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金光明經 卷第四

ABC_IT_K1465_T_004
040_0650_a_01L금광명경 제4권
040_0650_a_01L金光明經 卷第四
북량 삼장법사 담무참 한역
이운허 번역
040_0650_a_02L北涼三藏法師曇無讖譯
16. 유수장자품(流水長者品)
040_0650_a_03L金光明經流水長者子品第十六
부처님께서 보리수신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流水)는 천자재광왕의 나라에서 여러 중생들의 한량없는 병환을 다스리어 그들의 몸이 보통 때같이 회복되어 모든 기쁨을 누리게 하였다.
그들은 병이 쾌차하게 되자, 복된 사업을 많이 행하였으며, 보시(布施)도 많이 하였고, 장자의 아들을 존중히 여기고 공경하면서 이러한 말을 하였다.
‘장하십니다! 장자여, 복덕 될 일을 많이 하였으며, 중생들의 목숨을 한량없이 늘리었으니, 당신은 참말로 위대한 의사이십니다. 중생들의 한량없는 중병을 다스리었으니 당신은 약과 방문을 잘 아시는 보살이십니다.’
040_0650_a_04L佛告樹神爾時流水長者子於天自在光王國內治一切衆生無量苦患令其身體平復如本受諸快樂病除故多設福業修行布施尊重恭敬是長者子作如是言善哉長者大增長福德之事能益衆生無量壽汝今眞是大醫之王善治衆生無量重病必是菩薩善解方藥
선녀천아, 그때의 장자의 아들에게는 수공용장(水空龍藏)이라는 아내가 있어서 두 아들을 낳았는데, 하나는 수공(水空)이고 다른 하나는 수장(水莊)이었다. 어느 때에 유수는 두 아들을 데리고 도시와 시골로 다니다가 나중에 어떤 물 없는 큰 늪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호랑이ㆍ늑대ㆍ여우ㆍ개ㆍ짐승ㆍ새들이 물고기를 실컷 먹고 모두 한쪽으로 달아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에 유수는 ≺이 짐승들이 무엇 때문에 한쪽으로 달아날까? 내가 꼭 가서 보리라≻라고 생각하고 따라 갔었다.
040_0650_a_12L善女天時長者子有妻名曰水空龍藏而生二子一名水空二名水藏時長者子將是二子次第遊行城邑聚落最後到一大空澤中見諸虎狼狐犬鳥獸多食肉血悉皆一向馳奔而去時長者子作是念言是諸禽獸何因緣故一向馳走我當隨後逐而觀之
040_0650_b_02L큰 늪이 있는데, 물은 거의 말랐고 못 안에는 고기들이 많이 있었다. 유수가 이 고기를 보고는 가엾은 생각을 내었다. 그때에 나무 귀신[樹神]이 몸을 반쯤 나타내고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착한 남자여, 이 고기들이 매우 불쌍하니 그대는 물을 주어 살게 하라. 그러기에 그대의 이름을 유수(流水)라 한 것이다. 또 두 가지 인연으로 유수라고 한 것이니, 하나는 물을 흘려 내리게 한다는 뜻이고, 하나는 물을 준다는 뜻이다. 그대는 이제 꼭 이름대로 실제로 행하라.’
이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는 이 고기의 수효가 얼마냐고 나무신에게 물었다. 나무신은 고기의 수효는 꼭 십천(十天)이라고 답하였다. 그때에 유수는 그 엄청난 수효를 알고는 가엾은 마음이 더하였다.
040_0650_a_19L時長者子遂便隨逐見有一池其水枯涸於其池中多有諸魚時長者子見是魚已生大悲心時有樹神示現半身作如是言善哉善哉大善男子此魚可愍汝可與水是故號汝名爲流水復有二緣名爲流水一能流水二能與水汝今應當隨名定實時長者子問樹神言此魚頭數爲有幾所樹神荅言其數具足足滿十千善女天時流水聞是數已倍復增益生大悲
선녀천이여, 그때에 이 커다란 빈 늪은 햇볕에 쪼여서 거의 다 말랐고 이 십천 마리 고기들은 죽을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사방으로 몰려다니던 고기들은 이 유수 장자를 보고 행여나 믿는 마음을 내어서, 장자의 가는 곳을 따라서 쳐다보며 잠깐도 눈을 딴 데로 돌리지 않았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사방으로 다니면서 물을 찾아보았으나 물을 찾아 낼 수가 없었다. 한 곳에 큰 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올라가서 가지를 많이 꺾어 가지고 늪에 돌아와 그 가지와 잎사귀를 못 위에 덮어서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다니면서 이 못 물이 본래 어디서 왔던가 하고 두루 찾아보았으나 그 근원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040_0650_b_08L善女天時此空池爲日所曝唯少水在是十千魚將入死門四向宛轉見是長者心生恃賴隨是長者所至方面隨逐瞻視目未曾捨是時長者馳趣四方推求索水了不能得便四顧望見有大樹尋取枝葉還到池上與作陰涼作陰涼已復更推求是池中水本從何來卽出四向周徧求覓莫知水處
그러다가 빨리 달려 멀리 한 곳에 이르니, 큰 강이 하나 있었다. 강 이름은 수생(水生)이었다. 그런데 그때에 어떤 나쁜 사람들이 이 고기들을 잡으려고 이 강 상류의 험악한 곳에서 물을 다른 데로 터놓아서 아래로는 내려가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터놓은 자리가 너무 치달렸고 험악하여 막기가 어려웠고 그것을 막아 수리하려면 백천 사람이 90일 동안 작업을 하여도 마치기 어렵게 된 것이니, 혼자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040_0650_b_16L復更疾走遠至餘處見一大河名曰水生爾時復有諸餘惡人爲捕此魚故於上流懸險之處決棄其水不令下過然其決處懸險難補計當修治經九十日百千人功猶不能成況我一身
040_0650_c_02L그때에 유수 장자는 곧 발길을 돌려 임금 계신 곳에 가서 머리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합장하고 임금께 향하여 그 사연을 아뢰었다.
‘나는 대왕의 나라 백성을 위하여 여러 곳에서 그들의 온갖 병을 치료하여 주노라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어떤 물 없는 늪에 이르렀습니다. 거기에는 큰 못이 있는데 물은 거의 말랐고 그 안에 있는 십천의 고기들이 햇볕에 드러나 금방 죽게 될 고통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바라건대 대왕이시여, 큰 코끼리 스무 마리를 빌려주시면 제가 여러 병든 백성들의 목숨을 구원하듯이 물을 길어다가 죽게 된 고기를 살리겠나이다.
임금은 즉시 대신에게 명령하여 유수의 소원대로 빨리 공급하여 주라고 말하였다. 대신은 임금의 명을 받고 유수 장자에게 말하였다.
‘착한 보살이여, 당신이 코끼리 마구간에 가서 마음대로 골라 가지고 가서 중생들을 이롭게 하여 즐겁게 해 주시오.’
040_0650_b_21L時長者子速疾還反至大王所頭面禮拜卻住一面合掌向王說其因緣作如是言我爲大王國土人民治種種病漸漸遊行至彼空澤見有一池其水枯涸有十千魚爲日所曝今日困厄將死不夂惟願大王借二十大象令得負水濟彼魚如我與諸病人壽命爾時大王卽勅大臣速疾供給爾時大臣奉王告語是長者善哉大士汝今自可至象廏中隨意選取利益衆生令得快
이때에 유수 장자는 두 아들과 함께 코끼리 스무 마리를 끌고 또 성을 쌓는 사람에게서 가죽부대를 많이 빌려 가지고 재빨리 그 강물을 터놓은 곳으로 갔다. 강물을 길어서 코끼리 등에 싣고 빨리 달려 물 마른 못으로 가서 코끼리 등으로부터 물 부대를 내리어 못에 부으니, 물은 예전처럼 못에 가득하였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못 언덕으로 거닐었다. 이 고기들도 또한 그를 따라서 못 가로 몰려다니고 있었다.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고기들이 어째서 나를 따라다닐까. 이 고기들은 필시 배가 고파서 다시 나에게서 먹을 것을 구하려고 하는 것이리니, 내가 지금 주어야겠다.≻
040_0650_c_09L是時流水及其二子將二十大象從治城人借索皮囊疾至彼河上流決處盛水象負馳疾奔還至空澤池從象背上下其囊水寫置池中水遂彌滿還復如本時長者子於池四邊彷徉而行是魚爾時亦復隨逐循岸而行時長者子復作是念是魚何緣隨我而行是魚必爲飢火所惱復欲從我求索飮食我今當與
선녀천이여, 유수 장자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기운 센 코끼리 한 마리를 끌고 빨리 집에 가서 할아버지께 이 사실을 여쭙고, 집에 있는 먹을 것이면 부모가 자시려던 것이나 처자나 하인들이 먹으려던 것이거나 간에 모두 모아서 코끼리에 싣고 빨리 돌아오너라.’
040_0650_c_17L善女天時流水長者子告其子言汝取一象最大力者速至家中啓父長者≺家中所有可食之物乃至父母飮噉之分及以妻子奴婢之分一切聚集悉載象上急速來還爾時二子如父敎勅乘最大象往至家中白其祖父說如上事
040_0651_a_02L두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대로 가장 큰 코끼리 한 마리를 끌고 집에 가서 할아버지께 이러한 사실을 여쭙고, 집에 있는 먹을 것을 거두어 코끼리에 잔뜩 싣고 아버지 있는 못 가로 빨리 돌아와 빈 못에 이르렀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아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기뻐 날뛰면서 싣고 온 먹을 것을 죄다 못에 넣어 고기들에게 먹게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오늘은 이 고기들에게 먹을 것을 보시하여 배부르게 하였지만, 오는 세상에는 마땅히 법식(法食)으로 보시하리라.≻
그리고 또 이런 일을 생각하였다.
