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金剛般若波羅蜜經

ABC_IT_K0014_T_001
005_0985_a_01L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005_0985_a_01L金剛般若波羅蜜經
원위(元魏)1) 보리류지(菩提流支) 한역
최봉수 번역
005_0985_a_03L元魏天竺三藏菩提流支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5_0985_a_04L如是我聞
언젠가 바가바께서는 사바제성(舍婆提城)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1,250인과 함께 계셨다.
공양하실 때가 되자 세존께서는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바제 큰 성에 들어가셨고, 그 성 안에서 차례대로 걸식하신 뒤에 본래의 자리에 돌아와서 공양을 하셨다. 다 드시고는 법의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뒤에 보통 때처럼 자리를 펴서 결가부좌하시고 몸을 바르게 하여 바른 생각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으셨다.
005_0985_a_05L一時婆伽婆在舍婆提城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世尊食時著衣持鉢入舍婆提大城乞食於其城中次第乞食已還至本處飯食訖收衣鉢足已如常敷座結加趺坐端身而住正念不動
005_0985_b_02L이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숙여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서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이때 혜명(慧命)2)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서, 부처님을 향해 합장 공경하고 서서 아뢰었다.
“보기 드문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여러 보살들을 잘 돌보시고, 여러 보살들에게 잘 부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이 대승 가운데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야 하며, 마땅히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시켜야 합니까?”
005_0985_a_11L爾時諸比丘來詣佛所到已頂禮佛右遶三帀退坐一面爾時慧命須菩提在大衆中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向佛合掌恭敬而立白佛希有世尊如來應供正遍知善護念諸菩薩善付囑諸菩薩世尊云何菩薩大乘中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應云何住云何修行云何降伏其心
이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수보리야,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여래는 여러 보살들을 잘 돌보고, 여러 보살들에게 잘 부촉하느니라. 이제 너에게 말할 것이니, 자세히 들어라.
보살이 대승 가운데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다음과 같이 머물러 있어야 하고, 다음과 같이 수행해야 하고, 다음과 같이 그 마음을 항복시켜야 한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한 것을 즐겁게 듣고 싶습니다.”
005_0985_a_20L爾時佛告須菩提善哉善哉須菩提如汝所說如來善護念諸菩薩善付囑諸菩薩汝今諦聽當爲汝說如菩薩大乘中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應如是住如是修行如是降伏其須菩提白佛言世尊如是願樂欲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보살들은 마땅히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켜야 하느니라.
존재하는 모든 중생들은 중생에 포함되니, 알에서 태어나는 것[卵生]ㆍ태에서 태어나는 것[胎生]ㆍ습기에서 태어나는 것[濕生]ㆍ변화하여 태어나는 것[化生]ㆍ색이 있는 것[有色]ㆍ색이 없는 것[無色]ㆍ생각이 있는 것[有想]ㆍ생각이 없는 것[無想]ㆍ생각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는 것[非有想非無想] 들이 중생계에 존재하는 중생들에 포함된다.
005_0985_b_05L佛告須菩提諸菩薩生如是心有一切衆生衆生所攝若卵生若胎若濕生若化生若有色若無色有想若無想若非有想非無想所有衆生界衆生所攝
그런데 이 모두를 내가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 번뇌의 바다를 건너게[滅度]3) 하였지만, 이와 같이 번뇌의 바다를 건너게 한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들 가운데 진실로 한 중생도 번뇌의 바다를 건넌 자가 없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에게 중생상(衆生相)이 있다면 그는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중생상ㆍ인상(人相)ㆍ수자상(壽者相)을 일으킨다면 보살이라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니라.
005_0985_b_09L我皆令入無餘涅槃而滅度之如是滅度無量無邊衆實無衆生得滅度者何以故須菩若菩薩有衆生相卽非菩薩何以故非須菩提若菩薩起衆生相人相壽者相則不名菩薩
또한 수보리야, 보살은 차별된 모양[事]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하며, 머무는 곳 없이 보시를 하며, 색(色)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하며, 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촉감[觸]ㆍ법(法)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보시를 해야 하고 상상(相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만약 보살이 상(相)에 머물지 않고 보시한다면, 그 복덕의 쌓임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쪽에 있는 허공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005_0985_b_14L復次須菩提菩薩不住於事行於布無所住行於布施不住色布施住聲法布施須菩提菩薩應如是布施不住於相想何以故若菩薩不住相布施其福德聚不可思量須菩提於汝意云何東方虛空可思量不須菩提言不也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수보리야, 남쪽ㆍ서쪽ㆍ북쪽과 그 네 방위의 사이와 위ㆍ아래에 있는 허공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005_0985_b_21L佛言如是須菩提南西北方四維上下虛空思量不須菩提言不也世尊
005_0985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느니라, 그렇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상(相)에 머무름이 없이 보시한 복덕의 쌓임도 이와 같아서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다만 마땅히 이와 같이 보시를 행해야 하느니라.”
005_0985_b_23L佛言如是須菩提菩薩無住相布施德聚亦復如是不可思量佛復告須菩提菩薩但應如是行於布施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상에 의지하여 여래를 보는 일을 성취할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상에 의지하여 여래를 보는 일은 성취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상은 곧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005_0985_c_03L須菩提於意云何可以相成就見如來須菩提言不也世尊不可以相成就得見如來何以故如來所說相非相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상을 가진 것은 모두 허망하니, 만약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본다면 곧 허망하지 않으며, 이와 같이 모든 상이 상이 아니라면 곧 여래를 볼 것이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미래 세상의 말세에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경전의 문장과 구절을 듣고서 실상(實相)을 일으키겠습니까?”
005_0985_c_07L佛告須菩提凡所有相皆是妄若見諸相非相則非妄語如是諸相非相則見如來須菩提白佛言頗有衆生於未來世末世得聞如是修多羅章句生實相不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미래 세상의 말세에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경전의 문장과 구절을 듣고서 실상을 일으키겠습니까?’라고 말하지 말라.”
