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204_T_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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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57_a_01L
순권방편경(順權方便經) 상권- 일명 전녀보살경(轉女菩薩經) - - 011_0257_a_01L順權方便經卷上 一名轉女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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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西晋) 월지(月氏) 축법호(竺法護) 한역
김영률 번역 - 011_0257_a_02L 西晉月支三藏竺法護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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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문법품(沙門法品) - 011_0257_a_03L沙門法品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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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1_0257_a_04L聞如是: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영취산(靈鷲山)에서 대비구(大比丘) 대중과 함께 계셨다. 비구는 5백 인이고 보살은 8천 인이었는데, 모두 대성(大聖)으로서 신통에 이미 통달하였고, 이미 총지(總持)에 이르러 변재(辯才)에 걸림이 없었으며, 무소외(無所畏)와 불기인(不起忍:無生法忍)을 획득하고, 수없는 부처님을 받들어 모든 공덕의 근본을 심었다. 모두 대승(大乘)에 뜻을 두고 불퇴전(不退轉)에 이르러 널리 번뇌 없이 시방을 구제하였다.
- 011_0257_a_05L一時,佛在王舍城靈鷲山中,與大比丘衆俱、比丘五百、菩薩八千,一切大聖神通已達,已逮摠持、辯才無㝵,獲無所畏,得不起忍,奉無數佛,殖衆德本,皆志大乘,至不退轉,弘無蓋哀,救濟十方。
- 그들의 이름은 공무보살(空無菩薩)ㆍ지토(持土)보살ㆍ지인(持人)보살ㆍ지사신(持祠身)보살ㆍ관의(觀意)보살ㆍ정의(淨意)보살ㆍ상의(上意)보살ㆍ신락의(信樂意)보살ㆍ지의(持意)보살ㆍ증념의(增念意)보살ㆍ희견(喜見)보살ㆍ선견(善見)보살ㆍ가의견(可意見)보살ㆍ보리가견(普利可見)보살ㆍ미륵(彌勒)보살과 널리 일체의 현겁(賢劫)보살이었는데, 모두 와서 회중에 함께 앉아 있었다.
- 011_0257_a_10L其名曰空無菩薩、持土菩薩、持人菩薩、持祠身菩薩、觀意菩薩、淨意菩薩、上意菩薩、信樂意菩薩、持意菩薩、增念意菩薩、喜見菩薩、善見菩薩、可意見菩薩、普利可見菩薩、彌勒菩薩、普及一切賢劫菩薩,咸來集會,悉共俱坐。
- 이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에 계시면서 한 나라를 제도하셨는데, 국왕ㆍ대신ㆍ백관(百官)의 많은 관리들과 장자(長者)ㆍ범지(梵志)와 일반 백성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봉사(奉事)하며 공양하되 의복ㆍ음식ㆍ의약ㆍ평상ㆍ침구 등 모두 편안하게 해드린 것에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 011_0257_a_17L爾時,世尊在王舍城,開化一國,國王、大臣、百官群僚、長者、梵志、凡庶人民,僉共一心,奉事供養,衣被、飮食、醫藥、牀臥,一切所安,莫不欣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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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57_b_01L이때 현자(賢者) 수보리(須菩提)가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걸식[分衛]을 행하고자 하여 성문에 들어가기 전에 부처님 계시는 곳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머물면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대성(大聖)이시여, 저는 밤에 자다가 이미 꿈에서 보았습니다. 보리수 아래에 앉아 계시는 여래를 보았으며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돌아서 한쪽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자금색(紫金色) 손으로 저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면서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수보리야, 오늘 옛날부터 듣지 못한 법을 듣게 될 것이다. 오직 성인(聖人)께서 불쌍히 여겨 이러한 뜻을 설법하리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다면 어떠한 길한 조짐을 먼저 내리실 것입니까?” - 011_0257_a_20L於時,賢者須菩提,明旦著衣持鉢,欲行分衛,未入城門。行詣佛所,稽首足下,退住一面,前白佛言:“唯然,大聖!我夜臥寐夢中見已,坐佛樹下,而見如來,稽首足下,遷住一面。時佛以紫金色手,摩我頂上,頒宣斯言,而告於我:‘今日,須菩提!當得逮聞古昔已來所未聞法。’唯聖垂愍,敢說此意,是則何等先之瑞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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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법전(法典)이 있는데 이름을 순권방편(順權方便)이라고 한다. 모든 족성자(族姓子)나 족성녀(族姓女)가 반드시 받들어 행해야 한다. 이러한 비상(比像)으로써 먼저 상서로운 조짐을 나타낼 것이며, 그대[仁者]는 마땅히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법을 듣게 될 것이다.” - 011_0257_b_07L佛告須菩提:“有法典,名曰順㩲方便,諸族姓子及族姓女,所宜奉行,以斯比像,先現瑞應,仁當逮聞未曾有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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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지금 왕사대성(王舍大城)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고자 합니다.” - 011_0257_b_10L時,須菩提前白佛言:“我今欲入王舍大城,因行分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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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뜻에 따라 행하되 도절(道節)을 어기지 말고 잘 행하여라.” - 011_0257_b_11L佛言:“從意順時,無違道節,善哉!行矣!”
- 이때 수보리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 알고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며 두루 먹을 것을 구하였다. 여러 집을 돌다가 귀족 집안의 장자(長者) 범지(梵志)의 집에 이르러 그 집에 들어가 문 안의 뜰에 말없이 서 있었다.
- 011_0257_b_12L時須菩提,見佛聽之,入城分衛,普行求食。尋到諸家貴姓、長者、梵志,因入其舍,在門中庭,默然而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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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장자의 집에 한 여인이 있었는데, 몸에는 구슬과 영락(瓔珞)으로 두루 장엄하고 전단향(栴檀香) 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자금(紫金)의 보배로 그 몸을 장식했는데, 단정하고 아름다운 위의(威儀)가 빛이 났다. 그 광택은 제일로 깨끗하여 마치 연꽃과 같았다.
그녀는 방에서 나와서 수보리에게 물었다.
“현자(賢者)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문 안의 뜰에 서 계십니까?” - 011_0257_b_15L時長者家有一女人,普莊嚴身,珠璣瓔珞服栴檀香,以紫金寶,文飾其體,端正姝好,威發晃昱,光澤第一,淨如蓮華,從其室出,問須菩提:“賢者!何緣住門中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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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누이여, 예로부터 내려온 걸식에 대해 아십니까?” - 011_0257_b_19L須菩提報曰:“姊欲知之故,來分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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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말했다.
“지금 수보리께서는 본래부터 걸식할 생각을 품었습니까, 먹는다는 생각을 끊었습니까?” - 011_0257_b_20L其女答曰:“今須菩提,故復懷抱分衛想 乎?斷思食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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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57_c_01L수보리가 대답했다.
“누이여, 먹는다는 생각을 이미 끊은 것에 대해 알고자 하십니까? 이 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 태 안에 싸여 있을 때부터 음식으로 양육하여 생장하게 된 것이니, 습관이 된 지 오래되어 먹는 것을 떠날 수 없습니다.” - 011_0257_b_22L須菩提答曰:“姊欲知之,食想已斷,又有是身父母遺體,在胞胎中,飮食養之,而至成長,習之來久,不可離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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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다시 물었다.
“현자 수보리여, 생사와 여러 행을 끊지 못했기 때문에 마침내 근심과 슬픔과 눈물이 있게 된 것이니, 뜻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깨달음에 나아가지 않겠습니까?” - 011_0257_c_02L女又問曰:“須菩提賢者!未斷生死衆行故,有終始愁慼,悲泣不可意,傷不造證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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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이미 깨달음에 나아갔습니다. 몸과 입과 마음은 고요합니다.” - 011_0257_c_04L須菩提答曰:“已造證矣,身口心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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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현자여, 멸신(滅身)하였습니까?” - 又問:“賢者,爲滅身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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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멸도(滅度)라는 것은 몸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법은 제거할 것도 없고 또한 행할 바도 없습니다.” - 011_0257_c_05L須菩提答曰:“其滅度者無有身也,法無所除,亦無道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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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만약 모든 법이 다 멸제(滅除)할 것도 없고 행할 바도 없다면 현자 수보리께서는 어떻게 몸을 버리고서 걸식을 하여 평안하고 화목함을 성취하겠습니까?” - 011_0257_c_07L女又問曰:“若使諸法皆無滅除,無所行者,賢者須菩提,云何捨身而分衛乎?安和成就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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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멸정(滅定)이라는 것은 널리 살펴보면, 일으켜 세우는 것이나 몸의 현달(顯達)을 쉬는 것이지 다시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 011_0257_c_09L須菩提答曰:“其滅定者,當普觀之,休息興立,興立顯身亦復非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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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그 멸정이라는 것은, 정(定)을 행함이 있다면 멸도(滅度)가 아닙니다.” - 011_0257_c_11L女又問曰:“其滅定者,所在定行,則不滅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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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했다.
