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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별기(大乘起信論別記)

1. 저자
원효元曉(617~686) 시호는 화쟁 국사和諍國師, 속성은 설薛. 15세 전후에 출가하였다.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을 시도하였으나 ‘마음 밖에 법이 없다(三界唯心 萬法唯識)’라는 것을 깨닫고 마음을 바꾸었다. 그 후 수많은 다양한 저술을 남겼는데, 저술의 특징으로 ‘종요宗要’와 ‘대의大義’라는 형식과 체재를 들 수 있으며, 일심에 바탕을 둔 화회和會, 화쟁和諍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분황사芬皇寺에서 『화엄경』「십회향품」을 주석한 후 절필하고는 무애행으로 민중 교화에 헌신하였다.
2. 서지 사항
『신수대장경』 제44권에 수록된 것을 저본으로하여 『속장경』 71투套 제4책과 비교하였다. 『신수대장경』 수록본은 1659년에 발행한 목판본으로 일본 슈쿄(宗敎)대학에 소장되어 있다. 전거典據 항목에는 불분권 1권이라 되어 있지만, 실제는 본ㆍ말 2권으로 양분되어 있다.
3. 구성과 내용
본서는 원효의 현존하는 저술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중에서 「입의분立義分」과 「해석분解釋分」만을 주석의 대상으로 하며, 대의를 서술하는 부분(述論大意)과 본문에 의거하여 해석하는 부분(依文消息)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뒷부분은 논쟁점만을 대상으로 하는 주제 중심의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 본격적인 주석 작업을 대비한 예비 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원효는 스스로 “이제 바로 논서의 문장에 따라서 찬술한 바의 경본에 어울리는 글을 지었다. 강령만을 간략히 들어 스스로를 위해서 기록할 따름이니, 감히 세상에 유통되기를 바라지 않는다.(今直依此論文, 屬當所述經本, 略擧綱領, 爲自而記耳, 不敢望宣通世.)”라고 하여 『대승기신론별기』의 성격을 한정한다. 사상적 입장에 있어서는 『기신론소起信論疏』와 큰 차이가 없다.
내용상의 특징으로 대의를 서술하는 부분(述論大意)을 『기신론소』의 종체문과 대비하면 용어 사용 등에서 노장적老莊的 색채가 좀 더 두드러지는 것을 첫 번째로 들 수 있다. 다른 주석가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대승기신론』의 식설을 신유식의 8식설에 배대하여 해석하는 점과 이문삼대二門三大(진여ㆍ생멸, 체體ㆍ상相ㆍ용用) 별설別設의 입장을 명료히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두 번째 쟁점 서술 부분에서 주로 『대승기신론』의 입장과 신유식학의 입장이 서로 상이한 부분들을 쟁점으로 제시하고, 양자의 관점 차이를 제시한 다음, 다시 그것을 화쟁하는 형태로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 역시 중요한 특징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