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乘同性經卷上

ABC_IT_K0151_T_001
010_0639_a_01L대승동성경(大乘同性經) 상권일체불행입지비로자나장설경(一切佛行入智毘盧遮那藏說經)
010_0639_a_01L大乘同性經卷上 亦名一切佛行入智毘盧遮那藏說經


천축삼장 사나야사(闍那耶舍) 한역
최윤옥 번역
010_0639_a_02L 周宇文氏天竺三藏闍那耶舍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0_0639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대마라야정묘산(大摩羅耶精妙山) 정상에 있는 마하원림(摩訶園林)의 화지소(華池沼) 옆 대지주신(大持呪神)이 거처하는 곳에 머무셨다. 이곳은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이며, 가장 훌륭한 도(道)를 얻은 분만이 거처하는 곳으로 대비구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모두 마하성문(摩詞聲聞)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끝냈으며, 이미 모든 범부(凡夫)의 경지를 뛰어넘은 이들이었다.
010_0639_a_04L一時婆伽婆住在大摩羅耶精妙山頂摩訶園林華池沼邊大持呪神所居止處人不能行最得道者所居之處共大比丘千二百五十人俱一切皆是摩訶聲聞所作已辦已過一切凡夫之地
그들의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존자와 아설시(阿說示) 존자와 마하가섭(摩訶迦葉) 존자와 사리불(舍利弗) 존자와 마하목건련(摩訶目揵連) 존자로서 이들과 같은 대성문(大聲聞)들과 함께 계셨다. 또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있었으니 모두 대보살로서, 보살의 삼매(三昧)와 다라니(陀羅尼)의 행(行)을 모두 얻었고, 이미 모든 보살지(菩薩地)에 이르렀다.
010_0639_a_09L其名曰尊者阿若憍陳如尊者阿說示尊者摩訶迦尊者舍利弗尊者摩訶目揵連如是等諸大聲聞復有菩薩摩訶薩皆大菩薩悉得一切菩薩三昧陁羅尼行一切已住諸菩薩地
그들의 이름은 성자(聖者) 미륵보살마하살(彌勒菩薩摩訶薩)ㆍ대의(大意)보살마하살ㆍ익의(益意)보살마하살ㆍ견의(堅意)보살마하살ㆍ정의(定意)보살마하살ㆍ무진의(無盡意)보살마하살ㆍ무변의(無邊意)보살마하살ㆍ해의(海意)보살마하살ㆍ정정의(正定意)보살마하살ㆍ정의(淨意)보살마하살ㆍ지의(智意)보살마하살이었다. 이들은 모두 각각의 불국토에서 이미 수기(受記)를 받았으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서의 법륜을 굴리기 위하여 보살이 되었다.
010_0639_a_14L其名曰聖者彌勒菩薩摩訶薩大意菩薩摩訶薩益意菩薩摩訶薩堅意菩薩摩訶薩定意菩薩摩訶薩無盡意菩薩摩訶薩無邊意菩薩摩訶薩海意菩薩摩訶薩正定意菩薩摩訶薩淨意菩薩摩訶薩智意菩薩摩訶薩如是等一切各各佛剎已得受記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轉法輪故
010_0639_b_02L또 가장 높고 훌륭한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又)ㆍ건달바(揵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지주신(持呪神)ㆍ비인(非人) 등이었으니, 갖가지 용모에 천관(天冠)을 쓰고 의복을 입었으며, 기장(器杖)ㆍ당번(幢幡)ㆍ일산(日率:蓋)들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귀신과 선인(仙人)의 무리들이 모두 와서 법을 듣기 위하여 모여 앉았다.
010_0639_a_22L復有最上最勝天夜叉揵闥婆阿修羅樓羅緊那羅摩睺羅伽幷持呪神及非人等種種形容天冠衣服執持器杖幷諸幢蓋及諸鬼神仙人衆等來 集坐爲欲聽法
이때 세존께서 큰 바다와 같은 대중에 의해 전후로 둘러싸였다. 설법은 처음과 중간과 나중이 한결같이 훌륭하였으며, 그 뜻은 심원(深遠)하고 그 말씀은 오묘했으며, 청정한 범행(梵行)을 모두 갖추어 자세히 설명하셨다.
010_0639_b_06L爾時世尊衆如大海前後圍繞有所說法初中後善其義深遠其語巧妙具足廣說淸淨梵行
이때 능가대성(楞伽大城) 안에 비비사나(毘毘沙那)라는 나찰왕이 그곳을 다스리며 교화하고 있었다. 그때 비비사나 능가왕(楞伽王)이 부처님께서 지금 대마라야정묘산 정상 마하원림의 화지소(華池沼) 옆에 있는 대지주신(大持呪神)의 거처이자,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이며 가장 높은 도를 얻은 분만이 거처할 수 있는 곳에 1,250명의 비구와 함께 나타나시어 범행을 말씀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010_0639_b_09L爾時楞伽大城之中有羅剎王名毘毘沙那治化於時毘毘沙那楞伽王聞佛今住大摩羅耶精妙山頂摩訶園林華池沼邊大持呪神所居之處人不能行最得道處與千二百五十比丘現說梵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생각하였다.
‘여래라는 이름이 세상에 희유하기가 우담화(優曇華) 같아 무수한 시간이 지나야 한 번 들을 수 있다고 하였는데, 하물며 부처님을 직접 만나 뵙는 것이겠는가. 내가 이 한량없는 무수한 시간 속에서 법을 듣지 못했으니, 이 기회는 마치 눈먼 거북이 떠다니는 나무의 구멍을 만난 것과 같다. 모든 부처님을 뵙고 불법(佛法)에 의해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 불도(佛道)를 증득하는 일은 곱절이나 더 어렵고도 가장 어려운 일이리라. 나는 많은 진기한 보물들과 진주(眞珠)와 화폐와 한량없는 향화(香華)ㆍ말향(末香)ㆍ도향(塗香)ㆍ화관(華冠)ㆍ의복(衣服)ㆍ보배 당번(幢幡)ㆍ보배 일산(日率)ㆍ비단을 가지고,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며 찬탄하기 위하여 나의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갈 것이며, 부처님 처소에 도착하면 온갖 공양구로써 여래께 공양하고, 정법(正法)을 물어 나의 일생에 보답하리라.’
010_0639_b_15L時毘毘沙那楞伽王卽生念言來名字世閒希有如優曇華於無數時乃一得聞何況値佛我於是中無量無數時不得聞法猶如盲龜遇浮木孔是中諸佛及以佛法入佛境界證佛道者如是之事倍復最難我若齎持多諸珍寶及眞珠貫無量香華末香塗香華冠衣服寶幢幡蓋幷及繒束音樂歌讚與我眷屬往詣佛所到佛所已以此種種供養之具供養如來欲問正法報我一生
010_0639_c_02L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모든 나찰들에게 두루 선포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려고 생각하였다.
‘너희들은 똑같은 마음으로 화합하여 훌륭하고 묘한 금과 은과 마니보주와 가옥(珂玉)과 유리와 산호와 마노와 진주 영락과 아울러 붉은 진주와 갖가지 정묘(精妙)한 한량없는 향화를 풍족하게 가지고, 모든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 불러 찬탄하기 위하여, 모름지기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야 한다. 여래께서는 법왕이시며 삼계에서 가장 훌륭하신 분이다. 무상복취(無上福聚)이시며 모든 모습을 구족하셨으며, 일체지견(一切知見)이시며 무상복전(無上福田)이시다. 우리는 이 공양구를 가지고 그곳에 가서 공양해야 한다. 왜냐하면 무수한 시간 속에서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고, 부처님을 뵙게 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며, 8난(難)을 여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며, 삼보(三寶)를 듣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010_0639_c_02L時毘毘沙那楞伽王普皆宣告諸羅剎衆汝等可共同心和合捉持豐足勝妙金銀摩尼寶珠珂玉琉璃珊瑚馬瑙眞珠瓔珞幷赤眞珠種種精妙無量香華作諸音樂及以歌讚須向佛所如來法王三界最勝無上福聚具足衆相一切智見無上福田我等向彼持此供具以用供養所以者何於無數時値佛出世得見佛難離八難難聞三寶難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대중 가운데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0639_c_12L作此念已爾時毘毘沙那楞伽王於其衆中說偈告言

무량(無量)하고 무수한 시간 중에
부처님께서 마침내 세상에 나타나셨네.
8난을 여의려고
다시 한량없는 세상을 거쳤노라.
010_0639_c_13L無量無數時
佛乃現世閒
欲離於八難
復經無量世

백천억 겁(劫) 중에서
세존 뵙기를 희망함이
마치 우담화가
무수시(無數時) 지나야 피는 것과 같네.
010_0639_c_15L百千億劫中
希逢於世尊
譬如優曇華
無數時乃出

지옥과 축생과
가장 고통 받는 아귀도(餓鬼道)의
6취(趣)를 왕래하며
전전(展轉)함이 마치 수레바퀴 같네.
010_0639_c_16L地獄與畜生
最苦餓鬼道
往來於六趣
展轉如車輪

이 중생류(衆生類)로 하여금
모든 8난을 여의게 하고
중생에게 이익을 주시려고
세상의 등불 되어 출현하셨네.
010_0639_c_17L令此衆生類
離諸八難厄
利益衆生故
故出世閒燈

지혜의 햇빛 비추는 곳에서
무명의 어리석음을 능히 깨뜨리니
서로 따라 저곳에 가서
무상존(無上尊)께 공양하라.
010_0639_c_19L智日光所照
能破無明盲
相隨至彼處
供養無上尊

하늘과 인간 세상 속에서 가르치시니
공양하면 큰 과보를 얻으리라.
010_0639_c_20L教天人世中
供養獲大果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부처님께서는 신통력[神力]으로 허공 중에 백천억 나유타의 대광명의 그물을 놓으시어 능가대성(楞伽大城)을 두루 비추시고 나자, 비비사나와 모든 나찰(羅刹)의 무리들이 모두 다 뛸 듯이 기뻐하였다.
010_0639_c_21L爾時毘毘沙那楞伽王說此偈已神力故於虛空中放百千億那由他大光明網遍照楞伽大城照已毘毘沙那及一切羅剎衆皆悉踊躍
010_0640_a_02L그때 저 대광명의 불꽃 속에서 매우 깊은 법상(法相)의 게송이 흘러나왔다.
010_0640_a_02L爾時彼大光明焰中演出甚深法相之偈

