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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_1138_a_01L불설분별경(佛說分別經)
서진(西晉) 월지국(月氏國)삼장 축법호(竺法護)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는데, 새벽에 옷을 입으시고 엄숙히 앉으셔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비구들에게 일러서 다들 조용히 잘 듣도록 하여라. 이제 너희들을 위해 사람이 살면서 받는 고통에 대해 설명하리라.”
아난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입고서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즐겨 듣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여섯 가지 악(惡)이 있으며 그것으로써 스스로를 침식하고 속이니,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눈은 형상[色]에 속고, 귀는 소리에 속으며, 코는 냄새에 속고, 입은 맛에 속고, 몸은 섬세하고 매끄러운 감촉에 속고, 마음[意]은 삿된 생각에 떨어져서 삿된 생각에 속는다. 이것을 여섯 가지 속임이라고 하니,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악도(惡道)1)에 떨어져서 나올 기약이 없게 하나니, 영리한 사람이라야 곧 이것을 깨닫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세 가지 가능성[三可:三業] 때문에 세 가지 괴로움을 얻나니, 세 가지 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몸[身]이니 이는 죽일 수 있고 훔칠 수 있으며 음행할 수 있으며, 둘째는 입[口]이니 이는 이간하는 말[兩舌]과 헐뜯는 말[惡駡]과 거짓말[妄言]과 교묘한 말[綺語]을 할 수 있으며, 셋째는 마음[意]이니 탐낼 수 있고 성낼 수 있고 어리석을 수 있음이다. 이 세 가지가 짓는 것으로 인하여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지나니, 이것이 세 가지 괴로움이며, 영리한 자라야 이를 깨닫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여섯 가지 수용함[六恣]이 있어서 열여덟 가지 고통에 떨어지니, 무엇이 여섯 가지 수용(受容)인가? 눈은 빛을 받아들이고[眼恣入色], 귀는 소리를 받아들이며, 코는 냄새를 받아들이고, 입은 맛을 받아들이며, 몸은 섬세하고 매끄러운 감촉을 받아들이며, 마음은 삿된 생각을 받아들인다. 이것이 여섯 가지 수용인데, 받아들이는 것은 또한 쇠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열여덟 가지 지옥[十八地獄]에 떨어져 고통이 길고 오래며 나올 기약이 없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람이 부처님을 섬기고 계를 받으면 능히 이런 고통을 벗어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부처님을 섬기고 계를 받아서 얻는 복이 한량없어 비유할 수 없이 많으며, 어떤 이는 부처님을 섬기고 극한 죄에 떨어지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을 섬기고 부처님께 계를 받으면 마땅히 복을 얻을 것이거늘 오히려 깊은 죄를 얻음은 무엇 때문입니까? 그 뜻을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섬기고 경율(經律)을 받들어 행하되, 정진하여 범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얻는 복이 한량없어 비유할 데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섬기고 계를 받아 지니지 아니하여 정진함에 선정과 사유(思惟)를 닦지 아니하며, 이름만 빌어 겉으로만 부처님을 섬긴다 하고 오로지 삿된 업을 행하며, 탐내어 구하면서 싫은 줄 모르고 만족하여 그칠 줄 모르며, 색욕에 빠지고 노래와 춤을 좋아하며 술맛을 탐하여 마음대로 하는 이는 아무리 부처님을 섬긴다고 하지마는 그 허물이 한량없다. 이 때문에 영원히 3도(塗)에 떨어져 온갖 고통을 당하니, 이를 면하기 어려우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섬기는 데 세 가지 부류가 있으니, 한 부류는 마군[魔]의 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이요, 둘째 부류는 하늘이나 사람으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이요, 셋째 부류는 부처님의 제자로 부처님을 섬기는 이다. 어떤 것이 마군의 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것인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계는 받았지만 마음엔 삿된 업을 좋아하여 귀신에게 복을 빌고 점치는 것은 하면서 부처님께 기도하고 제사지내는 것은 폐하며, 집안의 친척과 어른은 믿으면서 바르고 참된 것[正眞]은 믿지 아니하며, 죄악의 대상은 알지 못하고 이름만 빌려 부처님을 섬기고 항상 삿됨과 함께 한다. 그러다가 죽어서는 무택지옥(無擇地獄:無間地獄)에 떨어져서 오랫동안 고통을 받다가 오랜 뒤에야 나와서 마군 나라[魔邦]의 권속이 되어서 아첨하고 요망해지나니, 이는 제도(濟度) 받기 어려운 부류이니라. 이 무리는 전생의 남은 복으로 한때 잠시 바른 도를 보지마는 마음이 침침하고 어두워 이를 깨닫기 어려우며, 곧 다시 삿된 소견에 들어가 다함이 없느니라. 이것이 마군의 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부류이니라.
