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舊雜譬喩經卷下

ABC_IT_K1005_T_002
030_0310_b_01L구잡비유경 하권
030_0310_b_01L舊雜譬喩經卷下

오 천축삼장 강승회 한역
030_0310_b_02L吳天竺三藏康僧會譯

39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실 때, 어떤 사냥꾼이 활을 메고 십여 마리의 죽은 새를 지고 지나가다가, 부처님을 뵙고는 그 뜻이 정하고 날카로워 설법을 들어 마음으로 받들고자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곧 그치시고 그를 위해 설법하시지 않으셨다.
사냥꾼은 물러가면서 말하였다.
“만일 내가 부처가 되면 남을 위해 두루 설법하여 조금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사람은 마음을 모아 설교를 듣고자 하였는데 왜 거절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바로 큰 보살로서 뜻을 매우 깊고 굳게 세웠다.
옛날 그는 국왕으로서 여러 미녀들에게 마음을 고루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사랑을 받지 못한 이들이 짐독(鴆毒)으로 왕을 죽였다.
그 왕은 사냥꾼 집에 태어나고, 여러 미녀들은 새[鳥]의 세계에 떨어져 지금 그 죄를 마치고, 뒷날에 도를 성취할 것이다. 만일 내가 그를 위해 설법한다면 그 뜻이 아라한의 도에 떨어질까 두려워 설법하지 않았을 뿐이니라.”
030_0310_b_03L佛爲諸弟子說經時有射獵人擔弩及負十餘死鳥過往觀佛其意精銳願聞說經心欲聽受佛則止不爲說獵人退去便言若我作佛必普遍爲人說道無所違逆阿難問佛此人撰情欲聽典教何以逆之佛言此人是大菩薩立心深固昔爲國王於衆婇女意不平均不見幸者共鴆殺王生射獵家諸婇女皆墮鳥獸中今畢其罪後又成就若爲說經恐其意懼墮羅漢道故不爲說耳

40
옛날 어느 절에 금으로 된 솥이 있어서 다섯 가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도인들에게 이바지하였다.
그때 어떤 속인이 절에 들어가 그 금솥을 보고 훔쳐 가지려 하였으나 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거짓으로 사문이 되어 가사를 입고 중들 속에 들어가, 상좌(上座)들의 경전을 논하는 말 즉, ‘모든 죄와 복과 나고 죽음과 도를 깨닫는 데 있어서 그림자와 메아리 같은 그 갚음은 떠날 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도적은 마음이 열리어 부끄러워하고 후회하고는 뜻을 모으고 마음을 오로지하여 곧 도의 자취를 보았다. 그리고 그 인연을 생각하다가 ‘솥이 곧 내 스승이다’ 하고 특히 먼저 솥에 예배하고 세 번 돈 뒤에 여러 사문들을 위하여 스스로 도를 설법하였다.
대개 깨달음에는 그 인연이 있는 것이니, 마음이 전일하면 진리를 보지 못하는 일이 없느니라.
030_0310_b_14L昔佛寺中有金釜以烹五味供給道時有凡人入觀見金釜欲盜取之無所因詐作沙門被服入衆僧中上座論經說諸罪福生死證要影嚮之報不可得離之證盜人意中開悟懷慚悔撰情專心則見道迹思惟所釜是我師特先禮釜繞之三帀衆沙門具自道說夫覺悟各有所因心專一者莫不見諦也
030_0310_c_01L
41
옛날 아나율(阿那律)이 이미 아라한이 되었을 때다.
여러 비구들 중에 얼굴이 아름다워 마치 여자 같은 어떤 비구가 혼자 수풀 속으로 갔다. 어떤 경박한 젊은이가 그것을 보고 여자라 생각하고는 삿된 성정이 움직여 관계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그것이 남자인 것을 알자 제 몸이 변하여 여자가 된 것을 보고 부끄럽고 당황하고 답답하여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산중을 헤매면서 여러 해를 지냈다.
그 집 처자들은 그가 어디서 살고 있는지 모르자 이미 죽었다 생각하고 날마다 슬피 울고 있었다.
아나율이 걸식하면서 그 집에 이르렀다. 그 부인은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하소연하고 복의 힘으로 살아가게 해 줄 것을 빌었다.
아나율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다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생겨 산중으로 들어가 그 사람을 찾아 만나보았다. 그는 곧 잘못을 뉘우치면서 제 몸을 꾸짖었다. 그러자 도로 남자가 되어 다시 제 집으로 돌아가 처자를 만나게 되었다.
대개 도를 얻으려는 사람은 나쁜 마음으로 남을 대하지 않아야 하나니, 도리어 그 재앙을 받기 때문이다.
030_0310_c_01L昔阿那律已得羅漢衆比丘中顏容端正有似女人時獨行草中有輕薄年少見之謂是女人邪性泆動欲干犯之知是男子自視其形變成女人慚愧鬱毒自放深山遂不敢歸經踰數其家妻子生不知處謂已死亡悲號無寧阿那律行分衛往至其家人涕泣自說其夫不歸乞丏福力使得生活阿那律嘿然不應心有哀念乃至山中求與相見此人便悔過自責其身還成男子遂得還歸家室相見凡得道人不可以惡向之反受其殃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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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옛날 어떤 비구가 텅 비고 고요한 곳에서 나무 밑에 앉아 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나무 위에 있던 원숭이가 비구가 밑에서 밥을 먹는 것을 보고 내려와서 그 곁에 머물렀다.
비구는 남은 밥을 그에게 주었다. 원숭이는 밥을 얻어 먹고는 곧 물을 길어 와서 비구의 손 씻는 물을 대주었다.
이렇게 하여 여러 달을 지냈다. 어느날 비구는 밥을 먹을 때 그만 원숭이를 잊고 밥을 남기지 않았다. 밥을 얻어 먹지 못한 원숭이는 매우 성을 내어 비구의 가사를 갖고 나무 위로 올라가 모두 찢어 버렸다. 비구는 분이 나서 이 짐승을 지팡이로 때리자 원숭이가 정통으로 맞아 땅에 떨어져 이내 죽었다.
여러 원숭이들이 몰려와 시끄러이 떠들면서 죽은 원숭이를 같이 메고 절로 갔다. 비구들은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알고 곧 여러 비구들을 모아 그 이유를 따져 물어 보았다. 이 비구는 그 사실을 자세히 설법하였다.
이에 법규를 세웠다.
‘오늘부터 비구들이 밥을 먹을 때에는 다 먹지 말고 모두 그 일부를 덜어 남겨 두었다가 다른 동물들에게 주자.’
단월이 음식을 베푸는 것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030_0310_c_14L昔有比丘於空閑樹下坐行道意樹上有一獼猴見比丘食下住其比丘以餘飯與之獼猴得食輒行取水以給澡洗如是連月後日食忽忘不留飯獼猴不得食大怒取比丘袈裟上樹悉裂敗之比丘忿此畜生以杖捶誤中墮地獼猴卽死數獼猴竝來譟讙共輿死獼猴到佛寺中丘僧知必有以則合會諸比丘推問其意此比丘具說其實於是造教從今日比丘每食皆當割省留餘以施蠕動不得盡之檀越丏飯由此爲始也

43
옛날 어떤 자라가 큰 가뭄을 만나 호수와 숲이 모두 말랐기 때문에 먹이가 있는 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때 큰 고니들이 그 곁에 모여 살았으므로 자라는 그들에게 살려 주기를 애걸하였다. 그래서 고니는 자라를 입에 물고 도시 위를 날아 지나갔다. 자라는 잠자코 있지 못하고 소리를 내어 물었다.
“어디로 가기에 이처럼 쉬지 않고 가는가?”
고니는 대답하려고 입을 벌렸다. 자라는 곧 땅에 떨어져 사람들이 잡아먹었다.
대개 사람이 어리석고 생각이 없어 말을 삼가지 않으면 그 비유가 이와 같으니라.
030_0311_a_03L昔有鼈遭遇枯旱湖澤乾竭不能自致有食之地時有大鵠集住其邊從求哀乞相濟度鵠啄銜之飛過都邑上鼈不嘿聲問此何等如是不止鵠便應之應之口開鼈乃墮地人得屠裂食之夫人愚頑無慮不謹口舌其譬如是也

44
옛날 어떤 사문이 도인에게 머리를 깎았다. 머리를 깎고는 땅에 엎드려 그 발 아래 예배하고 말하였다.
“나로 하여금 후세에 마음이 정결하고 도인처럼 지혜가 있게 하여 주십시오.”
도인은 말하였다.
“그대로 하여금 나보다 나은 지혜를 얻게 하리라.”
그 사람은 예배하고 떠났다.
그는 뒷날 목숨을 마치고 도리천에 났다가 천수가 다하고 내려와 큰성바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리고 뒤에 사문이 되어 지혜로써 도의 자취를 보았다. 이것은 지극한 뜻의 결과니라.
030_0311_a_10L昔有沙門令凡人剃頭剃頭已頭面著地作禮言願令我後世心意淨潔智慧如道人道人言令卿得慧勝我其人作禮而去後命盡生忉利天上天上壽盡來下生大姓家作子後得作沙門智慧得見道迹此至意所致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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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옛날 어떤 범지가 왕에게 구걸하러 갔다. 왕은 마침 사냥을 나가려고 그 범지에게 말하였다.
“저 궁전 위에서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려라.”
이내 사냥을 나가 짐승을 쫓아다니며 노느라고 신하들과 서로 헤어졌다. 왕은 산골짜기에 이르러 귀신을 만났다. 귀신이 잡아먹으려 할 때 왕은 그 귀신에게 말하였다.
“내 말을 들으라, 나는 아침에 성문에서 한 도인을 만났는데 그가 내게 구걸하였다. 그래서 나는 ‘궁전 위에서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지금 잠깐 돌아가 그 도인에게 물건을 주고 다시 와서 너에게 먹히리라.”
귀신은 말하였다.
“지금 너를 먹고 싶은데 너는 과연 기꺼이 다시 돌아오겠는가?”
“착하다. 진실로 신용이 없는 자라면 내가 어떻게 그 도인을 생각하겠는가?”
귀신은 곧 왕을 놓아 주었다.
왕은 궁중으로 돌아가 그 도인에게 물건을 내어 주고 나라를 태자에게 맡기고는 귀신에게로 돌아왔다. 귀신은 왕이 오는 것을 보고 그 지성에 감동되어 예로써 사과하고 감히 먹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왕은 지극한 정성으로 목숨을 보전하고 나라를 건졌거늘, 하물며 5계를 받들어 지니는 현자(賢者)이겠느냐? 지극한 정성의 보시는 그 복이 한량없느니라.”
030_0311_a_16L昔有梵志從國王丐王欲出獵梵志止殿上須我方還乃出獵追禽獸與臣下相失到山谷中與鬼相鬼欲啖之王曰聽我言朝來於城門中逢一道人從我丐我言止殿上待還今乞暫還與此道人物已當來就卿受啖鬼言今欲啖汝汝寧肯來王言善哉誠無信者我當念此道人耶鬼則放王王還宮出物與道人以國付太子王還就鬼鬼見王來其至誠禮謝不敢食也師曰王以一誠全命濟國何況賢者奉持五戒布施至意其福無量也