모든 법은 본래 고요하고 공(空)하며 무아(無我)이며,
중생이란 처음에도 중간에도 나중에도 얻을 수 없으니
헛된 환(幻)과 꿈과 거품과 아지랑이와
안개와 번개와 물거품과 도는 불바퀴와 같다.
010_0640_a_03L諸法本寂空無我
衆生初中後叵得
譬如虛幻夢泡焰
霧電水沫旋火輪

세제(世諦)와 연기법[緣法]은 모두 진실이 아니며
무명(無明)과 애착이 뿌리가 되어 세상이 나타난다.
진실을 관찰하면 애착도 무명도 없으니
모든 법이 허공같이 청정하여 말할 수 없다.
010_0640_a_05L世諦緣法悉非眞
無明愛根世閒現
眞觀無愛及無明
諸法如空淨叵說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저 광명의 그물 속에서 흘러나오는 이와 같은 법상게(法相偈)를 듣고 나서 곧 매우 깊은 무아법인(無我法忍)을 얻었으며, 저 나찰의 무리 가운데에서 어떤 자는 인(忍)을 얻었고, 어떤 자는 보리심(菩提心)을 내었으며, 어떤 자는 순인(順忍)을 내었으며, 어떤 자는 진실을 보았다.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은 불법 가운데서 명료하게 알아 의심이 없었으니, 이미 보리의 견고한 갑옷을 입고 나서 다시 다음과 같은 원(願)을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0640_a_07L爾時毘毘沙那楞伽王聞彼光明網中演出如是法相偈已卽得甚深無我法忍彼羅剎衆中或得忍者或有發於菩提心者或有發順忍者有實見者時毘毘沙那楞伽王於佛法中明了無疑旣著菩提堅鉀鎧已復發此願而說偈言

천인과 아수라와
모든 범왕(梵王)과 상천(上天)의 무리여,
이 같은 위없는 가장 묘한 법을
너희들은 아직 보고 깨달은 적이 없으리라.
010_0640_a_14L天人及與阿修羅
一切梵王上天衆
如此無上最妙法
彼等未曾得覺見

나는 미래에 이 법을 얻어
일체 무애지(無礙智)를 구족할 것이며
저 세계 중에서 불도(佛道)를 이루어
무량억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시키리라.
010_0640_a_16L我應未來得斯法
具足一切無㝵智
此世界中成佛道
度脫無量億衆生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법과
가장 훌륭한 무루(無漏)의 8성도(聖道)를 연설할 것이며
내가 지은 무변지(無邊智)로써
32상(相)으로 몸을 장엄하리라.
010_0640_a_18L演說諸佛微妙法
最勝無漏八聖道
令我所作無邊智
三十二相莊嚴身

만약 정근(精勤)하여 선행하고
부처님의 공덕행(功德行)을 만족하며
중생에게 이익 주고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면
모든 공덕 지녀 번뇌를 없애리니
010_0640_a_20L若有精勤行善行
及佛功德行滿足
利益衆生脫怖畏
持諸功德滅有塵

얼굴은 일월(日月)같이 청정하게 빛날 것이며
삼계(三界) 중에서 부처를 이루리라.
010_0640_a_22L面如日月淨光明
於三界中得作佛
010_0640_b_02L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섬이 없게 되었으며 곧 그 뜻대로 되었으니, 생각함에 따라 온갖 정묘한 화향ㆍ도향ㆍ말향ㆍ화관ㆍ의복ㆍ보배 당번ㆍ보배 일산ㆍ마니(摩尼)ㆍ비단ㆍ진주 영락이 생겨났다. 모든 음악을 연주하고 손뼉 치며 노래로 찬탄하니, 오묘한 소리가 두루 가득 찼다. 여래의 공덕과 상호(相好)를 찬탄하고 이와 같은 공양구들을 가지고 그 권속들과 함께 허공 중에서 아왕(鵝王)처럼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향하였으며,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자 공중에서 내려왔다.
010_0640_a_23L爾時毘毘沙那楞伽王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不退轉卽隨其意念出生種種精妙華香塗香末香冠衣服寶幢幡蓋摩尼繒束眞珠瓔作諸伎樂擊掌歌讚妙聲遍滿歎如來功德相好持如是等諸供養與其眷屬於虛空中如鵝王行來向佛所至佛所已從空而下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은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께 합장하고 세존의 발에 대고 백 번을 정례(頂禮)하였으며, 예배를 마치고 나서 부처님 주위를 세 번에서 천 번까지 돌았다.
010_0640_b_08L時毘毘沙那楞伽王與眷屬俱向佛合掌世尊足頂禮百遍禮拜訖已遶佛三帀乃至千帀
그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서 자른 나무가 쓰러지듯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무량공덕으로 장엄하신 최상 법신이시며 사자(師子) 장부(丈夫)이시며 삼계에서 가장 훌륭하신 세존이시며 석가모니이시며 진리에 이르신[至眞] 등정각(等正覺)께 귀의합니다.”
010_0640_b_11L時毘毘沙那楞伽王於佛所五體投地如斫樹倒復說此南無無量功德莊嚴最上法身師子丈夫三界最勝世尊釋迦牟尼至眞等正覺
이 말을 하고 나서 곧 일어나 합장하고, 세존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010_0640_b_15L出此語已卽起合掌於世尊前說偈讚歎

지난 억생(億生) 동안 불도를 굴리시고[轉精事]
난행과 고행으로 보리를 구하셨네.
음식과 옷과 수레를 베푸시고
억(億)에 이르는 7보(寶)를 가난한 이에게 주셨네.
010_0640_b_16L昔世億生轉精事
難行苦行求菩提
布施飮食及衣乘
億數七珍與乞者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후회가 없으시며
나라와 마을과 신하와 백성을 버리시고
왕궁과 풍성히 가득 찬 장엄한 보물들과
억 겁이라도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다 버리셨네.
010_0640_b_18L不思議劫無悔悋
捨國聚落及臣民
王宮莊嚴寶豐滿
億劫難捨皆能捨

과거세의 이름은 수대나(須大拏) 왕자로서
처자를 버리고 산림 속에 들어가셨으며
예전에 자신을 버리시어 새끼 낳은 호랑이를 구하셨으며
그 몸의 살을 잘라 배고픈 비둘기를 구제하셨네.
010_0640_b_20L昔名王子須大挐
於山林中施妻子
前捨自身救產虎
割其身肉濟窮鴿

눈을 뽑아 눈먼 바라문에게 보시하고서도
그 생(生) 가운데 원한이 없으셨으며
머리를 보시하여 보리인(菩提因)을 구하고도
마음속으로는 항상 환희만 생각하셨네.
010_0640_b_22L挑眼施盲婆羅門
於彼生中無怨恨
施頭爲求菩提因
心於索者常歡喜
010_0640_c_02L
계품(戒品)을 지키시고 청정을 기르시며
성행(聖行)을 깨뜨리지 않으시고 무위(無爲)를 따르시며
생명을 끊지 않으시고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으시며
항상 범행(梵行)을 따르시고 세간에 대해 시기함이 없으셨네.
010_0640_b_24L爲護戒品長淸淨
不犯聖行順無爲
不斷生命盜他物
常順梵行世無妒

술을 멀리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며
모든 중생 보호하기를 자기 몸같이 하셨네.
예전에 이간질과 모든 악한 말 아니하셨고
성냄 역시 없으셨으며 꾸미는 말도 아니하셨네.
010_0640_c_03L離於飮酒不妄語
護諸衆生如己身
昔不兩舌諸惡言
亦無瞋恚說綺語

세존께서 삿됨을 여의시고 항상 조순(調順)하시며
앞에 있는 중생을 괴롭히지 않으시며
공덕이 뜻과 같고 사견(邪見)을 떠나시며
삼보께 공양하고 무너지는 마음이 없으시네.
010_0640_c_05L世尊離邪常調順
於前衆生無惱觸
功德如意離邪見
供養三寶無壞心

출가하여 더러움 없이 5욕(欲)을 없애시고
부처님 계율을 의지하여 해탈로 나아가시며
예전에 인욕을 행하시어 모든 고통 받으시니
비방하고 헐뜯고 괴롭힘과 꾸짖음을 받으셨네.
010_0640_c_07L出家無垢除五欲
依順佛戒解脫行
前行忍辱受諸苦
誹謗毀訾及困責

예전에 받으신 모든 고통,
중생을 위하신 까닭에 원망하는 마음 없으시며
부처님 옆에서 죽이고 괴롭혀도
그들을 자비심[慈心]으로 자식같이 생각하시네.
010_0640_c_09L往昔所受諸苦痛
爲衆生故無恨心
若在佛邊起殺惱
於彼慈心視如子

부처님께서 세상에 태어나시어 항상 인(忍)을 닦으시며
억(億)의 고통 받는 중생을 해탈시키시니
여래께서 예전에 도를 구하실 때
대선인(大仙人)이 되시어 인이라 이름하셨네.
010_0640_c_11L佛生於世常修忍
解脫億數苦衆生
如來往昔求道時
作大仙人名曰忍

태어난 중에 몸이 잘리셔도
고통을 참으시고 왕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시며
그 국왕과 부인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어 환희하게 하셨네.
010_0640_c_13L彼所生中被割截
忍痛於王無害心
爲彼國王及夫人
演說白法令歡喜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항상 정진하시니
게으름과 삿된 뜻과 좁고 열등한 마음을 제거하시며
예전의 고행들을 모두 능히 참으시며
광대하게 정진하시어 보리를 깨달으셨네.
010_0640_c_15L不思億劫常精進
懈怠邪意狹劣除
昔諸苦行皆能忍
廣大精進覺菩提

경행(經行)하시어 잠자지 않으셔도 부족함이 없으시고
한량없는 부처님을 존중하고 공양하시며
중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항상 들어주시고
훈습을 닦아 부처님의 무상법을 성취하셨네.
010_0640_c_17L經行不睡亦無乏
尊重供養無量佛
衆生所須常隨順
熏修成佛無上法

예전에 선정(禪定)을 행하시어 마음을 조복시키시니
이미 4선(禪)과 무색정(無色定)을 잘 아시며
삼매로 5신통력(神通力)을 염(念)하시니
예전의 행이 무루선(無漏禪)으로 충만하셨네.
010_0640_c_19L昔行禪定爲伏心
已善四禪無色定
三昧念五神通力
往昔行滿無漏禪

여래의 지혜는 무루로 충만되었으며
법이 환(幻)과 같아 모두 가립(假立)한 것인 줄 아시니
나[我]와 중생과 명(命)과 인(人)이 없으나
번뇌의 그물에 얽혀 인업(因業)이 전전하는 것이라.
010_0640_c_21L如來智慧滿無漏
知法如幻悉虛假
無我衆生命及人
煩惱網纏因業轉