어떤 것이 하늘이나 사람으로 부처님을 섬기는 부류인가? 5계(戒)를 받아 지니고 10선(善)을 행하여 죽어도 이를 범하지 아니하며, 죄와 복이 있어서 옳음을 지으면 옳은 과를 얻음을 믿나니, 목숨이 끝난 뒤에는 곧 천상에 나느니라. 이것이 곧 하늘이나 사람으로 부처님을 섬기는 무리이니라.
어떤 것이 부처님 제자로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냐? 바른 계를 받들어 지니고 경(經)과 계(戒)를 널리 배우며, 높은 지혜[上慧]를 닦아 삼계의 고통을 알며, 마음에 즐겨 집착하지 아니하고 해탈을 얻고자 하며, 네 가지 평등한 마음[四等]과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고 중생을 가엾이 여겨 편안히 구제하려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며, 죽고 나면 태어남이 있음을 알며, 깊고 넓은 복덕을 구하고 삿된 업을 짓지 않나니, 이것이 불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 천 년엔 마군의 도가 일어나리니, 그때 세상은 매우 악하여 나라엔 일정한 주인이 없고 백성은 일정한 삶이 없으며, 먼 변방의 사람들이 중앙[中國]으로 들어와 약탈하고 살상하며 법칙이 없으리니, 이 즈음에 상법(像法)이 마땅히 일어나 성하리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상법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에 곧 올 세상에서 비구들은 바른 법은 지니지 아니하고, 아내를 끼고 자식을 기르되 부끄러워하지도 아니하며, 밭 갈고 씨 뿌림으로 일정한 업을 삼고 학문과 좌선은 하지 않으며, 속세의 의복을 입기를 좋아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며, 양양(佯佯)히 서로 보고 상하가 뇌동(雷同)하며, 세상을 제도하는 기틀인 가르침[相敎]을 털어 없애며, 색욕에 미혹하여도 죄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혹 법을 아는 이가 참다운 말을 설하여 바른 법을 가르쳐 보이면 곧 미워하여 무너뜨리고자 의론을 세워 장단점을 가려내어 비방하고 배척하여 쓸모없게 만든다. 이 때문에 큰 법이 점점 줄어드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할 때에 법을 받드는 이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형식적으로는 부처님을 섬기는 이도 많고 출가한 이도 많으나, 다만 계를 지니지 아니하며 서로 질투하여 뜻을 아는 이는 적고 깨달아 알지 못하는 이는 많으니라.”
아난이 아뢰었다.
“그때에 어떤 나라가 가장 악하여 믿고 행하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진단(眞丹:중국)이란 땅에 1천 비구가 있어서 그 큰 나라에 함께 있지마는 마군의 세계에 떨어지며, 그 가운데 지혜로운 이가 한두 사람이 있어서 부처님 제자가 된다. 그리하여 여섯 천상[六天上]에 나는 이는 아주 적고 마군의 세계에 나는 이는 매우 많으니라.”
