈)
震旦雖濶別無路    진단은 비록 넓으나 달리 길이 없으니
要假兒孫脚下行    아손의 다리를 빌려 가는 수밖에 없네2)
金雞解含一顆米    황금 닭이 한 톨의 쌀을 물어서
供養十方羅漢僧    시방의 나한승에게 공양할 줄 알리라3)
또(又)
行路跨水又逢羊    가는 길 물 건너고 또 양을 만나고4)
獨自凄凄暗渡江    쓸쓸하게 홀로 강을 몰래 건너가리5)
日下可怜雙象馬    해 아래 한 쌍의 상마6) 사랑스럽고
二株嫰桂久昌昌    두 그루 어린 계수나무는 오래 무성하리7)
임제 임종게8)(臨濟終偈)
沿流不知問如何    흐름이 그치지 않음이 어떠한지 물으면
眞照無邊設似他   진성眞性의 비춤은 끝없다고 그에게 말하라
離相離名人不禀    명상名相을 여의어 사람들 받아 알지 못하니
吹毛用要急須磨    취모검을 쓰고 나면 급히 갈아 두어야 하리
달마가 양현지에게 답하다(達摩答楊衒之)
不覩惡而生嫌     악을 보고 싫어하는 마음 내지 말고
不觀善而勒措     선을 보고 부지런히 실천하지 말라
不捨智而近愚     지혜를 버리고 어리석음을 가까이 말고
不拋迷而就悟     미혹을 버리고 깨달음에 나아가지 말라
達大道兮過量     대도를 통달하니 국량이 뛰어나고
明佛心兮出度     불심을 밝혀 아니 출중하도다
不與凡聖同纒     범부와도 성인과도 같은 길 가지 않으니
超然名之爲祖     이 초연한 이를 이름하여 조사라 하네
【江槎分王浪      강 뗏목은 옥 같은 물결 가르고9)
管炬開金鎻      횃불이 금 자물쇠를 연다10)
五口相共行      오五와 구口는 함께 행하고
九十無彼我      구九와 십十에 그와 내가 없으리11)
달마 대사 영찬12)【호구 소융13)】(達摩贊【虎丘】)

012_0549_c_01L鏡虛咏子䂓詩鏡虛自述
鏡虛
012_0549_c_02L法語鏡虛臨終偈鏡虛四浮歌
薛居
012_0549_c_03L
念佛偈紅流洞黃梅▣ 過鴨綠
012_0549_c_04L金南坡訪松廣妓香▣ 次安重根
012_0549_c_05L滄▣
寄故人行騎龍嘆世變
書九永
012_0549_c_06L
逐邪詩傳鉢歷代頌茶松子
012_0549_c_07L小塞吟文微亭小梅入山作

012_0549_c_08L

012_0549_c_09L般若多羅示達摩偈

012_0549_c_10L
震旦雖濶別無路要假兒孫脚下行

012_0549_c_11L金雞解含一顆米供養十方羅漢僧

012_0549_c_12L

012_0549_c_13L
行路跨水又逢羊獨自凄凄暗渡江

012_0549_c_14L日下可怜雙象馬二株嫰桂久昌昌

012_0549_c_15L臨濟終偈

012_0549_c_16L
沿流不知 [1] 問如何眞照無邊設 [2] 似他

012_0549_c_17L離相離名人 [3] 不禀吹毛用要 [4] 急須磨

012_0549_c_18L達摩答楊衒之

012_0549_c_19L
不覩惡而生嫌不觀善而勒 [5]

012_0549_c_20L不捨智而近愚不拋迷而就悟

012_0549_c_21L達大道兮過量明佛心兮出度

012_0549_c_22L不與凡聖同纒超然名之爲祖江槎分王 [6]
管炬開

012_0549_c_23L金鎻五口相共
九十無彼我

012_0549_c_24L達摩贊虎丘

012_0550_a_01L
闔國人難挽      온 나라 사람도 만류할 수 없었으니
西携隻履歸      한 짝 신발을 들고서 서쪽으로 돌아갔지
只應熊耳月      응당 웅이산에 뜬 달만이
千古冷光輝      천고에 맑은 빛을 비추리라
명교 스님 영찬14)【호구 소융】(明敎贊【虎丘】)
春至百花觸處開    봄이 와 온갖 꽃들 곳곳마다 피니
幽香旖旎襲人來    그윽한 향기 가득히 사람에게 풍겨 오네
臨風無限深深意    바람 앞에 무한한 깊고 깊은 뜻은
聲色堆中絶點埃    성색의 무더기 속에 티끌 한 점 없는 것일세
원오가 안민에게 보이다15) (圓悟示安民)
休誇四分罷楞嚴   사방에 머물지 않고 능엄경 강론을 그만두고
按下雲頭徹底叅    구름을 잡아 누르고16) 철저히 참구했어라
莫學亮公親馬祖    양 좌주가 마조 선사를 친견했던 일17)을 배우지 말고
還如德嶠訪龍潭    덕교 스님이 용담 선사를 찾아간 뜻18)을 알아야 하리
七年徃返遊昭覺    칠 년 동안 소각사를 오가며 노닐었고
三載翺翔上碧嵓    삼 년 동안 벽암19)에 한가로이 올라갔네
今日煩充第一座    오늘은 제일좌 자리에 앉았으니
百花叢裡現優曇    백화가 핀 가운데 우담발화가 피었구나
파암이 능엄 좌주에게 보이다(破庵示楞嚴座主)
見猶難見非眞見    봄은 봄조차 여의었으니 참으로 봄이 아니요20)
還盡八還無可還    팔환을 다 돌려보내니 돌려보낼 것이 없어라21)
木落秋空山骨露    낙엽 져 적막한 가을에 산은 뼈가 드러났으니
不知誰識老瞿曇    알지 못하겠네, 그 누가 늙은 구담을 아는가
백장 선사 영찬【호구 소융】(百丈贊【虎丘】)
迅雷吼破澄潭月    벽력이 진동하여 맑은 못 달그림자 깨뜨리니
當下曾經三日聾    당장에 사흘 동안 귀머거리가 되었어라22)
去却膏肓必死疾    고황에 든 꼭 죽을 병을 제거했으니
叢林從此有家風    총림은 이제부터 가풍이 있게 되었구나
응암23)에게 보이다【대혜 종고24)】(示應庵【大惠】)
坐斷金輪第一峯    금륜의 제일봉에 올라 앉았으니
千妖百恠盡潛踪    온갖 요괴들이 죄다 종적을 감추었네
年來又得眞消息    근년 들어 또 참된 한 소식을 얻었으니
報道楊岐正脉通    양기25)의 정맥을 이었다고 이르노라
대수26)에게 드리다27)【석두 자회】(呈大隨【石頭回】)
三軍不動旗閃爍    삼군이 출동하지도 않아 깃발이 번득이니
老婆正是魔王脚    오대산 노파는 바로 마각을 드러내었는데28)
趙州無柄銕掃帚    조주는 자루 없는 쇠 빗자루이니
掃蕩烟塵空索索    전란의 먼지를 말끔히 쓸어 내었어라
대혜에게 드리다【회암 이광29)】(呈大惠【晦庵光】)

012_0550_a_01L
闔國人難挽西携隻履歸

012_0550_a_02L只應熊耳月千古冷光輝

012_0550_a_03L明敎贊虎丘

012_0550_a_04L
春至百花觸處開幽香旖旎襲人來

012_0550_a_05L臨風無限深深意聲色堆中絕點埃

012_0550_a_06L圓悟示安民

012_0550_a_07L
休誇四分 [7] 罷楞嚴按下雲頭徹底叅

012_0550_a_08L莫學亮公親馬祖還如德嶠訪龍潭

012_0550_a_09L破庵示楞嚴座主

012_0550_a_10L
見猶難 [8] 見非眞見還盡八還無可還

012_0550_a_11L木落秋空山骨露不知誰識老瞿曇

012_0550_a_12L百丈贊虎丘

012_0550_a_13L
迅雷吼破澄潭月當下曾經三日聾

012_0550_a_14L去却膏肓必死疾叢林從此有家風

012_0550_a_15L示應庵大惠

012_0550_a_16L
坐斷金輪第一峯千妖百恠盡潛踪

012_0550_a_17L年來又得眞消息報道楊岐正脉通

012_0550_a_18L圓悟示安民連上

012_0550_a_19L
七年徃返遊昭覺三載翺翔上碧嵓

012_0550_a_20L今日煩充第一座百花叢裡現優曇

012_0550_a_21L呈大隨 [9] 石頭回

012_0550_a_22L
三軍不動旗閃爍老婆正是魔王脚

012_0550_a_23L趙州無柄銕掃帚掃蕩烟塵空索索

012_0550_a_24L呈大惠晦庵光

012_0550_b_01L
一拶當機怒雷吼    기연에 맞는 한 물음 우레와 같으니
驚起須彌藏北斗    놀라 수미산을 일으켜 북두성에 감추네
洪波浩浩浪滔天    드넓은 큰 물결이 하늘에 닿았으니
拈得鼻孔失却口    콧구멍을 잡아들자 입을 잃었구나
운암에게 드리다30)【동산 양개31)】(呈雲庵【良介】)
也大奇也大奇    또한 매우 기이하고 또한 매우 기이하도다
無情解說不思議    무정물이 설법할 줄 아니 불가사의하도다
若將耳聽終難會    만약 귀로 들으면 끝내 알기 어려우니
眼處聞聲方得知    눈으로 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알 수 있으리
양개가 물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32) (良介見水影)
切忌從他覔      절대로 다른 것을 좇아 찾지 말라
迢迢與我踈      아득히 나와 멀어진다네
我今獨自徃      내가 이제 홀로 가니
處處得逢渠      곳곳마다 그를 만나도다
渠今正是我      그는 지금 바로 나이고
我今不是渠      나는 지금 그가 아닐세
應須任麽會      응당 이와 같이 알아야
方得契如如      비로소 여여한 불성에 계합하리
측천무후가 혜안을 찬탄하다33) (則天贊惠安)
秦苑仙娃白玉腮    궁중의 백옥처럼 고운 미모의 선녀 같은 여인이
薔薇行水洒寒灰    장미꽃 넣은 향기로운 물로 씻어 주어도 찬 재와 같아라
柴門草戶無扄鑰    풀로 엮은 사립문에 자물쇠가 없건만
磊落金鎚擊不開    큰 쇠망치로 쳐도 열리지 않는구나
당 태종의 분경대 시34) (唐太宗焚經坮)
門徑蕭蕭長綠苔    쓸쓸한 문 앞에 푸른 이끼만 자랐는데
一回登此一徘徊    이곳에 한 번 올라서 한 번 배회하노라
靑牛謾說凾谷去       푸른 소가 함곡관 떠났다 부질없이 말하지만35)
白馬親從印土來    흰 말은 직접 불경 싣고 인도 땅에서 왔어라36)
確實是非憑烈熖    불길로 태워서 어느 쪽이 옳은지 증명했으니
要分眞僞築高坮    그 진위를 가리려고 높은 대를 세웠어라
春風也解嫌狼藉    봄바람도 낭자한 먼지를 싫어하여
吹送當年道敎灰    그 당시 도교 경전 태운 재를 불어 보내누나
육정이 계란 71개를 삼키다(陸靜呑鷄卵七十一介)
混沌乾坤一口包    혼돈의 건곤을 한입에 넣었으니
也無皮血也無毛    가죽도 피도 없고 털도 없어라
山僧帶爾西天去    산승이 너를 데리고 서천으로 가서
免在人間受一刀    인간 세상에서 잡아먹힘을 면해 주리라
의정이 불경을 가지고 오다(義淨經來)
晋宋齊梁唐代間    진나라 송나라 제나라 양나라 당나라 때
高僧求法離長安    고승들이 장안을 떠나 구법의 길에 올랐지
去人宿不歸人十    간 사람 백 명 중에 열 명도 못 돌아왔으니
後者安知前者難    뒷사람들이 어찌 앞사람의 어려움을 알리오

012_0550_b_01L
一拶當機怒雷吼驚起須彌藏北斗

012_0550_b_02L洪波浩浩浪滔天拈得鼻孔失却口

012_0550_b_03L呈雲庵良介

012_0550_b_04L
也大奇也大奇無情解說不思議

012_0550_b_05L若將耳聽終難會眼處聞聲方得知

012_0550_b_06L良介見水影

012_0550_b_07L
切忌從他覔迢迢與我踈

012_0550_b_08L我今獨自徃處處得逢渠

012_0550_b_09L渠今正是我我今不是渠

012_0550_b_10L應須任麽會方得契如如

012_0550_b_11L則天贊惠安

012_0550_b_12L
秦苑仙娃白玉腮薔薇行水洒寒灰

012_0550_b_13L柴門草戶無扄鑰磊落金鎚擊不開

012_0550_b_14L唐太宗焚經坮

012_0550_b_15L
門徑蕭蕭長綠苔一回登此一徘徊

012_0550_b_16L1)靑牛謾說 [1] 凾谷去白馬親從印土來

012_0550_b_17L確實是非憑烈熖要分眞僞築高坮

012_0550_b_18L春風也解嫌狼藉吹送當年道敎灰

012_0550_b_19L陸靜呑鷄卵七十一介

012_0550_b_20L
混沌乾坤一口包也無皮血也無毛

012_0550_b_21L山僧帶爾西天去免在人間受一刀

012_0550_b_22L義淨經來

012_0550_b_23L
晋宋齊梁唐代間高僧求法離長安

012_0550_b_24L去人宿不 [10] 歸人 [11] 後者安知前者難

012_0550_c_01L路遠碧天唯冷結    길은 먼데 푸른 하늘은 싸늘히 얼어붙었고
沙河遮日力疲殫    사막의 뜨거운 햇볕 아래 힘이 다해 지쳤지
後賢如未諳斯旨    후세 사람들이 이러한 뜻을 알지 못하고서
徃徃將經容易看    왕왕 불경을 귀중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법안37)의 전법(法眼傳法)
難難難是遣情難    어렵고 어렵고 어려움은 정식을 버림이니
淨盡圓明一顆寒    정식을 말끔히 버리면 둥근 구슬 밝게 빛나리
方便遣情猶不是    방편으로 정식을 버림도 옳지 않지만
更除方便太無端    게다가 방편을 버리면 너무 단서가 없지
숭혜38)의 종문송(崇慧宗門頌)
石牛長吼眞空外    돌 소의 긴 울음은 진공 밖이요
木馬嘶時月隱山    나무 말이 울 때에 달이 산에 숨네
白猿抱子歸靑嶂    흰 원숭이는 새끼를 안고 푸른 봉우리로 돌아가고
蜂蝶含花綠蘂間    벌 나비는 푸른 잎 사이에서 꽃을 무누나
소 치는 목동의 노래39) (牧牛童歌)
三生石上舊精魂    삼생석 위에서의 옛 정혼이여
賞月吟風莫要論    음풍농월하는 것은 굳이 말하지 말라
慚愧情人遠相訪    부끄럽게도 정든 사람이 멀리서 찾아왔으니
此身雖異性常存    이 몸은 비록 달라도 본성은 길이 그대로일세
또(又)
身前身後事茫茫    전생 내생의 일 아득해 알 수 없으니
欲話因緣恐斷腸    인연을 말하자니 애간장이 끊어지겠네
吳越江山尋已徧    오월 지방 강산을 이미 다 둘러보고
却回烟棹上瞿曇    다시 배를 돌려 구당40)을 오르노라
투자41)의 영찬【양걸42)】(投子影贊【楊傑作】)
一隻履兩牛皮    외짝 신발에 두 장의 소가죽43)이라
金烏啼處木鷄飛    금 까마귀 우는 곳에 나무 닭이 나는구나
半夜賣油翁發笑    한밤중에 기름 장수 영감이 웃으니44)
白頭生黑頭兒     흰머리 노인이 검은 머리 아들을 낳았도다
요원이 동파에게 답하다45) (了元答東坡)
趙州當日小謙光    조주는 그 당시 겸손함이 부족하여
不出山門見趙王    산문을 나가서 조왕을 만나지 않았으니
爭似金山無量相    어찌 금산46)이 한량과 형상이 없어서
大千都是一禪床    대천세계가 온통 하나의 선상인 것만 하랴
요원이 이백시가 그린 자기 화상에 찬하다47) (了元贊李伯時)
李公天上石猉獜    이 공은 천상의 석기린48)이라
傳得雲居道者眞    운거도자49)의 진영을 잘 그렸구나
不爲拈花明大事    꽃을 들어서 대사는 밝히지 않고50)
等閒開口笑何人    괜스레 입을 열어 누구에게 웃는가

012_0550_c_01L路遠碧天唯冷結沙河遮日力疲殫

012_0550_c_02L後賢如未諳斯旨徃徃將經容易看

012_0550_c_03L法眼傳法

012_0550_c_04L
難難難是遣情難淨盡圓明一顆寒

012_0550_c_05L方便遣情猶不是更除方便太無端

012_0550_c_06L崇惠宗門頌

012_0550_c_07L
石牛長吼眞空外木馬嘶時月隱山

012_0550_c_08L白猿抱子歸靑嶂蜂蝶含花綠蘂間

012_0550_c_09L牧牛童歌

012_0550_c_10L
三生石上舊精魂賞月吟風莫要論

012_0550_c_11L慚愧情人遠相訪此身雖異性常存

012_0550_c_12L

012_0550_c_13L
身前身後事茫茫欲話因緣恐斷腸

012_0550_c_14L吳越江山尋已徧却回烟棹上瞿曇 [12]

012_0550_c_15L投子影贊楊傑作

012_0550_c_16L
一隻履兩牛皮金烏啼處木鷄飛

012_0550_c_17L半夜賣油翁發笑白頭生 [13] 黑頭兒

012_0550_c_18L了元答東坡

012_0550_c_19L
趙州當日小 [14] 謙光不出山門見趙王

012_0550_c_20L爭似金山無量相大千都是一禪床

012_0550_c_21L了元贊李伯時

012_0550_c_22L
李公天上石猉獜傳得雲居道者眞

012_0550_c_23L不爲拈花明大事等閒開口笑何人

012_0550_c_24L「靑牛謾說」底本夾註曰「惠約所來」{編}

012_0551_a_01L泥牛謾向風前齅    진흙 소는 부질없이 바람 향해 냄새를 맡고
枯木無端雪裡春    고목은 무단히 눈 속에서 꽃을 피웠어라
對現堂堂俱不識    눈앞에 당당히 나타났건만 아무도 모르나니
太平時代自由身    태평한 시대에 사는 자유로운 몸이로세
법운 만회51)가 대중에게 보이다(法雲萬回示衆)
明暗兩忘開佛眼    밝음과 어둠 다 잊고 불안을 뜨면
不繫一法出蓮叢    한 법에도 얽매이지 않아 부처 세계도 벗어나리
眞空不壞靈智性    진공은 무너지지 않아 지혜 성품이 신령하니
妙用嘗存無作功    묘용은 있지만 공능功能을 짓는 일은 없어라
황룡52)이 대중에게 보이고 진경에게 주다(黃蘗1)示衆及與晋卿)
所住唐朝寺      당나라 때 절에는 머물지 않고
間爲宋地僧      한가로이 송나라 땅 승려 되었네
生涯三事衲      생애는 그저 세 벌의 납의53)이고
故舊一枝藤      친구는 오직 한 가닥 지팡이뿐
乞食隨緣去      걸식하며 인연 따라 살아가고
逢山任意登      산을 만나면 마음 가는 대로 오른다
相逢莫相笑      나를 만나거든 반겨 웃지 말지니
不是嶺南能      영남의 노능盧能54)이 아니라네
법연55)의 투기송(法演投機頌)
門前一片閑田地    산 앞의 한 뙈기 해묵은 밭
叉手丁寧問祖翁    손 모아 정성스레 조옹에게 물었더니
幾度賣來還自買    몇 번이나 팔았다가 다시 산 것은
爲憐松竹引淸風    송죽이 맑은 바람 끌어옴을 좋아해서라네
원조56)의 걸식에 대해 찬하다【양무위57)】(贊元照乞食【楊無爲】)
持鉢出兮持鉢歸    발우 들고 나갔다 발우 들고 돌아오니
佛言長在四威儀    부처님 말씀 늘 사위의 가운데 있어라
初入鄽時人不識    처음 저자에 들어갈 때 사람들은 몰랐지만
虛空當有鬼神知    허공에서 응당 귀신은 알아보았으리라
운암사에서 읊은 게송【장천각58)】(張天覺【雲岩】)
五老機緣共一方    다섯 분의 기연을 한곳에 모셨건만
神鋒各向袖中藏    신령한 기봉을 저마다 소매 속에 감췄네
明朝老將登壇看    내일 아침에는 노장들께서 단상에 올라
便請橫戰一場     청컨대 창을 빗겨 들고 한바탕 싸우시길
도솔 종열에게 보이다59)【장천각】(示兜率悅【張天覺】)
鼓寂鍾沈托鉢回    종소리도 북소리도 없어 발우 들고 돌아갔으니
嵓頭一拶語如雷    암두가 한 번 꾸짖는 말이 우레와 같았어라
果然只得三年活    과연 삼 년 동안만 살았으니
莫是遭他受記來    덕산이 도리어 암두의 수기를 받은 게 아닌가
60) (又)
內前車馬撥不開    대내大內 앞에 수레와 말 가득 차 있더니
文德殿下宣麻回    문덕전 아래에는 선마61)가 돌아가네

012_0551_a_01L泥牛謾向風前齅枯木無端雪裡春

012_0551_a_02L對現堂堂俱不識太平時代自由身

012_0551_a_03L法雲萬回示众

012_0551_a_04L
明暗兩忘開佛眼不繫一法出蓮叢

012_0551_a_05L眞空不壞靈智性妙用嘗存無作功

012_0551_a_06L黃蘗 [15] 示衆及與晋卿

012_0551_a_07L
[16] 住唐朝寺 [17] 爲宋地僧

012_0551_a_08L生涯三事衲故舊一枝藤

012_0551_a_09L乞食隨緣去逢山任意登

012_0551_a_10L相逢莫相笑不是嶺南能

012_0551_a_11L法演投機頌

012_0551_a_12L
[18] 前一片閑田地叉手丁寧問祖翁

012_0551_a_13L幾度賣來還自買爲憐松竹引淸風

012_0551_a_14L贊元照乞食楊無爲

012_0551_a_15L
持鉢出兮持鉢歸佛言長在四威儀

012_0551_a_16L初入鄽時人不識虛空當有鬼神知

012_0551_a_17L張天覺雲岩 [19]

012_0551_a_18L
五老機緣共一方神鋒各向袖中藏

012_0551_a_19L明朝老將登壇看 1)便請橫 [20] 戰一場 [2]

012_0551_a_20L示兜率悅張天覺

012_0551_a_21L
鼓寂鍾沈托鉢回嵓頭一拶語如雷

012_0551_a_22L果然只得三年活莫是遭他受記來

012_0551_a_23L

012_0551_a_24L
內前車馬撥不開文德殿下宣麻回

012_0551_b_01L紫微侍郞拜右相    자미성紫微星의 시랑이 우상에 임명되니
中使押赴文昌坮    중사62)가 조칙을 받들고 문창대63)로 달려가누나
무진등기【청료64)】(無盡燈記【淸了】)
鏡燈燈鏡本無差    거울이 등이요 등이 거울이라 본래 차별 없으니
大地山河眼裡花    대지와 산하가 온통 눈 속에 어른거리는 꽃일세
黃葉飄飄滿庭際    누런 잎들은 흩날려 떨어져 뜰에 가득한데
一聲砧杵落誰家    저 다듬이질 소리는 누구 집에 떨어지는가
고목 속에 유숙하다65)【목암 법충66)】(宿枯木中【牧庵忠】)
誰將三昧眞空火    그 누가 삼매진공의 불길로
爇却一株煩惱薪    한 그루 번뇌의 나무를 다 태웠는가
只有大根元不動    단지 큰 뿌리는 원래 움직이지 않으니
更無枝葉撼風塵    다시 풍진에 흔들릴 가지와 잎이 없어라
법좌에 올라 임금을 축원하다【대혜 보각】(陞座祝君【大慧普覺】)
十方法界至人口    시방의 법계는 지극한 도인의 입이요
法界所有卽其舌    법계에 있는 모든 것은 바로 그의 혀이니
只憑此口與舌頭    단지 이 입과 혀들에 의지하여서
祝吾君壽無間歇    축원하노니 우리 임금님 끝없이 장수하시어
億萬斯年注福源    억만 년 길이길이 복록을 내려 주시기를
如海瀑流永不竭    드넓게 출렁여 길이 마르지 않는 바닷물 같기를
獅子窟內產狻猊    사자의 굴에서 출중한 사자를 낳고
鸑鷟定出丹山穴    봉황은 틀림없이 단산67)의 굴에서 나오니
爲瑞得祥遍九垓    그 상서로운 빛이 천하에 두루 비쳐
草木昆虫皆歡悅    초목과 곤충들조차도 모두 환희하누나
稽首不可思議事    이 불가사의한 일에 머리를 조아리노니
猶如衆星拱明月    뭇 별들이 밝은 달을 향해 에워싼 것 같네68)
故今宣揚妙伽陀    그러므로 이제 오묘한 게송을 읊어
第一義中眞實說    제일의 중 진실한 법을 설하오리다
『화엄경』을 읽다가【보암 인숙69)】(讀華嚴經【普庵印肅】)
捏不成團撥不開    뭉쳐도 안 뭉쳐지고 흩어도 안 흩어지거늘
何須南岳又天台    무엇하러 굳이 남악이요 또 천태가 있는가
六根門首無人用    육근의 문에는 사람의 작용이 없기에
惹得胡僧特地來    인도의 달마를 특별히 오게 만들었구나
70)(又)
乍雨乍晴寶象明    비가 왔다 날 갰다 보배 형상이 밝으니
東西南北亂雲平    동서남북에 두루 어지러운 구름 생기거늘71)
失珠無限人遭刼    구슬 잃은72) 무한한 사람들이 겁난을 만났으니
幻應權機爲汝淸    허깨비 같은 방편 써서 그대들 위해 맑혀 주노라
위 상국에게 보여 주는 게송【가관 대사73)】(示魏相國偈【可觀大士】)
胸中一寸灰已冷    한 치 가슴 속은 재처럼 싸늘히 식었고
頭上千莖雪未消    천 올 머리털은 흰 눈이 아직 녹지 않았네
老步只宜平地去    늙은이 걸음은 의당 평지를 가야 하거늘
不知何事又登高    무슨 일로 또 이 높은 단상에 오르나

012_0551_b_01L紫微侍郞拜右相中使押赴文昌坮

012_0551_b_02L無盡燈記淸了

012_0551_b_03L
鏡燈燈鏡本無差大地山河眼裡花

012_0551_b_04L黃葉飄飄滿庭際一聲砧杵落誰家

012_0551_b_05L宿枯木中牧庵忠

012_0551_b_06L
誰將三昧眞空火爇却一株煩惱薪

012_0551_b_07L只有大根元不動更無枝葉撼風塵

012_0551_b_08L陞座祝君大慧普覺

012_0551_b_09L
十方法界至人口法界所有卽其舌

012_0551_b_10L只憑此口與舌頭祝吾君壽無間歇

012_0551_b_11L億萬斯年注福源如海瀑流 [21] 永不竭

012_0551_b_12L獅子窟內產狻猊鸑鷟定出丹山穴

012_0551_b_13L爲瑞得祥遍九垓草木昆虫皆歡悅

012_0551_b_14L稽首不可思議事猶如衆星拱明月

012_0551_b_15L故今宣揚妙伽陀第一義中眞實說

012_0551_b_16L讀華嚴經普庵印肅

012_0551_b_17L
捏不成團撥不開何須南岳又天台

012_0551_b_18L六根門首無人用惹得胡僧特地來

012_0551_b_19L

012_0551_b_20L
乍雨乍晴寶象明東西南北亂雲平 [22]

012_0551_b_21L失珠無限人遭刼幻應權機爲汝淸

012_0551_b_22L示魏相國偈可觀大士

012_0551_b_23L
胸中一寸灰已冷頭上千莖雪未消

012_0551_b_24L老步只宜平地去不知何事又登高

012_0551_c_01L
금제 장종을 찬양하여 만송이 상당하여 읊은 게송74) (金帝章宗贊萬松上堂偈)
蓮宮特作梵宮修    사찰을 특별히 지으시고 사원을 수축하셨고
聖境還須聖駕遊    성스러운 경내를 다시 성상이 와서 다니시네
雨過水澄禽泛子    비 온 뒤에 물 맑으니 새끼 새가 떠다니고
霞明山靜錦蒙頭    안개 밝고 산 고요하니 비단 두건을 쓴 듯
成湯也展恢天網    성탕은 넓고 넓은 하늘 그물을 펼치시고75)
呂望稀垂浸月鉤    여망은 달 침범하는 낚시를 던질 일 드무네76)
試問風光甚時節    묻노니 이 풍광이 어떠한 시절인가
黃金世界桂花秋    황금세계에 계화가 핀 때로세
연꽃을 읊다77)【퇴지78)】(詠蓮花【退之】)
太華峰頭玉井蓮    태화산 봉우리 위에 옥정의 연꽃은
開花十丈藕如船    꽃이 피면 너비가 열 길이요 뿌리는 배만 하지
冷比雪霜甘比蜜    시원하긴 눈과 서리 같고 달기는 꿀과 같으니
一片入口沈痾痊    한 조각 입에 넣으면 묵은 병이 다 낫는다네
부처님께 귀의하다79)【마왕】(歸依佛【魔王】)
我今歸依佛世尊    나는 이제 불세존께 귀의하노니
從是終不起惡心    이제부터는 악한 마음 일으키지 않으리
瞿曇心定容恕我    구담의 마음 고요해 나를 용서하시니我當守護佛正法    나는 응당 부처님 정법을 수호하리라
용수가 부처님을 예찬하다(龍樹贊佛)
唯佛一人獨第一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으뜸이니
三界父母一切智    삼계의 부모님이요 일체 지혜 갖췄어라
於一切智無與等    일체의 지혜에서 동등한 이가 없으니
稽首世尊希有比    비길 데 없는 분 세존께 머리 조아린다오
수명 동자가 부처님을 예찬한 게송(壽命童子贊佛偈)
日月星辰可墜地    해와 달과 별이 땅에 떨어지고
山石從地可飛空    산의 바윗돌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海水淵深可令枯    깊은 바닷물이 다 마를지언정
佛語決定無虛妄    부처님 말씀은 결코 허망하지 않네
금나라 세종제80)께 올리다【대혜 종고】(上金世宗帝【大惠杲】)
大根大器大力量    크나큰 근기요 큰 역량이라
荷擔大事不尋常    범상치 않은 대사를 짊어지셨어라
一毛頭上通消息    한 터럭 위에서 이 소식을 통하니
遍界明明不覆藏    온 법계가 두루 밝아 감춰지지 않아라
약산 대사께 올리다【이고81)】(上藥山大師【李翺】)
鍊得身形似鶴容    신체를 수련하여 학의 모습과 같은데
千株松下兩凾經    천 그루 솔숲 아래에 두 상자의 경전뿐
我來問道無餘說    내가 와서 도를 물었더니 다른 말 없고
雲在靑天水在瓶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 하네

012_0551_c_01L金帝章宗贊萬松上堂偈

012_0551_c_02L
蓮宮特作梵宮修聖境還須聖駕遊

012_0551_c_03L雨過水澄禽泛子霞明山靜錦蒙頭

012_0551_c_04L成湯也展恢天網呂望稀垂浸月鉤

012_0551_c_05L試問風光甚時節黃金世界桂花秋

012_0551_c_06L詠蓮花退之

012_0551_c_07L
太華峰頭玉井蓮開花十丈藕如船

012_0551_c_08L冷比雪霜甘比蜜一片入口沈痾痊

012_0551_c_09L歸依佛麽王

012_0551_c_10L
我今歸依佛世尊從是終不起惡心

012_0551_c_11L瞿曇心定容恕我我當守護佛正法

012_0551_c_12L龍樹贊佛

012_0551_c_13L
唯佛一人獨第一三界父母一切智

012_0551_c_14L於一切智無與等稽首世尊希有比

012_0551_c_15L壽命童子贊佛偈

012_0551_c_16L
日月星辰可墜地山石從地可飛空

012_0551_c_17L海水淵深可令枯佛語決定無虛妄

012_0551_c_18L上金世宗帝大惠杲

012_0551_c_19L
大根大器大力量荷擔大事不尋常

012_0551_c_20L一毛頭上通消息遍界明明不覆藏

012_0551_c_21L上藥山大師李翺

012_0551_c_22L
鍊得身形似鶴容千株松下兩凾經

012_0551_c_23L我來問道無餘說雲在靑天水在瓶

012_0551_c_24L此句中疑脫一字{編}

012_0552_a_01L
이괄이 석가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해 탄식하며 읊다(李聒訪釋迦不遇嘆述)
吾行一何晩      내가 간 것은 어쩌면 이토록 늦으며
泥洹一何速      부처님 열반은 어쩌면 이토록 빠른가
不見釋迦文      석가모니를 만나 뵙지 못한 채
彈冠空碌碌      녹록한 몸 속절없이 예배한다오
글자와 종이가 천대 받음을 경계하다【규산82)】(誡字紙賤【圭山】)
世間文字藏經同    세간의 문자와 장경이 같으니
見者須將付火中    보는 이는 모름지기 불 속에 넣거나
或擲淸流埋淨土    흐르는 물에 던지거나 깨끗한 땅에 묻으면
賜君壽福永無窮    그대에게 무궁한 장수와 복을 내리리
불감께 올리다【불등 수순83)】(上佛鑑佛燈【守珣】)
終日看天不擧頭    종일 하늘을 보려 머리를 들지도 않더니
桃花爛熳始擡眸    흐드러진 복사꽃에 비로소 눈길 들었어라
饒君更有遮天網    가령 그대에게 하늘을 가릴 그물 있더라도
透得牢關卽便休    굳센 관문 뚫고 나가서 곧바로 쉬리라
학자에게 보이다84)【우구 거정】(示居靜【南堂】)
十門綱要掌中施    십문의 요체를 손바닥 안에서 굴리니
會得來時自有爲    이 도리를 알 때 절로 실행할 수 있으리
作者不湏排位次    작자85)는 굳이 위차를 안배할 필요 없으니
大都首尾是根本    대체로 머리와 꼬리가 그대로 근본인 것을
도를 배움에 대해 스스로 술회하다【간당 행기86)】(學道自述【行機簡堂】)
地爐無火客囊空    지로엔 불이 없고 바랑은 텅 비었는데
雪似楊花落歲窮    버들 꽃과 같은 눈이 세모에 내리는구나
拾得斷麻穿壞衲    삼베 조각 주워 해진 누더기 꿰매니
不知身在寂寥中    이 몸이 적막한 중에 있는 줄도 몰라라
온능에게 올리는 게송【숭진】(上蘊能偈【崇眞】)
萬年倉裡曾飢饉    만년창87) 안에서 일찍이 굶주렸고
大海中住儘長渴    큰 바닷속에서 오래 목말랐지
當時尋日尋難見    당초에 찾을 때는 찾기 어려웠는데
今日避時避不得    지금에는 피할래야 피할 수 없어라
황벽 스님에 대한 찬【배휴】(贊黃蘗師【裵休】)
自從大士傳心印    대사로부터 심인을 전수받을 때부터88)
額有圓珠七尺身    이마엔 둥근 구슬이 있고 신장은 칠 척
掛錫十年捿蜀水    십 년 동안 촉수에 머물러 주석하고
浮盃今日渡漳濱    이제는 작은 배 띄워 장수를 건너시네
一千龍象隨高步    일천의 용상대덕이 높으신 걸음 따르고
萬里香華結勝因    만 리에 향기로운 꽃들 좋은 인연 맺으리
擬欲事師爲弟子    스승으로 섬겨 제자 되고자 하노니
不知將法付何人    알지 못하겠네 법을 누구에게 부촉하실지
문희 대사89)에게 보이다【균제 동자】(示文喜大師【均提童子】)

012_0552_a_01L李聒訪釋迦不遇嘆述

012_0552_a_02L
吾行一何晩泥洹一何速

012_0552_a_03L不見釋迦文彈冠空碌碌

012_0552_a_04L誡字紙賤圭山

012_0552_a_05L
世間文字藏經同見者須將付火中

012_0552_a_06L或擲淸流埋淨土賜君壽福永無窮

012_0552_a_07L上佛鑑佛燈守珣

012_0552_a_08L
終日看天不擧頭桃花爛熳始擡眸

012_0552_a_09L饒君更有遮天網透得牢關卽便休

012_0552_a_10L示居靜南堂 [23]

012_0552_a_11L
十門綱要掌中施會得來時自有爲

012_0552_a_12L作者不湏排位次大都首尾是根本

012_0552_a_13L學道自述行機簡堂

012_0552_a_14L
地爐無火客囊空雪似楊花落歲窮

012_0552_a_15L拾得斷麻穿壞衲不知身在寂寥中

012_0552_a_16L上蘊能偈崇眞

012_0552_a_17L
萬年倉裡曾飢饉大海中住儘長渴

012_0552_a_18L當時尋日尋難見 [24] 今日避時避不得

012_0552_a_19L贊黃蘗師裵休

012_0552_a_20L
自從大士傳心印額有圓珠七尺身

012_0552_a_21L掛錫十年捿蜀水浮盃今日渡漳濱

012_0552_a_22L一千龍象隨高步萬里香華結勝因

012_0552_a_23L擬欲事師爲弟子不知將法付何人

012_0552_a_24L示文喜大師均提童子

012_0552_b_01L
面上無嗔供養具    얼굴에 성냄이 없음이 공양구이고
口裡無嗔吐妙香    입에 성냄이 없음이 미묘한 향일세
心裡無嗔是眞寶    마음에 성냄이 없음이 참된 보배요
無垢無染是眞常    때묻지도 물들지도 않음이 한결같은 불성
보각의 전법게(普覺傳法偈)
吾祖單傳優鉢花    우리 조사 오직 우담발화 전수했으니
培栽只此是生涯    이를 심어 기르는 게 나의 생애로세
臨枝善折付諸子    헤어질 때 잘 꺾어서 그대에게 주노니
持徃人間效釋迦    이를 갖고 인간 세상에 가 석가를 본받으라
남강 태수에게 올리다【송나라 원우90)】(上南康太守【宋元右】)
爲僧六十鬂先華    중이 되어 예순에 머리털 벌써 세었건만
無補空門號出家    공문에 도움은 못 된 채 출가했다고 하네
願乞封回禮部牒    원컨대 부디 예부의 첩지를 돌려보내어
免辜盧老納加沙    여산 늙은이가 가사 받는 허물 면해 주시길
수산91) 임종게(首山臨終偈)
白銀世界黃金身    백은의 세계에 황금색 몸이니
情與非情共一眞    유정과 무정이 다 같이 하나의 진여
明暗盡時俱不照    밝음과 어둠이 다할 때 둘 다 비추지 않으니
日輪午後示全輪    둥근 해는 오후에 몸 전체를 드러내 보이네
장무진92) 임종게(張無盡終偈)
幻質朝章八十一    덧없는 몸 조정에 벼슬해 여든한 해 살았건만
漚生漚滅亦不滅    물거품처럼 생겼다 없어지니 아무도 아는 이 없네
撞破虛空歸去來    이제 허공을 쳐서 깨뜨리고 돌아가니
鐵牛入海無消息    철우가 바다에 들어가 소식이 없어라
도안의 영찬【당나라 중종의 어제】(道岸影贊【唐中宗御製】)
戒珠皎潔       계율의 구슬은 밝고 깨끗하며
惠流淸淨       지혜의 흐름은 맑고 맑아라
身局五篇       몸은 계율을 엄히 지켰고
心融八定       마음은 선정에 깊이 들었네
學妙眞宗       교학은 진종에 오묘하고
道貫實相       도는 실상을 관통하였으며
維持法務       불법의 일을 유지하고
綱紀德政       덕정의 기강을 세웠어라
律藏異兮傳芳     율장은 바라건대 후세에 명성 전해지고
禪敎因兮光盛     선교는 이로 말미암아 성대히 빛날지어다
혜충의 무봉탑93)【응진94)】(惠忠無縫塔【應眞】)
湘之南潭之北    상수는 남쪽으로 담수는 북쪽으로 흐르는데
中有黃金充一國    그 가운데 황금이 온 나라에 가득 찼어라
無影樹下合同船    그림자 없는 나무 아래 함께 배를 탔는데
琉璃殿上無知識    유리 궁전 안에는 선지식이 없어라95)
용계96) 임종게(龍溪臨終偈)

012_0552_b_01L
面上無嗔供養具口裡無嗔吐妙香

012_0552_b_02L心裡無嗔是眞寶無垢無染是眞常

012_0552_b_03L普覺傳法偈

012_0552_b_04L
吾祖單傳優鉢花培栽只此是生涯

012_0552_b_05L臨枝 [25] 善折付諸子持徃人間效釋迦

012_0552_b_06L上南康太守宋元右 [26]

012_0552_b_07L
爲僧六十鬂先華無補空門號出家

012_0552_b_08L願乞封回禮部牒免辜盧 [27] 老納加沙

012_0552_b_09L首山臨終偈

012_0552_b_10L
白銀世界黃金身情與非情共一眞

012_0552_b_11L明暗盡時俱不照日輪午後示全輪

012_0552_b_12L張無盡終偈

012_0552_b_13L
幻質朝章八十一漚生漚滅亦不滅 [28]

012_0552_b_14L撞破虛空歸去來鐵牛入海無消息

012_0552_b_15L道岸影贊唐中宗御製

012_0552_b_16L
戒珠皎潔惠流淸淨

012_0552_b_17L身局五篇心融八定

012_0552_b_18L學妙眞宗道貫實相

012_0552_b_19L維持法務綱紀德政

012_0552_b_20L律藏異兮 [29] 傳芳 [30] 敎因兮 [31] 光盛

012_0552_b_21L惠忠無縫塔應眞

012_0552_b_22L
湘之南潭之北中有黃金充一國

012_0552_b_23L無影樹下合同船琉璃殿上無知識

012_0552_b_24L龍溪臨終偈

012_0552_c_01L
去國匆匆度幾年    총총히 나라를 떠난 지 몇 해던고
公私無事兩忻然    공사 간에 일없이 태평해 다 기쁘구나
當時議論何能固    당시의 주장이 어찌 굳을 수 있으랴
今日機關別有緣    오늘날 육신에 따로 인연이 있어라97)
萬事已從前世訂    만사는 이미 전생에 정해진 것이요
令名留付好人傳    영명을 좋은 사람에게 남겨 전하리
孤身不作徃來計    외로운 몸 오고 가고 하지 않으리니
湏信胷中自有天    가슴 속에 절로 하늘이 있음을 믿노라
삼천불도송三千佛都頌
莊嚴華光毘舍佛    장엄겁의 화광불과 비사불
賢刼俱留婁至佛    현겁의 구류불과 누지불
星宿日光須彌相    성수겁의 일광불과 수미상
如是度生是諸佛    이러한 부처님들이 중생을 제도하네
불조98) 임종게佛照臨終偈
八十三年       팔십삼 년 동안
彌天罪過       지은 죄가 하늘에 가득하다고
末後慇懃       마지막에 은근한 마음으로
盡情說罷       진정을 다해 설파하노라
정주 보조99)의 게송(鄭州普照偈)
道我是凡       나를 범부라 하면
向聖位裡去      성인의 지위로 갈 것이요
道我是聖       나를 성인이라 하면
向凡位裡去      범부의 지위로 갈 것이니
道我不是聖不是凡   나를 범부도 아니요 성인도 아니라 해야
才向毘盧頂上去在   비로소 비로자나불 정수리 위에 갈 것이다
송원100) 임종게松源臨終偈
來無所來       와도 온 바가 없고
去無所去       가도 간 바가 없으니
別轉機關       문득 현관을 돌리니
佛祖罔措       불조도 망연자실하네
부처님이 수라 무리를 꾸짖다101) (佛責修羅衆)
月處虛空中      달은 허공 중에 있으면서
能滅一切闇      일체의 어둠을 능히 없애나니
有大光明照      큰 광명이 비추면
淸白悉明了      온 세상이 다 맑고 환해지네
月是世間燈      달은 세간의 등불이니
爾須應速放      너희는 응당 속히 본받으라
천진자연게天眞自然偈
不坐禪不持律    좌선도 하지 않고 계율도 지키지 않건만
妙覺心珠白如日    묘각의 마음 구슬은 밝은 해와 같아라

012_0552_c_01L
去國匆匆度幾年公私無事兩忻然

012_0552_c_02L當時議論何能固今日機關別有緣

012_0552_c_03L萬事已從前世訂令名留付好人傳

012_0552_c_04L孤身不作徃來計湏信胷中自 [32] 有天

012_0552_c_05L三千佛都頌

012_0552_c_06L
莊嚴華光毘舍佛賢刼俱留婁至佛

012_0552_c_07L星宿日光須彌相如是度生是諸佛

012_0552_c_08L佛照臨終偈

012_0552_c_09L
八十三年彌天罪過

012_0552_c_10L末後慇懃盡情說罷

012_0552_c_11L鄭州普照偈

012_0552_c_12L
道我是凡向聖位裡去

012_0552_c_13L道我是聖向凡位裡去

012_0552_c_14L道我不是聖不是凡

012_0552_c_15L才向毘盧頂上去在

012_0552_c_16L松源臨終偈

012_0552_c_17L
來無所來去無所去

012_0552_c_18L別轉機關 [33] 佛祖罔措

012_0552_c_19L佛責修羅衆

012_0552_c_20L
月處虛空中能滅一切闇

012_0552_c_21L有大光明照淸白悉明了

012_0552_c_22L月是世間燈爾須應速放

012_0552_c_23L天眞自然偈

012_0552_c_24L
不坐禪不持律妙覺心珠白如日

012_0553_a_01L當體虛玄一物無    그 당체가 텅 비어 한 물건도 없나니
阿誰承受燃燈佛    그 누가 연등불에게 받았으리오
환궁가【건문군 응능 호 노불102)】還宮歌【建文君應能。 號老佛。】
流落江湖四十秋    강호를 떠돌아다닌 지 사십 년 만에
歸來不覺雪盈頭    돌아오니 나도 모르게 머리털 다 세었어라
乾坤有恨家何在    건곤에 한이 있으니 내 집은 어디 있는가
江漢無情水自流    강한은 무정하여 물은 스스로 흘러가누나
長樂宮中雲影暗    장락궁 안에는 구름 그림자가 어둡고
昭陽殿裡雨聲愁    소양전 안에는 빗소리가 시름겨워라
新蒲細柳年年綠    새 부들과 수양버들은 해마다 푸르건만
野老呑聲哭未收    이 늙은이 소리 죽여 울음을 그치지 않노라
만송께 드리다【명득 월정】(呈萬松【明得月亭】)
楞嚴經內本無經    능엄경 안에는 본래 경이 없나니
覿面何湏問姓名    눈앞에 마주하거늘 성명을 물어 무엇하리
六月炎天炎似火    유월이라 염천에는 날씨가 불처럼 덥고
寒冬臈月冷似冰    겨울이라 섣달에는 날씨가 얼음처럼 차네
또(又)
千年翠竹萬年松    천 년 된 푸른 대와 만 년 된 솔
枝枝葉葉是祖風    가지마다 잎마다 조사의 가풍일세
雲岳高岑棲隱處    구름 낀 높은 산 은거해 사는 곳에
無言杲日普皆同    말없이 밝은 해는 두루 다 비추누나
석가상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釋迦像【遺史】)
塵方何處非眞鄕    이 세상 어느 곳인들 참 고향 아니랴만
香火因緣最我邦    향화의 인연은 우리나라가 으뜸이로세
不是育英難下手    아육왕이 만들기 어려웠던 게 아니라
月城來訪舊行藏    옛날에 머물던 월성을 찾아왔던 것이지103)
연좌석104)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宴坐石【遺史】)
惠日沈輝不記年    혜일이 어두워진 지 얼마나 오랜가
唯有宴坐石依然    오직 연좌석만이 그대로 남아 있어라
桑田幾度成滄海    몇 번이나 세상은 상전벽해 되었건만
可惜嵬嵬尙未遷    사랑스럽게도 우뚝한 모습 그대로일세
황룡사탑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皇龍寺塔【遺史】)
鬼拱神扶壓帝京    귀신이 보호하여 서울을 굽어보고 섰으니
輝煌金碧動飛甍    휘황찬란한 금빛 단청에 나는 듯한 용마루
登臨何啻九韓伏    올라 보니 어찌 구한이 복종하는 데 그치랴
始覺乾坤特地平    비로소 건곤이 특별히 태평한 줄 알겠어라
천옥대105를 예찬하다【『삼국유사』】(贊天玉帶【遺史】)
雲外天頒玉帶圍    구름 위 하늘이 옥대를 내려 주니
辟雍龍袞也相宜    국가 제사 때 곤룡포에 매우 잘 어울리네
吾君自此身彌重    우리 임금님 이로부터 몸이 더욱 무거우니
唯擬明朝鐵作墀    내일 아침에는 쇠로 섬돌을 만들어야겠네106)

012_0553_a_01L當體虛玄一物無阿誰承受燃燈佛

012_0553_a_02L還宮歌建文君應能號老佛

012_0553_a_03L
流落江湖四十秋歸來不覺雪盈頭

012_0553_a_04L乾坤有恨家何在江漢無情水自流

012_0553_a_05L長樂宮中雲影暗昭陽殿裡雨聲愁

012_0553_a_06L新蒲細柳年年綠野老呑聲哭未收 [34]

012_0553_a_07L呈萬松明得月亭

012_0553_a_08L
楞嚴經內本無經覿面何湏問姓名

012_0553_a_09L六月炎天炎似火寒冬臈月冷似冰

012_0553_a_10L

012_0553_a_11L
千年翠竹萬年松枝枝葉葉是祖風

012_0553_a_12L雲岳高岑捿隱處無言杲日普皆同

012_0553_a_13L贊釋迦像遺史

012_0553_a_14L
塵方何處非眞鄕香火因緣最我邦

012_0553_a_15L不是育英 [35] 難下手月城來訪舊行藏

012_0553_a_16L贊宴坐石遺史

012_0553_a_17L
惠日沈輝不記年唯有宴坐石依然

012_0553_a_18L桑田幾度成滄海可惜嵬嵬 [36] 尙未遷

012_0553_a_19L贊皇龍寺塔遺史

012_0553_a_20L
鬼拱神扶壓帝京輝煌金碧動飛甍

012_0553_a_21L登臨何啻九韓伏始覺乾坤特地平

012_0553_a_22L贊天玉帶遺史

012_0553_a_23L
雲外天頒玉帶圍辟雍龍袞也相宜

012_0553_a_24L吾君自此身彌重唯擬明朝鐵作墀

012_0553_b_01L
양지의 걸식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良志乞食【遺史】)
錫杖頭掛一布袋    석장 위에 하나의 포대를 걸어 두면
錫自飛至檀越家    석장이 스스로 날아 신도의 집에 이르지
振拂而鳴戶知之    석장이 흔들려 소리 나면 집집마다 알고
齋費帒滿卽飛來    재 지낼 비용이 포대에 차면 날아 돌아오네
또(又)
齋罷堂前錫杖閑    재를 마치면 불당 앞에 석장이 한가롭고
靜裝爐鴨白焚檀    고요한 몸가짐으로 향로에 향을 사르네
殘經讀了無餘事    남은 경을 다 읽고 나니 아무 일 없어
聊塑圓容合掌間    불상을 조성하여 합장하고 보누나
신라 시대 창해가【『삼국유사』】(羅代唱海歌【遺史】)
龜乎龜乎出水路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掠入婦女罪何極    부녀를 빼앗아 간 죄가 얼마나 크냐
汝若悖逆不出獻    네가 거역하고 수로를 내놓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    그물로 너를 잡아서 불에 구워 먹으리
장님이 시력을 얻다107)【『삼국유사』】(盲者得目【遺史】)
竹馬葱笙戱陌塵    죽마 타고 파피리 불며 거리에 놀다가
一朝雙碧失瞳人    하루아침에 그만 두 눈의 시력을 잃었네
不因大士回慈眼    관음보살 자비로운 눈이 돌봐 주지 않았다면
虛度楊花幾社春    버들 꽃 지는 몇 해 봄이나 헛되이 보냈을꼬
최고운과 이별하며【당나라 고운108)】(別崔孤雲【唐顧雲】)
十二乘舟渡海來    열두 살에 배 타고 바다를 건너와서
文章感動中華國    문장이 중화의 나라를 뒤흔들었어라
十八橫行戰詞苑    열여덟 살엔 문단 누비며 자웅을 겨루어
一箭射破金門策    화살 한 대로 금문의 대책을 맞추었네109)
원효 스님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元曉師【遺史】)
角乘初開三昧軸    소뿔 위에 처음 삼매경을 펼쳤고110)
舞壺終掛萬家風    뒤웅박 차고 마침내 온 나라 다녔네
月明瑤宮春眠去    달 밝은 요석궁에 봄잠에 빠지더니
門掩芬皇顧影空    문 닫힌 분황사에 돌아보는 그림자뿐111)
의상 스님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義湘師【遺史】)
披蓁跨海冒烟塵    풍진 무릅쓰고 바다 건너 먼 길을 가니
至相門開接瑞珍    지상사 문이 열려 귀한 손님을 맞이했지
采采襍華還故國    꽃들 따고 따서 모아 본국에 돌아가니
終南太白一般春    종남산과 태백산은 다 같은 봄빛이로세112)
자장 스님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慈藏師【遺史】)
曾向淸凉夢破回    일찍이 청량산에 가서 미몽을 깨어
七篇三趣一時開    칠편과 삼취를 일시에 다 터득했어라113)
欲令緇素衣忻愧    승속 의복을 부끄럽게 여기게 하려고
東國衣冠上國栽    동국의 의관을 중국과 같이 만들었네114)

012_0553_b_01L贊良志乞食遺史

012_0553_b_02L
錫杖頭掛一布袋錫自飛至檀越家

012_0553_b_03L振拂而鳴戶知之齋費帒滿卽飛來

012_0553_b_04L

012_0553_b_05L
齋罷堂前錫杖閑靜裝爐鴨白焚檀

012_0553_b_06L殘經讀了無餘事聊塑圓容合掌間 [37]

012_0553_b_07L羅代唱海歌遺史

012_0553_b_08L
龜乎龜乎出水路掠入婦女罪何極

012_0553_b_09L汝若悖逆不出獻入網捕掠燔之喫

012_0553_b_10L盲者得目遺史

012_0553_b_11L
竹馬葱笙戱陌塵一朝雙碧失瞳人

012_0553_b_12L不因大士回慈眼虛度楊花幾社春

012_0553_b_13L別崔孤雲唐顧雲

012_0553_b_14L
十二乘舟渡海來文章感動中華國

012_0553_b_15L十八橫行戰詞苑一箭射破金門策

012_0553_b_16L贊元曉師遺史

012_0553_b_17L
角乘初開三昧軸舞壺終掛萬家風

012_0553_b_18L月明瑤宮春眠去門掩芬皇顧影空

012_0553_b_19L贊義湘師遺史

012_0553_b_20L
披蓁跨海冒烟塵至相門開接瑞珍

012_0553_b_21L采采襍華還故國終南太白一般春

012_0553_b_22L贊慈藏師遺史

012_0553_b_23L
曾向淸凉夢破回七篇三趣一時開

012_0553_b_24L欲令緇素衣忻愧東國衣冠上國栽

012_0553_c_01L
김유신을 예찬하다115)【『삼국유사』】(贊金庾信【遺史】)
紅紫紛紛幾亂朱    홍자색이 분분하여 거의 주색을 어지럽히니116)
堪嗟魚目誑愚夫    엉터리 솜씨로 어리석은 사람들을 속였구나
不因居士輕彈指    거사가 가볍게 손가락을 퉁기지 않았다면
多少巾箱襲珷玞    많은 사람이 가짜인 줄 모르고 존중했으리
청구를 예찬하다117)【『삼국유사』】(贊靑邱【遺史】)
繞佛南山像逐旋    남산에서 불상을 돌면 불상도 따라 돌았으니
靑邱佛日再中懸    청구 땅에 불일이 다시 중천에 높이 걸렸어라
解敎宮井淸波湧    궁중 우물에서 맑은 물이 솟구치게 한 것이
誰識金爐一炷烟    향로의 한 가닥 연기였던 줄 뉘라서 알리오
허황후를 예찬하다118)【『삼국유사』】(贊許皇后【遺史】)
載厭緋帆茜旗輕    짐 가득 실은 붉은 돛배 깃발도 가벼이
乞靈遮莫海濤驚    신령에게 빌어 거센 파도 아랑곳 않았네
豈徒到岸扶皇玉    해안에 이르러 황후만을 내려드렸으랴
千古南倭遏怒鯨    천고에 사나운 왜적의 침략을 막았어라
법해 스님을 예찬하다119)【『삼국유사』】(贊法海師【遺史】)
法海波瀾法界寛    법해는 드넓은 법계에 물결을 일으켜
四溟盈縮未爲難    바닷물 차고 줄게 함도 어렵지 않았지
莫言百億須彌大    백억 수미산이 크다 말하지 말라
都在吾師一指端    모두 우리 법사 한 손가락 끝에 있어라
이찬 김삼광을 예찬하다120)【당나라 사람】(贊金伊飡二元【唐人】)
粲粲文星海東天    찬란한 문창성이 해동 하늘에 빛나니
飄揚才德子能全    훌륭한 재주와 덕을 그대가 다 갖췄네
一振高名滿帝都    높은 명성을 제왕의 도성에 떨치고는
三千躍馬向華邊    삼천 필 말을 달려 변방으로 가누나
김화재의 은거【스스로 기술한 것이다.】(金華齊隱居【自述】)
浮世功名何足取    덧없는 세상 공명 취할 게 있으랴
莫如江上擲漁竿    강가에서 낚싯대 던지느니만 못하지
月笛烟簑靜裡趣    풍월 속에 고요히 도롱이 입고 젓대 부니
於今物表得安閑    지금은 세상을 벗어나 한가로이 사노라
만불산을 예찬하다121)【대종】(贊萬佛山【代宗】)
天將滿月四方栽    하늘은 만월을 가지고 사방불四方佛을 만들고
地湧明毫一夜開    땅은 명호를 솟구쳐 하룻밤에 펼쳤네
妙手更煩彫萬佛    다시금 정묘한 솜씨로 만불을 조성하여
眞風要使遍三才    부처님 교화를 우주에 두루 퍼지게 하였네
불국사를 창건하다122)【『삼국유사』】(創佛國寺【代宗】)
모량리에 봄이 간 뒤 세 뙈기 밭 시주했더니 牟梁去2)後施三 香嶺秋來獲萬金    향령에 가을이 오자 만금을 수확하였어라
萱堂百年貧富貴    어머님은 평생 동안 가난하다 부귀해졌고
槐庭一夢去來今    재상은 한바탕 꿈속에서 전생과 현생 오갔네

012_0553_c_01L贊金庾信遺史

012_0553_c_02L
紅紫紛紛幾亂朱堪嗟魚目誑愚夫

012_0553_c_03L不因居士輕彈指多少巾箱襲珷玞

012_0553_c_04L贊靑邱遺史

012_0553_c_05L
繞佛南山像逐旋靑邱佛日再中懸

012_0553_c_06L解敎宮井淸波湧誰識金爐一炷烟

012_0553_c_07L贊許皇后遺史

012_0553_c_08L
載厭緋帆茜旗輕乞靈遮莫海濤驚

012_0553_c_09L豈徒到岸扶皇玉千古南倭遏怒鯨

012_0553_c_10L贊法海師遺史

012_0553_c_11L
法海波瀾法界寛四溟盈縮未爲難

012_0553_c_12L莫言百億須彌大都在吾師一指端

012_0553_c_13L贊金伊飡二元唐人

012_0553_c_14L
粲粲文星海東天飄揚才德子能全

012_0553_c_15L一振高名滿帝都三千躍馬向華邊

012_0553_c_16L金華齊隱居自述

012_0553_c_17L
浮世功名何足取莫如江上擲漁竿

012_0553_c_18L月笛烟簑靜裡趣於今物表得安閑

012_0553_c_19L贊萬佛山代宗

012_0553_c_20L
天將滿月四方栽地湧明毫一夜開

012_0553_c_21L妙手更煩彫萬佛眞風要使遍三才

012_0553_c_22L創佛國寺代宗 [38]

012_0553_c_23L
牟梁去 [39] 後施三畝香嶺秋來獲萬金

012_0553_c_24L萱堂百年貧富貴槐庭一夢去來今

012_0554_a_01L
고려 왕이 불교를 숭상하다【안향123)】(麗王拜佛【安珣之】)
香燈處處皆祈佛    곳곳마다 향과 등불로 부처에 기도하고
絲管家家盡禮神    집집마다 푸닥거리하여 귀신을 섬기건만
獨有一間天子廟    홀로 한 칸 공자를 모신 사당에는
滿庭春草寂無人    뜰 가득 봄풀 우거지고 인적이 없어라
낙산사의 관음불에 기도하다124)【유자량】(祈洛山觀音佛【庾資䪨】)
海岸孤絶處      바닷가 벼랑의 외딴 곳
中有洛伽峯      그 가운데 낙가봉이 있어라
大聖住無住      대성은 머물러도 머묾이 없고
普門封不封      보문은 닫아도 닫아지지 않네
明珠非我欲      명주는 내 바라는 게 아니요
靑鳥是人逢      청조는 사람들이 만나는 것이라
但願洪波上      다만 원하노니 큰 파도 위에
親瞻滿月容      만월 같은 얼굴 친견하는 것일세
화엄사에 노닐며【대각국사 의천】(遊華嚴寺【大覺】)
寂滅堂前多勝景    적멸당 앞에는 빼어난 경치 많고
吉祥峯下絶纖埃    길상봉 아래에는 티끌 한 점 없어라
彷徨盡日思前事    종일 서성이며 지난 일 생각하노라니
薄暮忠風起孝坮    저물녘에 슬픈 바람이 효대에 이누나
원경 대사의 필적125)【금나라 사신】(圓鏡大師筆【金使】)
王子膏梁氣半存    왕자의 고량 기운이 반쯤 남았으니
山人蔬笋尙餘痕    산승의 채식 흔적은 오히려 거의 없어라126)
顚張醉素無全骨    미친 장지와 취한 회소는 온전한 골격 없었나니
却恨當年許作髠    당시에 중이 되도록 한 게 도리어 한스럽구나127)
낭지 대사께 올리다128)【원효】(上朗智大師【元曉】)
西谷沙彌稽首禮    서쪽 골짜기에 있는 사미승은 머리 조아려
東岳上德鷲岳前    동쪽 산 영취산 앞의 대덕께 예배하오니
吹以細塵補鷲岳    작은 먼지를 불어서 영취산에 보태고
飛其微石投龍淵    작은 돌을 날려 용연에 던지는 격입니다
호원 대사에게 부치다【고운 최치원】 (寄顥原大士【孤雲】)
終日低頭弄筆端    종일토록 머리 숙인 채 붓끝만 놀리노니
人人杜口活心難    사람마다 입을 닫아 마음을 말하기 어려워라
遠離塵世雖堪喜    속세를 멀리 떠난 건 비록 기뻐할 만하지만129)
爭奈風情未肯闌    풍류의 감정을 다 버리지 못함을 어이할거나
影鬪晴霞紅葉徑    그림자는 붉은 낙엽 산길에서 맑은 노을과 다투고
聲連夜雨白雲間    소리는 흰 구름 속 여울에서 밤비와 이어지누나
呤魂對景無覊絆    경치를 마주해 시 읊노라니 객수는 없지만
四海深機憶道安    사해가 매우 위태할 제 도안을 생각한다오130)
쌍계사에 노닐며【고운 최치원】【4수】(遊雙溪寺【四首孤雲】)
[1]
東國花開洞      동국의 화개동은
壺中別有天      호리병 속 별천지131)로세

012_0554_a_01L麗王拜佛安珣之 [40]

012_0554_a_02L
香燈處處皆祈佛絲管家家盡禮神

012_0554_a_03L獨有一間天 [41] 子廟滿庭春草寂無人

012_0554_a_04L祈洛山觀音佛庾資䪨

012_0554_a_05L
海岸孤絕處中有洛伽峯

012_0554_a_06L大聖住無住普門封不封

012_0554_a_07L明珠非我欲靑鳥是人逢

012_0554_a_08L但願洪波上親瞻滿月容

012_0554_a_09L遊華嚴寺大覺

012_0554_a_10L
寂滅堂前多勝景吉祥峯下絕纖埃

012_0554_a_11L彷徨盡日思前事薄暮忠 [42] 風起孝坮

012_0554_a_12L圓鏡大師筆金使

012_0554_a_13L
王子膏梁氣半存山人蔬笋尙餘痕

012_0554_a_14L顚張醉素無全骨却恨當年許作髠

012_0554_a_15L上朗智大師元曉

012_0554_a_16L
西谷沙彌稽首禮東岳上德鷲岳前

012_0554_a_17L吹以細塵補鷲岳飛其微石投龍淵

012_0554_a_18L寄顥原大士孤雲

012_0554_a_19L
終日低頭弄筆端人人杜口活 [43] 心難

012_0554_a_20L遠離塵世雖堪喜爭奈風情未肯闌

012_0554_a_21L影鬪晴霞紅葉徑聲連夜雨白雲間 [44]

012_0554_a_22L [45] 魂對景無覊絆四海深機憶道安

012_0554_a_23L遊雙溪寺四首孤雲

012_0554_a_24L
東國花開洞壺中別有天

012_0554_b_01L仙人椎玉枕      선인이 옥 베개를 밀치니
身勢欻百年      세상에선 어느덧 천 년이 흘렀어라

[2]
明月初生處      시냇가 달이 막 돋아나는 곳
淸風不動時      맑은 바람은 불지 않을 때
子規聲入耳      두견새 소리 귀에 들어오니
幽興自無知      그윽한 흥은 응당 스스로 알리라

[3]
萬壑雷聲起      만학에 우렛소리 일어나더니
千峯雨色新      천봉에 비 색깔도 산뜻하여라
山僧忘歲月      산승은 세월이 가는 것도 잊고
唯紀葉間春      오직 잎새의 봄빛만 기억하네

[4]132)
明月雙溪水      달 밝은 쌍계의 물이요
淸風八咏樓      바람이 맑은 팔영루라
昔年爲客處      예년에는 나그네로 왔던 곳에
今日送君遊      오늘은 그대를 보내며 노니네
원효 스님을 예찬하다133)【대각국사 의천】(贊元曉師【大覺】)
偉論雄經罔不通    웅대한 경과 논에 모두 통달하고
一生弘護有深功    일생 동안 불법 옹호에 공적이 깊네
三千義學分燈後    삼천의 제자들이 등불을 나눠 밝히니
圓敎宗風滿海東    원교의 종풍이 해동에 가득하여라
문수상에 예배하며134)【대각국사 의천】(禮文殊像【大覺】)
五坮現化非徒爾    오대산에서 화현한 것 부질없는 일 아니니
三角分身豈偶然    삼각산에 이렇게 분신한 것이 어찌 우연이랴
唐帝一回鳴鳳輦    당나라 황제 아홉 번 오대산에 행차했고
吾君累次早留篇    우리 임금님은 누차 이곳에 시를 남겼네
식암을 방문하여【대각국사 의천】(訪息庵【大覺】)
講徹香林訪息庵    향림사에서 강론 마치고 식암을 방문하니
崎嶇松遙撥烟嵐    울퉁불퉁한 솔밭 길에는 안개 피어오르누나
當年龍井擧高話    당시 용정사에서 등반하면서 고담 나눴건만
見景思人悵不堪    경치 보며 사람 생각하니 서글프기 그지없네
청학동에 들어가며【청학 선생135)】(入靑鶴洞【靑鶴先生】)
穿雲一路不分明    구름을 뚫고 난 한 줄기 희미한 길 걸어
客到山門獨鶴迎    길손이 산문에 이르니 학만 홀로 마중하네
丹岸雨添瑤草畫    붉은 언덕에 비 내리니 고운 풀 그림 같고
碧崖風落玉碁聲    파란 벼랑에 바람 부는데 옥 바둑돌 소리
閑花老栢千年在    한가로운 꽃 늙은 잣나무는 천 년을 살았고
亂石飛泉百道爭    어지러운 바위틈 떨어지는 폭포 백 가닥이어라
世有名區人不識    세상에 이 명승이 있는 줄 사람들 알지 못하니
孰能於此養心精    그 누가 이곳에서 정신을 수양할 수 있으리오
모진당에 제하다【백림거사 한식136)】(題慕眞堂【栢林居士韓湜】)
曾見先朝李種辰   일찍이 선왕 때 오얏 심는 것 보았더니
東風二十四回春   열두 번째 봄을 맞아 꽃이 활짝 피었어라
題詩華表千年柱    화표라 천 년의 기둥에다 시를 적고
洒淚靑山一掬塵    푸른 산의 한 줌 티끌에 눈물 뿌리노라137)

012_0554_b_01L仙人椎 [46] 玉枕身勢 [47] 欻百 [48] (一)

012_0554_b_02L [49] 月初生處淸風不動時

012_0554_b_03L子規聲入耳幽興自無 [50] (二)

012_0554_b_04L萬壑雷聲起千峯雨色新

012_0554_b_05L山僧忘歲月唯紀 [51] 葉間春(三)

012_0554_b_06L明月雙溪水淸風八咏樓

012_0554_b_07L昔年爲客處今日送君遊(四)

012_0554_b_08L贊元曉師大覺

012_0554_b_09L
偉論雄經罔不通一生弘護有深功

012_0554_b_10L三千義學分燈後圓敎宗風滿海東

012_0554_b_11L禮文殊像大覺

012_0554_b_12L
五坮現化非徒爾三角分身豈偶然

012_0554_b_13L唐帝一 [52] 回鳴鳳輦吾君累次早留篇

012_0554_b_14L訪息庵大覺

012_0554_b_15L
講徹香林訪息庵崎嶇松遙 [53] 撥烟嵐

012_0554_b_16L當年龍井擧 [54] 高話見景思人悵不堪

012_0554_b_17L入靑鶴洞靑鶴先生

012_0554_b_18L
穿雲一路不分明客到山門獨鶴迎

012_0554_b_19L丹岸雨添瑤草畫碧崖風落玉碁聲

012_0554_b_20L閑花老栢千年在亂石飛泉百道爭

012_0554_b_21L世有名區人不識孰能於此養心精

012_0554_b_22L題慕眞堂栢林居士韓湜

012_0554_b_23L
曾見先朝李種 [55] 東風二十四回春 [56]

