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241_T_001
- 011_0503_a_01L입법계체성경(入法界體性經)
- 011_0503_a_01L入法界體性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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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 천축(天竺) 사나굴다(闍那崛多) 한역
변각성 번역 - 011_0503_a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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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사자굴산(耆闍崛山)에서 대비구(大比丘) 대중 5백 사람과 함께 계셨다. 그때에 문수사리(文殊師利) 동자(童子)는 초저녁에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부처님의 별문(別門)에 서 있었다.
이때에 여래께서 삼매에 머무셨다. 그때에 세존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문수사리동자가 별문 밖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들어오라. 그대는 들어오라. 안으로 들어오고 밖에 서 있지 말라.” - 011_0503_a_03L爾時,婆伽婆在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爾時,文殊師利童子於夜初分來詣佛所,到已,在佛別門而立。是時,如來住於三昧。爾時,世尊從三昧起,見文殊師利童子住別門外,見已告言:“文殊師利!汝來,汝來,入內莫住於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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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문수사리동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즉시 부처님 처소에 들어갔다. 그곳에 이르고서는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 011_0503_a_10L爾時,文殊師利童子聞佛告已,白佛言:“善哉!世尊。”卽詣佛所,到已頂禮佛足,卻住一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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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동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자리에 앉아라.”
이때에 문수사리동자가 말하였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지시를 받겠습니다.”
그리고는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한쪽에 앉았다. - 011_0503_a_12L爾時,世尊告文殊師利童子:“汝可就坐。”時文殊師利童子言:“善哉!世尊,唯然受教。”向佛合掌,卻坐一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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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문수사리동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세존께서는 어떤 삼매에 계시다가 일어나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삼매가 있나니, 그 이름은 보적(寶積)이다. 그러기에 나는 그때에 이 삼매를 행하였었고 그로부터 일어났느니라.” - 011_0503_a_15L於時,文殊師利童子白佛言:“世尊!今者世尊住何三昧,而從起耶?”佛告文殊師利:“有三昧名曰寶積,然我於時行此三昧,而從彼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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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부처님께 또 여쭈었다.
“무슨 인연으로서 이 삼매를 보적이라 이름합니까?” - 011_0503_a_19L文殊師利復白佛言:“以何因緣,名此三昧爲寶積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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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3_b_02L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큰 마니(摩尼) 보배 구슬을 잘 갈아 빛이 나게 하고서 깨끗한 곳에 두면 그 있는 곳을 따라 다함이 없는 진보(珍寶)가 나오느니라.
이와 같이 문수사리여, 내가 이 삼매에 머물러서 동방(東方)을 관찰하되 한량없는 아승기(阿僧祇) 세계에 현재 여러 부처님ㆍ여래ㆍ아라하(阿羅呵)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를 보며, 이와 같이 남ㆍ서ㆍ북방과 네 간방[四維]과, 위 아래인 이와 같은 10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를 내가 모두 다 보나니, 모든 여래도 이 삼매에 머물러서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느니라. - 011_0503_a_20L佛告文殊師利:“譬如大摩尼寶,善磨瑩已安置淨處,隨彼地方,出諸珍寶,不可窮盡。如是文殊師利!我住此三昧,觀於東方,見無量阿僧祇世界現在諸佛、如來、阿羅呵、三藐三佛陁,如是南、西、北方、四維、上下,如是十方無量阿僧祇世界,我皆現見,是諸如來住此三昧爲衆說法。
- 문수사리여, 내가 이 삼매에 머물러서 한 법도 법계(法界) 아닌 것을 보지 못했노라. 문수사리여, 또 이 삼매를 실제인(實際印)이라 이름하나니, 만일 순일하고 정직한 선남자(善男子)ㆍ선여인(善女人)으로서 이 삼매를 행하는 자는 변재(辯才)가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 011_0503_b_07L文殊師利!我住此三昧,不見一法然非法界。文殊師利!又此三昧,名實際印。若有純直男子、女人,行此印者辯才不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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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변재(辯才)가 있고 가타(伽陀)를 닦았으며 변재를 압니다.”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어떻게 변재를 아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비유컨대 저 마니 보배가 다른 곳에 의지하지 않고 실제(實際)에 의지하여 머무름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일체 모든 법도 또한 머무른 바 없고 오직 실제에 의지하여 머무릅니다.” - 011_0503_b_10L文殊師利言:“世尊!我有辯才,修伽陁我知辯才。”佛言:“文殊師利!汝云何知辯才?”文殊師利言:“世尊!譬如彼摩尼寶不依餘處,還依寶際而住。如是世尊!