“멸정이라는 것은 생기는 것도 없고 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 011_0257_c_12L答:“以滅定則無所生,亦無所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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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만약 생기는 것도 없고 사라지는 것도 없다면, 어찌하여 현자께서는 몸을 떠난 걸식을 하되, 평안하고 온화하게 하지 않습니까?” - 011_0257_c_13L女又問曰:“若無所生、無所滅者,云何賢者,離身分衛,不以安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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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여래와 성문(聲聞)이 걸식을 행할 때 몸을 버리겠습니까?” - 011_0257_c_15L須菩提答曰:“如來聲聞行分衛時,爲捨身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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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현자가 공(空)을 행하는 것이 성문 가운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공에 처소[處]가 있겠습니까?” - 011_0257_c_16L女又問曰:“佛歎賢者於聲聞中行空第一,空有處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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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누이가 말한 바와 같습니다.” - 011_0257_c_17L須菩提答曰:“然如姊來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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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공을 행하는 것에 어찌 가고 돌아옴이 있겠습니까?” - 011_0257_c_18L女又問曰:“其所行空,豈往反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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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공을 행함에는 가고 돌아옴이 없습니다.” - 011_0257_c_19L須菩提答曰:“其行空者,無有往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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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가령 공을 행함에 가고 돌아옴이 없다면, 현자는 무슨 까닭에 두루 돌아다니면서 걸식을 합니까?” - 011_0257_c_20L女又問曰:“假使空行無有往反,賢者何故,周旋行來,而分衛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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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비록 걸식을 행하지만 몸을 양육함에 집착한 것은 아닙니다. 아프고 가려운 괴로움을 쉬게 하려는 까닭에 걸식을 행합니다.” - 011_0257_c_22L須菩提答曰:“雖行分衛,不貪養身,欲以休息痛痒苦故,而行分衛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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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현자여, 아프고 가려움[痛痒]이 있어 많은 액난(厄難)을 품는다는 것입니까?” - 011_0257_c_23L女又問曰:“賢者,復有痛痒、懷惱、衆難、厄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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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58_a_01L수보리가 대답했다.
“아프고 가려움이 없다면 많은 어려움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굶주림과 허기의 고통을 쉬게 하려는 까닭에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 011_0258_a_02L須菩提答曰:“無痛痒不懷衆難,又欲休息飢虛痛痒,故行分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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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말하였다.
“현자여, 지금 행하는 것이 공업(空業)과는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공을 행하는 자는 아프고 가려움으로 괴로움과 환난을 삼지 않습니다. 모든 삼계(三界)가 소유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공을 향하는 자는 몸과 마음에도 의지하지 않고, 몸과 마음이라는 생각도 내지 않으며, 또한 물드는 바도 없고, 즐거움과 즐겁지 않음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공을 행하는 자는 모두 제법(諸法)이 없으므로 고요한 곳에 삽니다.” - 011_0258_a_03L其女問曰:“賢者今行不等空業。所以者何?其行空者,不以痛痒而爲苦患,一切三界無所有故;又行空者,不猗身心,不生念身,心亦無所染,無樂不樂,其行空者,悉無諸法,乃處閑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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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현자는 고요한 곳에 살며 공을 행하는 성문 가운데 제일입니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을 공한(空閑)이라 합니까?” - 011_0258_a_08L女又問曰:“賢者處在閑居,行空第一,以何等故,名曰空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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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공이라 한 까닭은, 인연이 아니면 욕망과 많은 번뇌[塵]를 버리므로 이에 한거(閑居)라 합니다.” - 011_0258_a_10L須菩提答曰:“所以曰空,不以因緣,捨欲衆塵,乃曰閑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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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공을 행하는 자는 탐욕을 버립니까?” - 011_0258_a_11L女又問曰:“其行空者,捨貪欲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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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공을 행하는 자는 탐욕을 버리지 않습니다.” - 011_0258_a_12L須菩提答曰:“其行空者,不捨貪欲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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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어째서 탐욕을 버린 것을 일컬어 공을 행한다고 합니까?” - 011_0258_a_13L女又問曰:“云何捨欲,名曰行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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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말이라 하는 것은 곧 말[言辭]을 빌린 것입니다.” - 011_0258_a_14L須菩提答曰:“所可說者,是假言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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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현자여, 공을 행함에 어찌 말이 있겠습니까? 인자(仁者)께서 그것을 말해 보십시오.” - 011_0258_a_15L又問:“賢者,行空豈有辭乎?而仁說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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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말을 빌려서 의탁했을 뿐입니다. 현성(賢聖)과 성문(聲聞)도 본래 말로 가르쳤습니다.” - 011_0258_a_16L須菩提答曰:“假託辭耳,賢聖聲聞本之言教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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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말을 칭찬하여 마음에 말을 둔다면 전도(顚倒)에 떨어지며, 전도에 떨어지면 쟁송(諍訟)에 처하게 되고, 쟁송에 처하게 되면 이는 사문(沙門)이 아니며 법의(法義)에도 맞지 않습니다.” - 011_0258_a_17L女又問曰:“咨嗟言辭,心存言辭,則墮顚倒,其墮顚倒,則處諍訟,其處諍訟,則非沙門,不應法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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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물었다.
“누이여, 무엇을 사문의 법의라고 합니까?” - 011_0258_a_20L須菩提問姊:“何謂名曰沙門法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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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58_b_01L그 여인이 대답했다.
“말이란 없다는 것이 곧 사문의 법입니다. 만약 말이 없게 되면 전도됨이 없습니다. 전도됨이 없다는 것은 쟁송이 없는 것이며, 쟁송이 없는 것이 곧 사문의 법입니다. 이 법에 이른 자는 길이 두 가지 행[二行]을 여의며, 이를 일법(一法)이라 하고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생각도 생각 아님도 없어 길이 모든 생각을 고요히 하면 이를 사문이라 하며, 무산(無散)됨도 없고 합산(合散)도 멀리 여의어서 삿된 자취를 초월하여 평등의 도(道)에 들어가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 011_0258_a_21L其女答曰:“無有言辭,乃沙門法,若無言辭,則無顚倒,無顚倒者,則無諍訟,無諍訟者,是沙門法;所致法者,永離二行,乃謂一法,謂沙門法,無想不想,永寂衆想,乃謂沙門;無爲無散,遠離合散,超越邪迹,入平等道,謂沙門法。
- 경토(境土)도 없고 분계(分界)를 여의고 멸도(滅度)를 위함도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만족을 알고 도속(道俗)을 탐내지 않으며, 길이 집착하는 바가 없어 평탄하고 흔적이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집착도 없고 속박도 없으며 또한 해탈도 없는 것이 마치 허공과 같은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또한 마음에 생각함이 없고 마음에 의식(意識)을 제거하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항상 적당한 한도를 알고 욕심이 적고 일을 줄여서 희망하는 바가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 011_0258_b_04L無有境土,離於分界,無爲滅度,謂沙門法;以知止足,不貪道俗,永無所著,坦然無迹,謂沙門法;無著無縛,亦無有脫,等猶虛空,謂沙門法;亦無心念,除心意識,謂沙門法;常知節限,少欲少事,無所悕望,謂沙門法。
- 탐욕심을 소멸해 버려 바라는 바가 없으며, 뜻이 태산(太山)과 같아 기울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욕락(欲樂)을 버리고 마음으로 헛되이 갈구하지 않으며, 삼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분계(分界)와 시방 경토(十方境土)를 여의고 모든 행하는 일이나 일으켜 세우는 것이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5음마(陰魔)와 형체 있는 것을 버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없고, 번뇌가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마계(魔界)를 뛰어넘어 탐욕이 소멸되고 마음에 생기는 것이 없고, 또한 바삐 달리지 않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사마(死魔)를 초월하여 집착함이 없고 망상(妄想)을 품지 않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천마(天魔)를 사모하지 않아 마음에 생각하는 바가 없고 뜻이 마치 대지와 같은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 011_0258_b_09L消去貪欲,心無所慕,志若太山,不可傾動,謂沙門法;棄捨欲樂心不虛渴不好三界,謂沙門法;皆離分界十方境土,越諸所作,無所起立,謂沙門法;捨五陰魔及其形體,無有衆難,無有塵勞,謂沙門法;越度魔界,貪欲所消,心無所生,亦不馳逸,謂沙門法;以超死魔而無所著,不懷妄想,謂沙門法;不慕天魔,心無所思,志等如地,謂沙門法。
- 011_0258_c_01L내가 있다고 집착하지 않고 일체의 공(空)을 알아서 고요하고 담박(淡泊)한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마음에 의지하는 바가 없으며 생각이 없는 행으로 보탬도 줄어듦도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망상을 버림으로써 마음에 원하는 바가 없어서 취하고 버림이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삼계에서 자적하되 행하는 바에 많은 의망(疑網)을 맺는 것이 없음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여러 입무(入無)를 소멸하고 모든 쇠퇴함이 없고 음개(陰蓋)를 길이 소멸하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조소하고 희롱하는 것을 버리고 방일(放逸)함을 두지 않아 그 마음을 항복받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성냄을 품지 않고 마음에 원한을 품지 않아 그 뜻을 적막한 데에 두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굶주림과 목마름이 없고 부족함이 있지 않으며 마음에 합회(合會)가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두 가지 행[二行]이 없고 이미 두 가지 업(業)을 버려서 물상(物像)과 동등하게 하여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들지도 않고 내리지도 않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 011_0258_b_19L不著吾我,解一切空,寂然淡泊,謂沙門法;心無所猗,以無想行,而不增損,謂沙門法;以捨妄想,心無所願,不有取捨,謂沙門法;遊在三界而無所行,決衆疑網,謂沙門法;消衆入無,無有諸衰,陰蓋永滅,謂沙門法;捨于調戲,不存放逸,降伏其心,謂沙門法;不抱瞋恚,心不懷恨,寂寞定意,謂沙門法;無有飢渴,不存虛乏,心無合會,謂沙門法;無有二行,已捨二業,而等同像,不高不卑,不擧不下,謂沙門法。
- 두 가지 일을 버림으로써 행하되 집착하는 바가 없고 걸리는 것이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속된 업을 끊어 없애고 여러 가지 덮고 가리는 것을 물리치고 4대(大)를 탐하지 않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5음(陰)의 여러 종류는 본래부터 제입(諸入)이 없음을 분별하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일체의 시방 법계는 경토(境土)가 없음을 널리 알리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제입(諸入)은 자연의 환화(幻化)와 같아서 본래 처소가 없음을 깨달아 아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 011_0258_c_06L以棄兩事,行無所著,無所罣㝵,謂沙門法;斷除俗業,卻衆陰蔽,不貪四大,謂沙門法;分別五陰諸種本末,無有諸入,謂沙門法;頒宣一切十方法界無有境土,謂沙門法;曉了諸入自然如化,本無處所,謂沙門法。
- 자연의 공(空)과 같아서 무위(無爲)에 통달하고 유의(有爲)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영원히 일체의 헤아림을 버려 취하거나 버림이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스스로 몸을 이롭게 하되 만족할 줄 알아 쟁송(諍訟)이 없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마음으로 일체에 나타나 있는 중생과 화합하여 평등하게 인욕(忍辱)을 행하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잃어버리는 것이 없고 마음에 잊거나 버리지 않고 해탈을 얻게 되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마음이 이미 해탈하여 믿는 바가 없어진 뒤에 적막하게 되는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마치 허공을 비유할 수 없듯이 짝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을 사문의 법이라 합니다.”