욕계(欲界)는 부정(不淨)하여 네 가지 번뇌 있으나
중생의 번뇌계(煩惱界)는 본래 청정한 것,
중생의 근본이 진실이어서 청정한 줄 아시고
여섯 가지 바라밀을 갖추게 되셨네.
010_0640_c_23L欲界不淨四種惑
衆生煩惱界本淨
旣知實淨衆生本
得具六種波羅蜜
010_0641_a_02L
누가 이 지혜의 방편을 말할 수 있을까?
다함없는 부처님의 복을 부지런히 구하고
훌륭한 3업(業)을 내어 여래를 향하면
내세에 부처되리니, 이에 내가 정례하노라.
010_0641_a_02L誰能說此智方便
勤求無盡佛福聚
發勝三業向如來
來世得佛我頂禮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다시 한량없고 가장 훌륭하고 묘한 갖가지 향화ㆍ말향ㆍ도향ㆍ화관ㆍ의복ㆍ보배 당번ㆍ보배 일산을 가지고,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여래를 찬탄하고 존중하고 공경함으로써 받들어 모시는 일을 다 갖추어 부처님과 모든 성문과 대보살들에게 공양하였다. 저 나찰의 무리 역시 이와 같이 하여 여법하게 일어나 여래를 공양하여 부처님 뜻에 적합하였다.
010_0641_a_04L爾時毘毘沙那楞伽王說此偈已以無量種種最妙及以香華末香塗華冠衣服寶幢幡蓋音樂歌詠讚歎如來尊重恭敬具足承事供養於佛幷諸聲聞大菩薩衆彼羅剎衆亦復如是如法發起供養如來稱可佛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공양을 마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의심나는 것이 있어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 여쭈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도리(道理)를 명확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010_0641_a_11L爾時毘毘沙那楞伽王供養訖已白佛言世尊我今有疑欲問如來等正覺唯願世尊爲我開解
이 말을 하고 나자, 부처님께서 능가왕에게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내가 항상 너에게 의심나는 것을 부처에게 묻도록 열어 놓았으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여라. 너를 위하여 설명하여 마음에 환희를 얻도록 해 주리라.”
010_0641_a_13L說此語已佛告楞伽王言楞伽王吾常開汝問佛所疑隨汝意樂當爲解說令心歡喜
이때 능가왕이 허락을 받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을 중생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뜻으로 ‘중생’이라고 이름하는 것입니까?”
010_0641_a_16L時楞伽王得開許已白佛言世尊衆生衆生者世尊以何義故名爲衆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중생을 중생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연(緣)이 화합하였으므로 이름하여 ‘중생’이라고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흙과 물과 불과 바람과 허공[空]과 식(識)과 명색(名色)과 6입(入)의 인연으로 생긴 것이다. 또 중생이란 마치 대묶음[束竹]과 같아서 업에 의지하는 까닭에 보(報)가 있으며, 업에 의지하므로 과(果)를 얻는다. 나[我]와 인(人)과 중생(衆生)과 수명(壽命)과 축생[畜養] 등의 여러 가지와 앎의 주체와 보는 것의 주체와 행위의 주체와 닿음의 주체와 받음의 주체[受者]를 중생이라 이름한다.”
010_0641_a_18L佛言楞伽王衆生衆生者緣和合名曰衆生所謂地水火風空識名色六入因緣生又衆生者猶如束緣業故報緣業得果衆生畜養衆數知者見者作者觸者是名衆生
비비사나 능가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은 무엇으로 근본을 삼으며 무엇에 의지하여 머물며 무엇이 인(因)이 됩니까?”
010_0641_a_23L毘毘沙那楞伽王言彼衆生者以何爲本依何而住何爲因
010_0641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였다.
“능가왕이여, 중생은 무명(無明)을 근본으로 하고 애착에 의지하여 머물며 업(業)이 인이 되는 것이다.”
010_0641_b_02L佛言楞伽王此衆生者無明爲本依愛而住以業爲因
비비사나 능가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업에는 몇 종류가 있습니까?”
010_0641_b_03L毘毘沙那楞伽王言世尊業有幾種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업에는 세 종류가 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몸[身]과 입[口]과 뜻[意]으로 짓는 업이다. 다시 세 가지 모습[相]이 있으니, 깨끗함[淨]과 깨끗하지 않음[不淨]과 깨끗하지도 않고 깨끗하지 않음도 아닌 것[非淨非不淨]이다.”
010_0641_b_04L佛言業有三種何等爲三意業復有三相不淨非淨非不淨
비비사나 능가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중생이 이 수명을 버리고 저 수명을 받으며, 이 옛 몸을 버리고 저 새로운 몸을 받습니까?”
010_0641_b_06L時毘毘沙那楞伽王復白佛言世尊云何衆生捨此壽命受彼壽命捨此故身受彼新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중생은 이 몸을 버리고 나면 업의 바람이 부는 힘으로 식(識)이 옮겨져 떠나게 되며 스스로 지은 업으로 그 과(果)를 받는다. 선(善)과 불선(不善)과 선도 아니고 불선도 아닌 것[非善非不善]이니, 중생이 만약 이와 같은 업행(業行)을 지으면 곧 그곳에서 새로운 몸을 받는다. 혹은 알[卵]로 태어남을 받고 혹은 습(濕)으로 태어남을 받고 혹은 태(胎)로 태어남을 받고 흑은 홀연히[化] 태어남을 받으니, 이 모두가 업의 바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업 역시 스스로 만드는 줄을 알지 못하고 각기 스스로 보(報)를 받는다. 능가왕이여, 중생이 이와 같이 이 몸과 목숨을 버리고 저 새로운 몸을 받는다.”
010_0641_b_08L佛言楞伽王衆生捨此身已業風力吹移識將去自所造業而受其果善及不善非善非不善衆生如此造業行者卽於彼處而受新身或受卵或受濕生或受胎生或受化生是一切業風所造而業亦不自知所各自受報楞伽王衆生如是捨此身命受彼新身
능가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이 몸과 목숨을 버리고 미처 저 몸을 받지 못하면, 그 중간에 식(識)은 어느 곳에 머뭅니까?”
010_0641_b_16L楞伽王言世尊衆生捨此身命未受彼身於其中閒識停何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네 생각은 어떠한가? 밭에서 씨앗이 싹트게 될 때에, 씨앗이 먼저 없어진 후에 싹이 생기게 되느냐. 그 싹이 먼저 생긴 후에 씨앗이 없어지게 되느냐? 아니면 오직 씨앗이 없어질 때 즉시 그 싹이 생기게 되느냐?”
010_0641_b_18L佛言楞伽王於汝意云何田中種子至生牙時爲當子先滅已然後牙生爲當其牙先生然後子滅爲當唯子滅時其牙卽生
비비사나왕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010_0641_b_21L毘毘沙那王言不也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그럼 무엇이냐?”
佛言楞伽王是義云何
능가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씨앗이 없어지면 곧 그 싹이 생기는 것입니다. 먼저 씨앗이 없어진 후에 싹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먼저 싹이 생긴 후에 씨앗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010_0641_b_22L伽王言世尊其子若滅其牙卽生先子滅然後牙生非先生牙然後子
010_0641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능가왕이여, 식(識)이 먼저 없어진 후에야 식이 비로소 생기게 되는 것은 아니다.
능가왕이여, 또 먼저 전식(前識)이 생기고 나서 후식(後識)이 비로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능가왕이여, 오직 후식이 없어지면서 전식이 곧 생기는 것이다.
능가왕이여, 마치 자벌레가 먼저 앞부분을 놓은 다음 그 후에 뒷부분이 따라가며 그 모습이 굽혔다 폈다 하면서 중간에 단절됨이 없는 것과 같이 그런 것이다.
능가왕이여, 이 신식(神識)이 먼저 유(有) 중에서 태어날 곳을 보고 확실히 알고 나면 식이 곧 저곳으로 옮겨가서 기탁하는 것으로, 중간에는 단절됨이 없게 된다.”
010_0641_c_02L佛言如是楞伽王非識先滅後識方生楞伽王亦非先生前識後識方楞伽王唯後識滅前識卽生楞伽如步屈虫先安頭足次後足隨形屈申閒無斷絕如是如是楞伽王此之神識見前有中生處了已識卽令移託就於彼閒無斷絕
비비사나 능가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렇다면 중음(中陰)은 없습니까?”
010_0641_c_08L毘毘沙那楞伽王言世尊若如是者無中陰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한 종류의 중생이 있다. 알로 태어나는 것[卵生]이 이러한 것이다. 이 몸을 버리고 나서 알 속에 들어가면 이 신식이 업풍(業風)에 잡혀서 알 속에 머물러 있으면서 어둡고 어리석어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바뀌어서 식이 이루어지고 나서야 깨달아 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저 알은 이미 성숙된 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알로 태어나는 중생의 법이 이와 같기 때문이다. 미처 성숙되지 못했을 때는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그 까닭은 업력(業力) 때문이다.
010_0641_c_09L佛言楞伽王一種衆生卵生是也此身已入於卵中而是神識業風所停住卵中昏鈍不覺及至覆成識方覺了當知彼卵已爲熟也何以故卵生衆生法如是故未成熟時不覺不了所以者何爲業力故
능가왕이여, 또 어떤 중생은 복력이 순수하고 두터워 전륜왕가(轉輪王家)의 아들로 태어나게 되니, 그는 태에 있으면서도 태에 더럽혀지지 않으며, 또한 태와 함께하지 않으며, 부정(不淨)과 함께 머물지 않으며 또한 더럽혀지지도 않는다.
능가왕이여, 그 전륜왕의 소생인 아들은 대부분 화생(化生)을 받는다. 비록 태를 받으나, 처음 태중에 들어갈 때 이미 몸이 다 만들어져 있으며 태어난 후에 막을 깨고 몸이 나온다.
능가왕이여, 이러한 인연으로 중음이 있다고 말한다.”
010_0641_c_15L楞伽王有衆生福力純厚得於轉輪王家作而彼在胎不爲胎污亦不與胎不淨共住亦不污染楞伽王其轉輪王所生子者多受化生設受胎者初入胎中結子已成及生出後破膜出身楞伽王是因緣故說有中陰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신식(神識)은 얼마나 크며, 어떤 색을 하고 있습니까?”
010_0641_c_21L時毘毘沙那楞伽王言世尊衆生神識爲當幾大爲作何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중생의 신식은 끝이 없이 크며, 색도 없고 상(相)도 없어 볼 수도 없으며, 걸림도 없고 형상도 없으며, 정해진 곳도 없어 말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010_0641_c_23L佛言楞伽王衆生神識無邊大無色無相不可見無㝵無形無定處不可說
010_0642_a_02L비비사나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식(識)의 모습이 이와 같이 끝이 없이 크고, 색도 없고 상도 없어 볼 수 없으며, 걸림도 없고 형상도 없으며, 정해진 곳도 없어 말로는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찌하여 단절(斷絶)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010_0642_a_02L毘毘沙那言世尊識相如此無有邊大無色無相不可無㝵無形無定處不可說者豈非斷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내가 이제 너에게 묻겠으니 네 마음대로 대답하여라.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능가왕이여, 비유하면 대왕이 궁전 안에 있거나 혹은 높은 누각 위에 있으면서 화려하게 차린 여자[婇女]에 둘러싸여 가지가지 옷을 입고 모든 영락을 두르고 안락하게 앉아 있을 때, 대원림(大園林)의 아수가(阿輸歌)나무에 온갖 여러 가지 꽃으로 아름답게 장엄되어 있고, 그 정원이 있는 곳에 산들바람이나 크고 빠른 바람이 저 원림의 아수가나무에 불어 여러 꽃의 향기가 왕이 있는 곳에 이른다면, 왕이 맡을 수 있겠느냐?”
010_0642_a_05L佛言楞伽王吾今問汝隨汝意當爲汝說楞伽王譬如大王在宮殿中或高樓上婇女圍遶安樂坐時著種種衣及諸瓔珞時大園林阿輸歌樹種種雜華莊嚴精麗其園在處有細軟風或大駃風吹彼園林阿輸歌樹衆華香氣至王所者王聞之不
비비사나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010_0642_a_11L毘毘沙那白言世尊我聞此香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네가 그 향기를 맡고 분별하여 알 수 있겠느냐?”
010_0642_a_12L佛言楞伽王汝聞此香分別知不
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알 수 있습니다.”
010_0642_a_13L王言我能得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이 꽃의 향기를 왕이 안다고 말하는 것은 크기를 본 것이냐, 어떤 색을 하고 있는지 판단한 것이냐?”
010_0642_a_14L佛言楞伽王此華香氣王言知者見大小耶定作何色
능가왕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향기의 모습은 색이 없고 나타남이 없으며, 걸림도 없고 상(相)도 없으며, 정해진 곳도 없어 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크기와 형색(形色)을 볼 수 없습니다.”
010_0642_a_15L楞伽王言不也世尊何以故此香氣相色無現無㝵無相無定處不可說故不見大小形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약 저 향기의 크기를 알 수 없다면 단절된 모습[相]이 아니겠느냐?”
010_0642_a_18L佛言楞伽王於意云何若不見彼香氣大小非斷絕相
비비사나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 여러 향기가 단절된 모습[相]이라면 어떤 사람도 맡을 수가 없습니다.”
010_0642_a_20L毘毘沙那言不也世尊何以故此衆香是斷相者無人得聞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능가왕이여, 식의 상[識相]도 역시 그러하므로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
능가왕이여, 만약 식(識)이 단절된 상(相)이라면 생사를 알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이와 같아서 능가왕이여, 식의 모습은 청정하나 오직 이 무명(無明)과 탐애(貪愛)와 습기(濕氣)와 업(業) 등의 모든 객진번뇌[客煩惱]에 덮이고 가로막힌 것이다.
010_0642_a_21L佛言是如是楞伽王識相亦爾應如是見楞伽王若識斷相則無生死而可得如是楞伽王識相淸淨唯是無明貪愛習氣業等諸客煩惱之所覆障
010_0642_b_02L능가왕이여, 비유하면 마치 청정한 허공계(虛空界)가 오직 네 가지 객진(客塵)으로 오염된 것과 같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아지랑이와 구름과 먼지와 안개이다. 능가왕이여, 식의 모습도 이와 같아서 본래 청정한 까닭에 끝이 없어 잡을 수 없으며 색에 물듦이 없으나, 오직 이 모든 객진번뇌에 덮이고 오염된 것이다.
010_0642_b_02L楞伽王譬如淸淨虛空之界唯有四種客塵污染何等爲四所謂煙楞伽王識相如是本淸淨故無邊不可捉無有色染唯是諸客煩惱之所覆染
왜냐하면 능가왕이여, 만약 바르게 관(觀)할 때에는 중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니, 나[我]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수명도 없고 축생도 없으며, 남[人]도 없고 중생수(衆生數)도 없으며, 앎의 주체[知者]도 없고 봄의 주체[見者]도 없으며 깨달음의 주체[覺者]도 없고 받아들임의 주체[受者]도 없고 들음의 주체[聽者]도 없으며, 또한 물질과 받아들임과 생각과 행동과 식 등도 없다.
010_0642_b_07L所以者何楞伽王若正觀時不得衆生無我無衆生無壽命無畜無人無衆生數無知者無見者覺者無受者無聽者乃至無色識等
능가왕이여, 만약 바르게 관할 때는 분별할 만한 것이 없다.
능가왕이여, 모든 법은 화합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상(實相)이 없다. 너는 비록 이 중생의 실상을 얻는다고 하여도 이 생(生)의 유위(有爲)의 광야를 버리지 말라. 무엇을 이름하여 ‘중생의 실상을 얻는다’고 하는가? 저 대지동성(大智同性)을 얻는 것을 말한다.”
010_0642_b_11L楞伽王若正觀時無有分別而可得者楞伽王諸法和合無有實汝雖得是衆生實相亦莫捨此生有曠野云何名得衆生實相所謂得彼大智同性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중생의 업력이 스스로 돌고 돌아
팔성최상도(八聖最上道)를 얻지 못한다.
만약 모든 업을 떠나 무루(無漏)를 증득한다면
무상행(無上行)을 하여 중생에게 이익 주리라.
010_0642_b_15L衆生業力自迴轉
不得八聖最上道
若離諸業證無漏
行無上行利衆生
010_0642_c_02L
그러나 비비사나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중생이 있고, 이 삼계(三界)의 빽빽한 숲에 유위(有爲)의 바다가 있으니, 저 언덕에 이르는 이나 또 이르려 하는 이는, 성문법(聲聞法)을 증득한 사람도 있고 연각법(緣覺法)을 증득한 사람도 있으며, 또한 이미 위없는 대지동성(大智同性)을 증득한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미래세에도 역시 한량없고 끝없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 수를 넘는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중생이 있어, 이 세 가지 수레[三乘]를 탈 것이며, 각각 다른 수레로 열반에 들게 될 것이지만 중생계는 늘지도 줄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와 같은 것을 아는 까닭에 마음에 물리어 싫증내는 생각이 생깁니다.”
010_0642_b_17L時毘毘沙那言世尊有無量恒河沙等衆生於此三界稠林有海到彼岸者復欲到者有證聲聞法者有證緣覺法者亦有若干已證無上大智同性者於未來世亦有無量無邊不可數阿僧祇過是數恒河沙等衆生此三乘各各別乘得入涅槃而衆生界無增無減如是世尊我知如是生厭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너는 여기에서 물리어 싫증내는 생각을 내지 말아라. 왜냐하면 모든 중생계는 전이나 후나, 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공계(虛空界)도 법계(法界)도 역시 그러하다. 그러므로 능가왕이여, 모든 중생계는 말로써 할 수 없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음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삼계의 빽빽한 숲의 유위(有爲)의 바다 가운데에서 이미 건넌 이나 앞으로 건너고자 하는 이가 있으나 중생계 또한 늘고 줄어듦이 없다.
010_0642_c_03L佛言楞伽王汝莫於此生厭惓想所以者何諸衆生界前後不可盡故虛空界法界亦爾是故楞伽王諸衆生界不可言說以是得知不增不減如是三界稠林有爲海中已得度者當欲度者而衆生界亦不增減
능가왕이여, 비유하면 마치 허공계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으며, 앞도 없고 뒤도 없으며 또한 중간도 없다. 그러므로 허공은 알 수 없고 모든 곳에 두루 가득하며 장애도 없고 근심도 없고 지음도 없고 생각도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아서 능가왕이여, 중생계도 처음과 중간과 나중을 구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010_0642_c_08L楞伽王譬如虛空界不增不減無前無後亦無中閒是故虛空不可得知遍一切處無㝵無憂無作無想如是如是楞伽王非衆生界有初中後求之可得
능가왕이여, 오직 스스로 성스러운 법의 동성(同性)을 얻는 것이 있을 뿐이니, 이를 ‘중생계를 다한다’고 하는 것이다. 유위의 도는 다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 능가왕이여, 또한 그것을 떠나 해탈도(解脫道)가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중생계의 법이 이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처음도 없고 중간도 없고 나중도 없다.”
010_0642_c_13L楞伽王唯有已得聖法同性是名盡於衆生界耳而有爲道不盡不滅楞伽王亦不離彼有解脫道以故是衆生界法如此故是故無初無中無後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유위행(有爲行) 바다의 모양[海相]은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2_c_17L毘毘沙那復問佛言世尊衆生有爲行海相貌何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중생의 유위행의 바다는 마치 큰 바다와 같다.”
010_0642_c_19L佛言楞伽王衆生有爲行海猶如大海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의 법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2_c_20L復問佛言世尊佛之法復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모든 부처의 법은 마치 배[船舶]와 같다.”
010_0642_c_21L佛言楞伽王諸佛之法猶如舩舶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출가한 비구가 구족계법(具足戒法)을 받는 것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2_c_22L復問佛言世尊出家比丘受具戒法復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출가할 비구가 구족계법을 받는 것은 살아갈 방도를 찾는 사람이 선박에 타는 것과 같다.”
010_0642_c_23L佛言楞伽出家比丘受具戒法似治生人乘於舩舶
010_0643_a_02L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부처님의 계법(戒法)에 의지하여 모두 갖추어 받들어 행하며 깨뜨림이 없는 것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a_02L復問佛言世尊如世尊說佛戒法具足奉行無毀破者復似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계(持戒)와 정진(精進)과 수법(受法)과 지족(知足)은 살아갈 방도를 찾는 사람이 견고한 배를 타고 다 갖추어 성취하는 것과 같다.
능가왕이여, 부처가 말한 계법(戒法)과 같이하여 깨뜨리지 않고 범하지 않으며 다 갖추어 행하는 사람도 역시 이와 같다.”
010_0643_a_04L佛言持戒精進受法知足似治生人乘堅牢舩成就具足楞伽王有能如佛所說戒法不破不犯具足行者亦復如是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선지식(善知識)이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a_07L復問佛言世尊善知識者復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선지식이란 마치 항해사와 같다.”
010_0643_a_08L佛言楞伽王善知識者猶如舩師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8성도(聖道)를 열심히 행하는 것은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a_09L復問佛言世尊勤行八聖道復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8성도를 열심히 행하는 것은 바르고 빠른 바람이 선박에 부는 것과 같다.”
010_0643_a_10L佛言楞伽王勤行八聖道似正疾風吹於舩舶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선정삼매와 모든 신통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a_11L毘毘沙那復問佛言世尊禪定三昧及諸神通復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신통과 삼매는 마치 보국(寶國)과 같다.”
010_0643_a_13L佛言楞伽王神通三昧猶如寶國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7보리분(菩提分)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a_14L毘毘沙那復問佛言世尊七菩提分復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7보리분은 마치 일곱 가지 보배 성품과 같다.”
010_0643_a_15L佛言楞伽王七菩提分猶如七種寶性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7보리분을 얻어 대승동성(大乘同性)을 증득하는 것은 또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a_16L復問佛言世尊七菩提分證大乘同性者復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7보리분을 얻어 대승동성을 증득하는 것은 비유하면 마치 일곱 가지 보배 성품을 얻은 큰 부자가 돈과 포백(布帛)을 만나 마음에 들어 만족해하는 것과 같다.
훌륭하구나. 출가를 잘한 이여, 나의 법 가운데에서 장애 없고 위없는 불과(佛果)를 증득하리라.”
010_0643_a_17L佛言楞伽王得七菩提分證大乘同性者譬如値得七種寶性巨富貨賄稱意滿足善哉善出家者於我法中證於無㝵無上佛果
이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0_0643_a_21L爾時世尊復說偈言

