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宋新譯三藏聖教序

ABC_IT_K1095_T_001
033_0805_a_01L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033_0805_a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

어제(御製)
033_0805_a_02L御製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033_0805_a_03L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性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眞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海譯三藏之祕言天地變化乎陰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細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若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歷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來坦蕩於無邊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033_0805_a_14L達磨西來法傳東土宣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滅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中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雪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起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所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元衆妙生乎太易摠繁形類竅鑿昏明絕彼是非開茲蒙昧
033_0805_b_01L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033_0805_a_22L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淨界騰音利益有情俱登覺岸成障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033_0805_b_10L幻化迷途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墯調御四衆積行十方澍花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033_0805_b_18L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
033_0805_b_21L
대방광총지보광명경(大方光總持寶光明經) 제1권
033_0805_b_21L大方廣摠持寶光明經卷第一

서천(西天) 중인도(中印度) 법천(法天) 한역
김철수 번역
033_0805_b_22L西天中印度摩伽陁國那爛陁寺傳教大師三藏賜紫沙門臣法天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33_0805_b_23L如是我聞
033_0805_c_01L어느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 취봉산(鷲峯山)에서 대비구(大比丘) 무리 백천인(百千人)과 함께 계셨는데, 일체의 백법(白法:善法)을 원만히 하시고 대사자후(大師子吼)의 지혜가 한량없으셨으며 크고 훌륭한 이로움[大善利]을 얻으셨다.
033_0805_c_01L一時世尊在王舍城鷲峯山中與大比丘衆百千人俱圓滿一切白法大師子吼智慧無量得大善
또한 많은 보살마하살 무리가 함께 있었으니 그들의 명호(名號)는
보현(普賢)보살마하살ㆍ보인수(寶印手)보살마하살ㆍ상현(常現)보살마하살ㆍ공덕장엄(功德藏嚴)보살마하살ㆍ복덕음(福德音)보살마하살ㆍ대혜(大慧)보살마하살ㆍ덕엄(德嚴)보살마하살ㆍ금강혜(金剛慧)보살마하살ㆍ금강장(金剛藏)보살마하살ㆍ금강광(金剛光)보살마하살ㆍ금강기장(金剛器仗)보살마하살ㆍ묘금강(妙金剛)보살마하살ㆍ지지(持地)보살마하살ㆍ현일체법(現一切法)보살마하살ㆍ관자재(觀自在)보살마하살ㆍ득대세지(得大勢至)보살마하살ㆍ견뢰혜(堅牢慧)보살마하살ㆍ금강길상(金剛吉祥)보살마하살ㆍ금강수(金剛手)보살마하살ㆍ묘길상(妙吉祥)보살마하살ㆍ멸악취(滅惡趣)보살마하살ㆍ제일체번뇌혜(除一切煩惱慧)보살마하살ㆍ안상보(安詳步)보살마하살ㆍ이취사(離取捨)보살마하살ㆍ전단향(栴檀香)보살마하살ㆍ해혜(海慧)보살마하살ㆍ난승(難勝)보살마하살ㆍ보승(寶勝)보살마하살ㆍ혜행(慧行)보살마하살ㆍ변적(辯積)보살마하살ㆍ묘향(妙香)보살마하살ㆍ자씨(慈氏)보살마하살과 이와 같이 동등한 한량없는 보살마하살들은 모두 불가사의해탈용맹삼마지문(不可思議解脫勇猛三摩地門)에 머물고 있었다.
033_0805_c_04L幷諸菩薩摩訶薩衆其名曰普賢菩薩摩訶薩寶印手菩薩摩訶常現菩薩摩訶薩功德莊嚴菩薩摩訶薩福德音菩薩摩訶薩大慧菩薩摩訶薩德嚴菩薩摩訶薩金剛慧菩薩摩訶薩金剛藏菩薩摩訶薩剛光菩薩摩訶薩金剛器仗菩薩摩訶薩妙金剛菩薩摩訶薩持地菩薩摩訶薩現一切法菩薩摩訶薩觀自在菩薩摩訶薩得大勢至菩薩摩訶堅牢慧菩薩摩訶薩金剛吉祥菩薩摩訶薩金剛手菩薩摩訶薩妙吉祥菩薩摩訶薩滅惡趣菩薩摩訶薩除一切煩惱慧菩薩摩訶薩安詳步菩薩摩訶薩離取捨菩薩摩訶薩檀香菩薩摩訶薩海慧菩薩摩訶薩難勝菩薩摩訶薩寶勝菩薩摩訶薩慧行菩薩摩訶薩辯積菩薩摩訶薩妙香菩薩摩訶薩慈氏菩薩摩訶薩如是等無量菩薩摩訶薩皆住不可思議解脫勇猛三摩地門
033_0806_a_01L또한 그들은 불공(不空)의 한량없는 음성(音聲)을 얻었기 때문에 일체의 음성과 제불(諸佛)의 찰토(刹土)가 고요하고 편안함을 관(觀)하였으며 수명(壽命)이 한량없는 대명칭(大名稱)을 얻었다. 삼계에 집착함이 없고 또한 파괴하지도 않으며, 일체지자(一切智者)의 권속이 되어 한량없는 온갖 삼마지(三摩地)와 삼마발저(三摩鉢底)21)를 출생시켜 갖가지 원(願)을 만족하게 하여 모두 다 반야바라밀다에 이르기 때문에 불공(不空)의 신업(身業)ㆍ어업(語業)ㆍ의업(意業)을 얻을 수 있으며, 일체지지(一切智智)와 한량없는 행원(行願)에 머물 수 있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의 해탈법문(解脫法門)을 훤히 깨달은 이와 같이 여러 대보살(大菩薩)들이 모두 와서 모여 자리에 앉았다.
033_0806_a_01L亦得不空無量音聲故觀一切音聲諸佛剎土寂然憺怕壽命無量得大名稱三界無著亦無破壞一切智者而爲眷屬出生無量諸三摩地三摩鉢底能滿衆願皆悉到於般若波羅蜜多故得不空身語意業得住一切智智無量行願了達空無相無願解脫法門如是等諸大菩薩衆皆來會坐
그때 보현보살마하살이 대중들이 모인 가운데에서 자리로부터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법계(法界)를 알 수 있습니까?”
033_0806_a_09L爾時普賢菩薩摩訶薩於衆會中座而起頂禮佛足而白佛言世尊界應云何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법계는 성품이 없어[無性] 누구도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선남자야, 마치 허공과 같아서 온갖 희론(戱論)을 여의었으나 희론을 여읜 것도 아니며, 취(取)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는[捨]것도 아니며, 성품도 아니고 성품이 없는 것도 아니며, 또한 처소(處所)도 없다. 선남자야, 그러므로 법계는 반드시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033_0806_a_12L佛言善男子此法界無無能知者何以故善男子由如虛離諸戲論非離戲論非取非捨非無性亦無處所善男子是故法界應如是知
그때 보현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법계는 어떻게 머물러야 합니까?”
033_0806_a_16L爾時普賢菩薩復白佛言世尊法界應云何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 처소가 없는데 하물며 머물 수 있겠는가? 선남자야, 이 법계는 생각으로 상상할 수도 없고 논의하여 말할 수도 없으며 자성(自性)이 없으므로 헤아려 알 수도 없다. 선남자야, 저 법계의 성품은 알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다.”
033_0806_a_18L佛言善男子處所尚無復有住善男子此法界不可思不可無自性無能了知善男子彼法界性不可知不可見
보현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리(菩提)라는 것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리는 한량없는 상(相)이 있어 헤아릴 수가 없다.”
033_0806_a_21L普賢菩薩復白佛世尊菩提者爲有幾何佛言善男菩提有無量相不可測量
033_0806_b_01L보현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법계는 다시 어떻게 분별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법계는 본래 분별할 수 없다.”
033_0806_a_23L普賢菩薩言世尊法界復云何分別佛言男子法界本無分別
보현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법계를 분별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범부중생(凡夫衆生)이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분별함이 있다는 것[有分別者]은 모든 어리석고 미혹한 중생이 분별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분별을 내는 것이다.”
033_0806_b_02L普賢菩薩言若法界不可分別者云何凡夫衆生而能解了佛言善男子有分別者卽是一切愚迷衆生於無分別而生分別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보리는 이와 같이 지극히 깊고 미묘하여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래 네가 말한 바와 같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리라는 것은 곧 일체법(一切法)이다. 온갖 희론을 여의었으므로 분별함이 없다.”