012_0554_b_24L題詩華表千年柱洒淚靑山一掬塵

012_0554_c_01L楓岸踈鍾神勒寺    바람 부는 언덕에 새벽 종소리는 신륵사
烟沙晩笛廣陵津    안개 낀 모래톱에 저녁 피리 소리는 광릉진
秋風緩擊滄浪枻    맑은 가을에 노를 저어 여강을 가노니
樓上無人識洞賓    누대 위에 그 누가 동빈을 알리오138)
천마산에 올라【홍한인】(上天摩山【洪漢仁】)
朝上白雲峯頂觀    아침에는 백운봉 정상에 올라 구경하고
暮投嵓1)下孤雲2)宿저녁에는 봉우리 아래 암자에서 묵노라夜深僧靜3)客無眠   밤 깊어 중은 선정에 들고 길손은 잠 못 이뤄
杜宇一聲山月落    두견새 한 울음소리에 산 위에 달은 지는구나
조매창에게 화답하다【능호139)】(和曹梅窓【能浩】)
菊帶秋霜垂艶色    서리 맞은 가을 국화는 고운 빛깔로
梅堂臈雪放寒香    매당의 섣달 눈 속에 찬 향기를 풍기네
月當晦夜千江黑    달은 그믐밤을 만나 천강이 캄캄하고
春到陽城百草靑    봄은 양성에 이르러 백초가 푸르구나
나옹에게 보이다【평산 처림140)】(示懶翁【平山】)
拂子法衣今付囑    불자와 법의를 이제 부촉하노니
石中取出無瑕玉    돌 속에서 꺼낸 티 없는 옥이어라
六根永淨得菩提    육근이 길이 청정해 보리를 얻었으니
禪定慧光皆具足    선정과 지혜를 모두 구족하였도다
태고 조사 임종게(太古祖臨終偈)
人生命若水泡空    사람의 목숨이란 물거품과 같나니
八十餘年春夢中    팔십여 년 세월이 한바탕 춘몽이어라
臨路如今放皮袋    세상을 떠나는 지금 가죽 부대를 버리니
一輪紅日放西峯    둥근 붉은 해가 서쪽 봉우리에 지는구나
율경을 강론하며【대각국사 의천】(講律經【大覺】)
誠非明敏學非硏    식견은 명민하지 못하고 학문은 깊지 못하거늘
予是何人輙講宣    내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 경을 강론한단 말인가
只爲聖言無振發    성인 말씀이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이요
且圖先倡作良緣    우선 선창하여 좋은 인연 맺고자 해서일 뿐일세
지광 상인에게 주다【고운 최치원】(贈智光上人【孤雲】)
雲畔結精廬      구름 가에 암자를 짓고서
安禪四紀餘      선정을 닦은 지 사십여 년
笻無出山步      지팡이는 산을 나간 적 없었고
筆絶入京書      붓은 서울에 보내는 글 쓴 적 없지
竹架泉聲緊      대나무 홈통에는 샘물 소리 졸졸
松欞日影踈      소나무 창문에는 해 그림자 성글어라
境高吟不盡      높은 곳 좋은 경치를 다 읊지 못하고
瞑月悟眞如      그윽이 눈을 감고 진여를 깨달으시네
금천사에 노닐며【고운 최치원】(遊金川寺【孤雲】)
白雲溪畔剏仁祠    백운계 시냇가에 절을 짓고서
三十年來此住持    삼십 년 이래로 이곳에 주석하시네

012_0554_c_01L [57] 岸踈 [58] 鍾神勒寺烟沙晩笛廣陵津

012_0554_c_02L秋風緩擊滄浪枻 [59] 樓上無 [60] 人識洞賓

012_0554_c_03L上天摩山洪漢仁

012_0554_c_04L
朝上白雲峯頂觀暮投嵓 [61] 下孤雲 [62] 宿

012_0554_c_05L夜深僧靜 [63] 客無眠杜宇一聲山月落

012_0554_c_06L和曹梅窓能浩

012_0554_c_07L
菊帶秋霜垂艶色梅堂臈雪放寒香

012_0554_c_08L月當晦夜千江黑春到陽城百草靑

012_0554_c_09L示懶翁平山

012_0554_c_10L
拂子法衣今付囑石中取出無瑕玉

012_0554_c_11L六根永淨得菩提禪定慧光皆具足

012_0554_c_12L太古祖臨終偈

012_0554_c_13L
人生命若水泡空八十餘年春夢中

012_0554_c_14L臨路如今放皮袋一輪紅日放 [64] 西峯

012_0554_c_15L講律經大覺

012_0554_c_16L
[65] 非明敏學非硏予是何人輙講宣

012_0554_c_17L只爲聖言無振發且圖先倡作良緣

012_0554_c_18L贈智光上人孤雲

012_0554_c_19L
雲畔結 [66] 精廬安禪四紀餘

012_0554_c_20L笻無出山步筆絕入京書

012_0554_c_21L竹架泉聲緊松欞日影踈

012_0554_c_22L境高吟不盡瞑月 [67] 悟眞如

012_0554_c_23L遊金川寺孤雲

012_0554_c_24L
白雲溪畔剏仁祠三十年來此住持

012_0555_a_01L笑指門前一條路    웃으며 문 앞의 한 가닥 길 가리키며
纔離山下有千岐    산 아래 벗어나면 천 갈래로 나뉜다 하네
이규보의 겨자씨【혜문141】(李奎報芥子【惠文】)
芥子吾宗所植論    겨자씨는 우리 종문에서 일찍이 말한 바
須彌巨海忩能呑    수미산과 큰 바다도 그 안에 들어간다고 했지
惠來徑榻知何意    나에게 보내 주심은 알지 못하겠네 무슨 뜻인가
卽事談玄報佛恩    이를 갖고 불법 담론해 부처님 은혜 갚으려는 게지
미륵상을 예찬하다【공공142)】(贊彌勒像【空空】)
金色嵬嵬丈六身    금색의 우뚝이 높은 장륙의 몸
靑山獨立幾經春    청산에 홀로 서서 몇 해를 보냈느뇨
我來稽首何無說    내 와서 머리 조아려도 어이 말씀 없는가
曩刼同修是故人    과거 전생에 함께 도를 닦은 옛 친구일세
석불이 스스로 대답하다【유장원143)】(石佛自答【庾壯元】)
腰上僧形下俗身    허리 위는 중의 모습 아래는 속인 모습
長安桃李眼迷春    장안의 복사꽃 오얏꽃 봄빛에 눈이 아련해라
莫言曩刼同修善    과거 전생에 함께 도를 닦았다 말하지 말게
吾黨曾無破戒人    우리 무리에는 일찍이 파계한 사람이 없다네
사복이 어미를 장사 지낼 때의 법문144) (蛇福葬母訣)
徃昔釋迦牟尼佛    옛날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沙羅樹下入湼槃    사라수 아래서 열반에 드셨는데
于今亦有如彼者    지금도 그와 같은 이가 있으니
欲入蓮花藏界寛    드넓은 연화장 세계에 들고자 하네
사복의 어머니를 장사 지내다【『삼국유사』】(葬蛇福母【遺史】)
淵默龍眠豈等閑    물속의 용처럼 침묵한들 어찌 범상하랴
臨行一曲沒多般    작별할 때 한 곡조뿐 많은 말 없었어라
苦兮生死元非苦    생사가 괴롭다지만 원래 괴로움 아니니
華藏浮休世界寛    평안한 연화장 세계 드넓기도 하여라
사복의 어머니를 장사 지낼 때의 법문【원효】(葬蛇福母法訣【元曉】)
莫生兮 其死也苦    태어나지 말지니 죽기도 괴로워라
莫死兮 其生也苦    죽지 말지니 태어나기도 괴로워라
生死也 苦兮苦兮    태어남과 죽음이 괴롭고 괴로워라145)
원묘국사에게 보이다【조계 목우자146)】(示圓妙國師【曹溪牧牛子】)
波亂月難顯      물결이 어지러우면 달이 드러나기 어렵고
室深燈更光      방이 깊으면 등불의 빛 더욱 밝으리
勸君整心器      권하노니 그대 마음 그릇을 바로잡아
勿傾甘露醬      감로의 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하라
보조국사 임종게147) (普照翁終偈)

012_0555_a_01L笑指門前一條路纔離山下有千岐

012_0555_a_02L李奎報芥子惠文

012_0555_a_03L
芥子吾宗所植論須彌巨海忩能呑

012_0555_a_04L惠來徑 [68] 榻知何意卽事談玄報佛恩

012_0555_a_05L贊彌勒像空空

012_0555_a_06L
金色嵬嵬丈六身靑山獨立幾經春

012_0555_a_07L我來稽首何無說曩刼同修是故人

012_0555_a_08L石佛自答庾壯元

012_0555_a_09L
腰上僧形下俗身長安桃李眼迷春

012_0555_a_10L莫言曩刼同修善吾黨曾無破戒人

012_0555_a_11L蛇福葬母訣

012_0555_a_12L
徃昔釋迦牟尼佛沙羅樹下入湼槃

012_0555_a_13L于今亦有如彼者欲入蓮花藏界寛

012_0555_a_14L葬蛇福母遺史

012_0555_a_15L
淵默龍眠豈等閑臨行一曲沒多般

012_0555_a_16L苦兮生死元非苦華藏浮休世界寛

012_0555_a_17L葬蛇福母法訣元曉

012_0555_a_18L
莫生兮其死也苦

012_0555_a_19L莫死兮其生也苦

012_0555_a_20L生死也苦兮苦兮

012_0555_a_21L示圓妙國師曹溪牧牛子

012_0555_a_22L
波亂月難顯室深燈更光

012_0555_a_23L勸君整心器勿傾甘露醬

012_0555_a_24L普照翁終偈

012_0555_b_01L
這箇眼耳鼻口舌    이 눈과 귀와 코와 입과 혀는
不是祖眼耳鼻口舌   조상의 눈과 귀와 코와 입과 혀가 아니다
千種萬般㧾在這裡   천 가지 만 가지가 모두 여기에 있다
咄          돌
진각국사 임종게(眞覺終偈)
衆苦不到處      뭇 괴로움이 못 미치는 곳에
別有一乾坤      따로 하나의 건곤이 있어라
且問是何處      묻노니 이 어느 곳인가
大寂湼槃門      대적열반문이라네
보조 스님께 드리다148)【진각국사 혜심】(呈普照師翁【眞覺】)
未入白雲山下路    백운산 아래 길에 들어서기도 전에
已叅庵內老師翁    이미 암자 안 노스님을 참배하였다오
呼兒聲落松蘿霧    시자 부르는 소리 안개 낀 송라에 지고
煑茗香傳石逕風    차 달이는 향기는 돌길 바람에 풍겨 오네
부채를 내려 준 데 답하다149)【진각국사】(謝賜扇子【眞覺】)
昔在師翁手裡    예전에는 스님의 손에 있었는데
今來弟子掌中    지금은 제자의 손안에 들어왔어라
若遇熱忙狂走    더위를 만나 분주히 다닐 때에는
不妨打起淸風    맑은 바람을 일으켜도 좋으리
전물암에 우거하며【진각국사】(寓轉物庵【眞覺】)
五峯山前古嵒窟    오봉산 앞 유서 깊은 바위굴
中有一庵名轉物    그곳에 한 암자 있으니 이름이 전물암
我棲此庵作活計    내 이 암자에 깃들어 살아가노니
只可呵呵難吐出    그저 껄껄 웃을 뿐 말하기 어려워라
缺唇埦折脚鐺    입술 이지러진 사발과 다리 부러진 솥에
煮粥煎茶聊遣日    죽도 끓이고 차도 달여 그럭저럭 소일하며
踈慵不掃復不芟    게으르고 귀찮아 쓸지도 않고 베지도 않아
庭艸如雲深沒膝    뜰에 풀이 구름처럼 자라 무릎이 빠지지
晩起不知平旦寅    느지막이 일어나느라 동 트는 줄도 모르고
早眠不待黃昏戍    일찍 잠들어 날이 저물기를 기다리지 않네
不洗面不剃頭    얼굴도 씻지 않고 머리도 깎지 않고
不看經不持律    경도 보지 않고 계율도 지키지 않고
不坐禪不燒香    좌선도 하지 않고 향도 사르지 않고
不禮祖不禮佛    조사께도 부처님께도 예배하지 않으니
人來恠問解何宗    사람들 와서 괴이쩍어 무슨 종파냐 물으면
一二三四五六七    일이삼사오륙칠이라고 대답할 뿐
莫莫莫密密密    그저 침묵하고 꼭꼭 숨겨야지
家醜不得外揚    집안 허물을 밖으로 드러내선 안 되지
摩訶般若波羅密    마하반야바라밀
물속의 그림자를 마주하고【진각국사】(對水中影子【眞覺】)
池邊獨自坐      못가에 나 홀로 앉았노라니
池底偶逢僧      못물 아래 우연히 한 중을 만났네

012_0555_b_01L
這箇眼耳鼻口舌不是祖眼耳鼻口舌
012_0555_b_02L千種萬般㧾在這裡

012_0555_b_03L眞覺終偈

012_0555_b_04L
衆苦不到處別有一乾坤

012_0555_b_05L且問是何處大寂湼槃門

012_0555_b_06L呈普照師翁眞覺

012_0555_b_07L
未入白雲山下路已叅庵內老師翁

012_0555_b_08L呼兒聲落松蘿霧煑茗香傳石逕風

012_0555_b_09L謝賜扇子眞覺

012_0555_b_10L
昔在師翁手裡今來弟子掌中

012_0555_b_11L若遇熱忙狂走不妨打起淸風

012_0555_b_12L寓轉物庵眞覺

012_0555_b_13L
五峯山前古嵒窟中有一庵名轉物

012_0555_b_14L我棲此庵作活計只可呵呵難吐出

012_0555_b_15L缺唇埦折脚鐺煮粥煎茶聊遣日

012_0555_b_16L踈慵不掃復不芟庭艸如雲深沒膝

012_0555_b_17L晩起不知平旦寅早眠不待黃昏戍

012_0555_b_18L不洗面不剃頭不看經不持律

012_0555_b_19L不坐禪不燒香不禮祖不禮佛

012_0555_b_20L人來恠問解何宗一二三四五六七

012_0555_b_21L莫莫莫密密密家醜不得外揚

012_0555_b_22L摩訶般若波羅密

012_0555_b_23L對水中影子眞覺

012_0555_b_24L
池邊獨自坐池底偶逢僧

012_0555_c_01L默默笑相視      말없이 웃으며 서로 바라보노니
知君語不應      그대가 말로 응답하지 않을 줄 알지
꿈속에 관음보살을 보고【진각국사】(夢見觀音【眞覺】)
稽首觀世音      관세음께 머리 조아리노니
大悲老婆心      대자비로 노파심 지극하시지
手提無文印      손에는 문자 없는 인장을 쥐고
印我鼻孔深      내 콧구멍을 도장 찍어 만드셨네
豈唯印無文      어찌 도장만 문자 없을 뿐이랴
身亦無處尋      이 몸도 찾을 곳이 없어라
而常不離此      그러나 늘 여기를 여의지 않나니
淸風散竹林      맑은 바람이 대숲에 흩어지누나
담령에게 보인 육잠【진각국사】(示湛靈六箴【眞覺】)
안잠眼箴
塵中有大經      티끌 속에 큰 경전이 있거늘
如何看不了      어이하여 보아 알지 못하는가
速發律陀眼      속히 아나율타의 눈을 뜨고
早開迦葉笑      어서 가섭의 미소를 지어라
㭗㭗㵎邊松      울창한 시냇가의 소나무요
靑靑原上草      푸르른 언덕의 풀이로세
咄咄咄        쯧 쯧 쯧
漏逗也不少      허물이 적지 않도다
이잠耳箴
莫逐五音去      오음을 쫓아가지 말지니
五音令汝聾      오음이 너를 귀먹게 하리라
觀世音安在      관세음보살이 어디 있는가
圓通門不封      원통문은 늘 닫혀 있지 않네
磬搖明月響      풍경은 맑은 달빛에 흔들려 울리고
砧隱白雲春      다듬이는 흰 구름 속에서 들려라
噁噁噁        쩝 쩝 쩝
好與三十棒      삼십 방을 맞아야 하리
비잠鼻箴
香處勿妄開      향기로운 곳에서 함부로 뜨지 말고
臭中休更塞      악취가 난다고 해서 막지도 말아라
不作佛香天      불향천150)이 되지도 않거늘
況爲屍注國      하물며 시주국이 되리오
鐺中煎綠茗      솥에는 녹차를 달이고
爐上燒安息      향로에는 안식향을 사르누나
呵呵呵        껄 껄 껄
甚處求知識      어느 곳에서 선지식을 찾는가
설잠舌箴
不貪法喜羞      법희의 음식을 탐내지도 않거늘
況嗜無明酒      하물며 무명의 술을 즐기리오

012_0555_c_01L默默笑相視知君語不應

012_0555_c_02L夢見觀音眞覺

012_0555_c_03L
稽首觀世音大悲老婆心

012_0555_c_04L手提無文印印我鼻孔深

012_0555_c_05L豈唯印無文身亦無處尋

012_0555_c_06L而常不離此淸風散竹林

012_0555_c_07L示湛靈六箴眞覺

012_0555_c_08L眼箴

012_0555_c_09L
塵中有大經如何看不了

012_0555_c_10L速發律陀眼早開迦葉笑

012_0555_c_11L㭗㭗㵎邊松靑靑原上草

012_0555_c_12L咄咄咄漏逗也不少

012_0555_c_13L耳箴

012_0555_c_14L
莫逐五音去五音令汝聾

012_0555_c_15L觀世音安在圓通門不封

012_0555_c_16L磬搖明月響砧隱白雲春

012_0555_c_17L噁噁噁好與三十棒

012_0555_c_18L鼻箴

012_0555_c_19L
香處勿妄開臭中休更塞

012_0555_c_20L不作佛香天況爲屍注國

012_0555_c_21L鐺中煎綠茗爐上燒安息

012_0555_c_22L呵呵呵甚處求知識

012_0555_c_23L舌箴

012_0555_c_24L
不貪法喜羞況嗜無明酒

012_0556_a_01L莫說野狐禪      야호선을 말하여
終日虛開口      종일 헛되이 입을 열지 말고
默入獅子窟      침묵하여 사자의 굴에 들어가
語出獅子吼      말할 때 사자후를 토하라
須知語默外      모름지기 말과 침묵 밖에
更有郍一句      다시 일구가 있음을 알아야 하리
신잠身箴
莫咬一粒米      한 톨의 쌀도 씹지 말고
莫挂一條絲      한 가닥의 실도 걸치지 말지니
恐失家常飯      집안에서 늘 먹는 밥을 잃고
復染孃生衣      본연의 옷을 더럽힐까 두렵네
壺中一天地      호리병 속 별천지151)
刧外四威儀      겁 밖의 사위의이니
汝若不如是      네가 만약 이와 같지 못하면
何名出家兒      어찌 출가한 장부라 하리오
의잠意箴
忘懷堕鬼窟      생각을 잊으면 귀신의 굴에 떨어지고
看意縱猿情      생각에 집착하면 원숭이 마음 날뛰리
更擬除二病      그렇다고 이 두 병통을 없애려 하면
未免野狐精      야호의 정령이 되고 말리라
水臨方圓器      물은 모나고 둥근 그릇 따라 담기고
鏡隨胡漢形      거울은 검은색 붉은색 따라 비추나니
直饒伊麽去      가령 이와 같다고 하더라도
猶較患聾盲      오히려 귀머거리 봉사가 되리
육할을 해양의 청신사들에게 보이다152)【진각국사】(六喝示海陽諸信士【眞覺】)
主人公諾聽我箴    주인공아! 예! 나의 잠언을 들으라
最好堅除殺盜滛    가장 좋기로는 살생, 도둑질, 음행을 힘써 없애라
火聚刀山誰做得    무서운 화취지옥 도산지옥을 그 누가 만드는가
都緣是汝錯行心    모두 네가 마음을 잘못 쓴 데서 생겨난다네
主人公諾聽我喩    주인공아! 예! 나의 가르침을 들으라
到處逢人須愼口    곳곳마다 사람을 만나면 입을 조심하라
口是禍門尤可防    입은 앙화의 문이라 더욱 막아야 하니
維摩默味宜叅取    유마거사 침묵한 맛을 마땅히 참구하라
主人公諾聽我辭    주인공아! 예! 나의 말을 들어라
十惡冤家速遠離    십악153)의 원수 집안을 어서 멀리 벗어나라
惡自心生還自賊    악은 마음에서 생겨 도로 자기를 해치며
樹繁花果反傷枝    나무에 꽃과 과일이 많으면 가지가 부러지지
主人公諾聽我語    주인공아! 예! 내 말을 들어라
日暮浮生能幾許    아침저녁 덧없는 인생이 얼마나 되는가
昨日虛消今日然    어제도 헛되이 보내고 오늘도 그러하니
生來死去知何處    태어날 때 오고 죽어서 가는 곳이 어디인가
主人公諾惺惺着    주인공아! 예! 성성하게 정신 차려
十二時中常自覺    하루 십이 시 중에 늘 스스로 깨어 있으라
從來身勢太無端    종래의 이 몸과 세상 매우 터무니없으니
夢幻空花休把捉    꿈과 허깨비 허공 꽃 같은 것을 잡지 말라

012_0556_a_01L莫說野狐禪終日虛開口

012_0556_a_02L默入獅子窟語出獅子吼

012_0556_a_03L須知語默外更有郍一句

012_0556_a_04L身箴

012_0556_a_05L
莫咬一粒米莫挂一條絲

012_0556_a_06L恐失家常飯復染孃生衣

012_0556_a_07L壺中一天地刧外四威儀

012_0556_a_08L汝若不如是何名出家兒

012_0556_a_09L意箴

012_0556_a_10L
忘懷堕鬼窟 [69] 意縱猿情

012_0556_a_11L更擬除二病未免野狐精

012_0556_a_12L水臨方圓器鏡隨胡漢形

012_0556_a_13L直饒伊麽去猶較患聾盲

012_0556_a_14L六喝示海陽諸信士眞覺

012_0556_a_15L
主人公諾聽我箴最好堅除殺盜滛

012_0556_a_16L火聚刀山誰做得都緣是汝錯行心

012_0556_a_17L主人公諾聽我喩到處逢人須愼口

012_0556_a_18L口是禍門尤可防維摩默味宜叅取

012_0556_a_19L主人公諾聽我辭十惡冤家速遠離

012_0556_a_20L惡自心生還自賊樹繁花果反傷枝

012_0556_a_21L主人公諾聽我語 [70] 暮浮生能幾許

012_0556_a_22L昨日虛消今日然生來死去知何處

012_0556_a_23L主人公諾惺惺着十二時中常自覺

012_0556_a_24L從來身勢 [71] 太無端夢幻空花休把捉

012_0556_b_01L主人公諾心耶佛    주인공아! 예! 마음인가 부처인가
非佛非心亦非物    부처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니
畢竟安名喚作誰    필경 어떤 이름 붙여 누구라 부를 건가
喚作主人早埋沒 咄   주인공이라 불러도 벌써 매몰시킨 것일세 쯧쯧
좌우명座右銘
菩薩子菩薩子    보살자여 보살자여
常自摩頭深有以    늘 제 머리 만져 봄은 깊은 까닭 있으니
摩頭因得深思量    머리를 만지면 깊이 생각할 수 있나니
出家本意圖何事    출가한 본뜻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僧其形㒵俗其心    모습만 승려이고 마음은 속인이면
可不慚天而愧地    하늘에 부끄럽고 땅에 부끄럽지 않으랴
麁行誑言任汝爲    거친 행실 미친 말은 네 맘대로 할지라도
鑊湯爐炭何廻避    화탕 노탄지옥이야 어찌 피할 수 있을까
집을 떠나 득도하며【진각국사】(謝家得度【眞覺】)
志慕空門法      공문의 불법을 사모하여
灰心學坐禪      마음 죽여 좌선을 배우니
功名一堕甑      공명은 하나의 떨어진 시루154)지만
事業恨忘筌      사업은 통발을 잊음155)이 한스럽네
富貴徒爲爾      부귀는 한갓 부질없는 것일 뿐
貧窮亦自然      빈궁도 또한 절로 그러한 것이지
吾將捨閭里      내 장차 여염의 거리를 버리고
松下寄安眠      소나무 아래 깃들어 편안히 잠자리
진일 상인에게 보이는 두 가지 약방문156)【진각국사】(示眞上人二病方【眞覺】)
實際本來湛寂    실제는 본래 맑고 고요하고
神機自爾靈明    신기는 절로 밝고 신령하여라
任運忘懷虛浪    생각을 잊은 채 한가로이 지내노니
何關沈掉兩楹    혼침과 산란 두 가지에 어찌 걸리랴
惺惺無忘曰眞    성성하여 잊음이 없음이 진眞이요
寂寂不分是一    적적하여 나뉘지 않음이 일一이라
但能不負汝名    단지 너의 이 이름을 저버리지 않으면
何用別求他術    다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어디 있으랴
고분가【진각국사가 어릴 때 지은 것이다.】(孤憤歌【眞覺小兒時作】)
人生天地間      천지 사이에 사는 사람들
百骸九竅都相似    육체의 구조는 모두 비슷하건만
或貧或富或貴賤    빈부와 귀천이 서로 다르고
或妍或醜緣何事    용모도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인가
曾聞造物本無私    일찍이 듣건대 조물주는 사심이 없다더니
今乃知其虛語耳    그 말이 거짓인 줄을 이제야 알았구나
虎有爪兮不得翅    범은 발톱은 있고 날개는 없으며
牛有角兮不得齒    소는 뿔은 있고 송곳니가 없어라
蚊虻有何功      모기는 무슨 하는 일이 있다고
旣翅而又觜      날개가 있는 데다 부리까지 있는가
鶴脛長兮鳬脛短    학의 다리는 길고 오리 다리는 짧으며
鳥足二兮獸足四    날짐승은 발이 둘이고 길짐승은 발이 넷일세

012_0556_b_01L主人公諾心耶佛非佛非心亦非物

012_0556_b_02L畢竟安名喚作誰喚作主人早埋沒

012_0556_b_03L座右銘

012_0556_b_04L
菩薩子菩薩子常自摩頭深有以

012_0556_b_05L摩頭因得深思量出家本意圖何事

012_0556_b_06L僧其形㒵俗其心可不慚天而愧地

012_0556_b_07L麁行誑言任汝爲鑊湯爐炭何廻避

012_0556_b_08L謝家得度眞覺

012_0556_b_09L
志慕空門法灰心學坐禪

012_0556_b_10L功名一堕甑事業恨忘筌

012_0556_b_11L富貴徒爲爾貧窮亦自然

012_0556_b_12L吾將捨閭里松下寄安眠

012_0556_b_13L示眞 [72] 上人二病方眞覺

012_0556_b_14L
實際本來湛寂神機自爾靈明

012_0556_b_15L任運忘懷虛浪何關沈掉兩楹

012_0556_b_16L惺惺無忘曰眞寂寂不分是一

012_0556_b_17L但能不負汝名何用別求他術

012_0556_b_18L孤憤歌眞覺小兒時作

012_0556_b_19L
人生天地間百骸九竅都相似

012_0556_b_20L或貧或富或貴賤或妍或醜緣何事

012_0556_b_21L曾聞造物本無私今乃知其虛語耳

012_0556_b_22L虎有爪兮不得翅牛有角兮不得齒

012_0556_b_23L蚊虻有何功旣翅而又觜

012_0556_b_24L鶴脛長兮鳬脛短鳥足二兮獸足四

012_0556_c_01L魚巧於水拙於陸    물고기는 물에선 잘 놀고 뭍에는 못 오르는데
獺能於陸又能水    수달은 뭍에서도 물에서도 잘도 노니는구나
龍蛇龜鶴數千年    용과 뱀, 거북과 학은 수천 년을 살건만
蜉蝣朝生暮當死    하루살이는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 것을
俱生一世中      이 모두 한 세상에 태어나 살거늘
胡奈千般萬般異    어이하여 삶이 천만 가지로 다른가
不知然而然      그러한 까닭 모르면서 그러하니
夫誰使之使      대저 그 누가 그렇게 만드는가
上以問於天      위로 하늘에게 물어보고
下以離於地      아래로 땅에게 물어보아도
天地默不言      하늘과 땅은 묵묵히 말이 없으니
與誰論此理      누구와 더불어 이 이치를 말하리오
胸中積孤憤      가슴 속에 답답한 심정이 쌓여
日長月長銷骨髄    오랜 세월 흐르면서 골수를 녹이네
長夜漫漫何時曉    캄캄한 밤 길고 기니 어느 때나 밝을꼬
頻向書窓啼不已    자주 창을 보면서 울어 마지않는다오
하늘을 대신하여 대답하다【진각국사】(代天地答【眞覺】)
萬別千差事      천만 가지 세상 차별들은
皆從妄想生      모두 망상에서 생기느니
若離此分別      만약 이 분별을 여읜다면
何物不齊平      무엇이든 평등하지 않으리오
식영암명【진각국사】(息影庵銘【眞覺】)
身動而行       몸이 움직여 다니면
人見其迹       사람이 그 자취를 보고
心動而行       마음이 움직여 다니면
鬼見其迹       귀신이 그 자취를 보느니
身心俱不動      몸과 마음 모두 움직이지 않으면
人鬼無以覔      사람과 귀신 모두 찾지 못하지
況本無身心      하물며 본래 몸과 마음이 없거늘
何曾有動靜      어찌 움직임과 고요함인들 있으랴
若了如是理      이와 같은 이치를 안다면
方是眞息影      비로소 참으로 그림자를 쉰다157) 하리
대인명【진각국사】(大人銘【眞覺】)
菩薩所養       보살이 수양하는 것은
如拭劣巾       마치 걸레로 닦는 것 같아
攬垢在己       더러운 것은 자기가 가지고
推淨與人       깨끗한 것은 남에게 주네
我雖不肖       내 비록 못난 사람이지만
以是自珎       이 이치를 소중히 여기니
不知我者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視我如塵       나를 티끌처럼 하찮게 보건만
含垢忍耻       더러움을 받고 수치를 참으면서
內不失眞       안으로 참된 본성을 잃지 않노니
願諸同學       원컨대 함께 공부하는 이들은
聞者書紳       이 말을 듣고 명심할지어다

012_0556_c_01L魚巧於水拙於陸獺能於陸又能水

012_0556_c_02L龍蛇龜鶴數千年蜉蝣朝生暮當死

012_0556_c_03L俱生一世中胡奈千般萬般異

012_0556_c_04L不知然而然夫誰使之使

012_0556_c_05L上以問於天下以離 [73] 於地

012_0556_c_06L天地默不言與誰論此理

012_0556_c_07L胸中積孤憤日長月長銷骨髄

012_0556_c_08L長夜漫漫何時曉頻向書窓啼不已

012_0556_c_09L代天地答眞覺

012_0556_c_10L
萬別千差事皆從妄想生

012_0556_c_11L若離此分別何物不齊平

012_0556_c_12L息影庵銘眞覺

012_0556_c_13L
身動而行人見其迹

012_0556_c_14L心動而行鬼見其迹

012_0556_c_15L身心俱不動人鬼無以覔

012_0556_c_16L況本無身心何曾有動靜

012_0556_c_17L若了如是理方是眞息影

012_0556_c_18L大人銘曰眞覺

012_0556_c_19L
菩薩所養如拭劣巾

012_0556_c_20L攬垢在己推淨與人

012_0556_c_21L我雖不肖以是自珎

012_0556_c_22L不知我者視我如塵

012_0556_c_23L含垢忍耻內不失眞

012_0556_c_24L願諸同學聞者書紳

012_0557_a_01L
석존의 금강계단에 예배하며【진각국사가 통도사에서 지은 것이다.】(禮釋尊戒壇【眞覺。 在通度寺。】)
釋尊舍利鎭高壇    석존의 사리가 높은 계단에 있는데
覆釜腰邊有火瘢    부도 허리 부분에 불탄 흔적이 있으니
聞道黃龍災塔日    듣건대 황룡사탑이 불타던 날에
連燒一面示無相    이 부도도 함께 타서 일체임을 보였다지158)
석존의 가사159)에 예배하며【진각국사】(禮釋尊袈裟【眞覺】)
慇懃稽首敬歸依    은근히 머리 조아려 공경히 귀의하노니
是我如來所着衣    이는 우리 석가여래께서 입었던 옷일세
因憶靈山猊座上    이에 생각하노니 영산회상 사자좌에서
莊嚴百福相嵬嵬    복덕을 다 갖춘 장엄한 모습 위대하셨으리
떨어지는 꽃을 슬퍼하며【진각국사】(傷落花【眞覺】)
昨日枝頭開爛熳    어제는 가지에 흐드러지게 피었더니
今朝地面落紛紜    오늘은 땅 위에 어지럽게 떨어지누나
令人嗟惜飜生愧    보는 사람 탄식하고 부끄럽게 하니
榮辱無心孰似君    영욕에 무심하기론 그 누가 너만 하랴
물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읊다【진각국사】(臨水影吟【眞覺】)
偶爾來臨止水淸    우연히 맑은 물가에 와서 굽어보니
滿頭雪霜使人驚    온통 흰 머리털이 사람을 놀라게 하네
不憂世事兼身事    세상일도 자신 일도 근심하지 않거늘
誰得栽培白髮生    그 누가 백발을 심어 자라게 했는가
간신도160)를 읊다【진각국사. 문극겸이 공주 유구역에 시를 써 놓았던 것이다.】(咏諫臣圖【眞覺。 上1)文克兼在公州維鳩驛店。】)
壁上何人畵此圖    벽에 그 누가 이 그림을 그렸는가
諫臣去國事機乎    직간하는 신하 떠나가니 나라가 위태해라
山僧一見尙怊悵    산승도 한 번 보고 오히려 마음 슬픈데
況復當塗士大夫    요로에 앉은 사대부야 말할 나위 있으랴
또 같은 제목【어떤 사람이 차운한 것이다.】(又【有人次】)
曲堗前言不早圖    곡돌하라고 한 말을 일찌감치 듣지 않다가
焦頭後悔可追乎    머리 태운 뒤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161)
何人畵此諫臣去    어느 누가 이 간신이 떠나는 모습 그렸는가
滿壁淸風激懦夫    벽에 가득한 청풍이 나약한 자를 흥기시키누나162)
또 같은 제목【어떤 사람이 차운한 것이다.】(又【有人次】)
白衣黃巾諫臣圖    흰옷에 황건을 쓴 간신의 그림은
是屈原乎微子乎    그 사람이 굴원163)인가 미자164)인가
未定1)君非空去國    임금 잘못 바로잡지 못하고165) 속절없이 도성 떠났으니
不須毫底費工夫    굳이 붓을 놀려서 시를 쓸 필요는 없었지
고려 의종에게 직간하다【문극겸】(諫麗毅宗【文克兼】)
朱雲折檻非干譽    주운이 난간 부러뜨린166) 것 명예 구해서가 아니었으니
袁盎當車豈爲身    원앙이 임금에 맞선167) 것 어찌 자기 몸을 위해서였으랴

012_0557_a_01L禮釋尊戒壇眞覺在通度寺

012_0557_a_02L
釋尊舍利鎭高壇覆釜腰邊有火瘢

012_0557_a_03L聞道黃龍災塔日連燒一面示無相 [74]

012_0557_a_04L禮釋尊袈裟眞覺

012_0557_a_05L
慇懃稽首敬歸依是我如來所着衣

012_0557_a_06L因憶靈山猊座上莊嚴百福相嵬嵬

012_0557_a_07L傷落花眞覺

012_0557_a_08L
昨日枝頭開爛熳今朝地面落紛紜

012_0557_a_09L令人嗟惜飜生愧榮辱無心孰似君

012_0557_a_10L臨水影吟眞覺

012_0557_a_11L
偶爾來臨止水淸滿頭雪霜使人驚

012_0557_a_12L不憂世事兼身事誰得栽培白髮生

012_0557_a_13L咏諫臣圖眞覺 [75] 文克兼在公州維鳩
012_0557_a_14L驛店

012_0557_a_15L
壁上何人畵此圖諫臣去國事機 [76]

012_0557_a_16L山僧一見尙怊悵況復當塗士大夫

012_0557_a_17L有人次

012_0557_a_18L
曲堗前言不早圖焦頭後悔可追乎

012_0557_a_19L何人畵此諫臣去滿壁淸風激懦夫

012_0557_a_20L有人次

012_0557_a_21L
白衣黃巾諫臣圖是屈原乎微子乎

012_0557_a_22L未定 [77] 君非空去國不須毫底費工夫

012_0557_a_23L諫麗毅宗文克兼

012_0557_a_24L
朱雲折檻非干譽袁盎當車豈爲身

012_0557_b_01L一片丹誠天末照    한 조각 붉은 충정을 하늘이 비추어 살펴 주지 않으니
强鞭羸馬退逡巡    여윈 말을 세게 채찍질하여 이렇게 물러가노라
조계 원감 조사 임종게(曹溪圓鑑祖臨終偈)
閱過行年六十七    예순일곱 해를 어느덧 지나서
及到今朝萬事畢    오늘에 이르러 모든 일 마쳤어라
故鄕歸路坦然平    고향에 돌아가는 길이 평탄하니
路頭分明未曾失    길이 분명하여 잃은 적이 없네
手中纔有一枝笻    손에 겨우 지팡이 하나 쥐었지만
且喜途中脚不跌    도중에 넘어지지 않겠기에 기뻐라
진락대에 올라【원감국사. 진락대는 송광사에 있다.】(登眞樂臺【圓鑑。在松寺。】)
溫溫朝旭上東岡    따스한 아침 해가 동산에 떠오를 제
閑陟高臺坐石床    한가히 높은 대에 올라 반석에 앉노라
和日丹楓映霞衲    화창한 해와 단풍이 내 옷에 비치니
忽驚身着錦衣裳    내 몸에 비단옷을 걸친 양 문득 놀란다
동방장의 동백꽃【원감국사】(東方丈山茶花【圓鑑】)
夏炎將半百花盡    더운 여름이 한창이라 온갖 꽃들 다 지는데
喜見山茶方盛開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동백꽃을 보니 기쁘구나
應是天公憐寂莫    응당 하늘이 적막한 나를 불쌍히 여겨서
小留春色着山隈    이 산모퉁이에 잠시 봄빛을 남겨 두신 게지
『원각경소』를 해설하며【원감국사】(演圓覺疏【圓鑑】)
圓覺伽藍周法界    원각의 가람이 법계를 두루 감싸니
四門當路割然開    사방 문이 길 앞에서 활짝 열렸어라
終朝把手拽復拽    종일토록 손을 잡고 이끌고 이끌건만
爭奈無人肯入來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으니 어이하리오
인과 묵 두 선객에게 보이다【원감국사】(示印默二禪人【圓鑑】)
曹溪不獨龍象窟    조계산은 용상 대덕이 사는 곳일 뿐 아니라
春晩園林最奇絶    봄이 저물 무렵 자연의 풍광도 매우 좋아라
數枝山茗紅似火    몇 가지 동백꽃은 타는 불꽃처럼 붉고
千樹梨花白於雪    천 그루 배꽃은 하얀 눈보다 더 희구나
사성찬【원감국사】(四聖賛【圓鑑】)
利慾陷身坑      이욕은 몸을 빠뜨리는 함정이니
智當遠避      지혜로운 이는 멀리 피해야 하리
一或堕其中      한 번이라도 그 속에 빠졌다 하면
多刧竟難離      오랜 겁 동안 벗어나기 어려우리라
吾身終不動      내 몸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으니
美哉妙華意      아름다워라 묘화의 뜻이여168)
延頸就白刃      목을 늘여 칼날에 나아갔으니
喜㢤信老志      훌륭하여라 신로의 뜻이여169)
懶讃臥衡山      나찬은 형산에 은거한 채
不答天書至      제왕의 조서에도 답하지 않았고170
盧能在曹溪      노능은 조계산에 있으면서
抗表謝中華      중사에게 표문 올려 사양하였지171)

012_0557_b_01L一片丹誠天末照强鞭羸馬退逡巡

012_0557_b_02L曺溪圓鑑祖臨終偈

012_0557_b_03L
閱過行年六十七及到今朝萬事畢

012_0557_b_04L故鄕歸路坦然平路頭分明未曾失

012_0557_b_05L手中纔有一枝笻且喜途中脚不跌

012_0557_b_06L登眞樂臺圓鑑在松寺

012_0557_b_07L
溫溫朝旭上東岡閑陟高臺坐石床

012_0557_b_08L和日丹楓映霞衲忽驚身着錦衣裳

012_0557_b_09L東方丈山茶花圓鑑

012_0557_b_10L
夏炎將半百花盡喜見山茶方盛開

012_0557_b_11L應是天公憐寂莫小留春色着山隈

012_0557_b_12L演圓覺疏圓鑑

012_0557_b_13L
圓覺伽藍周法界四門當路割然開

012_0557_b_14L終朝把手拽復拽爭奈無人肯入來

012_0557_b_15L示印默二禪人圓鑑

012_0557_b_16L
曹溪不獨龍象窟春晩園林最奇絕

012_0557_b_17L數枝山茗紅似火千樹梨花白於雪

012_0557_b_18L四聖賛圓鑑

012_0557_b_19L
利慾陷身坑 [78] 當遠避

012_0557_b_20L一或堕其中多刧竟難離

012_0557_b_21L吾身終不動美哉妙華意

012_0557_b_22L延頸就白刃 [79] 㢤信老志

012_0557_b_23L懶讃臥衡山不答天書至

012_0557_b_24L盧能在曹溪抗表謝中華 [80]

012_0557_c_01L唯彼四大士      저 네 분의 대사들은
豈肎嬰世累      어찌 세속의 속박에 걸려들리오
觀身如水泡      자기 몸을 물거품처럼 보고
視世猶夢事      세상을 꿈속의 일처럼 보아서
超然傲死生      초연히 생사를 아랑곳 않아
其道誠不二      그 도가 참으로 모두 같았으니
邈然千萬古      아득히 천고 후세에 이르도록
令人仰致高      사람들 공경히 우러르게 하누나
조계산에서 출발하여 계봉에 이르러【원감국사】(自曹溪山發至鷄峯【圓鑑】)
早發千岩萬壑中    천암만학 산중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穿林渡水路無窮    숲 뚫고 물 건너 멀고 먼 길 걷노라니
麻鞋踏破濃霜白    미투리는 하얀 된서리를 밟아 지나고
竹杖行分亂葉紅    대지팡이는 흩어진 붉은 낙엽 헤치네
上嶺殘星猶耿耿    고갯마루에 오르자 새벽 별이 아직 깜박이고
出山初日已瞳瞳    산을 나왔을 때는 아침 해가 이미 떠올랐는데
却廻鷄嶠天將暮    계봉에 돌아오자 하늘이 저물어 갈 무렵
隱隱鐘聲響半空    은은한 종소리가 반공에 울려 퍼지누나
대장경을 운반하며172)【무인년(1278) 겨울 11월 6일 원감국사】(運大藏經【戊寅冬月六日圓鑑】)
昨趂晨曦下翠微    어제 아침 해 들 때 산을 내려와
今隨夕照入松扉    오늘 석양을 따라 절에 돌아왔어라
諸人莫恠雙肩重    두 어깨 무겁다고 괴이쩍어 마오
擔得龍宮海藏歸    용궁의 장경을 지고 돌아왔다네
조계산의 능허교를 보수하고173)【원감국사】(曹溪凌虛橋修葺【圓鑑】)
雨側風欹度幾年    비바람에 퇴락한 지 몇 해였던가
今朝喜復見輪焉    오늘 번듯한 모습 다시 보아 기뻐라
架空飛閣鸞鳳擧    공중에 지은 누각은 봉황이 나는 듯
跨谷長橋螮蝀連    계곡에 걸친 다리는 무지개 이어진 듯
十里松陰濃滿地    십 리 길엔 짙은 솔 그늘이 땅에 가득하고
千重岳色翠浮天    천 겹의 푸른 산빛은 하늘에 떠 있어라
信公起癈佳聲在    신공이 중건한 아름다운 그 명성은
應與溪流萬古傳    응당 시냇물과 더불어 만고에 전해지리
한가로이 산에 사는 맛【원감국사】(閑居山味【圓鑑】)
百結霞衣五綴盂    누덕누덕 기운 누더기 낡아 빠진 발우
平生睡足復何須    평소에 잠 넉넉히 자니 무얼 더 바라랴
雨餘深院無人到    비 온 뒤 깊은 절간에 찾아오는 이 없어
閑倚風欞只自娛    서늘한 창가에 기대 혼자 즐거워하노라
다음은 자윤을 찬미한 것이다174)【원감국사】(右美子胤【圓鑑】)
曺溪新得小禪和    조계에서 새로 어린 사미를 얻었으니
汚血神駒一已多    천리마 같은 인물은 하나만으로도 많아라嵩岳圭公初出俗    숭악의 규공이 막 속세를 나온 때요海昌安老早辭家    해창의 안로가 일찍이 속가를 떠난 때일세175)
端知法器非聊爾    법기가 범상치 않음을 분명 알겠노니
旋覺魔軍不奈何    마군이 어쩔 수 없음을 이내 알겠어라

012_0557_c_01L唯彼四大士豈肎嬰世累

012_0557_c_02L觀身如水泡視世猶夢事

012_0557_c_03L超然傲死生其道誠不二

012_0557_c_04L邈然千萬古令人仰致高

012_0557_c_05L自曹溪山發至鷄峯圓鑑

012_0557_c_06L
早發千岩萬壑中穿林渡水路無窮

012_0557_c_07L麻鞋踏破濃霜白竹杖行分亂葉紅

012_0557_c_08L上嶺殘星猶耿耿出山初日已瞳瞳

012_0557_c_09L却廻鷄嶠天將暮隱隱鐘聲響半空

012_0557_c_10L運大藏經戊寅冬月六日圓鑑

012_0557_c_11L
昨趂晨曦下翠微今隨夕照入松扉

012_0557_c_12L諸人莫恠雙肩重擔得龍宮海藏歸

012_0557_c_13L曹溪凌虛橋修葺圓鑑

012_0557_c_14L
雨側風欹度幾年今朝喜復見輪焉

012_0557_c_15L架空飛閣鸞鳳擧跨谷長橋螮蝀連

012_0557_c_16L十里松陰濃滿地千重岳色翠浮天

012_0557_c_17L信公起癈佳聲在應與溪流萬古傳

012_0557_c_18L閑居山味圓鑑

012_0557_c_19L
百結霞衣五綴盂平生睡足復何須

012_0557_c_20L雨餘深院無人到閑倚風欞只自娛

012_0557_c_21L右美子胤圓鑑

012_0557_c_22L
曺溪新得小禪和 [81] 血神駒一已多

012_0557_c_23L嵩岳圭 [82] 公初出俗海昌安老早辭家

012_0557_c_24L端知法器非聊爾旋覺魔軍不奈何

012_0558_a_01L定作濟人舟萬斛    정녕코 사람 건네줄 큰 배가 될 터이니
苦河誰復困風波    고해에서 누가 다시 풍파에 시달리리오
들소를 길들이는 노래【원감국사】(馴野牛頌【圓鑑】)
野牛天性本難馴    들소의 천성은 본래 길들이기 어렵나니
細草平田自在身    고운 풀 우거진 들판에서 자유로이 뛰놀았건만
何意鼻端終有索    생각이나 했으랴 코에 밧줄이 꿰이어
牽來牽去揔由人    사람의 손아귀에 이리저리 끌려다니게 될 줄
벗에게 보이다【원감국사】(示友人【圓鑑】)
浮生定似隙中駒    인생은 그야말로 틈새 지나는 망아지176)
得喪悲欣何足數    득실이며 희비 따위를 따져 무엇하리오
君看貴賤與賢愚    그대는 보라 귀천과 현우 할 것 없이
畢竟同成一邱土    필경 무덤 속에 들어가고 마는 것을
달을 읊은 노래【일언으로부터 칠언까지 원감국사】(咏月賦【自一至七言圓鑑】)
月          달이여月          달이여旣圓         둥글었다가且缺         이지러지네陰雲牧        흐린 구름 걷히고
積雨歇        오랜 장맛비 개니
窓懸玉盤       공중에 둥근 쟁반 걸렸고
海湧銀闕       바다엔 은빛 궁궐177)이 솟구치네
周天如輪轉      마치 바퀴가 구르듯이 하늘을 돌고
滿地似鋪雪      흡사 눈을 뿌린 듯이 땅에 가득해라
風吹丹桂婆娑    바람이 부니 붉은 계수나무 춤을 추고
露洗金陂堂轍     이슬이 씻으니 금빛 언덕 환하게 밝구나
岑公席上歡有餘    잠공178)의 자리 위에서는 기쁨이 넘치고
政老盆中冷不徹    정로의 술동이 중엔 시가 끊이지 않으리
남원 조 태수가 준 시에 차운하다【원감국사】(次南原趙太守有詩【圓鑑】)
再捷龍門第一人    재차 용문의 제일인으로 뽑혔으니
便將忠孝奉君親    곧 충효로 임금과 어버이를 모시리라
欲窮世出世間事    세간과 출세간의 일을 다하고자
來作鷄峯社裡賓    여기 와서 계봉 절의 손님이 되셨구려
또 같은 제목【원감국사】(又【圓鑑】)
我本疏頑人外人    나는 본래 오활하여 사람 밖의 사람179)
世間誰復肎來親    세간의 그 누가 찾아와 친하려 하랴
不知今日亦何幸    알지 못하겠네 오늘은 얼마나 다행인가
坐致皇王門下賓    앉아서 성상 문하의 빈객을 오게 하다니
다시 앞의 운으로 시를 읊다【원감국사】(再拈前韵【圓鑑】)
千里同風便故人    천 리에 풍속이 같으니 곧 친구라180)
何須目擊始相親    굳이 서로 만나야만 친구가 되랴
誰知難足山中老    뉘 알랴 계족산 중의 이 늙은이도
曾是龍頭會上賓    일찍이 용두회181)에 속했던 사람인 줄을
염 상국의 시에 차운하다【원감국사】(次廉相國【圓鑑】)
十載華亭空艤舟    십 년 동안 화정에 속절없이 배를 띄웠더니
豈期黃蘗得裵休    황벽이 배휴를 만나게 될 줄 어찌 생각했으랴182)

012_0558_a_01L定作濟人舟萬斛苦河誰復困風波

012_0558_a_02L馴野牛頌圓鑑

012_0558_a_03L
野牛天性本難馴細草平田自在身

012_0558_a_04L何意鼻端終有索牽來牽去揔由人

012_0558_a_05L示友人圓鑑

012_0558_a_06L
浮生定似隙中駒得喪悲欣何足數

012_0558_a_07L君看貴賤與賢愚畢竟同成一邱土

012_0558_a_08L咏月賦自一至七言圓鑑

012_0558_a_09L
旣圓且缺陰雲牧 [83] 積雨歇

012_0558_a_10L [84] 懸玉盤海湧銀闕

012_0558_a_11L周天如輪轉滿地似鋪雪

012_0558_a_12L風吹丹桂婆娑露洗金陂堂 [85]

012_0558_a_13L岑公席上歡有餘政老盆中冷不徹

012_0558_a_14L次南原趙太守有詩圓鑑

012_0558_a_15L
再捷龍門第一人便將忠孝奉君親

012_0558_a_16L欲窮世出世間事來作鷄峯社裡賓

012_0558_a_17L圓鑑

012_0558_a_18L
我本疏頑人外人世間誰復肎來親

012_0558_a_19L不知今日亦何幸坐致皇王 [86] 門下賓

012_0558_a_20L再拈前韵圓鑑

012_0558_a_21L
千里同風便故人何須目擊始相親

012_0558_a_22L誰知難 [87] 足山中老曾是龍頭會上賓

012_0558_a_23L次廉相國圓鑑

012_0558_a_24L
十載華亭空艤舟豈期黃蘗得裵休

012_0558_b_01L若無大手隄防力    만약 큰 손으로 둑을 막는 힘이 없었다면
爭使曺流不倒流    어찌 조계의 물 거꾸로 흐르지 않게 하리오
조계의 법석을 이은 자리에서 한 시랑에게 답하다【원감국사】(嗣曹溪法席答韓侍郞【圓鑑】)
誰敎窮子濫傳家    누가 궁자183)에게 외람되게 가업을 잇게 하였나
愧把巴音續郢歌    파음을 가지고 영가를 잇는184) 것이 부끄러워라
若問山中何事業    산중에서 무슨 일 하느냐고 만약 물으면
一 盂蔬了一甌茶    한 발우 나물밥 먹고 한 사발 차 마신다 하리
만연사의 묵 공을 보내며【원감국사】(送萬淵默公【圓鑑】)
近日曺溪溪水淺    요즈음 조계는 시냇물이 얕아서
難容舊蟄老龍眠    늙은 용이 오래 칩거하기 어렵나 봐
一朝忽爾興雲雨    하루아침에 홀연 구름과 비 일으켜
奮鬛揚鬐向萬淵    비늘을 떨치면서 만연으로 향하누나
『조백론』185)을 강연하며 대중 스님들에게 보이다【원감국사】(演棗栢論示同梵【圓鑑】)
曹溪水漲毘盧海    조계의 물은 비로의 바다에 넘실대고
小室山開解脫門    소실의 산은 해탈의 문을 열었어라
脚下踢廻摩竭國    발길로 마갈다국을 차서 꺼꾸러뜨리고
手中搏取給孤園    손아귀에 급고독원을 움켜쥐었어라186)
百城差別詢皆遍    일백 성 선지식들을 두루 참방했고187)
九會莊嚴儼尙存    아홉 차례 장엄한 회상 지금도 엄연해라188)
個裡若能深得妙    여기에서 만약 오묘한 이치를 안다면
便知禪講本同源    선禪과 교敎가 본래 근원이 같음을 알리라
벗들에게 장난삼아 보이다【원감국사】(戱示諸益【圓鑑】)
諸君手裡有錢神    여러분들의 손에 전신을 쥐고 있으니
到處能廻萬面春    가는 곳마다 얼굴 가득 봄기운 되돌리건만
自笑山僧與時左    우스워라 이 산승은 요즘 세상과 어긋나
誰將冷語屢冰人    냉담한 말로 자주 사람들을 얼게 할 뿐189)
원소암에 걸린 시에 차운하다190)【원감국사】(次圓照庵【圓鑑】)
小院寥寥冬日溫    작은 암자는 고요하고 겨울 날씨 따스하기에
和衣展脚晝開門    낮에도 문 닫고 옷 입은 채 다리 뻗고 누웠노라
五候萬乘渾忘却    제후고 천자고 몽땅 잊어버렸으니
世上誰知衲子尊    세상에 그 누가 우리 납자만큼 존귀하리오
선 국사께서 연을 심어 두셨기에【원감국사】(先國師種蓮【圓鑑】)
種藕像他梅沼沚    매복의 연못191)인 양 연을 심었으니
移根來自華山巓    뿌리는 화산 꼭대기에서 옮겨 왔어라192)
弱莖易偃微風曉    약한 줄기는 새벽 미풍에도 쉽게 쓰러지고
亂葉先鳴驟雨天    어지러운 잎들은 소낙비 올 때 미리 우누나
日煖波間戱江使    날씨 따스할 땐 물결 사이로 강사193)가 놀고
烟濃岸上立胎仙    안개 짙을 제 기슭 위에 태선194)이 서 있어라
冷水霜雪甘如蜜    차기는 눈과 서리 같고 달기는 꿀 같으니
愧我嘗新玉井蓮    옥정에 심으신 연을 내가 맛보아 부끄러워라195)
행인에게 경계하다【원감국사】(誡行人【圓鑑】)

012_0558_b_01L若無大手隄防力爭使曺流 [88] 不倒流

012_0558_b_02L嗣曹溪法席答韓侍郞圓鑑

012_0558_b_03L
誰敎窮子濫傳家愧把巴音續郢歌

012_0558_b_04L若問山中何事業一盂蔬了一甌茶

012_0558_b_05L送萬淵默公圓鑑

012_0558_b_06L
近日曺溪溪水淺難容舊蟄老龍眠

012_0558_b_07L一朝忽爾興雲雨奮鬛揚鬐向萬淵

012_0558_b_08L演棗栢論示同梵圓鑑

012_0558_b_09L
曹溪水漲毘盧海小室山開解脫門

012_0558_b_10L脚下踢廻摩竭國手中搏 [89] 取給孤園

012_0558_b_11L百城差別詢皆遍九會莊嚴儼尙存

012_0558_b_12L個裡若能深得妙便知禪講本同源

012_0558_b_13L戱示諸益圓鑑

012_0558_b_14L
諸君手裡有錢神到處能廻萬面春

012_0558_b_15L自笑山僧與時左 [90] 將冷語屢冰人

012_0558_b_16L次圓照 [91] 圓鑑

012_0558_b_17L
小院寥寥冬日溫和衣展脚晝開 [92]

012_0558_b_18L五候萬乘渾忘却世上誰知 [93] 衲子尊

012_0558_b_19L先國師種蓮圓鑑

012_0558_b_20L
種藕像他梅沼沚移根來自華山巓

012_0558_b_21L弱莖易偃微風曉亂葉先鳴驟雨天

012_0558_b_22L日煖波間戱江使烟濃岸上立胎仙

012_0558_b_23L冷水 [94] 霜雪甘如蜜愧我嘗新玉井蓮

012_0558_b_24L誡行人圓鑑

012_0558_c_01L
此身若信同泡幻    이 몸이 물거품 허깨비 같은196) 줄 믿으면
刀割香塗豈二心    칼로 베고 향을 발라 준들 마음 달라지랴197)
只爲多生顚倒執    단지 오랜 전생에 전도된 집착 때문에
順違波裡枉遭沈    순역順逆의 물결 속에서 부질없이 부침하네
또 다른 운자를 써서 읊다【원감국사】(又別字【圓鑑】)
巧言令色雖足恭    좋은 말과 안색으로 공경을 다할지라도
爭奈利刀藏笑中    예리한 칼을 웃음 속에 감췄음을 어이하랴
質直無華無詐委    순박하고 솔직하여 꾸밈도 거짓도 없음을
是名眞實道人風    이름하여 진실한 도인의 풍모라고 한다네
장난삼아 김훤에게 답하다【원감국사가 조계에 있을 때 지은 것이다.】(戱答金暄【圓鑑在曺溪時】)
爲人幸自甘無用    자신이 세상에 못 쓰여도 다행히도 받아들였고
卜地仍兼要不爭    살 곳을 잡을 때에도 남과 다투지 않았건만
叵耐業風吹落此    어이 견디랴 업풍에 불려 이곳까지 와서
平生雅志不能成    평소에 품은 큰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으니
또【원감국사】(又【圓鑑】)
一時鋒𨮹今何恠    한때 다툰 것 지금 괴이하게 여기리오
六代衣盂古亦爭    육대의 의발을 옛날에도 다투었던 것을198)
縱使毘嵐敢搖落    비람풍199)이 분들 감히 흔들어 떨어뜨리랴
少林花果本圓成    소림의 꽃과 열매는 본래 원성한 것을
만연사의 선로에게 화답하다【원감국사】(酬萬淵禪老【圓鑑】)
北羽南鱗變一身    북쪽 새 남쪽 물고기는 한 몸이 변했으니200)
誰言會合兩無因    양쪽이 만날 인연 없다고 뉘라서 말하리오
共爲闕里門前客    둘이 함께 궐리201)의 문전에 왔던 손님이었고
同作曺溪路上人    둘이 같이 조계산 길을 걷던 사람이었어라
詩䪨縱難追俊逸    그대의 뛰어난 시운은 비록 못 따르지만
家風猶可較淸貧    청빈한 가풍은 그대로 서로 비교할 만하지
平生出處都相似    우리 두 사람 평생에 출처가 서로 같건만
但愧枯株不受春    봄기운 못 받는 고목 같은 몸202)이 부끄러워라
감로사의 선덕들에게 화답하다203)【원감국사】(和甘露社諸禪德【圓鑑】)
春日花開桂苑中    봄날 계수나무 숲에 꽃이 피니
暗香不動少林風    소림의 바람에 은은한 향기 풍기네
今朝果熟沾甘露      오늘 감로에 젖어 열매가 익었으니
無限人天一味同    한량없는 인천이 다 같이 맛보누나
최이에게 답하다【원감국사】(謝崔怡【圓鑑】)
瘦鶴靜翹松頂月    여윈 학은 달빛 비친 소나무 끝에 고요히 서 있고
閑雲輕逐嶺頭風    한가한 구름은 산마루에 부는 바람을 가벼이 쫓아가네
箇中面目同千里    이 가운데 면목은 천 리가 다 같으리니
何更新翻語一通    무엇하러 다시 한마디 말을 할 필요가 있으랴
아우 문개가 과거에 급제한 것을 축하하다【원감국사】(祝舍弟文凱登科【圓鑑】)
黃金榜首吾曾占    황금방에 수석을 예전에 내가 차지했더니
丹桂嵬魁子亦收    단계에 장원을 자네 또한 손에 넣었구나

012_0558_c_01L
此身若信同泡幻刀割香塗豈二心

012_0558_c_02L只爲多生顚倒執順違波裡枉遭沈

012_0558_c_03L又別字圓鑑

012_0558_c_04L
巧言令色雖足恭爭奈利刀藏笑中

012_0558_c_05L質直無華無詐委是名眞實道人風

012_0558_c_06L戱答金暄圓鑑在曺溪時

012_0558_c_07L
爲人幸自甘無用卜地仍兼要不爭

012_0558_c_08L叵耐業風吹落此平生雅志不能成

012_0558_c_09L圓鑑

012_0558_c_10L
一時鋒▼(金+適)今何恠六代衣盂古亦爭

012_0558_c_11L縱使毘嵐敢搖落少林花果本圓成

012_0558_c_12L酬萬淵禪老圓鑑

012_0558_c_13L
北羽南鱗變一身誰言會合兩無因

012_0558_c_14L共爲闕里門前客同作曺溪路上人

012_0558_c_15L詩䪨縱難追俊逸家風猶可較淸貧

012_0558_c_16L平生出處都相似但愧枯株不受春

012_0558_c_17L和甘露社諸禪德圓鑑

012_0558_c_18L
春日花開桂苑中暗香不 [95] 動少林風

012_0558_c_19L今朝果熟沾 [96] 甘露無限人天一味同

012_0558_c_20L謝崔怡圓鑑

012_0558_c_21L
瘦鶴靜翹松頂月閑雲輕逐嶺頭風

012_0558_c_22L箇中面目同千里何更新翻語一通

012_0558_c_23L祝舍弟文凱登科圓鑑

012_0558_c_24L
黃金榜首吾曾占丹桂嵬魁子亦收

012_0559_a_01L千萬古來稀有事    이는 만고에 참으로 드문 일이니
一家生得二龍頭    한 집안에서 두 용두204)가 나왔어라
금강을 건너며 읊다【원감국사】(渡錦江吟【圓鑑】)
夕陽峯影落汀洲    석양에 봉우리 그림자 강가에 떨어질 제
倒笠枯藤立渡頭    낡은 삿갓에 지팡이 짚고 나루터에 섰노라
江水悠悠山杳杳    강물은 하염없고 산은 아스라하니
不堪秋色動人愁    가을빛에 이는 객수客愁를 견디지 못하겠네
불갑사에 들어가면서【각엄 국사205)】(佛岬寺入院【十覺嚴國師】)
君賜筽城佛岬山    임금께서 나에게 오성의 불갑산을 주시니
人言倦鳥已知還    사람들은 지친 새가 돌아갈 줄 안다 하네
慇懃薦祝如天壽    은근히 축원하노니 하늘 같은 장수 누리시고
從此邦基萬古安    이로부터 나라의 기반이 만고에 평안하소서
임종게【각엄 국사】臨終偈【十覺嚴國師】
卽心卽佛江西老    마음이요 부처이니 강서의 늙은이206)
非佛非心物外翁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니 물외의 늙은이라
鼯鼠聲中吾獨往    날다람쥐 우는 소리 속에 나 홀로 가노니
湼槃生死本來空    열반과 생사가 본래부터 공한 것이로다
혜감 임종게(慧鑑終偈)207)
廓淸五蘊山      오온산이 툭 틔어 맑으니
生死自出沒      생사에 자유로이 출몰하도다
何處不相逢      어느 곳에선들 만나지 않으랴
渡河不用筏      강을 건널 때 뗏목이 필요 없어라
시냇물208)【고려 현종 순】(溪水【麗顯宗詢】)
一條流出白雲峯    한 줄기 시냇물 백운봉에서 흘러나와
萬里滄溟去路通    만 리 먼 길을 가서 푸른 바다에 통하나니
莫謂潺湲嵓下在    바위 아래서 졸졸 흐른다 말하지 말라
不多時日到龍宮    오래지 않아 용궁에 이르는 것을
신혈사神穴寺에서 작은 뱀을 보고【고려 현종 순】(在穴寺小蛇【麗顯宗詢】)
小小蛇兒遶坐欄    작은 새끼 뱀이 작약 밭을 기어가는데
滿身紅錦白斑爛    전신이 붉은 비단에 흰 반점이 찬란해라
莫言長在花林下    늘 화림 아래 있다고 말하지 말라
一日成龍也不難    하루아침에 용이 되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니
고려 선종이 병석에서 읊다(麗宣宗病吟)
藥効得否何敢慮    약효가 있을지 없을지 어찌 염려하랴
浮生有始豈無終    덧없는 인생 시작 있으면 어찌 끝이 없으랴
唯應愿切修諸善    오직 간절히 바라노니 선행들을 닦아서
淨域超昇禮梵雄    정토에 올라가서 부처님께 예배하옵길
금강산을 찬양하다【도선 국사】(賛金剛山【道詵】)
聳雲沿海龍盤勢    구름 위로 솟고 바다에 잇닿은 황룡의 형세
谷裡三 特地平    이 골짜기 안에 세 구역만 유독 땅이 평탄하네

012_0559_a_01L千萬古來稀有事一家生得二龍頭

012_0559_a_02L渡錦江吟圓鑑

012_0559_a_03L
夕陽峯影落汀洲 [97] 笠枯藤立渡頭

012_0559_a_04L江水悠悠山杳杳不堪秋色動人愁

012_0559_a_05L佛岬寺入院 [98] 覺嚴國師

012_0559_a_06L
君賜筽城佛岬山人言倦鳥已知還

012_0559_a_07L慇懃薦祝如天壽從此邦基萬古安

012_0559_a_08L臨終偈 [99] 覺嚴國師

012_0559_a_09L
卽心卽佛江西老非佛非心物外翁

012_0559_a_10L鼯鼠聲中吾獨往湼槃生死本來空

012_0559_a_11L慧鑑終偈

012_0559_a_12L
廓淸五蘊山生死自出沒

012_0559_a_13L何處不相逢渡河不用筏

012_0559_a_14L溪水麗顯宗詢

012_0559_a_15L
一條流出白雲峯萬里滄溟去路通

012_0559_a_16L莫謂潺湲嵓下在不多時日到龍宮

012_0559_a_17L在穴寺小蛇麗顯宗詢

012_0559_a_18L
小小蛇兒遶坐 [100] 滿身紅錦白斑爛

012_0559_a_19L莫言長在花林下一日 [101] 成龍也不難

012_0559_a_20L麗宣宗病吟

012_0559_a_21L
藥効得否何敢慮浮生有始豈無終

012_0559_a_22L唯應愿切修諸善淨域超昇禮梵雄

012_0559_a_23L賛金剛山道詵

012_0559_a_24L
聳雲沿海龍盤 [102] 谷裡三軀 [103] 特地平

012_0559_b_01L頷下一區爲佛國    황룡의 턱 아래 한 구역이 불국토가 되고
腹中雙堰是人城    황룡의 뱃속 두 언덕 사이가 인역仁域이로세209)
소요산에 노닐며210)【이규보】(遊逍遙山【李奎報】)
循山渡危橋      산을 따라 위태로운 사다리 건너고
疊足行線路      발을 포개 걸어 좁은 오솔길 가노라
上有百仞巓      위쪽에 백 길 높이 산마루 있으니
曉聖來結宇      원효 스님 일찍이 암자 짓고 사셨지
靈蹤渺何處      신령한 그 자취 어디로 사라졌나
遺影畓鵝素      진영이 흰 명주 폭에 남아 있구나
茶泉貯寒玉      다천에는 맑고 시원한 물 괴었으니
酌飮味如乳      떠서 마시매 그 맛이 젖처럼 달아라
此地舊無水      옛날에는 이곳에 물이 나오지 않아
釋子難捿住      스님들이 머물러 살 수 없었는데
曉公一來寄      원효 스님이 오셔서 머무신 뒤로
甘液湧嵓竇      감로 같은 물이 바위틈에서 솟았지
보각국사께 올리다211)【고려 왕】(上普覺【麗王】)
密傳何必更摳衣    밀전을 어찌 문하에서 배울 필요 있으랴만
金地逢擡亦是奇    멀리 금지로 불러 모신 것도 특별한 일일세212)
欲乞璉公邀闕下    연 공213)을 대궐로 불러 모시고 싶건만
師何長戀白雲枝    스님은 어이 늘 흰 구름 걸린 가지만 그리워하시는가
영명사【고려 예종】(永明寺【麗睿宗】)
淸江西壁湧蓮容    맑은 강 서쪽 절벽에 연꽃 모양 용솟음치니
物像超然擬閬風    물상의 풍광이 초연하여 흡사 낭풍214)과 같아라
繞郭峯巒爭縹渺    성곽을 두른 산봉우리들은 아스라한 자태 다투고
滿林花木鬪靑紅    숲에 가득한 꽃나무들은 울긋불긋한 색채 뽐내네
雨天輪楫埴樓下    비 오는 날씨에 수레와 배는 누대 아래에 모이고
月夜笙歌泛水中    달밤에 풍악과 노래는 물 위에 떠서 울려라
今見罩紗神巧跡    비단으로 싼 신묘한 필적215)을 이제 보니
感想依舊意無窮    옛일을 회상하면서 하염없는 상념에 잠기노라
영명사 예종의 시에 차운하다【곽여216)】(次永明寺睿宗䪨【郭輿】)
佛宇相連舊帝宮    부처님 사찰이 제왕의 궁궐과 잇닿았으니
松楸千古有遺風    우거진 송추에는 천고의 유풍이 있어라
琉璃殿屋凝空碧    유리로 된 전각 지붕은 허공에 푸른 빛 엉기고
錦繡簾旌照水紅    금수로 된 주렴 깃발은 물에 붉게 비치어라
夜靜船橫淸鏡裡    고요한 밤에 배는 거울처럼 맑은 수면 가로지르고
月明樓倚畵屏中    밝은 달빛 비친 누각에 기대니 그림 속인 양하네
十年一幸經三日    십 년 만에 한 번 납시어 사흘을 머무시니
滿目烟波趣不窮    눈에 가득한 연파의 풍광에 흥취 무궁하여라
각엄의 진영에 대한 찬【이제현】(覺嚴眞贊【李齊賢】)
國師乾乾       국사께서는 강건하셨으니
有德與年       덕망과 연령이 높으셨어라
王命寫像       왕명으로 이 화상을 그렸으니
載瞻載虔       한편 우러르고 한편 공경하네