一切諸法更無所住,惟依實際而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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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또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실제를 아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실제를 압니다.”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실제라 이르느냐?” - 011_0503_b_15L佛復告文殊師利:“汝知實際乎?”文殊師利言:“如是世尊!我知實際。”佛言:“文殊師利!何謂實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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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나의 제[我所際]가 있는 것이 곧 실제며, 범부제(凡夫際)가 있는 것이 곧 실제며, 업(業)과 과보(果報)인 일체 모든 법이 모두 실제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와 같이 믿는다면 바로 진실한 믿음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뒤바뀌게 믿는다면 곧 바른 믿음이요, 만일 그릇된 행(行)을 행한다면 그것도 곧 바른 행입니다. 왜냐하면 바름과 바르지 않음이란 말만 있는 것이지,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011_0503_b_18L文殊師利言:“世尊!有我所際,彼卽實際,所有凡夫際,彼卽實際;若業若果報,一切諸法悉是實際。世尊!若如是信者,卽是實信。世尊!若顚倒信者,卽是正信;若行非行,彼卽正行。所以者何?正不正者,但有言說,不可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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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3_c_02L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행(行)이란 어떤 이치[義]이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행이란 실제를 보는 이치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도를 닦는 것이란 어떤 이치이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도를 닦는 것이란 사유하여 증득하는 이치입니다.” - 011_0503_b_24L佛言:“文殊師利!行者是何義?”文殊師利言:“世尊!行者是見實際義。”佛言:“文殊師利!修道是何義?”文殊師利言:“世尊!修道者思惟證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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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처음으로 수행하는 선남자ㆍ선여인을 위하여 어떻게 설법하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저 모든 선남자ㆍ선여인이 있는 곳에서 아견(我見)을 발하도록 가르치니 그것이 바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탐욕의 모든 허물을 없애라’고 설법하지 않으니, 왜냐하면 이 모든 법의 본성은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기 때문입니다. - 011_0503_c_04L佛言:“文殊師利!汝云何爲初行男子女人說法?”文殊師利言:“世尊!我於彼諸善男子善女人所,教發我見,卽是爲其說法。世尊!我不滅貪欲諸患而爲說法。所以者何?此等諸法,本性無生、無滅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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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만일 실제를 없앤다면 곧 아견(我見)의 생긴 자리[際]를 없애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처음으로 행하는 선남자ㆍ선여인을 위하여 이와 같이 설법하며 불법(佛法)을 받지 않고 범부 법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법에 들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처음으로 뜻을 발한 선남자ㆍ선여인을 위하여 꼭 이와 같이 설법합니다.” - 011_0503_c_09L世尊!若能滅實際,卽能滅我見所生際。世尊!我爲初行善男子、善女人,如是說法,不受佛法,不著凡夫法,於諸法不擧、不捨。世尊!我爲初發意男子、女人,當如是說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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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또 중생을 교화할 때에는 어떻게 설법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색(色)이 생김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또 색이 생기지 않음을 무너뜨리지 않고 설법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역시 생기지 않음을 무너뜨리지 않고 설법하느니라. 문수사리여, 나는 탐욕[欲]ㆍ성냄[瞋]ㆍ어리석음[癡] 등을 무너뜨리지 않고 설법하느니라. 문수사리여, 나는 교화 받을 이들에게 불가사의한 법을 알게 하기 위하여 설법하느니라. 이와 같으므로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이루었노라. - 011_0503_c_14L文殊師利言:“世尊亦爲教化衆生時,云何說法?”佛言:“文殊師利!我不壞色生,亦不壞色不生故說法。如是受想行識亦不壞不生故說法。文殊師利!我不壞欲瞋癡等而爲說法。文殊師利!我爲諸教化者,當令知不思議法,我爲說法;以如是故,我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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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4_a_02L문수사리여, 나는 모든 법을 무너뜨리는 바 없이 위없는 보리를 이미 성취하였으며, 또 생김이 없이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였느니라.
문수사리여, 말한 바 부처란 곧 법계(法界)며 저 모든 두려움이 없는 힘도 또한 법계니라.
문수사리여, 나는 법계에 분수(分數) 있음을 보지 않느니라. 나는 법계에서 이것은 범부의 법이며 이것은 아라한의 법이며 벽지불의 법이며 부처님의 법이라고 보지 않느니라. 그 법계는 수승하거나 기이함도 없고 또 무너지거나 어지러움도 없느니라. - 011_0503_c_21L文殊師利!我無所壞諸法,已得成無上菩提,亦無有生,得成無上菩提。文殊師利!所言佛者,卽是法界,於彼諸力、無畏,亦是法界。文殊師利!我不見法界有其分數。我於法界中,不見此是凡夫法,此是阿羅漢法,辟支佛法及諸佛法。其法界無有勝異,亦無壞亂。
-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항하(恒河), 염마나(閻摩那), 가라발제하(可羅跋提河) 이러한 큰 강들이 바다에 들어가나 그 물은 달라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갖가지 명자(名字)와 모든 법이 법계 에 들어가나 명자와 차별이 없느니라.
