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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1. 저자
부암 운묵浮庵雲默(생몰년 미상) 고려 후기의 승려. 자는 무기無寄. 만덕산 백련사白蓮社 제4세 진정 국사眞靜國師 천책天頙의 법제자인 불인 정조 국사佛印靜照國師 이안而安 문하에서 출가. 충숙왕 때 승과에 급제, 굴암사窟岩寺 주지가 되었으나, 이를 사양하고 금강산ㆍ오대산 등을 유력遊歷하였다. 시흥산始興山에 이르러 암자를 짓고 『법화경』을 독송하고 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불화를 그리고 경전을 베끼는 것으로 일과를 삼은 것이 20년에 가까웠다고 전한다.
2. 서지 사항
발행지 미상, 1571년(선조 4) 발행. 목판본. 2권 1책. 26.3×17.5cm. 권두에는 1330년에 이숙기李叔琪가 쓴 서문과 1328년에 무기 자신이 쓴 서문이 있으며, 권말에는 1330년에 만덕산 백련사 사문 기豈가 쓴 발문이 있다.
3. 구성과 내용
석가여래의 행적과 불교 전래의 역사를 소개한 상ㆍ하 두 권의 고려 말 저술이다. 상권에는 석가여래의 일대기와 인도 불교, 하권에는 불법이 중국에 전래된 이후의 사건과 말법 시대의 불교도에 대한 경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불교 교리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가르치고 계몽하기 위한 불교 입문서의 성격을 지닌다.
5언으로 구성된 776구 194송으로 이루어졌으나, 후대에 16송을 더하여 840구 210송이 전한다. 게송에 덧붙인 주석은 인용된 경전이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운묵 무기는 서문에서 자신을 ‘천태말학天台末學 부암산 무기’라고 부르고 있으며, 제관 법사諦觀法師의 『천태사교의天台四敎儀』에 의지하여 저술한다고 밝히고 있다. 본문에서는 오시팔교설五時八敎說에 의거하여 석가여래의 일대기와 설법 내용을 서로 교차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문헌에는 불교 교단의 타락한 현실을 비판하고 불교도의 각성을 촉구하는 말법 시대의 불교관이 엿보인다. 석가여래의 행적과 불교 전래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립되지 않고서는 불교 교단의 변혁이 있을 수 없다는 시대적 문제의식의 반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