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1465_T_004
- 040_0650_a_01L금광명경 제4권
- 040_0650_a_01L金光明經 卷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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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량 삼장법사 담무참 한역
이운허 번역 - 040_0650_a_02L北涼三藏法師曇無讖譯
- 16. 유수장자품(流水長者品)
- 040_0650_a_03L金光明經流水長者子品第十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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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보리수신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流水)는 천자재광왕의 나라에서 여러 중생들의 한량없는 병환을 다스리어 그들의 몸이 보통 때같이 회복되어 모든 기쁨을 누리게 하였다.
그들은 병이 쾌차하게 되자, 복된 사업을 많이 행하였으며, 보시(布施)도 많이 하였고, 장자의 아들을 존중히 여기고 공경하면서 이러한 말을 하였다.
‘장하십니다! 장자여, 복덕 될 일을 많이 하였으며, 중생들의 목숨을 한량없이 늘리었으니, 당신은 참말로 위대한 의사이십니다. 중생들의 한량없는 중병을 다스리었으니 당신은 약과 방문을 잘 아시는 보살이십니다.’ - 040_0650_a_04L佛告樹神:“爾時流水長者子,於天自在光王國內,治一切衆生無量苦患已,令其身體平復如本,受諸快樂;以病除故多設福業,修行布施,尊重恭敬是長者子,作如是言:‘善哉長者!能大增長福德之事,能益衆生無量壽命,汝今眞是大醫之王,善治衆生無量重病,必是菩薩善解方藥。’
- 선녀천아, 그때의 장자의 아들에게는 수공용장(水空龍藏)이라는 아내가 있어서 두 아들을 낳았는데, 하나는 수공(水空)이고 다른 하나는 수장(水莊)이었다. 어느 때에 유수는 두 아들을 데리고 도시와 시골로 다니다가 나중에 어떤 물 없는 큰 늪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호랑이ㆍ늑대ㆍ여우ㆍ개ㆍ짐승ㆍ새들이 물고기를 실컷 먹고 모두 한쪽으로 달아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에 유수는 ≺이 짐승들이 무엇 때문에 한쪽으로 달아날까? 내가 꼭 가서 보리라≻라고 생각하고 따라 갔었다.
- 040_0650_a_12L善女天!時長者子,有妻名曰水空龍藏,而生二子:一名水空,二名水藏。時長者子將是二子,次第遊行城邑聚落,最後到一大空澤中,見諸虎狼狐犬鳥獸多食肉血,悉皆一向馳奔而去。時長者子作是念言:‘是諸禽獸何因緣故一向馳走?我當隨後逐而觀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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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_0650_b_02L큰 늪이 있는데, 물은 거의 말랐고 못 안에는 고기들이 많이 있었다. 유수가 이 고기를 보고는 가엾은 생각을 내었다. 그때에 나무 귀신[樹神]이 몸을 반쯤 나타내고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착한 남자여, 이 고기들이 매우 불쌍하니 그대는 물을 주어 살게 하라. 그러기에 그대의 이름을 유수(流水)라 한 것이다. 또 두 가지 인연으로 유수라고 한 것이니, 하나는 물을 흘려 내리게 한다는 뜻이고, 하나는 물을 준다는 뜻이다. 그대는 이제 꼭 이름대로 실제로 행하라.’
이때에 장자의 아들 유수는 이 고기의 수효가 얼마냐고 나무신에게 물었다. 나무신은 고기의 수효는 꼭 십천(十天)이라고 답하였다. 그때에 유수는 그 엄청난 수효를 알고는 가엾은 마음이 더하였다. - 040_0650_a_19L時長者子遂便隨逐,見有一池其水枯涸,於其池中多有諸魚,時長者子見是魚已生大悲心。時有樹神示現半身,作如是言:‘善哉,善哉!大善男子。此魚可愍,汝可與水,是故號汝名爲流水。復有二緣名爲流水:一能流水,二能與水。汝今應當隨名定實。’時長者子問樹神言:‘此魚頭數爲有幾所?’樹神荅言:‘其數具足足滿十千。’善女天!爾時流水聞是數已,倍復增益生大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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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천이여, 그때에 이 커다란 빈 늪은 햇볕에 쪼여서 거의 다 말랐고 이 십천 마리 고기들은 죽을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사방으로 몰려다니던 고기들은 이 유수 장자를 보고 행여나 믿는 마음을 내어서, 장자의 가는 곳을 따라서 쳐다보며 잠깐도 눈을 딴 데로 돌리지 않았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사방으로 다니면서 물을 찾아보았으나 물을 찾아 낼 수가 없었다. 한 곳에 큰 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올라가서 가지를 많이 꺾어 가지고 늪에 돌아와 그 가지와 잎사귀를 못 위에 덮어서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다니면서 이 못 물이 본래 어디서 왔던가 하고 두루 찾아보았으나 그 근원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 040_0650_b_08L善女天!時此空池爲日所曝唯少水在,是十千魚將入死門,四向宛轉,見是長者心生恃賴,隨是長者所至方面,隨逐瞻視目未曾捨。是時長者馳趣四方,推求索水了不能得,便四顧望,見有大樹尋取枝葉,還到池上與作陰涼。作陰涼已,復更推求是池中水本從何來?卽出四向周徧求覓莫知水處。
- 그러다가 빨리 달려 멀리 한 곳에 이르니, 큰 강이 하나 있었다. 강 이름은 수생(水生)이었다. 그런데 그때에 어떤 나쁜 사람들이 이 고기들을 잡으려고 이 강 상류의 험악한 곳에서 물을 다른 데로 터놓아서 아래로는 내려가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터놓은 자리가 너무 치달렸고 험악하여 막기가 어려웠고 그것을 막아 수리하려면 백천 사람이 90일 동안 작업을 하여도 마치기 어렵게 된 것이니, 혼자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 040_0650_b_16L復更疾走遠至餘處,見一大河名曰水生。爾時復有諸餘惡人,爲捕此魚故,於上流懸險之處,決棄其水不令下過;然其決處懸險難補,計當修治經九十日,百千人功猶不能成,況我一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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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_0650_c_02L그때에 유수 장자는 곧 발길을 돌려 임금 계신 곳에 가서 머리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합장하고 임금께 향하여 그 사연을 아뢰었다.
‘나는 대왕의 나라 백성을 위하여 여러 곳에서 그들의 온갖 병을 치료하여 주노라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어떤 물 없는 늪에 이르렀습니다. 거기에는 큰 못이 있는데 물은 거의 말랐고 그 안에 있는 십천의 고기들이 햇볕에 드러나 금방 죽게 될 고통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바라건대 대왕이시여, 큰 코끼리 스무 마리를 빌려주시면 제가 여러 병든 백성들의 목숨을 구원하듯이 물을 길어다가 죽게 된 고기를 살리겠나이다.
임금은 즉시 대신에게 명령하여 유수의 소원대로 빨리 공급하여 주라고 말하였다. 대신은 임금의 명을 받고 유수 장자에게 말하였다.
‘착한 보살이여, 당신이 코끼리 마구간에 가서 마음대로 골라 가지고 가서 중생들을 이롭게 하여 즐겁게 해 주시오.’ - 040_0650_b_21L時長者子速疾還反至大王所,頭面禮拜卻住一面,合掌向王說其因緣,作如是言:‘我爲大王國土人民治種種病,漸漸遊行至彼空澤,見有一池其水枯涸,有十千魚爲日所曝,今日困厄將死不夂。惟願大王,借二十大象令得負水濟彼魚命,如我與諸病人壽命。’爾時大王卽勅大臣,速疾供給。爾時大臣奉王告勅,語是長者:‘善哉大士!汝今自可至象廏中隨意選取,利益衆生令得快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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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유수 장자는 두 아들과 함께 코끼리 스무 마리를 끌고 또 성을 쌓는 사람에게서 가죽부대를 많이 빌려 가지고 재빨리 그 강물을 터놓은 곳으로 갔다. 강물을 길어서 코끼리 등에 싣고 빨리 달려 물 마른 못으로 가서 코끼리 등으로부터 물 부대를 내리어 못에 부으니, 물은 예전처럼 못에 가득하였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못 언덕으로 거닐었다. 이 고기들도 또한 그를 따라서 못 가로 몰려다니고 있었다.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고기들이 어째서 나를 따라다닐까. 이 고기들은 필시 배가 고파서 다시 나에게서 먹을 것을 구하려고 하는 것이리니, 내가 지금 주어야겠다.≻ - 040_0650_c_09L是時流水及其二子,將二十大象,從治城人借索皮囊,疾至彼河上流決處,盛水象負,馳疾奔還至空澤池,從象背上下其囊水寫置池中,水遂彌滿還復如本。時長者子,於池四邊,彷徉而行,是魚爾時亦復隨逐循岸而行。時長者子,復作是念:‘是魚何緣隨我而行?是魚必爲飢火所惱,復欲從我求索飮食,我今當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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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천이여, 유수 장자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기운 센 코끼리 한 마리를 끌고 빨리 집에 가서 할아버지께 이 사실을 여쭙고, 집에 있는 먹을 것이면 부모가 자시려던 것이나 처자나 하인들이 먹으려던 것이거나 간에 모두 모아서 코끼리에 싣고 빨리 돌아오너라.’ - 040_0650_c_17L善女天!爾時流水長者子,告其子言:‘汝取一象最大力者,速至家中啓父長者:≺家中所有可食之物,乃至父母飮噉之分,及以妻子奴婢之分,一切聚集悉載象上急速來還。≻’爾時二子如父敎勅,乘最大象往至家中,白其祖父說如上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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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_0651_a_02L두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대로 가장 큰 코끼리 한 마리를 끌고 집에 가서 할아버지께 이러한 사실을 여쭙고, 집에 있는 먹을 것을 거두어 코끼리에 잔뜩 싣고 아버지 있는 못 가로 빨리 돌아와 빈 못에 이르렀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아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기뻐 날뛰면서 싣고 온 먹을 것을 죄다 못에 넣어 고기들에게 먹게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오늘은 이 고기들에게 먹을 것을 보시하여 배부르게 하였지만, 오는 세상에는 마땅히 법식(法食)으로 보시하리라.≻
그리고 또 이런 일을 생각하였다.