≺지난날에 어느 고요한 곳에서 어떤 비구가 대승 방등경을 읽는 것을 들으니, 그 경 가운데 말하기를, 어떤 중생이든지 임종할 때에 보승여래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천상에 태어난다고 하였었다. 나도 이제 이 고기들을 위하여 묘하고 깊은 12인연을 말하여 주고, 또 보승여래의 이름을 일러주리라.≻
040_0650_c_24L爾時二子收取家中可食之物載象背上疾還父所至空澤池時長者子見其子還心生歡喜踊躍無量從子邊取飮食之物散著池中與魚食已卽自思惟我今已能與此魚食令其飽滿未來之世當施法食復更思惟曾聞過去空閑之處有一比丘讀誦大乘方等經典其經中說若有衆生臨命終時得聞寶勝如來名號卽生天上我今當爲是十千魚解說甚深十二因緣亦當稱說寶勝佛名
그때에 염부제에 두 가지 사람이 있었는데, 하나는 대승 방등경을 깊이 믿는 이고, 또 하나는 비방만하고 믿지 아니하는 이었다.
유수 장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못 속에 들어가서 이 고기들을 위하여 깊고 미묘한 법문을 일러주리라.≻
그리고는 곧 물속에 들어가서 다음과 같이 일컬었다.
‘나무 과거 보승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
040_0651_a_11L時閻浮提中有二種人一者深信大乘方等二者毀呰不生信樂時長者子作是思惟我今當入池水之中是諸魚說深妙法思惟是已卽便入水作如是言南無過去寶勝如來正徧知明行足善逝世間解無上調御丈夫天人師世尊
040_0651_b_02L보승여래는 지나간 세상에서 보살도를 닦을 적에 이러한 서원을 세운 일이 있었다.
‘어떤 중생이나 시방세계에서 목숨이 마치려 할 때에 내 이름을 듣는 이에게는 나는 반드시 이들로 하여금 목숨이 마친 뒤에 곧 삼십삼천에 태어나게 하겠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또 다시 이 고기들을 위하여 깊고 묘한 법문을 일러 주었다.
‘무명(無明)은 행(行)을 연(緣)하며, 행은 식(識)을 연하고 식은 명색(名色)을 연하고 명색은 6입(入)을 연하며, 6입은 촉(觸)을 연하고 촉은 수(受)를 연하며, 수는 애(愛)를 연하고, 애는 취(取)를 연하며 취는 유(有)를 연하고, 유는 생(生)을 연하며, 생은 노(老)ㆍ사(死)ㆍ우(憂)ㆍ비(悲)ㆍ고(苦)ㆍ뇌(惱)를 연하느니라.’
040_0651_a_18L寶勝如來本往昔時行菩薩道作是誓願≺若有衆生於十方界臨命終時聞我名當令是輩卽命終已尋得上生三十三天爾時流水復爲是魚解說如是甚深妙法——所謂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色名色緣六入六入緣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
선녀천이여, 그때에 유수 장자와 두 아들은 이런 법문을 일러주고는 곧 그 집으로 돌아갔다.
유수 장자는 그 뒤에 손님들을 모아놓고 잔치하면서 술이 취하여 누었다. 그때에 땅이 갑자기 크게 진동하면서 십천 고기가 한꺼번에 죽어서 도리천에 태어났다. 천상에 태어나서 생각하기를 ≺우리들이 무슨 선근 인연으로 도리천에 태어났을까≻ 하면서 서로 이야기하였다.
‘우리들이 지난날에 염부제에서 축생의 과보를 받아 물고기가 되었었는데 유수 장자가 우리에게 물과 먹을 것을 주었고, 다시 우리를 위하여 매우 깊은 열두 가지 인연을 말하여 주고, 아울러 보승여래의 이름을 들려 준 인연으로 우리들이 이 도리천에 태어나 천자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당장 유수 장자 집으로 가서 은혜를 갚고 공양하여야 한다.’
040_0651_b_03L善女天爾時流水長者子及其二子說是法已卽共還家是長者子復於後時賓客聚會醉酒而臥爾時其地卒大震動時十千魚同日命終旣命終已生忉利天旣生天已作是思惟我等以何善業因緣得生於此忉利天中復相謂言我等先於閻浮提內墯畜生中受於魚身流水長者子與我等水及以飮復爲我等解說甚深十二因緣稱寶勝如來名號以是因緣令我等輩得生此天是故我等今當往至長者子所報恩供養
040_0651_c_02L그때에 십천의 천자들은 곧 도리천으로부터 염부제에 내려와서 큰 의사 유수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누(樓)의 마루에서 누어 자고 있었다. 이 십천의 천자들은 십천 개의 진주와 묘한 하늘영락을 유수 장자의 머리맡에 놓아 두고, 또 십천 개는 발치에 두고, 또 십천 개는 오른 옆에 두고, 또 십천 개는 왼 옆에 두고, 작은 만다라꽃ㆍ큰 만다라꽃을 뿌려서 무릎까지 쌓이게 하였고, 여러 가지 천상의 풍류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들려 주었다. 그래서 염부제에서 잠자던 사람들은 모두 잠을 깨었다. 유수 장자도 잠을 깨었다. 이 십천의 천자들은 허공중에 날아다니면서 천자재광왕 나라의 간 데마다 아름다운 하늘 연꽃을 뿌렸고, 이 모든 천자는 다시 본래 살던 빈 못에 가서도 하늘 꽃비를 내리고는, 도리천궁에 되올라가서 자유롭게 하늘의 다섯 가지 욕락을 뜻대로 즐기고 있었다.
040_0651_b_15L爾時十千天子忉利天下閻浮提至流水長者子大醫王家時長者子在樓屋上露臥眠是十千天子以十千眞珠天妙瓔珞置其頭邊復以十千置其足邊以十千置右脅邊復以十千置左脅雨曼陁羅華摩訶曼陁羅華積至于膝作種種天樂出妙音聲閻浮提有睡眠者皆悉覺寤流水長者子亦從睡寤是十千天子於上空中飛騰遊行於天自在光王國內處處皆雨天妙蓮華是諸天子復至本處空澤池所復雨天華便從此沒還忉利隨意自在受天五欲
그때에 염부제에서는 그 이튿날 천자재광왕이 여러 대신들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무슨 인연으로 그렇게 훌륭한 상서로운 일과 큰 광명이 있었던가?’
대신들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도리천 천자들이 유수 장자의 집에 내려와서 사십천의 진주와 하늘 영락과 수없이 많은 만다라꽃을 뿌렸나이다.’
왕은 대신에게 명령하였다.
‘유수 장자의 집에 가서 좋은 말로 위로하고 그를 불러오너라.’
040_0651_c_05L時閻浮提過是夜已天自在光王問諸大臣昨夜何緣示現如是淨妙瑞相有大光明大臣荅言大王當知忉利諸天於流水長者子家雨四十千眞珠瓔珞及不可計曼陁羅華王卽告臣卿可往至彼長者家善言誘喩喚令使來臣受勅卽至其家宣王敎令喚是長
대신은 장자의 집에 가서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고 장자더러 대궐로 가자고 말하였다. 장자는 대신을 따라 대궐에 들어왔다. 임금은 어젯밤에 상서가 있었던 연유를 물었다. 유수는 이것은 아마 십천 고기들이 죽었을 것이라고 여쭈었다. 임금은 그러면 사람을 보내어서 그 사실을 조사하여 보라고 명령하였다.
040_0651_c_13L是時長者尋至王所王問長者緣示現如是瑞相長者子言我必定知是十千魚其命已終時大王言可遣人審實是事
유수는 그의 아들을 못 있는데 보내어 고기들이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 보고 오라고 일렀다. 그때에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그 못에 가 보았더니, 못 안에는 만다라꽃이 가득히 쌓여 있었고 못 가운데 고기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그것을 보고는 곧 돌아와서 아버지에게 고기들이 모두 죽었더라고 말하였다.
유수 장자는 그 사실을 듣고 다시 임금에게 가서 십천의 고기들이 모두 죽었다더라고 여쭈었다. 임금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040_0651_c_16L爾時流水尋遣其子至彼池所看是諸魚死活定實時其子聞是語已向於彼池旣至池見其池中多有摩訶曼陁羅華聚成%(卄/積)其中諸魚悉皆命終見已卽還白其父言彼諸魚等悉已命終時流水知是事已復至王所作如是是十千魚悉皆命終王聞是已心生歡喜
040_0652_a_02L세존께서는 도량에 있는 보리수신에게 이어서 말씀하셨다.
“선녀천이여, 그때의 유수 장자를 알고 싶은가. 그는 지금 나의 몸이고, 맏아들 수공은 지금의 라후라이고, 둘째 아들 수장은 지금의 아난이고, 십천 마리 고기는 지금의 십천의 천자이다. 그래서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기를 준 것이다. 그때에 몸을 반쯤 나타냈던 나무 귀신은 지금 너의 몸이니라.”
040_0651_c_24L爾時世尊告道場菩提樹神善女天欲知爾時流水長者子今我身是長子水空今羅睺羅是次子水今阿難是時十千魚者今十千天子是是故我今爲其授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爾時樹神現半身者汝身是
17. 사신품(捨身品)
040_0652_a_07L金光明經捨身品第十七
그때에 도량에 있는 보리수신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듣기로는 세존께서 지난 세상에 보살행을 닦으실 적에 한량없는 백천 가지 괴로움을 받으시면서 몸과 생명과 살과 피와 골수까지 버리셨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옛날에 고행하시던 인연을 말씀하시어 중생을 이익케 하여 즐거움을 받게 하옵소서.”