- 011_0258_c_12L自然如空,而暢無爲,不好有爲,謂沙門法;永已棄去一切諸數,無有取捨,謂沙門法;自於己利而知止足,不有諍訟,謂沙門法;和心一切,顯現衆生,等行忍辱,謂沙門法;無所亡失,心不忘捨,逮得解脫,謂沙門法;心已解脫而無所怙,坦然寂寞,謂沙門法;猶若虛空,不可譬喩,等無有侶,謂沙門法。
- 여인이 이 사문의 법을 행하는 것을 말할 때 모든 천자(天子)들이 문 앞 뜰에 모여 있었는데, 40천자는 번뇌[塵垢]를 멀리 여의고 법안정(法眼淨)을 얻었으며, 5백의 천자는 찬탄하며 깊은 믿음으로 미묘한 상법(上法)을 듣고는 마음이 온화하고 고상함에 이르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無上正眞道意]을 내었다.
- 011_0258_c_20L女說於是行沙門法時,諸天子等集會門庭,四十天子,遠塵離垢,得法眼淨,五百天子,擧聲歎曰:“篤信微妙,聞於上法,至心和雅。”悉發無上正眞道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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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견제품(見諦品) - 011_0259_a_01L見諦品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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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현자 수보리가 입으로 찬탄하며 말했다.
‘참으로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이 누이의 변재(辯才)와 혜명(慧明)은 높고 높다. 널리 펴는 법음(法音)의 소리는 온화하고 우아하니 반드시 부처님의 위신력일 것이다. 장차 이가 여래의 화현(化現)임을 의심하지 않으리라.’ - 011_0259_a_02L爾時,賢者須菩提,而口歎曰:“至未曾有!是姊辯才慧明巍巍,所頒宣法音聲和雅,必佛威神,將是如來,所化不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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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그 여인은 수보리의 마음과 생각의 본말을 알고 수보리에게 말했다.
“지금 현자께서 알고 있는 바를 잘 관찰하십시오. 사문의 법은 분계(分界)를 떠나고 경토(境土)가 없으며, 집착이 없고 속박이 없으며, 또한 해탈도 없습니다. 마음에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기를 ‘반드시 여래의 화현이다’라고 하였는데, 진실로 말한 바와 같습니다. 지금 내가 관찰하니 여래가 화현하여 여자의 모습을 나타내었으나 모두가 본래는 없는 것입니다. - 011_0259_a_06L於時彼女知須菩提心念本末,報須菩提:“如今賢者,所識察之,其沙門法,離於分界,無有境土,無著無縛,亦無所脫。心自念言:‘必如來化。’誠如所云,今吾觀身如來所化,現作女像,悉了本無。
- 왜냐하면 여래ㆍ지진(至眞)께서 근본이 없음을 밝게 아시니 나의 몸도 근본이 없어 평등하기가 다름이 없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의 화현이라 합니다. 여래의 색(色)이 본래 없으면 나의 색도 본래 없으니 두 가지가 없는 것 역시 그러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여래의 화작(化作)에는 고통ㆍ행(行)ㆍ식(識)이 모두 본래 없는 것입니다. 5음(陰)이란 본래 자연과 같아 넓고 끝이 없어서 모두 본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의 화작(化作)이라 합니다.
- 011_0259_a_11L所以者何?如來、至眞解暢本無,吾身本無,等無有異,由是之故,如來所化,如如來色本無,我色本無,無二亦復然矣,以是之故,如來所化。痛痒行識,皆爲本無,五陰本同,自然無際,悉爲本無,以是之故,如來所化。
- 여래가 본래 없으니 일체 중생도 본래 없으며, 모든 성현(聖賢)도 본래 없으며 나의 몸도 본래 없는 것이 그와 같아서 다름이 없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의 화작이라 합니다. 여래가 본래는 없으며 모든 법도 역시 본래 없으며 일체의 도의(道義) 또한 본래 없으며, 몸 또한 본래 없고 몸은 자연과 같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의 화작이라 합니다. 여래는 본래 없으니 모두 생기는 바도 없고 처소도 없습니다. 여래는 본래 없으니 모두 생기는 바도 없고 소멸함도 없으며, 나의 몸도 본래 없으니 일어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의 화작이라 합니다.
- 011_0259_a_16L如來本無,一切衆生其元本無,諸聖本無,吾身本無,等無有異,以故名曰如來所化。如來本無,一切諸法亦復本無,一切道義亦復本無,身亦復本無,身同然,以是之故,如來所化。如來本無,悉無所生,無有處所,如來本無,悉無所生亦無所滅,吾身本無,不起不滅。以是之故,如來所化。
- 011_0259_b_01L여래가 본래 공(空)하여 일체 환(幻)과 같으며, 나의 몸도 본래 없고, 본래 없음이 자연과 같아서 본래 공(空)하여 일어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의 화작이라 합니다. 여래의 화작은 일체가 본래 없어서 일체 중생은 처소가 없으며, 모든 법도 본래 없어서 근본 진실을 찾아도 진실은 본래 없고 평등하기가 다름이 없이 모두 비어서 형상이 없습니다. 또 수보리여, 요점을 들어 말하자면 모든 법은 다 본래 없이 머뭅니다. 나는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의 화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 011_0259_b_01L如來本空一切如幻,吾身本無,本無同然,本空不起不滅,以是之故,如來所化。如來所化一切本無,一切衆生本無處所,諸法本無,其本審諦眞實本無,等無有異,悉虛無形。又,須菩提!擧要言之,一切諸法皆住本無,吾以是故,如來所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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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수보리가 그 여인에게 물었다.
“지금 누이께서는 어떻게 부처님의 성스런 위신력(威神力)으로써 내 마음의 생각을 아신 것입니까? 자신의 힘으로써 밝게 본 것입니까?” - 011_0259_b_07L時須菩提問其女言:“云何?今姊以佛聖威,知我心念?爲以己明見之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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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이 대답했다.
“지금 수보리께서는 타인과 중생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압니까? 성문ㆍ연각이나 모든 보살의 무리나 다섯 가지에 신통한 선인(仙人)이나 불교 이외의 학문인 이법(異法)은 다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때에 맞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존자 수보리가 타인이나 중생의 마음과 생각을 알게 된다면 이러한 까닭으로 역시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그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천하의 모든 중생이 일월(日月)이나 큰 횃불이나 등불, 시방의 많은 불길로 인하여 여러 광명이 있게 되어 이를 연유로 모든 색(色)을 보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 011_0259_b_09L其女答曰:“今須菩提,能知他人衆生心所念乎!聲聞、緣覺、諸菩薩衆、五通仙人、外學異法,皆佛威神而有所知。所以者何?一切應時,從佛受教。如今尊者須菩提,知於他人衆生心念,以是之故,亦佛威神而能知之。猶如天下一切衆生,因以日月大炬燈火,十方衆焰諸有光明,緣睹諸色。
- 이와 같이 수보리여, 모든 불제자(佛弟子)가 중생의 마음을 보게 되는 것도 성현의 지혜로써 비추는 것이며, 어리석음과 무명 번뇌를 소멸하여 도의 밝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다 부처님의 위신력입니다.”
