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799_T_001
- 019_0959_b_01L생경(生經) 제1권
- 019_0959_b_01L生經卷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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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西晉) 삼장(三藏) 축법호(竺法護) 한역 - 019_0959_b_02L西晉三藏竺法護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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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설나뢰경(佛說那賴經) - 019_0959_b_03L佛說那賴經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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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59_b_04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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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족성자가 있었는데 집과 처자를 버리고 친척들을 떠나서 사문이 되었다. - 019_0959_b_05L一時佛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有族姓子,棄家、捐妻子、捨諸眷屬,行作沙門。
- 그의 아내는 단정하고 매우 아름다웠는데, 남편이 집을 버리고 사문이 되는 것을 보고 곧 다른 데로 시집을 가버렸다. 그 소식을 듣자 족성자는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놀았던 때의 일, 부부의 예를 갖추었던 일, 웃고 떠들던 일 등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은 항상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서 잠시도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내를 생각하면 앞에 있는 듯이 여겨지고 얼굴과 그 모습이 떠올라 아내가 앉고 서고 움직이는 것 같았다. 우울하고 마음이 어지러워 범행(梵行)을 청정히 닦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어 마침내 그의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 019_0959_b_08L其婦端正殊好,見夫捨家作沙門,便復行嫁。族姓子聞之心卽生念:“與婦相娛樂時,夫婦之禮,戲笑放逸。”心常想此,不去須臾,念婦在前,面類形貌,坐起擧動。愁憂憒惱,不復慕樂淨修梵行,便歸其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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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비구가 이를 알고 부처님 세존께 나아가 말씀을 드리니, 부처님께서는 그때 사람을 보내 그 비구를 불러오게 하셨다. 가르침을 받고 곧 비구가 왔고, 모두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즉시 비구를 위하여 색욕(色欲)이 일어나는 마음을 털어버리라 하시고 맹목적인 애정의 허물을 버리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비구를 위하여 번뇌의 때로 인해 즐거움은 적어지고 걱정거리는 많아지며, 많은 것이 무너지며 성취하는 바가 적게 되고 절제가 없게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오직 부처님이나 여러 제자와 같이 밝은 지혜가 있는 이들만이 이를 분별할 뿐이다. 애욕으로 인해 죄가 생기게 되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으니 색욕을 초월하고 여러 가지 망상을 그치고 한가하게 머물라고 진리를 말씀해주셨다.
그때 그 족성자는 즉시 현성의 법을 증득하여 밝게 되었다. - 019_0959_b_13L諸比丘聞,便往啓佛。世尊應時,遣人呼比丘來。輒卽受教。比丘至,皆爲佛作禮,卻坐一面。佛卽爲比丘,蠲色欲念,除癡愛失,爲說:“塵勞之穢,樂少憂多,多壞少成,無有節限。唯有佛及諸弟子明智之人,分別是耳。愛慾罪生,不可稱限,超越色慾,休息衆想,閑居講諦。”時族姓子,尋時證明賢聖之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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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59_c_02L그때 여러 비구는 일찍이 없던 일을 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말하였다.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족성자는 감옥과 같고 쇠사슬과 같고 수갑과 같은 집을 버리고서도처자에 대한 생각에 집착되어 스스로를 묶어 벗어나지 못하고 범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존께서 여래의 말씀, 온갖 신통과 지혜, 안목이 있는 말씀을 열어보이시어 그로 하여금 현성이 되도록 하셨구나.”
그때 여러 비구들은 세존께 여쭈었다.
“저희들이 이 족성자를 보건대 집에 머무는 것을 버리고 신심으로 사문이 되었는데도 오히려 처자의 모습이나 그 거동과 집안 일 등을 생각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애욕의 허물과 법률의 덕을 말씀해주시고, 생사의 어려움과 무위의 편안함을 말씀해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성현이 증득하신 집착 없는 세계에 이르게 하여 주십시오.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아니해주신다면 누가 해주시겠습니까?” - 019_0959_b_21L時諸比丘,得未曾有,各共議言:“且當觀此。”於是族姓子,棄家牢獄,鋃鐺杻械,想著妻子,而自繫縛,不樂梵行。於時世尊開示如來章句:“諸通慧句,有目章句,化人賢聖。”時諸比丘白世尊曰:“我等觀察是族姓子,棄捐家居,信爲沙門,還念妻子形類擧動家事。”世尊爲說:“愛慾之瑕、法律之德、生死之難、無爲之安,使至聖證無著之界,。自非如來ㆍ至眞ㆍ等正覺,孰能爾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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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가 마음이 항상 애욕에 머물고 색정으로 미혹되어 스스로 자제하지 못하고, 뜻도 욕망에 묶여 있어 다스릴 수 없다가 홀로 부처의 교화를 입어 미혹된 애욕의 집착을 벗어나게 된 것은 단지 금생의 일만은 아니니라. 옛날 아주 오래전에 방적(方迹)이라는 이름의 한 국왕이 있었다. 궁중에 채녀(婇女)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얼굴이 예쁘고 그 자태는 남들이 미칠 수 없는 정도였다. 이들은 다른 사람 또는 음탕한 여자들과 다투고 자애로움이 없었다. 혹은 노비들과 싸우고 혹은 동자와 싸우면서 저마다 서로 싸우기도 하는 등 화합하지 못했고, 그렇게 싸우고는 즉시 궁중을 떠나버렸다. 방적왕이 이 일을 듣고는 화를 냈고, 여러 신하들이 채녀들을 찾아보았으나 그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왕은 근심에 가득 차서 기쁘지 않았으며 울거나 비애에 젖기도 하였다. 여러 부녀들이 웃고 즐기며 부부의 뜻을 나타내던 것이 생각나고, 전에 음악 연주하던 것도 나타나며, 움직이고 앉고 서고했던 것들을 생각하니, 오히려 걱정만 더 많아지고 스스로 헤어나지를 못했느니라. - 019_0959_c_10L佛告諸比丘:“此比丘者,不但今世,心常在慾,迷惑情色,不能自制,志縛在慾,無能制者,獨佛勸化,除其所惑愛慾之著耳。乃往過去久遠世時,有一國王,名方迹。中宮婇女,不可稱數,顏貌端正,色像難及,與他人爭——與婬蕩女離于慈哀,或與婢使或與童子而或鬪諍——各各鬪諍,不肯共和,適鬪諍已,便出宮去。王方迹聞之恚。諸臣吏求諸婇女:‘不知所趣,愁憂不樂,涕泣悲哀,念諸婦女,戲笑娛樂,夫婦之義,本現前時,諸作伎樂,思念擧動坐起之法,反益用愁,不能自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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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0_a_02L그때 한 선인이 있었는데 5신통(神通)을 일으켜 신족으로 날아다니며 그 위신력이 다할 수 없으니, 그 이름을 나뢰(那賴)라고 하였다[진(晋)나라 말로는 ‘무락(無樂)’이라고 한다]. 방적왕이 애욕 때문에 미혹되어 스스로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그를 위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애욕의 근심을 없애주려고 하였다. 공중을 날아서 신족을 보이며, 홀연히 내려와 왕의 궁궐 위에 머물렀다. 그때 왕이 이를 보고 즉시 일어나 영접하여 맞아들이고 자리를 양보하여 앉게 하였다. 그는 곧 자리에 앉은 후 왕에게 물었다.
‘대왕이여, 어찌하여 애욕에 마음을 두고 괴로워하며 생각을 많이 하고 색정을 생각하며 스스로 잘못을 깨달아 고치지 못하십니까?’
그러자 왕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실로 그렇습니다. 궁중의 채녀들이 높은 자들이나 천한 자들과 상하의 자리다툼을 하여 화합하지 못하고 드디어는 떠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걱정하고 번뇌하면서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선인은 그를 위하여 애욕의 고통과, 욕심을 버릴 경우에 얻게 되는 덕에 대하여 말해주었다. 세상 사람들은 욕심을 내서 만족할 줄 모르니, 설령 한 사람이 바라는 바를 모두 얻어도 싫증내거나 만족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를 게송으로 말했다. - 019_0959_c_23L於時有一仙人興五神通,神足飛行,威神無極,名曰那賴晉曰無樂。見方迹王爲愛慾惑不能自解,爲興慈哀,欲爲蠲除愛欲之患。飛在空中,而現神足,忽然來下住王殿上。時王卽見,尋起迎逆,讓之在牀,則便就坐。問於王曰:‘大王何故意在愛慾、勞思多念、思想情色,不能自諫?’頓首實然:‘宮中婇女,共爭尊卑上下之敍,不能相和,各馳捨去,是以憂慼不能自解。’於是仙人爲說:‘愛慾之難,離慾之德,世人求欲不知厭足,假使一人得一切欲,無厭無足。’以偈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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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세간의 욕망을
싫증내어 누구도 그로 인한
위험과 해로움 없는 이 없나니
어찌하여 스스로 자신을 다치게 하는가? -
019_0960_a_12L一切世間欲,
非一人不厭,
所有有危害,
云何自喪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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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모든 흐름이
다 바다로 모여도
바다를 채울 수 없듯
애착하는 것 또한 그렇게 싫증 내지 않네. -
019_0960_a_14L一切諸衆流,
悉皆歸于海,
不以爲滿足,
所愛不厭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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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범천(梵天)이 되거나
높이 올라 그에 미치기 어려울 만큼 되어도
바라는 바는 다시 그보다 더 높아
만족하지 않네. -
019_0960_a_15L假使得爲梵,
致尊豪難及,
所欲復超彼,
不以爲厭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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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염부제(閻浮提)의
수목과 모든 풀과 잎을
다 태워도 만족하지 않나니
바람[欲]에 만족하지 않음이 이와 같다네. -
019_0960_a_16L假使閻浮提,
樹木諸草葉,
燒之不以厭,
欲不足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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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8배(輩)1)의 남자가
단정하고 용모가 뛰어나도
일체를 이와 같이 욕심이 더해진다면
위력과 단정함이 뛰어나서 -
019_0960_a_18L設八輩男子,
端正顏貌姝,
一切加以欲,
威力端正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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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써 악을 증장해도
욕심을 버리는 장부에게는
경박함으로써 경박함이 되지는 않으며
만족을 구해서 만족하지는 않는다네. -
019_0960_a_19L設爲言增惡,
毀欲於丈夫,
不以輕爲輕,
未厭爲用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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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이여, 이를 마땅히 아시라.
만일 애욕의 일 익히면
은애가 구르며 자라나니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으리라. -
019_0960_a_20L大王當知此,
設習愛欲事,
恩愛轉增長,
譬如飮鹹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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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그 선인이
대왕을 위하여 강설하며
몹시 괴로운 게송을 설하여
그 마음을 열어 해탈케 하였네. -
019_0960_a_22L於時彼仙人,
爲王方迹講,
爲說辛苦偈,
令意得開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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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0_b_02L
그때 선인은 방적왕을 위하여 이러한 가르침으로써 그의 마음을 열어 교화하였다.
이때 왕은 즉시 마음이 열리고 이해하여 갈구하고 좋아하는 바가 없어지고, 출가하여 도를 닦고,네 가지 범행을 닦아 애욕을 끊어버리고, 여러 가지 행을 구족하여, 수명이 다한 후에 범천에 태어났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방적왕이 누구인가를 알고자 하느냐? 그가 바로 이 비구이고, 나뢰 선인은 바로 나였느니라. 그때 서로 만났고 이번에도 또 만났느니라.” - 019_0960_a_23L於時仙人,爲方迹王,以是法教而開化。時王卽開解,無所慕樂,出家爲道,修四梵行,斷除愛欲,具足衆行;壽終之後,生于梵天。”佛告諸比丘:“欲知爾時方迹王者,則此比丘是,那賴仙人者,則我身是。爾時相遭,今亦相遇。”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019_0960_b_06L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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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설분위비구경(佛說分衛比丘經) - 019_0960_b_07L佛說分衛比丘經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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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0_b_08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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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한 비구가 있었는데 널리 걸식[分衛]2)을 행해 한 집 한 집 차례로 들르다가 음란한 여인의 집에 이르게 되었다. 그때 음란한 여인은 비구가 자기의 집으로 오는 것을 보고 뛸 듯이 기뻐서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맞아들이고 그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서 자리에 앉도록 청하였다. 그리고 물었다.
“비구께서는 어떻게 오셨습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는 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먹을 것을 얻으러 왔소.”
그때 여인은 즉시 그를 위하여 여러 가지 반찬을 마련하여 발우에 가득 차게 담아 비구에게 올렸다. 비구는 즉시 받아들고 떠나갔다. 그때 비구는 이 음식들이 맛있고 풍족한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며 스스로 자제하지 못하고 자주자주 이 음란한 여인의 집에 가게 되었다. 그때 이 여인은 마음속으로 ‘이 비구는 계법을 지키기 어렵겠구나’ 하고 생각하였으나 번번이 그를 위하여 맛있고 연하며 기름진 음식을 장만하여 그에게 주었다. 비구는 쉬지 않고 반복해서 그 곳에 들렀다. 학문은 아직 깨치지 못하고 하는 행동은 아직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며, 여러 감각을 조복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음란한 여인의 얼굴이 묘하게 예쁜 것을 보고 음욕의 생각이 발동하고 뜻이 방일해져서 음란한 여인에게 집착하고, 입으로는 감미로운 말과 애정 어린 말을 하며, 마음으로 친밀감을 품고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그 집 주위를 배회하게 되었다. 이집에 걸식을 하러 오는 것을 하루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 019_0960_b_09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有一比丘,普行分衛,一一次第,入婬蕩家舍。於時婬女,見比丘入至其家舍,歡喜踊躍卽從座起,尋而奉迎,稽首足下,請入就座。又問:“比丘!仁從何來?”比丘答曰:“吾主分衛,故來乞匃。”於時女人,卽爲施設餚饌衆味,盛之滿鉢,而奉上之。比丘卽受,自退而去。彼時比丘,得是美食甘美豐足,心中歡喜,不能自勝,數數往詣婬蕩女舍。時女心念:“計此比丘守法難及。”頻爲興設甘脆肥美之食,而授與之。往返不息,學問未明,所作不辦,未伏諸根。見婬蕩女顏色妙好,婬意爲動,志在放逸。著婬蕩女,口出軟柔恩情之辭,懷親附心,與語周旋彼家日日不懈。
- 019_0960_c_02L그 비구는 그 여인의 모습을 보거나 소리를 들으면 음욕의 생각이 일어나 어지럽게 되고 미혹되고 심란하였으나 스스로 깨닫지를 못하게 되었다. 불경(佛經)에 말하기를 “눈으로 색(色)을 보고 좋아하면 음욕의 마음이 발동하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비록 여인을 보더라도 늙은 여인을 보면 어머니같이 여기고 중년의 여인을 보면 누이같이 여기고, 젊은 여인을 보면 누이동생이나 자녀같이 여기라. 마땅히 안으로는 몸을 관하되, 나쁜 것이 가득 차서 사랑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밖으로는 그림으로 그린 병 가운데 더러운 것이 가득 차 있는 것과 같나니, 이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의 4대(大)는 인연이 모여 이루어진 것으로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관하라”고 하셨다. 그 비구는 이 공(空)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단지 그 모양만을 보고 음욕의 마음이 발동하여 그 음란한 여인에게 말했다.