46
옛날 아육왕은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사문을 공양하되, 태자를 시켜 스스로 헤아려 공양거리를 마련하게 하였다. 태자는 은근히 화를 내었다.
‘내가 왕이 될 때에는 이 도인들을 모두 죽여 버리리라.’
도인은 마음으로 태자의 성낸 것을 알고 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세상에 오래 있지 않을 것입니다.”
태자는 놀라며 말하였다.
“도인은 그처럼 밝아 내 마음을 아셨습니다.”
그리하여 곧 생각을 돌렸다.
‘내가 왕이 될 때에는 이 도인들을 아버지보다 더 낫게 공양하리라.’
마음이 온화해지면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도인은 말하였다.
“태자가 왕이 될 때에는 나는 이미 천상에 날 것입니다.”
태자는 말하였다.
“거룩하십니다, 사문님.”
태자는 뒤에 국왕이 되어 5계와 10선으로 나라 정치를 행하여 마침내 나라가 번영하고 태평하였다.
030_0311_b_06L昔阿育王常好布施飯食沙門令太子自斟酌供具太子嘿恚言我作王悉當殺諸道人道人心知太子瞋謂太子言我不久在世間太子驚道人明乃爾知我心意卽反念作王時當供養道人勝我父心遂和則去惡就善道人言比卿作王時生天上已太子曰聖哉沙門後作國以五戒十善爲國政遂致隆平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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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옛날 어떤 사성(四姓)은 두 부인을 두었다. 큰 부인은 날마다 좋은 음식으로 사문에게 공양하므로 사문은 날마다 그 집으로 가서 공양을 받았다. 그러나 작은 부인은 그것을 매우 미워하였다.
이튿날 사문이 다시 왔을 때, 작은 부인이 곧 나가 발우를 받아 똥을 담고 밥을 그 위에 덮어 사문에게 주었다.
사문은 그것을 가지고 산중에 가서 막 먹으려 하다가 똥을 보고는 발우를 씻고 그 뒤로는 다시 가지 않았다.
그 뒤 작은 부인은 입안과 온몸에서 구린내가 나서 사람들이 그를 보면 모두 피해 달아났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똥구덩지옥[沸屎地獄]에 떨어졌다.
그리하여 수천만 년 동안 삼악도에 떠돌아다니다가 죄가 끝나고 사람이 되었을 때에는 언제나 대변 먹기를 생각하다가 얻지 못하면 뱃속이 뒤틀리는 듯 아팠다.
그 뒤에 남의 부인이 되어서는 자주 밤에 일어나 대변을 훔쳐 먹었다. 남편은 이상히 여겨 나가 찾다가 그 부인이 대변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전생에 지은 죄의 결과니라.
030_0311_b_15L昔有四姓取兩婦大婦日日以好飯供養沙門沙門日往取飯小婦患毒之明日沙門復來小婦則出取鉢以不淨著鉢中以飯置上授還沙門沙門持於山中適欲飯見不淨則澡洗鉢後不敢復往小婦口中及身體則俱人見皆走避後壽終墮沸屎地獄如是展轉三惡道數千萬歲罪畢得爲人常思欲食大便不得腹中絞痛後爲人婦夜起盜食大便如是數數夫怪之便往尋視見婦食屎此宿命行所致也
사람에게는 성취하기 어려운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탑을 세우는 것이요, 둘째는 초제승사(招提僧舍)를 짓는 것이며, 셋째는 비구들에게 공양하는 것이요, 넷째는 집을 떠나 사문이 되는 것이니, 이 네 가지를 성취하면 그 복이 한량없다. 왜냐 하면 이 삼계는 잠깐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람으로 태어나 재산이 있으면서 인색하고 탐하는 뿌리를 뽑고 때를 따라 보시하면 그 공덕은 순수히 성취될 것이니, 이것도 또한 얻기 어려운 것이다. 누가 이 복을 아는가. 오직 부처님뿐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030_0311_c_04L人有四難得成一者塔二者招提僧三者飯比丘僧四者出家作沙門是四事以立其福無量所以者何界時有耳已得作人復有財產能拔慳貪之本應時施惠功業純立是亦難得誰能知此福者唯佛耳
“비구는 음식으로 서로 부르는 것이 친하는 길이 아니요, 오직 경법(經法)으로 서로 가르치고 훈계하는 것이 친하는 길이다.
비구가 맛있는 음식으로 서로 보시함으로써 비구의 좋은 이름을 세상에 나타낸다면 후세에 아무 응함이 없고 또 부처님도 나쁜 평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외도의 수행자들이 비구를 보고 ‘부처님 제자들은 다만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서로 보시할 뿐이다. 누가 저렇게 가르쳤는가? 바로 부처님이다’라고 할 것이니, 그것은 부처님이 나쁜 평을 받게 되는 것이다.
비구가 경전과 계율과 도와 법으로 서로 청하면 그것은 매우 친해지는 길이다. 왜냐 하면 외도의 수행자들이 비구를 보고 ‘저 부처님 제자는 다만 경전과 계율과 도와 법으로만 서로 보시하고, 다른 것은 서로 주지 않는다’ 하면, 그 비구는 현세에서도 좋은 이름을 얻고 후세에서는 해탈을 얻으며, 부처님에게도 좋은 평이 있을 것이니 그들은 무어라고 말할 것인가?
‘부처님께서 바로 저 비구들의 스승으로서 그 제자들에게 다만 경전의 도로써 가르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으로써 보시한 것이 아니요, 다만 좋은 말로써 서로 보시해야 하느니라.”
030_0311_c_10L佛言比丘不以飯食轉相呼爲親道唯以經法轉相教誡爲親耳比丘以飯食美味轉相貢施見世於比丘善後世無所應於佛得惡論何以故外行家見比丘言佛弟子但以美飯食好衣轉相施耳誰教者是佛也佛得惡論比丘以經戒道法轉相請乃爲大親厚耳何以故外行家見比丘言佛弟子但以經戒道法轉相施無他相與於比丘現世得善名世得解脫於佛有善論何以言之佛是比丘師教弟子但以經道是故不必以飯食爲惠也但以善言轉相施上耳
030_0312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 만족할 줄 아는 것이란 이른바 한 벌 옷과 하루 한 끼를 구하고 항상 거닐면서 생각하며 밖으로 구하기를 생각하지 않고, 능히 쉬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만족할 줄 아는 것이다.
또 비구는 만족할 줄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이른바 경전과 계율을 알고 네 가지 선정과 네 가지 공정(空定)과 수다원과 사다함을 얻었다고 만족할 줄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니, 이와 같이 만족하다고 생각하지 말지니라.”
030_0312_a_01L佛言比丘當知足何等爲當知足趣求一衣一食常在經行念不念外能止不亂意是爲知足亦不當知足計所謂經戒逮得四禪及四空定須陁洹斯陁含未可計知足也如是爲不當計足矣

48
어떤 비구가 걸식하다가 소변이 너무 급해 길에 서서 소변을 보았다. 길 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모두 비웃으면서 말하였다.
“부처님 제자들은 걸음걸이에도 법도가 있고 입는 옷에도 위의가 있는데, 저 비구는 서서 소변을 보는구나. 참으로 우습다.”
그때 어떤 외도 니건(尼揵)의 종족은 사람들이 그 비구를 비웃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우리 니건 종족은 알몸으로 다니지마는 아무도 꾸짖는 사람이 없는데, 부처님 제자는 서서 소변한다 하여 사람들이 모두 웃는다. 그것은 우리들 스승에게는 법칙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웃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부처님 제자들의 법은 청정하고 예의가 있으며 이야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곧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여 사문이 되어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비유하면, 사자는 온갖 짐승 중의 왕인 것처럼 비구는 사람 중의 스승이다. 그러므로 쓰는 말씨에도 법이 있어야 하고, 걸어다니고 앉고 일어나는 데에도 위의가 있어서 사람의 법칙이 되어야 하므로, 스스로 가벼이 여기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가벼이 여기고 스스로 비방하는 것은 선현(先賢)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030_0312_a_07L有比丘分衛道住促迫卒失小便人見之皆共譏笑言佛弟子行步有法度被服有威儀而此比丘立住失小便甚可笑也時有外行尼揵種人譏笑此比丘卽自念言我曹尼揵種裸身而行都無問者佛弟子住小便而人皆共笑之如是者我曹師爲無法則故人不笑耳將獨佛弟子法淸淨有禮儀易爲論議故便自歸佛所作沙門卽得須陁洹比丘譬如師子衆獸中王人中師所語當用法步坐起當有威儀爲人法則不得自自輕自毀以辱先賢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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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제석천왕과 제1 사천왕은 보름날에 세 번 천하를 살펴본다. 누가 계율을 가지는가 하고. 그리하여 계율을 가지는 이를 보면 그 하늘들은 매우 기뻐한다.
마침 보름날이 되어 제석천왕은 정전(正殿)에 앉아 가만히 말하였다.
“만일 보름날에 세 가지를 재(齋)하는 사람이 천하에 있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내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곁에 있던 여러 하늘들은 깜짝 놀라면서 말하였다.
“다만 보름날에 세 가지를 재한다 하여 제석천왕과 같은 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아라한이 된 어떤 비구가 제석천왕의 마음 속 생각을 알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과연 저 제석천왕의 말과 같이 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제석천의 말은 믿을 수 없다. 그것은 진실한 말이 아니다. 왜냐 하면, 보름날에 세 가지 재에 정진하는 사람은 세상을 건너갈 수 있는데, 제석천을 해서 무엇하겠느냐? 이와 같이 그것은 진실한 말이 아니니 믿을 것이 못 된다. 누가 재의 복을 알겠는가? 오직 부처님뿐이니라.”
030_0312_a_20L天王釋及第一四天王十五日三視天下誰持戒者見持戒者天卽歡喜時以十五日天王釋在正殿坐處自念天下若十五日三齋者壽終可得吾位矣邊諸天大驚言但十五日三乃得如釋處有比丘已得阿羅漢卽知釋心念白佛言寧能審如釋語佛言釋語不可信爲不諦說何以十五日三齋精進者可得度世爲釋處如是爲不諦說爲未足信能知齋福者唯佛耳