040_0652_a_08L爾時道場菩提樹神復白佛言世尊我聞世尊過去修行菩薩道時具受無量百千苦行捐捨身命肉血骨髓惟願世尊少說往昔苦行因緣爲利衆生受諸快樂
세존께서는 문득 신통을 나타내셨다. 그 신통력으로 이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큰 강당 안 대중 가운데 7보탑(七寶塔)이 땅 속으로부터 솟아 올라오니, 보배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다. 그때에 대중은 이 일을 보고 처음 보는 기쁜 생각을 내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 탑에 예배하고 조심조심 탑을 돌고 자리에 돌아가 앉으셨다.
040_0652_a_13L爾時世尊卽現神足神足力故令此大地六種震動於大講堂衆會之中有七寶塔從地涌出衆寶羅網彌覆其上爾時大衆見是事已生希有心爾時世尊卽從座起禮拜是塔恭敬圍繞還就本座
그때에 도량 보리수신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세상에 큰 영웅이시라 세간에 나타나시면 모든 것들의 공경을 받으시며, 중생들 중에 가장 뛰어나고 가장 높으신데, 어찌하여 이 탑에 예배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녀천아, 내가 보살행을 닦을 적에 내 몸의 사리(舍利:靈珠)를 이 탑에 넣어 두었다. 이 사리[身]로 말미암아 내가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느니라.”
040_0652_a_18L爾時道場菩提樹神白佛言世尊如來世雄出現於世常爲一切之所恭敬諸衆生最勝最尊何因緣故禮拜是佛言善女天我本修行菩薩道時我身舍利安止是塔因由是身令我早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040_0652_b_02L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탑을 열고 그 속에 있는 사리를 꺼내어 대중에게 보여라. 이 사리는 한량없는 여섯 가지 바라밀다의 공덕을 닦아서 생긴 것이니라.”
040_0652_a_24L爾時佛告尊者阿難汝可開塔取中舍利示此大衆是舍利者乃是無量六波羅蜜功德所熏
아난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나서 탑 앞에 가서 예배하고 공양한 뒤에 탑문을 여니, 그 속에는 7보로 만든 함이 들어있는 것이 보였다. 손으로 함을 열고 보니, 그것은 빛이 붉고 흰 묘한 사리였다. 그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속에 있는 사리는 그 빛이 붉고 희나이다.”
040_0652_b_04L爾時阿難聞佛敎勅卽往塔所禮拜供養開其塔戶見其塔中有七寶函以手開函見其舍利色妙紅白而白佛言世尊是中舍利其色紅白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그 사리를 가져 오너라. 이것은 보살의 몸에서 난 사리다.”
그때에 아난은 7보 함을 받들고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올렸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이 사리에 예경하여라. 이 사리는 계(戒)ㆍ정(定)ㆍ혜(慧)를 닦아 익혀서 된 것이니, 매우 만나기 어려운 가장 으뜸가는 복밭[福田]이니라.”
대중들은 이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보살의 사리에 경례하였다.
040_0652_b_08L佛告阿難汝可持來此是大士眞身舍利爾時阿難卽擧寶函至佛所持以上佛爾時佛告一切大汝等今可禮是舍利此舍利者是戒定慧之所熏修甚難可得最上福爾時大衆聞是語已心懷歡喜卽從座起合掌敬禮大士舍利
그때에 세존께서는 대중의 의심을 풀기 위하여 이 사리의 지나간 때의 인연을 말씀하셨다.
“아난아, 지나간 세상에 마하라타(摩訶羅陁)라는 임금이 있어, 선한 법을 닦으며 나라를 잘 다스려서 원수나 대적이 없었다. 이 임금이 아들 3형제를 두었는데 모두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몸매가 훌륭하고 위엄과 덕행이 놀라웠다. 맏태자는 이름이 마하파나라(摩訶波那羅)이고 둘째는 마하제바(摩訶提婆)고, 막내는 마하살타(摩訶薩埵)였느니라. 어느 날 이 세 왕자들은 동산을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차츰차츰 큰 대숲 속에 이르러 쉬고 있었다. 맏태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내 마음이 대단히 무섭고 두렵다. 이 숲 속에서 무슨 좋지 못한 일이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040_0652_b_14L爾時世欲爲大衆斷疑網故說是舍利往昔因緣阿難過去之世有王名曰摩訶羅陁脩行善法善治國土無有怨時有三子端正微妙形色殊特德第一第一大子名曰摩訶波那羅次子名曰摩訶提婆小子名曰摩訶薩埵是三王子於諸園林遊戲觀看次第漸到一大竹林憩駕止息第一王子作如是言我於今日心甚怖懅於是林中將無衰損
040_0652_c_02L둘째 왕자는 또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오늘 몸은 아끼지 않거니와 다만 사랑하는 이를 여읠까봐 걱정된다.’
막내 왕자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홀로 아무런 공포도 걱정도 없다. 산 속이 고요한 것은 신선들이 칭찬하는 것이니, 이곳이 매우 조용하여 노니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구나.’
040_0652_b_24L第二王子復作是言我於今日不自惜身但離所愛心憂愁耳第三王子復作是言我於今日獨無怖懅亦無愁惱山中空寂神仙所讚是處閑靜能令行人安隱受樂
이때에 왕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범 한 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범은 새끼를 낳은 지 이레가 되었는데, 일곱 마리 새끼들에게 둘러 싸여 먹을 것을 먹지 못하여 지쳤고 몸이 야위어서 머잖아 죽을 것 같았다.
맏태자가 이 범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상도 하다. 이 범은 새끼 낳은 지 이레가 지났는데 일곱 마리 새끼에게 에워싸여 먹을 것도 구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러다가 배가 몹시 고프면 반드시 저 새끼라도 잡아먹겠구나.’
막내 왕자가 이렇게 물었다.
‘이 범은 평소에는 무엇을 먹습니까?’
040_0652_c_06L時諸王子說是語已轉復前行見有一虎適產七日而有七子圍繞周帀飢餓窮悴身體羸瘦命將欲絕第一王子見是虎已作如是言怪哉此虎產來七日七子圍繞不得求食若爲飢逼必還噉子第三王子言虎經常所食何物
맏이가 답하였다.
‘이 범들은 오직 싱싱하고 더운 고기와 피를 먹느니라.’
막내가 말하였다.
‘형님들 중에 누가 이 범에게 먹을 것을 줄 수 있겠습니까?’
둘째 왕자가 말했다.
‘이 범이 오래 굶어서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몸이 야위고 피곤하여 쓰러져서 목숨이 얼마 남지 아니하였으니, 다른 데 가서 먹을 것을 구할 겨를이 없겠다. 설사 구하더라도 그 동안에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터이니, 누가 이 범을 위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할 것인가.’
040_0652_c_12L第一王子言此虎唯食新熱肉血第三王子言君等誰能與此虎食第二王子言此虎飢餓身體羸瘦窮困頓乏餘命無幾不容餘處爲其求食設餘求者命必不濟誰能爲此不惜身命
맏태자가 말하였다.
‘가장 버리기 어려운 것으로 제 몸보다 더한 것이 없느니라.’
둘째 왕자가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탐욕 때문에 목숨을 아까워하는 탓으로 이런 데서 몸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며, 지혜가 적기 때문에 이런 일에 겁을 내지만, 만일 보살들로서 남을 이익케 하며 자비한 마음으로 중생을 위하는 이면, 이 몸을 버리는 것이 그리 어려울 것 없을 것이다.’
세 왕자들은 걱정하는 마음으로 오래도록 눈을 딴 데로 옮기지 않고 이 범만을 바라보다가 이러한 말만을 남긴 채 떠나가고 말았다.
040_0652_c_17L第一王子言切難捨不過己身第二王子言我等今者以貪惜故於此身命不能放捨智慧薄少故於是事而生驚怖若諸大士欲利益他生大悲心爲衆生者捨此身命不足爲難時諸王子心大愁憂夂住視之目未曾捨作是觀已尋便離去
040_0653_a_02L막내 왕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 몸을 버릴 때가 돌아왔다. 왜냐하면 나는 오랜 옛적부터 수 없이 이 몸이 죽어 버렸지만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었고, 항상 애착하고 아껴 집에서 살게 하며, 또 의복과 이부자리ㆍ약ㆍ코끼리ㆍ말ㆍ수레 같은 것을 공급하여 때를 따라 이바지하되 부족함이 없게 하였다. 그러나 은혜는 고사하고 도리어 원망하였으며, 그러면서도 필경에는 죽고 마는 것이었다. 또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여 이익 될 것이 없고, 밉기가 도둑과 같고 또 걸어 다니는 변소와 같은 것이니, 내가 오늘날 이 몸으로써 훌륭한 일을 하여서 나고 죽는 바다에서 큰 다리가 되게 하리라. 그리고 이 몸을 버리는 것은 곧 한량없는 등창이나 옴이나 백천 가지 무서운 질병을 떼어버리는 것과 같다. 이 몸에는 오직 똥ㆍ오줌이 가득하며,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여 물 위에 뜬 거품 같으며,
040_0652_c_24L爾時第三王子作是念言我今捨身時已到矣何以故我從昔來多棄是身都無所爲亦常愛護處之屋宅又復供給衣服飮食臥具醫象馬車乘隨時將養令無所乏不知恩反生怨害然復不免無常敗復次是身不堅無所利益可惡如賊猶若行廁我於今日當使此身作無上業於生死海中作大橋梁復次若捨此身卽捨無量癰疽瘭疾百千怖畏是身唯有大小便利是身不堅如水上沫
이 몸은 깨끗하지 못하여 벌레집이 많으며, 이 몸은 나쁜 것이니 힘줄로 얽고 피로 발랐으며, 가죽ㆍ살ㆍ뼈ㆍ골수로 부지하는 것이니, 이렇게 관찰하면 근심거리요 싫증이 난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꼭 이 몸을 버려서 위없이 고요한 열반을 구하고, 근심ㆍ걱정과 덧없이 변천함을 영원히 여의고, 나고 죽는 것을 쉬어버려 번뇌를 없애고 한량없는 선정(禪定)과 지혜ㆍ공덕으로 미묘한 참된 몸[法身]을 구족히 성취하고, 백 가지 복으로 장엄하여 부처님들의 칭찬을 받으며, 이와 같은 위없는 법신(法身)을 증득하여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법의 즐거움을 주리라.’
