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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집(鏡巖集)

1. 저자
경암 응윤鏡巖應允(1743~1804) 속성은 민閔, 본관은 여흥驪興, 영남의 거족 출신. 처음 법명은 관식慣拭. 여러 산문의 스님들을 두루 참배하고 추파 홍유秋波 泓宥의 문하로 들어갔다. 28세에 개당開堂하여 20여 년 대중을 교화한 후 환암喚庵 화상을 좇아 선지禪旨를 받았다. 이에 사방의 학자가 양종兩宗의 대종사大宗師로 칭송하였다.
2. 서지 사항
경남 함양 지리산 벽송사碧松寺, 1804년(순조 4) 간행. 목판본. 3권 1책. 28.5×19.0cm. 경암의 제자 팔관八關이 간행. 책판冊版이 현재 벽송사에 남아 있다.
3. 구성과 내용
서序가 있고, 끝에 팔관八關이 쓴 대사의 행장과 목만중의 영찬影贊, 이재기李在璣의 발跋이 있다. 권상에는 오언절구 19편, 오언사운五言四韻 11편, 칠언절구 29편, 칠언사운 15편, 고시 4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중에는 서書 23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하에는 서序 4편, 기記 25편, 잡저雜著 9편, 소疏 5편, 「한화록문답閑話錄問答」 4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상에 실린 시들은 형식별로 편집되어 있는데, 선미禪味를 담은 것보다는 사답祀畓 소송이나 일부 승려들의 일탈 행위 등 일상의 모습을 시화詩化한 것들이 많다. 권중에 실린 편지들에는 스승인 추파와 교유한 유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스승의 장례나 문집에 필요한 글을 청하는 것들이 많다.
권하에 실린 산문들 가운데는 승려 문집에서 보기 드문 인물전 〈오효자전吳孝子傳〉과 〈박열부전朴烈婦傳〉이 있다. 두 글에는 불교적 요소가 삽화 형태로 들어가 있을 뿐 글 전체의 의미는 효와 열의 찬양이라는 유가적 윤리관을 표방하고 있다. 〈박열부전〉은 박지원朴趾源의 〈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과 동일한 인물에 대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