≺지난날에 어느 고요한 곳에서 어떤 비구가 대승 방등경을 읽는 것을 들으니, 그 경 가운데 말하기를, 어떤 중생이든지 임종할 때에 보승여래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천상에 태어난다고 하였었다. 나도 이제 이 고기들을 위하여 묘하고 깊은 12인연을 말하여 주고, 또 보승여래의 이름을 일러주리라.≻ - 040_0650_c_24L爾時二子,收取家中可食之物,載象背上疾還父所至空澤池。時長者子見其子還心生歡喜踊躍無量,從子邊取飮食之物散著池中,與魚食已卽自思惟:‘我今已能與此魚食令其飽滿,未來之世當施法食。’復更思惟:‘曾聞過去空閑之處有一比丘,讀誦大乘方等經典,其經中說,若有衆生臨命終時,得聞寶勝如來名號卽生天上,我今當爲是十千魚解說甚深十二因緣,亦當稱說寶勝佛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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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염부제에 두 가지 사람이 있었는데, 하나는 대승 방등경을 깊이 믿는 이고, 또 하나는 비방만하고 믿지 아니하는 이었다.
유수 장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못 속에 들어가서 이 고기들을 위하여 깊고 미묘한 법문을 일러주리라.≻
그리고는 곧 물속에 들어가서 다음과 같이 일컬었다.
‘나무 과거 보승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 - 040_0651_a_11L時閻浮提中有二種人:一者深信大乘方等,二者毀呰不生信樂。時長者子作是思惟:‘我今當入池水之中,爲是諸魚說深妙法。’思惟是已,卽便入水作如是言:‘南無過去寶勝如來、應供、正徧知、明行足、善逝、世間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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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_0651_b_02L보승여래는 지나간 세상에서 보살도를 닦을 적에 이러한 서원을 세운 일이 있었다.
‘어떤 중생이나 시방세계에서 목숨이 마치려 할 때에 내 이름을 듣는 이에게는 나는 반드시 이들로 하여금 목숨이 마친 뒤에 곧 삼십삼천에 태어나게 하겠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또 다시 이 고기들을 위하여 깊고 묘한 법문을 일러 주었다.
‘무명(無明)은 행(行)을 연(緣)하며, 행은 식(識)을 연하고 식은 명색(名色)을 연하고 명색은 6입(入)을 연하며, 6입은 촉(觸)을 연하고 촉은 수(受)를 연하며, 수는 애(愛)를 연하고, 애는 취(取)를 연하며 취는 유(有)를 연하고, 유는 생(生)을 연하며, 생은 노(老)ㆍ사(死)ㆍ우(憂)ㆍ비(悲)ㆍ고(苦)ㆍ뇌(惱)를 연하느니라.’ - 040_0651_a_18L寶勝如來本往昔時,行菩薩道作是誓願:≺若有衆生,於十方界臨命終時聞我名者,當令是輩卽命終已,尋得上生三十三天。≻’爾時流水復爲是魚,解說如是甚深妙法——所謂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色,名色緣六入,六入緣觸,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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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천이여, 그때에 유수 장자와 두 아들은 이런 법문을 일러주고는 곧 그 집으로 돌아갔다.
유수 장자는 그 뒤에 손님들을 모아놓고 잔치하면서 술이 취하여 누었다. 그때에 땅이 갑자기 크게 진동하면서 십천 고기가 한꺼번에 죽어서 도리천에 태어났다. 천상에 태어나서 생각하기를 ≺우리들이 무슨 선근 인연으로 도리천에 태어났을까≻ 하면서 서로 이야기하였다.
‘우리들이 지난날에 염부제에서 축생의 과보를 받아 물고기가 되었었는데 유수 장자가 우리에게 물과 먹을 것을 주었고, 다시 우리를 위하여 매우 깊은 열두 가지 인연을 말하여 주고, 아울러 보승여래의 이름을 들려 준 인연으로 우리들이 이 도리천에 태어나 천자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당장 유수 장자 집으로 가서 은혜를 갚고 공양하여야 한다.’ - 040_0651_b_03L善女天!爾時流水長者子及其二子,說是法已卽共還家。是長者子復於後時,賓客聚會醉酒而臥。爾時其地卒大震動,時十千魚同日命終,旣命終已生忉利天。旣生天已作是思惟:‘我等以何善業因緣,得生於此忉利天中?’復相謂言:‘我等先於閻浮提內,墯畜生中受於魚身,流水長者子,與我等水及以飮食,復爲我等解說甚深十二因緣,幷稱寶勝如來名號,以是因緣令我等輩得生此天。是故我等今當往至長者子所報恩供養。’
- 040_0651_c_02L그때에 십천의 천자들은 곧 도리천으로부터 염부제에 내려와서 큰 의사 유수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때에 유수 장자는 누(樓)의 마루에서 누어 자고 있었다. 이 십천의 천자들은 십천 개의 진주와 묘한 하늘영락을 유수 장자의 머리맡에 놓아 두고, 또 십천 개는 발치에 두고, 또 십천 개는 오른 옆에 두고, 또 십천 개는 왼 옆에 두고, 작은 만다라꽃ㆍ큰 만다라꽃을 뿌려서 무릎까지 쌓이게 하였고, 여러 가지 천상의 풍류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들려 주었다. 그래서 염부제에서 잠자던 사람들은 모두 잠을 깨었다. 유수 장자도 잠을 깨었다. 이 십천의 천자들은 허공중에 날아다니면서 천자재광왕 나라의 간 데마다 아름다운 하늘 연꽃을 뿌렸고, 이 모든 천자는 다시 본래 살던 빈 못에 가서도 하늘 꽃비를 내리고는, 도리천궁에 되올라가서 자유롭게 하늘의 다섯 가지 욕락을 뜻대로 즐기고 있었다.
- 040_0651_b_15L爾時十千天子,從忉利天下閻浮提,至流水長者子大醫王家。時長者子在樓屋上露臥眠睡。是十千天子,以十千眞珠天妙瓔珞置其頭邊,復以十千置其足邊,復以十千置右脅邊,復以十千置左脅邊;雨曼陁羅華、摩訶曼陁羅華,積至于膝;作種種天樂出妙音聲。閻浮提中,有睡眠者皆悉覺寤,流水長者子亦從睡寤。是十千天子,於上空中飛騰遊行,於天自在光王國內,處處皆雨天妙蓮華,是諸天子復至本處空澤池所復雨天華,便從此沒還忉利宮,隨意自在受天五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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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염부제에서는 그 이튿날 천자재광왕이 여러 대신들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무슨 인연으로 그렇게 훌륭한 상서로운 일과 큰 광명이 있었던가?’
대신들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도리천 천자들이 유수 장자의 집에 내려와서 사십천의 진주와 하늘 영락과 수없이 많은 만다라꽃을 뿌렸나이다.’
왕은 대신에게 명령하였다.
‘유수 장자의 집에 가서 좋은 말로 위로하고 그를 불러오너라.’ - 040_0651_c_05L時閻浮提過是夜已,天自在光王,問諸大臣:‘昨夜何緣,示現如是淨妙瑞相有大光明?’大臣荅言:‘大王當知,忉利諸天於流水長者子家,雨四十千眞珠瓔珞及不可計曼陁羅華。’王卽告臣:‘卿可往至彼長者家,善言誘喩喚令使來。’大臣受勅卽至其家,宣王敎令喚是長者。
- 대신은 장자의 집에 가서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고 장자더러 대궐로 가자고 말하였다. 장자는 대신을 따라 대궐에 들어왔다. 임금은 어젯밤에 상서가 있었던 연유를 물었다. 유수는 이것은 아마 십천 고기들이 죽었을 것이라고 여쭈었다. 임금은 그러면 사람을 보내어서 그 사실을 조사하여 보라고 명령하였다.
- 040_0651_c_13L是時長者尋至王所。王問長者:‘何緣示現如是瑞相?’長者子言:‘我必定知是十千魚其命已終。’時大王言:‘今可遣人審實是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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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는 그의 아들을 못 있는데 보내어 고기들이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 보고 오라고 일렀다. 그때에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그 못에 가 보았더니, 못 안에는 만다라꽃이 가득히 쌓여 있었고 못 가운데 고기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그것을 보고는 곧 돌아와서 아버지에게 고기들이 모두 죽었더라고 말하였다.
유수 장자는 그 사실을 듣고 다시 임금에게 가서 십천의 고기들이 모두 죽었다더라고 여쭈었다. 임금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 040_0651_c_16L爾時流水,尋遣其子至彼池所,看是諸魚死活定實。爾時其子聞是語已,向於彼池旣至池已,見其池中多有摩訶曼陁羅華,積聚成%(卄/積),其中諸魚悉皆命終。見已卽還白其父言:‘彼諸魚等悉已命終。’爾時流水知是事已,復至王所作如是言:‘是十千魚悉皆命終。’王聞是已心生歡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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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_0652_a_02L세존께서는 도량에 있는 보리수신에게 이어서 말씀하셨다.
“선녀천이여, 그때의 유수 장자를 알고 싶은가. 그는 지금 나의 몸이고, 맏아들 수공은 지금의 라후라이고, 둘째 아들 수장은 지금의 아난이고, 십천 마리 고기는 지금의 십천의 천자이다. 그래서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기를 준 것이다. 그때에 몸을 반쯤 나타냈던 나무 귀신은 지금 너의 몸이니라.” - 040_0651_c_24L爾時世尊,告道場菩提樹神:“善女天!欲知爾時流水長者子,今我身是;長子水空,今羅睺羅是;次子水藏,今阿難是;時十千魚者,今十千天子是。是故我今爲其授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爾時樹神現半身者,今汝身是。”
- 17. 사신품(捨身品)
- 040_0652_a_07L金光明經捨身品第十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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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도량에 있는 보리수신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듣기로는 세존께서 지난 세상에 보살행을 닦으실 적에 한량없는 백천 가지 괴로움을 받으시면서 몸과 생명과 살과 피와 골수까지 버리셨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옛날에 고행하시던 인연을 말씀하시어 중생을 이익케 하여 즐거움을 받게 하옵소서.” - 040_0652_a_08L爾時道場菩提樹神復白佛言:“世尊!我聞世尊過去修行菩薩道時,具受無量百千苦行,捐捨身命肉血骨髓,惟願世尊,少說往昔苦行因緣,爲利衆生受諸快樂。”
- 세존께서는 문득 신통을 나타내셨다. 그 신통력으로 이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큰 강당 안 대중 가운데 7보탑(七寶塔)이 땅 속으로부터 솟아 올라오니, 보배 그물이 그 위에 덮이었다. 그때에 대중은 이 일을 보고 처음 보는 기쁜 생각을 내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 탑에 예배하고 조심조심 탑을 돌고 자리에 돌아가 앉으셨다.