040_0653_a_12L是身不淨多諸蟲戶是身可惡筋纏血塗皮骨髓腦共相連持如是觀察甚可患厭是故我今應當捨離以求寂滅無上涅槃永離憂患無常變異生死休息無諸塵累無量禪定智慧功德具足成就微妙法身百福莊嚴諸佛所讚證成如是無上法身與諸衆生無量法樂
040_0653_b_02L이때에 막내 왕자는 용맹한 결단으로 큰 원을 세웠으며, 훌륭한 자비심으로써 마음을 닦았다. 그러나 두 형이 마음에 무서운 생각 낼 것을 염려하고, 또는 자기의 하려는 짓을 억지로 말리면 일을 치루기 어려울 것을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
‘형님들은 어서 권속과 함께 처소로 돌아가십시오.’
막내 왕자 마하살타는 범 있는 데로 도로 가서 옷을 벗어 대나무 가지 위에 걸어 놓고 이렇게 서원을 세웠다.
‘나는 이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것이며, 가장 훌륭한 위없는 도를 증득하려는 것이며, 흔들리지 않는 대비심(大悲心)으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며, 보리를 구하여 지혜 있는 이의 찬탄을 받으며, 삼계의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나고 죽는 무서움과 모든 번뇌를 끊으려 하노라.’
040_0653_a_19L是時王子勇猛堪任作是大願以上大悲熏脩其心慮其二兄心懷怖懅或恐固遮爲作留難卽便語言兄等今者可與眷屬還其所止爾時王子摩訶薩埵還至虎所脫身衣裳置竹枝上作是誓言我今爲利諸衆生故證於最勝無上道故大悲不動捨難捨故爲求菩提智所讚故欲度三有諸衆生故欲滅生死怖畏熱惱故
왕자는 이렇게 서원하고 곧 몸을 던져 굶주린 범 앞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왕자의 대자대비한 힘에 눌리어 범도 어찌하지 못하였다. 왕자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범이 너무 야위고 기운이 없어서 내 몸의 피와 살을 먹지 못한다.≻
그리고는 즉시 일어나 두루 다니면서 칼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였다. 그러자 마른 댓가지로 목을 찔러 피를 내고, 높은 산에 올라가서 범의 앞에 몸을 던졌다.
040_0653_b_05L是時王子作是誓已卽自放身臥餓虎前是時王子以大悲力故虎無能爲王子復作如是念言虎今羸瘦身無勢力不能得我身血肉食卽起求刁周徧求之了不能得卽以乾竹剌頸出血於高山上投身虎前
이때에 땅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해는 빛이 없어져서 마치 마후라ㆍ아수라왕이 손으로 해를 가리운 것 같았고, 또 여러 가지 꽃과 향이 비오듯 하였다.
이때에 허공중에 있는 하늘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환희한 마음을 내어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해 말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십니다! 보살이여, 당신은 지금 참으로 대자대비를 행하는 이옵니다. 중생을 위하여서 버리기 어려운 몸을 버리니, 모든 수행하는 사람 중에 가장 용맹하십니다. 당신은 벌써 부처님들께서 찬탄하시는 항상 즐겁게 있을 곳을 얻었으니, 오래지 않아서 번뇌가 없고 시끄럽지 않은 깨끗하고 시원한 열반을 증득하리이다.’
040_0653_b_11L是時大地六種震動日無精光如羅睺羅阿脩羅王捉持障蔽又雨雜華種種妙香時虛空中有諸餘天見是事已心生歡喜歎未曾有讚言善哉善哉大士汝今眞是行大悲者爲衆生故能捨難捨於諸學人第一勇健汝已爲得諸佛所讚常樂住處不夂當證無惱無熱淸涼涅槃
범은 그때 피가 흘러서 왕자의 몸을 적시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피를 핥아먹고, 또 살을 뜯어먹고서 뼈만 남기었다.
이때에 맏태자는 땅이 진동함을 보고 둘째 왕자에게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040_0653_b_19L是虎爾時見血流出污王子身卽便舐血噉食其肉唯留餘骨爾時第一王子見地大動爲第二王子而說偈言
땅이 진동하고
바다가 흔들리고
해는 빛이 없어
가려진 것 같으며
040_0653_b_22L震動大地
及以大海
日無精光
如有覆蔽
허공에서
꽃과 향기 내려오니
반드시 내 동생이
몸을 버렸나보다.
040_0653_b_24L於上虛空
雨諸華香
必是我弟
捨所愛身
040_0653_c_02L둘째 왕자도 또 게송으로 답했다.
040_0653_c_02L第二王子復說偈言
저 호랑이 새끼
낳은 지 이레가 되었는데
일곱 새끼 둘러앉고
먹을 것 없어
040_0653_c_03L彼虎產來
已經七日
七子圍繞
窮無飮食
기운은 쇠진하여
일어나지 못하고
오래지 아니하여
죽게 될 것을
040_0653_c_05L氣力羸損
命不云遠
小弟大悲
知其窮悴
내 동생 자비한 맘 그 모양 보았으니
그냥 두면 저 새끼 먹을까봐 겁을 내고
아까울사 자기 몸 범에게 던져
죽을 것 구원한 것 틀림없으리.
040_0653_c_06L懼不堪忍
還食其子
恐定捨身
以救彼命
그때에 두 왕자는 크게 걱정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였다.
얼굴이 핼쑥하여 서로 손을 잡고 범 있는 데로 가 보았다. 거기에는 동생이 입었던 옷가지들이 모두 대나무 가지 위에 걸려 있었고, 해골과 머리털과 손톱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피가 흘러 땅을 적신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는 견딜 수 없어 기절하여 해골 위에 쓰러졌다. 얼마 뒤에 소생한 두 왕자는 일어나서 하늘을 부르며 통곡하였다.
‘우리 동생이 비록 나이는 어리나 재주가 남보다 뛰어나고 유달리 부모님이 사랑하던 터인데, 이렇게 별안간에 몸을 버려 굶주린 범을 먹이었으니, 우리가 이제 궁궐로 돌아간들 부모님이 물으시면 무어라 대답할 것인가. 나도 차라리 이 곳에서 나란히 죽어서 이 뼈와 머리털들을 보지 아니하리라. 무슨 면목으로 죽은 동생을 내버리고 돌아가서 부모님과 처자 권속과 친구들을 보겠는가.’
이때에 두 왕자는 이렇게 통곡하고 한탄하다가 할 일 없이 떠나갔다.
040_0653_c_07L時二王子心大愁怖涕泣悲歎容貌憔悴復共相將還至虎所見弟所著帔服衣裳皆悉在一竹枝之上骸骨髮爪布散狼藉流血處處徧污其地見已悶絕不自勝持投身骨上良夂乃蘇卽起擧首號天而哭我弟幼稚才能過人特爲父母之所愛念奄忽捨身以飼餓虎我今還宮父母設問當云何荅我寧在此倂命一處不忍見是骸骨髮爪何心捨離還見父母妻子眷屬朋友知識時二王子悲號懊惱漸捨而去
막내 왕자가 데리고 있던 시종들은 제각기 여러 곳에 뿔뿔이 헤어졌다가 서로 만나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도련님은 지금 어디 계신가.’
바로 이 때 왕비는 졸다가 꿈을 꾸었는데, 젖이 잘리어지고 어금니가 빠지고, 비둘기 세 마리 중에서 한 마리를 매가 잡아먹는 것을 보았다. 왕비는 꿈을 꾸다가 땅이 흔들리는 통에 놀라 깨었다. 마음으로 몹시 걱정하면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040_0653_c_19L時小王子所將侍從各散諸方互相謂言今者我天爲何所在爾時王妃於睡眠中夢乳被割牙齒墯落得三鴿雛一爲鷹食爾時王妃大地動時卽便驚寤心生愁怖而說偈言
040_0654_a_02L오늘은 무슨 일로
땅과 강물들이
모두 흔들리며
물건들이 덜덜 떨까.
040_0653_c_24L今日何故
大地大水
一切皆動
物不安所
해는 빛이 없어
아수라가 가린 듯
내 마음 불안하고
눈시울 깜짝이네.
040_0654_a_03L日無精光
如有覆蔽
我心憂苦
目睫瞤動
내 이제 듣고 본
여러 가지 조짐들은
반드시 재변일 테니
불길한 일 있을까 걱정되네.
040_0654_a_04L如我今者
所見瑞相
必有災異
不祥苦惱
이때에 왕비가 이 게송을 말하고 있는데, 밖에 있던 하인들이 왕자의 소식을 듣고는 놀라서 황급히 내전으로 들어와 왕비에게 아뢰었다.
‘밖에서 듣기로는 모든 시종들이 막내 왕자님을 찾아 다녔으나 계신 곳을 알지 못하였다 하나이다.’
왕비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임금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아까 밖에서 전하는 말을 들으니, 우리가 사랑하는 막내 왕자가 없어졌다 하나이다.’
임금은 이 소식을 듣고 기절하였다. 정신을 차려 슬피 흐느끼다가 눈물을 씻으면서 말하였다.
‘오늘이 무슨 날인데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단 말인가.’
040_0654_a_05L於是王妃說是偈已時有靑衣在外已聞王子消息心驚惶怖尋卽入內啓白王妃作如是言向者在外聞諸侍從推覓王子不知所在王妃聞已生大憂惱涕泣滿目至大王所我於向者傳聞外人失我最小所愛之子大王聞已而復悶絕悲哽苦惱抆淚而言如何今日失我心中所愛重者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다시금 이 뜻을 되풀이하여 말씀하셨다.