- 011_0259_b_17L如是,須菩提!諸佛弟子見衆生心,照以聖慧,消愚癡冥,使逮道明,皆佛威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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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현자 수보리가 그 여인에게 말했다.
“오직 나를 위해 설법하셨습니다. 지금 여인께서는 누구를 위해 어디로부터 왔기에 이런 변재가 있는 것입니까?” - 011_0259_b_19L於時,賢者須菩提謂其女曰:“唯爲我說,今女爲誰,從何而來,乃有此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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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대답했다.
“수보리여, 가령 어떤 사람이 여래의 화신인 지금의 당신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를 묻는다면 이때 화불(化佛)은 무엇이라 대답하겠습니까?” - 011_0259_b_21L女答須菩提:“假使有人問如來化:‘今汝爲誰?從何而來?’於時化佛以何發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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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대답할 바가 없습니다.” - 011_0259_b_23L須菩提答曰:“無所發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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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59_c_01L그 여인이 말했다.
“이와 같이 수보리여, 화현은 자연히 모든 법상(法相)을 압니다. 일체는 그와 같아서 아는 것이 없습니다.” - 011_0259_c_01L其女答曰:“如是,須菩提!其化自然解諸法相,一切如是,亦無所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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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지금 인자(仁者)에게 묻겠습니다. 학업(學業)을 위해서입니까, 범부를 위해서입니까, 나한(羅漢)을 위해서입니까? 만약 이렇게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 011_0259_c_03L女又問曰:“今問仁者:‘爲有學業?爲是凡夫?是羅漢乎?若作是問,以何答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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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나는 학업도 아니며 또한 범부도 아니며 또한 나한도 아닙니다.” - 011_0259_c_05L須菩提答曰:“吾非學業,亦非凡夫,亦非羅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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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이 물었다.
“지금 수보리께서는 심상(心相)에 의지하여 나에게 답하는 것입니까?” - 011_0259_c_06L其女問曰:“今須菩提,以心相倚,而答我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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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대답하고 수보리가 말했다.
“여인은 어떻게 나에게 답하겠습니까?” - 011_0259_c_07L報曰:“如是。”須菩提曰:“女何報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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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말했다.
“만약 깊은 산중에서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서로 마음을 써서 대답하겠습니까?” - 011_0259_c_08L女曰:“若深山中,閒所呼聲乎?以用心意,而相答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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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했다.
“아닙니다. 울림은 허공으로 인해서 소리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 011_0259_c_09L答曰:“不也!響因虛空,而有其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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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말했다.
“수보리 같으면 어떻게 이치에 이르겠습니까? 법행(法行)을 인연해서 도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증명(證明)을 세움으로 인해서 도덕을 성취하여 머무는 것이 마땅합니다. 음성이란 본래 없으며, 나의 말도 역시 그러하며, 모두가 또한 본래는 없습니다.” - 011_0259_c_10L女曰:“如須菩提豈可逮致乎?緣其法行,得入道耶?因立證明,成就道德,而可處當也。音聲本無,吾我言辭亦復如是,悉亦本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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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허공에서 자연히 소리가 있어 이 말을 찬탄하였다.
여인은 이 말을 하며, 수보리로 하여금 멀리 허공의 자연히 울리는 소리를 듣게 하고는 널리 퍼뜨리며 대답했다.
“인자께서 ‘나는 학업도 아니며, 또한 범부도 아니며, 또한 나한도 아니다’라고 하였는데, 어떤 법을 가지고 행하기에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삼매에 이르고 나한에 이르렀습니까?” - 011_0259_c_14L時虛空中,自然有音,歎於此辭。女說是言,令須菩提遙聞虛空自然之音,宣揚答曰:“向者仁言,吾非學業、亦非凡夫、亦非羅漢。行得執持何法,諸漏已盡,至於等時,以致羅漢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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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만약 여래의 화신이 행하여 처소를 얻는다면 내가 가지는 행도 마땅히 그와 같습니다.” - 011_0259_c_18L須菩提答曰:“若如來化行得處所,我執持行其宜若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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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이 대답했다.
“인자(仁者) 수보리께서는 나한이 아닙니까? 모든 번뇌를 다하지 않았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인자(仁者)가 공(空)을 행하는 것이 성문 가운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습니다.” - 011_0259_c_20L其女答曰:“仁須菩提,非羅漢乎?諸漏不盡耶?佛歎仁者諸聲聞中行空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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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나는 나한도 아니며 모든 번뇌도 다하지 못했으며, 또한 공을 행하지도 않고 제일이라고 찬탄하지도 않습니다.” - 011_0259_c_22L須菩提答曰:“吾非羅漢,諸漏不盡,亦不行空,不歎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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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60_a_01L여인이 또 물었다.
“현자여, 마음의 즐김을 감당하겠습니까? 어째서 스스로 과오를 저질러 거짓말을 합니까?” - 011_0259_c_23L女又問:“賢者心樂堪任,云何自誤而竊妄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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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가령 나의 견해가 모든 법을 알고 통달해서 이미 나한을 얻고,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세존께서 공을 행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찬탄하신다고 한다면, 이것이 곧 내가 거짓말과 두 가지 말을 하는 것[兩舌]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나는 법도 알지 못하고, 있는 바도 보지 못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며, 지극한 정성으로 말한 것입니다.” - 011_0260_a_02L須菩提答曰:“假使我見,智達諸法,已得羅漢,衆漏已盡,世尊歎詠行空第一,爾乃我墮妄語兩舌。我不知法、不睹所在,以是之故,不爲妄言,所言至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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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인자(仁者) 수보리여, 이 모든 천자(天子)들은 진제(眞諦)를 보는 자로서 문 아래에 모여 이 경법(經法)을 듣고는 인자께서 진실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 011_0260_a_06L女又問曰:“仁者須菩提!此諸天子,其見諦者來會門下,聽受經法,謂仁不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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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만약 진제를 보는 자라면 모든 하늘[諸天]과 세인(世人)을 속일 수가 없습니다.” - 011_0260_a_08L須菩提答曰:“其見諦者,諸天世人莫能欺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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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현자여, 만약 보는 바가 있다면 지성(至誠)이 아닙니다.” - 011_0260_a_09L女又問曰:“賢者若有所見,爲不至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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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물었다.
“보는 바가 있으면 진제가 아닙니까?” - 011_0260_a_10L須菩提問曰:“其有所見,爲不諦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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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말했다.
“진실로 진제는 보려 해도 볼 수가 없습니다.” - 011_0260_a_11L女曰:“其睹誠諦,不可見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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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장로 수보리께서는 진제를 보십니까?” - 011_0260_a_12L女又問曰:“耆年須菩提,能見眞諦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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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가령 여인의 말과 같다면 나는 모든 속이는 업(業)도 보지 못하는데 하물며 지성(至誠)의 진제를 보겠습니까? 왜냐하면 일체는 모두 공(空)이기 때문입니다.” - 011_0260_a_13L須菩提答曰:“假如女言,我悉不見欺詐之業,況復睹見至誠諦耶?所以者何?一切皆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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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수보리는 그 여인에게 말했다.
“말씀하신 지성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 011_0260_a_15L於時,須菩提謂其女曰:“所言至誠,爲何謂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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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대답했다.
“오직 수보리께서 말씀하신 지성이란, 일체의 법에는 생겨남이 없으며, 지성을 본다는 것은 곧 전도(顚倒)를 보는 것입니다.” - 011_0260_a_16L女答曰:“唯須菩提!所云至誠,於一切法悉無所生,其見誠者,則睹顚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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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여인에게 물었다.
“누구를 위하여 이와 같은 교법(敎法)을 설하십니까?” - 011_0260_a_18L須菩提問:“女爲誰,說斯如是言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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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이 대답했다.
“오직 수보리여, 전도에 처해 있으면서도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진제를 보는 것도 일으키지 않는다면 이것이 진제(眞諦)이며, 전도에 처해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진제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 011_0260_a_19L其女答曰:“唯,須菩提!處在顚倒,不起塵勞、不起見諦,乃爲眞諦,以睹在倒,不見眞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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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60_b_01L이때 모든 천자가 문 아래에 모여 있으면서 이 여신(女身)의 미묘한 업(業)을 보고는 여인에게 머리를 숙이고, 수보리에게 예를 올리고 입으로 그 말을 선양하였다.
수보리가 직접 이 여인을 보고 그 변재를 듣고는 각자 찬탄하며 말했다.
“선리(善利)와 끝없는 경사[慶]를 얻었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듣고 독실한 믿음으로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도 다시 만나기 어려운데, 하물며 좋아하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는 것이겠습니까? 그 덕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 011_0260_a_21L時諸天子會在門下者,睹其女身微妙之業,則稽首女,禮須菩提,口宣斯言:“聞須菩提親睹此女,聽其辯才。”各自歎曰:“爲得善利無極之慶,若聞是教,篤信愛樂,亦復難遇,況復好喜,而奉行者,德不可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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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다시 수보리에게 말했다.