012_0559_b_01L頷下一區爲佛國腹中雙堰是人 [104]

012_0559_b_02L遊逍遙山李奎報

012_0559_b_03L
循山渡危橋 [105] 疊足行線路

012_0559_b_04L上有百仞巓曉聖來結宇

012_0559_b_05L靈蹤渺何處還影畓鵝素

012_0559_b_06L茶泉貯寒玉酌飮味如乳

012_0559_b_07L此地舊無水釋子難捿住

012_0559_b_08L曉公一來寄甘液湧嵓竇

012_0559_b_09L上普覺麗王

012_0559_b_10L
密傳何必更摳衣金地逢擡 [106] 亦是奇

012_0559_b_11L欲乞璉公邀闕下師何長戀白雲枝

012_0559_b_12L永明寺麗睿宗

012_0559_b_13L
淸江西壁湧蓮容物像超然擬閬風

012_0559_b_14L繞郭峯巒爭縹渺滿林花木鬪靑紅

012_0559_b_15L雨天輪楫埴樓下月夜笙歌泛水中

012_0559_b_16L今見罩紗神巧跡感想依舊意無窮

012_0559_b_17L次永明寺睿宗䪨郭輿

012_0559_b_18L
佛宇相連舊帝宮松楸千古有遺風

012_0559_b_19L琉璃殿屋凝空碧錦繡簾旌照水紅

012_0559_b_20L夜靜船橫淸鏡裡月明樓倚畵屏中

012_0559_b_21L十年一幸經三日滿目烟波趣不窮

012_0559_b_22L覺嚴眞贊李齊賢

012_0559_b_23L
國師乾乾有德與年

012_0559_b_24L王命寫像載瞻載虔

012_0559_c_01L是身離相       이 몸은 상을 여읜 것이요
是法離詮       이 법은 말을 여읜 것이라
卽圖作贊       이 그림에 찬을 지으니
臣愧裴然       신은 글 도리어 부끄럽나이다
범일 국사의 진영에 대한 찬【박인범】 (梵日國師贊【朴仁凡】)
最上之法       최상승의 법은
杳杳㝠㝠       깊고 깊어 아득하니
皓月之白       흰 달의 흰빛과
長江之淸       긴 강의 맑음은
彼旣有相       그래도 형상이 있건만
吾乃無形       이는 그야말로 형상이 없네
無形之形       형상이 없는 형상을
可以丹靑       그림으로 나타내었어라
송광사를 찬미하여 나옹에게 주다【현릉217)】(贊松廣寺贈懶翁【玄陵】)
水勢重重包      물의 형세는 겹겹으로 감싸고
山容疊疊藏      산의 모습은 첩첩으로 감췄어라
三韓元不二      삼한에서 원래 둘도 없고
一國更無雙      일국은 더욱이 무쌍이니
松廣寺東方      송광사는 동방에서
第一大道場      제일로 큰 도량이로다
조계산 회당218)께 부치다【이존비】(寄曹溪晦堂【李尊庇】)
物無美惡終歸用    물건은 좋든 나쁘든 다 쓸모가 있는 법이니
苦李誰嫌着子多    쓴 오얏 열매 많이 달렸기로219) 누가 싫어하랴
長息久朝天子所    맏아들은 오래도록 천자의 조정에 가 있고
次兒新付法王家    둘째는 이제 막 부처님 집안에 보낸다오
移忠固是爲臣分    충성을 옮기는 것은 본래 신하의 본분이요220)
割愛其如出世何    사랑을 잘라 내고 출가함을 어이하리오
還笑老翁猶滯念    우스워라 이 늙은이는 오히려 잊지 못해
有時魂夢杳天涯    때때로 꿈속에서 멀리 아들을 찾아간다오
송광사에 제하다【목은 이색】(題松廣寺【牧隱李穡】)
嵬嵬修禪社      높고 우뚝한 수선사가
遠在松廣山      멀리 송광산에 있어라
額曰大吉祥      편액을 대길상이라 썼으니
龍拏樑棟間      대들보 사이 용이 꿈틀대는 듯
臨川秉老筆      임천221)과 같은 노련한 붓글씨
調戈光芒寒      조과222)의 광채가 싸늘히 빛나네
燕京眼中在      연경이 눈 안에 있으니223)
石刻應未刓      돌에 새긴 글 응당 닳지 않으리
豊功絶無比      큰 공적은 비길 데 없이 뛰어나
美名垂不刊      아름다운 명성 영구히 전해지리
침계루224)에 노닐며【이색】(遊枕溪樓【李穡】)
披雲一上枕溪樓    구름 헤치고 한 번 침계루에 오르니
便欲人間萬事休    인간 세상 만사를 그만 쉬고 싶어라

012_0559_c_01L是身離相是法離詮

012_0559_c_02L卽圖作贊臣愧裴然

012_0559_c_03L梵日國師贊朴仁凡

012_0559_c_04L
最上之法杳杳㝠㝠

012_0559_c_05L皓月之白長江之淸

012_0559_c_06L彼旣有相吾乃無形

012_0559_c_07L無形之形可以丹靑

012_0559_c_08L贊松廣寺贈懶翁玄陵

012_0559_c_09L
水勢重重包山容疊疊藏

012_0559_c_10L三韓元不二一國更無雙

012_0559_c_11L松廣寺東方第一大道場

012_0559_c_12L寄曹溪晦堂李尊庇

012_0559_c_13L
物無美惡終歸用苦李誰嫌着子多

012_0559_c_14L長息久朝天子所次兒新付法王家

012_0559_c_15L移忠固是爲臣分割愛其如出世何

012_0559_c_16L還笑老翁猶滯念有時魂夢杳天涯

012_0559_c_17L題松廣寺牧隱李穡

012_0559_c_18L
嵬嵬修禪社遠在松廣山

012_0559_c_19L額曰大吉祥龍拏樑棟間

012_0559_c_20L臨川秉老筆調 [107] 戈光芒寒

012_0559_c_21L燕京眼中在石刻應未刓

012_0559_c_22L豊功絕無比美名垂不刊

012_0559_c_23L遊枕溪樓李穡

012_0559_c_24L
披雲一上枕溪樓便欲人間萬事休

012_0560_a_01L半日登臨卽歸去    올라가 한나절 머물다 곧 돌아가니
明朝上馬重回頭    내일 아침에 말 타고 다시 찾아오리
또 같은 제목을 다른 운으로 읊다【이색】(又拈別䪨【李穡】)
洞府深深隔世塵    골짜기 깊고 깊어 속진을 떠났으니
山僧無事解談眞    산승은 한가로이 진리를 담론하누나
他年福地得何處    훗날 이런 복지를 어느 곳에서 만날꼬
白石淸溪入夢頻    흰 바위 맑은 시내가 꿈속에 자주 보이리
대광사에 노닐며【김극기】(遊大光寺【金克己】)
紅暾出嶺卷林霏    산 위에 붉은 해가 솟아 숲의 부슬비 걷히니
信步尋幽坐息機    발길 닿는 대로 경치 찾아 앉아서 마음을 쉬노라
亂石千林雲浪湧    모든 숲의 어지러운 바위엔 구름 물결 용솟음치고
懸流一帶玉虹飛    한 가닥 드리운 폭포엔 옥빛 무지개가 나는구나
林間雨過花頭重    숲속에 비 지나가니 꽃 머리 무거워 드리우고
㵎底風回杵力微    시내 아래 바람 휘도니 떨어지는 물 힘이 약해지네225)
自笑凡蹤塵淨界    우스워라 속세의 이 몸이 청정한 이곳에 왔으니
千嵓萬壑定相譏    천암만학이 틀림없이 나를 보고 비난할 테지
회당심226)에 대한 만사【황정견】(挽晦堂心【黃庭堅】)
海風吹落楞伽山    해풍이 능가산에 불어오니
四海禪流着眼看    사해의 선류들을 자세히 보라
一把柳條收不得    한 움큼 버들가지를 거두지 못해
和風撘在玉闌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쳐 두노라
귀종사에 부치다【여동빈227)】(付歸宗寺【呂洞賓】)
一日淸閑自在身    하루 청안하여 몸이 자재하면
六神和合報平安    육신228)이 화합하여 평안하게 되리
丹田有寶休尋道    단전에 보배가 있으니 도를 찾지 말고
對境無心莫問禪    경계를 대해 무심할지니 선을 묻지 말라
황룡 대사께 올리다【여동빈】(上黃龍大師【呂洞賓】)
棄却瓢囊戚碎琴    표주박과 전대 버리고 거문고도 부수노니229)
如金不戀水中金    지금은 신선술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오
自從一見黃龍後    한 번 황룡 대사를 친견한 이후로
始覺從前錯用心    비로소 종전에 마음을 잘못 쓴 줄 알았네
북암의 달달박박에게 올리다230)【관음 낭자】(上北庵朴朴【觀音娘子】)
行途日落千山暮    가는 길 해는 지고 첩첩산중 날 저무는데
路隔城遙絶四隣    길은 막히고 저자는 멀어 인가라곤 없구려
今夜欲投庵下宿    오늘밤 이 암자에 투숙하고자 하오니
慈悲和上莫生嗔    자비로운 스님께서는 노여워 마옵소서
남암의 노힐부득에게 올리다【관음 낭자】(上南庵夫得【觀音娘子】)
日暮千山路      첩첩산중 길에 날은 저물어
行行絶四隣      아무리 가도 인가라곤 없으니
乞宿非迷路      투숙하려는 건 길 잃어서가 아니라
尊師欲指津      높으신 스님 길을 인도하려는 것이니

012_0560_a_01L半日登臨卽歸去明朝上馬重回頭

012_0560_a_02L又拈別䪨李穡

012_0560_a_03L
洞府深深隔世塵山僧無事解談眞

012_0560_a_04L他年福地得何處白石淸溪入夢頻

012_0560_a_05L遊大光寺金克己

012_0560_a_06L
紅暾出嶺卷林霏信步尋幽坐息機

012_0560_a_07L亂石千林雲浪湧懸流一帶玉虹飛

012_0560_a_08L林間雨過花頭重㵎底風回杵力微

012_0560_a_09L自笑凡蹤塵淨界千嵓萬壑定相譏

012_0560_a_10L挽晦堂心黃庭堅

012_0560_a_11L
海風吹落楞伽山四海禪流着眼看

012_0560_a_12L一把柳條收不得和風撘在玉闌干

012_0560_a_13L付歸宗寺呂洞賓

012_0560_a_14L
一日淸閑自在身六神和合報平安

012_0560_a_15L丹田有寶休尋道對境無心莫問禪

012_0560_a_16L上黃龍大師呂洞賓

012_0560_a_17L
棄却瓢囊戚 [108] 碎琴如金 [109] 不戀水 [110] 中金

012_0560_a_18L自從一見黃龍後始覺從前錯用心

012_0560_a_19L上北庵朴朴觀音娘子

012_0560_a_20L
行途日落千山暮路隔城遙絕四隣

012_0560_a_21L今夜欲投庵下宿慈悲和上 [111] 莫生嗔

012_0560_a_22L上南庵夫得觀音娘子

012_0560_a_23L
日暮千山路行行絕四隣

012_0560_a_24L乞宿非迷路尊師欲指津

012_0560_b_01L竹松陰轉邃      대숲과 솔숲은 어둡고 으슥한데
溪洞響猶新      골짜기 시냇물 소리만 들려라
願唯從我意      바라옵건대 부디 내 뜻을 따르시고
莫且問何人      어떤 사람이냐고 묻지 마옵소서
북암의 달달박박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北庵朴朴【遺史】)
滴翠嵓前剝啄聲    짙푸른 숲 바위 앞에 똑똑 울리는 소리
何人日暮扣雲扄    누가 날 저물 때 산속 집 문을 두드리나
南庵且近宜尋去    남암이 가까이 있으니 그곳을 찾아가고
莫踏蒼苔汚我庭    푸른 이끼 밟아 내 뜰을 더럽히지 마오
남암의 노힐부득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南庵夫得【遺史】)
谷暗何歸已暝烟    산골에 저물어 캄캄한데 어디로 갈거나
南窓有蕈且流連    남창 아래 대자리 깔려 있으니 머물다 가오
夜闌百八深深轉    밤이 깊도록 백팔염주만 굴리며 염불하고
只恐成喧勞客眠    오직 시끄러워 길손의 잠 깨울까 걱정할 뿐
관음 낭자를 예찬하다【『삼국유사』】(贊觀音娘子【遺史】)
十里松陰一逕迷    십 리 솔숲 속에 오솔길 헤매다가
訪僧來試夜招提    한밤에 절에 찾아와 스님을 시험하였네
三槽浴罷天將曉    세 번 목욕을 마치고 하늘이 밝아올 즈음
生下雙兒擲向西    한 쌍의 아기231) 낳아 놓고 서쪽으로 떠나갔지
여종 욱면232)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郁面婢子【遺史】)
西庵古寺佛明    서쪽 이웃 고찰에 불등이 밝은데
舂罷歸來夜二更    방아 찧고 오니 밤은 깊어 이경이었지
自許一聲成一佛    한 소리 염불마다 성불하길 기약해
掌穿繩子直忘形    손바닥을 노끈으로 꿰어 육신을 잊었네
관기와 도성233)을 예찬하다【『삼국유사』】(贊觀機道成【遺史】)
相過踏月弄雲泉    달빛 밟고 서로 찾아가 구름과 시내 희롱했으니
二老風流幾百年    이 두 분의 풍류가 몇백 년 지났던가
滿壑烟霞餘古木    골짜기 가득한 연하에 고목만 남았건만
低昂寒影尙如迎    오르내리는 그림자는 아직도 서로 영접하는 듯
금강산 유점사 53불234)【목은 이색】(金剛榆岾寺五十三佛【李牧隱】)
榆岾寺中楡葉長    금강산 산중에는 느릅나무가 자랐는데
鍾浮西海天茫茫    아득한 하늘 저편 서해에서 종이 떠왔지
金人五十又三𨈬    오십하고도 세 구의 황금 불상이
直指樹下開天堂    바로 그 느릅나무 아래에 천당을 열었다지235)
竺乾神變自絶世    천축의 신통한 술법은 세상에 뛰어났으니
海路況可通舟航    더구나 바닷길로 배가 오갈 수 있음에랴236)
三登此山免三道    이 산을 세 번 오르면 삼악도를 면한다는
此語堅確齊金剛    이 말은 견고하기 금강과도 같아라237)
예종께 올리다【무애지 계응238)】(上睿宗【無碍知戒膺】)
聖勅嚴明辭不得    왕명이 지엄하여 사양하지 못하고
嵓猿松鶴別江東    산중을 떠나서 도성으로 왔으니

012_0560_b_01L竹松陰轉邃溪洞響猶新 [112]

012_0560_b_02L願唯從我意莫且 [113] 問何人

012_0560_b_03L贊北庵朴朴遺史

012_0560_b_04L
滴翠嵓前剝啄聲何人日暮扣雲扄

012_0560_b_05L南庵且近宜尋去莫踏蒼苔汚我庭

012_0560_b_06L贊南庵夫得遺史

012_0560_b_07L
谷暗何歸已暝烟南窓有蕈且流連

012_0560_b_08L夜闌百八深深轉只恐成喧勞客眠

012_0560_b_09L贊觀音娘子遺史

012_0560_b_10L
十里松陰一逕迷訪僧來試夜招提

012_0560_b_11L三槽浴罷天將曉生下雙兒擲向西

012_0560_b_12L贊郁面婢子遺史

012_0560_b_13L
西1) [3] 古寺2) [4] 舂罷歸來夜二更

012_0560_b_14L自許一聲成一佛掌穿繩子直忘形

012_0560_b_15L贊觀機道成遺史

012_0560_b_16L
相過踏月弄雲泉二老風流幾百年

012_0560_b_17L滿壑烟霞餘古木低昂寒影尙如迎

012_0560_b_18L金剛榆岾寺五十三佛李牧隱

012_0560_b_19L
榆岾寺 [114] 中榆葉長鐘浮西海天茫茫

012_0560_b_20L金人五十又三軀直指樹下開天堂

012_0560_b_21L竺乾神變自絕世海路況何通舟航

012_0560_b_22L三登此山免三道此語堅確齊金剛

012_0560_b_23L上睿宗無碍知戒膺

012_0560_b_24L
聖勅嚴明辭不得嵓猿松鶴別江東

012_0560_c_01L多年幸免魚呑餌    오랫동안 요행으로 속박을 벗었다가
一日翻爲鳥在籠    하루아침에 다시 조롱에 갇힌 신세라
無限旅愁宮裡月    궁중의 달 보며 한량없는 향수에 젖고
有時歸夢洞中風    골짜기 풍월을 때로 꿈속에 찾는다오
不知何日君恩報    모르겠어라 어느 날에나 성은에 보답하고
瓶錫重回對碧峯    다시 산속에 돌아가 푸른 봉우리 마주할꼬
보요 선사239)께 올리다【팽조적240)】(上普曜禪師【彭祖逖】)
水雲蘭若住空王    수운 고요한 난야에 부처님 머무는데
況復神龍穩一場    더구나 신룡이 있어 도량을 평온히 지키네
畢竟名藍誰得似    필경 이름난 이 가람 비길 데 있으랴
初傳象敎自南方    당초 상교가 남방으로부터 전해 왔어라
불교에 대한 예찬【팽조적】(佛敎贊曰【彭祖逖】)
華月夷風尙隔烟    중국과 인도는 아스라이 멀고
鹿園鶴樹二千年    부처님 열반에 드신 지도 이천 년인데
風流海外眞堪賀    해동에 불법이 오니 참으로 경하할 일
東震西乾共一天    동방과 서방 두 나라가 한 세상이어라
설암께 드리다241)【소경242)】(呈雲嵓【紹瓊】)
一莖草上現瓊樓    한 줄기 풀 위에 백옥 전각 나투었으니243)
識破古人閒話頭    고인의 부질없는 화두를 간파하였노라
拈起集雲峰頂月    집운봉 위에 뜬 달을 집어 들어서
人前拋作百花毬    사람 앞에 던져서 백화구244)를 만들었구나
불사약을 캐다【소경】(採不死藥【紹瓊】)
先天雨露長靈芝    선천의 비와 이슬로 영지가 자라니
笙鶴三淸歲月遲    선학仙鶴이 나는 삼청245)에 세월이 더디어라
採藥仙人何處去    약을 캐는 선인은 어느 곳으로 갔는고
秦童白髮不勝悲    진나라 동자246) 백발이 됐으니 슬픔을 이기지 못하네
나옹 화상이 세상 사람들을 일깨운 시(懶翁和尙警世)
寒暑催人日月流    한서가 사람을 재촉하여 세월이 흘러가니
幾多懽喜幾多愁    즐거움은 얼마나 많고 근심은 얼마나 많은가
終成白骨堆靑草    끝내 백골이 되어 푸른 풀숲에 묻히고 마니
難把黃金換黑頭    황금이 많아도 젊은 시절로 되돌릴 수 없지
死後空懷千古恨    죽은 뒤에 속절없이 천고의 한을 품건만
生前誰肯一時休    생전에는 그 누가 잠시인들 쉬려 하는가
聖賢都是凡夫做    성현은 모두 범부가 되는 것이거늘
何不依他樣子修    어이하여 그들을 본받아 수행하지 않는가
무학 스님과 이별하며【나옹】(別無學師【懶翁】)
已信囊中別有天    이미 주머니 속에 별천지 있음을 믿었으니
東西一任用三玄    동서남북 어디서든 삼현247)을 맘껏 쓰게나

012_0560_c_01L多年幸免魚呑餌一日翻爲鳥在籠

012_0560_c_02L無限旅愁宮裡月有時歸夢洞中風

012_0560_c_03L不知何日君恩報瓶錫重回對碧峯

012_0560_c_04L上普曜禪師彭祖逖

012_0560_c_05L
水雲蘭若住空王況復神龍穩一場

012_0560_c_06L畢竟名藍誰得似初傳象敎自南方

012_0560_c_07L佛敎贊曰彭祖逖

012_0560_c_08L
華月夷風尙隔烟鹿園鶴樹二千年

012_0560_c_09L風流海外眞堪賀東震西乾共一天

012_0560_c_10L呈雲 [115] 紹瓊

012_0560_c_11L
一莖草上現瓊樓識破古人閒話頭

012_0560_c_12L拈起集雲峰頂月人前拋作百花毬

012_0560_c_13L採不死藥紹瓊

012_0560_c_14L
先天雨露長靈芝笙鶴三淸歲月遲

012_0560_c_15L採藥仙人何處去秦童白髮不勝悲

012_0560_c_16L懶翁和尙警世

012_0560_c_17L
寒暑催人日月流幾多懽喜幾多愁

012_0560_c_18L終成白骨堆靑草難把黃金換黑頭

012_0560_c_19L死後空懷千古恨生前誰肯一時休

012_0560_c_20L聖賢都是凡夫做何不依他樣子修

012_0560_c_21L別無學師懶翁

012_0560_c_22L
已信囊中別有天東西一任用三玄

012_0560_c_23L「庵」疑「隣」{編}「佛」下疑脫「燈」{編}

012_0561_a_01L有人問爾叅尋意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참선의 뜻을 물으면
打倒面更莫言     얼굴을 쳐서 꺼꾸러뜨리고 더 말하지 말라
또 같은 제목【나옹】(又【懶翁】)
分衿別有商量處    이별 앞에 특별히 상량할 곳이 있으니
誰識其中意更玄    누가 그중의 더욱 현묘한 뜻을 알리오
任爾諸人皆不可    다른 사람들이 모두 불가하다 하건 말건
我言透過刧空前    나의 말은 공겁空劫 이전을 투과했다네248)
임제정종【나옹】臨濟正宗【懶翁】
一喝分賓主      한 할에 빈주가 나뉘니
照用一時行      조와 용을 일시에 행하네
會得箇中意      이 중의 뜻을 안다면
日午打三更      한낮에 삼경 종을 치리
일본 승려 석 옹에게 보이다【나옹】(示日僧石翁【懶翁】)
選佛場中坐      선불장 안에 앉아서
惺惺着眼看      성성하게 눈여겨보라
見聞非他物      보고 듣는 이 다름 아니라
元是舊主人      원래 옛 주인이라네
환암 장로를 보내며【나옹】(送幻庵長老【懶翁】)
餘疑要決謁師翁    남은 의심 끊으려 스승을 찾아
倒握烏藤活似龍    거꾸로 쥔 지팡이 산 용과 같아라
到底掀翻明白後    철저히 뒤집어 명백해진 뒤에는
大千沙界起淸風    대천사계에 청풍이 일어나리라
벽에 회포를 쓰다249)【나옹】(壁上書懷【懶翁】)
雪裡梅花春消息    눈 속의 매화는 봄 소식이요
池中明月夜精神    연못의 달빛은 밤의 정신이어라
年來可是無佳趣    근래에 어찌 좋은 흥취 없으랴만
莫把家風擧似人    가풍을 남에게 보여 주지 말라
숨은 스님을 찾아서250)【이태조】(訪隱師【李太祖】)
雪岳尋僧境自佳    설봉산雪峯山에 스님 찾아가니 경치도 좋고
夢中王字好安排    꿈속의 왕王 자도 잘 풀이해 주셨어라
如非獨聖飛空去    독성이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았다면251)
虛設三年五百齋    삼 년 동안 오백나한에 올린 기도가 헛되리
이태조의 꿈을 풀이하다252)【무학】(李太祖解夢【無學】)
萬戶鷄鳴       집집마다 꼬끼오 닭 울음소리는
賀高貴位       고귀한 지위에 오름을 축하하고
千家砧聲       집집마다 울리는 다듬이 소리는
報御近當       어전이 가깝다는 뜻이라
滿面有君王態    얼굴에 군왕의 모습 가득하니
今日愼不出口    지금은 절대로 입 밖에 내지 마오
또 같은 제목【무학】(又【無學】)

012_0561_a_01L有人問爾叅尋意打倒1) [5] 更莫言

012_0561_a_02L懶翁

012_0561_a_03L
分衿別有商量處誰識其中意更玄

012_0561_a_04L任爾諸人皆不可我言透過刧空前

012_0561_a_05L臨濟正宗懶翁

012_0561_a_06L
一喝分賓主照用一時行

012_0561_a_07L會得箇中意日午打三更

012_0561_a_08L示日僧石翁懶翁

012_0561_a_09L
選佛場中坐惺惺着眼看

012_0561_a_10L見聞非他物元是舊主人

012_0561_a_11L送幻庵長老懶翁

012_0561_a_12L
餘疑要決謁師翁倒握烏藤活似龍

012_0561_a_13L到底掀翻明白後大千沙界起淸風

012_0561_a_14L壁上書懷懶翁

012_0561_a_15L
雪裡梅花春消息池中明月夜精神

012_0561_a_16L年來可是無佳趣莫把家風擧似人

012_0561_a_17L訪隱師李太祖

012_0561_a_18L
雪岳尋僧境自佳夢中王字好安排

012_0561_a_19L如非獨聖飛空去虛設三年五百齋

012_0561_a_20L李太祖解夢無學

012_0561_a_21L
萬戶鷄鳴賀高貴位

012_0561_a_22L千家砧聲報御近當

012_0561_a_23L滿面有君王態今日愼不出口

012_0561_a_24L無學

012_0561_b_01L
自身負三椽      자신이 서까래 세 개를 등에 졌으니
乃是王字形      이는 바로 임금 왕王 자의 형상이요
花飛終有實      꽃이 떨어지면 끝내 결실이 있는 법
鏡落豈無聲      거울이 깨지면 어찌 소리가 없으랴
지공과 나옹에 대한 예찬253)【무학】(指空懶翁贊【無學】)
指空千釰平山喝    지공의 천 검과 평산의 할이여
選擇工夫對御前    황제의 어전에서 공부를 선택했지254)
最後神光遺舍利    최후에는 신령한 광채 사리를 남겼으니
三韓祖室萬年傳    삼한의 조실로 만년토록 길이 남으리라
이태조의 잠저 시절(李太祖潛邸時)
최영은 “삼척 장검 머리로 사직을 편안하게 하리.”라고 하고
태조는 “한 가닥 채찍 끝으로 건곤을 평정하리.”라고 하였다.
고향 친구에게 주다255)【이태조】(贈鄕故【李太祖】)
莫言今日錦衣還    오늘 금의환향했다고도 말하지 마시게
休道騰鱗北海間    북해의 물고기 날아올랐다256) 하지 말고
我行不是歌豊沛    내 풍패에 노래하러257) 온 것이 아니라
却愧明皇蜀道難    도리어 당 명황의 촉도난258)에 부끄럽네
정명국사259) 임종게(靜明臨終偈)
半輪明月白雲秋    반달이 뜨고 흰 구름 뜬 가을날
風送泉聲何處是    어디에서 바람은 냇물 소리 보내오나
十方無量光佛刹    시방의 무량광 부처님 세계에서
盡是來際作佛事    미래가 다하도록 불사를 하리라
달마사를 보내며【태고】(送達摩思【太古】)
西天眞佛子      서천의 참된 불자여
身與白雲間      몸이 백운과 더불어 한가로워졌으니
寄語山山水      이르노라 이제 돌아가면 산과 물들이
須開靑眼看      틀림없이 반가운 눈을 뜨고 보리라
일본 승려 지성에게 보이다【태고】(示日僧知性【太古】)
白日出扶桑      밝은 해가 부상260)에 떠오르니
請君須見當      청컨대 그대는 이를 보라
反觀明明了      보는 성품을 돌이켜 보면
脚下卽是菩提場    다리 아래가 곧 보리도량이라네
일본 승려 석 옹에게 보이다【태고】(示日僧石翁【太古】)
吾以恁麽寄      나는 이러함을 부쳐 주었고
師亦恁麽通      스님은 이러히 통하였어라
吾誠無得失      나는 진실로 얻고 잃음 없으니
師豈有爲功      스님인들 어찌 공효가 있으랴
海東山岳秀      해동에는 산악들이 빼어나고
扶桑一點紅      부상에는 해가 붉게 뜨는 것을

012_0561_b_01L
自身負三椽乃是王字形

012_0561_b_02L花飛終有實鏡落豈無聲

012_0561_b_03L指空懶翁贊無學

012_0561_b_04L
指空千釰平山喝選擇工夫對御前

012_0561_b_05L最後神光遺舍利三韓祖室萬年傳

012_0561_b_06L李太祖潛邸時

012_0561_b_07L
崔瀅曰三尺釰頭安社稷

012_0561_b_08L太祖曰一條鞭末定乾坤

012_0561_b_09L贈鄕故李太祖

012_0561_b_10L
莫言今日錦衣還休道騰鱗北海間 [116]

012_0561_b_11L我行不是歌豊沛却愧明皇蜀道難

012_0561_b_12L靜明臨終偈

012_0561_b_13L
半輪明月白雲秋風送泉聲何處是

012_0561_b_14L十方無量光佛刹盡是來際作佛事

012_0561_b_15L送達摩思太古

012_0561_b_16L
西天眞佛子身與白雲間 [117]

012_0561_b_17L寄語山山水須開靑眼看

012_0561_b_18L示日僧知性太古

012_0561_b_19L
白日出扶桑請君須見當

012_0561_b_20L反觀明明了脚下卽是菩提場

012_0561_b_21L示日僧石翁太古

012_0561_b_22L
吾以恁麽寄師亦恁麽通

012_0561_b_23L吾誠無得失師豈有爲功

012_0561_b_24L海東山岳秀扶桑一點紅

012_0561_c_01L可隣立雪子      가련하여 눈 속에 섰던 이는
幾乎喪家風      거의 가풍을 잃을 뻔했구나261)
웅선자를 보내며【태고】(送雄禪子【太古】)
日本松風爽      일본에는 솔바람이 시원하고
新羅月色多      신라에는 달빛이 유달리 밝아라
若遇南方三秋節    만약 남방에 가서 가을을 만나거든
爲人唱和武陵歌    남들을 위해 무릉가262)를 노래하시라
신돈이 주살됨을 보고【이달충】(見辛旽誅【李達裒】)
威能假虎熊羆懾    여우가 범의 위엄 빌리니263) 곰들도 두려워 떨고
媚或爲男婦女趍    교태를 부려 남자로 변하니 여인들이 줄줄 따랐지
黃豹2)蒼鷹尤所惡누른 개와 보라매는 특히 싫어하였는데264)
烏鷄白馬是何辜    오골계와 백마는 왜 죄 없이 죽어야 했던가265)
쌍계루 시에 차운하다【포은 정몽주】(次雙溪樓【鄭圃隱】)
求詩今見白嵓僧    시를 요청하는 백암사 승려를 이제 만나
把筆沈吟愧不能    붓을 쥐고 오래도록 짓지 못해 부끄러워라
淸叟起樓名始重    청수266)가 누각 세웠으니 이름이 당초에 무거웠고
牧翁作記価還增    목 공267)이 기문을 지었으니 가치가 더욱 높아라
烟光縹緲暮山紫    풍광은 아스라한데 저무는 산 붉게 물들었고
月影徘徊秋欲澄    달그림자 배회하는 곳에 가을 물은 맑아라
久向人間憂熱惱    오래도록 인간 세상에서 번뇌에 시달렸으니
拂衣何日共君登    언제나 옷깃 떨치고268) 그대와 이 누각에 오를꼬
사세종대왕석서권269)【천봉 만우】(謝世宗大王石書券【千峯卍雨】)
邸下手中券      저하의 수중에 든 두루마리는
人間席上珎      인간 세상에서 더없는 보배이니
粧䌙書畵妙      이 좋은 서화를 장정한 것을
披味送淸晨      펼쳐 감상하며 아침을 보낸다오
谷口雨初霽      골짜기 어귀엔 비가 막 개고
山頭霧欲生      산마루에는 안개가 피어오르려네
幾多花柳巷      얼마나 많은 화류의 거리에서
歌吹樂昇平      풍악 울려 태평을 구가했던가
樹梢竿一日      나무 끝에는 해가 높직이 떴는데
江干數口家      강가에는 서너 채 민가가 있구나
因風問漁叟      멀리 풍편風便에 늙은 어부에게 묻노니
莫是太公耶      그대는 혹여 강태공이 아니시오
淡烟橫絶壑      엷은 안개는 깊은 골짜기에 걸쳤고
斜日照空庭      기우는 석양은 빈 뜰에 비추누나
鐘磬出林表      종소리가 숲 저편에서 나오니
闍梨應念經      스님은 아마도 독경하는가 봐
千里蓴方美      천 리 밖에 순챗국이 맛있기에
東吳客太忙      동오의 나그네는 몹시도 바쁜가 봐270)
挐舟葦間去      배를 끌고 갈대숲 속으로 가는데
蕭瑟朔風長      소슬한 삭풍만 길게 부는구나

012_0561_c_01L2) [6] 立雪子幾乎喪家風

012_0561_c_02L送雄禪子太古

012_0561_c_03L
日本松風爽新羅月色多

012_0561_c_04L若遇南方三秋節爲人唱和武陵歌

012_0561_c_05L見辛旽誅李達裒 [118]

012_0561_c_06L
威能假虎熊羆懾媚或爲男婦女趍

012_0561_c_07L黃豹 [119] 蒼鷹尤所惡烏鷄白馬是何辜

012_0561_c_08L次雙溪樓鄭圃隱

012_0561_c_09L
求詩今見白嵓僧把筆沈吟愧不能

012_0561_c_10L淸叟起樓名始重牧翁作記価還增

012_0561_c_11L烟光縹緲暮山紫月影徘徊秋欲 [120]

012_0561_c_12L久向人間憂 [121] 熱惱拂衣何日共君登

012_0561_c_13L謝世宗大王石書券千峯卍雨

012_0561_c_14L
邸下手中券人間席上珎

012_0561_c_15L粧䌙書畵妙披味送淸晨

012_0561_c_16L谷口雨初霽山頭霧欲生

012_0561_c_17L幾多花柳巷歌吹樂昇平

012_0561_c_18L樹梢竿一日江干數口家

012_0561_c_19L因風問漁叟莫是太公耶

012_0561_c_20L淡烟橫絕壑斜日照空庭

012_0561_c_21L鐘磬出林表闍梨應念經

012_0561_c_22L千里蓴方美東吳客太忙

012_0561_c_23L挐舟葦間去蕭瑟朔風長

012_0561_c_24L「面」下疑脫「門」{編}「隣」疑「憐」{編}

012_0562_a_01L一夜湘江雨      하룻밤 내내 상강엔 비 내리고
三秋楚客心      석 달 가을에 초객271)의 마음이라
心應懸魏闕      마음은 아마도 대궐을 그리워하나 봐
通昔動哀音      밤새도록 구슬픈 노래 울려 퍼지네
月色淸無比      달빛은 비길 데 없이 맑고
湖光湛不流      호수 빛은 맑게 흐르지 않네
騷人意何恨1)      시인은 하염없는 상념에 잠기노니
楓葉政矜秋      단풍잎은 한창 가을을 뽐내누나
繞岸沙平布      강가를 둘러 백사장이 펼쳐졌고
隨陽鴈欲來      철 따라 기러기는 다시 날아오는데
相呼遵禮讓      서로 부르면서 예양을 지키니
人世所欽㢤      세상 사람들이 공경할 바로세
斷崖雲籠浦      끊어진 벼랑에 구름은 포구 감싸고
殘山雪滿林      흩어진 산들엔 눈이 숲에 가득해라
江天多暯景      강 하늘엔 저물녘 경치 많으니
想像與難禁      상상하며 나도 흥을 금치 못하겠네
詩是有聲畵      시는 소리 있는 그림이니
斯文光燄長      이 글들은 광염이 멀리 뻗치리272)
差差續貂客      안타깝게도 속초273)하는 나는
白白不成章      구절마다 문장을 이루지 못하네
조계산 천봉의 시에 차운하다【유방선】(次曹溪千峯【柳方善】)
卓錫興天寺      흥천사에 주석하고 계시는 스님
禪家奕葉孫      선가의 법통을 이어 온 후손이라
君王加禮貌      군왕도 예모를 각별히 갖추시고
卿相謹寒暄      경상이 문안을 삼가 드리네
早透曹溪學      조계의 학문274)을 일찍 통달했고
兼探闕里言      궐리의 말씀275)을 아울러 탐구했으니
詩工曾破的      시를 잘 지어 과녁을 뚫었고276)
說法每逢源      설법을 할 때면 근원을 밝혔네
胸次長江濶      가슴속은 장강의 물결처럼 드넓고
詞華湛露繁      문장은 맑은 이슬이 맺힌 듯
齊驅陶隱駕      도은과 나란히 말을 달리고277)
優入幻庵門      환암의 문하에 넉넉히 들어가서
釋苑名邇重      불문에 명성이 갈수록 알려지고
儒林望更尊      유림에도 인망이 더욱 높았어라
已能遺月指      달 가리키는 손가락 이미 잊었거니
肯復鬪風幡      어찌 다시 정의 깃발을 다투리오278)
寂靜爲師樂      적멸이 스님의 즐거움이 되거늘279)
奔馳喪我存      분주하느라 나의 본성을 잃었네
鼠侵藤欲斷      쥐가 침노하여 칡넝쿨 끊기려 하고280)
羊踏菜難蕃      양이 짓밟아 채소가 자라지 못하네281)
精進功雖晩      내 정진의 공부는 비록 늦었지만
歸依意自敦      귀의할 뜻만은 절로 돈독하다오
眼思離鏡象      눈은 거울에 비친 형상을 여의려 하건만
身愧縛塵喧      몸은 속세에 묶여 있으니 부끄러워라
玉帶寧嫌重      옥대를 넘겨주는 것 어찌 싫어하랴282)
金錕庶可援      금비283)를 잡을 수 있길 바라노니284)

012_0562_a_01L一夜湘江雨三秋楚客心

012_0562_a_02L心應懸魏闕通昔動哀音

012_0562_a_03L月色淸無比湖光湛不流

012_0562_a_04L騷人意何恨 [122] 楓葉政矜秋

012_0562_a_05L繞岸沙平布隨陽鴈欲來

012_0562_a_06L相呼遵禮讓人世所欽㢤

012_0562_a_07L斷崖雲籠浦殘山雪滿林

012_0562_a_08L江天多暯景想像與難禁

012_0562_a_09L詩是有聲畵斯文光燄長

012_0562_a_10L差差 [123] 續貂客白白 [124] 不成章

012_0562_a_11L次曹溪千峯柳方善

012_0562_a_12L
卓錫興天寺禪家奕葉 [125]

012_0562_a_13L君王加禮貌卿相謹寒暄

012_0562_a_14L早透曹溪學兼探闕里言

012_0562_a_15L詩工曾破的說法每逢源

012_0562_a_16L胸次長江濶詞華湛露繁

012_0562_a_17L齊驅陶隱駕優入幻庵門

012_0562_a_18L釋苑名邇重儒林望更尊

012_0562_a_19L已能遺月指肯復鬪風幡

012_0562_a_20L寂靜爲師樂奔馳喪我存

012_0562_a_21L鼠侵藤欲斷羊踏菜難蕃

012_0562_a_22L精進功雖晩歸依意自敦

012_0562_a_23L眼思離鏡象身愧縛塵喧

012_0562_a_24L玉帶寧嫌重 [126] 金錕庶可援

012_0562_b_01L
일본 승려 문계에게 보이다285)【천봉 만우】(示日僧文漢【千峯】)
水國古精神      수국의 옛 정신286)이니
灑然無位人      쇄연한 무위의 사람287)이로다
火馳應自息      화치288)는 응당 절로 그쳤을 터
柴立更誰親      시립289)하고 있으니 다시 누구와 친하랴
楓岳雲生屐      풍악에선 구름이 나막신 아래에서 일었고290)
盆城月滿閫      분성291)에서는 달빛이 성문에 가득하도다
風帆海天濶      바람 맞은 돛배는 넓은 바다에 떠가고
梅柳故園春      고향에는 매화와 버들에 봄이 왔으리
자규루에 제하다【단종대왕】(題子䂓樓【端宗大王】)
一自寃禽出帝宮    원통한 새 한 마리 궁중에서 나온 뒤로
孤身隻影碧山中    홀몸 외로운 그림자 푸른 산을 떠돌았지
假眠夜夜眠無假    밤마다 잠을 청해도 잠들 길이 없고
窮恨年年恨不窮    해마다 한을 끝내려 해도 한은 끝없어라
聲斷曉岑殘月白    새벽 산에 울음 끊어질 제 새벽달이 희고
血流春谷落花紅    봄 골짝에 피 토하니 붉은 꽃이 떨어지네
天聾尙未聞哀訴    하늘은 귀먹어 애달픈 호소 못 듣거늘
何奈愁人耳獨聰    어이하여 서러운 이 몸만 홀로 귀가 밝은고
또 같은 제목【단종대왕】(又【端宗大王】)
白月夜蜀魂啾    달 밝은 밤에 자규새 홀로 울 제
含愁情倚樓頭    시름겨운 마음으로 누각에 앉았노라
爾啼悲我聞苦    네 울음 슬프니 내 듣기 괴롭구나
爾無聲我無愁    네 소리 없으면 내 시름 없을 것을
寄語人間苦勞人  이르노니 세상의 괴로운 이들이여
愼莫登春三月子䂓樓  춘삼월 자규루엘랑 부디 오르지 마오
학궁의 벽에 제하다【문성공 안향】(題學宮壁【文成公文珦】)
書燈處處皆祈佛    향 피우고 등불 밝혀 곳곳마다 부처에 기도하고
絲3)管家家盡禮神    퉁소와 피리 불어 대며 집집마다 귀신에게 굿하건만
獨有一間夫子廟    유독 한 칸 공자를 모신 사당에는
滿庭春草寂無人    뜰에 가득 봄풀만 무성하고 인적조차 없어라
태종대왕께 답하다【조한룡292)】(答太宗大王【曺漢龍】)
謫下人間八十秋    인간 세상에 귀양 온 지 여든 해
無情白髮已盈頭    무정한 백발이 머리에 가득하다오
乾坤有恨家何在    건곤은 한계가 있건만 내 집은 어디인가
日月生輝世更休    일월에 광휘가 나서 세상은 다시 태평해졌네
東出嶺邊皆觸感    동쪽으로 재 넘어가면 보이는 것마다 슬프고
南歸湖上定消愁    남쪽으로 호숫가에 돌아오니 시름이 사라지누나
君王莫道爲僧苦    군왕께서는 승려 생활이 고되다 말하지 마오
不肖孤臣髮不留    불초한 이 외로운 신하는 머리털 남기지 않으려오
조한룡에게 보이다【서견】(示曺漢龍【徐甄】)

012_0562_b_01L示日僧文漢 [127] 千峯

012_0562_b_02L
水國古精神灑然無位人

012_0562_b_03L火馳應自息柴立更誰親

012_0562_b_04L楓岳雲生屐盆城月滿閫 [128]

012_0562_b_05L風帆海天濶梅柳故園春

012_0562_b_06L題子䂓樓端宗大王

012_0562_b_07L
一自寃禽出帝宮孤身隻影碧山中

012_0562_b_08L假眠夜夜眠無假窮恨年年恨不窮

012_0562_b_09L聲斷曉岑殘月白血流春谷落花紅

012_0562_b_10L天聾尙未聞哀訴何奈愁人耳獨聰

012_0562_b_11L端宗大王

012_0562_b_12L
白月夜蜀魂啾含愁情倚樓頭

012_0562_b_13L爾啼悲我聞苦 [129] 爾無聲我無愁

012_0562_b_14L寄語人間 [130] 苦勞人愼莫登春三月子䂓
012_0562_b_15L

012_0562_b_16L題學宮壁文成公1) [7]

012_0562_b_17L
[131] 燈處處皆祈佛 [132] 管家家盡禮神

012_0562_b_18L獨有一間夫子廟滿庭春草寂無人

012_0562_b_19L答太宗大王曺漢龍

012_0562_b_20L
謫下人間八十秋無情白髮已盈頭

012_0562_b_21L乾坤有恨 [133] 家何在日月生輝世更休

012_0562_b_22L東出嶺邊皆觸感南歸湖上定消愁

012_0562_b_23L君王莫道爲僧苦不肖孤臣髮不留

012_0562_b_24L示曺漢龍徐甄

012_0562_c_01L
千載神都隔渺茫    아스라이 멀리 있는 천년 도읍에는
忠良濟濟佐明王    충성스런 신하들이 밝으신 군왕 보좌하네
統三爲一功安在    삼한을 통일한 공로는 어디에 있는가
只恨前朝業不長    전조의 왕업이 길지 못한 것을 한탄하노라
서견에게 답하다【조한룡】(答徐甄【曺漢龍】)
天時人事兩茫茫    천시와 인사 모두 알 수 없으니
更向那邊拜聖王    다시 어느 곳에서 군왕을 배알할거나
莫道此間眞趣寡    이곳에는 아취가 적다 말하지 마오
山高處處水聲長    산은 곳곳마다 높고 물소리 늘 들리나니
회고의 심정을 스스로 기술하다293)【조한룡】(自述懷古【曺漢龍】)
千年王業一朝塵    천년 왕업이 하루아침에 티끌이 되니
白首孤臣淚滿巾    백발의 외로운 신하는 눈물로 수건 적신다오
借問首陽何處在    묻노니 수양산은 그 어느 곳에 있는고
吐含明月自相親    토함산의 밝은 달만 절로 친근할 뿐일세
인조대왕이 강화도로 옮겨 갈 때【허백 명조】(仁祖大王移遷江華時【虛白明照】)
金鸞西幸江華島    성상의 행차 서쪽으로 강화도로 가시니
千載王基一朝空    천년 왕업이 하루아침에 망하고 말았네
百萬阿衡悲路側    백만의 신하들은 길가에서 슬퍼하고
三千宮女泣途中    삼천의 궁녀들은 도중에서 우는구나
陣雲敍捲愁無盡    전운은 폈다 그쳤다 시름은 다하지 않는데
角貝高低恨不窮    뿔피리 소리 높았다 낮았다 한은 끝없어라
願抱龍泉誅賊藪    원컨대 용천검을 가지고 적들을 베어 죽여
宸衿回復大明宮    성상께서 다시금 대궐로 돌아오시게 하고저
안주에서 큰 전투를 벌일 때【허백 명조】(安州大戰時【虛白明照】)
論說飛來募義兵    논설이 날아와 의병을 모집하니
壯丁糾合四千名    장정을 규합하여 사천 명을 모았어라
江邊只見旌旗色    강가에는 보이느니 깃발 색채뿐
城上唯聞羽檄聲    성 위에는 들리느니 격문 소리뿐
溝壑塡委誰最恨    죽어 골짜기에 뒹군들 누가 한탄하랴
道途狼貝我深驚    길에서 낭패하여 나는 몹시 놀랐어라
百祥樓下淸川水    백상루294) 아래 흐르는 맑은 시냇물은
長帶餘悲徹夜鳴    늘 슬픔을 띠고 밤새도록 우는구나
대장의 인수를 받고【허백 명조】(受大將印綬【虛白明照】)
髫年薙髮入雲扄    동자 때 머리 깎고 산속에 들어왔더니
元帥璽書趣利聲    원수가 공문을 보내 전장에 나가라 하네
全體揚名全孝義    몸을 보전하고 이름을 날려 효의를 지키고
安民保國切忠情    백성 편안케 하고 나라 보존함에 충정이 간절해라
然雖不作山林客    비록 산림에 들어가 도를 닦진 못하지만
也是難悛佛淨行    또한 부처님의 청정한 계행은 바꾸기 어려워라
何日手傾滄海水    어느 날에나 손으로 창해의 물을 다 기울여
一洗眞僧大將名    참된 중의 대장이란 이름을 한 번 씻을거나

012_0562_c_01L
千載神都隔渺茫忠良濟濟佐明王

012_0562_c_02L統三爲一功安在只恨前朝業不長

012_0562_c_03L答徐甄曺漢龍

012_0562_c_04L
天時人事兩茫茫更向那邊拜聖王

012_0562_c_05L莫道此間眞趣寡山高處處水聲長

012_0562_c_06L自述懷古曹漢龍

012_0562_c_07L
千年王業一朝塵白首孤臣淚滿巾

012_0562_c_08L借問首陽何處在吐含明月自相親

012_0562_c_09L仁祖大王移遷江華時虛白明照

012_0562_c_10L
金鸞西幸江華島千載王基一朝空

012_0562_c_11L百萬阿衡悲路側三千宮女泣途中

012_0562_c_12L陣雲敍捲愁無盡角貝高低恨不窮

012_0562_c_13L願抱龍泉誅賊藪宸衿回復大明宮

012_0562_c_14L安州大戰時虛白明照

012_0562_c_15L
論說飛來募義兵壯丁糾合四千名

012_0562_c_16L江邊只見旌旗色城上唯聞羽檄聲

012_0562_c_17L溝壑塡委誰最恨道途狼貝我深驚

012_0562_c_18L百祥樓下淸川水長帶餘悲徹夜鳴

012_0562_c_19L受大將印綬虛白明照

012_0562_c_20L
髫年薙髮入雲扄元帥璽書趣利聲

012_0562_c_21L全體揚名全孝義安民保國切忠情

012_0562_c_22L然雖 [134] 不作山林客也是難悛佛淨行

012_0562_c_23L何日手傾滄海水一洗眞僧大將名

012_0562_c_24L「文」疑「安」{編}

012_0563_a_01L
변방의 보고가 들어와 군사를 점고하는 것을 보고【허백 명조】(見外報點軍【虛白明照】)
羽檄轉馳星火速    격문이 성화처럼 빠르게 전달해 오니義僧招集次第行    승병을 모집하는 일이 차례로 시행되네
長旗幟影掀山岳    긴 깃발 그림자는 산악을 뒤집겠고
短角貝聲動水城    짧은 뿔피리 소리는 강성을 흔들겠어라
精鍊習操連九旬    군사 조련이 구십 일 동안 이어지고
巡邏木鐸過三更    순라군 딱따기 소리 삼경을 지나누나
同盟歃血抽寶釰    삽혈하며 함께 맹세하고 보검을 뽑노니
斬盡胡兵報聖明    오랑캐 군사 죄다 베어 성은에 보답하리
선비화295)를 예찬하다【이퇴계】(贊仙扉花【李退溪】)
琢玉亭亭倚寺門    옥을 뽑은 듯한 줄기들 곧게 절 문 앞에 섰는데
僧言卓錫化靈根    승려들은 석장을 꽂은 것이 신령한 뿌리 내렸다 하네296)
杖頭自有曹溪水    지팡이 위에 본래 조계의 물이 있어
不借乾坤雨露恩    건곤이 내리는 우로의 은택 빌리지 않았어라
선비화 시에 차운하다【허백당 명조】(次仙扉花䪨【虛白堂明照】)
飄然遊戱海西門    표연히 해서의 문에 노닐다가
執錫還歸卓此根    석장을 잡고 돌아와 여기에 심었어라
刼外春風花爛熳    겁외의 봄바람에 꽃이 난만히 피었나니
何緣天地養生恩    어찌 천지가 길러 준 은택 때문이리오
또 같은 제목【허백 명조】(又【虛白明照】)
刼外春風吹寺門    겁외의 봄바람이 산문에 불어오니
一枝仙扉本無根    한 가지 선비화는 본래 뿌리 없어라
榮生枯死令人惑    잘 자라다 말라 죽어 사람을 슬프게 하는데
折取還長報佛恩    꺾은 가지 도로 자라 불은에 보답하였구나
조계산 목우자의 마른 향나무 지팡이 시에 차운하다【허백 명조】(次曹溪牧牛子枯香杖【虛白明照】)
緬思當世事      아득한 옛날 일을 생각하니
風化四方垂      교화가 사방에 미쳐 태평하던 시절
香樹同生死      향나무는 삶과 죽음을 같이하고
浮雲共去留      뜬구름은 떠나고 머묾을 함께했어라
休光千載重      아름다운 광휘는 천추에 무겁고
明德萬年優      밝은 덕은 만고에 넉넉하구나
眞相今何在      참된 모습은 지금 어디에 있는고
曹溪咽不流      조계의 물은 오열하며 흐르지 않네
혜공 스님297)을 예찬하다【허백 명조】(贊惠空師【虛白明照】)
草原縱獵床頭卧    들판을 맘껏 다니다가 침상에 눕기도 하고
酒肆狂歌井底眠    술집에서 크게 노래하다 우물 아래 잠자기도 했지
隻履浮空何處去    신발 한 짝 남기고 허공에 떠서 어디로 갔는가
一雙珍重火中蓮    한 짝 신발 진중하기가 불 속에 핀 연꽃 같아라
보감국사의 게송(寶鑑國師偈)
荊棘林中下脚    가시숲 속에 발을 디디고
干戈叢裡藏身    창칼이 모인 속에 몸을 감춘다

012_0563_a_01L見外報點軍虛白明照

012_0563_a_02L
羽檄轉 [135] 馳星火速義僧招集次第行

012_0563_a_03L長旗幟影掀山岳短角貝聲動水 [136]

012_0563_a_04L精鍊習操連九旬巡邏木鐸過三更

012_0563_a_05L同盟歃血抽寶釰斬盡胡兵報聖明

012_0563_a_06L贊仙扉花李退溪

012_0563_a_07L
[137] 玉亭亭 [138] 倚寺門僧言卓錫化靈根

012_0563_a_08L杖頭自有曹溪水不借乾坤雨露恩

012_0563_a_09L次仙扉花䪨虛白堂明照

012_0563_a_10L
飄然遊戱海西門執錫還歸卓此根

012_0563_a_11L刼外春風花爛熳何緣天地養生恩

012_0563_a_12L虛白明照

012_0563_a_13L
刼外春風吹寺門一枝仙扉本無根

012_0563_a_14L榮生枯死令人惑折取還長報佛恩

012_0563_a_15L次曹溪牧牛子枯香杖虛白明照

012_0563_a_16L
緬思當世事風化四方垂

012_0563_a_17L香樹同生死浮雲共去留

012_0563_a_18L休光千載重明德萬年優

012_0563_a_19L眞相今何在曹溪咽不流

012_0563_a_20L贊惠空師虛白明照

012_0563_a_21L
草原縱獵床頭卧酒肆狂歌井底眠

012_0563_a_22L隻履浮空何處去一雙珍重火中蓮

012_0563_a_23L寶鑑國師偈

012_0563_a_24L
荊棘林中下脚干戈叢裡藏身

012_0563_b_01L白雲斷處是靑山    흰 구름 끊어진 곳에 청산인데
行人更在靑山外    행인은 다시 청산 밖에 있어라
원응국사의 게송(圓應國師偈)
五陰雲一片      오음의 구름 한 조각이
散滅盡無餘      흩어져 다해 남김없이 사라지니
唯有孤輪月      오직 둥근 달 하나만 있어
淸光覆太虛      맑은 빛이 허공을 다 덮는구나
허백당 임종게(虛白堂終偈)
刼盡燒三界      겁이 다해 삼계가 불타니
靈心萬古明      신령한 마음만 만고에 밝아라
泥牛耕月色      진흙 소는 달빛을 갈고
木馬掣風聲      나무 말은 바람 속에 울부짖누나
법준에게 보이는 게송【벽송 대사】(示法俊偈【碧松大師】)
逢君曾與莫耶釰    그대를 만나 막야검을 주노니
勿使鋒鋩生綠苔    칼날에 이끼가 끼지 않도록 하라
五蘊山中如見賊    오온산 안에서 도적을 만나거든
一揮能斬箇箇來    한 번 휘둘러 낱낱이 베어 버리게
경성 선화자에게 보이다【벽송 대사】(示敬聖禪和子【碧松大師】)
風颼颼月皎皎     바람은 솔솔 불고 달빛은 밝으며
雲羃羃水潺潺     구름은 뭉게뭉게 물은 졸졸 흐르네
欲識這個事      이 중의 일을 알고자 할진댄
須叅祖師關      모름지기 조사관을 참구해야 하리
부용 스님 임종게(芙蓉師終偈)
年逾八十似空花    여든을 넘긴 나이 허공 꽃과 같으니
徃事悠悠亦眼花    아득한 지난 일들 눈 속의 헛꽃이어라
脚未跨門還本源    다리가 문을 넘기도 전에 본원에 돌아가니
故園桃李已開花    고향 동산에 복사꽃 오얏꽃이 벌써 피었구나
금강산을 노닐며【부용당】(遊金剛山【芙蓉堂】)
空費悠悠憶少林    오랜 세월 하염없이 소림을 생각하며
因循衰鬂到如今    그럭저럭 오늘에 이르러 머리털이 쇠었네
毘耶昔日無聲臭    비야에서는 그 옛날 아무 말이 없었고298)
麽竭當年絶響音    마갈에는 그 당시 소리가 끊어졌어라299)
似杭能防分別意    나무 그루터기처럼 하여 분별하는 뜻을 막고
如痴必御是非心    바보처럼 해야 반드시 시비의 마음을 막으리
故將妄計飛山外    짐짓 망령된 생각일랑 산 밖에 날려 보내고
終日忘機對碧岑    종일 상념을 잊은 채 푸른 산을 마주하노라
실을 보시한 사람을 예찬하다300)【부용당】(贊施縷者【芙蓉堂】)
行施不求妙色財    보시하고서 미색과 재물 구하지 않고
亦不願感天人趣    천상과 인간 세상에 나길 바라지도 않고
爲求無上勝菩提    위없이 수승한 보리를 구하였으니
施微而獲求大果    미미한 보시를 하고 큰 과보를 얻었어라

012_0563_b_01L白雲斷處是靑山行人更在靑山外

012_0563_b_02L圓應國師偈

012_0563_b_03L
五陰雲一片散滅盡無餘

012_0563_b_04L唯有孤輪月淸光覆太虛

012_0563_b_05L虛白堂終偈

012_0563_b_06L
刼盡燒三界靈心萬古明

012_0563_b_07L泥牛耕月色木馬掣風聲 [139]

012_0563_b_08L示法俊偈碧松大師

012_0563_b_09L
逢君曾 [140] 與莫耶釰勿使鋒鋩生綠苔

012_0563_b_10L五蘊山中如見賊一揮能斬箇箇來

012_0563_b_11L示敬聖禪和子碧松大師

012_0563_b_12L
風颼颼月皎皎雲羃羃水潺潺

012_0563_b_13L欲識這個事須叅祖師關

012_0563_b_14L芙蓉師終偈

012_0563_b_15L
年逾八十似空花徃事悠悠亦眼花

012_0563_b_16L脚未跨門還本源故園桃李已開花

012_0563_b_17L遊金剛山芙蓉堂

012_0563_b_18L
空費悠悠憶少林因循衰鬂到如今

012_0563_b_19L毘耶昔日無聲臭麽竭當年絕響音

012_0563_b_20L似杭 [141] 能防分別意如痴必御 [142] 是非心

012_0563_b_21L故將妄計飛山外終日忘機對碧岑

012_0563_b_22L贊施縷者芙蓉堂

012_0563_b_23L
行施不求妙色財亦不願感天人趣

012_0563_b_24L爲求無上勝菩提施微而獲求大果

012_0563_c_01L
경성301)이 자성을 깨닫다302) (敬聖悟性)
趙州露刃釰      조주의 칼날이 드러난 검이요
寒霜光燄燦      서릿발 같은 광채가 번득이도다
擬議問如何      무어라 물으려 했다 하면
分身作兩段      몸뚱이가 두 동강 나고 말리라
조계 동방장【경성】曹溪東方丈【敬聖】
一囊松葉一瓶水    한 자루 솔잎과 한 병의 물 가지고
不動諸緣卧此房    세상 인연에 흔들리지 않고 이 방에 누웠네
堪笑昔人烹佛祖    우스워라 옛사람은 불조를 삶아 먹었거늘
聞見色有何妨     소리 듣고 색을 본들 어찌 걸릴 게 있으랴
경성 임종게敬聖臨終偈
八十人間命      여든 인간 세상 목숨이
迅如一電光      번갯불처럼 빨리 지나갔네
臨行忽擧目      떠나면서 문득 눈을 떠 보니
活路是家鄕      활로가 바로 고향이로세
경성의 임종 때 참언303)(敬聖臨終讖曰)
單衣有債       홑옷을 전해야 할 빚이 있으니304)
木人爭靑       나무 사람이 푸른빛을 다투네305)
不是無脛       다리가 없는 것이 아니요306)
自來南溟       남쪽 바다로부터 오리라
비로봉에 올라【청허 대사】(登毘爐峰【淸虛大師】)
萬國都城如垤蟻    만국의 도성들은 개미집 같고
千家豪傑若醘鷄    천가의 호걸들은 초파리와 같아라
一窓明月淸虛枕    창에 가득한 달빛을 베고 누우니
無限松風䪨不齊    무한한 솔바람 소리 곡조도 많구나
선조의 묵죽【청허 대사】(宣廟墨竹【淸虛大師】)
瀟湘一枝竹      소상의 한 가닥 대나무307)
聖筆頭生      우리 임금님 붓끝에서 나왔어라
山僧香爇處      산승이 향을 사르는 곳에
葉葉帶秋聲      잎새마다 가을 소리 띠었구나
삼몽자【청허 대사】三夢字【淸虛大師】
主人夢說客      주인은 손님에게 제 꿈 얘기하고
客夢說主人      손님은 주인에게 제 꿈 얘기하네
今說二夢客      지금 꿈 얘기하는 두 사람도
亦是夢中人      역시 꿈속의 사람인 것을
낮에 닭 울음소리를 듣고【청허 대사】(聞午鷄聲【淸虛大師】)
髮白心非白      머리털 희어도 마음은 희지 않다고
古人曾漏洩      옛사람이 일찍이 누설하였지

012_0563_c_01L敬聖悟性

012_0563_c_02L
趙州露刃釰寒霜光燄燦

012_0563_c_03L擬議問如何分身作兩段

012_0563_c_04L曹溪東方丈敬聖

012_0563_c_05L
一囊松葉一瓶水不動諸緣卧此房

012_0563_c_06L堪笑昔人烹佛祖 1) [8] 見色有何妨

012_0563_c_07L敬聖臨終偈

012_0563_c_08L
八十人間命迅如一電光

012_0563_c_09L臨行忽擧目活路是家鄕

012_0563_c_10L敬聖臨終讖曰

012_0563_c_11L
單衣有債木人爭靑

012_0563_c_12L不是無脛自來南溟

012_0563_c_13L登毘爐峰淸虛大師

012_0563_c_14L
萬國都城如垤蟻千家豪傑若醘鷄

012_0563_c_15L一窓明月淸虛枕無限松風䪨不齊

012_0563_c_16L宣廟墨竹淸虛大師

012_0563_c_17L
瀟湘一枝竹 2) [9] 筆頭生

012_0563_c_18L山僧香爇處葉葉帶秋聲

012_0563_c_19L三夢字淸虛大師

012_0563_c_20L
主人夢說客客夢說主人

012_0563_c_21L今說二夢客亦是夢中人

012_0563_c_22L聞午鷄聲淸虛大師

012_0563_c_23L
髮白心非白古人曾漏洩

012_0563_c_24L「聞」下疑脫「聲」{編}「聖」下疑脫「主」{編}

012_0564_a_01L今聞一聲鷄      이제 닭 울음소리를 듣고
丈夫能事畢      장부의 할 일을 다 마쳤어라
이 상국에게 답하다308)【부휴 대사】(答李相國【浮休大師】)
客裡還逢客      객지에서 다시 객을 만나
談懷日欲傾      회포를 얘기하노라니 해가 뉘엿뉘엿
心閒能外事      마음이 한가로워 세상을 벗어났고
年老已忘形      나이가 늙어서 이미 육신을 잊었노라
磨業塵緣靜      도업道業을 연마하니 속연이 고요해지고
凝神道眼明      정신을 모으니 도안이 밝아지누나
想知常宴坐      상상하노니 늘 가부좌 틀고 앉아
返照自心經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반조하는 줄을
부휴 임종게(浮休臨終偈)
七十三年遊幻海    일흔세 해 동안 덧없는 세상에 노닐다가
今朝脫殻返初源    오늘 아침 육신을 벗어나 근원으로 돌아가네
廓然無性本無物    툭 틔어 성품도 없고 본래 물건도 없으니
何有菩提生死根    보리와 생사의 뿌리인들 어찌 있으리오
영조가 묘적암에서 창화하다309) (靈照在妙庵唱和)
占得幽居地      그윽한 곳을 얻어 집을 지으니
萬松嶺上庵      소나무 울창한 산 위의 암자여라
入禪看不二      선정에 들어서 불이의 진리를 보고
探道喜成三      도를 찾아 기쁘게도 삼학三學을 이뤘건만
采玉人誰到      옥을 캐는 사람 그 누가 찾아오나
含花鳥自喃      꽃을 머금은 새들만 지저귀누나
蕭然無外事      한가로워 아무 일도 없으니
一味法門叅      오로지 법문만을 참구하노라
영희가 창화하다(靈熙唱和)
雲收歡喜嶺      환희령에 구름이 걷히니
月入老松庵      노송암에 달이 비쳐 드누나
慧釰精千萬      지혜의 검을 천만 번 단련하고
心源蕩再三      마음의 근원을 재삼 씻었노라
洞天春寂寂      골짜기 안에 봄은 적적한데
山鳥曉喃喃      산새는 새벽에 지저귀누나
感佩無生樂      우리 모두 무생의 즐거움 지녔으니
玄關不用叅      현묘한 관문을 참구할 필요 없어라
부설이 화답하다(浮雪答和)
共把寂空雙去法    적과 공을 다 버리는 법310)을 함께 가지고서
同棲雲鶴一間庵    구름과 학을 벗하여 작은 암자에 사노라
已知不二終無二    이미 불이를 알아 무이로 돌아갔거늘
誰問前三與後三    그 누가 전삼삼과 후삼삼311)을 묻는가
閒看靜中花艶艶    고요한 가운데 고운 꽃을 한가로이 보고
任他窓外鳥喃喃    창밖에 지저귀는 새소리 아랑곳하지 않노라
能令直入如來地    곧바로 여래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거늘
何用區區久歷叅    무엇하러 구구히 오래 참구할 필요 있으랴

012_0564_a_01L今聞一聲鷄丈夫能事畢

012_0564_a_02L答李相國浮休大師

012_0564_a_03L
客裡還逢客談懷日欲傾

012_0564_a_04L心閒能外事 [143] 年老已忘形

012_0564_a_05L磨業塵緣靜凝神道眼明

012_0564_a_06L想知常宴坐返照自心經

012_0564_a_07L浮休臨終偈

012_0564_a_08L
七十三年遊幻海今朝脫殻返初源

012_0564_a_09L廓然無性本無物何有菩提生死根

012_0564_a_10L靈照在妙 [144] 庵唱和

012_0564_a_11L
占得幽居地萬松嶺上庵

012_0564_a_12L入禪看不二探道喜成三

012_0564_a_13L采玉人誰到含花鳥自喃

012_0564_a_14L蕭然無外事一味法門叅

012_0564_a_15L靈熙唱和

012_0564_a_16L
雲收歡喜嶺月入老松庵

012_0564_a_17L慧釰精千萬心源蕩再三

012_0564_a_18L洞天春寂寂山鳥曉喃喃

012_0564_a_19L [145] 佩無生樂玄關不用叅

012_0564_a_20L浮雪答和

012_0564_a_21L
共把寂空雙去法同捿雲鶴一間庵

012_0564_a_22L已知不二終 [146] 無二誰問前三與後三

012_0564_a_23L閒看靜中花艶艶任他窓外鳥喃喃

012_0564_a_24L能令直入如來地何用區區久歷叅

012_0564_b_01L
또 영조가 읊다(又靈照吟)
單智成空見      지혜만 있으면 공견을 이루고
偏悲涉愛緣      자비만 있으면 애연에 빠지고 말지312)
雙行常合矣     지혜와 자비를 함께 수행하면 늘 즐거워
一道自天然      한 도가 절로 천연스러워지네
月運因雲駛      달이 옮겨 감은 구름이 달리기 때문이요
風飄識幡懸      바람이 붊은 나부끼는 깃발에서 알겠네
干將如在手      간장검이 내 손에 쥐어져 있다면
安爲色留連      무엇하러 여색을 위해 머물러 있으랴313)
또 영희가 읊다(又靈熙吟)
一簣成坮力      한 삼태기 흙이면 대를 이루련만
九皐翹足緣      구고에서 발돋움하여 기다리는 인연314)
修行破竹矣      수행은 대나무 쪼개듯이 해야 하고
得道着鞭然      득도는 채찍질하는 듯이 해야 하건만
未免三生累      삼생의 얽힌 인연을 벗어나지 못해
寃家一念懸      일념이 구무원의 집에 매달리고 말았구려
他年瓶返水      훗날 쏟은 물을 도로 병에 담아서
追後跡相連      뒤늦게나마 우리 함께 수행하게 되길
또 부설이 답하다(又浮雪答)
悟從平等行無等    깨우침은 평등을 좇아 평등 없음을 행하고
覺契無緣度有緣    깨달음은 인연 없으나 인연 있는 이 제도하지
處世任眞心廣矣    참된 마음에 맡겨 세상을 살면 마음이 넓고
在家成道體胖然    속가에서도 도를 이루면 몸이 느긋해지느니315)
圓珠握掌丹靑別    둥근 구슬이 손 안에 있으매 붉고 푸른 빛 나타나고
明鏡當坮胡漢懸    밝은 거울이 서 있으니 오랑캐 한족이 저마다 비치네316)
認得色聲無罣碍    색채와 소리에 걸림이 없음을 안다면
不須山谷坐長連【床名】   굳이 산골에서 장련상317)【평상의 이름】 위에 앉을 필요 없으리
등운 임종게【등운은 부설 거사의 아들이다.】(登雲終偈【浮雪子】)
覺破三生夢      삼생의 덧없는 꿈을 깨니
身遊九品蓮      이 몸이 구품연대318)에 노니노라
風潛淸智海      바람 잠잠하니 지혜 바다 맑고
月上冷秋天      달이 떠오르니 가을 하늘 시원해라
輦路盈仙樂      연로에는 신선의 음악이 가득하고
瑶池駕法船      요지에서 불법의 배를 타노라
般舟三昧熟      반야의 삼매가 이제 익었으니
極樂去怡然      편안히 서방 극락으로 가노라
『원각경』을 예찬하다【함허】(贊圓覺【涵虛】)
甚深妙法妙難宣    깊고도 오묘한 법 오묘해 설하기 어려운데
擧目分明已現前    눈을 드니 분명하여 이미 앞에 나타났어라
若了一題無一字    한 제목이 한 글자도 없다는 것을 안다면
看經何更逐言詮    다시 경전을 보며 글을 읽을 필요 있으랴
또 같은 제목【함허】(又【涵虛】)