005_0985_c_11L佛告須菩莫作是說頗有衆生於未來世末得聞如是修多羅章句生實相不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의 말세에 어떤 보살마하살이 법이 멸하려고 할 때에 계율을 지키고 복덕과 지혜를 닦는다면, 그는 이 경전의 문장과 구절에서 능히 믿는 마음을 일으켜 이 말씀을 진실로 여길 것이니라.”
005_0985_c_13L佛復告須菩提有未來世末世有菩薩摩訶薩法欲滅時有持戒修福德智慧者於此修多羅章句能生信心以此爲實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 보살마하살은 한 부처님이나 두 부처님, 셋ㆍ넷ㆍ다섯 부처님의 처소에서만 수행하고 공양을 올린 것이 아니며, 한 부처님이나 두 부처님, 셋ㆍ넷ㆍ다섯 부처님의 처소에서만 선한 뿌리를 심은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느니라.”
005_0985_c_17L佛復告須菩提當知彼菩薩摩訶薩非於一佛二佛三四五佛所修行供養非於一佛二佛三四五佛所而種善根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한량없는 백천만의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수행하고 공양을 올렸으며, 한량없는 백천만의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선한 뿌리를 심었으므로 이 경전의 말씀을 듣고서 마침내 한 생각으로 청정한 믿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니, 수보리야, 여래는 이 모든 중생들을 다 알고, 여래는 이 모든 중생들을 다 보느니라.
005_0985_c_20L佛復告須菩提已於無量百千萬諸佛所修行供養無量百千萬諸佛所種諸善根聞是修多乃至一念能生淨信須菩提如來悉知是諸衆生如來悉見是諸衆生
005_0986_a_02L수보리야, 이 보살들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덕의 쌓임을 일으켜서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덕을 얻는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이 보살들은 또한 아상 (我相)ㆍ중생상(衆生相)ㆍ인상(人相)ㆍ수자상(壽者相)이 없기 때문이니라.
005_0985_c_24L須菩提是諸菩薩生如是無量福德取如是無量福德何以故須菩提是諸菩薩無復我相衆生相人相者相
수보리야, 이 보살들은 법이라는 상[法相]도 없고 법이 아니라는 상[無法相]도 없으며 상도 없고[無相] 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非無相]. 왜냐하면 수보리야, 이 보살들이 만약 법상(法相)을 취한다면 곧 아(我)ㆍ인(人)ㆍ중생(衆生)ㆍ수자(壽者)라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니라.
005_0986_a_05L須菩提是諸菩薩無法相亦非無法相無相亦非無相何以故須菩是諸菩薩若取法相則爲著我衆生壽者
수보리야, 만약 이 보살에게 법상이 있으면 곧 아상ㆍ중생상ㆍ인상ㆍ수자상에 집착할 것이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마땅히 법을 취하는 것도 아니고 법을 취하지 않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런 의미가 있는 까닭에 여래는 항상 뗏목에 비유한 법문(法門)을 설하니, 법이라는 것은 마땅히 버려야 하며 또 버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니라.”
005_0986_a_08L須菩提若是菩薩有法相卽著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何以須菩提不應取法非不取法以是義故如來常說栰喩法門是法應捨非捨法故
또한 부처님께서 혜명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었다고 하겠느냐, 여래가 설한 법이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정해진 법을 얻지 않았으며, 여래께서 말씀하셨다고 할 만한 정해진 법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은 모두 취할 수 없고 말할 수도 없으며, 법도 아니고 법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성인들은 모두 무위법에 의지하여 이름을 얻기 때문입니다.”
005_0986_a_12L復次佛告慧命須菩提須菩提於意云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來有所說法耶須菩提言如我解佛所說義無有定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無有定法如來可說何以故如來所說法皆不可取不可說非法非非法何以故一切聖皆以無爲法得名
005_0986_b_02L“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써서 보시한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와 선여인이 받을 복덕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바가바(婆伽婆)시여, 매우 많을 것입니다. 수가타(修伽陀)시여, 매우 많을 것입니다. 저 선남자 선여인이 받을 복덕이 많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복덕의 쌓임은 곧 복덕의 쌓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복덕의 쌓임을 복덕의 쌓임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005_0986_a_20L須菩提於意云若滿三千大千世界七寶以用布須菩提於意云何是善男子善女所得福德寧爲多不須菩提言婆伽婆甚多修伽陁彼善男子女人得福甚多何以故世尊是福德卽非福德聚是故如來說福德聚福德聚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써서 보시한다고 해도, 만약 이 경을 받아 지니거나 네 구절의 게송만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말해 준다면, 그 복덕은 저것보다 한량없이 뛰어나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일체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이 모두 이 경에서 나왔으며, 일체 모든 부처님여래가 모두 이 경전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부처님의 법이라고 말하지만, 부처님의 법은 곧 부처님의 법이 아니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다원이 ‘내가 수다원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005_0986_b_04L佛言須菩提若善男子善女以滿三千大千世界七寶持用布若復於此經中受持乃至四句偈爲他人說其福勝彼無量不可數何以故須菩提一切諸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皆從此經出一切諸佛如來皆從此經生須菩提所謂佛佛法者卽非佛法須菩提於意云何須陁洹能作是念我得須陁洹果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수다원이라고 이름할 어떤 법도 실제는 없으며,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에 들어가지 않는 이것을 수다원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005_0986_b_13L須菩提言不也何以故實無有法名須陁洹不入色聲香味觸法是名須陁洹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다함이 ‘내가 사다함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다함이라고 이름할 어떤 법도 실제는 없으며, 이것은 이름이 사다함이기 때문입니다.”