“만약 이 대지(大地)와 같이 한다면 참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깨끗함과 깨끗하지 못함, 깨끗한 향내와 더러운 냄새도 더하거나 감소하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행자(行者)가 평등한 마음을 닦으려면 모든 괴로움과 즐거움을 참고 나아가거나 물러나지 않아야 합니다. 마치 깨끗한 물이 씻어내지 않는 것이 없지만, 깨끗함과 깨끗하지 못한 물건을 미워하거나 사랑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 011_0260_b_04L女復謂須菩提:“猶如斯地無所不忍,淨與不淨,香潔臭穢不以增損。若有行者,修平等心,悉忍苦樂,不以進退,猶如淨水無所不洗,淨不淨物,不以憎愛。
- 행자(行者)도 이와 같아서 마음을 물과 같이 하여 여러 가지 악과 세 가지 때[垢]의 더러움을 씻어 제거하되, 선악에 있어서 보태거나 덜어내는 것을 쓰지 않아야 합니다. 마치 불길이 있는 곳을 다 태워도 거취(去就)하는 바가 없듯이, 행자도 그와 같이 화복(禍福)을 소멸하여 없애고 두 가지 어려움을 만나도 평등하여 더하거나 덜어냄이 없어야 합니다. 마치 바람이 일고 있는 곳에 회오리치더라도 사랑하거나 미워하지 않듯이, 행자도 그와 같아서 만약 괴로움과 즐거움, 현명함과 어리석음, 깨끗함과 더러움을 만나더라도 더하거나 덜어내지 않아야 합니다.
- 011_0260_b_09L行者如是,心猶若水,洗除衆惡三垢之穢,在於善惡,不用增損。猶若火然,在所燒盡,無所去就。行者如是,消除禍福,若遭二難,等無增損。猶若風起,在所而飄,不有愛惡。行者如是,若遇苦樂賢愚淨穢不以增損。
- 비유하면 허공은 참지 않는 것이 없으나 허공은 참는다, 참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이, 행자도 이처럼 마음이 평등하여 허공이 더하거나 덜어냄이 없는 것처럼 선과 악을 만나더라도 기뻐하거나 화내지 않아야 합니다. 마치 교량이나 배[船]는 모든 사람들이나 왕자(王者)ㆍ소인(小人),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 다 그것을 경유하여 건너가도 분별하는 바가 없듯이, 평등한 마음을 행하는 자도 역시 그와 같아서, 뜻을 교량이나 배같이 하여 성내거나 기뻐함이 없고, 원수나 벗의 차별[二]이 없어야 합니다.
- 011_0260_b_14L猶若喩空靡所不忍,空不念,是忍與不忍。行者如是,心平如空,無有增損,所値善惡,不以喜怒。猶如橋舩,一切衆人,王者、小人、貧富、尊卑,皆由之度,無所分別。行等心者亦復如是,志若橋舩,無有瞋喜,怨友無二。
- 011_0260_c_01L밝은 지혜의 현사(賢士)는 범부에게 인욕하며 성스러운 지혜로 마음이 편하고 고요하여 마음에 두 가지를 두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수보리여, 성내고 싫어하며 원한의 마음이 일어나면 학사(學士:비구)와 같이 모두 그것을 참고 분노로 갚지 않음으로써 성냄과 원한을 없애는 것이 마치 불이 타오를 때 기회를 찾아 그것을 소멸시켜 왕성하지 않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수보리여, 만약 탐욕과 번뇌가 타오르면 그 마음을 제어하고 조복시켜 달아나지 않게 해야 이에 올바른 선정에 이르게 됩니다.”
- 011_0260_b_20L明智賢士,忍於凡夫,聖慧坦然,心不有二。所以者何?若須菩提,發起瞋恚、厭恨之心,同於學士,皆當忍之,不當怒報也,令不瞋恨,猶如火熾,尋時滅之,不當使盛。如是,須菩提!若貪欲興塵勞然熾,制伏其心,令不馳逸,乃逮正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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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현자 수보리가 그 여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떠한 뜻을 구하기에 이와 같은 사자후(師子吼)를 합니까?” - 011_0260_c_03L爾時,賢者須菩提問其女曰:“汝何志求,而乃如是師子吼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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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이 대답했다.
“만약 뜻을 구하는 것이 있다면 사자후를 펼 수가 없습니다. 뜻을 구함이 없기에 사자후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하는 바가 있으면 전도(顚倒)에 떨어지고, 전도에 떨어지면 사자후는 없습니다. 뜻을 구하는 바가 있으면 곧 몸을 탐내는 것이어서 문득 제견(諸見)에 떨어지므로 사자후는 없게 되는 것입니다. 또 현자께서 ‘당신은 어떤 뜻을 구하기에 이와 같은 사자후를 합니까?’라고 물었는데, 현자께서는 무엇을 구하기에 번뇌가 다하고 마음이 해탈한 것입니까?” - 011_0260_c_05L其女答曰:“若有志求,未曾能暢師子吼也。其無志求,乃師子吼。所以者何?有所求者,則墮顚倒,以墮顚倒,無師子吼,有所志求,便爲貪身,輒墮諸見,無師子吼。又賢者問女:‘何志求而乃如是師子吼乎?’賢者何求漏盡意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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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여인에게 대답했다.
“누이여, 그것을 알고자 합니까? 뜻을 구함이 없어야 해탈에 이릅니다.” - 011_0260_c_11L須菩提答女:“姊欲知之,不用志求,而致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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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말했다.
“장로께서는 본래 뜻에 구하는 것이 없어서 번뇌가 다하고 마음이 해탈에 이르렀습니까? 나 역시 그처럼 이르는 바가 없이 이르렀습니다. 그 법계(法界)라는 것은 행하되 얻는 바가 없습니다.” - 011_0260_c_12L女又答曰:“耆年本時,無所志求,致得漏盡意解乎!吾亦如是,逮無所逮,其法界者,行無所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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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말했다.
“지금 여인을 관찰하니 필시 뜻이 대승(大乘)임을 끝내 의심할 것이 없습니다. 이런 연유로 크게 사자후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거동이나 나아가고 머묾, 언담(言談)이 대승의 학문과 같습니다.” - 011_0260_c_15L須菩提曰:“如今觀女,必志大乘終無疑也,以是之故,大師子吼,擧動、進止、言談,以類大乘之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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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또 물었다.
“어떻게 대승의 행적과 거동, 나아가고 머묾이 어떤 종류인지를 아십니까?” - 011_0260_c_17L女又問曰:“豈能識別大乘行迹、擧動、進止,爲何等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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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여인에게 대답했다.
“성문은 비록 듣는다 해도 대승이 본 바를 널리 펼 수가 없습니다. 오직 여인만이 대승을 자세히 말하는 것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행하는 바가 깊고 묘하여 널리 분별할 수 있습니다.” - 011_0260_c_19L須菩提答女曰:“聲聞雖聽,不能頒宣大乘所睹,唯女堪任敷演大乘,所行深妙,廣爲分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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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61_a_01L여인이 말했다.
“현자여, 대승이라는 것은 걸리는 바가 없고 지혜에 가리고 덮이는 것이 없습니다. 그 밝음에는 두 가지가 없다는 것은 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마치 해와 달이 모든 하늘에서 쉬지 않고 운행해도 스스로는 자유로워 걸리는 것이 없고 가리는 것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허공에 머물면서 빠르게 운행하여 천하를 유람하고 두루 4역(域)을 편력하면서 염부제(閻浮提)를 비추어 중생을 이롭게 하고 밝음을 받게 해 골고루 은혜를 입지 않음이 없게 합니다. 대승도 이와 같아서 보살[正士]이 널리 배워서 걸리는 바가 없고 능히 가리는 것이 없는 것은 그 마음이 평등에 머물되 머무는 바 없이 머물기 때문이며, 그 마음은 6바라밀[六度無極]을 봉행하면서 시방에 나타내 보여 일체의 법을 밝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대승이라 합니다. - 011_0260_c_21L女曰:“賢者!其大乘者,無所罣㝵,慧無陰蓋,其明無二,此之謂也。猶日月前健行諸天,自恣無㝵,無能蔽者,住於虛空,而飄疾行,所遊天下,周遍四域,照閻浮利衆生蒙明,莫不被荷。大乘如是,正士廣學,無所罣㝵,無能蔽者,其心等住,住無所住,其心奉行六度無極,顯示十方一切法明,故曰大乘。
- 전륜왕(轉輪王)이 유행(遊行)하는 처소인 4역(域)에 거처할 때 보살ㆍ대사(大士)와 약간의 종성(種姓)이 이르지만 중생류 가운데 사행(邪行)을 하는 무리가 있으나 평등하게 자비심을 닦습니다. 그 대정사(大正士)도 이와 같이 이르는 곳마다 능히 홀로 걸으며 사문(沙門)ㆍ범지(梵志)ㆍ제천(諸天)의 백성과 군국(郡國)ㆍ현읍(縣邑)ㆍ주역(州域)ㆍ대방(大邦)의 중생을 이익되게 하며, 보살은 항상 4은(恩)의 업을 행하여 일체를 섭수하여 구제하며 약간의 경(敬)을 닦기 때문에 대승이라 합니다.