012_0564_b_01L又靈照吟

012_0564_b_02L
[147] 智成空見偏悲涉愛緣

012_0564_b_03L雙行常合 [148] 一道自天然

012_0564_b_04L月運因雲駛風飄識幡懸

012_0564_b_05L干將如在手安爲色留連

012_0564_b_06L又靈熙吟

012_0564_b_07L
一簣成坮力九皐翹足緣

012_0564_b_08L修行破竹矣得道着鞭然

012_0564_b_09L未免三生累寃家一念懸

012_0564_b_10L他年瓶返水追後跡相連

012_0564_b_11L又浮雪答

012_0564_b_12L
悟從平等行無等覺契無緣度有緣

012_0564_b_13L處世任眞心廣矣在家成道體胖然

012_0564_b_14L圓珠握掌丹靑別明鏡當坮胡漢懸

012_0564_b_15L認得色聲無罣碍不須山谷坐長連

012_0564_b_16L登雲終偈浮雪子

012_0564_b_17L
覺破三生夢身遊九品蓮

012_0564_b_18L風潛淸智海月上冷秋天

012_0564_b_19L輦路盈仙樂瑶池駕法船

012_0564_b_20L般舟 [149] 三昧熟極樂去怡然

012_0564_b_21L贊圓覺涵虛

012_0564_b_22L
甚深妙法妙難宣擧目分明已現前

012_0564_b_23L若了一題無一字看經何更逐言詮

012_0564_b_24L涵虛

012_0564_c_01L
光明藏裡融凡聖    광명장319) 안에는 범부와 성인 원융하고
平等會中現化儀    평등회 중에서 화신化身의 몸 나투셨어라
不下一言聲振地    한마디도 안 해도 소리가 땅을 진동하고
發言終不露全機    말을 하여도 끝내 전기를 드러내지 않으시네320)
석종321)에 유골을 안치하며【함허】(安骨石鐘【涵虛】)
刹海毛孔元無碍    찰해와 터럭 구멍이 원래 걸림이 없나니322)
芥納須彌有甚難    겨자씨 안에 수미산을 넣은들 무에 어려우랴
無縫塔樣今猶在    무봉탑323) 모양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으니
不須向外空尋覔    굳이 밖으로 부질없이 찾을 필요 없어라
一自鐘鎭此山後    한번 이 석종을 이 산에 안치한 뒤로는
山與此鐘作知音    이 산과 이 석종이 서로 지음이 되리
直饒山倒爲平埜    설령 산이 거꾸러져 평지가 된다 하여도
此地此鐘應不泯    이 땅과 이 종은 길이 없어지지 않으리
출가하여 스스로 깨닫다【함허】(出家自悟【涵虛】)
素聞經史程朱毁    평소 정주324)가 불법 헐뜯는 말을 듣고서
未識浮圖是與非    불법이 옳은지 그른지를 알지 못하였는데
反覆潛思年已遠    반복해 깊이 생각해 본 지 오랜 뒤에야
始知眞寶却歸依    비로소 참된 보배임을 알아 귀의하노라
함허의 행장기【문인 야부】(㴠虛行狀記【門人埜夫】)
法乳恩深天廣大    법유325)의 은혜 깊어 하늘처럼 넓고 크건만
哀哉無力報先師    슬프도다 스승님의 은혜에 보답할 힘이 없구나
毛錐記德眞兒戱    붓으로 덕을 기록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 장난
萬歲人人口是碑    만세토록 사람마다 구비326)로 길이 전하리
홍준 대사를 청하다【정수암에 주석하였다. 『함허집』】(請弘俊大師【住淨水庵狀1)。 涵虛集。】)
摩利爲山絶海東    마니산은 해동의 외딴 섬에 있는데
有庵臨海壓蒼穹    암자가 바다 굽어보며 푸른 하늘 누른다327)
一軒風月千峯裡    한 헌함 앞에 풍월은 천 봉우리 안이요
千里江山一望中    천 리에 펼쳐진 강산은 한 시야 안이로세
煥目奇觀奚啻入    눈에 빛나는 뛰어난 경관이 여덟 가지뿐이랴328)
開懷勝景渺無窮    가슴을 여는 좋은 경치 아득히 끝이 없는 것을
當年廬岳堪爲對    옛날의 여산이 상대가 될 만하니
請子於焉繼遠公    청컨대 그대 이곳에서 원공을 이으시길329)
이 상국이 부채를 주신 데 화답하다【『함허집』】(答李相國惠扇子【涵虛集】)
散盡塵緣任意遊    속세 인연 다 흩어 버리고 마음껏 노니니
水天空濶歲華流    물과 하늘 공활한데 세월은 흘러가누나
多君料得吾家味    고마워라 이내 정황을 헤아려 주시어
寫出炎天便是秋    더운 날씨를 씻어 주니 서늘한 가을일세
박 상사의 초당에 올리다【『청허당집』】(上朴上舍草【淸虛集】)
浮雲富貴非留意    뜬구름 같은 부귀330)에 뜻을 두지 않노니
蝸角功名豈染情    달팽이 뿔 위의 공명331)에 어찌 욕심을 내랴
春日快晴春睡足    쾌청한 봄날에 한숨 잘 자고 나서
卧聽山鳥百般聲    온갖 소리로 지저귀는 산새 소리를 듣노라

012_0564_c_01L
光明藏裡融凡聖平等會中現化儀

012_0564_c_02L不下一言聲振地發言終不露全機

012_0564_c_03L安骨石鐘涵虛

012_0564_c_04L
刹海毛孔元無碍芥納須彌有甚難

012_0564_c_05L無縫塔樣今猶在不須向外空尋覔

012_0564_c_06L一自鐘鎭此山後山與此鐘作知音

012_0564_c_07L直饒山倒爲平埜此地此鐘應不泯

012_0564_c_08L出家自悟涵虛

012_0564_c_09L
素聞經史程朱毁未識浮圖是與非

012_0564_c_10L反覆潛思年已遠始知眞寶却歸依

012_0564_c_11L㴠虛行狀記門人埜夫

012_0564_c_12L
法乳恩深天廣大哀哉無力報先師

012_0564_c_13L毛錐記德眞兒戱萬歲人人口是碑

012_0564_c_14L請弘俊大師住淨水庵狀 [150] 涵虛集

012_0564_c_15L
摩利爲山絕海東有庵臨海壓蒼穹

012_0564_c_16L一軒風月千峯裡千里江山一望中

012_0564_c_17L煥目奇觀奚啻入 [151] 開懷勝景渺無窮

012_0564_c_18L當年廬岳堪爲對請子於焉繼遠公

012_0564_c_19L答李相國惠扇子涵虛集

012_0564_c_20L
散盡塵緣任意遊水天空濶歲華流

012_0564_c_21L多君料得吾家味寫出炎天便是秋

012_0564_c_22L上朴上舍草 [152] 淸虛集

012_0564_c_23L
浮雲富貴非留意蝸角功名豈染情

012_0564_c_24L春日快晴春睡足卧聽山鳥百般聲

012_0565_a_01L
산사의 즐거움【양녕대군】(題山寺樂【讓寧大君】)
山霞朝作飯      산 안개는 아침에 밥이 되고
明月夜爲燈      밝은 달은 밤에 등불이 되누나
獨宿孤嵓下      외로운 암자 아래 홀로 자노니
猶存一塔層      그나마 한 층 남은 탑은 있어라
자신의 삶을 술회하여 읊다【이율곡 이름은 이珥이다.】(述懷自吟【李栗谷小名珥】)
前身定是金時習    전생에는 틀림없이 김시습이요
今世仍爲賈浪仙    금생에는 그만 가낭선332)이 되었구나
初失怙恃出家子    당초에 부모를 잃고 출가하여
二十號爲義庵云    스무 살에는 호를 의암이라 했다 한다333)
이퇴계께 올리다【율곡】(上李退溪【栗谷】)
溪分泗洙派      시내는 수사334)의 물길 나누었고
峯秀武夷山      봉우리는 무이산335)이 빼어났어라
活計經千卷      살림살이는 그저 경서 천 권이요
生涯屋數間      생애는 겨우 초가집 두어 칸일세
衿懷開霽月      가슴 속은 제월336)처럼 열려 있고
談笑止狂瀾      담소로 미친 물결 그치게 하네337)
小子求聞道      제가 온 것은 도를 듣고자 해서이니
非偸半日閒      한나절 여가를 보내려는 게 아닙니다
진묵 스님이 자신에 대해 술회하다(震默自述)
天衾地席山爲枕    하늘은 이불, 땅은 요이고 산은 베개이며
月燭雲屛海作樽    달은 촛불, 구름은 병풍이고 바다는 술동이
大醉遽然因起舞    크게 취하여 문득 일어나 춤을 추노라
猶嫌長袖掛崑崙    긴 소매가 곤륜산에 걸릴까 오히려 걱정일세
낙천의 나한들에게 보이다338)【진묵】(示樂川羅漢衆【震默】)
寄語靈山十六愚    영산의 어리석은 십육나한에게 이르노니
樂村齋飯幾時休    마을의 잿밥이나 즐김을 어느 때나 그만둘꼬
神通妙用雖不及    신통과 묘용은 비록 너희에게 못 미치지만
大道應問老比丘    대도는 응당 이 늙은 비구에게 물어야 하리
호를 가지고 게송을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339)【일본 승려 수윤에게】(以號求頌【日本壽允】)
千重碧山裡      천 겹 푸른 산속이요
萬丈蒼崖邊      만 길 푸른 벼랑 가라
回溪流泉細鳴咽    감도는 시내 흐르는 샘은 가늘게 오열하고
深林襍樹空芊綿    깊은 숲에 갖가지 나무들만 속절없이 무성해라
中有小庵若無有    그 가운데 작은 암자가 없는 듯이 있으니
朝晡但見祝君烟    조석으로 임금을 축수하는 향 연기만 보일 뿐
誰識主人日用事    그 누가 주인의 일상생활 일을 알리요
長年不夢塵間緣    오랜 세월 동안 속세의 인연은 꿈꾸지 않네340)
일본 승려 대유를 보내며【양촌 권근】(送日僧大有【權近陽村】)
臨濟遺芳遠不窮    산림에 남긴 명성 끝없이 멀리 퍼지나니
扶桑釋子琅1)宗風    부상의 승려가 종풍을 크게 떨치었어라

012_0565_a_01L題山寺樂讓寧大君

012_0565_a_02L
山霞朝作飯 [153] 月夜爲燈

012_0565_a_03L獨宿孤嵓下 [154] 存一塔層

012_0565_a_04L述懷自吟李栗谷小名珥

012_0565_a_05L
前身定是金時習今世仍爲賈浪仙

012_0565_a_06L初失怙恃出家子二十號爲義庵云

012_0565_a_07L上李退溪栗谷

012_0565_a_08L
溪分泗洙派峯秀武夷山

012_0565_a_09L活計經千卷生涯屋數間

012_0565_a_10L衿懷開霽月談笑止狂瀾

012_0565_a_11L小子求聞道非偸半日閒

012_0565_a_12L震默自述

012_0565_a_13L
天衾地席山爲枕月燭雲屛海作樽

012_0565_a_14L大醉遽 [155] 然因起舞猶嫌長袖掛崑崙

012_0565_a_15L示樂川羅漢衆震默

012_0565_a_16L
寄語 [156] 靈山十六愚樂村齋飯幾時休

012_0565_a_17L神通妙用雖不及大道應問老比丘

012_0565_a_18L以號求頌日本壽允

012_0565_a_19L
千重碧山裡萬丈蒼崖邊

012_0565_a_20L回溪流泉細鳴咽深林襍樹空芊綿

012_0565_a_21L中有小庵若無有朝晡但見祝君烟

012_0565_a_22L誰識主人日用事長年不夢塵間緣

012_0565_a_23L送日僧大有權近陽村

012_0565_a_24L
臨濟遺芳遠不窮扶桑釋子琅 [157] 宗風

012_0565_b_01L一龕靜坐心灰冷    한 선실에서 고요히 앉으매 상념이 가라앉고
萬里遊觀眼界空    만 리 타국을 유람하니 시야가 툭 틔었었지
馬島靈光鄕樹外    대마도라 구름 빛은 고향 숲에 떠 있고
鵠峰秋色客窓中    곡봉341)의 가을빛은 객창에 비치는구나
情懷每向篇富     회포는 늘 시편 속에 쏟아 내었고
言語須凭象驛通    언어는 모름지기 통역을 의지해야 했지
海濶蓬壺連浩蕩    바다 넓으니 봉호342)는 드넓은 물결과 이어지고
天底星斗漾沖融    하늘은 낮아 별들은 일렁이는 수면에 비치리
故人刮目知多少    눈 부비고 반겨 맞아 줄 벗이 얼마나 많을까343)
舊壑松枝盡指東    옛 골짜기 솔가지들이 모두 동쪽을 가리킬 테지344)
덕천가강에게 보이다【사명당 송운】(示德川家康【松雲】)
太空間無盡藏    한 태허공 속에 무진장 갖춰졌으니
寂知無臭亦無聲    고요하면서 알되 냄새도 소리도 없네
只今說聽何煩問     지금 설법을 듣거늘 무엇하러 묻는가
雲在靑天水在瓶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는 것을345)
일본 승려 선소에게 보이다【송운】(示日本仙巢【松雲】)
去年九月九      지난 해 9월 9일 중양절에는
閇門高卧嵩山陽    숭산346) 남쪽에서 문 닫고 한가로이 은거했는데
今年九月九      올해 9월 9일 중양절에는
布帆萬里鯨波長    돛을 펴고서 만 리 바다 큰 물결을 헤쳐 가노라
遙思月照猿啼樹    멀리서 생각하노니 달빛 아래 원숭이는 나무에서 울고
桂子雲外飄天香    구름 저편에 계수 열매의 천향이 바람에 퍼질 테지347)
黃花綠橘㧾無賴    노란 국화와 푸른 귤은 모두 무뢰하니
感物思歸空斷腸    계절 변화에 고향 생각이 나 속절없이 애끊노라348)
또 차운하다349)【송운】(又次【松雲】)
黃蘗老人轟霹靂    황벽 노인은 벽력이 치는 듯하니
白拈臨濟捲風雲    백염적인 임제는 풍운을 휘말았어라350)
固知佛法無多子    불법이 별 게 아닌 줄 진실로 아노니
八兩原來是半斤    여덟 냥은 원래 반 근인 것을
또 차운하다351)【송운】(又次【松雲】)
城市曾聞大隱在    저자에 대은이 있다352)는 말 일찍이 들었는데
老僧方丈正依然    방장실에 계신 노스님 늘 변함없는 모습일세
點茶示我宗門句    차를 달이고 내게 종문의 시구353)를 보여 주시니
知是西來格外禪    바로 서래의 뜻을 담은 격외선임을 알겠어라
달마 기일에 시를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354)【송운】(達摩忌求句【松雲】)
老去思鄕始拂衣    늙어서 고향 생각에 비로소 돌아가니
獨行䓤嶺路熹迷    홀로 총령355)을 넘을 때 길이 희미하였어라
傳家淸白無恒產    대대로 청백한 가풍家風이라 가진 재산이라곤 없어
隻履流沙懡㦬歸    외짝 신발 갖고 부끄러워하며 유사 지나 돌아갔네356)
이별하면서 선소에게 주다【송운】(贈別仙巢【松雲】)
飽聞聲名已十年    명성을 익히 들은 지는 이미 십 년이건만
浮雲聚散各悽然    뜬구름처럼 덧없는 이별에 마음이 처연했지

012_0565_b_01L一龕靜坐心灰冷萬里遊觀眼界空

012_0565_b_02L馬島靈 [158] 光鄕樹外鵠峰秋色客窓中

012_0565_b_03L情懷每向1) [10] [159] 言語須凭象驛通

012_0565_b_04L海濶蓬壺連浩蕩天底星斗漾冲融

012_0565_b_05L故人刮目知多少舊壑松枝盡指東

012_0565_b_06L示德川家康松雲

012_0565_b_07L
2) [11] [160] 空間無盡藏寂知無臭亦無聲

012_0565_b_08L只今說聽 [161] 何煩問雲在靑天水在瓶

012_0565_b_09L示日本仙巢松雲

012_0565_b_10L
去年九月九閇門高卧嵩山陽

012_0565_b_11L今年九月九布帆萬里鯨波長

012_0565_b_12L遙思月照猿啼樹桂子雲外飄天香

012_0565_b_13L黃花綠橘㧾無賴感物思歸空斷腸

012_0565_b_14L又次松雲

012_0565_b_15L
黃蘗老人轟霹靂白拈臨濟捲風雲

012_0565_b_16L固知佛法無多子八兩原來是半斤

012_0565_b_17L又次松雲

012_0565_b_18L
城市曾聞大隱在老僧方丈正依然

012_0565_b_19L點茶示我宗門句知是西來格外禪

012_0565_b_20L達摩忌求句松雲

012_0565_b_21L
老去思鄕 [162] 始拂衣獨行䓤嶺路熹迷

012_0565_b_22L傳家淸白無恒產隻履流沙懡㦬歸

012_0565_b_23L贈別仙巢松雲

012_0565_b_24L
飽聞聲名已十年浮雲聚散各悽然

012_0565_c_01L禪窓雨過花如霰    선창에 비 지나가면 꽃은 싸락눈처럼 흩날리고
客舍春深柳似烟    객사에 봄이 깊을 제 버들은 안개와도 같구나
人事每違眞夢幻    인간사 매양 어긋나니 참으로 덧없는 꿈이라
浮生一念好因緣    덧없는 인생에 일념으로 좋은 인연 생각하네
他時倘遂重遊計    훗날 행여 다시 이 땅에 올 수 있으면
皓月金沙奏沒絃    밝은 달밤 금 모래밭에서 몰현금을 연주하리
달마 탱화를 가지고서 시구를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 입으로 불러 읊다【송운】(持達摩幀求句口占【松雲】)
[1]
十萬里來靑眼小    십만 리 타국 오니 반겨 맞는 이 적어
九年虛度少林春    구 년 동안 소림사에서 헛되이 세월 보냈네
不逢末後神光拜    마지막에 찾아온 신광357)을 만나지 못했다면
也是流沙浪走人    또한 부질없이 유사 넘어간 사람일 뿐이었으리

[2]
人人脚下活獅子    사람마다 다리 아래 산 사자가 있거늘
誰怕南山鱉鼻蛇    누가 남산의 별비사358) 따위를 두려워하리오
一口倘能呑海盡    한입으로 바닷물을 다 마시니
珊瑚帶月出滄波    산호 가지가 달빛 띠고 푸른 물결에 솟아 나오네
왜승이 선을 물은 데 답하다【송운】(答倭僧問禪【松雲】)
[1]
張拳活把惡鉗鎚    맨주먹을 펴 무서운 쇠망치359)를 잡고서
打破野狐精靈窟    들여우 정령의 소굴을 때려 부수노라
㘞地驚天動地來    경천동지하듯이 한번 깨닫고 보면
肉團卽是黃金骨    이 몸뚱이가 바로 부처의 황금 골일세

[2]
此事從來不思議    이 일은 원래 생각하여 알 수 없는 법이니
固知無臭又無聲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는 줄 진실로 아노라
吾今省得嵓頭喝    내가 이제 암두의 할360)을 알았으니
驢糞逢君換眼睛    나귀 똥으로 남의 눈동자를 바꿔 주었구나361)
대마도 승려 만실이 게송을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 주다362)【송운】(贈馬島僧萬室求句【松雲】)
正中偏與偏中正    정중편과 편중정이여
正去偏來理事全    정이 가고 편이 오니 이理와 사事가 완전하네
更向正中來上看    다시 정중래에서 보고
依前還入正中偏    종전대로 도로 정중편에 들어가네
늙은 왜승이 달마 탱화를 가지고 와서 찬을 써 주길 구하기에【송운】(老倭以達摩幀求贊【松雲】)
萬里西來       만 리 서쪽에서 와서
唯傳不識       알지 못한단 말363)만 하고는
麽羅渡江       부끄러운 낯빛으로 강을 건너가364)
九年面壁       구 년 동안 면벽하였어라
淸白家風       청백한 가풍을 지켜서
自買自賣       스스로 사고 스스로 팔았으니365)
破衲蒙頭       해진 누더기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當面忌諱       얼굴 마주치는 것을 꺼렸어라
雖然不露       비록 얼굴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頂眼光爍       정수리 위의 눈은 빛나서
破三千界       삼천 대천세계를 비추었도다

012_0565_c_01L禪窓雨過花如霰客舍春深柳似烟

012_0565_c_02L人事每違眞夢幻浮生一念好因緣

012_0565_c_03L他時倘遂重遊計皓月金沙奏沒絃

012_0565_c_04L持達摩幀求句口占松雲

012_0565_c_05L
十萬里來靑眼小 [163] 九年虛度少林春

012_0565_c_06L不逢末後神光拜也是流沙浪走人(一)

012_0565_c_07L人人脚下活獅子誰怕南山鱉鼻蛇

012_0565_c_08L一口倘能呑海盡珊瑚帶月出滄波(二)

012_0565_c_09L答倭僧問禪松雲

012_0565_c_10L
張拳活把惡鉗鎚打破野狐精靈窟

012_0565_c_11L㘞地驚天動地來肉團卽是黃金骨(一)

012_0565_c_12L此事從來不思議固知無臭又無聲

012_0565_c_13L吾今省得嵓頭喝驢糞逢君換眼睛(二)

012_0565_c_14L贈馬島僧萬室求句松雲

012_0565_c_15L
正中偏與偏中正正去偏來理事全

012_0565_c_16L更向正中來上看依前還入正中偏

012_0565_c_17L老倭 [164] 以達摩幀求贊松雲

012_0565_c_18L
萬里西來唯傳不識

012_0565_c_19L麽羅渡江九年面壁

012_0565_c_20L淸白家風自買自賣

012_0565_c_21L破衲蒙頭當面忌諱

012_0565_c_22L雖然不露頂眼光爍

012_0565_c_23L破三千界

012_0565_c_24L「篇」下疑脫一字{編}「太」上疑脫「一」{編}

012_0566_a_01L
어떤 왜승이 선게를 지어 달라고 청하기에【송운】(有倭僧求禪偈【松雲】)
棒喝交馳格外旨    방과 할을 번갈아 써서 격외의 선지禪旨 드러내니
纔隨語會昧神機    말을 따라 알았다 하면 신령한 작용을 모르게 되지
瞥然回首知端的    별안간 머리 돌려 분명한 뜻을 알면
獨把龍泉定是非    홀로 용천검을 쥐고서 옳고 그름을 판정하리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송운】(又【松雲】)
無住眞人沒形段    무위진인은 형체가 없으면서
尋常出入面門中    평소에 늘 면문을 출입하누나366)
倘能一念回機了    한 생각 작용을 돌릴 수만 있다면
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으리
송원 노승에게 주는 선화【송운】(贈松源老僧禪話【松雲】)
這一物甚摩樣     이 한 물건은 무슨 모양인가
本無聲臭那容思    본래 소리도 냄새도 없으니 어찌 생각해 알랴
爲君通一線路     그대를 위해 애오라지 한 가닥 길을 틔워 주리니
得個入處莫遲疑    들어갈 곳 알았거든 머뭇거리지 마시라
毫釐有差千里謬    터럭만큼이라도 어긋나면 천 리 멀리 동떨어지고
一念回機卽在玆    한 생각을 되돌리면 바로 여기에 있네
看來看去沒巴鼻    아무리 보아도 도통 파악할 수 없으니
肯用中書描畫伊    어찌 이 가운데 고양이 그림을 그리랴367)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三家村裡兄兄禮    삼가촌368) 작은 마을에 형들은 예절을 갖추고
閙市廛頭父父知    시끄러운 저잣거리에 아비들 서로 아느니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飢來思飯渴思飮    배고프면 밥 생각나고 목마르면 물 생각나며
坐卧動靜常相隨    앉고 눕고 행동할 때 늘 나를 따라다니지
鯨怒飮乾滄海水    고래가 노하여 바닷물을 다 마셔 버리니
月明露出珊瑚枝    밝은 달빛 아래 산호 가지가 드러났어라369)
宗門古調什麽唱    종문의 옛 곡조를 어떻게 제창할거나
石子中霄稔玉吹    돌사람이 한밤중에 옥피리를 분다네
승태에게 주다【송운】(贈承兌【松雲】)
雨餘庭院淨沙塵    비 온 뒤에 뜰은 티끌 없어 말끔한데
楊柳東風別地春    동풍을 맞은 버들은 봄빛이 산뜻해라
中有南宗穿耳客    이 가운데 남종의 천이객370)이 있으니
世間皆醉獨惺人    세상이 다 취했거늘 홀로 깬 사람일세371)
또 차운하다372)【송운】(又次【松雲】)
碧雲湯惠注琳宮    벽운의 시구 지은 탕혜373)가 이 절에 주석하니
系出同宗血脉通    계통이 같은 종파에서 나와 혈맥이 상통하네
迷翻發省知無我    미혹을 뒤집어 깨달으매 무아의 이치를 알고
道至忘言不計功    도가 지극해 말 잊으니 공을 계산하지 않네
芳草漸長流歲月    방초는 점점 자라 세월은 흐르고
碧桃開盡老東風    벽도는 다 피어 봄날도 저물어 가누나

012_0566_a_01L有倭僧求禪偈松雲

012_0566_a_02L
棒喝交馳格外旨纔隨語會昧神機

012_0566_a_03L瞥然回首知端的獨把龍泉定是非

012_0566_a_04L松雲

012_0566_a_05L
無住 [165] 眞人沒形段尋常出入面門中

012_0566_a_06L倘能一念回機了踏斷電光流水聲

012_0566_a_07L贈松源老僧禪話松雲

012_0566_a_08L
這一物甚摩樣本無聲臭那容思

012_0566_a_09L1) [12] 通一線路得個入處莫遲疑

012_0566_a_10L毫釐有差千里謬一念回機卽在玆

012_0566_a_11L看來看去沒巴鼻肯用中書描 [166] 畫伊

012_0566_a_12L君不見三家村裡兄兄禮閙市廛頭父
012_0566_a_13L父知

012_0566_a_14L又不見飢來思飯渴思飮坐卧動靜常
012_0566_a_15L相隨

012_0566_a_16L鯨怒飮乾滄海水月明露出珊瑚枝

012_0566_a_17L宗門古調什 [167] 麽唱石子中霄 [168] [169] 玉吹

012_0566_a_18L贈承兌松雲

012_0566_a_19L
雨餘庭院淨沙塵楊柳東風別地春

012_0566_a_20L中有南宗穿耳客世間皆醉獨惺人

012_0566_a_21L又次松雲

012_0566_a_22L
碧雲湯惠注 [170] 琳宮系出同宗血脉通

012_0566_a_23L迷翻發省知無我道至忘言不計功

012_0566_a_24L芳草漸長流歲月碧桃開盡老東風

012_0566_b_01L蒼生普濟無窮意    중생들을 두루 구제하는 무궁한 뜻이
只在南禪轉手中    단지 선종의 손을 움직이는 중에 있어라
또 차운하다374)【송운】(又次【松雲】)
世間何處覔藏舟    세간 그 어디를 찾아가 배를 감출거나
天外仙山去路脩    하늘 저편 선산에는 가는 길이 멀어라375)
一片孤帆滄海遠    한 조각 돛단배에 바다는 아득히 머니
白頭空恨此生浮    백발로 덧없는 인생 속절없이 한탄하노라
승태의 시에 차운하다【송운】(次承兌【松雲】)
江樓院裡惠休師    강가의 사원에 계시는 혜휴 스님376)이여
利物多方語帶悲    많은 방편으로 중생 제도하며 말씀이 자비롭네
馬祖豈迷山鬼泣    마조가 어찌 산 귀신 울음에 미혹되리오
德雲能散野狐疑    덕운이 능히 야호의 의심을 흩었어라377)
對機舒捲如雷震    근기에 맞추어 제접하는 법문은 우레와 같고
濟世繙經比繹絲    세상 구제하려 경전을 강론함은 실마리를 뽑는 듯
退席空慚遠遊子    자리에서 물러나며 그저 부끄러운 이 나그네는
寸心猶待再叅期    마음속으로 다시 찾아올 날을 기다린다오
원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次元佶【松雲】)
江草江花處處奇    강가의 풀과 꽃들은 곳곳마다 기이한데
旅遊春恨但吟詩    먼 이역에서 봄을 만난 한378)에 그저 시를 읊을 뿐
孤舟別意明朝在    내일 아침이면 외로운 배 타고 이별하리니
回首東風是去時    동풍에 고개 돌릴 때가 떠나는 때이리라
또 원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聚散皆因宿有緣    만남과 이별은 모두 전생의 인연이니
海東那料此同筵    해동에서야 이 자리에 모일 줄 생각이나 했으랴
春亭烹進仙茶飮    봄 정자에서 신선의 차를 달여 마시니
靑草烟花滿眼前    푸른 풀 내 낀 꽃이 눈앞에 가득하여라
또 원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又次【松雲】)
欲把黃庭問神訣    『황정경』379)을 가지고 신선의 비결을 묻고자
遠勞桑海欵仙扄    멀리 창해로 가서 신선을 찾아가고 싶어라
喚沙彌進茶三椀    사미를 불러 차 석 잔을 마시고 나니
東院宗風古典型    이곳 동원의 종풍은 옛 스님의 전형일세
송원이 꺾은 꽃 한 가지를 보여 주기에【송운】(松源示折花一枝【松雲】)
芸芸萬物本無情    많고 많은 만물들 본래 무심하나니
物豈稱吾某姓名    만물이 어찌 나는 무슨 이름이라 했으랴
觀物只應觀美惡    만물을 볼 때 그저 좋고 나쁨만 볼지니
肯將紅紫定桃櫻    어찌 색깔 붉다고 복숭아 앵두라 정하랴
원이 교원의 시에 차운하다380)【송운】(次圓耳敎員【松雲】)
歸家活路莫遲留    집에 돌아가는 활로를 지체하지 말고
直透威音那畔休    곧바로 위음왕불 이전381)으로 가서 쉬어라
鑑物冲虛無所住    사물을 비출 때는 텅 비어 머무는 바 없고
回機寂照有來由    작용을 되돌려 고요히 비춤은 근원이 있어라

012_0566_b_01L蒼生普濟無窮意只在南禪轉手中

012_0566_b_02L又次松雲

012_0566_b_03L
世間何處覔藏舟天外仙山去路脩

012_0566_b_04L一片孤帆滄海遠白頭空恨此生浮

012_0566_b_05L次承兌松雲

012_0566_b_06L
江樓院裡惠休師利物多方語帶悲

012_0566_b_07L馬祖豈迷山鬼泣德雲能散野狐疑

012_0566_b_08L對機舒捲如雷震濟世繙經比繹絲

012_0566_b_09L退席空慚遠遊子寸心猶 [171] 待再叅期

012_0566_b_10L次元佶松雲

012_0566_b_11L
江草江花處處奇旅遊春恨但吟詩

012_0566_b_12L孤舟別意明朝在回首東風是去時

012_0566_b_13L又次松雲

012_0566_b_14L
聚散皆因宿有緣海東那料此同筵

012_0566_b_15L春亭烹進仙茶飮靑草烟花滿眼前

012_0566_b_16L又次松雲

012_0566_b_17L
欲把黃庭問神訣遠勞桑海欵仙扄

012_0566_b_18L喚沙彌進茶三椀東院宗風古典型

012_0566_b_19L松源示折花一枝松雲

012_0566_b_20L
芸芸萬物本無情物豈稱吾某姓名

012_0566_b_21L觀物只應觀美惡肯將紅紫定桃櫻

012_0566_b_22L次圓耳敎員松雲

012_0566_b_23L
歸家活路莫遲留直透威音那畔休

012_0566_b_24L鑑物冲虛無所住回機寂照有來由

012_0566_c_01L頂門具眼如天主    정수리에 바른 눈을 갖추니382) 천자와 같고
肘後懸符似國候    팔꿈치 뒤에 부적을 매다니383) 제후와 같아라
浮世渡生遊幻海    덧없는 세상에 중생 구제하려 환해를 노닐며
駕船無底任波頭    밑바닥 없는 배를 타고서 물결에 내맡기라
또 원이 교원의 시에 차운하다384)【송운】(又次【松雲】)
叅禪須破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깨뜨려야 하나니
縛虎挐龍莫等閒    범과 용을 사로잡는 일이라 등한해서는 안 되네
直得驚天動地去    곧바로 경천동지하는 소식을 얻으면
此時方得到山家    이때에 비로소 고향에 도달할 수 있으리
일본 승려 겸용 여정에게 주다385)【송운】(旅亭贈日僧【松雲】)
春草芳菲綠滿庭    봄풀이 무성하여 뜰에 가득 푸르건만
舊遊松栢夢中靑    옛날에 노닐던 산 송백은 꿈속에나 보누나
遙知萬二千峰夜    멀리서 알겠어라 일만이천 봉에 밤이 오면
海月依前照玉屛    바다에 뜬 달이 여전히 옥병386)을 비추리라
또 차운하다387)【송운】(又次【松雲】)
深園寥寥閉小庭    깊은 절은 고요하고 작은 뜰 닫혔는데
客愁春盡草靑靑    봄도 다 가고 풀은 푸르러 향수에 젖던 중에
等閒得此飛來句    이제 날아온 시구를 등한히 받아보니
吟罷相思倚錦屛    다 읽고 그리운 마음에 비단 병풍에 기대노라
또 차운하다388)【송운】(又次【松雲】)
本自無生無滅時    본래 생멸할 때가 없거늘
阿誰下棒又誰治    누가 방을 치고 또 누가 다스리랴
春深紅入桃花發    봄은 깊어 붉은색이 들어 복사꽃 피니
更向高枝笑展眉    다시금 높은 가지를 보면서 눈썹 펴고 웃으라
숙노의 시에 차운하다【송운】(次宿蘆【松雲】)
赤肉團前無面目    맨몸뚱이 앞에는 면목이 없거늘
誰將臭骨褁閑皮    누가 냄새 나는 뼈를 가죽으로 싸는고
翻身直把露刃釰    몸을 뒤쳐 곧바로 시퍼런 검을 쥐니
三世佛祖誰敢窺    삼세의 불조들이 뉘라서 감히 엿보랴
참선하는 사람에게 주다【송운】(贈叅玄人【松雲】)
對馬州東夜馬坮    대마도 동쪽 야마대에
客船明月遠帆開    객선이 밝은 달밤에 멀리 가는 돛 폈어라
梅花公案提持去    매화 공안을 가지고 가
北野祠前請益來    북야사 앞에서 물어보고 오라
선소, 조신, 의지 세 사람에게 주다【송운】(贈仙巢調信義知三人【松雲】)
三老聲名滿海東    세 분의 명성이 일본 땅에 가득하니
相忘已在形骸外    서로 형해를 잊고 마음이 통하였어라
莫言兩地不相逢    두 나라에 떨어져 있어 못 만난다 하지 말라
興來相與精神會    흥취가 일면 서로 정신이 만나는 것을

012_0566_c_01L頂門具眼如天主肘後懸符似國候

012_0566_c_02L浮世渡生遊幻海駕船無底任波頭

012_0566_c_03L又次松雲

012_0566_c_04L
叅禪須破祖師關縛虎挐龍莫等閒

012_0566_c_05L直得驚天動地去此時方得到山家

012_0566_c_06L旅亭贈日僧 [172] 松雲

012_0566_c_07L
春草芳菲綠滿庭舊遊松栢夢中靑

012_0566_c_08L遙知萬二千峰夜海月依前照玉屛

012_0566_c_09L又次松雲

012_0566_c_10L
深園 [173] 寥寥閉小庭客愁春盡草靑靑

012_0566_c_11L等閒得此飛來句吟罷相思倚錦屛

012_0566_c_12L又次松雲

012_0566_c_13L
本自無生無滅時阿誰下棒又誰治

012_0566_c_14L春深紅入桃花發更向高枝笑展眉

012_0566_c_15L次宿蘆松雲

012_0566_c_16L
赤肉團前無面目誰將臭骨褁閑皮

012_0566_c_17L翻身直把露刃釰三世佛祖誰敢窺

012_0566_c_18L贈叅玄人松雲

012_0566_c_19L
對馬州東夜馬坮客船明月遠帆開

012_0566_c_20L梅花公案提持去北野祠前請益來

012_0566_c_21L贈仙巢調信義知三人松雲

012_0566_c_22L
三老聲名滿海東相忘已在形骸外

012_0566_c_23L莫言兩地不相逢興來相與精神會

012_0566_c_24L「君」下疑脫「聊」{編}

012_0567_a_01L
일본 은 상인에게 보이다389)【사가 서거정】【9운】(示日本誾上人【徐居正四佳九䪨】)
秋風嫋嫋江水波    가을 바람 솔솔 불어 강 물결이 이니
前山後山霜葉多    앞산에도 뒷산에도 서리 맞은 단풍 많아라
穿林石棧相紆縈    숲속으로 석잔390) 길은 구불구불 이어졌고
時見樓閣誇崢嶸    이따금 높이 솟은 누각들도 보이는구나
野外風帘高百尺    들판 저편엔 열 길 높이 주막 깃발 펄럭이고
小橋樹影臨淸灣    작은 다리는 맑은 물굽이에 그림자 거꾸로 비쳤네
蹇驢孤客何處之    나귀를 탄 외로운 나그네는 어느 곳으로 가느뇨
吟鞭指點行較遲    채찍 들어 경치 가리키며 시 읊느라 천천히 가누나
別浦寒潮漲半蒿    포구에 차가운 밀물이 상앗대 반 높이로 차오르니
漁郞隨意移輕舠    어부는 마음 내키는 대로 가벼운 쪽배를 저어 가네
長天渺渺烟茫茫    먼 하늘은 아득하고 안개는 흐릿한데
重洲落日蘭芷香    석양이 질 제 겹친 모래톱엔 난초 향기로워라
當時畫史好事者    이 그림 그린 화공은 일 만들길 좋아하나 봐
想見丘壑藏膏肓    생각건대 산수를 몹시 좋아하는 고질 있었으리
披圖忽此心神融    이 그림을 펼치니 문득 정신이 무르녹아
起我遠興遊江東    저 강동에 가서 노닐고픈 흥취가 일어나네
江東蓴鱸正無恙    강동의 순채와 농어회391)는 아직도 잘 있으련만
目斷天涯半帆風    반범풍392) 부는 하늘 저편에 눈길이 끊어지누나
만경대393)에서 한음의 시에 차운하다【사명당】(次萬景坮漢陰【泗溟】)
滄海遙空霽景鮮    비 갠 푸른 바다 아득한 하늘에 경치가 고운데
望窮懷抱獨悽然    바라보노라니 이내 회포는 홀로 처연하여라
人稀古郭秋蕪綠    인적 드문 옛 성곽에는 우거진 가을 풀만 푸르고
日下高舂野色玄    해가 서산에 질 때에 들판의 빛이 어두워지누나
身落遐荒頭已白    몸은 먼 변방에 머물며 머리털이 이미 하얗게 세었으니
夢尋靑桂月空懸    꿈속에 예전 머물던 산속을 찾아갈 제 달만 떠 있구나
何時黃鶴碧雲裡    어느 때나 꾀꼬리 우는 푸른 구름 속에 가
淸梵燒香卧洞天    향 사르고 염불하며 산골에서 한가히 살거나
이순신에게 부치다【사명당】(寄李舜臣【四溟】)
征南節度大將軍    정남 절도사 대장군이시여
威振蠻荒靜海氛    위엄이 왜적에 떨쳐 바다의 전란 고요해졌어라
節入生辰重九日    절후가 민생이 소생한 중구일이 되니
月明歌吹動軒門    밝은 달밤에 노래와 풍악이 군문軍門에 진동하리
유서애394)께 올리다【사명당】(上柳西崖【四溟】)
一落黃雲戍      누런 구름 자욱한 변방에 한 번 온 뒤로
七年尙未歸      일곱 해 지나도록 여태 돌아가지 못하셨네
鼓鼙秋夢少      북소리 자주 울려 가을밤 잠 못 이루고
京洛鴈書稀      서울에서는 오는 소식도 드물테지요
鏡裡容華改      거울 속에 비친 용모는 늙어 가고
愁中歲月遲      시름 속에서 세월은 더디 흘러가네
明朝渡江水      내일 아침 강을 건너 떠나가면
怊悵又相遊      서글프게 또 서로 멀어지겠지요
서울의 정승들과 작별하며395)【사명당】(別洛中諸太宰【四溟】)

012_0567_a_01L示日本誾上人徐居正四佳九䪨

012_0567_a_02L
秋風嫋嫋江水波前山後山霜葉多

012_0567_a_03L穿林石棧相紆縈時見樓閣誇崢嶸

012_0567_a_04L野外風帘高百尺小橋樹影臨淸灣

012_0567_a_05L蹇驢孤客何處之吟鞭指點行較遲

012_0567_a_06L別浦寒潮漲半蒿漁郞隨意移輕舠

012_0567_a_07L長天渺渺烟茫茫重洲落日蘭芷香

012_0567_a_08L當時畵史好事者想見丘壑藏膏肓

012_0567_a_09L披圖忽此心神融起我遠興遊江東

012_0567_a_10L江東蓴鱸正無恙目斷天涯半帆風

012_0567_a_11L次萬景坮漢陰泗溟

012_0567_a_12L
滄海遙空霽景鮮望窮懷抱獨悽然

012_0567_a_13L人稀古郭秋蕪綠日下高舂野色玄

012_0567_a_14L身落遐荒頭已白夢尋靑桂月空懸

012_0567_a_15L何時黃鶴碧雲裡淸梵燒香卧洞天

012_0567_a_16L寄李舜臣四溟

012_0567_a_17L
征南節度大將軍威振蠻荒靜海氛

012_0567_a_18L節入生辰重九日月明歌吹動軒門

012_0567_a_19L上柳西崖四溟

012_0567_a_20L
一落黃雲戍七年尙未歸

012_0567_a_21L鼓鼙秋夢少京洛鴈書稀

012_0567_a_22L鏡裡容華改愁中歲月遲

012_0567_a_23L明朝渡江水怊悵又相1) [13] [174]

012_0567_a_24L別洛中諸太宰四溟

012_0567_b_01L
年來做錯笑餘生    근년 들어 일을 잘못해 이내 여생 우스워
數月荷衣滯洛城    몇 달 동안 하의396) 입고서 도성에 머물렀다오
愁病平分送春恨    시름과 병이 반씩인 채로 봄을 보내는 한
歌吟半惱憶山情    노래와 시로 반씩 고뇌하며 산속을 그리는 마음
浮盃謾道堪乘海    술잔을 띄워 바다를 떠갈 수 있다고 부질없이 말하오니397)
飛錫初羞誤洗兵    석장을 날리던 당초에 잘못 병법을 말한 게 부끄럽구려398)
爲國重輕諸老在    나라의 경중이 되는399) 원로들께서 계시니
願承珠唾賁東行    원컨대 주타400)를 받아서 일본 가는 길 빛내고자 하오
일본으로 가는 송운을 전별하며【한음 이덕형】(別松雲赴日本【漢陰】)
紛紛蛙吹自爲多    분분한 와취401)로 스스로 떠들어 대지만
誰識搏風九萬賖    뉘라서 바람을 타고 구만 리 갈 줄402) 알리오
道可適機心要細    도는 중생의 근기에 맞추고 심요는 세밀하며
言能驚俗氣須和    말은 세상 사람 놀라게 하고 기운은 온화하시네
강을 건너가는 송운에게 답하다【서애 유성룡】(答松雲渡江【西崖】)
栖栖君莫恨      속세를 떠돈다고 그대 한탄하지 마오
卒卒我難歸      바쁘게 살면서 나도 돌아가지 못한다오
方外知心久      방외에서 마음을 안 지는 오래지만
夢中見面稀      꿈속에서도 좀처럼 얼굴을 못 보았지요
秋高風落盡      가을이 와 바람에 낙엽은 다 지고
天濶鴈來遲      하늘은 드넓은데 기러기는 더디 오네
蓮社平生約      연사에서 만나기로 한 평소의 약속403)
差池到老遊      노년에 이르도록 이루지 못하는구려
동명 선생404)께 올리다【백곡 처능】(上東溟先生【白谷】)
十里湖沙兩岸村    십 리 호숫가 기슭의 마을
偶携黃卷到柴門    우연히 책을 갖고 찾아 뵈었지
相逢說盡無生話    서로 만나 무생화405)를 얘기하고 나니
燕子東風日欲昏    동풍에 제비 날고 해는 저물어 가네
이 상공 백주406)께 올리다【백곡 처능】(上李相公白洲【白谷】)
信宿曾遊寺      예전에 노닐던 절에 이틀 묵노라니
風光記徃年      왕년의 그 풍광을 지금도 기억한다오
曉雲濃滿峽      새벽 구름은 골짜기에 가득 자욱하고
春雨細鳴泉      봄비에 시냇물은 가늘게 흐르며 우네
深樹鶯聲老      우거진 나무엔 꾀꼬리 소리 늙어 가고
幽庭草色鮮      그윽한 뜰에는 펼쳐진 풀빛이 고와라
悠悠生別意      살아서 이별하는 하염없는 심정
把筆寫新篇      붓을 쥐고서 새 시편을 쓴다오
사천 이병연407)께 올리다【벽암 각성】(上槎川李秉淵【碧岩】)
閻浮擾擾耳無聞    속세의 시끄러운 소리 귀에 들리지 않다가
偶作無心出出雲    우연히 무심한 구름처럼 세상에 나왔어라
世旣棄僧僧棄世    세상은 중을 버렸고 중은 세상을 버렸는데
后翁槎老好爲群    후옹이며 사로408)와 잘도 어울려 사귄다오
벽암 임종게(碧嵓示寂偈)

012_0567_b_01L
年來做錯笑餘生數月荷衣滯洛城

012_0567_b_02L愁病平分送春恨歌吟半惱憶山情

012_0567_b_03L浮盃謾道堪乘海飛錫初羞誤洗 [175]

012_0567_b_04L爲國重輕諸老在願承珠唾賁東行

012_0567_b_05L別松雲赴日本漢陰

012_0567_b_06L
紛紛蛙吹自爲多誰識搏風九萬賖

012_0567_b_07L道可適機心要細言能驚俗氣須和

012_0567_b_08L答松雲渡江西崖

012_0567_b_09L
栖栖君莫恨卒卒我難歸

012_0567_b_10L方外知心久夢中見面稀

012_0567_b_11L秋高風落盡天濶鴈來遲

012_0567_b_12L蓮社平生約差池到老*遊 [14] [176]

012_0567_b_13L上東溟先生白谷

012_0567_b_14L
十里湖沙兩岸村偶携黃卷到柴門

012_0567_b_15L相逢說盡無生話燕子東風日欲昏

012_0567_b_16L上李相公白洲白谷

012_0567_b_17L
信宿曾遊寺風光記徃年

012_0567_b_18L曉雲濃滿峽春雨細鳴泉

012_0567_b_19L深樹鶯聲老幽庭草色鮮

012_0567_b_20L悠悠生別意把筆寫新篇

012_0567_b_21L上槎川李秉淵碧岩

012_0567_b_22L
閻浮擾擾耳無聞偶作無心出出雲

012_0567_b_23L世旣棄僧僧棄世后翁槎老好爲群

012_0567_b_24L碧嵓示寂偈

012_0567_c_01L
拈頌三十篇      염송은 삼십 권이요
契經八萬偈      경전에는 팔만 게송이니
何須打葛藤      무엇하러 쓸데없는 말을 하리
可笑多事在      공연히 일 많은 게 우스워라
해운 선사에게 보이다409)【소요 태능】(示海運禪師【逍遙】)
飛星爆竹機鋒峻    유성과 폭죽처럼 기봉이 준엄하고
裂石崩崖氣像高    바위 깨고 벼랑 무너뜨리듯 기상이 높아라
對人殺活如王釰    학인을 만나 살활하는 법문은 제왕의 검과 같으니
凛凛威風滿互湖    늠름한 그 위풍이 오호410)에 가득하여라
또 해운 선사에게 보이다411)【소요 태능】(又次【逍遙】)
金鎚影裡裂虛空    금추412) 그림자 속에 허공이 찢어지니
驚得泥牛過海東    진흙 소를 놀라게 해 해동을 지나가게 하네
珊瑚明月更相照    산호와 밝은 달이 다시 서로 비추니413)
今古乾坤一笑中    고금과 천지가 한바탕 웃음 속에 있어라
소요 선사께 바치다414)【해운 경열】(呈逍遙禪師【海運】)
胸中法海幽難測    가슴속의 법해는 깊어 헤아리기 어렵고
篇內玄樞遠莫酬    시편에 담긴 이치 심원하여 답하지 못하겠네
禪綱敎骨誰能敵    참선과 교학의 강령과 골수를 뉘라서 당적하랴
華月夷風孰敢儔    중화와 동방에서 그 누가 감히 짝하리오
水泡大地遺塵起    물거품 같은 대지에는 남은 먼지 일어나고
春夢空身妄識與    꿈속 같은 덧없는 몸에 망령된 정식 일어나네
生死湼槃幽夢隔      생사니 열반이니 하는 것은 미망의 꿈속 저편 일이요
劣形殊相病眸乖    하열한 형상 수승한 형상은 병든 눈에 달리 보이는 것
풍담 스님 임종게(楓潭師終偈)
奇恠這靈物      기이하여라 이 신령한 물건은
臨終尤快活      임종할 때 더욱더 쾌활하구나
死生無變容      삶과 죽음에 따라 변하지 않으니
皎皎秋天月      밝고 깨끗한 가을 하늘 달이어라
월담 스님 임종게(月潭師終偈)
道死道生擔板漢    죽었다느니 살았다느니 하는 것은 담판한415)이니
非生非死豈中途    삶도 아니요 죽음도 아닌 것이 어찌 도중이리오
說破死生兩重字    죽음과 삶 두 중한 글자를 설파하니
殺人釰與活人刀    살인검이요 활인도로세
임성 스님 임종게(任性師終偈)
七十餘年遊夢宅    칠십여 년을 꿈속의 집에서 노닐었으니
幻身幻養未安寧    덧없는 몸 덧없이 먹여 살리느라 편안하지 못했네
今朝脫却歸圓寂    오늘 아침 이 몸을 벗어던지고 원적의 세계로 돌아가니
古佛堂前覺月明    고불당 앞에 각월이 밝아라
허한당 임종게【혹 제월당의 게송이라고도 한다.】(虛閒堂終偈【或霽月偈】)

012_0567_c_01L
拈頌三十篇契經八萬偈

012_0567_c_02L何須打葛藤可笑多事在

012_0567_c_03L示海運禪師逍遙

012_0567_c_04L
飛星爆竹機鋒峻裂石崩崖氣像高

012_0567_c_05L對人殺活如王釰凛凛威風滿互 [177]

012_0567_c_06L又次逍遙

012_0567_c_07L
金鎚影裡裂虛空驚得泥牛過海東

012_0567_c_08L珊瑚明月更相照今古乾坤一笑中

012_0567_c_09L呈逍遙禪師海運

012_0567_c_10L
胸中法海幽難測篇內玄樞遠莫酬

012_0567_c_11L禪綱敎骨誰能敵華月夷風孰敢儔

012_0567_c_12L水泡大地遺塵起春夢空身妄識與 [178]

012_0567_c_13L生死湼槃幽 [179] 夢隔劣形殊相病眸乖

012_0567_c_14L楓潭師終偈

012_0567_c_15L
奇恠這靈物臨終尤快活

012_0567_c_16L死生無變容皎皎秋天月

012_0567_c_17L月潭師終偈

012_0567_c_18L
道死道生擔板漢非生非死豈中途

012_0567_c_19L說破死生兩重字殺人釰與活人刀

012_0567_c_20L任性師終偈

012_0567_c_21L
七十餘年遊夢宅幻身幻養未安寧

012_0567_c_22L今朝脫却歸圓寂古佛堂前覺月明

012_0567_c_23L虛閒堂終偈或霽月偈

012_0567_c_24L「遊」當作「違」{編}次同

012_0568_a_01L
泥牛入海渺茫然    진흙 소가 바다로 들어가 종적이 없으니
了達三世一大緣    삼세의 일대사一大事 인연을 요달하였거늘
何事更生煩惱念    무슨 일로 다시금 번뇌의 망념 일으켜
也來齋閣乞陳篇    이곳에 와서 부질없는 게송을 청하느냐
송계당 임종게(松溪堂終偈)
携手一生將養底    손을 잡고 일생 동안 살아 오던 것
擧頭物物非他物    머리 들어 보니 두두물물이 다른 것 아닐세
臨行付與丙丁童    길 떠날 때 병정 동자에게 넘겨 주노니416)
莫向人前輕漏洩    남들 앞에서 경솔히 누설하지 마시게
咄          쯧쯧
雪夜泥牛走入海    눈 내리는 밤 진흙으로 된 소가 바다로 달려 들어가고
雲中芻狗吠天明    구름 속에서 풀로 만든 개가 밝아 오는 하늘을 향해 짖네
용담417)의 술회418)【교학을 버리고 참선하러 가며】(龍潭述懷【捨敎入禪】)
强吐深懷報衆知    깊은 심회 억지로 토로해 대중께 알리노니
講檀虛弄說玄機    강단에서 부질없이 현묘한 이치를 말하였네
看經縱許年靑日    나이가 젊을 때는 비록 경을 보아도 되지만
念佛偏宜髮白時    머리털이 흴 때는 오직 염불을 해야 한다오
生死若非馮聖力    생사에 만약 불보살의 힘을 의지하지 않으면
昇沈無計任渠持    귀신에게 잡혀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오
況復世間頗閙閙    더구나 인간 세상은 몹시 시끄러우니
白蓮幽谷有歸思    그윽한 산속 절로 돌아가고 싶어라
강석에서 물러나 스스로 읊다【용담】(退講自吟【龍潭】)419)
閱經何歲月      얼마나 오랜 세월 경을 읽었던가
空費鬂邊春      속절없이 귀밑 머리털만 세었구나
托病知人蔭      병을 칭탁함은 인간이 험함을 알아서요
藏鋒厭世紛      예봉을 감춤은 세상 분란을 싫어해서지420)
谷風時至友      골짜기 바람은 때로 찾아오는 벗이요
松月自來賓      소나무에 걸린 달은 스스로 오는 손님
定中知己在      선정 중에 지기의 벗이 있으니
於道喜相親      기쁘게도 도에 서로 가깝다오
용담당 임종게(龍潭堂終偈)
先登九品蓮坮上    먼저 구품의 연화대 위에 올라서
仰對彌陀舊主人    옛 주인 아미타불을 우러러보노라
호암당 임종게(虎嵓堂終偈)
講法多差失      법문 강론한 게 많이 틀려서
指西喚作東      서쪽을 가리켜서 동쪽이라 하였지
今朝大笑去      오늘 아침 크게 웃고 가노니
楓岳衆香中      풍악산 중향성 가운데로세
화월당421)에게 보이다【환성 지안422)】(示華月堂【喚惺】)
入院寒燒佛      절에 들어가 추우면 불상을 때고
看經轉覺魔      경을 읽으면 더욱 마구니임을 알지니423)
出門行大路      문을 나와서 큰길을 가면서
赤脚唱山歌      맨발로 산골 노래를 부르라

012_0568_a_01L
泥牛入海渺茫然了達三世一大緣

012_0568_a_02L何事更生煩惱念也來齋閣乞陳篇

012_0568_a_03L松溪堂終偈

012_0568_a_04L
携手一生將養底擧頭物物非他物

012_0568_a_05L臨行付與丙丁童莫向人前輕漏洩咄

012_0568_a_06L雪夜泥牛走入海雲中芻狗吠天明

012_0568_a_07L龍潭述懷捨敎入禪

012_0568_a_08L
强吐深懷報衆知講檀虛弄說玄機

012_0568_a_09L看經縱許年靑日念佛偏宜髮白時

012_0568_a_10L生死若非馮 [180] 聖力昇沈無計任渠持

012_0568_a_11L況復世間頗閙閙白蓮幽谷有歸思

012_0568_a_12L退講自吟龍潭

012_0568_a_13L
閱經何歲月空費鬂邊春

012_0568_a_14L托病知人蔭 [181] 藏鋒厭世紛

012_0568_a_15L谷風時至友松月自來賓

012_0568_a_16L定中知己在於道喜相親

012_0568_a_17L龍潭堂終偈

012_0568_a_18L
先登九品蓮坮上仰對彌陀舊主人

012_0568_a_19L虎嵓堂終偈

012_0568_a_20L
講法多差失指西喚作東

012_0568_a_21L今朝大笑去楓岳衆香中

012_0568_a_22L示華月堂喚惺

012_0568_a_23L
入院寒燒佛看經轉覺魔

012_0568_a_24L出門行大路赤脚唱山歌

012_0568_b_01L
벽하당424)에게 보이다【환성 지안】(示碧霞堂【喚惺】)
東國大宗匠      동국의 대종장
碧霞長老其      벽하 장로여
西江萬里水      서강 만 리의 물을
一句能呑之      한입으로 능히 삼키도다425)
벽하당 임종게(碧霞堂終偈)
生來寄他界      태어나 와서 다른 세상에 머물다
死去歸吾鄕      갈 때는 내 고향으로 돌아가노라
去來白雲裡      흰 구름 속에서 오고 가니
且得事平生      이 또한 평상한 일이로다
설봉426)의 술회427) (雪峰述懷)
平生踈逸無拘檢    평소에 소탈하여 거리낌이 없어
酒肆茶房信意遊    술집이며 찻집을 마음대로 다녔지
漢地不改秦不管    한나라도 진나라도 받아 주지 않아
又騎驢子過楊州    또다시 나귀 타고 양주를 지나가노라
설봉당 임종게(雪峰堂終偈)
浮雲來無處      뜬구름은 오는 곳이 없고
去也亦無蹤      갈 때에도 아무 종적이 없어라
細看雲來去      구름이 오고 감을 자세히 보면
只是一虛空      단지 하나의 허공일 뿐일세
일본으로 가는 송운을 보내며【이식428)】(送松雲日本行【李植】)
制敵無長算      왜적 제압할 좋은 계책이 없어
雲林起老師      산속의 노스님을 나오게 했구려
行裝冲海遠      행장은 먼 바다 헤쳐서 가고
肝膽許天知      충성은 하늘도 알고 있으리
試掉三寸舌       삼선429)의 혀를 놀리면 될 터이니
何煩六出奇      무엇으로 육출의 기계430)를 쓰리오
歸來報明主      돌아와 우리 임금께 보고하고는
依舊一笻枝      예전처럼 지팡이 짚고 산에 돌아가리
또 송운의 시에 차운하다431)【지봉 이수광】(又次松雲【芝峰李晬光】)
盛世多名將      성세에 이름난 장수가 많다지만
奇功獨老師      뛰어난 공로는 오직 노스님뿐이라
舟行魯連海      배는 노련의 바다432)를 지나가고
舌凭陸生辭      혀는 육생433)의 말을 쏟아 내겠지
變邪夷無厭      변덕스런 왜놈은 만족할 줄 모르니
羈縻事恐違      기미434) 하는 일이 위태할까 두렵구려
腰間一長釰      허리에 한 자루 장검 차고 있으니
今日愧男兒      오늘 남아인 것이 부끄럽구려
신륵사 주지에게 주다【점필재 김종직435)】(贈神勒寺住持【佔畢齋】)
報恩山下日曛黃    보은산 아래 황혼이 물드는데
係纜尋僧踏月光    닻줄 매고 승려 찾아 달빛을 밟노라

012_0568_b_01L示碧霞堂喚惺

012_0568_b_02L
東國大宗匠碧霞長老其

012_0568_b_03L西江萬里水一句 [182] 能呑之

012_0568_b_04L碧霞堂終偈

012_0568_b_05L
生來寄他界死去 [183] 歸吾鄕

012_0568_b_06L去來白雲裡且得事平生 [184]

012_0568_b_07L雪峰述懷

012_0568_b_08L
平生踈逸無拘檢酒肆茶房信意遊

012_0568_b_09L漢地不改 [185] 秦不管又騎驢子過楊州

012_0568_b_10L雪峰堂終偈

012_0568_b_11L
浮雲來無處去也亦無蹤

012_0568_b_12L細看雲來去只是一虛空

012_0568_b_13L送松雲日本行李植

012_0568_b_14L
制敵無長算雲林起老師

012_0568_b_15L行裝冲海遠肝膽許天知

012_0568_b_16L試掉三寸 [186] 何煩六出奇

012_0568_b_17L歸來報明主依舊一笻枝

012_0568_b_18L又次松雲芝峰李晬光

012_0568_b_19L
盛世多名將奇功獨老師

012_0568_b_20L舟行魯連海舌凭陸生辭

012_0568_b_21L變邪夷無厭覊縻事恐違

012_0568_b_22L腰間一長釰今日愧男兒

012_0568_b_23L贈神勒寺住持佔畢齋

012_0568_b_24L
報恩山下日曛黃係纜尋僧踏月光

012_0568_c_01L棟宇已成新法界    건물은 이미 새로운 법계를 이뤘지만
江湖猶攬舊詩腸    강호는 아직도 옛날의 시심詩心을 일으키네
上房鐘動驪龍舞    상방에 종소리 나니 여룡이 춤추고436)
萬竅風生鐵鳳翔    만규에 바람이 이니 철봉이 나누나437)
珍重旻公亦人事    진중한 민 스님은 인사를 갖추느라
時將菜把問舟航    때로 나물 가지고 강가 배로 찾아오네
문수사 시에 차운하다438)【최립439)】(次文殊寺【崔 】)
文殊路已十年迷    문수사 길 이미 십 년 동안 못 가 봤으니
有夢猶尋北郭西    꿈속에선 아직도 북쪽 성곽 서쪽을 찾는다오
萬壑倚空雲遠近    대지팡이 짚고 서면 골짜기들엔 구름이 가득하고
千峯閉戶月高低    문을 열면 봉우리들 위엔 밝은 달이 높았다 낮았다
磬殘石竇晨泉滴    경쇠 소리 잦아들 제 바위 구멍에 새벽 물소리
燈剪松風夜鹿啼    등잔 심지 돋울 때면 솔바람에 사슴의 울음
此況共僧那再得    이 경치를 스님과 함께 언제 다시 볼거나
官街七日困泥蹄    관로는 칠월이라 말발굽이 진창에 빠지누나
호사 주지의 시에 차운하다440)【이달441)】(次湖寺住持【李達】)
東湖停棹暫經過    동호에 노 멈추고 잠시 들렀더니
楊柳依依水岸斜    물가 기슭에 버들이 우거졌어라
病客孤舟明月在    병든 이 몸 외로운 배엔 명월이 비추고
老僧深院落花多    늙은 스님 깊은 절에는 낙화가 많구나
春愁黯黯連天草    봄 시름은 깊어 하늘 저편의 풀에 이어지고
鄕夢迢迢隔海波    고향 꿈은 아스라이 바다 물결에 막혔어라442)
獨坐計程關塞外    홀로 앉아 관새로 가는 노정 헤아리노라니
不堪殘日聽啼鴉    석양에 우는 갈까마귀 소리 견디지 못하겠네
성민 상인을 보내며443)【유몽인444)】(送性敏上人【柳夢寅】)
阿達曾聞內院鐘    예전에 아달산445)에서 내원암 종소리 들었는데
晴雷殷壑玉龍舂    맑은 날 우레 골짜기에 울리니 옥룡446)이 방아 찧었지
古檀應閱唐堯曆    늙은 박달나무는 요임금 시절을 보았으련만447)
遺廟難尋太白峯    남긴 사당을 태백산에서 찾기 어려울 터
佛墮瑞毫輝老石    부처가 떨어뜨린 서호448)는 먼 산에 빛나고
仙留翠髮冒高松    신선이 남긴 취발449)은 높은 소나무 덮었으리
凭渠割取烟霞界    부디 스님이 연하세계를 잘라서 가져와 주오
脫穎新詩當釰鋒    새로 지은 빼어난 시가 검 끝처럼 예리하니450)
윤 내한의 장춘동 시에 차운하다【연담 유일】451)(次尹內翰長春洞詩【蓮潭】)
南國秋風內翰過    가을 바람 부는 남국을 내한이 지나가니
飽看山水聖恩波    산수를 실컷 구경하는 건 성상의 은덕일세
粹容淨似冲霄鶴    순수한 용모는 구름을 찌르는 학처럼 맑고
妙解精如擇乳鵝    오묘한 견해는 우유를 가리는 거위왕452)처럼 정밀해라
明月滿時潮水大    밝은 달빛 가득 찰 때에는 조수도 크고
白雲斷處海山多    흰 구름이 끊어질 때에는 해산도 많도다
知君詩得江山助    그대의 시는 강산의 도움453)을 얻을 줄 알겠구려
萬木丹楓作錦坡    나무마다 단풍 들어 비단 산비탈 이뤘으니
윤 내한의 시에 또 차운하다【연담】(又次【蓮潭】)

012_0568_c_01L棟宇已成新法界江湖猶攬舊詩腸

012_0568_c_02L上房鐘動驪龍舞萬竅風生鐵鳳翔

012_0568_c_03L珍重旻公亦人事時將菜把問舟航

012_0568_c_04L次文殊寺崔▼(扌+岦)

012_0568_c_05L
文殊路已十年迷有夢猶尋北郭西

012_0568_c_06L萬壑倚空 [187] 雲遠近千峰閉戶月高低

012_0568_c_07L磬殘石竇晨泉滴燈剪松風夜鹿啼

012_0568_c_08L此況共僧那再得官街七日 [188] 困泥蹄

012_0568_c_09L次湖寺住持李達

012_0568_c_10L
東湖停棹暫經過楊柳依依水岸斜

012_0568_c_11L病客孤舟明月在老僧深院落花多

012_0568_c_12L春愁 [189] 黯黯連天 [190] 鄕夢 [191] 迢迢隔海 [192]

012_0568_c_13L獨坐計程關塞 [193] 不堪殘 [194] 日聽啼鴉

012_0568_c_14L送性敏上人柳夢寅

012_0568_c_15L
阿達曾聞 [195] 內苑鐘晴雷殷壑玉龍舂

012_0568_c_16L古檀應閱唐堯曆遺廟難尋大白峯

012_0568_c_17L佛墮瑞毫輝老石仙留翠髮冒高松

012_0568_c_18L凭渠割取烟霞界脫頴新詩當釰鋒

012_0568_c_19L次尹內翰長春洞詩蓮潭

012_0568_c_20L
南國秋風內翰過飽看山水聖恩波

012_0568_c_21L粹容淨似冲霄鶴妙解精如擇乳鵝

012_0568_c_22L明月滿時潮水大白雲斷處海山多

012_0568_c_23L知君詩得江山助萬木丹楓作錦坡

012_0568_c_24L又次蓮潭

012_0569_a_01L
吟鞭和睦洞門過     말 위에서 졸다 시 읊다 동문을 지나가니
冬栢陰中九曲波    동백 우거진 그늘 속에 구곡의 시냇물이라
香積秋羹烹木鱉    향적454)의 가을 국에는 목별455)을 삶았고
伊蒲午供灼桑鵝    이포의 오찬456)으로는 상아457)를 구웠구나
老僧入定西歸遠    노승은 선정에 들어 멀리 서쪽으로 돌아가고
逐客登樓北望多    축객은 누각에 올라 북쪽을 자주 바라본다458)
愧我機鋒輸佛印    부끄러워라 나는 기봉이 불인만 못하여
難將一轉壓東坡    일전어로 소동파를 제압하지 못하는구려459)
박 어사의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돌아오다≻라는 시에 차운하다【연담】(次朴御史自濟洲返旆【蓮潭】)460)
繡衣返自瀛      어사께서 제주도에서 돌아왔으니
幾日泛重溟      며칠 동안이나 바다를 건너오셨소
百艫蒼生活      많은 배들을 타고 창생은 생활하고
三山聖化明      삼산461)에는 성상의 교화가 밝으리
有無高氏穴      고씨가 나온 구멍은 있었소, 없었소
觀否老人星      노인성은 보았습니까, 못 보았습니까
却笑千年事      우스워라 천 년 전의 일은
徒緣採藥行      한갓 약 캐러 간 사람에서 연유한 것을462)
유망기를 쓰고 자신에 대해 서술하다【연담】(遺忘記寫了自述【蓮潭】)
無乃前身是蠧魚    이 몸이 전생에는 좀벌레가 아니었을까
埋頭文字半生餘    반평생 넘는 세월 동안 글 속에 몰두했으니
暮年尤切兒孫計    노년에는 더욱 아손에게 줄 계책 절실해
老眼臨窓手自書    늙은 눈으로 창가에서 손수 이 글을 쓰노라
묵암 선백의 시에 차운하다【연담】(次默庵先伯【蓮潭】)
竹裡寒泉月下鳴    대숲 속 차가운 샘물은 달빛 아래 우는데
獨凭禪几耳根淸    홀로 궤안에 기대 듣노라니 귀가 시원해라
鳶飛魚躍天機動    솔개 날고 물고기 뜀에 천기가 움직이고
水綠山靑祖意明    물은 파랗고 산은 푸름에 조의가 분명하네463)
至道無難皆可學    지극한 도는 어려움 없어 모두 배울 수 있다는
斯言有玷急須更    이 말에 흠이 있으니 서둘러 고쳐야 하리464)
默翁近日耽佳句    묵암 옹이 요즈음 좋은 시구 짓길 좋아하니
或恐愁肝太瘦生    혹 간담을 시름겹게 해 너무 여윌까 걱정일세
묵암 대사에 대한 만사【연담】(挽默庵大師【蓮潭】)
七十星霜又四年    일흔 성상에다 네 해를 더 사시는 동안
講經吟病遞相連    경전 강론과 병환이 번갈아 서로 이어졌지
平生博覽爲聦慧    평생에 박람했고 게다가 총명하셨으니
那介宗師敢比肩    어느 종사가 감히 어깨를 나란히 하리오
연담 스님께 보이다【조계 묵암】(示蓮潭師【曹溪默庵】)
衰暮頽齡耳又鳴    늙어 가는 나이에 이명증마저 있고
流光六十滅神淸    예순 세월에 맑은 정신도 줄었어라
律儀因病成踈逸    율의는 질병 때문에 제대로 못 지켰고
禪學多思未發明    선학은 생각이 많아서 밝히지 못하였네
虛說脫空消百歲    부질없이 헛소리나 하며 평생을 보냈고
耽眠昏黑過三更    잠에 빠져 깜깜하게 삼경을 지났다오