모든 유위(有爲)의 고통을 관찰하고
스스로 중생의 고통을 고통스러워한다.
또 모든 유위의 속박을 버리고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라.
곧 이름하여 불자(佛子)라 하니
중생 중에서 가장 훌륭한 대덕(大德)이며
법대로 부지런히 애써 행하면
반드시 세존이 되리라.
010_0643_a_22L觀察諸有苦
自苦衆生苦
亦捨諸有縛
我法中出家
卽名爲佛子
衆中最大德
勤苦如法行
當得爲世尊
010_0643_b_02L
이때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중생이 불법 가운데 출가하고 나서 계를 지킬 수 없어 계를 범하려고 하거나 혹은 계를 깨뜨려 범하려 하거나 혹은 법복(法服)을 벗고 계를 버려[捨] 환속하려는 어리석은 사람은 비유하면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b_02L爾時毘毘沙那復問佛言世尊若有衆生於佛法中得出家已不能持戒或有犯戒或有破戒犯欲行者或有脫於法服捨戒還俗世尊如是癡人譬如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계법(戒法)을 받고 나서 헐뜯거나 계를 범하는 자가 있다면, 이러한 어리석은 무리들은 대부분 악도(惡道)에 떨어지리니, 마치 살아갈 방도를 찾는 사람이 대해(大海) 한가운데에서 선박이 파괴되어 물에 빠져 죽는 것과 같다.”
010_0643_b_07L佛言楞伽王若有衆生於我法中得出家已受於戒法作諸毀是癡人輩多墮惡道如治生人在大海中舩舶破壞沒命於水
비비사나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계를 깨뜨리고 계를 범하거나, 범하려 하다가 ‘내가 정진하여 범행(梵行)을 하겠다’라고 말하고 나서, 다시 법복을 벗어버리고 계를 버리고 환속했는데, 이러한 종류의 사람이 목숨이 다하고 나서 좋은 곳에 태어난다면, 이는 무엇과 같습니까?”
010_0643_b_10L毘毘沙那言世尊若有破戒犯戒犯欲行者復說我行精進梵行復有捐棄法服捨戒還俗彼一種人命終亡已或生好處彼似何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치 살아가는 방도를 찾는 사람이 큰 바다 가운데에서 선박이 파괴되어 물에 빠졌는데, 선박의 판자를 얻는 사람도 있고, 혹은 죽은 시체를 얻는 사람도 있으며, 혹은 자기 힘으로 뜨는 사람도 있는 것과 같다.
010_0643_b_14L佛言如治生人於大海中舩舶破壞沒溺水中或有得舩板者或有得死屍者或有自力浮者
능가왕이여, 살아가는 방도를 찾는 이 사람이 선박의 판자를 얻었다면 바람의 힘으로 해안이나 섬에 도착할 것이며, 죽은 시체를 붙잡았다면 바다의 파도에 밀려 점차 저 언덕에 도달할 것이다. 왜냐하면 큰 바다의 법은 죽은 시체를 머물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 힘으로 뜰 수 있다면 자기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에 이를 것이니, 이것은 바다의 신(神)이 자비로써 그를 구제하기 때문이다.
010_0643_b_16L楞伽王是治生人得舩板者因風力吹得至洲島捉死屍者海波所推漸到彼岸何以故大海之法不宿死屍若其自力能浮得度隨意所至此是海神慈悲濟彼
010_0643_c_02L이와 같아서 능가왕이여, 만약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한 사람이 계에 의지하지 못하고 여법하게 보호하여 지니지 못하여 만약 계법을 버리고 속인의 옷을 입었는데도 좋은 곳에 태어난다면, 이는 나로 인해 바른 믿음[正信]을 얻었거나, 혹은 다시 자신의 내면을 깨끗이 하였거나, 혹은 비록 파계하였으나 항상 자비스러운 행(行)을 하고 정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가왕이여 비록 파계하거나 환속하였더라도 도리어 나의 법으로 인하여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된다.”
010_0643_b_21L如是如是楞伽王我法中得出家者不能依戒如法護若捨戒法著於俗服得生善處者或因我邊得正信者或復內淨或雖破戒恒有慈行或有精進是故楞伽雖是破戒及還俗者還因我法得生善處
그러고 나서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偈言