- 011_0261_a_06L猶轉輪王所遊行處,輒居四域,菩薩大士,至若干種衆生類中,在衆邪行,等修慈心。其大正士如是,所至到處,常能獨步,沙門、梵志、諸天、人民,郡國、縣邑、州域、大邦,利益衆生,菩薩常行四恩之業,救攝一切,修若干敬。故曰大乘。
- 모든 천(天)과 용신(龍神)ㆍ건답화(揵沓惒:건달바)ㆍ아수륜(阿須輪:아수라)ㆍ가류라(迦留羅:가루라)ㆍ진타라(眞陀羅:긴나라)ㆍ마휴륵(摩休勒:마후라가)ㆍ제석(帝釋)ㆍ범천(梵天)ㆍ사천(四天)ㆍ밝은 지혜의 현성(賢聖)과 보살이 모든 평등하고 바른 행의 근원을 총명하게 이루어 진제(眞諦)에 이르러 성취했기 때문에 보는 이마다 받들어 존경하므로 대승이라 합니다.
- 011_0261_a_12L諸天、龍、神、揵沓和、阿須輪、迦留羅、眞陁羅、摩休勒、釋梵四天、明智賢聖、正士聰達,以諸平等正行之無逮成眞諦,所見奉敬,故曰大乘。
- 011_0261_b_01L그 대승이라는 것은 오직 수보리여, 다함도 없고 태어남도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삼보(三寶)의 교훈을 끊지 않고, 물어서 부처님의 지혜와 도법(道法)의 업을 받고, 성중(聖衆)을 따르고 받들어서 큰 지혜의 밝음으로 중생을 교화하며, 넓은 묘리(妙理)를 잘 갖추고 잡다한 행이 없으며, 참되고 바르게 짓는 일을 깨달아서 모두 6바라밀을 갖추어야 하며, 4은(恩)의 행으로써 위난(危難)과 재액(災厄)을 거두어 구제하고 고요한 도량에서 8정도(正道)와 의지(意止)ㆍ의단(意斷)을 닦고, 받들어 자비가 다함이 없게 하고, 닦아서 번뇌와 슬픔이 없게 하여 견고하게 대도(大道)에 머물며, 일체지(一切智)에서 영원히 두려움과 어려움을 버리고, 많은 악마를 항복받고, 모든 어리석음을 버리고 밝은 지혜를 드러내어 모든 공덕의 근원을 풍부하게 합니다.
- 011_0261_a_16L其大乘者,唯須菩提!而不可盡,悉無所生,不斷佛教三寶之訓,諮受佛慧道法之業,奉順聖衆。以大慧明勸化衆生,善具弘妙無雜碎行,所作眞正,解暢備悉六度無極,以四恩行,救攝危厄,寂然庠序,修八正道、意止、意斷,奉無極慈,修無蓋哀,堅住大道,於一切智,永棄畏難,降伏衆魔,捨諸闇昧,顯智慧明,富衆德本。
- 모든 행이 구족되어 모든 하늘ㆍ백성ㆍ아수륜(阿須倫)이 보고 귀의하며, 많은 악마와 외도[外學]가 항복하지 않음이 없으며, 일체의 성문이나 모든 연각들은 당할 자가 없습니다. 믿지 않는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즐거운 법을 믿게 하며, 자비와 가엾이 여기는 생각으로 모든 성냄과 해치는 이를 품어 안고, 보시로써 인색하고 탐하는 이를 다스리고, 지계(持戒)로써 범금(犯禁)을 다스리고, 인욕으로써 성내는 이를 다스리며, 정진으로써 게으름을 다스리고, 일심(一心)으로써 어지러운 뜻을 다스리며, 지혜로써 어리석음을 다스리고, 재보(財寶)로써 가난을 다스리며, 편안하고 온화함으로써 괴로움과 근심을 다스리고, 환희로써 지혜를 따르기 때문에 대승이라 합니다.”
- 011_0261_b_02L諸行具足,諸天、人民、阿須倫,所見歸命,衆魔、外學,莫不降伏,一切聲聞諸緣覺等,莫能當者。化衆不信,令篤樂法,慈悲愍念諸懷瞋害,以布施攝慳貪,以持戒攝犯禁,以忍辱攝瞋恚,以精進攝懈怠,以一心攝亂意,以智慧攝愚癡,以財寶攝貧窮,以安和攝苦患,以歡悅從明智,故曰大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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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위품(分衛品) - 011_0261_b_09L分衛品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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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현자 수보리가 그 여인에게 물었다.
“대승을 유쾌하게 찬탄하고 행업(行業)을 널리 펴서 본말을 잘 나타내 보였습니다.” - 011_0261_b_10L於時,賢者須菩提問其女曰:“快歎大乘,頒宣行業瑞應本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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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이 대답했다.
“바로 내 몸으로 하여금 1겁이 지나도록 대승을 찬탄한다 해도 그 끝을 얻어서 다 말할 수가 없고 대승의 업도 한량이 없으며, 그 덕이 지순(至淳)하여 공훈(功勳)과 명칭(名稱)은 헤아려 얻을 수가 없습니다.” - 011_0261_b_12L其女答曰:“正使我身,一劫過劫,咨嗟大乘,不能究暢得其邊崖。如大乘業不可限量,其德至淳功勳名稱不可得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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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보리가 그 여인에게 말했다.
“누이여, 나에게 ‘현자여, 무슨 까닭으로 걸식을 행합니까?’라고 물었는데, 여래ㆍ지진께서도 역시 걸식을 하셨습니다. 여래의 인연을 따르고 받드는 것은 가르침을 어기는 것이 아닙니다.” - 011_0261_b_15L又須菩提謂其女曰:“姊問我言:‘賢者何故,而行分衛?’如來、至眞亦行分衛,從如來緣,奉不違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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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이 대답했다.
“오직 수보리여, 모든 부처님의 선권방편(善權方便)을 아십니까? 중생을 교화[開化]시키고자 하기 때문에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 011_0261_b_18L其女答曰:“唯,須菩提!能知諸佛善權方便,欲開化衆故,行分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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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여인에게 물었다.
“여인은 역시 모든 부처님께서 때를 따라서 행한 뜻을 감당할 수 있습니까? 나로서는 그 뜻을 말할 수가 없습니다. 방편을 닦고 권하기 위해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까?” - 011_0261_b_20L須菩提問女:“女亦堪任諸佛若干行隨時之義,吾身不能唯說其意,修權方便,行分衛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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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61_c_01L여인이 다시 대답했다.
“현자여, 다시 들으십시오. 여래ㆍ지진께서는 스무 가지 일로써 법의(法儀)를 관찰하고 걸식을 행합니다. 무엇을 스무 가지라 하면, 첫 번째 몸을 나타내되 색신(色身)의 형상이 미묘하고 단정함이고, 두 번째 여래를 순종하며 걸식의 법을 배우기 때문이며, 세 번째 만약 중생이 있다면 위엄 있는 부처님의 32상(相)을 익히려 하기 때문이고, 네 번째 여래의 몸에 장엄이 구족되었음을 보기 때문이며, 다섯 번째 여법하게 신상(身相)에 80종호가 갖추어졌기 때문이고, 여섯 번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無上正眞道意]을 내게 하기 때문이며, 일곱 번째 여래를 생각하며 걸식하되 여법하게 그것을 본받기 때문이고, 여덟 번째 만약 여래께서 군국(郡國)이나 현읍(縣邑)에 들어가시면 군국ㆍ현읍이 널리 안온함을 얻기 때문이며, 아홉 번째 눈 먼 자는 눈을 얻어 모두가 온갖 색상을 보기 때문이고, 열 번째 귀머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 011_0261_b_22L女復報曰:“賢者復聽,如來、至眞以二十事,觀察法儀,而行分衛。何謂二十?一曰、現己身色形像微妙端正;二曰、順從如來,分衛學法;三曰、若有衆生,欲習嚴佛三十二相;四曰、觀如來身具足莊飾;五曰、如法備悉身相種好;六曰、令發無上正眞道意;七曰、念於如來而行分衛,如法效之;八曰、若如來入郡國縣邑,郡國縣邑普得安隱;九曰、盲者得目,悉睹諸色;十曰聾者得聽,別若干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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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째 마음이 어지럽고 미혹된 자는 그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이고, 열두 번째 벌거벗은 자는 자연히 옷을 얻기 때문이며, 열세 번째 굶주린 자는 식량을 얻기 때문이고, 열네 번째 목마른 자는 물을 얻기 때문이며, 열다섯 번째 병자는 병이 낫기 때문이고, 열여섯 번째 분노도 없고 어리석음도 없기 때문이며, 열일곱 번째 탐욕도 없고 질시도 없기 때문이고, 열여덟 번째 원한도 품지 않으며 화내지도 않고 자만심도 없기 때문이며, 열아홉 번째 마음에 번뇌를 품지 않고 널리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고, 스무 번째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의 종류를 부모의 몸과 같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스무 가지라 합니다.
