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004_T_010
- 005_0623_a_01L광찬경 제10권
- 005_0623_a_01L光讚經卷第十
-
축법호 한역
김두재 번역 - 005_0623_a_02L西晉月氏國三藏竺法護譯
-
25. 마하반야바라밀문품(摩訶般若波羅蜜問品) - 005_0623_a_03L摩訶般若波羅蜜問品第二十五
-
그때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석제환인(釋提桓因)과 여러 사천왕(四天王)ㆍ염천(焰天)ㆍ도술천(兜術天)과 니마라천(尼摩羅天)ㆍ바라니밀천(波羅尼蜜天)과 여러 범천(梵天)ㆍ범가이천(梵迦夷天)ㆍ수타위천(首陀衛天)의 각각 무앙수(無央數) 억백천(億百千)의 천인들이 모두 이 회중에 모였다.
모든 천인(天人)들은 숙명(宿命)으로 받은 몸에서 나오는 덕 있는 광명이 당당하고 우뚝하였지만 달살아갈(怛薩阿竭)의 광명에 비하면 백억ㆍ천억만 배의 일, 또는 거억만 배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높고 존경스럽기도 짝이 되지 못했으며, 세존의 광명은 매우 뛰어나 짝할 만한 것이 없으며 또한 통달하지 못한 것도 없었다.
그때 석제환인이 현자(賢者) 수보리에게 말했다.
“지금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사천왕과 수타위천의 여러 천인 등이 빠짐없이 이 대회에 와서 수보리가 설하는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法)을 들으려고 합니다.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러야 하며, 마땅히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행해야만 합니까?” - 005_0623_a_04L爾時三千大千世界諸釋提桓因、諸四天王,諸焰天、諸兜術天、諸尼摩羅天、諸波羅尼蜜天、諸梵天、諸梵迦夷天、諸首陁衛天,各各無央數億百千天人俱。諸天人宿命有德,光明巍巍,比怛薩阿竭光,百億千億萬倍巨億萬倍,爲尊爲上、爲無等倫、爲無殊疋,靡不通達。爾時釋提桓因白賢者須菩提:“今三千大千世界諸四天王、諸首陁衛、諸天人等皆來大會,欲聽須菩提說般若波羅蜜法。云何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中?當云何行?”
-
005_0623_b_02L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여러 천자들이여, 즐겁게 들으십시오. 내 마땅히 말해드리겠습니다. 수보리는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부처님의 은혜와 도움을 입어서 반야바라밀을 설하겠습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반야바라밀에 머물고 반야바라밀을 행하기를 이와 같이 해야만 합니다.
어느 곳에 있는 천자들이건 아직까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지 못한 이는 지금 마땅히 이 마음을 일으켜야 합니다. 그들이 만약 바른 견해에 들어간 이라면 큰 도를 일으키려는 마음은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나고 죽는 도에 막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이 보살도(菩薩道)를 수행한다면 나도 그들을 대신하여 기뻐할 것이요 또한 그들을 권유하고 도와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겠습니다. 나는 마침내 공덕을 끊지 않을 것이며, 나는 그들로 하여금 중도의 바르고 훌륭한 법을 취하도록 할 것이요 또한 바로 그들로 하여금 최상의 법인 부처님의 무극(無極)의 도에 이르게 하겠습니다.” - 005_0623_a_16L須菩提謂釋提桓因:“諸天子樂聽,我當說。”須菩提承佛威神蒙佛恩助,說般若波羅蜜:“如諸菩薩所應立行,何所天子未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今皆當發。其入正見者,不能得發大道意也。所以者何?以塞生死道故。正使是輩人行菩薩道,我代其喜,勸助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我終不斷功德。吾欲使取中正尊法,正欲使上佛無極之道。”
-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지난번에 묻기를 ‘어떤 것이 보살이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무는 것입니까?’라고 하였습니다만, 보살마하살은 살운야(薩芸若)의 마음을 일으켜 물질에 대하여 항상한 것이라거나 항상한 것이 아니라거나, 또는 괴로운 것이라거나 즐거운 것이라거나, 내가 있다거나, 내가 없다거나라고 헤아리지 않으며 질병과 근심ㆍ고뇌의 걱정이라느니, 해가 있고 없느니, 속박이 있느니 없느니, 해탈할 수 있느니 없느니, 파괴되는 것으로서 두려움이라는 따위의 생각으로 헤아리지 않으며, 부지런히 익히고 배워서 이 물질인 몸은 공(空)하여 아무것도 존재함이 없는 것임을 깨달아 알고 또한 믿을 것도 없고 다툴 것도 없는 것임을 알아서 이를 기억하지도 않고 여기에 전도(轉倒)되지도 않습니다.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해서도 역시 이와 같이 알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과 땅의 요소ㆍ물의 요소ㆍ불의 요소ㆍ바람의 요소ㆍ허공의 요소와 여러 가지 의식의 경계〔識界〕에 대해서도 항상한 것이라거나 항상한 것이 아니라거나 내가 있다거나 내가 없다거나, 그것은 괴로운 것이라거나 즐거운 것이라거나 질병과 같다거나 근심ㆍ고뇌의 걱정거리라고 보지 않으므로 모든 소리와 빛깔을 생각하거나 기억하지 않고 또한 거기에 전도됨도 없습니다.
다섯 가지 쌓임〔陰〕, 여섯 가지 감관〔衰:根〕과 인식작용의 여러 가지 요소는 모두가 적연(寂然)하고 황홀(恍惚)한 것이니, 모든 상념(想念)을 부처님의 법에서 관찰하는 것은 다 뒤바뀐 생각일 뿐입니다. - 005_0623_b_05L須菩提謂釋提桓因:“向者所問:‘云何菩薩住般若波羅蜜中?’菩薩摩訶薩發薩芸若心,不計色有常無常、若苦若樂、有我無我,不計疹病憂惱之患,有害無害、有縛無縛、有度無度,破壞恐懼習會達於空無之身,盡無所信、無所諍訟,亦無所念、無有顚倒;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眼耳鼻舌身意,地水火風空及諸識界,不見有常無常、有我無我、若苦若樂、疹病憂惱之患。諸所聲色無所思念亦無顚倒,五陰、六衰及識諸種,寂然恍忽,諸所想念察於佛法,悉爲顚倒也。
- 또한 구익(拘翼)이여, 보살마하살은 살운야의 마음에 응합(應合)하고자 하여 단(檀:布施)바라밀을 행하지만 거기에 집착하지 않으며, 시(尸:持戒)ㆍ찬(羼:忍辱)ㆍ유체(惟逮:精進)ㆍ선(禪:禪定)바라밀을 행하지만 여기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 005_0623_b_18L復次,拘翼!菩薩摩訶薩欲應薩芸若心,行檀波羅蜜而無所著,尸、羼、惟逮、禪悉無所著。
-
또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모든 법을 관찰하여 모든 법을 뚜렷이 깨달아 알고, 이 법은 모든 것과 서로 인연이 되어 반복하여 서로 성취하게 하며 그로 인하여 원만히 성취하게 되고 반복하여 서로 성취하게 한다는 모든 법의 실상을 밝게 깨달아 알지만, 이 가운데 나라는 것도 없고 또한 내 몸이란 것도 없다는 것까지도 분명히 깨달아 압니다.
보살은 도의 마음을 권유하고 돕지만 그 도의 마음에도 또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 005_0623_b_20L復次,拘翼!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觀察諸法了知諸法。了知諸法展轉相成,因得具足展轉相成。曉了諸法,無有吾我亦無有身。菩薩所用勸助道心,其道心者亦無所有。”
-
005_0623_c_02L수보리가 구익(拘翼)에게 말하였다.
“보살이 권유하는 도의 마음에 아무런 존재가 없음을 안다면 도의 마음엔 아무런 존재가 없어서 얻을 것이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설사 보살이 도의 마음을 권유하고 돕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얻을 수가 없을 뿐이니, 구익이여,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일체의 법을 관찰하지만 모든 법은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 005_0623_c_02L須菩提謂拘翼:“所勸道心知無所有,則知道心而無所有便不可得。設使勸助道心不可得已,是爲,拘翼!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觀一切法,不見諸法有可得者。”
-
석제환인이 존자 수보리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에 권유하고 돕는 도의 마음에 존재하는 것이 없고, 무슨 까닭에 권유하고 돕는 도의 마음에서 얻을 수가 없으며, 무슨 까닭에 권유하고 돕는 도의 마음엔 아무런 존재함이 없어서 얻을 수가 없습니까?” - 005_0623_c_06L釋提桓因問尊者須菩提:“云何勸助道心而無所有?云何勸助道心而不可得?云何勸助道心而無所有而不可得耶?”
-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구익이여, 권유하고 돕는 마음과 마음의 근본인 도의 마음은 이와 같이 다른 마음이 없으니, 마음은 본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없는 마음으로써 권유하고 도와야 하며, 기억함도 없으니 기억함이 없는 것으로써 권유하거나 도울 수도 없습니다. 만약 마음은 없는 것이므로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고 기억함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기억함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반야바라밀입니다.” - 005_0623_c_10L須菩提謂釋提桓因:“拘翼!其勸助心及與心本、道心,如是無有異心。無有心,則以無心而勸助之;無有無念,以無念而勸助之。若以無心則以無心便無有念,以無有念則爲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수보리야, 너는 능히 보살마하살을 권유하고 돕기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곧 이와 같이 설하여 주었구나.” - 005_0623_c_15L佛言:“善哉,善哉!須菩提!若能勸助菩薩摩訶薩說般若波羅蜜,乃如是乎。”
-
005_0624_a_02L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저의 이 몸은 마땅히 부처님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이 일을 반복해서 행해야만 합니다. 왜냐 하면 과거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께서 여러 제자들에게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을 설하도록 하셨기 때문입니다.
과거 부처님 때에 모든 보살을 권유하고 돕기 위하여 여섯 가지 바라밀을 강설하여 찬탄 서술하고, 인도하여 나아갔으며 교화하여 이 도품(道品)을 건립하게 하였는데, 그때 세존께서도 본래 여러 보살과 함께 여섯 가지 바라밀을 일으켜 아뇩다라삼야삼보를 증득하셨고, 아유삼불(阿惟三佛)의 경지에 이르셨습니다.
