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893_T_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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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1_c_01L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제2권 - 022_0601_c_01L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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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한역 - 022_0601_c_02L三藏法師義淨奉 制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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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문 자섭송② - 022_0601_c_03L第一門第二子攝頌之餘論火生長者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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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원에 계실 때였다.
이 성중에 한 장자가 있으니, 이름은 선현(善賢)이라 하였다. 재산이 많아서 지내는 것이 풍족하였는데, 노형외도(露形外道)1)에게 깊은 신앙과 존경심을 지녔다.
장가든 지 오래지 않아서 곧 임신을 하였다. - 022_0601_c_04L佛在王舍城竹林園。時,此城中有一長者名曰善賢,多有貲財受用豐足,於露形外道深生信敬,娶妻未久卽便有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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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아침에 의발을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셔서 차례로 걸식하여 선현 장자의 집에 이르셨다.
그때 저 장자가 멀리 세존을 보고 드디어 그 아내를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서 세존께 청하였다.
“부처님이시여, 제 아내가 임신 중이온데 사내아이가 되겠나이까, 계집애가 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이것은 틀림없는 남자로서, 가족을 빛내어 일으킬 것입니다. 모든 하늘의 묘한 상호를 다 갖추었고, 나의 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수행하면 모든 번뇌를 끊어버리고 아라한이 될 것입니다.” - 022_0601_c_08L爾時,世尊於日初分,執持衣鉢入王舍城,次第乞食至善賢長者宅。時,彼長者遙見世尊,遂將其婦詣世尊處,請世尊曰:“薄伽梵!我婦有娠,爲男爲女?”佛言:“長者!必當是男,光隆家族,諸天妙相皆具足有,於我法中出家修行,斷盡諸惑得阿羅漢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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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듣고 곧 청정하고 훌륭한 떡과 밥을 부처님의 발우에 가득히 담아서 세존께 올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원컨대 그대에게 병이 없으라.”
그러시고는 그 집에서 나와 얼마 가지 않으셨는데, 노형외도가 멀리서 세존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게는 오직 이 항상 밥을 주는 집이 있는데 저 사문 고타마의 꾐에 빠졌구나. 내 이제 가서 저에게 인연을 물으리라. 무어라고 예언하였는지.’ - 022_0601_c_14L長者聞記,卽以淸淨上妙餠食,盛滿佛鉢持奉世尊,佛言:“願爾無病。”從舍而出。去此不遠有露形外道,遙見世尊便作是念:‘我唯有此常施食家,亦被沙門喬答摩之所誘攝。我今試往問彼因緣,何所授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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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2_a_01L그 문에 이르러서 장자에게 물었다.
“사문 고타마가 여기 오지 않았는가?”
“왔습니다.”
“무어라고 말하던가?”
“성자여, 내 아내가 임신 중인데 낳을 것에 대하여 물었더니, 그가 사내아이를 낳는다고 예언하면서 가족을 빛낼 것이라고 하였소. 그리고 인간과 천상의 묘한 상호를 갖추어 불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수행하면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의 과보를 얻으리라고 하였소. - 022_0601_c_20L旣至門所問言長者:“沙門喬答摩曾來此不?”答言:“已來。”“何所說耶?”“聖者!我婦懷妊,問其所誕。彼記生男,光隆家族,人天妙相皆具足有,於我法中出家修行,斷盡諸惑得阿羅漢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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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 외도가 역수(歷數)에 밝았으므로 곧 음양을 따져보니 부처님의 말씀과 같은지라,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만약 수순하여 사실이 그렇다고 칭찬한다면 장자가 저 고타마에게 배나 더 존경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제 사실을 덮어버리고 거짓말을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손바닥을 뒤집어서 제 낯을 때렸다. 이것을 본 장자가 물었다.
“성자여, 손바닥으로 낯을 때려 울린 것은 무슨 일입니까?”
“장자여, 사문의 말이 반은 옳고 반은 거짓이기 때문이오.” - 022_0602_a_03L時,彼外道善明曆數,卽便觀察計筭陰陽,如佛所言更無有異,便作是念:‘我若隨順讚實事者,長者於彼倍生尊敬,我今宜可掩實說虛。’作是念已,卽便反掌,翻鳴其面。長者見已,問言:“聖者!反掌鳴面何所爲耶?”報言:“長者!沙門所說半實半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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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고 무엇이 거짓입니까?”
“남자를 낳는다는 것은 옳고 집안을 빛낸다는 것도 역시 거짓말은 아니오. 빛낸다는 말은 불에 대한 다른 표현인데, 이것은 복이 없는 아들이라 겨우 낳자 가족을 불태울 것이오.
모든 하늘의 묘한 상호를 갖출 것이라는 말은 거짓말이니, 장자여, 그대는 일찍이 인간으로 태어난 자가 하늘의 상호를 갖춘 것을 보았는가?
나의 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수행한다는 말은 사실이니 태어난 뒤에 빈한하여서 옷과 밥이 없으니, 자연히 사문의 법 가운데로 돌아갈 것이오.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의 과보를 얻으리라는 것은 이 또한 거짓말이니, 사문 고타마도 오히려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나머지 제자들이겠는가.” - 022_0602_a_09L長者問曰:“云何虛實?”答言:“生男子是實,光隆家族此亦不虛。言光隆者,是火之異名,此無福子纔生之後焚燒家族。言諸天妙相皆具足有,此是妄語;長者!汝頗曾見生在人中天相具足?於我法中出家修行此亦是實;生後貧寒無衣乏食,自然歸向沙門法中。斷盡諸惑得阿羅漢果者,此亦是妄;沙門喬答摩尚不能斷一切煩惑得阿羅漢,況餘弟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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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2_b_01L선현장자가 이 말을 듣고는 곧 근심이 생겨서 말하였다.
“성자여, 나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외도가 말하였다.
“장자여, 나는 출가하여 금계를 지키니 거짓말을 안 하고, 맞고 안 맞는 것은 뒤에 저절로 알게 될 것이오.”
그렇게 말하고는 가버렸다.
선현이 생각하였다.
‘저 뱃속의 아이를 죽여버리는 것이 옳겠다.’
곧 낙태시키는 약을 먹였다. 그러나 이 아들은 이것이 마지막 생[最後生]이었으니, 독약을 먹인 것이 도리어 좋은 약이 될 줄을 누가 알았으랴. - 022_0602_a_19L善賢長者聞斯說已,便生憂惱報言:“聖者!我欲如何?”外道言:“長者!我是出家受持禁戒不妄陳說,虛實之事後自當知。”遂捨而去。善賢念曰:‘彼腹中者可殺棄之。’卽便授與墮胎之藥。然而此子是最後生,雖知服毒反成良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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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드디어 아내의 왼편 옆구리를 밟아서 태가 오른편으로 돌아가게 하고, 오른편 옆구리를 밟아서 왼편으로 옮기게 하였다.
마지막 생인 사람은 번뇌가 다 없어지진 않았으나, 반드시 중간에 목숨이 끊어지는 일이 없다.
이미 여러 달이 지났다. 그때 저 여인은 아이가 돌게 되어 배가 아팠으므로 크게 비명을 지르니, 이웃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물었다.
“웬일로 그대의 부인이 그렇게 큰 소리를 질렀는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 아내가 배가 아파서 그러는데 이제 곧 해산하려고 한다.”
그리하니, 이웃 사람들이 돌아갔다. - 022_0602_b_02L長者遂便蹂婦左脅,胎向右邊;蹂右脅時轉移左畔,最後生人諸漏未亡,必無容有中閒命斷,旣經多月,時彼女人被捼腹痛,卽便大叫。時,彼鄰人聞其叫聲,急來相問:“何因汝婦出大叫聲?”長者答曰:“我婦腹痛,今欲產生。”鄰人遂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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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뱃속에 있는 것을 죽일 수가 없으니, 마땅히 빈 숲속 사람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그 어미의 목숨을 끊어야겠다.’
곧 데리고 가서 나쁜 방법을 써서 저의 목숨이 끊어지게 하고는 도로 몰래 송장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 친척과 이웃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내 아내가 갑자기 사고로 죽었다.”
그때 모든 친척들이 함께 슬퍼하면서 오색의 천으로 그 시체를 싸가지고 쓸쓸한 숲속 화장터로 보내었다. - 022_0602_b_08L長者念曰:‘我今不能害腹中物,宜可將去往空林中無人之處,斷其母命。’卽便共去,設惡方便令彼命終,還竊持來至其本宅,遂告親屬及以鄰人:“我婦遭難今忽身死。”時,諸親屬咸共盡哀,以五色疊圍彼屍骸,送往寒林焚燒之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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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가 듣고는 크게 기뻐서 모두 날뛰면서 깃발을 세우고 왕성 안으로 들어와서 방방곡곡 거리거리를 돌면서 높은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그대들은 모두 사문 고타마의 예언을 알 것이다. 선현 장자의 아내가 아들을 낳아서 가족을 빛낸다고 하였다. 그리고 인간ㆍ천상의 묘한 상호를 갖추었고, 나의 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수행하면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의 과보를 얻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아내가 이제 죽어서 송장이 되어 쓸쓸한 숲으로 보내졌으니, 마치 큰 나무가 뿌리가 뽑히니 가지도 잎도 꽃도 열매도 없는 것과 같지 않은가. 이 일이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 022_0602_b_14L外道聞已皆大歡喜,不勝踊躍遂建憧幡,入王城內遍諸坊曲街衢之所,高聲唱令作如是言:“汝等諸人,咸須共委沙門喬答摩記,善賢長者其婦生男,光隆家族,人天妙相皆具足有,於我法中出家修行,斷盡諸惑得阿羅漢果者,婦今身死屍送寒林,猶如大樹無有根栽,枝葉、花果事將安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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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2_c_01L세존의 법은 언제나 중생을 관찰하시어 듣고 보지 않음이 없으시고, 모르는 것이 없으시며, 항상 큰 자비를 일으키시어 모든 것을 넉넉히 하여 주시니 구호(救護) 중에 가장 제일이시다.