50
바닷속에 큰 용이 있었다. 그 용은 염부제에 비를 내리려 하다가, 염부제땅에는 그 물을 감당할 것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그 땅에는 내 물을 감당할 것이 없을 것이니, 도로 내 바다에 비를 내리자’고 생각하였다.
부처님의 지혜로운 제자들은 위엄과 덕이 매우 커서 외도의 96종들에게 법을 주려 하다가 그것을 감당할 이가 없을까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부처님 제자들이 서로서로 베풀어 주는 것은 마치 저 용이 도로 바다에 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030_0312_b_08L海中有大龍龍欲雨閻浮利地恐地無當此水者龍意念地無當我雨者自海中雨耳佛慧弟子威德甚大以施外行九十六種道家恐無能堪者是故佛弟子展轉自相惠耳譬如龍自還雨海中也

51
옛날에 나이 백 20이 되는 어떤 범지가 있었다. 그는 젊어서부터 음심이 없어 장가도 들지 않고, 사람이 없는 깊은 산에 살면서 띠풀로 집을 삼고 쑥대로 자리를 삼으며 물과 과실로 음식을 삼아 어떤 재물도 쌓아 두지 않았다.
그리고 국왕이 청하였으나 가지 않고 마음은 함이 없는 고요한 곳에 있어서, 산중에서 수천 년을 지내면서 날마다 짐승들과 서로 즐겼다.
거기에 네 마리 짐승이 있었다. 첫째는 여우요, 둘째는 원숭이며 셋째는 수달이요, 넷째는 토끼였다.
그 네 마리 짐승은 날마다 그 도인에게서 경전과 계율의 법을 들었다.
이렇게 오래 지나자 그 많던 과실도 모두 없어졌다. 그래서 도인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려 하였다.
네 마리 짐승은 큰 시름에 빠져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는 각기 가서 도인을 위하여 공양할 것을 구해 오자.”
030_0312_b_14L昔有梵志年百二十少小不妻娶淫泆之情處深山無人之處以茅爲蓬蒿爲席以水果蓏爲食飯不積財寶國王娉之不往意靜處無爲山中數千餘歲日與禽獸相娛樂四獸一名狐二名獼猴三者獺四者兔此四獸日於道人所聽經說戒如是積食諸果蓏皆悉訖盡後道人意欲使徙去此四獸大愁憂不樂共議言我曹各行求索供養道人
030_0312_c_01L원숭이는 다른 산으로 가서 맛있는 과실을 가져와 도인에게 바치면서 떠나지 말기를 마음으로 원하였다.
여우도 사람으로 변하여 한 포대 밥과 미숫가루를 구해 와서 도인에게 바쳤다. 그것은 한 달 양식은 되었다. 그리고 머무르기를 원하였다.
수달은 물에 들어가 큰 고기를 잡아 와서 도인에게 바쳤다. 그것도 한 달 양식은 되었다. 그리고 떠나지 말기를 원하였다.
토끼는 생각하였다.
‘나는 무엇으로 저 도인을 공양할까?’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내 몸으로 공양하자.’
그리고 곧 가서 나무를 주워 와 불을 붙여 숯을 만들고는 도인에게 가서 말하였다.
“지금 나는 토끼가 되어 공양이 가장 박합니다. 이 불 속에 들어가 굽히어 내 몸으로 도인께 바칩니다. 하루 양식은 될 것입니다.”
토끼는 불 속에 몸을 던졌다.
도인은 토끼를 보고 그 인의(仁義)에 감동되고 또 그들을 가엾이 여겨 떠나지 않고 거기에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범지는 저 제화갈(提和竭)부처님이요, 토끼는 내 몸이며, 원숭이는 저 사리불이요, 여우는 저 아난이며, 수달은 저 목건련이니라.”
030_0312_c_01L獼猴去至他山中取甘果來以上道人願心莫狐亦復行化作人求食得一囊飯麨來以上道人可給一月糧願止留獺亦復入水取大魚來以上道人一月糧願莫去也兔自思念我當用何等供養道人耶自念當持身供養耳便行取樵以然火作炭往白道人言今我爲兔最小薄能請入火中作炙以身上道人可給一日糧兔便自投火火爲不然道人見兔感其仁義哀之則自止留佛言時梵志者提和竭佛是時兔者我身是獼猴者舍利弗是狐者阿難是獺者目揵連是也
030_0313_a_01L
52
옛날 도인 다섯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눈과 비를 만나 어떤 신사(神寺)에서 잤다. 그 집 안에는 귀신의 형상이 있는데, 그것은 그 나라 백성들과 관리들이 받들어 섬기는 것이었다.
그 중 네 사람이 말하였다.
“오늘 밤은 몹시 추운데 이 나무사람[木人]을 태워 불을 때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것은 사람들이 받들어 섬기는 것이니 부술 수가 없다.”
그리하여 부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 집에 있는 귀신들은 늘 사람을 잡아먹었다. 그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저 한 사람을 잡아먹자. 저 한 사람은 우리를 두려워하는데, 저 네 사람은 몹시 굳세어 범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감히 부수지 못한다는 사람을 억누를 것이다.”
네 사람은 밤에 귀신의 말을 듣고 일어나 동무를 불러 깨우고 왜 이 상(像)을 부수어 불을 때지 않느냐고 하며 가져다 불을 때었다. 그러자 귀신은 달아났다.
대개 도를 배우는 사람은 항상 마음을 굳게 가지고 겁내거나 약하지 않아서 귀신으로 하여금 사람의 틈을 타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030_0312_c_14L昔有五道人俱行道逢雨雪過一神寺中宿舍中有鬼神形像國人吏民所奉事者四人言今夕大寒可取是木人燒之用炊一人言此是人所事不可便置不破此室中鬼常啖人自相與語言正當啖彼一人是一人畏我餘四人惡不可犯其可止不敢破像夜聞鬼語起呼伴何不取破此像用炊乎便取燒之啖人鬼便奔走人學道常當堅心意不可怯弱令鬼神得人便也

53
옛날 어떤 국왕이 나라를 버리고 떠나 사문이 되어 산중에서 고요히 생각하면서 띠풀로 집을 삼고 쑥대로 자리를 삼아 스스로 뜻을 얻었다 하여 크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아, 시원하다.”
그러자 곁에 있던 도인이 물었다.
“그대는 시원하다고 하지마는 산중에서 혼자 앉아 도를 배우는데, 과연 무슨 즐거움이 있는가?”
사문은 말하였다.
“내가 왕으로 있을 때에는 많은 걱정이 있었다. 이웃 왕이 내 나라를 빼앗을까 두려워하였고, 사람들이 내 재물을 빼앗을까 걱정하였으며, 이익을 탐하는 사람의 해침을 받을까 두려워하였고, 혹은 신하들이 내 재물을 탐하여 뜻밖에도 반역할까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익을 탐하는 사람의 해침을 받을 걱정이 없으니 시원하기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시원하다고 말한 것이다.”
030_0313_a_02L昔有國王棄國行作沙門於山中精草茅爲屋蓬蒿爲席自謂得志笑言快哉邊道人問之卿快樂今獨坐山中學道將有何樂耶沙門言作王時所憂念多或恐鄰王奪我國恐人劫取我財物或恐我爲人所貪常畏臣下利我財寶反逆無時我作沙門人無貪利我者快不可言以是故言快耳

54
옛날 어떤 국왕이 도와 덕을 매우 좋아하여 항상 탑을 돌았다. 백 번 돌기를 마치기 전에 국경의 어느 왕이 쳐들어와서 그 나라를 빼앗으려 하였다.
가까운 신하가 매우 당황하여 곧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적의 군사가 옵니다. 원컨대 대왕은 이 탑 돌기를 그치고 돌아가 생각을 가다듬어 큰 도적을 물리치소서.”
왕은 말하였다.
“그 군사들이 여기 오는 것을 허락해 주라. 나는 이대로 돌고 있으리니.”
왕은 계속해서 탑을 돌았다.
그래서 탑 돌기를 마치기 전에 적의 군사들은 흩어져 돌아갔다.
대개 사람이 한결같은 마음과 확정한 뜻을 가지면 어떤 재앙도 사라지는 것이다.
030_0313_a_11L昔有國王大好道德常行繞塔百帀未竟邊國王來攻欲奪其國傍臣大恐怖卽行白王言有兵來至唯大王置斯旋塔還爲㩲慮以攘重寇王言聽使兵來我終不止心意如故繞塔未竟兵散罷去夫人有一心定意所不消也
030_0313_b_01L
55
옛날 어떤 국왕이 부처님 계신 곳을 지날 때마다 부처님께 예배하되, 진흙탕이거나 빗길이거나 가리지 않았다. 곁의 신하들은 그것을 걱정하여 저희끼리 말하였다.
“왕의 마음씀은 어찌 그처럼 자질구레하고 성가신가?”
왕은 이 말을 듣고 궁중으로 돌아가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가서 짐승 머리 백 개와 사람 머리 하나를 구해 가지고 오너라.”
이윽고 신하들은 아뢰었다.
“모두 가져 왔습니다.”
왕은 그들을 시켜 그것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팔라 하였다. 그러나 짐승 머리는 모두 팔렸지마는 사람 머리는 팔리지 않았다. 신하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짐승 머리 백 개는 다 팔렸지마는 이 사람 머리는 냄새 나고 문드러져 전연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
왕은 곁의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알지 못한다. 아까 내가 부처님 계신 곳을 지나다가 부처님께 예배하였을 때, 너희들은 ‘왕의 뜻은 자질구레하고 성가시다’고 말하였다. 내 머리를 알고 싶은가? 저 깨끗하지 못한, 죽은 사람 머리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복을 구하여 천상에 나야 하겠거늘, 너희들은 어리석어 그것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자질구레하다고 말하였다.”
곁의 신하들은 말하였다.
“진실로 대왕님 말씀과 같습니다.”
그들은 머리를 조아려 사과하였다.
“신(臣)들이 어리석어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만일 이 뒤에 대왕님이 다시 나가시면, 신들도 모두 말에서 내려 부처님께 예배하여 대왕님으로 법을 삼겠습니다.”
030_0313_a_18L昔有國王行常過佛爲作禮不避泥旁臣患之自相與語王作意何以煩碎乃爾王耳聞之王還宮勅臣下求百獸頭及人頭一枚來臣下白王言已具王令於市賣之皆售人頭不售臣下白言賣百獸頭皆售此人頭臭初無買者王語旁臣汝曹不解耳秘前者過佛所爲佛作禮汝曹言意煩碎欲知我頭者如此死人頭不潔淨當以求福可得上天汝曹愚癡不知反言煩乎旁臣言實如大王所說叩頭謝過臣等愚不及王後復出等皆下馬爲佛作禮以王爲法也

