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乘密嚴經卷中

ABC_IT_K0417_T_002
013_0606_c_01L대승밀엄경 중권
013_0606_c_01L大乘密嚴經卷中


당 천축 지바하라 한역
심삼진 번역
013_0606_c_02L唐天竺三藏地婆訶羅奉 制譯


2. 묘신생품 ②
013_0606_c_03L妙身生品第 二之餘
013_0607_a_01L
이때에 보현중색대광(普賢衆色大光)보살마하살이 그의 동류(同類)인 지세(持世)보살ㆍ지진(持進)보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신통왕(神通王)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성자월(聖者月)보살ㆍ금강제(金剛齊)보살ㆍ대수왕(大樹王)보살ㆍ허공장(虛空藏)보살 등과 더 나아가 마니보전(摩尼寶殿) 안의 한량없는 모든 하늘 사람과 밀엄세계 가운데 모든 불자(佛子)의 무리와 그 밖의 부처님 세계에서 와서 법을 듣는 이들까지도 함께 있었다. 이들이 밀엄세계의 미묘한 공덕을 듣고 법에 대하여 존중하고 결정적으로 의지하던 것을 바꾸어 항상 이 세계에 머물렀고 다른 세계에 태어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모두가 미래의 중생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널리 그들을 위하여 이익 되는 일을 하고 싶어 드디어 한결같은 마음으로 금강장보살마하살에게 말하였다.
“존자여,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실 것을 원하옵니다. 일체 세간의 자질구레한 색상(色像)은 누가 만든 것입니까? 도공(陶工)이 빚어서 병 등을 만든 것처럼, 세간의 많은 상(像)은 이와 같이 만든 것입니까, 그렇지 아니한 것입니까? 또 연주하는 이[伶人]가 줄[絲]은 뜯고 퉁기며 관[竹]은 불며 포(匏)와 목(木)은 두드려 번다하게 모아 소리를 이루는 것처럼, 일체 세간 또한 이와 같이 한 물(物)을 따라서 셋의 자성(自性)이 있는 것과 같습니까? 세간의 많은 물건이 이미 체상(體相)을 이루었는데 만약 이루지 않았다면 이것은 어찌 다 한 물건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까? 야마천(夜摩天)ㆍ도솔타천(兜率陀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대수긴나라(大樹緊那羅)가 만들었습니까? 선현천(善現天)ㆍ색구경천(色究竟天)ㆍ나계범왕(螺髻梵王)ㆍ무색천(無色天)이 만들었습니까? 일체의 천왕들이 같은 마음으로 힘을 모아 함께 만들었습니까? 이곳과 다른 곳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변화의 힘으로써 하신 것입니까?
이 일체 세간의 많은 색상(色像)을 만들어 이 가운데서 모든 미혹을 일으키면 곧 미혹하는 견해는 아지랑이와 같습니다. 비유하면 병(甁)은 덕(德:잠재 능력을 말함)의 의지할 곳이듯이 일체 세간의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덕자(德者:덕을 소유한 자)가 어느 부분적인 덕에 매인 것도 아니며, 또한 덕이 덕자에 의지한 것이 아니고 차츰차츰 합쳐진 까닭으로 많은 덕이 모여 이룩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세간의 자질구레한 색상은 오직 의혹과 혼란만으로 머물러 있는 것입니까? 혹은 대범천왕ㆍ나라연천ㆍ자재천이 만든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혹은 힘이 센 사가나(沙迦拏)ㆍ제나(提那)ㆍ겁비라선(劫比羅仙)이 자기들의 힘으로 만든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혹은 망령된 집착이 뛰어난 성품을 좇아 자연히 때가 되어 있는 것입니까? 무명(無明)과 애업(愛業)에서 생겨 일어난 것을 얻은 것입니까? 모든 하늘 사람과 신선과 그 밖의 일체 세간의 선정을 닦는 사람은 모두 의혹을 지녔습니다. 실체가 없음이 요술 같고 꿈과 같고 더울 때의 아지랑이 같고 건달바성과 같아서 애당초부터 없는 분별이 능취(能取)와 소취(所取)가 있어 뱀의 두 머리 같고 시체가 일어나 다니는 것 같고 허수아비가 기관의 움직임을 인하여 옮아 다니는 것 같고 공중에 드리운 머리털 같고 불을 돌려 만들어지는 바퀴와 같은 것입니까?”
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3_0606_c_04L爾時普賢衆色大光菩薩摩訶薩諸同類持世菩薩持進菩薩文殊師利菩薩神通王菩薩得大勢菩薩者月菩薩金剛齊菩薩大樹王菩薩虛空藏菩薩等乃至摩尼寶殿無量諸天密嚴土中諸佛子衆幷餘佛國來聽法者聞說密嚴微妙功德於法尊重決定轉依恒居此土不生餘處然皆愍念未來衆生普欲爲其而作利益遂共同心白金剛藏菩薩摩訶薩言尊者願爲我說一切世閒若干色像誰之所作如陶工埏埴而造甁等世閒衆像爲如是作爲不然耶如伶人擊動絲竹匏木之類繁會成一切世閒豈亦如是如隨一物有三自性世閒衆物已成體相若未成此豈咸在一物中乎爲夜摩天率陁天他化自在及以大樹緊那羅爲是善現色究竟天螺髻梵王色天作爲是一切諸天主等同心勠力而共作耶爲是此方及他方中諸佛菩薩以變化力作是一切世閒衆而於此中起諸迷惑是迷惑見如陽焰水譬如甁處爲德所依一切世閒住於處者非諸德者繫屬於德非是德依於德者展轉合故衆德集如是世閒若干色像爲唯惑亂有住耶或有言是大梵天王那羅延自在天作或謂力沙迦拏提那比羅仙自力而作或有妄執從於勝自然及時無明愛業而得生起天仙等及餘一切修世定人悉懷疑爲無有體如幻如夢如熱時焰乾闥婆城無始分別有能所取如蛇二首如起屍行亦如木人因機動轉空中垂髮旋火輪耶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以偈答曰

세간의 모든 색상(色像)은
작자(作者:주재자를 말함)로부터 생긴 것이 아닙니다.
겁비라가 만든 것도 아니며
인다라(因陀羅)들이 만든 것도 아닙니다.
또한 대시회(大施會)가 만든 것도 아니고
사제(祠祭)의 복과(福果)도 아니며
비타(毘陀)가 말한 인연 때문도 아니고
서로 틀려 정의(定義)할 수가 없습니다.
013_0607_a_19L世閒衆色像
不從能作生
非是矩鞞羅
因陁羅等作
亦非大施會
祠祭之福果
毘陁所說因
互違無定義

또한 있는 것이 없지도 않아서
능히 세간의 인연을 가졌으니
아뢰야식(阿賴耶識)이며
제8의 장부식(丈夫識)이라 이름합니다.
013_0607_a_22L亦復非無有
能持世閒因
所謂阿賴耶
第八丈夫識
013_0607_b_01L
일체에 움직여서
여러 가지 병(甁)들을 굴림과 같고
기름이 깨알 속에 가득 찬 것 같으며
소금 가운데 짠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013_0607_a_23L
運動於一切
如輪轉衆甁
如油遍在麻
鹽中有鹹味

또한 무상(無常)의 성질이
널리 모든 색(色)에 두루함 같고
사향(麝香) 등에 들어 있는 향기와 같으며
해와 달의 광명이 또한 그러합니다.
013_0607_b_02L亦如無常性
普遍於諸色
沈麝等有香
日月光亦爾

능작(能作)과 소작(所作)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없는 것도 아니며
모든 외도(外道)를 멀리 떠났으며
동일함과 다름이라는 등의 여러 견해 여의었습니다.
013_0607_b_03L非能作所作
非有亦非無
遠離諸外道
一異等衆見

지혜로 구하여 찾을 것 아니고
분별로 얻을 수 있지도 아니하며
선정의 마음으로 걸림 없는 이가
내적인 지혜로 깨달을 것입니다.
013_0607_b_04L非智所尋求
不可得分別
定心無㝵者
內智之所證
만약 아뢰야식을 여읜다면
곧 다른 식(識)도 없습니다.
비유하면 바다의 파도가
바다와 더불어 비록 다르지 않습니다.
013_0607_b_06L若離阿賴耶
卽無有餘識
譬如海波浪
與海雖不異

바다가 고요해도 파도는 가고 오는 것과 같으니
또한 하나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비유하면 선정을 닦는 이의
내적인 선정의 청정한 마음입니다.
013_0607_b_07L海靜波去來
亦不可言一
譬如修定者
內定淸淨心

신통 자재한 사람이
소유한 모든 통달한 지혜를
관행(觀行)하는 이는 볼 수 있으나
다른 이는 요달(了達)할 바 아닌 것처럼
013_0607_b_08L
神通自在人
所有諸通慧
觀行者能見
非餘之所了

장식(藏識)도 이와 같아서
전식(轉識)과 더불어 행합니다.
부처님과 모든 부처님 제자들
그리고 선정에 든 이 항상 보듯이
013_0607_b_10L藏識亦如是
與轉識同行
佛及諸佛子
定者常觀見

장식이 세상을 유지함은
마치 구슬을 꿰는 실과 같고
수레의 바퀴와 같아서
업풍(業風)을 따라서 돌아갑니다.
013_0607_b_11L藏識持於世
猶如線貫珠
亦如車有輪
隨於業風轉

도공[陶師]이 물레를 돌려
필요한 그릇을 만들어 마음대로 쓰듯
장식과 모든 세계가
힘을 합치면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013_0607_b_12L陶師運輪杖
器成隨所用
藏識與諸界
共力無不成
안팎의 모든 세간
미륜(彌綸)하여 두루함이
비유하면 뭇 별들이
허공에 흩어져 있어
013_0607_b_14L內外諸世閒
彌綸悉周遍
譬如衆星象
布列在虛空

바람의 힘으로 유지되면서
떠돎을 언제나 계속함과 같으며
공중의 새가 날아간 자국
찾아도 찾을 수 없으나
새는 허공을 떠나서는
날아다닐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07_b_15L風力之所持
運行常不息
如空中鳥迹
求之不可見
然鳥不離空
頡頏而進退

장식도 이와 같아서
나와 남의 몸을 떠나지 못합니다.
마치 바다에 파도가 일어난 것과 같고
허공이 온갖 모양을 품고 있는 것과 같이
장식도 이와 같아서
5온(蘊)이 모든 습기를 싸 갈무리합니다.
013_0607_b_17L
藏識亦如是
不離自他身
如海起波濤
如空含萬象
藏識亦如是
蘊藏諸習氣

비유하면 물에 비친 달과
모든 연꽃이
물과 함께하여 분리시킬 수 없지만
물에 젖지도 않는 것같이
013_0607_b_19L譬如水中月
及以諸蓮花
與水不相離
不爲水所著

장식도 이와 같아서
습기가 물들이지 못합니다.
눈 속에 눈동자가 있으나
눈은 눈동자를 보지 못하듯이
013_0607_b_20L
藏識亦復然
習氣莫能染
如目有童子
眼終不自見

장식이 몸 안에 있으면서
모든 종자를 거두어 갈무리하고
두루 수(壽)ㆍ난(煖)ㆍ식(識)을 유지하는 것이
구름이 세간을 덮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07_b_22L藏識住於身
攝藏諸種子
遍持壽煖識
如雲覆世閒

업(業)과 용(用)이 한 번도 쉬지 않건만
중생은 볼 수가 없는데
세간 사람들 망령되이 분별하여서
소 등을 보고 뿔이 있다 하지만
013_0607_b_23L業用曾不停
衆生莫能見
世閒妄分別
見牛等有角
013_0607_c_01L
뿔도 있는 것 아님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인하여 토끼만 뿔이 없다고 말합니다.
분석하여 극미(極微)에 도달해 보면
찾아도 찾아도 뿔은 없습니다.
013_0607_c_01L
不了角非有
因言兔角無
分析至微塵
求角無所有

반드시 있는 법을 기다려
없다는 소견을 일으키려 하나
있는 법이란 원래 없는 것이니
없다는 소견이 어디 있겠습니까.
013_0607_c_03L要待於有法
而起於無見
有法本自無
無見何所待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법이
서로가 서로에게 원인이 되니
있다 없다 두 가지 법 가운데
분별을 일으킴은 알맞지 않습니다.
013_0607_c_04L若有若無法
展轉互相因
有無二法中
不應起分別

만약 소각(所覺)을 여의면
능각(能覺)도 생기지 않습니다.
비유하면 돌리는 불 바퀴 같고
눈병과 환술 등의 뭇 일과 같습니다.
013_0607_c_05L
若離於所覺
能覺卽不生
譬如旋火輪
翳幻等衆事
조금 본 것으로 인해
이러한 모든 깨달음 생겨나지만
만약 조그마한 원인을 떠나면
이 깨달음도 곧 없는 것입니다.
013_0607_c_07L皆因少所見
而生是諸覺
若離於所因
此覺卽無有

이름과 상(相)이 서로 얽혀
습기가 그지없기에
일체의 모든 분별이
뜻과 함께 일어납니다.
013_0607_c_08L名相互相繫
習氣無有邊
一切諸分別
與意而俱起

진실한 경계를 증득하면
습기의 마음은 일어나지 않고
시작함이 없는 그때부터
모든 망령된 경계에 빠지고 미혹되며
013_0607_c_09L
證於眞實境
習氣心不生
從於無始來
沈迷諸妄境

희론(戱論)에 훈습되어
여러 가지 마음을 내었으니
능취(能取)와 소취(所取)
중생의 마음 자성과
013_0607_c_11L戲論而熏習
生於種種心
能取及所取
衆生心自性