여래께서 군국이나 현읍이나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행하시는 것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보고 듣는 것을 있게 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려는 것입니다. - 011_0261_c_09L十一曰、心亂迷惑者,伏定其意;十二曰、若裸形者,得自然衣;十三曰、飢得食糧;十四曰、渴得水漿;十五曰、病者得愈;十六曰無怒無癡;十七曰、無貪,無嫉;十八曰、不恨不恚,亦無自大;十九曰、心不懷惱,普愍衆生;二十曰、念無央數衆生之類,如身父母;是謂二十。若使如來入郡國、縣邑、坵聚,行分衛者,令諸衆生,有所見聞,發無上正眞道心。
- 또 수보리여, 세존께서는 큰 슬픔[大哀]으로 오셔서 중생의 무수한 괴로움을 교화하시고 삼계에 이르러서는 때에 따라 구제하고 보호하셨습니다. 여래께서는 그런 뜻을 나타내시고 자재함을 얻었기 때문에 걸식을 행하시는 것입니다.
- 011_0261_c_19L又,須菩提!世尊大哀,來化衆生無數衆苦,悉至三界,隨時救護,如來現義,因得自在故,行分衛。
- 011_0262_a_01L오직 수보리여, 여래께서 군국이나 현읍에 들어가 걸식을 행하실 때 수없는 모든 천ㆍ용신ㆍ건답화ㆍ아수륜ㆍ가류라ㆍ진타라ㆍ마휴륵과 제석ㆍ범천ㆍ사천왕이 모두 시종하면서 받들어 공양하고는 부처님의 위신(威神)을 이어 도심(道心)을 내었습니다.
- 011_0261_c_21L唯,須菩提!如來所入郡國、縣邑行分衛時,無數諸天、龍、神、揵沓和、何須倫、迦留羅、眞陁羅、摩休勒、釋梵四王,皆隨侍之,奉事供養,承佛威神,皆發道心。
- 또 수보리여, 모든 천ㆍ용신ㆍ제석ㆍ범천ㆍ사천왕이 여래를 공양하고 여래의 몸을 보고는 도(道)의 밝음이 끝이 없으므로 고요한 도량에서 마음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여래ㆍ지진께서 밝히신 정전(正典)을 우리들이 받아 가져서 경법(經法)을 받드는 것이 즐거워서 스스로 귀의하게 하려고 여래ㆍ지진께서는 대도심(大道心)을 내셨다. 이런 연유로 걸식을 행하시는구나’라고 합니다.
- 011_0262_a_02L又,須菩提!諸天、龍、神、釋梵四王,供養如來,見如來身,道明無邊,寂然庠序,心自念言:‘至未曾有,如來、至眞所宣正典,我等諮受,所奉經法,愛樂自歸。如來、至眞發大道心,以是之故,而行分衛。
- 오직 수보리여, 관리를 원하고 벼슬을 탐내거나 재물을 좋아하고 부호[豪]에 뜻을 두거나 단정한 모습[色]을 구하거나 권속이 많기를 바라는 수많은 자들이 불세존(佛世尊)께서 전륜왕(轉輪王)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는 것을 보고는 마음에 스스로 생각하기를, ‘부처님을 뵈니 큰 슬픔[大哀]으로 가난한 집에 이르러 걸식을 행하신다. 세상의 영화와 관직을 버리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기 때문에 걸식을 행하신다’라고 합니다.
- 011_0262_a_07L唯,須菩提!如來分衛,無數衆人,慕官貪士、好財志豪,求端正色,欲多眷屬,見佛世尊,捨轉輪王,出家爲道,心自念言:‘睹佛大哀,詣貧匱家,而行分衛,棄世榮祿,發無上正眞道意,故行分衛。‘
- 오직 수보리여, 모든 대존신(大尊神)과 천자(天子)ㆍ범천(梵天)이 부처님의 위신을 이어 여래를 관찰하여 보고는 마음에 스스로 생각하기를, ‘여래께서는 충족하셔서 일찍이 굶주리거나 목마른 적이 없었다. 중생을 가엾이 여기므로 권속과 더불어 걸식을 행하신다. 우리들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정진하여 정각을 이루는 것을 원하고 즐거워하여 권속과 함께 걸식을 행해야겠다’라고 하고는 대도(大道)의 마음을 내게 됩니다.
- 011_0262_a_12L唯,須菩提!諸大尊神、天子、梵天,承佛威神,觀見如來,心自念言:‘如來常充未曾飢渴,用愍衆生故,與眷屬而行分衛,我等慕樂,夙夜精進,成至正覺,與眷屬俱,而行分衛。’作是念已,發大道意。
- 오직 수보리여, 만약 게으르고 나태하여 부지런하지 못한 무리들이 여래께서 군국(郡國)ㆍ현읍(縣邑)ㆍ주역(州域)ㆍ대방(大邦)에 들어오신 것을 본다면 마음속에 희열을 느껴, 머리를 숙여 삼보에 귀의하고 평등심을 내어서 최정각(最正覺)을 원하게 됩니다.
- 011_0262_a_17L唯,須菩提!若懈怠衆懶惰不勤,見於如來入郡國、縣邑、州域、大邦,心中歡悅,稽首自歸,發平等心,慕最正覺。
- 오직 수보리여, 모든 불존(佛尊)을 뵙게 되면 끝내 허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음향(音響)을 듣고 보게 되면 순식간에 도의 근본을 생각하게 되어 구경(究竟)의 깨달음으로 인하여 멸도(滅度)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 011_0262_a_20L唯,須菩提!見諸佛尊終不虛妄,衆人睹聞其音響者,一發意頃,以爲道本,因是究竟得至滅度,以故如來,而行分,衛。
- 011_0262_b_01L오직 수보리여, 여래께서 군국이나 현읍에 들어가시면 모든 속박된 자들과 뇌옥(牢獄)에 갇혀 있는 자들이 해탈을 얻고, 중생이 만약 여래의 명호(名號)를 들으면 성지(聖旨)를 이어 자연히 해탈을 얻어서 자비스런 은혜에 보답하고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됩니다. 이런 까닭으로 걸식을 나타내 보인 것입니다.
- 011_0262_b_01L唯,須菩提!如來入郡國縣邑,諸在繫縛,閉在牢獄,而得解脫,衆生若聞如來名號,承其聖旨,自然得解,欲報慈恩,發無上正眞道意,以是之故,而現分衛。
- 오직 수보리여, 족성자(族姓子)ㆍ족성녀(族姓女)가 만약 여래의 공훈(功勳)의 덕을 듣는다면 명칭을 찬탄하며 나아가 그 이름을 부르며, 받들어 여래에게 별미의 음식이나 의복ㆍ이불ㆍ상(牀)ㆍ와구(臥具)와 기타 다른 것으로 공양을 올리지만, 부모ㆍ형제ㆍ자매나 부녀자와 자손들을 부양해야 한다든지, 인연이 없는 자는 짐짓 가서 여래를 받들어 뵈올 기회가 없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군국이나 현읍에 들어가셔서 걸식을 행하시게 되면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하며 공양을 바치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됩니다.
- 011_0262_b_05L唯,須菩提!族姓子、族姓女,若聞如來功勳之德,歎詠名稱,適承其號,奉上如來餚膳異味,衣被牀臥及他異供,敬護父母兄弟姊妹,夫婦子孫,若無因緣,不得故往奉見如來,以故如來,入於郡國縣邑,而行分衛,心懷踊躍,貢上供養,皆發無上正眞道意。
- 오직 수보리여, 사천왕(四天王)이 여래의 발우를 받들면, 만약 가난한 무리들이 재보(財寶)가 적어서 적게 보시하더라도 여래의 발우를 보면 자연히 가득 차 있고, 큰 부자가 많이 보시하더라도 여래의 발우가 비어 있음을 보게 되니, 스스로 부처님을 받들어 보시하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냅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 011_0262_b_12L唯,須菩提!其四天王,奉如來鉢,若貧窮衆,少於財寶,欲薄布施者,見如來鉢,自然而滿;大財富者,欲廣施者,見如來鉢空,因供施佛,皆發無上正眞道意,以故如來,現行分衛。
- 오직 수보리여, 가령 여래께서 약간의 음식을 취해도 다 가지런히 합착(合著)되며, 백천억의 발우도 다시 한 발우에 합착되지만 섞이지 않는 것은 각각 모두 본래와 같아지기 때문입니다. 무수한 모든 천(天)과 용신ㆍ건답화ㆍ아수륜ㆍ가류라ㆍ진타라ㆍ마휴륵이 여래께서 나타내 보이는 변화를 보고는 일찍이 없었던 선한 마음을 내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됩니다. 이런 까닭으로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 011_0262_b_16L唯,須菩提!假使如來取若干膳,悉齊合著,百千億鉢,還著一鉢,不令雜錯,各如本故,無數諸天、龍、神、揵沓和、阿須倫、迦留羅、眞陁羅、摩休勒,睹於如來變化示現,得未曾有,善心生矣,皆發無上正眞道意,以是之故,而行分衛。
- 011_0262_c_01L오직 수보리여, 여래의 몸은 금강(金剛)의 무량한 복이 모였습니다. 여래의 몸은 생장(生藏)과 숙장(熟藏)이 없으며, 또한 부정(不淨)한 대소변도 없으며, 굶주리거나 목마르지 않으신 데도 걸식을 행하며, 현재 먹고 있어도 들어가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여래의 밝고 큰 지혜와 진정한 법을 보고는 모두 도심을 내게 됩니다.