005_0986_b_15L佛言菩提於意云何斯陁含能作是念得斯陁含果須菩提言不也世尊何以故實無有法名斯陁含是名斯陁含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나함이 ‘내가 아나함의 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나함이라고 이름할 어떤 법도 실제는 없으며, 이것은 이름이 아나함이기 때문입니다.”
005_0986_b_19L須菩提於意云何阿那含能作是念我得阿那含果須菩提言世尊何以故實無有法名阿那含是名阿那含
005_0986_c_02L“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라한이 ‘내가 아라한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라한이라고 이름할 어떤 법도 실제는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내가 아라한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한다면, 이 생각은 곧 아ㆍ인ㆍ중생ㆍ수자라는 것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제가 다툼이 없는 삼매[無諍三昧)를 얻은 자 중에서 제일이라고 말씀하셨으며, 세존이시여, 저를 애욕을 떠난 아라한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세존이시여, 저는 제가 애욕을 떠난 아라한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나는 아라한을 얻었다’라고 생각한다면, 세존께서는 제가 다툼이 없는 삼매를 얻은 자 중에서 제일이라고 수기(授記)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보리는 진실로 행한 바가 없으므로 ‘수보리는 다툼이 없고 다툼의 행도 없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005_0986_b_22L須菩提於意云何阿羅漢能作是念我得阿羅漢須菩提不也世尊何以故實無有法名阿羅漢世尊若阿羅漢作是念我得阿羅漢卽爲著我衆生壽者世尊說我得無諍三昧最爲第一世尊說我是離欲阿羅漢世尊我不作是念我是離欲阿羅漢世尊我若作是念我得阿羅漢世尊則不記我無諍行第一以須菩提實無所行而名須菩提無諍無諍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날에 연등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얻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여래는 연등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진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얻지 않았습니다.”
005_0986_c_09L佛告須菩提於意云何如來昔在燃燈佛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須菩提言不也世尊如來在燃燈佛所於法實無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이 ‘내가 불국토를 장엄한다’라고 말한다면, 그 보살은 진실한 말을 한 것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말한 것은 곧 장엄이 아니며, 이것은 이름이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마하살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무는 바 없이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야 하니, 색에 머물지 않고 마음을 일으켜야 하고, 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에 머물지 않고 마음을 일으켜서,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일으켜야 하느니라.
수보리야,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의 몸이 수미산왕(須彌山王)과 같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몸이 크다고 하겠느냐?”
005_0986_c_14L佛告須菩提若菩薩作是言我莊嚴佛國土彼菩薩不實語何以故須菩如來所說莊嚴佛土者則非莊嚴是名莊嚴佛土是故須菩提諸菩薩摩訶薩應如是生淸淨心而無所住不住色生心不住聲法生心應無所住而生其心須菩提譬如有身如須彌山王須菩提於意云何是身爲大不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매우 크다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몸 아닌 것을 큰 몸이라 하셨으니, 그 몸은 몸이 아니며 이는 이름이 큰 몸이기 때문입니다.”
005_0986_c_23L須菩提言甚大世尊以故佛說非身是名大身彼身非身是名大身
005_0987_a_02L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항하 중에 있는 모래만큼 많은 수의 항하가 있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모든 항하의 모래는 정녕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대단히 많습니다. 그 항하들만 하여도 수없이 많은데, 하물며 그 항하의 모래이겠습니까?”
005_0987_a_02L佛言須菩提如恒河中所有沙數是沙等恒河於意云何是諸恒河沙寧爲多不須菩提言甚多世尊但諸恒河尚多無數何況其沙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진실로 너에게 말하니,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항하의 모래 같이 많은 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부처님들과 여래께 보시한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선남자 선여인이 얻는 복덕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매우 많습니다. 이 선남자 선여인이 얻는 복덕은 대단히 많습니다.”
005_0987_a_06L佛言須菩我今實言告汝若有善男子善女以七寶滿爾數恒沙數世界以施諸佛如來須菩提於意云何彼善男善女人得福多不須菩提言甚多世尊彼善男子善女人得福甚多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항하의 모래 같이 많은 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보시한다 하더라도,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법문(法門)에서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간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해 준다면, 이 복덕은 앞의 복덕보다 더 뛰어나 한량없고 끝이 없을 것이니라.
005_0987_a_11L告須菩提以七寶滿爾數恒河沙世持用布施若善男子善女人於此法門乃至受持四句偈等爲他人說而此福德勝前福德無量阿僧祇
또한 수보리야, 있는 곳마다 이 법문이나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설한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을 일체 세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이 모두 부처님의 탑묘(塔廟)처럼 공양할 것이니, 하물며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모두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는 것에 있어서 이겠는가?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야만 하니, 이 사람은 가장 높고 제일이고 희유한 법을 성취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만약 이 경전이 있는 곳이라면 곧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니, 부처님처럼 존중해야 하느니라.”
005_0987_a_15L復次須菩提隨所有處說是法門至四句偈等當知此處一切世閒天人阿修羅皆應供養如佛塔廟何況有人盡能受持讀誦此經須菩提知是人成就最上第一希有之法是經典所在之處則爲有佛若尊重似佛
005_0987_b_02L이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법문의 이름은 무엇이며, 우리들이 어떻게 받들어 간직해야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문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金剛般若波羅密)이니, 이 이름으로 너희들은 마땅히 받들어 간직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부처님이 반야바라밀이라고 말한 것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말한 법이 있겠느냐?”
수보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은 없습니다.”
005_0987_a_22L爾時須菩提白佛言世尊當何名此法門我等云何奉持佛告須菩提法門名爲『金剛般若波羅蜜』以是名汝當奉持何以故須菩提佛說般若波羅蜜則非般若波羅蜜須菩提於意云何如來有所說法不須菩提世尊如來無所說法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티끌이 많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티끌은 대단히 많습니다.”