병과 옷 등의 모든 상은
마음을 떠나면 모두가 없습니다.
일체 능각만이 있을 뿐
소각의 뜻은 모두 없습니다.
013_0607_c_12L甁衣等諸相
離心無所有
一切唯有覺
所覺義皆無

능각(能覺)과 소각(所覺)의 성품
자연스레 이와 같이 굴러갑니다.
습기가 마음을 소란하게 하고 흐리게 함을
어리석은 범부는 보지 못합니다.
바다에 바람이 불면
물결이 멈추지 못함과 같습니다.
마음이 경계의 바람에 움직이면
식의 물결이 생기는 것 또한 그러합니다.
013_0607_c_13L
能覺所覺性
自然如是轉
習氣擾濁心
凡愚不能見
如海風所擊
波浪無停止
心爲境風動
識浪生亦然

여러 가지 모든 분별이
안에서부터 집착하고 취합니다.
모든 물건이 의지해서 생겨도
땅은 분별함이 없는 것처럼
013_0607_c_16L種種諸分別
自內而執取
如地無分別
庶物依以生

장식도 그와 같이
모든 경계의 의지하는 처소입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손으로
스스로의 몸을 만지는 것과 같고
013_0607_c_17L
藏識亦復然
衆境之依處
如人以己手
還自摩握身

코끼리가 제 코로
물을 취하여 스스로를 적셔 목욕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모든 어린 아이가
입으로 손가락을 빠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07_c_19L亦如象以鼻
取水自霑沐
復似諸嬰兒
以口含其指

이와 같이 자기의 마음속에
나타난 경계가 도리어 자기에게 반연합니다.
이러한 마음의 경계가
널리 삼유(三有)에 두루합니다.
013_0607_c_20L如是自心內
現境還自緣
是心之境界
普遍於三有

오랫동안 관행을 닦은 이는
안팎의 모든 세간의
일체가 오직 마음의 나타남임을
능히 잘 통달합니다.
013_0607_c_21L
久修觀行者
而能善通達
內外諸世閒
一切唯心現
013_0608_a_01L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이 말을 끝내고 묵묵히 앉아 처소가 없는 미묘한 선정에 머물러 법계(法界)의 부문에 유행하다가 모든 부처님의 경지에 들어, 헤아릴 수 없는 불자들이 미래에 이 세계에서 수행하여 지위에 머물러 있을 것을 보고 문득 선정으로부터 일어나 큰 광명을 놓았다. 그 광명이 널리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ㆍ무상천(無想天)의 궁전을 비추었다. 이 광명 가운데 다시 헤아릴 수 없이 매우 뛰어난 부처님 세계가 나타났고,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께서 계셔서 상호(相好)로 장엄하셨다. 모든 세간의 하고 싶어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따라서 이익 되게 하셔서 모두 밀엄(密嚴)이라는 명호(名號)를 수지(受持)하게 하니, 저 모든 불자들이 서로 관찰하고서 이렇게 말했다.
“밀엄이란 부처님의 세계는 많은 복을 깨끗하게 하고, 일체의 죄가 없어진 모든 관행하는 사람이 머무는 처소로 모든 부처님의 세계 가운데 최고로 뛰어나 견줄 것이 없습니다. 우리들은 이름을 듣고 마음이 모두 기쁘고 즐거워 함께 이곳에 왔습니다.”
그때 모든 불자가 각각 머문 곳으로부터 이 세계에 왔다.
013_0607_c_23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說此語竟默然而坐住無處所微妙之禪遊法界門入諸佛境見有無量佛子當來此國住修行地便從定起放大光明其光普照欲色無色無想天宮是光明中復現無量殊勝佛土有無量佛相好莊嚴隨諸世閒之所欲樂而爲利益皆使受持密嚴名號彼諸佛子互相觀察而作是言密嚴佛土能淨衆福滅一切罪諸觀行人所住之處於諸佛國最上無比我等聞名心咸悅樂可共俱往時諸佛子各從所住而來此國
013_0608_b_01L이때에 정거(淨居)의 모든 하늘 사람들과 아가니타(阿迦尼吒)의 나계범왕(螺髻梵王)이 같이 한곳에 모였다가 모두 이 세계의 부처님과 보살에 대하여 희유(希有)하다는 마음을 내고 범왕에게 말해 줄 것을 청하였다.
“하늘 임금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모두 ‘어느 때에 천왕을 모시고 밀엄세계에 나아갈까?’라는 이러한 생각을 합니다.”
그때 범왕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모든 하늘 무리들과 함께 급히 동행하는 도중에 길을 잃었다. 범왕은 길 잃은 것을 먼저 깨닫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밀엄(密嚴)이라는 부처님의 세계는 관행(觀行)의 경지인데 만약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함께 이를 수 있겠는가? 욕계ㆍ색계ㆍ무색계와 모든 하늘과 외도의 신통으로는 갈 수 없는 곳이거늘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와서 이르렀는가?’
다시 스스로 생각하면서 말했다.
‘혹 천중천께서 나에게 위신력을 빌려 주시면 갈 수 있을 텐데.’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귀명(歸命)’이라고 소리 내자 곧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길 가운데 계시면서 위엄과 광명을 비추셨다. 이때에 나계범왕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어떻게 하면 빨리 밀엄의 부처님 세계에 나아갈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돌아가는 것이 좋겠구나. 왜냐하면 밀엄이라는 부처님의 세계는 관행의 경계이기 때문에 정정(正定)을 얻은 사람이 머무는 곳이며, 모든 부처님 세계 가운데 가장 뛰어나서 견줄 수가 없는 곳이니, 색계에 있는 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니라.”
그때에 나계범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여러 하늘 무리와 더불어 천궁으로 돌아갔다. 이때에 정거천 사람 모두가 함께 상의하여 말했다.
“나계범왕은 큰 위력이 있는데도 갈 수 없었으니, 저 세계가 최고로 뛰어남을 알겠다. 요술 같은 삼매가 있어야만 모든 관행하는 사람이 행하는 경지를 얻겠구나.”
이와 같이 밀엄세계의 공덕을 칭찬하여 드날리니, 그 소리가 퍼지고 퍼져서 들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013_0608_a_13L爾時淨居諸天與阿迦尼咤螺髻梵王同會一處咸於此土佛及菩薩生希有心請梵王言天主等今者咸興是念何時當得陪侍天王詣密嚴土爾時梵王聞是語已諸天衆遽卽同行中路遲迴罔知所梵王先悟作是思惟密嚴佛國觀行之境若非其人何階可至非是欲色無色諸天及外道神通所能往詣我今云何而來至此復自念言或天中天假吾威力而能亟往作是念已發聲歸命卽時見有無量諸佛在於道中威光照曜時螺髻梵王卽白佛世尊我等今者當何所作而能速詣密嚴佛土佛告之言汝可退還以者何密嚴佛國觀行之境得正定人之所住處於諸佛剎最勝無比有色者所能往詣時螺髻梵王聞佛語已與諸天衆尋還天宮爾時淨居諸天共相議言螺髻梵王有大威力而不能往當知此土最爲殊勝但是得如幻三昧諸觀行人所行之境是稱揚密嚴功德其聲展轉靡不傳
이때에 모든 불자의 무리로 이 밀엄세계의 모임에 온 이들이 이 소리를 듣고서 이익이 더해져서 흔쾌하고 공경스럽게 금강장보살마하살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은 저 법에 깊이 사모하는 마음을 지녔사오니, 오직 대명(大明)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실 것을 원하옵니다.”
013_0608_b_13L爾時諸佛子衆來此會者聞是語已益加欣敬白金剛藏菩薩摩訶薩我等於法深懷渴慕惟願大明爲我宣說
금강장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누가 갖추어 펼 수 있겠습니까? 오직 여래를 제외하고는 호념(護念)할 뿐입니다. 여래는 관행하는 이 가운데 최고로 뛰어나시고 자재하시며 지니신 경계는 불가사의한데 어찌 관행하지 않는 이를 위하여 연설하고 열어 보이겠습니까?”
013_0608_b_16L金剛藏言佛所說法誰能具唯除如來之所護念夫如來者於觀行中最勝自在所有境界不可思云何可爲非觀行人開示演說
013_0608_c_01L이때에 지진(持進)보살과 수야마(須夜摩)와 모든 불자들이 다시 함께 소리 내어 속히 말해줄 것을 청하였다.
이때에 신통왕(神通王)보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자씨(慈氏)보살ㆍ긴나라(緊那羅)보살과 그 밖의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보살들이 다시 이러한 말을 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인자(仁者)여, 빨리 말씀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
이때에 다시 헤아릴 수 없는 하늘 사람들이 허공에서 하늘의 기악(妓樂)을 연주하면서 같은 마음으로 청하였다.
013_0608_b_19L持進菩薩及須夜摩諸佛子等復共同聲請言速說爾時神通王菩薩殊師利菩薩慈氏菩薩緊那羅菩薩及餘無量諸菩薩衆復作是言善哉仁者願速爲說是時復有無量諸天於虛空中作天妓樂同心勸請
때를 맞추어 나계범왕도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 모임에 와서 금강장보살마하살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08_c_02L當爾之時螺髻梵王承佛威力而來此會向金剛藏菩薩摩訶薩而說偈言

지금의 이 큰 모임같이
잘 꾸민 것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모두 높은 제자로
총명하기 짝이 없습니다.
013_0608_c_04L今此諸大會
嚴飾未曾有
悉是尊弟子
聰慧無等倫

모두 다 존자의 처소에서
목마른 사람 물 구하 듯 법을 구하오니
어떠한 것을 물었는지를
저는 지금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013_0608_c_06L皆於尊者處
渴仰而求法
我今猶未知
所問爲何等

교라파(憍羅婆)와
승타(勝墮)와 정생(頂生)을 물었습니까?
더 나아가 성년마(盛年馬)입니까?
전륜왕이 지은 것을 물었습니까?
013_0608_c_07L爲問憍羅婆
勝墮及頂生
乃至盛年馬
轉輪王所作

감자(甘蔗) 종족입니까?
천궁지국왕(千弓持國王)입니까?
욕계ㆍ색계ㆍ무색계입니까?
사람과 하늘 사람 등의 법을 물었습니까?
013_0608_c_08L
爲問甘蔗種
千弓持國王
欲色無色中
人天等之法

보살의 행을 물었습니까?
독각(獨覺)과 성문(聲聞)입니까?
더 나아가 아수라(阿修羅)입니까?
모든 별들에 대한 대중의 논의를 물었습니까?
013_0608_c_10L爲問菩薩行
獨覺及聲聞
乃至阿修羅
星象等衆論

오직 바라옵나니
그 일에 대하여 차례대로 연설하여 주십시오.
저희들과 하늘 사람들
한마음으로 다 듣겠습니다.
013_0608_c_11L惟願如其事
次第而演說
我等及天人
一心咸聽受

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모든 대중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나계범왕ㆍ정거천의 무리들과 모든 불자들이 부지런한 마음으로 청법하는 것을 듣지 못했습니까?”
013_0608_c_12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告諸大衆汝豈不聞螺髻梵王淨居天衆及諸佛子勤心請法
이때에 해탈월(解脫月)보살ㆍ무진혜(無盡慧)보살ㆍ허공왕(虛空王)보살ㆍ지세(持世)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관자재(觀自在)보살ㆍ다라니자재(陀羅尼自在)보살ㆍ보계(寶髻)보살ㆍ천관(天冠)보살ㆍ금강수(金剛手)보살ㆍ적정혜(寂靜慧)보살ㆍ보수(寶手)보살과 그 밖의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억(億)의 세계에서 함께 온 불자들이 다 함께 금강장(金剛藏) 높은 이를 우러러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08_c_15L爾時解脫月菩薩盡慧菩薩虛空王菩薩持世菩薩大勢菩薩觀自在菩薩陁羅尼自在菩薩寶髻菩薩天冠菩薩金剛手菩寂靜慧菩薩寶手菩薩及餘無量諸億土中俱來佛子咸共瞻仰金剛藏尊而說偈言

과거와 미래의
여래의 청정한 지혜를
높은 이는 부처님께 친히 받아서
밝게 깨달아 마음으로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 대중들 모두 듣기를 좋아하니
높은 이에게 원하오니 지금이 연설하실 때입니다.
013_0608_c_21L過去及未來
如來淸淨智
尊於佛親受
明了心不疑
此衆皆樂聞
願尊時演說
013_0609_a_01L
이때에 금강장삼매왕(金剛藏三昧王)이 널리 대중들을 관찰하고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3_0608_c_23L爾時金剛藏三昧王普觀大衆以偈答曰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을
불보살님의
위신력의 도움 없이는
저로서는 다 말 못합니다.
013_0609_a_02L如來所說法
非我具能演
唯除佛菩薩
威神之所護

내가 지금 지극한 마음으로
자재한 이 계시는 청정궁의
마니보장전(摩尼寶藏殿)에서
부처님과 모든 불자들에게 예배합니다.
013_0609_a_04L我今至心禮
自在淸淨宮
摩尼寶藏殿
佛及諸佛子

저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여래의 청정한 지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처님의 종성(種姓)을 잇고 높이려 하오니
그대들은 듣고 받아 지녀야 합니다.
013_0609_a_05L我以敬心說
如來淸淨智
紹隆佛種姓
汝等應聽受

과거 등
최고로 뛰어난 모든 왕법(王法)은 말하지 않고
다만 밀엄세계의
여래 종성만을 말하겠습니다.
013_0609_a_06L非說過去等
最勝諸王法
但示於密嚴
如來之種姓