- 040_0652_a_13L爾時世尊卽現神足,神足力故令此大地六種震動,於大講堂衆會之中,有七寶塔從地涌出,衆寶羅網彌覆其上。爾時大衆見是事已生希有心。爾時世尊,卽從座起禮拜是塔,恭敬圍繞還就本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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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도량 보리수신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세상에 큰 영웅이시라 세간에 나타나시면 모든 것들의 공경을 받으시며, 중생들 중에 가장 뛰어나고 가장 높으신데, 어찌하여 이 탑에 예배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녀천아, 내가 보살행을 닦을 적에 내 몸의 사리(舍利:靈珠)를 이 탑에 넣어 두었다. 이 사리[身]로 말미암아 내가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느니라.” - 040_0652_a_18L爾時道場菩提樹神白佛言:“世尊!如來世雄出現於世,常爲一切之所恭敬,於諸衆生最勝最尊,何因緣故禮拜是塔?”佛言:“善女天!我本修行菩薩道時,我身舍利安止是塔,因由是身令我早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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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_0652_b_02L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탑을 열고 그 속에 있는 사리를 꺼내어 대중에게 보여라. 이 사리는 한량없는 여섯 가지 바라밀다의 공덕을 닦아서 생긴 것이니라.” - 040_0652_a_24L爾時佛告尊者阿難:“汝可開塔取中舍利示此大衆,是舍利者,乃是無量六波羅蜜功德所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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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나서 탑 앞에 가서 예배하고 공양한 뒤에 탑문을 여니, 그 속에는 7보로 만든 함이 들어있는 것이 보였다. 손으로 함을 열고 보니, 그것은 빛이 붉고 흰 묘한 사리였다. 그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속에 있는 사리는 그 빛이 붉고 희나이다.” - 040_0652_b_04L爾時阿難,聞佛敎勅卽往塔所,禮拜供養開其塔戶,見其塔中有七寶函,以手開函,見其舍利色妙紅白,而白佛言:“世尊!是中舍利其色紅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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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그 사리를 가져 오너라. 이것은 보살의 몸에서 난 사리다.”
그때에 아난은 7보 함을 받들고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올렸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이 사리에 예경하여라. 이 사리는 계(戒)ㆍ정(定)ㆍ혜(慧)를 닦아 익혀서 된 것이니, 매우 만나기 어려운 가장 으뜸가는 복밭[福田]이니라.”
대중들은 이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보살의 사리에 경례하였다. - 040_0652_b_08L佛告阿難:“汝可持來,此是大士眞身舍利。”爾時阿難卽擧寶函,還至佛所持以上佛。爾時佛告一切大衆:“汝等今可禮是舍利,此舍利者是戒定慧之所熏修,甚難可得最上福田。”爾時大衆聞是語已,心懷歡喜卽從座起,合掌敬禮大士舍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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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세존께서는 대중의 의심을 풀기 위하여 이 사리의 지나간 때의 인연을 말씀하셨다.
“아난아, 지나간 세상에 마하라타(摩訶羅陁)라는 임금이 있어, 선한 법을 닦으며 나라를 잘 다스려서 원수나 대적이 없었다. 이 임금이 아들 3형제를 두었는데 모두 얼굴이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몸매가 훌륭하고 위엄과 덕행이 놀라웠다. 맏태자는 이름이 마하파나라(摩訶波那羅)이고 둘째는 마하제바(摩訶提婆)고, 막내는 마하살타(摩訶薩埵)였느니라. 어느 날 이 세 왕자들은 동산을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차츰차츰 큰 대숲 속에 이르러 쉬고 있었다. 맏태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내 마음이 대단히 무섭고 두렵다. 이 숲 속에서 무슨 좋지 못한 일이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 040_0652_b_14L爾時世尊,欲爲大衆斷疑網故,說是舍利往昔因緣:“阿難!過去之世有王名曰摩訶羅陁,脩行善法善治國土無有怨敵。時有三子端正微妙,形色殊特,威德第一:第一大子名曰摩訶波那羅,次子名曰摩訶提婆,小子名曰摩訶薩埵。是三王子,於諸園林遊戲觀看,次第漸到一大竹林憩駕止息。第一王子作如是言:‘我於今日心甚怖懅,於是林中將無衰損?’
-
040_0652_c_02L둘째 왕자는 또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오늘 몸은 아끼지 않거니와 다만 사랑하는 이를 여읠까봐 걱정된다.’
막내 왕자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홀로 아무런 공포도 걱정도 없다. 산 속이 고요한 것은 신선들이 칭찬하는 것이니, 이곳이 매우 조용하여 노니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구나.’ - 040_0652_b_24L第二王子復作是言:‘我於今日不自惜身,但離所愛心憂愁耳。’第三王子復作是言:‘我於今日獨無怖懅亦無愁惱,山中空寂神仙所讚,是處閑靜能令行人安隱受樂。’
-
이때에 왕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범 한 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범은 새끼를 낳은 지 이레가 되었는데, 일곱 마리 새끼들에게 둘러 싸여 먹을 것을 먹지 못하여 지쳤고 몸이 야위어서 머잖아 죽을 것 같았다.
맏태자가 이 범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상도 하다. 이 범은 새끼 낳은 지 이레가 지났는데 일곱 마리 새끼에게 에워싸여 먹을 것도 구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러다가 배가 몹시 고프면 반드시 저 새끼라도 잡아먹겠구나.’
막내 왕자가 이렇게 물었다.
‘이 범은 평소에는 무엇을 먹습니까?’ - 040_0652_c_06L時諸王子說是語已,轉復前行見有一虎,適產七日而有七子,圍繞周帀飢餓窮悴,身體羸瘦命將欲絕。第一王子見是虎已,作如是言:‘怪哉!此虎產來七日,七子圍繞不得求食,若爲飢逼必還噉子。’第三王子言:‘此虎經常所食何物?’
-
맏이가 답하였다.
‘이 범들은 오직 싱싱하고 더운 고기와 피를 먹느니라.’
막내가 말하였다.
‘형님들 중에 누가 이 범에게 먹을 것을 줄 수 있겠습니까?’
둘째 왕자가 말했다.
‘이 범이 오래 굶어서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몸이 야위고 피곤하여 쓰러져서 목숨이 얼마 남지 아니하였으니, 다른 데 가서 먹을 것을 구할 겨를이 없겠다. 설사 구하더라도 그 동안에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터이니, 누가 이 범을 위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할 것인가.’ - 040_0652_c_12L第一王子言:‘此虎唯食新熱肉血。’第三王子言:‘君等誰能與此虎食?’第二王子言:‘此虎飢餓身體羸瘦,窮困頓乏餘命無幾,不容餘處爲其求食,設餘求者命必不濟,誰能爲此不惜身命?’
-
맏태자가 말하였다.
‘가장 버리기 어려운 것으로 제 몸보다 더한 것이 없느니라.’
둘째 왕자가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탐욕 때문에 목숨을 아까워하는 탓으로 이런 데서 몸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며, 지혜가 적기 때문에 이런 일에 겁을 내지만, 만일 보살들로서 남을 이익케 하며 자비한 마음으로 중생을 위하는 이면, 이 몸을 버리는 것이 그리 어려울 것 없을 것이다.’
세 왕자들은 걱정하는 마음으로 오래도록 눈을 딴 데로 옮기지 않고 이 범만을 바라보다가 이러한 말만을 남긴 채 떠나가고 말았다. - 040_0652_c_17L第一王子言:‘一切難捨不過己身。’第二王子言:‘我等今者以貪惜故,於此身命不能放捨,智慧薄少故於是事而生驚怖。若諸大士欲利益他,生大悲心爲衆生者,捨此身命不足爲難。’時諸王子心大愁憂,夂住視之目未曾捨,作是觀已尋便離去。
-
040_0653_a_02L막내 왕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 몸을 버릴 때가 돌아왔다. 왜냐하면 나는 오랜 옛적부터 수 없이 이 몸이 죽어 버렸지만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었고, 항상 애착하고 아껴 집에서 살게 하며, 또 의복과 이부자리ㆍ약ㆍ코끼리ㆍ말ㆍ수레 같은 것을 공급하여 때를 따라 이바지하되 부족함이 없게 하였다. 그러나 은혜는 고사하고 도리어 원망하였으며, 그러면서도 필경에는 죽고 마는 것이었다. 또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여 이익 될 것이 없고, 밉기가 도둑과 같고 또 걸어 다니는 변소와 같은 것이니, 내가 오늘날 이 몸으로써 훌륭한 일을 하여서 나고 죽는 바다에서 큰 다리가 되게 하리라. 그리고 이 몸을 버리는 것은 곧 한량없는 등창이나 옴이나 백천 가지 무서운 질병을 떼어버리는 것과 같다. 이 몸에는 오직 똥ㆍ오줌이 가득하며, 이 몸은 견고하지 못하여 물 위에 뜬 거품 같으며, - 040_0652_c_24L爾時第三王子,作是念言:‘我今捨身時已到矣。何以故?我從昔來多棄是身都無所爲,亦常愛護處之屋宅,又復供給衣服飮食臥具醫藥、象馬車乘,隨時將養令無所乏,而不知恩反生怨害,然復不免無常敗壞。復次是身不堅無所利益,可惡如賊猶若行廁。我於今日,當使此身作無上業,於生死海中作大橋梁。復次若捨此身,卽捨無量癰疽瘭疾百千怖畏。是身唯有大小便利;是身不堅如水上沫;
- 이 몸은 깨끗하지 못하여 벌레집이 많으며, 이 몸은 나쁜 것이니 힘줄로 얽고 피로 발랐으며, 가죽ㆍ살ㆍ뼈ㆍ골수로 부지하는 것이니, 이렇게 관찰하면 근심거리요 싫증이 난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꼭 이 몸을 버려서 위없이 고요한 열반을 구하고, 근심ㆍ걱정과 덧없이 변천함을 영원히 여의고, 나고 죽는 것을 쉬어버려 번뇌를 없애고 한량없는 선정(禪定)과 지혜ㆍ공덕으로 미묘한 참된 몸[法身]을 구족히 성취하고, 백 가지 복으로 장엄하여 부처님들의 칭찬을 받으며, 이와 같은 위없는 법신(法身)을 증득하여 모든 중생에게 한량없는 법의 즐거움을 주리라.’