033_0806_b_06L普賢菩薩白佛言世尊如來菩提如是甚深微妙難解佛言善男子如是如是如汝所說佛復告言善男菩提者卽一切法也離諸戲論故無有分別
이때 그 무리 가운데 묘길상동자(妙吉祥童子)가 또한 자리하고 있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저희들에게 이 보광명총지법문(寶光明總持法門)을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지금 저 일체법해변재(一切法海辯才)보살마하살에게 물어 보아라, 그가 너를 위해 말해 줄 것이다.”
033_0806_b_10L時彼衆中妙吉祥童子亦在會坐座而起頂禮佛足白佛言世尊願爲我等說此寶光明摠持法門佛言男子汝今問彼一切法海辯才菩薩摩訶薩彼爲汝說
그러자 묘길상동자는 여래 앞에서 열 손가락을 합하여 합장한 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일체지자(一切智者)이시고 일체를 보실 수 있는 분[一切見者]이신데 왜 말씀해 주시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와 같은 대보살마하살이 있기 때문이니,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가 직접 말하지 않는다.”
033_0806_b_15L於是妙吉祥童子在如來前合十指爪掌白佛言世尊如來是一切智者一切見者云何不佛言善男子爲有如是大菩薩摩訶薩以是義故如來不說
묘길상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무엇 때문에 직접 말씀해 주시지 않으시고 저희들을 버린 것인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는 유정계(有情界)를 버리지 않는다. 선남자야, 나는 저 보살마하살이 말하는 것이 헤아려 측량하기가 불가사의함을 나타내 보이려고 하는 까닭이다.”
033_0806_b_19L妙吉祥言唯然世尊如來何故不自說耶棄捨我等佛言善男子吾非棄捨有情界善男子爲欲顯示彼菩薩摩訶薩所說挍量不可思議故
033_0806_c_01L그때 묘길상동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대자비가 한량없으시니 저희들을 위해 보광명총지법문을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지금 여기 보현보살마하살에게 물어보아라. 반드시 너를 위해 이 법문을 말해 줄 것이다. 선남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보살마하살은 지혜가 한량없다.”
033_0806_b_23L時妙吉祥童子復白佛言世尊唯願如來大慈無量爲我說是寶光明摠持法門佛言善男子汝今問此普賢菩薩摩訶薩必當爲汝說此法門男子當知此菩薩摩訶薩智慧無量
묘길상이 여쭈었다.
“여래께서 만약 저로 하여금 저 보현보살마하살에게 묻게 하신다면 저는 지금 당장 묻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아, 너는 스스로 이미 미진수(微塵數)와 같은 삼마지문(三摩地門)을 얻었는데 무엇 때문에 여래에게 묻느냐?”
033_0806_c_05L妙吉祥言如來若令我問彼普賢菩薩摩訶薩我今當問佛言妙吉祥自已得微塵等三摩地門何故問於如來
묘길상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비단 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뿐만 아니라 나아가 일체 여래께서 말씀하신 진여실성(眞如實性)을 잘 기억해 간직해 잊지 않고 금일에 이르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야, 그대는 지금 잘 말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아, 너는 마땅히 이 보현보살마하살에게 총지법문(總持法門)을 물어라.”
033_0806_c_09L妙吉祥言世尊我非但一佛所說之法乃至一切如來所說眞如實我能憶持不忘由如今日佛言善哉善男子汝今善說佛言妙吉汝當問此普賢菩薩摩訶薩摠持法門
묘길상동자가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보현보살마하살은 실상(實相)과 대승(大乘)의 법행(法行)을 깊이 통달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모두 자재법왕(自在法王)의 아들이니 어찌 차이가 있겠는가? 선남자야, 너는 복덕이 한량없고 공법(空法)에 통달하여 불가사의해탈삼마지문(不可思議解脫三摩地門)을 얻었다.”
033_0806_c_14L時妙吉祥童子白佛言世尊普賢菩薩摩訶薩深達實相大乘法佛言善男子汝等皆是自在法王之子豈得異乎善男子汝福德無量了達空法得不可思議解脫三摩地
묘길상동자는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받들어 보현보살마하살의 앞에서 열 손가락을 합해 합장하여 일심으로 공경하고 보현보살마하살에게 말했다.
“불자(佛子)시여, 바라건대 저를 위하여 이자법문(二字法門)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때 보현보살이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가 지금 질문한 이자(二字)는 무엇입니까?”
033_0806_c_19L于時妙吉祥童子承佛聖旨在普賢菩薩摩訶薩前合十指爪掌一心恭敬白普賢菩薩摩訶薩言佛子爲我說二字法門時普賢菩薩言善男子汝今所問二字者何
033_0807_a_01L묘길상동자가 보현보살에게 말했다.
“불자시여, 각(覺)과 각자(覺者) 두 문자는 어떠한 양상[相]입니까?”
보현보살이 말했다.
“불자여, 각(覺)은 본래 모습도 없고[無相]성품도 없고[無性]불가사의하여 이와 동등한 것도 없으며 온갖 희론(戱論)을 여의고 온갖 희론을 여읜 것도 아니며 언어로 논의하여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선남자여,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의 각성(覺性)은 이와 같습니다.”
033_0807_a_01L是時妙吉祥童子白普賢菩薩言佛子覺與覺者二字爲何等相普賢菩薩言佛子覺本無相無性可思議無有等等離諸戲論非離戲非言議之所能及善男子是故諸佛覺性如是
묘길상이 말했다.
“불자시여, 만약 부처님의 법이 희론이 아니라면 어떻게 부처님의 법을 이와 같이 말씀합니까?”
보현보살이 묘길상에게 말했다.
“불자시여, 언설을 여의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합니다.”
묘길상이 말했다.
“불자시여, 어떻게 언설을 여읩니까?”
보현보살이 말했다.
“묘길상이시여, 지혜는 언설을 여읩니다.”
033_0807_a_06L妙吉祥言佛子若佛法非戲論者云何佛法作如是說普賢菩薩告妙吉祥言佛子離言說故作如是說妙吉祥言佛子云何離言說普賢菩薩言妙吉祥智離言說
묘길상이 말했다.
“불자시여, 인식지혜[智]는 어떻게 압니까?”
보현보살이 말했다.
“묘길상이시여, 인식지혜는 성품이 없으며[無性]성품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非無性].”
묘길상이 말했다.
“불자시여, 어찌하여 인식지혜는 성품이 없으며 성품이 없는 것도 아닙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삼승법(三乘法)을 말합니까?”
보현보살이 말했다.
“묘길상이시여, 법계는 물듦[染]을 떠나 있는데 어떻게 설함[說]이 있겠습니까?”
033_0807_a_10L妙吉祥言佛子智云何知普賢菩薩言吉祥謂智無性智非無性妙吉祥言佛子云何智無性智非無性應云何說三乘法普賢菩薩言妙吉祥法界離染云何有說
묘길상이 말했다.
“어찌하여 일체법 이것은 또한 성품이 없으며, 어찌하여 여래의 성품은 무루(無漏)라고 말합니까?”
“5온(蘊)의 성품은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묘길상이 말했다.
“어떻게 보리(菩提)에 희론이 있습니까?”
보현보살이 말했다.
“불자시여, 보리에는 희론도 없고 희론을 여읜 것도 아닙니다. 이 보리에 희론이 있다거나 보리는 희론이 아니라거나 하는 것은 언어나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033_0807_a_15L妙吉祥言云何一切此亦無性云何說如來性無漏蘊性不可得故妙吉祥言云何菩提有戲論耶普賢菩薩言佛子菩提無有戲論非離戲論此菩提有戲論戲論者非言非說也
그때 세존께서 보현보살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선남자여, 그대가 말한 불가사의법문(不可思議法門)은 아득하고도 심원(深遠)하니, 이 진실 된 말은 천상(天上)이나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033_0807_a_20L是時世尊讚普賢菩薩摩訶薩言善哉善哉善男子如汝所說是不可思議法門幽邃深是眞實言天上人間無能解了
033_0807_b_01L묘길상동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일체법은 알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으며, 말할 수 있는 법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렇다, 그렇다.”
