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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안락도(遊心安樂道)

1. 저자
미상. 종래에 원효의 저술로 알려져 있고, 각 판본과 필사본에도 저자가 원효로 표기되어 있다. 이에 따라 『신수대장경』과 『한국불교전서』 제1책에도 저자는 원효로 명기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원효의 저술이 아니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특히 원효의 정토사상 관련 주석서인 『무량수경종요無量壽經宗要』 등과 본서의 사상적 입장에 분명한 상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효의 저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효를 비롯한 신라 정토사상의 강한 영향력 아래 성립된 저술로 보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
2. 서지 사항
중국 금릉각경처 발행. 활자본. 불분권不分卷 1책. 23.7×15.3cm. 본서의 최고最古 유일본은 명력 4년(1658)에 간행되어 일본 슈쿄(宗敎)대학에 소장된 목판본으로 『신수대장경』 수록본의 저본이다. 활자본인 금릉각경처본은 저본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신수대장경』의 대교본으로 사용되었다. 『한국불교전서』 제1책 수록본은 금릉각경처본을 저본으로 하고, 신수대장경본을 대교본으로 하였다. 『한국불교전서』 1책 간행 후에 명력 4년 간행본을 증보 교정한 재각명력본再刻明曆本과 필사본으로 권자본인 라이고인(來迎院) 소장본이 새로 보고되었다. 라이고인 소장본은 일본 교토의 라이고인 서고에서 발견된 것으로, 료닌(良忍, 1073~1132)의 수택본手澤本으로 추정된다.
3. 구성과 내용
본서는 일체 중생, 곧 지옥의 중생까지 불지타력佛智他力에 의해 왕생할 수밖에 없는 도리를 설명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정토교를 설하는 종지를 서술하는 부분(述敎起宗致), 정토를 분류하고 그 국토에 수용되는 불보살의 지위를 분류하는 부분(定彼土所在), 불지佛智에 대한 의혹과 불신 때문에 왕생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그 의혹의 양상을 대치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明疑惑患難), 중생이 안락국토에 왕생하는 인연을 밝히는 부분(顯往生因緣), 구품중생이 왕생하는 정토와 그 방법을 밝힌 부분(出往生品數), 미타정토와 미륵정토 중 어느 쪽이 더 왕생하기 쉬운가의 문제를 검토하는 부분(論往生難易), 정토를 설한 본령이 보살이 아닌 범부중생들의 왕생에 있음을 밝히는 부분(作疑復除疑) 등 모두 일곱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서는 원효의 진찬은 아니지만, 원효 이후 신라 불교 내에 나타나는 정토사상의 한 경향을 보여 주는 문헌임에 분명하다. 본서의 사상 경향에 대해서는 원효 계통의 정토사상과 경흥憬興 계통의 정토사상을 종합한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