- 011_0262_b_22L唯,須菩提!如來身者,金剛之數,無量福會,如來身者,無有生藏及與熟藏,亦無不淨大小之便,不用飢渴,而行分衛,現有所食,不睹所入,而見如來,顯明大慧、眞正之法,皆發道意。
- 또 수보리여, 어떤 중생이 여래에게 음식을 베풀되, 많거나 적거나 거칠거나 부드럽거나, 감미롭거나 좋지 못하거나, 바치는 음식은 여래에게 덕의 근본을 심고 복을 세우는 것도 한량이 없고 끝이 없는데, 하물며 중우(衆祐:부처님)가 다함이 없이 멸도(滅度)에 이름이겠습니까. 이런 까닭으로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 011_0262_c_04L又,須菩提!若有衆生,施如來食,多少麤細,甘美不好,所貢上膳,在於如來所種德本,所立福祐,不可限量,無有邊際,況復廣施,受天人福,衆祐不盡,至得滅度,以是之故,而行分衛。
- 또 수보리여, 여래께서 한결같이 삼매정수(三昧正受)에 들면 무수한 신존(神尊)과 모든 천자들과 많은 범천왕과 색행천자(色行天子)가 여래께서 걸식하는 것을 보고는 삼매를 버리지 않고 마음에 스스로 생각하기를, ‘지금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걸식을 행하는 것이지 굶주리거나 궁핍해서가 아니다’라고 합니다. 제천(諸天)과 백성들이 그 뜻과 이익을 보고는 모두 도심을 내는 까닭에 여래께서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 011_0262_c_09L又,須菩提!如來一定三昧正受,無數神尊諸天子等,衆梵天王色行天子,見於如來而行分衛,不捨三昧,心自念言:‘今佛愍哀衆生之故,而行乞食,不用飢乏,諸天人民,睹斯義利,皆發道意,以故如來,現行分衛。’
- 또 수보리여, 여래께서는 항상 현성(賢聖)의 자재함을 생각하여 걸식을 행하며, 탐욕도 질투도 없고 또한 먹지도 마시지도 않습니다. 모든 신자(信者)를 위하여 경도(經道)를 널리 펴서 출가하여 교화를 배우려는 족성자ㆍ족성녀 때문에 걸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일찍이 먹고 마신 적이 없고 굶주린 자는 스스로 도덕(道德)에 이르지 못하므로 이들로 하여금 소원하는 바를 빠짐없이 갖추게 하려고 걸식을 나타낸 것입니다.
- 011_0262_c_15L又,須菩提!如來常懷賢聖自在,而行分衛,無有貪嫉,亦不飮食,爲諸信者,頒宣經道,令出家學,化族姓子女故,行分衛。未曾飮食,其飢饉者,不能自致至於道德,欲令此等所願具足,故顯分衛。
- 또 수보리여, 여래께서는 현성(賢聖)을 생각하여 스스로 걸식을 행하며, 모든 어질지 못한 것을 구제하고 여러 장애를 제도하여 집착함이 없게 하여 대도(大道)의 한없는 지혜에 이르게 합니다.
- 011_0262_c_20L又,須菩提!如來執懷賢聖,自行分衛,救諸不賢,濟衆罣㝵,使無所著,令興大道,至無極慧。
- 011_0263_a_01L또 수보리여, 여래께서는 미래 세상의 변방 땅의 모든 나라를 가엾이 생각하기 때문에 걸식을 행하여 후세에 도법(道法)을 믿지 않는 자가 없게 합니다. 장자(長者)나 범지(梵志)가 마음에 스스로 ‘이들 성사(聖師)께서는 걸식을 행하지 않았는데, 제자들은 무슨 까닭으로 함부로 걸식을 하는가?’라고 생각하고는 모든 비구와 비구니를 보고는 화를 내며 기뻐하지 않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부처님께서 걸식을 나타내 보이면, 마음에 스스로 ‘부처님께서는 위없이 존귀하신 분이신데도 중생을 가엾이 여겨 걸식하시니 제자도 그것을 본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하고는, 공양하는 것을 찬탄하며 손으로 스스로 짐작하여 비구에게 보시합니다. 이들 학사(學士)가 부처님의 지극한 가르침을 이어서 걸식을 행하게 되면 그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든 비구와 비구니에게 공양하게 됩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걸식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 011_0262_c_22L又,須菩提!如來愍念將來之世邊地諸國,故行分衛,得無後世不信道法長者、梵志,心自念言:‘此等聖師,不行分衛,弟子何故,橫行乞食?’見諸比丘及比丘尼,懷恚不喜。由是之故,佛現分衛。心自念言:‘佛無上尊愍衆分衛,弟子法之,因供咨嗟,手自斟酌,施與比丘,此等學士,承佛至教,而行分衛。’見之欣然,供養一切比丘、比丘尼。以故如來,而現分衛。
- 또 수보리여, 모든 제왕이나 태자ㆍ장자ㆍ범지ㆍ대신ㆍ백관과 모든 자식들이 위없이 바르고 진실하신 여래께서 걸식하지 않는 것을 보게 되면, 만약 많은 사람이 도법(道法)을 즐겨 믿어서 집을 버리고 부처님의 말씀을 행하여 사문이 되어도 ‘우리들 가문의 성(姓)은 호족의 존귀한 출신으로 사문이 되었는데 도리어 서민이나 가난한 집이나 비천한 이들에게 걸식할 수 있겠는가?’ 하며 걸식을 부끄럽게 여길 것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 걸식을 행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에 스스로 ‘여래 대덕께서는 마치 허공과 같으신 데도 가엾이 여겨 걸식을 행하시는데 하물며 우리들이겠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모든 하열함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걸식을 행하는 것을 즐겨하게 됩니다.
- 011_0263_a_09L又,須菩提!諸王帝主、太子、長者、梵志、大臣、百官諸子,見於如來、無上正眞,不乞食者,若有衆人,信樂道法,棄家行學,而作沙門,恥於分衛:‘我等家門姓貴豪尊,出爲沙門,反從庶民、貧家、下劣,乞分衛乎?’以故如來,現行分衛,心自念言:‘如來大德,猶如虛空,愍行分衛,況我等乎?念此不慚,哀諸下劣,樂行分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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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보리여, 여래께서는 널리 세상의 습속(習俗)을 따라서 그들을 교화합니다. 그 즐거움을 권하려는 까닭으로 각 중생을 따라서 마땅히 변화하는 법의 이치를 받게 하여 도의 가르침을 줍니다. 여래께서 각자를 따라서 그것을 건립(建立)하되 그 방편으로 말미암아 일찍이 굶주리거나 허기짐이 없고, 여러 가지 재앙이나 기갈의 어려움이 없었으며, 지치는 일도 없고, 인색하거나 질시함도 없으며, 모든 악이 없고 모든 의혹을 끊었습니다.
이와 같이 수보리여, 여래의 이러한 한량없는 방편으로 중생을 구제하려는 까닭에 걸식을 행하여 어둡고 막힌 것을 제도하여 도의 밝음을 보게 한 것입니다.” - 011_0263_a_17L又,須菩提!如來普隨世閒習俗,而勸化之,因其勸樂,各從衆生,應受化律而授道教,如來各隨而建立之,緣其方便,未曾飢虛,無有衆患飢渴之難,不以羸劣,無有慳嫉,無有衆惡,決諸疑網。如是,須菩提!如來以此無量方便,欲救衆生,故行分衛,度衆闇塞,使見道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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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63_b_01L여인이 수보리에게 말했다.
“현자께서는 때에 따르는 방편으로써 이러한 대애(大哀)를 사용하고 이와 같은 중우(衆祐)의 청정을 닦아서 걸식을 행할 수 있습니까?” - 011_0263_b_01L女謂須菩提:“賢者寧能以是隨時方便,用斯大哀,如此衆祐,建修淸淨行,分衛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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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가 대답했다.
“누이여, 나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마치 일체의 들여우ㆍ토끼ㆍ사슴들ㆍ작은 벌레들은 백수(百獸)의 왕인 사자를 감당할 수 없어 혼자 걸어가도 그 앞에 나타나서 사자후를 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일체의 성문이나 연각승은 여래의 위신ㆍ예절과 선권방편(善權方便)을 감당할 수 없는데 어찌 일체의 대자대비를 펴겠습니까?” - 011_0263_b_04L須菩提答曰:“姊,我不堪任,猶如一切野狐、狸兔、衆鹿、麼虫,不能當任師子獸王,不能獨步,而現其前,師子吼也。如是,一切聲聞、緣覺之乘,不任如來威神禮節善權方便,普安一切大慈大哀。”
- 여인이 이 선권방편과 여래의 대비심을 설했을 때 그 여인의 부모와 장자와 집안의 어른과 아이 및 나머지 장자들이 집 안에 들어와서 이 설법을 듣고는 2만 8천의 사람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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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63_b_09L女說此善權方便、如來大哀時,其女父母長者,家中大小及餘長者,來入舍中,聞所說法,二萬八千人,皆發無上正眞道意。
順權方便經卷上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