56
옛날 어떤 왕이 밖에 나갔다가 사문을 볼 때마다 곧 수레에서 내려 예배하였다. 그래서 도인은 말하였다.
“대왕은 그만두시오. 수레에서 내리시지 마시오.”
왕은 말하였다.
“나는 오르고 내리지 않습니다. 오르고 내리지 않는다고 말한 까닭은, 나는 지금 도인님께 예배함으로써 목숨을 마친 뒤에는 천상에 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를 뿐이요, 내리지 않는다고 말한 것입니다.”
030_0313_b_08L昔有國王出遊每見沙門輒下車爲沙門作禮道人言大王止不得下車我上不下也所以言上不下者我爲道人作禮壽終已後當生天上是故言上耳不下也

57
옛날 어떤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이 도로 제 마사(摩娑)1)의 옛 뼈로 돌아오므로 곁의 사람이 물었다.
“너는 죽었는데 무엇하러 다시 그 마사의 마른 뼈로 돌아오는가?”
혼은 대답하였다.
“이것은 내 옛몸이다. 이 몸은 살생하지 않았고 도둑질하거나 간음하거나 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미는 말 하거나 질투하거나 성내거나 어리석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 뒤에 천상에 나서 소원이 저절로 이루어져 즐겁기 끝이 없다. 그러므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다.”
030_0313_b_13L昔有人死已後魂神還自摩娑其故邊人問之汝已死何爲復用摩娑枯骨神言此是我故身身不殺生盜竊不他婬兩舌惡罵妄言綺語嫉妒不瞋恚不癡死後得生天上願自然快樂無極是故愛重之也
030_0313_c_01L
58
옛날 외국의 어떤 사문이 산중에서 길을 가는데, 어떤 귀신이 머리 없는 사람으로 변하여 사문 앞으로 왔다. 사문은 말하였다.
“머리 아플 걱정이 없구나. 눈으로 빛깔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들으며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보지마는 마침내 머리가 없으니, 얼마나 한결같이 유쾌하겠는가?”
귀신은 사라지더니, 다시 몸은 없고 손발만 있는 사람으로 변하였다.
사문은 말하였다.
“몸이 없으면 아프거나 가려움을 모르고 다섯 창자가 없으면 병을 모르리니, 얼마나 한결같이 유쾌하겠는가?”
귀신은 다시 손발이 없는 사람으로 변하여 한쪽 수레를 굴려 사문 앞으로 왔다. 도인은 말하였다.
“아주 유쾌하겠구나. 손과 발이 없으면 능히 가서 남의 재물을 빼앗을 수 없을 것이니, 얼마나 유쾌하겠는가?”
귀신은 말하였다.
“사문은 한결같은 마음을 지켜 움직이지 않는구나.”
귀신은 곧 얼굴이 단정한 남자로 변하여 도인의 발에 머리를 대고 말하였다.
“도인님은 그처럼 굳게 뜻을 가졌습니다. 지금 도인님의 공부하는 바는 오래지 않아 성취될 것입니다.”
귀신은 머리를 도인의 발에 대어 공경의 예를 올리고 떠났다.
030_0313_b_19L昔外國有沙門於山中行道有鬼變化作無頭人來到沙門前報言無頭痛之患目所以視色耳以聽聲鼻以知口以受味了無頭何一快乎鬼復沒去復化無身但有手足沙門言身者不知痛痒無五藏了不知病一快乎鬼復沒去更作無手足人一面車轉輪來至沙門道人言大快無有手足不能行取他財物何其快鬼言沙門守一心不動鬼便化作端正男子來頭面著道人足言道人持意堅乃如是今道人所學但成不頭面著足恭敬而去也

59
옛날 어떤 사문이 산중 길을 가다가 속옷이 풀어져 땅에 떨어졌다. 그는 곧 좌우를 돌아보고 천천히 옷을 당겨 입었다.
산신(山神)이 나와 그에게 말하였다.
“여기는 어떤 사람의 옷도 땅에 떨어진 일이 없는데, 왜 기면서 옷을 입는가?”
그는 말하였다.
“산신이 지금 나를 보았고, 나도 또 위를 쳐다보면 해와 달과 하늘들이 나를 보는데, 도리에 있어서 몸을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다. 부끄러움이 없으면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니라.”
030_0313_c_09L昔沙門於山中行道裏衣解墮地便左右顧視徐牽衣衣之山神出謂道此閒亦無人民衣墮地何爲匍匐著衣沙門言山神見我我亦復自見上日月諸天見我於義不可身露有慚愧非佛弟子也
030_0314_a_01L
60
옛날 어떤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지옥에 함께 떨어져 한 솥에 같이 있으면서 각기 전생의 죄를 말하려 하였다.
첫째 사람은 ‘사(沙)’라고 말하고, 둘째 사람은 ‘나(那)’, 셋째 사람은 ‘특(特)’, 넷째 사람은 ‘섭(涉)’, 다섯째 사람은 ‘고(姑)’, 여섯째 사람은 ‘타라(陁羅)’라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보고 웃으시자, 목건련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왜 웃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지옥에 함께 떨어져 한 솥에 같이 있으면서, 각기 전생에 지은 죄를 말하려 하는데, 솥의 물이 펄펄 끓어 오르기 때문에 첫 마디 말을 내자 둘째 말이 나오기 전에 물을 따라 밑으로 내려갔다.
첫째 사람이 ‘사’라고 말한 것은 ‘세간의 60억 년이 지옥의 하루이니 언제 끝날까’ 하는 뜻이요, 둘째 사람이 ‘나’라고 말한 것은 ‘언제 벗어날는지 기약이 없네’라는 뜻이며, 셋째 사람이 ‘특’이라고 말한 것은 ‘아아,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뜻인데, 제 마음을 조복 받지 못하고 다섯 집의 재물을 빼앗아 거룩한 세 분께 공양하였지마는 어리석고 탐하여 만족할 줄 몰랐으니 지금 후회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넷째 사람이 ‘섭’이라고 말한 것은 ‘살림살이를 지성으로 하지 못하여 내 재산이 남에게 속해버렸으니 매우 고통스럽다’는 뜻이요, 다섯째 사람이 ‘고’라고 말한 것은 ‘누가 나를 보호하여 지옥에서 나갈 수 있으면, 다시는 계율을 범하지 않고 천상에 나서 즐기겠다’는 뜻이며, 여섯째 사람이 ‘타라’라고 말한 것은 ‘위의 이 일은 본래부터 계획한 것이 아니니, 마치 수레를 잘 몰지 못하여 바른 길을 잃고 삿된 길로 들어가 수레 굴대를 부러뜨린 것과 같으니, 후회하여도 어쩔수없다’는 뜻이니라.”
030_0313_c_15L昔有六人爲伴俱墮地獄中同在一釜中皆欲說本罪一人言沙二人言三人言特四人言涉五人言姑人言陁羅佛見之笑目揵連問佛以故笑佛言有六人爲伴俱墮地獄中共在一釜中各欲說本罪湯沸涌躍不能得再語各一語便迴下一人言沙者世閒六十億萬歲在泥犂中爲一日何時當竟第二人言那者無有亦不知何時當得脫第三人言特咄咄當用治生爲如是不能自制奪五家分供養三尊愚貪無足今悔何益四人言涉者言治生亦不至誠我財產屬他人或爲得苦痛五人言姑者誰當保我從地獄中出便不復犯道禁得生天人樂者第六人言陁羅者是事上頭本不爲心計譬如御車失道入邪道折車軸悔無所復及也
이하 『아라한의 비유』에서 일곱 수(首)를 뽑아 적는다.
030_0314_a_11L折羅漢譬喩抄七首
030_0314_b_01L
61
옛날 부처님께서 사리불을 보내어, 서쪽에 이르러 장엄한 유위국(維衛國)에서, 그 부처님께 세 가지 일을 물으라고 하셨다. 즉 ‘부처님 몸이 편안한가, 한결같이 설법하시는가, 받드는 이가 불어가는가?’라고. 사리불은 부처님의 위엄과 신력을 받들고 그 나라로 가서 그와 같이 전하였다.
그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모두 편안하다.”
그리고 그 부처님께서 아유월치(阿惟越致) 바퀴를 굴려 이 칠주 보살(七住菩薩)을 위해 설법하셨다.
사리불은 이 설법을 듣고 그 나라에서 돌아오는데, 얼굴빛은 빛나고 걸음걸이는 보통 때보다 훌륭하였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네가 저기 갔다 오더니, 어찌하여 걸음걸이가 그처럼 편하고 즐거우냐?”
사리불은 아뢰었다.
“마치 굶주리고 떨던 가난한 사람이 수미산 같은 큰 보물을 얻은 것 같은데,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좋은 일이다.”
사리불은 다시 아뢰었다.
“저는 거기 가서 그 부처님으로부터 아유월치의 매우 깊은 법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좋구나. 너의 말과 같다.”
030_0314_a_12L昔佛遣舍利弗西至維衛莊嚴剎土問訊彼佛三事佛身安隱不說法如常不受者增進不舍利弗卽承佛威神往詣彼剎宣令如是彼佛報言悉安隱於時彼佛轉阿惟越致輪七住菩薩說法舍利弗聞之從彼剎姿色光明行步勝常佛告舍利汝到彼何故侅步怡悅如是舍利弗白佛言譬如貧家飢凍之人大珍寶如須彌山寧歡喜不佛言舍利弗言我到彼剎得聞彼佛說阿惟越致深奧之事是以欣踊不能自勝佛言善哉如汝所言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큰 장자나 거사는 순수한 자마금(紫磨金)과 마니주(摩尼珠)를 보배로 삼는데, 그 집에 있는 구리와 쇠와 아연과 주석을 모두 밖으로 쓸어내어 쓰레기 통에 버렸을 때, 어떤 가난한 사람이 그것을 주워 가지고 돌아와서 기뻐하면서 ‘나는 가라월(迦羅越:거사)의 보배를 많이 얻었다’고 말한다면, 과연 그것이 바로 장자의 진묘한 보배이겠느냐?”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들어 얻은 것도, 저 가난한 이의 그것과 같다. 저 부처의 말한 것은 다만 십주(十住)와 또 그 안에 있는 청정한 것만 칭찬한 것이니, 네가 들은 것은 말할 것도 못 되느니라.”
사리불은 곧 실망하고 근심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얻었다는 보배는 바로 아연이나 주석이었구나.”
사리불이 이렇게 말할 때, 한량없는 수의 사람들은 다 위없이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고, 또 한량없는 수의 사람들은 모두 아유안주(阿惟顔住)를 얻게 되었다.
030_0314_b_02L佛語舍利譬如長者大迦羅越純以紫磨金摩尼珠爲寶內有掃除銅鐵鈆錫棄在於外糞壤之中有貧匱者喜得持言我大得迦羅越寶寧是長者珍妙寶非答言非也佛語舍利弗汝所聞得如是貧者彼佛所說但十住事及在擧中淸淨之者汝所聞者不足言耳舍利弗卽愁毒如言我謂得寶反是鈆錫舍利弗說是事時無央數人皆發無上平等度意無央數人得阿惟顏住也

