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賢愚經卷第十三

ABC_IT_K0983_T_013
029_1114_a_01L현우경 제13권
029_1114_a_01L賢愚經卷第十三

원위 양주 사문 혜각 등이 고창군에서 한역
029_1114_a_02L元魏涼州沙門慧覺等在高昌郡譯

53. 오백안문불법생천품(五百鴈聞佛法生天品)단본에는 순번이 60이다
029_1114_a_03L五百鴈聞佛法生天品第五十三[丹本爲六十]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14_a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국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숲 속에서 하늘과 인간의 네 무리들을 위하여 묘법을 연설하셨다.
그때 허공에 있던 5백 마리 기러기 떼가 부처님 음성을 듣고 매우 즐거워하여 빙빙 돌다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날아 내려오려고 하였다. 그때 어떤 사냥꾼이 그물을 쳤다. 그 기러기 떼들은 그물 안에 떨어져 사냥꾼에게 모두 죽었다.
그들은 도리천에 태어나 부모 무릎 위에서 갑자기 자라나 여덟 살 먹은 아이만큼 되었다. 몸은 단정하고 얼굴은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우며, 빛나는 모양은 밝고 깨끗하여 마치 금산과 같았다.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였다.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이 천상에 나게 되었을까?’
그 천인(天人)들은 마음이 밝아지고 정신이 풀려, 전생에 법소리를 즐겨 하였기 때문에 그 과보로 천상에 난 줄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그 은혜를 갚아야 하겠다 생각하고, 모두 한꺼번에 천화(天花)와 향을 가지고 염부제의 바라내국으로 내려와 부처님께 나아갔다. 하늘 광명은 환히 빛나고 밝아 마치 보배 수풀 같았다. 그들은 한꺼번에 몸을 굽혀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아뢰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저 묘한 곳에 났습니다. 원컨대 다시 한법 가엾이 여겨 도의 요긴한 길을 가르쳐 보이소서.”
그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4제의 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그 천인들은 수다원의 과보를 얻고 곧 하늘로 돌아갔다. 그리하여 다시는 세 갈래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고, 인연을 따라 일곱 번 바꿔 나서는 모든 번뇌를 다하게 되었다.
029_1114_a_05L一時佛在波羅柰國爾時世尊於林澤中爲天人四輩之類說妙法時虛空中有五百群鴈聞佛音聲深心愛樂盤桓迴翔尋欲來下至世尊所時有獵師張施羅網五百群鴈墮彼網中爲獵師所殺生忉利父母膝上忽然生長如八歲兒體端嚴顏貌無比光相明淨喩若金便自念言我以何因生此天中人心聰神解卽識宿命緣愛法聲報生天當報其恩卽共同時持天花下閻浮提波羅柰國至世尊所光明曜猶寶樹林一時曲身禮世尊合掌白言我蒙世尊說法音聲在妙處願重矜愍開示道要爾時世便爲演說四諦妙法天人開悟須陁洹果卽還天上不墮三塗隨緣七生得盡諸漏
029_1114_b_01L그때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제 밤에는 어떤 하늘이 광명을 빛내면서 부처님께 예경하였는데, 그 인연을 알 수 없습니다. 원컨대 가르쳐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명심하라. 너를 위해 말하리라. 어제 나는 숲 속에서 하늘과 인간의 네 무리들을 위하여 묘한 법을 연설하였다. 5백 마리 기러기 떼가 내 설법하는 소리를 즐거워 하고 경사롭게 여겨 모두 내게로 날아오려다 사냥꾼의 그물 속에 떨어져, 사냥꾼은 그들을 잡아 죽였다. 그들은 설법을 들은 공덕으로 도리천에 났다가 저들의 전생 일을 알고 은혜를 갚으려고 일부러 내게 왔었더니라.”
029_1114_a_22L爾時阿難白世尊言昨夜有天光明照曜禮敬世尊不知其緣願見告示佛告阿難善思念之當爲汝說世尊昨日在林澤中爲天世人四輩之衆敷演妙法有五百群愛敬法聲心悅欣慶卽共飛來至我所墮獵師網中於時獵師卽取殺之因此善心生忉利天自識宿命故來報恩
그때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못내 기뻐하며, 처음 보는 일이라 찬탄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은 참으로 기이하고 묘한 일입니다. 한번 법비[法雨]를 쏟으시니 그 은택을 입지 않는 이가 없어서, 심지어는 새ㆍ짐승까지도 그 설법하는 소리를 듣고 그러한 복을 얻었습니다. 하물며 사람으로서 믿는 마음으로 법을 받들어 가짐이겠습니까? 그 과보를 헤아리면 저들보다 백천만 곱이나 많아 비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네 말과 같다. 여래가 세상에 나온 것은 많은 이익이 있다. 감로(甘露)를 비처럼 내려 중생을 두루 젖게 한다. 그러므로 마땅히 일심으로 불법을 믿고 공경하여야 하느니라.”
029_1114_b_08L爾時阿難聞佛所說歡喜踊躍歎未曾有而作是言如來出世實爲奇妙陶演法雨莫不蒙潤乃至禽鳥猶聞法聲獲福乃爾豈況於人信心受持計其果報過踰於彼百千萬倍不可爲比佛告阿難善哉善哉如汝所說如來出世多所潤益普雨甘露浸潤群生以是之故當共一心信敬佛法
그때 아난과 대중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14_b_16L爾時阿難及諸衆會聞佛所說歡喜奉行

54.견서사자품(堅誓師子品)단본에는 순번이 61이다
029_1114_b_17L堅誓師子品第五十四[丹本爲六十一]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14_b_18L如是我聞
029_1114_c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 제바달다는 늘 나쁜 마음을 품고 부처님을 해치려 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부처라 일컫고 아사세(阿闍世) 왕자를 시켜 아비를 죽이고 왕이 되라고 권하면서 새 부처와 새 왕이 나라를 다스리면 얼마나 통쾌하겠느냐고 하였다. 왕자는 이 말을 믿고 곧 그 아버지를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그때 세상 사람들은 모두 원한을 품고 비구를 미워하여 보지도 않으려 하였다. 그때 여러 비구들은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분개하며 더불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빈 발우로 나왔다. 그들은 산으로 돌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제바달이 좋지 못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저 네 무리들은 모두 미워하는 마음으로 사문을 대합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으로서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물들인 옷(가사)을 입은 사문을 대하면, 그 사람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벽지불과 아라한들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과 같다. 그는 미워하는 마음으로 세 세상의 여러 성현들을 대하기 때문에 한량없는 죄업의 과보를 받을 것이다. 왜냐 하면, 물들인 옷은 모두 세 세상의 성현들의 표식(標式)이기 때문이니라.
어떤 중생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그는 오래지 않아 일체 고통에서 해탈을 얻고 번뇌 없는 지혜를 얻어 중생들의 큰 구호자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중생이 믿는 마음을 내어 집을 떠나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을 대하면, 그는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029_1114_b_19L一時佛在王舍城耆闍崛山中爾時提婆達多恒懷惡心於世尊欲害如來自稱爲佛教阿闍世害父爲王新佛新王治理天下不亦快乎王子信用便殺其父自立爲王是時世人咸懷惡心於諸比丘惡不欲見時諸比丘入城乞食人民忿恚咸不與語空鉢而出還到山中白世尊言提婆達多作不善事使諸四輩各興惡心向於沙門爾時世尊告阿難言若有衆生起於惡心向諸沙門著染衣人當知是人則便惡心向於過去諸佛辟支佛阿羅漢向於未來諸佛辟支佛阿羅漢現在諸佛辟支佛阿羅漢以發惡心向於三世諸賢聖故便獲無量罪業果報所以者何染色之服皆是三世賢聖標式其有衆生剃除鬚髮著染衣者當知是人不久當得解脫一切諸苦獲無漏智爲諸衆生作大救護若有衆生能發信心向於出家著染衣人獲福難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옛날에 집을 떠나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에 대하여 깊이 믿는 마음을 내어 공경하고 받들었기 때문에 부처를 이루게 되었느니라.”
029_1114_c_17L佛告阿難我由往昔於諸出家著染衣人深生信心敬戴之故致得成
아난은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옛날에 깊이 믿는 마음으로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을 공경하신 그 일은 어떠한지 듣고자 합니다.”
029_1114_c_19L阿難白佛言世尊往昔深心敬染衣人其事云何願樂欲聞佛告阿難善聽當說唯然世尊願樂欲聞
029_1115_a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옛날 한량없는 아승기겁 전에 이 염부제에 큰 나라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제비(提毘)였다. 그는 8만 4천의 여러 작은 나라 왕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 세상에는 부처의 법은 없었고 어떤 벽지불이 숲 속에서 좌선하며 도를 닦고, 신통으로 날아다니면서 중생들을 제도하였다. 그래서 들짐승들도 모두 와서 친하고 따랐다.
그때 사자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름이 다가라비(★迦羅毘)진(晋)나라 말로는 견서(堅誓) 뜻한다였다. 몸은 금색이요, 빛나는 모양은 밝고 드러났다. 그는 과실이나 풀을 먹으면서 다른 중생들은 해치지 않았다.
그 떄 어떤 사냥꾼은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가사 속에 활을 차고 숲 속을 다니다가 그 사자를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운수가 좋아 이 사자를 만나게 되었다. 이것을 잡아 가죽을 벗겨 왕에게 바치면 가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그때 사자는 자고 있었다. 사냥꾼은 곧 독 화살을 쏘았다. 사자는 놀라 일어나 달려와서 해치려다가 그가 입은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저런 사람은 오래지 않아 반드시 해탈을 얻어 온갖 고액을 떠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저 물들인 옷을 입은 사람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세 세상 성현들의 표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저를 해치면, 그것은 세 세상의 여러 성현들을 해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해칠 마음은 곧 사라지고, 독 먹인 두 개 화살은 그를 더 살지 못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야라라(耶羅羅) 바사사(婆奢沙) 사하(娑呵)’라고 게송을 외우고 죽었다.
029_1114_c_21L佛告阿難古昔無量阿僧祇劫此閻浮提有大國王名曰提毘摠領八萬四千諸小國王世無佛法有辟支佛在於山閒林中坐禪行道飛騰變化福度衆時諸野獸咸來親附有一師子 ((跳-兆+茶)) 迦羅毘[晉言堅誓]軀體金色光相明顯煥然明裂食果噉草不害群生時獵師剃頭著袈裟內佩弓箭行於澤中見有師子甚懷歡喜而心念言我今大利得見此獸可殺取皮以用上足得脫貧是時師子適値睡眠師便以毒箭射之師子驚覺卽欲馳見著袈裟便自念言如此之人世不久必得解脫離諸苦厄所以者此染衣者過去未來現在三世聖人標相我若害之則爲惡心趣向三世諸賢聖人如是思惟害意還息箭兩行命在不久便說偈言耶羅羅 婆奢沙 娑呵
그 게송을 외울 때 천지는 크게 흔들리고 구름도 없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며, 제천(諸天)들은 슬퍼하면서 천안으로 세간을 내려다 보았다. 사냥꾼이 보살 사자를 죽인 것을 보고 허공에서 온갖 천화(天花)를 내려 그 시체를 공양하였다.
029_1115_a_17L說此語時天地大動無雲而雨諸天惋惕卽以天眼下觀世閒見於獵師殺菩薩師子於虛空中雨諸天花養其屍
029_1115_b_01L그때 사냥꾼은 사자 가죽을 벗겨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 국왕 제비(提毘)에게 바치고 큰 상을 청하였다. 그때 국왕은 생각하였다.
‘경서에 이르기를, 만일 짐승의 몸이 금빛이면, 그는 반드시 큰 선비 보살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상을 주겠는가. 만일 상을 준다면 이 사람과 함께 죽인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때 사냥꾼은 워낙 빈궁하여 애걸하였다. 국왕은 가엾이 여겨 재물을 조금 주고 그에게 물었다.
‘사자가 죽을 때에 무슨 이상한 일은 없었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입으로 여덟 글자를 외우니 천지는 두루 흔들리고 구름도 없이 비가 내리며 하늘은 온갖 꽃을 뿌렸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슬픔과 기쁨이 한데 얽혀 믿는 마음이 더욱 왕성하였다. 곧 신하로서 나이 많고 지혜 있는 이를 불러 그 뜻을 풀이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도 그것을 풀지 못하였다.