- 019_0960_c_02L分衛比丘睹其好色,聽聞音聲,婬意爲亂,迷惑憒錯,不能自覺。而佛經曰:“目見好色,婬意爲動。”又世尊曰:“雖睹女人長者如母;中者如姊;少者如妹、如子、如女。當內觀身念皆惡露無可愛者,外如畫甁,中滿不淨。觀此四大:地、水、火、風,因緣合成,本無所有。”時彼比丘,不曉空觀,但作色視,婬意則亂,爲婬女人,而說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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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녀는 나이가 어리고 청정하며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매우 아름답구려.
하나하나의 모습을 보니, 견줄 만한 이가 없도다.
내 생각엔 그대와 함께 화합하고 싶구려. -
019_0960_c_11L淑女年幼童淸淨,
顏貌端正殊妙好,
一一觀容無等倫,
吾意志願共和同。
-
그때 그 음란한 여인은 이 비구가 이와 같이 게송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가 본래 흉악함과 탐냄과 음욕의 뜻으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청정하게 계를 받드는 마음으로 이 비구를 대접하였다. 그가 어질고 현명한 이라고 알았는데 죄짓는 것을 즐거워하는구나. 그가 하는 말에 대해 바른말로 대답을 해줌이 마땅하겠다.’
이에 즉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0_c_13L時婬蕩女,見此比丘所說如是。“吾本不知兇惡貪婬,反以淸淨奉戒意待,謂之仁賢,憙犯罪舋。隨其來言,當折答之。”卽時以偈而報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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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음식을 가져오거나
향이나 꽃이나 좋은 의복 등의
여러 가지 것들을 공급해 주셔야 하리니
그러하면 어르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
019_0960_c_17L當持飮食來,
香華好衣服,
若干種供養,
爾乃與仁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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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구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0_c_19L於是比丘,以偈答女頌曰:
-
나에겐 재물이 없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보시오.
걸식을 하고 있지 않소.
얻는 것이 있으면 그대에게 주겠소. -
019_0960_c_20L吾無有財業,
觀我行擧動,
以乞丐而立,
所得者相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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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음란한 여인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0_c_22L於是婬女,以偈頌曰:
-
만일 스님께서 재물이 없으시다면
무엇 때문에 이루기 어려운 일에 뜻을 두십니까?
스님께서 하시는 행위는 부끄러움을 모르니
빨리 내 집에서 나가 주십시오. -
019_0960_c_23L假使卿身無財業,
何爲立志求難致?
如卿所作無羞慚,
馳走促出離我家。
-
019_0961_a_02L
그때 결국 비구를 내쫓고 그 뒤를 쫓아서 기수급고독원의 문에 도달하였다. 여러 비구들은 즉시 부처님께 나아가 알리고 세존께 자세한 사정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비구는 전생에 자라였고 이 음란한 여인은 원숭이였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서로 좋아하기는 하나 결실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를 속이며 바른 가르침에 들어오지 못하고 근심만 늘어나는 것이니라. 금생에도 이와 같으니 뜻으로 음란한 여인을 원해도 그 음란한 여인은 원하는 마음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욕만 듣고 창피하게 떠나게 된 것이니라.” - 019_0961_a_02L時逐出比丘,追至祇樹門。諸比丘卽來詣佛,啓白世尊,具說本末。佛言:“此比丘,宿命曾作水鼈,婬女曾作獼猴,故亦相好。志不得果,還自侵欺,不入正教,增益惱患。於今如是,志願婬女,願不從心,逆見折辱,慚愧而去。”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주 오래전 과거 세상에 큰 강의 물 속에 자라가 살고 있었다. 그 강변에는 수목이 무성하였는데 그 숲 속에 원숭이가 한 마리 있었다. 그 원숭이는 그 숲에 머물러 살았다. 이때 그 자라는 강물을 따라 나오다가 멀리서 숲에 원숭이가 있는 것을 보고 서로 말을 나누었다. 점점 앞으로 나아가 그를 더 가까이하고 싶어졌고, 날마다 자주자주 왕래하여 서로 보았다. 하루하루를 이와 같이 하여 그를 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니 음욕이 동요하여 마음이 미혹하고 더러움과 탁함에 물들었으나 스스로 깨닫지 못하였다. 그러자 그때 게송으로 탄식하여 말하였다.” - 019_0961_a_08L佛言:“乃往過去無數世時,大江水中,鼈所居遊,其江水邊,樹木熾盛,彼叢樹閒,有一獼猴,止頓彼樹。於時彼鼈,從江水出,遙見樹木,有此獼猴,而與談語,稍稍前行,欲親近之,數數往返。相見有日,日日如是,睹之不懈,則起婬意,心爲迷惑,污染穢濁,不能自覺。則時以偈而歎,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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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붉고 누렇고 눈은 푸르며
숲 속의 나무 사이에서 노닐며 나무 가지를 가지고 놀고 있구나.
나는 지금 모골이 얼마나 윤기가 나는지 알고 싶고
어떻게 그 뜻을 구하며 어디에 사는지 알고 싶도다. -
019_0961_a_16L顏貌赤黃眼而靑,
遊叢樹閒戲枝格,
吾今欲問毛滑澤,
欲何志求何所存?
-
원숭이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1_a_18L獼猴以偈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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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자라의 모든 것을 알겠도다.
왕자가 될 수 있을 만큼 총명한데
이제 그대는 어찌하여 내게 묻는가.
그대의 말을 들으니 의심을 품게 되는구나. -
019_0961_a_19L吾今具知鼈本末,
爲國王子有聰明,
今卿何故而問我?
我聞此言懷狐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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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자라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1_a_21L於是鼈復以偈答曰:
-
나의 마음과 뜻은 항상 그대에게 있어
사랑의 마음을 품고 생각을 한다.
그러기 때문에 묻나니
마땅히 어떤 법으로써 만날 수가 있을까? -
019_0961_a_22L吾心常存志在卿,
心懷恩愛思想念,
以是之故而相問,
當以何法而得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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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원숭이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1_a_24L獼猴以偈報,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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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1_b_02L
자라여, 나의 처소는 나무라는 것을 알아야 하네.
그러니 그대와 만날 수는 없나니
만약 나와 함께하기를 원한다면
숲의 나무에서 서로 공양을 해야 할 것이오. -
019_0961_b_02L鼈當知之我處樹,
不應與君共合會,
假使欲得與我俱,
在叢樹間相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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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자라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1_b_04L於是鼈復以偈答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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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드럽고 감미로워서 열매보다 좋은
고기를 먹으면서 살고 있나니
얻을 수 없는 것을 탐내서 구하지 말라.
그대를 위하여 여러 가지 껍질이 없는 열매를 바칠 것이네. -
019_0961_b_05L吾所服食以肉活,
柔軟甘美勝果蓏,
不當貪求不可獲,
當爲汝致衆捺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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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원숭이는 게송으로 대답하여 말하였다. - 019_0961_b_07L爾時獼猴以偈報曰:
-
설령 그대의 처소가 나무가 아니라도
이를 수 없는 것을 어떻게 나를 위해 구하리.
이제 나를 보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니
또한 내가 떠나야지 참고 볼 수가 없구나. -
019_0961_b_08L假使卿身不處樹,
何爲求我不可致,
如今觀我無羞慚,
且自馳走不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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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원숭이는 지금의 음란한 여인이고, 자라는 걸식하던[分衛] 비구이니라. 그때 방일해서 그를 사모하여 구했으나 원하는 대로 얻지를 못하였는데 지금에 와서도 같으니라.” - 019_0961_b_10L佛告諸比丘:“爾時獼猴,今婬蕩女人是,鼈者,分衛比丘是。彼時放逸,而慕求之,不得如願,今亦如是。”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019_0961_b_13L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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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설화난경(佛說和難經) - 019_0961_b_14L佛說和難經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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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1_b_15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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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1_c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화난(和難)이라는 부처님 제자가 자기의 권속들을 많이 두고자 하는 마음에 출가하려는 이가 있으면 그 사람 됨됨이도 보지 않으며 그 행적도 살피지를 않고서 즉시 수염과 머리를 깎게 하여 사문이 되도록 하고 구족계를 주었다. 그 사람의 근본이 어떤지, 어디서 왔는지, 부모의 이름은 무엇인지, 착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 얼굴은 잘 생겼는지 못 생겼는지, 학식은 있는지 없는지도 알아보지를 않고 사람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수염과 머리를 깎게 하여 구족계를 주었다. 여러 비구들은 이러한 처사의 부당함을 비난하였다.
“사문이 되려고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하여 즉시 사문이 되게 하는 것은 권속을 얻으려는 욕심에서 후환을 생각하지 않는 일이오. 그 근본을 물어야 하고 어디서 왔는지, 거동은 안정되고 진실 된 지, 들어와 속이지는 않을는지도 보아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오.” 그러나 화난 비구는 도무지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람만 만나게 되면 즉시 수염과 머리를 깎게 하였다. - 019_0961_b_16L一時佛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和難釋子多求眷屬,不睹其人,不察行迹,有欲出家,便除鬚髮,而爲沙門。受成就戒,不問本末,何所從來?父、母姓字,善、惡、好、醜?識與不識?趣欲得人,而下鬚髮,授具足戒。諸比丘呵:“不當爲此!趣有來人,輒爲沙門,欲得眷屬,不顧後患。當問本末,何所從來?擧動安諦,爲見侵欺,後悔無及。”和難比丘,都不受諫,値得見人,輒下鬚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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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상에는 흉악한 도박꾼이 있었는데, 화난이라는 부처님의 제자가 무앙수(無央數)의 의발을 가지고 있으면서 권속을 많이 두는 것을 원해서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자 하여 오는 사람이 있으면 근본도 묻지를 않고, 어디서 왔는지도 알아보지 않고 즉시 머리를 깎게 한다는 소식을 멀리서 듣게 되었다. 그는 춥고 배고파서 스스로 살아갈 방도가 없게 되자 속일 계획을 마음속으로 하고 화난 비구의 처소로 갔다. 공경하는 자태로 조신하게 예를 갖추어 머리를 조아렸고 위의법을 갖추고 앉고 서는 모습이 편안하고 상서로우며 성급한 것이 없었다. 부처님 제자 화난은 그 사람에게 말했다.
“사문은 안온해서 근심도 재난도 없소. 애욕을 가까이 하면 좋지 않소. 게을러서 행하는 바가 없으면 사람들이 모른다 해도 욕심으로 망가지게 될 것이오. 애욕의 물이 들면 무앙수의 번민의 해를 입게 되리니 애욕에 탐착하면 도를 이룰 수가 없소.”
그 사람은 대답하였다.
“저는 애욕을 버리고 사문이 될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화난은 또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사문이 될 수 없단 말이오? 사문이 되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가 있을 것이오. 그대는 곧 뜻을 바꾸어 출가하여 사문이 되시오. 배워야 할 덕행은 내가 모두 가르쳐 줄 것이오.”
그 사람은 대답하였다.
“허락만 해주신다면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우환이 없어지고 안온해진다면 즉시 사문이 되겠습니다.”
즉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구족계를 받았다. - 019_0961_c_03L爾時之世,有兇惡人博掩之子,遙聞和難釋家之子,有無央數衣被鉢器,好求眷屬,趣得來學。不問本末所從來處,便下鬚髮。其身飢凍,無以自活,欲往誑詐,心豫設計。詣和難所,恭敬肅肅,稽首爲禮,威儀法則,坐起安詳,無有卒暴。和難釋子,告其人曰:“沙門安隱,無憂無患,親近愛欲,則非吉祥,懈怠無行。人不知者,爲慾所壞,而習愛欲,致無央數憒惱之害。貪著愛慾不能得度。”其人答曰:“我身不能棄捐愛慾而爲沙門。”和難又問:“子何以故,不爲沙門?沙門者,多獲衆利,子便降意,出爲沙門,所學德行,吾悉供給。”其人答曰:“唯諾從命,除諸憂患,假使安隱,便爲沙門。”則除鬚髮,受成就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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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2_a_02L사문이 되어 가르침을 받은 대로 쉽게 행한 까닭에 공경과 순종을 스스로 나타내 보이며 잘못이 없었다. 정진하고 부지런히 닦아 게으름이 없었고 인욕하며 가르침을 따랐다. 이때 화난은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 속마음을 살피지 않았고, 다시금 의심해보지 않고서 한결같이 그를 믿고 의복과 발우와 침구류 등 여러 공양구를 다 그에게 맡겨 놓고 썼다. 밖으로 유행(遊行)할 때도 그가 일부러 태도를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 마음이 편했다. 그러자 그 도박꾼은 의복과 발우와 여러 공양구를 거두어 가지고 도망가서외딴 곳에 감추어 놓고 먹고 마시고 했다. 그때 화난은 이 새 제자의 소행을 듣고 즉시 돌아왔는데, 방안에 있던 많은 것이 없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물어보니 이제 많은 것이 없어졌으며, 다만 멀리서 들리는 소문에는 그 도박꾼이 법도가 없는 흉폭한 자로서 사문이 되려는 체 하면서 스승을 속이고 재물을 도둑질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여러 사람이 말했다.
“스님께서 너무 성급하셨습니다. 그 근본도 묻지 않고 머리를 깎게 하셨으니 말입니다. 이제 그 절취한 물건은 도박꾼이 외딴곳에 두고 먹고 마시고합니다.”