가장 크고 용맹하사 두 말씀이 없으시고, 정과 혜에 머무르시어 3명(明)을 발하시고, 3학(學)을 닦으셔서 3업(業)을 잘 조정하시며, 4폭류(瀑流)를 건너시어 4신족(神足)에 머무시며, 긴 밤중에 4섭행(攝行)을 닦으시어 5개(蓋)를 없애고, 5지(支)를 여의고, 5도(道)를 초월하고, 6근(根)이 구족하고, 6도(度)가 원만하고, 7재(財)를 널리 베푸시어 7각화(覺花)를 여시고, 8난(難)을 여의시어 8정도(正道)를 닦으시고, 길이 9결(結)을 끊어 잘 9정(定)을 익히며 10력(力)을 만족히 하시어 이름이 이 시방(十方)에 들리시니, 모든 자재(自在)한 것 가운데에 가장 수승함이 되신다. - 022_0602_b_22L世尊法爾於一切時,觀察衆生無不聞見、無不知者,恒起大悲饒益一切,於救護中最爲第一,最爲雄猛無有二言,依定慧住顯發三明,善修三學善調三業,渡四瀑流安四神足,於長夜中修四攝行,捨除五蓋遠離五支超越五道,六根具足六度圓滿,七財普施開七覺花,離於八難修八正道,永斷九結妙閑九定,滿足十力名聞十方。於諸自在最爲殊勝。
- 무외(無畏)법을 얻으시어 마군과 원수를 항복받으시며, 큰 우레 소리를 떨치시어 사자후(獅子吼)를 지으시며, 낮과 밤 여섯 때[六時]에 항상 불안(佛眼)으로써 모든 세간을 관찰하시어 저 선근(善根)을 심는 곳에 누가 더하고 누가 덜하며, 누가 고액을 만나고, 누가 나쁜 곳으로 향하고, 누가 탐욕의 수렁에 빠지며, 누가 능히 교화를 받을 만한지, 어떠한 방편을 지어서 구해낼 것인가를 아시며, 성재(聖財)가 없는 자에게는 성재를 얻게 하시고, 지혜의 안선나(安膳那)로써 무명(無明)의 막을 부수며, 선근(善根)이 없는 자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시며, 선근이 있는 자로 하여금 더 크게 하시며, 인간과 천상의 길에 편안히 두어 걸림이 없게 하시어 열반의 성으로 나아가게 하신다.
- 022_0602_c_09L得法無畏降伏魔怨,震大雷音作師子吼。晝夜六時,常以佛眼觀諸世閒,於善根處誰增?誰減?誰遭苦厄?誰向惡趣?誰陷欲泥?誰能受化?作何方便拔濟令出?無聖財者令得聖財,以智安膳那破無明膜,無善根者令種善根,有善根者令得增長,置人天路安隱無礙趣涅槃城。
- 이는 어느 게송에서 말한 것과 같다.
- 如有頌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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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큰 바다의 조수는
혹 기한을 잃어도
부처님은 교화할 자를
제도함에 때를 잃지 않으시네. -
022_0602_c_17L假使大海潮,
或失於期限,
佛於所化者,
濟度不過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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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모든 중생에게
자비심이 떠나지 않으시어
그 고난을 구제하실 생각으로
어미 소가 송아지를 따르듯 하시네. -
022_0602_c_19L佛於諸有情,
慈悲不捨離,
思濟其苦難,
如母牛隨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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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3_a_01L
그때 세존께서 거니시던 곳에서 문득 미소 지으시니, 입에서 오색의 미묘한 광명이 나와서 혹은 아래를 비추고 혹은 위로 올라갔다.
그 광명이 아래로 내려간 것은 무간지옥과 그 나머지 모든 지옥에 뻗쳐 가서 현재 뜨거운 고통을 받는 자는 두루 맑고 시원함을 얻고, 만약 찬 얼음 속에 갇힌 자는 따뜻함을 얻게 하니, 저 모든 중생들이 각기 편안하고 즐거움을 얻고는 모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그대들과 함께 지옥에서 죽어서 다른 곳에 태어나게 되는 것인가.’ - 022_0602_c_20L爾時,世尊於經行所,遂便微笑,口出五色微妙光明,或時下照,或復上昇。其光下者至無閒獄幷餘地獄,現受炎熱普得淸涼,若處寒冰便獲溫暖。彼諸有情各得安樂,皆作是念:‘我與汝等,爲從地獄死、生餘處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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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신심을 내게 하고는 다시 다른 모양을 나타내시니, 저들이 보고는 모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이 여기서 죽어 다른 곳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틀림없이 위없는 큰 성인의 위덕의 힘으로 인하여 이렇게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움을 받는 것이다.’
이미 존경과 믿음을 내매, 능히 모든 고통을 멸하고 인간이나 천상에서 훌륭한 몸을 받고 장차 법그릇[法器]이 되어서 진제(眞諦)의 이치를 볼 것이다. - 022_0603_a_03L爾時,世尊令彼有情生信心已,復現餘相。彼見相已,皆作是念:‘我等不於此死而生餘處,然我定由無上大聖威德力故,令我身心現受安樂。’旣生敬信能滅諸苦,於人天趣受勝妙身,當爲法器見眞諦理。
- 그 광명이 위로 올라간 것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러서 광명 속에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 등의 진리를 연설하고, 아울러 두 게송[伽他]를 설하였다.
- 022_0603_a_09L其上昇者至色究竟天,光中演說苦、空、無常、無我等法,幷說二伽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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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마땅히 해탈[出離]을 구하거든
부처님 가르침을 부지런히 닦으라.
생사의 마군을 항복 받기를
코끼리가 초가집을 부수듯 하라. -
022_0603_a_11L汝當求出離,
於佛教勤修,
降伏生死軍,
如象摧草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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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리[法]와 계율 속에서
언제나 방일(放逸)하지 아니하면
능히 번뇌의 바다를 말리고
괴로움의 맨끝을 다하게 되리. -
022_0603_a_13L於此法律中,
常爲不放逸,
能竭煩惱海,
當盡苦邊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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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3_b_01L
그때 저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고 도로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만약 부처님께서 과거사를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부처님 등으로 들어가고, 미래사를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가슴으로 들어가며, 지옥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발밑으로 들어가고, 축생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 그 광명이 발꿈치로 들어가며, 아귀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발가락으로 들어가고, 인간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무릎으로 들어가며, 역륜왕(力輪王)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왼손바닥으로 들어가고, 전륜왕(轉輪王)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오른손바닥으로 들어가며, 하늘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배꼽으로 들어가고, 성문(聲聞)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입으로 들어가며, 독각(獨覺)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미간으로 들어가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일을 말씀하시면 그 광명이 정수리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그 광명이 부처님을 세 번 두르고 입으로 들어갔다. - 022_0603_a_14L時,彼光明遍照三千大千世界,還至佛所。若佛世尊說過去事,光從背入;若說未來事,光從胸入;若說地獄事,光從足下入;若說傍生事,光從足跟入;若說餓鬼事,光從足指入;若說人事,光從膝入;若說力輪王事,光從左手掌入;若說轉輪王事,光從右手掌入;若說天事,光從臍入;若說聲聞事,光從口入;若說獨覺事,光從眉閒入;若說阿耨多羅三藐三菩提事,光從頂入。是時,光明繞佛三帀從口而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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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구수(具壽) 아난타(阿難陀)가 합장하여 공경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ㆍ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시여, 기쁘게 미소하시니 인연이 없지 않으시리다.”
곧 게송을 설하여 부처님께 청하였다. - 022_0603_b_02L時,具壽阿難陁合掌恭敬而白佛言:“世尊!如來應正等覺,熙怡微笑非無因緣。”卽說伽他而請佛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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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갖가지 묘한 광명 내시니
대천세계에 뻗쳐 한 모양이 아닐세.
시방의 모든 나라 두루두루 비춰서
햇빛이 온 허공을 밝힘과도 같으네. -
022_0603_b_05L口出種種妙光明,
流滿大千非一相,
周遍十方諸剎土,
如日光明盡虛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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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중생에게 가장 뛰어난 인연이라
교만과 근심을 없애 주시네.