029_1115_a_21L是時獵師剝師子皮持至于以奉國王提毘求索賞募時王念經書有云(若有畜獸身金色相是菩薩大士之人)我今云何資賞此若與賞者便爲共此殺害無異時獵師素窮求哀國王矜愍與少財問獵師言師子死時有何瑞應口說八字天地普動無雲而雨降諸花爾時國王聞是語已悲喜交信心益猛卽召諸臣耆舊智人解是義時諸人衆都不能解
그때 어떤 텅 빈 숲 속에 한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이름이 사마(奢摩)였다. 이는 구한(俱閑)이라는 뜻인데 그는 총명하여 사물에 밝고 이치에 익숙하다고, 사람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곧 그를 청해 왔다. 그는 대왕을 위하여 자세히 그 뜻을 해설하였다.
‘야라라(耶羅羅)의 뜻은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나고 죽음에서 빨리 해탈하게 된다는 것이요, 바사사(婆奢沙)는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그것은 모두 성현의 모양이라 열반에 가깝다는 뜻이며, 사하(娑呵)는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으면, 그는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의 공경과 우러름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그때 선인이 그 말을 해석하자. 제비왕은 매우 기뻐하여, 곧 8만 4천의 작은 왕들을 불러 한 곳에 모았다. 그리고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높은 수레를 만들고 사자 가죽을 거기 걸어 모든 중생에게 보이고, 모두 공경하고 받들며 향을 사르고 꽃을 흩으면서 정성을 다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금을 두드려 관을 만들고 사자 가죽을 담아 탑을 세웠다.
그 떄 인민들은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나게 되었느니라.”
029_1115_b_08L空林澤有一仙人字奢摩字義俱閑仙人聰哲達貫練使還白王王卽請來仙人于時具爲大王解說其義耶羅羅義唯剃頭著染衣當於生死疾得解婆奢沙云剃頭著染衣者皆是賢聖之相近於涅槃娑呵云剃頭著染衣者當爲一切諸天世人所見敬仰於時仙人解是語已提毘歡喜卽召八萬四千小王悉集一處作七寶高張師子皮表示一切悉共敬戴香散花而以供養極盡忠心後復打金作棺盛師子皮以用起塔爾時人緣是善心壽終之後皆得生天
029_1115_c_01L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과 네 무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떄 사자는 착한 마음을 내어 물들인 옷을 입은 이를 대하였기 때문에 10억만 겁 동안 전륜성왕이 되어 중생을 풍족하게 다스렸고 널리 복을 심어 부처님을 이루게 되었느니라.
그 떄 사자 다가라비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왕 제비는 사자 가죽을 공양하였기 때문에 10만억 겁 동안 천상 인간에서 제일 존귀하게 되어 온갖 선의 근본을 닦았으니, 바로 지금의 미륵보살이며, 선인은 지금의 사리불이요, 사냥꾼은 지금의 저 제바달다이니라.”
029_1115_b_21L告阿難及四部衆爾時師子由發善心向染衣人十億萬劫作轉輪聖王給足衆生廣殖福業致得成佛爾時 ((跳-兆+茶)) 迦毘羅者豈異人乎今我身是時國王提毘緣供養師子皮故萬億劫天上人中尊貴弟一修諸善今彌勒菩薩是時仙人者今舍利弗是時獵師者今提婆達多是
그때 네 무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과거의 인연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도 또 스스로 매우 슬퍼하고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저희들은 어리석어 성현을 알아 보지 못하고 나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겨 전에 지은 죄의 뉘우침을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넓은 사랑으로 그들을 위하여 미묘한 4제의 법을 말씀하셨다. 그들은 전생의 인연을 따라 여러 가지 도를 얻었다. 즉 어떤 이는 수다원을 얻었고, 사다함ㆍ아나함이나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으며,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는 이도 있었다.
그 떄 아난과 네 무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15_c_06L爾時四衆從佛聞說過去因緣心懷歡喜深自惋悼悲歎而言我等愚癡不識明哲生起惡心唯願如來憐愍愚癡聽悔前罪世尊弘慈因爲說法四諦微妙隨其宿緣皆獲諸果有得須陁斯陁含阿那含阿羅漢果者有發無上正眞道意者是時阿難四部之聞佛所說歡喜奉行

55.범지시불납의득수기품(梵志施佛納衣得受記品)단본에는 순번이 62이다
029_1115_c_14L梵志施佛納衣得受記品第五十五[丹本爲六十二]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15_c_15L如是我聞
029_1116_a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시자 아난을 데리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부처님께서 입으신 옷이 조금 해어졌었는데, 장차 그것으로써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하시기 위해서였다. 부처님께서는 걸식을 마치고 돌아오시려 하셨다.
마침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보니 빛나는 모습은 특별히 뛰어났었다. 그는 부처님 옷이 조금 해어진 것을 보고 보시할 마음이 생겼다. 그는 돌아가 집안을 뒤져 흰 천을 조금 얻었다. 그것을 가져다 부처님께 바치면서 말하였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이 천으로 그 옷을 기우소서.”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받으셨다.
그때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그것을 받으시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고 못내 감격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오는 세상 두 아승기겁 뒤의 백 겁 동안에 부처가 되어 신통과 상호와 10호(號)를 두루 갖추리라.”
부처님의 수기를 받고, 그는 기뻐하면서 돌아갔다.
029_1115_c_16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將侍者阿難入城分衛世尊身上所著之衣有少穿壞將欲以化應度衆生乞食周訖欲還所止有一婆羅門來至佛所爲佛作睹佛容顏光相殊特見佛身衣有少破壞心存惠施割省家中得少白持用施佛唯願如來當持此㲲以用補衣佛卽受之時婆羅門見佛受心情歡喜倍加踊躍佛哀此人與授決於當來世二阿僧祇百劫之當得作佛神通相好十號具足授記已歡喜而去
그때 그 나라의 부호와 장자와 거사들은 모두 생각하였다.
‘어떻게 부처님께서는 그 조그만 보시를 받으시고 그처럼 큰 과보를 주시는가.’
그리고는 각기 부처님을 위해 좋은 천을 베어 갖가지 옷을 만들고, 그것을 부처님께 바쳤다.
029_1116_a_05L國中豪賢長者居咸興此心云何世尊受彼少施以大報作是念已各爲如來破損好作種種衣持用奉佛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어떤 선행을 닦으셨기에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저렇게 옷을 보시하게 합니까?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알게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명심하라. 너를 위해 과거와 인연을 말하리라.”
“예, 잘 듣겠습니다.”
029_1116_a_08L阿難問佛尊先昔造何善行能令一切奉施衣願佛爲說令得開解世尊告曰聽著心當爲汝說過去因緣阿難曰我當善聽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한량없고 수없는 아승기겁 전에 비발시(毘鉢尸)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그 제자 9만 인과 함께 계셨다.
그때 반두(槃頭)라는 왕이 있었고, 그 왕의 어떤 대신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 동안 공양하려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승낙하셨다. 그는 승낙을 얻고 자기 집에 돌아가 갖가지 물건을 준비하였다.
그때 반두왕도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려고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 동안 공양하려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먼저 저 대신의 청을 받았소. 대인의 법에는 중간에 어기는 일이 없소.’
029_1116_a_12L佛告阿難乃往過去量無數阿僧祇劫爾時有佛名毘鉢出現於世與其徒衆九萬人俱時有王名曰槃頭有一大臣請佛及三月供養佛卽許可旣蒙可已至其家辦具所須時槃頭王亦欲供養佛及衆僧往至佛所而白佛言得如來及比丘僧三月供養佛告槃吾先已受彼大臣請大人之法宜中違
029_1116_b_01L왕은 궁중으로 돌아가 그 대신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우리 나라에 계시기에 내가 공양하려 하였더니, 그대가 이미 청하였다고 하시더구나. 이제 그대는 내게 양보하고, 내가 공양한 뒤에 그대가 청하면 어떻겠는가?’
대신은 대답하였다.
‘만일 대왕께서 제 신명을 보호하시고 또 부처님께서 항상 여기에 계시는 것을 보장하시며, 또 이 나라에 재앙이 없어 늘 편안하게 하시는, 이런 여러 가지 일을 보장하신다면 저는 왕께서 먼저 청하시는 데에 맡기겠습니다.’
왕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다시 타일렀다.
‘그대가 하룻 동안 청하면 나도 하룻 동안 청하리라.’
대신은 승낙하고, 번갈아 보시회를 베풀기로 하여 제각기 소원을 이루었다.
029_1116_a_21L王卽還宮告其臣曰佛處我吾欲供養云卿已請今可避我供養訖卿乃請之臣答王言若使大王保我身命復保如來常住於此令國土常安無災若使能保此諸事我乃息意放王先請王自念言事叵辦復更曉曰卿請一日我復一日臣便可之更互設會各滿所願
그 떄 대신은 부처님을 위하여서는 세 가지 옷을 마련하여 모두 풍족하게 하고, 또 9만 비구들을 위하여는 칠조의(七條衣)를 만들어 한 사람에게 한 벌씩 주었다.
아난이여, 알아야 한다. 그때의 대신으로서 위의 옷으로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한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 내 몸이다. 나는 세상마다 의복을 짓되 싫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저절로 얻어 마침내 헛되지 않느니라.”
029_1116_b_05L爾時大臣爲彼如來辦具三衣皆悉豐足復爲九萬諸比丘衆作七條衣人與一領阿難當知爾時大臣以上衣服施佛及僧供養之者豈異人乎則我身是我乃世世殖福無厭今悉自得終不唐捐
아난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여 정성껏 온갖 복업을 닦기로 하고, 더욱 감격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16_b_11L時阿難等聞說是已歡喜懃修造諸福業心懷踊躍頂戴奉行

56.불시기자심연품(佛始起慈心緣品)단본에는 순번이 63이다
029_1116_b_12L佛始起慈心緣品第五十六[丹本爲六十三]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16_b_1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비구들은 여름 안거를 마치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문안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인자한 마음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걱정하여 주셨다.
“너희들은 거기 살면서 큰 괴로움은 없느냐?”
인자한 마음으로 몹시 가엾게 여기셨다. 아난은 그것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인자하신 마음으로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심이 특별하십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언제부터 그런 인자한 마음을 내셨습니까?”
029_1116_b_1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諸比丘夏安居竟往至佛所禮敬問訊佛以慈心慰喩撫恤汝等住彼得無苦耶慈心矜篤極懷憐愍阿難見之而白佛言世尊慈愍垂矜特隆不審世尊發如是心爲遠近耶
029_1116_c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알고 싶으면 말하리라. 먼 옛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두 죄인이 한 지옥에 같이 있었다. 옥졸은 그들을 몰아 쇠수레를 끌게 하여 그 가죽을 벗겨 그것으로 수레띠를 만들고, 다시 쇠몽둥이로 치면서 사방으로달리되 조금도 쉬지 못하게 하였다.
그때 그 가운데 한 죄인은 몸이 약하고 힘이 적어 옥졸이 몰아치면 땅에 쓰러졌다가 일어났다가 하는 동안에 몹시 피곤하여 까무러쳤다가는 다시 깨어났다. 다른 한 사람은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인자한 마음으로 그를 가엾이 여겨 옥졸을 돌아보고 말하였다.
‘원컨대 내가 저 사람을 대신하여 이 수레를 혼자 끄는 것을 허락하여 주시오.’
옥졸은 화를 내어 몽둥이로 그를 때려 죽였다. 그리하여 그는 도리천에 났느니라.
아난이여, 알아야 한다. 그때 그 옥중에서 인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이 내 몸이다. 나는 그때 그 지옥에서 죄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그런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일체 중생에 대하여 일찍이 물러나거나 버리는 일이 없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도 일체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즐거이 닦느니라.”
029_1116_b_20L佛告阿難若欲知之當爲汝說過去久遠不可稱計阿僧祇劫有二罪人共在地獄獄卒驅之使挽鐵車剝取其皮用作車鞅復以鐵棒打令奔走東西馳騁無有休息時彼一人筋力尟薄獄卒逼之躄地便起疲極困乏絕死復蘇彼共對者見其困苦興發慈心憐愍此人顧白獄卒唯願聽我躬代是人獨挽此車獄卒瞋恚以棒打之應時卽死生忉利天阿難當知爾時獄中慈心人者我身是也我乃爾時於彼地獄受罪之時初發如是慈矜之心於一切人未曾退捨至於今日故樂修行慈愍一切
그때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16_c_10L爾時阿難聞佛所說歡喜奉行

57.정생왕품(頂生王品)단본에는 순번이 64이다
029_1116_c_11L頂生王品第五十七[丹本爲六十四]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16_c_1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들 1천 2백50인과 함께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이름과 이익에 집착하여, 잔뜩 쌓아 두고도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위하여 이익을 탐하는 해(害)를 말씀하셨다.
