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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말학운묵화상경책(天台末學雲黙和尙警策)

1. 저자
부암 운묵浮庵雲默(생몰년 미상) 고려 후기의 승려. 자는 무기無寄. 만덕산 백련사白蓮社 제4세 진정 국사眞靜國師 천책天頙의 법제자인 불인 정조 국사佛印靜照國師 이안而安 문하에서 출가. 충숙왕 때 승과에 급제, 굴암사窟岩寺 주지가 되었으나, 이를 사양하고 금강산ㆍ오대산 등을 유력遊歷하였다. 시흥산始興山에 이르러 암자를 짓고 『법화경』을 독송하고 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불화를 그리고 경전을 베끼는 것으로 일과를 삼은 것이 20년에 가까웠다고 전한다.
2. 서지 사항
발행지 미상, 1330년(충숙왕 17) 간행. 목판본. 1권. 민영규 소장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권말에 부재되어 있다. 1643년(인조 21) 수청산水淸山 용복사龍腹寺에서 개판한 것이 동국대학교에 소장되어 있다.
3. 구성과 내용
본문은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의 네 부분은 저자인 운묵이 지은 『석가여래행적송』에서 발췌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마지막 부분은 저자가 경책문을 쓰면서 추가한 내용으로 보인다.
첫 번째 부분은, 출가자들이 시주자들로부터 음식ㆍ의복ㆍ와구ㆍ의약의 사사四事를 공양을 받는데, 이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계행과 위의를 갖추고, 좌선과 염불을 부지런히 행해야 함을 경책한 것이다. 두 번째 부분은, 출가 수행자 가운데 하근기들의 행태가 실로 부끄러워할 만하다는 점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제시하고 있으며, 이런 행태들이 선악의 업보를 몰라서라기보다도 이익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더욱 강해서 생긴 점임을 통렬히 지적하고 있다. 세 번째 부분은, 시주들의 빚을 갚고 은혜에 보답하는 길을 가벼운 것, 중간 것, 무거운 것의 세 등급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즉 시주들의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그것의 경중輕重에 따라 다음 생에 시주 집안의 노비나 종복이 되어 일을 하거나, 소나 말이 되어 고생스러운 일을 하거나, 돼지나 양 등이 되어 자신을 먹잇감으로 제공하게 된다고 경책한 것이다. 네 번째 부분은, 국왕ㆍ스승ㆍ부모ㆍ시주의 은혜, 곧 사은四恩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으로서, 예배할 때 늘 이 네 가지 은혜에 회향하는 마음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 번째 부분은, 앞에서 말한 회향하는 마음을 잘 지켜 삼처三處에 회향할 수 있으면, 출가할 때 했던 서원, 즉 ‘은혜를 갚고 중생을 구제하겠다’라는 말을 등지지 않을 수 있음을 설하고 있다. 삼처회향이란, 『석가여래행적송』에 따르면, 중생衆生 회향ㆍ불과佛果 회향ㆍ실제實際 회향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