012_0569_a_01L
吟鞭和睦 [196] 洞門過冬栢陰中九曲波

012_0569_a_02L香積秋羹烹木鱉伊蒲午供 [197] 灼桑鵝

012_0569_a_03L老僧入定西歸遠逐客登樓北望多

012_0569_a_04L愧我機鋒輸佛印難將一轉壓東坡

012_0569_a_05L次朴御史自濟洲返旆蓮潭

012_0569_a_06L
繡衣返自瀛幾日泛重溟

012_0569_a_07L百艫蒼生活三山聖化明

012_0569_a_08L有無高氏穴觀否老人星

012_0569_a_09L却笑千年事徒緣採藥行

012_0569_a_10L遺忘記寫了自述蓮潭

012_0569_a_11L
無乃前身是蠧魚埋頭文字半生餘

012_0569_a_12L暮年尤切兒孫計老眼臨窓手自書

012_0569_a_13L次默庵先伯蓮潭

012_0569_a_14L
竹裡寒泉月下鳴獨凭禪几耳根淸

012_0569_a_15L鳶飛魚躍天機動水綠山靑祖意明

012_0569_a_16L至道無難皆可學斯言有玷急須更

012_0569_a_17L默翁近日耽佳句或恐愁肝太瘦生

012_0569_a_18L挽默庵大師蓮潭

012_0569_a_19L
七十星霜又四年講經吟病遞相連

012_0569_a_20L平生博覽爲 [198] 聦慧那介宗師敢比肩

012_0569_a_21L示蓮潭師曹溪默庵

012_0569_a_22L
衰暮頽齡耳又鳴流光六十滅 [199] 神淸

012_0569_a_23L律儀因病成踈逸禪學多思未發明

012_0569_a_24L虛說脫空消百歲耽眠昏黑過三更

012_0569_b_01L願將出得瓶鵝藥    원컨대 병 속의 거위 꺼낼 약465)을 가지고
分施刀圭起死生    비방 나눠 주어 생사에서 일으켜 주오
추파당466)의 임종게(秋波堂終偈)
衲子平生慷慨志    납자의 평생에 지닌 강개한 뜻
時時竪起般若刀    때때로 반야의 칼을 일으켜 세웠지
好從一念彌陀佛    오직 일념으로 아마타불을 생각하여
直徃西方極樂橋    곧장 서방 극락세계 다리로 가노라
속리산에 노닐며【추파】(遊俗離山【秋波】)
一笻隨意好林泉    지팡이 짚고 마음대로 산속을 거니노라니
到底風光入眼前    가는 곳마다 좋은 풍광이 눈앞에 들어오네
霜着溪楓疑紫玉    서리에 물든 시냇가 단풍은 붉은 옥들 모인 듯
嵐浮岸柳似寒烟    푸른 기운 어린 기슭의 버들은 차가운 연기 같아라
何處玉笛驚人夢    어드메서 부는 옥피리는 사람의 잠을 깨우느뇨
自有黃花伴客眠    절로 노란 국화가 있어 나그네 짝하여 잠드누나
寄語空門諸釋子    우리 불문에서 공부하는 스님들에게 이르노니
莫將死句坐多年    부디 사구를 가지고 오랜 세월 앉아 있지 마오
복천사에 제하다【추파】(題福泉寺【秋波】)
松帶千年色      소나무는 천년의 색을 띠었고
嵓開太古顏      바위는 태고의 얼굴을 열었네
招提聖迹在      이 절에 성인의 자취 있으니
頻看淚痕斑      자주 보며 눈물을 흘리노라
심지의 불간을 찬탄하다467)【추파】(贊心地佛簡【秋波】)
生長金國1)早脫籠    대궐에서 생장했지만 일찍 속세 벗어났으니
儉勤聰惠自天鍾    근검하고 총명한 자품은 본래 타고난 것이었지
滿庭積雪偸神簡    뜰에 가득 쌓인 눈 속에서 불간을 찾아내어
來放桐花最上峰    동화사 가장 높은 봉우리 위에 던져 놓았어라
설암468) 종파게(雪嵓宗派偈)
初登方丈叅無影    처음에는 지리산에 올라 무영을 참방했고
後入曹溪見栢庵    후일에는 조계산에 들어가 백암을 알현했네
傍人莫問何宗旨    나에게 무슨 종지를 따르는지 묻지 말라
一子均霑兩乳甘    한 제자가 두 스승의 감로에 고루 젖었다오
괄허 임종게(括虛終偈)
七十年間事      칠십 평생의 일은
依俙夢中人      아련한 꿈속의 사람
澹然同水月      물에 비친 달처럼 담담하니
何者去來身      어느 것이 오고 가는 몸인가
幻來從幻去      몽환夢幻 속에 왔다 몽환 따라 가니
來去幻中人      오고 가는 것이 몽환 속의 사람일세
幻中非幻者      몽환 가운데 몽환 아닌 자가 있으니
是我本來身      이것이 바로 나의 본래 몸일세
학도에게 보이다【상월】(示學徒【霜月】)

012_0569_b_01L願將出得瓶鵝藥分施刀圭起死生

012_0569_b_02L秋波堂終偈

012_0569_b_03L
衲子平生慷慨志時時竪起般若刀

012_0569_b_04L好從一念彌陀佛直徃西方極樂橋

012_0569_b_05L遊俗離山秋波

012_0569_b_06L
一笻隨意好林泉到底風光入眼前

012_0569_b_07L霜着溪楓疑紫玉嵐浮岸柳似寒烟

012_0569_b_08L何處玉笛驚人夢自有黃花伴客眠

012_0569_b_09L寄語空門諸釋子莫將死句坐多年

012_0569_b_10L題福泉寺秋波

012_0569_b_11L
松帶千年色嵓開太古顏

012_0569_b_12L招提聖迹在頻看淚痕斑

012_0569_b_13L贊心地佛簡秋波

012_0569_b_14L
生長金國 [200] 早脫籠儉勤聰惠自天鍾

012_0569_b_15L滿庭積雪偸神簡來放桐花最上峰

012_0569_b_16L雪嵓宗派偈

012_0569_b_17L
初登方丈叅無影後入曹溪見栢庵

012_0569_b_18L傍人莫問何宗旨一子均霑兩乳甘

012_0569_b_19L括虛終偈

012_0569_b_20L
七十年間事依俙夢中人

012_0569_b_21L澹然同水月何者去來身

012_0569_b_22L幻來從幻去來去幻中人

012_0569_b_23L幻中非幻者是我本來身

012_0569_b_24L示學徒霜月

012_0569_c_01L
學者如無返照力    학자가 만약 반조하는 힘이 없으면
日誦千言無益己    날마다 많은 경문 외운들 이익이 없지
一日念頭不實功    하루 동안 염두에 착실히 공부 못하면
三時對飯何無愧    세 때 밥을 먹을 때 어찌 부끄럽지 않으랴
상월 임종게(霜月終偈)
水流元歸海      물은 흘러 원래 바다로 돌아가지만
月落不離天      달은 져도 하늘을 여의지 않누나
상봉 임종게(霜峯終偈)
雪色和雲白      눈빛은 구름과 함께 희고
松風帶露靑      솔바람은 이슬을 띤 채 푸르네
율봉 임종게(栗峯終偈)
不去西方國      서방의 국토로 가지 않고도
蓮池已出蓮      연못에 이미 연꽃이 피었어라
雲烟都盡處      구름과 안개 모두 다한 곳에
日月正當天      해와 달은 하늘 한복판에 떴구나
초의 대사에게 주다【추사 김정희】(贈草衣大師【金秋史】)
眼前白喫趙州茶    눈앞에서 조주의 차469)를 공짜로 마시고
手裡橫拈梵志華    손 안에는 범지의 꽃470)을 가로 들었어라
喝後耳門飮箇聻    할을 한 뒤 차를 귀로 차츰 마시니
春風何處不山家    봄바람 부는 어느 곳인들 산가가 아니리오
연등 시에 차운하다471)【추사】(次燃燈詩【金秋史】)
草衣老衲默叅禪    초의 노스님이 먹 참선472)을 하시니
燈影心心墨影圓    등 그림자는 마음 마음이요 먹 그림자 둥그네473)
不剪燈花留一轉    등 불꽃을 베지 않고 일전어를 남기니
天然擎出火中蓮    천연스레 불 속의 연꽃을 떠받쳐 내었어라474)
≺시질도≻475)에 차운하다【추사】(次示疾圖【金秋史】)
抹却毘耶示疾圖    ≺비야시질도≻ 그림을 그리고 나니
佛瘡祖病一都盧    부처와 조사의 병이 몽땅 하나일세
法華藥草還鈍劣    법화경 약초는 도리어 둔열하니
不是藥者採來無    약 캐는 이가 캐어 오지 않았느냐476)
차 달이는 법을 보이다【다산 정약용】(示煎茶法【丁茶山】)
松風檜雨到來初    솔숲에 바람 불고 비가 내릴 때
急引銅瓶移竹爐    서둘러 구리 병을 화로 위로 옮기라
待得聲聞俱寂後    온갖 소리들이 다 고요해진 뒤에
一甌春雪勝醍醐    한 사발 춘설이 제호 맛보다 좋으리
다품을 채집하는 것을 읊다477)【신백파478)】(咏採茶品【申白坡】)
草衣新試綠香烟    초의가 새로 빚은 향긋한 녹차를 마시니
禽舌初纖穀雨前    곡우 전에 막 딴 작설차가 가늘고 고와라

012_0569_c_01L
學者如無返照力日誦千言無益己

012_0569_c_02L一日念頭不實功三時對飯何無愧

012_0569_c_03L霜月終偈

012_0569_c_04L
水流元歸海月落不離天

012_0569_c_05L霜峯終偈

012_0569_c_06L
雪色和雲白松風帶露靑

012_0569_c_07L栗峯終偈

012_0569_c_08L
不去西方國蓮池已出蓮

012_0569_c_09L雲烟都盡處日月正當天

012_0569_c_10L贈草衣大師金秋史

012_0569_c_11L
眼前白喫趙州茶手裡橫拈梵志華

012_0569_c_12L喝後耳門飮箇聻春風何處不山家

012_0569_c_13L次燃燈詩金秋史

012_0569_c_14L
草衣老衲默 [201] 叅禪燈影心心墨影圓

012_0569_c_15L不剪燈花留一轉天然擎出火中蓮

012_0569_c_16L次示疾圖金秋史

012_0569_c_17L
抹却毘耶示疾圖佛瘡祖病一都盧

012_0569_c_18L法華藥草還鈍劣不是藥者採來無

012_0569_c_19L示煎茶法丁茶山 [15] [202]

012_0569_c_20L
1)松風檜雨到來初急引銅瓶移竹爐

012_0569_c_21L待得聲聞俱寂後一甌春雪勝醍醐

012_0569_c_22L咏採茶品申白坡

012_0569_c_23L
草衣新試綠香烟禽舌初纖穀雨前

012_0569_c_24L此詩「羅大經瀹湯詩」{編}

012_0570_a_01L莫數丹山雲間月    단산의 운간월은 아예 손꼽지도 말 것이니
滿鐘雷笑可延年    잔에 가득한 뇌소차가 수명을 늘려 준다네
묵란을 읊다479)【산운】(咏墨蘭【山雲】)
東土無眞蘭      동토에는 진짜 난초가 없고
只有似蘭者      난초 비슷한 것이 있을 뿐이거늘
世人錯相愛      세상 사람들이 잘못 알고 좋아해
不得老林下      임하에서 늙어 가지 못하는구나480)
감상에 젖어 스스로 탄식하며 읊다481)【연파】(感想自歎吟【蓮坡】)
麻衣曾不下山扄    마의태자는 산을 내려온 적이 없건만
慚愧如今道未成    부끄러워라 지금 나는 도를 못 이루었네
栢樹工夫誰得力    백수자482) 공부는 그 누가 득력하였는가
蓮花世界但聞名    연화장 세계는 단지 이름만 들었을 뿐
狂歌每向愁中發    거침없는 노래는 늘 시름겨울 제 부르고
淸淚多因醉後零    맑은 눈물은 대개 술 취한 뒤에 흘린다
坐罷蒲團還失笑    포단에서 좌선 마치고 나도 모르게 웃노니
莫將吾輩算天氓    우리 승려를 백성에 넣어 헤아리지 말라
정다산의 시에 화운하다【초의】(和丁酉山䪨【草衣】)
霜天渺渺鴈回頭    아스라한 가을 하늘에 기러기 돌아오니
千里含書碧海秋    천 리 밖에서 서신 갖고483) 바닷가로 오누나
南北衿懷常阻展    남북으로 그리워하는 마음은 늘 막혔으니484)
中間歲月幾翻周    그 중간에 흐르는 세월 얼마나 바뀌었던가
寺樓賞雪連三夜    절에서 눈 구경하며 사흘 밤을 보냈고
苕水納凉共一舟    소수485)에서 납량하면서 함께 뱃놀이 하였지
陳跡依俙如何忘    아련한 지난 일들을 어이 잊을 수 있으랴
新詩觸忤更添愁    이 시를 주제넘게 보내노라니 더욱 시름겹다오
사천의 절터에서 옛일을 회상하며【초의】(斜川寺懷古【草衣】)486)
輕霞冉冉曙光晴    가벼운 노을 피어오르고 새벽빛은 맑은데
旭日娟娟上赤城    아침 해는 곱게 떠서 적성487)에 솟아오르누나
潮冷烟從溪面起    조수가 차가우니 안개는 시내 수면에서 일고
岸高人在樹巓行    기슭이 높으니 사람은 나무 위에서 걸어가네
林深尙見餘花發    숲이 깊으니 아직도 핀 꽃이 남아 있고
春盡猶聞好鳥聲    봄이 다 갔는데도 오히려 좋은 새소리 들린다
怊悵龍門山下路    서글퍼라 용문산 아래 길에
寶坊遺興野人耕    옛 절터가 남아 농부들이 밭을 가는구나
풍수설을 읊다【원매488)】(吟風水說【袁枚】)
寄語形家莫浪驕    풍수가에게 이르노니 교만을 떨지 말게
葬經一部可全燒    한 부 장경489)을 몽땅 불태우는 게 좋으리
汾陽祖墓朝恩掘    분양의 부친 무덤은 조은이 도굴했으나490)
依舊榮華歷四朝    여전히 네 조정에 걸쳐 영화를 누렸다네
단속사를 창건하고【이준491)】(剏斷俗寺【李俊】)
功名未已鬚先霜    공명을 다 이루기도 전에 머리털 먼저 세고
君寵雖多百歲忙    임금 은총은 비록 많지만 평생토록 분망하네

012_0570_a_01L莫數丹山雲間月滿鐘雷笑可延年

012_0570_a_02L咏墨蘭山雲

012_0570_a_03L
東土無眞蘭只有似蘭者

012_0570_a_04L世人錯相愛 [203] 不得老林下

012_0570_a_05L感想自歎吟蓮坡

012_0570_a_06L
麻衣曾不下山扄慚愧如今道未成

012_0570_a_07L栢樹工夫誰得力蓮花世界但聞名

012_0570_a_08L狂歌每向愁中發淸淚多因醉後零

012_0570_a_09L坐罷蒲團還失笑莫將吾輩算天氓

012_0570_a_10L和丁酉山䪨草衣

012_0570_a_11L
霜天渺渺鴈回頭千里含書碧海秋

012_0570_a_12L南北衿懷常阻展中間歲月幾翻周

012_0570_a_13L寺樓賞雪連三夜苕水納凉共一舟

012_0570_a_14L陳跡依俙如何忘新詩觸忤更添愁

012_0570_a_15L斜川寺懷古草衣

012_0570_a_16L
輕霞冉冉曙光晴旭日娟娟上赤城

012_0570_a_17L潮冷烟從溪面起岸高人在樹巓行

012_0570_a_18L林深尙見餘花發春盡猶聞好鳥聲

012_0570_a_19L怊悵龍門山下路寶坊遺興野人耕

012_0570_a_20L吟風水說袁枚

012_0570_a_21L
寄語形家莫浪驕葬經一部可全燒

012_0570_a_22L汾陽祖墓朝恩掘依舊榮華歷四朝

012_0570_a_23L剏斷俗寺李俊

012_0570_a_24L
功名未已鬚先霜君寵雖多百歲忙

012_0570_b_01L隔岸有山頻入夢    언덕 저편에 있는 산이 자주 꿈속에 들어오니
誓將香火祝吾皇    맹세코 향화를 가지고 우리 황제 위해 축원하리
월명 스님이 꽃을 뿌리며 부른 도솔가492)【월명】(月明散花兠 曲【月明】)
龍樓此日散花歌    용루에서 오늘 꽃을 뿌리며 노래하여
挑送靑雲一片花    청운으로 한 조각 꽃을 올려 보내오니殷重直心之所使    은근한 곧은 마음이 시키는 바에 따라
遠邀兜 大仙家    멀리 도솔천의 큰 선인을 맞이하옵니다
죽은 누이의 재를 지낼 때 지전을 서천으로 날려 보내며493)【월명】(妹齋紙錢飛向西天【月明】)
風送飛錢資逝妹    바람에 지전 날려 가는 누이 노자 주고
笛搖明月住姮娥    젓대 소리 달빛 흔들어 항아를 머물게 하네
莫言兜卛連天遠    도솔천이 하늘 멀리 있다고 말하지 말라
萬德花迎一曲歌    만덕화 한 곡조 노래로 맞이하는 것을
도적 혜릉에게 답하다【영재】(謝賊惠綾【永才】)
策杖歸山意轉深    지팡이 짚고 산에 들어간 뜻 더욱 깊으니
綺紈珠玉豈治心    비단과 주옥 따위에 어찌 마음이 끌리리오
綠林君子休相贈    녹림의 군자들은 이런 것을 주지 마오
地獄無根只寸心    지옥은 뿌리가 없고 작은 재물이 화근일세
의침 대사494)의 시에 차운하다【유태재495)】(次義砧大師【柳泰齋】)
十年南北苦相思    십 년 동안 남북으로 떨어져 몹시 그리워했는데
有底浮生苦別離    유한한 덧없는 인생에서 오래도록 이별하였구려
何日更叅方丈去    어느 날에나 다시 방장을 찾아가서
㷊香細讀杜陵詩    향을 사르고 찬찬히 두릉496)의 시를 읽을거나
청계사 벽에 쓰다【변계량497)】(題淸溪寺壁【卞季良】)
石路千崖盡      돌길은 천 길 벼랑에서 끝나고
香烟一室淸      향연이 퍼져 방안이 청량하여라
客來求煑茗      나그네 찾아와 차 한 잔 청하는데
僧坐自翻經      스님은 앉아서 홀로 불경만 뒤적이네
樹老何年種      나무는 늙었으니 어느 해에 심었는고
鍾殘半夜聲      종소리 잦아들어 한밤에 울려 퍼지누나
悟空人事絶      공의 이치 깨우치고 인사는 끊겼으니
高卧樂無生      고상하게 은거하여 무생498)을 즐기누나
청주의 동장에 대한 노래499)【이승소500)】(淸州銅檣吟【李承召】)
卓蓋1)亭亭百尺長    백 척 높이로 우뚝 솟은 이 당간
行人指似爲彷徨    행인들은 손으로 가리키며 한참 바라보누나
堆2)移銅柱蠻溪3)    그 누가 이 구리 기둥을 만계 가에 옮겨 왔나501)
恐是金莖漢苑傍    아마도 한나라 궁궐에 있던 금경502)이 아닐는지
根入泉源運地軸    그 뿌리는 깊이 박혀서 지축에 잇닿았고
頂橫雲表揷天潢    정수리는 구름 밖에 솟아 은하 꽂혔어라
昔人建此非無意    옛사람이 이를 세움은 뜻이 없지 않으니
要與雄州鎭一方    큰 고을과 함께 한 방면을 진압코자 함일세
운 공이 『유마경』을 주기에503)【강추금504)】(贈雲公維摩經【姜秋琴】)

012_0570_b_01L隔岸有山頻入夢誓將香火祝吾皇

012_0570_b_02L月明散花兠卛曲月明

012_0570_b_03L
龍樓此日散花歌 [204] 送靑雲一片花

012_0570_b_04L殷重直心之所使遠邀兜卛大仙家

012_0570_b_05L妹齋紙錢飛向西天月明

012_0570_b_06L
風送飛錢資逝妹笛搖明月住姮娥

012_0570_b_07L莫言兜卛連天遠萬德花迎一曲歌

012_0570_b_08L謝賊惠綾永才

012_0570_b_09L
策杖歸山意轉深綺紈珠玉豈治心

012_0570_b_10L綠林君子休相贈地獄無根只寸心 [205]

012_0570_b_11L次義砧大師柳泰齋

012_0570_b_12L
十年南北苦相思有底浮生苦別離

012_0570_b_13L何日更叅方丈去 [206] 㷊香細讀杜陵詩

012_0570_b_14L題淸溪寺壁卞季良

012_0570_b_15L
石路千崖盡香烟一室淸

012_0570_b_16L客來求煑茗僧坐自翻經

012_0570_b_17L樹老何年種鐘殘半夜聲

012_0570_b_18L悟空人事絕高卧樂無生

012_0570_b_19L淸州銅檣吟李承召

012_0570_b_20L
卓蓋 [207] 亭亭百尺長行人指似爲彷徨

012_0570_b_21L1) [16] [208] 移銅柱蠻溪 [209] 恐是金莖漢苑傍

012_0570_b_22L根入泉源運地軸頂橫雲表揷天潢

012_0570_b_23L昔人建此非無意要與雄州鎭一方

012_0570_b_24L贈雲公維摩經姜秋琴

012_0570_c_01L
天上人間富貴仙    천상과 인간 세상에 부귀한 신선이니
修持幾刼淨名禪    몇 겁 동안이나 정명505)의 선을 수행하였나
如今法喜爲妻日    지금 법희를 아내로 삼는506) 날에
坐擁螺鬟萬二千    일만이천 봉우리 금강산 속에 앉았구려
阿彌陀佛非聾漢    아미타불은 귀먹은 사람이 아니건만
念念彌陀奈爾何    지성으로 염불하는 그대 어이할 수 있으랴
空山雨雪無人境    공산에 눈 내리고 인적이 없는 곳에서
驀地相逢是自家    별안간 서로 만나면 바로 본래 자기일세
쌍계루에서 포은의 시에 차운하다507)【기노사】(次雙溪樓圃隱䪨【奇蘆史】)
分燈借榻定誰僧    등잔불 나눠 주고 자리 빌려준 이는 어느 승려런가
徃事菴棲入夢能    이 암자 누각 지난 일이 꿈속에 들어오곤 하네
黃鳥啼雙岸合     꾀꼬리 우는 곳에 두 개의 언덕이 합쳐지고丹楓䕺裡一樓增    단풍 숲속에 한 개의 누각 더해졌어라
正疑雪壁雲頭矗    눈처럼 흰 암벽이 구름에 닿아 우뚝하고508)
更得冰溪月下澄    얼음처럼 찬 시내는 게다가 달빛 아래 맑네
世人漸如遼州鶴    인간 세상은 점차 요동의 학509)과 같으니
杖藜非復昔年登    지팡이 짚고 오르니 예전에 왔을 때와 같지 않네
내소사에 제하다【정지상510)】(題來蘇寺【鄭知常】)
古經寂寞縈松根    적막한 오솔길에는 솔뿌리가 엉켰는데天近斗牛聊可捫    하늘이 가까워 두우성을 손으로 만질 듯
浮雲流水客到寺    뜬구름 흐르는 물에 길손은 절간에 이르고
紅樹蒼苔僧閉門    단풍잎 푸른 이끼에 중은 문을 닫는구나
秋風微涼吹落日    가을바람 서늘하게 해 질 무렵에 불어오고
山月漸白啼靑猿    산의 달은 차츰 훤한데 원숭이 울음 맑아라
奇哉尨眉一老衲    기이하여라 눈썹 긴 저 늙은 스님은
長年不聞人間喧     시끄러운 인간 세상일랑 평생 꿈조차 아니 꾸네
개성사에 제하다【정지상】(題開聖寺【鄭知常】)
百步九折登㠝岏    백 걸음에 아홉 번 꺾이는 산길 오르니
家在半空唯數間    반공에 높이 걸쳐진 두어 칸 집이 있어라
靈泉澄淸寒水落    신령한 샘에선 맑고 시원한 물 떨어지고
古壁暗淡蒼苔斑    해묵은 어두운 벽엔 푸른 이끼 아롱졌구나
石頭松老一片月    바위 가 늙은 솔엔 한 조각 달이 떠 있고
天末雲低何處山    하늘 끝 나직한 구름 아래 천 점 산이라
紅塵萬事不可到    세간의 홍진 만사 여기에 이르지 못하니
幽人獨得長年閒    은거한 스님 홀로 일평생 한가롭게 지내누나
≺장원정≻에 차운하다511)【정지상】(次長源亭【鄭知常】)
岧嵬雙闕枕江濱    아스라한 정자가 강가에 솟아 있으니淸夜都無一點塵    맑은 밤중에 한 점 티끌조차 없어라
風送客帆雲片片    바람이 돛배를 보내니 조각조각 구름인 듯
露凝宮尾玉鱗鱗    이슬이 궁궐 기와에 맺히니 반짝반짝 옥인 양
楊柳閇戶八九屋    푸른 버들 속에는 문 닫은 여덟아홉 집明月捲簾三四人    밝은 달 아래 발을 걷는 두서너 사람

012_0570_c_01L
天上人間富貴仙修持幾刼淨名禪

012_0570_c_02L如今法喜爲妻日坐擁螺鬟萬二千

012_0570_c_03L阿彌陀佛非聾漢念念彌陀奈爾何

012_0570_c_04L空山雨雪無人境驀地相逢是自家

012_0570_c_05L次雙溪樓圃隱䪨奇蘆史 [210]

012_0570_c_06L
分燈借榻定誰僧徃事菴棲 [211] 入夢能

012_0570_c_07L2)黃鳥啼 [212] 雙岸合 [17] 丹楓䕺裡一樓增

012_0570_c_08L正疑雪壁雲頭矗更得冰溪月下澄

012_0570_c_09L世人漸如遼州鶴杖藜非復昔年登

012_0570_c_10L題來蘇寺鄭知常

012_0570_c_11L
古經 [213] 寂寞榮松根天近斗牛聊可捫

012_0570_c_12L浮雲流水客到寺紅樹蒼苔僧閉門

012_0570_c_13L秋風微凉吹落日山月漸白啼靑 [214]

012_0570_c_14L奇哉尨眉一老衲長年不聞 [215] 人間喧

012_0570_c_15L題開聖寺鄭知常

012_0570_c_16L
百步九折登㠝岏家在半空唯數間

012_0570_c_17L靈泉澄淸寒水落古壁暗淡蒼苔斑

012_0570_c_18L石頭松老一片月天末雲低何處 [216]

012_0570_c_19L紅塵萬事不可到幽人獨得長年閒

012_0570_c_20L次長源亭鄭知常

012_0570_c_21L
岧嵬 [217] 雙闕枕江濱淸夜都無一點塵

012_0570_c_22L風送客帆雲片片露凝宮尾 [218] 玉鱗鱗

012_0570_c_23L楊柳 [219] 閇戶八九屋明月捲簾三四人

012_0570_c_24L此句疑脫一字{編}此句內疑脫一字{編}

012_0571_a_01L縹緲蓬萊在何許    아득한 봉래산은 그 어느 곳에 있는고
夢瀾黃鳥囀天春    꿈 깨어 보니 봄날에 꾀꼬리 우는구나
해붕당512) 자술海鵬堂自述
萬里黃金國      만 리 황금의 나라요
千層白玉樓      천 층 백옥의 누각이라
渾天地歌舞      온통 천지가 가무하니
盡世界風流      온 세계가 다 풍류로세
화담513)의 꿈을 읊은 시(華潭夢吟)
我今解了如來性    나는 이제 여래의 성품을 아노니
如來今在我身中    여래는 지금 내 몸 속에 있어라
我與如來無差別    나와 여래가 조금도 다르지 않으니
如來卽是我眞空    여래가 바로 나의 진공이로세
영산당 구결影山堂口訣
四方無一事      사방에 한 가지 일도 없으니
天下太平春      온 천하가 태평한 봄이로구나
山霞朝作飯      산 안개는 아침에 밥이 되고
蘿月夜爲燈      송라에 뜬 달은 밤에 등잔불 되네
영산찬 구결影山贊口訣
影是影山影      그림자는 영산의 그림자요
山是影山山      산은 영산의 산이로세
山影無二處      산과 그림자가 둘이 아닌 곳에
都盧是影山      온통 다 바로 영산이로다
침명당 영찬枕溟堂影贊
曲肱爲枕卧南溟    팔을 굽혀 베고서 남쪽 바다에 누워
翰墨場中夢未惺    글 짓는 문단에서 꿈을 깨지 못했지
名號終知非實事    명성은 끝내 허망한 것인 줄 아노니
出門木像豈眞形    문을 나선 목상이 어찌 참된 형체랴
송광사 벽에 쓰다【인파】(題松廣寺壁【仁坡】)
曹溪山屹千秋色    우뚝 솟은 조계산은 천추의 빛이요
松廣松靑四節春    푸르른 송광사의 솔은 사철 봄빛이라
丈夫一諾堅如彼    장부의 한 번 승낙은 저처럼 굳으니
肯作平生碌碌人    어찌 평생토록 녹록한 사람이 되리오
기봉의 불사를 읊다【인파】(次奇峰化行【仁坡】)514)
法界莊嚴松廣寺    법계에 장엄하였던 송광사를
八人負去一宵間    팔인이 하룻밤 사이에 짊어지고 갔네515)
奇峰七十生奇計    일흔 살 기봉 스님이 기발한 계책을 내어
千古曹溪月再彎    천고의 조계산에 달이 다시 둥글어졌어라
백파에게 준 선화【조계 기봉】(贈白坡禪話【曹溪奇峯】)
逐旋揑合成恠字    이리저리 뭉쳐서 글자 덩어리를 만들어
呑吐與人作醍醐    삼키고 뱉으며 제호인 양 남에게 주누나

012_0571_a_01L縹緲蓬萊在何許 [220] 夢瀾 [221] 黃鳥囀天 [222]

012_0571_a_02L海鵬堂自述

012_0571_a_03L
萬里黃金國千層白玉樓

012_0571_a_04L渾天地歌舞盡世界風流

012_0571_a_05L華潭夢吟

012_0571_a_06L
我今解了如來性如來今在我身中

012_0571_a_07L我與如來無差別如來卽是我眞空

012_0571_a_08L影山堂口訣

012_0571_a_09L
四方無一事天下太平春

012_0571_a_10L山霞朝作飯蘿月夜爲燈

012_0571_a_11L影山贊口訣

012_0571_a_12L
影是影山影山是影山山

012_0571_a_13L山影無二處都盧是影山

012_0571_a_14L枕溟堂影贊

012_0571_a_15L
曲肱爲枕卧南溟翰墨場中夢未惺

012_0571_a_16L名號終知非實事出門木像豈眞形

012_0571_a_17L題松廣寺壁仁坡

012_0571_a_18L
曹溪山屹千秋色松廣松靑四節春

012_0571_a_19L丈夫一諾堅如彼肯作平生碌碌人

012_0571_a_20L次奇峰化行仁坡

012_0571_a_21L
法界莊嚴松廣寺八人負去一宵間

012_0571_a_22L奇峰七十生奇計千古曹溪月再彎

012_0571_a_23L贈白坡禪話曹溪奇峯

012_0571_a_24L
逐旋揑合成恠 [223] 呑吐與人作醍醐

012_0571_b_01L無文印字還文印    글자 없는 도장이 도리어 글자 있는 도장 됐으니
割却人眼捏苗多    남의 눈을 멀게 하고 알묘516)하는 이들이 많네
울다라 선인에게 보이다(示欝多羅仙人)517)
常當攝心行      항상 신행을 잘 단속하여
而不殺盜媱      도둑질이나 음행을 하지 말며
不兩舌惡口      두 말이나 나쁜 말을 하지 말며
妄語及綺語      거짓말이나 꾸미는 말을 하지 말며
心不貪諸欲      마음속에 모든 탐욕 부리지 말며
無嗔恚惡想      성내거나 나쁜 생각 하지 말며
捨離諸邪見      모든 삿된 견해를 버릴지니
是爲菩薩行      이것이 바로 보살행이라네
剝皮折骨血墨故    살가죽을 벗겨 종이를 삼고 뼈를 부러뜨려 붓을 삼고 피를 내어 먹물로 삼기 때문에
『원각경』을 읽고【설당 행사】(讀圓覺經【雪堂行師】)
枯樹雲充葉      마른 나무에는 구름이 잎이 되고
凋梅雪作花      시든 매화에는 눈이 꽃이 되누나
伻桐成木響      대통을 두드려 목탁에 비기고蘸雪喫冬瓜      눈을 녹인 물로 동과를 먹는다
長天秋水       긴 하늘과 가을 물에
孤▼(牧/鳥)落霞       외로운 따오기와 저녁 노을이로세518)
원등사 잠구【해봉 김성근】(遠燈寺箴句【海峯金聲根】)
我昔常遊遠燈山    나는 전생에 늘 원암산에서 살았거늘
影落漢陽作宰身    그림자가 한양에 떨어져 재상의 몸 되었지
甲午以前海峯僧    갑오년 이전에는 해봉 중이었고
甲午以後金聲根    갑오년 이후에는 김성근이라네
경허당 자술鏡虛堂自述
忽門人語牛無孔    홀연 소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자
頓覺三千是吾家    문득 삼천세계가 나임을 깨달았노라
六月鷲嵓山下路    유월이라 연암산 아래 길에
野人無事太平家    농부들이 한가로이 태평가를 부르네
방학산 자술方鶴山自述
念頭忘却還忘身    생각을 잊고 다시 몸뚱이마저 잊었으니
便是一生痴獃人    바로 한평생 동안 멍청한 사람이로세
到得破顏微笑處    문득 얼굴을 펴고 미소 짓는 곳에
十方現色揔吾親    시방의 모든 현상이 나와 둘이 아니로세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방학산】(又【方鶴山】)
捲盡浮雲已坼東    뜬구름 다 걷히고 동쪽 하늘 열리더니
飄然一陣自淸風    표연히 한 줄기 맑은 바람이 불어오누나
數間美景任誰領    작은 암자 아름다운 경치를 누구와 보나
知己二三携手同    지기의 벗 두세 사람과 손잡고 구경하노라
정악을 예찬하다519)【익재 이제현】(贊正樂【李益齋】)

012_0571_b_01L無文印字還文印割却人 [224] 眼捏 [225] 苗多

012_0571_b_02L示欝多羅仙人

012_0571_b_03L
常當攝心 [226] 而不殺盜媱

012_0571_b_04L不兩舌惡口妄語及綺語

012_0571_b_05L心不貪諸欲無嗔恚惡想

012_0571_b_06L捨離諸邪見是爲菩薩行

012_0571_b_07L剝皮折骨血墨故 [227]

012_0571_b_08L讀圓覺經雪堂行師

012_0571_b_09L
枯樹雲充葉凋梅雪作花

012_0571_b_10L伻桐成 [228] 木響蘸雪喫冬瓜

012_0571_b_11L長天秋水孤鶩落霞

012_0571_b_12L遠燈寺箴句海峯金聲根

012_0571_b_13L
我昔常遊遠燈 [229] 影落漢陽作宰身

012_0571_b_14L甲午以前海峯僧甲午以後金聲根

012_0571_b_15L1)鏡虛堂自述 [18]

012_0571_b_16L
忽門 [230] 人語牛無孔 [231] 頓覺三千是吾 [232]

012_0571_b_17L六月鷲 [233] 嵓山下路野人無事太平家 [234]

012_0571_b_18L方鶴山自述

012_0571_b_19L
念頭忘却還忘身便是一生痴獃人

012_0571_b_20L到得破顏微笑處十方現色揔吾親

012_0571_b_21L方鶴山

012_0571_b_22L
捲盡浮雲已坼東飄然一陣自淸風

012_0571_b_23L數間美景任誰領知己二三携手同

012_0571_b_24L贊正樂李益齋

012_0571_c_01L
新羅昔日處容翁    옛날 신라의 처용이란 분은
見說來從碧海中    바다를 건너왔다고들 하는데
貝齒赤唇歌夜月    흰 이빨 붉은 입술로 달밤에 노래하고
鳶肩紫袖舞春風    솔개 어깨 자주 소매로 봄바람에 춤췄지
증명법사께 드리다【강회박】(呈證明法師【姜淮泊】)
人情蟬翊隨時變    인심은 매미 날개처럼 수시로 변하고
世事牛毛逐日新    세상일은 쇠털처럼 매일 같이 생겨나네
想得吾師禪榻下    생각건대 우리 스님은 좌복에 앉아서
坐看東海碧鱗鱗    푸른 동해 반짝이는 물결을 보고 계시리
소요산에 노닐며【무능 이능화】(遊逍遙山【李能和號無能】)
矗矗嵓巒造化痕    우뚝 솟은 바위산은 조화의 자취라
曉公臺上訪靈源    원효대 위에서 신령한 근원을 찾노라
山回北角藏深寺    산이 북쪽 모서리로 도는 곳에 깊은 절을 감추고
驛指東頭隔遠村    역참이 동쪽을 가리키는 곳에 먼 마을이 가려져 있네
雲想1)翠華成舊夢    구름 위 푸른 봉우리는 오래 꿈속에 보였고
風吹黃葉動秋魂    바람은 누른 잎에 불어 가을의 넋을 움직이네
玆遊勝似楊州鶴    이곳에 노니는 게 양주학520) 탄 것보다 나으니
不覺逍遙趁夕昏    나도 모르게 황혼이 질 때까지 소요하노라
유점사 53불521)에 예불하며【이능화】(禮榆岾五十三佛【李能和】)
不離兜率降毘嵐    도솔천 여의지 않고 비람풍을 타고 내려왔으니
乘鐵鐘來且莫論    철종을 타고 왔다는 말을 아예 하지 말라
結坐草田依道樹    풀밭에 결가부좌한 채 보리수에 기댔고
現身榆岾建伽藍    느릅나무에 현신하여 큰 가람을 세웠지
看雲客自歸靑嶂    구름을 보는 길손은 푸른 봉우리로 돌아가니
撈目人應向碧潭    눈을 부비는 사람은 응당 푸른 못을 향하리
始到金剛堅固地    처음으로 금강산 이 견고한 땅에 와서
三五知識一時叅    네다섯 분 선지식을 일시에 참방했다오
태고사의 탑에 예배하며【이능화】(禮太古寺塔【李能和】)
白雲飛盡晝陰移    흰 구름은 걷혀 흐린 날씨 개니
寂靜還如太古時    고요하기가 마치 태곳적과 같아라
唯有愚公來作祖    오직 우공522)이 와서 종조가 되니
諸山羅列是兒孫    늘어선 뭇 산들은 자손이 되었구나
유자가 불교를 배척하는 것을 조롱하다【이능화】(嘲儒子斥佛【李能和】)
悉達求法叅仙人    실달타는 진리 찾아 선인을 참방하고
仲尼學禮問老子    중니는 예를 배우려 노자에게 물었지
牧隱上書抑異端    목은523)은 글을 올려 이단을 배척했지만
蓮社念佛誰敢鄙    백련사 염불 수행을 누가 비루하게 여기랴
栗谷出家耽釋敎    율곡524)은 출가하여 불교에 빠졌었지만
泮宮謁聖不爲耻    성균관에서 공자 배알한 건 부끄러워하지 않았지
惠化門通北去人    혜화문525)에는 북쪽으로 가는 사람 지나가고
蕩平碑下東流水    탕평비526) 아래에는 동쪽으로 물이 흘러가는 것을

012_0571_c_01L
新羅昔日處容翁見說來從碧海中

012_0571_c_02L貝齒赤唇歌夜月鳶肩紫袖舞春風

012_0571_c_03L呈證明法師姜淮泊

012_0571_c_04L
人情蟬翊隨時變世事牛毛逐日新

012_0571_c_05L想得吾師禪榻下坐看東海碧鱗鱗

012_0571_c_06L遊逍遙山李能和號無能

012_0571_c_07L
矗矗嵓巒造化痕曉公臺上訪靈源

012_0571_c_08L山回北角藏深寺驛指東頭隔遠村

012_0571_c_09L雲想 [235] 翠華成舊夢風吹黃葉動秋魂

012_0571_c_10L玆遊勝似楊州鶴不覺逍遙趁夕昏

012_0571_c_11L禮榆岾五十三佛李能和

012_0571_c_12L
不離兜率降毘嵐乘鐵鐘來且莫論

012_0571_c_13L結坐草田依道樹現身榆岾建伽藍

012_0571_c_14L看雲客自歸靑嶂撈目人應向碧潭

012_0571_c_15L始到金剛堅固地三五知識一時叅

012_0571_c_16L禮太古寺塔李能和

012_0571_c_17L
白雲飛盡晝陰移寂靜還如太古時

012_0571_c_18L唯有愚公來作祖諸山羅列是兒孫

012_0571_c_19L嘲儒子斥佛李能和

012_0571_c_20L
悉達求法叅仙人仲尼學禮問老子

012_0571_c_21L牧隱上書抑異端蓮社念佛誰敢鄙

012_0571_c_22L栗谷出家耽釋敎泮宮謁聖不爲耻

012_0571_c_23L惠化門通北去人蕩平碑下東流水

012_0571_c_24L此詩與次頁中段「自述」重複{編}

012_0572_a_01L
성 북쪽의 서중관527)을 방문했다가 비로 길이 막혀 머물며【이능화】(訪城北徐中觀滯雨【李能和】)
捿心物外覺身淸    물외에 마음을 두니 이 몸이 청량하더니
花下逢君一暢情    꽃 아래 그대를 만나 한바탕 회포 푼다오
塵世是非由我見    티끌세상 시비는 보는 사람 소견에 달렸고
山林經濟足民生    산림 속의 경제는 백성 생활이 족하여라
遙看匹練吳門色    멀리 펼친 명주 자락처럼 뵈는 것은 오문528)의 색
忽聽飛笳漢塞聲    문득 나는 호가 소리 들리는 건 한나라 변새529)의 소리
賴得浪仙爲伴侶    고맙게도 낭선530)이 나의 벗이 되어 주니
不妨春雨滯東城    봄비로 길이 막혀 동성에 머문들 어떠리
이해석을 보내며【금봉】(送李海石【錦峯】)
水北春燈幾徃從    물 북쪽 봄 등잔불에 몇 번이나 가서 어울렸나
城南烟樹只芳濃    성 남쪽 내 낀 나무에는 그저 꽃이 만발했어라
相酣落日雨中酒    빗속에 해질녘까지 함께 술 마시고
行訪名園雲外峯    구름 저편 이름난 동산을 찾아가 노닐었지
老去何嘗多感慨    늙어 가며 어찌 감개가 많은 적이 있으랴
閒來不妨轉踈慵    한가로우니 더욱 게으름 피운들 어떠리
海天縹渺成連去    하늘과 바다는 아스라이 잇닿았는데
底處雙橋又更逢    어느 곳 쌍교531)에서 다시 서로 만날거나
선암사에 제하다【침굉532)】(題仙嵓寺【枕肱】)
傳聞此寺全盛時    듣건대 이 절이 번성하던 시절에는
寺前萬物生顏色    절 앞에 만물이 다 생색을 띠었다지
經始何年何代中    어느 해 어느 시대에 처음 지었는가
新羅大覺初憇錫    신라의 대각 스님이 처음 주석하셨다네
초승달을 읊다【의문태자533)】(咏新月【懿文太子能】)
昨日嚴陵失釣鈎    옛날에 엄릉이 낚싯바늘 잃었는데
誰人移上碧雲頭    그 누가 푸른 구름 위로 옮겨 왔는가
雖然來得團圓相    비록 둥근 모습이 되지는 못했지만也有淸光遍九州    그래도 맑은 빛은 구주534)를 두루 비추네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태손 윤문535)】(又【太孫允炆】)
誰將玉指甲      누가 옥 손톱을 가지고서
搯作天上痕      푸른 하늘을 긁어 상처를 내었나
影落江湖裡      그림자가 강호 안에 떨어졌지만
蛟龍不能呑      교룡도 감히 삼키지 못하네
혜일 스님에게 복사꽃을 읊은 시를 바치다【각해 법인】(呈惠日咏桃【法因】)
嵓上桃花開      바위 가에 복사꽃이 피었으니
花從何處來      저 꽃은 어느 곳에서 왔는고
靈雲纔一見      영운 스님이 한 번 보고는
回首舞三臺      고개 돌려 삼대 춤536)을 추었지
달마의 사리 하나를 동토에 전하다【무능 이능화】(達摩舍利一枚傳東土【無能】)
碧眼旋毛黑老胡    푸른 눈에 구레나룻 얼굴 검은 노스님
達摩元不後先殊    달마는 원래 선후가 다르지 않다네537)

012_0572_a_01L訪城北徐中觀滯雨李能和

012_0572_a_02L
捿心物外覺身淸花下逢君一暢情

012_0572_a_03L塵世是非由我見山林經濟足民生

012_0572_a_04L遙看匹練吳門色忽聽飛笳漢塞聲

012_0572_a_05L賴得浪仙爲伴侶不妨春雨滯東城

012_0572_a_06L送李海石錦峯

012_0572_a_07L
水北春燈幾徃從城南烟樹只芳濃

012_0572_a_08L相酣落日雨中酒行訪名園雲外峯

012_0572_a_09L老去何嘗多感慨閒來不妨轉踈慵

012_0572_a_10L海天縹渺成連去底處雙橋又更逢

012_0572_a_11L題仙嵓寺枕肱

012_0572_a_12L
傳聞此寺全盛時寺前萬物生顏色

012_0572_a_13L經始何年何代中新羅大覺初憇錫

012_0572_a_14L咏新月懿文太子能

012_0572_a_15L
昨日嚴陵失釣鈎誰人移上碧雲頭

012_0572_a_16L雖然來 [236] 得團圓相也有淸光遍九州

012_0572_a_17L太孫允炆

012_0572_a_18L
誰將玉指甲 [237] 作天上 [238]

012_0572_a_19L影落江湖裡 [239] 蛟龍不能呑

012_0572_a_20L呈惠日咏桃法因

012_0572_a_21L
嵓上桃花開花從何處來

012_0572_a_22L靈雲纔一見回首舞三臺

012_0572_a_23L達摩舍利一枚傳東土無能

012_0572_a_24L
碧眼旋毛黑老胡達摩元不後先殊

012_0572_b_01L九年面壁傳心印    구 년 동안 면벽하여 심인을 전하였고
一夜燈樓付骨珠    하룻밤 등루에서 사리를 남겼어라
東土佛光緣上有    우리 동토에 불광은 인연상에 있고
西來祖意敎中無    서쪽에서 온 조사의 뜻은 교학 중에 없어라
叢林從此成佳話    총림에서 이로부터 좋은 미담이 되리니
也合雙雙載畵圖    응당 쌍쌍이 그림으로 그리리라
해인사 시에 차운하다538)【경허 성우】(次海印寺【宋鏡虛】)
依依經閣對仙巒    웅장한 장경각이 선산仙山을 마주하였나니
往事無非一夢間    지난 일들은 모두 한바탕 꿈일레라
適有乾坤呑吐客    마침 건곤을 삼키고 토하는 길손이
九光樓上秤千山    구광루 위에서 천 봉우리를 저울질하노라
불사증명청에 차운하다539)【경허】(次佛事證明請【鏡虛】)
上方春日花如霰    산사의 봄날 꽃은 싸락눈처럼 지고540)
異鳥聲中午夢甘    새들은 우는데 달콤한 낮잠을 즐기노라
萬德通光無證處    만덕과 통광541)을 증명할 수 없는 곳에
揷天晴1)嶂碧於藍    하늘에 꽂힌 맑은 봉우리가 쪽빛보다 푸르네
두견새를 읊다【경허 육언시】542)(咏子䂓詩【鏡虛六言】)
本太平天眞佛    본래 태평한 천진불이
月明中樹上啼    밝은 달빛 속 나무에서 우네
山空夜深人寂    공적한 산에 밤 깊고 인적은 고요한데
唯有爾音東西    오직 네 소리만 동쪽 서쪽에서 들리누나
자술【경허】自述【鏡虛】
忽聞人語牛無孔1)    홀연 소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자
頓覺三千是我家2)    문득 삼천세계가 나임을 깨달았노라
六月燕嵓山下路    유월이라 연암산 아래 길에
野人無事太平歌    농부들이 한가로이 태평가를 부르네
또 같은 제목으로 읊다543)【오언시】(又【五言】)
長護至人隱      도인의 은거를 늘 보호하여
碧山深復深      푸른 산은 깊고도 깊어라
桃杏還多事      복사꽃 살구꽃은 괜스레 일이 많아
吐紅古佛心      붉은 꽃 토하니 고불의 마음일세
법어544)【경허】法語【鏡虛】
神光豁如客      신령한 빛이 툭 트인 길손이
金井做淸遊      금정산에서 한가로이 노니노라
破袖藏天極      허름한 소매엔 하늘을 감추고
短筇打地頭      짧은 지팡이는 땅을 쪼갠다
孤雲生遠峀      외로운 봉우리는 먼 산에서 일고
白𩿨下汀洲      흰 새는 긴 물가에 내려앉누나大塊雖非夢      천지에 그 누가 꿈속의 사람 아니랴憑欄謾自愁      난간에 기대 하릴없이 유유자적하노라
임종게545)【경허】臨終偈【鏡虛】

012_0572_b_01L九年面壁傳心印一夜燈樓付骨珠

012_0572_b_02L東土佛光緣上有西來祖意敎中無

012_0572_b_03L叢林從此成佳話也合雙雙載畵圖

012_0572_b_04L次海印寺宋鏡虛

012_0572_b_05L
依依 [240] 經閣對仙巒徃事無非一夢間

012_0572_b_06L適有乾坤呑吐客九光樓上秤千山

012_0572_b_07L次佛事證明請鏡虛

012_0572_b_08L
上方春日花如霰異鳥聲中午夢甘

012_0572_b_09L萬德通光無證處揷天晴 [241] 嶂碧於藍

012_0572_b_10L咏子䂓詩鏡虛六言

012_0572_b_11L
本太平天眞佛月明中樹上啼

012_0572_b_12L山空夜深人寂唯有爾音東西

012_0572_b_13L自述鏡虛

012_0572_b_14L
怱聞人語牛無孔 [242] 頓覺三千是我家 [243]

012_0572_b_15L六月燕嵓山下路野人無事太平歌

012_0572_b_16L五言

012_0572_b_17L
長護至人隱碧山深復深

012_0572_b_18L桃杏還多事吐紅古佛心

012_0572_b_19L法語鏡虛

012_0572_b_20L
神光豁如客短笻打 [244] 地頭

012_0572_b_21L金井做淸遊孤雲生遠峀

012_0572_b_22L破袖藏天極白▼(丘+鳥)下汀洲

012_0572_b_23L大塊雖 [245] 非夢憑欄謾自愁 [246]

012_0572_b_24L臨終偈鏡虛

012_0572_c_01L
心月孤圓       마음 달이 홀로 둥그니
光呑萬像       그 빛이 만상을 삼키도다
光像俱亡       빛과 만상이 다 없어지면
復是何物       다시 이 무슨 물건인가
【그리고 원상을 그렸다.(畵圓相)】
사부가【부설 거사】(四浮歌【薛居士】)
朝朝役役紅塵路    매일 같이 홍진 길에서 분주하다가
爵位纔高已白頭    작위가 높아지자 머리털 세었구나
閻王不怕金魚帶    염라왕은 고관대작 두려워 않으니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 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로세
또(又)
金銀玉帛積如丘    금은옥백 재물을 산처럼 쌓아 놓고
奴婢眷屬森如麻    하인과 권속들이 삼대처럼 많아도
臨終獨作孤魂逝    임종할 땐 외로운 넋 홀로 가나니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 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로세
또(又)
假使說法如雲雨    가사 설법을 구름과 비처럼 잘하여서
感得天花石點頭    하늘에서 꽃비 내리고 돌이 고개 끄덕여도546)
乾惠未能免生死    마른 지혜로는 생사를 면치 못하니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 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로세
또(又)
錦心繡肚風雷溢1)    뱃속에 가득한 문장을 거침없이 펼치니
詩千首兮經萬區2)    천 수의 시를 지어 만호후도 가볍게 보지만
多生增長人我本    다생 동안 아상 인상의 뿌리만 자랄 뿐이니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 보면 헛되고 덧없는 일이로세
염불게念佛偈
生滅滅盡處      생멸이 다 멸한 곳을
名曰極樂國      이름하여 극락국이라 하니
其無去來相      가고 오는 모습이 없으면서
因開自性蓮      자성의 연꽃을 피우느니라
語默動靜中      어묵동정 중에 언제나
念念念彼佛      생각마다 저 부처님 생각할지니
念到無念處      생각하여 생각이 없는 곳에 이르면
畢竟是阿誰      필경 이 누구인고
홍류동547)【매천 황현】(紅流洞【黃梅▣】)
蒼崖丹刻日紛紛    푸른 벼랑에 붉은 각자刻字 날로 많아지니
此事惟堪下士聞    이는 그저 하사548)의 명성을 알릴 수 있을 뿐
別有人間眞不朽    참으로 변치 않는 이름 인간 세상에 있으니
頭流嵓壑盡孤雲    지금까지도 바위 골짝에 온통 고운이로세549)
압록550)을 지나며【김남파551)】(過鴨綠【金南坡】)
斜暉冉冉我行催    석양이 뉘엿뉘엿 내 발길을 재촉하는데
孤店荊門向岸開    외로운 객점 사립문은 강가 향해 열렸어라

012_0572_c_01L
心月孤圓光呑萬像

012_0572_c_02L光像俱亡復是何物畵圓

012_0572_c_03L四浮歌薛居士

012_0572_c_04L
朝朝役役紅塵路爵位纔高已白頭

012_0572_c_05L閻王不怕金魚帶思量也是虛浮浮

012_0572_c_06L

012_0572_c_07L
金銀玉帛積如丘奴婢眷屬森如麻

012_0572_c_08L臨終獨作孤魂逝思量也是虛浮浮

012_0572_c_09L

012_0572_c_10L
假使說法如雲雨感得天花石點頭

012_0572_c_11L乾惠未能免生死思量也是虛浮浮

012_0572_c_12L

012_0572_c_13L
錦心繡肚風雷溢 [247] 詩千首兮經萬區 [248]

012_0572_c_14L多生增長人我本思量也是虛浮浮

012_0572_c_15L念佛偈

012_0572_c_16L
生滅滅盡處名曰極樂國

012_0572_c_17L其無去來相因開自性蓮

012_0572_c_18L語默動靜中念念念彼佛

012_0572_c_19L念到無念處畢竟是阿誰

012_0572_c_20L紅流洞黃梅▣ [249]

012_0572_c_21L
蒼崖丹刻日紛紛此事惟堪下士聞

012_0572_c_22L別有人間眞不朽頭流 [250] 嵓壑盡孤雲

012_0572_c_23L過鴨綠金南坡

012_0572_c_24L
斜暉冉冉我行催孤店荊門向岸開

012_0573_a_01L馬上靑山三郡出    말 위에 보는 푸른 산은 세 군에 걸쳐 솟았고
鳧前白浪二江來    오리 앞에 흐른 흰 물결은 두 강이 오는 것일세
兒登竹栅穿魚立    아들은 대나무 목책에 올라 물고기를 꿰뚫어 잡고
翁擔柴車伴犢回    아버지는 땔감 실은 수레 끌며 송아지 벗 삼아 돌아온다
漸喜鄕園從此近    예서부터 고향이 가까워 점점 마음이 기뻐지네
家家橙橘擁籬栽    집집마다 사리 탱자와 귤을 울타리 가에 심었구나
송광사를 방문하여【기생 향▣】(訪松廣【妓香▣】)
石逕逶迤細澗通    구불구불한 돌길 지나 작은 시내 건너니
輕裙緩步自生風    가벼운 치마 느린 걸음에 절로 바람이 이네
纔到山門春已晩    산문에 이르러 보니 봄이 벌써 저물어
一山花發兩山紅    한쪽 산에 꽃 피니 양쪽 산이 붉어라
안중근552)【김창강553)】(次安重根【金滄▣】)
平安壯士目雙張    평안도의 장사가 한 쌍의 눈을 부릅뜨고서
快殺邦讎似殺羊    양을 죽이듯 쉽사리 나라의 원수 죽였어라
不死得聞消息好    죽지 못한 이 몸이 좋은 소식을 듣고서
狂歌亂舞菊花傍    국화 곁에서 노래 부르며 미친 듯 춤추노라
길 떠나는 벗에게 부치다554)【조계 기룡】(寄故人行【曹溪騎龍】)
山號鳳頭寺號桐    산은 용두산이요 절 이름은 동사라
名區品物冠吾東    명승지의 경치 우리 동방의 으뜸일세
暮雲一片靑蘿下    푸른 송라 아래엔 한 조각 저녁 구름
晨鐘數聲白月中    흰 달빛 가운데 몇 소리 새벽종
非但溪岑多勝界    산수에 빼어난 곳 많을 뿐 아니라
更奇衲子說玄空    뛰어난 스님이 현묘한 설법을 하네
詩成且欲收花雨    시가 이루어지면 꽃비를 거둬야겠네
恐有漁郞認得紅    어부가 붉은 꽃잎 보고 찾아올지 모르니555)
세태 변화를 탄식하다556)【서구 영평557)】(嘆世變【書九永平】)
萬里洋風動漢濱    만 리 서양 바람이 한강 물가를 흔드니
妖言僞學敗人倫    요사한 말과 거짓 학문이 인륜을 망치누나
豪士貪榮踈後1)策    걸출한 선비들은 영화를 탐내 후일 계책 엉성하고
富翁守貨暗2)前塵    부유한 늙은이는 재물 지키느라 눈앞의 일을 모른다
五更星戰兵先3)酉    오경에 별이 싸우니 군사는 유방酉方에 채워지고
十月雷鳴帝出辰    시월에 우레가 우니 황제가 진방辰方에서 나온다
非山非野歸何處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니니 어느 곳으로 갈거나
唯有弓弓月暮春    오직 늦은 봄에 궁궁만이 있을 뿐일세558)
또(又)
天邊日出沒西冷    하늘 저편에서 해가 솟아 서쪽에 져 싸늘하고
午未光明酉戌傾    오시 미시에는 광명하고 유시 술시에는 기우네
弊衣多垢如金匣    허름한 옷은 때가 많아 마치 금 갑옷처럼 두껍고
破屋無墻便鐵城    담장도 없는 낡은 집이 곧 쇠로 만든 성이로세
非中非下非爲上    가운데도 아니요 아래도 아니요 위도 아니니
獨智獨賢獨在誠    오직 지혜롭고 오직 어질고 오직 성실해야 하네
百梳猶有餘生虱    백 번을 빗질해도 오히려 머리에 이가 생기니
莫作群中最大名    많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큰 명성이 되지 말라

012_0573_a_01L馬上靑山三郡出鳧前白浪二江來

012_0573_a_02L兒登竹栅穿魚立翁擔柴車伴犢回

012_0573_a_03L漸喜鄕園從此近家家橙橘擁籬栽

012_0573_a_04L訪松廣妓香▣

012_0573_a_05L
石逕逶迤細澗通輕裙緩步自生風

012_0573_a_06L纔到山門春已晩一山花發兩山紅

012_0573_a_07L [251] 安重根金滄▣ [252]

012_0573_a_08L
平安壯士目雙張快殺邦讎似殺羊

012_0573_a_09L [253] 死得聞消息好狂歌亂舞菊花傍

012_0573_a_10L寄故人行曹溪騎龍

012_0573_a_11L
山號鳳頭寺號桐名區品物冠吾東

012_0573_a_12L暮雲一片靑蘿下晨鐘數聲白月中

012_0573_a_13L非但溪岑多勝界更奇衲子說玄空

012_0573_a_14L詩成且欲收花雨恐有漁郞認得紅

012_0573_a_15L嘆世變書九永平

012_0573_a_16L
萬里洋風動漢濱妖言僞學敗人倫

012_0573_a_17L豪士貪榮踈後 [254] 富翁守貨暗 [255] 前塵

012_0573_a_18L五更星戰兵先 [256] 十月雷鳴帝出辰

012_0573_a_19L非山非野歸何處唯有弓弓月暮春

012_0573_a_20L

012_0573_a_21L
天邊日出沒西冷午未光明酉戌傾

012_0573_a_22L▼(敞/衣)衣多垢如金匣破屋無墻便鐵城

012_0573_a_23L非中非下非爲上獨智獨賢獨在誠

012_0573_a_24L百梳猶有餘生虱莫作群中最大名

012_0573_b_01L
또(又)
土丁暫呵龍巳頭    토정559)은 용사년560) 벽두에 잠시 꾸짖었나니
落花三月世皆愁    꽃이 지는 3월에 세상이 시름에 잠기리라고
時事紛紛鐘動處    종이 움직이는 곳에 시사는 분분하고
江山寂寂鳥收秋    새가 거둬지는 가을에 강산은 적적하리
錦水花開人共愛    금수에 꽃이 피니 사람들 함께 사랑하고
完山日出淚同     완산에 해 나오니 눈물을 같이 흘리네
於山於水無餘地    산에서나 물에서나 남은 땅이 없으니
千里靑邱表裡周    천 리 청구 땅 안팎이 두루 하나로세
또(又)
日本東出西山沒    해는 본래 동쪽에서 나와서 서산에 잠기나니
午未盛光申酉移    오시 미시에는 몹시 빛나다가 신시 유시에 지지
羊觸秋藩人已動    양이 가을 울타리 들이받으니561) 사람은 이미 움직였고
猿啼春樹鬼難知    원숭이는 봄 나무에서 우니 귀신은 알기 어려워라
一天風雨鷄鳴後    닭이 운 뒤에 온 하늘에 비바람이 가득하고
萬國腥塵犬吠時    개가 짖을 때 모든 나라에 전란이 먼지 일리라
欲識世間生活處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곳을 알고자 하는가
叢林驚鳥下踈籬    우거진 숲에서 놀란 새는 엉성한 울타리로 내려앉느니라
삿된 귀신을 쫓는 시(逐邪詩)
王曰三千諸魍魎    왕은 이르노라 삼천 도깨비 귀신들은
退藏林藪聽吾書    숲속으로 물러나 숨고 내 글을 들으라
奸臣被罪魂爲爾    죄를 받아 죽은 간신의 넋이 너희가 되었고
亂賊當刑鬼作渠    형벌을 당해 죽은 난적의 넋이 너희가 되었으니
邪氣烏能干正氣    삿된 기운이 어찌 바른 기운을 범할 수 있으랴
陰居莫敢犯陽居    음산한 저승 귀신은 양명한 이승을 범할 수 없느니라
如令不去終違命    내 명령대로 떠나지 않고 끝내 명령을 어긴다면
非但桃笞使虎除    복숭아나무 회초리로 칠 뿐 아니라 범을 시켜 제거하리
역대의 전법傳法에 대한 게송(傳鉢歷代頌)
釋迦四七達麽來    석가모니 28대 만에 달마가 왔고
慧可二五臨濟廻    혜가 10대 만에 임제가 돌아왔어라
高峯十七石室闢    고봉 17대 만에 석실이 열렸고
太古二三芙蓉開    태고 6대 만에 부용이 피었네
浮休七染楓嵓樹    부휴에는 일곱 번 풍암의 나무 물들고
應菴六現金蓮坮    응암에는 여섯 번 금련대가 나타났어라
若問牟尼幾世子    만약 석가모니 몇 대인지 묻는다면
七旬六代錦溟洄【茶松子】   76대 후손 금명회562)라 말하리라【다송자】
소새를 지나며【문휘정】(過小塞吟【文徽亭】)
此間可置三韓國    이 지역에는 삼한의 나라 둠직하니
以外元無百越蠻    국경 밖에 원래 오랑캐 나라들 없어라
跛鱉平生邊未到    절름발이 자라는 평생 주변에 오지 못하고
飛禽終日力窮還    나는 새들은 종일 힘이 다해 돌아가누나

012_0573_b_01L

012_0573_b_02L
土丁 [257] 暫呵龍巳頭落花三月世皆愁

012_0573_b_03L時事紛紛鐘動處江山寂寂鳥收秋

012_0573_b_04L錦水花開人共愛 1)完山日出淚同 [19] [258]

012_0573_b_05L於山於水無餘地千里靑邱表裡周

012_0573_b_06L

012_0573_b_07L
日本東出西山沒午未盛光申酉移

012_0573_b_08L羊觸秋藩人已動猿啼春樹鬼難知

012_0573_b_09L一天風雨鷄鳴後萬國腥塵犬吠時

012_0573_b_10L欲識世間生活處叢林驚鳥下踈籬

012_0573_b_11L2)逐邪詩 [20]

012_0573_b_12L
王曰三千諸魍魎退藏林藪聽吾書

012_0573_b_13L奸臣被罪魂爲爾亂賊當刑鬼作渠

012_0573_b_14L邪氣烏能干正氣陰居莫敢犯陽居

012_0573_b_15L如令不去終違命非但桃笞使虎除

012_0573_b_16L傳鉢歷代頌

012_0573_b_17L
釋迦四七達麽來慧可二五臨濟廻

012_0573_b_18L高峯十七石室闢太古二三芙蓉開

012_0573_b_19L浮休七染楓嵓樹應菴六現金蓮坮

012_0573_b_20L若問牟尼幾世子七旬六代錦溟洄

012_0573_b_21L
茶松子

012_0573_b_22L過小塞吟文徽亭

012_0573_b_23L
此間可置三韓國以外元無百越蠻

012_0573_b_24L跛鱉平生邊未到飛禽終日力窮還

012_0573_c_01L
소매가 입산할 때 지은 시(小梅入山作)
入定枯僧終不出    여윈 중으로 선정에 들어 끝내 산을 나오지 않고
白雲如衲掛長松    흰 구름 같은 누더기는 긴 소나무에 걸어 두리라