이와 같으니 천중천이시여, 지금 저희들도 또한 마땅히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권유하고 도와서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 여섯 가지 바라밀을 받아서 인도하고 교화하여 이 부처님의 도를 건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들이 다 받고 나서 모두에게 권유하고 즐겁게 해주고 은근히 권유하고 건립하여 마땅히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하루속히 아뇩다라아유삼불을 성취하게 하겠습니다.” - 005_0623_c_17L須菩提白佛言:“我身,天中天!當報佛恩,行反復事。所以者何?過去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使諸弟子爲諸菩薩說般若波羅蜜。過去佛時,爲諸菩薩勸助講說六波羅蜜,讚敍誘進而化建立於是道品。彼時世尊,本與諸菩薩興六波羅蜜,得阿耨多羅三藐三菩,逮阿惟三佛。今我如是天中天,亦當勸助諸菩薩摩訶薩,發起信樂受六波羅蜜,開化建立於是佛道。我皆受已、皆勸樂已,慇懃勸立,當令菩薩摩訶薩疾成阿耨多羅阿惟三佛。”
-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또 들으시오. 구익이여, 그대가 지난날 ‘보살은 마땅히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지만, 어찌하여 그 또한 머무는 곳이 없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구익이여, 이른바 물질이란 그 물질은 공한 것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공한 것이며, 이른바 보살이라고 말한 그 보살마저도 공한 것이니, 물질이 공하기 때문에 보살까지도 공할 뿐, 이들은 다 두 가지 법이 아니고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습니다.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 공한 것이기 때문에 보살까지도 공하나니, 이 모두는 법이 아니요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러야 합니다. - 005_0624_a_06L須菩提謂釋提桓因:“且聽,拘翼!如向者問:‘菩薩當云何於般若波羅蜜中住,而無所住?’拘翼!所言色者,色則爲空;痛痒思想生死識亦復爲空。所言菩薩,菩薩則空。以色空故菩薩空耳,悉無有二、亦無若干。痛痒思想生死識空故,菩薩爲空,悉無有二、亦無若干。是爲,拘翼!菩薩摩訶薩於般若波羅蜜中住。
-
또 구익이여, 이른바 눈이라고 말하는 그 눈도 공한 것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또한 이와 같으며, 이른바 보살이라고 말하는 저 보살까지도 공한 것입니다.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공하기 때문에 보살까지도 공하며 두 가지 법이 없고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으며, 땅ㆍ물ㆍ불ㆍ바람의 요소가 모두 공한 것이니, 그런 까닭에 보살까지도 공합니다. 몸 속에 여섯 가지 일이 다 존재함이 없어서 그 본말(本末)이 모두 공하므로 두 가지 법이 없고 약간의 그 무엇도 없습니다.
이와 같아서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 가운데 이와 같이 머물러야합니다. - 005_0624_a_14L復次,拘翼!所言眼者,眼則爲空;耳鼻舌身意亦復如是。所言菩薩,菩薩亦空。眼耳鼻舌身意空,故菩薩空,無有二、亦無若干。地水火風諸爲空,以是故菩薩爲空。身中六事悉無所有,本末悉空,亦無有二、亦無若干。如是者,拘翼!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中。
-
005_0624_b_02L또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영리하고 어리석음이 공한 것임을 알고 물질ㆍ육입(六入)ㆍ갱락(更樂:觸)ㆍ느낌〔痛:受〕ㆍ애욕〔愛〕ㆍ취함〔受:取〕ㆍ존재〔有〕ㆍ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까지도 모두 공함을 알아야 합니다. 열두 가지 인연이 멸하여 다하기 때문에 공하다고 말하는 것이며, 열두 가지 인연이 공한 까닭에 보살까지도 공합니다. 열두 가지 인연이 공하고 보살까지도 공하여 이 모두는 두 가지 법이 없고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습니다.
이와 같아서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 가운데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합니다. - 005_0624_a_21L復次,拘翼!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者,解癡爲空,色、六入、更樂痛、愛、受、有、生、老病死亦復爲空,十二因緣滅盡之故,故言曰空。十二因緣空,故菩薩空。十二因緣空、菩薩空,悉無有二、亦無若干。如是,拘翼!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中。
- 또한 구익이여, 단바라밀이 공한 까닭에 보살도 공하고, 시ㆍ찬ㆍ유체ㆍ선ㆍ반야바라밀의 공함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여섯 가지 바라밀이 공한 까닭에 보살까지도 공하나니,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러야 합니다.
- 005_0624_b_05L復次,拘翼!檀波羅蜜空,故菩薩空;尸、羼、惟逮、禪、般若波羅蜜空,亦復如是。六波羅蜜空,故菩薩空,是爲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中。
-
또한 구익이여, 안〔內:六根〕도 공하고 밖〔外:六境〕도 공하며, 가까운 것도 공하고 먼 것도 공하며, 진실도 공하고 소유(所有)도 공하며, 무소유(無所有)도 공한 까닭에 보살까지도 공합니다.
네 가지 의지(意止)ㆍ네 가지 의단(意斷)ㆍ네 가지 신족(神足)ㆍ오근(五根)ㆍ오력(五力)ㆍ일곱 가지 각의(覺意)ㆍ여덟 가지 도행(道行)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과 일체의 삼매문 ㆍ 다라니문이 공한 까닭에 보살까지도 공합니다.
여섯 가지 바라밀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이 공하고 일곱 가지 공도 공하며, 모든 부처님의 법도 공하고 여러 가지 삼매와 다라니도 공하여 이 모두는 두 가지 법이 없고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습니다.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러야 합니다. - 005_0624_b_08L復次,拘翼!內空、外空、近空、遠空、眞空、所有空、無所有空,故曰菩薩空。四意止、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八道行、十力、無畏、十八不共諸佛之法,一切三昧、陁羅尼門空,故菩薩空。六波羅蜜、三十七品空,七空空、諸佛法空,諸三昧空、陁羅尼空,悉無有二、亦無若干。是爲,拘翼!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中。
-
또한 구익이여,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보살ㆍ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보리가 공한 까닭에 보살도 공하며, 네 가지 공과 성문ㆍ벽지불도 공하고 달살아갈도 공하며 보살도 공한 것이어서 이 모두는 두 가지 법이 없고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러야 합니다. - 005_0624_b_17L復次,拘翼!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菩薩、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菩空,故菩薩空。其四空,聲聞、辟支佛空,怛薩阿竭空及菩薩空,悉無有二、亦無若干。是爲,拘翼,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中。
-
005_0624_c_02L또한 구익이여, 살운야(薩芸若)도 공하고 살운야를 쓰는 것도 공한 까닭에 보살까지도 모두 공합니다. 살운야가 공하고 보살이 공한 것이어서 이 모두는 두 가지 법이 없고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러야 합니다.” - 005_0624_b_22L復次,拘翼!薩芸若空,用薩芸若空故菩薩空,其薩芸若空及菩薩空,悉無有二、亦無若干。是爲,拘翼!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中。”
-
그때 석제환인이 존자 수보리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물러야 합니까?” - 005_0624_c_03L爾時釋提桓因問尊者須菩提:“云何菩薩摩訶薩於般若波羅蜜中住?”
-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마땅히 물질 가운데 머물지 않아야 하고, 마땅히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 가운데 머물지 않아야 하며, 마땅히 눈과 물질의 접촉으로 생기는 인식작용 가운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또한 이와 같나니, 이러한 것들도 모두 접촉하는 바가 없으므로 이러한 모든 것에 머물지 않아야만 합니다.
땅ㆍ물ㆍ불ㆍ바람의 요소들도 그 훈습〔習〕하는 바가 없으니 그것에도 또한 머물지 않아야 하고, 마땅히 의지(意止)ㆍ의단(意斷)ㆍ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여덟 가지 유행(由行)에 머물지 않아야 하며, 마땅히 살운야 지혜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또한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과 부처님의 도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며, 마땅히 물질이 항상한 것이라거나 항상한 것이 아니라거나 하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항상한 것이라거나 항상한 것이 아니라거나 하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물질은 괴로움이라거나 즐거움이라거나 하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물질은 깨끗한 것이라거나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거나 하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물질은 내 것이라거나 내 것이 아니라거나 하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물질은 공(空)한 것이라거나 공한 것이 아니라거나 하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고요하다거나 고요한 것이 아니라거나 하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황홀(恍惚)한 것이라거나 황홀한 것이 아니라거나 하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수다원이 있다거나 수다원이 없다거나 하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사다함이 있다거나 사다함이 없다거나 하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아나함이 있다거나 아나함이 없다거나 하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아라한이 있다거나 아라한이 없다거나 하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벽지불이 있다거나 벽지불이 없다거나 하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부처가 있다거나 부처가 없다거나 하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네 가지 도의 중우(衆祐)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벽지불ㆍ부처님의 중우에도 머물지 않아야만 합니다. - 005_0624_c_05L須菩提謂釋提桓因:“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當住色中,不當住痛痒思想生死識中;不當住眼所更習中,耳鼻舌身意亦復如是,無所更悉無所住;地水火風種亦無所習亦無所住;不當住意止、意斷、根、力、覺意、八行;不當住薩芸若;不當住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及佛道;不當住色有常無常,不當住痛痒思想生死識有常無常;不當住色苦樂,不當住色淨不淨,不當住色我所非我所,不當住色空不空,不當住寂不寂,不當住恍忽不恍忽;不當住有須陁洹無須陁洹,不當住有斯陁含無斯陁含,不當住有阿那含無阿那含,不當住有阿羅漢無阿羅漢,不當住有辟支佛無辟支佛,不當住有佛無佛;不當住四道衆祐,不當住辟支佛佛衆祐。
-
005_0625_a_02L또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마땅히 첫 번째ㆍ두 번째ㆍ세 번째ㆍ네 번째ㆍ다섯 번째ㆍ여섯 번째ㆍ일곱 번째ㆍ여덟 번째ㆍ아홉 번째ㆍ열 번째 보살지에도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보살은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아유월치(阿惟越致:不退轉)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곳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구족(具足)한다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며, 시ㆍ찬ㆍ유체ㆍ선ㆍ반야바라밀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해야 합니다.
또한 보살은 마땅히 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에도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보살마하살은 ‘나는 마땅히 보살법에 들어갔다’는 말을 하거나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되고, ‘나는 불퇴전의 경지에 들어갔다’고 하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다섯 가지 신통〔五旬:五神通〕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또한 보살의 다섯 가지 신통〔菩薩五旬〕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보살은 다섯 가지 신통을 얻은 다음에 무앙수(無央數) 아승기 수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과 천중천(天中天)을 뵙고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설하시는 법을 들으며 이렇게 법을 들은 다음 받은 법대로 대중들을 위하여 모임 가운데에서 설해야 한다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 005_0624_c_23L復次,拘翼!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當住第一、第二、第三、第四、第五、第六、第七、第八、第九、第十菩薩。從初發意至阿惟越致,亦無所住。菩薩不當住具足檀波羅蜜,尸、羼、惟逮、禪、般若波羅蜜,亦復如是。不當住三十七品、十力、無畏、十八不共諸佛之法。菩薩摩訶薩不當作是念言:‘我入菩薩法。’不當作是住:‘我入阿惟越致地。’菩薩摩訶薩不當住五旬,亦不當住菩薩五旬,以得五旬諸無央數阿僧祇諸佛國土,見諸佛天中天稽首作禮,聽所說法,如所受法爲衆會說。
-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저 부처님 천중천께서 나타나시는 여러 국토에서 ‘나는 마땅히 이와 같이 세계에 화현(化現)한다’고 하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보살마하살은 ‘나는 마땅히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한다’고 하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또 보살은 ‘나는 마땅히 무수히 많은 아승기의 모든 세계에 머물러서 여러 달살아갈(怛薩阿竭)을 뵙고 꽃ㆍ향ㆍ가루향ㆍ잡향(雜香)ㆍ비단 일산ㆍ당기〔幢〕ㆍ번기〔幡〕 등을 공양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말을 해서는 안 되고, 또 ‘나는 마땅히 무앙수 아승기 수의 많은 사람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야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말해서도 안 됩니다. - 005_0625_a_13L菩薩摩訶薩不當作是住:‘如彼佛天中天所現國土,我當如是化世界。’菩薩摩訶薩不當作是住:‘我當開化一切衆生。’不當念言:‘我當住諸無數阿僧祇世界,見諸怛薩阿竭,供養華香擣香雜香、繒蓋幢幡。’不當念言:‘我當開化無央數阿僧祇人,令起阿耨多羅三耶三菩提心。’
-
005_0625_b_02L보살마하살은 ‘나는 마땅히 다섯 가지 눈을 성취하여 원만하게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거나 말을 해서도 안 되나니, 그 무엇이 다섯 가지 눈인가 하면 육안(肉眼)ㆍ천안(天眼)ㆍ혜안(慧眼)ㆍ법안(法眼)ㆍ불안(佛眼)이 그것입니다.