지나간 옛날에 이미 많은 죄업을 지었으나
끝없는 천억 세(世)의 생 중에서
숨김없이 참회하고 다시 짓지 않으면,
없어지고 자람이 없어 청정하리라.
010_0643_c_04L往昔已作多罪業
無邊千億世生中
發露懺悔更不造
滅無增長故淸淨

그때 비비사나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리법을 돕는 것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까?”
010_0643_c_06L時毘毘沙那復問佛言世尊凡有幾種助菩提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37조도품(助道品)이 있다. 무엇을 이름하여 37품이라고 하는가? 말하자면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분(覺分) 그리고 8성도(聖道)이다.
능가왕이여, 이를 보리법을 돕는 37품이라고 이름한다.”
010_0643_c_08L佛言楞伽王有三十七品助菩提法何者名爲三十七品謂四念處四正勤四如意足五根七覺分及八聖道楞伽王是名三十七品助菩提法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해탈문(解脫門)은 몇 가지가 있습니까?”
010_0643_c_12L復問佛言世尊脫門者爲有幾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해탈문이 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말하자면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이다.”
010_0643_c_13L佛言楞伽王有三解脫門何者爲三所謂空無相無願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름지기 무슨 법을 염(念)하여야 합니까?”
010_0643_c_14L復問佛言世尊須念何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싫어하여 없앨 것을 염하여 열반에 들어야 한다.”
010_0643_c_15L佛言念厭滅入涅槃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대치법(對治法)에는 몇 종류나 있습니까?”
010_0643_c_16L復問佛言世尊諸對治法凡有幾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모두 말하면 세 종류의 대치법이 있다. 무엇이 그 셋인가? 탐욕스런 마음에는 부정관(不淨觀)을 하고, 성내는 마음에는 자비관(慈悲觀)을 하고, 어리석은 마음에는 인연관(因緣觀)을 하는 것이니, 이를 세 가지의 대치법이라고 이름한다.”
010_0643_c_17L佛言楞伽王摠而言之種對治何者爲三謂貪欲心者不淨瞋恚心者慈悲觀愚癡心者因緣是名三種對治之法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몇 종류나 되는 교묘한 능력[巧能]을 모름지기 생각하고 받아 지녀야 합니까?”
010_0643_c_20L復問佛言幾許巧能應須念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모름지기 생각하고 받아 지녀야 할 것은 음(陰:蘊)을 제대로 아는 것과 계(界)를 제대로 아는 것과 처(處:入)를 제대로 아는 것과 방편(方便)을 똑똑히 아는 것이다.”
010_0643_c_21L佛言楞伽王須念持者巧知陰巧知界巧知入知方便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름지기 무엇을 관하여야 합니까?”
復問佛言世尊須作何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모름지기 매우 깊은 12인연(因緣)과 4성제(聖諦)와 인과(因果)와 증(證) 등을 관하여야 한다.”
010_0643_c_23L楞伽王須觀甚深十二因緣及四聖諦因果證等
010_0644_a_02L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다시 세존의 주위를 세 번 돌면서 여러 가지 색의 7보로 만든 꽃을 부처님 위에 뿌렸다. 뿌리고 나서는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여래를 경탄(敬歎)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0644_a_02L爾時毘毘沙那楞伽復更圍遶世尊三帀以諸雜色七寶之華散於佛上散已右膝著地合掌向佛驚歎如來而說偈言

무엇이 보살의 성스러운 행[聖行]들인가?
정진의 뜻을 내어 세상을 이롭게 하시며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으로
최상의 뜻을 내어 보리(菩提)를 이루시네.
010_0644_a_05L云何菩薩諸聖行
生精進意利世閒
施戒忍辱及精進
發最上意爲菩提

저 무루 지혜를 구하실 때
수억의 모든 중생 받아들여 교화하시며
많은 보배로 장엄하시고 더러움 없으시니
정묘(精妙)한 땅에서 부처를 이루셨네.
010_0644_a_07L求彼無漏智慧時
攝化多億諸衆生
衆寶莊嚴無濁垢
精妙剎中得成佛