005_0987_b_06L須菩提於意云何三千大千世界所有微塵是爲多不須菩提言彼微塵甚多世尊
“수보리야, 이 모든 티끌을 여래는 티끌이 아니라고 말하며 이는 이름이 티끌이니라. 여래가 말한 세계는 세계가 아니며 이는 이름이 세계이니라.”
005_0987_b_08L菩提是諸微塵如來說非微塵是名微塵如來說世界非世界是名世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서른두 가지 위대한 사람의 상호[三十二大人相]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서른두 가지 위대한 사람의 상호는 곧 상호가 아니며 이는 이름이 서른두 가지 위대한 사람의 상호이기 때문입니다.”
005_0987_b_10L佛言須菩提於意云何可以三十二大人相見如來不須菩提言不也何以故如來說三十二大人相是非相是名三十二大人相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항하의 모래 같이 많은 수의 목숨을 보시한다 하더라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법문 중에서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지니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해 준다면, 이 복은 한량없는 아승기 수만큼 매우 많을 것이니라.”
005_0987_b_14L佛言須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恒河沙等身命布施若復有人於此法門中乃至受持四句偈等爲他人其福甚多無量阿僧祇
이때 수보리가 이 경에 대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서, 그 뜻과 취지를 깊이 이해하고는 슬피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그리고 눈물을 닦은 뒤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합니다, 바가바시여. 희유합니다, 수가타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와 같이 깊고 깊은 법문은 제가 지혜의 눈을 얻은 이후로 아직까지 이런 법문을 듣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부처님이 말한 반야바라밀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기 때문이다.”
005_0987_b_18L爾時須菩提聞說是經深解義趣涕淚悲泣淚而白佛言希有婆伽婆希有修伽佛說如是甚深法門我從昔來所得慧眼未曾得聞如是法門何以故須菩提佛說般若波羅蜜卽非般若波羅蜜
005_0987_c_02L“세존이시여,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믿는 마음을 청정하게 한다면, 실상(實相)을 일으킬 것이니, 마땅히 이것을 가장 드문 공덕을 성취한 것이라고 함을 알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런데 이 실상은 상(相)이 아니므로 여래께서는 실상을 실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이 법문을 듣고서 믿고 이해하며 받아 간직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만약 다음 세상에서 어떤 중생이 이 법문을 듣고서 믿고 이해하며 받아 간직한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매우 드문 사람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아상ㆍ인상ㆍ중생상ㆍ수자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상은 상이 아니며 인상ㆍ중생상ㆍ수자상도 곧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일체 모든 상을 떠나면 바로 이것을 모든 부처님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005_0987_b_24L世尊若復有人得聞是經心淸淨則生實相當知是名成就第一希有功德世尊是實相者則是非是故如來說名實相實相世尊我今得聞如是法門信解受持不足爲難若當來世其有衆生得聞是法門信解受持是人則爲第一希有何以故此人無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以故我相卽是非相人相衆生相者相卽是非相何以故離一切諸相則名諸佛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라거나 겁내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매우 드문 사람이라고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한 제일의 바라밀(波羅蜜)은 제일의 바라밀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런데도 여래가 말한 제일의 바라밀은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도 바라밀이라고 설하셨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제일의 바라밀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005_0987_c_11L佛告須菩提如是如是復有人得聞是經不驚不怖不畏知是人甚爲希有何以故須菩提來說第一波羅蜜非第一波羅蜜來說第一波羅蜜者彼無量諸佛亦說波羅蜜是名第一波羅蜜
수보리야, 여래가 말한 인욕바라밀은 인욕바라밀이 아니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내가 지난 세상에 가리왕(歌利王)에게 몸을 갈기갈기 찢길 적에 나에게는 아상도 없었고 중생상도 없었고 인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으며, 이처럼 상이 없으면서 또 상 없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내가 지난 과거 세상에 몸을 갈기갈기 찢길 적에 아상ㆍ중생상ㆍ인상ㆍ수자상이 있었다면, 당연히 화내고 한스러워하는 마음이 일어났을 것이니라.
005_0987_c_16L須菩提如來說忍辱波羅蜜卽非忍辱波羅蜜何以故須菩提如我昔爲歌利王割截身體我於爾時無我相衆生相無人相無壽者相無相亦非無相何以故須菩提我於往昔節節支解時若有我相衆生相人相壽者應生瞋恨
005_0988_a_02L수보리야, 또한 생각하면 과거 5백 세 동안 인욕선인(忍辱仙人)이 되었을 때에도 아상ㆍ중생상ㆍ인상ㆍ수자상이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일체의 상을 떠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은 머문다는 생각이 있으면 머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색에 머물러서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고,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감과 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아야 하며, 마땅히 머무는 곳 없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마음이 색에 머무름 없이 보시해야 한다고 부처님은 말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보살들은 마땅히 일체의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이와 같이 보시해야 하느니라.”
005_0987_c_23L須菩提又念過去於五百世作忍辱仙人於爾所世無我無衆生相無人相無壽者相是故須菩提菩薩應離一切相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何以故若心有住則爲非住不應住色生心不應住聲法生心應生無所住心是故佛說菩薩心不住色布施須菩提薩爲利益一切衆生應如是布施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이라는 상은 곧 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한 일체의 중생은 중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005_0988_a_08L菩提言世尊一切衆生相卽是非相何以故如來說一切衆生卽非衆生
“수보리야, 여래는 곧 진실을 말하는 자이며, 사실을 말하는 자이며, 있는 그대로 말하는 자이며, 다르지 않게 말하는 자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법과 설한 법은 진실도 아니며 거짓도 아니니라.
수보리야,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곳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이 만약 보살의 마음이 차별된 상[事]에 머물러 보시한다면, 또한 그와 같으니라.
수보리야, 마치 어떤 사람의 눈이 밤이 지나가고 햇빛이 비치면 갖가지 색을 보듯이 만약 보살이 차별된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한다면, 또한 그와 같으니라.