보살은 ‘나는 마땅히 일체의 평등한 마음을 일으켜 세워서 곧 여러 삼매의 문을 성취하여 스스로 즐겨야 하겠다’는 이러한 생각을 하거나 말을 해서도 안 되고, 또한 마땅히 스스로 다라니문(陀羅尼門)과 여래의 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네 가지 일의 보호하지 못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을 생각해서도 안 되며, ‘나는 마땅히 대자대비(大慈大悲)를 구족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거나 말을 해서도 안 됩니다. - 005_0625_a_21L菩薩摩訶薩不當作是念言:‘我當成立具足五眼。’何謂爲五?肉眼、天眼、慧眼、法眼、佛眼。不當念言:‘我當興立一切平等,乃能成就諸三昧門以此自娛。’不當自念:‘得陁羅尼門,如來十力、四無所畏、四分別辯、四事不護、十八不共諸佛之法。’不當念言:‘我當具足大慈大悲。’
-
보살은 마땅히 서른두 가지 상호에 머물러서도 안 되고, 장엄한 몸의 여든 가지 잘 생긴 모습에 머물러서도 안 되며, 마땅히 여덟 가지 평등한 경지ㆍ독실한 믿음ㆍ법을 지닌 것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수다원의 일곱 번 죽고 일곱 번 살아나서 해탈하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박기(縛紙)ㆍ일종등수(一種等首)ㆍ진인(眞人)으로서 모든 번뇌가 다하리라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며, 수다원 가운데 반니원(般泥洹)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사다함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한 번 갔다가 세간에 다시 돌아오면 괴로움은 다 없어지고 멸도(滅度)하기 때문입니다. 아나함과의 증득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아나함을 성취하면 이미 천상에서 반니원에 들기 때문입니다. 아라한과의 증득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아라한도를 성취하고 나면 문득 이 세간에서 무여니원계(無餘泥洹界:無餘涅槃) 가운데 머물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반니원이라고도 알아서는 안 되나니 이런 까닭에 마땅히 벽지불에도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벽지불도는 성문의 경지는 지나갔으나 불도(佛道) 반니원(般泥洹)에는 미치지 못했으니, 이런 까닭에 벽지불도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만 합니다. - 005_0625_b_05L不當住於三十二相、具足嚴身八十種好,不當住於八等篤信持法,不當住於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不當住須陁洹七死七生而度;不當住縛祇一種等首眞人盡諸塵勞;不當住須陁洹中般泥洹;不當住斯陁含。何以故?往還於世,盡苦滅度;不當住阿那含果證。何以故?阿那含成已,便於天上般泥洹;不當住羅漢果證。何以故?阿羅漢道成已,便於是閒無餘泥洹界於中住,不當而般泥曰,是故不當住。辟支佛道,過聲聞地、不能及佛道般泥洹,是故辟支佛道不當於中住。
-
005_0625_c_02L도사(道事:道種智)에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도의 지혜〔道慧〕에 있으면서도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살운야(薩芸若) 지혜에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살운야 지혜는 일체의 법을 깨달아 아유삼불(阿惟三佛)을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걸림과 번뇌의 결박을 끊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달살아갈은 아유삼불의 경지를 성취하고 문득 법륜을 굴려 부처님의 일을 지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승기 수효의 사람들을 제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반니원을 성취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부처도 그 가운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네 가지 신족(神足)에 머물러서 이 색상삼매(色相三昧)로써 삼매를 뛰어넘어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겁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무앙수(無央數)의 오랜 수명(壽命)에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서른ㄷ 가지 상호의 낱낱 상호마다 온갖 복과 공덕이 있어 성취할 수 있다는 데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며,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동ㆍ서ㆍ남ㆍ북과 위ㆍ아래와 네 간방〔四維:동북ㆍ동남ㆍ서북ㆍ서남〕과 한 부처님의 국토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만 합니다.
시방 부처님의 세계가 한 국토가 된다는 데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보리수의 아래에 앉으면 그 나무에서 향기를 내나니, 그때에 이와 같은 물질의 형상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향 냄새를 맡게 하여 음욕과 성냄ㆍ어리석음의 번뇌에 얽매이지 않게 하고 성문이나 벽지불에 대하여 마음을 내지 않게 하여 그들 모두가 아뇩다라삼야삼보의 마음을 가지게 하며, 그 중생들이 이 향기를 맡고 나서는 그들의 몸과 입과 마음에 일체의 괴로움이 없어지게 한다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부처님 국토에 머물지 않으면 물질과 소리도 없을 것이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라는 이름이 없을 것이라는 데에도 마땅히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 005_0625_b_18L不當住道事,在於道慧而無所著。不當住於薩芸若慧,何以故?薩芸若慧了一切法成阿惟三佛,斷諸罣㝵塵勞之結,何以故?怛薩阿竭成阿惟三佛便轉法輪,則作佛事,度不可計阿僧祇人令般泥洹,是故佛不當於中住。住四神足,以是色像三昧,三昧越而得存在恒沙劫。不當住無央數壽命,不當住三十二相。一一相百福功德而得成就,不當住恒沙諸佛世界,不當住東、西、南、北,四維、上下及一佛土,不當住十方佛界爲一土,不當住坐佛樹下,而出香時如是色像、令諸衆生聞此香熏、不爲婬怒癡所見縛,不發聲聞、辟支佛意,悉志阿耨多羅三耶三菩提心。其有衆生聞此香已,其身口心悉無有病,於彼佛土亦無所住,則無色聲無痛痒思想生死識聲。
-
단(檀:布施)ㆍ시(尸:持戒)ㆍ찬(羼:忍辱)ㆍ유체(惟逮:精進)ㆍ선(禪:禪定)ㆍ반야바라밀이라는 이름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네 가지 의단(意斷)ㆍ네 가지 신족(神足)ㆍ오근(五根)ㆍ오력(五力)ㆍ일곱 가지 각의(覺意)ㆍ여덟 가지 도행(道行)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이라는 이름에도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반니원이라는 이름에도 마땅히 머물지 않아야 하고, 달살아가아라하삼야삼보(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菩)라는 이름에도 당연히 머물지 않아야 하며, 아유삼불 모든 법을 성취한다는 이름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나니, 이와 같이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마땅히 이러한 것들에 머물면서 그 이름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 005_0625_c_13L不當住檀、尸、羼、惟逮、禪、般若波羅蜜聲;不當住四意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意、八道行、十力、無畏、十八不共聲;不當住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般泥洹聲,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菩聲,成阿惟三佛諸法聲。如是,拘翼!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當住此諸所著聲。”
-
그때 현자 사리불이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 - 005_0625_c_21L爾時賢者舍利弗心自念言:“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云何?”
-
수보리는 사리불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문득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달살아갈은 어떤 곳에 머물러 계신다고 생각합니까?” - 005_0625_c_23L須菩提知舍利弗心所念,便謂舍利弗:“於意云何,怛薩阿竭在何所住?”
-
005_0626_a_02L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달살아갈은 머무시는 곳도 없고 또한 머무는 곳이 없지도 않습니다. 부처님은 아무 마음도 없고 또한 모습도 없으므로 모습에 머무는 것도 아니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머물지 않으며, 작용이 있는 세계에 머물지도 않고, 작용이 없는 세계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공(空)하다는 것과 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뛰어난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無畏〕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에도 머물지 않고, 살운야(薩芸若) 지혜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 005_0626_a_02L舍利弗謂須菩提:“怛薩阿竭無所住亦不無住。佛無心無色,不住於色、不住痛痒思想生死識,不住有爲界、不住無爲界,不住諸空、三十七品、十力、無畏、十八不共諸佛之法,不住薩芸若慧。”
-
수보리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합니다.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 머무는 것처럼 또한 머무는 곳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배울 때에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러서 머무는 곳이 없어야만 합니다.” - 005_0626_a_07L須菩提謂舍利弗:“如是,如是!菩薩行般若波羅蜜當作是住。如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住亦不有住,菩薩摩訶薩學般若波羅蜜,當作是住無所住。”
-
그때 그 모임에 있던 여러 하늘들은 각각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모든 열차(悅叉:夜叉)의 무리들이 말하고 기억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음성이나 아뢰는 글을 모두 분명하게 알 수 있는데 수보리가 하는 말은 도저히 분명하게 알 수 없구나.’ - 005_0626_a_11L爾時會中諸天子等各心念言:“諸悅叉輩所語所念,悉可了知音聲所奏書者;須菩提所語言辭,不可了知。”
-
수보리는 여러 천자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는 여러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내 말을 알지 못하겠습니까?”
여러 천자들이 대답하였다.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 005_0626_a_14L須菩提知諸天子心中所念,謂諸天子言:“不知乎?”諸天子答曰:“不知也。”
-
그때 수보리가 여러 천자들을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여 말하였다.
“나는 한 글자도 말한 것이 없으므로 분별한 것도 없고 또한 들은 사람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반야바라밀에는 그 어떤 문자나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들은 사람도 없나니, 왜냐 하면 달살아갈에는 아무런 문자도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비유하여 말하자면 마치 달살아갈이 변화로써 변화한 사람을 만드시고 그 변화로 된 사람이 사부 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변화로 만들어서 변화로 만들어진 사부 대중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그대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 가운데 설하는 이가 있고 깨달아 아는 이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천자들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 005_0626_a_16L時須菩提爲諸天子分別說言:“無一文字而可說者,不可分別亦無聞者。所以者何?般若波羅蜜無文字說也,亦無聽者。所以者何?怛薩阿竭無文字也。說喩如,天子!怛薩阿竭化作化人,有彼化人化四部衆——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爲化四部而說法。於諸天子意趣云何,豈有說者、有解者乎?”答曰:“無也。”
-
005_0626_b_02L수보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모든 법은 변화로 된 것과 같아서 설법하는 이도 없고 또한 듣는 이도 없나니, 비유하면 마치 꿈 속에서 부처님께서 경전설하시는 것을 들은 것과 같습니다. 그대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 가운데설법하는 이가 있고 들어 이해하는 이가 있겠습니까?”