이어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에 많은 외도[外學]들이 와서 나의 도(道)를 구할 것이다. 그들을 제도할 이는 마땅히 그들을 가만히 포섭하여 석 달 동안을 잘 살펴서 그의 뜻이 능히 청정한 행을 익히고 비고 고요하여 욕심이 적으며 더러운 행위를 하지 않거든 곧 받아들여서 먼저 10선계[十善]를 주라. 그리고 3년 동안 도의 뜻을 복습하여 나쁜 일을 범하지 아니하거든 곧 다시 240계를 주어서 위의(威儀)에 맞도록 행동과 일을 부지런히 지켜 행하도록 하되 다 해탈로 향하게 하라. 물론 이것은 미륵불이 세울 바 일이니, 그분을 따라 득도(得度)함을 응도(應道:常道)로 삼아야 하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가 다 받들어 받겠사오며, 뒷사람들에게 선포하여서 부처님의 큰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전후에서 받은 바를 다 마음에 꿰뚫어라. 나 또한 네가 믿음이 있어서 불법을 수호하는 줄을 아노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후세에 어떤 이가 불법[應法]을 믿고 즐기며 지극한 마음으로 구하고자 세간의 그릇된 풍속을 끊고 바른 도를 쫓는데, 그때 만약 밝지 못한 스승이 계를 전수하거나, 또는 어떤 사람이 계율을 써서 준다면 득도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둘이 다 될 수 있다. 계율[禁法]을 아는 이는 계를 주어도 좋으나, 문자를 주었다고 해서 곧 응법(應法)이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천상천하(天上天下)에서 큰 지혜로운 이며, 천상천하의 큰 나루터[大度]이며, 천상천하의 큰 빛[明]이기 때문에 함부로 전한다고 해서 뜻을 잃을 수 없으며, 모두 계법과 금지하는 율[禁律]을 밝히어 일마다 자세히 익혀서야 비로소 전수해야 하며, 법의 계율과 금할 일을 밝히지 않고서 함부로 남에게 계법을 전수한다면 부처님의 참다운 믿음을 어기는 일이어서 도리어 이 때문에 큰 죄가 됨이 작지 않으니, 자세히 살펴야 하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후세 말세에 어떤 이가 지극한 마음과 지극한 뜻으로 고통을 싫어하고 제도됨과 해탈을 구하고자 하는데,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으면 무엇으로써 그 찾아온 뜻을 제도(濟度)하오리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계법(戒法)이 밝은 이에게 가서 법에 맞는 행동[威儀]과 금계[禁要]의 일을 깨우치고 익혀라. 이와 같이 응하여 제도가 되면 제도한 이도 또한 제도 받거니와, 스스로 밝히지도 않고서 다시 전수한다면 두 사람 다 혼미하여 도를 잃어서 혼돈하기 그지없거늘 어디로부터 제도됨과 해탈을 얻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는 세상에 비구들은 스스로를 깨끗이 하지도 못하고 아내를 두고 자식을 기르며, 몸으로는 더러움을 행하고 공양을 탐내어 구하며, 죄와 복을 믿지 않으면서도 안락함을 바라므로, 그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남을 얻지 못하리니, 매우 안타깝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후세에 도를 따라 번뇌를 여읜 사람이 있다면 이는 다 부처님의 위신(威神) 때문이며, 그 사람은 바르고 참된 인연에서 상(像)을 얻었기 때문에 마땅히 벗어남을 얻지마는, 만약 어떤 인연으로 다시 부처님의 밝은 가르침을 믿지 아니하고 어긴다면, 다시 얼마나 많은 겁 동안 고통을 받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들은 모두 전세(前世)의 한량없는 겁 동안 오랜 고통 속에 떨어지며, 그들은 고통의 처지에서 스스로 뉘우치고 선한 일을 하여 벗어나게 되기를 원하게 되니라. 그 한때의 스스로 뉘우친 복으로 인하여 곧 복을 얻어 다가오는 말세에 태어나 잠시 부처님의 경전을 보고 또한 머리도 깎아 비구가 되기는 하지만, 본래의 알음알이가 아직 사라지지 아니했으므로 마음에 오히려 머뭇거림이 있고 눈도 어두워 밝지 못하니라. 때문에 더러움과 혼탁함이 있어 거의 세속을 떠날 수 없으며 밝은 지혜를 만나지도 못하니라. 그리하여 나중엔 다시 지극한 괴로움 속에 떨어져 무수한 겁 동안 죄를 받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출가함으로써 처자를 버리고 세간의 행동을 버려라. 사문이 되거든 계행을 닦되, 나한(羅漢)의 법대로 하라. 차라리 구리 녹은 물을 입속에 대고 삼키어 창자가 데어 뭉크러질지언정 결코 덕이 없이 남의 보시를 받지 말라. 또 날카로운 칼로 손을 끊고 사지와 몸뚱이를 쪼갤지언정 덕이 없이 남의 보시를 받지 말라.