보현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청정한 법문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033_0807_a_23L妙吉祥童子白佛言世尊一切法不可知不可見無法可說佛言善男子如是如是時普賢菩薩摩訶薩復白佛言世尊今此淸淨法門難解難知佛言善男子如是如是
해혜(海慧)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 보현보살은 이와 같은 청정법문(淸淨法門)을 잘 말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렇다, 그렇다. 다시 선남자여, 일체 모든 법이 청정함은 마치 대법우(大法雨)가 적시는 것과 같다.”
033_0807_b_05L是時海慧菩薩白佛言世尊此普賢菩薩善說如是淸淨法門佛言善男如是如是復次善男子一切諸法淸淨若此霔大法雨
그때 평등적정바라대사라자(平等寂靜婆羅大娑羅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불가사의한 평등보리는 문자의 양상[文字相]을 떠나고 볼 수도 없으며 온갖 색상(色相)을 여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렇다, 그렇다. 법계의 성품은 온갖 모습[諸相]을 여의고 그것들을 소멸한다.”
033_0807_b_09L是時平等寂靜婆羅大娑羅子白佛世尊此不可思議平等菩提離文字相不可見離諸色相佛言善男子如是如是法界性離泯絕諸相
그때 묘길상동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공(空)은 어떤 모습입니까? 소리[聲]나 색(色)이 그 상호(相好)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길상아, 공(空)은 소리나 색을 여의었고 온갖 언설을 여의었으나 언설을 여읜 것도 아니다. 선남자여, 법성(法性)도 이와 같다. 공(空)이 문자를 여의었기 때문에 공이라고 말하는 것이며, 또한 말[言]을 여의었기 때문에 공이라고 말하니 선남자여, 공(空)이란 일체 법들의 자성(自性)이기 때문이다.”
033_0807_b_13L是時妙吉祥童子白佛言世尊空云何相爲聲爲色爲是相好佛言妙吉祥離聲色離諸言說非離言說善男子法性如是空離文字故說空又離言故說空善男子空者一切法法之自性故
그때 장로 사리불(舍利弗)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를 관찰하면 대변현불가사의해탈보살(大變現不可思議解脫菩薩)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아라한의 지혜보다는 초발심보살의 지혜가 훨씬 심원(深遠)한데, 하물며 이 보살에 있어서이겠느냐? 왜냐하면 초발심보살은 장차 성불할 수 있으나 아라한은 끝내 성불할 수 없기 때문이다.”
033_0807_b_19L是時長老舍利弗白佛言世尊如來觀此得大變現不可思議解脫菩薩耶佛告長老舍利弗言此阿羅漢智慧與初發心菩薩智慧甚遠況此菩薩故所以者何初發心菩薩當得成佛阿羅漢終不能得
033_0807_c_01L그때 일체법자재왕(一切法自在王)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제가 다 헤아려 알겠습니다. 이 성문은 성문법(聲聞法)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성문은 성문법을 얻지 못한 것도 아니다. 또한 선남자여, 만약 성문이 보살과 대론(對論)한다면 지혜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칠 바가 못 된다.”
033_0807_c_01L是時切法自在王菩薩白佛言世尊如佛所說我悉了知此聲聞應不得聲聞佛言善男子此聲聞非不得聲聞復次善男子若聲聞與菩薩對論智慧有殊是故所不能及
그때 묘길상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어찌하여 사리불이 지혜제일(智慧第一)을 얻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묘길상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바 이지만 실제로 얻을 것이 없다.”
033_0807_c_06L是時妙吉祥白佛言世尊如來云何說此舍利弗得智慧第一佛告妙吉祥如我所實無所得
그때 묘길상동자가 장로 사리불에게 말했다.
“장로시여, 당신은 어떻게 성문법을 얻으셨습니까?”
사리불이 말했다.
“저는 그 말씀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묘길상이 말했다.
“당신은 결코 범부(凡夫)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선남자여.”
033_0807_c_09L是時妙吉祥童子語長老舍利弗言長老汝云何得聲聞法舍利弗言我所不任妙吉祥言汝豈非凡夫不不也善男子
묘길상이 말했다.
“사리불이여, 당신은 어떻게 공부하셨습니까?”
사리불이 말했다.
“저는 공부한 바가 없습니다.”
033_0807_c_12L妙吉祥言利弗汝應云何學舍利弗言我無所
묘길상이 말했다.
“어떻게 지혜제일을 얻으셨습니까?”
사리불이 말했다.
“저는 또한 그 말씀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033_0807_c_14L妙吉祥言云何得智慧第一舍利弗言我亦不任
묘길상이 다시 장로 사리불에게 말했다.
“당신은 범부도 아니신데 또한 지혜제일도 아니라 하시니 그렇다면 어떤 사람입니까?”
사리불이 말했다.
“선남자여, 저 또한 알지 못하겠습니다. 당신의 지혜는 한량없어 마치 큰 바다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지금 당신을 상대하여 토론하지 않습니다.”
묘길상이 말했다.
“장로 사리불이시여, 그런 말씀 마십시오. 당신은 연세도 많으시고 덕을 갖추신 분이신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겸양(謙讓)하십니까?”
033_0807_c_15L妙吉祥復語長老舍利弗言汝旣非凡夫又非智慧第一爲是何人舍利弗言善男子我亦不汝智慧無量由如巨海是故我今非汝對論妙吉祥言長老舍利弗作是說汝自耆年宿德何故謙讓
033_0808_a_01L사리불이 말했다.
“선남자시여, 제가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덕도 없고 증득한 바도 없습니다. 또한 선남자시여, 비유하자면 일체의 차별적인 만법(萬法)은 마치 큰 산악과 같아서 금강(金剛)으로 한 번 가격하면 깨뜨려 티끌처럼 부술 수 있습니다. 선남자시여, 당신도 또한 이와 같아서 한 털구멍에 있는 지혜도 그 분량이 미진수(微塵數)와 같습니다. 일체 중생들은 모두 다 저와 같습니다. 저는 감히 당신에 미치지 못합니다. 선남자시여, 하물며 어찌 저 한 사람뿐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저는 지금 그 말씀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선남자여, 가령 몸집이 크고 성질이 못된 코끼리가 그 몸이 거대하고 기력이 세다 하더라도 사람이 갈고리[鉤]를 사용하면 능히 조복시킬 수 있는 것처럼 저 또한 이와 같습니다. 선남자시여, 왜냐하면 당신에게는 큰 지혜의 힘이 있고 저의 힘은 겁약(怯弱)하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시여, 당신들은 큰 용[大龍]과 같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저의 힘이 인자(仁者)들과 대적이 되겠습니까?”
033_0807_c_20L利弗言善男子我雖耆年無德無證復次善男子譬如一切差別萬法如巨嶽金剛一擊殞碎如塵善男子汝亦如是於一毛孔所有智慧量等微塵數一切衆生皆悉如我亦所不善男子況我一人乎是故我今亦所不任善男子如大惡象其身偉大氣力便多人用其鉤而能制伏我亦如是善男子所以者何汝有大智力我力怯弱善男子汝等同於大龍何我力與仁者敵
장로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예컨대 타고난 맹인(盲人)이 다른 지방으로 가려고 도로(道路)를 걷고 있는 동안 결정적으로 저 성읍(城邑)을 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두루 돌아다닐 수 있겠습니까?”
“선남자여, 이 또한 그러하다.”
“제가 인자(仁者)들에게 대론(對論)한다는 것은 마치 저 맹인과 같은 것이니 제가 지금 또한 그러합니다. 불도(佛道)는 광대하고 심원하니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마라. 여래의 위덕(威德)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잠시만 이근(耳根)을 거쳐도 항상 이 법을 얻게 한다. 사리불아, 하물며 그대는 이미 이 불가사의삼마지(不可思議三摩地)를 얻지 않았는가?”
033_0808_a_08L長老舍利弗白佛世尊如生盲人欲往他州在道路決定不能見彼城邑云何而能周徧遊歷善男子此亦如是我對仁者如彼盲人我今亦爾佛道懸曠由來甚遠當云何知佛告舍利弗勿作是如來威德能令一切衆生暫歷耳尚得此法舍利弗況汝已得此不可思議三摩地故
그때, 세존께서 이 법을 설하실 때, 천상과 인간의 9만 2천 중생이 모두 이 법을 얻었다.
그때 법혜(法慧)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받아 곧 삼매에 들었으니 보살무변상응보광명삼마지(菩薩無邊相應寶光明三摩地)였다.