여러 천자들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 005_0626_a_24L須菩提言:“如是,天子!一切諸法亦化,彼無說者亦無聽者。譬如夢中聞佛說經,於意云何。寧有說者、聽解者乎?”答曰:“不也。”
-
수보리가 여러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법은 다 꿈과 같아서 설법하는 이도 없고 듣는 이도 없으며 아는 이도 없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천자 두 사람이 지옥문(地獄門) 앞에 머물며 있으면서 불(佛)ㆍ법(法)ㆍ승(僧)을 찬탄하면 두 사람의 소리가 한꺼번에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대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 두 사람의 소리가 따로따로 두 가지 소리로 들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 005_0626_b_04L須菩提言:“天子!一切諸法悉亦如夢,無說無聞、無有知者。譬如天子二人住地獄門歎佛法僧,二人之聲俱而出現。於意云何,其二聲報第二聲?”答曰:“不也。”
-
“비유하면 마치 요술장이가 네거리 큰 길 가운데에서 변화로 여래를 만들어놓고 사부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그대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 가운데 법을 설하는 이가 있고, 법을 듣는 이가 있으며 이해하는 이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여러 천자들은 마음속으로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수보리가 말한 반야바라밀은 매우 심오하고 너무 심오하여 마침내 미묘한 경지에 이르렀구나.’ - 005_0626_b_09L“譬如幻師於四衢路化作如來,爲四部衆而說法。於意云何,寧有說法、聽解者乎?”諸天子心中復作是念:“須菩提所說般若波羅蜜,甚深甚深,遂至微妙。”
-
수보리는 여러 천자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모든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물질은 매우 심오하지도 않고 미묘하지도 않습니까?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매우 심오하지도 않고 미묘한 것도 아닙니까? 물질은 자연 그대로의 심오하고 미묘한 것이 아닙니까?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자연 그대로의 심오하고 미묘한 것이 아닙니까?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또한 이와 같으며, 단ㆍ시ㆍ찬ㆍ유체ㆍ반야바라밀의 지혜도 자연 그대로의 심오하고 미묘한 것이 아닙니까? 안의 공〔內空:六根空〕ㆍ 밖의 공〔外空:六境空〕ㆍ근공(近空) ㆍ 원공(遠空) ㆍ 진공(眞空) ㆍ 소유공(所有空) ㆍ 무소유공(無所有空)과 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과 일체의 삼매문 ㆍ 여러 다라니문 ㆍ 살운야 지혜는 자연 그대로의 미묘함이 아닙니까?” - 005_0626_b_13L須菩提知諸天子心中所念,謂天子言:“色不甚深、非微妙乎?痛痒思想生死識不甚深,非微妙乎?色不自然、深微妙乎?痛痒思想生死識不自然、深微妙乎?眼耳鼻舌身意亦復如是。檀、尸、羼、惟逮、般若波羅蜜慧,不自然、深妙乎?內空、外空、近空、遠空、眞空、所有空、無所有空、十力、無畏、十八不共諸佛之法,一切三昧、諸陁羅尼門、薩芸若慧,不爲自然、微妙乎?”
-
005_0626_c_02L그때 여러 천자들이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설한 법 가운데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결정지어 말하지 않았고, 여섯 가지 바라밀ㆍ일곱 가지 공(空)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을 결정하여 말하지 않았구나.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을 결정지어 말하지 않았고, 부처님의 지혜와 다함이 없는 지혜를 결정지어 말하지 않았구나.’ - 005_0626_b_22L時諸天子心自念言:“其說法者,不決怒於色痛痒思想生死識乎?不決怒六波羅蜜、七空、三十七品、十力、無畏、諸佛之法乎?不決怒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乎?不決怒佛慧無盡慧乎?”
-
수보리는 여러 천자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모든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부처님의 도는 얻을 수 없으므로 여래께서도 법을 설하시지 않았고, 또한 그 법을 듣는 이도 없으며, 그 법을 이해하여 안 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대들이 수다원과를 얻고 수다원과를 증명하며, 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과를 증득하고자 하면 생멸이 없는 법인〔無生法忍〕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벽지불도(辟支佛道)에 대해서도 이와 같고, 부처님의 도 또한 이와 같아서 생멸이 없는 법인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이와 같아서 여러 천자들이여, 처음 발심한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가운데 머물러 있으면서 아무런 언설(言說)이 없었으므로 또한 들은 이도 없습니다.” - 005_0626_c_05L須菩提知諸天子心中所念,謂諸天子言:“如是,諸天子!佛道無得,如來亦不說法,亦無聽者、無有解者。其有欲得須陁洹果、證須陁洹果,斯陁含、阿那含、阿羅漢果證,不忍便出去;辟支佛道亦復如是;佛道亦復如是,不忍便出去。如是,諸天子!初發意菩薩摩訶薩住般若波羅蜜,無有言說則亦無聞。”
-
26. 마하반야바라밀법사여환품(摩訶般若波羅蜜法師如幻品) - 005_0626_c_13L摩訶般若波羅蜜法師如幻品第二十六
-
그때 여러 천자들은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존자 수보리께서 설하는 법이 저러하니 마땅히 어떻게 들어야 하겠는가?’
수보리는 모든 천자들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바를 알고는 여러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법사(法師)는 요술장이와 같고 듣는 이 변화로 된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은 무리들이 듣는 것도 또한 증명할 수 없습니다.” - 005_0626_c_14L爾時諸天子心中念言:“尊者須菩提說法乃爾,當以何聽?”須菩提知諸天子心中所念,謂天子言:“法師如幻,聽者如化,此等所聞亦不作證。”
-
여러 천자들은 마음 속으로 다시 이와 같은 생각을 하였다.
‘어째서 수보리는 사람들이 요술장이와 같고 법사도 요술장이와 같으며, 사람들은 변화로 된 것과 같고 듣는 이들도 변화로 된 것과 같다고 할까?’ - 005_0626_c_18L諸天子心中復作是念:“云何,須菩提!人如幻、法師如幻?人如化,聽者如化?”
-
005_0627_a_02L수보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여러 천자들이여, 사람들은 정말 요술장이와 같고 법사도 요술장이와 같으며, 사람들은 변화로 된 것과 같고 법사도 변화로 된 것과 같습니다. 나니, 우리니〔吾我〕 하는 것은 꿈과 같은 것이요, 물질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 또한 꿈과 같은 것이요,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이와 같습니다. 익혀진 모든 것에 대한 느낌〔習更〕도 또한 꿈과 같은 것이요, 안이 공함〔內空:六根空〕ㆍ밖이 공함〔外空:六境空〕ㆍ근공(近空)ㆍ원공(遠空)ㆍ진공(眞空)ㆍ소유공(所有空)ㆍ무소유공(無所有空)도 모두 꿈과 같은 것이며, 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네 가지 분별 있는 말솜씨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도 또한 꿈과 같고 요술장이와 같으며 변화로 된 것과 같습니다.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의 과(果)도 마치 환몽(幻夢)과 같은 것이요, 벽지불에서부터 위로 삼야삼불(三耶三佛)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환몽과 같은 것입니다.” - 005_0626_c_20L須菩提言:“如是,如是!諸天子!人如幻、法師如幻;人如化、法師如化。吾我如夢,色亦如是;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夢。眼色如夢,耳鼻舌身意亦復如是;所習諸更亦復如夢。內空、外空、近空、遠空、眞空、所有空、無所有空,悉亦如夢。三十七品、十種力、四無所畏、四分別辯、十八不共諸佛之法,亦復如夢如幻如化。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果亦如幻夢,辟支佛上至三耶三佛亦復如幻夢。”
-
여러 천자들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마침내 부처님의 도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환몽과 같은 것입니까?”
수보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니원(泥洹:涅槃)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환몽과 같은 것입니다.” - 005_0627_a_08L諸天子謂須菩提:“乃至佛道亦復如幻夢乎?”須菩提言:“乃至泥洹亦復如幻夢。”
-
여러 천자들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정말로 니원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이 환몽과 같다면 니원 그 자체도 꿈과 같은 것입니까?”
수보리가 말하였다.
“니원본말법(泥洹本末法)은 가장 존귀한 것이기는 하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나는 그것도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허깨비나 꿈, 그리고 니원은 두 가지 법이 아니며, 또한 약간의 그 무엇도 없으며 모두 공하여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005_0627_a_10L諸天子問須菩提:“乃至泥洹,泥洹亦如夢?”須菩提言:“其泥洹本末法最爲尊,而無所有。我亦謂之如幻如夢。所以者何?幻夢及泥洹,則無有二、亦無若干,空無所有。”
-
그때 현자 사리불과 마하목건련(摩訶目犍連) ㆍ 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 ㆍ 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 ㆍ 분뇩문타불(邠耨文陀弗) ㆍ 마하가섭(摩訶迦葉)과 무앙수의 많은 보살들이 존자 수보리에게 물었다.
“이 반야바라밀은 매우 심오하여 밝게 알기가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적연(寂然)하고 미묘합니다. 어떻게 이와 같이 심오하고 미묘하여 이르기 어려운 것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 005_0627_a_14L於是賢者舍利弗、摩訶目犍連、摩訶拘絺羅、摩訶迦旃延、邠耨文陁弗、摩訶迦葉,及無央數衆千菩薩,問尊者須菩提:“是般若波羅蜜甚深,難曉難了、寂然微妙。何所深妙難及之人能受者乎?”