“대개 탐욕이란, 현세에서는 신명을 해치고, 마침내는 3악도(惡塗)로 돌아가 한량없는 고통을 받느니라. 왜냐 하면, 나도 지나간 세상에 탐욕으로 말미암아 타락하여, 온갖 고통을 받은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029_1116_c_13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世尊見諸比丘貪於飾好著於名利多畜盈長積聚無厭佛見此已爲諸比丘說貪利害夫貪欲者現損身命終歸三塗受苦無量所以然者吾自憶念過去世時由於貪故便墮落受諸苦惱
029_1117_a_01L아난은 꿇어앉아 합장하고,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과거에 탐욕으로 말미암아 타락하셨다는 그 사실은 어떠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한량없고 끝없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이 염부제에 한 대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구살리(瞿薩離)였다. 그는 이 천하의 8만 4천 작은 나라를 거느렸고 2만 부인과 궁녀와 1만 대신을 두었다.
그때 그 왕의 정수리에 혹이 하나가 갑자기 생겼다. 그 꼴은 마치 누에고치 같았고, 깨끗하고 맑게 트였는데, 아프지는 않았다. 그것이 자꾸 자라나 박만큼 되었을 때 그것을 쪼개어 보자 한 아기가 나왔다. 얼굴은 매우 단정하고 머리털은 검푸르며 몸은 자금색이었다. 왕은 관상쟁이를 불러 그 길흉을 점치게 하였다. 관상쟁이는 점쳐 보고 왕에게 아뢰었다.
‘이 아기는 덕이 있고 웅장한 모습이 특히 뛰어났으니 반드시 성왕이 되어 네 천하를 통치할 것입니다.’
그래서 곧 이름을 지어 문타갈(文陁竭)진(晋)나라 말로는 정생(頂生)을 뜻한다이라 하였다. 아기는 점점 자라나자 기운과 덕이 두드러졌다. 왕은 한 나라를 떼어 그에게 주었다.
029_1116_c_20L爾時阿難長跪叉手前白佛言世尊過去由於貪故而便墮落其事云何世尊告曰乃往過去無量無邊不可思議阿僧祇劫此閻浮提有一大王名瞿薩離典斯天下八萬四千小國有二萬夫人婇女一萬大臣時王頂上欻生一皰其形如繭淨潔淸徹不疼痛後轉轉大乃至如瓠便劈看得一童子甚爲端正頭髮紺靑紫金色卽召相師占相吉凶相師占便答王言此兒有德雄姿奇特爲聖王統臨四域因爲立字名文陁竭[晉言頂生]年已長大英德遂著王以一國用封給之
그 뒤에 대왕은 병이 들어 매우 위중하였다. 여러 작은 왕들이 모두 와서 간호하였으나, 죽음을 면할 수 없어 대왕은 드디어 목숨을 마쳤다.
여러 작은 왕들은 모두 정생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께서 이미 돌아가셨으니 왕위를 이으소서.’
정생은 대답하였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반드시 네 하늘과 제석천이 와서 맞이하게 하여야 왕위에 오르리라.’
이렇게 원을 마치자, 네 하늘이 곧 내려와 각각 보배 병을 들고 가득한 향탕(香湯)을 그 정수리에 쏟았다. 그리고 제석천은 보배 관을 가지고 와서 그 머리에 씌워 주었다. 그 다음에는 여러 왕들을 칭찬하면서 큰 나라 왕이 다스리는 곳으로 가기를 권하였다. 그때 정생은 다시 말하였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그 나라가 내게 올 것이요, 내가 그 나라로 갈 것이 아니다.’
이렇게 원을 세우자, 큰 나라 안의 모든 궁전과 동산과 목욕 못이 모두 그에게로 오고, 금바퀴ㆍ코끼리ㆍ말ㆍ옥녀ㆍ신주(神珠)ㆍ창고지기ㆍ대장 등도 모두 모여 왔다.
029_1117_a_11L大王後時被病困篤諸小王輩皆來瞻省不能自免遂便薨背諸附庸王共詣頂生而咸啓曰大王已崩願嗣國位頂生答言若吾有福應爲王者要令四天及尊帝釋來相迎授爾乃登祚立誓已竟四天卽下各捉寶甁盛滿香湯以灌其頂時天帝釋復持寶冠來爲著之然後稱揚諸王復勸當詣大國王所治處頂生復言若我有福應爲王者國當就我我不就國立誓適竟大國之中所有宮殿園林浴池悉來就王金輪象馬玉女神珠典藏典兵悉亦應集
029_1117_b_01L그는 네 천하의 임금으로 전륜성왕이 되어 여러 나라를 순행하였다. 인민들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것을 보고, 왕은 신하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무엇하는 것인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형상을 가진 무리들은 먹어야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곡식을 심어 살아 가려는 것입니다.’
왕은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저절로 온갖 맛을 가진 음식이 생겨 일체를 배불리 먹게 하여 주림이 없게 하소서.’
이렇게 원을 세워 마치자, 이내 음식이 생겼다.
왕은 다시 나가 놀다가 여러 사람들이 길쌈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저것은 무엇하는 것인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음식은 저절로 생겼지마는 몸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저렇게 길쌈하여 옷을 만드는 것입니다.
왕은 다시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묘한 옷이 저절로 생겨 만 백성들에게 주어져 모자람이 없게 하소서.’
이렇게 원을 세워 마치자, 이내 모든 나무에서 갖가지 빛깔의 묘한 옷이 생겨 모든 인민들이 그것을 가져도 다함이 없었다.
029_1117_a_23L君四天下爲轉輪王巡行國界見諸人民墾地耕種王問臣吏此諸群生欲作何等便答王言有形之類由食得存是以種穀欲以濟命王立誓言若我有福應爲王者當有自然百味飮食充飽一切使無飢渴作願已竟尋有飮食王更出遊見諸人民紡績經織王復問言作此用爲諸人對曰食已自然無以嚴身是故紡織用作服飾王復立誓若我有福應爲王者當有妙衣自然而出賑給萬民使無窮乏作願已竟應時諸樹悉生種種異色妙服一切人民求得無盡
029_1117_c_01L왕은 다시 나가 놀다가 여러 사람들이 악기를 만드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저것을 만들어 무엇하는가?’
사람들은 대답하였다.
‘의복과 음식은 이미 풍족하지마는 음악이 없기 때문에 저것을 만들어 즐기려는 것입니다.’
왕은 다시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어 왕이 될 수 있다면, 온갖 묘한 악기가 저절로 오게 되리라.’
이렇게 원을 세워 마치자 곧 모든 나무 가지에 온갖 악기가 달렸다. 누구나 그것을 가져다 치면 소리가 화창하여 듣는 사람은 모두 즐거워하였다.
왕의 덕이 지극히 중해서 온갖 좋은 일이 모두 모여 왔다. 그래서 하늘에서는 일곱 가지 보배가 쏟아져 모든 나라에 두루 가득하였다.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누구 덕인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이것은 왕의 덕이요, 또한 국민의 복입니다.’
왕은 다시 서원을 세웠다.
‘만일 이것이 백성들의 복이면 어디나 보배가 두루 쏟아지고, 만일 내 혼자의 덕이면 궁중에만 쏟아져라.’
이렇게 서원을 세워 마치자, 다른 곳에는 보배가 끊어지고, 오직 궁중에만 이레 낮 이레 밤을 보배가 쏟아졌다.
029_1117_b_13L王更出遊見諸群黎修治樂器王因問之作此何爲諸人報言衣食旣充乏於音樂所以治此欲用自娛王復立誓若我有福應爲王者衆妙樂器當自然至作願適竟應時諸樹若干種種伎懸在其枝若有須者取而鼓之聲和暢其有聞者無不歡預王德至萬善臻集天雨七寶遍諸國界問諸臣此誰之德諸臣對曰此是王亦國民福王復立誓若是民福當普雨若獨我德齊雨宮內作願適餘處悉斷唯雨宮裏七日七夜
그래서 그 정생왕은 염부제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스스로 누리면서 8만 4천 년을 지냈느니라.
그때 어떤 야차가 궁정 앞에서 솟아나 높은 소리로 외쳤다.
‘여기서 동쪽에 불파제(弗婆提)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거기는 풍족하고 즐거우며 유쾌하고 좋기가 비할 데 없습니다. 대왕은 거기 가서 노니소서.’
왕은 좋다 하고 그곳으로 떠나려 하자, 금바퀴가 앞에서 구르고 신하들과 일곱 가지 보배는 모두 그 뒤를 따랐다. 왕이 거기 이르매 여러 작은 왕들은 모두 와서 조회하였다. 왕은 그 나라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마음대로 누리면서 8억 년을 지냈느니라.
야차는 또 외쳤다.
‘여기서 서방에 구야니(瞿耶尼)라는 나라가 있는데 거기도 매우 즐겁습니다. 왕은 그리로 가소서.’
왕은 곧 좋다 하고 그 나라로 가서 복을 누리고 즐거움을 받으면서 14억 년을 지냈느니라.
029_1117_c_02L頂生王於閻浮提五欲自娛經八萬四千歲時有夜叉踊出殿前高聲唱東方有國名弗婆提其中豐樂善無比大王可往遊觀彼界王則允意欲巡行金輪復轉躡虛而進臣七寶皆悉隨從旣至彼土諸小王盡來朝賀王於彼國五欲自恣八億歲夜叉復唱西方有國名瞿耶亦復快樂王可至彼王卽允然遊其土食福受樂經十四億歲
야차는 또 외쳤다.
‘여기서 북방에 울단(鬱單)이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도 편안하고 풍족하며 인민이 번성합니다. 왕은 그 나라로 가소서.’
왕은 곧 떠나 그리로 가서 다섯 가지 묘한 쾌락을 마음껏 누리면서 18억 년을 지냈느니라.
야차는 또 외쳤다.
‘네 천왕이 사는 곳이 있는데, 그 즐거움이 한량없습니다. 왕은 가서 노니소서.’
왕은 여러 신하들과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허공을 타고 올라갔다. 네 천왕은 멀리서 바라보고 매우 두려워하여 곧 군사를 모으고 밖에 나와 항거하였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어 제 곳으로 물러갔다. 왕은 거기서 즐거이 놀면서 10억 년을 지냈느니라.
다시 도리천으로 올라가 보리라 생각하고, 신하들을 데리고 허공을 밟으며 올라갔다.
029_1117_c_12L夜叉復唱北方有國名鬱單曰其土安豐人民熾盛王可到彼王卽往詣留止其中上妙五欲極情恣意經十八億夜叉復唱有四天王處其樂難量可遊之王與群臣及四種兵乘虛而四天遙見甚懷恐怖卽合兵衆外拒之竟不奈何還歸所止頂生於優遊受樂經數十億歲意中復念欲昇忉利卽與群衆蹈虛登上
029_1118_a_01L그때 5백 선인(仙人)들이 수미산 중턱에 살고 있었다. 왕이 탄 코끼리와 말의 똥오줌이 밑으로 떨어져 선인들의 몸을 더럽혔다. 선인들은 서로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그 중에서 어떤 지혜로운 사람이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정생왕이 33천으로 올라간다는 말을 나는 들었다. 이것은 반드시 그 코끼리와 말들이 흘린 것이리라.’
선인들은 격분하여 신주(神呪)를 외워, 정생왕과 그 무리들을 모두 나아가지 못하고 머무르게 하였다. 왕도 그것을 알고 곧 서원을 세웠다.
‘만일 내게 복이 있으면 저 선인들이 모두 와서 우리가 하는 일을 도우리라.’
왕의 덕은 크고 넓어 그들을 감동시켰다. 5백 선인들은 모두 왕 곁으로 와서 수레 바퀴를 부축하고 말을 몰아 천상으로 함께 떠났다.
아직 이르기 전에 멀리서 하늘성 쾌견(快見)을 바라보았다. 그 빛깔은 새하얗고 높이 솟아 특별하였다. 쾌견성에는 1천2백 개의 문이 있었다. 하늘들은 이들 일행을 보고 두려워하여 모두 들어가 문을 닫고 세 겹으로 빗장을 걸었다. 그러나 정생과 군사들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나아갔다.
왕이 곧 고동을 불고 활을 시루어 퉁기니, 1천2백 개의 문이 한꺼번에 열렸다.