그때 법혜보살은 곧장 시방의 십천불찰(十千佛刹)의 미진수(微塵數)와 같은 세계에 들어갔다. 낱낱의 방향에는 각각 십천불찰의 미진수와 같은 불세존들이 모두 바로 앞에 나타나셨다.
033_0808_a_16L是時世尊說是法天上人間有九萬二千衆生皆得是法是時法慧菩薩承佛威神卽入三昧名菩薩無邊相應寶光明三摩地法慧菩薩卽便入於十方十千佛剎微塵等世界於一一方各各有十千佛剎微塵等諸佛世尊皆現在前
그때 저 모든 불세존들은 법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한 방향에서 그러한 것처럼 시방 모든 곳에서도 그러하였다.”
저 불세존들이 찬탄해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법혜야, 그대는 이 보살무변상응삼마지에 들어올 수 있었구나. 또한 선남자여! 그때 낱낱의 방향에는 이렇게 일체 시방의 십천불찰의 미진수와 같은 여래위(如來位)가 계셨는데, 저 이와 같은 일체 여래는 모두 동일한 명호(名號)였으니 모두 세존 비로자나(毗盧遮那)여래셨다. 그분들은 최초의 위덕과 본원력(本願力) 때문에 크고 훌륭한 이로움[大善利]을 얻었고 나아가 대법륜을 굴리셨다.”
033_0808_a_23L時彼諸佛世尊語法慧菩薩言一方如是十方亦然彼佛世尊讚言善哉善哉法慧汝能入此菩薩無邊相應三摩地故復次善男子是時於一一有此一切十方十千佛剎微塵等如來位彼如是等一切如來皆同一皆是世尊毘盧遮那如來最初威德本願力故得大善利乃至轉大法
그와 같은 부처님들께서는 같은 게송[偈]을 말씀하셨다.
彼如是等諸佛同說偈言

부처님의 지혜는 본래 청정하여
널리 법계(法界)에 두루하고
중생계(衆生界)를 관찰하고
두루 무애지(無礙智)에 들어가네.
033_0808_b_09L佛智本淸淨
普周於法界
及觀衆生界
徧入無礙智

동등함이 없는[無等]상응문(相應門)에서
일체의 언어를 잘 이용하여
신속히 일체지(一切智)를 얻어
모든 법을 원만하게 하네.
033_0808_b_11L無等相應門
善一切言語
速得一切智
圓滿於諸法

3세의 지혜[三世智]가 모두 원만하니
이와 같은 법을 잘 말씀하시네.
033_0808_b_12L三世智皆圓
善說如是法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에 보살의 십주법문(十住法門)을 설하는구나.”
033_0808_b_13L善男子汝今以佛威神力故說此菩薩十住法門
그때 저 불세존들께서는 각기 무애지(無礙智)로 법혜보살을 비추시니 다시 이와 같은 삼마지문(三摩地門)을 얻었다. 이른바 무애(無礙)ㆍ무단(無斷)ㆍ불공법(不空法)ㆍ불공지(不空智)ㆍ무루(無漏)ㆍ무제(無際)ㆍ무진(無盡)ㆍ무래(無來)ㆍ무거(無去)ㆍ무변(無邊)ㆍ본성무착(本性無著)이었다. 즉, 이와 같은 종류의 삼마지문을 얻었던 것이다.
033_0808_b_15L是時彼佛世尊各以無礙智往照法慧菩薩復得如是三摩地門所謂無礙無斷不空法不空智無漏無際無盡無來無去無邊本性無著得如是等三摩地門
033_0808_c_01L그때 저 불세존들께서는 각기 오른손을 펴 법혜보살의 이마를 어루만지셨다. 저 불세존들께서 보살의 이마를 만지시고 나자 곧 법혜보살은 삼마지(三摩地)로부터 일어나 여러 보살들에게 말했다.
“불자들이시여, 보살의 족류(族類)는 광대하고 한량없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합니다. 불자들이시여, 보살마하살은 과거의 여래족(如來族) 가운데서도 태어났었고 현재의 여래족 가운데에도 태어나며 미래의 여래족 가운데서도 태어날 것입니다.”
033_0808_b_19L是時彼佛世尊各伸右手摩法慧菩薩頂彼佛世尊摩菩薩頂已卽時法慧菩薩三摩地起告諸菩薩言佛子菩薩族類廣大無量周徧法界虛空界佛子菩薩摩訶薩於過去如來族中已生現在如來族中今生未來如來族中當生
그때 저 보살마하살이 법혜보살에게 말했다.
“불자시여, 당신이 말하는 대로라면 저 보살마하살들이 어떻게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여래족 가운데서 태어나게 됩니까? 또한 무엇 때문에 저 보살들에 관해 말하는 것입니까?”
“보살의 주(住)를 얻기 때문입니다.”
033_0808_c_03L是時彼諸菩薩摩訶薩告法慧菩薩言佛子如汝所說彼菩薩摩訶薩云何得過去現在未來諸如來族中生復云何說彼菩薩得菩薩住故
보살마하살들이 법혜보살에게 말했다.
“불자시여, 훌륭합니다. 부디 우리들을 위해 보살의 십주법문(十住法門)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 과거의 부처님들께서도 이미 말씀하셨고 현재의 부처님께서도 말씀하고 계시며 미래의 부처님들께서도 말씀하실 것입니다.”
033_0808_c_06L彼諸菩薩摩訶薩告法慧菩薩言善哉願爲我等說此菩薩十住法彼過去佛已說現在佛今說未來佛當說
“불자시여, 보살의 십주법행(十住法行)이란 무엇인가 하면 이른바 첫 번째는 발심주(發心住)이고, 두 번째는 치지주(治地住)이며, 세 번째는 상응주(相應住)이고, 네 번째는 생귀주(生貴住)이며, 다섯 번째는 방편구족주(方便具足住)이고, 여섯 번째는 정심주(正心住)이며, 일곱 번째는 불퇴주(不退住)이고, 여덟 번째는 동진주(童眞住)이며, 아홉 번째는 왕자주(王子住)이고, 열 번째는 관정주(灌頂住)입니다. 불자들이시여, 이것이 보살의 십주법행입니다. 이는 과거ㆍ미래ㆍ현재의 3세 불세존들께서 이미 말씀하셨고 지금 말씀하고 계시며 앞으로 말씀하실 것입니다.
033_0808_c_10L佛子云何說菩薩十住法行所謂發心住治地住相應住生貴住方便具足住正心住不退住童眞住王子住頂住佛子是爲菩薩十住法行此過未來現在三世諸佛世尊已說當說
불자들이시여, 저 보살의 발심주(發心住)란 무엇인가? 이 보살이 모든 불세존들의 색상(色相)이 우뚝하시고 빼어나시며 묘하시고 광대하고 비할 데가 없고, 설법하심이 광대하고 중생을 교화하심이 광대합니다. 이와 같이 광대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또한 광대한 법을 듣기 때문에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습니다. 또한 이와 같이 고뇌에 차 있는 중생들을 보기 때문에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여래의 일체지(一切智)와 일체상지(一切相智)를 구합니다. 그러므로 이를 초발심주(初發心住)라고 합니다.
033_0808_c_16L佛子云何彼菩薩發心住此菩薩得睹諸佛世尊色相巍巍特妙好廣大無比說法廣大化衆生廣大見如是等廣大變現又聞廣大法故得未曾有復見如是苦惱衆生是故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爲求如來一切智一切相智是故名爲初發心住
033_0809_a_01L또 10력(力)을 배우는 데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이고, 둘째는 과현미래복업보지력(過現未來福業報智力)이며, 셋째는 선정해탈삼매지력(禪定解脫三昧智力)이고, 넷째는 지일체처도지력(至一切處道智力)이며, 다섯째는 무수종종계지력(無數種種界智力)이고, 여섯째는 무수종종승해지력(無數種種勝解智力)이며, 일곱째는 근승열지력(根勝劣智力)이고, 여덟째는 숙주억념지력(宿住憶念智力)이며, 아홉째는 천안지력(天眼智力)이고, 열째는 무루지력(無漏智力)입니다.