-
005_0627_b_02L수보리가 여러 제자들과 모든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불퇴전의 경지에 머물고 있는 보살마하살은 능히 이렇게 심오하고 기억할 수 없고 사의(思議)할 수조차 없는 깊고 먼〔玄遠〕데서 나온, 이르기 어렵고 깨달아 알기 어려우며 적연히 높고 당당한 것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 현성(賢聖)의 경지에 머물러 있어서 지혜롭고 밝은 사람은, 곧 이 반야바라밀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진리를 깨달은 사람과 아라한이 된 이와, 지극한 소원을 원만히 갖추었고 과거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미 수행을 하였고 수없이 많은 백천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했으며, 많은 덕의 근본을 심어 선지식(善知識)을 받들어서 장차 보호를 받을 만한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곧 이 심오한 반야바라밀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가르침을 듣고 받아서 물질은 공한 것이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 알고 물질은 공(空)한 것임을 알아 생각하지 않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공한 것임을 알아 생각하지 않고, 신식(神識)도 공한 것이어서 생각하지 않으며, 물질에 집착하는 것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 005_0627_a_20L須菩提謂諸弟子及諸菩薩:“阿惟越致菩薩摩訶薩,乃能受是深奧無念無思議行,出於玄遠,難及難了、寂然巍巍,止於賢聖、知明識慧,乃能受此般若波羅蜜。見諦之人爲阿羅漢,志願具足,於過去佛已造之行,供養無數百千諸佛,殖衆德本,爲善知識所見將護善男子、善女人,乃能受是深般若波羅蜜,聽受此教,解知色空不想,色空不想,痛痒思想生死識空不想,神識空不想,著色亦不想。
-
물질은 없는 것임을 기억하여 모양이 없는 오음(五陰)을 생각하고 집착하지 않으며, 모양이 없는 신식을 기억하지 않고, 원(願)할 것이 없는 인식작용을 생각하지 않으며, 원할 것이 없는 물질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생각할 것도 없는 오음을 기억하지 않고 생각할 것이 없는 것조차도 없는 것을 기억하지 않으며, 생겨남도 없는 물질을 기억하지 않고 소멸함도 없는 물질을 기억하지 않으며, 적연 황홀(寂然恍惚)한 것도 기억하지 않나니,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 005_0627_b_07L若念於無色,不念著五陰無相,不念神識無相;不念識無願,不念色無願,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不念五陰無想,不念五陰無無想。不念色無所生,不念色無所滅,不念寂然恍惚;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
-
005_0627_c_02L생겨남도 소멸함도 없는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기억하지 않고 적연 황홀함도 기억하지 않으며, 모든 것의 접촉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느낌에 대해서도 기억하지 않고 단ㆍ시ㆍ찬ㆍ유체ㆍ선ㆍ반야바라밀도 기억하지 않으며, 생겨나는 것과 소멸함이 없는 것, 그리고 적연 황홀한 것도 기억하지 않고, 나아가 일곱가지 공함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과 일체의 삼매문ㆍ다라니문에 이르기까지의 그 모든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생겨나는 것과 또한 소멸함이 없는 것도 기억하지 않으며,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과(果)와 벽지불ㆍ살운야 지혜는 모두가 공한 것임을 깨달아 알았지만 이러한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 이모든 것은 공한 것이라고 기억하지 않습니다.
살운야 지혜는 원하는 것이 아니니, 그것은 원하는 것이 아니므로 살운야 지혜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존재하는 것으로 공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공한 것으로 또한 물질을 생각하지 않으며, 원할 것도 없고 생각할 것도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작용이 없는 세계로써 공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공한 것으로써 작용이 없는 세계도 생각하지 않으며, 생각할 것도 없는 것과 원할 것도 없는 것도 모두 이와 같습니다.
생겨남이 없는 것도 없고 소멸하지 않는 것도 없으며, 또한 적연(寂然)한 것도 없고 황홀함도 없으므로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기억하지 않습니다.” - 005_0627_b_13L不念眼耳鼻舌身意無所生、無所滅、寂然恍惚,不念所更所習衆緣,檀、尸、羼、惟逮、禪、般若波羅蜜,不念所生亦無所滅、寂然恍惚,乃至七空、三十七品、十力、無畏、十八不共諸佛之法,一切三昧、陁羅尼門亦復如是,不念所生亦無所滅。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果及辟支佛、薩芸若慧,悉了知空,薩芸若慧不想念空,薩芸若慧亦無所願,其無所願亦不想念。薩芸若慧,其所有者不想於空,其空亦不想於有;無願、無想亦復如是。其無爲界不想於空,其空亦不想於無爲界;無想、無願亦復如是。無無所生亦無不滅,亦無寂然、無恍惚悉、無想念。”
-
수보리가 여러 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매우 심오하고 미묘한 반야바라밀은 어질고 거룩한 밝은 지혜를 지닌 이라 할지라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법이란 받아들일 것도 없고 또한 들을 것도 없으며, 나타내 말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들은 것도 없고 법을 설하는 이도 없다면 이로 말미암아 받아들일 사람도 없고 받아들일 것도 없을 것입니다.” - 005_0627_c_05L須菩提謂諸天子:“是般若波羅蜜甚深微妙,非賢聖明智所見受者。所以者何?法無所受、亦無所聞、亦無顯說。設無所聞、無說法者,由是之故,則無有人而無所受。”
-
사리불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이 반야바라밀에서 아라한ㆍ벽지불ㆍ삼야삼불승(三耶三佛乘)의 일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습니까? 장차 보살마하살의 행(行)을 보호하는 이로서 처음 발심하였을 때로부터 십주(十住) 보살도(菩薩道)에 이르기까지와 여섯 가지 바라밀 ㆍ 서른일곱 가지 조도품 ㆍ 열 가지 지혜의 힘 ㆍ 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 ㆍ 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을 설해야 합니다.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생긴 신통(神通)을 잃어버리지 않고 법을 순종하여 이와 같이 한 부처님의 국토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의 찰토(刹土)에 이르기까지 두루 돌아다니면서 덕의 근본을 이룩하고 모든 부처님 세존을 공양하며 그 뜻한 대로 모두 얻습니다. 이렇게 공양하는 일을 이미 마치고는 모든 부처님을 따라서 설하는 경법(經法)을 들어 받아서 일찍이 잃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스스로 살운야 지혜를 성취하게 되어 언제나 삼매의 선정에 들어가 마음이 혼란하지 않고, 일찍이 항상 생각하고 기억하지 않아서 말에 걸림이 없으며, 도(道)를 설함에 중단함이 없고, 훌륭한 말솜씨로 이치에 맞게 설하고 존귀하고 오묘함에 나아가며, 일체 세간의 밝음을 초월합니다.” - 005_0627_c_10L舍利弗謂尊者須菩提:“此般若波羅蜜,不爲廣說羅漢、辟支佛、三耶三佛乘事乎?將護菩薩摩訶薩行,從新發意至到十住菩薩之道,六波羅蜜、三十七品、十力、無畏、諸佛之法。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所生神通無所忘失,順法如是,從一佛剎到一佛剎,德本所致,欲得供養諸佛世尊,如其所志悉而得之。供事已竟,則從諸佛聽受經法,未曾忘失,自到逮成薩芸若慧。常三昧定、心未曾亂,未常思念、辯無罣㝵,有所說道無能中斷,辯才如應、義趣尊妙,越於一切世閒之明。”
-
005_0628_a_02L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현자께서 말한 것처럼 반야바라밀에서는 삼승(三乘)에 대하여 해설하였으니, 보살마하살의 뛰어나고 지혜로운 말솜씨는 이 세간을 뛰어넘었으므로 아무리 높은 이도 그에 미칠 수 없습니다.
마음에 집착함이 없어서 스스로 자신의 몸에 대하여 밝게 깨달아 뒤바뀜〔顚倒〕이 없고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한 견해에 집착하지 않고, 또한 여섯 가지 바라밀에 집착하지 않으며, 일곱가지 공(空)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에 집착하지 않고 살운야의 지혜에도 의지하거나 집착하지 않습니다.” - 005_0627_c_23L舍利弗謂須菩提:“如是,如是!如仁所言,般若波羅蜜解說三乘,則爲菩薩摩訶薩辯才之智過於世閒,尊無能及、心無所著,自曉了身無有顚倒,亦不猗著所見,所見於色痛痒思想生死識,亦不猗著於六波羅蜜。不著七空、三十七品、十力、無畏、諸佛之法,亦不依猗薩芸若慧。”
-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반야바라밀에서는 무슨 까닭에 삼승에 대하여 자세히 설하였고, 또한 보살마하살은 보사의 말솜씨를 획득하였으며, 일체 세간을 초월하였는데도 집착하는 것이 없어야만 합니까?”
수보리가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안과 밖이 공한 것이기 때문에 삼승(三乘)을 자세히 설하였고 일곱 가지 공한 것도 또한 그러하여 이 모두가 존재하는 것이 없는 까닭에 삼승을 설하였습니다.
보살마하살은 모든 것은 공한 것임을 다 깨달아 알기 때문에 수행하는 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설하였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일체의 세간을 초월하였으며 말재주가 가장 높으면서도 집착하는 것이 없습니다.” - 005_0628_a_07L舍利弗謂須菩提:“般若波羅蜜以何等故廣說三乘?則爲菩薩摩訶薩獲菩薩之辯,越一切世而無所著乎?”須菩提報舍利弗:“以內外空故,廣說三乘。七空亦爾,悉無所有,故說三乘。菩薩摩訶薩悉了諸空,故講說此護於行者,以是之故越一切世,辯才最尊而無所著。”
-
27. 마하반야바라밀우법보품(摩訶般若波羅蜜雨法寶品) - 005_0628_a_14L摩訶般若波羅蜜雨法寶品第二十七
-
005_0628_b_02L
그때 석제환인은 마음 속으로 스스로 생각하였다.
‘존자 수보리가 지금 저렇게 설법하신 것은 삼천대천세계의 여러 사천왕에서부터 위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하늘에 법보(法寶)를 내리 것이다.
이제 수보리께서 법을 설하여 법보를 내렸으니, 우리들은 변화로 꽃을 만들어 부처님과 보살과 여러 성중들과 수보리의 위에 꽃비를 내려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석제환인과 삼천대천세계의 여러 하늘의 무리들이 각각 변화로 꽃을 만들어서 세존과 여러 보살마하살과 비구성중(比丘聖衆)과 수보리의 위에 뿌리고 공양하면서 스스로 반야바라밀에 귀의하였다.
이때 꽃을 뿌려 마치자 그 꽃이 이천이나 되는 부처님 국토에 두루 퍼졌고, 위로 허공에서는 그 꽃이 변화하여 이층 누각이 되어 우뚝 솟으니, 그 모습이 너무도 높아 상쾌한 마음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 - 005_0628_a_15L爾時釋提桓因心自念言:“尊者須菩提今所說者,爲雨法寶三千大千世界、諸四天王上至阿迦膩咤天。今須菩提所說法爲雨法寶,我寧可化作華雨佛、菩薩及諸聖衆及須菩提上。”釋提桓因及三千大千世界諸天之衆,各化作華散於世尊、諸菩薩摩訶薩、比丘聖衆、須菩提上供養,自歸般若波羅蜜。適散此已,其華遍布二千佛土,在上虛空化爲重閣,巍巍甚高,快不可言。
-
존자 수보리가 스스로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옛날에 내가 이찍이 여러 천궁(天宮)을 두루 다닐 적에도 이러한 꽃들로 여러 하늘이 있는 곳을 향해 뿌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 꽃들은 아마도 변화로 만들어진 것이요, 나무에서 핀 꽃이 아닐 것이다. 여러 천자가 있는 곳을 향해 뿌려진 저 꽃은 마음의 나무에서 생긴 것이지 평범한 나무에서 생긴 것은 아닐 것이다.’ - 005_0628_b_03L尊者須菩提心自念言:“昔吾曾遊遍諸天宮,初未睹見如此輩華。向所散華,此爲化華,不從樹生也。向諸天子所散華者,從心樹生,不從樹生。”
-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이 꽃은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것도 아니고 마음의 나무에서 생겨난 것도 아닙니다.” - 005_0628_b_07L釋提桓因報須菩提:“此華無所從出生,不從心樹出。”
-
수보리가 말하였다.