부처님의 지혜 매우 미묘하니
모니(牟尼)의 뛰어난 공덕
정관(正觀)으로 행한 것이니
모든 마음의 망령된 헤아림 떠나셨습니다.
013_0609_a_08L佛智甚微妙
牟尼勝功德
正觀之所行
離諸心妄計

이러한 까닭에 저의 힘으로
이 깊은 법 말할 수 있는 것 아닙니다.
다만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부처님께 듣고 받들 뿐입니다.
013_0609_a_09L是故非我力
能演此甚深
但以佛威神
從佛而聽受

이 지혜 가장 미묘하니
모든 삼매의 꽃이랍니다.
부처님께서 밀엄세계에 계시니
바로 받아서 연설합니다.
013_0609_a_10L此智最微妙
是諸三昧花
佛在密嚴中
正受而開演

모든 말을 멀리 떠났고
일체 견해를 멀리 여의었으니
있다 없다 등을 말하면
이와 같이 네 가지에 치우치나니
가장 청정한 이것을
중도(中道)의 묘한 이치라 이름합니다.
013_0609_a_12L遠離諸言說
及以一切見
若有若無等
如是四種邊
是名最淸淨
中道之妙理

밀엄세계에서 모든 선정에 든 이는
이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집착을 여의고 의지한 것을 바꾸어
빨리 여래의 지위에 들어갑니다.
013_0609_a_14L密嚴諸定者
於此能觀察
離著而轉依
速入如來地

이 모임의 모든 불자는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말씀하는 것을 듣고 머리 숙여 공경함을 나타낸 후 말하였다.
“저희들이 법에 대하여 사랑하고 좋아함을 깊이 내었습니다. 목마른 이가 물을 생각하는 것 같고 벌이 꿀을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이 모임의 모든 불자들이 깊은 선정과 지혜에 다 자재함을 얻고 큰 신력(神力)이 있어 모든 세계에 왕이 될 수 있게 하십시오. 여래의 말씀하신 법을 듣기 원하옵니다. 오직 존자께서 범음(梵音)의 소리와 인다라(因陀羅)의 소리, 그리고 여래의 대중이 기뻐할 수 있는 심원한 소리로 매우 뛰어난 뜻을 연설하셔서 드러난 깨달음을 얻게 하십시오.”
013_0609_a_15L爾時會中諸佛子衆聞金剛藏菩薩摩訶薩說是語已稽首恭敬而白之我等於法深生愛樂如渴思漿蜂念蜜今此會中諸佛子衆於深定智皆得自在有大神力王諸世界聞如來所說之法唯願尊者以梵音因陁羅聲及以如來衆所悅可深遠之音演殊勝義令得顯了
013_0609_b_01L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은 진실하고 희유하여 보기 어렵습니다. 비유하면 공중에 나무 등의 물질이 없으니 그 그림자를 보기가 희유함과 같습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 희유함도 그러합니다. 공중에 바람과 새가 지나간 자취를 능히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모니께서 말씀하신 여러 가지 뜻을 보기가 어려움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세간의 법은 지혜가 있는 이라면 비유로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말할 수 있으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모든 비유와 말이 미치지 아니합니다. 제가 보는 것은 꿈의 경계와 같고 건달바의 성과 같습니다. 지금 이 모임의 모든 관행하는 이는 큰 지혜가 있어 진실한 뜻을 이미 분명하게 깨쳤습니다. 제가 지금 무엇을 말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람을 위하여 부사의(不思議)한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어떻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여래의 위신력을 받아 대중을 위하여 말하고 연설하겠습니다. 그대들 모든 불자는 자세히 들어야만 합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은 글의 뜻이 서로 알맞아 마음과 뜻을 초월하였고 비유로 미칠 것이 아닙니다. 비유하면 묘한 꽃에 많은 벌들이 다투어 꿀을 따는 것과 같습니다. 먼저 이른 자는 그 가장 좋은 것[精粹]을 취하고 뒤에 온 이는 다만 그 나머지만 맛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여래께서는 법의 정수를 얻으셨고, 저는 그 나머지를 맛본 것이지만 대중을 위하여 말할 따름입니다.”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09_a_23L金剛藏菩薩言如來所說語義眞實希有難譬如空中無樹等物而見其影甚爲希有如來所說希有亦然如空中風及以鳥迹無能見者牟尼所說種種義趣難可得見亦復如是世閒之法有智慧者能以譬喩分明顯說口所宣過諸譬喩非言所及我之所見譬如夢境乾闥婆城今此會中觀行者有大智慧於眞實義已得明我今云何能爲是人說不思議諸佛境界雖然當承如來威神之力爲衆宣述汝諸佛子咸應諦聽如來所說文義相應出過心意非喩所及如妙花衆蜂競採先至之者取其精後來至者但味其餘如是如來得法精粹我味其餘爲衆說耳卽說偈言

하늘 가운데 하늘의 경계는
모든 밝은 지혜 가진 이들을 기쁘게 하시니
마음과 말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헤아리거나 분별로 말할 것 아닙니다.
013_0609_b_16L天中天境界
增悅諸明智
非心口所能
度量分別說

널리 세간의 교만심을
항복시키려 하여
사람과 같은 몸으로 태어나서
부처님의 상호를 장엄하셨답니다.
013_0609_b_18L爲欲普降伏
世閒憍慢心
示同人之形
佛相爲嚴飾

원광(圓光)과 족륜(足輪)
여러 가지 모두 성취하셨고
노니시던 모든 궁전
사람들과 하늘 사람 함께 뵈옵니다.
013_0609_b_19L圓光及足輪
種種皆成就
遊處諸宮殿
人天具所瞻

여래께서는 4시(時) 가운데
항상 밀엄세계를 의지하여 머뭅니다.
그러면서 모든 세계에
태어나심과 열반하심 나타내셨습니다.
013_0609_b_20L如來四時中
常依密嚴住
而於諸世界
現生及涅槃

순수한 착함이 조금씩 줄어들 때
나쁜 삶과 흐릿하며 어지러울 때
모든 중생의 유(類)를 따라서
상응하기만 하면 이익을 주셨습니다.
013_0609_b_22L淳善少減時
惡生及濁亂
隨諸衆生類
所應而利益

업(業)의 작용은 잠시도 머물지 않지만
밀엄세계에서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밀엄세계는 때[垢]가 없는 곳
관행(觀行)하는 이들이 의지하였습니다.
013_0609_b_23L業用無暫停
密嚴恒不動
密嚴無垢處
觀行者所依
013_0609_c_01L
나쁜 삶과 흐릿하고 어지러울 때
여래께서 모습을 나타내 보이시니
비유하면 청정한 보름달이
그 그림자 온 물에 두루함 같습니다.
013_0609_c_01L惡生濁亂時
顯示如來相
譬如淨滿月
影遍於衆水

이와 같은 모든 색상(色像)은
널리 세간에도 나타나는데
여래의 청정한 지혜 경계는
지혜로운 이라야 볼 수 있습니다.
013_0609_c_03L如是諸色像
普現於世閒
如來淨智境
智者所觀見

모든 중생의 종류가
즐기는 것 각각 같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갖가지 몸으로
마땅한 것을 따라서 알맞게 변화하십니다.
013_0609_c_04L以諸衆生類
所樂各不同
佛以種種身
隨宜而應化

어느 때는 대자재천왕으로 나타나고
어느 때는 비뉴천(毘紐天)으로 나타나고
어느 때는 가비라(迦毘羅)로 나타나
공중에 머물러 설법하십니다.
013_0609_c_05L或見大自在
或見毘紐天
或見迦毘羅
住空而說法

어느 때는 비타(毘陀)하는 이로 나타나고
어느 때는 다시 상행(常行)을 보이고
어느 때는 사단나(娑旦那)와
구마(鳩摩)와 그리고 시기(尸棄)로 나타나십니다.
013_0609_c_07L或見毘陁者
或復見常行
或見娑旦那
鳩摩及尸棄

나후숙(羅睺熟) 부류들과
긴나라(緊那羅)에 이르기까지와
감자씨(甘蔗氏)와 월종왕(月種王)과
일체가 우러러 받드는 것입니다.
013_0609_c_08L羅睺熟部等
乃至緊那羅
甘蔗月種王
一切所瞻奉

금강(金剛) 등의 뭇 보배와
납과 주석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인해
상응함을 따라서 나타나십니다.
013_0609_c_09L金剛等衆寶
乃至於鈆錫
皆由佛威力
隨應而出生

천녀(天女)와 용녀(龍女)
건달바(乾闥婆)의 아가씨가
얼굴을 다듬고 앞에 나와도
그 마음을 유혹할 수 없답니다.
013_0609_c_11L天女及龍女
乾闥婆之女
治容而進趣
不能惑其心

욕계의 모든 경계를
여래께서는 이미 항복 받으셨으며
색계와 무색계 또한 그러했으니
미혹되거나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013_0609_c_12L欲界中諸境
如來已降伏
色無色亦然
無有能迷動

생각이 없는 모든 선정에 든 이들도
아직은 미혹의 얽매임을 버리지 못하고
안정하지 못하고 청정하지 못하여
물러나고 떨어져 흘러 다닙니다.
013_0609_c_13L無想諸定者
未離於惑纏
非安非淸淨
退墮而流轉

몸뚱이가 있는 이 태어나는 곳
밀엄세계와는 다릅니다.
밀엄의 미묘한 세계는
청정한 복으로 장엄하였습니다.
013_0609_c_15L有身者所生
非如密嚴國
密嚴微妙土
淸淨福爲嚴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얻은 사람들이
가장 수승하게 의지할 곳은
열 가지로 크게 자재하신
역과 통[力通]의 삼매법(三昧法)입니다.
013_0609_c_16L解脫知見人
最勝之依處
十種大自在
力通三昧法

부처님과 같아서 장엄하게 꾸몄고
뜻으로 생긴 묘한 몸
10지(地)를 수행하고
보시 등의 바라밀을 수행합니다.
013_0609_c_17L
如佛而嚴飾
意生之妙身
修行於十地
施等波羅蜜

뭇 상호로 장엄하였으니
그 몸은 매우 청정합니다.
분별을 멀리 떠났으나
또한 깨닫고 알 것이 없지도 않습니다.
013_0609_c_19L衆相以莊嚴
其身甚淸淨
遠離於分別
亦非無覺了
나의 의근(意根)이랄 것 없기는 하지만
지혜의 뿌리는 언제나 기쁘고 즐거운 것입니다.
보시 등의 모든 공덕으로
청정한 업이 모두 원만해집니다.
013_0609_c_20L無有我意根
慧根常悅樂
施等諸功德
淨業悉圓滿

부처님의 뛰어난 의지할 것을 얻으면
밀엄의 청정한 세계
이 세계 가장 미묘하여서
해로 밝음을 삼지 않습니다.
013_0609_c_21L
得佛勝所依
密嚴之淨國
此土最微妙
不以日爲明

모든 부처님 그리고 보살
광명을 펼쳐 널리 비추니
그 광명 매우 강하게 비추어
백천 개의 해를 지나갑니다.
013_0609_c_23L諸佛及菩薩
舒光而普照
其光甚威曜
逾於百千日
013_0610_a_01L
낮이다 밤이라는 시간이 없고
늙고 병들어 죽는 일 또한 없으니
밀엄세계는 최고로 훌륭한 곳
모든 하늘 사람들 희망하고 우러르는 곳입니다.
013_0610_a_01L無有晝夜時
亦無老死患
密嚴最勝處
諸天所希仰

최고로 윗길의 수행자들은
지위마다 나아가 닦으며
일체의 법을 알며
모두 마음으로 성품을 삼습니다.
013_0610_a_02L最上修行者
地地而進修
了知一切法
皆以心爲性

아뢰야(阿賴耶)를 잘 말하며
3성법(性法)에서 내가 없으면
그 몸은 더욱 청정해져서
다음 생에는 이 세계에 태어날 것입니다.
013_0610_a_04L善說阿賴耶
三性法無我
其身轉淸淨
而來生此國