033_0808_c_23L又學如是十力何等爲十處非處智力過現未來福業報智力禪定解脫三昧智力至一切處道智力無數種種界智力無數種種勝解智力根勝劣智力宿住憶念智力天眼智無漏智力
불자들이시여, 초발심보살은 마땅히 10주력(住力)을 배우나니 저 초발심보살은 일체시(一切時)에 모든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 올리는 까닭이며, 저 보살은 칭찬(稱讚)에 안주하는 까닭이며 세간에서 최상제일(最上第一)인 세주(世主)가 되는 까닭이며, 부처님의 한량없는 최상의 지혜를 구하는 까닭이며, 적정상응삼마지(寂靜相應三摩地)를 구하기 위한 까닭이며, 윤회를 멀리 여의는 까닭이며, 정법륜(正法輪)을 굴리는 까닭이며, 일체의 고뇌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여 제도하는 까닭입니다. 왜냐하면 진실한 법에 대해 마음을 내기[發心]때문입니다. 법을 듣고 받아들여 친근히 하며 온갖 산란함을 떠나 상속하여 끊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초발심주(初發心住)라고 이름합니다.
033_0809_a_06L佛子此初發心菩薩應學此十住力故彼初發心菩薩於一切時恭敬供養諸如來故彼菩薩安住稱讚故爲世間最上第一世主求佛無量最上智慧故爲求寂靜相應三摩地故遠離輪迴故轉正法輪故救度一切苦惱衆生故何以故爲眞實法發心故聽受親近離諸散相續不斷故佛子是故名爲菩薩初發心住
불자들이시여, 다시 보살의 치지주(治地住)란 무엇인가? 불자들이시여, 이 치지주보살은 중생들을 위하여 먼저 열 가지 마음[十種心]을 냅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신심(信心)ㆍ염심(念心)ㆍ정진심(精進心)ㆍ혜심(慧心)ㆍ원심(願心)ㆍ계심(戒心)ㆍ호법심(護法心)ㆍ사심(捨心)ㆍ정심(定心)ㆍ회향심(廻向心)입니다. 불자들이시여, 이 치지주보살은 다시 이와 같은 열 가지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033_0809_a_15L佛子復云何名菩薩治地佛子此治地住菩薩爲諸衆生先發十種心何等爲十謂信心念心進心慧心願心戒心護法心捨心迴向心佛子此治地住菩薩復發如是十種心故
033_0809_b_01L불자들이시여, 이 치지주보살은 항상 다문(多聞)할 것을 생각하고, 상속함이 끊임이 없으며, 항상 선지식(善知識)을 받들어 모시기를 좋아하는 까닭이며, 공양을 바치고 받들어 친근히 하고 일체시(一切時)에 능히 깨달아 알아차리는 까닭이며, 겸손하고 공경하는 어투로 말하는 까닭이며, 견고한 무외지(無畏智)를 구하는 까닭이며, 보리지(菩提智)를 내어 나아가는 까닭이며, 뜻으로는 적정용맹지(寂靜勇猛智)를 구하는 까닭이며, 뜻으로는 묘법(妙法)을 구하고 온갖 허망 되고 거짓된 것들을 여의는 까닭으로 마음이 미혹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성실한 마음을 내어 일체의 불법(佛法)을 구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방소(方所)에 따라 성스러운 법이 있는 곳에 몸소 그곳으로 찾아가 법을 들고 받아들여 친근히 하며 온갖 산란함을 떠나 상속하여 끊임이 없게 하고 아직까지 잠시도 버리지 않습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치지주(治地住)라고 이름합니다.
033_0809_a_20L佛子此治地住菩薩常念多聞相續不斷常樂奉事善知識故供承親近於一切時能覺察故發言謙敬故求堅固無畏智故發趣菩提智故志求寂靜勇猛智故志求妙法離諸虛假故心不迷惑何以故謂發如是誠實心求一切佛法故至隨方有聖法處躬自往彼聽受親離諸散亂相續不斷未曾暫捨是故名菩薩治地住
불자들이시여, 보살의 상응주(相應住)란 무엇인가? 불자들이시여, 이 상응주보살에게는 열 가지 관찰하는 바[十所觀]가 있어 일체법을 구합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일체의 무상법(無上法)을 구하는 까닭이며, 일체의 근심과 괴로움을 떠나는 까닭이며, 법에 자성이 없음을 관찰하는 까닭이며, 공하여 체상(體相)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법은 항상함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법은 헤아릴 수 없는 까닭이며, 온갖 의혹을 여읜 까닭이며, 일체법은 고쳐 변화시킬 수 없는 까닭이며,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 까닭이며, 취하는 것도 버리는 것도 아닌 까닭입니다.
033_0809_b_06L佛子復云何名菩薩相應住佛子此相應住菩薩有十所觀求一切法何等爲十謂求一切無上法故遠離一切憂苦故法無自性故空無體相故一切法無有常故一切法不可度量故離諸疑惑故不可改變故非有非無故非取非捨故
불자들이시여, 상응주보살은 다시 일체의 중생계가 평등하고 법계가 평등하며 세계가 평등하고 지계(地界)가 평등하며 수계(水界)ㆍ화계(火界)ㆍ풍계(風界)ㆍ허공계(虛空界)ㆍ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 등의 이와 같은 모든 계(界)가 다 평등하다고 관(觀)합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일체법의 자성이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법[勝法]을 구하기 위하여 시방(十方)을 찾아다니며 모든 부처님 앞에서 친근하고 법을 들어 받아들이고 온갖 산란함을 떠나 염념(念念)이 상속하여 간단(間斷)함이 없게 합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상응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09_b_13L佛子相應住菩薩復觀一切衆生界平等法界平等世界平等界平等水界火界風界虛空界欲界色界無色界如是諸界悉皆平等以故謂如是一切法自性平等故求勝法往詣十方於諸佛前親近聽離諸散亂念念相續無有間斷是故名菩薩相應住
033_0809_c_01L다시 보살의 생귀주(生貴住)란 무엇인가? 열 가지 원만하고 청정한 업을 낳고 성스러운 언설(言說)을 얻어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이 보살이 말하는 법이 있으면 중생은 반드시 높이고 받아들임을 말하며, 점점 증장(增長)하고, 견고하여 퇴전(退轉)하지 않고, 온갖 법에 훤히 통하고, 온갖 세간법이 무너져 멸함[壞滅]이 없음을 관하는 까닭이며, 일체의 업성(業性)이 망상(妄想)을 여의었다는 것을 관하는 까닭이며, 모든 과보는 취하거나 버림이 없다는 것을 관하는 까닭이며, 윤회는 가거나 오는 양상[去來相]이 없다는 것을 관하는 까닭이며, 열반은 담연적정(湛然寂靜)하다는 것을 관하는 까닭입니다. 불자들이시여, 이 생귀주보살은 이 열 가지 원만하고 청정한 업을 얻고 성스러운 언설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033_0809_b_20L佛子復云何名菩薩生貴住得生十種圓滿淨業解聖言說故何等爲十謂此菩薩有所說法衆必崇受漸漸增長堅固不退了達諸法觀諸世間無壞滅故一切業性離妄想故觀諸果報無取捨故觀於輪迴無去來相故觀於涅槃湛然寂靜故佛子此生貴住菩薩得是十種圓滿淨業解聖言說故
다시 불자들이시여, 생귀주보살은 과거의 불법(佛法)이 평등함을 관하고 항시 억념(憶念)하여 상속함이 끊이지 않게 하는 까닭이며, 미래의 불법이 평등함을 관하여 장차 배우기를 원하는 까닭이며, 현재의 불법이 평등함을 관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까닭이니, 모든 불법이 이와 같이 평등함을 관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과거제(過去際)ㆍ미래제(未來際)ㆍ현재제(現在際)를 만나고 이 3제(際)에서 모두 만나게[値遇]됩니다. 이와 같이 닦아 익혀 일체 불법을 기억하고 간직해 잊지 않고 정성을 다해 공경합니다. 다시 과거의 불법을 관하여 평등하고 증장(增長)하는 것을 배우는 까닭이며, 미래의 불법 또한 이와 같이 평등하고 증장하는 것을 배우는 까닭이며, 현재의 불법을 관하여 또한 이와 같이 평등하고 증장하는 것을 배우는 까닭입니다.
