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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론술기 권상(法華經論述記 卷上)

1. 저자
의적義寂(생몰년 미상) 신라 출신. 7세기 후반 활약. 당 현장의 문하에서 수학했지만 귀국 시기는 알 수 없다. 다만 670년에 귀국한 의상을 690년경에 만나 화엄사상과 관련해 치밀하게 대론對論한 후 의상의 입장을 수용한 행적이 전한다. 그 때문에 화엄종에 소속된 인물로 알려졌지만, 근자에는 그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저술의 명칭과 여타 저술에 인용된 행적과 사상에 의거 법상종ㆍ정토신앙ㆍ법화신앙 등과의 관련성도 거론된다. 일본 천태종에서 자은慈恩의 학설을 따르는 일본 법상종을 비판할 때 의적의 설을 주로 인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적이 현장-자은 계열과는 다른 사상을 구가하였음을 방증한다.
2. 서지 사항
『속장경』 제1편 95투 4책 수록본을 저본으로 하였다. 저본에는 찬자가 없는데 『동역전등목록東域傳燈目錄』에 의거하여 삽입하였다.
3. 구성과 내용
『법화경론』(『妙法蓮華經優婆提舍』)은 『법화경』 28품 가운데 서품序品, 방편품方便品, 비유품譬喩品에 대한 세친世親의 주석서이고, 『법화경론술기』는 이 『법화경론』에 대한 의적의 주석서이 다. 『법화경론』에는 보리류지菩提流支 번역본과 늑나마제勒那摩提 번역본이 있는데, 『법화경론술기』는 보리류지 번역본을 대상으로 하였다. 전체 2권 내지 3권이었는데, 현재는 권상卷上만 전한다. 크게 서론과 본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는 『법화경론』 및 저자 세친(天親)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 한역 판본의 소개, 귀경게歸敬偈 풀이가 나온다. 본론은 경전의 개관 및 서품, 방편품의 설명으로 이어진다. 개관에서는 『법화경론』에 의거하여 『법화경』 전체를 인연분因緣分, 개방편분開方便分, 현실상분顯實相分으로 3분分함으로써 개요를 밝혔다. 서품에서는 7종種 공덕성취功德成就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풀이하였는데, 7종 가운데 두 번째 중성취衆成就(특히 聲聞功德成就와 菩薩功德成就)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다. 마지막에 방편품이 짧게 나오는데, 방편품의 주제인 파이명일破二明一에 대한 기존 해석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이해를 덧붙였다. 『법화경』에서 말하는 일승一乘이 무엇인가 하는 의적의 독자적인 해석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