3. 태생품(胎生品)
013_0610_a_05L大乘密嚴經胎生品第三

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다시 나계범왕에게 말씀하였다.
013_0610_a_06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復告螺髻梵天王言
013_0610_b_01L“하늘 임금이여, 꼭 아소서. 중생의 몸은 아홉 가지 물건으로 성품을 삼았습니다. 유위(有爲)의 뭇 모습이 항상 함께 옮기고 움직이며 대종(大種)의 모든 물질은 작은 티끌이 모인 것입니다. 모든 깨끗하지 못한 정혈(精血)이 합쳐서 이루어졌으니 헤아릴 수 없는 업에 항상 얽히고 덮였습니다. 비유하면 독한 나무가 무성하고 울창하게 자라나는 것과 같이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도 자라남이 그러합니다. 아홉 달 혹은 열 달쯤 지나 업의 힘에 밀려 태어날 기미를 보이며 머리를 산문(産門)으로부터 거꾸로 하여 태어납니다. 태어나서는 번뇌와 원수의 핍박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받습니다. 하늘 임금이여, 이 모든 중생이 사람 가운데에서 왔거나 혹은 축생(畜生)ㆍ아귀(餓鬼)ㆍ나찰(羅刹)ㆍ아수라(阿修羅) 등에서 와 여기에 태어납니다. 혹은 일찍이 전륜왕(轉輪王), 더 나아가 하늘 가운데 위력의 자재왕이 되었거나, 혹은 주문을 지닌 외도 선인이었거나 그 권속이었거나, 혹은 선정을 닦던 이가 선정에서 물러나 선정을 잃었거나 한 이와 같은 등등의 곳에서 이 가운데 태어납니다. 이미 태어나서는 모든 근(根)이 장대하여지면 친근한 숙세(宿世)의 습기와 인연을 따라 모든 업을 짓습니다. 다시 이 업으로 인해 모든 갈래에 바퀴 돌 듯합니다. 만약 지혜가 있는 이가 선지식(善知識)을 만나 법을 들으면 사유(思惟)해서 깨달음을 얻고 문자에 집착하지 않고 분별을 떠나서 세 가지 해탈의 부문에 들어 법의 진리를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한즉 최상의 청정이며, 최상의 윗길로 청정해서 이 밀엄(密嚴)의 부처님 세계에 와서 머뭅니다. 헤아릴 수 없는 억 부처님 세계 가운데 마땅함을 따라 알맞게 나타납니다.
하늘 임금이여, 이와 같이 태어난 이는 영원히 나고 죽는 험한 갈래에서 벗어남을 얻어, 장부(丈夫)라 이름하고, 지혜로운 이라 이름할 것입니다. 또한 다시 하늘 가운데 하늘이라고 이름할 것이며, 모든 불자의 무리들에게 둘러싸이게 될 것입니다. 하늘 임금이여, 태장신(胎藏身)은 허망하고 거짓되어 진실하지 않습니다. 자성(自性)에서 난 것도 아니며, 또한 무명(無明)과 애업(愛業)에서 난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무명과 애업은 모양을 인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환히 통달하면 모두 없어지고 남음이 없어집니다. 또한 이름과 분별도 없어집니다. 이러한 사람은 곧 밀엄부처님 세계에 태어납니다. 하늘 임금이여, 만약 모든 선정을 닦는 이가 삼매에 머물러 마음으로 반연하는 것이 있으면 곧 색성(色聲)에 속아 유혹 당하게 되어 취하고 집착함을 내니 견고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곧 산동도(散動道)라 이름하며, 이 삼매의 힘으로 욕계ㆍ색계ㆍ무색계 더 나아가 생각이 없는 중생의 처소에 태어나니, 이러한 사람은 곧 삼매에 속박된 것입니다. 만약 삼매에 머물러 그 마음을 잘 조복시키면 능취(能取)와 소취(所取)를 여의고, 두 가지 취를 떠난 마음은 곧 태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을 진실한 관행자라고 이름합니다. 만약 밀엄부처님 세계에 나고자 하는 이라면 항상 이 진실한 삼매에 머물러야 합니다.”
013_0610_a_08L天主當知衆生之身九物爲性有爲衆相恒共遷動大種諸色微塵之聚以諸不淨精血合成爲無量業常所纏覆譬如毒樹扶疏蓊鬱貪恚及癡而共增長經於九月或十月餘業力驅馳生機運動從於產門倒首而出煩冤逼迫受無量苦天主此諸衆生或從人中或從畜生餓鬼羅剎阿修羅等而來生此或有曾作轉輪之王乃至天中威力自在或是持呪外道仙人幷其眷屬或修禪者退失禪定從如是等處而生此中生之已諸根長大隨所親近宿習因緣而造諸業復因此業輪迴諸趣有智者遇善知識聞法思惟而得解不著文字離諸分別入三脫門見法眞理最上淸淨最上上淸淨而來住此密嚴佛國於無量億諸佛土中隨宜應現天主如是生者永得解脫生死險趣名爲丈夫名爲智者亦復說名天中之天諸佛子衆所共圍繞天主胎藏之身虛僞不實非自性生亦非無明愛業所生何以故無明愛業因相而有若能了達悉滅無餘無名字及以分別斯人卽生密嚴佛天主若諸定者住於三昧心有攀緣卽爲色聲之所誑惑而生取著不能堅固此卽名爲散動之道是三昧力生於欲界及色無色乃至無想衆生之處是人卽爲三昧所縛若住三昧善調其心離能所取離二取已心卽不生是名眞實觀行之者若欲生於密嚴佛國常當住此眞實三昧

4. 현시자작품(顯示自作品)
013_0610_b_17L大乘密嚴經顯示自作品第四

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다시 나계범천왕에게 말씀하였다.
013_0610_b_18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復告螺髻梵天王言
013_0610_c_01L“하늘 임금이여, 마음은 여덟 가지 혹은 아홉 가지가 있습니다. 무명(無明)과 함께 세간의 인(因)이 되는데 세간은 모두 심심법(心心法)의 표현입니다. 이 심심법과 모든 근(根)이 나고 죽음에 흐르고 돌아 무명 등으로 변하여 다르게 된 것이지만 그 근본의 마음은 견고하여 움직이지 않습니다.
하늘 임금이여, 세간의 인연은 12분(分)이 있습니다. 근(根)이나 경(境)은 나는 것[能生]과 내는 것[能所]으로 찰나에 망가지고 없어집니다. 범천(梵天)에서부터 비비상천(非非想天)까지 모두 인연으로 일어났으며 오직 여래만 모든 인연을 여읠 수 있습니다. 하늘 임금이여, 안팎 세간의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법은 다 병(甁) 등과 같이 파괴되어 없어지는 것으로 성품을 삼습니다.
하늘 임금이여, 모든 식(識)은 매우 미세하게 옮아가고 흐름이 빠릅니다. 부처님의 이 경계는 세간의 선인이나 외도가 알아볼 수 없습니다. 뭇 신선과 외도는 애착에 얽매여 마음과 상(相)의 차별을 알지 못합니다. 하늘 임금이여, 가령 어떤 사람이 뜻에 힘쓰고 부지런히 행하되 노래로 제사 지내는 비타법(毘陀法)을 찬탄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데 한 달을 지나거나 넉 달을 채우거나 이와 같이 한 해에서 천 년에 이르러 범천의 경계에 태어나도 제사의 효험이 끝나면 또한 물러나 돌아오게 됩니다. 하늘 임금이여, 그대는 모릅니까? 3비타(毘陀)를 행하여 얻은 과보를……. 비유하면 파초와 같아서 성품이 견고하지 못합니다.
하늘 임금이여, 밀엄부처님 세계는 모든 여래께서 해탈하실 처소로 지혜와 선정을 얻었으며, 해탈을 즐거워하고 잘 수행하기에 알맞은 처소입니다. 하늘 임금이여, 밀엄세계에 있는 사람은 권속이 없고 나고 죽음에 대한 근심도 없는데, 그 마음이 모든 업의 습기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꽃이 물에서 나온 것 같고, 허공에 티끌이 낄 수 없는 것과 같으며, 해와 달이 높이 솟아 깨끗하므로 구름이 가릴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일체 모든 부처님께서는 항상 함께하시고 섭수(攝受)하시니 청정한 계율의 흐름에 목욕했고 지혜의 즙을 마셔서 진실한 앎을 얻고 생사의 언덕을 건넜습니다.
하늘 임금이여, 중생의 몸 가운데 모든 계(界)와 5온(蘊)과 식(識) 등의 뭇 법은 모두 실체가 없으며, 눈과 색(色)이 연(緣)이 되어 식이 생기니 비유하면 나무로 인(因)하여 불이 훨훨 타는 것과 같습니다. 하늘 임금이여, 일체의 경계는 망령된 식의 회전을 따름이니 쇠붙이가 자석을 따라 움직임과 같으며, 또 아지랑이ㆍ건달바성(乾闥婆城)이 목마른 사슴이나 어리석고 헛된 이들의 취할 바이듯이 이 가운데에는 세상을 만들어 내는 능조(能造) 등의 물건이 없고, 다만 범부의 마음이 변하여 달라졌을 뿐입니다. 하늘 임금이여, 건달바성 안에 뭇 사람이 오가며 분주하게 뛰어 돌아다니면서 하는 일을 보지만, 그러나 그것이 실체가 아닌 것과 같습니다. 중생의 몸이 나아가고 정지함도 또한 그러합니다. 꿈속에 본 것은 잠을 깨면 곧 없는 것과 같이 세간 사람이 온(蘊) 등의 법을 보지만 마음을 깨달으면 밝게 비추고 본래는 적정합니다. 하늘 임금이여, 땅 등은 작은 티끌이 화합하여 모인 것으로, 만약 마음을 여의면 곧 없는 것인데 세간의 모든 물질을 지거(持擧)하지만 어느 대종(大種)이 합해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비유하면 중풍에 걸린 이가 병으로 반연하여 미혹되어 어지러워지지만 여러 가지 물건을 보는 것과 같고, 또 시체가 일어나 일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세간의 모든 법도 이와 같으니 그대들 여러 불자들은 부지런히 관찰해야 합니다.
하늘 임금이여, 일체 세간의 동식물은, 비유하면 물거품이 모여 형태가 이루어진 것 같고, 병과 옷 등이라는 생각은 아지랑이 같으며, 괴로움과 즐거움의 모든 감각[受]은 오히려 물거품 같고, 행(行)은 파초와 같아서 속이 견고하지 못하고, 식(識)은 요술의 일과 같아서 헛것이며 거짓이라 진실하지 않습니다. 하늘 임금이여, 삼계 가운데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법은 꿈속의 경계와 같으니 미혹한 마음의 표현입니다. 또한 요술쟁이의 일 같고 건달바성과 같아서 다만 어리석은 범부를 속이는 것입니다. 만약 모든 불자가 이와 같은 법을 바르게 깨닫고 알면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지고 지혜의 불로 일체 모든 환난의 인연을 태워 버려서 곧 묘하고 즐거운 밀엄의 세계에 태어납니다.
하늘 임금이여, 일체 세간은 다 상(相)이 없는데 상에 얽매입니다. 상이 없으면 곧 해탈입니다. 상은 마음의 경계인데, 마음의 경계는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진실한 법은 지혜의 경계인데 뭇 상을 멀리 여의었고 마음으로 행할 것이 아닙니다. 하늘 임금이여, 일체의 모든 상은 삼계(三界)의 법입니다. 색성(色聲) 등을 상이라 이름하는데, 모든 근(根)의 경계로 일체의 중생을 얽매는 인(因)입니다. 만약 상에 탐하고 집착하지 아니한다면 얽매임이 모두 없어지고 안락하며 자재할 것입니다.”
013_0610_b_20L天主心有八種或復有九與無明俱爲世閒因世閒悉是心心法現是心心法及以諸根生滅流轉爲無明等之所變異其根本心堅固不動天主世閒因緣有十二分若根若境能生所生剎那壞滅從於梵世至非非想皆因緣起唯有如來離諸因緣天主內外世閒動不動法皆如甁等壞滅爲性天主諸識微細遷流速疾是佛境界非諸世閒仙人外道所能知見衆仙外道爲愛所纏不能了知心相差別天主假使有人勉意勤行歌讚祠祀毘陁之法而祭於天經於一月或滿四月如是一歲至于千歲生於梵境終亦退還天主汝不知耶三毘陁行所得之果譬如芭蕉性不堅固天主密嚴佛土是諸如來解脫之處從智定得若樂解脫應善修行天主密嚴中人無有眷屬生死之患其心不爲諸業習氣之所染著如蓮花出水如虛空無塵如日月高昇淨無雲翳一切諸佛恒共攝受淨戒流飮智慧液得眞實解度生死天主衆生身中諸界五蘊識等衆法皆無所有眼色爲緣而生於識如因木火得熾然天主一切境界隨妄識轉如鐵動移逐於磁石又如陽焰乾闥婆城是諸渴鹿愚幻所取中無有能造等物但是凡夫心之變天主如乾城之中人衆往來馳騖所作見而非實衆生之身進止云爲亦復如是如夢中所見寤卽非有閒之人見蘊等法覺心明照本來寂天主地等和合微塵之聚若離於心卽無所得世閒諸物可持擧等非大種之所合成譬如風痰病緣惑亂見種種物又如起屍無能作者閒諸法悉亦如是汝諸佛子應勤觀天主一切世閒動植之物譬如水沫共聚成形甁衣等想同於陽焰樂諸受猶如浮泡行如芭蕉中無有識如幻事虛僞不實天主三界之中動不動法同於夢境迷心所現如幻事乾闥婆城但誑愚夫若諸佛子於如是法能正覺知心無所畏智慧火焚燒一切諸患因緣卽生妙樂密嚴之土天主一切世閒皆無有相爲繫縛無相卽解相是心境境不實眞實之法是智境界遠離衆相非心所行天主一切諸相是三界色聲等法名之爲相諸根境界一切衆生繫縛之因若能於相而不貪衆縛悉除安樂自在
이때에 보계(寶髻)보살마하살이 특수하고 묘한 자리에 앉았다가 금강장보살마하살을 향하여 이러한 말을 하였다.
013_0611_b_03L爾時寶髻菩薩摩訶薩在大衆中坐殊妙座向金剛藏菩薩摩訶薩而作是言
“존자(尊者)여, 모든 부처님 억이나 되는 세계의 보살 가운데 가장 으뜸이시니 최상의 지혜를 이루어 알아야 할 법을 알고 헤아릴 수 없는 실단(悉檀)을 다 이미 밝혀 보셨으며, 유기(瑜祇)의 무리에 계시면서 저들의 의혹을 깨끗하게 해 주시고 중생의 몸이 본래 생기게 된 것을 잘 알게 하여 주시되, 능히 한 겁이나 혹은 한 겁이 지나도록 묘한 음성과 말로써 연설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도, 무슨 까닭으로 모든 인자(仁者) 등에게 모든 역순(逆順)과 같거나 같지 아니한 원인을 여읜 진실한 법을 설하셔서 모든 지혜로운 이로 하여금 마음이 깨끗하여 의혹이 없게 하고, 온(蘊)의 인연을 버리고 빨리 해탈을 얻게 하지 않으십니까? 법과 비법(非法)도 온이요, 인연이어서 이생의 몸과 후생의 몸을 나게 합니다. 지혜는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게 하고 애욕은 단단히 얽어맵니다.
존자여, 중생의 마음이 색과 명(明)을 인연하여 뜻 등의 인연을 짓고 경계를 따라 흩어지니 그 마음의 빠름은 깨닫거나 알기가 매우 어렵고, 무명과 사랑의 업[愛業]은 이로써 흐리고 혼란합니다. 모든 중생의 몸 가운데 여러 가지 법은 뜻이 선도(先導)가 되고 뜻이 최고로 빠르고 뜻이 매우 뛰어납니다. 모든 법마다 뜻[意]과 상응하니 저 법은 다 뜻으로 성품을 삼습니다. 마니주(摩尼珠)가 갖가지 색깔을 나타내는 것같이 이와 같은 뜻을 인자(仁者)는 왜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또 여러 색깔의 마니 보배가 상응하는 것에 따라 여러 가지로 밝게 나타내는 것과 같이 인자도 또한 이와 같이 여래의 상(像)을 갖추고 자재궁(自在宮)에 머물러 모든 불자의 무리들에게 둘러싸였으니 또한 당연히 이와 같이 마땅함을 따라 설법을 해야 합니다.”
013_0611_b_06L尊者於諸億佛國菩薩衆中最爲上首成最上智了所知法無量悉檀皆已明見在瑜祇衆能淨彼疑知衆生身之本起能於一劫或一劫餘以妙音詞演而不倦何故不爲諸仁等說離諸逆順似非似因眞實之令諸智者心淨無疑捨蘊因緣疾得解脫法與非法是蘊因緣生於此身及後身故智能脫苦愛爲堅縛衆生之心因色與明作意等緣馳散於境其心速疾難可覺知無明愛業以之濁亂尊者衆生身中種種諸意爲先導意最速疾意爲殊勝所有法與意相應彼法皆以意爲其如摩尼珠顯現衆彩如是之義仁何不說又如衆色摩尼之寶隨所相應種種明現仁亦如是具如來像住自在宮諸佛子衆所共圍繞亦應如是隨宜說法
013_0611_c_01L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말씀하였다.
“밀엄부처님 세계는 가장 적정하고 큰 열반이며 미묘한 해탈이며 청정한 법계이며, 또한 지혜와 신통으로 모든 관행하는 이가 머무는 곳으로 본래 항상 머물고 파괴되거나 없어지지 아니합니다. 물이 적실 수 없고 바람이 건조시키지 못하며, 병(甁) 등이 근력으로 이루어졌다가 다시 망가지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모든 사인(似因)과 불사인(不似因)으로 성립된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종(宗)과 모든 분(分)은 결정된 법이 아니니 모든 종과 인은 각각 차별되기 때문입니다. 밀엄부처님 세계는 전의(轉依)의 식이 분별하는 마음을 초월한 것으로 모든 망령된 정(情)으로 행하는 경계는 아닙니다. 밀엄부처님 세계는 여래의 처소로 시작도 없고 끝마침도 없으며, 미진(微塵)으로 생긴 것도 아니며, 자성(自性)으로 생긴 것도 아니며, 욕락(欲樂)으로 생긴 것도 아니며, 마혜수라(摩醯首羅)를 따라 생긴 것도 아니며, 또한 무명과 애업으로 생긴 것은 더구나 아니고, 다만 이 무공용지(無功用智:애쓰지 않더라도 저절로 진리에 계합하는 지혜)로 생기고 일어난 것인데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와 무상천(無想天)의 어두운 그물을 초월하였습니다. 밀엄부처님 세계는 아야(阿若)의 실단(悉檀)으로 인명(因明)을 닦는 이가 헤아릴 경계가 아니며, 또한 뛰어난 성품과 자재와 성론(聲論)과 비타(毘陀) 같은 것들의 종파가 드러내어 보일 것이 아니며, 자량위(資糧位)에 이른 지혜력(智慧力)으로 비추어 환하게 하지 못하며, 오직 이 여래의 10지(地)에서 닦은 청정한 지혜의 경계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일체 범부는 세간에 미혹되어 업과 업 아닌 것을 위하니, 제가 지금 업과 업 아닌 것의 뜻을 말하여 모든 선정을 닦는 이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겠습니다.”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11_c_01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言密嚴佛土是最寂靜是大涅槃是妙解脫淨法界亦是智慧及以神通諸觀行者所止之處本來常住不壞不滅不能濡風不能燥非如甁等勤力所成尋復破壞非諸似因及不似因之所成立何以故宗及諸分是不定法諸宗及因各差別故密嚴佛土是轉依識超分別心非諸妄情所行之境密嚴佛土是如來處無始無終非微塵生非自性生非樂欲生不從摩醯首羅而生亦非無明愛業所生但是無功用智之所生起出過欲界及色無色無想天中闇冥之網密嚴佛土阿若悉檀非因明者所量境界亦非勝性自在聲論毘陁如是等宗之所顯示乃至於資糧位智慧之力不能照了唯是如來十地所修淸淨智境諸仁者一切凡夫迷於世閒爲業非我今當說業非業義令諸定者獲於安樂卽說偈言