그때 제석이 나와 맞아 궁으로 청해 들이고, 자리를 나누어 나란히 앉으니, 천제(天帝)와 인왕(人王)은 얼굴이 똑 같아서 처음 보는 이로서는 분별할 수 없었고 다만 눈깜짝이는 것이 더디고 빠름으로써 그 다름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029_1117_c_21L時有五百仙人住在須彌山腹王之象馬屎尿下落污仙人身諸仙相問何緣有此中有智者告衆人言吾聞頂生欲上三十三天必是象馬失此不仙人忿恨便結神呪令頂生王及其人衆悉住不轉王復知之卽立誓若我有福斯諸仙人悉皆當來承供所爲王德弘博能有感致五百仙人盡到王邊扶輪御馬共至天上至之頃遙睹天城名曰快見其色皦高顯殊特此快見城有千二百門諸天怖畏悉閉諸門著三重鐵關生兵衆直趣不疑王卽取貝吹之弓扣彈千二百門一時皆開帝釋尋與共相見因請入宮與共分坐帝人王貌類一種其初見者不能分唯以視眴遲疾知其異耳
왕은 천상에서 다섯 가지 쾌락을 누리고, 서른여섯 임금을 지났는데, 마지막 제석은 바로 대가섭(大迦葉)이었느니라.
그때 아수라왕은 군사를 일으켜 하늘에 올라가 제석과 싸웠다. 제석은 패하여 군사를 돌이켜 성으로 들어갔다.
그때 정생왕이 다시 나와 고동을 불고 활을 퉁기자 아수라왕은 곧 무너졌다.
정생왕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내 힘이 이와 같아 대적할 이가 없는데, 지금 제석과 같이 앉아 무엇하겠는가. 차라리 저를 해치우고 혼자서 왕 노릇을 하리라.’
029_1118_a_15L王於天受五欲樂盡三十六帝末後帝釋是大迦葉時阿修羅王興軍上天與帝釋鬪帝釋不如退軍入城頂生復出吹貝扣弓阿修羅王卽時崩墜頂生自念我力如是無有等者今與帝釋共坐何爲不如害之獨霸爲快
029_1118_b_01L이렇게 나쁜 마음이 생기자 그는 곧 타락하여 인간의 본래 궁전 앞에 떨어져 거의 죽게 되었다. 사람들은 와서 물었다.
‘만일 뒷세상 사람들이 정생왕은 어째서 목숨을 마쳤느냐고 묻는다면, 무어라고 대답합니까?’
왕은 대답하되, 다음과 같이 이르도록 하였느니라.
‘만일 누가 그렇게 묻거든 이렇게 대답하라. 즉 정생왕은 탐욕 때문에 죽었다. 그는 40억 년 동안 네 천하를 통솔하였고, 이레 동안 보배가 비처럼 쏟아졌으며, 두 하늘에 있으면서도 만족할 줄 몰랐기 때문에 하늘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대개 이양(利養)이란 참으로 큰 재앙이니, 그것을 멀리 떠나기를 생각하고, 깊이 진실한 도를 구하여야 하느니라.”
029_1118_a_21L惡心已生尋卽墮落當本殿前委頓欲死諸人來問若後世人問頂生王云何命終何以報之王對之曰若有此問便可答之(頂生王者由貪而死統領四域四十億歲七日雨寶及在二天而無厭足故致墜落)是故比丘夫利養者實爲大患當思遠離深求道眞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정생왕은 전생에 어떤 복을 지었기에 그런 한량없는 큰 과보를 얻었습니까?”
029_1118_b_06L阿難白佛此頂生王宿殖何福獲如此無量大報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헤아릴 수 없는 겁 전에 불사(弗沙)라는 부처님이 계셨다. 그는 그 제자들과 함께 세간을 다니면서 교화하였다. 그때 어떤 바라문의 아들은 마침 신부를 맞이하려고, 손에 콩을 쥐고 신부에게 뿌렸다. 그것은 그 세상 속가의 예의였다. 그러다가 길에서 부처님을 만나 마음으로 기뻐하여 그 콩을 받들어 부처님에게 흩자, 네 알은 발우에 들어가고 한 알은 부처님 정수리에 머물렀다.
그는 그 인연으로 끝없는 복을 받되, 네 알이 발우에 들어갔기 때문에 네 천하의 왕이 되었고, 한 알이 정수리에 머물렀기 때문에 두 하늘의 즐거움을 받았느니라.”
029_1118_b_07L佛告之曰乃往過不可計劫時世有佛號曰弗沙其徒衆遊化世閒時婆羅門子適欲娶婦手把大豆當用散婦是其曩世俗家之禮於道値佛心意歡喜卽持此豆奉散於佛四粒入鉢一粒住頂由此因緣受無極福四粒入鉢王四天一粒在頂受樂二天
그때 제자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초과(初果)와 2과ㆍ3과 및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어서, 그 수는 이루 다 셀 수 없었고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18_b_14L爾時諸弟子聞佛所說有得初果二果三果及阿羅漢者不可稱數受持佛語歡喜奉行

58.소만녀십자품(蘇曼女十子品)단본에는 순번이 65이다
029_1118_b_16L蘇曼女十子品第五十八[丹本爲六十五]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18_b_17L如是我聞
029_1118_c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수달 장자에게는 막내딸이 있었는데, 이름이 소만(蘇曼)이었다. 그녀는 얼굴이 가장 단정하고 묘하여, 그 아버지는 다른 여러 아들보다 사랑하였다. 그래서 놀러다닐 때에도 늘 그 딸을 데리고 다녔다.
어느 때 장자는 딸을 데리고 부처님께 갔다. 딸은 부처님을 뵙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좋은 향을 구해 부처님 계시는 방에 바르려고 생각하였다. 그는 손에 빈바(賓婆) 열매를 가지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달라고 하셨다. 그는 분부를 받고 곧 부처님께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거기에 향종직(香種稷)이라고 써서 그에게 도로 주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성 안으로 돌아와 부처님께 필요한 갖가지 묘한 향을 샀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기원(祇洹)으로 나아가 몸소 부처님 방에 바르되, 날마다 계속하였다.
그때 특차시리국왕(特叉尸利國王)은 자기 아들을 사위(舍衛)로 보내었다. 그는 처음에는 다른 곳으로 가서 두루 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차츰 다시 정사(精舍)로 왔다. 그는 처녀 소만이 절 안에서 향을 가는 것을 보고, 그 아름다운 자태를 사랑하여 아내로 삼고자 하였다.
029_1118_b_18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須達長者末下小女曰蘇曼面首端正容貌最妙其父憐特於諸子若遊行時每將共去是長者將至佛所其女見佛情倍欣願得好香塗佛住室斯女手中賓婆菓佛從索之奉教便與佛尋於書香種稷還以與之女共其父歸城裏便行推買種種妙香如佛所持詣祇洹躬自擣磨日日如是於時持叉尸利國王遣其一兒使到舍衛初適他土廣行觀看漸漸展轉復至精舍見蘇曼女在中磨香愛其姿容欲得爲妻
그는 곧바로 성 안으로 들어가 파사닉왕을 뵙고 아뢰었다.
“어떤 여자가 제 마음에 듭니다. 원컨대 대왕은 제 뜻을 어기지 마시고 제게 주소서.”
왕은 물었다.
“그는 누구 집 처녀냐?”
“수달(장자의 딸)입니다.”
“그대가 직접 가서 청하라. 내가 알 바 아니다.”
“왕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제가 가서 청하겠습니다.”
왕은 좋다 하였다.
그 국왕의 아들은 먼저 다른 자제들과 코끼리와 말과 온갖 물건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오직 코끼리 한 마리와 자기만이 뒤에 남았다. 그리고 기원에 가서 처녀 소만을 굳이 잡아 코끼리에 태우고 떠났다. 수달은 이 말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쫓아갔으나 코끼리 걸음이 빨라 따를 수가 없었다.
그는 본국으로 돌아가 곧 그 처녀를 아내로 삼았다. 아내는 아기를 배어 알 열 개를 낳았다. 그 뒤에 알을 깨었더니 사내 아이 열 명이 나왔다. 얼굴은 곱고 아름다워 사람에서 뛰어났다.
029_1118_c_08L卽往入城啓波斯匿王有此女可適我意願王見賜勿違我王問之曰是誰家女答言是須達王言卿自從索吾不能知復重啓王若相聽當自求之王言可爾國王兒發遣子弟車乘衆物先歸本唯留一象及己在後往至祇洹蘇曼女累騎而去須達聞之遣人追象走駛速不能及逮卽達本土便用爲婦後遂懷妊生卵十枚卵後開敷有十男兒形貌姝好與人有異
029_1119_a_01L그들은 장성하자 용맹스럽고 건장하기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자 사냥하기를 좋아하여 중생들 목숨을 마구 죽였다. 그 어머니는 가엾이 여겨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다. 그들은 어머니에게 아뢰었다.
“사냥하는 일은 가장 즐거운데 어머니께서 그것을 말리시니, 장차 미움을 받겠습니다.”
어머니는 말하였다.
“나는 너희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말리는 것이다. 만일 너희들을 미워한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대개 생물을 죽이는 죄는 지옥에 들어가 온갖 고통을 받을 것이요, 수천만 년 동안 늘 사슴 머리ㆍ양 머리ㆍ토끼 머리 등 온갖 짐승의 머리가 되어, 옥졸 아방의 화살을 받으면서 한량없는 세상에 아무리 벗어나려 하여도 그 길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아뢰었다.
“어머님의 그 말씀은 어머님 마음에서 나온 말씀입니까, 남에게서 들은 말씀입니까?”
어머니는 말하였다.
“나는 옛날 부처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다.”
029_1118_c_18L年遂長大勇健非凡然喜畋獵傷害物命其母矜愍教使莫爾諸子白母射獵之事最爲快樂母今相遮將爲見憎母復告言吾愛汝等是以因制若當憎汝終無此言所以者何夫殺生之當入地獄受諸苦惱數千萬歲爲鹿頭羊頭兔頭諸禽獸頭阿傍獄卒之所獵射無央數歲雖思解脫何由乎諸子白母如母所說爲自出從他邊聞母復告言吾昔從佛如此事
아이들은 다시 물었다.
“부처님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어머니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못 들었느냐? 그 분은 가유라위(迦維羅衛) 정반왕의 아들로서 얼굴은 환히 빛나시며, 성왕이 되실 분인데, 늙음과 병과 죽음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도를 공부하시고 그 원이 성취되어 위없는 과보[無上果]를 얻으셨다. 키는 열여섯 자요 상호는 비할 데가 없으며, 3명(明)과 6통(通)으로 두루 알고 보지 못하는 것이 없으시다. 그래서 과거의 무궁한 일도 아시며, 이렇게 세 세상의 일을 손바닥의 구슬처럼 보고 아시느니라.”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이내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시며, 뵈올 수 있습니까?”
“지금 사위국에 계신다.”
“가서 부처님을 뵙고 싶습니다.”
어머님은 곧 허락하였다.
그들은 한꺼번에 사위로 떠났다.
029_1119_a_06L兒復問母佛者何人幸願具母告諸子卿不聞乎迦維羅衛淨飯王子形相炳著應爲聖王厭老病死出家學道願行成就得無上果巨身丈六相好無比三明六通遐鑑無外前知無窮卻知無極觀知三世如掌中珠諸子聞之心內欣然因更問母佛今近遠爲可見不母便答言今在舍衛諸子啓母求往覲佛母卽聽之諸子同時共詣舍衛
029_1119_b_01L그 외조부 수달은 그들을 보고 매우 기뻐하고 더욱 사랑하여 그들을 데리고 기원에 나아가 부처님을 뵙게 하였다. 그들은 부처님의 상호가 전에 듣던 것보다 수천만 배나 더한 것을 보고, 온 마음이 흠뻑 즐거워 어쩔 줄을 몰랐다.
부처님께서는 그 근기를 따라 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그들은 한꺼번에 법안이 깨끗하게 되어 다시 부처님께 아뢰어 출가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물으셨다.
“너희 부모들이 허락하였는가?”
“아직 여쭈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교화를 받을 수 없느니라.”
수달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들은 제 외손자로서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제가 허락하는 것도 옳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시고 도를 닦게 하셨다. 그러자 수염과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지고 몸에는 법옷이 입혀져 곧 사문(沙門)이 되었다. 그들은 부지런히 큰 업을 닦아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 열 비구들은 서로 공경하면서 다닐 때에도 같이 다니고, 있을 때에도 같이 머물렀다.
온 나라 사람들은 모두 그들을 높여 받들었다.
029_1119_a_15L其祖須達見之情悅倍加愛念將至祇洹奉覲如來諸子見佛姿好形貌踰前所聞數千萬倍五情欣喜不能自勝佛因隨宜爲說妙法十人俱時得法眼淨便復白佛求索出家佛問之曰汝父母聽答言未諮佛言父母未聽不得染須達復言斯是我孫我得自在今放之於理亦可佛便允然聽使爲鬚髮自落法衣在身便成沙門勤大業盡得羅漢斯十比丘甚相欽行則俱進住在同處國中人民不宗戴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열 비구들은 어떤 복이 있기에 귀한 집에 태어나고 얼굴이 기특하며, 또 부처님을 만나 괴로움에서 벗어났습니까?”