012_0573_c_01L小梅入山作

012_0573_c_02L
入定枯僧終不出白雲如衲掛長松

012_0573_c_03L此句疑脫一字{編}此詩以下四篇底本在欄
012_0573_c_04L編者移置於此
  1. 1)반야다라般若多羅 : 선종禪宗에서 인도의 27대 조사祖師로 28대 조사인 보리달마菩提達磨에게 전법傳法했다고 한다.
  2. 2)진단震旦은 비록~수밖에 없네 : 진단은 중국의 이칭이다. 고대 인도에서 중국을 동쪽의 해 뜨는 곳에 있는 나라라 하여 이렇게 부른 것이다. 중국 땅은 넓지만 교화하려면 오직 심인心印을 전하는 한 가지 방법만이 있을 뿐이니, 전법傳法한 제자들의 힘으로 교화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3. 3)황금 닭이~줄 알리라 : 황금 닭은 금주金州를 뜻하므로 이는 금주 사람인 남악 회양南岳懷讓을 가리킨다. 한 톨의 쌀은 마조 도일馬祖道一을 가리킨다. 시방十方은 마조 도일이 출가한 한주漢州 시방현十方縣 나한사羅漢寺를 가리킨다. 즉 남악 회양이 마조 도일에게 전법하여 선禪이 크게 번성할 것임을 예언한 것이다.
  4. 4)가는 길~양을 만나고 : 인도에서 길을 가서 바다를 건너가서 양 무제梁武帝를 만날 것이라는 뜻이다. 양梁의 독음이 양羊과 같다.
  5. 5)쓸쓸하게 홀로~몰래 건너가리 : 양 무제를 만났으나 인연이 맞지 않아 양자강을 건너 북위北魏로 갈 것임을 예언한 것이다.
  6. 6)해 아래~쌍의 상마象馬 : 해 아래(日下)는 도성(城)을 뜻하고, 상마는 당시의 용상대덕龍象大德인 보지공寶志公과 부대사傅大士라는 고승을 뜻한다. 즉 도성에서 이 두 사람을 만날 것이라는 예언이다.
  7. 7)두 그루~오래 무성하리 : 두 그루 나무는 ‘林’ 자를 이르고, 어리다(嫰)는 것은 ‘少’ 자를 이르니, 바로 소림사少林寺를 뜻한다. 즉 소림사에서 불법을 크게 펼 것이라는 예언이다.
  8. 8)임제 의현臨濟義玄이 입적할 때 읊었다는 전법게傳法偈이다. 이 게송을 읊은 뒤 “내가 죽은 뒤에 내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소멸되지 않도록 하라.”라고 하니, 상수上首 제자인 삼성三聖이 “어찌 감히 스님의 정법안장을 소멸되도록 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임제가 “후일에 누가 내 정법안장을 물으면 뭐라고 하겠느냐.”라고 하니, 삼성이 할喝을 하였다. 임제가 “내 정법안장이 이 눈먼 놈에게서 멸망하고 말 줄 누가 알았으랴.”라고 하고 이 게송을 읊었다 한다. 『臨濟錄』의 탑기塔記에 의하면 이때가 서기 867년 정월 10일이다.
  9. 9)강 뗏목은~물결 가르고 : 강은 흐름(流)을 뜻하고 뗏목은 버팀(支)을 뜻하며, 옥 같은 물결(玉浪)에서 옥玉은 삼三과 같고 랑浪은 독음이 장藏과 같다. 즉 유지삼장流支三藏을 뜻하는 말이니, 달마를 독살했다고 하는 보리류지菩提流支를 가리킨다. 이 시는 누가 음식에 독을 넣었는지 묻는 데 대해 달마가 게송으로 답한 것이다.
  10. 10)횃불이 금 자물쇠를 연다 : 횃불은 빛남(光)을 뜻하고 금 자물쇠는 통統을 뜻한다. 즉 보리류지와 모의하여 달마를 독살했다고 하는 율사律師 광통光統을 비유한 것이다.
  11. 11)오五와 구口는~내가 없으리 : ‘五’ 자와 ‘口’ 자는 합하면 ‘吾’ 자가 되고, ‘九’ 자와 ‘十’ 자는 ‘卒’ 자가 된다. 즉 보리류지가 나(달마)와 함께 불법을 펴고 마침내 피아彼我가 없게 될 것이란 뜻이다.
  12. 12)소융 선사紹隆禪師가 호구사虎丘寺에 주석하면서 달마達摩, 백장百丈과 개산조開山祖 명교明敎 등의 영정을 모시고 찬贊을 썼다.
  13. 13)호구 소융虎丘紹隆(1077~1136) : 원오 극근圓悟克勤의 문하에서 20년 동안 시봉하고 그의 선법禪法을 이었다.
  14. 14)소융 선사가 호구사의 개산조인 명교 스님의 영정에 쓴 찬이다. 명교는 법명은 설숭契嵩(1007~1072)으로 균주筠州 동산 효총洞山曉聰의 선법을 이었다. 송宋나라 인종仁宗의 칙명으로 가우嘉祐 4년에 자가사紫袈娑와 명교대사明敎大師라는 호를 받았고, 희령熙寧 5년 6월 항주杭州 영은사靈隱寺에서 66세로 입적하였다. 저술로는 유儒·불佛의 근원이 같다는 뜻을 밝힌 「原敎孝論」과 『禪宗定祖圖』, 『傳法正宗記』, 『傳法正宗論』 등이 있다.
  15. 15)안민安民은 강사로 성도成都에서 『楞嚴經』을 강의할 때 소각사昭覺寺에 주석하던 원오 극근 선사를 찾아가서 교외별전敎外別傳의 뜻을 물었으나 선禪의 이치를 알음알이로 이해하는 데 그쳤다. 원오 선사가 촉蜀에서 나와 호북湖北 협산夾山의 영천원寧泉院에 주석할 때 안민은 『楞嚴經』 강의를 그만두고 찾아가서 원오 선사의 법문을 듣고 그제야 대오大悟하였다. 이에 원오 선사는 그를 선방의 제일수좌第一首座로 임명하고 법상에 올라 이 게송을 읊어 칭찬하였다.
  16. 16)구름(雲頭)을 잡아 누르고 : 구름은 식심識心을 비유한 것이다. 『禪要』에 “만약 종과 상전을 판별하지 못하며 보리와 콩을 분간하지 못한다면 부득이 구름을 잡아 누르고 허공 속을 향해서 하나의 본이 되는 상대인上大人을 써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모본을 의지해서 고양이를 그려 가게 하리라.(若是奴郞不辨。 菽麥不分。 抑不得已。 按下雲頭。 向虛空裏。 書一本上大人。 敎諸人依樣畵猫兒去。)”라고 하였다.
  17. 17)양 좌주가~친견했던 일 : 양 좌주는 본래 대강사大講師였는데, 마조 도일을 찾아왔다. 마조가 “무엇으로 강의하는가?”라고 물으니, 양 좌주가 “마음으로 강의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마조가 “마음은 광대와 같고 의식은 광대의 놀이에 장단을 치는 것과 같으니, 그것으로 어떻게 강의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양 좌주가 언성을 높여 “마음이 강의하지 못한다면 허공이 강의합니까?”라고 하니, 마조가 “허공이 오히려 강의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양 좌주가 수긍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는데 마조가 “좌주!” 하고 부르니, 양 좌주가 머리를 돌리는 순간 대오大悟하였다. 양 좌주는 절로 돌아와 강의를 그만두고 문하생들을 해산한 다음 서산西山으로 들어가 종적을 감추었다. 『傳燈錄』 9권 「亮座主章」.
  18. 18)덕교 스님이~찾아간 뜻 : 덕교는 덕산 선감德山宣鑑(782~865)을 가리킨다. 덕산은 원래 『金剛經』 강사였는데 용담 숭신龍潭崇信 스님을 찾아가 문답하고 나오는데 캄캄한 밤중이라 용담 선사가 용심지에 불을 붙여 건네주다가 불을 끄는 순간에 선리禪理를 깨닫고 평생 방棒을 사용하여 납자를 제접하였다.
  19. 19)벽암碧巖 : 원오 극근이 주석하던 호북 협산 영천원의 방장실 편액이다.
  20. 20)봄은 봄조차~봄이 아니요 : 『楞嚴經』에 “봄을 볼 때에 봄은 봄이 아니다. 봄은 봄까지도 여의었으니 봄으로도 미치지 못한다.(見見之時。 見非是見。 見猶離見。 見不能及。)”라고 하였다.
  21. 21)팔환八還을 다~것이 없어라 : 팔환은 여덟 종류의 변화變化한 상相이 모두 제각각 그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楞嚴經』에 “밝음은 태양으로 돌아가고, 어두움은 흑월黑月로 돌아가고, 통함은 창문으로 돌아가고, 가려 막힘은 담장으로 돌아가고, 인연은 분별로 돌아가고, 형상이 없는 것은 텅 빈 데로 돌아가고, 막혀 답답함은 먼지로 돌아가고, 청명함은 갬으로 돌아간다.(明還日輪。 暗還黑月。 通還戶牖。 壅還牆宇。 緣還分別。 頑虛還空。 鬰 還塵。 淸明還霽。)”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楞嚴經』에서는 이 대목을 이어 “모든 돌려보낼 수 있는 것은 자연히 네가 아니지만 돌려줄 수 없는 것은 네가 아니면 누구이겠는가?(諸可還者。 自然非汝。 不汝還者。 非汝而誰。)”라고 하였다. 흑월은 1개월 중 뒤의 15일을 말한다.
  22. 22)벽력이 진동하여~귀머거리가 되었어라 : 백장百丈이 두 번째로 마조馬祖를 뵈니 마조가 불자拂子를 세웠다. 백장이 “이것에 나아가(卽) 작용합니까, 이것을 여의고(離) 작용합니까?”라고 하니, 마조가 불자를 본래 자리에 걸어 두거늘, 백장이 양구良久하였다. 마조가 묻기를 “그대는 훗날 무엇으로 중생들을 이롭게 하려는가?”라고 하자 백장이 불자를 가져다 제자리에 세웠다. 마조가 묻기를 “이것에 나아가 작용하는가, 이것을 여의고 작용하는가?”라고 하니, 백장도 불자를 제자리에 걸어 두었다. 이에 마조가 벽력같은 할喝을 하니, 백장이 3일 동안 귀가 먹었다. 『百丈錄』.
  23. 23)응암應庵 : 법명은 담화曇華(1102~1163)이며, 남송南宋 시대 스님으로 응암은 호이다. 호구 소융의 선법을 이었다. 그가 개당開堂할 때 시중법어示衆法語를 대혜 종고가 보고 극구 칭찬하여 이 게송을 써 주었다.
  24. 24)대혜 종고大慧宗杲(1089~1163) : 송나라 때 임제종臨濟宗 양기파楊岐派 원오 극근의 법사法嗣로, 경산徑山 능인선원能仁禪院에서 선풍禪風을 크게 떨쳐 임제 의현의 재흥再興이라 일컬어졌다. 시호는 보각선사寶覺禪師이다.
  25. 25)양기楊歧 : 임제종 양기 방회楊歧方會(992~1049)의 법맥을 말한다.
  26. 26)대수大隋 : 대수사大隋寺에 주석하던 남당 원정南堂元靜(1065~1135)을 가리킨다.
  27. 27)석두 자회石頭自回는 대대로 석공 집안의 아들로 『法華經』을 외는 소리를 듣고 마음속으로 외우다가 출가하여서도 『法華經』을 외우며 석공 일을 하였다. 그러다가 남당 원정으로부터 조주감파趙州勘婆 화두를 받아 정진하던 중 망치가 돌에 부딪쳐 불꽃이 이는 것을 보고 문득 대오하고 남당 원정에게 이 게송을 바쳤다.
  28. 28)삼군이 출동하지도~마각馬脚을 드러내었는데 : 조주 선사趙州禪師(778~897)를 찾아 그가 주석하는 오대산을 찾아가는 선승禪僧들이 오대산 입구의 주막집 노파에게 길을 물으면, 그 노파는 “곧바로 가세요(驀直去).”라고 일러 주고 그 스님이 가르쳐 준 대로 몇 걸음 걸어가면 “훌륭한 스님이 또 이렇게 가는구나!”라고 하였다. 이 사실을 들은 조주 선사가 “내가 그대들을 위해 그 노파를 감파勘破하겠다.”라고 하고 선승들과 똑같이 물으니, 노파도 똑같이 일러 주었다. 조주 선사가 돌아와 대중에게 “내가 그대들을 위해 노파를 감파하였다.”라고 하였다. 선승들에게 ‘곧바로 가라’고 이른 노파를 두고 선승들을 속이려는 마각을 드러냈다고 한 것이다.
  29. 29)회암 이광晦庵邇光(?~1155) : 민현閩縣 사람으로 원오 극근, 불심 본재佛心本才 등 선지식들을 참방하다가 광인사廣因寺에 주석하던 대혜 종고의 문하에서 대오하고 이 게송을 바쳤다.
  30. 30)동산 양개洞山良价가 “무정물無情物이 설법을 하면 누가 들을 수가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운암 담성雲巖曇晟(782~841)이 “무정물이 듣지.”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동산이 “스님은 들으실 수가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운암은 “만일 내가 듣는다면 너는 나의 설법을 듣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동산이 “저는 화상의 설법을 듣지 못합니다.”라고 하자 운암이 불자拂子를 들고 “이 소리를 듣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동산이 다시 “듣지 못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운암이 “너는 나의 설법도 알아듣지 못하는데, 하물며 생명 없는 사물의 설법을 듣겠는가?”라고 하고 “아미타경에 물과 새와 나무가 모두 염불念佛하고 염법念法을 한다는 말을 읽어 보지 못했는가?”라고 하니, 동산은 깨닫고 이 게송을 지어 바쳤다고 한다.
  31. 31)동산 양개洞山良价(807~869) : 속성은 유兪씨이고, 절강성浙江省 회계會稽 사람으로 운암 담성의 법을 이었다. 중국의 오가칠종五家七宗 가운데 조동종曹洞宗의 개조改組이다.
  32. 32)동산이 “화상께서 별세하신 뒤에 어떤 사람이 스승의 참모습을 그릴 수 있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습니까?”라고 하니, 운암이 “단지 그에게 ‘바로 이것이다’라 하라.”라고 하였는데, 동산이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동산이 그 후에 물을 건너다가 물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보고 깨닫고 이 게송을 읊었다.
  33. 33)당唐 측천무후則天武后가 당대의 고승인 혜안 국사惠安國師(582~709)와 신수 대사神秀大師의 법력을 시험하기 위해 목욕을 시키면서 궁중의 미녀에게 시중을 들게 하였는데, 혜안 국사만이 태연하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에 측천무후가 탄복하여 이 게송을 읊어 찬탄했다고 한다.
  34. 34)한 명제漢明帝 때 불법佛法이 중국에 처음 들어왔다. 영평永平 14년(서기 71년) 정월 15일에 백마사白馬寺 남문에 불교 경전과 도교 경전을 모아 놓고 태웠는데 도교 경전은 다 타고 불교 경전만 타지 않고 남았기에 후인들이 그곳에 분경대焚經臺를 세웠다고 한다. 이 시는 『翻譯名義集』에 실려 있고 당 태종이 지은 것이라 하지만 후인의 위작僞作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35. 35)푸른 소가~부질없이 말하지만 : 춘추시대 진秦나라 때 푸른 소를 탄 노자老子가 함곡관函谷關을 지나다가 함곡관령函谷關令인 윤희尹喜에게 『道德經』을 써 주고 떠났다고 한다. 『史記』 권63.
  36. 36)흰 말은~땅에서 왔어라 : 후한後漢의 명제明帝 때 인도의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황제가 보낸 사신의 요청으로 『四十二章經』을 백마에 싣고 와서 불법을 중국에 처음 전파하였고, 이에 백마사라는 절을 지었다고 한다. 『洛陽伽藍記』 권41 「白馬寺」.
  37. 37)법안法眼 : 법안 문익法眼文益(885~958). 절강성 여항餘杭 출신으로, 7세에 출가하여 20세에 구족계를 받았다. 희각希覺 율사 밑에서 계율을 익히고, 유학과 문학을 배웠으며, 나한 계침羅漢桂琛을 만나 깨침을 얻고는 선법을 이어받았다. 오가칠종의 하나인 ‘법안종法眼宗’을 창시하고 종풍을 떨쳤다.
  38. 38)숭혜崇慧(?~779) : 당 측천무후 때의 승려로 우두산牛頭山 위 선사威禪師의 법사法嗣이며 천주사天柱寺에 주석하였다.
  39. 39)당나라 때 이원李源이 승려 원관圓觀과 교분이 두터웠다. 두 사람이 형강荊江으로부터 삼협三峽으로 오르다가 동이로 물을 긷고 있는 한 여인을 보고는 원관이 “이 여인이 내가 몸을 맡길 곳이다. 12년 후 항주杭州 천축사天竺寺 밖에서 그대와 서로 만나자.”라고 하고는 그날 밤에 죽었다. 그리고 12년 후 이원이 원관과 약속한 장소에 가니 한 목동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40. 40)구당瞿塘 : 중국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과 호북성湖北省 의창현宜昌縣 사이에 있는 삼협三峽의 하나로, 양쪽 언덕이 절벽이고 강의 흐름이 급하다.
  41. 41)투자投子(819~914) : 당나라 때 선사禪師로 법명은 대동大同이다. 속성이 유劉로서 서주舒州 회령현懷寧縣 출신이다. 취미 무학翠微無學에게 참학參學하였고 투자산投子山에 은거하였다. 투자산은 지금의 안휘성安徽省 동성현桐城縣에 있는 산이다.
  42. 42)양걸楊傑(?~?) : 송宋나라 무위군無爲軍 사람으로 자는 차공次公, 호는 무위자無爲子이다. 선禪에 조예가 깊고 만년에는 정토淨土 수행을 하였다. 신종神宗 말년에 태상太常으로서 예악禮樂의 일을 의논하는 데 참여하였는데, 예부 시랑 범진范鎭과 논의가 맞지 않았다. 저서로 『無爲集』, 『樂記』 등이 있다.
  43. 43)외짝 신발에~장의 소가죽 : 영정에 그려진 투자의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한 짝 신발만 신고 소가죽을 걸친 모습이었을 듯하다.
  44. 44)한밤중에 기름~영감이 웃으니 : 조주 종심趙州從諗이 투자를 찾아갔을 때 투자는 기름을 짜서 파는 일을 하고 있었다. 투자가 기름 단지를 들고 오는 것을 보고 “투자의 명성을 들은 지 오래인데 막상 와 보니 단지 기름 장수 영감이구려.”라고 하니, 투자가 “그대는 기름 장수 영감만 보고 투자는 알지 못하는구려.”라고 하였다. 이에 조주가 “어떤 것이 투자요.”라고 하니, 투자가 기름병을 들고 “기름이요, 기름이요!”라고 하였다.
  45. 45)요원了元은 송나라 선사로 법호는 불인佛印(1020~1086)이고 40년 동안 운거산雲居山에 은거하다가 여산廬山 금산사金山寺에 주석하였다. 동파東坡는 북송北宋의 문호文豪인 소식蘇軾(1037~1101)의 호이다. 동파가 황주黃州로 귀양 와서 요원과 교유하였다. 당唐나라 때 조왕趙王이 조주 종심趙州從諗을 찾아가자 조주는 걸상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맞이하였고 조왕이 보낸 신하가 오자 산문 밖까지 나가서 맞이하였다. 동파가 금산사로 찾아갈 때 동파는 미리 편지를 보내 조주가 했던 것처럼 자기를 맞이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동파가 금산사에 가니 요원은 이미 산문 밖에 나와 있었다. 이에 동파가 웃으며 “스님의 공부가 조주 스님에 미치지 못하는군요.”라고 하니, 요원이 웃으며 이 게송으로 답하였다.
  46. 46)금산金山 : 금산사에 주석하고 있던 요원 자신을 가리킨다.
  47. 47)백시伯時는 송나라 이공린李公麟(1049~1106)의 자字이다. 만년에 용면산龍眠山에 살면서 자호自號를 용면거사龍眠居士라 하였다. 박학博學하고 서화書畫에 능했는데, 특히 인물화와 말(馬) 그림을 잘 그렸다. 동파 소식과 친했다. 이공린이 요원의 화상을 그려 주는데 요원이 웃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화상이 다 그려지자 요원이 자찬自贊으로 이 시를 화상에 썼다.
  48. 48)천상天上의 석기린石麒麟 : 남조南朝 양梁나라의 문인 서능徐陵이 나이 겨우 두어 살 되었을 적에 고승 보지공寶誌公이 그의 정수리를 어루만지면서 말하기를, “천상의 석기린이로구나.(天上石麒麟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문재文才 뛰어난 남의 자제를 칭찬하는 말로 쓰인다. 『陳書』 권26 「徐陵傳」.
  49. 49)운거도자雲居道者 : 운거는 은거와 같은 뜻이다. 즉 은거하여 도를 닦는 사람이란 말로, 요원 자신을 가리킨다.
  50. 50)꽃을 들어서~밝히지 않고 : ‘大事’는 도道를 깨닫는 일을 가리킨다. 석가가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꽃을 들어 보임으로써 심인心印을 전했던 것처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51. 51)법운 만회法雲萬回(632~711) : 당나라 때 승려이다. 고종高宗 때 득도得度하여 승려가 되었고, 측천무후가 금의錦衣를 하사하고 법운공法雲公이란 법호를 주었다. 경운景雲 2년에 입적하니, 세수가 80세이다. 사도괵국공司徒虢國公이 추증되었다.
  52. 52)황룡黃龍(1025~1100) : 황룡 혜남黃龍慧南의 법사法嗣인 황룡 조심黃龍祖心을 가리킨다. 법호는 회당晦堂이고 시호는 보각普覺이다.
  53. 53)세 벌의 납의 : 승려가 일에 따라 달리 입는 대가사大袈裟, 칠조가사七條袈裟, 오조가사五條袈裟의 세 가지 가사를 가리킨다. 이를 삼사의三事衣 또는 삼의三衣라 한다.
  54. 54)영남의 노능盧能 : 육조六祖 혜능慧能을 가리킨다. 혜능은 중국의 오령五嶺 남쪽인 영남 사람으로, 5조 홍인弘忍으로부터 의발衣鉢을 전수받은 뒤에도 시기하는 자들을 피해서 허름한 차림으로 숨어 살았다. 여기서는 행색이 허름하면서 도道가 있는 은자隱者를 뜻하는 말로 썼다.
  55. 55)법연法演(1024~1104) : 송나라 때 임제종 양기파의 오조 법연五祖法演을 가리킨다.
  56. 56)원조元照(1049~1116) : 송나라 때 율종律宗의 승려로 처음에는 혜감慧鑑 율사에게 계율을 배우고, 후에 신오 처겸神悟處謙에게서 천태天台의 교학敎學과 지관止觀을 배웠다. 늘 베옷을 입고 석장을 끌며 발우를 들고 시가에서 걸식했다고 한다. 시호는 대지大智이다.
  57. 57)양무위楊無爲 : 송나라 양걸楊傑을 가리킨다. 그의 호가 무위자無爲子이다. 주 42 참조.
  58. 58)장천각張天覺(1043~1121) : 송나라 장상영張商英의 자가 천각天覺이고 호는 무진거사無盡居士이다. 원우元祐 6년에 장상영이 강서江西 조운사漕運使로 분녕分寧 지방을 지날 때 도솔 종열兜率從悅 등 다섯 선사禪師가 그를 맞이하였다. 이에 장상영이 이 게송을 지어서 다섯 선사에게 거양擧揚하도록 하였는데, 도솔 종열의 답이 가장 뛰어났다.
  59. 59)도솔 종열兜率從悅(1044~1091)은 임제종 황룡파黃龍派의 고승으로 시호는 진적선사眞寂禪師이다. 장상영이 도솔 종열을 찾아가 문답하다가 “천칠백공안千七百公案 중 덕산탁발화德山托鉢話에만 의심이 납니다.”라고 하니, 도솔 종열이 “덕산탁발화에 의심이 난다면 다른 것들도 알음알이로 안 것입니다. 어찌 크게 안락한 경지에 이르겠습니까.”라고 하였다. 하루는 장상영이 새벽에 요강을 발로 차서 엎는 순간 덕산탁발화를 깨닫고 이 게송을 지어 보였다. 덕산탁발화는 다음과 같다. 당나라 때 선사 덕산 선감德山宣鑑(782~865)이 하루는 발우를 들고 오는데 제자 설봉雪峯이 “노스님이 종도 치지 않고 북도 울리지 않았는데 발우를 들고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하니, 덕산이 바로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설봉이 이 일을 암두巖頭에게 말하니, 암두가 “대단하신 덕산이 말후구末後句를 모른다.”라고 하였다. 덕산이 이 말을 듣고 시자를 시켜 암두를 불러 놓고 “자네가 나를 긍정하지 않는가?”라고 하니, 암두가 덕산에게 귓속말로 들리지 않게 말하자 덕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 날 덕산이 법상에 올랐는데 과연 보통 때와 달랐다. 암두가 법문하는 승당僧堂 앞에서 손뼉을 치며 큰소리로 웃으며 말하기를 “기쁘다, 노스님이 말후구를 알았으니, 이후 천하의 누구도 그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단지 3년만 세상에 살 것이다.”라고 하였다.
  60. 60)이 시는 ‘내전행內前行’이라는 제목으로 『古文眞寶前集』에 실려 있는데 송나라 휘종徽宗 대관大觀 4년(1110)에 장상영이 재상이 된 것을 축하해 당경唐庚이란 사람이 지은 것이다. 원래는 12구句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앞의 4구만 수록되어 있다.
  61. 61)선마宣麻 : 당·송 시대에 장상將相을 임명할 때에 흰 마지麻紙에 조서詔書를 써서 공포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재상의 임명장을 말한다.
  62. 62)중사中使 : 궁중에서 보낸 사자使者이다.
  63. 63)문창대文昌臺 : 상서성尙書省의 이칭이다. 당나라 때 측천무후가 상서성의 명칭을 문창대로 고쳤다.
  64. 64)청료淸了(1089~1151) : 송나라 때 조동종曹洞宗의 승려인 진헐 청료眞歇淸了로 단하 자순丹霞子淳의 법사法嗣이다. 그가 지은 「無盡燈記」라는 글의 말미에 혹자의 말을 가설하여 “지금 일상생활 중의 견문각지見聞覺知가 필경 등燈인가, 등이 아닌가? 필경 거울인가, 거울이 아닌가?”라고 묻고 이 시로 자답自答하였다.
  65. 65)목암 법충이 행각하던 중에 몇 아름 되는 큰 고목이 들불에 타고도 한 길 넘게 남았는데 그 안이 텅 비고 깨끗한 것을 보고 그 속에 들어가 열흘이 넘도록 앉아 있으니, 원근의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 구경하기에 이 게송을 남겼다.
  66. 66)목암 법충牧庵法忠(1084~1149) : 송나라 때 승려로 임제종 양기파 용문 청원龍門淸遠의 법사法嗣이다.
  67. 67)단산丹山 : 『山海經』에 나오는 전설상의 산 이름으로 이곳의 굴에 봉황이 사는데 그 깃털이 오색五色이라 한다.
  68. 68)뭇 별들이~것 같네 : 『論語』 「爲政」에서 공자孔子가 “덕으로써 정치하는 것이 비유하자면 북신이 제자리에 있으면 뭇 별들이 그곳으로 향하는 것과 같다.(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而衆星共之。)”라고 한 것을 차용하였다. 북신은 하늘의 북쪽 축으로, 이 북신에 가장 가까운 별이 북극성이다. 뭇 별들이 마치 신하가 임금을 공경하듯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선회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북신을 밝은 달로 바꾼 것은 운韻을 맞추기 위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69. 69)보암 인숙普庵印肅(1115~1169) : 송나라 때 승려로 임제종 양기파의 목암 법충에게서 심인心印을 얻었고 『華嚴合論』을 읽다가 대오大悟했다고 한다. 시호는 보암적감묘제정각소황선사普庵寂感妙濟正覺昭貺禪師이다.
  70. 70)이 게송은 『華嚴合論』을 읽다가 지은 게송이 아니라 어느 날 방장실의 서쪽 벽에 쓴 게송이다.
  71. 71)비가 왔다~구름 생기거늘 : 비가 오고 날이 개고 구름이 생기는 현상들이 마음이라는 보배 구슬에 비친 형상들이라는 뜻이다.
  72. 72)구슬 잃은 : 황제黃帝가 적수赤水 북쪽을 노닐다가 돌아오는 길에 현주玄珠라는 구슬을 잃어버렸는데, 아무도 찾지 못했고 상망象罔이 찾아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주는 진리를 비유하고 상망은 무심無心을 비유한 것이다. 『莊子』 「天地」.
  73. 73)가관 대사可觀大士(1092~1182) : 송나라 때 고승인 일념해공존자一念解空尊者이다. 그의 이름이 가관可觀이고 자는 의옹宜翁이며 호는 죽암竹庵이다. 송나라 효종孝宗 건도乾道 7년(1171)에 승상 위기魏杞의 요청을 받고 북선천태사北禪天臺寺로 와서 주석하게 되었는데, 절에 들어온 날이 바로 중구절인 9월 9일이라 법좌法座를 가리키며 이 게송을 읊었다.
  74. 74)금金나라 장종章宗 승안承安 2년(1197)에 큰 가뭄이 들고 도적이 일어나자 장종이 특별히 만송萬松을 불러 앙산仰山에 주석하게 했는데, 만송이 승당升堂하여 이 게송을 읊었다. 만송은 남송南宋 때 조동종의 고승인 행수行秀(1166~1246)의 호이다. 만송노인萬松老人으로 일컬어진다. 저서로 『從容錄』이 있다.
  75. 75)성탕成湯은 넓고~그물을 펼치시고 : 어진 성군聖君의 정사를 비유한 것이다. ‘넓고 넓은 하늘 그물’은 『老子』 73장의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글지만 놓치지 않는다.(天網恢恢。 疎而不失。)”에서 온 말이다. 성탕은 상商나라를 개국한 임금인 탕湯을 이르는 말로 여기서는 장종을 성탕에 비겼다. 어떤 사람이 그물을 사면四面으로 쳐 놓고 천지 사방의 금수禽獸들을 모두 자기 그물로 들어오게 해 달라고 축원하는 것을 보고, 탕이 그 그물의 삼면三面을 터 버리고 다시 축원하기를, “왼쪽으로 갈 놈은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갈 놈은 오른쪽으로 가고, 내 명을 따르지 않는 놈은 내 그물로 들어오너라.”라고 했더니, 제후들이 이 사실을 듣고 그의 성덕을 찬양하였다 한다. 『史記』 권3 「殷本紀」.
  76. 76)여망呂望은 달~일 드무네 : 훌륭한 인재가 조정에 등용되어 태평한 세상이 되었음을 뜻한다. 그의 본성은 강씨姜氏인데 그의 선대가 여呂에 봉해졌기 때문에 여상呂尙이라 했다. 노년에 위수渭水의 북쪽에서 낚시하며 은거하고 있었는데, 문왕文王이 사냥을 나갔다가 만나 보고는 크게 기뻐하여 “우리 태공이 그대를 바란 지 오래이다.(吾太公望子久矣)”라고 했으므로 태공망太公望이라 불리고 여망이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강태공姜太公으로 더 알려져 있다. 『史記』 권32 「齊太公世家」.
  77. 77)이 시의 원제목은 ‘고의古意’이고 『古文眞寶前集』에 실려 있다.
  78. 78)퇴지退之 : 당나라 때 문호文豪 한유韓愈의 자이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첫째로 일컬어진다.
  79. 79)『大方等大集經』의 긴 게송에서 앞의 네 구句만 인용하였다.
  80. 80)금金나라 세종제世宗帝 : 금나라 5대代 군주로 이름은 완안옹完顔雍(1123~1189)이다.
  81. 81)이고李翶(774~836) : 당나라 때 문장가이다. 그가 낭주자사朗州刺史로 있을 때 약산 유엄藥山惟儼(745~826)을 방문하여 “무엇이 도道입니까?”라고 물으니, 약산이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이고가 이 게송을 지었다.
  82. 82)규산圭山 : 규봉 종밀圭峰宗密(780~841)이다. 그는 사천성四川省 과주果州 출신으로 속성은 하何씨이다. 어려서부터 유학을 공부했는데, 28세에 과거시험을 보러 가다가 도원道圓 화상의 법석에 참여한 인연으로 출가하였다. 그는 당시에 유행하던 여러 학파의 사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기존의 유교나 도교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정리한 사상가였다. 828년에는 문종으로부터 자의紫衣와 대덕大德이라는 호를 받았으며, 배휴裵休의 귀의를 받았다. 특히 원각경에 밝았으며, 『圓覺經科文』·『圓覺經纂要』·『圓覺經大疏』·『圓覺經大疏鈔』를 저술하였다.
  83. 83)불등 수순佛燈守珣(1079~1134) : 송나라 때 임제종 양기파의 승려로 태평산太平山 지해사智海寺의 불감 혜근佛鑑慧懃 회상에서 49일 동안 용맹정진하다가 혜근이 법상에 올라 “삼라만상이 모두 한 법이 도장 찍은 것이다.”라고 한 말을 듣고 개오開悟하였다. 수순이 자신의 견처見處를 말하자 혜근이 당나라 때 영운 지근靈雲志勤이 복사꽃을 보고 견성한 일을 들어서 “영운이 ‘복사꽃을 한 번 본 뒤로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는데, 무엇이 그가 의심하지 않은 곳인가?”라고 물었다. 수순이 “화상께서 노파심이 간절함을 깊이 알겠습니다.”라고 하니, 혜근이 수긍하였다. 이에 수순이 이 게송을 지어 혜근에게 바쳤다.
  84. 84)이 게송의 작자는 남당 원정(1065~1135)의 법사法嗣인 우구 거정愚丘居靜이다. 이 게송은 우구 거정이 대중에게 설법하기를 “참학參學의 지극한 요체는 선사先師이신 남당南堂이 말씀하신 최초구最初句 및 말후구末後句를 벗어나지 않으니, 이것을 투과透過하면 일생의 일을 마칠 것이다. 혹여 그렇지 못하면 다시 그대들에게 십문十門을 나누어 보여 주겠다. 첫째는 모름지기 교외별전敎外別傳이 있음을 믿어야 하며, 둘째는 모름지기 교외별전이 있음을 알아야 하며, 셋째는 모름지기 무정설법無情說法과 유정설법有情說法이 둘이 아님을 알아야 하며, 넷째는 모름지기 자기 성품을 손바닥 안의 물건을 보듯이 또렷하고 분명하게 보아 모든 전지田地에 평온하고 주밀周密해야 하며, 다섯째는 모름지기 법안法眼을 갖추어 결택決擇해야 하며, 여섯째는 모름지기 조도鳥道와 현로玄路를 갈 수 있어야 하며, 일곱째는 모름지기 문文과 무武를 겸비해야 하며, 여덟째는 모름지기 사邪를 꺾고 정正을 드러내야 하며, 아홉째는 모름지기 대기대용大機大用을 갖추어야 하며, 열째는 이류異類 속에 갈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에 한 학자學者가 이 십문에 각각 게송을 지어 거정居靜에게 드리니, 거정이 이 게송을 읊어 보여 주었다.
  85. 85)작자作者 : 높은 경지에 오른 대가大家를 뜻한다.
  86. 86)간당 행기簡堂行機(1113~1180) : 절강성 태주台州 출신으로 속성은 양楊씨이다. 호국 경원護國景元의 법을 이었다.
  87. 87)만년창萬年倉 : 송나라 때 요응룡饒應龍이 만든 큰 곡식 창고이다.
  88. 88)대사로부터 심인을 전수받을 때부터 : 배휴가 홍주洪州에 있는 황벽黃蘗을 청하여 고안高安의 황벽에 머물게 하였다.
  89. 89)문희 대사文喜大師 : 당나라 때 선사禪師인 무착 문희無着文喜(821~900)를 가리킨다. 무착 문희가 오대산으로 문수보살을 친견하러 갔을 때 문수보살의 시자인 균제 동자均提童子가 이 게송을 읊어 주었다고 한다.
  90. 90)원우元祐 : 송나라 때 선사禪師 운거 원우雲居元祐이다. 여산廬山에 노닐다가 남강 태수南康太守의 청을 받아 옥간사玉澗寺에 주석할 때 서왕徐王이 그의 명성을 듣고 조정에 상주上奏하여 자색紫色 가사를 하사하게 되자 이 시를 써서 사양하였다.
  91. 91)수산首山 : 오대五代 말엽에서 송나라 초엽에 임제종 풍혈 연소風穴延沼의 법사法嗣인 수산 성념首山省念(925~993)이다.
  92. 92)장무진張無盡 : 주 58 참조.
  93. 93)무봉탑無縫塔은 이음새가 없는 탑이라는 말이다. 당나라 때 숙종肅宗 황제가 국사國師인 남양 혜충南陽慧忠에게 문병하면서 “스님께서 돌아가신 뒤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오?”라고 하니, 혜충이 “무봉탑을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숙종이 “탑의 모양을 말해 주십시오.”라고 하니, 혜충이 한참 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 아시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숙종이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니, 혜충이 “저의 법제자法弟子로 탐원耽源이란 이가 있는데 그가 뜻을 알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혜충이 입적한 뒤 숙종이 탐원을 불러 그 뜻을 물으니, 탐원이 이 게송을 읊었다.
  94. 94)응진應眞 : 당나라 때 남양 혜충의 법사法嗣인 탐원 응진耽源應眞이다.
  95. 95)유리 궁전~선지식이 없어라 : 국사國師인 혜충이 이제 궁궐에 없다는 말이다. 즉 온 우주가 그대로 혜충의 무봉탑이니, 궁궐에 혜충이란 국사가 따로 없다는 뜻이다.
  96. 96)용계龍溪 : 송나라 우문허중宇文虛中의 호가 용계거사龍溪居士이고 자는 숙통叔通이다. 그는 질병 없이 108세 장수하고 가부좌를 한 채 이 임종게를 쓰고 세상을 떠났다 한다.
  97. 97)당시의 주장이~인연이 있어라 : 송나라 휘종徽宗 때 동관童貫 등이 여진女眞과 연합하여 거란을 협공하자고 건의하는 것을 우문허중이 극력 반대한 일을 회상하고, 지금 이 불성佛性의 작용에 다른 인연이 있어 세상을 떠난다는 뜻인 듯하다.
  98. 98)불조佛照 : 송나라 임제종 대혜 종고의 제자인 육왕 덕광育王德光(1121~1203)의 사호賜號이다.
  99. 99)정주 보조鄭州普照 : 금金나라 승려로 정주鄭州 보조사普照寺에 주석한 불광 도오佛光道悟를 가리킨다.
  100. 100)송원松源 : 송나라 원오 극근의 5세 법손法孫인 송원 숭악松源嵩嶽(1139~1203)이다.
  101. 101)이 시는 『別譯雜阿含經』에 보인다.
  102. 102)건문군建文君 응능應能 호號 노불老佛 : 명明나라 혜종惠宗 건문제建文帝는 태조 주원장朱元璋의 장손長孫으로 2대代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나 숙부인 연왕燕王 영락제永樂帝에게 황위를 빼앗겼다. 그의 최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연왕의 군사가 남경南京을 포위했을 때 궁궐에 불을 질렀는데 그 불에 타 죽었다는 설이 있고, 남경을 빠져나와 양자강에 투신했다는 설이 있고, 도사道士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설은 승려가 되어 중국 곳곳을 다니다가 영락제의 증손자인 정통제正統帝 정통正統 5년(1440)에 이르러 신분이 알려져 북경에 돌아가서 살다가 1445년에 죽었다고 한다. 그가 승려일 때 법명이 응능이고 법호가 노불이었다 한다. 이 시는 그가 북경의 궁궐에 돌아갈 때 읊은 것이라 한다.
  103. 103)아육왕이 만들기~찾아왔던 것이지 : 『三國遺事』에 다음과 같은 고사가 기록되어 있다. 신라 진흥왕眞興王 때 황룡사皇龍寺를 지은 뒤 얼마 안 있어 하곡현河曲縣의 사포絲浦, 즉 지금의 울주蔚州 곡포谷浦 바다에 한 큰 배가 나타나 정박했기에 살펴보니 첩문牒文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보니 인도의 아육왕阿育王(아소카 왕)이 황철黃鐵 5만 7천 근斤과 황금 3만 푼을 모아 석가삼존상釋迦三尊像을 주조하려다가 이루지 못하고 배에 실어 바다에 띄우며 “바라건대 인연 있는 나라 땅에 이르러 장륙丈六의 존용尊容을 이루시기를 바란다.”라고 축원한 것이었다. 이와 함께 한 부처님과 두 보살님의 존상尊像도 함께 배에 실려 있었다. 고을의 아전이 이 사실을 조정에 보고하니, 그 고을의 성 동쪽 넓은 곳에 동축사東竺寺를 짓게 하고 그 삼존불을 모셔 안치하였다. 그리고 그 황철과 황금은 수도인 경주로 가져와 대건大建 6년(574) 3월에 장륙존상丈六尊像을 주조하게 하였다. 일은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아육왕이 보낸 배는 인도와 중국 등 많은 곳을 두루 거쳤으나 불상을 만들지 못했는데, 신라에 와서 불상이 잘 조성되었다. 그 후에 자장慈藏이 중국에 가서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했는데, 문수보살이 “너희 나라 황룡사는 바로 석가와 가섭불이 강의하던 곳으로 연좌석宴坐石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래서 천축의 무우왕無憂王(아소카 왕)이 황철을 모아 바다에 띄웠는데, 1천 3백여 년 뒤에야 너희 나라에 이르러서 불상이 이루어져 그 절에 모셨다.”라고 하였다.
  104. 104)연좌석宴坐石 : 황룡사에 있던 바위로 높이는 5~6척이고 둘레는 세 아름쯤 되며 그 윗부분이 평평한데, 과거 세상에 가섭불迦葉佛이 앉았던 곳이라 한다.
  105. 106)내일 아침에는~섬돌을 만들어야겠네 : 『三國遺事』에 다음과 같은 고사가 있다. 신라 진평왕은 신장이 11척이나 되는 거구였다. 진평왕이 하루는 궁궐에 있는 절인 내제석궁內帝釋宮에 행차하여 섬돌을 밟는 순간 돌 세 개가 함께 부러졌는데, 왕이 좌우의 사람들에게 “이 돌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고 그대로 두어, 후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라.”라고 하였다. 이것이 신라 도성 안에 있던 다섯 개의 부동석不動石 중의 하나이다.
  106. 107)신라 경덕왕景德王 때 한기리漢岐里에 사는 희명希明이란 여자 아이가 태어난 지 5년 만에 갑자기 눈이 멀었는데 그의 어머니가 이 아이를 안고 분황사 좌전左殿 북쪽 벽에 그려진 천수관음千手觀音 앞에 가서 시력을 회복하게 해 달라는 뜻을 담은 노래를 지어 부르게 했더니, 멀었던 눈이 밝아졌다고 하는 고사를 읊은 것이다.
  107. 108)고운顧雲(?~894) : 당나라 학사學士로 자는 수상垂象이며, 874년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과 같은 해에 과거에 급제하여 회남 절도사淮南節度使 고변高騈의 종사관이 되었다. 최치원이 신라로 돌아갈 때 이 시를 지어 주었다.
  108. 109)화살 한~대책을 맞추었네 : 과거에 급제했음을 뜻한다. ‘금문金門’은 ‘금마문金馬門’의 준말이다. 한나라 미앙궁未央宮의 문으로 학사들이 대조待詔하던 곳이다. ‘대책을 맞춘다’는 한나라 때 과거에서 인재를 뽑을 때 경서經書의 의의疑義와 시무時務에 대한 문제의 답안을 책策에 써서 올리게 하여 그 사람의 우열을 결정하는 제도이다.
  109. 110)소뿔 위에~삼매경을 펼쳤고 : 원효가 왕명을 받아 『金剛三昧經』의 소疏를 쓸 때 소를 타고 다니면서 소의 두 뿔 사이에 벼루와 붓을 놓고 길거리를 다니면서 저술했다 한다.
  110. 111)문 닫힌~돌아보는 그림자뿐 : 원효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들인 설총薛聰이 생전의 모습 그대로 소상塑像을 만들어 분황사에 모셔 두었는데, 설총이 예배하자 소상이 고개를 돌려 보았고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한다.
  111. 112)꽃들 따고~같은 봄빛이로세 : 꽃을 따서 모은다는 것은 『華嚴經』을 공부하여 진리를 터득했음을 비유한 것이다. 종남산終南山은 중국 당나라 수도인 장안長安의 남쪽 산으로 의상義湘이 유학했던 지상사至相寺가 이 산에 있었다. 의상이 신라에 돌아와 태백산 부석사에 주석했다. 즉 중국 종남산에서 지엄知嚴에게 화엄학을 배워 신라에 와서 태백산에서 교학을 폈음을 비유한 것이다.
  112. 113)일찍이 청량산淸凉山에~다 터득했어라 : 청량산은 『華嚴經』에 나오는 화엄의 성지로 중국 오대산을 가리킨다. 칠편七篇과 삼취三趣는 모두 계법戒法을 말한다. 자장慈藏이 중국 오대산에 가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계법을 받아 돌아왔음을 비유한 것이다.
  113. 114)승속 의복을~같이 만들었네 : 자장이 상주上奏하여 신라의 복식服飾을 중국과 같이 바꾼 것을 말한다.
  114. 115)이 시는 밀본 법사密本法師를 예찬한 것으로 『三國遺事』 5권 ‘밀본최사密本摧邪’에 보인다. 내용과 제목이 맞지 않다. 밀본 법사는 신통력이 대단하였으며 은둔하여 거사居士로 살고 있었는데, 김유신金庾信이 이 거사와 교분이 두터웠다. 김유신 집안 사람인 수천秀天이란 사람이 오랫동안 악질에 시달렸는데 김유신이 이 거사를 보내어 진찰하게 하였다. 그런데 수천秀天의 친구인 인혜因惠라는 스님이 찾아와 거사를 보고 멸시하며 신통력을 부려 향로를 들고 주문을 외니 오색구름이 피어나고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이에 거사가 인혜를 앞에 세워 놓고 손가락을 한 번 가볍게 퉁기자 인혜가 공중에 거꾸로 한 길 높이로 솟아올라 오랫동안 그대로 멈추어 있다가 천천히 거꾸로 내려와 머리를 땅에 박고 말뚝처럼 우뚝 서서 사람들이 잡아당겨도 움직이지 않았다. 인혜는 그대로 거꾸로 서서 밤을 새웠고 수천이 청하여 김유신이 거사를 보내 풀어 주게 하니, 인혜가 다시는 재주를 부리지 않았다.
  115. 116)홍자紅紫색이 분분하여~주색을 어지럽히니 : 그럴듯한 사도邪道가 정도正道인 척하는 것을 말한다. 주朱는 정색正色이고 홍자는 간색間色이다. 『論語』 「陽貨」에 공자가 “자색이 주색을 빼앗는 것을 미워한다.(惡紫之奪朱也)”라고 하였고, 『孟子』 「盡心」 下에 “자색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주색을 어지럽힐까 염려해서이다.(惡紫。 恐其亂朱也。)”라고 하였다.
  116. 117)이 시는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다. 이 시의 고사는 『三國遺事』 ‘賢瑜伽’에 보인다. 유가종瑜伽宗의 조사祖師인 대현大賢이 8세기 전반 경주 남산 용장사茸長寺에 살았다. 당시 절에는 미륵彌勒의 장륙석상丈六石像이 있었는데, 대현이 이 장륙석상을 돌면 장륙석상이 대현을 따라 얼굴을 돌렸다고 한다. 그리고 경덕왕景德王 12년(753)에 가뭄이 심하여 대현을 불러 『金光經』을 강설하여 기우제를 지내게 할 때 궁궐의 우물이 다 말랐는데, 대현이 향로를 들고 묵묵히 있자 우물의 물이 일곱 길이나 솟아올랐다. 그래서 그 우물을 금광정金光井이라 하였다.
  117. 118)이 이야기는 『三國遺事』 3권 ‘金官城婆娑石塔’에 보인다. 금관가야金官伽倻의 시조 수로왕首露王의 왕비인 허황후는 이름이 황옥黃玉이고 본래 인도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였는데, 부모의 명을 받아 바다를 건너 동쪽으로 가다가 수신水神이 노하여 파도가 거세게 일기에 되돌아왔다. 왕이 탑을 하나 주면서 싣고 가라고 하여 배에 싣고 무사히 금관가야의 남쪽 바다에 도착하였다. 그 배에는 붉은 돛과 붉은 깃발을 세웠고 탑 외에도 많은 주옥珠玉을 싣고 왔다고 한다. 수로왕이 황옥을 황후로 맞아 나라를 다스린 지 150년이었고 남쪽의 왜구도 진압하였다.
  118. 119)이 시의 고사는 『三國遺事』 ‘海華嚴’에 보인다. 경덕왕 13년(754) 여름에 화엄종華嚴宗의 대덕大德인 법해法海를 불러 황룡사에서 『華嚴經』을 강론하게 하면서 “지난 해 여름에 대현 법사大賢法師를 불러 『金光經』을 강론하게 했더니, 우물물이 일곱 길이나 솟았다.”라고 하니, 법해가 “이는 작은 일이니, 일컬을 게 있겠습니까. 바닷물을 기울여 동악東嶽을 잠기게 하고 서울을 떠내려가게 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오시午時에 강론할 때 법해가 향로를 들고 가만히 있으니, 잠시 후에 대궐의 관리가 달려와 “동쪽 연못이 넘쳐 내전內殿 50여 칸이 떠내려갔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망연자실하자 법해가 “이는 동해물을 기울이려고 먼저 수맥水脈을 불어나게 한 것일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이튿날 감은사感恩寺에서 사람이 와서 “어제 오시에 바닷물이 넘쳐 불전佛殿 계단 앞에까지 밀려왔다가 포시晡時에 도로 빠져나갔습니다.”라고 하였다.
  119. 120)김삼광金三光은 저본에 ‘김이원金二元’으로 되어 있는데, 교감하여 고쳤다. 김유신의 아들이다. 문무왕 6년 병인년(666) 2월에 고구려를 정벌하기 위해 병력을 요청하려고 그와 한림漢林을 사신으로 당나라에 보냈다. 당나라 고종이 그를 불러 좌무위익부 중랑장左武衛翊府中郎將을 삼고 숙위宿衛하였다. 무진년(668) 6월 신라로 돌아올 때 고종이 이 시를 써서 증별贈別하였다.
  120. 121)이 이야기는 『三國遺事』 4권 ‘萬佛山’에 보인다. 신라 경덕왕이 당나라 대종代宗 황제를 위해 만불산이란 가산假山을 만들어 보냈는데 그 솜씨가 지극히 정묘精妙하였기에 대종이 보고 탄복하여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121. 122)모량리牟梁里의 가난한 여인 경조慶祖가 아이를 낳고 대성大城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대성은 집이 너무 가난하여 부자인 복안福安의 집에 들어가 품팔이를 했는데, 그 집에서 밭 몇 이랑을 나눠 주어 겨우 먹고 살 수 있었다. 당시 고승 점개漸開가 흥륜사興輪寺에서 육륜회六輪會를 열고자 하여 보시를 받으러 복안의 집에 왔기에 대성은 베 50필을 보시하였다. 점개가 축원하기를 “하나를 보시하면 1만 배로 보답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니, 대성은 기뻐서 자기 밭을 모두 보시하였다. 그리고 얼마 뒤 대성은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던 날 밤 재상 김문량金文亮의 집에 하늘에서 “모량리에 살던 대성이란 아이가 이제 너희 집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김문량의 아내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으니, 갓난아이가 왼손을 꼭 쥐고 있다가 이레 만에 펴니 ‘대성大城’ 두 글자를 새긴 금간자金簡子가 쥐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름도 그대로 대성이라 하고, 그 어미도 집으로 모셔 와 함께 봉양하였다. 후일에 김대성은 현생의 부모님을 위해서는 불국사佛國寺를 세우고, 전생의 부모님을 위해서는 석불사石佛寺, 석굴암石窟庵을 세웠다. 석불石佛을 조각하고자 큰 돌 하나를 다듬어 감실龕室의 덮개를 만드는데 갑자기 돌이 세 조각으로 쪼개졌다. 대성이 안타깝게 여기다가 어렴풋이 잠들었는데, 밤중에 천신이 내려오더니 감개를 다 만들어 놓고 돌아갔다. 대성은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남쪽 고개로 급히 올라가 향나무를 태우며 천신에게 공양하였다. 그래서 그 고개를 향령香嶺이라 이름하였다.
  122. 123)안향安珦(1243~1306) : 초명은 유裕이고 자는 사온士蘊, 호는 회헌晦軒이다. 고려 말엽에 주자학朱子學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보급한 학자이다.
  123. 124)고려 명종明宗 15년(1185) 병마사兵馬使 유자량庾資諒(1150~1229)이 동굴 앞에서 예불할 때 청조靑鳥가 꽃을 물고 날아와 갓 위에 떨어뜨리니, 유자량이 감동하여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청조는 파랑새인데 원래 선녀仙女인 서왕모西王母의 사자使者라고 한다. 여기서는 청조를 관음보살의 사자로 본 것이다.
  124. 125)원경圓鏡은 고려의 왕자로서 출가한 승려로 당대의 명필이었다. 그의 글씨가 회암사檜巖寺 여러 곳에 남아 있어 금나라 사신이 회암사에 들러서 그 글씨를 보고 이 시를 지었다. 『東國輿地勝覽』 권11 「京畿道楊州牧檜巖寺」.
  125. 126)왕자의 고량~거의 없어라 : 원경의 글씨는 왕자의 기상이 넘쳐 산중의 채식하는 승려의 글씨와는 다르다는 뜻이다.
  126. 127)미친 장지張芝와~도리어 한스럽구나 : 장지는 후한後漢 때 명필로 초서를 잘 써서 초성草聖이라 일컬어졌으며, 회소懷素는 당나라 승려로 초서를 잘 썼던 서예가이다. 장지와 회소는 초서만 잘 써서 글씨에 골격이 약했고 원경의 글씨는 골격이 있어 그들보다 뛰어난데, 출가하여 승려가 되도록 내버려 둔 게 아쉽다는 뜻이다.
  127. 128)원효가 반고사에서 공부할 때 그곳에서 멀지 않은 영취산에 낭지朗智가 머물고 있었다. 낭지가 원효로 하여금 「初章觀文」과 「安身事心論」을 짓게 했는데, 원효가 이 두 글을 완성하여 스승인 낭지에게 보내면서 이 시를 함께 보냈다고 한다. 『三國遺事』 8권에 이 이야기가 보인다.
  128. 129)속세를 멀리~기뻐할 만하지만 : 『新增東國輿地勝覽』 권30 「晉州牧雙溪寺」를 보면, 이 시는 고운이 쌍계사에 있으면서 호원 상인에게 부친 시라고 전해진다고 하였다.
  129. 130)사해가 매우~도안道安을 생각한다오 : 진晉나라 고승高僧 도안이 형주荊州에 와서 명사인 습착치習鑿齒를 만나, “나는 미천 석도안彌天釋道安이요.”라고 하자, 습착치는 “나는 사해 습착치四海習鑿齒요.”라고 답하며 서로 친해졌다는 고사를 차용하였다. 미천은 하늘에까지 닿았다는 말로, 지기志氣가 높음을 비유한 것이고 사해는 지기가 드넓음을 비유한 것이다. 여기서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 주는 호원 대사를 그리워한다는 말이다. 『晉書』 권82 「習鑿齒列傳」.
  130. 131)호리병 속 별천지別天地 : 후한後漢 때 호공壺公이라는 선인仙人이 시장에서 매일 약을 팔다가 석양이 되면 점포 머리(肆頭)에 달아 놓은 병 속으로 뛰어들어 가곤 하였다. 그것을 본 비장방費長房이 한번은 그를 따라 병 속으로 들어가 보니, 하나의 별천지가 있더라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 구역의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형용하는 말이다. 『後漢書』 권72 下 「費長房列傳」.
  131. 132)넷째 수는 당나라 엄유嚴維의 작품이고 원제목은 ‘금화산에 들어가는 사람을 보내며(送人入金華)’이다.
  132. 133)제목에 착오가 있다. 이 시의 제목은 ‘연기 조사의 영정에 예배하며(禮緣起祖師影)’로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 조사를 읊은 것이다.
  133. 134)원제목은 ‘삼각산 인수사에서 문수보살의 성상에 예배하며(三角山仁壽寺禮文殊聖像)’이다.
  134. 135)청학 선생靑鶴先生 : 조선 중기의 도류道流로 백우자百愚子 이혜손李惠孫의 제자인 청학산인靑鶴山人 위한조魏漢祚를 지칭한다. 그는 함경도 갑산甲山 사람으로 자는 중염仲炎인데, 지리산 청학동에 살았고, 1603년(선조 36) 1월 15일 새벽에 일어나 대란산大蘭山으로 들어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135. 136)백림거사栢林居士 한식韓湜 : 고려 때의 도류道流이다.
  136. 137)화표華表라 천~눈물 뿌리노라 :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의 『搜神後記』에 “정영위丁令威는 본래 요동遼東 사람으로 영허산靈虛山에서 도를 배워 신선이 되었는데, 그가 뒤에 학으로 화하여 성문 앞의 큰 기둥인 화표華表에 앉아 있었다. 이때 어떤 소년이 활로 쏘려고 하자 학이 날아서 공중을 배회하며 말하기를, ‘새여, 새여. 정영위로다. 집을 떠난 지 천 년 만에 이제야 돌아오니, 성곽은 예와 같은데 백성은 그때 사람이 아니로구나. 어찌하여 신선술神仙術을 배우지 않아 무덤만 즐비한고.’라고 하고는 날아가 버렸다.”라고 한 고사를 차용하였다.
  137. 138)그 누가 동빈洞賓을 알리오 : 동빈은 당나라 때 팔선八仙의 하나인 여동빈呂洞賓을 가리킨다. 동빈은 자이고 이름은 암巖이며 호는 순양자純陽子이다. 그는 신선이 되어서 바람을 타고 세상을 마음대로 다녔다 한다. 그의 시에 “세 번 악양루에 올라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니, 낭랑하게 시를 읊으며 동정호를 날아 지났네.(三上岳陽樓人不識。 朗吟飛過洞庭湖。)”라고 하였다.
  138. 139)능호能浩 : 조선 시대의 승려로 호는 우송友松이다.
  139. 140)평산 처림平山處林(1279~1361) : 임제 의현臨濟義玄(787~866)의 18대 법손이다. ≺示懶翁≻은 항주杭州 정자사淨慈寺에서 나옹 혜근에게 법을 전하며 지은 게송이다.
  140. 142)공공空空 : 고려 후기 유가파瑜伽派의 승려로, 자는 공공이며 법명은 경조景照이다. 시문詩文에 능하였으며 삼중대사三重大師를 역임하였다. 이 시는 경조가 충남 논산의 돌미륵을 예찬한 시이다. 『補閑集』 참조.
  141. 143)유장원庾壯元 : 유석庾碩(?~1250). 고려 후기의 문신으로 안동 도호부사安東都護副使 등을 역임하였다. 이 시는 유석이 중도中道(충청도)의 안찰사가 되어 지나다가 공공의 시 ≺贊彌勒像≻을 보고 미륵을 대신하여 쓴 것이다. 『補閑集』 참조.
  142. 144)이 이야기는 『三國遺事』 ‘사복불언蛇福不言’에 보인다. 신라의 수도 경주 만선북리萬善北里에 있는 과부가 남편도 없이 아이를 낳았는데 나이 12세가 되어도 말을 못하고 일어나지 못하므로 사람들이 사복蛇卜이라 불렀다. 어느 날 그의 어머니가 죽자 사복이 원효元曉를 찾아와서 “그대와 내가 옛날에 경經을 싣고 다니던 암소가 이제 죽었으니 나와 함께 장사 지내자.”라고 했다. 이에 원효가 사복의 어머니 시신 앞에서 바로 다음에 보이는 ≺사복의 어머니를 장사 지낼 때의 법문≻을 읊은 다음 원효와 사복 두 사람은 상여를 메고 활리산活里山 동쪽 기슭으로 갔다. 사복이 이 게송을 읊고 띠풀을 뽑으니, 그 아래에 칠보로 장식한 연화장 세계가 나타났고 사복이 어머니의 시체를 업고 그 속에 들어가니 땅이 닫혔다고 한다.
  143. 145)태어남과 죽음이 괴롭고 괴로워라 : 원효가 사복의 시신 앞에서 위 두 구절을 법문으로 읊자 사복이 “말이 많다.”라고 하면서 줄여서 “생사가 괴롭다.(生死苦兮)”라고 했다고 한다. 여기서는 사복의 말을 원효의 법문 뒤에 이어 붙여 놓았다.
  144. 146)조계曹溪 목우자牧牛子 : 고려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1158~1210)의 호가 목우자이다.
  145. 147)「普照國師碑銘」에 의하면, 보조국사가 임종하던 날 날이 밝을 무렵에 “오늘이 무슨 날인가?”라고 묻자 “3월 27일입니다.”라고 대답하니, 법복法服을 갖추어 입은 다음 손을 씻고 양치하고, “이 눈은 조상의 눈이 아니요, 이 코는 조상의 코가 아니요, 이 입은 어머니에게 받은 입이 아니요, 이 혀는 어머니에게 받은 혀가 아니다.(這箇眼不是祖眼。 這箇鼻不是祖鼻。 這箇口不是孃生口。 這箇舌不是孃生舌。)”라고 하고는 대중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문답한 다음 주장자를 두어 차례 내려치고 “천 가지 만 가지가 모두 여기에 있다.”라고 하고 선상禪床에 앉은 채 숨을 거두었다 하였다. 이 시에는 내용을 축약하고, 할喝과 같이 꾸짖을 때 쓰는 말인 돌咄 자를 덧붙였다.
  146. 148)이 시는 1205년 가을 보조국사 지눌이 강진 월출산 아래 백운암白雲菴에 주석할 때 혜심이 선승 몇 사람과 함께 찾아가며 읊은 것이다. 『曹溪眞覺國師語錄』에는 기起·승承 두 구句와 전轉·결結 두 구가 바뀌어 있다.
  147. 149)진각국사 혜심이 지눌에게 ≺보조 스님께 드리다(呈普照師翁)≻ 게송을 보이니, 지눌이 크게 웃으며 그에게 부채(扇子)를 건넸다. 이에 혜심이 부채를 받고 다시 지은 게송이다. 『曹溪眞覺國師語錄』 참조.
  148. 150)불향천佛香天 : 불경에 나오는 나라인 중향국衆香國을 가리킨다. 향적국香積國이라고도 하는 이 나라에는 누각과 정원에 모두 향기가 나고 그 향기는 시방세계에 두루 퍼진다고 한다.
  149. 151)호리병 속 별천지 : 주 131 참조.
  150. 152)『無衣子詩集』에는 제목이 ‘법을 구하기에 서암瑞巖의 주인공 화두를 들어서 게송을 짓다(求法擧瑞巖主人公話作偈)’로 되어 있고, 제목 아래에 “해양의 청신사 10여 명이 암자에 와서 설법을 청하기에 서암의 주인공 화두를 들어 설법하고 이어 일곱 게송을 설하다.(海陽信士十餘人到庵求法。 擧瑞巖主人公話因說七偈。)”라는 자주自註가 붙어 있다. 서암의 주인공 화두란 당나라 때 서암이란 승려가 매일 스스로 자문자답하기를, “주인공아!”, “예!”, “깨어 있느냐?”, “예!”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151. 153)십악十惡 :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淫·기어綺語·망어妄語·악구惡口·양설兩舌·탐貪·진嗔·치癡를 말한다.
  152. 154)떨어진 시루 : 후한後漢 때 맹민孟敏이라는 사람이 등에 시루를 지고 가다가 발을 헛디뎌 시루가 땅에 떨어져 깨졌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 버렸는데, 이 광경을 본 곽태郭泰가 그 까닭을 묻자 맹민이 “이미 시루가 깨졌는데 돌아본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부질없는 일을 뜻한다. 『後漢書』 권68 「郭符許列傳」.
  153. 155)통발을 잊음(忘筌) : 『莊子』 「外物」에 보이는 득어망전得魚忘筌의 준말로, 본래는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는다’는 것으로, 도를 얻으면 그 수단을 버린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사업事業을 이루는 데 필요한 문장을 불문佛門에 들어오면 잊어야 하는 게 한스럽다는 뜻이다.
  154. 156)『無衣子詩集』에는 제목이 “진일 상인이 와서 말하기를 ‘저는 타고난 성품이 산란한데 이를 다스리지 못하여 고요한 곳에서 마음을 억누르면 곧 혼침에 빠집니다. 이 두 가지 병이 근심거리이니, 청컨대 법게를 얻어 대치對治하는 처방을 삼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眞一上人來言曰。 某乙賦性散亂。 未能調攝。 或於靜處捺伏則便落昏沈。 惟此二病是患。 請得法偈。 爲對治方。)”로 되어 있다.
  155. 157)그림자를 쉰다 : 『莊子』 「漁父」에 “어떤 사람이 자기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자기 발자국을 싫어하여 그것을 떨쳐 내려고 달아났는데, 발을 자주 들수록 발자국은 더욱 많아졌고, 빨리 달릴수록 그림자가 더욱 몸에서 떨어지지 않기에 자신이 달리는 것이 아직 더디다고 생각해서, 쉬지 않고 질주하다가 마침내 힘이 다하여 죽고 말았다. 그는 그늘에 가서 쉬면 그림자가 사라지고 고요히 멈추면 발자국도 쉰다는 것을 몰랐으니, 매우 어리석은 것이다.(人有畏影惡迹而去之走者。 擧足愈數而迹愈多。 走愈疾而影不離身。 自以爲尙遲。 疾走不休。 絶力而死。 不知處陰以休影。 處靜以息迹。 愚亦甚矣。)”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156. 158)석존의 사리가~일체임을 보였다지 : 신라 자장 율사慈藏律師가 당나라에서 귀국하면서 가지고 온 불사리佛舍利를 황룡사탑皇龍寺塔, 태화사탑太和寺塔, 통도사 금강계단金剛戒壇에 각각 나누어 봉안하였는데, 황룡사탑이 벼락을 맞아 불탈 때 통도사 금강계단의 불사리를 모신 부도에도 불탄 흔적이 생겨서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이는 황룡사탑의 불사리와 금강계단의 불사리가 탈 때 일체로 상통함을 뜻한다고 한다.
  157. 159)석존의 가사 : 신라 자장 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석가모니가 입었던 금란가사金襴袈裟를 가져와 통도사에 봉안했다고 한다. 이 가사는 지금도 통도사 관음전에 보관되어 있다.
  158. 160)간신도諫臣圖 : 원제목은 ‘간신거국도諫臣去國圖’로 그림의 의미는 왕에게 직간直諫하던 충직한 신하가 도성을 떠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그림 속의 주인공은 고려 의종毅宗과 명종明宗 때 충신으로 벼슬이 좌정승左政丞에 이른 문극겸文克謙이다. 문극겸이 의종에게 직간하다가 관직을 벗고 고향인 전라도 나주로 내려갈 때 백의 필마로 충청도 공주公州 유구역維鳩驛을 지나다가 역사驛舍 벽에 시 한 수를 남겼다. 문극겸이 그 시를 유구역에 남긴 지 10여 년 뒤 명종 3년(1173) 겨울에 유구의 역사를 새롭게 수리하고 화공畵工을 시켜 벽에 채색을 할 때 화공 박씨朴氏가 그 시를 보고는 침실 서쪽 벽에 한 폭의 그림을 그렸다. 그 그림은 흰옷을 입은 한 사람이 삿갓을 쓰고 말고삐를 늘어뜨린 채 말을 타고 산길을 천천히 가고 그 뒤를 종들이 손을 잡고 힘없이 따라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이 그림을 그린 지 50년이 지나도록 그 의미를 사람들이 알지 못했는데, 진각국사 혜심이 유구역을 지나다가 보고는 간신거국도라 하고 시를 써서 그림 곁에 붙였다고 한다. 『補閑集』.
  159. 161)곡돌曲堗하라고 한~소용 있으랴 : 곡돌은 화재를 예방하려고 굴뚝을 굽게 내는 것이다. 머리 태운다는 것은 불을 끄다가 이마를 데는 것이다. 옛날에 한 나그네가 묵고 있던 집의 굴뚝이 곧게 나 있고 그 곁에 땔나무가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집주인에게 화재가 날 수 있으니 굴뚝을 굽게 내고 땔나무를 먼 데로 옮기라고 권했다. 주인이 그 말을 듣지 않았는데, 과연 화재가 났다. 이웃 사람들이 달려와 불을 꺼 주었는데, 주인은 감사의 보답으로 잔치를 크게 베풀고서 이마 덴 사람을 가장 윗줄에 앉히고 나머지는 각각 공로에 따라 차례로 앉히면서, 굴뚝을 굽게 내라고 말한 사람은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여기서는 문극겸이 의종에게 직언했는데, 의종이 따르지 않다가 결국에 무신武臣의 난亂을 당한 것을 비유하였다. 『漢書』 권68 「霍光傳」.
  160. 162)벽에 가득한~자를 흥기시키누나 : 문극겸을 절개를 지킨 백이伯夷에 비겼다. 맹자孟子가 “백이의 풍도를 들은 자는, 완악한 이는 청렴해지고 나약한 이는 흥기하게 된다.(聞伯夷之風者。 頑夫廉。 懦夫有立志。)”라고 하였다. 『孟子』 「萬章」 下.
  161. 163)굴원屈原 :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충신으로, 회왕懷王에게 직간直諫하다가 조정에서 축출되어 도성을 떠나 『離騷』를 읊고 상강湘江의 지류인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자결하였다.
  162. 164)미자微子 : 은殷나라의 왕자로 기자箕子, 비간比干과 함께 삼인三仁이라 일컬어진다. 『詩經』 ≺有客≻에 “나그네여, 나그네여, 백마를 타고 왔네.(有客有客。 亦白其馬。)”라고 하였는데, 이는 미자가 주周나라 때 송宋나라에 봉해진 뒤에 주나라에 조회하러 가면서 흰말을 타고 간 사실을 읊은 시이다. 주나라는, 은나라가 흰색을 숭상하였기 때문에 미자로 하여금 흰옷을 입고 백마를 타게 하였다.
  163. 165)임금 잘못 바로잡지 못하고 : 『孟子』 「離婁」 上에 “오직 대인이라야 임금의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는다.(惟大人。 爲能格君心之非。)”라고 하였다.
  164. 166)주운朱雲이 난간 부러뜨린 : 주운은 한漢나라 성제成帝 때의 직신直臣이다. 주운이 “상방참마검尙方斬馬劍을 내려 주면 간신 한 사람을 참수하여 나머지 사람들을 경계하겠다.”라고 하기에 성제가 누구냐고 묻자 주운은 바로 ‘안창후安昌侯 장우張禹’라고 대답하였다. 장우는 바로 성제의 사부師傅였기에 성제가 대노하여 사람들을 시켜 그를 끌어내려 하자 그가 어탑御榻의 난간을 잡고 매달려 난간이 부러졌다고 한다. 후일에 성제가 주운의 말이 옳음을 깨닫고 그 난간을 고치지 말고 그대로 쓰도록 하여 직간하는 신하의 본보기로 삼게 했다고 한다. 성어로 주운절함朱雲折檻이라 하여 강직한 신하의 표상으로 삼는다. 『漢書』 권67 「朱雲傳」.
  165. 167)원앙袁盎이 임금에 맞선 : 원앙은 한나라 문제文帝 때 직신이다. 문제는 신부인愼夫人을 몹시 총애하였는데 하루는 문제와 황후, 신부인이 함께 상림上林에 행차했을 때 신부인이 황후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에 원앙이 “이미 황후를 세웠으면 신부인은 첩이 되는데 첩이 어떻게 황후와 자리에 나란히 앉을 수 있겠습니까. 이는 후일에 화란禍亂을 일으키는 단서가 됩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문제가 기뻐하였으며, 신부인도 자신을 깨우쳐 주어 고맙다고 하며 금 50근을 내렸다. 『漢書』 권49 「袁盎傳」.