- 040_0653_a_12L是身不淨多諸蟲戶;是身可惡筋纏血塗,皮骨髓腦共相連持;如是觀察甚可患厭,是故我今應當捨離,以求寂滅無上涅槃,永離憂患無常變異,生死休息無諸塵累,無量禪定智慧功德,具足成就微妙法身,百福莊嚴諸佛所讚,證成如是無上法身,與諸衆生無量法樂。’
-
040_0653_b_02L이때에 막내 왕자는 용맹한 결단으로 큰 원을 세웠으며, 훌륭한 자비심으로써 마음을 닦았다. 그러나 두 형이 마음에 무서운 생각 낼 것을 염려하고, 또는 자기의 하려는 짓을 억지로 말리면 일을 치루기 어려울 것을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
‘형님들은 어서 권속과 함께 처소로 돌아가십시오.’
막내 왕자 마하살타는 범 있는 데로 도로 가서 옷을 벗어 대나무 가지 위에 걸어 놓고 이렇게 서원을 세웠다.
‘나는 이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것이며, 가장 훌륭한 위없는 도를 증득하려는 것이며, 흔들리지 않는 대비심(大悲心)으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며, 보리를 구하여 지혜 있는 이의 찬탄을 받으며, 삼계의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나고 죽는 무서움과 모든 번뇌를 끊으려 하노라.’ - 040_0653_a_19L是時王子勇猛堪任,作是大願,以上大悲熏脩其心,慮其二兄心懷怖懅,或恐固遮爲作留難,卽便語言:‘兄等今者可與眷屬還其所止。’爾時王子摩訶薩埵,還至虎所脫身衣裳置竹枝上,作是誓言;‘我今爲利諸衆生故,證於最勝無上道故,大悲不動捨難捨故,爲求菩提智所讚故,欲度三有諸衆生故,欲滅生死怖畏熱惱故。’
-
왕자는 이렇게 서원하고 곧 몸을 던져 굶주린 범 앞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왕자의 대자대비한 힘에 눌리어 범도 어찌하지 못하였다. 왕자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범이 너무 야위고 기운이 없어서 내 몸의 피와 살을 먹지 못한다.≻
그리고는 즉시 일어나 두루 다니면서 칼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였다. 그러자 마른 댓가지로 목을 찔러 피를 내고, 높은 산에 올라가서 범의 앞에 몸을 던졌다. - 040_0653_b_05L是時王子作是誓已,卽自放身臥餓虎前;是時王子以大悲力故,虎無能爲。王子復作如是念言:‘虎今羸瘦身無勢力,不能得我身血肉食。’卽起求刁,周徧求之了不能得,卽以乾竹剌頸出血,於高山上投身虎前。
-
이때에 땅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해는 빛이 없어져서 마치 마후라ㆍ아수라왕이 손으로 해를 가리운 것 같았고, 또 여러 가지 꽃과 향이 비오듯 하였다.
이때에 허공중에 있는 하늘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환희한 마음을 내어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해 말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십니다! 보살이여, 당신은 지금 참으로 대자대비를 행하는 이옵니다. 중생을 위하여서 버리기 어려운 몸을 버리니, 모든 수행하는 사람 중에 가장 용맹하십니다. 당신은 벌써 부처님들께서 찬탄하시는 항상 즐겁게 있을 곳을 얻었으니, 오래지 않아서 번뇌가 없고 시끄럽지 않은 깨끗하고 시원한 열반을 증득하리이다.’ - 040_0653_b_11L是時大地六種震動,日無精光,如羅睺羅阿脩羅王捉持障蔽,又雨雜華種種妙香。時虛空中有諸餘天,見是事已心生歡喜歎未曾有,讚言:‘善哉,善哉!大士!汝今眞是行大悲者,爲衆生故能捨難捨,於諸學人第一勇健,汝已爲得諸佛所讚,常樂住處,不夂當證無惱無熱淸涼涅槃。’
-
범은 그때 피가 흘러서 왕자의 몸을 적시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피를 핥아먹고, 또 살을 뜯어먹고서 뼈만 남기었다.
이때에 맏태자는 땅이 진동함을 보고 둘째 왕자에게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 040_0653_b_19L是虎爾時見血流出污王子身,卽便舐血噉食其肉唯留餘骨。爾時第一王子見地大動,爲第二王子而說偈言:
-
땅이 진동하고
바다가 흔들리고
해는 빛이 없어
가려진 것 같으며 -
040_0653_b_22L震動大地,
及以大海,
日無精光,
如有覆蔽;
-
허공에서
꽃과 향기 내려오니
반드시 내 동생이
몸을 버렸나보다. -
040_0653_b_24L於上虛空,
雨諸華香,
必是我弟,
捨所愛身。
- 040_0653_c_02L둘째 왕자도 또 게송으로 답했다.
- 040_0653_c_02L第二王子復說偈言:
-
저 호랑이 새끼
낳은 지 이레가 되었는데
일곱 새끼 둘러앉고
먹을 것 없어 -
040_0653_c_03L彼虎產來,
已經七日,
七子圍繞,
窮無飮食,
-
기운은 쇠진하여
일어나지 못하고
오래지 아니하여
죽게 될 것을 -
040_0653_c_05L氣力羸損,
命不云遠,
小弟大悲,
知其窮悴,
-
내 동생 자비한 맘 그 모양 보았으니
그냥 두면 저 새끼 먹을까봐 겁을 내고
아까울사 자기 몸 범에게 던져
죽을 것 구원한 것 틀림없으리. -
040_0653_c_06L懼不堪忍,
還食其子,
恐定捨身,
以救彼命。
-
그때에 두 왕자는 크게 걱정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였다.
얼굴이 핼쑥하여 서로 손을 잡고 범 있는 데로 가 보았다. 거기에는 동생이 입었던 옷가지들이 모두 대나무 가지 위에 걸려 있었고, 해골과 머리털과 손톱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피가 흘러 땅을 적신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는 견딜 수 없어 기절하여 해골 위에 쓰러졌다. 얼마 뒤에 소생한 두 왕자는 일어나서 하늘을 부르며 통곡하였다.
‘우리 동생이 비록 나이는 어리나 재주가 남보다 뛰어나고 유달리 부모님이 사랑하던 터인데, 이렇게 별안간에 몸을 버려 굶주린 범을 먹이었으니, 우리가 이제 궁궐로 돌아간들 부모님이 물으시면 무어라 대답할 것인가. 나도 차라리 이 곳에서 나란히 죽어서 이 뼈와 머리털들을 보지 아니하리라. 무슨 면목으로 죽은 동생을 내버리고 돌아가서 부모님과 처자 권속과 친구들을 보겠는가.’
이때에 두 왕자는 이렇게 통곡하고 한탄하다가 할 일 없이 떠나갔다. - 040_0653_c_07L時二王子心大愁怖,涕泣悲歎容貌憔悴,復共相將還至虎所,見弟所著帔服衣裳,皆悉在一竹枝之上,骸骨髮爪布散狼藉,流血處處徧污其地;見已悶絕不自勝持,投身骨上良夂乃蘇,卽起擧首號天而哭:‘我弟幼稚才能過人,特爲父母之所愛念,奄忽捨身以飼餓虎。我今還宮,父母設問當云何荅?我寧在此倂命一處,不忍見是骸骨髮爪,何心捨離還見父母妻子眷屬朋友知識?’時二王子悲號懊惱漸捨而去。
-
막내 왕자가 데리고 있던 시종들은 제각기 여러 곳에 뿔뿔이 헤어졌다가 서로 만나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도련님은 지금 어디 계신가.’
바로 이 때 왕비는 졸다가 꿈을 꾸었는데, 젖이 잘리어지고 어금니가 빠지고, 비둘기 세 마리 중에서 한 마리를 매가 잡아먹는 것을 보았다. 왕비는 꿈을 꾸다가 땅이 흔들리는 통에 놀라 깨었다. 마음으로 몹시 걱정하면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 040_0653_c_19L時小王子所將侍從,各散諸方互相謂言:‘今者我天爲何所在?’爾時王妃於睡眠中,夢乳被割牙齒墯落,得三鴿雛一爲鷹食。爾時王妃,大地動時卽便驚寤,心生愁怖而說偈言:
-
040_0654_a_02L오늘은 무슨 일로
땅과 강물들이
모두 흔들리며
물건들이 덜덜 떨까. -
040_0653_c_24L今日何故,
大地大水,
一切皆動;
物不安所,
-
해는 빛이 없어
아수라가 가린 듯
내 마음 불안하고
눈시울 깜짝이네. -
040_0654_a_03L日無精光,
如有覆蔽?
我心憂苦,
目睫瞤動,
-
내 이제 듣고 본
여러 가지 조짐들은
반드시 재변일 테니
불길한 일 있을까 걱정되네. -
040_0654_a_04L如我今者,
所見瑞相,
必有災異,
不祥苦惱。
-
이때에 왕비가 이 게송을 말하고 있는데, 밖에 있던 하인들이 왕자의 소식을 듣고는 놀라서 황급히 내전으로 들어와 왕비에게 아뢰었다.
‘밖에서 듣기로는 모든 시종들이 막내 왕자님을 찾아 다녔으나 계신 곳을 알지 못하였다 하나이다.’
왕비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임금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아까 밖에서 전하는 말을 들으니, 우리가 사랑하는 막내 왕자가 없어졌다 하나이다.’
임금은 이 소식을 듣고 기절하였다. 정신을 차려 슬피 흐느끼다가 눈물을 씻으면서 말하였다.
‘오늘이 무슨 날인데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단 말인가.’ - 040_0654_a_05L於是王妃說是偈已,時有靑衣在外已聞王子消息,心驚惶怖尋卽入內,啓白王妃作如是言:‘向者在外聞諸侍從推覓王子不知所在。’王妃聞已生大憂惱,涕泣滿目至大王所:‘我於向者傳聞外人,失我最小所愛之子。’大王聞已而復悶絕,悲哽苦惱抆淚而言:‘如何今日失我心中所愛重者?’”
-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다시금 이 뜻을 되풀이하여 말씀하셨다.