- 011_0504_a_05L文殊師利!譬如恒河、若閻摩那、若可羅跋提河,如是等大河入於大海、其水不可別異。如是文殊師利!如是種種名字諸法,入於法界中無有名字差別。
-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갖가지 모든 곡식 무더기에는 차별을 말할 수 없듯이 이 법계에서도 또한 차별된 명자가 없느니라. ‘이것이 있다, 저것이 있다, 이것은 더러운 것이다, 이것은 깨끗한 법이다, 범부다, 성인이다, 모든 부처님 법이다’ 하는 이와 같은 명자를 보여 나타낼 수 없느니라. 이와 같은 법계는 내가 지금 말함과 같나니 이와 같은 법계를 어기거나 거스르지 않고 이렇게 믿고 좋아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문수사리여, 그 거스름과 순종하는 한계의 법계는 두 모양이 없기 때문이니라.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어서 볼 수 없으므로 그 일어나는 곳도 없느니라.”
- 011_0504_a_09L文殊師利!譬如種種諸穀聚中不可說別,是法界中亦無別名,有此有彼、是染是淨、凡夫聖人及諸佛法,如是名字不可示現。如是法界如我今說,如是法界無違逆、如是信樂。何以故?文殊師利!其逆順界、法界無二相故,無來無去,不可見故,無其起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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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이러한 법문을 말씀하시고 나자,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법계에서 나쁜 갈래[惡道]로 향하는 것을 보지 않으며, 또 인간 천상의 길로 향하는 것을 보지 않으며, 또 열반에도 향하지 않습니다.” - 011_0504_a_16L佛說如是法已,文殊師利復白佛言:“世尊!我亦不見法界向惡道,亦不見向人天道,亦不向涅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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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다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너에게 와서 묻되, ‘어찌하여 현재에 여섯 갈래[六道]가 있느냐’라고 이와 같이 묻는다면 너는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 011_0504_a_19L佛復告文殊師利:“若有人來問汝:‘云何現在有於六道?’如是問者,汝云何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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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4_b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묻는다면 저는 마땅히 해설해 주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잠자며 꿈꾸다가 혹 지옥도(地獄道)도 보고, 혹 축생도(畜生道)도 보고, 혹 염마라(閻摩羅)의 사람도 보고, 혹 아수라(阿修羅)의 몸도 보고, 혹 하늘[天處]도 보고, 혹 사람 등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사람이 꿈에서 본 모든 갈래[道]에서의 일이 제각기 다릅니다. - 011_0504_a_21L文殊師利言:“世尊!如是問者,我當解說。世尊!譬如有人睡眠作夢,或見地獄道,或見畜生道,或見閻摩羅人,或見阿修羅身,或見天處,或見人等。世尊!彼人所見夢事,諸道各各別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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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사람이 묻는다면 뜻을 따라 설명하겠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저 여러 중생들이 있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제가 비록 모든 갈래가 각기 다르다고 설명하나 그 법계는 실로 차별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와 같이 묻는 자에게는 저는 마땅히 그를 위하여 여실하게 해설하리니 피차(彼此)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성문승(聲聞乘)을 행하여 열반을 취하는 자에게는 진실한 이치를 말해 줄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들에게 지금 현재에 또 분별하여 명자(名字)만을 설명할 수 없으니, 왜냐하면 법계의 변제(邊際)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 011_0504_b_03L又人問者,隨意而說,然實無彼諸衆生等。如是世尊!我雖說諸道各別,然其法界實無差別。世尊!如彼問者,我當爲其如實解說,彼此無故。世尊!若行聲聞乘取涅槃者,不可爲說實義。世尊!彼等卽今現在,亦不可爲其分別,但說名字。何以故?取法界邊際故。
- 세존이시여, 비유컨대 큰 바다에 일곱 가지 보배가 있는데, 흰 마노, 옥, 산호, 금, 은의 나는 빛깔이 서로 다르나 이는 보배인 것과 같습니다. 법계에서는 다른 모양이라고 알아서는 안되나니,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법계는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법계는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으며, 법계는 탁함도 없고 어지러움도 없으며, 법계에서 멸할 것도 없고 또 생기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 011_0504_b_10L世尊!譬如大海有七種寶,若珂玉、珊瑚、金、銀、生色等,可以相別,此是其寶。於法界中,不可知其別異之相。何以故?世尊!法界不生、不滅,其法界無染、無淨,其法界無濁、無亂,其法界中無可滅者,亦無生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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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문수사리(文殊師利)에게 물으셨다.
“네가 법계를 아느냐?”
“이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법계를 아나니, 바로 아계(我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또 물으셨다.
“네가 세간(世間)을 아느냐?” - 011_0504_b_15L爾時世尊知而故問文殊師利言:“汝知法界耶?”“如是世尊!我知法界卽是我界。”佛復問文殊師利:“汝知世閒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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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4_c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환술로 된 사람의 하는 짓과 같은 것이 세간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세간이란 다만 명자(名字)만 있을 뿐 볼 수 있는 실물이 없으므로 세간행(世間行)이라고 말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나 저는 법계를 여의지 않고 세간을 보나니, 왜냐하면 세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물으신 것과 같이 세간이 어느 곳에 행하느냐는 것은 이른바 색의 성질[色性]은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저 행(行)도 또한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이와 같이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그러하며, 이 식의 성질[識性]도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이와 같이 행(行)도 또한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하나의 모양[相]은 이른바 모양 없는 것입니다.” - 011_0504_b_18L文殊師利言:“世尊!如幻化人所作處,是世閒處。世尊!世閒者但有名字,無實物可見,說名世閒行。世尊!然我不離法界見於世閒。何以故?無世閒故。如世尊問言:世閒何處行者?所謂色性不生、不滅,彼行亦不生、不滅,如是受想行識,此識性不生、不滅,如是行亦無生、無滅。世尊!如是一相所謂無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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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또 물으셨다.