  166. 168)내 몸은~묘화의 뜻이여 : 『圓鑑國師集』에는 “서방의 묘희존자妙喜尊者는 국왕이 세 차례나 불렀는데도 나아가지 않았다. 이에 왕이 사람을 보내 또 부르면서 ‘만약 오지 않으면 왕이 목을 벨 것이다.’라고 말하게 했는데, 존자가 ‘목을 벨 테면 베어라. 나의 몸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왕이 이 말을 전해 듣고 훌륭하게 여겨 더욱 예우하였다.”라는 자주自註가 달려 있다.
  167. 169)목을 늘여~신로信老의 뜻이여 : 신로는 선종禪宗의 4조祖인 도신道信을 가리킨다. 당나라 황제 태종이 도신의 명성을 듣고 만나고 싶어 네 차례 조서詔書를 내려 불렀으나 도신이 표表를 올려 사양하였다. 네 번째에는 태종이 사자에게 명령하여 “과연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거든 목을 베어 오라.”라고 하였다. 사자가 도신에게 조서를 내리자 도신이 태연히 칼날 앞에 목을 늘이고 나아갔다. 이에 사자가 돌아가 그 사실을 아뢰니 태종이 도신을 더욱 흠모하였다. 『五燈會元』 1권.
  168. 171)노능盧能은 조계산에~올려 사양하였지 : 노능은 속성俗姓이 노씨盧氏인 육조六祖 혜능慧能을 가리킨다. 중사中使는 궁중의 내시內侍를 가리킨다. 당나라 중종中宗이 내시 설간薛簡을 보내 부르니 혜능이 병을 칭탁하여 사양하였다. 이에 덕종이 가사와 발우 등을 하사하였다. 『宋高僧傳』 8권.
  169. 172)『圓鑑國師集』에는 제목이 ‘무인년 11월 6일에 대중을 거느리고 산을 나가 이튿날 장경을 나누어 짊어지고 돌아와 게송을 읊다(戊寅十一月六日。 率衆出山。 明日分負藏經迴。 有偈。)’로 되어 있다.
  170. 173)『圓鑑國師集』에는 제목이 ‘조계산 누교樓橋를 지나면서 원주院主 신공信公이 퇴락한 다리를 다시 보수한 것을 보고 감탄을 이기지 못하여 시를 지어 찬미하다(過曹溪樓橋。 見院主信公。 修葺起廢。 不勝嘉歎。 作句以美之。)’로 되어 있다.
  171. 174)『圓鑑國師集』에는 ‘상국相國 농서공隴西公(尊庇)은 천금과 같이 귀한 두 아들을 두었는데, 한 아들은 숙위宿衛의 선발에 뽑혀서 약관에 조정에 들어갔고, 한 아들은 조계산의 공문空門에 들어와 열 살의 나이에 삭발하였다. 상국이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슬퍼서 시를 지어 부쳐 왔기에 재삼 읽어 보고 감탄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그 시에 차운次韻하여 화답하는 시 두 편을 지어 각하閣下에 부쳐 드린다(相國隴西公尊庇。 有二千金之嗣。 其一充宿衛之選。 弱冠入朝。 其一詣曹溪之空。 十齡被剃。 相國且喜且悲。 作詩見寄。 伏讀再三。 不勝感歎。 謹依元韻。 和成二篇。 寄呈閣下。)’라는 제목이 있고 그 아래에 두 수의 시가 있는데, 그중에서 첫 번째 시로 이존비의 맏아들에 대해 읊은 것이다.
  172. 175)숭악嵩嶽의 규공이~떠난 때일세 : 『圓鑑國師集』에는 이 시의 끝에 “숭악의 규珪 선사는 속성이 이씨로 어린 나이에 출가하였고 후에 노안 국사老安國師를 참알參謁하여 곧 진종眞宗으로 현묘한 선지禪旨를 돈오頓悟하였다. 염관진국鹽官鎭國 해창원海昌院의 제안 선사齊安禪師는 속성이 이씨로 태어날 때 신령한 빛이 방안을 비추었고, 신이神異한 승려가 이르기를 ‘무승당無勝幢을 세워 불일佛日을 빛낼 이는 어찌 그대가 아니겠는가.’라고 하기에 마침내 운종 선사雲宗禪師를 의지하여 삭발하였는데, 대적 선사大寂禪師가 그를 한 번 보고는 남다른 인재로 여겨 입실入室하게 하고는 은밀히 왕법王法을 보여 주었다.(嵩嶽之珪禪師。 姓李氏。 幼歲出家。 後謁安國師。 即以眞宗。 頓悟玄旨。 鹽官鎭國海昌院安禪師。 姓李氏。 生時神光照室。 復有異僧謂之曰。 建無勝幢使佛日廻照者。 豈非汝乎。 遂依雲宗禪師落髮。 大寂一見異之。 乃命入室。 密示王法云云。)”라는 자주가 달려 있다.
  173. 176)틈새 지나는 망아지 : 세월이 매우 빨리 흘러감을 비유하는 말이다. 장자가 “사람이 천지간에 살아가는 것은 마치 흰 망아지가 틈을 지나가는 것과 같다.(人生天地之間。 若白駒過隙。)”라고 하였다. 『莊子』 「知北遊」.
  174. 177)은빛 궁궐 : 밝은 달을 비유한 말이다. 송나라 소식蘇軾의 ≺중추에 달을 보며 자유의 시에 화답하다(中秋見月和子由)≻라는 시에 “한 잔의 술 다 마시기 전에 은빛 궁궐이 솟구치니, 어지러운 구름들 마치 파도처럼 흩어지누나.(一杯未盡銀闕涌。 亂雲脫壞如崩濤。)”라고 하였다.
  175. 178)잠공岑公: 이름은 도원道願. 강릉인江陵人으로 수隋나라 말기에 만주滿洲 대강大江의 남쪽 산골로 피신하여 선도仙道를 닦은 결과 피부가 빙설氷雪같이 투명해지고 마침내 시해尸解하여 떠났다고 하는데, 당송唐宋 간에 충묘 대사沖妙大師 허감 진인虛鑑眞人의 호號가 가해졌다. 그가 은거하던 곳을 잠공동岑公洞이라고 하여 시문에서 신선의 동천洞天으로 많이 비유한다.
  176. 179)나는 본래~밖의 사람 : 『圓鑑國師集』에는 “황룡黃龍 단斷 화상이 설두雪頭를 방문하여 지은 시에 ‘나는 본래 사람 밖의 사람이니, 사람 밖의 경계를 찾아왔노라.(我本人外人。 來尋人外境。)’라 하였다.”라는 자주가 달려 있다.
  177. 180)천 리에~곧 친구라 : 옛날에 “천 리에는 풍속이 같지 않다.(千里不同風)”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는 천 리 안에 풍속이 다 같으니 유자儒者와 불자佛者가 서로 달라도 친구가 된다는 뜻으로 말하였다.
  178. 181)용두회龍頭會 : 고려 때 문과文科에서 장원 급제한 사람들의 모임을 일컫는 말이다.
  179. 182)십 년~어찌 생각했으랴 : 원감국사가 오랫동안 인물을 만나지 못하다가 염 상국을 만나 기쁘다는 말이다. 당나라 선자船子 스님은 법명은 덕성德誠으로 약산藥山의 문하에서 개오開悟하여 절강浙江 화정華亭에서 작은 배 한 척을 띄워 뱃사공 노릇을 하여 협산 선회夾山善會를 만나 전법傳法한 뒤 배를 엎어 버리고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화정선자華亭船子라 일컬어졌다. 『祖堂集』 권5. 당나라 때 재 상인 배휴裴休가 황벽 희운을 극진히 모셔 완릉宛陵으로 초청하여 법문을 듣고 『宛陵集』을 편찬하였다. 『宋高僧傳』 권6.
  180. 183)궁자窮子 : 『法華經』 「信解品」에 한 장자長者의 아들이 어릴 때 집을 떠나 사방을 떠돌며 궁핍하게 살다가 아버지의 눈에 띄어 가업을 물려받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궁자는 바로 이 아들로, 여기서는 원감국사 자신을 비유한 것이다.
  181. 184)파음巴音을 가지고 영가를 잇는 : 자신이 높은 법통法統을 이어받아 부끄럽다는 뜻을 비유로 말한 것이다. 파음은 ≺下俚≻와 ≺巴人≻을 가리키는 말로 수준이 낮은 노래를 뜻하고, 영가郢歌는 ≺陽春≻과 ≺白雪≻을 가리키는 말로 고상한 노래를 뜻한다. 어떤 사람이 초나라 수도인 영郢 땅에서 처음에 ≺下俚≻와 ≺巴人≻이란 노래를 부르자 그 소리를 알아듣고 화답하는 사람이 수천 명이었고, ≺陽阿≻와 ≺薤露≻를 부르자 화답하는 사람이 수백 명으로 줄었고, ≺陽春≻과 ≺白雪≻을 부르자 화답하는 사람이 수십 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송옥宋玉의 「對楚王問」이란 글에 보인다. 『文選』.
  182. 185)『조백론棗栢論』 : 당나라 이통현李通玄의 『新華嚴論』을 가리킨다. 이통현이 10년 동안 매일 발우에 대추와 잣나무 잎만 담아서 먹고 살았으므로 조백 대사棗栢大士라 일컬었다.
  183. 186)발길로 마갈다국을~급고독원을 움켜쥐었어라 : 이통현의 『新華嚴論』이 『華嚴經』의 이치를 자유자재로 풀이하였음을 비유하였다. 화엄칠처설華嚴七處說에 의하면, 불타가 일곱 장소에서 『華嚴經』을 설했다고 하는데, 첫째 장소가 성도成道한 마갈다국이고 마지막 일곱째 장소가 급고독원이라 한다.
  184. 187)일백 성~두루 참방했고 : 『華嚴經』 「入法界品」에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110성城을 두루 다니면서 다양한 선지식을 참방한 것을 말한다.
  185. 188)아홉 차례~지금도 엄연해라 : 『新華嚴論』에서는 불타가 『華嚴經』을 일곱 장소에서 아홉 차례 설법했다고 한다. 즉 불타가 『華嚴經』을 설하던 당시의 회상會上이 지금도 엄연히 그대로 눈앞에 있다는 뜻이다.
  186. 189)여러분들의 손에~할 뿐 : 전신錢神은 돈을 비유한 말로 진晉나라 노포魯褒의 「錢神論」에 “돈이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말할 나위 있으랴.(有錢可使鬼。 而況于人乎。)”라고 하였다. 돈을 가지고 가서 술을 사 마신 제자들에게 장난삼아 시로 꾸중한 것이다. 즉 자네들은 돈으로 술을 사 마셔 얼굴에 봄기운이 가득한데 나는 요즘 사람들과 달라 그저 재미없는 설법이나 할 뿐이라는 뜻이다.
  187. 190)『圓鑑國師集』에는 제목이 ‘원소암 벽에 옛날에 누가 써 놓은 시가 있기에 보고 베껴 둔다(圓炤庵壁上有舊題。 見而錄之。)’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원감국사가 지은 시가 아니라 예전에 다른 사람이 지은 시임을 알 수 있다.
  188. 191)매복梅福의 연못 : 매복은 자는 자진子眞으로 한漢나라 때 은사隱士이다. 왕망王莽이 나라를 찬탈하여 전횡專橫하자 은거하여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매선梅仙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데 못에 연蓮을 심어 길렀기에 그 못을 매복지梅福池 또는 풍우지風雨池라 한다. 『太平寰宇記』 권106.
  189. 192)뿌리는 화산~옮겨 왔어라 : 한유韓愈의 ≺古意≻에 “태화산 봉우리 위 옥정의 연꽃은, 꽃이 피면 너비가 열 길이요 뿌리는 배만큼 크다네.(太華峯頭玉井蓮。 開花十丈藕如船。)”라고 하였다. 『韓昌黎集』 권3.
  190. 193)강사江使 : 거북이를 은유한 청강사자淸江使者의 준말로 『莊子』 「外物」에 “거북이 청강을 위해 하백의 처소로 사신 갔다.(爲淸江使河伯之所)”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191. 194)태선胎仙 : 학鶴의 이칭이다. 학은 선금仙禽으로 조류 중에서 유독 태생胎生이라는 전설에서 온 말이다.
  192. 195)차기는 눈과~맛보아 부끄러워라 : 선대의 국사國師가 이 연을 심었는데, 자신이 와서 먹으니 부끄럽다는 뜻이다. 『太平寰宇記』 권29에 “≺華山記≻에 ‘산꼭대기에 천엽연화千葉蓮花가 나는데 이 꽃잎을 먹으면 우화등선羽化登仙한다.’고 하였다.”라고 하였고, 한유의 ≺古意≻에 “차기는 눈서리 같고 달기는 꿀과 같으니 한 조각 입에 넣으면 고질병이 낫는다네.(冷比雪霜甘比蜜。 一片入口沈痾痊。)”라고 하였다.
  193. 196)물거품 허깨비 같은 : 『金剛般若波羅密經』 사구게四句偈에 “일체유위의 모든 것은 꿈같고 허깨비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으며, 이슬 같고 또한 번개 같나니, 응당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한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라고 하였다.
  194. 197)칼로 베고~마음 달라지랴 : 『大涅槃經』에서 인용한 것으로, 한 사람은 와서 칼로 나의 한쪽 손을 베고 한 사람은 와서 나의 한쪽 손에 향을 발라 주더라도 미워하거나 고마워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무심無心하다는 말이다.
  195. 198)육대六代의 의발을~다투었던 것을 : 육대는 중국 선종禪宗의 육조六祖를 가리킨다. 5조 홍인弘忍의 의발衣鉢을 혜능慧能이 받아서 몰래 떠나자 홍인 문하의 승려들이 의발을 빼앗고자 다투어 혜명이란 승려는 대유령大庾嶺까지 추격하였던 일을 가리킨다.
  196. 199)비람풍毘嵐風 : ⓢ vairambhaka. 우주가 종말을 맞을 때 분다는 맹렬한 폭풍으로 이 바람이 불면 모든 것이 파괴된다고 한다.
  197. 200)북쪽 새~몸이 변했으니 : 『莊子』 「逍遙遊」에 “북해에 크기가 수천 리나 되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변하여 붕鵬이란 새가 되는데, 이 새가 남쪽 바다로 갈 때 구만 리를 날아올라 여섯 달을 가서야 쉰다.”라고 하였다.
  198. 201)궐리闕里 : 궐리는 공자孔子가 살던 마을로 여기서는 원감국사와 만연선로萬淵禪老 모두 유학儒學을 수학하였음을 의미한다.
  199. 202)봄기운 못~같은 몸 : 자신이 노쇠했음을 비유한 말이다.
  200. 203)이 시는 원감국사가 41세 때 김해현金海縣 감로사甘露社의 주지로 있을 때 한 선덕禪德의 청을 받아 읊은 것으로 『圓鑑國師集』 부록에 보인다.
  201. 204)용두龍頭 : 문과에 장원급제한 사람을 가리킨다. 고려 때 문과에 장원급제한 사람들의 모임을 용두회龍頭會라 일컬었다.
  202. 205)각엄 국사覺嚴國師 : 송광사 수선사修禪社 16국사 중 제13세 국사로 속성은 이씨李氏이고, 호는 무능수無能叟 또는 무언수無言叟이다. 10세 때 조계산曹溪山의 천영天英 밑에서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았고 천영이 입적하자 수선사 제12세 자각국사慈覺國師 도영道英의 문하에 들어가 수학하였다. 고려 충정왕忠定王의 왕사王師가 되어 각엄존자覺儼尊者라는 호를 받았고, 1352년 공민왕恭愍王 때 왕사에 책봉되고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사佛岬寺에 주석하였다. 1355년에 백암사白巖寺로 옮겨 주석하다가 그 해 7월 27일에 임종게臨終偈를 남기고 입적하였다.
  203. 206)강서江西의 늙은이 : 마조 도일馬祖道一을 가리킨다. 부처가 무엇인지 물으면 마조가 어떤 때에는 “마음이 곧 부처이다.”라고 하고 어떤 때에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라고 하였다.
  204. 207)혜감은 조계산 수선사 10세 국사로 법명은 만항萬恒이다. 이 임종게는 익제益齊 이제현李齊賢이 쓴 「海東曹溪山修禪社第十世別傳宗主重續祖燈妙明尊者贈諡慧鑑國師碑銘幷序」에 의하면, “오온이 툭 틔어 맑으니 진여의 비춤이 무궁하도다. 생사의 출몰이 달이 허공에 구르는 것 같아라. 내 이제 발을 내딛으니 누가 그 현묘한 자취를 알리요. 너희 제자들에게 고하노니 부질없이 허공을 더듬지 말라.(廓淸五蘊。 眞照無窮。 死生出沒。 月轉空中。 吾今下脚。 誰辨玄蹝。 告爾弟子。 莫謾捫空。)”라는 게송을 읊고, 경호景瑚가 떠남과 머묾의 뜻을 묻자 “어느 곳에선들 만나지 않으랴, 강을 건널 때 뗏목이 필요 없어라.(何處不相逢。 渡河不用筏。)”라고 한 것으로 되어 있다. 『東文選』 권118.
  205. 208)이 시와 다음 쪽의 시는 고려 때 대량원군大良院君 순詢이 천추태후天秋太后와 김치양金致陽이 자신을 살해하려 하자 삼각산 신혈사神穴寺에 숨어 살 때 지은 시라고 한다. 대량원군이 후일에 즉위하여 현종顯宗이 된다.
  206. 209)황룡의 뱃속~사이가 인역이로세 : 금강산은 황룡의 형상이고 그중에서 내금강 표훈사表訓寺의 암자인 마하연摩訶衍이 황룡의 복장腹藏, 즉 뱃속에 해당한다고 한다. ‘인성人城’은 ‘인역仁域’으로 보인다. 인역은 인수지역仁壽之域의 준말로, 천수天壽를 다하며 살 수 있는 태평한 지역을 뜻한다. 『漢書』 권22 「禮樂志」에 “한 세상의 백성들을 몰아서 인수의 지역으로 인도하면 풍속이 어찌 성왕成王·강왕康旺 때처럼 되지 않겠으며, 수명이 어찌 고종 때처럼 되지 않겠는가.(驅一世之民。 濟之仁壽之域。 則俗何以不若成康。 壽何以不若高宗。)”라고 한 데서 나온 것이다.
  207. 210)이규보李奎報의 『東國李相國集』에는 제목이 ‘8월 20일에 능가산 원효방에 제하다(八月二十日題楞迦山元曉房)’로 되어 있고, 여기에 인용된 시 뒷부분에 “우리 스님은 원효의 높은 자취 이어 짧은 갈포 입고 이곳에 와 사시네. 둘러보면 팔 척쯤 너비 작은 방에 한 쌍의 신발만 놓여 있을 뿐일세. 시봉하는 제자도 한 사람 없이 홀로 앉아 아침저녁 보내시네. 원효 스님이 다시 세상에 나오셨으니 감히 허리 굽혀 절하지 않으리오.(吾師繼高蹲。 短葛此來寓。 環顧八尺房。 惟有一雙屨。 亦無侍居者。 獨坐度朝暮。 小性復生世。 敢不拜僂傴。)”라는 8구句가 더 있다.
  208. 211)보각국사普覺國師는 『三國遺事』를 지은 일연一然을 가리킨다. 일연이 청도靑陶 운문사雲門寺에 주석할 때 충렬왕忠烈王이 보낸 시이다.
  209. 212)밀전密傳을 어찌~특별한 일일세 : 1282년에 충렬왕이 일연을 불러 선법禪法을 듣고 77세의 선사를 개경 광명사廣明寺에 주석하게 한 일을 가리킨다. 밀전은 은밀히 전수한다는 말로 이심전심以心傳心, 즉 마음으로 마음을 전하는 선법을 뜻한다. 선법은 자기 마음을 깨닫는 도리이니 굳이 스승을 모시고 설법을 들을 필요는 없지만 스님을 초청하여 설법을 들은 것도 특별히 좋은 일이라 한 것이다.
  210. 213)연 공璉公 : 송나라의 고승 회련懷璉(1009~1090)을 가리킨다. 송 인종仁宗이 회련을 궁궐로 불러 불법佛法을 묻고 크게 공경하여 대각大覺이라는 법호를 내렸다. 고려 충렬왕이 일연을 연공처럼 대접하고 싶다는 뜻이다.
  211. 214)낭풍閬風 : 신선이 산다는 곤륜산 꼭대기에 있는 봉우리로, 낭풍전閬風巓 또는 낭풍대閬風臺라고 한다. 굴원屈原의 ≺離騷經≻에 “아침에는 내 백수를 건너고 낭풍에 올라서 말고삐를 매려네.(朝吾將濟於白水兮。 登閬風而緤馬。)”라고 하였다.
  212. 215)비단으로 싼 신묘한 필적 : 옛날에 귀인과 명사가 지어 벽에 걸어 놓은 시문을 청사靑紗로 덮어서 오래도록 보존하였는데, 여기서는 예종 자신이 임금이 되기 전에 영명사永明寺에 와서 써 놓은 시를 가리킨다. 당나라 왕파王播가 어린 시절 가난하여 양주揚州 혜소사惠昭寺 목란원木蘭院에서 잿밥을 얻어먹고 있으니 중이 싫증을 내어 마침내는 재齋가 파한 뒤에야 종을 쳤다. 그리고 20년 뒤에 왕파가 양주 태수揚州太守로 나가 지난날 지은 시의 ‘밥 먹으러 가자 사람들 이미 흩어져 동서로 갔으니, 스님이 밥 먹은 뒤 종 친 것이 부끄럽구나.(上堂已散各西東。 慙愧闍黎飯後鍾。)’라는 글귀를 찾아보니 중들이 소중히 대우하여 푸른 비단으로 감싸 놓았다. 그래서 왕파는 마지막 구를 지어 달기를 ‘이십 년 만에 오니 티끌이 얼굴에 부딪쳐, 지금에야 비로소 벽사롱을 얻었구나.(二十年來塵撲面。 而今始得碧紗籠。)”라고 하였다. 『唐摭言』.
  213. 216)곽여郭輿(1058~1130) : 자는 몽득夢得이고 본관은 청주淸州이다. 계해년(1083, 문종 37)에 문과에 급제하여, 합문지후閤門祗候, 홍주 목사洪州牧使, 예부 원외랑禮部員外郞을 역임했다. 사직한 뒤에는 금주金州에 은거하였고, 시호는 진정眞靜이다.
  214. 217)현릉玄陵 : 고려 31대 왕인 공민왕의 능호陵號로, 공민왕을 가리킨다.
  215. 218)회당晦堂 : 원오국사圓悟國師 천영天英(1215~1286)의 법호이다. 송광사 수선사 5세 국사이고, 이 시에서 막 출가하는 이존비의 아들은 후일에 제13세 각진국사覺眞國師가 되는 복구復丘(1270~1355)이다.
  216. 219)쓴 오얏~많이 달렸기로 : 진晉나라 왕융王戎이 어렸을 때 여러 아이들과 길가에서 장난을 하고 놀다가 오얏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려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아이들은 그것을 따려고 달려가는데 왕융만 혼자 달려가지 않기에 그 까닭을 묻자 왕융이 “오얏나무가 길가에 있는데 열매가 많이 달려 있으니, 필시 맛이 쓴 오얏일 것이다.(樹在道邊而多子。 必苦李也。)”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 오얏을 따서 맛보니 참으로 맛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서는 자기 자식들을 오얏에 비유하였다. 『晉書』 권43 「王戎傳」.
  217. 220)충성을 옮기는~신하의 본분이요 : 부모에 대한 효성을 옮겨 임금에게 충성하는 것으로 『孝經』 「廣揚名章」에 “군자는 어버이를 모심이 효성스럽다. 그러므로 효심을 옮겨 임금에게 충성할 수 있는 것이다.(君子之事親孝。 故忠可移於君。)”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218. 221)임천臨川 : 진나라 명필인 왕희지王羲之를 가리킨다. 송나라 증공曾鞏의 「墨池記」에 “왕희지가 일찍이 못물이 다 까맣게 되도록 못가에서 글씨를 연습했던 장지張芝의 일을 사모하여, 그 또한 임천의 묵지墨池에서 글씨를 연습했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219. 222)조과琱戈 : 조과는 문양을 아로새긴 창으로, 천자天子가 원훈 대신元勳大臣에게 내리는 하사품이다. 한漢나라 때 부풍扶風에서 고정古鼎을 발견했는데, 그 고정에 주周나라 대전大篆으로 새겨져 있기를, “왕이 일을 주관한 신하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너에게……조과를 내리노라.’ 하였다.(王命主事之臣曰賜爾……琱戈)”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서篆書를 뜻한다.
  220. 223)연경이 눈 안에 있으니 : 연경은 북경으로 고려의 서울인 개경開京을 가리킨다. 즉 늘 개경의 임금을 잊지 않는다는 뜻이다.
  221. 224)침계루枕溪樓 : 송광사 경내에 있는 누각으로 삼청루三淸樓라고도 한다.
  222. 225)숲속에 비~힘이 약해지네 : 비가 지나가니 꽃이 젖어서 아래로 드리워지고 바람이 휘도니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흩날려 그 힘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223. 226)회당심晦堂心 : 황룡 혜남黃龍慧南의 법사法嗣인 회당 조심晦堂祖心(1025~1100)을 가리킨다. 시호는 보각普覺이다. 주 52 참조.
  224. 227)여동빈呂洞賓 : 당나라 말기의 도사 여암呂巖의 자가 동빈洞賓이고 호는 순양자純陽子이다. 종리권鍾離權에게 신선술을 배웠으며 도교 팔선八仙 중의 한 사람이다.
  225. 228)육신六神 : 옛날에는 사람의 심장, 폐장, 간장, 신장, 비장, 쓸개에 각각 주관하는 신이 있다고 하여 이를 육신이라 하였다. 『雲笈七籤』 권32에 “무릇 사람이 누울 때 머리 곁에 화로를 두어 육신이 편안하지 못하게 하지 말라.(凡人臥頭邊。 勿安火鑪。 令六神不安。)”라고 하였다.
  226. 229)표주박과 전대~거문고도 부수노니 : 표주박은 물을 떠 마시는 도구이고 전대는 양식을 넣고 다니는 도구로 떠돌아다니는 나그네가 휴대하는 필수품이며, 거문고는 가지고 다니는 악기이다. 즉 여동빈이 더 이상 신선이 되려고 강호를 떠돌아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227. 230)이 시부터 이어지는 5수는 신라 경덕왕 때 경상남도 창원 백월산白月山 무등곡無等谷에서 노힐부득努肹夫得은 미륵불을 염불하고 달달박박怛怛朴朴은 아미타불을 염불하며 두 사람이 각각 따로 암자를 지어 수행하는데 관음보살의 화신인 묘령의 낭자가 찾아와 성불하게 된다는 전설을 읊은 것이다. 『三國遺事』 권3 ≺塔像≻ ‘南白月二聖’.
  228. 231)한 쌍의 아기 : 즉 미륵불이 된 노힐부득과 무량수불이 된 달달박발을 가리킨다. 관음 낭자가 산기가 있다고 하면서 물을 데워 달라고 하여 목욕하고 노힐부득에게 목욕하라고 하니 그 물에 목욕하고 노힐부득은 미륵불이 되었고, 노힐부득을 찾아온 달달박박도 그 물에 목욕한 뒤 무량수불이 되었다고 한다.
  229. 232)여종 욱면郁面 : 신라 경덕왕景德王 때 강주康州에서 남자 수십 명이 서방정토西方淨土에 왕생할 것을 발원하여 미타사彌陀寺를 세우고 만일萬日을 기약하여 염불하였는데, 아간阿干 귀진貴珍의 집에 욱면이라는 여종이 있었다. 욱면이 주인을 따라 사찰에 가서 마당에 서서 스님을 따라 염불하니, 주인이 분수에 맞지 않는 짓이라고 미워하여 사찰에 갈 때마다 곡식 두 섬을 주고는 하룻저녁에 다 찧으라고 맡겼다. 욱면은 이를 초저녁에 다 찧어 놓고 사찰에 가서 염불하되 뜰 좌우에 긴 말뚝을 세우고 손바닥을 뚫어 노끈으로 꿰어 말뚝 위에 매어 두고서 합장하여 일심으로 염불하니, 하늘에서 “욱면 낭자는 불당에 들어와 염불하라.”라는 소리가 들렸다. 스님들이 욱면 낭자를 불당으로 맞아들였고, 욱면 낭자는 부지런히 염불하다가 하늘로 날아올라 가 부처님의 몸으로 변하여 연화대蓮化臺에 큰 광명을 비추며 서쪽으로 갔다. 『三國遺事』 권7 「感通」 ‘郁面婢念佛西昇’.
  230. 233)관기觀機와 도성道成 : 신라 때 승려로 두 사람이 지금의 대구광역시 비슬산인 포산包山에 은거하여 관기는 남쪽 산기슭에 암자를 지어 살고 도성은 북쪽 굴에 살아 서로 거리가 10리쯤 되었는데, 도성이 관기를 부르고자 하면 산속의 수목들이 모두 남쪽을 향해 허리를 굽혀 관기를 맞이하는 형상을 하고 관기가 도성을 부르고자 하면 산속의 수목들이 모두 북쪽을 향해 허리를 굽혀 도성을 맞이하는 형상을 하였으므로 서로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찾아가곤 하였다. 어느 날 도성이 뒷산 바위 위에서 좌선하다가 허공으로 날아가 자취를 감추었고 관기도 뒤를 따라 떠났다. 『三國遺事』 권5 「神呪」.
  231. 234)금강산 유점사 53불 : 고려 때의 문사文士가 쓴 「楡岾寺記」에 의하면, 53구의 불상이 월지국月支國에서 무쇠 종을 타고 바다를 건너 안창현安昌縣 포구에 닿아 내렸는데 현감 노춘盧偆이 그 소식을 듣고 그들을 찾다가 산속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따라 들어가니 여러 불상이 못가의 느릅나무에 종을 걸어 놓고 앉아 있기에 예배하고 돌아와 왕에게 보고하고 그 자리에 절을 창건하여 유점사라 이름했다고 한다. 『新增東國輿地勝覽』 권45 「高城郡」.
  232. 235)『牧隱集』에는 이 구 뒤에 “시기와 사적을 살펴보면 참으로 믿기 어려워 그 전설은 해괴하고도 황당하기만 하지만(考時按籍信難信。 事出詭怪仍荒唐。)”이라는 두 구가 더 있다.
  233. 236)『牧隱集』에는 이 구 뒤에 “동방 사람은 어린아이 때부터 염불할 줄 아니 늙은이야 그 누가 서방의 불법을 찾지 않으랴.(東人口乳已梵唄。 白頭誰不求西方。)”라는 두 구가 더 있다.
  234. 237)『牧隱集』에는 이 시의 말미에 “금강처럼 파괴되지 않는 내 본성이 있으니 세계가 괴멸하여도 금강산은 공중에 감춰 있으리.(金剛不壞有我性。 世界毁滅山向空中藏。)”라는 두 구가 더 있다.
  235. 238)무애지無礙智 계응戒膺 : 대각국사 의천義天의 수제자로 호는 태백산인太白山人이고 시호는 무애지국사無碍智國師이다. 경북 의성 태백산에 각화사覺華寺를 창건하였는데, 전국에서 천백여 명의 승려 및 학자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236. 239)보요 선사普曜禪師 : 신라 때 고승이다. 대장경을 중국 남월南越에서 가지고 오는데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위태하기에 보요 선사가 “신룡이 대장경을 이곳에 머물게 하려는 것인가 보다.”라고 하고 주문으로 축원하여 신룡을 함께 데리고 왔다는 전설이 있다. 『三國遺事』 권4 ‘前後所將舍利’.
  237. 240)팽조적彭祖逖 : 원元나라 때 학사學士로 공민왕비恭愍王妃 노국공주魯國公主가 고려에 들어올 때 호위하여 와서 고려에 정착하여 용강 팽씨龍崗彭氏의 시조가 되었다. 이인로李仁老의 『破閑集』에 “학사 팽조적은 책을 몹시 좋아하는 성벽性癖이 있었다.”라고 하였다.
  238. 241)설암雪巖은 설암 조흠雪巖祖欽(1216~1287)이다. 설암이, 나타那吒 태자가 살을 베어서 어머니에게 돌리고 뼈를 깎아서 아버지에게 돌린 뒤에 연꽃 위에서 본래의 몸을 나타내어 어머니를 위해 설법했다는 얘기를 거론해서 설법하는 것을 듣고 소경이 이 게송을 지어 설암에게 드렸다. 『續指月錄』 권6.
  239. 242)소경紹瓊 : 임제종臨濟宗 양기파의 고승으로 몽산 덕이蒙山德異의 제자이며 법호는 철산鐵山이다. 고려 충렬왕 때 국빈으로 대우를 받고 고려로 와서 3년 동안 머물며 회암사檜巖寺에 주석하였다.
  240. 243)한 줄기~전각 나투었으니 : 세존께서 대중들과 함께 길을 가시다가 한 조각의 땅을 가리키면서 “여기에 절을 지어라.”라고 하니, 제석帝釋이 풀 한 줄기를 갖다 땅에 꽂고 “절을 세웠습니다.”라고 하자, 세존이 빙그레 웃었다는 고사를 인용하였다. 『禪門拈頌』 27칙則 「建刹」.
  241. 244)백화구百花毬 : 온갖 꽃들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축국蹴鞠할 때 쓰는 털로 만든 공에 비긴 것이다. 장빈張蠙의 궁사宮詞에 “햇살이 주렴에 비쳐 드니 면류관이 보이는데 육궁의 여인들은 다투어 백화구를 쫓누나.(日透珠簾見冕旒。 六宫爭逐百花毬。)”라고 하였다.
  242. 245)삼청三淸 : 옥청玉淸·태청太淸·상청上淸으로,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세계이다.
  243. 246)진秦나라 동자 : 방사方士 서복徐福이 진시황秦始皇에게 글을 올려 삼신산三神山에 신선이 살고 있다고 하고, 불로초를 구해 오겠다며 동남동녀童男童女 3천 명을 거느리고 바다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았던 고사에서 나오는 동남동녀를 가리킨다. 『史記』 권6 「秦始皇本紀」.
  244. 247)삼현三玄 : 임제종에서 말하는 선법禪法의 요체로 현중현玄中玄, 구중현句中玄, 체중현體中玄을 말한다. 임제 의현臨濟義玄이 “일구一句의 말에 모름지기 삼현문三玄門을 갖추어야 하고 일현문一玄門마다 모름지기 삼요三要를 갖추어야 하니, 권도權道도 있고 작용도 있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245. 248)다른 사람들이~이전을 투과했다네 : 1399년에 나옹懶翁이 신광사神光寺에서 전법傳法의 의미로 제자 무학無學에게 불자拂子를 주자 사람들이 무학을 시기하였다. 이에 나옹이 “전법에 있어 의발衣鉢이 언구言句만 못하다.”라고 하고 “한가한 중들이 피아彼我를 구분하는 마음을 일으켜 함부로 시비를 말하니, 매우 옳지 않다. 산승이 네 구절의 게송으로 훗날의 의심을 끊어 주리라.”라고 하고 이 게송을 지어 주었다. 변계량卞季良의 「朝鮮國王師妙嚴尊者塔銘幷序」 참조.
  246. 249)중국 송나라 황룡 혜남黃龍慧南 문하의 나암 도추懶菴道樞가 영안난야永安蘭若의 벽상壁上에 써 놓은 시인데, 나옹의 시로 잘못 알려졌다.
  247. 250)태조 이성계가 무장武將일 때 설악산 계조암繼祖菴에서 기도하였는데, 3년에 500번 재를 지내어 소원을 성취했다는 전설이 있다.
  248. 251)독성獨聖이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았다면 : 독성은 나한羅漢의 이칭이다. 독성이 허공을 날아간다는 것은 나한이 신통력이 있음을 뜻한다.
  249. 252)이성계가 함경도 안변安邊에서 꿈속에서 온 고을에 닭 울음소리가 들리고 집집마다 다듬이 소리가 들리고 꽃이 떨어지는데 자신이 허물어져 가는 집에서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나오다가 거울이 깨지는 소리에 꿈을 깨었다. 해몽하려고 설봉산雪峯山에 은거하여 수도하던 무학無學 스님을 만나니, 무학이 왕이 될 길몽이라 하고 3년 동안 절을 지어 오백나한을 모시고 기도해야 소원을 성취할 것이라 하였다.
  250. 253)제목의 ‘지공指空’은 잘못 들어간 것이다. 「普濟尊者語錄序」에 의하면, 나옹이 중국의 평산 처림平山處林을 찾아가니 평산이 물었다. “대덕大德은 어디에서 왔는가?”라고 하자 나옹이 “대도大都에서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평산이 “누구를 만났는가?”라고 하자 나옹이 “서천西天 지공을 뵈었습니다.”라고 하였다. 평산이 “지공의 일용日用이 어떠한가?”라고 하자 나옹이 “하루에 천 검千劍을 씁니다.”라고 하였다. 평산이 “지공의 천 검은 그만두고 너의 한 검을 가져오라.”라고 하였다. 나옹이 좌구座具를 들어 평산을 치니 평산이 쓰러지면서 큰 소리로 “이 도적놈이 사람을 죽인다!”라고 하였다. 나옹이 “저의 검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라고 하고 평산을 부축하여 일으키니, 평산은 크게 웃으면서 나옹의 손을 잡고 방장에 들어가서 인가하였다.
  251. 254)황제의 어전에서 공부를 선택했지 : 공민왕의 왕사王師가 되어 어전에서 설법하고 임금의 공부를 점검한 일을 가리킨다.
  252. 255)오산五山 차천로車天輅의 『五山說林』에 의하면, 방번芳蕃과 방석芳碩의 난亂으로 태조가 함흥咸興에 가 있을 때, 옛날 태조의 고향 친구였던 한 노인이 닭 두 마리와 말술을 가지고 와서 위로하자 태조가 술을 마시고 이 시를 지었다 한다.
  253. 256)북해의 물고기 날아올랐다 : 이성계 자신이 제왕의 자리에 오른 것을 비유하였다. 『莊子』 「逍遙遊」에 “북해에 크기가 수천 리나 되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변하여 붕鵬이란 새가 되는데, 이 새가 남쪽 바다로 갈 때 구만 리를 날아올라 여섯 달을 가서야 쉰다.”라고 하였다.
  254. 257)풍패豐沛에 노래하러 : 풍패는 제왕의 고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漢 고조高祖 유방劉邦이 천하를 평정하여 천자가 된 뒤에 그의 고향 풍패에 들러 부로父老들을 모아 주연을 베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대풍가大風歌를 불렀다 한다.
  255. 258)당唐 명황明皇의 촉도난蜀道難 : 명황은 당나라 현종玄宗의 시호이다. 안녹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현종이 험난한 길을 따라 서촉西蜀 지방으로 몽진蒙塵한 일을 말한다.
  256. 259)정명국사靜明國師(1205~1248) : 천태종 만덕산 백련사白蓮社의 제2세로 법명은 천인天因이고, 정명국사는 시호이다.
  257. 260)부상扶桑 : 동해 바다 해 뜨는 곳에 있다는 신목神木으로 일본을 가리킨다.
  258. 261)눈 속에~잃을 뻔했구나 : 소림사로 달마達摩를 찾아가 눈 속에 서 있었던 혜가慧可를 가리킨다. 해동에 산악들이 빼어나고 부상에 해가 뜨는 것이 모두 본지풍광本地風光 아님이 없는데, 혜가는 이를 모르고 달리 진리를 찾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259. 262)무릉가武陵歌 :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선경仙境을 읊은 노래로 여기서는 본지풍광本地風光의 노래를 뜻한다.
  260. 263)여우가 범의 위엄 빌리니 : 호가호위狐假虎威의 고사를 말한다. 여우가 범의 위세를 빌려 다른 짐승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신돈辛旽이 임금을 등에 업고 권세를 부린 것을 비유하였다. 『戰國策』 「楚策」.
  261. 264)누른 개와~특히 싫어하였는데 : 『東文選』 원주原註에 “신돈이 개와 매를 기르는 자를 꺼렸다.”라고 하였다. 이는 신돈을 여우의 화신으로 여긴 것이다.
  262. 265)오골계와 백마는~죽어야 했던가 : 『東文選』 원주에 “신돈이 늙은 뒤에는 오골계와 백마 고기로 음행淫行할 때 정력을 돕는 약으로 삼았다.”라고 하였다.
  263. 266)청수淸叟 : 고려 말기의 승려로 호는 나잔자懶殘子이며, 천태 판사天台判事가 되었고, 복리군福利君에 봉해졌다.
  264. 267)목 공牧公 : 목은 이색牧隱李穡을 가리킨다. 이색이 지은 「長城縣白巖寺雙溪樓記」가 『東文選』과 『牧隱集』에 실려 있다.
  265. 268)옷깃 떨치고 : 벼슬을 그만둠을 뜻한다. 두보杜甫의 ≺曲江對酒≻에 “벼슬에 얽매인 몸이라 창주는 머니, 늙어서 옷 떨치고 못 떠남을 한갓 슬퍼할 뿐일세.(吏情更覺滄洲遠。 老大徒傷未拂衣。)”라고 하였다.
  266. 269)이 제목 ‘사세종대왕석서권謝世宗大王石書券’은 착오이고, ‘石’은 오자일 듯하다. 이 시는 안평대군安平大君이 그린 소상팔경瀟湘八景 그림에 제題한 시들을 모은 『匪懈堂瀟湘八景詩帖』에 들어 있다. 내용으로 보아도 소상팔경 그림에 대한 화제畵題들임이 분명하다.
  267. 270)천 리~바쁜가 봐 : 후한後漢 때 오군吳郡 사람인 장한張翰이 낙양洛陽에서 벼슬하다가 가을바람이 불자 고향의 순챗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고사를 차용하였다. 『晉書』 권92 「張翰傳」.
  268. 271)초객楚客 :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충신으로 회왕懷王에게 직간直諫하다가 조정에서 축출되어 도성을 떠나 『離騷』를 읊고 상강湘江의 지류인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자결한 굴원屈原을 가리킨다.
  269. 272)이 글들은~멀리 뻗치리 : 『匪懈堂瀟湘八景詩帖』의 시들은 후세에 길이 빛날 것이라는 뜻이다. 한유韓愈의 ≺調張籍≻에 “이백과 두보의 문장이 있으니, 그 광염이 만 길이나 멀리 뻗치도다.(李杜文章在。 光焰萬丈長。)”라고 하였다.
  270. 273)속초續貂 : 자신의 좋지 못한 시문詩文으로 남의 좋은 시문을 이어 짓는 것을 뜻한다. 고대에 임금을 가까이서 보필하는 고급 관리들은 관의 장식으로 담비 꼬리를 썼는데, 진晉나라 때 조왕趙王 사마륜司馬倫이 조정의 정사를 전단하면서 봉작封爵이 너무 많은 나머지 담비 꼬리가 부족하여 개 꼬리로 보충하였던 데서 유래하였다. 『晉書』 권59 「趙王倫傳」.
  271. 274)조계曹溪의 학문 : 선학禪學을 말한다. 조계는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주석한 중국 조계산을 가리킨다.
  272. 275)궐리闕里의 말씀 : 유교의 경서經書를 뜻한다. 주 201 참조.
  273. 276)과녁을 뚫었고 : 말과 글이 이치에 꼭 들어맞는 것을 말한다. 『世說新語』 「品藻」. 당나라 두보杜甫의 ≺敬贈鄭諫議十韻≻에 “간관은 현달하지 않은 게 아니요, 시를 잘 짓기로 일찍 이름이 났지. 과녁을 꿰뚫는 건 종전부터 그러하니, 누가 감히 앞설 수 있으랴.(諫官非不達。 詩義早知名。 破的由來事。 先鋒孰敢爭。)”라고 하였다.
  274. 277)도은陶隱과 나란히 말을 달리고 : 시를 잘 짓기로 도은과 대등할 정도였다는 말이다. 도은은 이숭인李崇仁(1347~1392)의 호이다. 그는 본관은 성주星州, 자는 자안子安이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삼은三隱의 한 사람으로, 공민왕 때 문과에 급제하여 예문응교, 성균사성, 예문관 제학 등을 역임하였다. 문사文辭가 전아典雅하여 중국의 사대부들도 그 저술을 보고 모두 탄복하였다고 한다. 특히 시를 잘 지었다. 저서로 『陶隱集』이 있다.
  275. 278)어찌 다시~깃발을 다투리오 : 마음속의 정념情念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람에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고 한 승려는 바람이 움직인다 하고 한 승려는 깃발이 움직인다 하면서 서로 다투는 것을 보고 육조 혜능이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276. 279)적멸이 스님의 즐거움이 되거늘 : 『涅槃經』 사구게四句偈에 “생멸이 다 소멸하고 나면 적멸이 즐거움이 된다.(生滅滅已。 寂滅爲樂。)”라고 하였다.
  277. 280)쥐가 침노하여~끊기려 하고 : 『譬喩經』에 나오는 ‘안수정등岸樹井藤’을 인용하였다. 한 사람이 광야를 가다가 사방에서 불길이 일어나고 사나운 코끼리가 덤벼들어 달아나다가 우물을 발견하고 칡넝쿨에 매달린 채 우물 안으로 내려가니, 우물 밑에는 독사가 우글거리고, 붉은 쥐와 흰 쥐 두 마리가 번갈아 칡넝쿨을 갉아먹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불길은 욕망, 코끼리는 죽음, 칡넝쿨은 생명, 뱀은 탐진치貪瞋癡의 삼독三毒, 두 마리 쥐는 낮과 밤을 비유한 것이다.
  278. 281)양이 짓밟아~자라지 못하네 : 늘 육식肉食함을 비유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 늘 채소만 먹다가 갑자기 양고기를 먹었더니, 꿈에 오장신五藏神이 나타나 말하기를 “양羊이 나의 채소밭을 짓밟아 망쳤다.”라고 했다는 고사가 있다.
  279. 282)옥대를 넘겨주는~어찌 싫어하랴 : 소동파蘇東坡가 불인 선사佛印禪師를 찾아가서 한마디 법담法談을 던지자, 불인 선사가 “내가 한마디 물을 터이니, 그 말에 대답을 못하면 당신의 허리에 띤 옥대를 산문山門에 기념으로 두고 가시오.”라고 하였다. 소동파가 묻는 말에 얼른 대답을 하지 못하니, 불인 선사가 시자侍者를 불러 이르기를, “저 옥대를 받아서 산문의 기념으로 삼으라.”라고 하였다.
  280. 283)금비金篦 : 금으로 만든 작은 칼로 중생의 병을 치유하는 불법佛法의 진리를 비유한다. 옛날 인도印度의 양의良醫가 금비를 가지고 맹인盲人의 눈꺼풀을 떼어 내어 광명을 되찾게 해 주었다는 고사가 있다. 『涅槃經』 권8.
  281. 284)『東文選』에는 이 시의 말미에 “원컨대 향등의 불빛 찾아서 하룻밤 자고 참된 근원을 깨닫고저.(願尋香穗去。 一宿達眞源。)”라는 두 구가 더 있다.
  282. 285)일본의 국사國師 문계文溪가 조선에 와서 시를 지어 주길 청하니 사대부 수십 명이 시를 지어 주었는데, 이때 천봉 스님이 지어 준 시이다.
  283. 286)수국水國의 옛 정신 : 수국은 섬나라인 일본을 가리키고 옛 정신은 고인古人과 같은 정신이란 말이다.
  284. 287)무위의 사람 : 임제 의현臨濟義玄이 말하는 무위진인無位眞人을 말한다. 한계나 지위가 없는 본래 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285. 288)화치火馳 : 지식을 숭상하여 밖으로 광분하는 것이다. 『莊子』 「天地」에 “지식을 숭상하여 불길처럼 치달린다.(尊知而火馳尊知)”라고 하고 「外物」에 “불길처럼 치달리며 돌아보지 않는다.(火馳而不顧)”라고 하였다.
  286. 289)시립柴立 : 『莊子』 「達生」에 “안에 들어가 숨지 말 것이며 밖으로 나가 너무 드러내지 말고 안과 밖의 중앙에 고목처럼 서야 할 것이다.(無入而藏。 無出而陽。 柴立其中央。)”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정념情念의 동요가 없이 무심無心함을 뜻한다.
  287. 290)풍악에선 구름이~아래에서 일었고 : 문계가 조선에 와서 금강산을 유람했음을 뜻한다. 풍악은 금강산의 이칭이다. 남조南朝 송宋나라 시인 사령운謝靈運은 등산을 매우 좋아하여 산에 다닐 때는 항상 나막신을 신었는데, 산에 오를 때는 나막신의 앞굽을 빼고 산에서 내려올 때는 반대로 뒷굽을 빼서 산을 오르내리기에 편리하게 했다는 고사가 있다. 『南史』 권19 「謝靈運傳」.
  288. 291)분성盆城 : 경상남도 김해의 이칭이다.
  289. 292)조한룡曺漢龍 : 고려 후기 시중侍中 조정통曹精通의 셋째 아들로 다섯 형제가 모두 문과에 급제했고 그 자신도 벼슬이 시중에 이르렀으나 고려가 망하자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절의를 지켜 벼슬하지 않고 출가하여 세염洗染이란 법명을 썼다. 그 후 어머니의 반대로 다시 벼슬하여 승지承旨를 거쳐 참의參議에 이르렀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다시 승려가 되어 불회사佛會寺를 중창하였고 원정 국사元禎國師라는 법호를 받았다. 조선 태종 14년(1414)에 입적하자 청간淸簡이란 시호가 내려졌다.
  290. 293)이 시의 저자에 대해 『東師列傳』에서는 여말선초의 조한룡으로 보았고, 조긍섭(1873~1933)의 『巖棲集』에서는 신라 말엽의 조흠曹欽으로 보았다.
  291. 294)백상루百祥樓 : 평안도 안주安州 서북쪽에 있는 누대로 청천강淸川江을 굽어보고 있으며, 관서팔경關西八景의 하나이다. 고구려 영양왕嬰陽王 26년(615)에 건립되었다.
  292. 295)선비화仙扉花 : 골담초骨擔草의 이칭이다. 선비화禪扉花 또는 선비화仙飛花로 되어 있는 기록도 있다.
  293. 296)승려들은 석장을~내렸다 하네 : 경상북도 영주 부석사浮石寺 조사당祖師堂 앞에 있는 선비화는 본래 신라 때 의상 대사義湘大師가 평소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 뿌리를 내려 자랐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294. 297)혜공惠空 스님 : 신라 선덕왕 때의 승려로 기이한 행적이 많다. 작은 암자에 살면서 삼태기를 지고 술 취해 다니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었으므로 사람들이 부궤 화상負簣和尙이라 이름하고, 그의 암자를 부개사夫蓋寺라 불렀다. 때로는 우물 속에 들어가서 몇 달씩 나오지 않았고, 나올 때에는 으레 벽의 동자碧衣童子가 먼저 나왔으며, 우물에서 나와도 옷이 조금도 젖지 않았다 한다. 또 신인종神印宗의 명랑明朗이 금강사를 새로 짓고 낙성식을 하려 할 때에 혜공이 오지 않기에 명랑이 향을 꽂고 비니, 즉시 혜공이 들어왔는데, 당시 비가 많이 왔는데도 옷이 젖지 않고 발에도 흙이 묻지 않았다 한다. 죽을 때에는 미리 예언하고 공중에 뜬 채 열반했는데 사리가 무수히 나왔다고 한다. 시구 가운데 한 짝 신발을 남겼다는 것은 달마 대사가 죽은 뒤 웅이산熊耳山에 묻었다가 뒤에 무덤을 파 보니 신발 한 짝만 남아 있었다는 고사를 차용하였다.
  295. 298)비야毘耶에서는 그~말이 없었고 : 비야는 인도의 비야리성毗耶離城을 가리킨다. 장자長者 유마힐維摩詰이 비야리성에서 병을 핑계로 법회에 나가지 않고 텅 빈 방에 누워 있으니, 석가모니가 문수보살文殊菩薩을 보내어 문병을 하게 하였다. 문수보살이 문병을 가서 “무엇이 불이법문不二法門인가?”라고 하니, 유마힐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하자, 문수보살이 크게 감탄하여 말하기를 “훌륭하고 훌륭하다. 문자와 언어를 떠난 것이 참된 불이법문이다.”라고 하였다. 『維摩經』 「入不二法門品」.
  296. 299)마갈摩竭에는 그~소리가 끊어졌어라 : 마갈은 마갈타摩竭陀의 준말이다. 고대 중인도中印度 마갈타국의 수도 왕사성王舍城 동쪽에 있는 영취산靈鷲山에서 석가모니가 설법할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기에 말없이 꽃을 들어 보이니 대중이 모두 침묵하는데 가섭迦葉이 미소를 짓자 석가모니가 “나에게 있는 정법안장正法眼藏·열반묘심涅槃妙心·실상무상實相無相·미묘법문微妙法門·불립문자不立文字·교외별전敎外別傳을 마하가섭摩訶迦葉에게 부촉하노라.”라고 했다고 한다. 『法寶壇經』 서문과 『五燈會元』 권1에 보인다.
  297. 300)이 시는 원래 『大寶積經』에 있다. 직방선織紡綫이란 길쌈하는 사람이 매일 한 올씩 실을 부처님에게 바친 공덕으로 전륜왕이 되고, 제석천왕이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 『撰集百緣經』에는 부처님이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주석할 때 베 짜는 일을 하던 수마須摩라는 가난한 사람이 하찮은 실올을 부처님께 보시한 공덕으로 미래에 성불할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298. 301)경성敬聖 : 조선 중기의 선승禪僧 일선一禪(1488~1568)의 호이다. 그의 속성은 장씨張氏이고, 호는 휴옹休翁, 선화자禪和子, 광성廣聖 등이 있다. 지엄智儼의 지도를 받아 참선하였다.
  299. 302)이 게송은 송나라 오조 법연五祖法演의 조주무자趙州無字에 대한 게송이다.
  300. 303)경성이 임종할 때 장차 청허 휴정淸虛休靜이 찾아올 것임을 예언한 것이라 한다.
  301. 304)홑옷을 전해야~빚이 있으니 : 가사를 전하는 것으로 전법傳法을 뜻한다.
  302. 305)나무 사람이 푸른빛을 다투네 : 원문의 ‘木人爭靑’은 ‘休靜’을 파자破字한 것이다.
  303. 306)다리가 없는 것이 아니요 : 현자賢者를 뜻한다. 한漢나라 공융孔融의 「論誠孝章書」에 “주옥은 발이 없어도 저절로 오니, 이는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현자는 발이 있음에랴.(珠玉無脛而自至。 以人好之也。 況賢者之有足乎。)”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304. 307)소상瀟湘의 한 가닥 대나무 : 중국 소상 지역에서 나는 소상반죽瀟湘斑竹을 말한다.
  305. 308)『浮休集』에는 제목이 ‘이 상국이 문 도인에게 준 시에 차운하다(次李相韻贈文道人)’로 되어 있다.
  306. 309)신라 선덕여왕 때 부설浮雪, 영조靈照, 영희靈熙 세 스님이 묘적암妙寂庵이란 암자를 짓고 함께 수행할 때 읊은 시이다.
  307. 310)적寂과 공空을~버리는 법 : 적은 자기의 망념이 쉬었다는 뜻이며, 공은 바깥 대상이 비었음을 뜻한다. 즉 망념과 경계, 나와 대상 둘을 다 버리는 것이다.
  308. 311)전삼삼前三三과 후삼삼後三三 : 앞도 삼삼이요 뒤도 삼삼이란 말로 당나라 무착 선사無着禪師와 문수보살과의 문답에서 나온 말이다. 무착 선사가 문수보살에게 이곳의 대중大衆은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문수보살이 “앞도 삼삼이요, 뒤도 삼삼이다.”라고 하였다 한다.
  309. 312)지혜만 있으면~빠지고 말지 : 부설, 영조, 영희 세 스님이 문수보살을 친견하러 오대산으로 가다가 두릉杜陵에 이르러 구무원仇無寃이란 노인의 집에 여러 날 유숙하였는데 구무원의 딸 묘화妙花가 부설을 사모하여 부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묘화와 결혼하게 되자 영조가 남녀의 정을 끊지 못하면 도道를 이룰 수 없다는 뜻으로 이렇게 시를 읊은 것이다.
  310. 313)간장검干將劍이 내~머물러 있으랴 : 간장검은 춘추시대 간장干將, 막야莫邪 두 부부夫婦가 만들었다는 한 쌍의 명검名劍 중 하나로 매우 예리한 보검을 뜻한다. 여기서는 예리한 지혜에 비유하였다. 지혜의 보검이 손에 들려 있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단번에 여색女色에 대한 미련을 잘라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311. 314)한 삼태기~기다리는 인연 : 『書經』 「旅獒」에 “아홉 길 높이의 산을 만듦에 공이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는 데서 무너진다.(爲山九仞。 功虧一簣。)”라고 하였다. 구고九皐는 학이 깃드는 깊은 수택水澤으로 『詩經』 ≺鶴鳴≻에 “학이 구고에서 울거든, 소리가 들에 들리도다.(鶴鳴于九皐。 聲聞于野。)”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즉 조금만 더 수행하면 도를 성취할 수 있는데, 묘화라는 여인이 이곳에서 기다리는 인연을 만나 부설이 속퇴하고 마는 것을 아쉬워하는 뜻을 담고 있다.
  312. 315)몸이 느긋해지느니 : 『大學』에 “부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니, 덕이 있으면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느긋하게 펴진다.(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라고 한 대목을 인용하였다. 이는 도덕道德이 갖추어짐으로 해서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여유로워져 위엄이 나타남을 뜻한다.
  313. 316)둥근 구슬이~저마다 비치네 : 조주 종심趙州從諗이 상당上堂하여 “마치 밝은 구슬이 손에 있으매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가 나타나고 한족이 오면 한족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如明珠在掌。 胡來胡現。 漢來漢現。)”라고 하였고, 설봉 의존雪峯義存이 상당하여 “나의 이 경지는 마치 하나의 옛 거울과 같아서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가 나타나고 한족이 오면 한족이 나타난다.(我這裏。 如一面古鏡相似。 胡來胡現。 漢來漢現。)”라고 하였다. 둥근 구슬은 마니주摩尼珠를 가리킨다. 마니주와 밝은 거울이 일체 차별 색상色相이 없어 그 바탕이 맑은 까닭에 일체 차별 색상을 나타내듯이, 우리 마음 역시 본래 텅 비어 맑기 때문에 모든 사물을 비출 수 있다는 뜻이다.
  314. 317)장련상長連床 : 승당僧堂에서 좌선할 때 앉는 평상이다.
  315. 318)구품연대九品蓮臺 : 극락정토極樂淨土에 왕생하는 이가 앉는 9등급의 연화대蓮華臺이다. 상상품은 금강대金剛臺, 상중품은 자금대紫金臺, 상하품은 금련대金蓮臺, 중상품은 연화대蓮華臺, 중중품은 칠보연화七寶蓮華, 중하품은 경經에 밝혀지지 않고, 하상품은 보련화寶蓮華, 하중품은 연화蓮華, 하하품은 금련화유여일륜金蓮華猶如日輪에 앉는다고 한다.
  316. 319)광명장光明藏 : 보광명장普光明藏의 준말이다. 부처님이 보광명장 안에서 『圓覺經』을 설하였다 한다. 보광명은 부처의 덕이 두루 밝다는 뜻이다.
  317. 320)한마디도~드러내지 않으시네 : 부처님이 말로 법을 설하지 않아도 이미 우레처럼 큰소리로 설법한 것이고 아무리 설법해도 기용機用, 즉 대기大機는 다 드러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318. 321)석종石鐘 : 돌로 만든 종 모양의 부도이다.
  319. 322)찰해刹海와 터럭~걸림이 없나니 : 찰해는 국토와 바다인데 우주에 펼쳐진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大方廣佛華嚴經』 「盧舍那佛品」에 “한 터럭 구멍 안에 한량없는 찰해가 있다.(一毛孔中。 無量刹海。)”라고 하였다.
  320. 323)무봉탑無縫塔 : 이음매가 없는 탑이다. 당나라 때 숙종肅宗이 “스님이 세상을 떠난 뒤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오?”라고 하니, 혜충 국사慧忠國師가 “노승에게 무봉탑을 하나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숙종이 “탑의 모양은 어떠합니까?”라고 하니, 혜충 국사가 말없이 있다가 숙종에게 “알겠습니까?”라고 하니, 숙종이 “모르겠소.”라고 하였다.
  321. 324)정주程朱 : 송나라 때 성리학자인 정호程顥, 정이程頤 형제와 주희朱熹를 가리킨다.
  322. 325)법유法乳 : 『涅槃經』 「如來性品」에 나오는 말로 중생을 구제하는 불법佛法을 어머니가 자식에게 먹이는 젖에 비유한 것이다.
  323. 326)구비口碑 : 훌륭한 행실이 사람들의 입에 전해지는 것을 문자를 돌에 새기는 것에 비겨서 구비라고 한다. 이는 “이름을 하필 돌덩이에다 새길 것인가. 노상에 행인의 입이 비석과 같으니.(有名何必鐫頑石。 路上行人口似碑。)”란 시구에서 유래하였다.
  324. 327)암자가 바다~하늘 누른다 : 정수암이 높은 곳에 있어 발 아래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으므로 이렇게 형용한 것이다.
  325. 328)눈에 빛나는~여덟 가지뿐이랴 : 강화팔경江華八景으로 적석사積石寺의 낙조, 연미정燕尾亭의 달맞이, 갑곶의 대교, 보문사普門寺의 석불, 전등사傳燈寺의 저녁 종소리, 초지진草芝鎭의 포대砲臺, 마니산摩尼山의 단풍, 손돌목의 물결이 손꼽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326. 329)옛날의 여산廬山이~원공을 이으시길 : 동진東晉의 혜원 법사慧遠法師가 혜영慧永·유유민劉遺民·뇌차종雷次宗 등 18명과 여산의 동림사東林寺에서 백련사白蓮社라는 단체를 결성했던 것을 말한다. 이 모임에 사령운謝靈運·도연명陶淵明·육수정陸修靜 등이 참여하였던 고사가 있다.
  327. 330)뜬구름 같은 부귀 : 공자가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더라도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으니, 의롭지 않으면서 누리는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述而」.
  328. 331)달팽이 뿔 위의 공명 : 『莊子』 「則陽」에 나오는 얘기로 와우蝸牛, 즉 달팽이의 왼쪽 뿔에는 만씨蠻氏의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는 촉씨觸氏의 나라가 있어, 서로 땅을 다투어 싸워서 시체 수만을 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사소한 일로 다투는 인생을 비유한 것이다.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對酒≻에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랴. 부싯돌 불빛처럼 짧은 순간을 사는 인생인 것을.(蝸牛角上争何事。 石火光中寄此身。)”이라고 하였다.
  329. 332)가낭선賈浪仙 : 당나라 때의 시인 가도賈島를 가리킨다. 낭선浪仙은 그의 자이다. 가도는 중이 되어 호를 무본無本이라고 했다가 뒤에 환속해서 진사시進士試에 급제하여 장강 주부長江主簿가 되었다.
  330. 333)당초에 부모를~했다 한다 : 이 두 구절은 주注가 되어야 한다. 『雲巖雜錄』을 비롯한 다른 기록들에는 모두 앞의 두 구만 있다.
  331. 334)수사洙泗 : 중국 산동성山東省에 있는 두 강인 수수洙水와 사수泗水이다. 유교의 성인인 공자孔子가 이곳에서 제자를 가르쳤다고 한다. 여기서는 낙동강을 비긴 것이다.
  332. 335)무이산武夷山 : 중국 복건성福建省 무이산시武夷山市 서남쪽에 있는 산으로, 주자朱子가 은거하여 강학講學한 곳이다. 여기서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은거한 도산陶山을 비긴 것이다.
  333. 336)제월霽月 : 광풍제월光風霽月의 준말이다. 이는 비가 갠 뒤 맑은 풍월風月로, 맑은 인품을 형용한 것이다. 송나라 황정견黃庭堅이 주돈이周敦頤의 맑은 인품을 형용하여 광풍제월과 같다고 하였다.
  334. 337)담소로 미친~그치게 하네 : 당나라 한유韓愈의 ≺進學解≻에 “온갖 냇물을 막아 동쪽으로 흐르게 하고, 이미 엎어진 상황에서 미친 듯 흘러가는 물결을 되돌렸다.(障百川而東之。 廻狂瀾於旣倒。)”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는 이황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쉽사리 이단異端을 막고 유교를 바로 세웠음을 뜻한다.
  335. 338)진묵 스님이 길을 가다가 우연히 한 동자를 만나 동행하다가 낙천樂川이란 시내를 만났는데 동자가 발을 걷고 쉽게 건너기에 따라 건너다가 물에 빠져 봉변을 당하고 이 시를 읊었다 한다. 나한이 진묵 스님을 골탕 먹이려고 동자로 변신했다고 한다.
  336. 339)태고 보우의 게송이다. 『太古和尙語錄』에는 “일본의 윤선인이 자기 호를 가지고 게송을 지어 달라고 청하였다. 나는 현재 76세라 눈이 침침하여 붓을 놓은 지 오래인데 매우 지성스럽게 청하기에 마지못해 노필老筆로 쓴다.(日本允禪人。 以其號求頌。 余時年七十六。 目暗放筆久矣。 其請勤勤。 强下老筆云。)”로 되어 있다.
  337. 340)『太古和尙語錄』에는 이 시의 말미에 “적멸의 경내에서 적멸을 짝하여 사니, 푸른 등라 우거진 솔숲 위에 풍월이 맑아라.(寂滅境中伴寂滅。 綠蘿松上淸風月。)”의 두 구가 더 있다.
  338. 341)곡봉鵠峰 : 곡령鵠嶺과 같은 말로 고려의 수도인 개성開城에 있는 송악산松嶽山의 별칭이다.
  339. 342)봉호蓬壺 : 바다에 있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봉래산蓬萊山의 이칭이다.
  340. 343)눈 부비고~얼마나 많을까 : 대유大有가 본국인 일본으로 돌아가면 그동안 공부가 크게 정진했으므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해 줄 벗이 많을 것이라는 뜻이다. 삼국시대 오吳나라 여몽呂蒙이 군무軍務에만 종사하다 손권孫權의 권유로 열심히 독서하여 노사숙유老士宿儒보다 나을 정도의 학식을 쌓았다. 노숙魯肅이 도독都督으로 와서 여몽과 담론해 보고는 “이미 예전 오나라의 아몽阿蒙이 아니구려.”라고 하니, 여몽이 “선비는 이별한 지 3일이면 눈을 부비고 다시 봐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이를 성어로 괄목상대라 한다. 『三國志』 권54 「吳書」 ‘呂蒙傳注’.
  341. 344)옛 골짜기~가리킬 테지 : 대유가 옛날에 살던 절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당나라 덕종德宗 연간에 현장玄獎이 불경을 가져오려고 서역으로 가려 할 때 한 소나무를 보고 손으로 그 가지를 어루만지면서 “내가 서역으로 가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해 올 터이니, 너는 서쪽으로 자라다가 내가 돌아올 때가 되거든 동쪽을 향하거라.”라고 하였다. 현장이 떠나자 그 소나무는 해마다 가지가 서쪽을 가리키며 자라다가 어느 해 갑자기 가지가 동쪽을 향하더니, 현장이 과연 돌아왔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이 소나무를 마정송摩頂松이라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동쪽이 되고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서쪽이 된다. 『佛祖統紀』 권29 「玄奘傳」.
  342. 345)지금 설법을~있는 것을 : 당나라 때 이고李翶가 낭주자사郞州刺史로 있을 때 약산藥山의 유엄 선사惟儼禪師를 찾아가서 “무엇이 도道입니까?”라고 물으니, 유엄 선사가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라고 하였다. 이에 이고가 게송을 읊기를 “몸을 단련하여 학처럼 청수하고, 천 그루 솔숲 아래 두 상자 경전뿐. 내가 와서 도를 물으니 다른 말은 없고,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고 하네.(鍊得身形似鶴形。 千株松下兩函經。 我來問道無餘話。 雲在靑天水在缾。)”라고 하였다.
  343. 346)숭산嵩山 : 어느 산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 『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황해도 해주海州에는 북숭산北嵩山이 있고, 경상북도 금오산金烏山의 이칭이 남숭산南崇山이다.
  344. 347)멀리서 생각하노니~퍼질 테지 : 송운 스님이 일본을 떠나면서 예전에 조선에서 주석하던 절을 생각하는 것이다. 남북조南北朝 공치규孔稚珪의 「北山移文」에 “혜초 장막은 비었는데 밤마다 학은 울고, 산인이 떠나자 새벽 원숭이 놀란다.(蕙帳空兮夜鶴怨。 山人去兮曉猿驚。)”라고 하였으며, 당나라 송지문宋之問의 ≺靈隱寺≻에 “계수가 달 가운데 떨어지니 하늘 향기가 구름 밖에 나부끼네.(桂子月中落。 天香雲外飄。)”라고 한 시구가 유명하다.
  345. 348)노란 국화와~속절없이 애끊노라 : 당나라 두보杜甫의 ≺送路六侍御入朝≻에 “검남의 봄빛은 도리어 무뢰하여 시름겨운 사람 마음 건드려 술을 가까이하게 하네(劍南春色還無賴。 觸忤愁人到酒邊。)”라고 하였고, 원元나라 주비周棐의 ≺寄子髙都事≻에는 “산빛과 호수 빛 모두 무뢰하니 고독을 견디지 못해 더욱 시름이 이누나.(山色湖光總無賴。 不堪幽獨轉愁生。)”라고 하였다.
  346. 349)『朝鮮佛敎通史』 하편에는 ‘선소仙巢의 시에 차운하다(次仙巢韻)’라는 제목의 두 수 중 첫째 수로 되어 있다.
  347. 350)황벽 노인은~풍운을 휘말았어라 : 임제 의현臨濟義玄이 황벽 선사黃蘗禪師 문하에서 공부할 때 불법의 분명한 대의大義를 세 번 물어서 세 번 다 20방씩 몽둥이를 맞고 대우 선사大愚禪師를 찾아가 크게 깨닫고 “황벽의 불법이 별 게 아니구나.”라고 했다 한다. 백염적白拈賊은 대낮에 남의 물건을 훔쳐 내는 뛰어난 도적인데, 불가佛家에서는 학인學人을 제접提接하는 선기禪機가 뛰어난 종사宗師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348. 351)『朝鮮佛敎通史』 하편에는 ‘선소仙巢의 시에 차운하다(次仙巢韻)’라는 제목의 두 수 중 둘째 수로 되어 있다.
  349. 352)저자에 대은大隱이 있다 : 참으로 이름을 깊이 숨기는 큰 은자隱者는 오히려 사람이 많은 저잣거리에서 이름을 숨기고 사는 것이다. 진晉나라 왕강거王康琚의 ≺反招隱≻에 “소은은 산속에 숨고, 대은은 시조市朝에 숨나니, 백이는 수양산에 숨었고, 노자는 주하사 벼슬에 숨었네.(小隱隱陵藪。 大隱隱市朝。 伯夷竄首陽。 老聃伏柱史。)”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文選』 권11.
  350. 353)종문宗門의 시구 : 선지禪旨를 담은 시구이다.
  351. 354)『四溟堂大師集』에는 제목이 ‘선소가 달마 기일이라 하여 한마디 해 주길 청하기에(仙巢以達摩忌日求語)’로 되어 있다. 달마 대사 기일은 음력 3월 22일이다.
  352. 355)총령蔥嶺 : 오늘날 파미르고원으로 그 남쪽 자락이 북인도에 닿아 있어 옛날에는 중국과 인도를 연결하는 길목이 되었다.
  353. 356)외짝 신발~지나 돌아갔네 : 달마 대사가 독살되어 웅이산에 묻혔는데, 3년 뒤 위魏나라 송운宋雲이 서역西域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오던 중 총령에서 달마를 만났다. 달마가 신 한 짝만 지팡이에 꿰어 메고 가는 것을 보고 송운이 “대사는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묻자, 대사가 “나는 서역으로 가오.”라고 하였다. 송운이 이 말을 임금에게 전하고 임금의 명으로 달마의 무덤을 파고 관棺을 열어 보니 신이 한 짝만 있었다고 한다. 유사流沙는 중국 서쪽에 있는 사막 지대로, 서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五燈會元東土祖師初祖菩提達磨祖師』 『碧巖錄』 제1칙 ≺達摩不識≻ 본칙의 “무제가 뜻을 알지 못하자 달마가 드디어 강을 건너 위魏나라로 갔다.”라는 대목에 대한 평창評唱에 “이 여우 같은 놈이 한바탕 부끄러움을 면치 못했다.(這野狐精。 不免一場懡㦬。)”라고 하였다. 달마가 양 무제梁武帝에게 법을 설해도 무제가 알아듣지 못했는데, 모든 중생이 다 본래 깨달아 있는 부처라는 본분사本分事로 보면 이는 무제를 속이려다 속이지 못하여 도리어 부끄럽게 되었다는 것이다.