- 040_0654_a_13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
나는 지난 옛적
오랜 세월에
소중한 몸을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
040_0654_a_14L我於往昔,
無量劫中,
捨所重身,
以求菩提。
-
임금도 되었었고
왕자도 되어서
버리기 어려운 이 몸 버려
보리를 구하였네. -
040_0654_a_16L若爲國王,
及作王子,
常捨難捨,
以求菩提。
-
생각하니 지난 옛적에
한 큰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임금 이름
마하라타(摩訶羅陁)였네. -
040_0654_a_17L我念宿命,
有大國王,
其王名曰,
摩訶羅陁;
-
이 왕에게 아들 있으니
보시하기 좋아해
그 왕자 이름은
마하살타(摩訶薩埵)였네. -
040_0654_a_18L是王有子,
能大布施,
其子名曰,
摩訶薩埵;
-
이 왕자에게 두 형 있으니
맏이의 이름은
마하파나라[大波那羅]요,
둘째의 이름은 마하제바[大天]였네. -
040_0654_a_20L復有二兄,
長者名曰,
大波那羅,
次名大天。
-
3형제가 손에 손을 잡고
빈 산 속 놀러 갔다가
새끼 갓난 어미 범이
먹지 못해 굶주린 것 보았네. -
040_0654_a_21L三人同遊,
至一空山,
見新產虎,
飢窮無食。
-
이때에 훌륭한 보살 마하살타가
가엾은 마음 생겨서 맹세하기를
나는 지금 여기서
소중한 몸 버린다 하였네. -
040_0654_a_22L時勝大士,
生大悲心:
我今當捨,
所重之身,
-
이 범이 혹여 그러다가
굶주림에 몹시 시달리면
제가 낳은 제 새끼를
할 수 없이 먹으리니 -
040_0654_a_24L此虎或爲,
飢餓所逼,
儻能還食,
自所生子。
-
040_0654_b_02L그 길로 높은 산에 올라가
몸을 던져 범 앞에 떨어져
새끼 범 일곱 마리를
죽음에서 살려내었네. -
040_0654_b_02L卽上高山,
自投虎前,
爲令虎子,
得全性命。
-
이때에 땅덩이와
모든 산들이
다 흔들리어서
벌레와 짐승들이 모두 놀랐네. -
040_0654_b_03L是時大地,
及諸大山,
皆悉震動;
驚諸蟲獸、
-
호랑이와 사자들은
뿔뿔이 헤어져 달아나고
온 세상 캄캄하여
광명이 없었다네. -
040_0654_b_05L虎狼師子,
四散馳走;
世間皆闇,
無有光明。
-
이때에 두 형님은
대나무 숲 속에 있다가
마음이 근심과 번민을 품고
시름에 겨워 눈물마저 흘렸네. -
040_0654_b_06L是時二兄,
故在竹林,
心懷憂惱,
愁苦涕泣,
-
차츰차츰 동생 찾아
범 있는 데에 이르니
어미 범과 새끼 범들의
입에 피가 묻은 것을 보았지. -
040_0654_b_07L漸漸推求,
遂至虎所,
見虎虎子,
血污其口。
-
두 형은 사람의 해골과
머리털ㆍ손톱ㆍ이빨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붉은 피가 땅에 물든 것도 보았네. -
040_0654_b_09L又見骸骨,
髮毛爪齒,
處處逬血,
狼藉在地。
-
이때에 두 왕자는
이 일을 보고서
가슴이 답답하여 터지는 것 같아
저절로 땅 위에 곤두박질쳤네. -
040_0654_b_10L時二王子,
見是事已,
心更悶絕,
自躄於地,
-
재ㆍ티끌ㆍ흙 되는 대로
온몸에 묻어서 흙투성이 되고
제 정신 잃어버려
미쳐서 갈팡질팡하였네. -
040_0654_b_11L以灰塵土,
自塗坌身,
忘失正念,
生狂癡心。
-
따라 갔던 시종들도
이 광경 보고서
슬프고 아픈 생각 저절로
소리 내어 울부짖었네. -
040_0654_b_13L所將侍從,
睹見是事,
亦生悲慟,
失聲號哭,
-
찬 물을 가져다가
서로 얼굴에 뿜어주니
그제야 겨우 소생
다시 일어나게 되었지. -
040_0654_b_14L互以冷水,
共相噴灑,
然後蘇息,
而復得起。
-
왕자가
몸을 버릴 때엔
내전에서
왕비와 채녀
5백 명의 권속들이
함께 즐겁게 놀았었네. -
040_0654_b_15L是時王子,
當捨身時,
正値後宮,
妃后采女,
眷屬五百,
共相娛樂。
-
바로 이 때 왕비는
두 젖에서 젖이 흐르고
사지 골절이
바늘에 찔리듯 아프며
마음이 불안하여
아들 잃은 듯 하였네. -
040_0654_b_17L王妃是時,
兩乳汁出,
一切肢節,
痛如鍼剌,
心生愁惱,
似喪愛子。
-
그래서 왕비는
임금 계신 데 급히 가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울며불며 말하였네. -
040_0654_b_19L於是王妃,
疾至王所,
其聲微細,
悲泣而言:
-
대왕이시여, 부디
자세히 들으소서.
근심과 수심의 불이 이렇게 치성하여
저의 마음을 태워주나이다. -
040_0654_b_21L大王今當,
諦聽諦聽,
憂愁盛火,
今來燒我;
-
저의 두 젖에서는
젖이 마구 나오며
온몸이 괴롭고 아픈 것이
바늘로 찌르는 듯하니 -
040_0654_b_22L我今二乳,
俱時汁出,
身體苦切,
如被鍼剌。
-
제가 본 여러 가지
상스럽지 못한 일이
아마도 다시는
사랑하는 아들 못 볼까 두렵나이다. -
040_0654_b_23L我見如是,
不祥瑞相,
恐更不復,
見所愛子;
-
040_0654_c_02L지금 저의 몸과 목숨
대왕님께 바치오니
바라옵건대 사람 빨리 보내시어
저의 아들 찾아 주사이다. -
040_0654_c_02L今以身命,
奉上大王,
願速遣人,
求覓我子。
-
꿈에 비둘기 새끼 세 마리가
저의 품에 안겼는데
그 중 가장 적은 것이
저의 맘에 들더니만 -
040_0654_c_03L夢三鴿雛,
在我懷抱,
其最小者,
可適我心;
-
난 데 없는 매가 와서
그 비둘기 빼앗아 갔소.
이런 꿈 꾸고 나니
근심 걱정 태산 같네. -
040_0654_c_04L有鷹飛來,
奪我而去;
夢是事已,
卽生憂惱。
-
나는 지금 수심에다 무서움 겹쳤으니
죽을까봐 걱정일세.
어서 빨리 사람 보내
내 아들 찾아 주사이다. -
040_0654_c_06L我今愁怖,
恐命不濟,
願速遣人,
推求我子。
-
이때에 왕비는
이런 애원의 말 하고 나서
그만 기절하더니만
땅바닥에 쓰러졌네. -
040_0654_c_07L是時王妃,
說是語已,
卽時悶絕,
而復躄地。
-
임금은 이 말 듣고
사랑하는 아들을
다시 못 보게 되어
근심 걱정 한 없었네. -
040_0654_c_08L王聞是語,
復生憂惱,
以不得見,
所愛子故;
-
대신과
벼슬아치들
모두 다 모여와
왕의 좌우에서
울고불고 법석 치니
그 소리 천지를 진동하네. -
040_0654_c_10L其王大臣,
及諸眷屬,
悉皆聚集,
在王左右,
哀哭悲號,
聲動天地。
-
그때에 도성 안의
여러 백성들은
이 소리 듣고 나서
모두 놀라 밖으로 뛰어나와 -
040_0654_c_12L爾時城內,
所有人民,
聞是聲已,
驚愕而出,
-
각각 서로 말하기를
가엾어라 우리왕자
살아서 돌아왔나,
죽어 영영 못 오시나. -
040_0654_c_13L各相謂言:,
今是王子,
爲活來耶?
爲已死亡?
-
이렇듯 보살이신 우리 왕자님
언제나 부드러운 그 말씨
온 백성이 사랑 터니
이제는 어디 가서 만나 뵈오리. -
040_0654_c_14L如是大士,
常出軟語,
爲衆所愛,
今難可見。
-
벌써부터 여러 사람
숲 속을 헤매면서
왕자님을 찾는다니
오래잖아 참 소식 듣겠지. -
040_0654_c_16L已有諸人,
入林推求,
不久自當,
得定消息。
-
이때에 여러 사람들
어쩔 줄 몰라 야단타가
또다시 슬피 울고 부르짖으니
귀신도 감동하여 애통해 하였네. -
040_0654_c_17L諸人爾時,
慞惶如是,
而復悲號,
哀動神祇。
-
그때에 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왕비 얼굴에 물을 뿜으니
얼마 있다 그제야 되살아나네. -
040_0654_c_18L爾時大王,
卽從座起,
以水灑妃,
良久乃蘇。
-
제 정신 다시 찾은 왕비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임금께 묻는 말이
여보, 내 아들 죽었소, 살았소? -
040_0654_c_20L還得正念,
微聲問王:
我子今者,
爲死活耶?
-
그때에 왕비는
그 아들 생각 때문에
갑절이나 수심 걱정 더하여져
마음을 잠시도 놓지 못했네. -
040_0654_c_21L爾時王妃,
念其子故,
倍復懊惱,
心無暫捨:
-
아깝다 나의 아들
잘 생긴 그 얼굴이
어쩌다 하루아침에
나를 버리고 별안간에 죽다니. -
040_0654_c_22L可惜我子,
形色端正,
如何一旦,
捨我終亡?
-
어째서 박복한 이내 몸
먼저 죽지 못하고
이런 모든 고통과
흉한 꼴 보는 걸까. -
040_0654_c_24L云何我身,
不先薨沒,
而見如是,
諸苦惱事?
-
040_0655_a_02L내 아들의 고운 얼굴
연꽃과도 같더니만
어느 누가 너를 앗아가서
모자 이별 시켰는가. -
040_0655_a_02L善子妙色,
猶淨蓮華,
誰壞汝身,
使令分離?
-
이내 몸 옛날의
원수 아니었거늘
무슨 업연(業緣) 두터워
지금 너를 죽였느냐. -
040_0655_a_03L將非是我,
昔日怨讎,
挾本業緣,
而殺汝耶?
-
나의 아들 얼굴ㆍ눈
보름달 같이 깨끗했는데
하루아침 불의에
이런 참화 당했네. -
040_0655_a_05L我子面目,
淨如滿月,
不圖一旦,
遇斯禍對,
-
차라리 이내 몸
부서져서 가루 될지언정
나의 아들 목숨은
죽게 하지 않을 것을. -
040_0655_a_06L寧使我身,
破碎如塵,
不令我子,
喪失身命。
-
내가 꾼 꿈으로는
벌써 일은 당했으니
어찌 무정하게
이 고통 견딜쏜가. -
040_0655_a_07L我所見夢,
已爲得報,
直我無情,
能堪是苦?