“문수사리여, 너는 어찌하여 현재의 여래(如來)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가 미래에 멸도(滅度)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어찌 법계를 이미 닦았으며 미래에 닦을 것이 있겠습니까? 법계는 이미 닦아진 것이 없으니 어찌 멸하여 나타나지 않음이 있겠습니까?” - 011_0504_c_04L佛復問言:“文殊師利!汝豈不作是念?若現在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當滅度耶?”文殊師利答言:“世尊!豈可法界有已修集未修集也?法界旣無修集,云何得有滅不現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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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뜻에 어떠하냐? 과거의 항하 모래 수와 같은 여러 부처님들이 이미 멸도하셨다는 것을 너는 어찌 믿지 않느냐?” - 011_0504_c_08L佛言:“文殊師利!於汝意云何?過去諸佛,如恒伽沙等已滅度,汝豈不信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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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러 여래께서 모두 이미 열반하신 것을 믿으니, 그 태어나신 곳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뜻에 어떠하냐? 모든 범부로 하여금 죽은 것을 다시 살아나게 하고자 함이니라.” - 011_0504_c_10L文殊師利言:“世尊!我信諸如來皆已涅槃,見彼出處故。”佛言:“文殊師利!於汝意云何?欲使諸凡夫死已更生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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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히려 범부가 있는 것을 보지도 못했는데 어찌 다시 살아나게 함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물으셨다.
“너는 부처님 앞에서 법문 듣기를 좋아하는구나.”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또한 좋아함과 좋아하지 않는 모양을 보지 않습니다.” - 011_0504_c_13L文殊師利言:“世尊!我尚不見有凡夫,何有更生耶?”佛問文殊師利言:“汝於佛前樂聽法也?”文殊師利言:“世尊!我亦不見樂不樂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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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법계를 좋아하지 않느냐?”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한 법도 법계 아닌 것을 보지 않으니 다시 무엇을 좋아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아만이 있는 자가 너의 말을 듣는다면 큰 공포를 내리라.” - 011_0504_c_17L佛言:“文殊師利!汝豈不樂法界耶?”文殊師利答言:“世尊!我不見有一法非法界者,更何所樂?”佛言:“文殊師利!若慢者聞汝說,生大恐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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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아만이 있는 자가 공포를 낸다면 실제(實際:진리)도 또한 공포를 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실제는 공포를 내지를 않으니, 즉 일체 모든 법이 다 공포가 없기 때문입니다. 닦아 짓는 것이 없으므로 이것이 금강 구절[金剛句]입니다.” - 011_0504_c_20L文殊師利言:“世尊!若慢者生怖,實際亦生恐怖,其實際不恐怖故,卽一切諸法皆無恐怖,以無修作故,此是金剛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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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5_a_02L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이것을 금강 구절이라고 하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성(法性)은 무너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금강 구절[金剛句]이라 이름합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부사의(不思議)한 구절이 곧 모든 법의 부사의이며, 금강 구절입니다.” - 011_0504_c_23L佛言:“文殊師利!何故名此爲金剛句?”文殊師利言:“世尊!諸法性不壞,是故名金剛句。世尊!如來不思議句,是諸法不思議,是金剛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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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다시 이것을 금강 구절[金剛句]이라 이름하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생각함이 없기 때문에 곧 금강 구절입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곧 보리(菩提)이며, 금강 구절입니다.” - 011_0505_a_04L佛言:“文殊師利!何故復名此爲金剛句?”文殊師利言:“世尊!諸法無思故,是金剛句。世尊!諸法是菩提,是金剛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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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다시 이것을 금강 구절이라 이름하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일체 법은 있는 바가 없고 다만 명자와 말만 있습니다. 모든 법은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으니 모두 있는 바가 없습니다. 이것과 저것이 있는 바가 없는 것이란 바로 진여(眞如)입니다. 만일 진여라면 곧 진실이요, 만일 진실이라면 곧 보리이니, 그러므로 금강 구절이라고 이름한 것입니다.” - 011_0505_a_07L佛言:“文殊師利!何故復名此爲金剛句?”