033_0809_c_05L言佛子生貴住菩薩觀過去佛法平恒時憶念相續不斷故觀未來佛法平等願當學故觀現在佛法平等勤修習故觀諸佛法如是平等是故得過去際未來際現在際於此三際皆得値遇如是修習憶持不忘一切佛法慇懃恭敬復觀過去佛法學等增長故未來佛法亦如是學平等增長故觀現佛法亦如是學平等增長故
불자들이시여, 이 생귀주보살은 이와 같이 관찰하여 일체의 불법에 취향(趣向)하여 널리 모두 평등하고 증장하는 것을 닦아 익히는 까닭이니, 왜냐하면 3세는 평등하고 가장 뛰어나고 진실하여 허망하고 거짓 없음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저 타방(他方)에도 이와 같은 법이 있으니 직접 찾아가 부지런히 구하고 정진(精進)하여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염념(念念)이 상속하여 간단(間斷)함이 없습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생귀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09_c_15L佛子此生貴住菩薩如是觀察趣向一切佛法普皆平等增長修習何以故謂三世平等最勝眞實住無虛假故乃至聞彼他方有如是法親自往詣勤求精進心不散亂念念相續無有間斷佛子是故此名菩薩生貴住
033_0810_a_01L불자들이시여, 다시 보살의 방편구족주(方便具足住)란 무엇인가? 불자들이시여, 이 방편주구족보살은 한량없고[無量] 가없고[無邊] 무수한 아승기(阿僧祇) 불가사의 무등등(無等等)한 중생계가 마치 허공과 같아 불생불멸하고 자성청정(自性淸淨)하며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法性)과 동등하다고 관합니다. 이와 같이 일체 중생을 관찰하면 이것을 일러 보살의 방편구족주라 합니다.
033_0809_c_21L佛子復云何名菩薩方便具足住佛子此方便具足住菩薩觀於無量無邊無數阿僧祇不可思議無等等衆生界由如虛空不生不滅性淸淨同眞際等法性如是觀察一切衆生是名菩薩方便具足住
불자들이시여, 이 방편구족주보살에게는 열 가지 일[十種事]이 있어 선업(善業)을 닦으면 모두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이익되고 즐겁게 하기 때문이니, 즉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무상(無上)의 도심(道心)에서 퇴전하지 않게 하려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을 사랑하여 버리지 않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불가사의한 해탈도(解脫道)를 얻게 하려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이 업의 때[業垢]를 세척하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을 거두어들여 조복시키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기쁘고 싫증이 나지 않게 하려는 까닭이며, 온갖 방편으로써 일체 중생을 인도하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구경열반(究竟涅槃)의 적멸(寂滅)로 즐겁게 하려는 까닭입니다.
033_0810_a_03L佛子此方便具足住菩薩有十種事所修善業皆爲方便利樂一切衆生故令一切衆生於無上道心不退轉故愛樂一切衆生不捨離故饒益安樂一切衆生故悲愍一切衆生故欲令一切衆生皆得不可思議解脫道故洗滌一切衆生業垢故攝伏一切衆生故欲令一切衆生歡喜無厭故諸方便引導一切衆生故欲令一切衆生究竟涅槃寂滅樂故
불자들이시여, 이 방편구족주보살은 이와 같으며 나아가 저 타방에서 말하는 이와 같은 법을 듣고 직접 찾아가 부지런히 구하고 닦아 익혀 마음이 산란되지 않고 염념(念念)이 상속하여 간단(間斷)함이 없습니다. 불자들이시여, 이를 보살의 방편구족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0_a_13L佛子此方便具足住菩薩如是乃至聞彼他方說如是法親自往詣勤求修習心不散亂念念相續無有間斷佛子是名菩薩方便具足住
033_0810_b_01L불자들이시여, 다시 보살의 정심주(正心住)란 무엇인가? 불자들이시여, 이 정심주보살에게는 열 가지 법이 있어 마땅히 듣기를 좋아하고 마음을 불법(佛法) 가운데 부지런히 구하여 정심주를 얻습니다. 불자들이시여,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부처님은 유색(有色)이다 무색(無色)이다’ 말하지만 불법 가운데 정심주를 얻는 것이고, ‘법(法)은 유색이다 무색이다’ 말하지만 불법 가운데 정심주를 얻는 것이며, ‘보살이 행하는 행이 유색이다’를 얻는 것이고, 나아가 이곳이 중생계(衆生界)이다 대생중생계(大生衆生界)다, 번뇌가 있는 중생계이다 번뇌가 없는 중생계이다, 교화하기가 쉬운 중생계이다, 교화하기가 어려운 중생계이다라고 하거나 또는 대법계(大法界)이다, 출생법계(出生法界)이다, 유색법계(有色法界)이다 무색법계(無色法界)이다라고 말하지만 불자들이시여, 정심주보살은 이렇듯 불법 가운데서 이 법을 듣기 때문에 이 보살은 정심주를 얻습니다.
033_0810_a_17L佛子復云何名菩薩正心住佛子此正心住菩薩有十種法應當樂聞勤求志意於佛法中得正心住佛子何等爲十謂說佛有無色於佛法中得正心住說法有無色於佛法中得正心住說菩薩所行之行有色無色於佛法中得正心住如是乃至說此衆生界大生衆生界有煩惱衆生界無煩惱衆生界易化衆生界難化衆生界乃至大法出生法界有色世界無色世界法世界無法世界佛子此正心住菩如是乃至於佛法中聞此法故爲菩薩得正心住
불자들이시여, 이 정심주보살은 또한 이 열 가지 법[十種法]을 듣기 때문에 이치[理]에 들어가 부지런히 구하고 나아가 일체 무상법(無上法)을 듣고 또한 모두 닦아 배웁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무상(無相)ㆍ무성(無性)ㆍ무실(無實)ㆍ무염(無染)ㆍ원리(遠離)ㆍ무착(無著)ㆍ무자성(無自性)ㆍ여환(如幻)ㆍ여몽(如夢)ㆍ이제의혹(離諸疑惑)입니다. 이와 같은 일체법을 듣고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익힙니다. 왜냐하면 이 정심주보살은 진실법문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그리고 저 타방에서 말하는 이와 같은 법을 듣고 직접 찾아가 부지런히 구하고 닦아 익혀 마음이 산란되지 않고 염념(念念)이 상속하여 간단(間斷)함이 없게 합니다. 불자들이시여, 이를 보살의 정심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0_b_07L佛子此正心住菩復聞此十種法故入理勤求乃至聞於一切無上法亦皆修學何等爲謂無相無性無實無染遠離無著無自性如幻如夢離諸疑惑聞如是一切法故應勤修習何以故爲此正心住菩薩入於眞實法門故如是乃至聞彼他方說如是法親自往詣求修習心不散亂念念相續無有間佛子是名菩薩正心住
033_0810_c_01L불자들이시여, 다시 보살의 불퇴주(不退住)란 무엇인가? 불자들이시여, 이 불퇴주보살은 열 가지 무착법(無著法)을 듣고도 불법(佛法) 중에서 마음이 퇴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부처님께서 계신 것도 아니고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는 것도 아닌 것에 관해 듣고도 이 보살이 불법 중에서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까닭이며,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법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에 관해 듣고도 불법 중에서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까닭이며, 보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보살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에 관해 듣고도 불법 중에서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까닭이며, 보살을 취(取)하는 것도 아니고 보살을 취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것과 보살행을 여의는 것도 아니고 보살행을 여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것과 보살은 출생(出生)하는 것도 아니고 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것에 관해 듣고도 불법 중에서 마음이 퇴전하지 않는 까닭이며, 과거의 제불(諸佛)은 가지도 않았고[非去]가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것[非不去]과 미래의 제불이 오는 것도 아니고[非來]오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것[非不來]과 그리고 현재의 제불이 머무는 것도 아니고[非住]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것[非不住]에 관해 듣고 이와 같은 삼세제불(三世諸佛)의 지혜는 평등하여 일상(一相)이고 무상(無相)이라는 것과, 온갖 걸림이나 장애를 떠나는 것을 다한 것도 아니고[非盡], 다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것[非不盡]등에 관해 이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을 듣고도 불법 중에서 퇴전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불자들이시여, 이와 같으므로 보살의 불퇴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0_b_16L佛子復云何名菩薩不退住佛子此不退住菩聞十無著法於佛法中心不退轉何等爲十謂聞非有佛非無佛菩薩於佛法中心不退轉故非有法非無法於佛法中心不退轉故非有菩薩非無菩薩於佛法中心不退轉非取菩薩非不取菩薩非離菩薩非不離菩薩行菩薩非出生非不出生於佛法中心不退轉故過去諸佛非去非不去未來諸佛非來非不現在諸佛非住非不住如是三世諸佛智慧平等一相無相非盡非不離諸罣礙此菩薩聞如是法故佛法中心不退轉故佛子如是名菩薩不退住