인연이 없으면 입을 열리 없으시니
이번 미소에는 희귀함을 보이시리. -
022_0603_b_07L佛是衆生最勝因,
能除憍慢及憂慼,
無緣不啓於金口,
微笑當必演希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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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하고 자상하신 부처님이시여,
듣고자 하는 자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사자의 왕과 같이 큰 소리를 떨치시어
저희들의 의심을 풀어 주옵소서. -
022_0603_b_09L安詳審諦牟尼尊,
樂欲聞者能爲說,
如師子王震大吼,
願爲我等決疑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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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다 안에 묘한 산과 같으시니
인연이 없으면 어찌 움직이리.
자재하신 님께서 자비롭게 웃으시니
갈앙(渴仰)하는 자에게 인연을 말하소서. -
022_0603_b_11L如大海內妙山王,
若無因緣不搖動,
自在慈悲現微笑,
爲渴仰者說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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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타여, 인연이 없지 않기에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문득 미소를 보이신 것이다. 너는 이제 마땅히 모든 비구들에게 고하여라. 여래께서 이제 시림(屍林)으로 가시려고 하니, 만약 비구로서 따라가고자 하는 자가 있거든 옷을 챙겨 입으라고 하라.”
아난타가 부처님의 지시를 받고는 모든 비구들에게 고하였다.
“모든 스님들이여, 만약 부처님을 따라서 시림(屍林)에 가고자 하거든 마땅히 옷을 챙겨 입으시오.”
그때 모든 비구들이 모두 부처님 처소로 모였다. - 022_0603_b_13L爾時,世尊告阿難陁曰:“如是,如是。阿難陁!非無因緣如來應正等覺輒現微笑。汝今應可告諸苾芻:‘如來今欲往屍林處,若諸具壽樂隨從者,當可持衣。’”時,阿難陁承佛教已,告諸苾芻:“若諸具壽樂欲從佛往屍林者,當可持衣。”時,諸苾芻咸至佛所。
- 022_0603_c_01L그때 큰 스승님께서는 스스로 조복(調伏)하셨으니 조복이 둘러싸였고, 스스로 고요하시니 고요가 둘러쌌으며, 해탈하셨으니 해탈이 둘러쌌고, 안온하시니 안온이 둘러쌌으며, 선하고 순하시니 선순(善順)이 둘러쌌고, 아라한이시니 아라한이 둘러쌌으며, 탐욕을 여의셨으니 탐욕 여읨이 둘러쌌고, 단엄(端嚴)하시어 단엄이 둘러쌌으니, 마치 전단숲[栴檀林]이 전단으로 둘러싸인 것 같고, 코끼리왕을 코끼리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사자왕을 사자들이 둘러싼 것 같고, 큰 소의 왕[大牛王]을 소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거위왕[鵝王]을 거위들이 둘러싼 것 같고, 묘시조(妙翅鳥)를 모든 새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바라문을 배우는 무리들이 둘러싼 것 같고, 큰 의사를 병자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대장군을 군사들이 둘러싼 것 같고, 큰 길잡이를 나그네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큰 국왕에게 모든 신하들이 둘러싼 것 같고, 전륜왕에게 천 아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밝은 달을 뭇 별들이 둘러싼 것 같고, 저 태양에 천 빛이 둘러싼 것 같으며, 지국천왕(持國天王)에게 건달바들이 둘러싼 것 같고, 증장천왕(增長天王)에게 구반다(鳩槃茶)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광목천왕(廣目天王)에게 용들이 둘러싼 것 같고, 다문천왕(多聞天王)에게 야차들이 둘러싼 것 같으며, 정묘왕(淨妙王)에게 아수라들이 둘러싼 것 같고, 제석에게 삼십삼천이 둘러싼 것 같으며, 대범천왕(大梵天王)에게 범천들이 둘러싼 것 같았다.
- 022_0603_b_20L爾時,大師自調伏故調伏圍繞,自寂靜故寂靜圍繞,解脫解脫圍繞,安隱安隱圍繞,善順善順圍繞,阿羅漢阿羅漢圍繞,離欲離欲圍繞,端嚴端嚴圍繞,如栴檀林栴檀圍繞,猶如象王衆象圍繞,如師子王師子圍繞,如大牛王諸牛圍繞,猶如鵝王諸鵝圍繞,如妙翅鳥諸鳥圍繞,如婆羅門學徒圍繞,猶如大醫病者圍繞,如大將軍兵衆圍繞,如大導師行旅圍繞,如大國王諸臣圍繞,如轉輪王千子圍繞,猶如明月衆星圍繞,猶如日輪千光圍繞,如持國天王、乾闥婆衆圍繞,如增長天王、鳩槃茶衆圍繞,如廣目天王、龍衆圍繞,如多聞天王、藥叉衆圍繞,如淨妙王、阿蘇羅衆圍繞,猶如帝釋三十三天圍繞,如大梵天王、梵衆圍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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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또 저 큰 바다처럼 맑고 고요하며, 큰 구름이 아름답게 드리움과 같으며, 코끼리왕이 미쳐서 날뜀을 없이함과 같이 모든 근(根)을 조복하고 위의가 고요하시어 32상을 갖추시고 80종호로 몸을 장엄하시니, 둥근 빛이 1심(尋)이라 밝기가 천 해보다도 더하였다.
편안하신 걸음을 천천히 옮기시니 마치 보배산이 움직임과 같았다.
10력(力)ㆍ4무외(無畏)ㆍ대비(大悲)와 3념주(念住)와 가없는 복과 지혜를 널리 닦으시어 한량없는 공덕이 모두 원만하였다. - 022_0603_c_14L猶如大海湛然安靜,猶如大雲靉靆垂布,猶如象王屛息狂醉。調伏諸根威儀寂靜,三十二相而爲莊飾,八十種好以自嚴身,圓光一尋朗踰千日,安步徐進如移寶山,十力、四無畏、大悲、三念住,無邊福智普熏修,無量功德皆圓滿。
- 022_0604_a_01L또 존자 아신야교진여(阿愼若憍陳如)ㆍ마승(馬勝)ㆍ바습파(婆澁波)ㆍ대명(大名)ㆍ무멸(無滅)ㆍ사리자(舍利子)ㆍ대목련(大目連)ㆍ가섭파(迦攝波)ㆍ아난타ㆍ힐리벌지(頡離伐底) 등 모든 큰 성문과 모든 비구와 무량억 인간ㆍ천상의 대중들이 공경하여 둘러싸고 시림으로 가고자 하였다.
- 022_0603_c_21L復有尊者阿愼若憍陳如、尊者馬勝、尊者婆澀波、尊者大名、尊者無滅、尊者舍利子、尊者大目連、尊者迦攝波、尊者阿難陁、尊者頡離伐底,如是等諸大聲聞及諸苾芻幷無量億人、天大衆,恭敬圍繞欲往屍林。
- 그런데 부처님을 따라서 노니는 데는 18종의 수승한 이익이 있으니, 첫째는 관재의 염려[王怖]가 없고, 둘째는 도적의 염려가 없고, 셋째는 수해[水怖]가 없고, 넷째는 화재[火怖]가 없고, 다섯째는 적국의 위협[敵國怖]이 없고, 여섯째는 사자ㆍ호랑이 따위 맹수의 침해가 없고, 일곱째는 변방의 요새에 위협이 없고, 여덟째는 세관(稅關)의 어려움이 없고, 아홉째는 방위(防衛)의 염려가 없고, 열째는 사람에 대한 공포가 없고, 열한째는 사람 아닌 것에 대한 공포가 없고, 열둘째는 때때로 모든 하늘을 볼 수 있고, 열셋째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열넷째는 큰 광명을 보고, 열다섯째는 수기하는 소리를 듣고, 열여섯째는 함께 묘법(妙法)을 받고, 열일곱째는 함께 음식을 받고, 열여덟째는 몸에 병고가 없는 것이다.
- 022_0604_a_04L然隨佛遊行,有十八種殊勝利益:一無王怖,二無賊怖,三無水怖,四無火怖,五無敵國怖,六無師子、虎狼、惡獸等怖,七無關塞怖,八無津稅怖,九無闕防援怖,十無人怖,十一無非人怖,十二於時時閒得見諸天,十三得聞天聲,十四見大光明,十五聞授記音,十六共受妙法,十七共受飮食,十八身無病苦。
-
이때 인간ㆍ천상의 대중들이 부처님을 따라서 시림에 이르니, 그 사면에 시원한 바람이 있었다.
이때 왕사성에는 두 동자가 있었으니 하나는 찰제리 출신이요, 하나는 바라문 출신이었다. 함께 나와서 노는데 찰제리의 동자는 본디 신심이 있었으나 바라문의 동자는 믿거나 존경함이 없었다.
그때 바라문의 동자가 찰제리의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모르느냐. 너의 스승인 여래가 선현 장자의 아내에게 아들을 낳는다고 예언하고 그 아이는 장차 가족을 빛낼 것이며, 모든 하늘의 묘한 상호를 갖추고,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수행하면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의 과보를 얻는다고 하였단다. 그런데 저 부인이 죽어서 시림으로 보내졌으니, 어찌 세존의 말한 바가 허망하지 않으냐.” - 022_0604_a_12L是時人、天大衆隨從世尊至屍林所,於其四面有淸涼風。時,王舍城中有二童子:一是剎帝利種,一是婆羅門種,俱出遊戲,剎帝利童子素有信心,波羅門童子則不信敬。時婆羅門童子,報剎帝利童子曰:“仁今知不?汝師如來,與善賢長者婦,授記生男,光隆家族,諸天妙相皆具足有,於我法中出家修行,斷盡諸惑得阿羅漢果。彼婦身死送往屍林,豈非世尊所言虛妄?”