그렇지만 그가 있는 곳을 알아도 그것을 막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여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고민을 하였다. - 019_0961_c_19L雖作沙門,受教易使,故自示現,恭順無失,精進勤修,未曾懈怠,忍辱順教,時和難見可信可保。不觀內態,不復狐疑,信之如一,以諸衣被及鉢、震越諸供養具,皆用託之。出外遊行,意中安隱。不謂作態,悉斂衣鉢諸供養具,馳走藏竄,獨在一處,與博掩子,俱共飮食。時和難聞彼新弟子所在,卽時速還,觀其室中,多所竊取,周帀普問:“今爲所湊,權時不現,但遙聞之,彼博掩子,落度兇暴,佯作沙門,欲欺詐卿,竊取財物。”衆人答曰:“卿性倉卒,不問本末,便下鬚髮,今所取物,在於獨處,博掩子俱,而共食飮。以知在彼,恐不禁制,默聲內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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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비구들이 이를 알고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니, 부처님[大聖]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도박꾼은 법도가 없는 사람으로 단지 이 세상에서만 외경스러운 듯한 모습으로 한가하게 머무는 상을 하고 있으면서 몰래 속인 것이 아니라 지난 세상에도 그러했느니라. 화난 비구는 그를 멀리하지 않고 계속해서 믿을 수밖에 없었느니라. 옛날 옛적 어느 때 왕사성에 한 현인이 있었는데 음란한 여인의 집에 들어가 음란한 여인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음식을 먹고 노래하며 놀면서 서로 유희하다 보니 가지고 있던 재물은 오래지 않아 다 없어지게 되었다. 그의 재물은 그 음란한 여인이 모두 훔쳐 빼앗아 버리고, 다시는 그를 그 집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음란한 여인이 그를 쫓아내고 자주 못 오게 했으나 그는 나가려 하지 않았다. 그때 음란한 여인은 현인을 그 집에서 몰아내며 가서 다시 재물을 구해가지고 돌아오도록 하였다. 그러나 재물을 구할 수가 없어서 그것을 구하기 위하여 울단국(鬱單國)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곳에 이르렀지만 아는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 019_0962_a_11L諸比丘聞,具足白佛。於是大聖告諸比丘:“此博掩子,落度之人,不但今世,以異形貌閑居之像,有所竊欺,前世亦然。和難比丘不刈續信之,乃往過去久遠世時,時王舍城,有一賢人,入婬蕩家,與婬女俱,飮食歌戲,而相娛樂。所有財業,不久殫盡,其財物被婬女人悉奪取之,不復聽入其家。婬女逐之,數數發遣,都不肯去。時婬女人,驅出其家,去更求財,爾乃來還。求財不得,用求財故,到鬱單國。雖到彼國,無所識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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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2_b_02L그때 울단국에 대존자가 있었는데 재물과 보배가 많았고, 권세가 있는 부자였다. 그는 어진 현자인 체 하면서 그 존자에게 나아갔다.
‘저는 상인으로서 여러 사람을 이끌고 아무 나라에서 왔는데 재물과 보배를 많이 가지고 오다가 길에서 나쁜 도적들을 만나 빼앗기고 말았습니다.재물을 다 잃고 빈털터리가 되어 곤경에 처한지라 살아갈 길이 없으며, 겨우 목숨만 건졌습니다. 온 힘을 다해 도망쳐서 이제 존자에게 오게 되었습니다. 측근[左右]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으로 써주십시오.’ - 019_0962_a_22L時鬱單國,有大尊者,多財饒寶,勢富無量。佯現仁賢,往詣尊者:‘吾爲賈客,衆人之導,從某國來,多致財寶,道遇惡賊,悉見劫奪,皆失財業,貧窮委厄,無以自活。纔得濟命,盡力奔走,今歸尊者,給侍左右。’
- 그때 존자가 이 사람을 보니 위의가 법에 맞고 행동거지가 나아가고 머무름에 위신의 덕이 있기에 이는 가인(佳人)이라고 여겨 ‘내가 그를 위해 계획을 세워서 그로 하여금 다시 일어나게 하리라’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교활한 지혜가 있고 총명하며 말재주가 있고 거동이 경우에 알맞고 생각이 게으르지 않았으며 도리를 바로 아는 뜻과 성품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기꺼이 존자를 지극하게 대했다. 그 마음을 신중하게 거두어 방일한 적이 없었고 하는 일은 판단력이 있어서 안 되는 일이 없었다. 몸으로 하는 행동이 청정하고 입으로 하는 말이 부드러우며 거칠거나 사나운 데가 없었고, 이야기는 재미있고 말은 아름다웠기에 그를 보는 사람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존자의 권속들도 크고 작은 이들이 모두 그를 경애하고 모두 그를 찬탄하고 좋아하였다. 존자도 그런 모습을 보고서 기쁘게 노고를 위로하고 모두가 이를 다행한 일로 여겼고, 행동에도 실수가 없으니 곧 그를 믿게 되었다.
- 019_0962_b_04L於時尊者,見之如此,威儀法則,行步進止,有威神德,此則佳人。吾爲設計,令興復故,其人黠慧,聰明辯才,擧動應機,志不懈怠,意性易寤,極可尊者而以自樂。護愼其心,未曾放逸,所作成辦,無事不成,身行淸淨,口言柔軟,無有麤獷。工談美辭,衆人見者,莫不歡喜。尊者眷屬,家中大小,悉共敬愛,皆共讚譽。尊者見然,踊躍慰勞,咸以爲慶,見其行迹,無有漏失,卽時付信。
- 019_0962_c_02L그때 존자는 그 사람의 덕이 안과 밖이 다른데도 그 사람의 허물과 단점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열심히 그를 돕도록 널리 권했고,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은 되도록 하였으며, 그를 가장 공경하여도 교만하지 않으니 더욱 돈독히 믿게 되어 형제처럼 여기며 차별하지 않았고, 계(戒)와 정(定)에 진실해서 속이는 바가 없자 점점 큰 재물과 일을 믿고 맡기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즉시 재물을 훔쳐서 밖으로 가지고 나와 그 재보와 여러 가지 좋은 물건들을 수레에 싣고 왕사성으로 돌아와 요염한 음녀(婬女)에게 그것을 주고 같이 먹고 마시며 서로 즐겼다. 그 후 그 사람이 안 보이자 존자는 두루 그가 간 곳을 찾았으나 그가 있는 곳을 알 수 없었고, 창고를 살펴보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보가 없어졌다. 재보가 없어진 것을 보고 다시 간 곳을 찾았으나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드디어 사람들로부터 그 사람이 왕사성으로 돌아가 음녀와 더불어 먹고 마신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 도박꾼은장자도 아니고 어진 현인도 아니었던 것이다. 존자는 멀리 도망갔기 때문에 다시 찾을 수도 없다는 생각에 심히 분하고 한스러워 게송으로 탄식하여 말했다.”
- 019_0962_b_14L於時尊者觀其人德,內外表裏,不睹瑕短,普勸助之:‘其人所作,有所成立,第一恭敬未曾輕慢,最見篤信,如弟如兄,等無差特。戒定安諦,無有欺誑。’稍稍付信以大財業,卽時竊取,出之在外。車載財寶諸好物,還至王舍城,與妖婬蕩女,飮食相樂。彼於異時,其人不現,普遍行索,不知所湊,觀察藏中,大亡財寶,不可稱計。見無財寶,遍行求索,不知所湊。乃從人聞:‘此人還至王舍城,與婬女俱飮食。’此博掩子,非是長者,非仁賢人。尊者心念,以走遠近,不可復得,甚自瞋恨。歎咤說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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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호화로우나
이는 어진 군자가 아니었도다.
모양새나 부드럽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을 믿으면 안 되는구나. -
019_0962_c_04L非是賢君子,
外貌以好華,
不可色信人,
及柔軟羙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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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과 행위를 관찰하건대
밖으로 나타난 것은 훌륭했도다.
현명한 이는 마땅히 장래를 생각해야 하리니
함께 머무름에는 살피고 시험함이 마땅하리라. -
019_0962_c_06L觀察擧動行,
外現如佳善,
明者當遠慮,
共止當察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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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만 뜻과 성품이 악함을 알게 된다.
도박꾼이 지르는 소리를 듣고도
내가 그를 버리지 않았으니
마치 독이 든 음식과 같구나. -
019_0962_c_07L乃知志性惡,
博掩子揚聲,
吾時不棄捨,
譬如雜毒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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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반복이 없겠는가?
또한 다시 은혜의 정을 가볍게 여기리라.
지혜 있는 자는 더불어 함께 하지 않으리니
구해주어도 마땅히 버리리라. -
019_0962_c_08L云何無反復,
亦復薄恩情?
智者不與俱,
雖救令當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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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때에 그를 보고
믿었기 때문에 속임을 당했도다.
현자도 아니면서 현자의 외모를 하고
재물을 훔쳐 도망쳤구나. -
019_0962_c_10L我時適見之,
信故見欺侵,
非賢現賢貌,
竊財而亡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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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존자는 지금의 화난 비구이고 도를 버린 그 사기꾼은 지금 사문이 되어 화난 비구를 속인 그 도박꾼이니라. 지난 세상에서도 서로 그렇게 침해하더니 이 세상에서도 역시 그러하니라.” - 019_0962_c_11L佛告諸比丘:“爾時尊者,今和難比丘身是。落度欺者,今博掩子作沙門欺和難者是。前世相侵,今世亦然。”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019_0962_c_14L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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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불설사업자활경(佛說邪業自活經) - 019_0962_c_15L佛說邪業自活經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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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2_c_16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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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3_a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화난(和難)이라는 부처님의 제자는 사람들에게 경을 설할 때 생활에 대한 것을 논하는데 단지 음식이나 의복에 대한 것만을 말할 뿐이었다. 사람들에게 경을 설하면서 복덕에 관한 일이나 상응하는 과보에 대한 것만을 논할 뿐, 도 닦는 일의 올바른 지혜에 대해서는 일찍이 강론한 적이 없었고, 의복이나 음식이나 반찬 등을 많이 얻었으며, 그것을 거두어 가질 뿐이었다. 현성의 위치에서 떠난 여러 가지 일이 있으면 세속의 경전이나 세간의 음식에 대한 일을 얘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 옳지 못한 말을 하고 세상을 제도하는 더할 수 없는 지혜에 대해서는 설하지 않았다. 여러 비구들이 걸식하는 것을 보고는 속가에 머물면서 단지의복이나 음식 등의 공양에 대한 것만을 말할 뿐이었다. 이를 보고 즉시 질책하는 말들이 서로서로 전해져 공부하는 대중이 이를 듣고 곧 함께 쫓아가 그가 한일을 꾸짖었다.
“현자께서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세존 대성(大聖)께서는 성스럽고 신통한 몸으로 최고의 정각을 이루어 세상에 묘법을 설하시니, 이 묘법은 미치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깊고 넓은 도의 가르침은 생각도 없고[無念] 상상함도 없으니[無想], 이 마음은 이름[名]을 떠났으며 안온하고 근심이 없는 것으로 지혜 있는 자가 도달하는 것이다. 무앙수(無央數)억 백천 겁 이래 여러 부처님으로부터 들어서 받들어 가진 안온(安隱)의 도입니다. 여러 비구들은 집에 있을 때 그것을 믿고 집을 떠나 도의 길로 왔는데, 어찌하여 다시 세속의 경전을 설하며 여러 가지를 구하고 생각이 많으며 세속의 음식과 같은 갖가지 무익한 일을 일으키고 성현의 길을 떠나서 다시 세속의 일을 강론하십니까?” - 019_0962_c_17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衆比丘千二百五十人俱。時和難釋子,爲人說經、論生活業,但講飮食衣被之具。爲人說經、講福德事報應之果,未曾講論道誼之慧,大獲衣、被、飮食諸饌。攝取此已,立離賢聖,有若干事,說俗經典世閒飮食,興起種種非宜之說,不演度世無極之慧。諸比丘見所行分衛,在於人家,但說俗事衣食之供,卽時訶諫,轉相告令。衆學聞之,卽共追隨呵諫所爲:“云何賢者,世尊大聖,已以聖通身最正覺,講世妙法,難及難了。玄普道教,無念無想,其心離名,安隱無患,明者所達。從無央數億百千劫,本從諸佛,聽聞奉持,皆安隱度。諸比丘聞,以家之信,離家爲道,而反更說世俗經典。多想多求,興發諸事,世俗飮食,無益之義,離聖賢迹,乃復講論世俗之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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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비구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니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사문이 아니니라. 이는 출가자의 일을 모두 갖추고 법에 의하여 생활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옷이나 음식만 구하는 것은 일찍이 가르쳐준 적이 없다.” - 019_0963_a_12L時比丘往啓世尊。佛告比丘:“是非沙門。此非具足出家之業,因法生活,但求衣食,未曾教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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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3_b_02L그때 부처님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일들을 들어 그 비구가 한 소행을 꾸짖으시고 도의 법이 아님을 가르치셨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화난 석자(釋子)는 어리석은 사람이니라. 단지 이 세상에서만 의복이나 음식의 이익을 위해서 세속의 경전을 널리 설한 것이 아니니, 스스로 이름을 드날려서 여러 사람에게 공양을 하도록 한 것은 지난 세상에서도 그러했느니라. 옛날에 훌륭하고 한가로운 거처에 신선들이 많이 살았는데 그 가운데 한 신선이 있었다. 그는 어리석고 몽매하며 지혜가 없고 마음이 막히고 뜻이 옹색해서 국왕이나 태자나 여러 신하들을 위해서 음식이나 반찬이나 의복 등에 대한 것만을 강설하고, 경이나 도에 대한 것은 논하지 않았다. 그들이 마차에 타는 것을 알게 되면 오히려 경을 설하고, 혹은 미혹한 것을 보면 가서 경을 설하고, 혹은 거처함에 방해가 되는 곳에 가서 경을 설하곤 하였다. 혹은 의복이나 음식이나 세속의 여러 가지 반찬들을 얻기 위하여경을 설하였다. 이런 이유로 맛있는 음식이나 여러 가지 공양구가 생겼다. 이때 이학(異學)의 범지(梵志)가 국왕이나 태자나 여러 대신들이 말을 타거나 마차를 타는데 경을 설하는 것을 멀리서 보게 되었다. 그때 여러 선인들은 화상(和上)과 다른 선인에게 가서 알렸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것을 듣고 모든 이들이 이것은 옳지 못하다고 비난하였다. 그때 화상은 5신통을 가진 선인에게 이에 대하여 물었다. 보살은 즉시 꾸짖었다.
“그와 같은 것은 부당한 것으로 그것을 범했다면 옳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만약 그것을 비방하면 이 두 사람도 다 잘하는 것이 아니며, 좋은 일이 못된다. 이 경을 설하기 위하여 성현의 자리를 떠나고 전적(典籍)에 합당하지 못하면 그 듣는 자 또한 옳지 못하리니, 즉 양쪽이 타락하는 것이다.”
이에 화난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 019_0963_a_15L時佛世尊,以無數事,訶之所作非道法教。告諸比丘:“和難釋子,愚騃丈夫!非但今世以衣食利世俗經典廣說法也!欲自顯名,令衆供養,前世亦爾。乃往過去無數世時,於異閑居,多有神仙,處在其中。有一仙人,愚冥無明,心閉意塞。爲國王太子及諸臣吏,唯但講說飮食諸饌衣服之具,不論經道。處知時節,見乘車馬逆爲說經、或爲迷者而往說經、或處罣㝵而爲說經、或爲衣食世俗諸饌爲歎說經,由是之故,致羙飮食諸供養具。時異學梵志見之如此,爲國王子及諸大臣講說經典,遙見乘騎。時諸仙人往啓和上及餘仙人,聞之如斯,皆共訶諫:‘非之所爲!’於時和上五通仙人,問之菩薩,卽時呵譴:‘不當如是!其有犯此非義之事,若有誹謗,計此二人皆非善哉。不爲奇雅,爲說此經,離聖賢住,不應典籍。其聽受者,亦應宜不,則兩墮落。’於是和難,以偈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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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이 모두 옳게 이해하지 못하면
양쪽이 모두 타락하는 것입니다.