불자들이시여, 이 불퇴주보살은 다시 열 가지 법[十種法]을 듣고 닦아 익힙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일다중생(一多衆生)이 일체법을 듣고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까닭이며, 이 승의제(勝義諦)가 일다(一多)이며 연기(緣起)가 승의제(勝義諦)가 되는 까닭으로 즉성즉무성(卽性卽無性)이며 즉상즉무상(卽相卽無相)이며 즉유색즉무색(卽有色卽無色)이어서 온갖 양상[相好]을 떠나 마음이 결정적으로 정성스럽게 닦아 익힙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일체제법(一切諸法)의 인과(因果)를 들으면 무애(無礙)한 진실법을 훤히 꿰뚫어 통달하여 성숙되게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더 나아가 저 타방에서 말하는 이와 같은 법을 듣고 몸소 찾아가 부지런히 구하고 닦아 익혀 마음이 산란되지 않고 염념이 상속하여 간단(間斷)함이 없게 합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불퇴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0_c_08L佛子此不退住菩薩復聞十種法而能修習何等爲十謂聞一多衆生於一切法精勤修習故此勝義諦爲一多緣起爲勝義諦故卽性卽無性卽相卽無相卽有色卽無色離諸相好心得決定慇懃修習何以謂聞如是一切諸法因果該徹達無礙眞實法故成熟解了如是乃聞彼他方說如是法親自往詣求修習心不散亂念念相續無有間佛子是故此名菩薩不退住
033_0811_a_01L불자들이시여, 보살의 동진주(童眞住)란 무엇인가? 불자들이시여, 이 동진주보살은 열 가지 법[十種法]을 얻습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신업청정(身業淸淨)을 얻는 것이고, 구업청정(口業淸淨)을 얻는 것이며, 의업청정(意業淸淨)을 얻는 것이고, 일체 중생들이 일으키는 마음과 생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며, 저 중생들이 무릇 보시하는 바를 모두 훤하게 아는 것이고, 중생들의 이와 같은 해탈을 아는 것이며, 갖가지 중생계와 갖가지 법계와 갖가지 세계 및 지계ㆍ수계ㆍ화계ㆍ풍계ㆍ허공계ㆍ욕계ㆍ색계ㆍ무색계를 아는 것이니, 이와 같이 온갖 계(界)를 모두 훤히 알아 신통력으로 생각을 따라 신속하게 도착합니다. 불자들이시여,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의 동진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0_c_18L佛子復云何名菩薩童眞住佛子此童眞住菩薩得十種法何等爲十謂得身業淸淨口業淸淨意業淸淨得察一切衆生起心動念彼諸衆生凡所施悉能了知能知衆生如是解脫知種種衆生界種種法界種種世界及地界水界火界風界虛空界欲界色界無色界如是諸界悉能了知通奮迅隨念而至佛子如是名菩薩童眞住
불자들이시여, 이 동진주보살은 다시 열 가지 법을 듣고 닦아 익힙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한 불찰의 지혜[一佛刹智]를 듣고, 일체의 불찰을 진동시키며, 일체의 불찰을 관찰하고, 일체의 불찰을 찾아다니며, 일체의 불찰을 돌아다니고[遊行], 아승기(阿僧祇) 세계를 찾아가 방문하여, 아승기의 의취(義趣)를 질문하고, 갖가지 자성(自性)의 차별을 멀리 여의며, 한 생각의 마음[一念心]을 내어 두루 아승기 불찰에 관해 청문(聽聞)하고 닦아 익히는 까닭입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진실한 법을 들은 까닭이며, 성숙되어 제일의(第一義)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그리고 나아가 저 타방에서 말하는 이와 같은 법을 듣고 몸소 찾아가 부지런히 구하고 닦아 익혀 마음이 산란되지 않고 염념(念念)이 상속하여 간단(間斷)함이 없습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동진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1_a_05L佛子此童眞住菩薩復聞十種法而能修習何等爲十謂聞一佛剎智振動一切佛剎觀一切佛剎尋一切佛剎遊行一切佛剎往詣阿僧祇世界問阿僧祇義趣遠離種種自性差別發一念心而能周徧阿僧祇佛剎聽聞修習故何以故謂聞如是眞實法故成熟解了第一義故是乃至聞彼他方說如是法親自往勤求修習心不散亂念念相續有間斷佛子是故此名菩薩童眞住
033_0811_b_01L불자들이시여, 보살의 법왕자주(法王子住)란 무엇인가? 이 법왕자주보살에게는 열 가지 법이 있으니 모든 것을 잘 헤아려 압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일체 중생이 태어나는 곳을 알고, 일체 중생의 번뇌를 알며, 일체 중생이 미련을 두는 것[戀著]을 알고, 일체 중생이 있는 곳[方所]을 알며, 모든 부처님의 깊고 오묘한 법을 알고, 제불(諸佛)의 방편이 진실한 성품임을 알며, 세계의 갖가지 차별법을 알고, 과거ㆍ미래ㆍ현재 삼세제불(三世諸佛)의 지혜를 알며, 일체 세간의 광대하되 견고하지 못한[不堅牢]법을 알고, 진실한 성품[眞性]이 여여(如如)하고 담연적정(湛然寂靜)하다는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법왕자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1_a_15L佛子復云何名菩薩法王子住佛子此法王子住菩薩有十種法皆能了何等爲十謂能知一切衆生所生之處能知一切衆生煩惱能知一切衆生戀著能知一切衆生方所能知諸佛深妙法故能知諸佛方便眞實性故能知世界種種差別法故能知過去未來現在三世諸佛智慧故知一切世間廣大不堅牢法故能知眞性如如湛然寂靜故佛子是故此名菩薩法王子住
불자들이시여, 이 법왕자주보살에게는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어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익혀야 합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일체 왕성(王城)의 갖가지 작용을 잘 배우는 까닭이며, 일체 왕성의 예악(禮樂)을 잘 배우는 까닭이며, 일체 왕성에서 안주(安住)함을 잘 배우는 까닭이며, 일체 왕성에 잘 들어가는 까닭이며, 일체 왕성을 자재하게 두루 유력(遊力)하는 까닭이며, 법왕의 관정(灌頂)에 머무는 까닭이며, 법왕의 관찰에 머무는 까닭이며, 법왕의 자재력을 얻는 까닭이며, 법왕위(法王位)를 이어받는 까닭이며, 법왕의 변설(辯說)에 머묾을 얻는 까닭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무애(無礙)한 진실법을 닦아 익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더 나아가 저 타방에게 말하는 이와 같은 법을 듣고 몸소 찾아가 부지런히 닦아 익혀 마음이 산란되지 않고 염념(念念)이 상속하여 간단(間斷)함이 없게 합니다. 불자들이시여, 이를 보살의 법왕자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1_b_03L佛子此法王子住菩薩復有十種法應勤修習何等爲謂善學一切王城種種作用故一切王城禮樂故善一切王城安住善入一切王城故善能自在徧遊歷一切王城故住法王灌頂故住法王觀察故得法王自在力故繼紹法王位故得住法王辯說故何以故修習一切無礙眞實法故如是乃至聞彼他方說如是法親自往詣勤求修習心不散亂念念相續無有間斷佛子是名菩薩法王子住
033_0811_c_01L불자들이시여, 다시 보살의 관정주(灌頂住)란 무엇인가? 이 보살은 열 가지 신통력을 얻습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아승기 세계로 하여금 갖가지로 요동하게 할 수 있고, 갖가지 아승기 세계를 비추어 볼 수 있으며, 갖가지 아승기 세계를 관찰할 수 있고, 갖가지 아승기 세계에서 동시에 일심(一心)으로 닦아 익힐 수 있으며, 아승기 세계에서 갖가지 선업(善業)을 성취할 수 있고, 아승기 세계에서 갖가지 중생의 차별심을 동시에 잘 알 수 있으며, 아승기 세계에서 낱낱 중생의 갖가지 심행(心行)을 능히 일시에 인식[行]할 수 있고, 아승기 세계 낱낱 중생의 근기(根器)를 훤히 이해할 수 있으며, 아승기 세계의 갖가지 중생을 교화할 수 있고, 아승기 세계 일체 중생의 심소작용(心所作用)을 두루 알 수 있는 것입니다.