  354. 357)신광神光 : 달마의 의발衣鉢을 전해 받은 혜가慧可의 속명이다. 양梁나라 때 인도의 달마가 중국에 와서 숭산崇山 소림사少林寺에 있을 때 신광이 찾아와 도道를 듣고 달마의 선법禪法을 이어받아 2조祖가 되었다.
  355. 358)남산南山의 별비사鼈鼻蛇 : 당나라 때 설봉 의존雪峯依存이 대중들에게 설법하기를 “남산에 한 마리의 별비사가 있으니, 그대들은 각별히 조심하라.”라고 하니, 장경長慶이 나서서 “오늘 방 안의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었습니다.”라고 하였다. 별비사는 자라코뱀이라 번역하기도 하는데, 머리에 붉은 점이 있고 맹독을 지닌 독사이다. 『祖堂集』 권7 「雪峰義存」.
  356. 359)무서운 쇠망치 : 선사禪師가 인정을 두지 않고 본분사本分事로 학자를 가르치는 수단을 비유한 것이다. 송나라 대혜 종고大慧宗杲가 대중을 불러 놓고 “여기에 부처를 삶고 조사를 삶은 큰 풀무와 삶을 단련하고 죽음을 단련하는 무서운 쇠망치가 있다.(這裏是烹佛烹祖大鑪韝鍛生鍛死惡鉗鎚)”라고 하였다. 『大慧普覺禪師語錄』 권5.
  357. 360)암두巖頭의 할 : 복주福州 도한道閑이 처음에 석상石霜을 뵙고 “기멸起滅이 멈추지 않을 때가 어떠합니까?”라고 물으니, 석상이 “식은 재나 마른 나무같이 하고, 한 생각 만년 가도록 하고, 함函과 그 뚜껑이 서로 딱 맞듯이 하고, 맑은 하늘에 티가 없는 듯이 하라.”라고 하였다. 도한이 알지 못하고 다시 암두 선사에게 가서 똑같은 질문을 하니, 암두가 할을 하면서 “누가 기멸하는가?”라고 하자 도한이 깨달았다. 『禪門拈頌』 1200칙 「起滅」.
  358. 361)나귀 똥으로~바꿔 주었구나 : 어떤 승려가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조주 선사趙州禪師가 한 번은 있다고 대답하고 한 번은 없다고 대답하였다. 이에 대해 천동 정각天童正覺이 게송을 읊기를 “120세를 산 늙은 선사가 나귀 똥으로 남의 눈알 바꿔 주었구나.(七百甲子老禪伯。 驢糞逢人換眼珠。)”라고 하였다. 조주 선사의 대답이 묻는 사람의 눈을 도리어 멀게 했다는 뜻이다. 『禪門拈頌』 417칙 「佛性」.
  359. 362)이 시는 조동오위曹洞五位의 이치를 밝힌 것이다. 조산曹山 본적本寂이 “정위正位는 공계空界에 속하니 본래 한 물건도 없고, 편위偏位는 색계色界이니 온갖 형상이 있다. 편중지偏中至는 사事를 버리고 이理에 들어가는 것이고, 정중래正中來는 이理를 등지고 사事에 나아가는 것이다. 겸대兼帶는 그윽이 뭇 인연에 대응하여 모든 유有를 따르지 않으니 염染·정淨도 아니고 정正·편偏도 아니기 때문에 텅 비고 현묘한 대도大道이며 집착이 없는 진종眞宗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선덕들이 이 하나의 위位를 미루어 말한 것이 가장 현묘하니 마땅히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군君이 정위이고 신臣이 편위이며 신이 군을 향하는 것이 편중정偏中正이고 군이 신을 보는 것이 정중편正中偏이고 군과 신의 도가 합치하는 것이 겸대이다.(正位即屬空界。 本來無物。 偏位即色界。 有萬形象。 偏中至者。 舍事入理。 正中來者。 背理就事。 兼帶者。 冥應衆緣。 不隨諸有。 非染非淨。 非正非偏。 故曰。 虛玄大道。 無着眞宗。 從上先德。 推此一位。 最妙最玄。 要當詳審辨明。 君爲正位。 臣爲偏位。 臣向君是偏中正。 君視臣是正中偏。 君臣道合是兼帶語。)”라고 하였다. 『五燈會元』 권13 「曹山本寂」.
  360. 363)알지 못한단 말 : 달마가 중국에 와서 양 무제를 만났는데, 무제가 달마에게 “어떤 것이 성제聖諦의 제일의第一義입니까?”라고 하니, 달마가 대답하기를, “확연하여 성聖조차 없습니다.(廓然無聖)”라고 하였다. 이에 무제가 “짐을 마주한 자는 누구인가?”라 물으니, 달마가 “알지 못합니다.(不識)”라 대답한 것을 가리킨다.
  361. 364)부끄러운 낯빛으로 강을 건너가 : 주 356 참조.
  362. 365)청백한 가풍을~스스로 팔았으니 : 『無門關』 ‘瑞巖喚主’에 보인다. 당나라 때 서암瑞巖이란 선사禪師가 매일 스스로 자문자답自問自答하기를, “주인옹아! 깨어 있느냐?”라고 한 뒤 “깨어 있노라.”라고 하였다는 고사에 대해 송나라 무문 혜개無門慧開가 “서암 늙은이가 스스로 팔고 스스로 사서 허다한 귀신 모습 같은 것을 희롱해 내었다.(瑞巖老子自買自賣。 弄出許多神頭鬼面。)”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달마가 다른 법 없이 오직 마음만 가르친 것을 두고 아무런 재산이 없는 청백한 가풍이라 남에게 물건을 사고파는 일 없이 자기 것만 가지고 희롱했다고 한 것이다.
  363. 366)무위진인은 형체가~면문을 출입하누나 : 임제 의현臨濟義玄이 “맨 몸뚱이에 하나의 무위진인이 있어서 늘 여러분의 면문을 통해 출입한다.(赤肉團上有一無位眞人。 常從汝等諸人面門出入。)”라고 하였다. 『佛祖歷代通載』 권11 「臨濟禪師」.
  364. 367)어찌 이~그림을 그리랴 : 마음을 가르쳐 주고 참구하게 할 수도 없다는 뜻이다. 『禪要』에 화두에 따라 참구하는 것을 비유하여 “당장에 화법畵法에 따라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하여 그리고 그려서 뿔과 얼룩무늬가 있는 곳, 심식心識의 길이 끊어진 곳, 사람과 법法을 모두 잊은 곳에 이르면 붓끝 아래 산 고양이가 뛰쳐나올 것이다.(直下依樣畵猫去。 畵來畵去。 畵到結角羅紋處。 心識路絶處。 人法俱忘處。 筆端下。 驀然突出箇活猫兒來。)”라고 하였다.
  365. 368)삼가촌 : 세 집이 사는 작은 마을로 이웃 사이에 시시비비가 없고 태평하다.
  366. 369)고래가 노하여~가지가 드러났어라 : 『宏智廣錄』 권1에 “고래가 바닷물을 다 마시니, 산호 가지가 드러났도다.(鯨呑海水盡。 露出珊瑚枝。)”라고 하였다. 이는 망념이 다 사라지고 마음의 본래 작용이 온전히 드러난 깨달음의 경지를 형용한 것이다.
  367. 370)남종南宗의 천이객穿耳客 : 남종은 육조 혜능이 강남江南에서 교화를 편 데서 온 말로 선종禪宗의 이칭이다. 천이객은 귀에 구멍을 뚫어 귀걸이를 단 사람이다. 인도 사람들이 대개 귀걸이를 다는데 달마達摩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여기서는 선지禪旨에 밝은 사람을 뜻한다.
  368. 371)세상이 다~깬 사람일세 : 굴원屈原의 ≺漁父辭≻에, “온 세상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했는데 나 홀로 깨었는지라, 이 때문에 쫓겨났노라.(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369. 372)『四溟堂大師集』에는 제목이 ‘승태의 시에 차운하다(次承兌韻)’로 되어 있다.
  370. 373)벽운碧雲의 시구 지은 탕혜湯惠 : 탕혜는 남조南朝 송나라 시승詩僧인 탕혜휴湯惠休를 가리킨다. 그의 “해가 질 무렵 푸른 구름은 모이건만, 가인은 몹시도 오지 않누나.(日暮碧雲合。 佳人殊未來。)”라는 시구가 유명하다.
  371. 374)『四溟堂大師集』에는 제목이 ‘승태의 시에 차운하다(次承兌韻)’로 되어 있다.
  372. 375)세간 그~길이 멀어라 : 『莊子』 「大宗師」에 “골짜기 속에 배를 숨겨 두고 산을 못 속에 숨겨 두면 안전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한밤중에 힘센 자가 등에 지고 달아나도 어리석은 사람은 알아채지를 못한다.(夫藏舟於壑。 藏山於澤。 謂之固矣。 然而夜半。 有力者。 負之而走。 昧者不知也。)”라고 하였다. 이는 결국은 덧없이 죽고 마는 인생을 비유한 말이다. 즉 세상에서 죽음을 피해 숨을 곳은 없는데,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은 멀리 바다 저편에 있어 찾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373. 376)혜휴 스님 : 주 373 참조.
  374. 377)마조가 어찌~의심을 흩었어라 : 미상. 마조 선사馬祖禪師가 어느 산에 주석할 때 산의 귀신이 그를 위해 담장을 쌓아 준 일이 있자 마조 선사가 “내가 수행이 부족하여 귀신에게 발각되었다.”라고 하고 그곳을 떠났다는 일화가 있는데, 아마 이와 비슷한 일화가 있는 듯하다. 『御選唐宋詩醇』 권40 ≺塵外亭注≻.
  375. 378)먼 이역에서~만난 한 : 일본에 와 있으면서 봄을 맞아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한漢나라 회남淮南 소산小山의 ≺招隱士≻에 “왕손이 떠나가 돌아오지 않음이여, 봄풀은 자라서 무성하네.(王孫遊兮不歸。 春草生兮萋萋。)”라고 하였다. 『杜詩澤風堂批解』 권17.
  376. 379)『황정경黃庭經』 : 도가道家의 경전으로 신선이 되는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한다.
  377. 380)『四溟堂大師集』에는 제목이 ‘일본 원이 교사에게 주다(贈日本圓耳敎師)’로 되어 있다.
  378. 381)위음왕불威音王佛 이전 : 위음왕불은 과거 세상에 출현한 최초의 부처님이다. 그래서 위음왕불 이전은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또는 천지가 개벽하기 이전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379. 382)정수리에 바른 눈을 갖추니 :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은 세 개의 눈이 있는데 정수리인 정문에 있는 하나의 눈을 정문안頂門眼이라 한다. 이는 진리를 바로 볼 수 있는 법안法眼을 뜻한다. 『碧巖錄』 35칙 「垂示」에 “만약 정문 위에 눈을 갖추고 팔꿈치 뒤에 부적을 달고 있지 못하면 왕왕 당장에 어긋나고 만다.(若不是頂門上有眼。 肘臂下有符。 往往當頭蹉過。)”라고 하였다.
  380. 383)팔꿈치 뒤에 부적을 매다니 : 진晉나라 때 선인仙人 갈홍葛洪이 지은 의서醫書인 『肘後備急方』을 인용하였다. 약칭으로 주후방肘後方이라고도 하며, 매우 좋은 비방秘方을 뜻한다. 여기서는 중생을 제도하는 훌륭한 법문을 비유하였다.
  381. 384)『四溟堂大師集』에는 ≺일본 원이 교사에게 주다(贈日本圓耳敎師)≻의 둘째 수로 되어 있다.
  382. 385)저본에는 제목이 ‘여정에서 일본 승려에게 주다(旅亭贈日僧)’로 되어 있는데 『四溟堂大師集』에 의거하여 이렇게 고쳤다.
  383. 386)옥병玉屛 :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진 것을 비유한 말이다.
  384. 387)『四溟堂大師集』에는 제목이 ‘또 주다(又贈)’로 되어 있다. 『四溟堂大師集』의 제목이 옳을 듯하다.
  385. 388)『四溟堂大師集』에는 제목이 ‘일본 승려에게 주다(贈日本僧)’로 되어 있다. 『四溟堂大師集』의 제목이 옳을 듯하다.
  386. 389)『四佳集』과 『續東文選』에는 제목이 ‘추산도 그림에 제題한 시로 일본 은 상인을 위해 짓다(秋山圖爲日本誾上人作)’로 되어 있다. 즉 가을 산을 그린 그림의 제화시題畵詩인 것이다.
  387. 390)석잔石棧 : 높은 산속에 난 가파른 길을 뜻한다. 이백李白의 ≺蜀道難≻에 “땅이 무너지고 산이 꺾이고 장사 죽으니 그런 뒤에야 하늘에 닿을 사다리와 석잔이 서로 이어졌어라.(地崩山摧壯士死。 然後天梯石棧相鉤連。)”라고 하였다.
  388. 391)강동의 순채와 농어회 : 주 270 참조.
  389. 392)반범풍半帆風 : 돛에 반쯤 차서 항해하기에 적당한 바람이다. 소식蘇軾의 ≺慈湖夾阻風≻에 “누워서 보니 떨어진 달빛이 천 길 물에 걸렸고, 일어나 맑은 바람을 불러 반 범을 얻었어라.(臥看落月橫千丈。 起喚淸風得半帆。)”라고 하였고, 송나라 양만리楊萬里의 ≺舟行得風晩至靈州≻에 “해신이 나를 잘 전별하여, 반 범의 바람을 빌려 주도다.(海神能餞我。 借與半帆風。)”라고 하였다.
  390. 393)만경대萬景臺 : 평양의 중심에서 서쪽으로 30리쯤 떨어진 대동강大同江 가에 있는 누각樓閣으로, 평양팔경平壤八景 중 하나이다.
  391. 394)유서애柳西厓 : 임진왜란 때 재상으로 국난國難을 평정하는 데 큰 공적을 세운 유성룡柳成龍을 가리킨다. 그의 호가 서애이다.
  392. 395)『四溟堂大師集』에는 제목이 ‘삼가 서울의 정승에게 올려 바다를 건너 일본에 가게 해 주길 청한 시(謹奉洛中諸大宰乞渡海詩)’로 되어 있다.
  393. 396)하의荷衣 : 연잎으로 만든 옷으로 은자隱者의 옷인데 여기서는 승복을 비유한 말로 썼다. 남북조 공치규孔稚圭의 「북산이문北山移文」에서, 은자로서의 생활을 그만두고 세상에 나가는 것을 두고 “연잎으로 만든 옷을 태웠다.”라고 하였다. 『古文眞寶』 후집.
  394. 397)술잔을 띄워~부질없이 말하오니 : 부배浮盃는 진晉나라 때의 어떤 승려가 늘 술잔을 물에 띄워 놓고 그것을 타고 강이나 바다를 건너다니자 사람들이 그를 배도 화상盃渡和尙이라 부른 데서 유래하였다. 승려가 속세에 나와서 활동함을 뜻한다. 여기서는 사명당이 배를 타고 일본에 가겠다고 말한 것을 뜻한다. 『釋氏要覽』 下.
  395. 398)석장을 날리던~게 부끄럽구려 : 원문 ‘飛錫’은 은봉비석隱峰飛錫의 준말로, 당나라 때의 고승 은봉隱峯이 오대산五台山으로 갈 때 석장錫杖을 공중에 던져 그 석장에 올라타고 갔다는 이야기에서 온 말로, 역시 승려가 속세에 나와 유람함을 뜻한다. 여기서는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사명당이 속세에 나와 승군을 이끌고 전투에 참여한 일을 말한다. 『高僧傳』 권11.
  396. 399)나라의 경중이 되는 : 이 정승들이 이 나라에 있음으로써 나라의 무게를 더하였다는 말로, 상대의 인격이나 덕망을 극히 찬양한 것이다. 두보의 시 ≺贈左僕射鄭國公嚴公武≻의 “공이 오자 설산이 무거워지더니, 공이 가니 설산이 가벼워졌지.(公來雪山重。 公去雪山輕。)”란 대목에서 유래하였다.
  397. 400)주타珠唾 : 해타성주咳唾成珠의 고사를 인용한 말로, 타인의 뛰어난 시문詩文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상대방 정승들의 시를 비유하였다. 『莊子』 「秋水」에 “그대는 저 튀어나오는 침들을 보지 못하는가. 한번 재채기하면 큰 것은 구슬과 같고 작은 것은 안개처럼 부서져 내린다.(子不見夫唾者乎。 噴則大者如珠。 小者如霧。)”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이백李白의 시에 “그대의 침방울이 구천에서 떨어지니, 바람 따라 주옥이 생겨나네.(咳唾落九天。 隨風生珠玉。)”라고 하였다. 『李太白集』 권3 ≺妾薄命≻.
  398. 401)와취蛙吹 : 남제南齊 때 공치규가 자기 집 뜰에 잡초를 제거하지 않아 그 안에서 개구리들이 매우 시끄럽게 울어 대었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까닭을 묻자 웃으면서 답하기를 “나는 이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양부兩部의 음악 연주로 삼는다.(我以此當兩部鼓吹)”라고 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입으로만 떠들 뿐 실속이 없음을 비유하였다. 양부는 입부立部와 좌부坐部 두 부대로 나누어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南齊書』 권48 「孔稚珪傳」.
  399. 402)바람을 타고~갈 줄 : 북해北海에 사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변하여 붕鵬이란 새가 되면 그 등의 크기가 수천 리나 되고, 날개로 치면 물결이 삼천리에 걸쳐 일어나고, 구만 리 높이로 날아올라 여섯 달을 날아가서야 멈춘다고 하였다. 여기서는 사명당이 일본으로 가는 것을 찬양하였다. 『莊子』 「逍遙遊」.
  400. 403)연사蓮社에서 만나기로~평소의 약속 : 연사는 백련사白蓮社의 준말로 여산 동림사에서 결성한 정토 신앙 단체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절을 가리킨다. 주 329 참조.
  401. 404)동명 선생 : 조선 시대 정두경鄭斗卿(1597~1673)을 가리킨다. 그의 자는 군평君平이고 호는 동명東溟이다. 별시 문과에 장원하여 홍문관 제학과 예조 참판 등을 역임하였으며 시문에 뛰어났다.
  402. 405)무생화無生話 : 무생은 생멸生滅이 없는 열반涅槃, 해탈의 세계이다. 여기서는 불법에 관한 얘기를 뜻하는 말로 쓰였다.
  403. 406)이 상공 백주白洲 : 조선 시대 이명한李明漢(1595~1645)을 가리킨다. 그의 자는 천장天章이고 호는 백주이며, 본관은 연안延安이고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의 아들로, 대제학大提學·예조 판서禮曹判書 등을 역임하였다.
  404. 407)사천槎川 이병연(1671~1751) : 조선 시대 인물로 자는 일원一源, 호는 사천이고 본관은 한산韓山이며 김창흡金昌翕의 문인이다. 벼슬은 음보蔭補로 부사府使에 이르렀고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일컬어졌다.
  405. 408)후옹이며 사로 : 사로는 이병연을 가리키는데, 후옹은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
  406. 409)『逍遙堂集』에는 제목이 ‘열사리에게 주다(贈悅闍梨)’로 되어 있다. 해운은 조선 시대 경열敬悅(1580~1646)의 법호이다.
  407. 410)오호五湖 : 오호는 고대 오월吳越 지역의 다섯 호수인 구구具區, 요포洮浦, 팽려彭蠡, 청초靑艸, 동정洞庭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는 강호江湖 내지 온 세상을 뜻한다.
  408. 411)『逍遙堂集』에는 ‘열사리에게 주다(贈悅闍梨)’라는 제목의 두 수 중 둘째 수로 되어 있다.
  409. 412)금추金鎚 : 쇠망치로 선사禪師가 학인을 가르치는 수단을 뜻한다.
  410. 413)산호와 밝은~서로 비추니 : 망념이 다 사라지고 마음의 본래 작용이 온전히 드러난 깨달음의 경지를 형용한 것이다. 주 369 참조.
  411. 414)『逍遙堂集』에 있는 ≺열사리가 법의 상인에게 부친 시에 차운하다(次悅闍梨寄法義上人韻)≻ 2수와 ≺열선인의 시에 차운하다(次悅禪人韻)≻, ≺열선인의 행각 시에 차운하다(次悅禪人行脚韻)≻, 도합 4수에서 8구를 추려서 편집한 것으로 모두 소요 태능逍遙太能이 해운 경열에게 준 시로 되어 있다. 그 4수는 아래와 같다.
    ≺열사리가 법의 상인에게 부친 시에 차운하다≻ 2수 “方丈頭流木落秋。 飄然瓶錫向南投。 胷中法海幽難測。 篇內玄樞遠莫酬。 一脉花枝靈岳折。 九年雷震少林搜。 如今賴有仙陁客。 忘却當來后裔愁。”, “天外含蘆塞鴈秋。 吳山楚水遠方投。 禪綱敎骨誰能敵。 華月夷風孰敢酬。 茟健張顚奇脚奪。 詩淸李白玉音搜。 豁開頂眼分緇素。 有甚西來祖意愁。”
    ≺열선인의 시에 차운하다≻ “斬盡西乾佛與僧。 故園鄕國有何層。 水泡大地遺塵起。 春夢空身妄識興。 靈鷲山門殘皓月。 少林禪室暗明燈。 可憐五濁澆漓刼。 誰識山人法海騰。”
    ≺열선인의 행각 시에 차운하다≻ “威音那畔更那畔。 滿目烟光入手皆。 生死涅槃迷夢隔。 劣形殊相病眸乖。 松聲浙瀝驚巢鶴。 桂影婆娑浸玉階。 澧朗州中山水好。 優游濶步有誰偕。”
  412. 415)담판한擔板漢 : 소견이 꽉 막혀 멍청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빽빽한 솔밭에 판자를 세로로 지고 가는 사람은 몸을 돌려서 주위를 볼 수 없다는 데서 온 말이다.
  413. 416)길 떠날~넘겨 주노니 : 세상을 떠나 육신을 다비茶毘에 부치는 것이다. 천간天干에서 병丙과 정丁은 오행五行으로 화火에 속한다. 따라서 병정 동자는 불을 뜻한다.
  414. 417)용담龍潭 : 조선조 승려 조관慥冠의 법호이다.
  415. 418)『龍潭集』에는 제목이 ‘강을 마치고 제자들에게 보이다(罷講示徒)’로 되어 있다.
  416. 419)『龍潭集』에는 제목이 ‘재차 강을 마치고(再罷講)’로 되어 있고, “기묘년 겨울에”라는 주注가 달려 있다.
  417. 420)병을 칭탁함은~분란을 싫어해서지 : 세상 인심이 험함을 알기 때문에 병이 들었다는 핑계로 은거하여 세상에 나가지 않고, 세상에서 분란이 일어나는 게 싫어서 예봉銳鋒을 감추고 산다는 뜻이다.
  418. 421)화월당華月堂 : 조선 시대 승려 성눌聖訥(1689~1762)의 법호이다. 환성 지안喚惺志安에게서 심인心印을 받았다.
  419. 422)환성 지안喚惺志安(1664~1729) : 월담 설제月潭雪霽의 법사法嗣로 선지禪旨가 고준하였다.
  420. 423)절에 들어가~마구니임을 알지니 : 부처에게 걸리지 말고 경전의 불설佛說에도 걸리지 말라는 뜻이다. 중국의 앙산 혜적仰山慧寂이 “『涅槃經』 49권이 모두 마구니의 말입니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아무리 부처님의 설법일지라도 뜻에 걸리면 마설魔說이 된다는 것이다. 중국 당나라 때 선사禪師 단하 천연丹霞天然이 낙동洛東 혜림사慧林寺에 갔는데 날씨가 몹시 추울 때라 법당에 안치되어 있는 목불木佛을 가져다 때면서 불을 쬐었다는 고사가 있다. 『五燈會元』 「丹霞章」.
  421. 424)벽하당碧霞堂 : 조선 시대 승려 대우大愚(1676~1763)의 법호이다. 환성 지안의 제자이다.
  422. 425)서강西江 만~능히 삼키도다 : 마조馬祖에게 방龐 거사가 묻기를 “만 가지 법과 짝이 되지 않는 이는 누구입니까?”라고 하니, 마조가 대답하기를 “그대가 한입에 서강의 물을 다 마신 뒤에야 말해 주리라.”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자 방 거사가 곧바로 깨달았다. 『禪門拈頌』 161칙 「一口」.
  423. 426)설봉雪峰 : 조선 시대 승려 회정懷淨(1678~1738)의 법호이다. 화악 문신華岳文信의 법사이다.
  424. 427)이 시는 송나라 승려 보령 인용保寧仁勇의 게송으로 『禪門拈頌』에 실려 있다.
  425. 428)이식李植(1584~1647) : 자는 여고汝固, 호는 택당澤堂·남궁외사南宮外史·택구거사澤癯居士이며, 시호는 문정文靖이고, 본관은 덕수德水이다. 1610년(광해군 2) 별시 문과에 급제하고, 예조 참의·대사간·대사성·승지·대제학·대사헌·예조 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문장이 뛰어나 신흠申欽·이정구李廷龜·장유張維와 함께 한문사대가漢文四大家로 꼽혔다. 1686년 영의정에 추증되고, 여주의 기천서원沂川書院에 배향되었다. 문집으로 『澤堂集』이 전하고, 저술에 『初學字訓增輯』, 『杜詩批解』 등이 있다.
  426. 429)삼선三禪 : 당나라 선사禪師 운문 문언雲門文偃이 고顧, 감鑑, 이咦 석 자로 학인을 제접한 데서 온 말로 삼자선三字禪이라 한다. 매우 간결하고 고준한 선지禪旨를 뜻한다.
  427. 430)육출六出의 기계奇計 : 한漢나라 진평陳平이 고조高祖 유방劉邦을 섬기면서 여섯 가지 뛰어난 계책을 내어 왕업王業을 이루도록 도왔던 데서 온 말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뛰어난 계책을 뜻한다. 『史記』 권56 「陳丞相世家」.
  428. 431)『芝峯集』에는 제목이 ‘일본으로 가는 사명 산인에게 주다(贈四溟山人往日本)’로 되어 있다. 이 시는 1603년(선조 36)에 지은 것이다. 1603년 일본의 원가강源家康이 관백關白이 되어 통신사通信使를 보내 줄 것을 청하자 조정에서는 틈이 생길까 두려워 사명 대사를 보내 적정을 염탐하게 하였다. 사명 대사가 조정의 사대부들에게 전별하는 시를 지어 달라고 청하였는데, 이수광이 이 시를 써 주자 오산五山 차천로車天輅가 이 시를 보고는 탄복하여 붓을 놓았으며, 사람들이 이 시를 전송傳誦하였다고 한다. 『芝峯類說』 권13 「문장부」 6 ≺東詩≻.
  429. 432)노련魯連의 바다 : 동해를 가리키는 말로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바다를 가리킨다. 노련은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고사高士인 노중련魯仲連이다. 그가 조趙나라에 가 있을 때 진秦나라 군대가 조나라의 서울인 한단邯鄲을 포위했는데, 이때 위魏나라가 장군 신원연新垣衍을 보내 진나라 임금을 천자로 섬기면 포위를 풀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노중련이 “진나라가 방자하게 천자를 참칭僭稱한다면 나는 동해를 밟고 빠져 죽겠다.”라고 하니, 진나라 장군이 이 말을 듣고 군사를 후퇴시켰다 한다. 『史記』 권83 「魯仲連列傳」.
  430. 433)육생陸生 : 한 고조漢高祖 때의 명신名臣 육가陸賈를 가리킨다. 그는 뛰어난 변재辯才가 있어 한 고조의 명을 받들어 사신使臣으로 가서 남월南越 왕 위타尉佗를 칭신稱臣하도록 하였으며, 임무를 완성하고 돌아올 때는 위타에게 천금千金을 받아 가지고 왔다고 한다. 『史記』 권97 「陸賈列傳」.
  431. 434)기미羈縻 : ‘기羈’는 말의 굴레이고, ‘미縻’는 소의 코뚜레로, 우마牛馬를 얽어매듯이 이적夷狄을 회유하여 복속시킨다는 뜻이다. 『漢書』 권25 「郊祀志」 下에 “천자는 오히려 기미 정책을 쓰고 이적을 끊어 버리지 않는다.(天子猶羈縻不絶)”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432. 435)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1431~1492) : 점필재는 호이고, 자는 계온季昷, 본관은 선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문장과 경술經術에 뛰어나 이른바 영남학파嶺南學派의 종조宗祖가 되었고, 많은 문하생을 두었다. 그가 지은 「弔義帝文」을 사초史草에 적어 넣은 것이 원인이 되어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부관참시剖棺斬屍 당했다. 문집에 『佔畢齋集』이 있고, 저서에 『靑丘風雅』·『東文粹』·『彛尊錄』 등이 있다.
  433. 436)상방上房에 종소리~여룡驪龍이 춤추고 : 상방은 승려가 사는 절의 이칭이다. 여룡은 검은 용인데, 여기서는 절에서 치는 대종大鐘의 윗부분에 용으로 장식한 것을 가리킨다.
  434. 437)만규萬竅에 바람이~철봉鐵鳳이 나누나 : 만규는 『莊子』 「齊物論」의 “대지가 숨을 내쉬는 것을 바람이라 하는데, 일어나지 않을지언정 일어났다 하면 만 개의 구멍이 노하여 부르짖는다.(夫大塊噫氣。 其名爲風。 是唯無作。 作則萬竅怒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바람이 불어 일어나는 온갖 소리를 뜻한다. 철봉은 옛날의 지붕 용마루 위에 있던 일종의 철제鐵製 장식물로 그 형상이 봉황과 같아 철봉이라 한다. 두보의 ≺大雲寺贊公房≻에 “옥승은 아스라이 사라지고 철봉은 삼연森然히 나는구나.(玉繩逈斷絶。 鐵鳳森翶翔。)”라고 하였다
  435. 438)『簡易集』에는 제목이 ‘문수사 승려의 시권詩卷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次文殊僧卷)’로 되어 있다.
  436. 439)최립崔岦(1539~1612) : 호는 간이簡易·동고東臯이고, 자는 입지立之이며, 본관은 개성開城이다. 이이李珥의 문인門人이고 벼슬은 병조 참판에 이르렀다. 명문장가名文章家로 외교 문서를 많이 작성하였다. 그의 문文, 차천로車天輅의 시詩, 한호韓濩의 글씨를 송도삼절松都三絶로 꼽았다.
  437. 440)『蓀谷詩集』에는 제목이 ‘연 상인의 시축에 쓰다(題衍上人軸)’로 되어 있다.
  438. 441)이달李達(1539~1612) : 자는 익지益之, 호는 손곡蓀谷·동리東里·서담西潭이다. 박순朴淳의 문인으로 문장에 능하였다. 동문인 최경창崔慶昌·백광훈白光勳과 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 불렸으며 글씨에도 조예가 깊었다. 저서로 『蓀谷集』이 있다.
  439. 442)봄 시름은~물결에 막혔어라 : 봄이 와도 고향에 가지 못하고 꿈결에 그리워한다는 뜻이다. 주 378 참조.
  440. 443)『蓀谷詩集』에는 제목이 ‘구월산으로 가는 성민 상인을 보내며(送性敏上人遊九月山)’로 되어 있다.
  441. 444)유몽인柳夢寅 : 자는 응문應文이고, 호는 어우당於于堂·간재艮齋·묵호자默好子이며, 본관은 흥양興陽이다. 성혼成渾의 제자로 문학에 뛰어났으나 스승과 절교하였고 이괄李适의 난에 연루, 사사賜死되었다.
  442. 445)아달산阿達山 : 황해도 수안군遂安郡에 있는 산 이름이다. 국역 『新增東國輿地勝覽』 권제42.
  443. 446)옥룡玉龍 : 흰 물줄기로 떨어지는 폭포를 형용한 말이다.
  444. 447)늙은 박달나무는~시절을 보았으련만 : 『三國遺事』에 의하면, 중국에서 요堯임금이 즉위하기 50년 전에 단군이 하늘에서 태백산 신단수神檀樹 아래로 내려왔다고 한다.
  445. 448)서호瑞毫 : 서호상광瑞毫相光의 준말로 부처의 머리에서 빛나는 수많은 빛 가운데 하나이다.
  446. 449)취발翠髮 : 젊은 사람의 검푸른 머리카락으로 불로장생하는 신선의 검은 머리카락을 말한다.
  447. 450)부디 스님이~끝처럼 예리하니 : 태백산맥의 구월산으로 가는 성민 스님이 새로 지은 시를 보여 주는데 그 솜씨가 빼어나 검처럼 날카로우니, 태백산의 선경을 그대로 잘라 오듯이 시로 표현해 오라는 말이다.
  448. 451)『蓮潭大師林下錄』에는 제목이 ‘윤 한림의 ≺장춘동에 들어가며≻ 시에 차운하다(次尹翰林入長春洞韵)’로 되어 있고 “이름은 숙塾인데 당시 해남海南에 귀양 와 있었다.”라는 주注가 달려 있다.
  449. 452)우유를 가리는 거위왕 : 거위 중의 왕은 신비한 능력이 있어 물과 우유를 섞어 놓으면 우유만 가려서 먹는다고 한다. 『仰山錄』
  450. 453)강산의 도움 : 산수의 풍경이 좋아서 사람의 흥취를 돋우어 좋은 시를 짓게 함을 뜻하는 말이다. 당나라 장열張說이 악주岳州로 귀양 간 뒤로 시가 더욱 처완悽惋하여 좋아지자 사람들이 “강산의 도움을 받았다.(得江山助)”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新唐書』 권125 「張說列傳」.
  451. 454)향적香積 : 승가僧家의 공양물을 뜻한다. 향적국香積國의 향반香飯에서 온 말이다.
  452. 455)목별木鼈 : 『蓮潭大師林下錄』에는 “목별은 준치蹲鴟이다.”라는 주注가 달려 있다. 준치는 토란의 이칭으로, 토란의 크기가 쭈그리고 앉은 올빼미만 하다 하여 이렇게 부르는 것이다.
  453. 456)이포伊蒲의 오찬 : 이포찬伊蒲饌에서 온 말로, 낮에 재齋를 지내고 제공하는 음식이다.
  454. 457)상아桑鵝 : 『蓮潭大師林下錄』에는 “상아는 상균桑菌이다.”라는 주가 달려 있다. 상균은 상이桑耳와 같은 말로 뽕나무 버섯이다.
  455. 458)노승은 선정에~자주 바라본다 : ‘선정에 들어 서쪽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선정이 깊어 법열法悅을 누리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고, ‘축객逐客’은 조정에서 쫓겨난 사람을 뜻하는 말로 당시 해남으로 귀양 와 있던 윤 내한을 가리킨다.
  456. 459)부끄러워라 나는~제압하지 못하는구려 : 이 대목에는 『蓮潭大師林下錄』에 “소동파蘇東坡가 불인 요원佛印了元 선사를 방문했는데, 선사가 바야흐로 설법하고 있고 학인들이 좌중에 가득하였다. 선사가 ‘내한內翰(소동파를 가리킴)은 어디에서 오셨소. 여기에는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라 하니, 소동파가 ‘화상의 사대四大(육신)를 빌려 자리를 삼고 싶습니다.’라 하였다. 이에 선사가 ‘산승에게 일전어一轉語가 있으니, 만약 곧바로 답하면 청하시는 바에 따르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옥대玉帶를 풀어 나에게 주시오.’라 하니, 소동파가 허락하였다. 선사가 ‘사대는 본래 공空하거늘 무엇을 가지고 자리로 삼겠습니까?’라 하니, 소동파가 생각하여 무어라 답하려 하다가 옥대를 풀어 주었다.”라는 주석이 달려 있다. 일전어는 선기禪機를 드러내는 한마디 말이다.
  457. 460)『蓮潭大師林下錄』에는 제목이 ‘박 어사가 탐라에서 육지로 나오다(朴御史自耽羅出陸)’로 되어 있고, “제주에는 고高, 양梁, 부夫 세 성姓이 구멍에서 나왔다. 그리고 남극노인성南極老人星이 비추므로 이 지방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라는 주가 달려 있다.
  458. 461)삼산三山 : 바다에 있다는 삼신산三神山의 준말이다. 삼신산은 봉래蓬萊·영주瀛洲·방장方丈을 가리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가리켜 영주라 한다.
  459. 462)우스워라 천~연유한 것을 : 진시황이 서복徐福에게 동남동녀童男童女 3천 명을 데리고 동해의 삼신산으로 가서 불로초不老草를 캐 오게 하였는데, 서복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다. 여기서는 제주도에 전해지는 고, 양, 부 세 성이 세 구멍에서 나왔다는 삼성혈三姓穴의 전설이 사실은 서복 일행이 제주도에 와서 정착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뜻으로 말하였다.
  460. 463)솔개 날고~조의朝意가 분명하네 : 『中庸章句』 12장에 “『詩經』에 이르기를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논다.’라고 하였으니, 상하에 이치가 밝게 드러남을 말한 것이다.(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라고 하였으니, 이는 천기天機, 즉 하늘의 이치가 하늘과 땅에 드러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조의는 조사祖師의 뜻으로, 바로 마음을 가리킨다.
  461. 464)지극한 도는~고쳐야 하리 : 3조祖 승찬僧璨의 『信心銘』에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게 없으니, 오직 간택하는 것을 꺼릴 뿐이다.(至道無難。 唯嫌揀擇。)”라고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 말을 이어서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게 없으니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한 이 말에도 결함이 있으니,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극한 도는 배울 게 없으니,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고 물은 파랗고 산은 푸른빛인 현상 그대로가 진리라 한 것이다.
  462. 465)병 속의~꺼낼 약 : 당나라 때 남전南泉 선사에게 육긍陸亘 대부가 묻기를 “옛사람이 병 속에다 거위 한 마리를 길렀는데, 거위가 점점 자라서 병에서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금 병을 깨뜨릴 수도 없고, 거위를 죽일 수도 없으니, 어찌해야 거위를 꺼내겠습니까?”라고 한 화두를 말한다. 『禪門拈頌』 238칙 「養鵝」.
  463. 466)추파당秋波堂 : 조선 시대 승려 홍유泓宥(1718~1774)의 당호이다. 조관慥冠에게 수학하고 각성覺醒의 법통을 이었다.
  464. 467)이 시는 추파의 작품이 아니라 『三國遺事』 4권 ‘心地繼祖’ 조에 있는 시이다. 심지는 신라 41대 헌덕왕憲德王(재위 809~826)의 아들이다. 불간佛簡은 불골간자佛骨簡子의 준말로 불골佛骨에 계문戒文을 새긴 것이다. 심지가 진표 율사眞表律師의 불골간자를 영심 왕사永深王師로부터 받아서 산꼭대기에서 던지고 팔공산 동화사 우물에서 찾아 다시 모셨다 한다.
  465. 468)설암雪巖 : 조선 시대 승려 명안明眼(1646~1710)의 법호이다. 무영無影과 백암栢庵의 법을 이었다.
  466. 469)조주趙州의 차 : 중국의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는 누가 찾아와도 “차나 한 잔 마셔라.(喫茶去)”라고 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467. 470)범지의 꽃 : 흑씨범지黑氏梵志가 양손에 합환오동合歡梧桐의 꽃 두 송이를 들고 와서 공양하니, 세존이 “선인仙人이여.”라 부르고 범지가 응답하자 “놓아라.”라고 하였다. 범지가 왼손에 든 꽃을 내려놓자 세존이 또 “놓아라.”라고 하였다. 범지가 오른손의 꽃을 내려놓자, 또 세존이 “놓아라.”라고 하였다. 범지가 “저는 지금 빈손으로 서 있거늘 다시 무엇을 버리라 하십니까?”라고 하자 세존이 “나는 너에게 그 꽃을 놓으라 한 것이 아니다. 네가 밖의 육진六塵과 안의 육근六根과 중간의 육식六識을 일시에 놓아 버려 더 놓을 것이 없는 곳이 바로 네가 생사를 벗어나는 곳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범지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달았다 한다. 『禪門拈頌』 19칙 「合歡」.
  468. 471)『阮堂集』에는 제목이 ‘우사연등芋社燃燈’으로 되어 있으니, 우사란 절에 걸어 놓은 연등을 보며 지은 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 내용을 보면 초의 스님이 연등을 읊은 시를 보고 지은 시임을 알 수 있다.
  469. 472)먹 참선 : 묵선墨禪과 같은 말로 선승禪僧이 붓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470. 473)등 그림자는~그림자 둥그네 : 불교에서는 원래 마음을 등불에 비유한다. 즉 초의 스님이 연등을 시로 읊으니 그 연등이 원만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뜻이다.
  471. 474)등 불꽃을~떠받쳐 내었어라 : 원래 등불을 오래 밝히면 심지를 잘라야 하는데 이 연등은 시로 읊어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 심지를 자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전어一轉語는 선기禪機를 드러내는 한마디 말인데 여기서는 초의 스님이 연등을 시로 읊은 것을 가리킨다. 『維摩經』 「佛道品」에 “불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이라 하겠으니, 번뇌 속에서 참선을 하는 것은 희유하기가 이와 같다.(火中生蓮花。 是可謂稀有。 在欲而行禪。 稀有亦如是。)”라고 하였다.
  472. 475)≺시질도示疾圖≻ : 시질示疾은 병든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인도 비야리성毗耶離城에 사는 유마거사가 중생이 병들었으므로 자신도 병들었다면서 드러눕자, 석가모니가 문수보살 등을 보내 문병하게 하였는데, 문수가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대해서 물었을 때 유마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문수가 탄식하며 “이것이 참으로 불이법문에 들어간 것이다.”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示疾圖≻는 이 『維摩經』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維摩經』 「入不二法門品」.
  473. 476)법화경 약초는~오지 않았느냐 : 『法華經』 「藥草喩品」에서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갖가지 중생들이 깨닫는 것을 약초들에 비유한 것을 이른다. 이 ≺示疾圖≻에 비하면, 부처님의 설법도 오히려 효험이 더딘 것이라는 뜻이다.
  474. 477)이 시는 초의 선사의 『東茶頌』 끝에 적힌 신헌구의 제시題詩로, 『東茶頌』에는 제목 없이 시만 있다.
  475. 478)신백파申白坡 : 신헌구申獻求(1823~1902)의 호가 백파白坡이다. 자는 수문秀文이고, 1862년 정시庭試 병과丙科에 급제하여, 1864년 사헌부 지평을 거쳐, 1869년에 승정원 동부승지를 지냈다. 1898년 중추원 일등의관一等議官을 거쳐 1902년 4월 궁내부 특진관에 임명되었다.
  476. 479)이 시는 원래 야담에 실려 있던 것을 민재남閔在南(1802~1873)의 『晦亭集』에 인용한 것이다.
  477. 480)동토에는 진짜~가지 못하는구나 : 우리나라에는 진짜 난초가 없고 난초 비슷한 것만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하여 모두 캐어 가므로 숲속에 오래 남아 있지 못한다는 말이다. 즉 산림山林에 오래 머무는 진짜 은자隱者가 드문 현실을 비유한 것이다.
  478. 481)『兒菴遺集』에는 ≺長春洞雜詩≻ 12수 중 한 수로 되어 있다.
  479. 482)백수자栢樹子 : 조주 스님의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화두를 말한다.
  480. 483)천 리~서신 갖고 : 기러기가 편지를 전달한다는 고사를 사용하였다. 한漢나라의 충신 소무蘇武가 흉노에 19년 동안이나 억류되어 있다가 기러기 다리에 편지를 매달아 보내 한나라 조정에 자신의 상황을 알릴 수 있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漢書』 권54 「蘇武傳」.
  481. 484)남북으로 그리워하는~늘 막혔으니 : 다산 정약용은 고향이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리인데 전라남도 강진에서 18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였다. 그래서 북쪽에 있는 고향의 가족들을 늘 그리워하지만 만날 수 없었다고 한 것이다.
  482. 485)소수苕水 : 경기도 광주군廣州郡 초부면草阜面 마현리馬峴里에 있는 소천苕川을 가리킨다.
  483. 486)『草衣詩藁』에는 제목이 ‘아침에 사천을 지나며(早過斜川)’로 되어 있고, “고사의 유지이다.(古寺遺址)”라는 주注가 붙어 있다. 이 시는 제목이 ‘斜川寺懷古’로 되어 있어 사천사라는 절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은 사천이라는 시냇가에 고찰의 유허遺墟가 있었던 것이다. 사천은 경기도 양평 용문산에 있는 시내이고 사천 상류에 용추龍湫라는 폭포가 있다.
  484. 487)적성赤城 : 적성은 도교의 전설 속에 나오는 삼십육 동천三十六洞天의 하나이다. 진晉나라 손작孫綽의 ≺遊天台山賦≻에 “적성에 붉은 놀이 일어 표지를 세우고, 폭포는 날아 흘러 길을 나누었다.(赤城霞起而建標。 瀑布飛流以界道。)”라고 하였다. 경치가 좋은 선경仙境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485. 488)원매袁枚(1716~1797) : 자는 자재子才, 호는 간재簡齋·수원隨園이다. 성령설性靈說을 주장하였으며, 청나라 때 대표적 문인의 한 사람이다.
  486. 489)장경葬經 : 후한後漢 말기에 일어난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을 바탕으로 삼아 무덤의 방위와 지형의 선악이 사람의 화복에 관계가 있다는 등의 설을 기록한 책으로, 구본舊本에는 진나라 곽박郭璞의 저술이라 하지만 후인後人의 저술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四庫提要』 ≺子部術數類≻, 『星湖僿說類選』 ≺人事篇技藝門≻.
  487. 490)분양汾陽의 부친~조은朝恩이 도굴했으나 : 분양은 당나라 화주華州 사람 곽자의郭子儀를 가리킨다. 그는 숙종肅宗 때 안녹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의 난을 평정하여 왕실 중흥에 큰 공을 세워 분양왕汾陽王에 봉해졌고, 덕종德宗 때는 상보尙父라는 호를 받고 태위중서령太尉中書令에 올라 천하의 중망重望을 받은 것이 20년이었다. 또한 장수를 누리고 자손이 많아 다복多福한 사람으로 일컬어진다. 조은은 당나라 대종代宗 때의 환관인 어조은魚朝恩이다. 그는 현종玄宗 때 처음으로 환관이 되었고, 대종 때 천하관군용선위처치사天下觀軍容宣慰處置使가 되어 군권軍權을 잡고는 정사를 마음대로 처리하면서 정국공鄭國公에 봉해졌다. 그러나 그 뒤에 황제의 미움을 사 처형되었다. 곽자의가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토번吐番을 무찌르고 있을 때 어조은이 곽자의 부친의 무덤을 파헤쳐 도굴盜掘하였으나, 곽자의가 조정에 돌아와서 황제를 배알하고 울면서 “이는 하늘의 견벌譴罰이지 사람이 저지른 환란은 아닙니다.”라고 하고 용서했다 한다. 『新唐書』 권137 「郭子儀傳」, 『舊唐書』 권184 「宦官列傳」 ‘魚朝恩’.
  488. 491)이준李俊 : 『三國遺事』 제5권을 보면 “경덕왕대에 직장 이준이 있었다.【『고승전』에는 이순이라고 하였다.】(景德王代有直長李俊【高僧傳作李純】)”라고 되어 있다. 그의 법명은 공굉 장로孔宏長老이다. 단속사는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운리 지리산 자락에 있는 절로 신라 경덕왕 7년(748)에 이순이 창건하였다는 설과 763년에 신충信忠이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다. 『三國遺事』 권5 「避隱」.
  489. 492)이는 『三國遺事』 권5 「月明師兜率歌」에 나오는 시이다.
  490. 493)이는 『三國遺事』 권5 「月明師兜率歌」의 마지막 ‘讚曰’에 나오는 시이다.
  491. 494)의침 대사義砧大師 : 두보의 시를 번역하는 두시언해 사업에 참여한 시승詩僧이다.
  492. 495)유태재柳泰齋 : 태재泰齋는 유방선柳方善(1388~1443)의 호이다. 그의 자는 자계子繼이고 권근權近, 변계량卞季良의 문인門人이다. 금고를 당하여 벼슬은 하지 않았으나 문명文名이 있었고, 원주原州에서 살았다. 국역 『燃藜室記述』 권3 ‘세종조 명신名臣’.
  493. 496)두릉杜陵 : 두소릉杜少陵의 약칭으로 자호自號를 소릉야로少陵野老라 한 당나라 시인 두보를 가리킨다.
  494. 497)변계량卞季良(1369~1430) : 자는 거경巨卿이고 호는 춘정春亭이며, 시호는 문숙文肅이고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이색李穡, 정몽주鄭夢周의 문인으로 시문詩文에도 능하였다.
  495. 498)무생無生 : 생멸生滅이 없는 열반涅槃, 해탈의 세계이다.
  496. 499)『三灘集』에는 제목이 ‘청주의 성안에 있는 철찰鐵刹을 읊다(淸州城中鐵剎)’로 되어 있다. 철찰과 동장銅檣은 같은 말로 현재 국보 41호로 지정되어 있는 청주 용두사지龍頭寺址에 있는 철당간鐵幢竿을 가리킨다. 이 철당간은 본래 『新增東國輿地勝覽』 권15에 ‘구리 돛대(銅檣)’로 기록되어 있으며, “고을 성안의 용두사에 있다. 폐사廢寺가 되었지만 돛대는 남아 있으며, 높이가 10여 길이다. 세상에 전하기를, ‘처음 주州를 설치할 때 술자術者의 말을 써서 이것을 세워 배가 가는 형국을 나타내었다.’고 한다.”라고 하였다.
  497. 500)이승소李承召(1422~1484) : 자는 윤보胤保이고 호는 삼탄三灘이며, 시호는 문간文簡이고 본관은 양성陽城이다. 그는 1438년(세종 20)에 17세의 나이로 진사시에 합격하고 1447년(세종 29)에 식년 문과에 장원급제하였다. 대사성, 충청도 관찰사, 이조 판서, 좌참찬 등을 지냈다.
  498. 501)그 누가~옮겨 왔나 : 만계蠻溪는 호남성湖南省과 귀주성貴州省 사이에 위치한 만지蠻地에 있는 오계五溪를 말한다. 구리 기둥은 동한東漢 광무光武 때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이 교지交趾 지역을 평정한 다음 한나라와 외국의 경계를 표시한 두 개의 동주銅柱를 말한다. 『後漢書』 권24 「馬援列傳」 주注.
  499. 502)한漢나라 궁궐에 있던 금경金莖 : 한나라 무제武帝가 선약仙藥을 만들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슬을 받고자 건장궁建章宮에 신명대神明臺를 세우고 구리로 선인장仙人掌 모양을 만들어 세워서 동반銅盤을 떠받치게 하였다. 이것을 승로반承露盤이라 한다. 금경은 구리 기둥이란 말로 승로반의 이칭이다. 『漢書』 권25 「郊祀志」 上.
  500. 503)『古歡堂收艸』에는 제목이 ‘마하연에서 운 공이 나에게 『維摩經』 한 질을 주기에(摩訶衍。 雲公贐余維摩經一部。)’로 되어 있다. ‘운雲’ 자가 법명에 들어 있는 스님이 작자에게 『維摩經』을 준 것이다.
  501. 504)강추금姜秋琴 : 강위姜瑋(1820~1884)의 호가 추금秋琴이다. 그의 자는 중무仲武·위옥葦玉·요장堯章이고, 호는 추금 외에도 자기慈屺·청추각聽秋閣·고환당古懽堂 등이 있다. 고환당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본관은 진주晉州이고 경기도 광주 출생이다. 김택영金澤榮(1850~1927), 황현黃玹(1855~1910)과 함께 구한말 3대 시인으로 불리며, 율시律詩를 특히 잘 지었다.
  502. 505)정명淨名 : 『維摩經』의 주인공인 유마힐維摩詰의 한역漢譯 이름이다.
  503. 506)법희法喜를 아내로 삼는 : 법희는 불법佛法을 깨달아 느끼는 즐거움으로, 법열法悅과 같은 말이다. 『維摩經』 「佛道品」에 “법희로써 아내를 삼고 자비로써 딸을 삼는다.(法喜以爲妻。 慈悲以爲女。)”라고 하였다.
  504. 507)쌍계루雙溪樓는 전남 장성군 백양사白羊寺 입구에 있는 누각 이름이다.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가 쌍계루에 제題한 시를 남겼는데, 근세 호남의 거유巨儒인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1798~1879)이 차운한 것이다.
  505. 508)눈처럼 흰~닿아 우뚝하고 : 쌍계루 뒷산인 백암산白巖山의 흰 바위 암벽을 형용한 것이다.
  506. 509)요동遼東의 학 : 진나라 도잠陶潛의 『搜神後記』에 “정영위丁令威는 본래 요동 사람으로 영허산靈虛山에서 도를 배워 신선이 되었는데, 그 뒤 학으로 변화하여 요동으로 돌아가 성문城門의 화표주華表柱에 앉았다. 그때 소년들이 활을 들고 쏘려고 하자 학이 공중으로 날아가 배회하면서 말하기를 ‘새여, 새여, 정영위로다. 집 떠난 지 천 년 만에 비로소 돌아왔네. 성곽은 옛날 그대로나 백성들은 옛날 백성이 아니로구나. 어찌하여 신선술을 배우지 않아 무덤만 즐비한가.’라 하고 창공으로 날아가 버렸다.”라고 하였다.
  507. 510)정지상鄭知常(?~1135) : 정지상은 고려 시대 시인으로 초명은 지원之元이다. 시문詩文에 뛰어나서 김부식金富軾과 쌍벽을 이루었는데, 묘청妙淸과 함께 서경천도西京遷都를 주장하여, 김부식과 대립하다가 김부식에게 참살斬殺 당했다.
  508. 511)『東文選』에는 제목이 ‘장원정長源亭’으로 되어 있다. 『東文選』의 제목이 옳을 듯하다.
  509. 512)해붕당海鵬堂 : 해붕 강백海鵬講伯(?~1826)이다. 법명은 전령展翎, 자는 천유天游이며, 법호는 해붕海鵬으로 전라남도 순천 출신이다. 선암사로 출가하였고, 묵암 최눌黙庵最訥의 법제자인 풍암楓岩 스님의 손제자이다. 그는 선禪과 교敎에 두루 통하였고, 명사들 사이에 이름이 드날렸으니, 당시 호남 일대에 명성을 떨치던 호남칠고붕湖南七高朋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저서로 『壯遊大方錄』이 전한다.
  510. 513)화담華潭 : 화담 경화華潭敬和(1786~1848)이다. 양주 화양사의 성찬性讚 스님에게 출가하고, 율봉 청고栗峯靑杲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그는 40년간 솔잎과 죽을 먹고 밤낮으로 장좌불와하며 수행에 힘썼고 『華嚴經』, 『涅槃經』, 『八陽經』 등 여러 경전에 주석을 달았다. 특히 55회에 걸쳐 화엄 강론을 펼쳐 화엄 강백으로 유명했다. 현등사에서 입적하자 절 북쪽에 승탑이 세워졌고, 김룡사·대승사·통도사·표충사 등에 진영이 모셔졌다.
  511. 514)송광사는 1842년 큰 화재로 사찰의 주요 전각들이 모두 불타고 말았다. 이때 송광사의 기봉奇峰 스님은 일흔의 노구를 이끌고 상좌인 용운龍雲 스님과 함께 중창불사를 진두지휘했다. 그리하여 14년 만에 이전의 가람 규모를 회복할 수 있었다. 제목은 ‘기봉의 교화행 시에 차운하다’로 되어 있는데, 내용에 맞지 않고 차운한 시가 아니기에 고쳤다.
  512. 515)팔인八人이 하룻밤~짊어지고 갔네 : 팔인은 화火를 파자破字한 것이다. 즉 하룻밤에 불이 나서 다 타버렸다는 뜻이다.
  513. 516)알묘揠苗 : 공부가 아직 부족한 사람에게 선禪을 말해 주어 오히려 그 사람을 망친다는 뜻이다. 『孟子』 「公孫丑」 上에 “송宋나라 사람이 자기의 벼 싹이 빨리 자라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억지로 뽑아 올려놓고 피곤한 모습으로 돌아와 집안사람에게 ‘오늘 내가 피곤하다. 내가 싹이 자라는 것을 도왔노라.’라 하기에 그의 아들이 가서 보니 싹이 모두 말라 있었다.”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무리하게 조장助長하는 경우를 말한다.
  514. 517)이 시는 『賢愚經』에 보인다.
  515. 518)긴 하늘과~저녁 노을이로세 : 당나라 초기 왕발王勃의 ≺滕王閣序≻에 “저녁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가지런히 날고, 가을 물은 긴 하늘과 한빛이다.(落霞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라고 한 유명한 구절을 인용하였다. 『古文眞寶後集』.
  516. 519)『益齋集』에는 ‘소악부小樂府’라는 제목의 연작시連作詩 중에 들어 있다.
  517. 520)양주학楊州鶴 : 옛날에 네 사람이 각자 자기의 소원을 말하기로 했는데, 한 사람은 양주 자사楊州刺史가 되고 싶다고 하고, 한 사람은 많은 재물을 얻기를 원하고, 한 사람은 학을 타고서 하늘로 오르고 싶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한 사람이 “나는 허리에 십만 관貫의 돈을 두르고, 학을 타고서 양주로 날아가고 싶다.(腰纏十萬貫。 騎鶴上楊州。)”라고 하였다. 『淵鑑類函』 ≺鳥 3·鶴 3≻.
  518. 521)유점사 53불 : 주 234 참조.
  519. 522)우공愚公 : 고려 말의 고승인 태고 보우太古普愚(1301~1382) 스님을 가리킨다. 태고사의 탑은 태고 보우 스님의 탑이다.
  520. 523)목은牧隱 : 고려 말의 문호 이색李穡의 호이다. 그는 영불佞佛, 즉 부처에 아부하여 기복祈福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521. 524)율곡栗谷 : 조선 중기의 학자 이이李珥의 호이다. 그는 모친 신사임당을 여의고 금강산에 들어가 불교를 공부한 적이 있다.
  522. 525)혜화문惠化門 : 조선 시대 태조 5년(1397)에 도성 성곽을 쌓을 때 도성의 북동쪽에 세운 문이다. 팔대문八大門의 하나로 처음에는 홍화문弘化門이라 하다가 중종 6년(1511)에 이 이름으로 고쳤다. 민간에서는 동소문東小門이라고 부르는데, 순조 16년(1816)에 중수하였다가 1930년 일제가 철거하였다.
  523. 526)탕평비蕩平碑 : 조선 영조英祖 18년(1742)에, 당색黨色에 구애되지 않고 인재를 두루 기용한다는 취지의 탕평책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세운 비석이다. 영조가 직접 쓴 글을 새겨서 성균관의 반수교泮水橋에 세웠다.
  524. 527)서중관徐中觀 : 독립운동가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追敍 받은 서병두徐丙斗(1879~1930)의 호가 중관中觀이다.
  525. 528)오문吳門 : 중국 남쪽 오주吳州의 성문으로 여기서는 아래 한나라 변새와 대비하여 먼 남쪽을 뜻한다.
  526. 529)한漢나라 변새 : 한나라 때 북쪽으로 흉노匈奴와 대치하던 변새이다.
  527. 530)낭선浪仙 : 당唐나라 때의 시인 가도賈島의 자이다. 여기서는 상대방 서중관을 가도에 비겼다.
  528. 531)쌍교雙橋 : 전라남도 남원南原 장흥면長興面 지역에 있는 지명이다. 쌍교동雙橋洞의 본래 이름은 요천參川이란 시내를 건너는 ‘윗삽다리’와 ‘아랫삽다리’ 두 개 다리가 있어 ‘삽다리’ 또는 ‘삽리’라 하다가, 지명을 한자로 바꾸면서 쌍교로 부르게 되었다.
  529. 532)침굉枕肱 : 현변懸辯(1616∼1684)의 호이며, 그의 자는 이눌而訥이다. 13세 때 소요 태능逍遙太能을 찾아가 그의 법을 계승하고 오도悟道의 선승禪僧이라는 말을 들었다. 19세에 윤선도尹善道가 양자로 삼아 환속시키려 하였으나 끝까지 응하지 않았다. 그 뒤 윤선도가 을사사화로 광양에 유배되었을 때 그를 찾아가 ≺滄浪歌≻를 불러 위로하였다고 한다. 그는 선교禪敎에 밝았을 뿐 아니라 유교와 도교에도 조예가 깊었고 서예와 문학에도 능통하였으며, 말년에는 염불 수행에 매진하였다. 저서로는 『枕肱集』 2권이 있다.
  530. 533)의문태자懿文太子 : 명나라 태조 주원장朱元璋의 장자 주표朱標(1355~1392)를 말한다. 태조가 오왕吳王이 되었을 때 왕세자로 삼았고 홍무洪武 원년에 황태자로 삼았으나 태조보다 일찍 죽어 그의 차자次子가 태조를 이어 즉위했으니, 건문제建文帝이다. 건문 원년에 그를 추존하여 효강황제孝康皇帝라 하고 묘호를 흥종興宗이라 했다. 『明史』 권115 「列傳」 3.
  531. 534)구주九州 : 중국이 본래 아홉 주州로 되어 있다. 천하를 뜻한다.
  532. 535)태손 윤문太孫允炆 : 의문태자의 둘째 아들로 태조의 뒤를 이어 즉위하여 건문제가 되었다.
  533. 536)삼대三臺 춤 : 삼대라는 곡조에 맞추어 추는 꾸밈없는 춤이다. 삼대는 당나라 때 서민들의 노래 곡조이다.
  534. 537)달마는 원래~다르지 않다네 : 예전의 달마와 지금 사리로 남은 달마가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535. 538)『鏡虛集』에는 제목이 ‘해인사 구광루에서(海印寺九光樓)’로 되어 있다. 이 시는 차운한 시가 아니므로 『鏡虛集』의 제목이 옳을 듯하다.
  536. 539)『鏡虛集』에는 제목이 ‘석왕사 영월루에 제題하다(題釋王寺映月樓)’로 되어 있다. 이 시는 경허가 갑진년(1904) 봄, 북쪽으로 가는 길에 안변군安邊郡 석왕사釋王寺에 이르렀을 때 읊은 것으로, 문리상 『鏡虛集』의 제목이 옳을 듯하다.
  537. 540)꽃은 싸락눈처럼 지고 : 당나라 왕유王維의 시 ≺남산으로 가는 최구 아우를 보내며(送崔九弟往南山)≻에 “산중에는 계화가 있으니 꽃이 싸락눈처럼 지기 전에 돌아오라.(山中有桂花。 莫待花如霰。)”라고 한 것을 인용하였다.
  538. 541)만덕萬德과 통광通光 : 만덕전萬德殿, 통광루通光樓와 같은 건물이 석왕사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39. 542)『鏡虛集』에는 “정혜사에 있을 때 두견새를 읊은 것이다.(在定慧寺吟杜鵑)”라는 주注가 달려 있다.
  540. 543)이 시는 『鏡虛集』에 실려 있지 않은데, 시의 풍격風格과 의사意思로 보아 경허의 작품이 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541. 544)『鏡虛集』에는 제목이 ‘범어사 보제루에 제하다(題梵魚寺普濟樓)’로 되어 있다. 『鏡虛集』에는 “神光豁如客。 金井做淸遊。 破袖藏天極。 短筇劈地頭。 孤雲生遠峀。 白鳥下長洲。 大塊誰非夢。 憑欄謾自悠。 ”로 되어 있다.
  542. 545)이 게송은 당대唐代의 승려 반산 보적盤山寶積(?~?)의 게송이다.
  543. 546)돌이 고개 끄덕여도 : 동진東晉 때 도생 화상道生和尚(355~434)이 소주蘇州의 호구산虎丘山에서 돌을 모아 놓고 『涅盤經』을 강론하다가 “선심이 없는 자도 모두 불성이 있다.(一提皆具佛性)”라는 대목에서 묻기를 “내가 말하는 법이 불심佛心에 들어맞는가?”라고 하니 돌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완석점두頑石點頭’라 한다.
  544. 547)『梅泉集』에는 제목이 ‘홍류동에서 바위에 새긴 제명이 매우 많은 것을 보고 짓다(紅流洞見石刻題名甚多)’로 되어 있다.
  545. 548)하사下士 : 재덕才德이 조금 있거나 초야에 묻혀 사는 선비를 말한다. 『顔氏家訓』 「名實」에 “상사는 이름을 잊어버리고, 중사는 이름을 중시하며, 하사는 이름을 훔친다.(上士忘名。 中士主名。 下士竊名。)”라고 하였다.
  546. 549)지금까지도 바위~온통 고운孤雲이로세 : 신라 때 가야산 홍류동에 은거했던 최치원崔致遠의 호가 고운이다. 즉 외로운 구름이 홍류동 골짜기를 덮고 있듯이 고운이라는 이름은 지금까지도 홍류동에 전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547. 550)압록鴨綠 : 전라도에서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지명이다.
  548. 551)김남파金南坡 : 김효찬金孝燦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의 자는 대겸大兼이고 호는 남파南坡이며, 본관은 김녕金寧이고 순천 출신이다. 저서로 『南坡詩集』이 있다.
  549. 552)『韶濩堂詩集定本』에는 제목이 ‘의병장 안중근이 나라의 원수를 갚은 일을 듣고(聞義兵將安重根報國讎事)’라고 되어 있다. 1909년 10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사건을 듣고 지은 시이다.
  550. 553)김창강金滄江 : 김택영金澤榮(1850~1927). 한말의 학자로 자는 우림于霖, 호는 창강滄江이다. 저서로 『韓國小史』 등이 있다.
  551. 554)『茶松詩稿』에는 제목이 ‘남원의 벗 황기룡이 동사에서 읊은 시에 답하다(答南原故人黃騎龍在桐寺吟)’로 되어 있다.
  552. 555)시가 이루어지면~찾아올지 모르니 : 시를 지어 설법하고 나면 하늘에서 천신天神이 감동해 꽃비를 내릴 터인데, 그 꽃이 시냇물에 떠서 흘러 속세로 가면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올지 모르니 꽃잎을 거두어 물에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말이다.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桃花源記≻에 의하면, 한 어부가 한없이 시내를 따라 올라가다가 갑자기 도화림桃花林을 만나서 그 안으로 들어가 보니, 광활한 하나의 별천지인 무릉도원이 있었다는 고사를 인용하였다. 『陶淵明集』 권6.
  553. 556)『茶松詩稿』에는 제목이 ‘영평시永平詩’로 되어 있다.
  554. 557)서구 영평書九永平 : 이서구李書九(1754~1825)이다. 조선 후기 문신으로 1774년 문과에 급제한 이후 호조판서, 홍문관 대제학을 거쳐 1824년에 우의정을 지냈다. 시에 능해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와 함께 4가 시인四家詩人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의 시는 관조하는 자세로 주위의 사물을 관찰하며 고요함을 얻으려 한 것들이 많으며, 문집으로는 『薑山集』·『薑山初集』·『惕齋集』이 있다. 시호는 문간文簡이며, 영평에서 졸卒하였다.
  555. 558)산도 아니고~있을 뿐일세 : 『朝鮮王朝實錄』 영조 24년 5월 23일 조條에 “‘도선道詵의 비기秘記가 있는데 용두龍頭와 사미蛇尾에 대해 운운한 것이 있으니, 용두는 곧 무진년 정월正月이고, 사미는 곧 기사년 12월이다.’라 하고, 또 ‘왜인倭人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남쪽에서 올라오는데 산도 아니고 물도 아닌 궁궁弓弓이 이롭다고 했다.’”라고 하였다. 궁궁은 전쟁이 났을 때 피난하기 좋은 곳을 말하는데 어떤 지형인지는 알 수 없다.
  556. 559)토정土亭 : 이지함李之菡(1517~1578)으로,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형백馨伯·형중馨仲, 호는 수산水山·토정,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土亭秘訣』의 저자이며,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을 예언했다고 한다.
  557. 560)용사년龍巳年 : 임진년壬辰年을 말한다.
  558. 561)양이 가을 울타리 들이받으니 : 『周易』 ‘大壯卦上六’에 “숫양의 뿔이 울타리에 걸려, 물러가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한다.(羝羊觸藩。 不能退。 不能遂。)”라고 하였는데, 이는 곤경에 처해서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나지도 못하는 상황을 뜻한다.
  559. 562)금명회錦溟洄 : 작자의 법호인 금명이 비단 바다란 뜻이므로 운자에 맞추기 위해 선회하는 물이란 뜻의 ‘洄’ 자를 덧붙인 것이다.
  1. 1){底}松廣寺所藏筆寫本。
  2. 2)目次編者作成補入。
  3. 1)「靑牛謾說」底本夾註曰「惠約所來」{編}。
  4. 1)此句中疑脫一字{編}。
  5. 1)「庵」疑「隣」{編}。
  6. 2)「佛」下疑脫「燈」{編}。
  7. 1)「面」下疑脫「門」{編}。
  8. 2)「隣」疑「憐」{編}。
  9. 1)「文」疑「安」{編}。
  10. 1)「聞」下疑脫「聲」{編}。
  11. 2)「聖」下疑脫「主」{編}。
  12. 1)「篇」下疑脫一字{編}。
  13. 2)「太」上疑脫「一」{編}。
  14. 1)「君」下疑脫「聊」{編}。
  15. 1)「遊」當作「違」{編}次同。
  16. 1)此詩「羅大經瀹湯詩」{編}。
  17. 1)此句疑脫一字{編}。
  18. 2)此句內疑脫一字{編}。
  19. 1)此詩與次頁中段「自述」重複{編}。
  20. 1)此句疑脫一字{編}。
  21. 2)此詩以下四篇。底本在欄外。編者移置於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