안팎의 일체 물건에서
보이는 것은 오직 자신의 마음일 뿐입니다.
중생의 마음은 두 가지 성품인데
능취(能取)와 소취(所取)입니다.
013_0611_c_22L內外一切物
所見唯自心
衆生心二性
能取及所取
013_0612_a_01L
마음의 체성은 두 가지 부문이 있습니다.
마음에 즉하여 뭇 물상을 보는 것인데
범부는 본성이 미혹해서
스스로임을 알지 못합니다.
013_0612_a_01L心體有二門
卽心見衆物
凡夫性迷惑
於自不能了

보이는 모든 경계는
모두 자기 마음이 한 것
물병 등의 상(相)이 앞에 나타났더라도
이것을 구하면 모두 체성이 없는 것입니다.
013_0612_a_02L所見衆境界
皆是自所爲
甁等相現前
求之悉無體

모든 신선들 지혜가 적고 열등하여
명료하게 알지 못합니다.
진실한 이치를 버리고
분별의 길을 가기 때문입니다.
013_0612_a_03L諸仙智微劣
不能明了知
捨於眞實理
而行分別路
이 마음에 두 가지 성품 있으니
거울이 뭇 영상을 포함하고 있는 것과 같으며
또한 물에 비친 달과 같고
눈병 난 이가 털 바퀴 보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2_a_05L是心有二性
如鏡含衆像
亦如水現月
翳者見毛輪

털바퀴와 영락의 구슬[瓔珞珠]
이것들은 모두 다 없는 것입니다.
다만 눈병 때문에
이렇듯 나타난 것이랍니다.
013_0612_a_06L毛輪瓔珞珠
此皆無所有
但從病瞖眼
若斯而顯現

물병이나 옷가지들 모두 자신의 식이니
중생도 또한 그러합니다.
허망하게 계산하고 집착하는 사람
알지 못하여 항상 집착하고 취하려 합니다.
013_0612_a_07L甁衣皆自識
衆生亦復然
虛妄計著人
不知恒執取

중생과 물병 등
여러 가지 모든 형상
안팎으로 비록 같지 않지만
일체는 마음 따라 생기는 것입니다.
013_0612_a_09L衆生及甁等
種種諸形相
內外雖不同
一切從心起

이 밀엄(密嚴)의 미묘한 선정은
다른 이의 것이 아니랍니다.
만약 수행하는 이 있으면
복이 많은 땅에 태어날 것입니다.
013_0612_a_10L此密嚴妙定
非餘之所有
若有能修行
生於衆福地

혹은 욕자재(欲自在)에 나고
색계의 하늘에 나며
무상궁(無想宮)에 이르고
아가니타(阿迦尼吒)의 처소에 나며
013_0612_a_11L或生欲自在
及以色界天
乃至無想宮
阿迦尼咤處
공(空)ㆍ식(識)ㆍ무소유(無所有)에 나고
비상(非想)과 비비상(非非想)에 나게 되는데
이와 같은 모든 지위에서
점차로 탐욕을 제거하고
013_0612_a_13L空識無所有
非想非非想
如是諸地中
漸次除貪欲

저 구경이 아닌 데 머물러
밀엄세계 찾아와 태어나서는
뭇 불자들에 둘러싸여서
자재하게 노닐 것입니다.
013_0612_a_14L住彼非究竟
尋來生密嚴
佛子衆圍遶
自在而遊戲

그대들은 이 선정을 닦으십시오.
어찌하여 친척과 권속의 포로가 되었습니까?
권속은 서로가 서로를 얽어매어서
생사윤회의 원인이 됩니다.
013_0612_a_15L汝應修此定
何爲著親屬
眷屬相羈縛
輪迴生死因

남자 여자 서로가 애욕을 탐닉하여
정혈(精血)이 함께 화합한 것은
벌레가 악취 나는 진창에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 가운데 나는 것 또한 그러합니다.
013_0612_a_17L男女相耽愛
精血共和合
如蟲生臭泥
此中生亦爾

혹 아홉 달, 열 달이 되어
모든 몸의 기관이 점점 성숙하여
때가 되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비유하면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과 같답니다.
013_0612_a_18L九月或十月
諸根漸成就
時至出母胎
譬如蟲蝡動

이때부터 점차 장대해지고
더 나아가 마음으로 깨달아 알게 됩니다.
제가 모든 중생을 관찰해 보니
나고 날 때마다 모두 이와 같습니다.
013_0612_a_19L從此而長大
乃至心了知
我觀諸衆生
生生悉如此
부모의 숫자가 헤아릴 수 없고
아내와 자식들 또한 그러합니다.
일체 모든 세간에
두루두루 가지 아니한 곳 없었습니다.
013_0612_a_21L父母無有數
妻子亦復然
一切諸世閒
無處不周遍

비유하면 석녀(石女)가
꿈속에 아기를 낳아
아기를 부여안고 기뻐하다가
곧바로 그 아기 죽음을 보고
013_0612_a_22L譬如石女人
夢已忽生子
捧對方歡樂
尋又見其亡
013_0612_b_01L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애통해하다가
홀연히 잠을 깬 것과 같습니다.
그 아기는 보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아기는 없었던 것이랍니다.
013_0612_a_23L悲哀不自勝
忽然從睡覺
不見有其子
初生及後終

또 꿈속에서
산천(山川)과
논밭에 뛰놀고
촌락과 읍과 성에

사람은 많고 모두 충만하였으며
모든 업무(業務)를 함께 경영하여
피차가 서로 보는 것이
마치 세간에서 하는 것과 같았으나
013_0612_b_02L又夢山川中
田野村城邑
人衆悉充滿
共營諸業務
彼此互相見
猶如世所爲

잠에서 깨고 보면
일체는 모두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다시 어떤 욕심 많은 사람이
꿈속에 여색(女色)을 보니
얼굴은 매우 어여쁘고
옷맵시 너무 멋있어
꿈속에 욕심대로 즐겼지만
깨고 보니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2_b_04L及從於睡覺
一切皆非有
復有多欲人
夢瞻於女色
姿容極姝麗
服玩皆珍綺
在夢極歡娛
覺已卽無見

일체 세간의 일
모두 이와 같은 줄 알아야 합니다.
임금 자리 그리고 군대
부모와 종친들
013_0612_b_06L一切世閒事
當知悉如是
王位及軍旅
父母等宗親

다만 범부를 속이는 것이고
본체의 성품은 모두 진실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데 그대들은
무엇 때문에 선정을 부지런히 닦지 않습니까?
013_0612_b_08L但誑於凡夫
體性皆非實
汝於如是定
何故不勤修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성문(聲聞)
그리고 독각(獨覺)과 보살(菩薩)은
공한처(空閑處)나
산림(山林)이나 항상 적정한 데 있거나
013_0612_b_09L無量諸聲聞
獨覺及菩薩
在於空閑處
山林恒寂靜

혹은 유해(乳海)나
마라연(摩羅延)이나
수미산과 빈타(臏陀)나
마혜인다라(摩醯因陀羅)나

계라(鷄羅)와 바리사(婆利師)나
더 나아가 설산(雪山) 등에 있거나
혹 겁파수(劫波樹)나
파리야다라(波利耶多羅)나
구비라(拘鞞羅)나무 아래나
반주파라(半柱婆羅) 위에 있으면서
염부과(閻浮果)를 먹거나 맛보며
그리고 모든 죽지 아니할 것을 먹으면서
모든 신통을 구족하게 하여
항상 이 관(觀)을 닦습니다.
013_0612_b_10L
或住於乳海
及以摩羅延
須彌與臏陁
摩醯因陁羅
雞羅婆利師
乃至雪山等

或在劫波樹
波利耶多羅
拘鞞羅樹下
半柱婆羅上
食閻浮果味
及諸不死食
具足諸神通
而常修此觀

과거와 미래 세상에
항상 연꽃에 앉아
가부좌하고 몸을 움쩍 아니하며
정정(正定)으로 항상 관찰합니다.
013_0612_b_15L過去未來世
常坐於蓮花
結跏身不動
正定恒觀察

모든 근(根)을 잘 조복시키고 섭수하기 때문에
뭇 경계에 산란하지 아니합니다.
비유하면 코끼리를 갈고리로 제어하듯이
욕망을 여의고서 삼매에 듭니다.
013_0612_b_16L諸根善調攝
不散於衆境
譬如象得鉤
離欲而三昧