033_0811_b_14L佛子復云何名菩薩灌頂住此菩薩得十種神何等爲十謂能令阿僧祇世界種種動搖故能照曜種種阿僧祇世界能觀察種種阿僧祇世界故能於種種阿僧祇世界同時一心修習故能於阿僧祇世界成就種種善業故能於阿僧祇世界種種衆生差別心同時能知故能於阿僧祇世界一一衆生種種心行能一時行故能於阿僧祇世界一一衆生有種種根器同時能解了故能教化阿僧祇世界種種衆生故能徧知阿僧祇一切衆生心所作用故
다시 선남자여, 이 관정주보살은 몰래 다니며 은밀하게 보시를 행하고 불사(佛事)를 하므로 어떤 사람도 잘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신업(身業)을 알 수 없고, 구업(口業)을 알 수 없으며, 의업(意業)을 알 수 없고, 변화화현(變化化現)됨을 알 수 없으며, 갖가지 변화를 관찰함을 알 수 없고, 과거에 행한 행을 관(觀)함을 알 수 없으며, 찰나인 경각에 행한 행을 모두 알 수 없고, 지혜를 관하는 것을 알 수 없으며, 마음속 의도[心意]를 알 수 없고, 일체의 인식지혜가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시여, 이 관정주지(灌頂住地)보살의 신통은 법왕자위보살까지도 끝내 그의 경지를 알 수 없습니다.
033_0811_c_04L復次善男子此灌頂住菩薩潛行密用施爲佛事無人能知所以者何謂身業不能知口業不能意業不能知變現不能知觀察種種變化不能知觀過去所行之行不能知於剎那頃所行之行皆不能知觀智慧不能知心意不能知一切智用不能知佛子此灌頂住地菩薩至法王子位菩薩終不能知故
불자들이시여, 관정위보살은 또한 불세존의 10주(住)를 듣습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삼세지(三世智)ㆍ불지(佛智)ㆍ법지(法智)ㆍ법계분별지(法界分別智)ㆍ법계중변지(法界中邊智)ㆍ일체세계량등법계지(一切世界量等法界智)ㆍ조찰일체세계지(照察一切世界智)ㆍ원만일체중생지(圓滿一切衆生智)ㆍ일체법지(一切法智)ㆍ무변불지(無邊佛智)를 듣습니다. 이 보살은 일체의 제불지(諸佛智)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일체의 실제리지(實際理智)를 듣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시여, 그러므로 이를 보살의 관정주라고 이름합니다.”
033_0811_c_12L佛子灌頂位菩薩復聞佛世尊十住何等爲十謂聞三世智佛智法智法界分別智法界中邊智一切世界量等法界智照察一切世界智圓滿一切衆生智一切法智無邊佛智此菩薩住一切諸佛智故何以故謂聞如是一切實際理智故佛子是故此名菩薩灌頂住
부처님께 귀의하는 다섯 글자를 범문(梵文)에 의하여 번역해서 다섯 게송을 만들었다.
033_0811_c_20L大方廣摠持寶光明經卷第一歸依 佛五字依梵文譯爲五頌
033_0812_a_01L
나(曇)
나지도 않고 또 멸하지도 않으며
상(相)도 없고 또한 작용[無爲]도 없네.
여러 성인들께서 귀의하는 곳
이런 까닭에 나(曩)자라 이르네.
033_0811_c_22L
不生亦不滅
無相復無爲
衆聖所歸依
是故名曩字

모(謨)
대총지(大摠持) 마땅히 나타나니
미묘하여 가장 자재(自在)하구나
세간에 가득 채워지니
그런 까닭에 모(謨)자라 한다네.
033_0812_a_03L
大摠持應現
微妙最自在
彌滿於世間
是故名謨字

몯(沒)
마음에 하고 싶은 것을 따라도
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제일가는 것
모든 중생들 안락하게 만드니
그런 까닭에 몯(沒)자라 한다네.
033_0812_a_06L
隨意之所欲
利他最第一
安樂諸衆生
是故名沒字

다(駄)
더없는 복전(福田)의 인연
능히 모든 업장(業障)을 깨끗이 하는
중생들의 실제의 자리[實際地]
그런 까닭에 다(駄)자라 하다네.
033_0812_a_09L
無上福田因
能淨諸業障
衆生實際地
是故名馱字

야(野)
진여지(眞如智)이며 대지(大智)이니
글자 중에 의지하는 바 없다네.
여러 성현들의 최후의 이치라서
그런 까닭에 야(野)자라 한다네.
033_0812_a_12L
眞如智大智
字中無所依
諸聖究竟理
是故名野字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 : 이 서문은 태평흥국(太平興國) 7년(982)에 천식재(天息災)가 『성불모경(聖佛母經)』을, 법천(法天)이 『길상지세경(吉祥持世經)』을, 시호(施護)가 『여래장엄경(如來莊嚴經)』을 각각 번역하여 올리자 송나라 태종(太宗)이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상법(像法) : 부처님의 열반 뒤에 정법(正法)ㆍ상법(像法)ㆍ말법(末法)으로 나누어진 교법의 세 시기 중의 하나이다. 열반 후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시기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은 따르지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3. 3)육정(六情) : 육근(六根) 또는 육근이 발생시키는 정식(情識)을 말한다.
  4. 4)설산은 인도, 패엽은 불교경전을 뜻한다.
  5. 5)연라(煙蘿) : 연하등라(煙霞藤蘿)의 준말로, 안개와 노을이 자욱하고 등나무 여라덩굴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깊은 산이나 은둔처를 의미한다.
  6. 6)향계(香界) : 향기 자욱한 세계라는 뜻으로, 사찰을 가리키는 말이다.
  7. 7)십성(十聖) : 10지(地)의 보살을 말한다.
  8. 8)삼현(三賢) : 10주(住)・10행(行)・10회향(回向)의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9. 9)건원(乾元) : 하늘의 도(道)이며, 천덕(天德)의 시초이다.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되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하였다.
  10. 10)태역(太易) : 기(氣)가 분화되기 이전 최초의 상태이다.
  11. 11)천식재(天息災) 등 : 역경원에서 번역을 주도했던 천식재(天息災)와 법천(法天)과 시호(施護)를 말한다.
  12. 12)사인(四忍) : 무생법인(無生法忍)・무멸인(無滅忍)・인연인(因緣忍)・무주인(無住忍)을 말한다. 인(忍)은 인가(忍可)・안인(安忍)의 뜻으로, 진실을 수긍하고 안주(安住)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3. 13)오성(五聲) : 오음(五音)이라고도 한다.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의 다섯 가지 음조를 말한다.
  14. 14)풍율(風律) : 시나 음악의 운율을 말한다.
  15. 15)사시(四始) : 사성(四聲)이라고도 한다. 평성(平聲)・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이니, 사성으로 음운(音韻)의 고저(高低)와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구분한다.
  16. 16)화택(火宅) : 삼계(三界)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 『법화경』 「비유품」에 나온다.
  17. 17)천식재(天息災)가 『분별선악업보경(分別善惡報應經)』을 번역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8. 18)금륜왕[金輪] : 4종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제왕을 말한다.
  19. 19)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 : 비람풍(毘嵐風)을 말한다.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이 바람이 불어 인간세계로부터 위로 색구경천까지 차례로 파괴한다고 한다. 유정천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에 파괴된다.
  20. 20)석전(釋典) : 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전적, 즉 불교서적을 말한다.
  21. 21)법어 samāpatti의 음역(音譯)이며 삼마발제(三摩跋提)와 삼마아(三摩蛾)로도 음역된다. 의역하여 등지(等至)ㆍ정수(正受)ㆍ정정현전(正定現前)이라고 하며 혼침(惛沈)과 도거(掉擧) 등을 멀리 여의고 심신(心身)이 평등하고 안화(安和)한 경계에 도달한 상태를 말한다. 삼마지(三摩地)와 삼마발저(三摩鉢底)의 차이에 관해서 『대비바사론』 126권에서는 몇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즉, 삼마지가 한 사물[一物]을 체(體)로 삼는데 비해 삼마발저는 5온(蘊)을 체로 삼고, 삼마지가 일찰나라면 삼마발저는 계속되는 것[相續]이며, 온갖 삼마지는 삼마발저라고 말할 수 있으나 삼마발저가 삼마지일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무상등지(無想等至)와 멸진등지(滅盡等至)가 그에 속하고, 삼마지[等持]일 수는 있으나 삼마발저[等至]는 아닌 것이 있으니 부정심상응등지(不定心相應等持)가 이에 속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