-
내가 꿈에 본 대로
이빨들이 빠지고
두 젖에서 한꺼번에
젖 흘렸으니
반드시 나의 아들
잃은 것이 분명하네. -
040_0655_a_09L如我所夢,
牙齒墯落,
二乳一時,
汁自流出,
必定是我,
失所愛子;
-
꿈에 안은 비둘기 새끼 세 마리에
한 마리를 빼앗겼으니
세 왕자 중에서
하나는 잃을 나쁜 징조. -
040_0655_a_11L夢三鴿雛,
鷹奪一去,
三子之中,
必定失一。
-
그때에 대왕님은
왕비에게 말씀하되
내가 지금 반드시
대신(大臣) 사자 보내어서 -
040_0655_a_12L爾時大王,
卽告其妃:,
我今當遣,
大臣使者,
-
동서로 두루 다녀
아들 찾아 올 터이니,
왕비는 진정하여
크게 근심 걱정하지 마오. -
040_0655_a_13L周徧東西,
推求覓子,
汝今且可,
莫大憂愁。
-
대왕님도 이렇게
왕비를 위로해 달래 놓고는
당장에 수레에 말을 메워 타시고
대궐 밖으로 나섰으되 -
040_0655_a_15L大王如是,
慰喩妃已,
卽便嚴駕,
出其宮殿。
-
가슴에 맺힌 근심 걱정
참을 길 없어 애절하니,
대중 속에 있지마는
얼굴은 매우 초췌하네. -
040_0655_a_16L心生愁惱,
憂苦所切,
雖在大衆,
顏貌憔悴,
-
성 밖으로 나가서
아들 찾을 적에
한량없는
여러 백성들도
땅이 움직이도록 울부짖으며
임금의 뒤를 따랐네. -
040_0655_a_17L卽出其城,
覓所愛子,
爾時亦有,
無量諸人,
哀號動地,
尋從王後。
-
성 밖에
나선 임금
사방을 바라보며
그의 아들 찾았지만
속 타고 마음 산란하여
있는 데를 몰라라. -
040_0655_a_19L是時大王,
旣出城已,
四向顧望,
求覓其子,
煩惋心亂,
靡知所在;
-
최후에 한 사람이
멀리 보이는데
머리에는 흙투성이
의복에는 피투성이
온몸에 먼지 쓰고
울면서 다가왔네. -
040_0655_a_21L最後遙見,
有一信來,
頭蒙塵土,
血污其衣,
灰糞塗身,
悲號而至。
-
그때에
마하라타대왕은
이 사신을 보고 나서
더욱 슬픔 간절하여
머리 들어 하늘 보고
울부짖어 통곡하였네. -
040_0655_a_23L爾時大王,
摩訶羅陁,
見是使已,
倍生懊惱,
擧首號叫,
仰天而哭。
-
040_0655_b_02L먼저 보낸 신하 한 명
조금 있다 돌아와서
대왕 앞에 읍하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
040_0655_b_02L先所遣臣,
尋復來至,
旣至王所,
作如是言:
-
대왕이시여, 부디 걱정 마옵소서.
왕자님이 아직 살아 있사오니
머잖아 여기 오면
두 분 상면하오리다. -
040_0655_b_04L願王莫愁,
諸子猶在,
不夂當至,
令王得見。
-
잠깐 새에 또 신하
돌아와서 임금을 뵈오니
수심이 가득 차서
얼굴은 야위었고
몸에 입은 의복
때 묻고 더러웠네. -
040_0655_b_05L須臾之頃,
復有臣來,
見王愁苦,
顏貌憔悴,
身所著衣,
垢膩塵污:
-
대왕이시여, 아사이다
한 왕자는 벌써 이 세상 떠났삽고
두 왕자 살았으나
불쌍하고 가엾어라. -
040_0655_b_07L大王當知,
一子已終;
二子雖存,
哀悴無賴。
-
막내 왕자님
새끼 갓 난 범 보시고
이레 굶은 범이기에
그 새끼 먹을까봐 은근히 저어했네. -
040_0655_b_08L第三王子,
見虎新產,
飢窮七日,
恐還食子;
-
이 범 보시고서
대비심 깊이 내사
이 중생 제도하고
오는 세상에서
보리를 얻으시려
큰 서원 세우신 뒤, -
040_0655_b_10L見是虎已,
深生悲心,
發大誓願:
當度衆生,
於未來世,
證成菩提。
-
높은 곳에 올라가서
몸을 던져 범 앞에 떨어지니,
배고픈 주린 범이
일어나서 먹었으니, -
040_0655_b_12L卽上高處,
投身虎前,
虎飢所逼,
便起噉食,
-
온갖 피와 살은
벌써 다 없어지고
해골만이 남아있어
땅 위에 흩어졌소. -
040_0655_b_13L一切血肉,
已爲都盡,
唯有骸骨,
狼藉在地。
-
이때에 대왕님
이 신하 말 듣고 나서
다시금 기절하여
정신 잃고 땅에 쓰러졌네. -
040_0655_b_14L是時大王,
聞臣語已,
轉復悶絕,
失念躄地,
-
근심ㆍ걱정의 불
온몸을 태우니,
신하와 권속들도
모두 그러했네. -
040_0655_b_16L憂愁盛火,
熾然其身;
諸臣眷屬,
亦復如是,
-
물을 뿌린 뒤에
대왕님 소생하여
머리를 겨우 들어
하늘 부르며 통곡했네. -
040_0655_b_17L以水灑王,
良夂乃蘇,
復起擧首,
號天而哭。
-
또 한 신하 오더니만
대왕께 여쭙기를
저 숲 속에서
두 분 왕자 뵈었사온데. -
040_0655_b_18L復有臣來,
而白王言:
向於林中,
見二王子,
-
수심 근심 고통 속에
울며불며 슬퍼하다
그만 정신 잃은 채
땅 위에 쓰러졌나이다. -
040_0655_b_20L愁憂苦毒,
悲號涕泣,
迷悶失志,
自投於地;
-
신이 즉시 물을 떠나
왕자 몸에 뿌렸더니
얼마 동안 지난 뒤에
겨우 도로 소생했나이다. -
040_0655_b_21L臣卽求水,
灑其身上,
良夂之頃,
乃還蘇息。
-
사방을 바라보니
큰불이 이글이글
부축해서 일으켰으나
잇달아 다시 쓰러지더니만 -
040_0655_b_22L望見四方,
大火熾然,
扶持暫起,
尋復躄地,
-
머리 들고 슬퍼하며
하늘 부르며 통곡할 제
죽은 왕자 아우님의
공덕을 찬탄하더이다. -
040_0655_b_24L擧首悲哀,
號天而哭,
乍復讚歎,
其弟功德。
-
040_0655_c_02L이 말 들은 대왕은
사랑하던 왕자를 여의고서
가슴 답답하고 마음 아파
기력조차 고달파졌네. -
040_0655_c_02L是時大王,
以離愛子,
其心迷悶,
氣力惙然,
-
애통하게 울던 임금
다시 생각하기를
제일 작은 막내 왕자는
내가 가장 사랑했는데
무상대귀(無常大鬼)가
별안간 잡아갔네. -
040_0655_c_03L憂惱涕泣,
竝復思惟:
是最小者,
我所愛重;
無常大鬼,
奄便呑食;
-
나머지 두 왕자
지금 살아 있지만
죽은 동생 때문에
근심불에
애가 타서
혹시나 죽지 않을는지. -
040_0655_c_05L其餘二子,
今雖存在,
而爲憂火,
之所焚燒,
或能爲是,
喪失命根。
-
어서 나는 빨리
저 대숲 속에 가서
두 아들 태워 가지고
대궐 안으로 급히 돌아가야 해. -
040_0655_c_07L我宜速往,
至彼林中,
迎載諸子,
急還宮殿;
-
제 어머니 뒤에 있어
근심 고통 절박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애통해 하다가
따라 죽지나 않을까. -
040_0655_c_09L其母在後,
憂苦逼切,
心肝分裂,
或能失命,
-
하지만 두 아들 보게 되면
그 마음 위안되어
행여나 남은 천명 보전하여
끝마치지 않겠는가. -
040_0655_c_10L若見二子,
慰喩其心,
可使終保,
餘年壽命。
-
그때에 대왕은
훌륭한 코끼리를 타고
시종들 호위 속에
대숲 속으로 떠나, -
040_0655_c_11L爾時大王,
駕乘名象,
與諸侍從,
欲至彼林,
-
일행이 가던 중에
두 아들을 만났는데,
죽은 동생 이름 부르면서
하늘 부르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니, -
040_0655_c_13L卽於中路,
見其二子,
號天扣地,
稱弟名字。
-
그때 왕은 앞에 가서
두 아들을 끌어안고
슬픔에 울며불며
길을 따라 환궁하여
지체 않고 두 아들을
어미에게 보여줬네. -
040_0655_c_14L時王卽前,
抱持二子,
悲號涕泣,
隨路還宮,
速令二子,
覲見其母。
-
부처님께서는 보리수신에게
이런 말씀하시었다.
범에게 몸을 버린
마하살타왕자는
지금 내 몸이니
이렇게 알아두라. -
040_0655_c_16L佛告樹神:
汝今當知,
爾時王子,
摩訶薩埵,
捨身飼虎,
今我身是;
-
그때의 임금이던
마하라타 대왕은
지금의 나의 부왕이신
수두단(輸頭檀)이 그 분이요. -
040_0655_c_18L爾時大王,
摩訶羅陀,
於今父王,
輸頭檀是;
-
그때의 왕비는
지금의 마야(摩耶) 그 분이며,
맏왕자는
지금의 미륵(彌勒)이요,
둘째 왕자는
지금의 조달(調達)이다. -
040_0655_c_19L爾時王妃,
今摩耶是;
第一王子,
今彌勒是;
第二王子,
今調達是;
-
그때의 어미 범은
지금의 구이(瞿夷) 부인,
일곱 마리 새끼 범은
지금의 다섯 비구와
사리불(舍利弗)
목건련(目犍連)이네. -
040_0655_c_21L爾時虎者,
今瞿夷是;
時虎七子,
今五比丘,
及舍利弗,
目犍連是。
-
그때의 대왕
마하라타와
그의 왕비는
슬프게 울며 불면서
갖은 영락으로 치장한 옷을
말끔히 벗어 버리고 -
040_0655_c_23L爾時大王,
摩訶羅陁,
及其妃后,
悲號涕泣,
悉皆脫身,
御服瓔珞,
-
040_0656_a_02L모든 대중과
대숲 속에 가서
죽은 왕자의 사리를 주워 모아
그 자리에다
이 7보탑을 세웠느니. -
040_0656_a_02L與諸大衆,
往竹林中,
收其舍利,
卽於此處,
起七寶塔。
-
그때에 왕자
마하살타는
몸을 버려 목숨을 마칠 적에
이런 서원을 세웠다. -
040_0656_a_04L是時王子,
摩訶薩埵,
臨捨命時,
作是誓願:
-
원하건대 나의 사리는
오는 세상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언제나 중생들을 위하여
모든 불사(佛事) 지어지이다.” -
040_0656_a_05L願我舍利,
於未來世,
過筭數劫,
常爲衆生,
而作佛事。”
-
이 경을 말씀하실 적에 한량없는 아승기(阿僧祇) 모든 하늘과 인간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보리수신이여, 이것이 7보탑에 예배하는 옛날의 인연이니라.”