005_0988_a_10L須菩提如來是眞語者實語者如語不異語者須菩提如來所得法說法無實無妄語須菩提譬如有人入闇則無所見若菩薩心住於事而行布施亦復如是須菩提譬如人有夜分已盡日光明照見種種色菩薩不住於事行於布施亦復如是
또한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법문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수행한다면, 곧 여래는 부처님의 지혜로써 이 사람을 다 알고 다 보며 다 감지(感知)하실 것이니, 모두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의 쌓임을 성취하게 될 것이니라.
005_0988_a_17L復次須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於此法門受持讀誦修行則爲如來以佛智慧悉知是人悉見是人悉覺是人皆得成就無量無邊功德聚
005_0988_b_02L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아침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수의 몸을 보시하고, 점심에도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수의 몸을 보시하고, 저녁에도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수의 몸을 보시하여, 이와 같이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수의 한량없는 몸을 보시한다고 하자. 그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겁 동안 몸을 보시하더라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법문을 듣고 믿는 마음으로 경전의 말씀을 어기지 않으면 그 복은 저 앞의 한량없는 아승기보다 더 많을 것이니, 하물며 이 경을 쓰고 받아서 간직하고 읽고 외우며 수행하여 남에게 쉽게 말해 주는 것이겠느냐.
005_0988_a_21L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初日分以恒河沙等身布施中日分復以恒河沙等身布施後日分復以恒河沙等身布施如是捨恒河沙等無量身是百千萬億那由他劫以身布施復有人聞此法門信心不謗其福勝彼無量阿僧祇何況書寫受持讀誦修行爲人廣說
수보리야, 그 요점을 말한다면, 이 경에는 생각할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끝없는 공덕이 있으니, 여래는 이 법문을 대승(大乘)을 일으킨 자를 위해 말하며 최상승(最上乘)을 일으킨 자를 위해 말하느니라.
005_0988_b_07L須菩提以要言之是經有不可思議不可稱量無邊功德此法門如來爲發大乘者說爲發最上乘者說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받아서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하여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자세히 설해 준다면, 여래가 이 사람을 다 알고 다 볼 것이니, 모두 생각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끝없는 무량한 공덕의 쌓임을 이룰 것이며, 그런 사람은 곧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감당하게 될 것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소승의 법을 좋아하는 자라면 이 경전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하여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말해 줄 수 없기 때문이며, 만약 아견(我見)ㆍ중생견(衆生見)ㆍ인견(人見)ㆍ수자견(壽者見)이 있으면 이 법문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자가 결코 없기 때문이니라.
005_0988_b_10L若有人能受持讀誦修行此經廣爲人說如來悉知是人悉見是人皆成就不可思議不可稱無有邊無量功德聚如是人等則爲荷擔如來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須菩提若樂小法者則於此經不能受持讀誦修行爲人解說若有我見衆生見人見壽者見於此法門能受持讀誦修行爲人解說者無有是處
수보리야, 어떤 곳이든 이 경이 있으면 일체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마땅히 공양을 올릴 것이니, 마땅히 알라, 이곳은 곧 부처님의 탑과 같으므로 모두 공경하여 예배하고 에워싸서 그곳에 꽃과 향을 뿌리느니라.
005_0988_b_19L須菩提在在處若有此經一切世閒天阿修羅所應供養當知此處則爲是塔皆應恭敬作禮圍遶以諸華香而散其處
005_0988_c_02L또한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천대받고 경멸당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지난 세상에 악도에 떨어질 죄를 지었기 때문이니라. 그렇지만 지금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천대받고 경멸당함으로써 지난 세상에 지은 죄는 곧 소멸되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005_0988_b_22L復次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受持讀誦此經爲人輕賤何以故是人先世罪業應墮惡道以今世人輕賤故先世罪業則爲消滅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내가 생각해보니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의 아승기 겁 동안 연등불(燃燈不) 이전에 84억 나유타 백천만 부처님을 만나서 모두 직접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헛되이 지낸 적이 없었느니라.
005_0988_c_04L須菩提我念過去無量阿僧祇阿僧祇劫於燃燈佛前得値八十四億那由他百千萬諸佛我皆親承供養無空過者
수보리야, 이와 같이 한량없는 부처님들을 내가 모두 직접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헛되이 지낸 적이 없었는데, 만약 또 어떤 사람이 후세의 말세에 능히 이 경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한다면, 그가 얻을 공덕은 내가 여러 부처님들께 공양한 공덕으로는 그것의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만억 분의 일 내지 산수(算數)의 비유로는 능히 미칠 수 없느니라.
005_0988_c_07L須菩提如是無量諸佛我皆親承供養無空過者復有人於後世末世能受持讀誦修行此經所得功德我所供養諸佛功於彼百分不及一千萬億分乃至算數譬喩所不能及
수보리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후세의 말세에 이 경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하여 얻을 공덕을 내가 모두 설한다면, 어떤 사람은 듣고서 마음이 곧 미친 듯이 날뛰고 의심하여 믿지 않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마땅히 알아야 하니, 이 법문(法門)은 헤아릴 수 없으며 그 과보 또한 헤아릴 수 없느니라.”
005_0988_c_12L須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於後世末世有受持讀誦修行此經所得功德若我具說者或有人聞心則狂亂疑惑不信須菩當知是法門不可思議果報亦不可思議
이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야 하며,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시켜야 합니까?”
005_0988_c_17L爾時須菩提白佛言世尊云何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云何住云何修行云何降伏其心
005_0989_a_02L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이와 같은 마음을 내야 할 것이니, ‘내가 일체의 중생을 멸도(滅度)하게 하여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경계에 들도록 했지만 이처럼 일체의 중생을 멸도하게 했어도 진실로 한 중생도 멸도한 자가 없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중생상ㆍ인상ㆍ수자상이 있다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진실로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고 할 어떤 법도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연등불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법을 얻었겠느냐?”