사람이 공덕(功德)이 없이 남의 믿음의 보시를 받는다면 여러 겁 동안 죄의 괴로움에 떨어져서 아주 오랫동안 나올 수 없으며, 남은 약간의 복으로 인하여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게 되어도 도로 일일이 받은 것을 갚아야 하나니, 종이 되어서 갚는 이도 있고, 자식이 되어서 갚는 이도 있으며, 부모가 되어서 갚는 이도 있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을 일러서 빚을 갚는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갓집의 종이 되면 억울하게 얻어맞아도 달게 받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으며, 부지런히 노력해도 피로함을 꺼리지 않으며, 대갓집의 재물을 중히 여겨서 감히 허비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종으로 태어나 현세에서 빚 갚는 것이니라. 지난 세상에서 남의 믿음의 보시를 받고도 공덕을 행하지 아니하여 그 죄를 끝내고 와서 빚을 갚지만, 본래의 의식이 있기 때문에 원망하거나 성냄이 없이 달게 받을 뿐이다.
또 어떤 것이 자식으로서 빚을 갚는 것이냐 하면, 자식이 재물을 이루어 놓으면 부모가 한도가 없이 허비하여도 자식은 마음에 아까운 생각이 없나니, 이것이 자식으로 빚 갚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부모로 빚 갚는 것인가 하면, 부모가 재물을 이루어 놓았는데 자식이 허비하나니, 부모는 아까운 줄 모르니라. 이것은 다 전생의 알음알이로 빚 갚을 인연인 까닭에 아끼는 마음이 없는 것이니라. 이러한 빚을 갚음은 인연이 합하면 만나고 마치면 다시 흩어져서 항상 머무는 것이 없느니라. 밝은 지혜를 지닌 이는 그 이치를 깨닫기 때문에 하지 않으니, 오직 도덕이 있어야만 그 관계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니라.
내가 전생에서 빚 갚는 종ㆍ자식ㆍ부모가 된 적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는데, 이것은 다 한때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니, 이를 면하기란 어려운 것이니라. 이제 도를 얻음에 있어서 나의 부모로 나타남은 다 전생의 도덕으로 인한 것이요, 빚 갚기 위한 것이 아니니라. 그 부모는 대대로 나를 놓아서[放捨] 나로 하여금 도를 배우게 하였으므로 여러 겁을 정진해서 이제 성불하였느니라. 이는 다 부모의 은혜이니, 누구나 도를 배우려면 정진(精進)하고 효순(孝順)하지 않으면 안 되니라. 한 번 떨어져 인종(人種)을 잃으면 여러 겁 동안 회복하지 못하니라. 특히 후말(後末) 세계에서 순종해야 하며 경도(經道)를 만나면 부지런해야 하고, 부처님 세상을 만나면 진실로 받아 마음에 새겨야 하며, 밝은 사람을 만나면 부지런히 묻고 받들어 배워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사람의 몸을 얻어 태어나기란 어렵고, 여섯 감관[六情]은 갖추기 어려우며, 재주와 총명은 얻기 어려우며, 부처님은 뵙기 어렵고, 경은 듣기 어렵기 때문이니 부지런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 오역(五逆)2)이 횡행하는 악한 세상이 있으리니, 그때 진단(眞丹)의 지역에 마군의 일이 치성하여 바른 도를 닫아 막을 것이며, 비록 경법이 있더라도 배우는 이가 적을 것이며, 설령 배우는 이가 있더라도 행하는 이는 적으리라.