040_0654_a_13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나는 지난 옛적
오랜 세월에
소중한 몸을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040_0654_a_14L我於往昔
無量劫中
捨所重身
以求菩提
임금도 되었었고
왕자도 되어서
버리기 어려운 이 몸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040_0654_a_16L若爲國王
及作王子
常捨難捨
以求菩提
생각하니 지난 옛적에
한 큰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임금 이름
마하라타(摩訶羅陁)였네.
040_0654_a_17L我念宿命
有大國王
其王名曰
摩訶羅陁
이 왕에게 아들 있으니
보시하기 좋아해
그 왕자 이름은
마하살타(摩訶薩埵)였네.
040_0654_a_18L是王有子
能大布施
其子名曰
摩訶薩埵
이 왕자에게 두 형 있으니
맏이의 이름은
마하파나라[大波那羅]요,
둘째의 이름은 마하제바[大天]였네.
040_0654_a_20L復有二兄
長者名曰
大波那羅
次名大天
3형제가 손에 손을 잡고
빈 산 속 놀러 갔다가
새끼 갓난 어미 범이
먹지 못해 굶주린 것 보았네.
040_0654_a_21L三人同遊
至一空山
見新產虎
飢窮無食
이때에 훌륭한 보살 마하살타가
가엾은 마음 생겨서 맹세하기를
나는 지금 여기서
소중한 몸 버린다 하였네.
040_0654_a_22L時勝大士
生大悲心
我今當捨
所重之身
이 범이 혹여 그러다가
굶주림에 몹시 시달리면
제가 낳은 제 새끼를
할 수 없이 먹으리니
040_0654_a_24L此虎或爲
飢餓所逼
儻能還食
自所生子
040_0654_b_02L그 길로 높은 산에 올라가
몸을 던져 범 앞에 떨어져
새끼 범 일곱 마리를
죽음에서 살려내었네.
040_0654_b_02L卽上高山
自投虎前
爲令虎子
得全性命
이때에 땅덩이와
모든 산들이
다 흔들리어서
벌레와 짐승들이 모두 놀랐네.
040_0654_b_03L是時大地
及諸大山
皆悉震動
驚諸蟲獸
호랑이와 사자들은
뿔뿔이 헤어져 달아나고
온 세상 캄캄하여
광명이 없었다네.
040_0654_b_05L虎狼師子
四散馳走
世間皆闇
無有光明
이때에 두 형님은
대나무 숲 속에 있다가
마음이 근심과 번민을 품고
시름에 겨워 눈물마저 흘렸네.
040_0654_b_06L是時二兄
故在竹林
心懷憂惱
愁苦涕泣
차츰차츰 동생 찾아
범 있는 데에 이르니
어미 범과 새끼 범들의
입에 피가 묻은 것을 보았지.
040_0654_b_07L漸漸推求
遂至虎所
見虎虎子
血污其口
두 형은 사람의 해골과
머리털ㆍ손톱ㆍ이빨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붉은 피가 땅에 물든 것도 보았네.
040_0654_b_09L又見骸骨
髮毛爪齒
處處逬血
狼藉在地
이때에 두 왕자는
이 일을 보고서
가슴이 답답하여 터지는 것 같아
저절로 땅 위에 곤두박질쳤네.
040_0654_b_10L時二王子
見是事已
心更悶絕
自躄於地
재ㆍ티끌ㆍ흙 되는 대로
온몸에 묻어서 흙투성이 되고
제 정신 잃어버려
미쳐서 갈팡질팡하였네.
040_0654_b_11L以灰塵土
自塗坌身
忘失正念
生狂癡心
따라 갔던 시종들도
이 광경 보고서
슬프고 아픈 생각 저절로
소리 내어 울부짖었네.
040_0654_b_13L所將侍從
睹見是事
亦生悲慟
失聲號哭
찬 물을 가져다가
서로 얼굴에 뿜어주니
그제야 겨우 소생
다시 일어나게 되었지.
040_0654_b_14L互以冷水
共相噴灑
然後蘇息
而復得起
왕자가
몸을 버릴 때엔
내전에서
왕비와 채녀
5백 명의 권속들이
함께 즐겁게 놀았었네.
040_0654_b_15L是時王子
當捨身時
正値後宮
妃后采女
眷屬五百
共相娛樂
바로 이 때 왕비는
두 젖에서 젖이 흐르고
사지 골절이
바늘에 찔리듯 아프며
마음이 불안하여
아들 잃은 듯 하였네.
040_0654_b_17L王妃是時
兩乳汁出
一切肢節
痛如鍼剌
心生愁惱
似喪愛子
그래서 왕비는
임금 계신 데 급히 가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울며불며 말하였네.
040_0654_b_19L於是王妃
疾至王所
其聲微細
悲泣而言
대왕이시여, 부디
자세히 들으소서.
근심과 수심의 불이 이렇게 치성하여
저의 마음을 태워주나이다.
040_0654_b_21L大王今當
諦聽諦聽
憂愁盛火
今來燒我
저의 두 젖에서는
젖이 마구 나오며
온몸이 괴롭고 아픈 것이
바늘로 찌르는 듯하니
040_0654_b_22L我今二乳
俱時汁出
身體苦切
如被鍼剌
제가 본 여러 가지
상스럽지 못한 일이
아마도 다시는
사랑하는 아들 못 볼까 두렵나이다.
040_0654_b_23L我見如是
不祥瑞相
恐更不復
見所愛子
040_0654_c_02L지금 저의 몸과 목숨
대왕님께 바치오니
바라옵건대 사람 빨리 보내시어
저의 아들 찾아 주사이다.
040_0654_c_02L今以身命
奉上大王
願速遣人
求覓我子
꿈에 비둘기 새끼 세 마리가
저의 품에 안겼는데
그 중 가장 적은 것이
저의 맘에 들더니만
040_0654_c_03L夢三鴿雛
在我懷抱
其最小者
可適我心
난 데 없는 매가 와서
그 비둘기 빼앗아 갔소.
이런 꿈 꾸고 나니
근심 걱정 태산 같네.
040_0654_c_04L有鷹飛來
奪我而去
夢是事已
卽生憂惱
나는 지금 수심에다 무서움 겹쳤으니
죽을까봐 걱정일세.
어서 빨리 사람 보내
내 아들 찾아 주사이다.
040_0654_c_06L我今愁怖
恐命不濟
願速遣人
推求我子
이때에 왕비는
이런 애원의 말 하고 나서
그만 기절하더니만
땅바닥에 쓰러졌네.
040_0654_c_07L是時王妃
說是語已
卽時悶絕
而復躄地
임금은 이 말 듣고
사랑하는 아들을
다시 못 보게 되어
근심 걱정 한 없었네.
040_0654_c_08L王聞是語
復生憂惱
以不得見
所愛子故
대신과
벼슬아치들
모두 다 모여와
왕의 좌우에서
울고불고 법석 치니
그 소리 천지를 진동하네.
040_0654_c_10L其王大臣
及諸眷屬
悉皆聚集
在王左右
哀哭悲號
聲動天地
그때에 도성 안의
여러 백성들은
이 소리 듣고 나서
모두 놀라 밖으로 뛰어나와
040_0654_c_12L爾時城內
所有人民
聞是聲已
驚愕而出
각각 서로 말하기를
가엾어라 우리왕자
살아서 돌아왔나,
죽어 영영 못 오시나.
040_0654_c_13L各相謂言
今是王子
爲活來耶
爲已死亡
이렇듯 보살이신 우리 왕자님
언제나 부드러운 그 말씨
온 백성이 사랑 터니
이제는 어디 가서 만나 뵈오리.
040_0654_c_14L如是大士
常出軟語
爲衆所愛
今難可見
벌써부터 여러 사람
숲 속을 헤매면서
왕자님을 찾는다니
오래잖아 참 소식 듣겠지.
040_0654_c_16L已有諸人
入林推求
不久自當
得定消息
이때에 여러 사람들
어쩔 줄 몰라 야단타가
또다시 슬피 울고 부르짖으니
귀신도 감동하여 애통해 하였네.
040_0654_c_17L諸人爾時
慞惶如是
而復悲號
哀動神祇
그때에 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왕비 얼굴에 물을 뿜으니
얼마 있다 그제야 되살아나네.
040_0654_c_18L爾時大王
卽從座起
以水灑妃
良久乃蘇
제 정신 다시 찾은 왕비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임금께 묻는 말이
여보, 내 아들 죽었소, 살았소?
040_0654_c_20L還得正念
微聲問王
我子今者
爲死活耶
그때에 왕비는
그 아들 생각 때문에
갑절이나 수심 걱정 더하여져
마음을 잠시도 놓지 못했네.
040_0654_c_21L爾時王妃
念其子故
倍復懊惱
心無暫捨
아깝다 나의 아들
잘 생긴 그 얼굴이
어쩌다 하루아침에
나를 버리고 별안간에 죽다니.
040_0654_c_22L可惜我子
形色端正
如何一旦
捨我終亡
어째서 박복한 이내 몸
먼저 죽지 못하고
이런 모든 고통과
흉한 꼴 보는 걸까.
040_0654_c_24L云何我身
不先薨沒
而見如是
諸苦惱事
040_0655_a_02L내 아들의 고운 얼굴
연꽃과도 같더니만
어느 누가 너를 앗아가서
모자 이별 시켰는가.
040_0655_a_02L善子妙色
猶淨蓮華
誰壞汝身
使令分離
이내 몸 옛날의
원수 아니었거늘
무슨 업연(業緣) 두터워
지금 너를 죽였느냐.
040_0655_a_03L將非是我
昔日怨讎
挾本業緣
而殺汝耶
나의 아들 얼굴ㆍ눈
보름달 같이 깨끗했는데
하루아침 불의에
이런 참화 당했네.