005_0988_c_20L佛告須菩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當生如是心我應滅度一切衆生令入無餘涅槃界如是滅度一切衆生而無一衆生實滅度者何以故菩提若菩薩有衆生相人相壽者相非菩薩何以故須菩提實無有法爲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須菩提於意云何如來於燃燈佛所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부처님은 연등불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어떤 법도 얻은 것이 없습니다.”
005_0989_a_06L菩提白佛言不也世尊如我解佛所說義佛於燃燈佛所無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수보리야. 진실로 여래는 연등불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어떤 법도 얻은 것이 없느니라. 수보리야, 만약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법을 얻었다면, 연등불께서 곧 나에게 ‘너는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 이름을 석가모니라 할 것이다’라는 수기를 주지 않았을 것이니라. 진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법을 얻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연등불께서 나에게 수기하시기를 ‘마나바(摩那婆)야, 너는 다음 세상에서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 이름을 석가모니라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란 말은 곧 진실로 진여이기 때문이니라.
005_0989_a_09L佛言如是如是菩提實無有法如來於燃燈佛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提有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燃燈佛則不與我受記汝於來世當得作佛號釋迦牟尼以實無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燃燈佛與我受記作如是言摩那婆汝於來世當得作佛號釋迦牟尼何以故須菩提言如來者卽實眞如
005_0989_b_02L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 진실한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수보리야, 진실로 부처님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어떤 법도 얻은 것이 없느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그 가운데 진실한 말도 없고 거짓된 말도 없으니, 그러므로 여래는 일체법(一切法)이 모두 부처님 법이라고 설하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일체법이라고 말하는 일체법은 곧 일체법이 아니며 이름이 일체법이라고 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의 몸이 미묘하고 크다고 하는 것과 같으니라.”
005_0989_a_18L須菩提若有人言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人不實語須菩提實無有佛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如來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於是中不實不妄語是故如來說切法皆是佛法須菩提所言一切法一切法者卽非一切法是故名一切法須菩提譬如有人其身妙大
수보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사람의 몸이 미묘하고 크다고 설하신 것은 곧 몸이 큰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는 큰 몸이라고 설하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들도 그와 같으니, 만약 ‘마땅히 내가 한량없는 중생을 멸도(滅度)시킨다’고 말한다면 곧 보살이 아니니라.”
005_0989_b_03L須菩提世尊如來說人身妙大則非大身是故如來說名大身佛言須菩提菩薩亦如是若作是言我當滅度無量衆生則非菩薩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자못 진실로 보살이라고 할 법이 있느냐?”
수보리가 말하였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진실로 보살이라고 할 어떤 법도 없으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일체의 법은 무중생(無衆生)ㆍ무인(無人)ㆍ무수자(無壽者)’라고 설하신 것입니다.”
005_0989_b_07L佛言須菩提於意云何頗有實法名爲菩須菩提言不也世尊實無有法名爲菩薩是故佛說一切法無衆生無壽者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내가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말하면, 이를 보살이라고 이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여래가 불국토의 장엄이라고 말한 불국토의 장엄이란 곧 장엄이 아니며 그것은 이름이 불국토의 장엄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무아(無我)와 무아법(無我法)을 통달한다면, 여래가 진실로 보살이라고 이름하여 설한 보살인 것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육안(肉眼)이 있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는 육안이 있습니다.”
005_0989_b_11L須菩提若菩薩作是言莊嚴佛國土是不名菩薩何以故來說莊嚴佛土莊嚴佛土者卽非莊是名莊嚴佛國土須菩提若菩薩通達無我無我法者如來說名眞是菩薩菩薩須菩提於意云何如來有肉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肉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천안(天眼)이 있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천안이 있습니다.”
005_0989_b_18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來有天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天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혜안(慧眼)이 있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혜안이 있습니다.”
005_0989_b_20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來有慧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慧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법안(法眼)이 있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법안이 있습니다.”
005_0989_b_22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來有法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法眼
005_0989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불안(佛眼)이 있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불안이 있습니다.”
005_0989_b_24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來有佛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佛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항하 가운데에 있는 모래를 부처님이 모래라고 설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것을 모래라고 설하셨습니다.”
005_0989_c_03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恒河中所有沙佛說是沙不須菩提言如是世尊來說是沙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 항하 가운데에 있는 모래만큼 항하가 있고, 이 모든 항하에 있는 모래의 수만큼 부처님 세계가 있다면, 그와 같은 부처님 세계는 정녕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세계는 대단히 많습니다.”
005_0989_c_06L佛言須菩提於意云何一恒河中所有沙有如是等恒河諸恒河所有沙數佛世界如是世界寧爲多不須菩提言彼世界甚多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계 가운데 있는 중생들이 마음을 나누어 머무는 것을 여래는 다 알고 있다. 왜냐하면 여래가 설한 모든 마음의 머무름은 마음이 머무는 것이 아니며 이는 이름이 마음이 머문다고 하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005_0989_c_10L佛告須菩提爾所世界中所有衆若干種心住如來悉知何以故來說諸心住皆爲非心住是名爲心何以故須菩提過去心不可得在心不可得未來心不可得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보시한다면, 이 선남자 선여인은 그 인연으로 얻을 복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그 인연으로 얻을 복이 매우 많을 것입니다.”
005_0989_c_14L須菩提於意云何若有人以滿三千大千世界七寶持用布施是善男子善女人以是因緣得福多不須菩提言如是世尊此人以是因緣得福甚多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수보리야. 저 선남자 선여인은 이 인연으로 얻을 복덕의 쌓임이 많을 것이니라. 하지만 수보리야, 만약 복덕의 쌓임이 진실로 존재한다면 여래는 곧 복덕의 쌓임을 복덕의 쌓임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부처님이 색신을 구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느냐?”