세상에 비구는 있지만 스스로 청정함을 지킬 수 있는 이는 적고, 더러움이 많아 속된 행을 익히어 고개를 쳐들고 어슬렁어슬렁 걷는 것이 세속 사람과 다름없으며, 좋은 의복을 구하고 세속의 말솜씨를 배우며, 세속의 예절을 따르며, 패를 지어 서로 따르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니라. 세상의 명예를 구하니, 사람을 가르쳐 법에 들어오게 하여 비구를 만들어 제자를 삼되, 마군을 막는 것은 가르치지 않고 바른 도에 의거하여 세상을 제도(濟度)하는 업을 닦지 않으니라. 또한 배우고 묻지 아니하면서 세상의 밝은 알음알이만을 추구하니, 스스로 덕(德)이 크다고 말하면서 6근(根)의 문은 지키지 않는다. 비록 사람 몸을 얻었으나 이는 잠시뿐이니, 스스로 장구(長久)하다고 하나 큰 대상[大對]은 알지 못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고통을 한없이 받으며, 뒤바뀌고 번복되어 마군의 떼에 속하게 되니, 이 아니 안타까울까?
모든 비구들이여, 이미 사람의 몸을 얻었고 6정(情)을 완전히 갖추었으니, 부처님의 경과 계율을 보되 부지런히 행하고 외워야 하느니라. 한 번 사람 몸을 잃으면 다시 때를 얻기 어려우며,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 어려우며, 경법을 듣기 어려우니, 조용히 각기 생각해 보아라.”
부처님께서 경을 설해 마치시자 모든 비구들은 다들 엄숙히 앉아서 스스로 생각하였으며, 곧 아라한(阿羅漢)을 얻었다.
- 020_1138_a_01L佛說分別經西晉月氏國三藏竺法護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晨朝整服,儼然而坐。佛語阿難,告諸比丘:‘皆寂靜明聽。今當爲汝說人生受苦。’阿難從坐起,整衣服,爲佛作禮,白佛言:‘願樂欲聞。’佛言:‘人有六惡以自侵欺,何謂爲六?眼爲色欺,耳爲聲欺,鼻爲香欺,口爲味欺,身爲細滑欺,意墮邪念,爲邪念欺。是爲六欺。令人墮惡道中,無有出期,黠人乃諦覺是耳。’佛言:‘人從三可,得三苦。何謂三可?一身可殺、盜、婬,二口可兩舌、惡罵、妄言、綺語,三意可貪、恚、癡。用是三可故,墮地獄、餓鬼、畜生中,是爲三苦。唯黠者覺之。’佛言:‘人有六恣,墮十八痛。何謂六恣?眼恣入色,耳恣入音,鼻恣入香,口恣入味,身恣入細滑,意恣入邪念,是爲六恣。亦爲受亦爲衰,用是故墮十八地獄,苦痛長久,無有出期。’阿難白佛言:‘人有事佛受戒,能得脫是苦痛不?’佛言:‘有人事佛受戒,得福無量,不可譬喩者,有人事佛墮極罪者。’阿難問佛:‘事佛,受佛戒當得福,更得深罪。何以故?願聞其意。’佛言:‘有人事佛,奉持經戒,精進不犯,得福無量,不可譬喩也。’