62
옛날 마하목건련이 나무 밑에 앉아 자기 도안(道眼)을 스스로 시험하여 8천 부처 세계를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보시는 것도 나보다는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자(師子)걸음으로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문(聲聞)의 부류로서 지금 왜 사자걸음을 걷느냐?”
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스스로 여덟 방면의 8천 부처 세계를 보았습니다. 아마 부처님께서 보시는 것도 저보다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자걸음을 걸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다. 목련이여, 본 바가 그처럼 넓고 크구나.”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그것은 마치 등불을 마니(摩尼)에 비교하는 것 같아서 그 거리가 너무 멀다.”
030_0314_b_13L昔摩訶目揵連坐於樹下自試道眼見八千佛剎意自念言如來所見尚不如我作師子步行詣佛所佛告目汝聲聞種今者何故作師子步連白佛我自所見八方面八千佛剎想佛所視又不如我故師子步佛言善哉目連所見廣大乃爾佛告目連譬如燈明比方摩尼相去甚多
030_0314_c_01L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 눈은 시방(十方)에 각기 열 개 항하(恒河)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본다. 한 개 모래알은 하나의 부처 세계인데 그 가운데 있는 것을 다 본다.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뱃 속으로 들어가는 이, 거기서 태어나는 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는 이, 악마를 항복 받는 이, 제석천과 범천이 와서 권하는 이, 법륜을 굴려 모든 법을 설명하는 이, 열반에 들려고 하는 이, 열반에 든 뒤에 사리로 불사르는 이 등 이러한 것이 이루 다 셀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 눈으로 그런 것들을 모두 다 보느니라.”
부처님은 두 눈썹 사이의 호상(毫相)에서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환히 비추시고, 몸 안의 광명을 놓아서는 팔방을 두루 비추시며, 발 밑의 광명을 놓아서 하방(下方)의 백천 세계를 모두 비추시니, 그 때마다 시방의 모든 세계는 여러 번 진동하되 그 큰 광명은 아무 걸림이 없었다.
030_0314_b_21L佛言我眼所見十方各如十恒沙剎一沙爲一佛剎盡見其中所有一切有從兜術天來入母腹中者及有生者有出家行學道者有降伏魔者有釋梵來勸助者有轉法輪一切說法者欲般泥洹者有已般泥洹燒舍利者是等輩不可計數我持是眼悉已見之佛放眉閒毫相之光徹照上方放身中光遍照八隅放足下光明洞照下方各百千剎應時十方諸剎六反震動其大光明無所罣礙
030_0315_a_01L그때 목건련은 부처님 앞에서 한량없는 수천의 항하 모래알 같은 끝없는 세계를 보았는데, 그 속에 있는 모든 것은 아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았다.
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10항하의 모래알 같은 세계가 지금 부처님께서 나타내신 그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믿지 않을까 하여 조금 말하였을 뿐이다. 지금 내가 이와 같이 나타낸 바는 이루 다 셀 수 없느니라.”
마하목건련은 이 말을 듣고 마치 큰산이 무너지듯 땅에 쓰러져 소리를 높여 크게 울면서 말하였다.
“저는 부처님의 공덕이 이러하여 차라리 저의 몸을 큰 지옥에 들어가게 할 망정 우협견자(右脇見者)는 백 겁을 지나더라도 아라한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여 알겠습니다.”
다시 대중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신통 제일이라고 말씀하시마는 그것은 아직 말할 것도 못 됩니다. 제가 지은 공덕도 이처럼 미치지 못하는데, 하물며 얻지 못한 것이겠습니까? 마음을 내어 공부하려면 마땅히 부처님과 같이 되기를 뜻할 것이요, 부디 저를 본받아 몹쓸 종자가 되지 마십시오.”
거기 모인 일체 용과 귀신과 백성들과 한량없는 수천 무리들은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뜻을 내었고, 큰 도의 마음을 낸 이는 곧 아유월치를 얻었으며, 이미 불퇴전을 얻은 이는 모두 아유안주(阿惟顔住)를 얻게 되었다.
030_0314_c_09L時目揵連卽於佛前見無央數千恒沙無邊其中所有如佛前說白佛言佛屬所說十恒沙剎今佛所現乃爾所乎語目連用汝不信故小說耳今我所現如是之比不可勝計摩訶目揵連聞說是事身卽躄地如大山崩擧聲大我憶知佛有是功德今方如此令我身入大泥梨右脅見者過於百劫不取羅漢目連便言諸在會者世尊說我神足第一尚不足言所作功德不及知此何況未有所得者耶發心所作當志如佛莫得效我化爲敗種一切會者龍神人民無央數千皆發無上平等度意發大道心者卽得阿惟越致已得不退轉者皆悉逮得阿惟顏住也