“구익(拘翼)이여, 당신의 말과 같이 그 꽃이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곳도 없고 마음의 나무에서 생겨난 것도 아니라고 말했으니, 그렇다면 구익이여, 가령 저 꽃이 어느 곳으로부터 온 곳도 없다면 그것은 꽃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이 꽃만이 실제로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곳이 없는 게 아니라, 물질도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곳이 없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 005_0628_b_08L須菩提言:“如拘翼言,此華無所從出生,不從心樹生。設使,拘翼!無所從生,則爲非華。”釋提桓因報須菩提:“華實爲無所從出,爲色無所從出,痛痒思想生死識無所從出。”
-
005_0628_c_02L수보리가 말하였다.
“구익이여, 이 꽃만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곳이 없는 것이 아니라, 물질은 모두 생겨난 곳이 없습니다. 이렇게 생겨난 곳이 없으므로 물질은 없는 것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난 곳이 없으니, 그것들이 생겨난 곳이 없으므로 인식작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은 없는 것입니다.
눈도 생겨난 곳이 없으니 그것이 생겨난 곳이 없으므로 눈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단(檀)바라밀도 생겨난 곳이 없으니 그것이 생겨난 곳이 없으므로 단바라밀이라고 이름할 것도 없고, 시ㆍ찬ㆍ유체ㆍ선ㆍ반야바라밀도 생겨난 곳이 없으니, 그것이 생겨난 곳이 없으므로 반야바라밀에 이르기까지의 이 모든 이름은 없는 것입니다. 구익이여, 일곱 가지 공함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도 어느 곳으로부터 생겨남이 없으니, 그것이 어느 곳에서도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면 일곱 가지 공함이라거나 서른일곱 가지 조도품이라거나 하는 이름도 없습니다.
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과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도 어디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니, 그것들이 어디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부처님만이 지닌 모든 법에 이르기까지의 이름들은 없는 것이며,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부처님ㆍ살운야의 지혜도 생겨나는 곳이 없으니, 그것들이 생겨나는 곳이 없으므로 이와 같은 살운야의 지혜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은 없는 것입니다.” - 005_0628_b_13L須菩提言:“拘翼!此華不爲無所從出。色無所生,無所生者則無有色;痛痒思想生死識無所從出,其無所生則無有識。眼無所生,其無所生則無有眼;耳鼻舌身意亦復如是。檀波羅蜜亦無所生,其無所生則爲無檀;尸、羼、惟逮、禪、般若波羅蜜亦無所生,其無所生則爲無般若波羅蜜。及與七空、三十七品,拘翼!無所從生,其無所生則無七空、三十七品。十力、無畏、諸佛之法,無所從生,其無所生則無諸法。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佛薩芸若慧,亦無所生,其無所生則無薩芸若。”
-
석제환인이 마음 속으로 스스로 이렇게 생각했다.
‘존자 수보리가 들어 있는〔入〕 지혜는 매우 깊어서 그가 설법하는 것은 모두 서로 다툼이 없으며, 또한 착란(錯亂)함이 없구나.’
그때에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그렇다. 구익이여, 수보리가 들어 있는 지혜는 매우 깊어서 그가 들어 있는 지혜로 경법(經法)을 설하면 모두 다툼이 없고 또한 착란 되지도 않느니라.” - 005_0628_c_03L釋提桓因心自念言:“尊者須菩提所入慧甚深,所可說法悉無所爭亦不錯亂。”時佛告釋提桓因:“如是,拘翼!須菩提所入慧甚深,所可入慧所說經法,悉無所爭亦不錯亂。”
-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존자 수보리는 어떻게 깊은 지혜에 들어갔으며 그가 들어 있는 지혜로써 경법(經法)을 설하면 다툼도 전혀 없고 또한 착란하지도 않습니까?” - 005_0628_c_07L釋提桓因白佛言:“尊者須菩提云何深入慧,所可入慧、所說經法,悉無所爭亦不錯亂?”
-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물질에 들었을 때에는 그 물질에 들어 있는 대로 설법을 하지만 모두 서로 다툼이 없고 또한 착란 되지도 않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들도 모두 이와 마찬가지이니라. 왜냐 하면 이 모든 법들은 서로 화합됨도 없고 서로 다툼도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가 설한 것들도 또한 이와 같아서 동화(同和)하지도 않고 착란하지도 않느니라.
여섯 가지 바라밀도 이와 같으며, 일곱 가지 공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들도 동화하거나 착란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부처님ㆍ살운야 지혜도 모두 이와 같아서 동화하거나 착란을 일으키지 않나니, 왜냐 하면 수보리가 설한 법은 서로 화합하지도 않고 다투지도 않기 때문이니라.
그것들이 서로 화합하거나 다툼이 없다면 다툴 대상도 없나니, 이와 같이 구익이여, 수보리가 깊은 지혜에 들어가 그가 설하는 법이 미묘하고 높고 당당함도 이와 같느니라.” - 005_0628_c_10L佛告釋提桓因:“所入於色,以入此法,所可說法,悉無所爭亦不錯亂;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所以者何?如法者,無和無爭。須菩提所說,亦復如是,不同不亂。六波羅蜜亦復如是。及與七空、三十七品、十力、無畏、諸佛之法,不同不亂。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佛薩芸若慧,亦復如是,不同不亂。所以者何?須菩提所說法不和不爭,其無和爭則無所爭。如是,拘翼!須菩提所入慧,所說微妙,巍巍如此。”
-
005_0629_a_02L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설하는 모든 법에 대하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음을 밝게 깨달아 일체의 법을 알아야 하고, 반야바라밀을 배울 때에도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합니다.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배우되 물질〔色〕ㆍ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識〕을 배워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물질은 볼 수 없기 때문이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하여 배워야 할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며, 단ㆍ시ㆍ찬ㆍ유체ㆍ선ㆍ반야바라밀을 배워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이러한 반야바라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바라밀은 배워야 할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곱 가지 공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도 배워서는 안 되나니, 왜냐 하면 일곱 가지 공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을 볼 수 없기 때문이며, 열 가지 지혜의 힘ㆍ네 가지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도 배우지 않아야 하고,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부처님ㆍ보살ㆍ살운야 지혜도 배우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이와 같은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들은 배워야 할 대상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 005_0628_c_21L須菩提謂釋提桓因:“如世尊言說一切法,菩薩摩訶薩曉了如是,解一切法。學般若波羅蜜亦當如是,菩薩摩訶薩學如是者,爲不學色痛痒思想生死識。所以者何?不見色故,不見痛痒思想生死識有所學故。菩薩摩訶薩如是學者,不學檀、尸、羼、惟逮、禪、般若波羅蜜。所以者何?不見學般若波羅蜜故。不學七空、三十七品。所以者何?不見七空、三十七品故,不學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諸佛之法,不學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佛薩芸若慧。所以者何?不見學薩芸若慧故。”
-
석제환인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수보리여, 무슨 까닭에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일곱 가지 공(空)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성문ㆍ벽지불ㆍ부처님ㆍ살운야 지혜를 보지 않습니까?” - 005_0629_a_11L釋提桓因謂尊者須菩提:“唯,須菩提!何以故不見色痛痒思想生死識,七空、三十七品、聲聞、辟支佛、佛薩芸若慧?”
-
수보리가 말하였다.
“물질은 공한 것이기 때문이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공하기 때문이며, 위로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이 공하기 때문입니다.
구익이여, 물질은 공한 것이기 때문에 그 공한 물질은 배우지 않아야 하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공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작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한 것을 배우지 않아야 하며, 위로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공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공한 살운야 지혜까지의 모든 공한 것을 배우지 않아야 합니다.
구익이여, 만약 모든 것은 공하기 때문에 그것을 공한 것이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공에서 배우지 않는 것입니다.
가령 공을 배우는 것이 하나의 법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곧 두 가지 법이 됩니다. 만약 물질을 배운다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위로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모든 것을 만약 배운다면 하나가 되지 못합니다. - 005_0629_a_14L須菩提言:“用色空故,痛痒思想生死識空故,上至薩芸若亦復空故。拘翼!以色空故不學空色,痛痒思想生死識空故,以識空故不學空識,上至薩芸若慧亦復空故不學空慧。拘翼!是爲以空,其以空者不學於空故。設學空者,不爲一法則爲二法,若學色空則不爲一,上至薩芸若慧,若學慧者則不爲一。
-
005_0629_b_02L이런 까닭에 구익이여,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은 공한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법이 없고, 위로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다 공한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법이 없습니다.
여섯 가지 바라밀도 또한 이와 같아서 두 가지 법이 없으며, 일곱 가지 공(空)ㆍ서른일곱 가지 조도품ㆍ열 가지 지혜의 힘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모든 부처님만이 지닌 법과ㆍ성문ㆍ벽지불과 위로 삼야삼불(三耶三佛)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도 다 두 가지 법이 없고, 살운야 지혜도 두 가지 법이 없습니다.
만약 부처님의 살운야 지혜를 배운다면 이는 곧 이루 헤아려 계산할 수 없을 저도의 아승기 법을 모두 배우는 것이니, 그렇게 이미 숫자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승기의 불법(佛法)을 배울 수만 있으면 이익이 되거나 손해가 될 물질을 배우지 않을 것이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이와 같을 것입니다.
위로 살운야의 지혜에 이르기까지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으며, 다섯 가지 쌓임을 배워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으면 곧 능히 살운야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이미 살운야의 지혜를 배워서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게 되면 물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배우지 않고 잃지 않을 것이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배우지 않고 또한 잃어버림이 없을 것이요, 성문ㆍ벽지불과 위로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받아들이기 위해서 배우지 않고 또한 잃어버리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 005_0629_a_23L是故,拘翼!用色痛痒思想生死識空故,則無有二,上至薩芸若慧悉皆空故,無有二也。六波羅蜜亦復如是,悉無有二。七空、三十七品、十力、無畏、諸佛之法,聲聞、辟支佛,上至三耶三佛,亦無有二,薩芸若慧亦無有二,其能學佛薩芸若慧,則爲悉學不可計數阿僧祇法。其已能學不可稱數阿僧祇佛法,則不學色有益有損;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上至薩芸若慧不增不減。學五陰不增不減已,則便能學薩芸若慧。已能學於薩芸若慧不增不減已,不學受色亦無所失;不學受痛痒思想生死識,亦無所失。不學受聲聞、辟支佛,上至薩芸若慧亦無所失。”
-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배우나니 받아들이기 위해서 배우지 않고 또한 잃어버리는 것도 없습니다.”
수보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배우나니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배우지도 않고 또한 잃어버리는 것도 없으며, 살운야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배우지도 않고 잃어버리는 것도 없습니다.” - 005_0629_b_15L舍利弗謂須菩提:“菩薩摩訶薩學如是者,爲不學受亦無所失。”須菩提言:“如是,舍利弗!菩薩摩訶薩如是學者,爲不學受色痛痒思想生死識亦無所失,不學受薩芸若亦無所失。”
-
005_0629_c_02L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무슨 까닭에 보살마하살은 다섯 가지 쌓임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한 잃어버리는 것도 없으며, 살운야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배우지도 않고 잃어버리는 것도 없습니까?”
수보리가 말하였다.