佛言:‘有人事佛,受戒不持,不能精進、禪定、思惟,託名事佛,專行邪業,貪求無厭,不知止足,婬妷色欲,好喜歌儛,耽于酒味,以自放恣,雖云事佛,其過難量,用是之故,長墮三塗,苦痛萬端,難得免出。’佛言:‘事佛有三輩:一輩者爲魔弟子事佛,二輩爲天人、事佛,三輩爲佛弟子事佛。何謂魔弟子事佛?’佛言:‘雖受佛戒,心樂邪業,卜問是祟,解除禱祀,信有家親丈人,不信正眞,不知有罪惡之對,假名事佛,常與邪俱。死墮無擇地獄,受苦長久,久乃出爲魔邦屬,諛諂妖㜹,難可得度。是曹輩人,宿命餘福,暫得一時,見於正道,心意瞢瞢,難曉宿,已當復更入邪見無窮已也。是爲魔弟子事佛。何謂天人事佛?受持五戒,行於十善,死死不犯,信有罪福,作是得是,壽終之後,卽生天上。是爲天人事佛。何謂佛弟子事佛?奉持正戒,廣學經戒,修治上慧,知三界苦,心不樂著,欲得解脫,行於四等、六度,愍傷衆生,欲安濟之,不貪身命,知死有生,求長益福,不爲邪業。是爲佛弟子事佛。’佛言:‘吾般泥洹後千歲,魔道當興。時世大惡,國無常主,民無常居,遠方之人,當入中國,掠殺殘暴,無有法則,於斯之際,像法當興盛。’阿難問佛:‘何謂像法?’佛言:‘當來比丘不持正法,挾妻養子,無有慚愧心;耕田種殖,以爲常業;無復學問,坐禪行者;好樂俗常,以爲綺雅:佯佯相看,上下雷同;撥拂相教度世之基,迷於色欲,不畏于罪。時,有知法者,爲說眞言,教示正法,便懷憎嫉,欲毀壞之,爲立言議。抄持長短誹謗驅踧,使其無憀,用是之故,大法轉減。’阿難問佛:‘於是之時,頗有奉法者不?’佛言:‘多有事佛,亦出家者耳,但不持戒,共相嫉妒,識義者少,多不曉解。’阿難言:‘當爾之時,何國最惡,不信行者?’佛言:‘眞丹之土當有千比丘,共在大國,墮魔邦界,其中黠者,若一若兩,爲佛弟子耳。生六天上者,亦復少少;在魔邦者,甚多甚多。’佛言:‘吾般泥洹後,亦多有外學,來求吾道,度者當隱括,審悉三月,知其志能習淸淨行,虛寂少欲,不爲污行,便可受之。先授十善,滿三年已,服習道意,事示犯,乃爲更受二百四十戒。其爲威儀之事,精進守行,皆向解脫。是彌勒所當建也。當從得度,以爲應道。’阿難問佛:‘如佛所說,我皆頂受,宣語後人,令佛之弘法,不爲斷絕。’佛言:‘阿難,汝前後所受,皆以貫心。我亦知汝有信,護於佛法也。’阿難問佛:‘後若有人,信樂應法,至心欲求,斷世違俗,以從正道。若時無明,師傳教誡者,若有一人書寫戒律授與之,便可得度爲道者不?’佛言:‘阿難,皆當得知禁法者,爾乃可授戒耳,不可以文字,受便爲應法。何以故?佛爲天上、天下之大智,天上、天下之大度,天上、天下之大明,不可妄傳失旨,皆當明於戒法禁律,事事委練,乃爲相授耳。不明法戒禁要之事,而妄授人戒法,違佛誠信,反用爲是大罪不小也。宜以審諦。’阿難白佛言:‘後末之世,若有人至心至意,厭於苦痛,欲求度脫,世無有佛,當以何濟,其來意?’佛言:‘阿難,當將詣彼明戒法者,曉習威儀禁要之事,如是應度,度亦得度,自不明,而復授彼,兩迷失道,渾沌無窮竟已,何從得度脫耶?’佛言:‘當來有比丘,不能自淨,畜妻養子,身行污濁,貪求供養,不信罪福,而望安樂,難得免脫,甚亦可傷。’阿難白佛言:‘如是後世,其有從道被服,皆是佛威神,其人以得像於正眞因緣,當從得脫。何緣中復不信違佛明教,當復更若干無數劫,受苦痛耶?’