이때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7보탑은 없어지고 나타나지 아니하였다. - 040_0656_a_07L說是經時,無量阿僧祇諸天及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樹神!是名禮塔往昔因緣。”爾時佛神力故,是七寶塔卽沒不現。
- 18. 찬불품(讚佛品)
- 040_0656_a_11L金光明經讚佛品第十八
- 그때에 한량없는 백천만억 보살들이 이 세계로부터 금보개사왕(金寶蓋山王) 여래 나라에 이르러, 두 무릎과 두 팔꿈치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께 경례하고, 한 곳에 물러나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똑같이 같은 목소리로 찬탄하였다.
- 040_0656_a_12L爾時無量百千萬億諸菩薩衆,從此世界至金寶蓋山王如來國土,到彼土已五體投地,爲佛作禮卻住一面,合掌向佛異曰同音,而讚歎曰:
-
여래의 몸
황금빛으로서 미묘하시네.
그 광명 밝게 비추어
마치 금산왕(金山王)과 같네. -
040_0656_a_16L如來之身,
金色微妙,
其明照耀,
如金山王;
-
몸은 깨끗하사 보드랍고 매끄럽기
마치 금 연꽃처럼
한량없는 미묘한 상호(相好)로
스스로 장엄하시었네. -
040_0656_a_18L身淨柔軟,
如金蓮華;
無量妙相,
以自莊嚴;
-
몸매 따라 고운 태도
빛나게 꾸미시니
깨끗하기 짝이 없어
마치 붉은 금산인 듯. -
040_0656_a_19L隨形之好,
光飾其體;
淨絜無比,
如紫金山;
-
원만하고 구족하고 티 없음은
마치 깨끗한 보름달과 같네.
그 음성 맑고 우렁참은
묘한 범천(梵天)의 음성처럼 -
040_0656_a_20L圓足無垢,
如淨滿月;
其音淸徹,
妙如梵聲——
-
사자의 울부짖는 소리처럼,
큰 천둥소리처럼
여섯 가지 깨끗하고
아름다운 소리는
가릉빈가(迦陵頻伽) 소리인 듯
공작새 소리인 듯. -
040_0656_a_22L師子吼聲、
大雷震聲,
六種淸淨,
微妙音聲;
迦陵頻伽,
孔雀之聲,
-
청정하고 티 없어
위엄과 덕을 모두 갖췄네.
백복(百福)의 모든 몸매로
몸을 장엄하시었네. -
040_0656_a_24L淸淨無垢,
威德具足;
百福相好,
莊嚴其身,
-
040_0656_b_02L광명이 멀리 비춰
끝 단 데 없으시고
슬기롭고 고요하사
탐욕심이 없으시니, -
040_0656_b_02L光明遠照,
無有齊限,
智慧寂滅,
無諸愛習。
-
한량없는 이런 공덕
세존께서 이루셨네.
깊기는 바다처럼
높기는 수미산처럼 -
040_0656_b_03L世尊成就,
無量功德,
譬如大海,
須彌寶山,
-
모든 중생 위하여
어여삐 여기는 맘 내시사
오는 세상 긴 세월에
기쁨을 널리 주시리. -
040_0656_b_05L爲諸衆生,
生憐愍心,
於未來世,
能與快樂。
-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묘한 법문은
그 뜻이 가장 깊어서
중생을 고요하고 편안하게
그들에게
한량없는 기쁨도 주시네. -
040_0656_b_06L如來所說,
第一深義,
能令衆生,
寂滅安隱;
能與衆生,
無量快樂;
-
위없는 감로법문
능란하게 설하시고
위없는 감로법문
활짝 열어 놓으시네. -
040_0656_b_08L能演無上,
甘露妙法;
能開無上,
甘露法門;
-
온갖 근심 없는
저 집 속에 드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해탈 얻게 하시며, -
040_0656_b_09L能入一切,
無患窟宅;
能令衆生,
悉得解脫,
-
삼계 중생들을
고통 바다에서 제도하사,
모든 근심 없는
바른 도에 머무르게 하시네. -
040_0656_b_11L度於三有,
無量苦海,
安住正道,
無諸憂苦。
-
여래 세존의
공덕 지혜와
대자대비의 힘,
정진하시는 방편은 -
040_0656_b_12L如來世尊,
功德智慧,
大慈悲力,
精進方便,
-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사오매
우리들은
말할 수도 없나이다. -
040_0656_b_13L如是無量,
不可稱計,
我等今者,
不能說有,
-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이
한량없는 겁 동안에
생각을 다하여 헤아려도
알아낼 수 없사오며, -
040_0656_b_15L諸天世人,
於無量劫,
盡思度量,
不能得知,
-
여래께서 가지신
공덕과 지혜의
한량없이 큰 바다는
물 한 방울로 나누지 못하리. -
040_0656_b_16L如來所有,
功德智慧,
無量大海,
一滴少分。
-
내가 지금
여래의 공덕을 조금 찬탄했지만
백천억 분에서
일 분도 말씀 못하였네. -
040_0656_b_17L我今略讚,
如來功德,
百千億分,
不能宣一;
-
만일 내 공덕을
모을 수 있다면
중생에게 회향하여
위없는 도를 증득하여지이다. -
040_0656_b_19L若我功德,
得聚集者,
迴與衆生,
證無上道。
- 이때에 신상보살이 이 모임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어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찬탄하였다.
- 040_0656_b_20L爾時信相菩薩,卽於此會從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說讚言:
-
세존의 백복 상호(相好)
미묘하고 아름다워
천 가지의 모든 공덕으로
그 몸 장엄하시었네. -
040_0656_b_23L世尊百福,
相好微妙,
功德千數,
莊嚴其身,
-
040_0656_c_02L빛깔이 깨끗하여 멀리 비추니
아무리 뵈어도 싫증 안 나네.
천 개의 햇빛처럼
허공에 가득 찼어라. -
040_0656_c_02L色淨遠照,
視之無厭;
如日千光,
彌滿虛空,
-
광명이 맹렬하여
한량없고 가없음이
수많은 좋은 보배의
큰 덩어리처럼. -
040_0656_c_03L光明熾盛,
無量無邊;
猶如無數,
珍寶大聚,
-
밝은 빛이 다섯 가지
푸른빛에 분홍, 빨강에 흰 빛
유리(琉璃)보배와 파리(頗梨)보배가
순금과 어울린 듯. -
040_0656_c_04L其明五色,
靑紅赤白,
琉璃頗梨,
如融眞金,
-
광명이 이글이글
모든 산(山)을 꿰뚫고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에
남김없이 멀리멀리 비추네. -
040_0656_c_06L光明赫弈,
通徹諸山,
悉能遠照,
無量佛土;
-
모든 중생들의
한량없는 고통 없애 주시고
또다시 중생에게
가장 좋은 기쁨 주시네. -
040_0656_c_07L能滅衆生,
無量苦惱,
又與衆生,
上妙快樂。
-
모든 기관 청정하사
미묘하기 으뜸일세.
중생은 암만 뵈어도
싫은 생각 없나이다. -
040_0656_c_08L諸根淸淨,
微妙第一,
衆生見者,
無有厭足。
-
검붉은 머리 털 보드랍기는
공작새의 목과 같고
수많은 벌들이
연꽃에 엉겨 붙은 듯. -
040_0656_c_10L髮紺柔軟,
猶孔雀項,
如諸蜂王,
集在蓮華;
-
청정한 대비심과
공덕으로 장엄한 것
한량없는 삼매와
또한 대자비 -
040_0656_c_11L淸淨大悲,
功德莊嚴,
無量三昧,
及以大慈,
-
이러한 공덕들이
모두 뭉쳐서
아름다운 상호로
그 몸 단장하시었네. -
040_0656_c_12L如是功德,
悉以聚集;
相好妙色,
嚴飾其身,
-
가지가지 공덕으로
보리도를 이루시어
여래의 신력으로
중생 조복받으시고
마음을 유순케 하여
기쁨 받게 하시네. -
040_0656_c_14L種種功德,
助成菩提,
如來悉能,
調伏衆生,
令心柔軟,
受諸快樂;
-
가지가지 깊고 묘한
공덕으로 장엄하시니,
시방세계 부처님들
모두 찬탄하시네. -
040_0656_c_16L種種深妙,
功德莊嚴;
亦爲十方,
諸佛所讚,
-
그 광명 멀리멀리
모든 세계에 두루 비추니,
마치 해와 달이
허공에 가득 찬 듯. -
040_0656_c_17L其光遠照,
徧於諸方,
猶如日月,
充滿虛空;
-
많은 공덕 성취함은
수미산과 마찬가지
시방세계 간 데마다
몸 나타내 보이시네. -
040_0656_c_18L功德成就,
如須彌山,
在在示現,
於諸世界。
-
이는 희고 고르고 빽빽해서
흰 눈과 같고
높은 덕은 밝은 해가
허공에 환히 비춘 듯. -
040_0656_c_20L齒白齊密,
猶如珂雪;
其德如日,
處空明顯;
-
눈썹 사이의 흰털은
오른 쪽으로 돌아 굼실굼실
광명이 흘러 나와
유리(琉璃)구슬 같으시고
미묘한 그 빛은
해가 공중에 떠 있는 듯. -
040_0656_c_21L眉間毫相,
右旋宛轉,
光明流出,
如琉璃珠,
其色微妙,
如日處空。
- 그때에 도량에 있던 보리수신이 또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 040_0656_c_23L爾時道場菩提樹神,復說讚曰:
-
040_0657_a_02L청정하신 부처님께
지심으로 귀의하나이다.