63
옛날 발저(拔抵)라는 용왕이 있었다. 위엄과 신력이 넓고 커서 감동시키는 바가 많았으나 성질이 조급하여 사나운 일을 많이 행하였다.
그래서 많은 용들을 모아 법답지 않은 일을 많이 행하되 바람과 비와 우레와 우박으로 사람과 짐승과 곤충들을 죽여 그 시체가 수없이 쌓였다.
아라한 만(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하였다.
“만일 한 사람을 죽이면 한 겁 동안 지옥에 떨어져 백 번 갚아도 죽을 죄는 오히려 끝나지 않는다는데, 지금 저 용은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중생을 죽인다. 저렇게 하기를 쉬지 않으면 더욱 제도하기 어려울 것이니, 우리 같이 가서 충고하여 그런 짓을 그치도록 하자.”
그때 부처님은 그것을 아시고 찬탄하셨다.
“너희들이 집을 나와 함이 없는 도를 구하는 것은 모든 재앙을 만난 목숨을 구제하려는 것인데 죄가 있는 이를 건지는 것은 당연히 매우 유쾌할 것이니, 그것이 곧 은혜를 갚는 것이다.”
그때 아라한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 만 사람이 한꺼번에 갈 것이 없다.”
그래서 한 사람씩 각각 갔으나 곧 그의 해침을 받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혼자 가서는 저 용을 꺾고 항복 받아 허물을 고치고 선으로 나아가도록 교화할 수 없다. 우리 만 사람의 힘을 모아 한꺼번에 가자.”
그리하여 모두 모아 다시 갔다.
용은 바람과 비와 우레와 우박을 내렸다. 그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여 갈 바를 몰랐다가 도리어 욕을 당하여 항복하고 돌아왔다.
030_0315_a_02L昔有龍王名曰拔抵威神廣遠多所感動志性急憋數爲暴虐多合龍共爲非法風雨霹靂雹殺人民鳥獸蠕積無央數有尊羅漢萬人自共議若殺一人墮地獄一劫百償死罪猶故不畢今者此龍殘害衆生前後不遂爾不休轉恐難度幸當共往諫止之耳時佛知之讚言善哉汝等出家求無爲道欲救一切危厄之命度有罪者大快當爾是爲報恩時諸羅漢自相謂言不足乃使萬人俱行於是一人各各更往輒被厄害不能自前還相謂言雖獨行不能降化屈折此龍使改爲善當更合會萬人功德俱時共行卽都復往龍放風雨雷雹霹靂萬人驚怖不知所至逆爲所辱頓伏來還
030_0315_b_01L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용이 그곳의 사람과 짐승들을 죽여, 그 죄는 헤아릴 수 없이 크고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우박 등을 퍼부어 만 명의 아라한을 떨게 하고, 그들의 옷에 비를 내려 마치 물에 빠진 사람 같은데, 그 죄는 크고 깊어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때 부처님은 기사굴산에서 일만 보살과 일만 아라한과 함께 계셨는데, 그 산을 떠나 용이 있는 곳으로 가셨다.
용은 곧 화를 내어 사나운 비와 큰 우레와 우박과 벽력을 일으켜, 우박 하나를 떨어뜨리면 사방 40발이 부서지고, 만일 땅에 떨어지면 땅 속으로 넉 자나 들어갔다. 그리하여 부처님과 보살들을 해치려 하였다.
마침 그때 우박이 내려오다가 공중에 멈추어 하늘 꽃으로 변하였고, 부처님이 광명을 놓아 여러 곳을 두루 비추셨다. 산중에 있던 여러 사냥꾼들은 구름과 비를 만나 어둠 속에서 헤매면서 동서를 분간하지 못하다가 만 명 아라한들과 합해 모두 광명을 찾아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용은 다시 벼락을 치면서 사방 40발 되는 큰 돌을 떨어뜨렸다. 그 돌이 땅에 떨어지면 땅 속으로 40발이나 들어갔다. 그 돌은 부처님 위에서 앞의 꽃과 합하여 꽃 일산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작은 용들의 우박과 돌은 사방으로 한 발로서, 모두 앞의 것과 같이 되었다.
그 아라한들은 용의 재변을 보고 모두 두려워하여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을 의지하였다.
그리고 용은 구름 속에서 우박과 돌이 꽃 일산으로 변하여 허공에 달려 내려오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내 몸을 굳게 서리어 결박하리라.’
이에 용은 몸을 40발로 만들어 부처님과 스님들 위에 떨어지려 하였다. 그리하여 곧 스스로 쳤으나 맞히지 못하고 땅에 쓰러져 한참 동안 온몸을 앓다가 머리를 들고 눈을 뜨고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 그리고 ‘내 계획은 하나도 뜻대로 되지 못하였다. 아마 이 분은 거룩하고 묘한 위없는 신인(神人)이 아닐까’ 하고 의심하였다.
030_0315_a_18L阿難白佛此龍殘殺乃爾所人及諸畜獸其罪大多已不可計今復加雹怖萬羅漢雨其衣被狀如溺人其罪深大叵復勝計是時佛在耆闍崛山與萬菩薩萬羅漢俱往詣異山到龍止所龍便瞋恚興暴雨漴雷雹霹靂其放一雹令辟方四十丈若至地者入地四尺欲以害佛及菩薩僧時雹適下住於空中化成天花佛放光明廣有所照諸在山中射獵行者遭値雲雨窈冥迷惑不識東西合萬餘人皆尋光來詣佛所住龍復霹靂下大石方四十丈若石至地者陷入地中當四十丈石於佛上與前華合化成華蓋小龍雹石各方一丈亦皆如是前諸羅漢見龍災變各懷恐怖前依近佛龍於雲間自見雹石化爲花蓋懸於虛空而不下至復自念言我當以身堅自蟠結令四十丈欲以澍佛及衆僧上卽時自撲無所能中遍身毒痛倒地甚久擧頭開目仰視見佛我之所爲皆不如意疑是尊妙無上神人
030_0315_c_01L그리고 작은 용들도 제 몸으로 쳤으나 부처님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때 용왕은 이내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나고, 여러 작은 용들도 모두 목숨을 마치고 하늘사내가 되어 내려와 부처님 곁에 섰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하늘들의 내력을 아느냐?”
아난은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아까 네가 말하기를, ‘나쁜 생각을 일으킨 그 용들의 큰 죄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 쳐서 땅에 떨어져 있으면서 한 번 선한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거룩한 것을 알았기 때문에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이 되었으니, 이 하늘들이 바로 그 용들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여러 하늘들은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때 산중에 있던 여러 사냥꾼으로서 부처님께 나아간 이들은 모두 “우리가 목숨을 해친 것도 이 용들에 비하면 아마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하고, 도의 마음을 내려 하다가 그래도 망설이고 있었다.
030_0315_b_18L於是小龍而皆自撲無所動搖龍王是時卽便命盡上生爲天諸餘小龍亦皆倂命得作天子皆悉來下住於佛邊佛告阿難汝知是天所從生不對曰不及佛言屬者諸龍興惡意者汝言罪大不可勝計自撲在地發一善心知佛爲尊命盡爲天此者是也天聞佛言及諸天子皆發無上平等度意是時獵人諸在山中來詣佛者皆自念言此龍之罪尚得解脫我之所害方之此龍蓋亦無幾欲發道意心尚猶豫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만 명 아라한들은 그 용들의 모든 죄를 구제하려 하였으나 힘이 미치지 못하였다. 그래서 만일 내가 없었더라면 그 용들에게 억눌려, 그들을 건지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도리어 그 죄만 더하였을 것이다. 만일 일체를 건지려 하거든 먼저 선정에 들어 건질 수 있는가를 생각한 뒤에 행하여야 한다. 너희들이 건지지 못하는 이라도 이 부처님은 건질 수 있느니라.”
그때 사냥꾼들을 이 말씀을 듣고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고 그 모임에 있는 하늘과 용과 사람들을 위하여, 부처님은 설법하시어 모두 아유월치를 얻게 하셨다.
옛날 용왕 발저는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이 바라문이 되었는데, 그때 발저의 제자 만 명은 석가모니의 인품을 보고 용맹스럽게 그 스승을 버리고 석가모니를 섬겼다. 그래서 발저는 원한을 품었기 때문에 그 죄로 용이 되었고, 부처님은 이미 덕을 이루어 일체를 많이 제도하여 그 제자 만 명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나 용의 나쁜 마음은 끝내 왕성하여 모든 것을 두루 해치려 하였다. 그 만 명 아라한은 용들을 가엾이 여겼기 때문에 그들을 건지려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일찍이 스승이었기 때문에 네 가지 도(道)는 넉넉하였지마는 오히려 그 욕을 당했던 것이다. 그들이 만일 보살이었더라면, 용이 아무리 해치려 하여도 마침내 감히 해치지 못하였을 것이다.
030_0315_c_06L佛告阿難此萬羅漢欲度諸罪力所不任若無我者爲龍所制不能度惡還益其罪欲度一切當先禪定思惟可度然後乃行汝等不能度者怛薩阿竭能度不度是時獵人聞說如是皆發無上平等度意天龍人民其在會者佛爲說經皆得阿惟越致昔龍王拔抵與釋迦文佛共爲婆羅門拔抵弟子時有萬見釋迦文爲人才猛捨其師事釋迦文拔抵懷恚罪至爲龍佛德旣成多度一切弟子萬人皆得羅漢龍惡遂盛廣欲爲害萬人愍傷故欲往度曾爲師故四道雖足猶受其辱若爲菩薩龍欲加惡終不敢也
030_0316_a_0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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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나라가 있었다. 백성들이 번성하고 남녀 노소들이 온갖 나쁜 짓을 두루 행하였다. 그러나 성질이 흉하고 사나워 교화하기 어려웠다.
부처님이 제자들을 데리고 그 이웃 나라로 가셨다. 5백 아라한의 마음은 몹시 교만하였다. 그래서 마하목건련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가 저기 가서 저 인민들을 제도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허락하셨다.
그는 가서 법의 도를 설명하였다.
“착한 일을 행하여야 한다. 만일 온갖 악을 행하면 그 죄는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자 온 나라 사람들은 그를 때리고 꾸짖으면서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돌아왔다.
사리불이 목련에게 말하였다.
“여러 사람을 교화시키려면 지혜로써 못난 체 하여야 합니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저기 가서 그 사람들을 권하여 제도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가기를 허락하셨다.
그는 가서 법과 계율을 설명하였으나 그들은 또 그것을 따르지 않고 도리어 때리며 욕하였다.
그리고 마하가섭과 높은 제자 5백 인이 차례로 갔으나 제도하지 못하고 모두 무시와 비방을 받았다.
030_0315_c_20L昔有一國人民熾盛男女大小廣爲諸惡性行剛憋兇暴難化佛將弟子到其鄰國五百羅漢心自貢高摩訶目揵連前白佛言我欲詣彼度諸人佛卽聽之往說經道言當爲善爲衆諸惡其罪難測覆一國人皆共撾罵不從其教於是復還舍利弗謂目揵欲教諸人當以智慧如更見毀利弗白佛我欲詣彼勸度人民佛復往爲說經戒復不從用而被唾辱摩訶迦葉及尊弟子合五百人以次遍不能度之咸見輕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나라 사람들이 포악하여 착한 가르침을 받지 않고 도리어 학대하고 욕을 보입니다. 한 사람의 아라한을 욕하여도 그 죄가 적지 않거늘, 하물며 그런 많은 사람의 가르침을 거스름이겠습니까? 마땅히 허공도 용납할 수 없는 중한 죄를 받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그 죄가 깊고 무겁지마는 보살이 보면 깨끗하여 죄가 없느니라.”
이에 문수사리를 보내어 제도하게 하셨다.
문수사리가 그 나라로 가자 모두 그를 찬탄하였다.
“현자의 하시는 일은 어찌 그리 유쾌하십니까?”
그리고 그들의 왕에게 가서 직접 칭찬하고, 늙고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두루 듣고 알게 하였다.
“아무개는 용맹스럽고 건장하며, 아무개는 어질고 효도스러우며, 아무개는 담이 크고 지혜롭다.”
이렇게 말하며 그들이 있는 곳을 따라 마음껏 칭찬하면서 모두 기쁨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이 어른의 말씀은 신묘하여 우리의 생각을 잘 알아 주시니 얼마나 유쾌하고 장하시냐?”
그들은 각기 금과 향과 꽃을 보살 위에 흩고, 또 모두 좋은 모직물과 비단 옷과 맛있는 음식을 보살에게 바쳤다. 그리고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030_0316_a_09L阿難白佛國人惡不受善教多所祈辱辱一羅漢其罪不訾況乃違戾爾所人教獲重罪虛空不容佛言此罪雖爲深菩薩視之靜爲無罪佛遣文殊師往度脫之卽到其國都讚歎言者所爲何乃快耶詣其王所皆面稱各令大小人人聞知言某勇健復仁孝某有膽慧隨其所在應意嘆皆歡喜不能自勝此大人所說神妙知我志操何一快善衆人各持金寶香花散菩薩上咸持好疊錦綵衣服甘脆美味飮食餚膳供奉菩薩皆發無上平等度意
030_0316_b_01L문수사리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내게 공양하기보다 우리 스승님께 공양하십시오. 우리 스승님의 이름은 부처님이라 합니다. 모두 같이 가서 공양하면 그 복은 한량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들은 못내 기뻐하면서 문수사리를 따라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니, 그들은 곧 아유월치를 얻었으며, 삼천세계는 크게 진동하였다. 그리고 산의 수풀과 나무들은 모두 찬탄하였다.
“문수사리는 이처럼 잘 제도하신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깊고 크다는 죄가 어디 있는가?”
5백 명 아라한들은 땅에 쓰러져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보살의 교화하는 위신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부처님이야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몹쓸 종족으로서 일체에 이익될 것이 없다.”
030_0316_a_22L文殊師利謂人民曰汝供養我不如與我師我師名佛可往共供之福倍無量一切甚悅文殊師利往詣佛所佛爲說經應時卽得阿惟越致三千國土爲大震動山林樹木皆讚言文殊師利善度如是佛告阿難深大之罪今爲所在五百羅漢躄地淚出菩薩威神所化如是何況如來可復稱說耶我爲敗無益一切也