文殊師利言:“世尊,一切法無所有,但有名字言說,諸法無此、無彼,皆無所有,此彼無所有者,卽是如;若是如者、則是眞實;若是實者,彼則是菩提;是故得名爲金剛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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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일체 모든 법이 여래의 경계며, 금강 구절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이것을 금강 구절이라 이름하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의 자성(自性)은 본래 고요한 것이므로 금강 구절입니다.” - 011_0505_a_13L文殊師利言:“世尊!一切諸法是如來境界,是金剛句。”佛言:“文殊師利!何故名此爲金剛句?”文殊師利言:“世尊!諸法自性本來寂靜故,是金剛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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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아난타(阿難陀) 비구를 불러와서 이 법본(法本)의 구절을 받아 지니게 할지어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가운데에서 말하거나 들을 만한 어느 한 법도 보지 못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실로 한 글자도 말할 것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어찌 많은 구절이 있어 지니겠습니까?” - 011_0505_a_16L佛告文殊師利:“汝可喚阿難陁比丘來,令受持此法本句。”文殊師利言:“世尊!我於中不見有一法可說、可聽。世尊!我實不見一字有其說處,何有多句而可持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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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문수사리여, 너는 이것을 잘 말했구나. 문수사리여, 나는 동방의 한량없는 아승기(阿僧紙) 세계에서 여러 여래ㆍ아라하ㆍ삼먁삼불께서도 또한 이 법본(法本)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노라.” - 011_0505_a_21L佛言:“善哉,善哉!文殊師利!汝善說此語。文殊師利!我見東方無量阿僧祇世界中,諸如來、阿羅呵、三藐三佛陁,亦說此法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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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5_b_02L그때에 장로(長老) 사리불(舍利弗)이 자기가 머무르던 곳으로부터 나와서 문수사리동자가 있는 곳으로 갔다. 도착하자 문수사리를 보지 못하고 곧 부처님 처소로 나아갔다. 도착하고 나서 부처님의 별문(別門) 밖에 서 있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사리불 비구가 지금 문 밖에서 법을 듣고자 하니 네가 들어오게 하여라.” - 011_0505_a_24L爾時,長老舍利弗從自住處出,往詣文殊師利童子住處,到已不見文殊師利,卽詣佛所。到已,在佛別門外邊而住。爾時,世尊告文殊師利童子言:“文殊師利!是舍利弗比丘今在門外,爲欲聽法,汝令使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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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저 사리불 쪽[際]이 만일 법계 쪽이라면 세존이시여, 이는 두 쪽이니, 어찌 안에 있고 밖에 있는 것과 중간인 둘이 있겠습니까?” - 011_0505_b_07L文殊師利言:“世尊!若彼舍利弗際、若法界際,世尊!此二際豈有在內在外若中閒二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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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니니라.”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실제(實際)라 말한 것도 또한 실제가 아니며 이와 같이 쪽[際]도 쪽이 아니어서 안도 없고 바깥도 없으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장로 사리불 쪽[際]이 곧 실제이며 사리불의 경계[界]가 곧 법계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나 이 법계는 나감도 없고 들어감도 없으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나니, 장로 사리불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으며 마땅히 어느 곳에 들어가겠습니까?” - 011_0505_b_09L佛言:“不也。”文殊師利言:“世尊!言實際者,亦非實際,如是際非際,無內無外,不來不去。世尊!長老舍利弗際,卽是實際,舍利弗界,卽是法界。世尊!然此法界,無出無入,不來不去,其長老舍利弗,從何處來,當入何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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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일 내가 안에서 여러 성문(聲聞)들과 함께 말하고 너는 밖에 있는데도 들어오도록 하지 않는다면, 너의 뜻에 어찌 괴로워하는 생각이 없겠느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세존께서 무릇 말씀하신 법은 법계를 떠나지 않나니, 여래의 말씀하신 법이 바로 법계며, 법계가 바로 여래가 말씀하신 법계입니다. 법계와 같이 언설계(言說界)도 다름이 없고 있는 것이 없기에 이름하는 것과 말하는 것들이 모두 법계를 떠나지 않습니다. - 011_0505_b_15L佛言:“文殊師利!若我在內,共諸聲聞語論,汝在於外而不聽入,汝意豈不生苦惱想耶?”文殊師利言:“不也。世尊!何以故?世尊!凡所說法不離法界,如來說法卽是法界,法界卽是如來。說、法界如。法界、言說界,無二別、無所有,名者、說者,此等皆不離法界。
- 011_0505_c_02L세존이시여, 이러한 뜻으로 저는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겁(劫) 동안 세존의 설법하신 곳에 가지 못한다 하여도 저는 좋아하지도 않고 괴로워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둘이 있다면 곧 괴로워 할 것이나 법계에는 둘이 없기 때문에 괴로워함이 없습니다.”
- 011_0505_b_22L世尊!以是義故,我不苦惱。世尊!若我恒河沙劫等不來至世尊說法所,我時不生愛樂,亦無憂惱。何以故?若有二者卽生憂惱,法界無二故無惱耶。”
-
그때에 세존께서는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너는 들어와서 문수사리의 변재(辯才)를 들어라.”