029_1119_b_04L阿難白佛此十比丘有何福生在貴家容貌奇特遭値世尊於苦際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91겁 전에 비바시부처가 세상에 나와 두루 교화하시다가 열반에 드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사리를 널리 퍼뜨려 한량없는 탑을 세웠다. 그 뒤에 한 탑이 오래되어 무너지자, 어떤 노파가 그것을 수리하고 있었다.
어떤 젊은이 열 사람이 길을 가다가 우연히 그것을 보고 노파에게 물었다.
‘거기서 무엇하십니까?’
노파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거룩한 탑으로 공덕이 아주 크다. 그러므로 이것을 수리하여 좋은 과보를 얻고자 한다.’
젊은이들은 매우 기뻐하고 힘을 합해 그를 도왔다. 공사를 마치고는 모자(母子)간이 되기를 맹세하고 그들은 한 곳에서 같이 나기를 원하였다.
그 뒤로 91겁 동안 천상과 인간에서 그들은 늘 함께 태어나 복과 즐거움을 받으면서 세 가지 일에 있어서 언제나 남보다 훌륭하였다. 그 세 가지란, 첫째는 몸이 단정한 것이요, 둘째는 남의 존경을 받는 것이며, 셋째는 수명이 긴 것이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3악도(惡塗)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내 세상을 만나 맑은 교화에 목욕하고, 온갖 티끌과 때가 다하여 모두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아난이여, 알고 싶으냐? 그때의 그 노파는 바로 지금의 소만이요, 열 사람 젊은이는 지금의 저 아라한이니라.”
029_1119_b_06L佛告阿難乃往過去九十一有毘婆尸佛出現於世教化畢訖而般涅槃分布舍利起無量塔時有一塔朽故崩壞有一老母而修治之有年少十人偶行睹見問老母曰何所施爲老母語言斯是尊塔功德彌弘以修補欲望善果年少歡喜助共興所作已竟誓爲母子其十年少共同生從是已來九十一劫天上人恒爲俱生受福快樂常有三事於餘人一者形體端正二者衆所敬三者恒得長壽經爾許時不墮三今遇我世沐浴淸化諸塵垢盡逮應眞欲知爾時老母者今蘇曼女爾時十年少者今十羅漢是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대중들은 수다원에서 사다함ㆍ아나함이나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고, 대승(大乘)의 뜻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는 이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19_b_20L佛說此時其在大會有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者發大乘意逮不退信受佛語歡喜奉行

59.바세질품(婆世躓品)단본에는 순번이 66이다
029_1119_b_23L婆世躓品第五十九[丹本爲六十六]
029_1119_c_01L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19_c_0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열기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큰 부호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시리질(尸利躓)이었 다. 그 집은 큰 부자로서 일곱 가지 보물이 가득 넘쳤다.
그 아내는 아기를 배어 달이 차서 사내를 낳았다. 얼굴은 아주 묘하여 세상에서 드물었다. 부모는 기뻐하며 매우 행복스럽게 느끼고, 곧 관상쟁이를 청하여 그 길흉을 점치게 하였다. 관상쟁이는 점을 쳐 보고 그 부모에게 말하였다.
“이 아기는 복덕이 있어 가문을 빛낼 것입니다.”
장자는 더욱 기뻐하고 감개가 무량하여 다시 이름을 지으라고 청하였다. 관상쟁이는 물었다.
“이 아기를 밴 뒤로 어떤 이상한 징조가 있었습니까?”
“그 어미는 본래 말더듬이었는데, 이 아기를 밴 뒤로는 보통 사람보다 더 말을 잘하였다.”
그래서 이름을 바세질(婆世躓)이라 하였다. 그는 자라나자 총명한 재주는 사람에서 뛰어났다. 어느 때 동무들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광대놀이[那羅]하는 집 딸의 빛난 얼굴이 세상에 드문 것을 보고, 곧 탐욕이 생겨 곧 장가들고 싶어 하였다.
029_1119_c_02L一時佛在羅閱祇耆闍崛山中于時此國有豪富長者名尸利躓其家大富七寶盈溢其婦懷妊月滿生男形容嚴妙世之少雙父母喜慶深用自幸便請相師令占吉凶相師占已語其二親斯子福德榮煥宗族長者益歡情在無量因復勸請便爲立字相師問曰從有此兒有何瑞應長者報曰其母本來訥口鈍辭旣懷此兒談語巧妙踰倍於常便爲作字號婆世躓年歲已大聰才邈群與其等輩遊行觀看見那羅伎家有一女面貌淨潔暉容希偶心便染著得娉娶
029_1120_a_01L그는 집에 돌아가 부모에게 아뢰어 결혼시켜 주기를 청하였다. 부모는 말하였다.
“우리는 양반집이요, 저들은 하천한 집이다. 귀천이 같지 않은데 어떻게 결혼하겠는가?”
그러나 그 아들은 깊은 애정을 스스로 억제할 수 없어 거듭 아뢰었다.
“그 가문을 묻지 마시고 다만 그 사람만을 보아, 저를 가엾이 여기고 저의 청을 들어 주십시오. 만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저는 죽고 말겠습니다.”
부모는 허락하고 사람을 보내어 혼인을 청하였다. 그 집에서 말하였다.
“그 집은 양반이요, 우리는 천한 신분이라 근본이 짝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인연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 아이는 간절한 마음을 걷잡을 수 없어 다시 사람을 보내어 거듭 청하였다.
그 집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우리처럼 갖가지 기술과 노래와 춤과 익살을 익혀 모두 알고, 또 왕 앞에서 그것을 시험하여 합격한 뒤라면 결혼시킬 수 있다.”
029_1119_c_15L歸啓父母願爲求索父母告吾是貴姓彼是凡賤高卑非疋何爲婚子情深愛不能自釋重更啓莫問門戶但論其身幸垂顧愍爲我求若不如志便自殞命父母從遣人往求彼家報言君是大姓是小人素非疇偶何緣得爾其兒慇情猶不息復更遣信重從索之家答言若能如我習種種術歌儛戲悉令備知及於王前試使得中後乃當共作婚姻
아이는 그 여색에 너무 혹하였기 때문에 천한 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집에 가서 광대놀이를 배웠다. 그래서 얼마 안 지나 그것을 모두 성취하였다.
그때 왕은 여러 광대들을 모으고, 깃대에 올라가 창구멍에 몸 던지기와 공중에서 줄타기 등 이런 여러 가지 재주를 부리게 하였다.
장자 아들도 왕 곁으로 가서 차례를 따라 재주를 부리면서 공중에서 줄을 탔다. 줄타기를 마쳤으나 왕은 그만 보지 못하고 다시 올라가라고 명령하였다. 그는 명령을 받고 재주를 부리다가 기운이 점점 줄어들어 중도에서 떨어지게 되자, 마음이 황급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029_1120_a_02L兒惑其色不恥鄙卽詣彼家學習戲藝數時之間已成就是時國王集諸那羅上幢投空中索走如是種種衆多戲事長者子亦往王邊次應現伎上索而索走旣竟王脫不見復勅更上命爲之氣力漸劣中道欲墮心中惶無所歸依
그때 존자 목련(目連)은 허공을 타고 그 곁에 와서 말하였다.
“너는 지금 목숨을 건지고 집을 떠나 도를 배우겠는가, 아니면 땅에 떨어져서 여자에게 장가가겠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내 목숨을 건지고, 저 여자를 버리겠습니다.”
그때 목련은 곧 허공을 평지로 만들었다. 그는 그것을 보자 두려운 생각이 없어지고, 땅을 의지해 내려와 몸이 안전하게 되었다. 그는 목련의 은혜를 입고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목련을 따라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묘법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이른바 묘법이란,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데 대한 법이요, 탐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거기서 뛰어나는 것이 가장 즐거운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마음이 열리고 트이어 곧 초과(初果)를 얻었다. 그리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중이 되어 바른 법을 받들어 닦겠습니다.”
부처님께서 허락하시자,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입혀져 곧 사문이 되었다. 그 비구는 부지런히 참선하고 바른 업을 닦아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아라한이 되었다.
029_1120_a_09L尊者目連陵虛至邊告之曰如卿今日寧全身命出家學爲寧墮地娶彼女耶尋報之言自存濟不用女也目連卽時於虛空化作平地其人見已情怖便止地而下得全身首旣蒙安隱喜不自隨逐目連往詣世尊禮拜供養於是時廣說妙論所謂論者施論生天之論欲爲不淨出要最快意暢解便得初果因復白佛願得出奉修正法世尊聽之鬚髮自落衣在身便成沙門比丘專精禪思修正業諸漏得盡成阿羅漢
029_1120_b_01L혜명(慧命) 아난은 부처님 앞으로 나가 여쭈었다.
“저 바세질 사문은 전생에 저 여자와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마음이 물들고 홀려 거의 위험에 빠질 뻔했으며, 또 목련과는 어떤 좋은 인연을 지었기에 지금 그 은혜를 입고 구제를 얻었으며, 또 어떤 인연으로 스스로 아라한이 되었습니까?”
029_1120_a_21L慧命阿前白佛言婆世躓沙門往昔之時與彼女子有何因緣心染惑著幾致危沒復共目連造何善因今蒙其恩而獲寧濟復何因緣自致應眞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한량없는 겁 전에 바라내국의 어떤 장자는 처음으로 한 아들을 낳았는데, 단정하기 비할 데 없었다.
그때 그 집의 어떤 사람이 바다에서 새 알 하나를 가지고 와서 그 장자에게 바쳤다. 장자는 그것을 받았다. 조금 뒤에 그 알이 깨어지더니 병아리 한 마리가 거기서 나왔다. 털과 깃이 빛나고 윤택하였다. 장자는 사랑하여 그것을 아들에게 주어 데리고 놀게 하였다. 그들은 자랄수록 서로 친하였다.
어느 때 장자 아들은 새를 탔다. 새는 아이를 태우고 여러 곳으로 날아 다니면서 구경시키고, 마음이 흡족해지면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하기를 날마다 계속하였다.
얼마 뒤에 그는 어느 나라의 왕이 광대놀이를 연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 새를 타고 거기 가서 구경하였다. 새가 나무 위에 앉았을 때 그는 우연히 그 왕녀를 보고 그만 마음에 애욕이 생겨 사람을 보내어 그 심정을 하소연하였다. 왕녀는 좋다 하고 서로 사귀게 되자, 일을 비밀히 하지 못해 왕이 알게 되었다. 왕은 사람을 보내어 그를 당장 잡아와서 몸을 묶고 죽이려 하였다. 장자 아들은 말하였다.
‘그대들은 왜 수고로이 나를 죽이려 하는가. 나를 놓아 주면 나는 나무에 올라가 몸을 던져 자살하리라.’
사람들은 놓아 주었다. 그는 곧 일어나 가지를 잡고 나무에 올라가 새를 타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래서 그 새 때문에 그는 목숨을 연장하게 되었느니라.”
029_1120_b_02L佛告阿難乃往過去無量之劫波羅柰國有大長者初生一子端正無比當于是時其家有人從海中來齎一鳥卵用奉長者長者納受經少時閒其卵便剖出一鳥雛毛羽光潤長者愛之與子使弄漸漸長大互相懷念時長者子騎鳥背上鳥便擔飛處處遊觀情旣滿厭還歸其舍日日如是經歷多時其長者子聞他國王作那羅戲便乘斯鳥往至彼閒來下觀看鳥住樹上偶見王女情便染愛其時遣信騰說情狀王女然可便與共交作事不密爲王所知遣人推捕尋時獲得縛束其身而當斬戮長者子言諸君何爲勞力殺我聽我上樹自投而死諸人聽許便起攀枝而上乘騎其鳥翔虛而去因此鳥故得延壽命
029_1120_c_01L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그때 그 장자 아들은 바로 지금의 저 바세질이요, 왕녀는 바로 지금의 저 광대의 딸이며, 그때의 그 새는 바로 지금의 저 목련이니라.
바세질은 지나간 세상에서도 여자에 반하여 죽게 되었다가 새로 말미암아 구제를 받았는데, 지금도 색을 탐하여 거의 죽게 되었다가 목련으로 말미암아 무사하게 되었느니라.
그리고 저 바세질이 총명하고 변재가 많게 된 인연은 이러하다. 저 지난 세상에 바라내국에 한 거사가 있었다. 벽지불이 와서 그에게 밥을 빌 때에, 그는 곧 밥을 주고 다시 설법하기를 청하였다. 그러나 벽지불은 설법하지 못한다고 사양하고, 발우를 던져 버리고 허공에 솟구쳐 날아가 버렸다.
거사는 생각하였다.