040_0655_a_05L我子面目
淨如滿月
不圖一旦
遇斯禍對
차라리 이내 몸
부서져서 가루 될지언정
나의 아들 목숨은
죽게 하지 않을 것을.
040_0655_a_06L寧使我身
破碎如塵
不令我子
喪失身命
내가 꾼 꿈으로는
벌써 일은 당했으니
어찌 무정하게
이 고통 견딜쏜가.
040_0655_a_07L我所見夢
已爲得報
直我無情
能堪是苦
내가 꿈에 본 대로
이빨들이 빠지고
두 젖에서 한꺼번에
젖 흘렸으니
반드시 나의 아들
잃은 것이 분명하네.
040_0655_a_09L如我所夢
牙齒墯落
二乳一時
汁自流出
必定是我
失所愛子
꿈에 안은 비둘기 새끼 세 마리에
한 마리를 빼앗겼으니
세 왕자 중에서
하나는 잃을 나쁜 징조.
040_0655_a_11L夢三鴿雛
鷹奪一去
三子之中
必定失一
그때에 대왕님은
왕비에게 말씀하되
내가 지금 반드시
대신(大臣) 사자 보내어서
040_0655_a_12L爾時大王
卽告其妃
我今當遣
大臣使者
동서로 두루 다녀
아들 찾아 올 터이니,
왕비는 진정하여
크게 근심 걱정하지 마오.
040_0655_a_13L周徧東西
推求覓子
汝今且可
莫大憂愁
대왕님도 이렇게
왕비를 위로해 달래 놓고는
당장에 수레에 말을 메워 타시고
대궐 밖으로 나섰으되
040_0655_a_15L大王如是
慰喩妃已
卽便嚴駕
出其宮殿
가슴에 맺힌 근심 걱정
참을 길 없어 애절하니,
대중 속에 있지마는
얼굴은 매우 초췌하네.
040_0655_a_16L心生愁惱
憂苦所切
雖在大衆
顏貌憔悴
성 밖으로 나가서
아들 찾을 적에
한량없는
여러 백성들도
땅이 움직이도록 울부짖으며
임금의 뒤를 따랐네.
040_0655_a_17L卽出其城
覓所愛子
爾時亦有
無量諸人
哀號動地
尋從王後
성 밖에
나선 임금
사방을 바라보며
그의 아들 찾았지만
속 타고 마음 산란하여
있는 데를 몰라라.
040_0655_a_19L是時大王
旣出城已
四向顧望
求覓其子
煩惋心亂
靡知所在
최후에 한 사람이
멀리 보이는데
머리에는 흙투성이
의복에는 피투성이
온몸에 먼지 쓰고
울면서 다가왔네.
040_0655_a_21L最後遙見
有一信來
頭蒙塵土
血污其衣
灰糞塗身
悲號而至
그때에
마하라타대왕은
이 사신을 보고 나서
더욱 슬픔 간절하여
머리 들어 하늘 보고
울부짖어 통곡하였네.
040_0655_a_23L爾時大王
摩訶羅陁
見是使已
倍生懊惱
擧首號叫
仰天而哭
040_0655_b_02L먼저 보낸 신하 한 명
조금 있다 돌아와서
대왕 앞에 읍하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040_0655_b_02L先所遣臣
尋復來至
旣至王所
作如是言
대왕이시여, 부디 걱정 마옵소서.
왕자님이 아직 살아 있사오니
머잖아 여기 오면
두 분 상면하오리다.
040_0655_b_04L願王莫愁
諸子猶在
不夂當至
令王得見
잠깐 새에 또 신하
돌아와서 임금을 뵈오니
수심이 가득 차서
얼굴은 야위었고
몸에 입은 의복
때 묻고 더러웠네.
040_0655_b_05L須臾之頃
復有臣來
見王愁苦
顏貌憔悴
身所著衣
垢膩塵污
대왕이시여, 아사이다
한 왕자는 벌써 이 세상 떠났삽고
두 왕자 살았으나
불쌍하고 가엾어라.
040_0655_b_07L大王當知
一子已終
二子雖存
哀悴無賴
막내 왕자님
새끼 갓 난 범 보시고
이레 굶은 범이기에
그 새끼 먹을까봐 은근히 저어했네.
040_0655_b_08L第三王子
見虎新產
飢窮七日
恐還食子
이 범 보시고서
대비심 깊이 내사
이 중생 제도하고
오는 세상에서
보리를 얻으시려
큰 서원 세우신 뒤,
040_0655_b_10L見是虎已
深生悲心
發大誓願
當度衆生
於未來世
證成菩提
높은 곳에 올라가서
몸을 던져 범 앞에 떨어지니,
배고픈 주린 범이
일어나서 먹었으니,
040_0655_b_12L卽上高處
投身虎前
虎飢所逼
便起噉食
온갖 피와 살은
벌써 다 없어지고
해골만이 남아있어
땅 위에 흩어졌소.
040_0655_b_13L一切血肉
已爲都盡
唯有骸骨
狼藉在地
이때에 대왕님
이 신하 말 듣고 나서
다시금 기절하여
정신 잃고 땅에 쓰러졌네.
040_0655_b_14L是時大王
聞臣語已
轉復悶絕
失念躄地
근심ㆍ걱정의 불
온몸을 태우니,
신하와 권속들도
모두 그러했네.
040_0655_b_16L憂愁盛火
熾然其身
諸臣眷屬
亦復如是
물을 뿌린 뒤에
대왕님 소생하여
머리를 겨우 들어
하늘 부르며 통곡했네.
040_0655_b_17L以水灑王
良夂乃蘇
復起擧首
號天而哭
또 한 신하 오더니만
대왕께 여쭙기를
저 숲 속에서
두 분 왕자 뵈었사온데.
040_0655_b_18L復有臣來
而白王言
向於林中
見二王子
수심 근심 고통 속에
울며불며 슬퍼하다
그만 정신 잃은 채
땅 위에 쓰러졌나이다.
040_0655_b_20L愁憂苦毒
悲號涕泣
迷悶失志
自投於地
신이 즉시 물을 떠나
왕자 몸에 뿌렸더니
얼마 동안 지난 뒤에
겨우 도로 소생했나이다.
040_0655_b_21L臣卽求水
灑其身上
良夂之頃
乃還蘇息
사방을 바라보니
큰불이 이글이글
부축해서 일으켰으나
잇달아 다시 쓰러지더니만
040_0655_b_22L望見四方
大火熾然
扶持暫起
尋復躄地
머리 들고 슬퍼하며
하늘 부르며 통곡할 제
죽은 왕자 아우님의
공덕을 찬탄하더이다.
040_0655_b_24L擧首悲哀
號天而哭
乍復讚歎
其弟功德
040_0655_c_02L이 말 들은 대왕은
사랑하던 왕자를 여의고서
가슴 답답하고 마음 아파
기력조차 고달파졌네.
040_0655_c_02L是時大王
以離愛子
其心迷悶
氣力惙然
애통하게 울던 임금
다시 생각하기를
제일 작은 막내 왕자는
내가 가장 사랑했는데
무상대귀(無常大鬼)가
별안간 잡아갔네.
040_0655_c_03L憂惱涕泣
竝復思惟
是最小者
我所愛重
無常大鬼
奄便呑食
나머지 두 왕자
지금 살아 있지만
죽은 동생 때문에
근심불에
애가 타서
혹시나 죽지 않을는지.
040_0655_c_05L其餘二子
今雖存在
而爲憂火
之所焚燒
或能爲是
喪失命根
어서 나는 빨리
저 대숲 속에 가서
두 아들 태워 가지고
대궐 안으로 급히 돌아가야 해.
040_0655_c_07L我宜速往
至彼林中
迎載諸子
急還宮殿
제 어머니 뒤에 있어
근심 고통 절박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애통해 하다가
따라 죽지나 않을까.
040_0655_c_09L其母在後
憂苦逼切
心肝分裂
或能失命
하지만 두 아들 보게 되면
그 마음 위안되어
행여나 남은 천명 보전하여
끝마치지 않겠는가.
040_0655_c_10L若見二子
慰喩其心
可使終保
餘年壽命
그때에 대왕은
훌륭한 코끼리를 타고
시종들 호위 속에
대숲 속으로 떠나,
040_0655_c_11L爾時大王
駕乘名象
與諸侍從
欲至彼林
일행이 가던 중에
두 아들을 만났는데,
죽은 동생 이름 부르면서
하늘 부르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니,
040_0655_c_13L卽於中路
見其二子
號天扣地
稱弟名字
그때 왕은 앞에 가서
두 아들을 끌어안고
슬픔에 울며불며
길을 따라 환궁하여
지체 않고 두 아들을
어미에게 보여줬네.
040_0655_c_14L時王卽前
抱持二子
悲號涕泣
隨路還宮
速令二子
覲見其母
부처님께서는 보리수신에게
이런 말씀하시었다.
범에게 몸을 버린
마하살타왕자는
지금 내 몸이니
이렇게 알아두라.
040_0655_c_16L佛告樹神
汝今當知
爾時王子
摩訶薩埵
捨身飼虎
今我身是
그때의 임금이던
마하라타 대왕은
지금의 나의 부왕이신
수두단(輸頭檀)이 그 분이요.
040_0655_c_18L爾時大王
摩訶羅陀
於今父王
輸頭檀是
그때의 왕비는
지금의 마야(摩耶) 그 분이며,
맏왕자는
지금의 미륵(彌勒)이요,
둘째 왕자는
지금의 조달(調達)이다.
040_0655_c_19L爾時王妃
今摩耶是
第一王子
今彌勒是
第二王子
今調達是
그때의 어미 범은
지금의 구이(瞿夷) 부인,
일곱 마리 새끼 범은
지금의 다섯 비구와
사리불(舍利弗)
목건련(目犍連)이네.