이때 세존께서 비비사나 능가왕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능가왕이여, 네가 여래에게 이와 같은 일을 물을 수 있으니 자세히 들어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를 위하여 해설하겠다. 보살마하살은 모름지기 항상 6바라밀을 행하여야 하며, 모든 중생에 대하여 악한 마음을 내지 않아야 한다.
능가왕이여, 보살이 이 같은 법을 행할 때, 줄어들거나 적어지지 않으며, 모든 불법을 항상 증장하게 되며, 또한 세간의 법에 물들지[染着] 않으며, 한량없는 중생을 받아들여 교화하며, 또한 여래의 국토[刹土]를 청정하게 할 수 있으며, 다시 대지동성(大智同性)을 갖추어 얻을 수 있으므로 불법에 있어서 걸림이 없게 된다.”
010_0644_a_09L爾時世尊告毘毘沙那楞伽王言哉善哉楞伽王汝能諮問如來此事諦聽諦聽善思念之當爲解說楞伽菩薩摩訶薩常須行六波羅蜜一切衆生邊不生惡心楞伽王菩薩行如是法時不減不少於諸佛法常得增長亦不染著世閒之法攝受教化無量衆生亦能淸淨如來剎土能具得大智同性於佛法中無障無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수행해야 하며, 어떻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 수 있습니까?”
010_0644_a_19L爾時毘毘沙那楞伽王白佛言云何修行云何得住阿耨多羅三藐三菩提
010_0644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만(憍慢)ㆍ공고(貢高)ㆍ질투(嫉拓)를 쫓아버리고 항상 네 가지 청정한 범행(梵行)을 행하여야 한다. 모든 중생을 위하여 항상 바른 진실[正眞]을 널리 기쁘게 행하여야 하며, 모름지기 살생ㆍ도둑질ㆍ거짓말ㆍ꾸미는 말ㆍ이간질하는 말ㆍ악한 말ㆍ음주ㆍ사음[婬妷]을 버려야 한다. 잠시라도 보리심을 잊지 말아라. 즐거운 마음으로 6바라밀을 부지런히 행하고, 하는 일이 항상 중생을 안락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유위(有爲) 중에서 마음을 항상 고요하게 해야 하며 많은 공포와 두려움의 유위의 바다를 건너게 하고자 하면, 너는 바르게 관하여 삼계 중생이 해탈을 얻도록 해 주어야 한다.
010_0644_a_21L佛言放捨憍慢貢高嫉妒常行四種淸淨梵行歡喜普爲一切衆生恒行正眞須捨殺妄言綺語兩舌惡口飮酒婬妷莫使蹔忘菩提之心意樂勤行六波羅蜜所作恒爲安樂衆生於有爲中心常寂靜欲度有海多諸怖畏汝當正觀三界衆生令得度脫
또 능가왕이여, 네가 만약 보리를 구하려 하면, 반드시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보리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이름만이 있을 뿐이며, 언어로 보리라고 할 뿐이다.
010_0644_b_05L復次楞伽王汝若欲求菩提之者如是知言菩提者但有名字言語謂菩提耳
왜냐하면 능가왕이여, 이 보리는 있는 것이 아니며, 보리는 근(根)도 없으며. 보리는 머무름도 없고, 보리는 더러움[垢]이 없으며, 보리는 티끌[塵]도 없으며, 보리는 무아(無我)이며, 보리는 잡을 수 없으며, 보리는 색(色)이 없으며, 보리는 형상이 없으며, 보리는 여기에도 없고, 보리는 저곳에도 없으며, 보리는 근심도 없고, 보리는 고뇌도 없으며, 보리는 집착도 없고, 보리는 물듦[染]도 없으며, 보리는 끝도 없으며, 보리는 행위[爲]1)도 아니다.
010_0644_b_08L何以故楞伽王無有是菩提無根是菩提無住是菩提無垢是菩提無塵是菩提無我是菩提不可捉是菩提無色是菩提無形是菩提無此是菩提無彼是菩提無憂是菩提惱是菩提無著是菩提無染是菩提無邊是菩提無爲是菩提
보리는 탁함도 없으며, 보리는 모든 근(根)을 초월하며, 보리는 모든 기억과 상(想)과 염(念)을 없애며, 보리는 이미 모든 유위(有爲)의 행(行)을 뛰어넘으며, 보리는 바닥[底]이 없으며, 보리는 알기 어려우며, 보리는 매우 깊으며, 보리는 문자가 없으며, 보리는 모습[相]이 없으며, 보리는 적정(寂靜)하며, 보리는 청정하며, 보리는 위가 없다.
010_0644_b_14L無濁是菩已過一切根是菩提除一切憶想念是菩提已過一切有行是菩提底是菩提難知是菩提甚深是菩提無字是菩提無相是菩提寂靜是菩淸淨是菩提無上是菩提
보리는 비유할 것이 없으며, 보리는 구하는 것이 없으며, 보리는 끊어짐이 없으며, 보리는 무너지지 않으며, 보리는 파괴점이 없으며, 보리는 사유(思惟)가 아니며, 보리는 물질이 아니며, 보리는 무위(無爲)이며, 보리는 무견(無見)이며, 보리는 해(害)가 없으며, 보리는 무명(無明)이며, 보리는 흘러듦이 없으며, 보리는 상주(常住)하는 것이며, 보리는 허공(虛空)이며, 보리는 무등등(無等等)이며, 보리는 말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010_0644_b_19L無譬喩是菩提無求是菩提無斷是菩提壞是菩提無破是菩提無思惟是菩無物是菩提無爲是菩提無見是菩提無害是菩提無明是菩提無流注是菩提常住是菩提虛空是菩提無等等是菩提不可說是菩提
010_0644_c_02L능가왕이여, 보리를 구하려는 사람이 만약 법을 구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보리를 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능가왕이여, 만약 집착이 없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기 때문이다.또 아상(我相)ㆍ중생상(衆生相)ㆍ명상(命相)ㆍ인상(人相)ㆍ축생상[畜養相]과 같은 여러 가지 상과 작상(作相)ㆍ수상(受相)ㆍ지상(知相)ㆍ견상(見相)이 없으면,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된다.
010_0644_c_02L楞伽欲求菩提者若不求法是求菩提何以故楞伽王若無有著得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又無我相衆生相命相人相畜養相衆數相作相受相見相乃可得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만약 세제상(世諦相)을 얻지 않으면 법에 집착하지 않고, 온(蘊)과 계(界)에 집착하지 않고, 나아가서 모든 부처와 보살에 집착하지 않아서 마침내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증득하게 된다. 왜냐하면 능가왕이여, 집착하는 바가 없는 것이 바로 보리이기 때문이다. 만약 물질에 집착하지 않거나 상(常)에 집착하지 않거나 단(斷)에 집착하지 않으면, 미래세에 보리를 증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능가왕이여, 일체 모든 법이 나중에는 멸하기 때문이다.”
010_0644_c_08L若不得世諦相者不執著法執著陰乃至不執著諸佛菩薩可得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楞伽王無所執著卽是菩提若不執著物若不執著常若不執著斷者於未來世證成菩提所以者何楞伽一切諸法後際滅故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모든 세제법(世諦法)을 알게 됩니까?”
010_0644_c_14L時毘毘沙那楞伽王復白佛言世尊云何得知一切世諦法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모든 세제법은 헛것[幻]과 같고, 요술[化]과 같고, 꿈과 같고, 불꽃[焰]과 같고, 물에 비친 달과 같고 건달바성(乾闥婆城)과 같은 줄 알아라. 모든 세속제법이 이와 같은 줄 알아야 하며 이와 같이 깨달아야 하고, 이와 같이 관하여야 한다.”
010_0644_c_16L佛言楞伽知一切世諦法如幻如化如夢如如水中月如乾闥婆城一切世諦法應如是知如是覺如是觀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곧 보살 삼매를 얻으니 무등등법광명지상(無等等法光明智相)이라고 이름하고, 다라니를 얻으니 일체교음(一切巧音)이라고 이름하였다. 이와 같은 한량없고 끝없는 모든 삼매와 다라니를 얻고 나자, 비비사나 능가왕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이 삼매와 다라니를 얻고 나서, 모든 세제(世諦)의 법을 깨달아 알았습니다.”
010_0644_c_19L爾時毘毘沙那楞伽王卽得菩薩三昧名無等等法光明智相得陁羅尼名一切巧音得如是等無量無邊諸三昧陁羅尼已時毘毘沙那楞伽王卽白佛世尊我今得此三昧陁羅尼已知一切世諦之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무엇이라고 깨달아 알았느냐?”
010_0645_a_02L佛言楞伽王云何覺知
010_0645_a_02L비비사나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세제의 법은 꿈과 같고 헛것과 같고 메아리 등과 같으며, 빠르게 지나가는 경치[山水]와 같으며, 물속에 비친 달과 같으며, 바람이 만든 허공의 꽃과 같으며, 가을에 구름이 일어나는 것과 같으며, 구슬의 광명과 같으며, 등(燈)의 불꽃과 같으며, 꽃잎 위의 이슬과 같으며, 건달바성과 같으며, 물 위의 거품과 같으며, 무지개와 같으며, 아지랑이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미 세제법이 나타내는 것이 모두 무상한 줄 깨달아 알았습니다.”
010_0645_a_03L毘毘沙那言世尊一切世諦之如夢如幻如響聲等如山水駃水中月如風吹空華如秋雲起如珠光明如燈焰火如華上露如揵闥婆如水上泡如虹如焰世尊我已覺知世諦諸法現皆無常
이때 세존께서 곧 정수리에서 백천억 나유타(那由他)의 온갖 묘한 색의 광명을 놓으셨다. 이른바 청색과 황색과 붉은색과 흰색과 홍색과 자색(紫色)과 파리색(頗梨色)과 금색 등의 색이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의 모든 불국토를 비추었으며, 두루 비추고 나서는 다시 정수리로 들어갔다.
010_0645_a_08L爾時世尊卽放頂上百千億那由他種種妙色光所謂靑黃赤白紅紫頗梨及金等普照無量無邊阿僧祇諸佛剎土旣遍照已還入頂上
이때 대목건련(大目揵連) 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합장하고 게송으로 아뢰었다.
010_0645_a_12L爾時尊者大目揵連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說偈問言

부처님의 높으시고 묘하신 덕은 인(因)이 없지 않으리라.
청정한 광명이 그물을 열어 펴시니
지금 정묘(精妙)한 깨달음을 일으킨 자 누구인가?
백 개의 광명 그물 펴시었으니, 부처님께서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010_0645_a_14L佛上妙德非無因
開放淸淨光明網
今意精妙覺發誰
放百光網願佛說