- 이때 찰제리의 동자가 게송을 설하였다.
- 022_0604_a_22L時,剎帝利童子說伽他曰:
-
가령 별과 달이 모두 떨어져도
땅에 산과 숲이 공중으로 올라가도
바다에 큰 물이 일시에 없어져도
부처님 말씀에는 허망함이 없다. -
022_0604_a_23L假使星月皆墮落,
地山林樹上空中,
海水洪波一時盡,
大仙所說無虛妄。
-
022_0604_b_01L
바라문의 동자가 말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함께 저 화장하는 숲으로 가서 허망한지 아닌지 증험하여 보자.”
“그러자. 함께 가 보자.”
그때 찰제리의 동자가 멀리 세존을 보고 게송을 설하였다. - 022_0604_b_01L婆羅門童子曰:“若如是者,共往寒林焚屍之處,驗其虛實。”答曰:“共行。”時剎帝利童子遙見世尊,說伽他曰:
-
부처님께서는 모든 옳지 않은 걸 제거하시네.
인간ㆍ천상 대중이 구름처럼 모였는데
이제 곧 가장 훌륭한 사자후로
외도들의 논리를 꺾을 것이 틀림없네. -
022_0604_b_04L牟尼除斷諸調戲,
人天大衆皆雲集,
當爲最勝師子吼,
降伏他論理無疑。
-
큰 스승이 이제 시림으로 향하시니
시원한 바람이 들판으로 불어오네.
한량없는 중생들아, 함께 우러러
외도를 항복받는 신통력을 보아라. -
022_0604_b_06L大師今往屍林中,
涼風周遍吹寒野,
無量衆生共瞻仰,
喜觀調伏運神通。
-
그때 영승왕이 이런 일, 즉 세존께서 선현의 아내가 아들을 낳아서 가족을 빛낼 것이고, 또 하늘의 묘상을 갖췄고 불법에 출가하여 수행하면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의 과보를 얻을 것이라고 하셨으나, 이제 저 부인이 죽어서 상여가 시림으로 갔는데, 부처님과 성문들과 원근(遠近)의 대중들이 모두 그 장지(葬地)로 갔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인연이 없지 않으시기에 세존께서 저 장지로 향하신 것이니, 이는 반드시 선현의 아내를 위하신 때문이며, 이로 인하여 인연있는 중생을 조복하실 것이니 내 이제 마땅히 가서 함께 그 일을 보리라.’
곧 재촉하여 군사와 위의를 정비하고 태자와 후궁의 비후(妃后)와 아울러 모든 호위하여 따르는 사람들[扈從]에게 신칙하여 함께 성문을 나섰다. - 022_0604_b_08L時,影勝王聞如是事:“世尊記彼善賢之妻當生男子,光隆家族,諸天妙相皆具足有,於我法中出家修行,斷盡諸惑得羅漢果。彼婦今死輿至屍林,如來大師及諸聲聞,遠近大衆咸赴喪所。”復作是念:‘非無因緣世尊輒向寒林之處,必是爲彼善賢妻故,因斯調伏有緣衆生。我今宜往共觀其事。”卽令促整軍儀,及勅太子後宮妃后,幷諸扈從,共出城闉。
- 이때 저 찰제리의 동자가 멀리 영승왕을 보고 게송을 설하였다.
- 022_0604_b_18L時,彼剎帝利童子遙見影勝王,說伽他曰:
-
이제 국왕께서 왕성을 나와
군사와 시종을 거느리고 계시니
내 이제 생각하니 모든 대중들이
틀림없이 모두 큰 이익을 얻을 걸세. -
022_0604_b_19L今觀國主出王城,
幷諸軍衆咸侍從,
我今思忖諸大衆,
必定咸蒙勝饒益。
-
022_0604_c_01L
이때 모든 대중들이 세존을 보자 앞길을 열어 드렸다. 세존께서 미소 지으시면서 대중 가운데로 들어가시니 노형외도의 무리가 생각하였다.
‘이제 고타마가 미소 지으면서 대중 가운데로 들어오니, 이건 필시 이 아이가 죽지 않은 것이 아닐까.’
그리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이 박복한 중생이 목숨이 끊어지지 않은 것이오.”
“성자여, 이 화근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장자여, 우리는 출가한 사람이라 금계를 받들고 다만 선만을 생각하나니, 뒤에 저절로 알게 될 것이오.” - 022_0604_b_21L時,諸大衆旣見世尊,闢開前路,世尊微笑入大衆中,露形之儔各生是念:‘今喬答摩微笑入衆,豈非此子命不終耶?’告長者曰:“此是薄福衆生形命未盡。”報言:“聖者!今遭此禍,其欲如何?”答言:“長者!我出家人,奉持禁戒但知念善,後自當知。”
-
그때 저 장자가 아내의 시체를 섶 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였다. 맹렬한 불이 벌써 몸뚱이를 다 태웠는데 오직 복부 부분에서 조금도 손상됨이 없더니 드디어 저 어머니의 배가 터지면서 푸른 연꽃이 솟아났다.
그 가운데에 아기가 있어 형모가 단정한데 엄연히 혼자 앉았는데 사람들이 즐기어 볼 만하였다.
그때 대중들이 이것을 보고는 아주 희유한 생각이 났고, 저 외도들은 모두 위세와 빛을 잃고 아만이 꺾이었다. - 022_0604_c_05L時,彼長者移婦屍骸置於薪上,以火焚燎,猛焰旣發身分咸燒,唯近腹邊一無傷損。時彼母腹,遂便拆裂出靑蓮花,中有孩兒儀貌端正,儼然獨坐人所樂觀。于時大衆見是事已極生希有,彼諸外道竝失威光俱降我慢。
-
그때 큰 스승께서 선현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저 불 속의 아기를 안아서 내오시오.”
그러나 장자는 오히려 외도의 얼굴만 보았다.
노형외도가 말하였다.
“당신이 이제 불에 들어가면 형체와 목숨을 함께 잃을 것이오.”
저 장자가 듣고는 겁이 나서 감히 아기를 가져오지 못하였다.
세존께서 다시 시바가(侍縛迦)에게 명령하셨다.
“네가 저 불 속의 아이를 안아 오라.”
시바가가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못할 곳 못할 때에 나를 시키지 않으시리니, 내가 이제 마땅히 이 아이를 꺼내리라.’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곧 불 속에서 어린아이를 안아 내었다. - 022_0604_c_11L爾時,大師告善賢長者曰:“汝可抱取火中孩子。”長者猶尚觀外道面,露形報曰:“仁今入火形命俱失。”彼聞生怖不敢取兒。世尊復命侍縛迦:“汝可火中抱取孩子。”侍縛迦便生念曰:‘世尊不應非處非時使我爲也,我今宜可取此孩兒。’以無畏心,便於火內抱出孩子。
- 이때 모든 하늘들이 게송을 설하였다.
- 是時諸天說伽他曰:
-
부처님께서 그를 불 속에 들어가게 하시어
아기를 안아 내니 두려울 바 없게 하시네.
부처님의 위신의 자재하신 힘으로
능히 저 맹렬한 불 속을 맑은 못으로 바꾸었네. -
022_0604_c_18L佛教令彼入火中,
抱取孩兒無所畏,
由佛威神自在力,
能令猛焰變淸池。
-
022_0605_a_01L
그때 세존께서 시바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불에 들어갔어도 몸에 손상이 없을 터인데, 어디 흠집이라도 생겼느냐?”
“세존이시여, 제가 왕궁에 태어나서 왕궁에서 자랐사오니 일찍이 우두전단향으로써 몸을 닦고 발랐사오나, 오늘처럼 몸에 맑고 서늘함을 받아본 적이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선현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아들을 데리고 돌아가오.” - 022_0604_c_20L爾時,世尊告侍縛迦曰:“汝向入火身無傷損,生瘡疱耶?”白言:“世尊!我於王宮生王宮養,曾以牛頭栴檀香摩觸身體,未如今日身受淸涼。”佛告善賢長者:“汝今可取孩子將歸。”
-
그러나 이때 장자는 나쁜 소견으로 마음이 무너졌으므로 믿음을 일으키지 못하고, 또 몸을 돌려서 외도의 낯을 보았다.
사특한 무리들이 동시에 말하였다.
“장자여, 이 아이는 아주 박복하고 품성이 흉악하오. 불은 능히 모든 것을 먹는데, 이것이 타지 않는 것은 악으로 단단히 뭉쳐진 죄고중생(罪苦衆生)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소. 눈으로 증험하여 함께 보았으니 다시 더 수고롭게 말할 것도 없소. 만약 데리고 집으로 가면 반드시 재액을 보아 그대의 목숨이 틀림없이 없어질 것이오. 세상에 소중한 것은 자기 몸에 지나는 것이 없소.”