사리불은 말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매우 듣고 싶습니다. 지금 방 밖에 있으면서 세존과 문수사리동자의 말씀을 듣고 싶었습니다.” - 011_0505_c_04L爾時,世尊告長老舍利弗言:“舍利弗!汝來入聽文殊師利辯才耶?”舍利弗言:“唯然。世尊!我甚樂聞,今在室外,欲聽世尊及文殊師利童子所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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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문수사리동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장로 사리불로 하여금 들어와서 법을 듣게 하겠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너는 앞으로 와서 들어오너라.” - 011_0505_c_08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令長老舍利弗得入聽法。”爾時,世尊告長老舍利弗言:“舍利弗!汝來前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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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은 말하였다.
“좋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리고는 즉시 앞으로 방에 들어와서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가 한 쪽에 앉아 있었다.
그때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장로 사리불이여, 그대는 무슨 뜻을 보았기에 이곳에 왔습니까?” - 011_0505_c_11L舍利弗言:“善哉!世尊!”卽前入室頂禮佛足,退坐一面。爾時,文殊師利言:“長老舍利弗!汝見何義故而來此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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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나는 법을 듣고 싶어서 이곳에 온 것이니 이곳에는 마땅히 가장 수승한 법의 이치[法義]가 있을 것입니다. 문수사리와 세존께서 같은 곳에서 각기 논설하시기에 반드시 미묘하고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요, 매우 깊고 가장 훌륭한 법의 이치가 있을 것입니다.” - 011_0505_c_14L舍利弗言:“文殊師利!我欲聽法故來此耳。此處應有最勝法義,以有文殊師利與世尊共處,各有論說必有妙美,當有甚深最勝法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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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이와 같고 이와 같나니, 사리불이여, 나는 매우 깊고 가장 수승한 법을 말합니다.”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이 설법은 무슨 뜻으로써 매우 깊고 가장 수승하다고 합니까?” - 011_0505_c_18L時文殊師利言:“如是,如是。舍利弗!我說甚深最勝法。”舍利弗言:“文殊師利!此說法以何義爲甚深最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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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6_a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이 법은 알기 어렵나니 그릇[器]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릇 말할 것도 발기(發起)할 것도 없거니와, 이 설법은 발기(發起)할 것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범부도 발기하지 못하고 아라한의 법도 또한 발기하지 못합니다. 여래의 법이라야 이 설법을 발기하나니, 의지하는 객체[所依]도 없고 의지하는 주체[能依]도 없기 때문에 이 설법을 발기합니다. 그러므로 설법이 평등하고 평등하기에 머무르는 곳이 없습니다. 필경 고요하여 모든 법을 말하나니, 이는 머무르는 바가 없기 때문에 가장 수승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 011_0505_c_20L文殊師利言:“舍利弗!此法難知,以無器故。凡所說,無所發起。此所說法不爲發起故,凡夫亦不爲發起,阿羅漢法亦不爲發起,如來法起發此說法,以無所依無能依故,發此說法,是故說法平等平等,無有住處。畢竟寂靜,說諸法故,此無所住,故稱最勝。”
-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무슨 뜻으로써 이와 같이 말하되, ‘아라한의 번뇌[漏]가 다한 이들이라도 이 법을 받을 그릇이 아니다’라고 하십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장로 사리불이여, 아라한이란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거친 미혹만을 없애나니 그가 어찌 그릇이 될 수 있겠습니까. 사리불이여, 이러한 뜻으로써 나는 이와 같은 말을 하되, ‘아라한의 번뇌가 다한 이들은 이 법의 그릇이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 011_0506_a_04L舍利弗言:“文殊師利!以何義故作如是說,阿羅漢漏盡非受此法器?”文殊師利言:“長老舍利弗!阿羅漢者惟盡欲瞋癡等麤惑故,彼何能作器?舍利弗!以是義故我作如是言,阿羅漢漏盡非此法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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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이러한 뜻 때문에 저는 그대를 찾아서 한 노니는 곳으로부터 한 노니는 곳에 이르며, 방[室]으로부터 방에 이르며, 굴(窟)로부터 굴에 이른 것이니, 내가 일부러 그대를 찾아온 것은 법락(法樂)의 변재를 위한 것이며 법을 듣고자 한 것입니다. 문수사리여, 나는 세존과 그대의 설법을 싫증냄이 없이 듣습니다.” - 011_0506_a_10L舍利弗言:“文殊師利!以斯義故,我今求汝,從一遊處至一遊處,從室至室,從窟至窟,我故求汝,爲法樂處,辯才欲聽法故。文殊師利!我聽世尊及汝說法,無有厭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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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大德) 사리불이여, 당신은 법을 들을 줄 모르는군요.”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나는 법 듣기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사리불이여, 어찌 법계에서 설법을 취한다 하겠습니까?” - 011_0506_a_14L時,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汝不知足聽法耶?”舍利弗言:“文殊師利!我不厭聽法。”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豈可法界取說法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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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은 말하였다.