佛言:‘阿難,是皆前世無數劫,墮久苦之中,其人於苦痛之地,自悔責,願得爲善,當從得脫,緣一時自悔之福,輒得福,隨來生末世,爲人暫睹佛經。又能除剔頭髮,以爲比丘,本識未械,心意猶豫,瞢瞢不了。故有污濁,多不能離俗,不遇明慧,如是當後更墮極苦之中,受無數劫罪。’佛言:‘諸比丘,汝以出家,捨妻子,棄世行,作沙門,當修戒行,如羅漢法,寧以洋銅灌口中,下過燋爛腹腸,終不無德食人信施,寧以利刀截手,支解身體,不以無德,受人信施。人無德力,受人信施,當累劫墮於罪苦,久久得出,用餘𥼘末之福,得爲人身,當復更還一一償之,有作奴婢償者,有作兒子償者,有作父母償者。’阿難問佛:‘何謂償債?’佛言:‘有作奴婢,大家撾打,不以道理,奴婢受之。無有怨心,勤力作務,不憚勞疲,愛惜大家之物,不敢放散。是爲現世償債奴婢也。宿命先世,受人信施,不行功德,罪畢來償。猶有本識,故無怨恚甘受而已,何謂償債兒子?兒子致財,父母散用無有限度,兒子心亦無惜意。是爲償債兒子。何謂償債父母?父母致財,兒主散用,父母不爲愛惜,恣所當得,皆是宿識因緣相償故,無惜心。諸此償債,因緣合會,對訖更散,亦無常住,明者覺之,故不爲也。唯有道德,可以久保,吾前世時,亦更爲人償債奴婢兒子父母,不可稱數,皆有一時之緣。難可免脫,至今得道,現我父母,皆先世道德之緣不由償債。父母世世放捨,使我學道,累劫精進,今成得佛,皆是父母之恩,人欲學道,不可不精進孝順。二墮失人種,累劫不復五末之世,持宜順行,遭値經道,不可不勤,遭値佛世,不可不諦受著心,遭値明人,不可不勤問奉受。何以故?人身難有,六情難具,才聰難得,佛難得見,經難得聞,故宜勤之。’佛言:‘吾般泥洹後,當有五逆惡世,當斯之時,眞丹土域,魔事當盛,閉塞正道。雖有經法,少有學者;設有學者,少有行者。世有比丘,少能自守淸淨,多有污濁習俗之行,高望遊步,世人無異。求好衣服,學世辯辭,追世禮費,群黨相隨,以快心意,求世名譽,教人入法,度爲弟子,不教護魔,不依正道,度世之業,亦不學問,追求明智,自謂德大,不守根門。雖得爲人,假時而已,自謂長久,不知大對,當後受苦,無窮竟已,顚倒翻覆,在魔部衆。一何痛哉?諸比丘已得人身,六情完具,睹佛經戒,勤行當行誦之。一失人本,難有復時,佛世難値,經法難聞,宜各思惟。’佛說經竟,諸比丘皆儼然坐,自思惟,卽得羅漢。佛說分別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 1)악업(惡業)을 지어서 죽은 뒤에 나는 고통의 세계.
- 2)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질 다섯 가지의 악행(惡行). 곧 아버지를 죽이는 일, 어머니를 죽이는 일, 아라한(阿羅漢)을 죽이는 일, 승단(僧團)의 화합을 깨뜨리는 일, 불신(佛身)을 상하게 하는 일.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축법호(竺法護, Dharmarakṣa)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