65
옛날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무 밑에 앉아 한량없는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그 중에는 수다원을 얻은 이도 있고 혹은 사다함이나 아나함이나 아라한을 얻은 이도 있어서, 그런 사람들은 이루 다 셀 수 없었다.
그때 부처님 얼굴에 깨끗한 광명이 없어지면서 마치 근심하는 것 같았다.
아난은 부처님의 마음을 깊이 짐작하고 꿇어앉아 아뢰었다.
“제가 8년 동안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지마는, 오늘처럼 부처님 신관에 광명이 없던 적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어떤 변(變)이 있어 부처님을 그렇게 하시게 하였습니까, 지금 누가 큰 행을 잃었으며 누가 악을 지어 지옥에라도 떨어지겠습니까, 혹은 누가 근본 자리를 멀리 떠났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치 장사꾼이 많은 보물을 가지고 수천만 리 먼 길을 떠나 이익을 구할 때, 길에서 도적을 만나 보물을 모두 잃어버리고 발가벗은 몸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과 같다면 과연 근심하지 않겠는가?”
아난은 아뢰었다.
“그 근심은 아주 대단할 것입니다.”
030_0316_b_08L昔佛坐樹下時佛爲無央數人說法中有得須陁洹有斯陁含有阿那含得羅漢者如是之等不可計數時佛面色無有精光狀類如愁阿難深知佛意長跪白佛禮侍佛八年未曾見佛尊顏無有光明如今日也有何變應令佛如此今日誰有失大行者有爲惡墮地獄者誰有離遠本際者佛告阿難譬如商客多持珍寶及數千萬遠行求利道逢盜賊亡失財其身裸住無以自活寧愁憂不難白佛其愁甚劇
030_0316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수없는 겁 동안 부지런히 힘들여 도를 닦아 사람들을 모두 제도하여 부처가 되게 하려고 하였는데, 나는 지금 스스로 부처가 되었지마는 아무도 공덕을 짓는 이가 없구나. 그래서 나는 불쾌하여 얼굴빛이 변하는 것이다.”
아난은 아뢰었다.
“지금 부처님 제자로서 아라한을 얻은 이가 과거에도 이루 다 셀 수 없이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나함과 사다함과 수다원에 있어서도 그와 같이 이루 다 셀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제도할 공덕의 인(因)이 없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늙은 부부가 딸만 수십 명을 두었다면 그래도 능히 집을 다스려 문호(門戶)를 이룰 수 있겠느냐?”
“이룰 수 없습니다.”
030_0316_b_20L佛告阿難我從無數劫來勤苦爲道欲救度一切人民皆令得佛我今已爲自得作佛而無一人作功德者是以不樂身色爲變阿難白佛今佛弟子有得羅漢已過去者今現在住及當來者不可計數有得阿那含斯陁含須陁洹亦爾叵云何無因功德度者佛告阿難老公嫗生十數女當能典家成門戶阿難言不能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내 법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아라한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내 아들이 아니다. 그래서 좀처럼 부처의 나무 밑에 앉지 못한다. 그것은 마치 아무리 많은 딸이 있어도 모두 남에게 시집가고 나면 그 늙은 부부는 고독하게 되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때 부처님은 눈물 세 방울을 떨어뜨리셨다. 삼천대천세계는 그 때문에 진동하고, 수많은 하늘과 용과 신(神)과 사람들은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러자 부처님의 얼굴은 아름답고 기뻐지며, 수많은 광명은 천억만으로 변화하여 보통 때보다 몇 배나 더 시방세계를 환히 비추셨다. 그리하여 광명을 보는 이는 모두 제도를 받았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다시 이 광명의 신변과 미묘가 이러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치 늙은 부부가 하늘에 제사하고 땅에 기도하면서 아들을 구하다가, 늘그막에 가서 아들을 낳아 문호를 세운 것과 같거늘, 어찌 기뻐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축하하지 않겠는가? 지금 모든 중생들은 대승(大乘)의 뜻을 내었다. 그래서 부처 종자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다.”
030_0316_c_06L佛言雖有羅漢無央數千因我法生猶非我子會亦不能坐佛樹下故譬如生女雖爲衆多嫁適人公嫗孤獨我亦如是時佛涕泣墮三渧淚三千世界爲大震動央數天龍神人民皆發無上平等度應時佛面端正悅好無數光明千億萬變十方徹照倍異於常其見光者無不蒙度阿難白佛何以重光神變妙好乃如是佛告阿難如老公嫗祠天禱地求索子姓晩得生男豎立門戶豈不歡喜而自勞賀今諸一切發摩訶衍意是以踊躍佛種不絕故
030_0317_a_01L부처님은 수마제보살(須摩提菩薩)을 보내어 60억 항하의 모래알 같은 저 나라를 지나 그 나라로 가서 사자좌(師子座)의 온갖 음식거리를 가져 오게 하셨다. 그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거기 갔다 돌아와 높고 넓은 사자좌를 장엄하게 하고 일체 중생을 청하여 모이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낸 이들은 모두 저절로 된 사자좌의 천 잎사귀의 금연꽃 자리에 앉고, 일곱 가지 보배로 얽어 만든 장막 안이나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나무 밑에 앉은 이는 온갖 당기와 번기를 세우되 일곱 가지 보배로 자루를 만들었고 하늘 비단으로 번기를 만들었으며 하늘 문채 비단으로 꽃잎 일산을 만들었다.
부처님은 곧 대천세계를 목욕못으로 변화시키고 일곱 가지 보배 연꽃이 그 안에 가득 나게 하신 뒤에 자기 몸을 바꾸어 보살로 변해 나타내기도 하고, 혹은 제석천과 범천과 사천왕의 형상을 나타내어 온갖 맛있는 음식으로 일체 중생에게 두루 보시 공양할 때, 그 향기는 시방 일체 중생에게 널리 풍기어 향기를 맡은 이는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다시 온몸의 털구멍으로 향기를 내어 그 향기를 맡은 사람은 계속하여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030_0316_c_19L佛遣須摩提菩薩上國六十億恒沙數剎令詣彼國取師子座衆飮食如伸臂頃還來到此嚴莊師子高廣之座請諸一切無不會者其發無上平等度意者皆坐自然師子千葉金蓮花上坐有於七寶交露帳中於七寶樹下坐者豎諸幢幡七寶爲天錦爲幡天繒爲花蓋佛應時令大千國土變爲浴池七寶蓮華滿其中生佛自變身現作菩薩或復現形如釋梵四天王者廣爲大檀供養一萬味飯食其香廣聞十方一切聞食香皆發無上平等度意香香遍身從毛孔出展轉復聞毛孔之香者發無上平等度意
그리하여 시방의 가없는 나라가 모두 크게 진동하고, 그 나라마다 부처는 모두 그 곁에 있는 거룩한 보살들을 보내어 축하하였으니, 그것은 석가모니부처님이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보살 마음을 내게 하셨기 때문이었다.
그들 중에는 자마금으로 된 연꽃을 가지고 온 이도 있고, 마니보배로 된 연꽃을 가지고 온 이도 있어서, 각기 여러 가지 진귀한 보배로 된 연꽃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위에 흩었다.
부처님은 위신의 힘으로 그 흩는 꽃들을 모아 꽃 일산을 만들어 시방의 무수한 세계를 두루 덮자, 그 꽃 일산의 광명은 모든 세계를 밝게 비추어, 그윽하고 어두운 곳도 항상 밝으며, 지옥 중생과 아귀ㆍ6축(畜)들도 모두 큰 뜻을 내어 부처 되기를 구하였다.
부처님은 모인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어 이루 다 셀 수 없는 보살들은 모두 아유안주(阿惟顔住)를 얻게 되고, 또 이루 다 셀 수 없는 하늘 사람들은 나고 죽지 않는 진리를 얻었으며, 또 이루 다 셀 수 없는 용과 신과 사람들은 모두 아유월치를 얻게 되고, 또 모든 보살마하살은 다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030_0317_a_10L十方無涯坻剎爲大震動剎剎諸佛各遣左右尊菩薩來賀釋迦文用一切人民多發菩薩之心故也中有持紫磨金蓮花來者有持摩尼寶蓮花來者有將明月珠蓮花來者各各持雜尊寶蓮花共散佛上佛之威神皆令所散合成花覆遍十方無央數剎花蓋光明亦照諸剎幽冥之處恒爲明泥犂薜荔禽獸六畜皆發大意咸欲求佛佛爲一切會者說經不可計菩薩皆得阿惟顏住復不可計天人得無所從生法忍復不可計龍神人民得阿惟越復一切菩薩和薩皆發無上平等度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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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젊은 사람이 빈궁하여 다른 나라로 갔다가 맛있는 과실 하나를 얻었다. 그것은 향기롭고 아름다우며 또 커서 세상에 귀한 것이었다. 그래서 감히 먹지 못하고 마음으로 부모를 생각하여 그것을 드리려고, 곧 유야리(維耶離)로 돌아왔다.
그때 부처님은 여러 보살과 큰 제자들을 데리고 성 안으로 들어가 신도 장자의 청을 받아 그 집으로 가셨다. 그 사람이 집에 가기 전에 마침 부처님이 지나시자, 그는 그 과실을 부처님께 바쳤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랄 때까지 일찍이 부처라는 이름을 듣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부처님 발자국 수레바퀴 무늬가 일산 같고 그 광명은 갖가지로 변하되 모자라거나 줄지 않음을 보고, 발자국 곁에 서서 싫증 없이 들여다보다가, 마음으로 다행히 여겨 슬픔도 기쁨도 잊고 ‘걸어가신 발자국이 이러할 때에는 그의 몸은 참으로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한번 지나갔으니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나는 우선 부모님의 몫을 두고 이 사람이 오기를 기다려 이 과실을 드리리라’고 생각하였다.
030_0317_b_01L昔有一人年少貧苦行詣他國得一甘果香美且大世所希有輒愛惜之不敢䬽嘗心念父母欲以果與卽持果歸還耶離時佛入城與諸菩薩大弟子俱詣長者家就檀越請佛適過人未至家手持果投在佛處從少及長未曾聞佛見佛足迹相輪如蓋光色衆變亦無缺減便住足邊視之無厭心自僥倖亡悲亡喜地之行迹猶尚乃爾況此人身誠非世有度是行人必當來還我當掇置父母之分此人至以果上之
030_0317_c_01L부처님은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다. 그는 발자국 곁에 앉아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하였다. 길 가는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물었다.
“왜 이 과실을 가지고 여기 앉아 슬퍼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그 끝없이 거룩한 이의 발자국을 지키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신인(神人)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스스로 귀의하고 이 과실을 드리려 하는데 그 빛나는 신관을 지금까지 뵙지 못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니 얼마나 박복합니까? 그 때문에 슬퍼하는 것입니다.”
길을 가다가 모여 묻는 사람이 마치 구름 일산 같았으나 그들은 모두 그를 괴상히 여겨 어리석다 생각하면서 말하였다.
“한번 간 사람이 어디로 돌아올 지 어떻게 알아 여기서 기다리려 하는가?”
부처님께서는 단월 장자의 집에 가서 앉으시고, 여러 스님들도 손을 씻고 차례로 앉았다. 장자 집 노소(老少)들은 손수 음식을 날라다 차려 모두 갖추어졌다.
부처님께서 멀리 길에서 발자국을 지키면서 과실을 가지고 부처님께 드리려고 못내 기다리는 이의 보시를 생각하시고 공양을 마치셨다.
그 단월은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받으시고도 나는 생각하시지 않고, 밖에서 과실을 가지고 있는 이를 축원하시니, 혹 내 공양에 잘못된 것이 있는가?’