설법을 해도 이치에 합당하지 않고
경을 들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019_0963_b_12L兩俱不解誼,
計之兩墮落,
說法不得理,
聽經不解義。
-
세속에서 신선이
도리를 말하는 것 만나기 어렵건만
세속의 의복과 음식의 공양을 위해
알지 못하면서 도리를 말하여
의복과 음식, 멥쌀밥과 반찬
맛좋은 고기 등 모든 공양을 받는다네. -
019_0963_b_14L於世俗難値,
神仙講道誼,
以俗衣食供,
無知歎說此!
服食粳米飯,
上羙肉全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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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의 도리에 의거하여
전적을 논하고 이해하려 한다.
노니는 뜻은 한적한 곳에 두고
음식을 먹고 과일을 따고
이것이 내가 즐겨하는 바로서
신선도 이 법을 칭찬한다. -
019_0963_b_16L以依聖賢誼,
欲論解典籍,
遊志在閑居,
飯食採果糧,
是吾所歎樂,
神仙歎此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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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은 고요히 노래 불려지고
법은 범지를 이롭게 하나니
위의를 갖추어 스스로를 조복하고
법이 아닌 것은 즐겨하지 않는다. -
019_0963_b_18L道德寂所歌,
法利爲梵志,
威儀自調伏,
無得樂非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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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를 알아 적게 구하고
집을 떠나 걸식하면서
오히려 이 업으로 사니
경전에 위반되는 바가 없도다. -
019_0963_b_19L知節而少求,
捨家行分衛,
寧以此業活,
無得違經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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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항상 의복이나 음식이나 여러 가지 반찬을 위하여 설법은 하되, 도를 말하지 않은 이에 대하여 알고 싶으냐? 지금의 화난 석자가 바로 그이니라. 여러 가지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던 그 화상은 오늘의 비구들이며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진 선인은 나였느니라. 지난 세상에 서로 만났더니 이 세상에서도 또 만나게 되었느니라.” - 019_0963_b_20L佛告諸比丘:“欲知!爾時常以衣食諸饌說法,不論道者,今和難釋子是也!淨諸梵行,其和上者,今比丘衆是;五通仙人我身是。前世相遇,今亦相値。”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019_0963_b_24L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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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3_c_02L
5. 불설시아소경(佛說是我所經) - 019_0963_c_02L佛說是我所經第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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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3_c_03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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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지위 높은 장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재물과 진귀한 보배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열심히 일하여 생업을 꾸려나가며 배고프고 목마르고 춥고 더운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잘 꾸려나갔다. 여러 가지 근심에 시달리며 이 재물을 모으되, 도리로써 하지 않았으니, 비록 재물이 많았지만 스스로 옷이나 먹을 것을 마련하지 않고 보시도 할 줄 모르고 양친을 모시며 공양도 올릴 줄 몰랐다. 처자나 노복들에게도 흡족하게 줄 모르고 안팎의 친척들이나 가까운 마을에도 이익 되게 하는 바가 없었으니, 어떻게 보시하여 복덕을 지을 수 있었겠는가? 옷은 거친 것을 입고 먹는 것은 나쁜 음식이며, 생각은 인색하여 부모는 궁핍하고 처자는 헐벗고 추위에 떨며 집안 간에도 서로 왕래를 하지 않고 각자가 자기대로 살았다. 항상 귀찮고 번거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찾는 것이 있어도 그 하는 짓은 탐욕스럽고 인색했다. 복은 적게 짓고 지혜는 없으니 무엇보다도 불쌍한 것은 계를 지키는 것이 없는 것이었다. 살아갈 방도를 구할 때는 어떤 때는 지성으로 하고 어떤 때는 지성으로 하지 않았다. 쌓아 놓은 재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지만 능히 먹고 입고 할 줄을 몰랐다. 그러다가 죽었는데 자식이 없어서 그의 재물은 모두 관가에서 몰수하게 되었다. - 019_0963_c_04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有一尊長者,財富無量,金銀珍寶,不可稱數。勤苦治生,飢渴寒熱,觸冒諸難,憂慼諸患,不以道理,積此財業。雖爲財富,不自衣食、不能布施、不能供養奉事二親、不能給足妻子僕使。無益中外家室親里,安能布施爲福德乎?衣卽麤衣、食卽惡食、意中悋惜、父母窮乏、妻子裸凍、家室內外不與交通。各自兩隨,常恐煩嬈,有所求索,所作慳貪。悋惜如此,少福無智,第一矜矜,無所齎持。本治生時或能至誠或不至誠,積累財寶不可稱計,不能衣食。於時壽終,旣無子姓,所有財寶,皆沒入官。
-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한 잘 들어라. 어리석고 몽매한 이 사람은 좋은 보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입고 먹을 줄을 모르고 부모나 처자나 노복이나 손님들에게 대접할 줄도 몰랐느니라. 조금이라도 남에게 이익 되는 바가 없고 손해만 끼쳤느니라.”
비구들이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빠짐없이 말씀드렸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아무개라고 하는 이로서 재물이 많은데도 입고 먹을 줄을 모르고 부모에게 공양을 올릴 줄도 모르고 처자나 노복들에게 공급할 줄도 모르고 보시도 할 줄 모르다가 죽은 뒤 그 재산은 관가에 몰수당했습니다.” - 019_0963_c_19L世尊告比丘:“且聽愚冥下士得微妙寶,不能衣食,不供父母妻子奴客。萬分之後,無所復益而有減損。”比丘聞此,具足啓佛:“唯然,世尊!有一長者,名號曰某,財富無量,不能衣食、不供父母妻子僕使、不能布施,一旦壽終,財物沒入官。”
-
019_0964_a_02L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지위 높은 장자는 단지 이 세상에서 재물에 대하여 탐욕스럽고 애착을 가진 것이 아니고 전생에도 그러했느니라. 옛날 옛적에 대향산(大香山)이라는 곳에 무앙수의 필발(蓽茇)이라는 약초와 후추 나무 등이 있었다. 필발이라는 약초 나무 위에 새가 한 마리 살았는데 그 이름은 아소(我所)라 했느니라. 혹 봄에 약재로 쓸 열매가 익어 가면 사람들이 따다가 병을 치료하곤 했다. 그러면 이 아소라는 새는 비명을 지르면서 ‘이것은 내 것이다, 너희들은 가져가지 말라. 나는 사람들이 이것을 따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소리를 질러도 사람들이 계속해서 따면서 그 소리를 듣지 않았다. 그 새는 박복하여 걱정이 되어 소리 지르기를 멈추지 않았으니, 이로 인해 죽게 되었느니라.” - 019_0964_a_02L佛告諸比丘:“今此尊長者,非但今世慳貪愛惜財寶,前世亦然。乃往過去無數世時,有大香山,生無央數蓽茇諸藥,及胡椒樹,蓽茇樹上,時有一鳥,名曰我所,止頓其中。假使春月藥果熟時,人皆採取,服食療疾。時我所鳥,喚呼悲鳴:‘此果我所,汝等勿取!吾心不欲令人採之。’睢叫喚呼,衆人續取,不聽其聲。彼鳥薄福,愁憂叫呼,聲不休絕,緣是命過。”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으니라. 비구여, 여기서 어리석은 자는 보잘것없는 이가 되어 살아가면서 재물을 구하느니라. 혹은 바른 업으로 혹은 삿된 업으로 재보를 모으는데 일단 목숨이 다하면 재물은 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니라. 아소라는 이름을 가진 저 새가 필발 나무나 다른 약재 나무가 익으려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구슬피 울며 소리를 질러도 사람들이 따가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 019_0964_a_11L佛言:“如是,如是!比丘!於是之閒,愚騃之子爲下士,治行求財,或正或邪,積累財寶,一旦命盡,財不隨身。由如彼鳥名我所者,見蓽茇樹及諸藥樹,且欲成熟,叫喚悲鳴:‘皆是我所!’人遂採取,不能禁制。”
-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於時世尊,則說頌曰:
-
아소라는 이름을 가진 새가 있었는데
향산(香山)에 살면서
여러 가지 약초 나무가 익으면
이것은 내 것이라고 소리를 질렀느니라. -
019_0964_a_17L有鳥名我所,
處在於香山,
諸藥樹成熟,
叫喚是我所。
-
이 소리를 듣고
다른 새들이 모여들고
사람들이 약초를 따가 버리면
아소라는 새는 속이 상했느니라. -
019_0964_a_19L聞彼叫喚聲,
餘鳥皆集會,
衆人取藥去,
我所鳥懊惱。
-
이와 같이 사람이
한량없는 재보를 모아도
먹고 마실 생각도 안하고
이 새처럼 보시도 안하면 -
019_0964_a_20L如是假使人,
積聚無量寶,
旣不念飮食,
不施如斯鳥。
-
관가나 도적이나
원수진 집이나 불이나 물이
그것을 뺏거나 태우거나 물에 잠겨버리는 것은
아소라는 새의 약초와 열매 같으리라. -
019_0964_a_21L縣官及盜賊,
怨家水火子,
奪之或燒沒,
如我所藥果。
-
좋은 음식도
침상이나 와구나 다 이러하며
향이나 꽃이나 공양구 등
존재하는 것은 다 이러하니라. -
019_0964_a_23L不能好飮食,
牀臥具亦爾,
香花諸供養,
所有皆如是。
-
사람의 몸을 얻은 것은
다시 그 종류로 돌아가나니
목숨이 다하면 다 버리고 가며
그 몸을 따라가는 것은 하나도 없느니라. -
019_0964_a_24L旣致得人身,
來歸於種類,
命盡皆捨去,
無一隨其身。
-
019_0964_b_02L
그러므로 마땅히 덕을 쌓아서
후세를 생각하라.
사람이 지은 공덕은
후세에 또 사람을 기다리나니 -
019_0964_b_02L是故當殖德,
顧念于後世,
人所作功德,
後世且待人。
-
임종에 당해서
마음에 타오르는 불을 품지 말라.
내가 앞에서 방일했으면
덕의 근본을 지어야 마땅하리라. -
019_0964_b_04L無得臨壽終,
心中懷湯火,
吾前爲放逸,
故當造德本。
-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아소라는 새가 누구인지 알고 싶으냐? 지금의 이 지위 높은 장자가 바로 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이를 배우고 닦아서 인색하지 말고 마음의 때를 닦아내고 늘 청정행을 닦아야 하나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 019_0964_b_05L佛告諸比丘:“欲知,爾時我所鳥者,則今此尊長者是!是故比丘當修學此,不當慳惜,除垢濁心,常修淸淨,是諸佛教!”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佛說如是,莫不歡喜。
-
6. 불설야계경(佛說野鷄經) - 019_0964_b_09L佛說野鷄經第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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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4_b_10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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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아주 옛날 옛적에 큰 숲이 있었는데 그 숲 속에 너구리가 살았다. 새끼를 낳느라고 며칠 동안 먹지를 못해서 배고픔이 극도에 달해 있던 차에 큰 나무 위에 꿩이 한 마리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꿩은 단정하고 매우 잘생겼었다. 그 꿩은 이미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일체의 벌레나 짐승이나 숨을 몰아쉬는 사람들 같은 것을 불쌍히 여겼다. 그때 너구리는 마음으로 독을 품고 꿩의 목숨을 해치려 하였다. 그래서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 나무 아래 이르러서는 부드러운 어조로 게송을 읊었다. - 019_0964_b_11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佛告諸比丘:“乃往過去無數世時,有大叢樹。大叢樹閒,有野猫遊居。在產經日不食,飢餓欲極,見樹王上有一野雞,端正姝好,旣行慈心,愍哀一切蚑行喘息人物之類。於時野猫心懷毒害,欲危雞命,徐徐來前在於樹下,以柔軟辭而說頌曰:
-
생각은 고요하고 모습은 남다르구려.
물고기 먹는 것을 좋아한다면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오시오.
그대 위하여 내가 아내가 되리라. -
019_0964_b_19L意寂相異殊,
食魚若好服,
從樹來下地,
當爲汝作妻。
-
그때 꿩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4_b_21L於時野雞以偈報曰:
-
그대는 네 다리를 가졌고
나는 두 발뿐이니
새와 너구리가
부부가 됨은 옳지 않으리. -
019_0964_b_22L仁者有四腳,
我身有兩足,
計鳥與野猫,
不宜爲夫妻。
-
너구리는 게송으로 다시 대답하였다. - 019_0964_b_24L野猫以偈報曰:
-
019_0964_c_02L
나라의 도읍과 지방 등
많은 곳을 다녀보았지만
오직 그대에게만 뜻이 있을 뿐
다른 이는 원치 않네. -
019_0964_c_02L吾多所遊行,
國邑及郡縣,
不欲得餘人,
唯意樂在仁。
-
그대의 몸은 단정하고
얼굴 모습은 뛰어나도다.
나 역시 미묘하게 잘생겼고
행실이 깨끗한 동녀라네. -
019_0964_c_04L君身現端正,
顏貌立第一,
吾亦微妙好,
行淸淨童女。
-
마땅히 서로 즐기리니
마치 꿩이 밖에서 노니는 것처럼
둘이서 같은 마음이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
019_0964_c_05L當共相娛樂,
如雞遊在外,
兩人共等心,
不亦快樂哉。
-
그때 꿩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4_c_06L時野雞以偈報曰:
-
나는 그대를 잘 모르겠노라.
그대가 누구며 무엇을 구하는 지를.
모든 일 불분명하면
현명한 이는 말하지 않는 법이네. -
019_0964_c_07L吾不識卿耶!
是誰何求耶?
衆事未辦足,
明者所不歎。
-
너구리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4_c_09L野猫復以偈報曰:
-
이런 아내를 이미 얻을 수 있었다면
몽둥이로 머리를 치리.
빈곤함에 처하면 비참해지고
풍요로운 이는 보배를 비 맞는 것 같으리. -
019_0964_c_10L旣得如此妻,
反以杖擊頭,
在中貧爲劇,
富者如雨寶。
-
권속에게 친근하면
큰 보배와 재물이 무량하며
아내와 친근하면
마음이 안심되고 견고해지리. -
019_0964_c_12L親近於眷屬,
大寶財無量,
以親近家室,
息心得堅固。
-
꿩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4_c_13L野雞以偈答曰:
-
뜻을 가라앉혀 그대를 따른다 해도
푸른 눈은 마치 지독한 종기와 같나니
쇠사슬로 매인 것 같고
감옥에 갇히는 것 같으리. -
019_0964_c_14L息意自從卿,
靑眼如惡瘡,
如是見鎖繫,
如閉在牢獄。
-
너구리가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 019_0964_c_16L靑眼以偈報曰:
-
나와 마음이 같지 않으며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가시 같다네.
만나면 당연히 어떻게 할까를 알게 될 것을
걱정하면 생각만 하게 되리라. -
019_0964_c_17L不與我同心,
言口如刺棘,
會當用何致,
愁憂當思想。
-
나의 몸은 악취나 더러움이 없고
계덕(戒德)의 향기가 흘러나오거늘
어찌하여 나를 버리고
먼 곳에서 홀로 노니는가? -
019_0964_c_19L吾身不臭穢,
流出戒德香,
云何欲捨我,
遠遊在別處?