장자가 재앙이 있다는 말을 듣고 드디어 아이를 거두지 않았다. - 022_0605_a_02L是時,長者惡見壞心,仍不起信,還復迴身觀外道面。邪黨諸人同時報曰:“長者!此兒極是薄福,稟性兇暴,火能食一切。此不燒者,明知定是可惡堅鞕罪苦衆生,目驗共觀更無勞說。若將至舍必見災危,汝之性命定當殞歿。”人閒愛重無過己身,聞有災殃遂不收採。
-
그때 세존께서 영승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마땅히 이 아이를 데려가는 것이 좋을까 합니다.”
왕이 놀라면서 급히 손을 뻗쳐서 받았다.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고는 세존께 청하였다.
“이 아이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오리까.”
“대왕이여, 이 아이는 불 속에서 얻었으니 화생(火生)이라고 하시오.” - 022_0605_a_09L爾時,世尊告影勝王曰:“王今宜可取此孩兒。”王遂驚忙舒手承取,周迴顧眄請世尊曰:“此兒當與作何名字?”佛告大王:“此兒從火中得,可號火生。”
- 부처님께서 대중을 보시면서 근기를 따라서 좋아하는 대로 기틀에 맞게 법을 설하시니, 이때 저 무리 가운데에 무량만억 중생이 수승행을 얻었으며, 혹은 예류과(預流果)ㆍ일래(一來)ㆍ불환(不還)을 얻고, 혹은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얻었으며, 혹은 난(煖)ㆍ정(頂)ㆍ인(忍)의 선근(善根)을 얻고, 혹은 성문 보리심을 발하며 혹은 독각 보리심을 발하고 혹은 무상보리심을 발하며, 혹은 삼보에 귀의하고 혹은 금계를 받고 깊이 신심을 일으켰다.
- 022_0605_a_13L佛觀大衆隨眠意樂,稱機說法。時,彼衆中有無量萬億衆生,得殊勝行;或得預流果、一來、不還;或復出家,卽斷諸惑得阿羅漢果;或得煖頂忍善根;或發聲聞菩提心;或發獨覺菩提心;或發無上菩提心;或歸依三寶;或受禁戒深起信心。
-
022_0605_b_01L그 뒤 곧 영승왕은 이 어린아이를 여덟 양모(養母)로 하여금 양육하게 하였는데, 자세한 것은 다른 데서 말한 것과 같다.
그때 화생 동자의 외삼촌이 먼저 재물을 가지고 다른 지방으로 무역을 나갔다가 누이가 임신을 하였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기뻤다. 세존께서 예언하시기를, ‘반드시 남자를 낳아서 가족을 빛낸다’는 것과, 자세한 말은 위와 같다. 그리고 ‘아라한의 과를 얻는다’고 하셨다는 것도 들은 것이다.
드디어 자기의 재물을 바꾸고 다시 다른 물건도 거두어 가지고 왕사성으로 돌아왔는데, 누이가 이미 죽었다는 말을 듣고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존께서 생남득과(生男得果)하리라고 수기하신 것이 어찌 허망하게 되었단 말이냐.’ - 022_0605_a_20L時影勝大王卽以孩子令八養母而供給之,廣如餘說。時,火生童子大舅,先將財物貿易他方,聞妹有娠心生歡喜,世尊與記當必生男,光隆家族,廣說如上,乃至得果。遂卽易己財貨,更收餘物歸王舍城,聞妹已死便作是念:‘世尊授記生男得果,豈虛妄耶?’
-
이웃 사람들에게 물었다.
“내 누이가 애기를 배어 부처님의 수기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먼저는 기뻐하였더니 이제 죽었단 말을 들으니 바라던 것이 어긋났구려. 어찌 세존의 말씀이 실지가 아니었단 말입니까.”
이웃사람이 말하였다.
“그러하오. 부처님의 말씀은 허망할 수 없소. 다만 저 남편이 외도의 말을 듣고 잘못하여 죽인 것이오. 태어난 아이는 큰 위신력이 있어서 불 속에서도 몸이 손상되지 않았으며, 지금 왕궁에서 잘 자라고 있다오.” - 022_0605_b_04L顧問鄰人:“我妹懷胎,蒙佛授記宿懷歡喜。今聞身死乖本希望,寧容世尊言非是實?”鄰人報曰:“然佛大師言無虛妄,但由彼壻用外道言,枉殺令死,所生孩子有大威神,處炎火中身無傷損。今時長養,現在王宮。”
-
외삼촌이 이 말을 듣고는 선현 장자에게 가서 서로 인사를 하고는 말하였다.
“네가 옳지 않은 짓을 하였구나.”
“내가 무엇을 하였단 말인가.”
“네가 외도의 나쁜 말을 듣고 아기 밴 내 누이를 죽인 것이다. 낳은 아이는 큰 위신력이 있어서 불 속에서도 몸이 조금도 상하지 않았고, 이제 잘 자라면서 왕궁에 있다 하니, 이 일이 이미 이런 데야 더 말할 게 있느냐. 만약 아이를 데려오면 내가 용서하려니와 만약 그렇지 않으면 마땅히 고향의 친척들을 다 모아놓고 너를 빈척(擯斥)하되 숫가지를 땅에 놓고 네 그 무지함을 셀 것이며, 저 거리 거리에서 그 나쁜 짓 한 것을 외치리라. 내 누이는 잘못이 없는데 선현이 죽였다고. 여자을 죽인 놈과 더 말하지 않으리라. 법관에게 가서 죄대로 형벌하게 하리라.” - 022_0605_b_10L舅聞是語往善賢長者處,相問訊已,報言:“長者!汝爲非理。”答曰:“我何所作?”“汝用外道惡見人言,我妹有娠枉殺令死,所生孩子有大威神,處炎火中身無燒損。今時長養現在王宮。此事旣爾且不須說。若將兒來我當容恕,若不爾者我當摠集所有鄕親,擯斥於汝。以籌置地數汝無知,於街衢處唱汝惡響:我妹無過善賢枉殺,害女人者不應共語,於法官處以罪相刑。”
-
022_0605_c_01L장자가 듣고는 크게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생각하였다.
‘저 지독한 말과 같이, 반드시 그냥 놓아두지 않겠구나.’
곧 영승왕에게 나아가 발에 절하고 아뢰기를, “대왕님” 하고, 앞의 일을 갖추어 말하였다. 그리고 죄대로 형벌하여 달라고까지 하고 나서 말하였다.
“원컨대 은혜를 내리시어 어린애를 내어 주옵소서.”
왕이 말하였다.
“나는 이 아이를 네게서 얻어 온 것이 아니라, 부처님 세존께서 친히 내게 주신 것이다. 네가 만약 필요하거든 부처님께 가서 아뢰어라.” - 022_0605_b_20L長者聞已生大憂苦,便作是念:‘如說苦詞必不相放。’便詣影勝王所禮足,白言:“大王!具說前事,乃至以罪相刑,唯願垂恩放出童子。”王曰:“我不從汝得童子來,是佛世尊親授於我,汝若須者可往問佛。”
-
장자가 곧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두 발에 절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게 친척들이 있는데 책망이 심하옵니다.”
자세히 그 죄대로 형벌해 달라고 했다는 말까지 아뢰고는 말하였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제게 아이를 주시옵소서.”
세존께서 생각하셨다.
‘만약 이 장자가 아이를 찾지 못하면 뜨거운 피를 토하고 목숨을 마치겠구나.’
드디어 구수 아난타에게 분부하셨다.
“네가 이제 이 장자를 데리고 영승왕에게 가서 이렇게 내 말을 전하여라. ‘대왕의 건강을 비옵니다’라고. 그리고 또 대왕에게 말하기를, ‘장자에게 화생 동자를 돌려주옵소서. 만약 저 장자가 아들을 찾지 못하면 반드시 뜨거운 피를 토하고 목숨을 마칠 것입니다’라고 하라.” - 022_0605_c_02L長者卽便往詣佛所,禮雙足已白言:“世尊!我有親屬苦相責及,廣說其語,乃至以罪相刑,願佛慈悲與我童子。”世尊念曰:“若此長者不得兒者,便嘔熱血以取命終。”遂告具壽阿難陁曰:“汝今可往影勝王處,幷將長者,汝傳我語願王無病,報言:‘大王!可還長者火生童子。若彼長者不得童子,必嘔熱血以取命終。’”
-
이때 존자 아난타가 왕에게 가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세히 전하여 알리니 왕이 말하였다.
“존자여, 나를 위하여 세존의 발밑에 예배 드린다고 아뢰어 주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아난타가 왕의 무병을 빌고 사퇴하고 갔다.
왕이 장자에게 말하였다.
“내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이 동자를 기르는데 정을 쏟아서 매우 사랑하였다. 함께 약속 글을 지은 연후에 내어 줄 것이니, 날마다 3시로 와서 나를 보도록 하겠거든 마음대로 데려가라.”
장자가 대답하였다.
“감히 명령을 어기지 않겠나이다.”
그때 왕이 곧 좋은 옷에 영락을 갖춰 입히고 향상(香象)에 실어서 그 집으로 보내었다. - 022_0605_c_10L是時尊者阿難陁,具傳佛教詣王白知。王言:“尊者!爲我畔睇世尊足下,如佛所教我當奉行。”時阿難陁:“願王無病。”辭之而去。王告長者曰:“我承佛教養此童子,情甚憐愛,共作要期然後放出,日別三時來見我者隨意將去。”長者答曰:“不敢違命。”時,王卽便令著上衣具服瓔珞,載以香象送至其家。
-
인간에 항상 있는 일로서, 만약 아버지가 있게 되면 자식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다.