‘저 사람의 신통과 변화는 끝이 없다. 그러나 설법하여 교화할 줄은 모른다. 나는 후생에 저 사람보다 몇 억만 배나 훌륭한 성인을 만나 무궁 무진하게 설법할 수 있게 되고, 또 도를 증득하기를 원한다.’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금에 저렇게 총명하며 또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029_1120_b_19L佛告阿難彼時長者子今婆世躓是爾時王女者今伎家女是爾時鳥者則目連是過去世時惑色致困由鳥得濟今復貪色垂當死亡由目連故致得安隱其婆世躓所說聰辯成無漏者乃往過去波羅柰國有一居士見辟支佛來從乞飯居士卽時以食施與因復勸請令說經法其辟支佛辭云不能擲鉢虛空騰踊而逝居士念曰斯人神力變化無方然其不能敷宣道化願我後生遭値聖尊勝於此士巨億萬倍演散法義無窮無盡令我身者亦獲果證由此因緣今世聰明逮羅漢果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두 기뻐하여 수다원에서 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고, 벽지불이 될 선근(善根)을 심는 이도 있었으며, 보리심을 내는 이도 있었다. 그리하여 모두 부처님 말씀을 듣고, 정성을 다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20_c_10L佛說是時莫不歡喜有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者有種緣覺善根者發菩薩心者皆信佛語戴奉行

60.우파국제품(優波★提品)단본에는 순번이 67이다
029_1120_c_13L優波鞠提品第六十[丹本爲六十七]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20_c_14L如是我聞
029_1121_a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아파국제(阿巴★提)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는 총명하고 널리 배우고, 옛 것을 더듬어 새 것을 알았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사문 되기를 청하고, 다시 아뢰었다.
“만일 제가 출가하여 지혜와 변재가 사리불과 같이 되면 마음이 흡족하려니와,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다.”
그때 그 범지는 도 닦기를 단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지 백 년 뒤에 저 바라문은 깊은 교화를 받아 6통(通)을 이루고, 지혜는 높고 멀어 중생을 교화하되, 그 수가 티끌 같으리라.”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에 모든 경장(經藏)은 모두 너에게 부촉하리니, 너는 그것을 받아 가져 세상에 널리 펴라.”
029_1120_c_1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此國有一梵志字阿巴鞠提聰明廣學採古達今往至佛求作沙門因復啓曰若我出家慧辯才與舍利弗等者情則甘樂當不如便自歸家佛尋答曰卿不如時彼梵志止不作道還歸其舍尊於後告衆會言我滅度已一百歲此婆羅門而當深化逮成六通慧高遠教化衆生其數如塵佛涅槃告阿難言我滅度後一切經藏付囑汝汝當受持廣使流布
부처님께서 돌아가시고 아난이 그 법을 받들었다. 그 뒤에 또 아난이 목숨을 마치게 되어 그 제자 야세기(耶貰★)에게 말하였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모든 경전을 네가 보호해 가져라.”
그리고 다시 말하였다.
“바라내국에 국제(★提)라는 거사가 있고, 그는 우파국제(優婆★提)라는 아들을 둘 것이다. 너는 그를 데려다 구제하여 도를 닦게 하여, 네가 목숨을 마치거든 너의 법을 그에게 부쳐 주라.”
029_1121_a_03L世尊旣阿難持法阿難後時復欲捨身弟子耶貰羈言我去世後所有典要汝當護持因復告曰波羅柰國當有居士字爲鞠提此人有子名優波鞠提卿好求索度用爲道卿若壽終以法付之
아난이 세상을 떠나자 그 야세기는 불법을 받들고 세상을 교화하여 제도된 사람이 매우 많았다. 그는 또 바라내로 가서 그 거사와 서로 알고 자주 왕래하였다.
그 거사는 한 사내를 낳아 이름을 아파국제(阿巴★提)라 하였다.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에, 야세기는 가서 도를 닦게 하려 하였다. 그 아버지는 말하였다.
“처음으로 낳은 아들이라 내 뒤를 잇게 하고 도를 닦게 할 수는 없다. 뒤에 또 아들을 낳으면 그때 주리라.”
거사는 또 아들을 낳아 이름을 난타국제(難陁★提)라 하였다. 야세기는 또 가서 청하였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큰 아들은 바깥 일을 경영하고 작은 아들은 안 일을 경영하면, 집안 살림은 흥왕할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 속으로 아까워하여 아들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말하였다.
“만일 뒤에 또 아들을 낳으면, 반드시 그 은혜를 갚으리라.”
야세기는 바로 아라한으로 3명(明)을 완전히 갖추어 사람의 근기를 잘 알았다. 그래서 그 두 아이는 도와 인연이 없는 것을 보고, 그만 단념하고 간청하지 않았다.
029_1121_a_09L阿難滅已此耶貰羈奉持佛法遊化世間所度甚多復至波羅柰造居士與共相識數數往來其彼居生一男兒字阿巴鞠提年在幼稚于時耶貰羈往從索之欲使爲道父答曰始有一子當紹門戶不可爾若後更生便用相給後復生男難陁鞠提時耶貰羈復往從索其父報大子營外次子營內於其家居可興隆情中戀惜未能相許若後更信當奉惠此耶貰羈是阿羅漢明具足能知人根觀此二兒與道無緣亦自息意不慇懃求
029_1121_b_01L뒤에 그 거사는 다시 아들을 낳았다. 얼굴이 단정하고 특별히 뛰어났다. 야세기는 또 가서 청하였다. 그 아버지는 말하였다.
“아기가 아직 어려 받들어 섬길 줄을 모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집이 가난하여 뒤를 댈 수가 없으니, 좀더 자라면 드리겠습니다.”
아이는 자라날수록 재주는 더욱 비범하였다. 아버지는 자본을 대어 주어 장사를 시켰다. 야세기는 그 곁으로 가서 그를 위해 설법하고, 또 생각을 잡아매게 하려고 흰 돌과 검은 돌로 생각을 세어 보게 하되, 착한 생각이 날 때에는 흰 돌을 자리에 놓고, 나쁜 생각이 날 때에는 검은 돌을 놓게 하였다.
우파국제는 그가 시키는 대로 착한 생각이나 나쁜 생각이 날 때에는 곧 돌을 놓았다. 처음에는 검은 돌이 훨씬 많고 흰 돌은 아주 적더니, 점점 익힐수록 흰 돌과 검은 돌이 비슷하다가 끊임없이 생각을 잡아매게 되자, 검은 돌은 전연 없고 순전히 흰 돌뿐이었다. 이렇게 착한 생각이 왕성해져서 드디어 초과(初果)를 얻었다.
029_1121_a_21L時彼居士復更生男顏貌端妙形相殊特時耶貰羈復往從索其父報曰兒今猶小未能奉事又復家貧無以餉送且欲停之須大當與年漸長大才器益盛父付財物居肆販賣時耶貰羈往到其邊而爲說法教使繫念以白黑石子用當籌算善念下白惡念下黑優婆鞠提奉受其教善惡之念輒投石子黑偏多白者甚少漸漸修習白黑正繫念不止更無黑石純有白者念已盛逮得初果
그때 그 성 안에 어떤 음녀가 있었다. 그녀는 종에게 돈을 주어 꽃을 사러 보내었다. 우파국제는 성질이 순박하고 정직하여 꽃을 많이 주어 원망이 없게 하였다. 종이 꽃을 가지고 돌아가자, 음녀는 그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종에게 물었다.
“전날 꽃을 살 때에는 돈 1전에 그처럼 꽃이 적더니, 오늘은 어찌 이처럼 많은가, 전날에는 속은 것이 아닌가?”
종은 대답하였다.
“오늘 그 꽃 주인은 인자하고 예를 지키며, 정직하기 때문에 많이 준 것입니다. 또 그 사람은 얼굴이 아름답고 묘하여, 만일 아가씨가 한번 보시면 다시는 원망하지 못할 것입니다.”
음녀는 이 말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오라고 청하였다. 그러나 우파국제는 마음을 억제하고 가지 않았다. 잇달아 다시 청하였으나 마침내 그 청을 듣지 않았다.
그때 그 음녀는 어떤 왕가의 아들과 정을 통하고 지내다가, 온갖 보물로 된 그의 옷을 탐내어, 이익에 대한 마음은 왕성하고 의리에 대한 마음은 쇠약하여 그만 그를 죽이고 집에 감추어 두었다. 왕가에서는 아들을 찾다가 그 집에서 발견하고 곧 음녀를 잡아다 손발을 자르고 귀ㆍ코를 베고, 높은 나뭇가지에 달아 무덤 사이에 세워 두었다. 그는 그런 고통을 받으면서도 아직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029_1121_b_09L時彼城中有婬女遣婢持錢往從買花優波鞠提性質直饒與其花不令有恨婢齎花婬女甚怪問其婢言前日買花錢一種往何以少今何以多將無前時相欺減乎婢答之言今日花主仁守禮平等相與所以饒獲又復其形體殊妙大家若見復不有恨女聞之遣信請喚優波鞠提自抑不又復延召終不從命于時婬女王家兒而共交通貪其衣服衆寶所利興義衰殺而藏之王家搜覓其舍得尋取婬女斬截手足劓其耳懸於高標豎置塚閒雖荷此苦未命終
029_1121_c_01L우파국제는 거기로 갔다. 음녀는 그를 보고 말하였다.
“전날 내 얼굴이 아름다웠을 때에는 만나려 하지 않더니, 지금은 이 꼴인데 무엇을 보러 왔소?”
우파국제는 말하였다.
“나는 색(色)을 탐하여 여기 온 것이 아니라. 너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여기 왔다.”
곧 그를 위하여 네 가지 덧없는 법을 설명하였다.
“이 몸은 더러운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빈 것이요, 나[我]가 없는 것이다.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무엇을 믿을 것인가. 그런데 어리석고 미혹한 무리들은 망령되어 거기에 집착하는 것이다.”
음녀는 이 법을 듣고 곧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고, 우파국제는 아나함이 되었다.
029_1121_b_23L優波鞠提往到其所婬女謂往者端正不肯相見今日形殘所看乎尋卽對曰吾不愛色而來至用相憐故來致此耳因爲宣說四非常法是身不淨苦空無我一一諦有何可恃愚惑之徒妄生染想女聞法逮法眼淨優波鞠提成阿那
그때 야세기는 다시 거사에게 가서 그 소년을 데려다 사미를 만들려고 하였다. 거사는 청하는 대로 그 아들을 주었다. 그는 그를 데리고 절에 가서 10계(戒)를 주고, 그의 나이 20이 되어서는 또 구족계를 주었다. 이렇게 의식을 마치자 그는 아라한의 도를 얻어 3명(明)과 6통(通)을 두루 갖추고 변재가 교묘하여 설법이 끝이 없었다.
그가 대중을 모으고 설법하려 할 때에, 악마 파순(波旬)은 그 장소에 돈을 퍼부었다. 사람들은 다투어 줍느라고 마침내 법을 듣지 않았다. 둘째 날 그는 다시 대중을 모았다. 악마는 또 꽃다발을 뿌려 대중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였다.
셋째 날 그는 대중을 모았다. 마왕은 또 큰 코끼리를 신통으로 만들었는데, 털은 감색[紺] 유리빛이요, 입에는 여섯 개 어금니마다 일곱 개씩 목욕못이 있고, 그 목욕못에는 일곱 송이씩 연꽃이 있으며, 그 낱낱 연꽃에는 미녀가 일곱 명씩 있었다. 그 미녀들은 모두 악기를 연주하였다. 그 코끼리는 천천히 걸어 대중 곁으로 왔다. 여러 사람들은 그것을 보느라고 마음이 설법에 있지 않았다.
넷째 날 그는 다시 대중을 모았다. 마왕은 또 조화로 여자를 만들었다. 그 여자는 단정하고 아름다웠는데, 뒤에서 존자를 모시고 서 있었다. 대중은 그것을 바라보느라고 갑자기 설법하는 일을 잊어버렸다.
그때 존자는 곧 신통으로 그 여자를 백골로 만들었다.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는 오로지 법을 듣고 도를 얻는 이가 많았다.
029_1121_c_07L時耶世羈復從居士索此少年作沙彌奉教持與將至精舍授其十戒年滿二十便授具足白四羯磨竟得阿羅漢道三明六通皆悉滿具言辭巧所演無窮便集衆人欲爲說法魔波旬於會處所而雨金錢衆人競竟不聞法於第二日復集大衆雨花鬘以亂衆心於第三日復更集大衆魔王便化作一大象紺琉璃色口有六牙其一牙上有七浴池其浴池中有七蓮花一一蓮花上有七玉女斯諸玉女皆作伎樂其象優遊徐步會側衆人顧目情不在法於第四復集大衆魔王復化作一女人正美妙侍立尊後衆人注目忽忘法于時尊者尋化其女令作白骨人見已乃專聽法得道者衆
029_1122_a_01L존자에게는 본래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것은 날마다 그 설법을 가만히 듣다가 목숨을 마치고는 여섯째 하늘에 태어나 악마 파순과 한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왕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이 하늘 대덕은 나와 같다. 어디서 죽어 여기 태어났을까?’