040_0655_c_21L爾時虎者
今瞿夷是
時虎七子
今五比丘
及舍利弗
目犍連是
그때의 대왕
마하라타와
그의 왕비는
슬프게 울며 불면서
갖은 영락으로 치장한 옷을
말끔히 벗어 버리고
040_0655_c_23L爾時大王
摩訶羅陁
及其妃后
悲號涕泣
悉皆脫身
御服瓔珞
040_0656_a_02L모든 대중과
대숲 속에 가서
죽은 왕자의 사리를 주워 모아
그 자리에다
이 7보탑을 세웠느니.
040_0656_a_02L與諸大衆
往竹林中
收其舍利
卽於此處
起七寶塔
그때에 왕자
마하살타는
몸을 버려 목숨을 마칠 적에
이런 서원을 세웠다.
040_0656_a_04L是時王子
摩訶薩埵
臨捨命時
作是誓願
원하건대 나의 사리는
오는 세상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언제나 중생들을 위하여
모든 불사(佛事) 지어지이다.”
040_0656_a_05L願我舍利
於未來世
過筭數劫
常爲衆生
而作佛事
이 경을 말씀하실 적에 한량없는 아승기(阿僧祇) 모든 하늘과 인간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보리수신이여, 이것이 7보탑에 예배하는 옛날의 인연이니라.”
이때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7보탑은 없어지고 나타나지 아니하였다.
040_0656_a_07L說是經時無量阿僧祇諸天及人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樹神是名禮塔往昔因緣爾時佛神力故是七寶塔卽沒不現
18. 찬불품(讚佛品)
040_0656_a_11L金光明經讚佛品第十八
그때에 한량없는 백천만억 보살들이 이 세계로부터 금보개사왕(金寶蓋山王) 여래 나라에 이르러, 두 무릎과 두 팔꿈치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께 경례하고, 한 곳에 물러나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똑같이 같은 목소리로 찬탄하였다.
040_0656_a_12L爾時無量百千萬億諸菩薩衆從此世界至金寶蓋山王如來國土到彼土已五體投地爲佛作禮卻住一面合掌向佛異曰同音而讚歎曰
여래의 몸
황금빛으로서 미묘하시네.
그 광명 밝게 비추어
마치 금산왕(金山王)과 같네.
040_0656_a_16L如來之身
金色微妙
其明照耀
如金山王
몸은 깨끗하사 보드랍고 매끄럽기
마치 금 연꽃처럼
한량없는 미묘한 상호(相好)로
스스로 장엄하시었네.
040_0656_a_18L身淨柔軟
如金蓮華
無量妙相
以自莊嚴
몸매 따라 고운 태도
빛나게 꾸미시니
깨끗하기 짝이 없어
마치 붉은 금산인 듯.
040_0656_a_19L隨形之好
光飾其體
淨絜無比
如紫金山
원만하고 구족하고 티 없음은
마치 깨끗한 보름달과 같네.
그 음성 맑고 우렁참은
묘한 범천(梵天)의 음성처럼
040_0656_a_20L圓足無垢
如淨滿月
其音淸徹
妙如梵聲——
사자의 울부짖는 소리처럼,
큰 천둥소리처럼
여섯 가지 깨끗하고
아름다운 소리는
가릉빈가(迦陵頻伽) 소리인 듯
공작새 소리인 듯.
040_0656_a_22L師子吼聲
大雷震聲
六種淸淨
微妙音聲
迦陵頻伽
孔雀之聲
청정하고 티 없어
위엄과 덕을 모두 갖췄네.
백복(百福)의 모든 몸매로
몸을 장엄하시었네.
040_0656_a_24L淸淨無垢
威德具足
百福相好
莊嚴其身
040_0656_b_02L광명이 멀리 비춰
끝 단 데 없으시고
슬기롭고 고요하사
탐욕심이 없으시니,
040_0656_b_02L光明遠照
無有齊限
智慧寂滅
無諸愛習
한량없는 이런 공덕
세존께서 이루셨네.
깊기는 바다처럼
높기는 수미산처럼
040_0656_b_03L世尊成就
無量功德
譬如大海
須彌寶山
모든 중생 위하여
어여삐 여기는 맘 내시사
오는 세상 긴 세월에
기쁨을 널리 주시리.
040_0656_b_05L爲諸衆生
生憐愍心
於未來世
能與快樂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묘한 법문은
그 뜻이 가장 깊어서
중생을 고요하고 편안하게
그들에게
한량없는 기쁨도 주시네.
040_0656_b_06L如來所說
第一深義
能令衆生
寂滅安隱
能與衆生
無量快樂
위없는 감로법문
능란하게 설하시고
위없는 감로법문
활짝 열어 놓으시네.
040_0656_b_08L能演無上
甘露妙法
能開無上
甘露法門
온갖 근심 없는
저 집 속에 드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해탈 얻게 하시며,
040_0656_b_09L能入一切
無患窟宅
能令衆生
悉得解脫
삼계 중생들을
고통 바다에서 제도하사,
모든 근심 없는
바른 도에 머무르게 하시네.
040_0656_b_11L度於三有
無量苦海
安住正道
無諸憂苦
여래 세존의
공덕 지혜와
대자대비의 힘,
정진하시는 방편은
040_0656_b_12L如來世尊
功德智慧
大慈悲力
精進方便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사오매
우리들은
말할 수도 없나이다.
040_0656_b_13L如是無量
不可稱計
我等今者
不能說有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이
한량없는 겁 동안에
생각을 다하여 헤아려도
알아낼 수 없사오며,
040_0656_b_15L諸天世人
於無量劫
盡思度量
不能得知
여래께서 가지신
공덕과 지혜의
한량없이 큰 바다는
물 한 방울로 나누지 못하리.
040_0656_b_16L如來所有
功德智慧
無量大海
一滴少分
내가 지금
여래의 공덕을 조금 찬탄했지만
백천억 분에서
일 분도 말씀 못하였네.
040_0656_b_17L我今略讚
如來功德
百千億分
不能宣一
만일 내 공덕을
모을 수 있다면
중생에게 회향하여
위없는 도를 증득하여지이다.
040_0656_b_19L若我功德
得聚集者
迴與衆生
證無上道
이때에 신상보살이 이 모임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어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찬탄하였다.
040_0656_b_20L爾時信相菩薩卽於此會從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說讚言
세존의 백복 상호(相好)
미묘하고 아름다워
천 가지의 모든 공덕으로
그 몸 장엄하시었네.
040_0656_b_23L世尊百福
相好微妙
功德千數
莊嚴其身
040_0656_c_02L빛깔이 깨끗하여 멀리 비추니
아무리 뵈어도 싫증 안 나네.
천 개의 햇빛처럼
허공에 가득 찼어라.
040_0656_c_02L色淨遠照
視之無厭
如日千光
彌滿虛空
광명이 맹렬하여
한량없고 가없음이
수많은 좋은 보배의
큰 덩어리처럼.
040_0656_c_03L光明熾盛
無量無邊
猶如無數
珍寶大聚
밝은 빛이 다섯 가지
푸른빛에 분홍, 빨강에 흰 빛
유리(琉璃)보배와 파리(頗梨)보배가
순금과 어울린 듯.
040_0656_c_04L其明五色
靑紅赤白
琉璃頗梨
如融眞金
광명이 이글이글
모든 산(山)을 꿰뚫고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에
남김없이 멀리멀리 비추네.
040_0656_c_06L光明赫弈
通徹諸山
悉能遠照
無量佛土
모든 중생들의
한량없는 고통 없애 주시고
또다시 중생에게
가장 좋은 기쁨 주시네.
040_0656_c_07L能滅衆生
無量苦惱
又與衆生
上妙快樂
모든 기관 청정하사
미묘하기 으뜸일세.
중생은 암만 뵈어도
싫은 생각 없나이다.
040_0656_c_08L諸根淸淨
微妙第一
衆生見者
無有厭足
검붉은 머리 털 보드랍기는
공작새의 목과 같고
수많은 벌들이
연꽃에 엉겨 붙은 듯.
040_0656_c_10L髮紺柔軟
猶孔雀項
如諸蜂王
集在蓮華
청정한 대비심과
공덕으로 장엄한 것
한량없는 삼매와
또한 대자비
040_0656_c_11L淸淨大悲
功德莊嚴
無量三昧
及以大慈
이러한 공덕들이
모두 뭉쳐서
아름다운 상호로
그 몸 단장하시었네.
040_0656_c_12L如是功德
悉以聚集
相好妙色
嚴飾其身
가지가지 공덕으로
보리도를 이루시어
여래의 신력으로
중생 조복받으시고
마음을 유순케 하여
기쁨 받게 하시네.
040_0656_c_14L種種功德
助成菩提
如來悉能
調伏衆生
令心柔軟
受諸快樂
가지가지 깊고 묘한
공덕으로 장엄하시니,
시방세계 부처님들
모두 찬탄하시네.
040_0656_c_16L種種深妙
功德莊嚴
亦爲十方
諸佛所讚
그 광명 멀리멀리
모든 세계에 두루 비추니,
마치 해와 달이
허공에 가득 찬 듯.
040_0656_c_17L其光遠照
徧於諸方
猶如日月
充滿虛空
많은 공덕 성취함은
수미산과 마찬가지
시방세계 간 데마다
몸 나타내 보이시네.
040_0656_c_18L功德成就
如須彌山
在在示現
於諸世界
이는 희고 고르고 빽빽해서
흰 눈과 같고
높은 덕은 밝은 해가
허공에 환히 비춘 듯.
040_0656_c_20L齒白齊密
猶如珂雪
其德如日
處空明顯
눈썹 사이의 흰털은
오른 쪽으로 돌아 굼실굼실
광명이 흘러 나와
유리(琉璃)구슬 같으시고
미묘한 그 빛은
해가 공중에 떠 있는 듯.