깊고 묘한 법을
그대로 깨치셨고, -
040_0656_c_24L南無淸淨,
無上正覺,
甚深妙法,
隨順覺了,
-
나쁜 법과 그른 도를
모두 멀리 여의시고,
우뚝 혼자 뛰어나서
부처의 바른 깨달음 이루셨네. -
040_0657_a_04L遠離一切,
非法非道,
獨拔而出,
成佛正覺。
-
유(有)와 비유(非有)의 본성이
청정함을 아시었네.
드물고도 진기한
여래 공덕
드물고도 진기한
여래 바다. -
040_0657_a_05L知有非有,
本性淸淨,
希有希有,
如來功德;
希有希有,
如來大海;
-
드물고도 진기한
수미산 같삽고
드물고도 진기한
가없는 부처님의 행. -
040_0657_a_07L希有希有,
如須彌山;
希有希有,
佛無邊行;
-
드물고도 진기한
부처님의 세상 출현,
우담바라 고운 꽃이
어쩌다가 한 번 피듯, -
040_0657_a_08L希有希有,
佛出於世,
如優曇華,
時一現耳;
-
희유하신 여래
자비심이 한량없는
석가모니는
사람 중에 태양일세. -
040_0657_a_10L希有如來,
無量大悲,
釋迦牟尼,
爲人中日,
-
수없는 중생에게
이익을 주시고자
이러한 묘보경전(妙寶經典)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었네. -
040_0657_a_11L爲欲利益,
諸衆生故,
宣說如是,
妙寶經典。
-
장하셔라, 여래시여
모든 기관 고요하사
적멸한 큰 성 안에
다시 들어가 노니시네. -
040_0657_a_12L善哉如來,
諸根寂滅,
而復遊入,
善寂大城;
-
때 없고 깨끗한
깊고 깊은 삼매에서
부처님네 가시던 길로
이제 다시 드시었네. -
040_0657_a_14L無垢淸淨,
甚深三昧,
入於諸佛,
所行之處;
-
수많은 성문(聲聞)들이
몸이 다 비었듯이
거룩하신 세존의
행하던 곳도 비었네. -
040_0657_a_15L一切聲聞,
身皆空寂,
兩足世尊,
行處亦空。
-
이와 같이 일체의
한량없는 모든 법도
성품과 모양 따져보면
그도 모두 다 빈 것일세. -
040_0657_a_16L如是一切,
無量諸法,
推本性相,
亦皆空寂;
-
모든 중생들의
성품과 모양도 또한 비었건만
미치고 어리석은 마음 때문에
깨쳐 알지 못하네. -
040_0657_a_18L一切衆生,
性相亦空,
狂愚心故,
不能覺知。
-
내가 항상 부처님을 생각함은
세존 뵙기를 좋아함이요,
부처님 곁 안 떠나려고
서원을 언제나 세우노라. -
040_0657_a_19L我常念佛,
樂見世尊,
常作誓願,
不離佛日。
-
내가 늘 땅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뵈옵는 건
마음으로 사모하는
부처님 뵈옵고저. -
040_0657_a_20L我常於地,
長跪合掌,
其心戀慕,
欲見於佛;
-
나는 언제나
가장 높은 대비행을 닦아
슬피 울고 눈물 흘림은
부처님 뵈옵고저. -
040_0657_a_22L我常脩行,
最上大悲,
哀泣雨淚,
欲見於佛;
-
내가 항상 목마른 듯 우러러봄은
부처님 뵈옵고저
이 때문에 근심 불이
맹렬히 성하오니. -
040_0657_a_23L我常渴仰,
欲見於佛,
爲是事故,
憂火熾然;
-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맑고 찬 법의 물로
이 불 꺼주사이다. -
040_0657_a_24L惟願世尊,
賜我慈悲,
淸冷法水,
以滅是火。
-
040_0657_b_02L세존께서는 그지없는
자비하신 마음으로
이 몸이 언제든지
부처님 뵙게 해 주소서. -
040_0657_b_02L世尊慈愍,
悲心無量,
願賜我身,
常得見佛。
-
세존께서는 어느 때나
온갖 천상ㆍ인간들을 보호하시매
이런 까닭에 저도 지금
목마르게 우러러 뵙고자 하나이다. -
040_0657_b_03L世尊常護,
一切人天,
是故我今,
渴仰欲見。
-
성문들의 몸은
마치 허공과 같고,
아지랑이와 메아리 같으며
물속의 달과 같네. -
040_0657_b_04L聲聞之身,
猶如虛空,
焰幻響化,
如水中月;
-
중생의 성품은
꿈에 본 물건 같지만
여래께서 행하신 곳
깨끗하기 유리보배 같네. -
040_0657_b_06L衆生之性,
如夢所見,
如來行處,
淨如琉璃,
-
위없는 감로법에
부처님께서 드시었으니,
모든 중생들에게
한량없는 기쁨 주오리다. -
040_0657_b_07L入於無上,
甘露法處,
能與衆生,
無量快樂。
-
여래께서 행하던 곳
미묘하고 매우 깊어
온갖 중생들은
누구도 알 이 없네. -
040_0657_b_08L如來行處,
微妙甚深,
一切衆生,
無能知者;
-
다섯 가지 신통 얻은 신선과
모든 성문들과
모든 연각(緣覺)들도
또한 아무도 모른다네. -
040_0657_b_10L五通神仙,
及諸聲聞,
一切緣覺,
亦不能知。
-
부처님의 행하던 곳
나는 의심 않사오니,
원하거니와 자비하신 마음으로
부처님 몸 제 앞에 나타내사이다. -
040_0657_b_11L我今不疑,
佛所行處,
惟願慈悲,
爲我現身。
-
그때에 세존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사
미묘한 목소리로
찬탄의 말씀을 하시었다. -
040_0657_b_12L爾時世尊,
從三昧起,
以微妙音,
而讚歎言:
-
좋고 좋구나
보리수신 선녀야,
나는 지금 통쾌하게
이 말을 하노라. -
040_0657_b_14L善哉善哉!
樹神善女,
汝於今日,
快說是言,
-
온갖 중생들이 누구나
이 법문을 얻어 들으면
모두 다 단 이슬 같은
나고 죽지 않는 법문에 들어가리라. -
040_0657_b_15L一切衆生,
若聞此法,
皆入甘露,
無生法門。”
- 19. 촉루품(囑累品)
- 040_0657_b_16L金光明經囑累品第十九
-
040_0657_c_02L그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오른 손으로 여러 보살들의 정수리를 만지시고 여러 천왕과 용왕, 28부(部), 산지귀신대장군(散脂鬼神大將軍)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겁 동안에 이 『금광명』의 미묘한 경전을 닦아 익히었노라. 너희들은 마땅히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널리 이 법을 퍼뜨리어라. 그리하여 다시는 염부제 안에서 끊이지 않도록 하여라. 어떠한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오는 세상에서 이 경전을 받아 지니거나 읽거나 외우는 이가 있거든, 너희들 모든 천신은 언제나 그를 옹호하여야 한다. 이 사람은 오는 세상에서 한량없는 백천의 인간, 천상 중에서 언제든지 기쁨을 받을 것이라 알아두어라. 그 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서 여러 부처님을 만나 뵐 것이며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니라.” - 040_0657_b_17L爾時釋迦牟尼佛,從三昧起現大神力,以右手摩諸菩薩摩訶薩頂,與諸天王及諸龍王、二十八部散脂鬼神大將軍等,而作是言:“我於無量百千萬億恒河沙劫,脩習是金光明微妙經典,汝等當受持讀誦廣宣此法,復於閻浮提內無令斷絕。若有善男子、善女人,於未來世中有受持讀誦此經典者,汝等諸天常當擁護,當知是人於未來世無量百千人天之中常受快樂,於未來世値遇諸佛,疾得證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
그때에 여러 큰 보살과 천신ㆍ용왕ㆍ28부ㆍ산지대장들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나와서, 두 무릎과 두 팔꿈치와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다 함께 소리 내어 아뢰었다.
“세존께서 가르치신 대로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이와 같이 세 번이나 반복하여 아뢰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여기에서 산지대장들은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만일 오는 세상에서 이 경을 받아 지니거나, 또는 스스로 제 손으로 쓰거나 남을 시켜 쓰는 이가 있으면, 우리들은 이 28부 귀신들과 함께 언제든지 이 사람을 따라다니며 모시고 옹호하되, 우리들의 몸은 숨겨서 보이지 않게 하겠나이다. 그리고 이 경을 말씀하는 법사로 하여금 여러 가지 나쁜 재앙은 모조리 소멸하고 안락함을 얻게 하겠나이다. 원하옵거니와 부처님께서는 아무 염려 마시옵소서.” - 040_0657_c_06L爾時諸大菩薩,及天龍王二十八部散脂大將等,卽從座起到於佛前,五體投地俱發聲言:“如世尊勅,當具奉行。”如是三白:“如世尊勅,當具奉行。”於是散脂大將等,而白佛言:“如世尊勅,若未來世中有受持是經,若自書若使人書,我當與此二十八部諸鬼神等,常當隨侍擁護隱蔽其身,是說法者皆悉消滅諸惡令得安隱,願不有慮。”
-
그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시방 한량없는 세계에서 여섯 가지 진동이 일어났다.
이때에 모든 부처님들은 크게 기뻐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을 부촉(付囑)하시기 위하여 법 지니는 이를 찬탄하시고 한량없는 신통력을 나타내셨다. 여기에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 보살마하살 대중과 신상보살 금광(金光)ㆍ금장(金藏)ㆍ상비(常悲)ㆍ법상(法上) 등과 사천대왕, 십천의 천자ㆍ도량 보리수신ㆍ견뢰지신과 온갖 세간의 천상ㆍ인간ㆍ아수라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서 모조리 위없는 보리의 도를 발하고, 기뻐 뛰놀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
040_0657_c_15L爾時釋迦牟尼佛,現大神力,十方無量世界悉皆六種震動,是時諸佛皆大歡喜;囑累是經故,讚羙持法者,現無量神力。於是無量無邊阿僧祇菩薩摩訶薩大衆及信相菩薩,金光、金藏、常悲、法上等,及四天大王、十千天子,與道場菩提樹神、堅牢地神及一切世間天人阿脩羅等,聞佛所說,皆發無上菩提之道,踊躍歡喜作禮而去。
金光明經 卷第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