005_0989_c_18L佛言如是如是須菩提彼善男子善女人以是因緣得福德聚多須菩提若福德聚有實如來則不說福德聚福德聚須菩提於意云何佛可以具足色身見不
005_0990_a_02L수보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볼 수 없습니다. 여래는 마땅히 색신으로써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설하신 색신을 구족하고 있다는 것은 곧 색신을 구족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며 여래께서 색신을 구족하고 있다고 이름하여 설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005_0989_c_23L須菩提言不也世尊如來不應以色身見何以故如來說具足色身卽非具足色身是故如來說名具足色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모든 상호를 구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볼 수 없습니다. 여래는 마땅히 모든 상호를 구족하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모든 상호를 구족하고 있다고 설하신 것은 구족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 여래가 모든 상호를 구족하고 있다고 이름하여 설하신 것입니다.”
005_0990_a_03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來可以具足諸相見不須菩提言不也如來不應以具足諸相見何以故如來說諸相具足卽非具足是故如來說名諸相具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여래가 ‘내가 마땅히 설한 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여기느냐?
수보리야,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만약 사람들이 여래가 설한 법이 있다고 말한다면, 곧 부처님을 비방하여 내가 설한 뜻을 이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법을 설했다고 하는데, 법을 설했다고 하는 것은 설할 만한 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이름하여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005_0990_a_07L佛言須菩提於意云何汝謂如來作是念我當有所說須菩提莫作是念何以故若人如來有所說法卽爲謗佛不能解我所說故何以故須菩提如來說法說法者無法可說是名說法
이때 혜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미래의 세상에서 이런 법이 설해진 것을 듣고서 믿는 마음을 일으키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저들은 중생도 아니며 중생이 아닌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중생이라고 하는데, 중생이라는 것은 중생이 아니므로 여래가 이는 이름이 중생이라 하는 것이니라.”
005_0990_a_12L爾時慧命須菩提白佛言世尊頗有衆生於未來世聞說是法生信心不佛言須菩提彼非衆生非不衆生以故須菩提衆生衆生者如來說非衆生是名衆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어떤 작은 법도 얻은 것이 없습니다.”
005_0990_a_17L佛言須菩提於意云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須菩提言不也世尊世尊無有少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수보리야.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어떤 작은 법도 얻은 것이 없으므로 이는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 것이니라.
005_0990_a_21L佛言如是如是須菩我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乃至無有少法可得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5_0990_b_02L또한 수보리야,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으므로 이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 것이니, 무중생(無衆生)ㆍ무인(無人)ㆍ무수자(無壽者)로써 평등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며, 일체의 착한 법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니라. 그런데 수보리야, 선법(善法)이라고 하는데, 그 선법이라는 것은 여래는 선법이 아니라고 말하며 이는 이름이 선법이니라.
005_0990_a_24L復次須菩提是法平等無有高下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無衆生無人無壽者得平等阿耨多羅三藐三菩提一切善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提所言善法善法者如來說非善法是名善法
수보리야,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에 있는 여러 수미산왕들과 같은 일곱 가지 보배의 무더기를 가지고 어떤 사람이 보시하더라도,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경이나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해 준다면, 앞 사람의 복덕은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만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가라분(歌羅分)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분(數分)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우파니사타분(優波尼沙陁分)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또는 셀 수 있는 수와 비유로도 미칠 수 없느니라.
005_0990_b_06L菩提三千大千世界中所有諸須彌山王如是等七寶聚有人持用布施若人以此般若波羅蜜經乃至四句偈等受持讀誦爲他人說於前福德百分不及一千分不及一百千萬分不及一歌羅分不及一數分不及一優波尼沙陁分不及一乃至算數譬喩所不能及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여래가 ‘내가 중생을 제도한다’고 생각한다고 여기느냐? 수보리야,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왜냐하면 진실로 어떤 중생도 여래가 제도한 자가 없기 때문이니라.”
005_0990_b_14L須菩提於意云何汝謂如來作是念我度衆生須菩提莫作是念何以實無有衆生如來度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만약 진실로 중생으로서 여래가 제도한 자가 있다면 여래는 곧 아상ㆍ인상ㆍ중생상ㆍ수자상이 있는 것이니, 수보리야, 여래가 ‘아(我)’가 있다고 설한 것은 ‘아’가 있는 것이 아니요 어린 아이 같은 범부로 태어난 자가 ‘아’가 있다고 여긴 것이니라. 수보리야, 어린 아이 같은 범부로 태어난 자를 여래는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설하니, 그러므로 어린 아이 같은 범부로 태어난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상(相)을 성취함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말하였다.
“제가 여래께서 설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상을 성취함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005_0990_b_17L佛言須菩若有實衆生如來度者如來則有衆生壽者相須菩提如來說我者則非有我而毛道凡夫生者以爲有我須菩提毛道凡夫生者如來說名非生是故言毛道凡夫生須菩提於意云何可以相成就得見如來不須菩提言如我解如來所說不以相成就得見如來
005_0990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수보리야. 상을 성취함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만약 상을 성취함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다면 전륜성왕도 마땅히 여래라고 할 것이니, 그러므로 상을 성취함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005_0990_c_02L佛言如是如是須菩提不以相成就得見如來佛言須菩提若以相成就觀如來者轉輪聖王應是如來是故非以相成就得見如來
이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만약 색(色)에 의지하여 나를 보려 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한다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여래를 볼 수 없으리라.
005_0990_c_06L爾時世尊而說偈言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저 여래의 미묘한 본체는
곧 법의 몸[法身]인 모든 부처로되
법의 본체[法體]는 볼 수 없으니
그것은 식(識)으로는 알 수 없으리라.