-
꿩이 게송으로 말했다. - 019_0964_c_20L野雞以偈答曰:
-
그대는 멀리서 나를 끌어당기려 하며
흉악하기가 살무사 같구나.
그 껍질은 유연해도
이내 그 말하는 줄거리를 알겠네. -
019_0964_c_21L汝欲遠牽挽,
兇弊如蛇虺,
捼彼皮柔軟,
爾乃得申敍。
-
너구리가 게송으로 말했다. - 019_0964_c_23L野猫以偈答曰:
-
019_0965_a_02L
속히 아래로 내려오시오.
나는 그대와 정분을 나누고 싶소.
가까운 마을에 가서 알리고
또한 부모에게도 알립시다. -
019_0964_c_24L速來下詣此,
吾欲有所誼,
幷當語親里,
及啓於父母。
-
꿩이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 019_0965_a_03L野雞復以偈答曰:
-
나는 동녀의 아내를 두었네.
단정하고 심성도 착하고
신중하고 계를 지키는 것이 여법하여
뜻을 지켜 거스르려 하지 않네. -
019_0965_a_04L吾有童女婦,
顏正心性好,
愼禁戒如法,
護意不欲違。
-
너구리가 게송으로 말했다. - 019_0965_a_06L野猫以偈頌曰:
-
가시나무 지팡이로
집에 있으면서 바른 가르침을 따랐네.
집안에 존귀한 어른이 계셔서
법과 계율로 더욱 이익 되게 하셨으니 -
019_0965_a_07L於是以棘杖,
在家順正教,
家中有尊長,
以法戒爲益。
-
버드나무는 밖에 있고
때에 맞춰 무성하였네.
대중들이 모두 와서 어진 이에게 예를 올리니
마치 범지가 불을 섬기는 것과 같았네. -
019_0965_a_09L楊柳樹在外,
皆以時茂盛,
衆共稽首仁,
如梵志事火。
-
우리 집은 세력이 있으며
여러 범지를 받들어 모시네.
길하고 상서로우며 아들이 많고
재보가 많아 풍요하다네. -
019_0965_a_10L吾家以勢力,
奉事諸梵志,
吉祥多生子,
當令饒財寶。
-
꿩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5_a_11L野雞以偈報曰:
-
하늘이 그대 소원을 들어주어
범장(梵杖)으로 그대를 치리라.
세상에 무슨 법이 있기에
꿩을 먹으려 하는가? -
019_0965_a_12L天當與汝願,
以梵杖擊卿,
於世何有法,
云何欲食雞?
-
너구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5_a_14L野猫以偈答曰:
-
나는 고기를 먹지 못하고
노숙하며 청정행을 닦으며
여러 하늘들을 예배하고 받드니
나는 지혜를 얻으리. -
019_0965_a_15L我當不食肉,
暴露修淸淨,
禮事諸天衆,
吾爲得此壻!
-
꿩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5_a_17L野雞以偈答曰:
-
너구리가 청정행을 닦는다는 말
그런 소리는 들어본 적 없네.
도둑이 되어 꿩고기를 먹으려 하다니.
그대는 죽고 싶은가? -
019_0965_a_18L未曾見聞此,
野猫修淨行,
卿欲有所滅,
爲賊欲噉雞。
-
나무와 과일에도 분별이 있는데
아름다운 말로 기쁜 웃음을 꾸미니
나는 끝내 그대를 못 믿겠네.
어찌 꿩고기를 먹지 않으리. -
019_0965_a_20L木與果各別,
美辭佯喜笑,
吾終不信卿,
安得鷄不噉?
-
나쁜 성품에 사납고
그 얼굴은 피와 같이 붉고
그 눈은 쪽빛처럼 푸르니
그대는 쥐나 벌레를 먹는 것이 분명하오. -
019_0965_a_21L惡性而卒暴,
觀面赤如血,
其眼靑如藍,
卿當食鼠虫。
-
끝내 꿩을 잡아먹지 못한다면
어찌 쥐를 잡으러 가지 않으리오.
붉은 얼굴에 푸른 눈
너구리의 소리를 지르니 -
019_0965_a_22L終不得雞食,
何不行捕鼠?
面赤眼正靑,
叫喚言猫時,
-
내 털은 빳빳이 서고
문득 도망가 숨고 싶구려.
세세생생 그대를 멀리하고 싶은데
지금 어찌 몸을 접촉할 생각인들 하리오. -
019_0965_a_24L吾衣毛則豎,
輒避自欲藏,
世世欲離卿,
何意今相掁。
-
019_0965_b_02L
이에 너구리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5_b_02L於是猫復以偈答曰:
-
얼굴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
단정하고 앳되구려.
마땅히 위의와
다른 여러 공덕에 대해 물으리. -
019_0965_b_03L面色豈好乎?
端正皆童耶!
當問威儀則,
及餘諸功德。
-
모든 행이 구족하고
지혜가 있어 방편도 알며
집안 살림도 밝게 아나니
일찍이 나와 비교할 이가 없었다네. -
019_0965_b_05L諸行當具足,
智慧有方便,
曉了家居業,
未曾有我比。
-
나는 항상 몸을 깨끗이 씻고
지금도 좋은 옷을 입고 있네.
춤과 노래와 소리를 내니
나를 예경해 보시오. -
019_0965_b_06L我常好洗沐,
今著好衣服,
起舞歌聲音,
乃爾愛敬我。
-
마땅히 그대의 발을 씻기고
머리와 수염을 빗겨 주리라.
그대를 조롱함을 삼가하리니
그 후에 나를 예경해 보시오. -
019_0965_b_07L又當洗仁足,
爲其梳頭髻,
及當調譺戲,
然後愛敬我。
-
이에 꿩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 019_0965_b_09L於是野雞以偈答曰:
-
내가 나를 사랑하는데
원수에게 머리를 빗기게 할까.
그대와 서로 친해지면
끝내 오래 살지 못하리. -
019_0965_b_10L吾非不自愛,
令怨家梳頭,
其與爾相親,
終不得壽長。
-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의 너구리가 누구였는지 알고 싶으냐? 그는 지금의 전차(栴遮) 비구이니라. 그 때의 꿩은 나였느니라. 옛날에 서로 만났기 때문에 지금도 다시 만났느니라.” - 019_0965_b_12L佛告諸比丘:“欲知,爾時野猫,今栴遮比丘是也!時雞者,我身是也!昔者相遇,今亦如是。”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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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불설전세쟁녀경(佛說前世諍女經) - 019_0965_b_15L佛說前世諍女經第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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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5_b_16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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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5_c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과 함께 계셨다.
이때 조달(調達: 提婆達多)은 마음에 나쁜 생각을 품고 여래를 비방하며 스스로를 도가 있다고 자랑하니 모든 사람들이 그를 비난했다. 하늘[天]과 용(龍)과 귀신(鬼神)과 제석(帝釋)과 범천왕(梵天王)과 사천왕(四天王) 등 모든 이들이 그에게 타일러 말하였다.
“여래에게 나쁜 마음을 품지 마시오. 세존을 비방하지 마시오. 부처님께서는 일체 3계(界)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고 과거ㆍ현재ㆍ미래를 다 아는 지혜[三達智]를 가지고 계셔서 걸리는 데가 없으신 분이오. 천상천하(天上天下)에서 부처님께 귀의하지 않는 자가 없는데 어찌 그를 비방할 수 있단 말이오? 그 죄는 한량없을 것이오. 그대가 부처님을 욕하는 것은 마치 손을 들어 해나 달을 던지려는 것과 같고 티끌 하나로 수미산을 덮으려는 것과 같고 털 하나를 가지고 허공을 재려는 것과 같은 것이오.”
조달은이런 말을 듣고도 마음을 고치려 하지 않았다. - 019_0965_b_17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俱。爾時調達心念毒害,誹謗如來自謂有道。衆人呵之,天龍鬼神、釋梵四王,悉共曉喩:“勿得懷害向於如來!莫謗世尊!佛爲一切三界之尊,有三達智,無所罣㝵,天上天下,莫不歸命。云何誹謗?得罪無量。卿欲毀佛,由如擧手欲擲日月;如以一塵欲超須彌;如持一毛度於虛空。“調達聞之,其心不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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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러 비구들이 갖추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조달은 어찌하여 저렇게 불만이 많으며 마음속에 맺힌 게 많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조달은 금생만이 아니라 세세생생 그랬느니라. 아주 먼 옛날 무앙수 겁 때에 범지(梵志)가 한 사람 있었는데 재산이 셀 수 없이 많았고 매우 예쁜 딸을 두었다. 그 딸은 단정하고 특히 용모가 뛰어났다. 그래서 여러 범지 가운데 법과 가문이 높은 자와 경에 밝은 자에게 딸을 주려고 하였다. 그때 범지는 함께 공부하는 여러 범지 5백 명을 초청하여 3개월 간 공양을 하고 그 아는 바를 관찰하였다. 그때 5백 명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지혜가 가장 뛰어나고 3경(經)을 배웠으며 5전(典)에 달통했고 장구(章句)의 차례나 경의 뜻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고, 누가 질문을 하면 즉시 답하여 모르거나 어려운 것이 없어서 상좌(上座)에 앉았다. 그런데 나이가 많고 얼굴 모습이 추해서 사람 같지가 않을 정도였으며, 게다가 두 눈은 파랬다. 부모는 걱정이 되었고 딸도 ‘어찌 이 사람의 아내가 되어야 하나? 이 무슨 원귀의 재앙인가, 이를 어찌해야 할까?’ 하고 걱정을 하였다. - 019_0965_c_03L時諸比丘具以啓佛:“調達有何重嫌,懷結乃爾?”佛告諸比丘:“調達不但今世,世世如是!乃往久遠無數劫時,有一梵志,財富無數;有一好女,端正殊妙,色像第一。諸梵志法其 ((敖/力)) 姓者,假使處女與明經者。於時梵志請諸同學五百之衆,供養三月,察其所知。時五百人中,有一人最上智慧,學於三經,博達五典,章句次第,不失經義,問者發遣,無所疑難,最處上座。又年朽耄,面色醜陋,不似類人,兩眼復靑。父母愁憂,女亦懷惱:‘云何當爲此人作婦?何異怨鬼?當柰之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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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6_a_02L그때 먼 곳에 다른 범지가 한 사람 있었는데 나이도 어리고 용모가 뛰어나게 잘 생겼으며, 지혜가 총명하고 3경에 대해 꿰뚫어 알고, 5전에 대해 통달했으며, 위로는 천문(天文)에 대해 알고 아래로는 지리(地理)를 볼 줄 알았다. 재해나 변고나 길흉에 대해 다 미리 예견할 수 있고, 6박(博)을 능히 알고 도깨비나 독벌레에 대해서도 잘 알고, 남녀의 회임이나 아기 낳고 젖먹이는 문제의 쉽고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시방에 날아다니거나 기는 벌레나 숨쉬는 사람 등 모든 것을 불쌍히 여겨 자(慈 )ㆍ비(悲)ㆍ희(喜)ㆍ사[護]의 네 가지 평등한 마음[四等心]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가문이 좋고 대부호인 범지가 함께 공부하는 5백 범지를 초청해서 3개월 간 공양한 후 딸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서 일일이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 여러 범지들은 모두 궁지에 몰려 대적할 말을 잃었다. 5백 명의 대중들의 지혜로써는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이 젊은범지가 즉시 상좌에 앉았다. - 019_0965_c_16L於時遠方有一梵志,年旣幼少,顏貌殊好,聰明智慧,綜練三經,通達五典,上知天文,下睹地理,災變吉凶,皆預能睹。能知六博、妖異蠱道、懷妊男女、產乳難易,愍傷十方蜎飛蠕動、蚑行喘息、人物之類,懷四等心,慈悲喜護。聞彼 ((敖/力)) 姓大富梵志,請諸同學五百之衆,供養三月,欲處於女。尋時往詣,一一難問,諸梵志等,咸皆窮乏,無辭以對,五百之衆,智皆不及,年少梵志則處上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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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모와 딸이 그를 보고 매우 기뻐하며 말하였다.
‘내가 사위를 구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일이 매우 오래 되었는데 이제야 소원을 풀게 되었구나.’
그 나이가 많은 범지가 말하였다.
‘나는 이미 늙었소. 오래 전부터 여자를 구해 아내로 맞기를 원했었소. 이 여자를 나에게 내어준다면 내가 받는 모든 것을 당신에게 다 드리리니 다 쓰시오. 이 여자만큼은 나에게 주시오. 이 늙은이를 상심케 해서 서로 비방하고 욕되게 하지 마시오.’
그러자 그 젊은 범지가 대답하였다.
‘법을 어기고 인정을 따를 수는 없는 일이오. 내가 마땅히 그녀를 아내로 맞아야 하거늘 어찌 당신에게 주겠소?’
3개월이 끝난 후에 곧 그 딸은 젊은 범지에게 돌아갔고, 그 늙은 범지는 마음에 독하고 악한 마음을 품고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욕되게 하고 나의 아내를 빼앗아 갔소. 세세생생 태어날 때마다 원망을 품고 혹은 해를 입힐 것이며 혹은 욕을 하며 끝내 가만히 있지 않겠소.’
그러나 그 젊은 범지는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가졌으며 그 늙은 범지만이 혼자 해를 가했느니라.” - 019_0966_a_03L時女父母及女見之,皆大歡喜,吾求女壻,其日甚久,今乃獲願。年尊梵志曰:‘吾年旣老,久許我女,以爲妻婦。且以假我,所得賜遺,悉用與卿,可置此婦,傷我年高,勿相毀辱。’年少答曰:‘不可越法以從人情,我應納之,何爲與卿?’三月畢竟,卽處女用與年少梵志。其年老者,心懷毒惡:‘卿相毀辱而奪我婦,世世所在,與卿作怨。或當危害或加毀辱,終不相置。’年少梵志常行慈心,彼獨懷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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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늙은 범지는 오늘의 저 조달이고 그 젊은 범지는 나였느니라. 그 딸은 구이(瞿夷)3)이니라. 지난 세상에 맺힌 원한이 이 세상에까지 풀리지 않은 것이니라.” - 019_0966_a_13L佛告諸比丘:“爾時年尊梵志,今調達是!年少梵志,我身是也!其女者瞿夷是!前世之結,于今不解。”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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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불설타주착해중경(佛說墮珠著海中經) - 019_0966_a_16L佛說墮珠著海中經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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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6_a_17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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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6_b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영취산(靈鷲山)에서 대비구 대중 5백 명과 함께 계셨는데, 모두가 크게 거룩한 신통을 갖춘 이들이었다.
이때 여러 비구들은 강당의 상좌에 앉아 함께 의논하며 말하였다.
