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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佛敎)

《불교佛敎》는 해방직후 교단인 중앙총무원에서 기관지로 펴낸 잡지로서, 1947년 1월에 창간되어 동년 7월, 1948년 1・4・8월에 각기 간행되었다. 이 잡지의 편집 겸 발행은 장도환張道煥이 담당하였으며, 발행소는 불교사佛敎社였다. 그런데 이 잡지는 일제하 재단법인 중앙교무원 및 조선불교조계종에서 간행한 《불교》와는 그 명칭은 동명이었지만 그 간행 주체 및 내용이 다름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 잡지는 해방직후 불교계가 혁신의 대세하에 교단에서 펴낸 《신생新生》을 계승하였다. 즉, 1946년 11월의 제2회 중앙교무회에서 ‘신생’ 을 ‘불교’로 변경한 것으로, 이전의 신생의 성격이 불교 일반지의 특성이기에 교단 기관지의 성격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한 조처인 것이다.
잡지의 편집은 시사時事, 평론評論, 수필隨筆, 교계소식敎界消息, 통신강좌通信講座 등을 위주로 하였으나, 그 내용에는 당시 불교계의 현실인식 및 동향을 보여주는 다수의 자료가 전하고 있다. 해방 직후 불교계에서는 불교 혁신의 대상 및 그 실천을 둘러싸고 갈등이 적지 않았다. 당시 그 혁신단체革新團體에서는 교단을 부정하고 나아가서는 교단의 집행부를 친일파 및 반혁신세력이라 칭하면서 독자적인 혁신운동을 가속화시키고 있었다.
당시 그 움직임은 불교혁신총연맹佛敎革新總聯盟의 결성으로 진행되었고, 반교단적인 입장의 불교도대회를 개최하여 전국불교도총연맹全國佛敎徒總聯盟 및 조선불교총본원朝鮮佛敎總本院 등을 결성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혁신운동 등으로 불교계는 양분될 정도로 자체 내의 내분과 모순을 겪고 있었거니와, 이 잡지에는 당시 그 혁신운동에 대립하였던 교단의 대응자세와 현실인식 등을 보여주는 귀중한 글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해방 직후의 불교사는 거의 황무지 같은 연구의 불모지대로 방치되어 왔다. 이에 해방직후의 불교사를 연구할 경우 본 잡지는 그 기본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