세간과 출세간
일체의 모든 선정 가운데서
부처님의 선정은 깨끗하여 때가 없으며
모든 탐욕과 애착을 다 없앴습니다.
013_0612_b_18L世閒若出世
一切諸定中
佛定淨無垢
貪愛皆除遣

온갖 곳에서의 무색정(無色定)과
생각이 없는 등의 선정 가운데서
해와 달과 연꽃을 보며
불과 물을 보아도 허공의 모양입니다.
013_0612_b_19L遍處無色定
無想等禪中
見日月蓮花
水火虛空相

만약 이러한 것에서 분별을 떠나면
그 마음은 움쩍도 않고
삼매에 있으면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 뵙게 됩니다.
013_0612_b_20L
若離是分別
其心不動搖
卽於三昧中
見無量諸佛

한때에 함께 손을 펴서
물을 정수리에 부어 주실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불지(佛地)에 들어가
일체를 모두 분명히 깨달을 것입니다.
013_0612_b_22L一時共舒手
以水灌其頂
如是入佛地
一切皆明覺
013_0612_c_01L
뭇 색신(色身)을 구족하고
마땅함을 따라 널리 나타내며
10력(力)과 10통(通)과 그리고 자재와
삼매와 다라니
이와 같은 여러 공덕
모두 성취하지 못한 것이 없습니다.
013_0612_b_23L具足衆色身
隨宜而普現
力通諸自在
三昧陁羅尼
如是等功德
莫不皆成就

모든 물질[色]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 미진을 관찰하면
자성이 없는 것이니
비유하면 표범이나 토끼의 뿔과 같은 것입니다.
013_0612_c_02L分析於諸色
乃至觀微塵
自性無所有
譬如彪兔角

분(分)과 분별이 없고
온(蘊)과 유온(有蘊)도 그러합니다.
요술로 생긴 것과 같고
일체가 모두 이와 같습니다.
013_0612_c_03L
無分無分者
蘊有蘊亦然
同於幻所作
一切皆如是

여기에는 업과(業果)도 없고
또한 업을 짓는 사람도 없으며
능히 세간을 지을 사람도 없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능작인(能作人)은 아닙니다.
013_0612_c_05L此中無業果
亦無作業人
無能作世閒
設有非能作
능작이라는 말은 소작(所作)을 기다려야 하니
어찌 능작하는 사람이라 이름하겠습니까.
이 말은 허물이 되며
말하는 이는 청정하지 않다 하여
013_0612_c_06L能作待於作
何名能作人
此言成過失
說者非淸淨

다시 말하기를, 어찌하여
수륜(水輪)과 지륜(地輪)이 생겼으며
중생세간이 생겨서
차례대로 널려 있으며
013_0612_c_07L若謂云何有
水輪與地輪
及衆生世閒
次第而安布

모든 취(趣)가 각각 차별되었는데
이쪽저쪽이 서로 왕래합니까?
누가 다시 모든 근을 만들어서
정(情)을 따라 경계(境界)를 취하게 합니까?
013_0612_c_09L諸趣各差別
彼此互往來
誰復作諸根
隨情取於境

이것은 모두 분별이나
더욱 변하는 것이
우유와 낙(酪)과 소(酥)같이
이렇게 생주멸(生住滅)합니다.
013_0612_c_10L此等皆分別
展轉而變異
同於乳酪酥
如是生住滅

업(業)이다, 업이 아니다 하며
망령된 계교를 내지만
선정을 닦는 이는 항상 이렇게 관(觀)합니다.
꿈이거나 건달바의 성과 같다고.
013_0612_c_11L若業若非業
於斯生妄計
定者常觀此
如夢與乾城

중생이 시작이 없던 때에서 지금까지
희론(戱論)에 훈습되어
분별(分別)에서
여러 가지 허물을 일으킵니다.
013_0612_c_13L衆生無始來
戲論所熏習
生起於分別
種種衆過咎
모든 근은 오히려 요술과 같고
경계는 꿈과 같으니
능작과 소작과 그리고 업을
선정을 닦는 이는 분별하지 아니합니다.
013_0612_c_14L諸根猶如幻
境界同於夢
能作作及業
定者不分別

지혜가 미미하고 하열(下劣)한 이들은
망령되게 모든 나쁜 소견을 내어
계교하되, 능작자가 있어
일체 세간을 짓는다고 합니다.
013_0612_c_15L智慧微劣者
妄生諸惡見
計有於能作
作一切世閒

혹은 마니주와
금ㆍ은 등 온갖 광석과
색깔이 차별된 새와 짐승과
끝이 뾰족한 가시
013_0612_c_17L或謂摩尼珠
金銀等衆鑛
鳥獸色差別
刺端纖以利

이러한 것들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짓는 이가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세간은 뛰어난 성품이 아니고
먼지 등의 연(緣)으로 지어진 것이며
013_0612_c_18L此等誰所爲
當知無作者
世閒非勝性
微塵等緣作

또한 원인 없이
자연으로 있게 된 것도 아니니
의혹의 마음으로 잘못 계교하는 이는
그 체성을 모른답니다.
013_0612_c_19L
亦非無有因
自然而得有
惑心妄計者
不知其體性

업이다, 업이 아니다 하며
이와 같이 분별함은
독(毒)이 우유에 든 것과 같이
따라서 변하거나 서로 어울립니다.
013_0612_c_21L爲業爲非業
如是而分別
如毒入於乳
隨變與相應
모든 법도 그러하여서
분별이 언제나 함께 일어나는데
법의 성품은 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없어지고 파괴되지도 아니합니다.
013_0612_c_22L諸法亦復然
分別常俱起
法性非是生
亦非是滅壞
013_0613_a_01L
의심하는 이는 알지 못하여
여러 가지로 다르게 분별합니다.
선정에 든 이는 관찰하기를
세간은 오직 쌓이고 모인 것뿐이라 하니
013_0612_c_23L
惑者不能了
種種異分別
定者應觀察
世閒唯積聚

업이거나 업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든 갈래는 서로 왕래하는 것
비유하면 해와 달과 같습니다.
013_0613_a_02L若業若非業
於此勿思惟
諸趣互來往
譬如於日月

공중에 의지한 것 없이
바람 따라 오가는 것이니
업의 성품은 매우 미묘하고 은밀하여
밀엄세계에 있는 이라야 볼 수 있습니다.
013_0613_a_03L在空無所依
隨風而運轉
業性甚微隱
密嚴者能見

관행(觀行)을 수행하는 이들은
그 결박에서 벗어나는데
비유하면 불이 나무를 태워
삽시간에 잿더미로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3_a_04L
修行觀行人
不爲其所縛
譬如火燒木
須臾作灰燼

지혜의 불로 업장의 섶을 태움도
이와 같은 줄 알아야 하나니
또 등불이 어두움을 없애는 것과 같아서
한 생각에 없애서 남김이 없습니다.
013_0613_a_06L智火焚業薪
當知亦如是
又如燈破闇
一念盡無餘
모든 업이 어두움은
많은 겁(劫)에 훈습되어 모인 것이지만
모니(牟尼)의 지혜 등불이 비추어 주니
찰나에 모두 없어집니다.
013_0613_a_07L諸業之闇冥
多劫所熏聚
牟尼智燈照
剎那悉除滅

5. 분별관행품(分別觀行品)
013_0613_a_08L大乘密嚴經分別觀行品第五
013_0613_b_01L
이때에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다시 대중에게 말했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공한지(空閑地)에 있으면서 진흙으로 벽돌을 만들고 나무로 뼈대를 세우고 풀로 천장을 덮어 집을 짓고 나서, 낱낱의 물건을 관찰하면 집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물건은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또 손가락을 꽉 쥐면 주먹이 되는데 손가락을 떠나서는 주먹이 없음과 같습니다. 군대ㆍ수레ㆍ탈것ㆍ성읍(城邑)ㆍ산림ㆍ병(甁)ㆍ옷 등의 물건은 모두 화합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혜로운 이가 이것을 관찰하면 모두 꿈속의 일과 같고 범부의 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계(界)가 모인 것입니다. 비유하면 높은 산이 위태로워 불안한 것과 같고, 썩은 집과 같습니다. 태어나지 않고 없어지지 않으며, 자기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닙니다. 건달바성 같고 그림자 같고 구름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그림 속의 물건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나타나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성품은 항상 청정하여 일체 있고 없음의 분별을 여의었습니다. 소경과 절름발이가 서로의 힘을 의지해 길을 가는 것과 같아서 결정된 성품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분석하여 작은 티끌에 이르러도 다만 ‘비었다[空]’라는 이름이 있을 뿐 실제적인 물체는 없는 것입니다.
만약 모든 정(定)에 든 이라면 ‘색과 소리[色聲] 등의 법에 대하여 알았다’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누가 알았다는 생각을 하고 나면 마음이 휴식을 얻어 태연히 해탈하여 모든 유(有)를 받지 않고, 항상 수행하여 매우 깊은 선정을 즐길 것입니다. 모든 하늘의 신선 등과 예쁜 여자들이 와서 공양을 올려도 꿈속의 일을 보듯이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습니다. 몸이 비록 여기에 있으나 모든 신선 외도로서 주문을 지닌 사람과 더 나아가 범천(梵天)도 정수리는 보지 못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오래지 않아 마니보장전(摩尼寶藏殿)의 궁전 가운데 태어나 신통의 경계에서 노닐며 모든 공덕을 구족합니다. 이 관행법(觀行法)은 큰마음을 지닌 이가 행하는 경계이니 인자(仁者)들은 으레 빨리 넓고 큰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큰마음을 지닌 사람은 빨리 광명궁전(光明宮殿)에 태어나 모든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여의고 더 나아가 밀엄부처님의 세계에 나아갑니다. 이 세계는 넓고 미묘하며 적정하여, 모든 늙고 죽고 쇠퇴하고 고뇌하는 근심이 없으며, 뭇 상(相)을 멀리 여읜 곳이라 식(識)으로 행할 것이 아니며, 잘못 생각하는 사람이 이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이 세계는 청정하여 관행하는 이가 사는 곳입니다. 만약 생각하고 희망하여 우러른다면 부지런히 닦고 익혀야 하며,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끊고 나와 내 것을 여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탐욕 등의 번뇌는 모든 경계를 취하므로 만약 경계를 취하면 곧 두 가지 깨달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마치 아름다운 여자가 있으면 색욕(色欲)이 많은 이가 보자마자 애착하는 마음이 생겨 색욕에 마음을 빼앗겨 미혹되니, 다니거나 앉거나 밥을 먹거나 잠을 자면서까지 외골수로 생각하여 다른 것은 생각할 틈도 없이 여자의 얼굴 모습만 항상 마음에 떠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이 마음이 곧 진흙탕과 같은 경계에서 흐려진 것이니 이러한 까닭으로 경계에 대하여 탐하고 애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소ㆍ사슴ㆍ산양 등 뿔이 있는 짐승을 보고 곧 표범ㆍ토끼 등은 뿔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소 등 뿔이 있는 짐승을 보지 아니했다면 표범과 토끼가 뿔이 없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세간의 망령된 견해도 이와 같습니다. 망령되었을 때는 얻을 것이 있고 분별할 것이 있다고 하다가, 뒤에 그 체성을 구하여도 얻을 수 없게 되면 ‘모든 법은 결정적으로는 없다’라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아직 분별하는 마음을 여의지 못해 항상 이와 같은 평등하지 아니한 앎을 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마땅히 지혜로써 자세히 관찰하십시오. 마음이 행하는 일체의 경계는 다 소와 토끼 등을 보고 망령되게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모든 불자들이 이와 같이 관하면 그 뜻이 좋아함을 따라 어떤 때는 사람 가운데 태어나 전륜왕(轉輪王)이 되고 큰 위력이 있어 허공에 올라 왕래하며, 어떤 때는 해ㆍ달ㆍ별의 궁전에 태어나고, 사천왕천(四天王天)ㆍ삼십삼천(三十三天)ㆍ야마천(夜摩天)ㆍ도솔타천(兜率陀天)과 더 나아가 자재천(自在天)의 임금으로 마니장전(摩尼藏殿)에 태어나며, 어떤 때는 색계(色界)의 범신(梵身) 등의 하늘과 정(定)을 수행하는 십범(十梵)의 처소인 무번천(無煩天)ㆍ무열천(無熱天)ㆍ선견천(善見天)ㆍ선현천(善現天)ㆍ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ㆍ공처(空處)ㆍ식처(識處)ㆍ무소유처(無所有處)ㆍ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태어납니다. 그들 하늘에 머물면서 이미 점점 탐욕을 제거하는데 이로부터 청정한 부처님 세계에 태어나 항상 미묘한 정(定)과 지극히 참된 해탈에 노닐 것입니다.”
013_0613_a_09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復告大衆諸仁者譬如有人在空閑地以泥瓦草木葺之成宇旣而諦觀一一物中無舍可得又如多指共合成拳離指求拳卽無所有軍徒車乘城邑山林甁衣等物一切皆是和合所成智者觀之悉如夢事凡夫身宅亦復如是諸界積集譬如高山危脆不安同於朽屋不生不滅非自非他如乾闥婆如影如雲如陽焰如繢像雖可現睹性常淸淨遠離一切有無分別盲與跛相假而行無決定性乃至分析至於微塵但有空名都無實物諸定者作是思惟卽於色聲等法不生覺念離覺念已心得休息泰然解脫不受諸有常樂修行甚深禪定天仙等端正女人而來供養如觀夢事不生染著身雖在此諸仙外道持呪之人乃至梵天不能見頂是人不久生摩尼寶藏宮殿之中遊戲神通具諸功德此觀行法是大心者所行境界仁應速發廣大之心大心之人疾得生於光明宮殿離諸貪欲瞋恚愚癡乃至當詣密嚴佛土此土廣博微妙寂靜無諸老死衰惱之患遠離衆相非識所行妄計之人所不能得諸仁者此土淸淨觀行所居若懷希仰當勤修習斷貪瞋癡離我我所以故貪等煩惱取諸境界若取於境卽三覺生如有女人端正可憙有多欲者見已生著欲心迷亂若行若坐飮食睡眠專想思惟更無餘念彼女容相常現於心此心卽爲境界淤泥之所濁亂是故於境不應貪著諸仁譬如有人見牛鹿山羊有角之獸卽於彪兔生無角解若使不見牛等有角於彪兔等決定不生無角之見世閒妄見悉亦如是妄有所得起有分別後求其體不可得故便言諸法決定是無乃至未離分別之心常生如是不平等覺諸仁者應以智慧審諦觀察心之所行一切境界皆如妄計見牛兔等若諸佛子作如是觀其意樂或生人中爲轉輪王有大威力騰空來往或生日月星宿之宮天王天三十三天夜摩天兜率陁天乃至自在天主摩尼藏殿或生色界梵身等天修行定者十梵之處無煩無熱善見善現阿迦尼咤空處識處無所有處非想非非想處住於彼已漸除貪欲從此而生淸淨佛土常遊妙定至眞解脫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13_c_15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復說偈言