“우리들의 세존께서는 아주 오랫동안 정진을 게을리 하지 않으셔서 생사에 있어서 5도(道)4) 의 고통에 구애받지 않으시고 불도(佛道)를 성취하여 일체 중생을 제도하시려 했으니, 이는 다 정진(精進)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9겁(劫)을 초월하여 스스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최정각(最正覺)이 되셨고, 우리들은 부처님에 의해 제도되어 다리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멀리서 비구들이 의논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일어나셔서 강당에 이르러 물으셨다.
“무슨 의논들을 하고 있느냐?”
비구가 아뢰었다.
“저희들이 의논한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존의 공덕은 높고 높으며 한량없으십니다. 아주 오랜 겁 동안 싫증을 내지 않고 정진하시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피하지 않으시고, 어려움을 무릅쓰고 도를 구하셔서 일체 중생을 제도하시려고 타락에 빠지지 않으시어 스스로 부처님이 되신 것이고, 저희들이 제도되었다고 하였습니다.” - 019_0966_a_18L一時佛在王舍城靈鷲山,與大比丘衆五百人俱。一切大聖,神通已達。時諸比丘,於講堂上坐共議言:“我等!世尊從無數劫精進不懈,不拘生死五道之患,欲得佛道救濟一切;用精進故,超越九劫,自致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吾爲蒙度,以爲橋梁。”時佛遙聞比丘所議,起到講堂,問之:“何論?”比丘白曰:“我等共議,世尊功德,巍巍無量,從累劫來,精進無厭,不避諸難,勤苦求道,欲濟一切,不中墮落,自致得佛。我等蒙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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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말한 그대로이니라. 진실로 다름이 없느니라. 나는 무수겁 이래로 정진하며, 도 구하기를 처음부터 게을리 하지 않았느니라. 중생을 불쌍히 여겨 그들을 제도하여 해탈시키고자, 정진력으로써 스스로 부처가 되어서 9겁을 초월하여 미륵(彌勒) 부처님 앞에 나아갔느니라. 내가 아주 오랜 옛날에 나라의 사람들 가운데 빈궁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그들을 불쌍히 여겨서 무슨 방편을 써서 그들을 풍요롭게 할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바다에 들어가 여의주(如意珠)를 얻어서 그들을 구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북을 치고 요령을 흔드니, 누구든지 바다에 들어가 진보(珍寶)를 얻으려고 하는 이들이 많이 모이게 되었느니라. 배에 올라 다시 지시하여 말하였다.
‘부모를 여의어도 좋고, 처자를 버려도 애석치 않으며, 몸을 던져 목숨을 잃어도 좋은 이는 함께 바다에 들어가자. 왜냐 하면 바다에는 세 가지 어려움이 있으니 하나는 길이가 2만 8천 리나 되는 큰 물고기가 있는 것이요, 둘째는 귀신이나 나찰들이 배를 뒤집어엎으려고 하는 것이요, 셋째는 산이 진동하기 때문이니라.’ - 019_0966_b_06L佛告比丘:“實如所言,誠無有異。吾從無數劫以來,精進求道,初無懈息,愍傷衆生,欲度脫之,用精進故,自致得佛,超越九劫,出彌勒前。我念過去無數劫時,見國中人,多有貧窮,愍傷憐之。以何方便,而令豐饒?念當入海獲如意珠,乃有所救。撾鼓搖鈴,‘誰欲入海採求珍寶?’衆人大會,臨當上舩,更作教令:‘欲捨父母,不惜妻子,投身沒命,當共入海。’所以者何?海有三難:一者大魚長二萬八千里、二者鬼神羅剎欲飜其舩、三者掁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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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6_c_02L이와 같이 말하여 원망을 없앤 후에 곧 떠나도록 하였는데, 여러 사람들이 다 후회하였다. 그때 5백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마음을 견고하게 갖고 바람 따라 돛을 올리고 배에 올라 바다로 들어갔다. 해룡왕(海龍王)에게 나아가 머리 위에 있는 여의주를 줄 것을 청했다. 용왕이 보니 모든 것으로 애써 바다로 들어와 궁핍한 이들을 건지려고 했으므로 즉시 여의주를 주었다. 그때 여러 상인들은 보석을 취해 가지고 모두 다 만족해하며 배에 올라 돌아왔다. 그때 바다의 용들과 귀신들이 모두 모여 함께 의논하였다.
‘이 여의주는 바다 속에 있는 좋은 보배로서 세속의 사람들이 가져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찌하여바다가 손해를 보고 염부제[閻浮利]를 이익 되게 한단 말인가? 정말 아까우니 계략을 써서 그 구슬을 빼앗아 오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잃고 인간들이 갖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래서 용과 귀신들은 밤낮으로 주위를 여러 겹으로 둘러싸고 돌면서 그 구슬을 빼앗으려고 하였다. 그때 길잡이[導師]는 덕망이 있고 위신력이 높아서 여러 귀신과 용들이 아무리 배를 뒤엎고 여의주를 빼앗으려고 해도 힘이 부족하여 그러지를 못했다. - 019_0966_b_18L故作此令得無怨。適更令已,衆人皆悔。時五百人,心獨堅固,便望風擧帆,乘舩入海,詣海龍王,從求頭上如意之珠。龍王見之,用一切故,勤勞入海,欲濟窮士,卽以珠與。時諸賈客,各各採寶,悉皆具足,乘舩來還。海中諸龍及諸鬼神,悉共議言:‘此如意珠,海中上寶,非世俗人所當獲者。云何損海益閻浮利?誠可惜之!當作方計還奪其珠,不可失之至於人閒。’時龍鬼,晝夜圍遶若干之帀,欲奪其珠。導師德尊,威神巍巍,諸鬼神龍,雖欲飜舩奪如意珠,力所不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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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7_a_02L그리하여 길잡이와 5백 명의 사람들은 안전하게 바다를 건넜다.
보살은 펄쩍펄쩍 뛰며 해안가에 도착하여 머리를 숙이고 손을 내려서 해신(海神)에게 주문을 외우며 빌었다. 보석은 목에 걸고 있었는데 그때에 해룡신은 방편을 써서 그 구슬을 바다에 떨어뜨렸다. 길잡이는 놀라서 말하였다.
‘내가 바다에 들어가 배를 타고 어려움을 한량없이 겪고 이 보물을 얻어서 사람들의 궁핍함을 구하려고 하였는데, 이제 해신이 다시 바다에 떨어뜨렸구나. 해변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그릇을 가져오게 해서 바닷물을 퍼서 저 바닥에 이르게 하겠다. 구슬을 얻을 때까지 끝내 쉬지 않으리라.’
그리고는 즉시 그릇으로 바닷물을 퍼내며 정진력으로 고난을 피하지 않고 목숨을 버리는 것도 애석해 하지 않았다. 그러자 물이 자연히 내려와 그 그릇 속으로 들어왔다. 여러 해룡신들이 이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몹시 두려워하며 말했다.
‘이 사람의 위신력과 정진력은 진실로 세간 사람의 것이 아니로구나. 만일 물을 다 퍼낸다면 머지않아 바다가 마르겠구나.’
그리하여 구슬을 가지고 와서 사죄의 말을 하며 돌려주었다.
‘우리들은 그대를 시험하려 했을 뿐이니 정진력을 이와 같이 도모하지 말아주시오. 천상천하에 그대 길잡이를 능히 이길 자는 없을 것이오.’
그리하여 얻은 재보를 가지고 돌아와 나라 안에 보이고 7보의 비를 뿌려서 구원하며 천하에 공양하니, 편안하지 않은 이가 없었느니라. 이 때의 길잡이는 나였으며, 5백 명의 상인은 여기에 있는 여러 제자들이었느니라. 내가 이끌고 정진하게 하여 바다에 들어가 다시 보배를 가져와서 빈궁한 이들을 구제하였더니, 이제 부처가 되어 생사의 바다를 마르게 하고 한량없는 지혜로중생을 구제하여 제도되지 않는 이가 없었느니라.” - 019_0966_c_07L於時導師及五百人,安隱渡海。菩薩踊躍,住於海邊,低頭下手,呪願海神,珠繫在頸。時海龍神,因緣得便,使珠墮海。導師感激:‘吾行入海,乘舩涉難,勤苦無量,乃得此寶,當救衆乏,於今海神,反令墮海。’勅邊侍人:‘捉持器來,吾㪻海水,至於底泥,不得珠者,終不休懈。’卽器㪻水,以精進力,不避苦難,不惜壽命,水自然趣,悉入器中。諸海龍神,見之如是,心卽懷懼:‘此人威勢精進之力,誠非世有。若今㪻水,不久竭海。’卽持珠來,辭謝還之:‘吾等聊試,不圖精進力勢如是,天上天下,無能勝君導師者。獲寶齎還,國中觀寶,求願使雨七寶,以供天下,莫不安隱。’爾時導師,則我身是。五百賈客,諸弟子者是。我所將導卽精進行,入於大海,還得寶珠,救諸貧窮,于今得佛。竭生死海,智慧無量,救濟群生,莫不得度。”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019_0967_a_03L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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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불설전사마폭지방불경(佛說旃闍摩暴志謗佛經) - 019_0967_a_04L佛說旃闍摩暴志謗佛經第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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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7_a_05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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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이때 파사닉(波斯匿) 국왕은 부처님과 여러 비구 대중들을 청하여 궁중에서 공양을 대접하려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대비구들과 여러 보살들과 함께 기수급고독원을 나서셨다. 하늘과 용과 귀신 등 권속들이 에워싸고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 등이 천상에서 꽃과 향과 음악으로 공양을 올리고 향기가 나는 물을 땅에 뿌렸다. 이때 세존께서는 대비구들과 함께 사위성에 들어가 왕궁으로 가셨다. 폭지(暴志)라고 하는 한 비구니가 있었는데 나무 국자를 배에다 매어서 아기를 밴 것 같이 하여 부처님의 옷자락을 끌어당기면서 말했다.
“당신은 나의 남편이오. 내 몸을 가졌으면서도 의복이나 음식을 대주지 않으니, 이 어찌된 일이오?”
그때 천인과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과 여러 하늘과 귀신과 나라의 사람 등 여러 대중들은 모두 놀라고 당황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일체 3계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며 그 마음이 청정한 것은 마니주보다도 더 맑고 지혜가 밝은 것은 해와 달보다 더 밝으며 홀로 3세를 걸어도 그를 잡을 사람이 없으며, 96종(種) 외도의 항복을 받아서 모두 귀의케 하며 도덕이 높고 높아서 비유할 데가 없으며 허공이 형태가 없어서 더럽혀지지 않으나 부처님의 마음은 이보다 더하여 견줄 데가 없도다. 이 비구니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어찌 나쁜 마음을 품고 여래를 욕되게 하는가?” - 019_0967_a_06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國王波斯匿,請佛及比丘衆,於中宮飯。佛出祇樹,與大比丘及諸菩薩、天龍神鬼、眷屬圍遶。釋梵四王,華香妓樂,於上供養,香汁灑地。於時世尊與大衆俱,入舍衛城,欲詣王宮。有比丘尼,名曰暴志,木魁繫腹,似如懷妊。因牽佛衣:“君爲我夫,從得有身,不給衣食,此事云何?”時諸大衆、天人釋梵四王、諸天鬼神及國人民莫不驚惶:“佛爲一切三界之尊,其心淸淨過於摩尼,智慧之明超於日月,獨步三世,無能逮者。降伏諸邪,九十六種,莫不歸伏。道德巍巍,不可爲喩,虛空無形,不可污染。佛心過彼,無有等侶。此比丘尼,旣佛弟子,云何懷惡,欲毀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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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7_b_02L이때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의 마음을 아시고 의심을 풀어주려고 하늘을 올려다보셨다. 그때에 천제석(天帝釋)이 땅으로 내려와 한 마리의 새앙쥐로 변해서 국자를 잡아맨 노끈을 쏠으니 국자가 즉시 땅에 떨어졌다. 대중들이 이를 보고 분노와 기쁨이교차하면서 그 까닭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이때 국왕이 화가 났다.
“이 비구니는 집을 버리고 가업을 멀리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으면서도 여래의 끝없는 공덕을 찬탄하지 못하고 오히려 질투를 하고 대성(大聖)을 비방하는구나.”
즉시 시종에게 땅을 파서 깊은 구덩이를 만들고 거기다 비구니를 파묻어버리라고 명령하였다. - 019_0967_a_22L於是世尊見衆會心,欲爲決疑,仰瞻上方。時天帝釋尋時來下,化作一小鼠,齧繫魁繩,魁卽墮地,衆會睹之,瞋喜交集,怪之所以。時國王瞋:“此比丘尼,棄家遠業,爲佛弟子,旣不能暢歎譽如來無極功德,反還懷妒,誹謗大聖乎!”卽勅侍者:“掘地爲深坑,欲倒埋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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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깨우쳐주셨다.
“그러지 마십시오. 이는 나의 과거의 죄이기도 하나니, 저 비구니의 죄만이 아닙니다. 아주 오랜 옛날 한 상인이 좋은 진주를 팔았는데 그 수량이 많았고 그 모양이 밝고 좋았었습니다. 그때 한 여자가 그 진주를 사려고 왔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었습니다. 그 남자는 그 값을 배로 올려 사가지고 가버렸기에 그 여자는 진주를 사지 못하여 마음에 원한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따라가서 주기를 청했으나 다시금 거절을 당하자, 매우 화가 치밀어 말하였습니다.
‘내 앞에서 진주 값을 올려서 가져가 버렸고, 다시 한번 청했으나 그대는 거절하였소. 그대가 나를 욕되게 했으니 태어나는 곳마다 그대에게 원한을 갚을 것이며 있는 곳마다 욕되게 하여 후회하도록 할 것이오.’” - 019_0967_b_06L時佛解喩:“勿得爾也!是吾宿罪,非獨彼殃。乃往過去久遠世時,時有賈客,賣好眞珠,枚數甚多,旣團明好。時有一女詣欲買之,向欲諧偶。有一男子,遷益倍價,獨得珠去。女人不得,心懷瞋恨,又從請求復不肯與,心盛遂怒:‘我前諧珠,便來遷奪,又從請求,復不肯與。汝毀辱我,在在所生,當報汝怨,所在毀辱,悔無所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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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와 국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진주를 사간 남자는 바로 나였으며, 그 여자는 바로 폭지였느니라. 그때 품은 원한으로 인해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비방하는 것이니라.” - 019_0967_b_15L佛告諸比丘國王及諸比丘:“買珠男子,則我身是;其女身者,則暴志是。因彼懷恨,所在生處,常欲相謗。”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대중들은 의심을 풀고 모두 기뻐하였다.
- 019_0967_b_18L佛說如是,衆會疑解,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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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불설별미후경(佛說鼈獼猴經) - 019_0967_b_19L佛說鼈獼猴經第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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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7_b_20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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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7_c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에 비구들이 모여 의논하여 말하였다.