“아닙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사리불이여, 이미 법 듣기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법계는 대덕과 함께 둘이 없고 다름이 없나니 법계는 설법함을 취하지 아니합니다. 만일 취한다면 만족을 알 것이나 이미 취하지 않았으므로 만족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 011_0506_a_17L舍利弗言:“不也!”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旣無厭聽法,然法界共大德界,無二無別,其法界不取說法,若取則可知足,旣不取是故不知足。”
-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여래를 제외하고는 어찌 이와 같은 법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사리불이여, 그대가 말하는 열반법(涅槃法)은 사리불인 것입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나는 믿습니다.” - 011_0506_a_21L舍利弗言:“文殊師利!除諸如來,何有聽法如是也?”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汝言涅槃法,是舍利弗耶?”舍利弗言:“文殊師利!我有信。”
-
011_0506_b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모든 법의 본성이 성취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열반이 없습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사리불이여, 그대는 죽음이 없는 법을 믿습니까?” - 011_0506_b_02L文殊師利言:“汝云何信?”舍利弗言:“諸法本性成就故,我無涅槃。”文殊師利又問:“舍利弗,汝信無死法耶?”
-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법계란 죽지도 않고 생기지도 않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대덕 사리불이여, 그대는 지혜가 없이 구족하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을 믿습니까?” - 011_0506_b_05L舍利弗言:“文殊師利!我有信。”文殊師利言:“汝云何信?”舍利弗言:“夫法界者,不死不生,我信如是。”文殊師利又問:“大德舍利弗!汝信無智具足漏盡阿羅漢耶?”
-
사리불은 말하였다.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지혜가 없어 지혜가 평등하기 때문에 구족하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이니, 왜냐하면 다만 지혜가 지혜 없음[無智]을 떠났을 뿐만 아니라, 지혜 없음도 또한 지혜가 없음을 떠났나니, 법이 다하여 다시 지혜도 없고 분별도 없기 때문입니다. 지혜를 떠난 것이 곧 번뇌가 다한 아라한입니다.” - 011_0506_b_09L舍利弗言:“我有信。”文殊師利言:“汝云何信?”舍利弗言:“無智智平等故,具足漏盡阿羅漢。何以故?非但智離無智,無智亦離無智,盡法更無智,無分別故,離智是漏盡阿羅漢。”
-
문수사리는 대덕 사리불에게 물었다.
“그대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의 해탈과 설법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나는 실로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저 모든 법은 모든 법을 떠났습니다. 모든 법을 취하지 않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6_b_13L文殊師利問大德舍利弗言:“汝信漏盡阿羅漢解脫法耶?”舍利弗言:“文殊師利!我實有信。”文殊師利言:“汝云何信?”舍利弗言:“彼諸法離諸法,然不取諸法,我如是信。”
-
문수사리는 대덕 사리불에게 물었다.
“그대는 전 세상의 모든 여래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서 멸도(滅度)하시면서도 열반 얻지 못한 것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저 불가사의한 경계는 생김도 없고 없어짐도 없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6_b_18L文殊師利問大德舍利弗言:“汝信前世諸如來、阿羅呵、三藐三佛陁,滅度而不得涅槃耶?”舍利弗言:“我信。”文殊又問:“汝云何信?”舍利弗言:“文殊師利!彼不思議界無生無沒者,我如是信。”
-
011_0506_c_02L문수사리는 대덕 사리불에게 물었다.
“그대는 여러 부처님이 한 부처님인 것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법계는 분별할 수 없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6_b_23L文殊師利問大德舍利弗言:“汝信諸佛是一佛耶?”舍利弗言:“我信。”文殊師利言:“汝云何信?”舍利弗言:“文殊師利!法界不可分別,我如是信。”
-
문수사리는 대덕 사리불에게 물었다.
“그대는 여러 부처님의 세계[佛刹]가 한 부처님의 세계인 것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이 여러 부처님의 세계는 진여(眞如)에 의지하고 다함없는 세계도 또한 다함없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6_c_04L文殊師利問大德舍利弗:“汝信諸佛剎卽是一佛剎耶?”舍利弗言:“我有信。”文殊師利又問:“汝云何信。”舍利弗言:“文殊師利!是諸佛剎依如,無盡剎亦無盡,我如是信。”
-
문수사리는 사리불에게 물었다.
“그대는 모든 법을 증득할 것이 없고 멸할 것이 없고 생각할 것이 없고 닦을 것이 없는 것임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자체가 스스로 자체를 알지 못하고 본성이 본성을 버리지 않으며, 자체가 역시 증득하지 않아 또 생각함이 없으며, 서로 어기거나 등지지 않고,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그 곳[際]에 잘 머무르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6_c_08L文殊師利問舍利弗:“汝信諸法無可證、無可滅,無可思念、不可修作耶?”舍利弗言:“文殊師利!我有信。”文殊師利言:“汝云何信?”舍利弗言:“文殊師利!自體不自知自體,本性不捨本性,自體亦不證,亦無思念,不相違背,不生不滅,不取不捨,善住彼際,我如是信。”
-
문수사리는 물었다.