그는 자세히 살펴보다가, 그가 개 몸인 줄을 알고 생각하였다.
‘저 사문은 나를 이처럼 욕되게 한다.’
그는 가만히 존자가 선정에 든 틈을 엿보아 보배 갓 하나를 가져와 그 머리에 씌웠다. 존자는 선정에서 깨어나 머리에 갓이 씌워진 것을 깨닫고, 가만히 생각하다가 그것이 악마가 한 짓임을 알았다. 그리고 곧 신력으로 악마를 부려서 오게 하고는, 그 갓을 죽은 개로 만들어 머리꾸미개와 비슷하게 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네가 내게 보배 갓을 가져다 주어 매우 감사한다. 나는 지금 머리꾸미개를 너에게 주어 그 고마운 뜻을 갚는다.”
마왕은 그것을 받아 쓰고 하늘로 돌아가서 제가 쓴 것이 개 시체인 것을 보고, 진저리가 나서 벗어 버리려 하였다. 그러나 신력을 다하였으나 벗길 수가 없었다.
029_1121_c_23L尊者本有一狗子日日於耳竊爲說法狗命終生第六天與魔波旬共坐一魔王思惟此天大德乃與我等爲從何沒而來生此尋觀察之知從狗身彼沙門者相辱乃爾遙伺尊者入禪定時持一寶冠著其頭上旣從定起覺頂有冠尋便思察知魔所爲卽以神力感魔使來化其狗屍令似髴飾而告魔言汝遺我冠深謝來意今以髴飾用相酬贈魔王受已便還天上而見所著乃是死狗心中厭惡而欲去之盡其神力不能令卻
그는 제석에게 나아가 그것을 벗겨 주기를 청하였다. 제석은 대답하였다.
“그것을 만든 사람이라야 벗길 수 있고, 내 힘으로 될 일이 아니다.”
마왕은 다시 제천(諸天)에게 가서 묻다가, 나중에는 범천에 가서 말하였다.
“원컨대, 이 더러운 것을 벗겨 주십시오.”
그러나 그들 대답은 모두 처음과 같았다.
“힘으로 될 일 아니니라.”
그는 할 수 없이 존자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큰 덕이 있으시고 인자한 마음이 끝이 없으셔서 여러 성문(聲聞)들이 아무리 꺼려 하여도 시험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옛날 악마 군사 18억을 거느리고 보살을 에워싸고 그 도를 부수려 하였으나, 그래도 자비로써 원수로 삼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지금 조그만 잘못으로 이처럼 고생하게 되었습니다.”
존자는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렇다. 부처님께서는 내게 비하면 백천만 배나 되어 비유할 수가 없다. 마치 수미산에 겨자씨를 비유하는 것과 같고, 큰 바다에 소발자국 물을 비유하는 것과 같으며, 사자에 여우를 비유하는 것과 같아서 크고 작은 모양은 서로 견줄 수 없느니라.”
029_1122_a_12L復詣帝釋求除不淨帝釋報言其作此者斯人能捨非是吾力之所任卻魔王復去廣問諸天乃至梵天向之喜言願除茲穢各答如初非力所辦事不獲已來詣尊者而謂言曰佛實大德慈心無邊諸聲聞輩誠爲凶忌何以驗之我乃昔日將諸魔兵凡十八億攻圍菩薩欲敗其道猶懷慈悲不以爲怨我今小觸相困乃爾尊者答言理實如是佛之於我百千萬倍不可爲喩如須彌山比彼芥子如大海水方於牛迹如師子王喩於野干大小之形實不相及
029_1122_b_01L존자는 이어 말하였다.
“나는 말세(末世)에 나서 부처님을 뵙지 못하였다. 너는 신력으로 능히 변하여 부처가 된다고 나는 들었다. 시험하여 한번 나타내어 보라. 나는 뵙고자 한다.”
마왕은 말하였다.
“내가 지금 변하여 나타내리니, 부디 예배는 하지 마시오.”
그때 마왕은 몸을 화해 부처가 되었다. 키는 열여섯 자요, 몸은 자마금빛이며,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특별한 모양은, 밝고 빛나기 해와 달보다 더하였다. 존자는 기쁨에 못 이겨 그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렸다. 마왕은 다시 제 모양으로 돌아와 존자에게 말하였다.
“아까 예배하지 않겠다 하셨는데, 지금 왜 예배하셨습니까?”
존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부처님께 예배하였고 너에게 예배한 것이 아니니라.”
마왕은 다시 사과하고 말하였다.
“원컨대 나를 가엾이 여겨 이 개 시체를 벗겨 주십시오.”
존자는 말하였다.
“네가 자비심을 내어 중생을 사랑하고 보호하면, 그 개 송장이 보배 장식으로 변할 것이요, 만일 나쁜 마음을 가지면 그것은 도로 개 송장이 될 것이다.”
마왕은 겁이 나기 때문에 늘 착한 마음을 내었다.
029_1122_b_02L尊者語魔吾生末世不見如來聞汝神力能化作佛試爲一現我欲觀之魔王答言我今化現愼莫爲禮對曰不禮是時魔王化身作佛軀體丈六紫磨金色三十二相八十種好光明赫弈踰倍日月尊者欣悅便前稽首魔還復形語尊者言向云不禮今作禮何尊者答言我自禮佛不禮於汝魔復謝曰唯願矜愍卻此死狗尊者告曰汝起慈心擁護群生則此死狗變成寶飾若懷惡意則作狗屍魔以畏故恒發善想
그때 존자는 도를 이룬 뒤로 중생을 교화하여 4과를 얻은 이는 한 사람을 한 줏대[坐籌]로 치고, 줏대 길이를 네 치로 쳐서 그 줏대가 한 방에 가득 찼다. 방 높이는 여섯 길[丈]이요, 세로와 너비도 그와 같았다.
그때 대중들은 존자에게 아뢰었다.
“존자님의 복과 덕은 참으로 크고 넓어 교화하신 중생은 그 수를 셀 수 없습니다.”
존자는 말하였다.
“나는 축생으로 있을 때에도 중생을 교화시켜 거룩한 과보를 얻게 하였거늘, 하물며 오늘이겠는가.”
029_1122_b_13L是時尊者成道已後所化衆生得四果者一人一籌長四寸如此之籌滿於一房房高六丈縱廣亦爾於是衆人白尊者言尊者福德實爲弘博化度群萌不可稱數尊者告曰吾爲畜生時亦化衆使得聖果何況今日
대중들은 아뢰었다.
“이상합니다, 전생에 중생을 제도한 내력은 어떻습니까?”
029_1122_b_19L衆會白言審先世所度云何
029_1122_c_01L존자는 말하였다.
“먼 옛날, 바라내국에 어떤 선산(仙山)이 있었고, 5백 명 벽지불이 거기 살고 있었다. 그때 어떤 원숭이는 날마다 와서 공양하면서 그들의 위용을 친히 보았다. 그 뒤에 벽지불이 모두 열반하고 또 5백 범지들이 그들을 이어 거기 살았다. 범지들은 해와 달을 섬기기도 하였고, 혹은 불을 섬기기도 하였다. 해와 달을 섬기는 이들은 한 다리를 들고 서서 해와 달을 바라보았고, 불을 섬기는 이들은 아침 저녁으로 불을 태웠다.
그때 그 원숭이는 그 다리 든 것을 보고는 곧 당겨 내리고, 그 불태우는 것을 보면 곧 불을 꺼버렸다. 그리고 원숭이는 단정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범지들은 그것을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저 원숭이는 우리를 위하여 저런 위의를 보인다.’
이내 몸을 바르게 하고 진리를 깊이 생각하다가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모두 벽지불의 도를 얻었다. 그런데 그때의 그 원숭이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029_1122_b_20L尊者告曰乃往過波羅柰國有一仙山五百辟支佛止住其中時有獼猴日來供養奉覲儀容諸辟支佛後盡涅盤復有五百梵志續在中止諸梵志等或事日月或復事火事日月者翹腳向之其事火者朝夕燃之時彼彌猴見其翹腳便取挽下見其燃火便取滅之獼猴于時端坐思惟諸梵志見自相謂言獼猴者將爲我曹示茲威儀尋各整諦察眞理心意開解盡得辟支佛道彼獼猴者我身是也
대중들은 다시 아뢰었다.
“어떤 인연으로 그런 원숭이 몸을 받으셨습니까?”
029_1122_c_08L衆會復白以何因緣受獼猴身
존자는 말하였다.
“먼 옛날 91겁 전에 비바시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고, 여러 비구들은 바라내의 선산에서 살았다. 그때 아라한이 산꼭대기에 오를 때에 그 걸음이 매우 빨랐다. 어떤 젊은 도인이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저의 걸음 빠르기는 흡사 원숭이와 같다.’
그 도인은 그 말한 인연으로 5백 생 동안 늘 원숭이가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네 무리들은 부디 입을 조심하여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029_1122_c_09L尊者告曰乃往過去九十一劫有毘婆尸佛出現于有諸比丘在波羅柰仙山中住有應眞登上山巓放腳輕疾有一年少道人而作是言彼行飄速正似獼由此因緣五百世中常作獼猴是之故凡在四輩應自護口勿妄出
존자 우파국제가 이렇게 말할 때에 그 대중에는 수다원에서 사다함ㆍ아나함이나 아라한까지 얻는 이도 있었고, 벽지불이 될 선근(善根)을 심는 이도 있었으며, 대승의 마음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이도 있어서 그 수를 이루 다 셀 수 없었다. 그들은 그 교훈을 믿고 받아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22_c_16L尊者優波鞠提說此法時一切大有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者種緣覺善根者發大乘心逮不退者不可稱計信受其教歡喜奉行

61.왕수중충품(汪水中虫品)단본에는 순번이 68이다
029_1122_c_19L汪水中虫品第六十一[丹本爲六十八]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22_c_20L如是我聞
029_1123_a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열기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 그 성 곁에 한 못이 있었다. 그 물은 더럽고 온갖 더러운 똥오줌을 버리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 성 안의 빈천한 사람들은 언제나 더러운 물건을 거기에 버렸다.
그 못에 큰 벌레 한 마리가 있었는데 네 개의 발이 있었다. 그것은 그 못에서 이리저리 달리면서 잠기기도 하고 떠오르기도 하였다. 여러 해 동안 그 안에 살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구덩이로 가셨다. 비구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혹 이 벌레가 전생에 지은 업을 아는가?”
비구들은 모두 생각해 보았으나, 그것이 지은 업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모두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029_1122_c_21L一時佛在羅閱祇耆闍崛山中爾時城邊有一汪水污泥不淨多諸糞穢屎尿臭處國中人民凡鄙之類恒以瑕穢投歸其中有一大虫其形像蛇加有四足於其汪水東西馳走或沒或出經歷年載常處其中受苦無量爾時世尊將諸比丘前後圍遶至彼坑所問諸比丘汝等頗識此虫宿緣所造行不時諸比丘咸皆思量無有能知斯所造行俱共白佛皆云不知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들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저것이 지은 업을 말하리라.
과거에 비바시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두루 교화해 마치시고 목숨이 다해 열반하셨다. 그 부처님 법을 믿는 10만 비구들은 깨끗한 행을 닦고 한가히 살면서 고요한 것을 좋아하여 어떤 산을 의지하여 살았다. 그 산 좌우에는 좋은 숲이 있어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울창하기 비할 데 없었다. 그 나무들 사이에는 샘물이 흐르고 목욕할 못이 있어 맑고 시원하여 즐길 만하였다.
그때 그 비구들은 머무르는 곳을 사랑하여 선(善)을 따르고 도를 행하며 부지런히 닦아 게으르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 초과와 4과까지 두루 갖추었기에 거기에 범부는 없었다.
그때 5백 명 상인들은 한데 모여 보물을 캐러 바다로 들어가려 하였다. 길을 떠나 이 산을 지나다가, 여러 비구들이 마음을 쏟아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고 공경하여 공양을 베풀고자 하였다. 그래서 그 상인들은 서로 이끌고 가서 여러 비구들에게 공양하기를 청하였다. 이렇게 여러 상인들이 각각 청하기를 날마다 계속하였으나, 비구들은 끝내 응하지 않았다.