“이 폭지(暴志)라는 비구니는 집과 생업을 버리고 도를 배워서 실천하기 위해 삼보에 귀의하였다. 그런 즉 부처님[佛]께서는 아버지가 되며 불법[法]은 어머니가 되고 비구 대중들[比丘衆]은 형제가 되는 것이다.본래 도법(道法)으로써 사문이 되었으니 도의(道誼)를 따르고 닦으며 3독의 때를 버리고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승가를 시봉하며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네 가지 평등한 마음[四等心]을 행하여 득도하여야 하는데, 오히려 나쁜 마음을 품고 부처님을 비방하며 존귀한 분을 욕하고 대중 스님들을 가볍게 여겨 욕하니 참으로 괴이한 일이며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 하는 말을 꿰뚫어 아시고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오셔서 물으셨다.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느냐?”
비구들은 자신들이 의논한 바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019_0967_b_21L一時佛遊舍衛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時諸比丘,會共議言:“有此暴志比丘尼者,棄家遠業,而行學道,歸命三寶。佛則爲父;法則爲母;諸比丘衆以爲兄弟。本以道法而爲沙門,遵修道誼,去三毒垢,供侍佛法及比丘僧,愍哀一切,行四等心,乃可得度。而反懷惡,謗佛、謗尊、輕毀衆僧,甚可疑怪,爲未曾有。”時佛徹聽,往問比丘:“屬何所論?”比丘具啓向所議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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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니는 단지 이번 세상에만 여래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니니, 태어날 때마다 그러했느니라.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과거 무수겁 전에 한 원숭이 왕이 있었는데 숲 속에서 과일과 물을 먹고 살았다. 일체의 기어 다니는 벌레나 숨쉬는 것들이나 사람 등을 불쌍히 여겨 다 제도하여 무위의 도에 이르도록 하였다. 그때 자라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와 친한 친구가 되어 지냈으며 서로 존중하며 애초부터 서로 거슬리는 일이 없었다. 그 자라는 자주자주 원숭이가 있는 곳으로 와서 음식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하며 옳은 이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그런데 자라의 아내가 남편이 자주 외출을 하여 집에 없는 것을 보고 밖에서 음탕하게 처신해 절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은 자주 외출을 하는데 어디에 가는 것입니까? 밖에서 방일하여 함부로 지내는 것은 아닌지요?’
그 남편 자라가 대답하였다.
‘나는 원숭이와 친구가 되었소. 그는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또한 이치[義理]를 깨닫게 해주는 이요. 자주 가서 경법에 대해 논하곤 하니, 유쾌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만 할 뿐 달리 방일한 짓은 하지 않소.’ - 019_0967_c_08L於時世尊告諸比丘:“此比丘尼,不但今世念如來惡,在在所生,亦復如是。吾自憶念,乃往過去無數劫時,有一獼猴王,處在林樹,食果飮水,慜念一切蚑行喘息、人物之類,皆欲令度使至無爲。時與一鼈以爲知友,親親相敬初不相忤。鼈數往來,到獼猴所,飮食言談,說正義理。其婦見之數出不在,謂之於外婬蕩不節。卽問夫壻:‘卿數出爲何所至湊,將無於外放逸無道?’其夫答曰:‘吾與獼猴,結爲親友,聰明智慧,又曉義理,出輒往造,共論經法,但說快事,無他放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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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8_a_03L그러나 그 아내는 그 말을 믿지 않고 그렇지 않을 거라고 하였다. 또한 자기 남편을 자주 유혹해서 불러내는 원숭이에 대해 화가 났다. 그래서 그를 죽여 버린다면 자기 남편이 그만 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곧 그 아내는 병이 난 체하고 자리에 누워버렸다. 그 남편은 열심히 약으로 치료하였으나 별 차도가 없었다. 아내 자라는 남편 자라에게 말하였다.
‘이렇게 힘써서 약으로 치료하는 데도 내 병은 깊어만 가네요.당신의 그 친한 친구인 원숭이의 간을 먹어야만 나을 것 같습니다.’
그 남편이 대답하였다.
‘그는 나의 친한 친구로서 몸을 의지하고 목숨을 의탁하여 서로 믿는 사이인데 어찌 그렇게 해서 당신을 살릴 수가 있겠소?’
그 아내가 대답하였다.
‘부부라는 것은 한 몸인데 이제 나를 구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원숭이를 위하니 이는 진실로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군요.’
그 남편은 아내가 이렇게 조르자 그 아내를 중히 여겨서 원숭이에게 가서 말하였다.
‘나는 자주자주 그대의 처소에 왔었는데 그대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와보지를 않았소. 내 집에 한번 오셔서 약소한 음식이나마 드시기를 청합니다.’
원숭이가 대답하였다.
‘나는 육지에 살고 그대는 물 속에서 사는데 내가 어떻게 그대를 따라가겠소.’
자라가 말하였다.
‘내가 그대를 등에 업고 가면 갈 수가 있을 것이오.’ - 019_0967_c_21L其婦不信,謂爲不然。又瞋:‘獼猴誘訹我夫,數令出入。當圖殺之,吾夫乃休。’因便佯病,困劣著牀。其壻瞻勞,醫藥療治竟不肯差,謂其夫言:‘何須勞意損其醫藥?吾病甚重,當得卿所親親獼猴之肝,吾乃活耳!’其夫答曰:‘是吾親友,寄身託命,終不相疑,云何相圖用以活卿耶?’其婦答曰:‘今爲夫婦,同共一體,不念相濟,反爲獼猴,誠非誼理?’其夫逼婦,又敬重之。往請獼猴:‘吾數往來,到君所頓,仁不抂屈詣我家門,今欲相請到舍小食。’獼猴答曰:‘吾處陸地,卿在水中,安得相從?其鼈答曰:‘吾當負卿,亦可任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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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원숭이는 즉시 그를 따라 나섰다. 자라가 원숭이를 등에 업고 가는 도중에 원숭이에게 말했다.
‘그대를 청하는 까닭을 알고 싶지 않으시오? 사실은 나의 아내가 병이 깊은데 그대의 간을 복용하면 병이 나을 것 같다 하여 모셔가는 것이오.’
원숭이가 대답하였다.
‘그대는 어찌 그 말을 일찍 하지 않으셨소? 나는 간을 나무에 걸어놓고 가지고 오지 않았소. 빨리 돌아가서 간을 가지고 와야 하겠소.’
그리고는 즉시 되돌아가 나무 위에 뛰어 오르면서 기뻐하였다. 그때 자라는 원숭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마땅히 간을 가지고 나의 집에 가야 하거늘 오히려 나무 위로 올라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니 어찌된 일이오?’
원숭이가 대답하였다.
‘이 천하에 제일가는 바보 같으니라고, 간을 나무에 걸어 놓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이오? 친구라고 하면서 함께 돌아가기를 꾀하여몸을 의지하고 목숨을 의탁한 사이인데 내 목숨을 위태롭게 하려 한단 말이오? 이제 나는 돌아왔으니 각자 자기 길을 갑시다.’” - 019_0968_a_12L獼猴便從,負到中道。謂獼猴言:‘仁欲知不,所以相請,吾婦病困欲得仁肝服食除病。’獼猴報曰‘卿何以故,不早相語?吾肝挂樹不齎持來。’促還取肝,乃相從耳,便還樹上,跳踉歡喜。時鼈問曰:‘卿當齎肝來到我家,反更上樹,跳踉踊躍,爲何所施?’獼猴答曰:‘天下至愚,無過於卿!何所有肝而挂在樹?共爲親友,寄身託命,而還相圖,欲危我命,從今已往,各自別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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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자라의 아내는 바로 폭지 비구니였고, 자라는 바로 조달이었으며, 원숭이 왕은 바로 나였느니라.” - 019_0968_a_22L佛告比丘:“爾時鼈婦,則暴志是;鼈者,則調達是;獼猴王者,則我身是。”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佛說如是,莫不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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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불설오선인경(佛說五仙人經) - 019_0968_a_24L佛說五仙人經第十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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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9_0968_a_25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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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8_b_02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대중 1,250명과 여러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모여 있는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아주 오랜 옛날 무수겁(無數劫) 때에 다섯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산 숲 속에 살면서 그 중 네 명은 주인 노릇을 했고 한 명은 시중을 들었느니라. 그 시자는 공양을 올려 받드는 일을 하면서 그 뜻을 잃은 적이 없었다. 과일을 따고 물을 길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하루는 과일과 마실 물을 가지러 멀리 갔는데 게으름을 피우다가 잠이 들어 제 때에 돌아오지 못하고 날은 벌써 정오가 넘으니 네 명의 선인이 제 때에 공양을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배가 고파 화가 나고 한을 품게 되어 그 시자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시봉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찌 이와 같이 하는가? 그대의 소행은 나쁜 저주를 받아 마땅할 것이오. 족성자(族姓子)는 되지 못하겠소.’
시자가 이 말을 듣고 걱정이 되어 할 말을 잃고 물러나 물가 가까운 나무 아래에 앉아서 한 다리를 들고 생각하면서 자책하였다.
‘일을 해온 것이 오래됐는데 이제 네 선인의 공양시간을 어겼으니 이미 도의 가르침을 잃게 되었고 네 가지 평등한 마음을 따르지 못하게 되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다가 드디어 죽게 되었다. 그 발에는 항상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나막신을 신고 있었는데 다리를 들고 있어서 신고 있던 보배 나막신 한 짝이 떨어져 물에 빠졌다.
죽은 뒤에는 즉시 외도의 집에 흉주(★呪)의 아들로 태어났다. 열 살쯤 되었을 때 친구들과 길가에서 놀고 있었다. 그때 한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지나가다가 노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많이 뒤섞여 있었는데 그들을 둘러보다가 흉주의 아이를 보았다. 이 아이는 특별한 귀상(貴相)으로 왕이 될 사람이며 용모가 아주 뛰어나서 사람 가운데 가장 높았다. - 019_0968_b_02L一時佛遊王舍城,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與諸菩薩俱。佛告諸會者:“乃往久遠無數劫時,有五仙人,處於山藪。四人爲主,一人給侍,供養奉事,未曾失意,採果汲水,進以時節。一日遠行,採果水漿,懈廢眠寐,不以時還。日以過中四人失食,懷恨飢恚,謂其侍者:‘卿給使令,何得如是?如卿所行,可爲凶呪,不宜族姓。’侍者聞之,憂慼難言,退在樹下,近水邊坐,偏翹一腳,思惟自責:‘執勞積久,今違四仙時食之供,旣失道教,不順四等。’遂感而死。其足常著七寶之屐,翹足而坐。寶屐墮水,而沒一隻。命過之後,卽生外道爲凶呪子。年十餘歲,與其同輩,戲于路側。時有梵志過見戲童,人數猥多,遍觀察之,見凶呪子,特有貴相,應爲王者,顏貌殊異,於人中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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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8_c_02L범지가 아이에게 말하였다.
‘너는 왕의 상이다. 아이들 무리 속에서 놀면서 걱정하는 것은 옳지가 않구나.’
아이가 대답하였다.
‘저는 흉주의 자식일 뿐입니다. 어떻게 왕이 될 모습이 있겠습니까?’
범지가 다시 말하였다.
‘내가 본 경전에 의하면 의용이나 형체가 미래에 대한 예언과 부합한다. 그러니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내 말을 명심해라. 진실로 진리는 속이는 것이 없다. 이 나라 왕이 아무개 날[日] 아무개 시(時)에 죽을 텐데 반드시 그 왕위를 이을 것이다.’
아이가 대답하였다.
‘그런 말을 널리 퍼뜨리지 마십시오. 은밀히 해주십시오.당신의 말씀대로 된다면 반드시 은혜를 막중하게 생각하겠으며, 교만하지 않을 것입니다.’
범지는 말을 마치고 곧 도망치듯이 후일을 기약하지 않고 다른 나라로 가버렸다.”
훗날 얼마 되지 않아 왕이 죽었는데 대를 이을 사람이 없었다. 그리하여 현사(賢士)를 초빙하여 나라의 대를 이어야만 하게 되었다. 신하들이 모여 의논하였다.
‘나라에 주인이 없으니 사람에게 머리가 없는 것과 같다. 즉시 사람을 보내서 덕 있는 이를 찾아 왕으로 세워야 할 것이다.’
사자(使者)가 사방으로 퍼졌는데 그 아이가 남다른 자태를 가진 것을 멀리서 알아보았다. 재빨리 사람들 보내 신하들에게 알렸고, 오로지 왕의 제식(制式)을 위엄 있게 갖추고 위의를 갖춘 임금의 수레를 가지고 와서 모셔가도록 하니, 신하들과 나라 안의 벼슬하는 이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사자가 말한 대로 위엄 있는 가마로 맞이하러 갔고 향기 나는 물에 목욕을 시킨 후 오시조복(五時朝服)과 보석이 박힌 관과 허리에 두르는 띠를 선왕(先王)의 법식대로 했으며, 전후에 호위하여 나라의 행사와 다르지 않게 하였다. 즉시 왕의 자리에 앉아 남쪽을 향해 왕이 된 것을 선포했다. 나라 안이 평안했으며 국민들도 모두 기뻐했다. - 019_0968_b_19L梵志命曰:‘爾有王相,不宜懊惱遊於衆內。’童子答曰:‘吾凶呪子,何有王相?’梵志又曰:‘如吾經典,儀容形體,與讖書符合,爾則應之。深思吾語,誠諦無欺。斯國之王當用某日某時薨殞,必禪爾位。’童子答曰:‘唯勿廣之,恊令靜密,設如仁言,當重念恩,不敢自憍。’梵志言畢,尋逃遁走,出之他國。後日未幾,王薨絕嗣,娉求賢士,以爲國胄。群臣議曰:‘國之無主,如人之無首,宜速發遣使者,勤求有德,以時立之。’使者四布,遙見斯童有異人之姿,輒尋遣人還啓群臣:‘唯嚴王制,威儀法駕,幸來奉迎。’群臣百寮,莫不踊躍,如使者所白,嚴駕奉迎。香湯洗沐,五時朝服,寶冠劍帶,如先王之法,前後導衛,不違國典。卽位處殿,南面稱制,境土安寧,民庶踊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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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9_a_02L그때 범지는 하늘을 향해 천문을 보고 아래로 지리를 살펴서 그 아이가 왕이 된 것을 이미 알았다. 즉시 궁중의 문 앞으로 가서 수문장에게 왕을 친견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수문장이 왕에게 고하였다.
‘밖에 어떤 범지가 와서 대왕전하를 뵙겠다고 합니다.’
왕은 그를 데려오라고 명령했다. 범지는 궁 안으로 들어가 임금에게 예를 올린 후에 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본 바대로 되었습니다. 이제 전에 한 맹세를 지키셔야 할 것입니다. 깊이 살피소서.’
왕은 말하였다.
‘진실로 도인께서는 신묘하십니다. 은혜를 입어 왕이 되었습니다. 도인께서는 나라 안의 진귀한 보배 중 절반 정도를 원하십니까? 아내와 미인과 수레와 시종을 원하십니까? 원하는 것을 말씀하십시오.’
범지가 대답하였다.