“물질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받아 지닐 수도 없고 물질을 받아들임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ㆍ살운야 지혜도 모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 지닐 수도 없고 이와 같은 살운야 지혜에 이르기까지의 그 모든 것을 받아들임도 없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일체의 법에 대하여 모두 받아들임이 없기 때문에 살운야를 성취합니다.” - 005_0629_b_20L舍利弗謂須菩提:“何故菩薩摩訶薩不受五陰亦無所失?不受學薩芸若亦無所失?”須菩提言:“色無所有,不可受持,無受色者;痛痒思想生死識、薩芸若慧,悉無所有,不可受持。無受薩芸若者,是爲,舍利弗!菩薩摩訶薩於一切法悉無所受成薩芸若。”
-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배우는 것은 반야바라밀을 배워서 살운야에 도달하기 위한 것입니까?”
수보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배우는 것은 반야바라밀을 배워서 살운야 지혜를 내기 위한 것이니, 일체법에 대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 005_0629_c_03L舍利弗謂須菩提:“菩薩摩訶薩作是學者,爲學般若波羅蜜出生薩芸若乎?”須菩提言:“如是,舍利弗!菩薩摩訶薩學如是者,爲學般若波羅蜜出生薩芸若,於一切法無所受故。”
-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배워서 모든 법에 대하여 받아들이기 위해 배우는 것도 아니고 또한 잃어버리는 것도 없다면,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배워서 살운야에 도달할 수 있습니까?” - 005_0629_c_08L舍利弗謂須菩提:“菩薩摩訶薩學如是者,於一切法無所受學亦無所失。菩薩摩訶薩學如是,爲出薩芸若。”
-
수보리가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물질에 대해 생겨남이 있다고 보지 않고 소멸함이 없다고 보지도 않으며, 받아들이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지니지도 않고 다툼도 없으며, 더하지도 않고 덜어버리지도 않나니, 왜냐 하면 사리불이여, 물질은 자연(自然)이기 때문에 물질은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 대하여 생겨나는 것이라고 보지도 않고 또한 소멸함이 없다고 보지도 않으며, 받아들이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번뇌도 없고 한스러움도 없으며, 놓아버림도 없고 놓아버리지도 않음도 없으며,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다고 보지 않나니, 왜냐 하면 살운야 지혜는 자연 그대로여서 모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사리불이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에 대하여 생겨남도 없고 소멸하는 것도 없으며, 받아들일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으며, 티끌도 없고 한스러워할 것도 없으며, 놓아버릴 것도 없고 놓아버리지 않을 것도 없으며, 더하는 것도 없고 덜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반야바라밀을 배워서 이미 살운야에 도달하였으니, 곧 배울 것도 없고 생겨나는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 005_0629_c_11L須菩提言:“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見色有所生亦無所滅,不受不捨、無持無爭、不增不減。所以者何?舍利弗?色自然故則無有色,痛痒思想生死識,不見所生亦無所滅,不受不捨、無塵無恨、無放無不放、無增無減。所以者何?薩芸若慧則爲自然,悉無所有。是故,舍利弗!菩薩摩訶薩於一切法而無所生亦無所滅,無受無捨、無塵無恨、無放無不放、無增無減,學般若波羅蜜已,出生薩芸若,則以無學、無所生故。”
-
석제환인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어디에서 반야바라밀을 구해야만 합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구익(拘翼)이여, 마땅히 존자 수보리로부터 구해야 합니다.” - 005_0629_c_22L釋提桓因謂舍利弗:“菩薩摩訶薩當於何所求般若波羅蜜?”舍利弗言:“拘翼!當從尊者須菩提求。”
-
005_0630_a_02L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현명한 그대의 위신력으로 그대가 건립(建立)하여 사리불로 하여금 ‘수보리가 설한 반야바라밀을 좇아서 마땅히 구해야 한다’고 말하게 한 것입니까?”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대답하였다.
“나의 위신력으로 건립한 것이 아닙니다.” - 005_0630_a_02L釋提桓因問須菩提:“仁威神、仁所建立,使舍利弗作是說言:‘須菩提說般若波羅蜜,當從求之。’”須菩提謂釋提桓因:“非我威神之所建立也。”
-
또 물었다.
“그러면 누구의 위신력 덕택에 건립된 것입니까?”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구익이여, 그것은 달살아갈(怛薩阿竭:佛)의 위신력에 힘입어 건립된 것입니다. - 005_0630_a_06L又問:“誰威神恩之所建立?”答曰:“拘翼!怛薩阿竭威神之恩之所建立。”
-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일체의 여러 가지 법은 다 건립한 것이 없는데, 무엇 때문에 이와 같이 달살아갈의 위신력으로 건립된 것이라고 말합니까?
다른 곳에서도 건립된 것이 없으면 모든 법에 대해 헤아려 보아도 여래를 얻을 수 없을 것이나, 다른 곳이 없다며 또한 여래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 005_0630_a_08L釋提桓因謂須菩提:“一切諸法悉無所立,云何如是怛薩阿竭威神之所建立?亦無異處之所建立。計於諸法不得如來,亦無異處可得如來。”
-
005_0630_b_02L존자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구익이여, 달살아갈은 머무는 곳이 없고 또한 마땅히 머물 만한 다른 처소도 없으나, 여래와 마찬가지로 마땅히 얻을 것이 있으니 역시 머무름을 여의지 않아야 합니다.
달살아갈은 역시 머무는 곳이 없으나 일체법에 대해서도 머무름을 여의지 않아야 합니다.
물질인 달살아갈로써 여래가 될 수 없고, 근본이 없는 것으로써 달살아갈이 될 수도 없으며, 근본이 없는 물질로써 다랄아갈이 될 수도 없습니다. 달살아갈과 근본이 없는 물질로써 근본이 없는 색법(色法)이 될 수도, 달살아갈이 될 수도 없습니다. 달살아갈로써 근본이 없는 법이 될 수도 없으니, 모든 법은 근본이 없기 때문에 모든 물질도 근본이 없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이 근본이 없기 때문에 달살아갈도 근본이 없습니다.
달살아갈(怛薩阿竭)로써 근본이 없는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을 얻을 수 없고, 이러한 인식작용에 이르는 모든 것으로써 근본이 없는 달살아갈의 법을 얻을 수도 없으며, 달살아갈의 법으로써 식법(識法)이 되게 할 수도 없고, 성문ㆍ벽지불로부터 위로 살운야와 근본이 없는 달살아갈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달살아갈의 근본 없음으로써 살운야의 근본 없음을 얻을 수 없고, 살운야법으로써 달살아갈법을 얻을 수도 없으며, 달살아갈법으로써 살운야법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 005_0630_a_12L尊者須菩提謂釋提桓因:“如是,拘翼!怛薩阿竭則無所住亦無異處,所當可住無異如來,當有所得亦不離住。怛薩阿竭亦無所住,於一切法不離所住。不以於色怛薩阿竭爲如來也,不以無本爲怛薩阿竭,不以色無本爲怛薩阿竭,不以怛薩阿竭無本色,爲無本色法爲怛薩阿竭,不以怛薩阿竭爲無本。法無本故,諸色無本;痛痒思想生死識無本故,怛薩阿竭無本。不用怛薩阿竭無本,痛痒思想生死識不以識無本。怛薩阿竭法也,不以怛薩阿竭法爲識法也。聲聞、辟支佛上至薩芸若,無本怛薩阿竭也,不以怛薩阿竭無本。薩芸若無本,不以薩芸若法爲怛薩阿竭法也,不以怛薩阿竭法爲薩芸若法。
-
또 구익이여, 달살아갈은 모든 물질의 법〔色法〕에서 모여지는 것도 없고 흩어지는 것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서도 모여지는 것도 없고 흩어지는 것도 없습니다.
달라지는 오음(五陰)에서도 모여지는 것도 없고 흩어지는 것도 없으며, 달살아갈에서도 모여지거나 흩어지는 것이 없고, 살운야의 법에서도 모여지거나 흩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살운야 달살아갈에서도 모여지는 것도 없고 흩어지는 것도 없으며, 살운야의 법에서도 모여지거나 흩어지는 것이 없으며, 변화하는 살운야 달살아갈에서도 모여지거나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또 구익이여, 이 모든 법에 있어서도 모여지는 것도 아니고 흩어지는 것도 아니니, 이것은 위신력으로 건립한 것으로써 머무는 곳이 없습니다.
지난번에 구익께서 묻기를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어느 곳에서 반야바라밀을 구하느냐?’고 하였는데 물질에서도 구하지도 않고 물질과 다른 것에서도 구하지 않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에서 구하지도 않고 이러한 인식작용에 이르기까지의 그 모든 것이 아닌 데에서도 구하지 않습니다.
반야바라밀은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일체의 온갖 법에서 합해지는 것도 없고 흩어지는 것도 없으며, 빛깔도 없고 보는 것도 없으며 받아 지닐 수도 없는 한 모양이어서 아무런 모양도 없기 때문입니다. - 005_0630_b_05L又,拘翼!怛薩阿竭於諸色法無合無散,於痛痒思想生死識法無合無散,不於異五陰有合有散,不於怛薩阿竭有合有散,不於薩芸若法有合有散。於薩芸若怛薩阿竭無合無散,不於薩芸若法有合有散,不於異薩芸若怛薩阿竭有合有散。又,拘翼!於此諸法不合不散,以此威神之所建立,而有所住。向者拘翼而復問言:‘菩薩摩訶薩當於何所求般若波羅蜜?’不求於色、不求異色,不求痛痒思想生死識、不求異識。般若波羅蜜於色痛痒思想生死識一切諸法,無合無散、無色無見、不可受持,則爲一相無所有相。
-
005_0630_c_02L또 구익이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위로 살운야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에서도 다 구하는 바가 없으며 다른 곳에서도 살운야를 구하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반야바라밀과 살운야를 구함에 있어서 모든 법에서 모여지는 것도 없고 흩어지는 것도 없으며, 빛깔도 없고 보는 것도 없으며 받아 지닐 수도 없는 한 모양이어서 아무런 모양이 없기 때문입니다.
구익이여, 왜냐 하면 반야바라밀은 물질도 없고 물질과 다른 것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없고, 이러한 인식작용에 이르기까지의 그 모든 것과 다른 것도 없습니다.
이러한 인식작용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은 반야바라밀과 다르지 않고 또한 살운야와도 다름이 없으며, 반야바라밀은 살운야와 다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반야바라밀과 달살아갈의 반야바라밀은 물질도 없고 또한 물질과 다른 것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과 다른 것도 없습니다.
반야바라밀은 또한 인식작용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과 다른 것도 없고, 살운야가 반야바라밀도 아니며, 반야바라밀은 살운야와 다른 것도 아닙니다.
달살아갈의 반야바라밀은 물질도 아니요 또한 물질과 다른 것도 아니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역시 이와 같아서 인식작용과 다름도 없고 또한 근본이 없음도 아닙니다.
반야바라밀은 물질의 법〔色法〕도 없고 또한 물질의 법과 다른 것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반야바라밀은 물질도 없고 근본도 없으며, 또한 물질과 근본과 다른 것도 없습니다.