상인들은 비구들에게 나아가 하직하고 바다로 들어가면서 말하였다.
‘만일 저희들이 무사히 돌아오면 공양을 베풀겠습니다. 그때는 허락하여 주소서.’
그때 비구들은 잠자코 승락하고 그 청을 받기로 하였다.
029_1123_a_08L時佛告曰汝等當聽吾當爲汝說斯所造行過去有佛名毘婆出現於世教化已周遷神涅槃佛法中有十萬比丘淨修梵行閑居樂靜依於一山其山左右有好林樹果茂盛蓊鬱無比其諸樹閒流泉浴池淸涼可樂時諸比丘依慕住止遵善行道懃修不懈悉具初果乃至四果無有凡夫時有五百估客共相合集欲入大海發引徑路經由此山見諸比丘剋心精懃內懷欣敬思欲設供時諸賈客共相合率往請衆僧求索供養値諸檀越各各已請日日相次竟不從意卽詣衆僧辭入大海設我等衆安隱來還當設供養願哀見許時僧默然允可受請
029_1123_b_01L상인들은 바다에 들어갔다가 많은 보배를 얻어 무사히 돌아와 비구들에게로 갔다. 여러 가지 묘한 보배 중에서 가장 값진 것을 골라 비구들에게 보시하되, 그 음식 먹는 것을 보아 가장 많이 먹는 이에게는 마음대로 쓰게 하였다. 그래서 비구들은 그 보물을 받아 마마제(摩摩帝) 비구에게 주었다.
그 뒤에 비구들은 밥을 다 먹고 마마제에게 보물을 달라 하였다. 그때 그 보물은 밥 먹을 때에 계속해 쓰기로 한 것이다. 그때 마마제는 스님들에게 말하였다.
‘전날 그 상인들이 스스로 내게 준 보물인데 너희들은 왜 달라고 하느냐?’
그때 원주는 마마제에게 말하였다.
‘전날 그 상인들이 그 보물을 비구들에게 주고, 당신으로 하여금 천거하게 한 것인데 지금 비구들이 밥을 다 먹었으니 마땅히 그것을 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자 마마제는 화를 내어 말하였다.
‘너희들은 똥이나 먹으라. 이 보물은 내 것인데 무엇 때문에 달라고 하는가.’
그때 비구들은 마마제가 나쁜 생각을 일으킨 것을 보고, 모두 흩어져 떠났다.
마마제는 스님들을 속이고 나쁜 말로 꾸짖었기 떄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아비지옥에 떨어져 항상 끓는 똥물 속에서 뒹굴면서 살았다. 거기서 92겁을 지내고 그 지옥에서 나왔지마는 지금 다시 이 똥오줌 못에 태어나 많은 세월을 지내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029_1123_a_23L衆賈入海大獲珍平安還至到衆僧所選衆妙寶最上價者用施衆僧規俟飮食若食多隨意用之於時衆僧受其寶物用付授僧摩摩帝於後衆僧食具向從其求索爾時珍寶當用續食摩摩帝答衆僧言賈客前時自與我寶何緣乃索上座維那語摩摩帝檀越前時以寶施僧令汝擧之今僧食盡當用裨佐時摩摩帝瞋恚而言汝曹噉屎此寶是我所有何緣乃索時彼衆僧見摩摩帝已起惡意卽便散去由其欺僧惡口罵故身壞命終墮阿鼻獄身常宛轉沸屎之中歷九十二劫乃從獄出今復墮此屎尿池經歷年歲未得解脫
029_1123_c_01L어떻게 그런 줄을 아는가. 과거에 시기(尸棄)부처님도 이 구덩이를 지나다가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저것의 내력을 말씀하셨고, 다음에는 수섭(隨葉)부처님도 비구들을 데리고 여기 와서 저것의 내력을 말씀하셨다.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도로 지옥에 들어가 수만억 년을 지낸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다시 여기 날 것이다.’
다음에 구류진(拘留秦)부처님도 제자들에게 둘러싸이어 이 구덩이에 오셔서 비구들에게 저것의 내력을 말씀하셨고, 다음에는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도 제자들과 함께 이 구덩이에 오셨으며, 다음에는 가섭(迦葉) 부처님도 여기 와서 그 제자들을 위하여 저것의 인연을 말씀하셨다. 이렇게 차례로 일곱째 부처인 나 석가모니도, 지금 너희들에게 저것의 인연과 그 내력을 말하고 저 벌레를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여러 현겁 중의 미래 부처님도 모두 그러하여 제자들을 데리고 이 구덩이에 와서 저 벌레를 가리키면서 저것이 전생에 지은 인연을 설명하실 것이다.”
029_1123_b_15L所以者何去有佛名曰尸棄將諸比丘臨過此示諸弟子爲說本末復次有佛曰隨葉亦復將從諸比丘衆往到其說其因緣從此命終還入地獄歷數萬億歲其後命終復生是中復有佛名曰拘留秦亦共徒衆圍遶至此坑垂示諸比丘說其本末次名拘那含牟尼佛亦共弟子來至此坑次迦葉佛亦來至此咸爲弟子說其因緣次第七佛我釋迦牟尼今示汝等因緣本末觀視其虫如是一切賢劫當來諸佛各各皆爾將諸弟子到其坑所指示其虫說其曩昔所造因緣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몹시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리고 서로 당부하였다.
“몸과 말과 뜻을 삼가고 단속하자.”
그들은 부처님 말씀을 믿어 받잡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23_c_05L諸比丘聞佛所說心驚毛豎共相勅愼護身口意業信受佛語歡喜奉行

62.사미균제품(沙彌均提品)단본에는 순번이 69이다
029_1123_c_07L沙彌均提品第六十二[丹本爲六十九]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029_1123_c_0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사리불은 밤낮 세 번씩 항상 천안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제도할 만한 이가 있으면 곧 가서 제도하였다.
그때 여러 상인들은 장사하러 다른 나라로 떠나면서 개 한 마리를 데리고 갔다. 도중에서 상인들은 잠이 깊이 들었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고요한 때를 기다려, 그 개는 상인들이 가지고 있던 고기를 훔쳐 먹었다. 사람들은 화를 내어 그 개를 때려 다리를 부러뜨린 채 빈 들에 내버리고 떠났다.
그때 사리불은 멀리서 천안으로, 그 개가 땅에 쓰러져 굶주리고 괴로워하면서 거의 죽게 된 것을 보았다. 그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얻은 밥을 가지고 성을 나와 개에게 가서 인자한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밥을 주었다. 개는 그 밥을 먹고 남은 목숨이 살아나자 매우 기뻐하고 못내 감사하였다.
그때 사리불은 그 개를 위하여 묘법을 자세히 해설하였다. 개는 이내 목숨을 마치고 사위국의 어느 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029_1123_c_09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尊者舍利弗晝夜三時恒以天眼觀視世閒誰應度者輒往度之爾時有諸估客欲詣他國其諸商人共將一狗至於中路衆賈頓息伺人不看閑靜之時狗便盜取衆賈人肉於時衆人卽懷瞋恚便共打狗而折其腳棄置空野捨之而去時舍利弗遙以天眼見此狗身攣躄在地飢餓困篤懸命垂死著衣持鉢入城乞食得已持出飛至狗所慈心憐愍以食施與狗得其食濟活餘命心甚歡喜倍加踊躍時舍利弗卽爲其狗具足解說微妙之法狗便命終生舍衛國婆羅門家
029_1124_a_01L어느 때 사리불은 혼자 다니면서 걸식하였다. 바라문은 그를 보고 물었다.
“존자님은 혼자 다니시는데 사미가 없습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내게는 사미가 없소. 들으니 그대에게 아들이 있다는데 내게 줄 수 없겠는가?”
“내게 한 아들이 있는데, 이름이 균제(均提)입니다. 그러나 아직 나이 어려 심부름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앞으로 좀더 자라면 드리겠습니다.”
사리불은 그 말을 듣자 마음에 새겨 두고 기원으로 돌아왔다. 아이 나이 일곱 살이 되었을 때에 다시 가서 그 아들을 청하였다. 바라문은 곧 그 아들을 사리불에게 맡겨 스님이 되게 하였다. 사리불은 그 아이를 받아 기원으로 데리고 가서 여러 가지 묘법을 차례로 자세히 설명하여 주었다. 그는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아라한이 되어 6통(通)이 트이고 공덕을 모두 갖추었다.
029_1123_c_23L時舍利弗獨行乞食婆羅門見而問之言尊者獨行無沙彌耶舍利弗言我無沙彌聞卿有子當用見與婆羅門言我有一子字曰均提年旣孩幼不任使令比前長大當用相與時舍利弗聞彼語已卽戢在心還至祇洹至年七歲復來求之時婆羅門卽以其兒付舍利弗令使出家時舍利弗便受其兒將至祇洹聽爲沙彌漸爲具說種種妙法心意開解得阿羅漢六通淸徹功德悉備
그때 균제 사미는 처음으로 도를 얻고는, 제 지혜의 힘으로 지나간 세상을 관찰하였다.
‘나는 본래 어떤 업을 짓고 여기 와서 이 몸을 받았으며, 또 거룩한 스승님을 만나 도를 증득하였을까?’
그는 자기 전생을 관찰하다가, ‘나는 전생에 한 마리 개로서 우리 스승 사리불님의 은혜를 입고, 지금 사람 몸을 받아 도까지 얻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기쁜 마음이 솟아올라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스승님 은혜를 입고 온갖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었다. 이제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그 필요한 것을 이바지해 드리고 언제나 사미로 있으면서 대계(大戒)는 받지 않으리라.’
029_1124_a_10L時均提沙彌始得道已自以智力過去世本造何行來受此形得遭聖師而獲果證觀見前身作一餓狗蒙我和上舍利弗恩今得人身幷獲道果欣心內發而自念言我蒙師恩得脫諸苦今當盡身供給所須永作沙彌不受大戒
그때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저 사미는 전생에 어떤 나쁜 업을 지었기에 그 개 몸을 받았으며 또 어떤 선근을 심었기에 해탈을 얻었습니까?”
029_1124_a_17L爾時阿難而白佛言不審此人曩昔之時興何惡行受此狗身造何善根而得解脫
029_1124_b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가섭부처님 때에 여러 비구들이 한 곳에 모여 살았다. 어떤 젊은 비구는 음성이 청아하여 범패(梵唄)를 잘 불렀으므로 사람들은 모두 즐겨 들었다. 그러나 또 어떤 비구는 늙었을 뿐 아니라 음성이 둔탁하여 범패를 잘 부르지 못하면서도, 늘 스스로 노래를 불러 혼자 즐겼다. 그리고 그 늙은 비구는 이미 아라한이 되어 사문의 공덕을 완전히 갖추었다.
어느 때 음성이 아름다운 그 젊은 비구는, 늙은 비구의 둔탁한 음성을 듣고는 제 좋은 음성을 믿고, 늙은 비구를 조롱하였다.
‘지금 장로님 당신 음성은 마치 개 짖는 소리 같습니다.’
이렇게 무시하여 꾸짖을 때, 그 늙은 비구는 그를 불러 물었다.
‘너는 나를 아는가?’
젊은이는 대답하였다.
‘나는 당신을 잘 알지요. 당신은 가섭부처님의 제자 비구지요.’
‘나는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었고, 사문의 위의와 법식을 완전히 갖추었느니라.’
그때 젊은 비구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은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면서 황급히 스스로 꾸짖고, 곧 그 앞에서 죄를 참회하였다. 늙은 비구는 그 참회를 들어 주었다. 그 나쁜 말로 말미암아 5백 년 동안 개 몸을 받았고, 또 집을 떠나 깨끗한 계율을 가졌기 때문에 지금 나를 만나 해탈을 얻게 되었느니라.”
029_1124_a_19L佛告阿難乃往過去迦葉佛時有諸比丘集在一處時年少比丘音聲淸雅善巧讚唄所樂聽有一比丘年高耆老音聲濁不能經唄每自出聲而自娛樂老比丘已得羅漢沙門功德皆悉具于時年少妙音比丘見老沙門音聲鈍濁自恃好聲而呵之言今汝長聲如狗吠輕呵已竟時老比丘便呼年少汝識我不年少答言我大識汝是迦葉佛時比丘上座答曰今已得阿羅漢道沙門儀式悉具足時年少比丘聞其所說心驚毛豎惶怖自責卽於其前懺悔過咎時老比丘卽聽懺悔由其惡言五百世中常受狗身由其出家持淨戒故今得見我蒙得解脫
그때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고 믿어 받들어 행하였다.
029_1124_b_12L爾時阿難聞佛所說歡喜信受頂戴奉行
賢愚經卷第十三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