부처님께서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내 앞에 합장하고 바로 서 있는 이 비비사나 능가왕이 이렇게 광대한 공양구를 가지고, 나와 성문들과 모든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이러한 공덕으로 인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느냐?”
010_0645_a_16L佛告目揵連言汝見此毘毘沙那楞伽王在於我前合掌正立以此廣大供養之具用供養我及聲聞衆諸菩薩衆因此功德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不
목건련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았습니다.”
010_0645_a_21L目揵連言世尊我見世尊我見
010_0645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목건련이여, 이 비비사나 능가왕은 나로부터,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부처에 이르기까지 공양하여 받들어 모시고자 하였으므로, 이 일을 다한 후에 그의 몸에 공덕력이 다 갖추어질 것이다.
연화성(蓮華城)이라고 부르는 세계가 있다. 그곳에 세존이 계시니 ‘연화공덕상진성위왕(蓮華功德相震聲威王) 여래ㆍ아라하(阿羅呵)ㆍ삼먁삼불타’ 라고도 부른다. 현재 그곳에 머무르면서 설법을 하고 다니시는데, 그 부처님 여래의 수명은 한량없고 그 세계는 청정하다.
010_0645_a_22L佛言目揵連是毘毘沙那楞伽從我已去乃至當欲供養承事百千億那由他諸佛過是已後彼身功德本力具足有世界名蓮華城彼有世尊號蓮華功德相震聲威王如來阿羅呵三藐三佛陁現在彼住遊行說法彼佛如來壽命無量世界淸淨
이 비비사나 능가왕은 그 국토에 화생(化生)할 것이니, 그 속에 태어나면 곧 보살의 환희지(歡喜地)를 얻을 것이며, 이와 같이 나아가 보살의 10지(地)를 얻고 한량없는 겁수(劫數)를 지나면, 나중에 이 사바세계에 태어나서 부처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 명호(名號)를 선묘진성금위선정광명현공덕보개장엄정상비로자나왕(善妙震聲金威善淨光明現功德寶蓋莊嚴頂相毘盧遮那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이라 할 것이다.
010_0645_b_05L此毘毘沙那楞伽王化生彼剎生彼中已卽得菩薩歡喜之地如是乃至得菩薩十地過無量劫數已於後生此娑婆世界當得成佛號曰善妙震聲金威善淨光明現功德寶蓋莊嚴頂相毘盧遮那王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天人師佛世尊
최후로 태어나는 그 세계는 전보관(電寶冠)이라고 이름하며, 모든 산과 구덩이와 절벽과 비탈과 흙과 돌과 똥과 더러운 것이 없고, 여인의 몸과 악도(惡道) 등이 없으며, 그 불국토는 청정하여 현재의 아미타여래의 불국토보다 훌륭하며, 모든 보살들이 그 나라에 가득 찰 것이다. 겁명(劫名)은 선관명(善觀明)이며, 저 부처님 여래의 수명은 한량없다.
010_0645_b_13L是最後生彼世界者名電寶冠除諸山堆坑坎崖坂糞穢無有女身及惡道等而彼佛剎淸淨勝彼現在阿彌陁如來佛剎諸菩薩衆充滿彼國劫名善觀明佛如來壽命無量
목건련이여, 그러므로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이 미소 짓는 것이다.”
010_0645_b_18L目揵連是故如來至眞等正覺微笑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授記)를 받게 되었을 때, 법을 위한 까닭에 환희하며 뛸 듯이 기뻐하고, 몸 전체를 떨며 허공으로 7다라수(多羅樹)만큼 날아올라 허공 가운데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0_0645_b_19L時毘毘沙那楞伽得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時以爲法故歡喜踊躍遍體戰慄飛上虛空高七多羅樹於虛空中說此偈言

일체 모든 법은 공(空)이어서 꿈과 같으며
청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非有] 허공과 같으며
아(我)와 무아(無我)가 모두 다 없으니
저는 요술 같고 번갯불 같은 것임을 알았습니다.
010_0645_b_22L一切諸法空如夢
淸淨非有同虛空
我及無我悉皆無
我知如化如電光
010_0645_c_02L
중생이 유위(有爲) 가운데 스스로 생멸(生滅)하니
살펴서 일법(一法)을 구하나 얻을 수 없는 것,
처음ㆍ중간ㆍ나중이 모두 있는 것이 아니니
축생[畜養]ㆍ중생(衆生)ㆍ명(命) 또한 그러합니다.
010_0645_b_24L衆生有中自生滅
諦求一法不可得
初中後等無所有
畜養衆生命亦然