반야바라밀은 물질의 법〔色法〕도 없고 또한 물질의 법과 다른 것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역시 이와 같고, 성문ㆍ벽지불로부터 위로 살운야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아서 살운야와 물질의 법도 없고 또한 살운야와 물질의 법과 다른 것도 없습니다.
반야바라밀은 살운야의 근본 없음도 없고 살운야의 근본 없음과 다른 것도 없으며, 반야바라밀은 살운야의 근본 없음이라는 것도 아니고 살운야의 근본 없음과 다르다는 것도 아닙니다.” - 005_0630_b_19L復次,拘翼!菩薩摩訶薩爲行般若波羅蜜,上至薩芸若悉無所求,不於異處求薩芸若。所以者何?求般若波羅蜜薩芸若,於一切法無合無散、無色無見、不可受持,則爲一相無所有相。所以者何?拘翼!般若波羅蜜則無有色亦無異色,無有痛痒思想生死識亦無異識,識不爲異般若波羅蜜,亦無有異薩芸若。非般若波羅蜜無異薩芸若,般若波羅蜜、怛薩阿竭、般若波羅蜜,無色亦無異色,亦無異痛痒思想生死識;般若波羅蜜亦無異識,薩芸若非般若波羅蜜,般若波羅蜜無異薩芸若,怛薩阿竭般若波羅蜜無有色亦無異色。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爲無異識亦無無本。般若波羅蜜無色法亦無異色法,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般若波羅蜜無色無本,亦無異色無本,般若波羅蜜無有色法,亦無異色法,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聲聞、辟支佛上至薩芸若亦復如是,無薩芸若色法,亦無異薩芸若色法。般若波羅蜜無薩芸若無本,亦無異薩芸若無本。般若波羅蜜無薩芸若無本,亦無異薩芸若無本。”
-
005_0631_a_02L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모든 보살마하살의 마하반야바라밀과 다름이 없고 이 바라밀은 한정이 없으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은 배워야 합니다.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ㆍ보살ㆍ부처님도 마땅히 이것을 배워야 하나니, 보살마하살은 이 법을 배워 모든 중생들을 열어 교화하고 부처니의 국토를 엄숙하고 맑게 하며 아뇩다라삼야삼보리(阿耨多羅三耶三菩)를 얻기 때문입니다. - 005_0630_c_21L釋提桓因謂須菩提:“是爲諸菩薩摩訶薩摩訶般若波羅蜜無異,波羅蜜無限。菩薩摩訶薩所可學者,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菩薩、佛,應是而學。菩薩摩訶薩學此法,以開化衆生、嚴淨佛土,得阿耨多羅三耶三菩提。”
-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이와 같이 구익이여, 이것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마하반야바라밀이요, 다름이 없는 바라밀이요, 한계가 없는 바라밀이니,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삼승이 모두 이것을 말미암아 생기기 때문이요, 보살마하살이 스스로 아뇩다라삼야삼보리를 이룩하고 마침내는 아유삼불(阿惟三佛)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물질은 그 끝이 없으니, 이것이 곧 모든 보살마하살의 끝이 없는 바라밀입니다. 왜냐 하면 과거의 물질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요, 또한 중간(현재)의 물질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며, 역시 미래의 물질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문ㆍ벽지불로부터 위로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기까지의 다함없고 끝없음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까닭에 구익이여, 이것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다함없는 바라밀입니다. - 005_0631_a_05L須菩提謂釋提桓因:“如是,拘翼!是爲諸菩薩摩訶薩摩訶般若波羅蜜,無異波羅蜜,無限波羅蜜,應如是學。以其三乘者皆由是生,菩薩摩訶薩自致阿耨多羅三耶三菩,成至阿惟三佛。色無有邊,是爲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有極。所以者何?不可得過去色,亦不可得中閒色,亦不可得當來色;痛痒思想生死識亦復如是。識無有邊,波羅蜜無有極。所以者何?不可得過去識,亦無中閒識,亦無當來識。聲聞、辟支佛上至佛無極無邊,亦復如是。是故,拘翼!是諸菩薩摩訶薩無極波羅蜜。
-
005_0631_b_02L물질은 한량이 없으므로 반야바라밀도 한량이 없습니다. 왜냐 하면 물질은 한계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니, 구익이여, 비유하면 마치 허공이 끝도 없고 한계를 지을 수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물질을 헤아릴 수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허공을 한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물질도 한정지을 수 없고, 물질을 한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한정지을 수 없으며, 위로 살운야(薩芸若)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한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한정지을 수 없으니, 이것이 모든 보살마하살의 수행입니다.
왜냐 하면 구익이여, 살운야 지혜는 끝도 없고 한정지을 수도 없으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의 끝을 찾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살운야의 지혜도 역시 이와 같으니, 허공을 한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살운야도 또한 무한하며, 살운야 지혜가 무한하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무한합니다. - 005_0631_a_18L色無有量,般若波羅蜜亦無有量。所以者何?色不可得限故。譬如,拘翼!虛空不可得邊限,色無有量亦復如是。虛空無限,故色無有限。色無有限,故般若波羅蜜無有限;上至薩芸若亦無有限。故般若波羅蜜無有限,是爲諸菩薩摩訶薩行。所以者何?拘翼!薩芸若慧不可得邊限故。譬如虛空不可得邊,薩芸若慧亦復如是。虛空無限,故薩芸若亦無有限。薩芸若無限,故般若波羅蜜無限。
-
이런 까닭에 구익이여, 반야바라밀은 무한하니, 이것이 곧 모든 보살마하살의 허공처럼 끝이 없는 것입니다.
물질이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습니다. 왜냐 하면 구익이여, 물질은 변제(邊際)도 없고 또한 중간도 없으며, 아프고 가려운 느낌ㆍ고정관념ㆍ나고 죽는 행업ㆍ인식작용도 또한 변제도 없고 중간도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변제가 없고 끝과 밑바닥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신식(神識)의 밑바닥을 얻을 수도 없고 중간도 없으며, 위로 살운야에 이르기까지도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으니, 이것은 곧 모든 보살마하살의 수행입니다.
왜냐 하면 구익이여, 살운야는 밑바닥을 얻을 수도 없고 또한 중간도 없기 때문에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물질이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살운야도 밑바닥이 없는 것입니다.
또한 구익이여, 일이 끝도 밑바닥도 없는 까닭에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으니 이러한 것을 잘 깨달아 알면 보살마하살이 됩니다.” - 005_0631_b_05L是故,拘翼!般若波羅蜜無限,是爲諸菩薩摩訶薩。虛空無邊,色無有底,波羅蜜無有底。所以者何?拘翼!色無邊際亦無中閒,痛痒思想生死識亦無邊際亦無有中閒,是故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有邊際無有端底。所以者何?神識不可得底,無有中閒,上至薩芸若亦無有底,波羅蜜亦無有底,是爲諸菩薩摩訶薩行。所以者何?拘翼?薩芸若者,不可得邊亦無中閒。波羅蜜無底,是爲菩薩摩訶薩。色無有底,故薩芸若亦無有底。復次,拘翼!事無端底,波羅蜜無底。能了是者,則爲菩薩摩訶薩。”
-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일이 끝도 없고 밑도 없으므로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다고 하십니까?”
수보리가 말하였다.
“구익이여, 살운야의 일이 끝이 없기 때문에 모든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습니다.
또 구익이여, 법은 끝이 없고 밑바닥도 없으니, 이러한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습니다.” - 005_0631_b_19L釋提桓因問須菩提:“用何等故,事無端底,波羅蜜無底?”須菩提言:“拘翼!薩芸若事無端底故,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復次,拘翼!法無端底,是故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
-
005_0631_c_02L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무엇 때문에 법이 끝도 없고 밑바닥도 없으므로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다고 하십니까?”
수보리가 말하였다.
“법계(法界)가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모든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습니다. 또한 구익이여, 근본이 없는 일은 다 끝도 밑바닥도 없기 때문에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는 것입니다.” - 005_0631_b_24L釋提桓因謂須菩提:“用何等故,法無端底,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須菩提言:“法界無底故,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復次,拘翼,無本之事悉無端底,故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
-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근본이 없는 일이 다 끝도 없고 밑바닥도 없기 때문에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다고 하십니까?”
“구익이여, 근본이 없고 밑바닥도 없으니, 이런 까닭에 밑바닥이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일이 끝이 없는 까닭에 근본도 없고 밑바닥도 없다고 말하고, 근본도 없고 밑바닥도 없기 때문에 일이 밑바닥이 없다고 말하며, 일이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모든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도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모든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습니다.” - 005_0631_c_06L釋提桓因問須菩提:“用何等故,無本之事悉無端底,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拘翼!無本無底,是故無底。事以無端,無本無底。無本無底,以事則無底。事無底,以故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復次,人無有底故,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
-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모든 보살마하살의 바라밀도 밑바닥이 없다고 하십니까?”
수보리가 말하였다.
“구익이여, 그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어떤 법 가운데에서 이러한 가르침을 보살마하살이라고 말한다고 생각합니까?”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대답하였다.
“여기에는 법으로 가르친 것도 없고 법 아닌 것으로 가르친 것도 없습니다. 이 이름은 인연을 좇아서 온 것이라서 모든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요 근본도 형상도 없으며, 다만 거짓 이름에 불과합니다.
이른바 중생이라고 말하지만 그 중생이란 아무 인연도 없고 임시로 붙인 이름일 뿐입니다.”
“구익이여, 그대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이 반야바라밀이 어찌 중생을 설한 곳이 드러나 있다고 생각합니까?”
석제환인이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 005_0631_c_12L釋提桓因問須菩提:“用何等故,人無有底,諸菩薩摩訶薩波羅蜜無底?”須菩提言:“於拘翼意云何?何所法中作是教者,謂菩薩摩訶薩耶?”釋提桓因報須菩提言:“此無法教亦無非法教。此名字者,從緣客來,悉無所有、無本形像,但似假名,所謂言人。人無因緣,撗爲立字。於拘翼意所見云何,是般若波羅蜜,寧爲顯揚說人處乎?”答曰:“不也。”
-
005_0632_a_02L수보리가 말하였다.
“구익이여, 가령 중생을 설한 곳이 없다면 어찌 밑바닥이 없습니까? 구익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께서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겁을 살면서 중생에 대하여 설하셨지만, 그것이 어찌 중생이라는 것이 있어서 생겨나고 소멸함이 있겠습니까?”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수보리여, 왜냐 하면 중생은 본래 청정하기 때문입니다.” - 005_0631_c_21L須菩提言:“拘翼!設不說人,豈無底乎?云何,拘翼!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壽如恒沙劫,口說人人,彼寧有人而有所生、有所滅乎?”答曰:“不也,須菩提!所以者何?人本淸淨。”
- “그러므로 구익이여, 중생이 밑바닥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도 밑바닥이 없으니,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서 깨달아야 할 것이요, 또한 반야바라밀의 법도 이와 같이 배워야만 합니다.”
-
005_0632_a_03L“是故,拘翼!人無有底,般若波羅蜜無底。菩薩學當作是知,行般若波羅蜜法如是。”
光讚經卷第十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