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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금설록(禪家金屑錄)

1. 저자
퇴은退隱(생몰년 미상) 청허 휴정淸虛休靜의 별호가 퇴은인 점으로 미루어 휴정의 저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2. 서지 사항
대전시 유성구 경운촌사慶雲村舍, 1630년(인조 8) 간행. 목판본. 1책. 32.1×20.9cm.
3. 구성과 내용
대전시 유성구 경운촌사慶雲村舍, 1630년(인조 8) 간행. 목판본. 1책. 32.1×20.9cm.맨 앞에는 주요 내용인 「선교심천분석禪敎深淺分析」을 싣고, 다음에 「대승금강보권大乘金剛寶卷」, 「과의科儀」, 「우담優曇」, 「원통圓通」 등에서 인용한 4편의 게송을 실었다. 선가에서 귀중하게 여겨야 할 글이라는 의미에서 ‘선가금설록’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개행>「선교심천분석」에서는 선禪과 교敎의 다른 점을 비교, 분석하여 조사선의 깊은 의미를 보여준다. 선은 지해知解를 두지 않기 때문에 가장 높고, 교는 지해에 걸리기 때문에 낮다고 말한다. 곧 명언名言에의 집착인 지해의 유무有無가 선과 교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화두를 참구할 때는 닭이 알을 품듯, 고양이가 쥐를 잡듯 일념으로 화두에 몰입하라고 가르친다. 이는 청허의 『선가귀감禪家龜鑑』 내용 그대로이며, 선에 대한 견해도 『선가귀감』과 궤를 같이한다. 찬술자 퇴은이 청허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여기에 근거한다. 휴정의 별호인 퇴은退隱이 찬술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퇴은과 동일인으로 보이는 발문의 찬자 담화대신사벽부헌曇華大信士碧芙軒이 과연 퇴은 청허 휴정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청허의 글이라고 단정하기가 어려운 것이다.<개행>특기할 것은 1,700칙則 공안 중에 ‘조주趙州의 무자無字 화두가 으뜸이므로 이를 들고 참구參究할 것을 권고한다’는 점이다. 이 무자는 고려시대 혜심慧諶이 이미 바른 참구 방법으로 제시한 화두이다. 찬술자 벽부헌 자신이 쓴 발문에도 무자 화두와 관련된 열 가지 폐단을 적시하고 있다. 이 폐단들 또한 혜심의 『구자무불성화간병론狗子無佛性話揀病論』에서 간별하고 있다. 무자 화두가 조선 선가의 전통으로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