005_0990_c_09L彼如來妙體
卽法身諸佛
法體不可見
彼識不能知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모습을 성취함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겠느냐? 수보리야, 여래가 모습을 성취함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하니, 수보리야, 네가 만약 보살이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자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모든 법의 단멸상(斷滅相)4)만을 설한 것이니라.
수보리야,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보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자라면 모든 법의 단멸상을 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005_0990_c_10L須菩提於意云何如來可以相成就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提作是念如來以相成就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提汝若作是念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諸法斷滅相須菩提莫作是念何以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不說諸法斷滅相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항하의 모래 같이 많은 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보시한다 하더라도, 만약 어떤 보살이 일체의 법이 무아(無我)인 줄 알아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다면, 이 공덕은 앞에서 얻은 복덕보다 뛰어나니, 수보리야, 모든 보살들은 복덕을 취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005_0990_c_18L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以滿恒河沙等世界七寶持用布施若有菩薩知一切法無我得無生法忍此功德勝前所得福德須菩提以諸菩薩不取福德故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은 복덕을 취하지 않습니다.”
005_0990_c_23L須菩提白佛言世尊菩薩不取福德
005_0991_a_02L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들은 복덕을 받아도 복덕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이 복덕을 취하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한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 내가 설한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라 함은 가서 이르는 곳도 없고 어디로부터 오는 곳도 없으므로 여래라고 한다.
005_0990_c_24L佛言須菩提菩薩受福德不取福德是故菩薩取福德須菩提若有人言如來若去若來若若坐若臥是人不解我所說義以故如來者無所至去無所從來名如來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의 미세한 티끌을, 다시 그 미세한 티끌 수만큼의 세계를 부수어 아승기 수만큼의 미세한 티끌로 만든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미세한 티끌들은 정녕 많겠느냐?”
005_0991_a_06L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三千大千世界微塵復以爾許微塵世界碎爲微塵阿僧祇須菩提於意云何是微塵衆寧爲多不
수보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 미세한 티끌들은 매우 많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이 미세한 티끌들이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부처님은 곧 이 미세한 티끌의 무리를 설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미세한 티끌의 무리는 곧 미세한 티끌의 무리가 아니므로 부처님께서 미세한 티끌의 무리라고 설하시는 것입니다.
005_0991_a_09L須菩提言彼微塵衆甚多世尊何以故若是微塵衆實有者佛則不說是微塵衆以故佛說微塵衆則非微塵衆是故佛說微塵衆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설하신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삼천대천세계라고 설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세계가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곧 그것은 일합상(一合相)5)이기 때문입니다. 여래께서 설하신 일합상은 곧 일합상이 아니므로 부처님께서 일합상이라고 설하신 것입니다.”
005_0991_a_13L世尊如來所說三千大千世界則非世界是故佛說三千大千世界何以故若世界實有者則是一合相如來說一合相則非一合相是故佛說一合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일합상이란 것은 곧 설할 수 없는 것이나, 다만 범부인 사람들이 그 일을 탐내고 집착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아견ㆍ인견ㆍ중생견ㆍ수자견을 설하셨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이 바른 말을 한 것이라고 하겠느냐?”
005_0991_a_17L佛言須菩提一合相者則是不可說但凡夫之人貪著其事何以故須菩提若人如是言說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須菩提於意云何是人所說爲正語不
수보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설하신 아견ㆍ인견ㆍ중생견ㆍ수자견은 곧 아견ㆍ인견ㆍ중생견ㆍ수자견이 아니며, 이는 이름이 아견ㆍ인견ㆍ중생견ㆍ수자견입니다.”
005_0991_a_21L須菩提言不也世尊何以故世尊如來說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卽非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是名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005_0991_b_02L“수보리야,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자라면 일체의 법에 대해 마땅히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믿어서, 이와 같이 법상(法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법상이라고 말하는데 그 법상이라는 것은 여래가 법상이 아니라고 설하며 이는 이름이 법상이니라.
005_0991_b_02L須菩提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於一切法如是知如是見如是信如是不住法何以故須菩提所言法相法相者如來說卽非法相是名法相
수보리야, 만약 어떤 보살마하살이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보시한다 하더라도, 만약 보리심을 일으킨 다른 선남자 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경에서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해 준다면, 그 복이 저 보살보다 한량없는 아승기만큼 뛰어나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떻게 널리 설하겠느냐? 설한다고 할 수 없는 이것을 이름하여 설한다고 하니, 게송으로 말하겠노라.”
005_0991_b_06L須菩提若有菩薩摩訶薩以滿無量阿僧祇世界七寶持用布施若有善男子女人發菩薩心者於此般若波羅蜜乃至四句偈等受持讀誦爲他人其福勝彼無量阿僧祇云何爲人演說而不名說是名爲說而說偈言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은
별 같고 그늘[翳] 같고 등불 같고 허깨비 같으며
이슬 같고 물거품 같고 꿈 같고 번개 같고 구름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
005_0991_b_12L一切有爲法
如星

應作如是觀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고 나니, 장로 수보리와 여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보살마하살들과 일체 세간의 천인(天人)과 아수라와 건달바들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듣고는 모두 크게 환희하고 믿고 받아서 받들어 행하였다.
005_0991_b_14L佛說是經已長老須菩提及諸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菩薩摩訶薩一切世閒天阿修羅乾闥婆等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金剛般若波羅蜜經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후위(後魏)를 말하며, 조위(曹魏)와 구별하여 이렇게 쓴다.
  2. 2)비구에 대한 존칭으로, 들은 것이 많고 식견이 있으므로 이렇게 부르니, 지혜가 바로 수명(壽命)이라는 의미이다.
  3. 3)열반과 같은 뜻이다.
  4. 4)단멸이란 인과가 끊어져 상속하는 이치가 없는 것이다.
  5. 5)몇 개의 연(緣)에 의해서 가지가지의 법이 합해져 하나의 상(相)을 형성하는 것. 세계의 하나하나의 법은 다 일합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