병이 깨어짐으로 인해
기왓장을 이룰 때
찰나에 각각 달라지듯
항상 무상합니다.
종자로 인해 싹이 나며
싹이 나면 종자는 없어집니다.
013_0613_c_16L如因甁破
而成於瓦
剎那各別
恒是無常
因種生芽
芽生種壞

또 도공[陶匠]이
진흙으로 병을 만듦에
진흙이 사마(奢摩)라면
병도 그 물질과 같습니다.
013_0613_c_18L又如陶匠
以泥作甁
泥是奢摩
甁如其色

만약 여러 가지를 겸하여 쓰고
다른 빛의 진흙으로 만들어
그릇 굽기가 끝나면
울긋불긋 여러 색깔이 나타납니다.
013_0613_c_20L若復兼用
餘色泥作
火燒熟已
各雜色生
화살[箭竹]은 대죽에서 나고
마늘에서 냄새 나며
더러운 곳에
파리가 알을 낳는답니다.
013_0613_c_21L箭竹生蔥
角生於蒜
不淨之處
蠅生於蟲

세간에서
과보가 같은 인(因)일 수 있고
어떤 때는 모든 물건이
인과 같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013_0613_c_22L世閒之中
有果似因
或有諸物
不似因者
013_0614_a_01L
인이 모두 변하여 과가 생깁니다.
미진 등의 인은 체가 변괴하지 않으니
망령되이 이같이 분별하여
나를 지을 자가 없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013_0614_a_01L皆因變壞
而有果生
微塵等因
體不變壞
不應妄作
如是分別
無能作我

속의 내가 나보다 뛰어나면
또한 나라는 뜻도 없습니다.
경계와 모든 근(根)은
화합으로 인을 삼기 때문입니다.
013_0614_a_03L內我勝我
亦無我意
境界諸根
和合爲因

식(識)이 생기는 것은
지혜로운 이의 방편이니
뭇 경계를 잘 알아야
번뇌 등을 잘 깨뜨릴 수 있습니다.
013_0614_a_04L而生於識
智者方便
善知衆境
破煩惱等

그렇지만 일체의 모든 마(魔) 때문에
세상에 탐욕과 애착이 있지만
꿀을 얻어도 담박함 같아
탐욕과 애욕을 제거하면
여러 얽힘이 모두 풀린답니다.
013_0614_a_06L一切諸魔
世有貪愛
如淡得蜜
貪愛若除
衆縛悉解

뱀이나 칩거하는 만물과 같고
성냄의 독(毒)도 그러합니다.
나고 죽는 갈래 가운데에
번뇌에 침해됨이 많습니다.
013_0614_a_07L如蛇螫物
瞋毒亦然
生死趣中
多所惱害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만약 저것을 다하게 하려면
마땅히 부지런한 마음으로
관행(觀行)을 닦아야 합니다.
013_0614_a_09L諸仁若欲
令彼除盡
宜各勤心
修於觀行

6. 아뢰야건립품(阿賴耶建立品)
013_0614_a_10L大乘密嚴經阿賴耶建立品第六
013_0614_b_01L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다시 대중에게 말하였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제가 생각하니 옛날에 일찍이 부처님께서 도와주신 힘으로 미묘한 선정을 얻어, 시방세계의 세간에서 선정을 닦는 사람과 부처님과 보살들이 머무는 곳을 확연하게 보았습니다. 이 같은 처소 가운데 밀엄부처님의 세계는 제일 안락했고, 모든 불보살의 숫자가 작은 티끌과 같았으며, 연화장(蓮花藏)에 계셨습니다. 저는 이때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러러 선정에서 나와 몸이 바로 모든 보살과 함께 밀엄세계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이때에 해탈장(解脫藏)보살을 뵈니 궁중 안에 머물렀는데 그 크기가 손가락 한마디만하고 색상(色相)은 밝고 고결하여 아달사(阿怛斯)꽃과 같았고 또한 허공의 깨끗한 보름달과 같았습니다.
저는 뵙자마자 생각하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와 같은 부사의(不思議)한 일이 있는가?’
이러한 생각들을 한 다음, 곧 저의 몸을 보니 제 몸이 그 보살의 몸 안에 있었고, 그 가운데 넓은 일체 세간이 보였습니다. 이때에 연화장 가운데 헤아릴 수 없는 보살들이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같이 보고 모두 이러한 생각을 내었습니다.
‘이것은 희유하고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
그때에 부처님[天中天]께서 하실 일을 마치고 신력(神力)을 거두어들이시자, 보살들이 모두 예전과 같았습니다. 저는 이 희유한 일이 끝나자 모든 보살이 여러 가지 변화로 나타난 이러한 부처님의 경계가 불가사의함을 알았습니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여래께서 옛날에 보살이 되었을 때 첫 환희지(歡喜地)에서 법운지(法雲地)에 이르시고, 다라니 구절의 뜻이 다함없음과 수릉엄(首楞嚴) 등 모든 큰 삼매와 의생신(意生身)과 여덟 가지 자재를 얻으셔서 알맞게 나타내시고 신통에 유희하셨으며, 명칭과 광명 등 일체의 공덕을 모두 성취하였습니다. 더욱 청정하여 정각(正覺)을 이루고, 밀엄세계에 머물러 마땅함을 따라 변화한 부처님과 보살의 여러 가지 색상(色像)이 자연히 일체 세간에 두루하여 미묘한 법륜(法輪)을 펴며,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빨리 어리석음의 어둠을 없애고 좋은 법을 수행하게 합니다. 이따금 어떤 보살은 부처님의 신상(身相)과 시리파차(尸利婆蹉:좋다는 뜻의 나무 이름) 등이 장엄을 구족하여 자연스러운 광명이 오히려 훨훨 타는 불길과 같고, 모든 보살과 함께 연꽃과 같은 청정한 궁전에 머물러 항상 미묘한 선정(禪定)에 유희함을 보고 안락하다고 여깁니다. 이따금 대수(大樹) 긴나라(緊那羅)왕이 백천억 여러 가지 변화를 나타냄이 달빛이 모든 세계에 두루함과 같음을 봅니다. 이따금 헤아릴 수없는 부처님의 제자가 지혜와 선교(善巧:좋은 방편과 교묘한 솜씨)로 뭇 상(相)을 장엄하였는데 정수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몸에는 영락을 찬 채로 도솔타(兜率陀) 등 모든 하늘의 궁전에 머묾을 봅니다. 이따금 보현보살(普賢菩薩)처럼 큰 위엄과 힘이 있어 일체 지혜와 걸림이 없는 말재주를 얻고, 신상(身相)의 광명이 독특하여 짝하거나 견줄 이가 없으며, 거처하는 궁전은 깨끗하기가 보름달 같으며, 비록 밀엄세계의 바른 선정의 바다에 머물지만 그러나 뭇 빛깔을 나타내어 두루하지 아니함이 없고, 일체 현성(賢聖)이 함께 칭송하며, 헤아릴 수 없는 하늘 사람과 건달바 등과 국왕ㆍ왕자와 아울러 그 권속이 에워싸고 모심을 봅니다. 이따금 관행(觀行)하는 제자들이 모든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함께 둘러싸여 선정에 머물러 적정한 것이 마치 잠든 것처럼 보이나, 혼침(惛沈:정신을 가닥 잡지 못하고 흐리멍덩한 상태)하거나 게으른 허물을 멀리 여의고, 모두 일찍이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을 시봉하였음을 봅니다. 이따금 대도사(大導師)가 되시되, 내려오셔서 탄생하시고 출가하여 고행하셔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바른 선정에 드시고 더 나아가 열반하심에, 허공에 행(行)ㆍ주(住)ㆍ좌(坐)ㆍ와(臥) 등으로 신통 변화하시며, 염부제(閻浮提)와 더 나아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기까지 모든 하늘 사람들이 우러러뵙지 않는 이가 없음을 봅니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모든 부처님의 체성은 오직 부처님만 아시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지혜는 최상이어서 견줄 수 없으니 석가모니부처님은 사람 가운데 사자(師子)가 되신 것과 같이 그대들 모든 부처님 제자들도 모두 이것을 얻을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인자들은 마땅히 청정한 믿음을 내어야 합니다. 믿음은 부처님의 몸이니 반드시 해탈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이따금 전륜성왕과 모든 작은 왕이 되거나 나아가 어떤 때는 범천(梵天) 등의 궁전에 나서 하늘 임금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불자가 더욱 정진하면 연화장(蓮花藏)의 청정한 부처님 세계에서 모든 보살들과 함께 연꽃 속에 화생(化生)하여 1승(乘)의 길에 들어가 탐욕 등의 습기를 여의고 더 나아가 욕계(欲界)의 천마(天魔)를 항복 받을 것입니다. 정진(精進)을 하는 이는 뜻에 겁약(怯弱)함이 없고 불가(佛家)를 빛내고 높이며 모든 나라에 왕이 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만약 부처가 되고 싶으면 마땅히 부처의 종성(種性)을 청정하게 하십시오. 이미 종성을 깨끗이 하면 반드시 여래께서 수기(授記)하시는 대상이 되고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어 일체 모든 수행하는 이들을 이익되게 할 것입니다. 비유하면 대지(大地)에 모든 중생이 의지한 것과 같습니다. 또 뛰어난 의사가 여러 약을 잘 조제하여 두루 성읍(城邑)에 다니면서 넓은 마음으로 구원하고 치료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이와 같이 평등하게 교화하여 마음에 분별이 없습니다. 설사 어떤 중생이 살가죽을 벗긴다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모든 인자(仁者)들이여, 안팎의 경계는 마음이 행하는 것으로 모두가 오직 이 식(識)뿐이니 유혹당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는 나도 없고 또한 내 것도 없으며, 해치는 것과 해침을 당할 것과 해침과 해침의 기구 일체가 모두 이 의식(意識)의 경계이어서 아뢰야에 의지하여 이같이 분별합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구슬을 해의 복판에 두거나 혹은 나무를 비벼 불을 일으킨다면, 이 불은 구슬이나 나무를 비빈 데서 일어난 것이 아니고 또한 사람이 일으킨 것도 아닌 것과 같습니다. 심(心)ㆍ의(意)ㆍ식(識)도 또한 이와 같아서 근(根)과 경(境)이 의(意)를 만들어 화합하여 생기게 한 것이니, 이러한 성품은 아지랑이나 꿈과 환술이나 미혹에서 취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거북이나 자라의 털과 토끼의 뿔과도 같지 않습니다. 벽력(霹靂)의 불과 같은 것은 물에서 생겼는지 우레에서 생겼는지 번개에서 생겼는지 결정적으로 이것이 생긴 것을 알 수 없습니다. 도공이 병(甁) 등을 만드는 것을 보면, 만들려는 것들과 심법(心法)은 마음과 더불어 함께 생기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마음의 체성은 불가사의하지만 밀엄세계에 있는 사람은 잘 알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일체 중생의 아뢰야식은 본래부터 있어 원만하며 청정하고, 세상에 뛰어나며 열반과 같습니다. 비유하면 밝은 달이 뭇 세계에 나타나면 세간 사람들이 초승달과 만월을 보는데, 그러나 달의 체성은 일찍이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는 것입니다. 장식(藏識)도 그러하여 널리 일체 중생계(衆生界) 가운데서 성품이 항상 원만하고 청결하며 더하거나 줄지 않는데 지혜가 없는 사람은 망령되게 생각하고 집착하는 작용을 냅니다. 만약 이를 올바로 알면 곧 무루(無漏)를 얻고 의지를 바꾸어 차별하는데, 이 차별의 법은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달이 구름 속에 있어도 성품은 항상 밝고 깨끗하듯이 장식도 그러합니다. 식의 경계와 습기 가운데서 바꿔지지만 그러나 언제나 청정합니다. 하천 가운데 있는 나무는 흐름을 따라 떠내려가지만 나무와 흐르는 체상(體相)은 각기 다른 것과 같습니다. 장식도 그러하여 모든 식의 습기가 비록 항상 다른 것과 함께하지만 섞이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은 항상 일체 물들거나 깨끗한 법과 더불어 의지하는 것이 되나니, 이것은 모든 성인의 현법락주삼매(現法樂住三昧)의 경계와 사람과 하늘 등의 갈래와 모든 부처님 세계가 모두 원인으로 삼고, 항상 모든 승(乘)과 더불어 종성(種性)이 되는데, 만약 환히 깨달으면 곧 불도를 이루는 것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일체 중생이 공덕과 위력과 자재를 갖추고 있거나 더 나아가 험한 곳에 태어나 있어도 아뢰야식은 항상 그 가운데 머물러 의지할 것이 됩니다. 이것은 이 중생이 시작이 없는 때의 경계이며, 모든 업의 습기가 스스로 강성해지며, 또한 나머지의 7식(識)을 강성하게 해주는데, 이것은 범부들의 집착으로 말미암아 소작(所作)과 능작(能作)과 내아(內我)가 됩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뜻이 몸 안에 있어 바람과 같이 빨리 바뀌며 업풍(業風)이 불어 두루 모든 근(根)에 있으면서 7식과 동시에 물결처럼 일어납니다. 외도(外道)의 계교와 승의와 미진이 자재할 때도 모두 이 청정한 아뢰야식입니다.
모든 인자들이여, 아뢰야식은 전생의 업력(業力)과 애(愛)를 인으로 삼는 까닭에 세간에서 약간의 품류를 성취하면 망령되게 계교하는 사람은 집착하여 작자(作者:창조자)가 있다고 합니다. 이 식의 체상(體相)은 미세하여 알기 어렵고, 아직 진실을 보지 못한 이는 마음이 미혹되어 알지 못하고, 근과 경과 의에 애착심을 냅니다.”
013_0614_a_11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復告衆言諸仁者我念昔曾蒙佛與力而得妙廓然明見十方國土修世定人及佛菩薩所住之處於如是處中密嚴佛土安樂第一諸佛菩薩數如微塵處蓮花藏我於爾時一心瞻仰尋從定出卽自見身與諸菩薩在密嚴土復於爾時見解脫藏住在宮中其量大小如一指節色相明潔如阿怛斯亦如空中淸淨滿月我時見已便生念言此爲是誰而有如是不思議作是念時卽見我身在其身內中普見一切世閒爾時蓮花藏中無量菩薩以佛神力亦如是見咸生是此爲希有不可思議時天中天所爲事畢還攝神力諸菩薩等悉復如我時見此希有事已知諸菩薩種種變現是佛境界不可思議諸仁者如來昔爲菩薩之時從初歡喜至法雲地得陁羅尼句義無盡及首楞嚴等諸大三昧意生之身八種自在應而現遊戲神通名稱光明如是等一切功德悉已成就轉復淸淨逮成正覺住密嚴土隨宜變化佛及菩薩種種色像自然周遍一切世閒轉妙法輪令諸衆生速滅癡闇修行善法或有菩薩見佛身相尸利婆蹉等足莊嚴自然光明猶如盛火與諸菩薩住如蓮花淸淨之宮常遊妙定以爲安樂或見大樹緊那羅王現百千億種種變化如月光明遍諸國土見無量佛子智慧善巧衆相莊嚴飾寶冠身佩瓔珞住兜率陁等諸天之宮或見普賢有大威力得一切智無㝵辯才身相光明獨無倫比所居宮殿如淨滿月雖住密嚴正定之海而現衆色像靡不周遍一切賢聖所共稱譽無量天仙乾闥婆等國王王子幷其眷屬圍繞侍衛或復見有觀行之師諸佛子衆所共圍繞住禪寂靜猶如睡眠而離惛沈懈怠等過曾侍奉無量諸佛或復有見爲大導降神誕生出家苦行一心正定乃至涅槃於虛空中行住坐臥現諸神令閻浮提至色究竟諸天人等莫不瞻仰諸仁者諸佛體性唯佛所知佛之智慧最上無比如釋迦牟尼人中師子之所已得汝諸佛子咸當得是故仁等應生淨信信爲佛體必當解脫斯人或作轉輪聖王及諸小乃至或生梵天等宮而爲天主諸佛子轉復精進於蓮花藏淸淨佛土與諸菩薩蓮花化生入一乘貪等習乃至降伏欲界天魔夫精進者志無怯弱光隆佛家王諸國土仁者若欲作佛當淨佛種性淨種性已必爲如來之所授記成無上覺益一切諸修行者譬如大地與諸衆生而作所依又如良醫善調衆藥行城邑普心救療佛亦如是平等教化心無分別設有衆生割截肌膚心亦不動諸仁者內外境界心之所行皆唯是識惑亂而見此中無我亦無我所能害所害害及害具一切皆是意識境界依阿賴耶如是分別譬如有人置珠日中或因鑽燧而生於火此火非是珠燧所生亦非人作心意識亦復如是根境作意和合而生性非如陽焰夢幻迷惑所取亦不同於龜䵷之毛及以兔角如霹靂火從水生爲從電生爲雷生耶無能定知此所從生如見陶師造於甁等等心法與心共生亦復如是諸仁者心之體性不可思議密嚴中人善能知見諸仁者一切衆生阿賴耶識來而有圓滿淸淨出過於世同於涅譬如明月現衆國土世閒之人見有虧盈而月體性未嘗增減藏識亦普現一切衆生界中性常圓潔不增不減無智之人妄生計著若有於此能正了知卽得無漏轉依差別差別法得者甚難如月在雲中性恒明潔藏識亦爾於轉識境界習氣之中而常淸淨如河中有木隨流漂轉而木與流體相各別藏識亦爾諸識習氣雖常與俱不爲所雜諸仁者賴耶識恒與一切染淨之法而作所是諸聖人現法樂住三昧之境天等趣諸佛國土悉以爲因常與諸乘而作種性若能了悟卽成佛道仁者一切衆生有具功德威力自在乃至有生險難之處阿賴耶識恒住其中作所依止此是衆生無始時界諸業習氣能自增長亦能增長餘之七識由是凡夫執爲所作能作內我諸仁者意在身中如風速轉業風吹動遍在諸根七識同時如浪而起道所計勝性微塵自在時等悉是淸淨阿賴耶識諸仁者阿賴耶識由先業力及愛爲因成就世閒若干品類妄計之人執爲作者此識體相微細難知未見眞實心迷不了於根境意而生愛著
이때 금강장보살마하살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615_b_22L爾時金剛藏菩薩摩訶薩復說偈言
013_0615_c_01L
그대들 모든 불자들이여,
어찌하여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말합니까?
장식의 체성은 청정하니
뭇 몸이 의지해야 할 것입니다.
013_0615_b_23L汝等諸佛子
云何不見聞
藏識體淸淨
衆身所依止