040_0656_c_21L眉間毫相
右旋宛轉
光明流出
如琉璃珠
其色微妙
如日處空
그때에 도량에 있던 보리수신이 또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40_0656_c_23L爾時道場菩提樹神復說讚曰
040_0657_a_02L청정하신 부처님께
지심으로 귀의하나이다.
깊고 묘한 법을
그대로 깨치셨고,
040_0656_c_24L南無淸淨
無上正覺
甚深妙法
隨順覺了
나쁜 법과 그른 도를
모두 멀리 여의시고,
우뚝 혼자 뛰어나서
부처의 바른 깨달음 이루셨네.
040_0657_a_04L遠離一切
非法非道
獨拔而出
成佛正覺
유(有)와 비유(非有)의 본성이
청정함을 아시었네.
드물고도 진기한
여래 공덕
드물고도 진기한
여래 바다.
040_0657_a_05L知有非有
本性淸淨
希有希有
如來功德
希有希有
如來大海
드물고도 진기한
수미산 같삽고
드물고도 진기한
가없는 부처님의 행.
040_0657_a_07L希有希有
如須彌山
希有希有
佛無邊行
드물고도 진기한
부처님의 세상 출현,
우담바라 고운 꽃이
어쩌다가 한 번 피듯,
040_0657_a_08L希有希有
佛出於世
如優曇華
時一現耳
희유하신 여래
자비심이 한량없는
석가모니는
사람 중에 태양일세.
040_0657_a_10L希有如來
無量大悲
釋迦牟尼
爲人中日
수없는 중생에게
이익을 주시고자
이러한 묘보경전(妙寶經典)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었네.
040_0657_a_11L爲欲利益
諸衆生故
宣說如是
妙寶經典
장하셔라, 여래시여
모든 기관 고요하사
적멸한 큰 성 안에
다시 들어가 노니시네.
040_0657_a_12L善哉如來
諸根寂滅
而復遊入
善寂大城
때 없고 깨끗한
깊고 깊은 삼매에서
부처님네 가시던 길로
이제 다시 드시었네.
040_0657_a_14L無垢淸淨
甚深三昧
入於諸佛
所行之處
수많은 성문(聲聞)들이
몸이 다 비었듯이
거룩하신 세존의
행하던 곳도 비었네.
040_0657_a_15L一切聲聞
身皆空寂
兩足世尊
行處亦空
이와 같이 일체의
한량없는 모든 법도
성품과 모양 따져보면
그도 모두 다 빈 것일세.
040_0657_a_16L如是一切
無量諸法
推本性相
亦皆空寂
모든 중생들의
성품과 모양도 또한 비었건만
미치고 어리석은 마음 때문에
깨쳐 알지 못하네.
040_0657_a_18L一切衆生
性相亦空
狂愚心故
不能覺知
내가 항상 부처님을 생각함은
세존 뵙기를 좋아함이요,
부처님 곁 안 떠나려고
서원을 언제나 세우노라.
040_0657_a_19L我常念佛
樂見世尊
常作誓願
不離佛日
내가 늘 땅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뵈옵는 건
마음으로 사모하는
부처님 뵈옵고저.
040_0657_a_20L我常於地
長跪合掌
其心戀慕
欲見於佛
나는 언제나
가장 높은 대비행을 닦아
슬피 울고 눈물 흘림은
부처님 뵈옵고저.
040_0657_a_22L我常脩行
最上大悲
哀泣雨淚
欲見於佛
내가 항상 목마른 듯 우러러봄은
부처님 뵈옵고저
이 때문에 근심 불이
맹렬히 성하오니.
040_0657_a_23L我常渴仰
欲見於佛
爲是事故
憂火熾然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맑고 찬 법의 물로
이 불 꺼주사이다.
040_0657_a_24L惟願世尊
賜我慈悲
淸冷法水
以滅是火
040_0657_b_02L세존께서는 그지없는
자비하신 마음으로
이 몸이 언제든지
부처님 뵙게 해 주소서.
040_0657_b_02L世尊慈愍
悲心無量
願賜我身
常得見佛
세존께서는 어느 때나
온갖 천상ㆍ인간들을 보호하시매
이런 까닭에 저도 지금
목마르게 우러러 뵙고자 하나이다.
040_0657_b_03L世尊常護
一切人天
是故我今
渴仰欲見
성문들의 몸은
마치 허공과 같고,
아지랑이와 메아리 같으며
물속의 달과 같네.
040_0657_b_04L聲聞之身
猶如虛空
焰幻響化
如水中月
중생의 성품은
꿈에 본 물건 같지만
여래께서 행하신 곳
깨끗하기 유리보배 같네.
040_0657_b_06L衆生之性
如夢所見
如來行處
淨如琉璃
위없는 감로법에
부처님께서 드시었으니,
모든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기쁨 주오리다.
040_0657_b_07L入於無上
甘露法處
能與衆生
無量快樂
여래께서 행하던 곳
미묘하고 매우 깊어
온갖 중생들은
누구도 알 이 없네.
040_0657_b_08L如來行處
微妙甚深
一切衆生
無能知者
다섯 가지 신통 얻은 신선과
모든 성문들과
모든 연각(緣覺)들도
또한 아무도 모른다네.
040_0657_b_10L五通神仙
及諸聲聞
一切緣覺
亦不能知
부처님의 행하던 곳
나는 의심 않사오니,
원하거니와 자비하신 마음으로
부처님 몸 제 앞에 나타내사이다.
040_0657_b_11L我今不疑
佛所行處
惟願慈悲
爲我現身
그때에 세존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사
미묘한 목소리로
찬탄의 말씀을 하시었다.
040_0657_b_12L爾時世尊
從三昧起
以微妙音
而讚歎言
좋고 좋구나
보리수신 선녀야,
나는 지금 통쾌하게
이 말을 하노라.
040_0657_b_14L善哉善哉
樹神善女
汝於今日
快說是言
온갖 중생들이 누구나
이 법문을 얻어 들으면
모두 다 단 이슬 같은
나고 죽지 않는 법문에 들어가리라.
040_0657_b_15L一切衆生
若聞此法
皆入甘露
無生法門
19. 촉루품(囑累品)
040_0657_b_16L金光明經囑累品第十九
040_0657_c_02L그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오른 손으로 여러 보살들의 정수리를 만지시고 여러 천왕과 용왕, 28부(部), 산지귀신대장군(散脂鬼神大將軍)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겁 동안에 이 『금광명』의 미묘한 경전을 닦아 익히었노라. 너희들은 마땅히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널리 이 법을 퍼뜨리어라. 그리하여 다시는 염부제 안에서 끊이지 않도록 하여라. 어떠한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오는 세상에서 이 경전을 받아 지니거나 읽거나 외우는 이가 있거든, 너희들 모든 천신은 언제나 그를 옹호하여야 한다. 이 사람은 오는 세상에서 한량없는 백천의 인간, 천상 중에서 언제든지 기쁨을 받을 것이라 알아두어라. 그 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서 여러 부처님을 만나 뵐 것이며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니라.”
040_0657_b_17L爾時釋迦牟尼佛從三昧起現大神以右手摩諸菩薩摩訶薩頂與諸天王及諸龍王二十八部散脂鬼神大將軍等而作是言我於無量百千萬億恒河沙劫脩習是金光明微妙經典汝等當受持讀誦廣宣此法於閻浮提內無令斷絕若有善男子善女人於未來世中有受持讀誦此經典者汝等諸天常當擁護當知是人於未來世無量百千人天之中常受快樂於未來世値遇諸佛疾得證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에 여러 큰 보살과 천신ㆍ용왕ㆍ28부ㆍ산지대장들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나와서, 두 무릎과 두 팔꿈치와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다 함께 소리 내어 아뢰었다.
“세존께서 가르치신 대로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이와 같이 세 번이나 반복하여 아뢰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여기에서 산지대장들은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만일 오는 세상에서 이 경을 받아 지니거나, 또는 스스로 제 손으로 쓰거나 남을 시켜 쓰는 이가 있으면, 우리들은 이 28부 귀신들과 함께 언제든지 이 사람을 따라다니며 모시고 옹호하되, 우리들의 몸은 숨겨서 보이지 않게 하겠나이다. 그리고 이 경을 말씀하는 법사로 하여금 여러 가지 나쁜 재앙은 모조리 소멸하고 안락함을 얻게 하겠나이다. 원하옵거니와 부처님께서는 아무 염려 마시옵소서.”
040_0657_c_06L爾時諸大菩薩及天龍王二十八部散脂大將等卽從座起到於佛前五體投地俱發聲言如世尊勅當具奉行如是三白如世尊勅當具奉行於是散脂大將等而白佛言如世尊勅未來世中有受持是經若自書若使人書我當與此二十八部諸鬼神等常當隨侍擁護隱蔽其身是說法者皆悉消滅諸惡令得安隱願不有慮
그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시방 한량없는 세계에서 여섯 가지 진동이 일어났다.
이때에 모든 부처님들은 크게 기뻐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을 부촉(付囑)하시기 위하여 법 지니는 이를 찬탄하시고 한량없는 신통력을 나타내셨다. 여기에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 보살마하살 대중과 신상보살 금광(金光)ㆍ금장(金藏)ㆍ상비(常悲)ㆍ법상(法上) 등과 사천대왕, 십천의 천자ㆍ도량 보리수신ㆍ견뢰지신과 온갖 세간의 천상ㆍ인간ㆍ아수라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서 모조리 위없는 보리의 도를 발하고, 기뻐 뛰놀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040_0657_c_15L爾時釋迦牟尼佛現大神力十方無量世界悉皆六種震動是時諸佛皆大歡喜囑累是經故讚羙持法者無量神力於是無量無邊阿僧祇菩薩摩訶薩大衆及信相菩薩金光常悲法上等及四天大王十千天與道場菩提樹神堅牢地神及一切世間天人阿脩羅等聞佛所說皆發無上菩提之道踊躍歡喜作禮而去
金光明經 卷第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