“사리불이여, 그대는 유위계(有爲界)가 법계 안에서 법의 생김이 없고 또 멸함이 없고 또 쌓음[積聚]이 없는 것임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또 물었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저 모든 법의 성품은 생기거나 멸하거나 쌓아 머무르는 것을 알 수가 없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6_c_15L文殊師利問言:“舍利弗!汝信有爲界,於法界中無有法生,亦無有滅,亦無積聚耶?”舍利弗言:“我有信。”文殊又問:“汝云何信?”舍利弗言:“文殊師利!彼諸法性、不可得知若生若滅、若積聚住者,我如是信。”
-
011_0507_a_02L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사리불이여, 그대는 반야 법계가 있고 그 중에 또 아라한의 명자(名字)가 있음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나는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반야 법계 행하기를 싫어함이 곧 아라한의 경계입니다. 그러나 법계의 자체는 떠난 것이어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자체가 아니니 그 아라한인들 어찌 법계를 떠났겠습니까.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6_c_20L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汝信有般若法界,於中亦有阿羅漢名字耶?”舍利弗言:“我有信。”文殊師利言:“汝云何信?”舍利弗言:“文殊師利!厭行般若法界,是阿羅漢界。然法界體離非欲瞋癡體,其阿羅漢豈能離法界也?我如是信。”
-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대덕 사리불이여, 그대는 모든 법이 모두 부처님의 경계의 인(忍)임을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나는 실로 믿습니다.”
문수사리는 물었다.
“그대는 어떻게 믿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세존의 본성 깨달음은 자성(自性)이 떠났나니 나는 이와 같이 믿습니다.” - 011_0507_a_03L文殊師利言:“大德舍利弗!汝信諸法皆是佛境界忍耶?”舍利弗言:“我實有信。”文殊師利問言:“汝云何信?”舍利弗言:“文殊師利!世尊本性覺、自性離故,我如是信。”
-
그때에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 대덕 사리불이여, 그대의 있는 경계대로 나를 위해 해석하였습니다. 나는 이와 같이 물었으며 그대는 이와 같이 대답했나니, 그러므로 나는 그러한 행(行)이 있음을 알겠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법의 근본 구절을 받아 지니거나 만일 남을 위하여 해석해 주거나 읽거나 외우면 그 사람들은 변재를 속히 얻으리라.” - 011_0507_a_08L爾時文殊師利言:“善哉,善哉!大德舍利弗!如汝所有境界,爲我解釋,我如是問,汝如是答,是故我知有爾許行也。”爾時,世尊告長老舍利弗言:“舍利弗!若有善男子、善女人受持此法本句,若爲他解釋、若讀若誦,然彼人等速得辯才。”
-
사리불은 말하였다.
“이와 같은 바가바(婆伽婆)시여, 이와 같은 수가타(修伽陀)시여, 대덕(大德)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 중생은 과거세 때에 이미 여러 부처님 세존께 일찍이 공양 올린 것이옵니다. 저 선남자ㆍ선여인을 위하여 이 법인(法印)에 안립(安立)케 하면 저 중생들은 마땅히 큰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그때에 장로 사리불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법본(法本)은 어떠한 명자(名字)가 있습니까? 저희들은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 011_0507_a_15L舍利弗言:“如是婆伽婆!如是修伽陁!大德世尊所說。世尊!然彼衆生,於前世時已曾供養諸佛世尊,已爲彼善男子、善女人安立於此法印,彼等衆生當得大覺。”爾時,長老舍利弗白佛言:“世尊!此法本有何名字?我等云何奉持?”
-
011_0507_b_02L부처님께서는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나의 법본은 ‘문수사리동자의 묻는 것을 부처님이 해설함이다’라고 이름하나니 이와 같이 받아 지녀라. 또한 입법계(入法界)라고 이름하나니 이와 같이 받아 지녀라. 또한 실제(實際)라고 이름하나니 이와 같이 받아 지녀라.
사리불이여, 저 선남자ㆍ선여인들이 공경하기를 마땅히 수승한 보배와 같이 하여 만일 이 법본을 받아 지니어 읽거나 외우거나 사유하거나 행하면 마땅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을 것이다. 만일 남에게 선근(善根)을 생기게 하기 위하여 만일 조금 읽거나 외우며, 남을 위하여 법의(法義)를 많이 말해주면 마땅히 끊어지지 않는 변재를 얻으리라.” - 011_0507_a_21L佛告長老舍利弗言:“舍利弗!我此法本名‘文殊師利童子所問佛爲解說’,如是受持;亦名‘入法界’,如是受持;亦名‘實際’,如是受持。舍利弗!彼善男子、善女人等,恭敬當如勝寶,若受持此法本,若讀、若誦,若思惟,如行當得無生法忍;若爲生他善根,若少讀誦已,而能爲他多說法義,當得不斷辯才。”
-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실 때에 문수사리동자와 그 외 보살마하살과 우두머리인 사리불과 그 외 여러 비구와 아울러 하늘 대중, 건달바, 사람, 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다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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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507_b_06L佛說此經時,文殊師利童子及餘菩薩摩訶薩,上坐舍利弗及餘諸比丘,幷諸天衆、犍闥婆、人、阿修羅等,聞佛所說,皆大歡喜。
入法界體性經
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