어떤 이는 32상 갖추니
부처님 몸매와 전륜성왕
어떤 때는 여러 가지 형상
세간 사람이 모두 봅니다.
013_0615_c_02L或具三十二
佛相及輪王
或爲種種形
世閒皆悉見

비유하면 청정한 하늘의 달이
뭇 별에게 둘러싸인 것과 같습니다.
모든 식(識)과 아뢰야식도
이와 같이 몸 가운데 머문답니다.
013_0615_c_03L譬如淨空月
衆星所環繞
諸識阿賴耶
如是身中住

비유하면 욕계(欲界)의 천왕[天主]들이
좌우에게 둘러싸여 보배 궁전에서 거닐고
강과 바다의 모든 신(神)들이
물속에서 자유 자재함과 같습니다.
013_0615_c_04L譬如欲天主
侍衛遊寶宮
江海等諸神
水中而自在

장식이 세상에 있는 것도
또한 그러한 줄 알아야 합니다.
땅이 뭇 사물을 생장시킴도
이 마음이 흔히 나타난 것입니다.
013_0615_c_06L藏識處於世
當知亦復然
如地生衆物
是心多所現

비유하면 태양[日天子]이
혁혁하게 보배 궁전에 떠서
수미산(須彌山)을 빙빙 돌고 돌아
두루 천하를 비춤과 같습니다.
013_0615_c_07L譬如日天子
赫弈乘寶宮
旋繞須彌山
周流照天下

모든 하늘 사람 세상 사람들
이것을 보고는 공경하고 절합니다.
장식도 불지(佛地) 가운데
그 모습[相]이 또한 이와 같습니다.
013_0615_c_08L諸天世人等
見之而禮敬
藏識佛地中
其相亦如是

열 가지 지위에서 뭇 행을 행하고
대승의 법[大乘法]을 드러내어 나타내며
널리 중생과 더불어 즐기며
항상 여래를 찬탄합니다.
013_0615_c_10L十地行衆行
顯發大乘法
普與衆生樂
常讚於如來

보살의 몸으로 있으면
곧 보살이라 이름합니다.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
모두 아뢰야(阿賴耶)라 이름합니다.
013_0615_c_11L在於菩薩身
是卽名菩薩
佛與諸菩薩
皆是賴耶名

부처님과 모든 불자들
이미 수기를 받았거나 미래에 받을 것입니다.
광대한 아뢰야식이
정각(正覺)을 이룬답니다.
013_0615_c_12L佛及諸佛子
已受當受記
廣大阿賴耶
而成於正覺

밀엄세계에서 모든 선정에 든 이
묘한 선정과 더불어 서로가 걸맞습니다.
아뢰야식을
분명히 알고 관찰하여 보십시오.
013_0615_c_14L密嚴諸定者
與妙定相應
能於阿賴耶
明了而觀見

부처님과 벽지불
성문과 모든 이교도들
진리를 본 이는 두려움 없는 사람들로
보는 것은 다 이 아뢰야식입니다.
013_0615_c_15L佛及辟支佛
聲聞諸異道
見理無怯人
所觀皆此識

여러 가지 모든 식의 경계는
모두 마음에 따라 변화한 것입니다.
병과 옷 등 여러 물건들
이와 같은 성품은 모두 없는 것입니다.
013_0615_c_16L種種諸識境
皆從心所變
甁衣等衆物
如是性皆無

모두가 아뢰야에 의지했지만
중생들은 잘못된 소견에 미혹되어
모든 습기(習氣)에 의한 까닭에
소취(所取:경계)와 능취(能取:마음)로 나누어집니다.
013_0615_c_18L悉依阿賴耶
衆生迷惑見
以諸習氣故
所取能取轉

이 성품은 환술과 같지 않고
아지랑이나 모륜(毛輪)과도 같지 않습니다.
이것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며
공(空)한 것도 아니고 또한 있는 것도 아닙니다.
013_0615_c_19L此性非如幻
陽焰及毛輪
非生非不生
非空亦非有

비유하면 길고 짧은 것들이
하나를 여의면 곧 전부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지혜로운 이가 환술의 일로 보는 것은
모두가 오직 환술이기 때문입니다.
013_0615_c_20L
譬如長短等
離一卽皆無
智者觀幻事
此皆唯幻術

일찍이 한 물건도 있지 않았으나
환술과 더불어 동시에 일어납니다.
환술과 아지랑이와 모륜
화합한 것이라야 볼 수가 있답니다.
013_0615_c_22L未曾有一物
與幻而同起
幻焰及毛輪
和合而可見

하나를 떠나면 화합도 없고
미래와 과거도 또한 있는 것이 아니니
환술의 일과 모륜 등
그것들을 있다고 하면 물상(物相)도 있는 것입니다.
013_0615_c_23L離一無和合
過未亦非有
幻事毛輪等
在在諸物相
013_0616_a_01L
이들은 모두 마음의 변화로 달라진 것이니
체성은 말할 것도 없고 또한 이름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미혹한 사람
그 마음은 자재하지 않습니다.
013_0616_a_01L此皆心變異
無體亦無名
世中迷惑人
其心不自在
환술이 있는 것이라 망령되이 말하지만
환술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 물건
환술하는 사람, 기와 등은
지은 것인 뭇 물건의 종류입니다.
013_0616_a_03L妄說有能幻
幻成種種物
幻師甎瓦等
所作衆物類

움직이고 가고 옴이
이것은 보이지만 모두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쇠붙이가 자석으로 인해
옮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013_0616_a_04L動轉若去來
此見皆非實
如鐵因磁石
所向而轉移

장식도 이와 같아서
분별에 따라서 바뀝니다.
일체의 모든 세간에
두루하지 아니한 곳이 없습니다.
013_0616_a_05L藏識亦如是
隨於分別轉
一切諸世閒
無處不周遍

마치 태양이 마니보주와 같이
생각도 없고 분별도 없으니
이 식은 온갖 처소에 두루하여
보는 것을 유전이라고 합니다.
013_0616_a_07L如日摩尼寶
無思及分別
此識遍諸處
見之謂流轉

죽지도 않지만 또한 나지도 않기 때문에
본래 흐르고 바뀌는 법 아니랍니다.
선정에 든 이가 부지런히 관찰하면
나고 죽음 오히려 꿈과 같습니다.
013_0616_a_08L不死亦不生
本非流轉法
定者勤觀察
生死猶如夢

이때에 의지를 바꾸면
해탈이란 이름으로 말을 합니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최상이 되는 교리(敎理)입니다.
013_0616_a_09L是時卽轉依
說名爲解脫
此卽是諸佛
最上之教理

자세히 일체법을 헤아리십시오.
저울대와 같고 깨끗한 거울 같습니다.
또 큰 등불과 같고
또한 시험해 보이는 금석(金石)과 같으니
단멸(斷滅)을 떠나면
바른 길의 표상입니다.
013_0616_a_11L審量一切法
如稱如明鏡
又如大明燈
亦如試金石
遠離於斷滅
正道之摽相

묘한 선정을 수행하는 이
해탈에 이르는 원인입니다.
영원히 모든 혼잡과 물듦을 여의면
전의(轉依)가 드러나 나타납니다.
013_0616_a_13L修行妙定者
至解脫之因
永離諸雜染
轉依而顯現
大乘密嚴經卷中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