중생이 업 따라 과보를 받으며
유위(有爲) 중에 전전(展轉)하되 끊어짐[休息]이 없으니
이와 같은 보리행을 행한다면
모든 법의 체[法體]가 다 공(空)인 줄 알게 되리라.
010_0645_c_03L衆生隨業得果報
有中展轉不休息
若行如此菩提行
得知諸法體皆空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나서 부처님의 위신(威神)을 받들고 물러나 한곳에 앉았다.
010_0645_c_05L爾時毘毘沙那楞伽王說是偈已空中下遶佛三帀遶三帀已蒙佛威神卻坐一面
이때 바다의 중생 가운데 천룡이나 아수라 등으로 법을 증득하고 과(果)를 얻은 자가 있었고, 혹은 야차(夜叉)와 나찰(羅刹)로서 보리심을 내는 자가 있었고, 긴나라나 마후라가 중에 모든 불법에 있어 걸림이 없음을 얻은 자가 있었으며, 가루라나 건달바나 주신(呪神) 등으로 다라니를 얻어 법을 증득하고 과(果)를 얻어 모든 법에 물러서지 않게 된 자가 있었다.
010_0645_c_08L時海衆中或有天修羅等證法得果者或有夜叉羅剎發菩提心者或有緊那羅摩睺羅伽於諸佛法得無疑者或有迦樓羅闥婆及呪神等得陁羅尼證法得果於一切法得不退轉者
바로 이때 대지가 진동하고 자연 광명이 불국토를 두루 다 비추었으며, 나아가서 크고 작은 철위산(鐵圍山) 사이를 두루 다 밝게 비추어 악도(惡道)들의 모든 고통을 다 없애 주었다. 위의 허공 가운데에서 모든 하늘 꽃이 비되어 내리고, 천고(天鼓)를 울리는 소리와 외치며 떠드는 소리가 들렸으며, 아울러 모든 의복이 공중에서 펴지고 접혀졌으니, 이와 같은 온갖 부사의한 일이 자연히 나타났다.
010_0645_c_13L卽時大地震自然光明遍滿佛剎乃至大小鐵圍山閒普皆明照一切惡道諸苦悉上虛空中雨諸天華響擊天鼓叫嘯等聲幷諸衣服空中舒卷自然顯現如是種種不思議事
이때 비비사나 능가왕이 그러한 자기의 무리들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희들 모두는 서로 화합하여 세존께 와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라.”
010_0645_c_18L時毘毘沙那楞伽王觀其自衆如是告言汝等一切相與和合來向世尊生恭敬心發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10_0646_a_02L이때 저 한량없는 백천의 나찰이 서로 화합하여 부처님께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회들이 모여 서로 화합하여 이제부터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보(法寶)와 승보(僧寶)께 귀의함으로써 보리심을 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부터 대승(大乘)을 행하고, 여래께서 증득한 지혜를 행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미래세(未來世)에 이 사바(娑婆) 국토 중에서 정각(正覺)을 이룰 것이며, 반드시 악업을 끊어 무상존(無上尊)이 될 것이니, 모든 중생을 위해 이익되는 일을 하겠습니다.”
010_0645_c_21L時彼無量百千羅剎相與和合向佛合掌白世尊我等聚集相與和合從今已去歸依於佛及以法發菩提心我等從今已去行大乘行如來證世尊我等於未來世在此娑婆剎中得成正覺定斷惡業爲無上尊一切衆生作利益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너희가 보리심을 낼 수 있으려면, 너희는 네 가지 선법(善法)을 행하여야 한다. 모든 선행자(善行者)는 이 네 가지 법을 행함으로써 저 보리심을 잃지 않게 된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원행(願行)을 거스르지 않고 잃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모든 중생에게 항상 자비심[慈心]을 행하는 것이며, 셋째는 하루에 세 번씩 삼보(三寶)께 공양하되, 밤낮으로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며, 넷째는 성문과(聲聞果)나 벽지불과(辟支佛果)를 얻도록 발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너희를 위한 것이니, 네 가지 법을 다 갖추면 저 보리심을 잃지 않는다.”
010_0646_a_05L佛言善哉善哉汝等若能發菩提心者汝等當行四種善法凡善行者行此四法得不忘彼菩提之心何等爲四一者所有願行不違不失二者於諸衆生常行慈三者一日三時供養三寶晝夜不四者不願聲聞辟支佛果此爲汝等四法具足不忘失彼菩提之心
이때 해룡왕(海龍王)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비비사나 능가왕이 예전에 어떠한 선근을 지었기에, 이와 같이 광대한 공양구를 가지고 부처님과 한량없는 성문과 보살의 무리 등에게 공양하며, 공양한 후에 보리심을 내며, 보리심을 낸 후에 불퇴전(不退轉)을 증득하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授記)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까?”
010_0646_a_12L爾時海龍王從坐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向佛合掌白佛世尊毘毘沙那楞伽王往昔造何善根乃能如是廣供養具供養於佛及無數聲聞薩衆等供養訖已發菩提心發菩提心已證不退轉得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010_0646_b_02L이 말을 하고 나자, 부처님께서 해룡왕에게 말씀하셨다.
“용왕이여, 옛적에 한량없는 아승기 겁수를 지날 때 그곳에 부처가 있었으니, 명호는 대비소생지상당(大悲所生智相幢)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이었다.
그 여래 역시 이 사바세계의 5탁악세(濁惡世) 중에 태어났으며, 저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중생 가운데에서 3승(乘)의 법을 분별하여 연설하였다.
010_0646_a_19L作是語已佛告海龍王言龍王往昔過無量阿僧祇劫數時有佛號大悲所生智相幢如來至眞等正覺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而彼如來亦還生此娑婆世界五濁世中而彼如來至眞等正覺於衆生中演說分別三乘之法
용왕이여, 이때 그 여래 역시 마라야산(摩羅耶山) 정상에 머무르며, 5백 명의 비구와 대성문(大聲聞)의 무리와 한량없는 천룡(天龍)과 비인(非人) 등과 함께 대중 속에서 설법하였다.
010_0646_b_03L龍王時彼如來亦還住此摩羅耶山頂上與五百比丘大聲聞衆無量天龍及非人衆中說法
용왕이여, 이때 비비사가(毘毘沙歌)라고 이름하는 나찰 동자도 이 능가대성(楞伽大城)에 머물렀는데, 형체가 웅장하고 용맹스러웠으며, 배가 크고 힘이 세었다. 그 성품은 포악하고 얼굴은 천하고 추하였으며, 오직 살과 피만 먹었으며, 입과 이는 두려워할 만하였다.
010_0646_b_06L龍王時有羅剎童子名毘毘沙歌亦還住此楞伽大城形貌雄猛大腷巨力其性䩕惡面目鄙醜唯食肉血口牙可畏
용왕이여, 이때 저 비비사가 나찰 동자는 불세존께서 마라야산 정상에 머무신다는 소리를 듣고 생각하였다.
‘나는 이 사문이나 비구의 무리가 마라야산 정상에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만약 저 사문이 마라야산 정상에 머문다면 나는 대해(大海)의 여러 가지 종류를 포섭할 수가 없으며, 또한 어떤 중생도 죽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이제 이곳에 산다면 항상 굶주리게 될 것이다.’
010_0646_b_09L龍王時彼毘毘沙歌羅剎童子聞佛世尊住摩羅耶山頂上卽作是念我不欲此沙門及比丘衆在摩羅耶山頂上居住何以若彼沙門住在摩羅耶山頂上者我不能攝大海雜類亦無衆生可殺害者我今住此則恒飢餓
용왕이여, 이때 저 비비사가 나찰 동자가 곧 그 무리인 모든 나찰에게 말했다.
‘너희들 중 힘센 자는 튼튼한 갑옷을 입고, 각자 칼이나 몽둥이나 추(槌)나 노(弩)나 도끼나 창이나 활이나 화살이나 모(鉾)나 방패나 금강저(金剛杵)나 투륜(鬪輪)이나 삭(槊) 등을 가지고 속히 오너라. 이와 같은 온갖 무기를 반드시 가지고 와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저 사문과 사문의 무리를 내 경계에서 내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로 하여금 내가 사는 곳을 버리고 떠나게 해야 한다.’
010_0646_b_15L龍王時彼毘毘沙歌羅剎童子卽告其衆諸羅剎言汝等有大力者宜可速來著堅牢甲各執刀杵搥弩斧戟弓箭鉾楯幷金剛杵鬪輪槊等嚴持如是種種器杖何以故我今應當驅彼沙門及沙門衆去我境界令其捨離我所住
010_0646_c_02L용왕이여, 이때 비비사가 나찰 동자는 좋고 견고한 갑옷을 두르고, 나찰의 무리는 각자 온갖 다른 색깔의 무기[器杖]를 들고 허공을 날아 저 대비소생지상당여래에게로 향하였다.
그곳에 도착하자, 허공에 머물며 그 무리와 함께 세존에게 말하였다.
‘사문아, 가거라, 가거라. 나는 네가 이 산 정상에 머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는 내가 너 사문과 너희 무리를 죽이게 하지 말라.’
010_0646_b_22L龍王時毘毘沙歌羅剎童子帶好堅甲及羅剎衆各持種種別色器杖飛行虛空向彼大悲所生智相幢如往至彼已住在虛空與其徒衆語世尊言去去沙門我不用汝住此山頂莫復令我殺汝沙門及汝衆等
용왕이여, 이때 대비소생지상당여래가 곧 신통을 나타내었다. 신통을 나타내자, 비비사가 나찰 동자와 그 무리들은 자신들이 다섯 겹으로 묶인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으며, 또 시방에 철망(鐵網)이 펼쳐 있는 것을 보고 도망가려 하였으나 길이 없어 얼어붙듯 그 자리에 섰다.
010_0646_c_04L龍王爾時大悲所生智相幢如來卽現神現神通已時毘毘沙歌羅剎童子及其徒衆各見自身被五繫縛又見十方鐵網羅布欲走無路㦗然定住
용왕이여, 이때 비비사가 나찰 동자와 나찰의 무리들이 놀라고 두려운 마음에 곧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서 누구한테 목숨을 의탁해야 하는가? 누구에게 구해 달라고 해야 하며, 누가 우리들을 재난에서 벗어나도록 구해 줄 것인가?’
010_0646_c_08L龍王時毘毘沙歌羅剎童子及羅剎心驚惶怖卽生是念我等今者欲何處去求歸命誰向誰求救誰脫我等難
용왕이여, 이때 저 부처의 무리 가운데 이름이 정정심만공덕위(正定深滿功德威)라고 하는 주신왕(呪神王)이 있었다. 저 비비사가 나찰 동자와는 예전에 좋은 친구였는데, 그 세존의 무리 중에 모여 앉아 있었다.
010_0646_c_12L龍王爾時彼佛衆中有呪神王正定深滿功德威與彼毘毘沙歌羅剎童子宿作善友在彼世尊衆中集
용왕이여, 이때 정정심만공덕위지주신왕(正定深滿功德威持呪神王)이 비비사가 나찰 동자에게 말하였다.
‘좋은 친구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인천(人天)을 교화하시며, 한량없는 모든 공덕의 법[功德法]을 얻으셨으며, 삼계에서 홀로 존귀하시며, 중생 중의 보배이시며, 대비행(大悲行)을 행하신다. 좋은 친구인 너와 나찰의 무리는 부처님께 귀의해야 하며, 법보와 승보에 귀의해야 한다. 너희들이 삼보에 귀의하여 보리심을 내면, 모든 결박이 곧 풀리게 될 것이다’
010_0646_c_15L龍王爾時正定深滿功德威持呪神王語毘毘沙歌羅剎童子言善友諸佛世尊教化人天所得無量諸功德法三界獨尊衆生中寶有大悲行汝善友及羅剎衆此可歸依及以法汝等歸依三寶發菩提心一切繫縛卽得解脫
010_0647_a_02L용왕이여, 이 말을 하고 나자, 이때에 정정심만공덕위지주신왕의 교화력과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즉시 비비사가 나찰 동자와 나찰 무리가 모두 함께 합장하고 말하기를 ‘끝없는 공덕으로 장엄하신 분께 귀의합니다. 가장 높으시고 대비하시며, 깨달으신 분께 귀의합니다. 저희들은 오늘부터 불ㆍ법ㆍ승에 귀의합니다. 저희들은 항상 삼보에 귀의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010_0646_c_21L說是語已龍王爾時正定深滿功德威持呪神王教化力故及佛神力卽時毘毘沙歌羅剎童子及羅剎衆俱共合掌出如是言南無無邊功德莊嚴身者南無最上大悲覺者我等與汝今日已去歸依於佛及以法僧我等恒行歸依三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용왕이여, 비비사가 나찰 동자와 모든 나찰의 무리가 이 말을 마치자, 결박이 곧 풀어졌으며, 허공에서는 대비소생지상당왕여래께서 내려와 세존께 나아가 세 바퀴를 돌았다. 비비사가 나찰 동자와 나찰의 무리는 모두 일시에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그 여래께 빌며 참회하고 나서 각기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010_0647_a_05L龍王時毘毘沙歌羅剎童子及一切羅剎衆出此言已一切繫縛卽得解脫從虛空來向大悲所生智相幢王如來至彼世尊三帀圍遶時毘毘沙歌羅剎童子及羅剎衆一切俱時頂禮佛足於彼如來乞求懺悔乞懺悔已各還本處
용왕이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때 저 세계에 있던 비비사가 나찰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비비사나 능가왕이 그 사람이며, 그때 저 세계에 있던 나찰의 무리가 또한 다른 무리가 아니니, 지금의 비비사나 능가왕의 나찰 무리가 바로 그 무리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용왕이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때 저 세계에 있던 정정심만공덕위지주신왕 역시 다른 사람이 아니니, 곧 이 해묘심지자재지통(海妙深持自在智通)보살마하살이 바로 그 왕이다.”
010_0647_a_11L龍王於汝意云何汝今當知是時世中毘毘沙歌羅剎童子者豈異人乎今毘毘沙那楞伽王是也時彼世中羅剎衆者更非別衆今毘毘沙那楞伽王羅剎衆者是也龍王於汝意云時彼世中正定深滿功德威持呪神王者亦非別人卽是海妙深持自在智通菩薩摩訶薩是也
이 말씀을 하고 나자 이 삼천대천세계가 즉시 진동하니, 마치 선박이 큰 바다 가운데에서 파도에 따라 흔들리는 것 같았으나, 중생류(衆生類) 중에서 놀라고 두려워하거나 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를 볼 수 없었고, 모두 안온하고 쾌락함을 얻었으며, 모든 중생이 10선행(善行)을 지니게 되었다.
010_0647_a_19L作是語已此三千大千世界卽時震動猶如舩舶在大海中隨波動搖衆生類中無見驚怖及以害者唯得一切安隱快一切衆生持十善行
010_0647_b_02L이때 저 사바(娑婆) 불국토에서는 높은 산과 수미와 큰 바다와 국토와 마을과 산림과 섬과 흑산(黑山)과 굴과 빽빽한 숲과 정원과 연못과 강과 샘과 비탈과 늪과 구릉(丘陵)과 구덩이와 벼랑과 언덕과 석벽(石壁)과 모래땅과 가시나무와 진흙과 분(糞)과 냄새나고 더러워 혐오스러운 것들이 없어졌으니, 염부단금(閻浮檀金)은 제외하였다.
큰 광명이 두루 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어 크고 작은 모든 철위산(鐵圍山) 안에 있는 어둠이 사라지고 모두 밝게 빛났다. 또한 해와 달이 비추지 않는 곳에 가려진 것을 두루 비추어 밝혔다. 해와 달이 이럴진대 하물며 광명이야 말해 무엇하랴?
010_0647_a_23L時此娑婆佛除去高山須彌大海國土聚落林海島黑山龕窟稠林園池河泉澤丘陵坑坎崖隴石壁沙鹵棘刺泥臭穢可惡除閻浮檀金大光普照此三千大千世界所有一切大小鐵圍山中一切諸闇一切光明及以日月所不照處彼明遍照隱蔽日月餘光明
일체의 모든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모든 지옥과 축생과 아귀 등의 고통을 없애버렸다. 바로 이때 이 사바세계의 모든 천(天)과 사람들 중에 고뇌가 있는 자는 모두 다 안온함을 얻고 즐거움을 받았으며, 굶주린 중생은 음식을 얻었고, 목마른 자는 마실 것을 얻었으며, 헐벗은 자는 옷을 얻었고, 가난한 자는 보물을 얻었으며, 눈먼 자는 물체를 보게 되었고, 귀먹은 자는 소리를 듣게 되었으며, 말 못하는 자는 말할 수 있게 되었고, 6근(根)이 완전하지 못한 자는 모두 다 갖추게 되었으며, 감옥[牢獄]에 갇혀 있던 자는 모두 다 풀려났다.
010_0647_b_08L一切諸影是時不現滅除一切地獄畜生餓鬼等苦卽時此娑婆世界諸天人等若有苦惱一切皆得安隱受樂若有衆生飢者得食渴者得飮裸者得衣貧者得寶盲者見色聾者聞聲啞者能語六根殘缺悉得具足閉在牢獄普皆解脫
大乘同性經卷上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행위[爲]는 작용이나 행위가 있는 것[有爲, samskara]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