뒤에 장자가 죽고 화생 동자가 스스로 집안 일을 알아서 하는데, 삼보께 깊은 존경심을 일으키고, 곧 그 아버지가 어머니를 해한 곳에 승방을 세워서 지내기에 넉넉하지 않은 것이 없이 하고 사방의 모든 승려들에게 보시하니, 이것을 유복림(蹂腹林)이라 이름하였다. 그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부처님께서 왕사성 유복림에 계셨다’고 하였다. - 022_0605_c_18L人閒常事,若父在者子名不彰。後長者死,火生童子自知家務,於三寶所深起敬心,便於其父害母之地造立僧房,受用資具無不充足,施與四方一切僧衆,名曰蹂腹林。是故經云:“佛在王舍城住蹂腹林。”
-
022_0606_a_01L일찍이 선현 장자가 상인을 다른 지방에 보내어서 무역을 시켰다. 그런데 그 상인이 장자는 이미 죽고 이제 화생동자가 가업(家業)을 대신 보며, 삼보께 공경심이 두드러지다는 말을 들었다.
그 상인이 많은 우두전단의 좋은 발우를 얻으니, 그 발우 하나에다 진보를 가득히 담아서 사람을 시켜서 화생에게 보내 주었다.
화생이 이것을 얻어 높은 깃대 위에 올려놓고 광고하였다.
“누구든지 사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이 발우를 취하여 보라. 만약 사문이거나 바라문이거나 큰 위력이 있고 신통이 자재하여 취할 수 있다면 내가 이 발우를 그 사람에게 주리라.” - 022_0606_a_01L時,善賢長者曾遣商人他方興易,彼聞長者今已身亡,火生童子代知家業,於三寶所敬心彌著,商人多獲牛頭栴檀上妙之鉢,便持一鉢盛滿珍寶,遣使送與火生。彼旣得已置高幢上,宣令普告:“若有諸人,不用梯隥而取此鉢,或是沙門、婆羅門,有大威力神通自在而取得者,我以此鉢施與其人。”
-
그때 외도들이 새벽에 일어나서 목욕을 하러 나왔다가 높은 깃대 위를 보고는 장자에게 물었다.
“저것이 무엇인가?”
장자가 그것을 자세히 말하니 외도가 말하였다.
“장자가 요즈음 석가자(釋迦子)를 존경하니, 그가 당연히 취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가버렸다. - 022_0606_a_09L時,諸外道晨朝起已,出行澡浴,見高幢已告長者曰:“此是何物?”長者卽便具告其事,外道答曰:“長者比來敬釋迦子,彼當取耶?”言訖辭去。
-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비구들이 성에 들어와 걸식하다가 높은 깃대를 보고는 모두 장자에게 물었다.
“저것이 무엇이요?”
그가 자세히 말하였다.
비구가 말하였다.
“우리가 어찌 발우를 위하여 자기의 능력을 나타내겠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좋은 점을 감추고 나쁜 점을 드러내는 것이 출가한 사람의 행이다’ 하였소.”
그리고는 가버렸다. - 022_0606_a_13L時有衆多耆宿苾芻,入城乞食見彼高幢,咸問長者:“此是何物?”彼便具答,苾芻報曰:“我豈爲鉢自顯己能。如佛所言:‘覆善彰惡是出家行。’”捨之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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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구수 10력 가섭파가 이곳으로 지나가다가 역시 장자에게 물었다.
“저것이 무엇이냐?”
그가 또 자세히 대답하니, 존자 가섭파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시초가 없는 생사를 겪어오면서 오래 기른 번뇌와 원수에 대한 것을 이미 변토(變吐)하여 모두 버렸으니, 이제 마땅히 저 장자의 널리 청하는 인연을 받아서 그 소원을 만족하게 하리라.’
곧 손을 향상(香象)의 코와 같이 뻗쳐서 저 깃대에 닿도록 하여 전단 발우를 취하여 가지고 처소로 돌아왔다. - 022_0606_a_17L時,具壽十力迦攝波,從此而過,亦問長者:“此是何物?”彼還具答,于時尊者便作是念:‘我從無始生死已來,所有長養煩惱怨家,我已變吐悉皆棄捨。我今宜可受彼長者普請因緣,滿其所願。’卽便舒手如香象鼻,至彼幢標取栴檀鉢,持還住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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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6_b_01L비구가 보고 물었다.
“존자여, 어디에서 이 우두전단의 훌륭한 발우를 얻어 왔습니까?”
그가 곧 그 일을 모든 비구들에게 자세히 말하니, 비구들이 말하였다.
“존자여, 어찌 이 나무 발우를 위하여 신통을 나타냈습니까?”
“구수여, 맞고 안 맞고 간에 내가 이미 해버린 것을 이제 어떻게 하겠는가.” - 022_0606_a_23L苾芻見問:“尊者!何處得此牛頭栴檀殊勝鉢來?”彼便具以其事告諸苾芻,諸苾芻答曰:“尊者!豈可爲斯木鉢現神通耶?”報言:“具壽!合與不合我已作訖,今欲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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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속인 앞에서 그 신통력을 나타내지 말지니라. 만약 나타내는 자는 법 어기는 죄를 얻으리라. 그리고 발우에 네 가지가 있으니 금ㆍ은ㆍ유리ㆍ파리(頗梨)로 된 것이며, 또 네 가지 발우가 있으니 이른바 유석(鍮石)ㆍ적동ㆍ백동ㆍ모든 나무로 된 것이다. 앞의 것 네 가지는 만약 전부터 지닌 것이 없더라도 마땅히 받아서는 안 되고, 먼저부터 지닌 것이 있으면 모름지기 버릴 것이다.
뒤의 것 네 가지는 만약 전부터 없더라도 구하지 말 것이며, 전부터 지닌 것이 있으면 마땅히 약그릇으로 삼아서 수시로 쓸지니라.
지닐 수 있는 발우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철과 기와로 된 것이다. 마땅히 이렇게 알지니라.”
뒤에 화생 동자에게 인천의 묘한 상이 모두 나타났다. - 022_0606_b_05L諸苾芻以緣白佛,佛言:“苾芻不應於俗人前現其神力,若顯現者得越法罪。然鉢有四種:金、銀、琉璃、頗梨所成。復有四鉢:所謂鍮石、赤銅、白銅、諸木。前之四鉢,若先無者不應輒受,若先有者應須捨棄。後之四種,若先無者卽不應畜,若先有者應作藥盂隨時受用。合守持鉢有其二種:謂鐵及瓦,如是應知。”後於異時,火生童子人天妙相悉皆出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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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파성(占波城)에서 왕사성에 이르는 그 중간에 수세처(輸稅處)가 있었다. 세관(稅官)이 죽어서 야차로 태어났는데, 드디어 밤에 그 아들에게 현몽하여 말하였다.
“내 몸이 죽은 뒤에 야차로 태어났으니 마땅히 모처(某處) 세물(稅物)을 취급하는 곳에 나를 위하여 야차신당(夜叉神堂)을 지어라. 그리고 그 문 앞에 방울을 하나 달아 두라. 만약 사람들이 물건을 가지고 지나갈 때에 세를 바치지 않는 자가 있으면 방울이 곧 울리리니, 곧 불러 세를 받고 놓아 보내라.”
그 아들이 다음 어느 날 모든 친척들에게 그 꿈 이야기를 하고 함께 요처(要處)를 보아서 신당을 안치하고 밖에는 방울을 달았다. - 022_0606_b_15L從占波城乃至王舍,於此中閒有輸稅處,稅官身死生藥叉中,遂於夜夢告其子曰:“我身死後生藥叉中,可於某處稅物之所,爲我營葺藥叉神堂,於其門前懸一鈴鐸。若有諸人持物過時,不輸稅者鈴便震響,卽喚令廻取直放去。”其子他日於諸親族說其夜夢,共觀要處安置神堂外懸鈴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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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6_c_01L그때 점파성에 바라문의 아내가 있어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 바라문이 어디서나 다스려서 얻은 바 재물로 먹고 쓰면서 가만히 앉아서 생업에 종사하지 않으니, 이것은 옳지 않다.’
드디어 저자에 가서 겁패(劫貝)를 사다가 곱게 실을 뽑았다.
그것을 베짜는 사람에게 가지고 가서 잘 짜게 하였더니 값이 천금에 해당하는 한 쌍의 천을 얻었다.
남편에게 말하였다.