‘그런 것들은 원치 않습니다. 오직 두 가지 소원이 있는데 하나는 음식과 나아가고 머무름과 의복과 잠자고 일어서는 것을 왕과 똑같이 하여 먼저와 나중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국사를 의논하는데 참여하여 결정하는 것을 같게 함으로써 대왕 혼자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왕은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두 가지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어찌 그것이 어렵겠습니까?’ - 019_0968_c_14L於時梵志,仰瞻天文,下察地理,知已嗣立,卽詣宮門求覲。門監啓曰:‘外有梵志,欲求覲尊。’王詔見之。梵志進入,占謝呪願,又白王曰:‘如我所瞻,今果前誓,寧審諦乎!’王曰:‘誠哉!道人神妙,蒙恩獲祚。’王曰:‘道人,豈欲半國分藏珍寶乎?婦女羙人、車馬侍使,恣所欲得!’梵志答曰:‘一無所欲,唯求二願:一曰、飮食進止,衣服臥起,與王一等相須,勿有前後;二曰、參議國事,所決同意,莫自專也。’王曰:‘善哉!思嗣二願,此豈不易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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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항상 정법으로 나라를 다스렸고 만민을 억누르는 일이 없었다. 범지는 은혜를 입고 스스로 교만 방자하여져서 중신들을 경멸하였으므로 신하들이 분개하여 함께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왕께서는 존귀하고 높은 분이십니다. 마땅히 나라의 오래된 신하들과 의논을 해야 하는데 걸사(乞士)만을 편벽되게 신임하셔서 그가 교만하여져 나라의 신하들을 능멸하니, 이웃 나라에서 이를 들으면 장차 웃음거리가 되고 이로 인해 도둑이 쳐들어오는 난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왕은 말했다.
‘내가 어렸을 때 오래 전에 이 범지와 했던 약속이거늘 어찌 그 약속을 깨트릴 수가 있단 말이오?’
신하들이 아뢰었다.
‘약속은 깨지 마십시오. 만일에 대왕께서 음식을 드실 때 그를 기다리시지만 마십시오. 그러면 반드시 고쳐질 것입니다.’
왕은 그대로 하겠다고 하고서 범지가 나가는 기회를 엿보아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혼자 먼저 식사를 했다. - 019_0969_a_03L王修治國,常以正法,不枉萬民。梵志受恩,因自憍恣,輕蔑重臣,群臣忿怨,俱進諫曰:‘王尊位高,宜與國臣耆舊參議,偏信乞士,遂令悠慢陵侮群職。鄰國聞之,將爲所嗤,以致寇難。’王曰:‘吾少與之久有本誓,安可廢耶?’臣諫不止:‘若王食饌,但勿須之,則必改也!’王遂可之,伺梵志出,不復須還,則先之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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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는 화를 내며 따졌다.
‘혼자서 먼저 잡수시다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내가 먼저 식사를 한 것은 경(卿)이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오. 따로 밥상을 차려놓았는데 경이 스스로 늦게 돌아온 것일 뿐이오.’
그러자 범지는 욕하며 말하였다.
‘이 흉주의 아들놈아, 의리를 생각지 않고 약속을 어겼단 말인가?’
신하들이 이 말을 듣고 신하가 되어 감히 왕에게 욕을 하다니 모두 나아가 그를 죽여야 한다고 했다. 왕은 무슨 죄목으로 그의 죄를 다스려야 할지를 신하들에게 물었다. 신하들이 각각 나아가 말하기를 어떤 신하는 시루에 쪄서 죽여야 한다고 했고, 어떤 이는 삶아 죽여야 한다고 했고, 어떤 이는 사지를 찢어 죽여야 한다고 했고, 어떤 이는 절구에 빻아 죽여야 한다고 했고, 어떤 이는 귀를 자르고 혀를 뽑으며 눈을 도려내는 등의 다섯 가지 형벌로 그를 죽여야 한다고 했다. 왕은 그 말을 듣지 않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내가 도법(道法)을 받들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들을 불쌍히 여겨 꿈틀거리는 미물들도 해치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의 목숨을 어찌 해치겠는가? 자량(資糧:재물)을 조금 주어서 나라 밖으로 내쫓는 것이 좋겠소.’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들어 옷과 자량을 주어 국경 밖으로 내쫓았다. - 019_0969_a_11L梵志恚曰:‘本要。云何今先獨食?’王曰:‘雖吾先食,卿出未歸,豫別案饌,卿自來晩。’梵志罵曰:‘咄凶呪子,不顧義理,而違本誓。’群臣聞之,臨臣毀君,咸奏欲殺。王詔群臣:‘以何罪罪之?’各各進曰:‘或云甑蒸之、或云煮之、或云枝解、或云臼擣、或云五杌截耳割舌挑目殺之。’王無所聽:‘吾奉道法,慈心愍哀衆生之類,不害蠕動,況危人命!但給資糧,驅令出國。’群臣奉詔卽給衣糧,逐使出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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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9_b_02L범지는 혼자 먼 길을 걸어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피곤이 극도에 달해 초췌해져서 사람의 꼴 같지가 않게 되어 다른 나라에 도착했다. 어떤 범지의 집에 갔는데 그는 예전에 잘 알고 지내던 친구였다. 친구가 그에게 물었다.
‘경은 어디서 오시는 길입니까? 어디에서 수련을 했으며 어떤 경전을 공부하여 능히 다 외울 수 있습니까?’
그 범지는 대답하였다.
‘나는 먼 곳으로부터 오는 길입니다. 굶주리고 추위에 시달려서 외우고 수련하는 것도 다 잊어버렸소이다.’주인 범지는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경전을 외우는 것을 이미 다 잊어버렸으니 사람들을 교화할 수가 없겠구나.’
그리고는 밭이나 경작하게 해야겠다고 하여 노비와 소를 주었다. 범지가 경작하는 것을 보면 그는 노비를 아주 심하게 부렸다. 땅을 평평하게 하도록 하고 동서로 분주하게 뛰도록 하는 등 가혹하게 일을 시켰다. 그 노비는 아무런 즐거움이 없어서 스스로 물에 빠져 죽을까 하고 물가로 갔다. 그런데 거기서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나막신 한 짝을 얻고는 혼자서 생각하였다.
‘큰 부잣집에 가져가도 부자들은 은혜를 모를 것이고 부모에게 가져가면 반드시 팔아서 먹을 것을 살 것이다. 그 범지는 나를 아주 힘들게 하고 나를 마구 부려먹었다. 내가 이 나막신을 받들어 올리면 나에게 관대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그 나막신을 가지고 가 범지에게 올렸다. - 019_0969_a_21L獨涉遠路,觸冒寒暑,疲極憔悴,無所似類,而到他國。詣異梵志家,舊與親親,又而問曰:‘卿何從來?何所綜習?業何經典,能悉念乎?’答曰:‘吾從遠來,飢寒見逼,忘所誦習。’梵志心念:‘此人所誦,今已廢忘,無所能化,當令田作,輒給奴子及犂牛耕。’見梵志耕種苦役奴子,酷令平地走使東西,奴子無聊,欲自投水。往到河側,則得一隻七寶之屐。心自念言:‘欲與大家,大家無恩;欲與父母,必賣噉食。梵志困我,役使無賴,吾當奉承,以屐上之,可獲寬恣。’則齎屐還,用上梵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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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는 흔쾌히 받으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나막신은 그 값을 매길 수가 없을 정도로 귀한 것이다. 내가 왕의 뜻을 어겼으니, 이 나막신을 바쳐 올리게 되면 나의 잘못을 용서해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는 곧 왕이 있는 나라로 돌아와서는 왕에게 나막신을 올리면서 깊이 전에 지은 죄를 뉘우치며 용서해 달라고 간청했다. 왕은 말하였다.
‘좋소.’
왕은 즉시 그를 받아들여 장막 안에 앉아 있도록 했다. 그리고는 신하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경들은 지난번에 쫓아낸 범지를 본 일이 있는가?’
신하들이 대답했다.
‘본 일이 없습니다.’
‘만일 보게 된다면 어찌 하겠는가?’
‘그 손과 발을 자르고 귀와 코를 자르며 머리를 베고 허리를 분지르는 다섯 가지 혹독한 형벌로써 그를 다스려야 마땅할 것입니다.’ - 019_0969_b_11L梵志欣豫,心自念言::此七寶屐,其價難訾。吾違王意,以屐奉上,愆咎可解。’尋還王國,以屐上王,深自陳悔前之罪舋,願得原赦。王曰:‘善哉!’王卽納之幔裏,別座坐之。會諸群臣則詔之曰:‘卿等寧見前所逐梵志不耶?’答曰:‘不見!’‘設使見者當如之何?’答曰:‘當斷其手足、截其耳鼻、斷頭斬腰,五毒治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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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69_c_02L왕이 물었다.
‘만일 그를 본다면 알아볼 수 있겠는가?’
신하가 대답하였다.
‘알아볼 수 없습니다.’
왕은 보배 나막신을 내와서 신하들에게 보이고 범지도 나오라고 하여 신하들과 서로 만나게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귀한 보배를 가져왔으니 그의 죄를 용서해주자고 말했다. 신하들이 아뢰었다.
‘이 범지가 지은 죄는 산이나 바다와 같이 큰 것이어서 그 죄를 용서해줄 수는 없습니다. 나막신 한 짝을 헌납한다고 하여서 사면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만일 한 짝을 다시 구해온다면 죄를 용서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즉시 그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그 범지를 다시 내쫓으며 한 쌍을 다시 구해오도록 했다. 범지는 걱정으로 탄식하며 말하였다.
‘나는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구나.’
그리고는 먼저의 주인에게로 돌아가니주인은 물었다.
‘당신은 어디를 갔다 오는 것입니까?’
범지는 무어라고 말할 수가 없어서 그 사실을 숨기고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왔다고 해버렸다. 즉시 소와 노비를 받아서 이전처럼 경작을 시켰다. - 019_0969_b_19L王曰:‘設使見者,能識之乎?’臣曰:‘不審!’王出寶屐,以示群臣,命梵志出,與臣相見:‘致此異寶,當共原之?’群臣啓曰:‘此梵志罪,如山如海,不可赦也!獻屐一隻,何所施補?若獲一緉,罪可除也!’王卽可之,重逐梵志,令更求一隻。梵志懊惱:‘吾本呼嗟,而轉加劇。’還故主人,主人問曰:‘卿至何所?而所從來?’梵志匿之不敢對說:‘云偶行還。’則付犂牛奴子,使令耕種如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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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범지는 그 노비에게 물었다.
‘네가 전에 얻어 내게 준 그 나막신을 어디서 구했느냐?’
그리고는 노비와 함께 나막신을 얻었던 곳에 가서 물가에 이르러 두루두루 찾았지만 찾지를 못했고 노복은 가버렸다. 범지는 생각하였다.
‘이 보배 나막신은 상류에서부터 내려온 것일 것이다. 아래로 내려가서는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즉시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 보았다. 거기에는 큰 연꽃이 물결을 따라 흘러 돌고 있었다. 물고기가 입으로 연꽃을 물고 있었는데 그 꽃잎은 매우 컸으며 잎은 천여 개가 되었다. 범지는 생각하였다.
‘비록 나막신을 못 얻더라도 이 꽃 위에나 올라가 보자. 혹시 죄를 용서받아 지난날의 총애를 다시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즉시 연꽃의 잎을 잡으니 네 명의 선인이 나무 아래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앞에서 예를 올리고 문안을 여쭈고 성스러운 몸이 만복을 받으시기를 빌었다. - 019_0969_c_05L於時梵志問奴子曰:‘汝前寶屐,本何從得?’奴子俱行,示得屐處,至于水側,遍恣求之,不知隻處。奴子捨去,梵志心念:‘此之寶屐,必從上流來,下行求之不得。’卽逆流上行,見大蓮華,順流迴波,魚口銜之。其華甚大,有千餘葉。梵志心念:‘雖不得屐,以此華上之,儻可解過得復前寵。’便復執華,則見四仙人坐於樹下。前爲作禮,問訊起居、聖體萬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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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이 물었다.
‘경은 어디서 왔는가?’
범지는 대답하였다.
‘저는 왕의 뜻을 잃어서 나막신 한 짝을 올렸으나 죄를 용서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물을 거슬러 올라와 나머지 한 짝을 구하려 하였으나 아직 구하지 못했습니다.’
선인이 말하였다.
‘경은 배우는 사람[學人]으로서 나아가고 물러남을 알아야 하오. 그 나라의 왕은 우리들의 아들이니, 존대하고 공경해야 할 것이오. 같이 먹고 앉고 일어나며 나라 일을 의논하는데 참여했으면서 어찌 그를 흉주의 아들이라고 모욕한다 말이오? 경의 죄는 매우 무거워서 마땅히 죽어야 할 것이나 이제 그 죄를 묻지 않기로 하겠소.’
그러면서 나무 아래를 가리켰다. 그 왕이 전생에 시자로서 선인들에게 시봉했을 때 한 다리를 들고 앉아 마음에 걱정을 품고 목숨을 마치면서 나막신이 한 짝은 물에 떨어지고 한 짝은 발에 걸쳐져 있었던 곳이다. 범지는 즉시 나막신을 가지고 선인들에게 감사의 예를 올린 뒤에 그 나라로 돌아와 나막신을 올렸다. 왕은 매우 기뻐하였고 신하들도 마음을 돌려 왕의 총애를 다시 얻게 되었다.” - 019_0969_c_14L仙人曰:‘然!卿所從來?’答曰:‘吾失王意,雖獻一屐,不足解過,故逆流來,求之未獲。’仙人告曰:‘卿爲學人,當知進退!彼國王者,是吾等子,存待愛敬,同食坐起參宜。云何一旦罵之凶呪乎?卿之罪重,當相誅害!’今不相問,指示樹下:‘則王先身爲侍者時,供給仙時,坐翹一腳,憾結而終,寶屐墮水,一隻著腳,便自取去。’梵志取屐,稽首謝過,還到本國,續以上之。王卽歡喜,群臣意解,復其寵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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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70_a_02L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왕은 곧 나였고,네 선인은 구류진불(拘留秦佛)과 구나함문니불(拘那含文尼佛)과 가섭불(迦葉佛)과 미륵불(彌勒佛)이였으며, 그 범지는 조달(調達)이었느니라.” - 019_0970_a_02L佛告諸比丘:“爾時王者,則吾身是;四仙人者——拘留秦佛、拘那含文尼佛、迦葉佛、彌勒佛是也;其梵志者,調達是也。”
-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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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970_a_05L佛說爾時,莫不歡喜。
生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 1)4향(向)ㆍ4과(果)의 성자.
- 2)팔리어 piṇḍapaāta의 음역으로서, 걸식(乞食)ㆍ행걸(行乞)ㆍ탁발(托鉢)이라고 한역한다.
- 3)실달(悉達) 태자의 제1 부인인 야수다라(耶輸陀羅).
- 4)지옥ㆍ아귀ㆍ축생ㆍ인간ㆍ하늘의 다섯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