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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집(虛白集)

1. 저자
허백 명조虛白明照(1593~1661) 속성은 이李, 모친은 한씨韓氏. 13세에 출가하여 보영普英을 따라 묘향산에 들어갔다가 사명 대사를 사사하여 구족계를 받았다. 송월당松月堂 응상應祥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이후 20여 년간 선교원융禪敎圓融적 입장에서 선가의 법통을 이어나갔다. 1626년 정묘호란 때 팔도의승도대장八道義僧都大將이 되어 안주성安州城을 근거지로 삼아 관서 일대에서 전투를 벌였다.
2. 서지 사항
평북 향산군 묘향산 보현사普賢寺, 1669년(현종 10) 간행. 목판본. 3권 1책. 30.8×20.2cm.
3. 구성과 내용
평북 향산군 묘향산 보현사普賢寺, 1669년(현종 10) 간행. 목판본. 3권 1책. 30.8×20.2cm.각 권은 시의 형식에 따라 분류하였다. 권1에는 오언절구 59편과 오언율시 16편, 권2에는 칠언절구 117편과 칠언율시 33편, 권3에는 산문 8편이 실려 있다.<개행>시는 대체로 산천이나 명승지에 대한 찬탄, 유자와의 교유와 정리情理, 사물에 즉한 감회와 회고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묘향산, 금강산 등 그가 유력한 장소나 불가 안팎 인물들과의 인연 및 교류를 담고 있다.<개행>특히 권2에 보이는 백헌白軒 이경석李景奭과는 유가와 불가의 묘리를 두고 담론을 주고받았음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허백이 교류한 인물 가운데는 유자들이 적지 않은데, 지론대로 유교와 불교는 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아울러 당대 현실을 전하는 시편도 보인다. 〈전패후입장안산戰敗後入長安山〉, 〈정묘분탕후피초입평양丁卯焚湯後被招入平壤〉 등의 시는 정묘호란 이후 피폐된 현장에서 느낀 감회나 전사한 장수들을 애도하는 등 전란의 비참함이나 후유증을 고발하고 있다.<개행>산문은 주로 불사거행과 관련된 것들로 기記와 모연문募緣文의 비중이 높다. 문학적 가치보다는 당대 사찰의 연혁을 증거하는 쪽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