“이 흰 천은 값이 천금짜리이니 저자에 가지고 가서 팔아서 그 값을 받으시오. 만약 사는 사람이 있으면 좋고 만약 묻는 사람이 없으면 ‘저자에 사람이 없구나’ 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가시오.” - 022_0606_b_23L時,占波城有婆羅門妻,遂作是念:‘此婆羅門隨處經紀,所獲財物我常食用,端拱而坐不事生業是所不應。’遂往市中,買取劫貝撚成細縷,於織師處令其好織,直千金錢。旣得一雙疊己,報其夫曰:“此之白疊直千金錢,可往市中賣取其價。若有買者善。若無人問,報曰:‘市上無人更向餘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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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편이 가지고 저자에 가서 이것을 팔되 값이 천 전(錢)이라고 하니, 마침내 그 값에 흥정하는 사람이 없었다. 곧 그는 ‘시중(市中)에 인물이 없구나’ 하고 곧 그 천을 일산대의 대나무 대롱 속에 넣어가지고 다른 장사꾼들과 함께 왕사성으로 나아가는데, 야차의 신당이 있는 수세처에 이르러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세를 바치고는 길에 오르려 하니 신당에 달아 놓은 방울이 울었다.
세관이 듣고는 여럿에게 고하였다.
“방울이 울었으니, 세물(稅物)이 고르게 되지 않았소. 다시 잘 살펴서 빠짐이 없도록 하오.” - 022_0606_c_07L其夫持去市中賣之,言索千錢竟無酬價,便卽唱言:“市無人物。”卽以其疊,內於傘柄、竹筒之中,共諸商旅詣王舍城,漸至神堂藥叉稅處,與諸人衆同輸稅已,旣欲登途懸鈴響發。稅官聞已共相告曰:“鈴旣發響,稅物未周,宜更審觀無令脫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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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장사꾼들을 돌려세우고 세밀히 조사하였으나 물건에 세를 내지 않은 것이 없었다.
드디어 상인들을 놓아 보내니, 방울이 또 울었다. 다시 자세히 조사하였다.
이렇게 하기를 두 번 세 번 거듭하니, 상인들이 괴이하게 여기고 성내면서 세관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우리를 빼앗기 위한 방법으로 못 가게 하는 것이 아닌가.” - 022_0606_c_14L更迴商旅子細搜求,遍察貲財無不稅者,遂放商人。鈴還發響,復更觀察詳審再三,商人怪之各生嫌恨,報稅官曰:“汝欲劫我方便擁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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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세관이 상인들을 두 패로 갈라서 한 패씩 가게 하니 바라문이 끼어 있지 않은 패에는 소리가 없어 놓아 보내었다. 또 한 패 즉 바라문이 낀 패를 가게 하니 방울이 또 소리를 내었다. 또 둘로 나눠서 보내고 멈추고 하기를 계속하니 다른 상인들은 다 가고 마지막에 바라문 한 사람만 남았다. 세관이 붙잡고 못 가게 하니, 바라문이 말하였다.
“내 몸을 수색해서 물건이 있거든 가져가라.” - 022_0606_c_18L是時,稅官分彼商人以爲兩處,於一朋中無婆羅門者無聲放去。彼一朋去,鈴還作聲。復分二朋如是去留,商人皆盡,唯婆羅門一人獨住。稅官執捉不許前行,婆羅門曰:“察我緣身有物隨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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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7_a_01L저 세관이 두루 몸을 수색하였으나 물건이 없어서 놓아 보내니, 방울이 또 소리를 내었다. 또 붙잡고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그대에게 설사 재물이 있어도 내가 취하지 않을 것이니, 마땅히 사실대로 말하여 영기(靈祇)를 속이지 말라. 나는 신명(神明)이 얼마나 영험한가를 알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내가 마땅히 사실대로 알리리라.”
그리고는 일산 자루 속에서 두 천을 꺼내니, 세관이 보고는 희기(希奇)함을 경탄하면서 말하였다.
“좋다. 큰 신의 알림이 허망하지 않도다.” - 022_0606_c_23L彼遍搜已無物放行,鈴更發聲復還捉住,報言:“婆羅門!汝縱有財我不取分,應爲實語勿誑靈祇,我欲表知神明是聖。”婆羅門曰:“言不虛者我當實報。於傘柄中,抽出雙疊。”稅官見已,驚歎希奇:“善哉大神!記不虛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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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 세관이 그 천 하나를 취하여 펴서 신에게 바치니,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대들이 분명히 세금으로 취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이제 형세를 보니 모두 빼앗으려는 것이로구나.”
세관이 말하였다.
“겁내지 말라. 우리는 물건을 취하지 않는다. 대신(大神)의 말씀이 허망함이 없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니, 잠시 한 천을 가지고 신의 은혜에 보답하는 데만 쓰고 곧 그대에게 돌려주어 가게 하리라.”
바라문이 도로 받아서는 일산 자루 속에 넣어가지고 길을 따라 가서 왕사성에 이르러 큰 저자로 향하였다. 그 천을 펴들고 천 금전을 찾았으나 마침내 한 사람도 와서 값을 흥정하는 일이 없었다.
문득 저자 가운데서 외치기를, “살 이가 없구나” 하였다. - 022_0607_a_06L時彼稅官取其一疊,開與神披,婆羅門曰:“君等明言不取稅直,今看形勢㧾欲奪將?”報言:“勿怖!我不取物,欲表大神言無虛妄,暫將一疊用報神恩,卽還汝去。”彼旣受已,內傘筒中,隨路而去。漸至王舍城向大市中,舒張其疊索千金錢,竟無一人來共酬直,便於市中唱言:“無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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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화생 동자가 왕궁에서 나와 큰 코끼리를 타고 저자에 들어갔다가 본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데, 그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무엇 때문에 살 사람이 없다고 외치는지 불러다가 내가 물어보리라.’
바라문에게 이르러 물었다.
“무엇 때문에 성에 살 사람이 없다고 합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가 두 필의 천이 있는데 값이 천 전짜리라, 마침내 한 사람도 서로 수작함이 없구려.”
“가져오시오. 어디 봅시다.” - 022_0607_a_13L時火生童子從王宮出,乘大象入市中欲歸本宅,聞唱令聲,問其何故,唱言:“無市。”“喚來!我問。”婆羅門至,問言:“何故云‘城無市?’”婆羅門言:“我有雙疊價直千錢,竟無一人共相酬酢。”報言:“將來!試爲觀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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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갖다 보이니, 화생이 말하였다.
“하나는 새 것이지만 하나는 이미 입었던 것이니, 입었던 것은 2백 5십을 치고 입지 않은 것은 5백 전을 주리다.”
천 임자가 말하였다.
“무슨 뜻으로 이러시오. 둘 다 일찍이 쓴 것이 아니오.”
화생이 말하였다.
“그대로 하여금 스스로 보고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게 하리라.”
그는 쓰지 않은 것을 펴서 공중에 던지니 일산처럼 머물러서 천천히 내려왔다. 다음은 쓴 것을 던지니, 곧 빠르게 땅으로 떨어졌다. - 022_0607_a_19L彼便呈現,火生報曰:“一疊是新,一疊曾著。曾著者酬二百五十,其未著者酬五百錢。”疊主報曰:“何意如此?竝未曾用。”火生曰:“令汝自觀驗知虛實。”將未用者開擲空中,如蓋而住徐徐而下,次擲用者卽速墮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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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7_b_01L천 임자가 보고는 희유한 생각이 나서 말하였다.
“장자여, 당신은 큰 지혜가 있어서 신통하게 아는 것이 무리에서 뛰어납니다.”
화생 동자가 다시 말하였다.
“쓰지 않은 것은 찌르는 가시 위에 놓고 당기면 가시가 들어가지 않고 지나가는데, 쓴 것은 가시에 걸려서 멈춥니다.”
그 말과 같은 사실이 있었다.
그 바라문이 다시 희유함을 내어 말하였다.
“장자의 총명과 지식은 일찍이 없던 것입니다. 흥정한 값으로 천을 가져가시오.”
화생이 말하였다.
“당신은 객지에 온 분이니 대접을 하리라. 수고로이 값을 감할 것이 없이 천 전을 다 받아가시오.”
바라문이 받고는 기뻐하면서 갔다. - 022_0607_b_01L疊主見已心生希有,報言:“長者!仁有大智神睿超群。”火生童子復更報曰:“其未用者置棘刺上不入而過,其曾用者被鍼羂住。”如言有實。時婆羅門更生希有,報言:“長者聰明智識,實未曾有。”隨所酬直,取疊將歸。火生報曰:“仁是客行,聊申供養無勞減價,摠取千錢。”婆羅門取已歡喜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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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장자가 일찍이 썼던 천은 집식구를 주어서 입게 하고, 그 쓰지 않은 것으로는 자신의 목욕옷[洗衣]으로 만들었다.
그 뒤 다른 때에 저 영승왕이 모든 대신들을 데리고 높은 누각에 올랐는데, 누각 모퉁이에 널었던 화생 장자의 목욕옷이 갑자기 바람에 날려서 왕이 있는 곳으로 떨어졌다. 왕이 말하였다.
“이 옷은 천상에서나 입을 옷인데 이것이 어디서 온 것인가.”
대신이 아뢰었다.
“일찍이 들으니 예전에 만타다(曼陀多)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때 7일 동안 하늘에서 금보(金寶)를 내렸다고 합니다. 대왕님께도 이제 옷이 떨어졌으니 오래지 않아서 금이 올까 하나이다.” - 022_0607_b_09L是時長者將曾用疊與家人著,其未用者自充洗衣。後於異時,其影勝王與諸大臣昇高閣上,火生長者洗浴之服曬在樓隅,忽被風吹墮在王處。王曰:“此衣乃是天所著衣,從何而至?”大臣報曰:“曾聞古王名曼陁多,七日之中天雨金寶,王今衣墮不久金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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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화생 장자는 부처님께서 수기하시기를, ‘인천의 묘한 상을 지닌다’고 하셨다 하니, 이 하늘에서 떨어진 묘한 옷을 저 장자가 오기를 기다려서 내가 마땅히 그에게 주리라.”