030_0317_b_13L佛未周旋人坐迹旁悲思淚出道路行者來問此人爲持果坐此悲耶答言守此無極尊迹待留神人冀其當還欲以此果自歸上之遲見光顏未得如願自鄙薄祐是故悲耳行路問者聚觀如雲豈怪此人謂之狂癡詎知行者還在何斯欲待之乎佛到檀越長者家坐衆僧澡訖以次坐定長者大小手下飯具衆味遍設皆悉備足佛遙達嚫中守迹持果延竦欲上佛者於是食檀越自念世尊達嚫屬不見及卽遙祝願外持果者將以所供有不可乎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장자의 공양에는 복이 갔을 뿐이다. 이른바 그는 아무리 넓은 마음으로 바라는 바가 있더라도 마음에 네 가지 두려움이 있고 그 뜻은 멸도(滅道)에 있으며, 저 밖에 있는 젊은이는 맛있는 과실을 가지고 한결같은 마음에 딴 생각이 없다. 즉 내 발자국을 지키면서 자비로써 나를 기다려 일체를 위하여 그 과실을 올리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러므로 여기 앉아서 멀리 축원하는 것이다.”
장자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저 사람은 과실을 보시하고 다른 음식이 없지마는 부처님께서는 그 덕을 찬탄하여 매우 높고 묘하다 하시고, 나는 큰 부자로서 풍부한 음식을 차렸건마는 그 경중을 헤아려 내 복이 그보다 못하다 하시니, 나도 부처님을 모시고 따라가서 그 사람을 보리라.’
부처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발자국을 지키는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셨다. 보살 제자들과 장자와 거사와 그 밖의 여러 사람들도 부처님을 따라갔다.
030_0317_c_02L佛告阿難長者供具福往耳所爲雖廣意有所冀心懷四懼志在滅度有年少手持甘果一心無他守我足迹慈悲待我思欲上果用一切故大道意是以在坐竝遙達嚫長者念是人果施而無異饌佛嘆其德甚爲高妙我雖豪富所設爲豐計意輕重福爲不如願侍隨佛往見此人便起坐到守迹人所菩薩弟子長者居士幷餘衆輩應時皆從
030_0318_a_01L과실을 가진 그는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았다. 몸에는 온갖 좋은 모양을 갖추었고 광명은 해와 달보다 빛났다. 그는 곧 앞으로 나와 부처님을 맞이해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과실을 가지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드리면서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곧 광명을 놓아 끝없이 밝게 비추셨다. 삼천세계는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하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도 모두 나타났다. 마치 거울 속의 모양이 멀고 가까움으로써 보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그 과실을 받아 여러 부처님께 차례로 주시어 한 과실로 하여금 끝없이 두루 차게 하셨다.
시방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도 각기 가사에서 금빛 광명의 손을 펴 천억의 불꽃을 놓았다. 그 불꽃 끝마다에 각각 저절로 보배 연꽃과 구슬로 엮은 장막과 사자좌가 있고, 그 위에 앉은 부처님과 보살들은 모두 보배 발우를 가지고 그 과실을 받은 뒤에 각기 과실 하나씩을 가지고 신통으로 축원하였고 석가모니부처님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리하여 이 세계에서 시방세계를 밝게 비추어 모든 허공과 신의 하늘에 충만하여 8방과 상ㆍ하에 빈틈이 없었다. 그리고 삼계의 모든 보살들은 기뻐하고 기리며 찬탄하고는 모두 그 은혜를 입었다.
030_0317_c_12L彼持果者遙見佛往身相衆好光踰日月卽前迎佛稽首作禮因以此果長跪上佛卽發無上平等度意佛放光明徹照無極三千世界爲大震動十方諸佛及諸菩薩應時皆現如鏡中像不以遠近無不見者佛爲受其果轉施諸佛令一果周遍無極十方諸佛及諸菩薩各從袈裟伸金光手放千億炎其一炎端各各自然有寶蓮花珠交露帳師子之座上有坐佛及諸菩薩皆持寶鉢受得此果各持一果神變達嚫釋迦文佛亦復如是於此世界照燿十方虛空神天一切充滿八維上下無空缺處皆助歡喜讚善稱嘆三界諸菩薩皆得應蒙
그때 과실을 올린 사람은 생멸이 없는 진리를 얻었고 부처님은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이 뒤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과존왕(果尊王)부처라 할 것이요, 그 나라는 아미타부처님의 세계와 같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분별하시는 이 국토라는 말을 듣는 이는 모두 저절로 청정하여 저 아유안(阿惟顔)을 얻었고, 장자와 거사로서 도의 자취로 향한 수없는 사람들은 모두 아유월치(阿惟越致)를 얻었으니, 크게 제도하는 그 덕은 이와 같았다.
030_0318_a_04L時上果者得不起忍佛授其決後當作佛號果尊王無上正覺所有國土如阿彌陁剎應聞世尊所別國土自然淸淨得阿惟顏長者居士向道迹者無數千人不退轉地大度其德如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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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올라가시어 그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실 때, 어떤 하늘이 목숨이 다하려고 일곱 가지 징조가 나타났다.
첫째는 목 안의 광명이 없어지고, 둘째는 머리를 장식한 꽃이 시들며, 셋째는 낯빛이 변하고, 넷째는 옷에 먼지가 앉으며, 다섯째는 겨드랑 밑에서 땀이 나고, 여섯째는 몸이 여위어지며, 일곱째는 본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여 ‘내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장차 하늘자리와 일곱 가지 보배의 궁전과 목욕하는 못과 동산의 과실과 자연으로 된 음식과 온갖 여자의 풍류를 버리고 구이나갈국(拘夷那竭國)의 문둥병 든 돼지 뱃속의 새끼로 태어나리라’는 것을 알았으므로 몹시 걱정하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하여 ‘무슨 방편으로 이 죄를 면할까’ 하고 생각하였다.
어떤 하늘이 그에게 말했다.
“지금 부처님께서는 여기서 그 어머님을 위하여 설법하고 계신다. 부처님께서는 삼계 중생들의 구주(救主)이시다. 오직 부처님만이 그대의 죄를 면하게 해 주실 것이다.”
030_0318_a_09L昔佛往到第二忉利天上爲母說經時有一天壽命垂盡有七事爲應者項中光滅二者頭上傅飾華萎者面色變四者衣上有塵五者腋下汗出六者身形瘦七者離本坐卽自思惟壽終之後當棄天座七寶殿館浴池園果自然飮食衆伎女樂更當下生於拘夷那竭國疥癩母豬腹中作子甚豫愁憂不知當作何等方便得免此罪有天語言今佛在此爲母說經佛爲三世一切之救唯佛能脫卿之罪耳
030_0318_b_01L그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아직 여쭙기도 전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일체 만물은 모두 덧없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너는 본래부터 아는데 왜 근심하고 걱정하는가?”
하늘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하늘복이 오래 가지 못하는 줄을 알기는 하지만 이 자리를 떠나 문둥병이 든 돼지 새끼가 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요, 다른 몸을 받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돼지 몸을 떠나려거든 마땅히 귀의하여 ‘나무 불ㆍ나무 법ㆍ나무 비구승, 즉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를 날마다 세 번씩 외우라.”
030_0318_a_21L卽到佛所稽首作禮未及發佛告天子一切萬物皆歸無常素所知何爲憂愁天白佛言雖知天福不可得久恨離此座當爲疥癩母豬作豚以是爲毒趣受他身不敢爲恐也佛言欲離豚身當三自歸言南無佛南無法南無比丘僧歸命佛命法歸命比丘僧如是日三
그 하늘은 부처님이 시키는 대로 밤낮으로 귀의하다가 이레 뒤에 목숨을 마치고, 유야리국(維耶離國)에 내려와 어떤 장자의 아들로 태어나 그 어머니 태 안에서 하루 세 번씩 ‘나무’ 하고, 처음으로 세상에 나서도 꿇어앉아 ‘나무’ 하였다. 그리고 그 어머니도 아기를 낳았지마는 오로가 없었다.
어머니 곁에 있는 몸종들도 두려워하여 아기를 버리고 달아나고, 어머니도 매우 괴상히 여겨, 아기가 땅에 떨어지면서 말하는 것을 요망한 일이다 생각하고 가만히 죽이려 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돌이켜 생각하였다.
‘내 아기가 괴상하지마는 만일 이 아이를 죽이면 그 아버지가 반드시 나를 죄 줄 것이니, 장자에게 아뢴 뒤에 천천히 죽여도 늦지 않다.’
그리하여 곧 아이를 안고 장자에게 가서 아뢰었다.
“사내를 낳았는데 태어나자마자 꿇어앉아 합장하고 거룩한 삼보에 귀의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온 집안이 모두 괴상히 여겨 요망한 일이라 합니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그 아이는 비범하오. 사람이 세상에 나서 백 년이나 혹은 8, 90을 살아도 거룩한 삼보에 귀의할 줄 모르거늘, 하물며 아이가 땅에 떨어지자 ‘나무 불’이라고 일컫는 것이겠는가? 잘 보살펴 기르고 부디 가벼이 여기지 마시오.”
030_0318_b_05L天從佛教晨夜自歸卻後七日天卽壽盡下生於維耶離國作長者子在母胞胎日三自歸始生墮地亦跪自歸母㝃娠又無惡露母旁侍婢怖而棄母亦深怪兒墮地語謂之熒惑欲殺之退自念言我少子怪若殺此父必罪我徐白長者殺之不晩卽收兒往白長者言產生一男甫初墮地長跪叉手自歸三尊闔門怪之謂爲熒惑父言止止此兒非凡人生在世行年百歲或八九十每尚不曉自歸三尊況兒墮地能稱南無佛養視之愼無輕慢
아이는 자라나 일곱 살이 되어, 그 동무들과 길가에서 유희하고 있었다. 그때 부처님 제자 사리불과 마하목건련이 마침 아이 곁을 지나갔다. 아이는 앞으로 나와 그 발에 예배하고 말하였다.
“사리불과 마하목건련께 문안드립니다.”
두 사람은 어린애가 비구에게 예배할 줄 아는 것을 보고 놀라고 괴상히 여겼다.
그러자 아이는 말하였다.
“도인들께서는 저를 알지 못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천상에서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실 때, 저는 그때 하늘로 있다가 인간에 내려와 돼지로 태어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의 지시를 받고 귀의하여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030_0318_b_18L兒遂長大年向七與其輩類於道邊戲時佛弟子舍利弗摩訶目揵連適過兒旁兒前禮足和南舍利弗摩訶目揵連舍利弗目揵連驚怪小兒能禮比丘兒言人不識我耶佛於天上爲母說經時爲天當下作豬從佛之教自歸得
030_0318_c_01L비구들은 곧 선정에 들어 이내 그것을 알고 곧 축원하여 ‘자리기(咨梨祇)’라고 하였다. 아이는 두 분에게 말하였다.
“저의 이름으로 부처님과 보살님들과 또 당신들을 청합니다.”
목련과 사리불은 그 청을 받았다.
아이는 돌아가 부모님께 아뢰었다.
“아까 길에서 유희하다가 부처님의 두 제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부처님과 사부대중에게 공양하시기를 청하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모는 그를 사랑하여 그 청을 들어 주었다.
어린 나이와 달리 큰 뜻을 내고, 또 그 전생을 아는 일을 기특히 여겨 아주 진기한 세상의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되 아이 생각보다 뛰어난 좋은 음식을 모두 구해 갖추었다.
부처님과 스님들은 각기 그 공덕으로 신통을 부려 그 아이 집으로 갔다. 부모와 노소들은 공양을 마치고 손 씻을 향기로운 물을 돌려 모든 것을 법답게 마쳤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그 부모와 아이와 안팎의 친족들은 곧 아유월치를 얻었다.
귀의하는 복을 제도하는 것도 이와 같거늘, 하물며 한평생 도의 가르침을 수행함이겠는가?
030_0318_c_02L比丘卽禪亦尋知之卽爲呪願言咨梨祇兒語目連及舍利弗願以我聲因請世尊諸菩薩僧幷及仁等舍利弗然受其言兒便還歸白父母言屬者遊戲見佛二弟子過因請佛及四輩飯願辦其甘脆父母愛之從其所言異其年幼開發大意又奇所作操識宿命爲極珍妙盡世名味求具精細過踰兒意佛及衆僧各以功德作神足來到兒舍飯父母小大供養畢訖行香澡水如法皆了佛爲說經父母及兒內外親屬應時皆得阿惟越致自歸之福所度如是況乃終年修道教乎
舊雜譬喩經卷下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māma의 음역. 고기ㆍ짐승 고기ㆍ동물질의 음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