화생이 오니, 왕이 말하였다.
“동자여, 세존께서 수기하시기를, ‘네게는 인천의 묘한 상이 있다’고 하셨다. 이 묘한 하늘 옷이 허공에서 떨어졌으니, 네가 입는 것이 좋겠다.” - 022_0607_b_16L王曰:“我聞火生長者,佛與授記有人天妙相,此妙天衣從空而墮,待彼來至我當與之。”火生旣來,王言:“童子!世尊記汝有人天妙相,此妙天衣從空而墮,爾可著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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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7_c_01L화생이 손을 뻗쳐서 왕이 주는 옷을 받았다. 받고 나서 자세히 보니 바로 자기의 옷인지라, 드디어 빙긋 웃으면서 아뢰었다.
“대왕님이시여, 대왕님께서 이것을 만지지나 않으셨습니까?”
“이미 만졌노라.”
“이미 더러운 옷을 만지셨으니 마땅히 손을 씻으소서. 이것은 하늘옷이 아니오라, 바로 신의 목욕옷이옵니다.”
“어떻게 알 수 있느냐?”
“나머지 옷 하나를 집사람에게 주어서 입게 하였나이다. 이것과 같으니 대왕님께옵서 증험하여 보소서.” - 022_0607_b_20L卽便舒手受取王衣,得已審觀乃是已物,遂便微笑,白言:“大王!王曾觸不?”報言:“已觸。”白言:“旣捉鄙衣,宜可洗手。此非天服,是臣浴衣。”王曰:“何以得知?”答曰:“餘有一衣與家人著,與此相似,王可驗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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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이것을 보고는 아주 이상해 하면서 말하였다.
“동자여, 네게 이제 인천의 묘한 상이 모두 나타난 것이 아니냐?”
“이미 나타났나이다.”
“만약 그렇다면 어찌 나를 잠시 너의 집으로 청하지 않았느냐.”
“대왕님이시여, 만약 허락하신다면 이제 곧 받들어 모시겠나이다.”
“좋다. 가겠으니 음식을 장만하라.”
“대왕님이시여, 만약 인천의 묘한 상이 출현한 자라면 노력함이 없어도 자연히 되나이다. 곧 수레를 정비하소서. 함께 집으로 모시고 가오리다.” - 022_0607_c_03L王見是已,極生希異,報言:“童子!汝今豈可人、天妙相皆出現耶?”答言:“已出。”“若如是者,何不請我暫往舍中。”“大王若許,今便奉請。”王言:“可去備辦飮食。”白言:“大王!若有人、天妙相而出現者,彼則自然無勞營作,卽宜整駕共至家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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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곧 화생의 집으로 갔다. 바깥문에서 일하는 부녀를 보고 왕이 눈을 아래로 내려뜨니 장자가 아뢰었다.
“왜 눈을 내려뜨나이까?”
“네 아내를 피한 것이다.”
“이것은 밖에서 부리는 자이옵고 신의 아내가 아니옵니다.”
“희유하구나.”
다음은 안에서 일하는 여인을 보고 또 눈을 숙였다. 장자가 또 물으니 왕이 앞과 같이 대답하였다.
“이것도 부리는 사람이옵고 제 아내가 아니옵니다.”
왕이 듣고는 더욱 기이해 하였다. - 022_0607_c_09L王卽就宅,見彼外門驅使婦女,王便低目,長者白言:“何故低目?”王言:“我避汝婦。”報言:“是外使者,非是臣婦。”王言:“希有。”次見內人,王更低目,長者復問,王如前答,報言:“此亦使者,非是我婦。”王聞是已轉生奇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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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중문에 이르러서 보니 유리로 된 땅이 마치 맑은 못과 같은데 그 문 위엔 기관어(機關魚)를 장치한 것이 있어, 그 그림자가 그 속에 나타나 있었다.
왕이 보고는 ‘이것이 물이 있는 못이로구나’ 하고, 곧 신을 벗으니 화생이 아뢰었다.
“대왕님께서 어찌하여 신을 벗으시나이까?”
“이제 물에 들어가는데 젖지 않겠는가.”
“이것은 물이 아니오라 유리로 된 땅이옵니다.”
“그러면 어째서 고기가 움직이는가.”
“고기가 아니오라, 이것은 기관의 그림자이옵니다.”
왕이 믿어지지 않아서 문득 가락지를 빼어서 땅에 던져보니, 가락지는 소리를 내고 한쪽으로 굴렀다. - 022_0607_c_14L次至中門,見琉璃地湛若淸池,於其門上置機關魚,影便現內。王旣見已謂是水池,卽便脫屣,火生白言:“王何脫屣?”王曰:“今將入水恐有霑濡。”火生曰:“此非是水,是琉璃地。”王曰:“何因魚動?”答曰:“非魚,是機關影。”王心不信,便脫指環擲之于地,指環震響轉向一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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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_0608_a_01L왕이 다시 감탄하여 마지않았다.
사자좌(獅子座)에 오르니, 그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와서 배알(拜謁)하는데 일어나지도 않은 동안에 여인들이 모두 눈물을 흘린지라, 왕이 화생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여인들이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가?”
“그것은 우는 것이 아니옵니다. 대왕님의 옷에 전단과 침수(沈水)의 향연기가 배었기 때문에 그 연기에 눈이 아파서 눈물이 흐르는 것이옵니다.”
그때 영승왕이 하늘의 묘한 즐거움을 누리며 수승하기 이를 데 없는지라 얼마든지 싫지가 않아서 궁중으로 돌아가지 않으니, 나라의 정사가 모두 안 되었다. - 022_0607_c_21L王更嗟甚,昇師子座,時彼內人皆來拜謁,未起之頃女皆泣淚。王問火生曰:“何因內人見我流淚?”答曰:“非是啼泣,由王衣服栴檀沈水香煙所熏,煙氣損睛致使流淚。”時,影勝王受天妙樂殊勝難思,耽欲無厭不還宮內,國之機務悉皆棄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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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대신들이 미생원(未生怨)2) 태자에게 말하였다.
“나라의 주인이신 대왕님께서 화생 장자의 집에 들어가시더니 욕락에 빠지셔서 즐기어 환궁을 않으십니다. 원컨대 태자님께서 가셔서 말씀드리소서.”
미생원이 곧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님께옵서 어찌하여 여기에 계시면서, 만기(萬機)를 돌아보지 않으시나이까.”
왕이 태자에게 말하였다.
“네가 어찌 하룻동안의 국사를 감당하지 못하느냐.”
“대왕님께옵서는 단 하루라고 말씀하시오나 궁에서 나오신 후로 벌써 7일이 지났나이다.” - 022_0608_a_05L時,諸大臣啓未生怨太子曰:“國主大王入火生長者所居之宅,耽著欲樂不肯還宮。唯願太子往白其事。”時,未生怨卽至王所,白言:“大天!何爲住此不顧萬機?”王語太子曰:“汝豈不能於一日中知當國事?”太子曰:“大天言謂唯一日耶?自從出宮以經七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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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듣고는 화생의 낯을 보면서 물었다.
“정말로 7일이 지났는가?”
“사실이옵니다.”
왕이 또 물었다.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밤과 낮의 구별을 할 수 있는가?”
“대왕님이시여, 만약 꽃이 열리고 합해지며, 보주(寶珠)가 빛나고 빛나지 않으며, 새가 울고 울지 않는 것으로 주야를 구별하나이다.”
“나는 그래도 모르겠도다.”
“어느 꽃은 밤에 열리고 낮에 합하오나 제게 있는 것은 밤에 합하고 낮에 열리오며, 어느 구슬은 밤엔 어둡고 낮엔 밝으나 제게 있는 것은 밤에는 밝고 낮에는 어두우며, 어느 새는 밤에 소리를 내오나 제게 있는 것은 낮이 되어야 바야흐로 우나이다.”
왕이 듣고는 깊이 기이한 생각을 하면서 말하였다.
“동자여, 큰 스승님이신 세존님의 말씀에 허망함이 없으시어 수기하신 바와 같이 네가 모두 받았도다.” -
022_0608_a_12L王聞語已觀火生面,作如是語:“實已七日?”答言:“實爾。”王曰:“若爾,如何得知晝夜之別?”火生白言:“大天!若見花開合,寶珠光不光,鳥有鳴不鳴,知其晝夜別。”王曰:“我仍未知。”答言:有花夜開晝合,自有夜合晝開。有珠夜闇晝明,自有夜明晝闇。有鳥夜便發響,自有晝日方鳴。”王聞是已,深生奇異,報言:“童子!大師世尊言無虛妄,如所記事汝悉受之。”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二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Nirgrantha를 말한다. 옷을 벗고 맨몸을 드러내는 것을 바른 행이라고 주장하는 외도이다.
- 2)마갈다국의 국왕인 빈비사라왕의 태자 아사세(Ajātaśatru)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