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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

1. 개요
이 경은 무량수불의 인과시종(因果始終)을 밝히고 있는데, 타력문(他力門)의 측면보다는 반야사상의 연장선 위에서 정토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경이다.
2. 성립과 한역
이 경은 서기 2백 년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며, 역자(譯者)에 대해서는 보운(寶雲) 혹은 축법호(竺法護)라는 설, 불타발타라와 보운의 공역(共譯)이라는 설 등이 있다. 현재에는 조위(曹魏)시대 252년에 강승개(康僧鎧 또는 僧伽跋摩, Saṅghavarman)가 낙양(洛陽)의 백마사(白馬寺)에서 번역한 것으로서 정리하고 있다. 별칭으로 『대무량수경(大無量壽經)』ㆍ『대경(大經)』ㆍ『쌍권경(雙卷經)』ㆍ『양권무량수경(兩卷無量壽經)』이라고도 한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ㆍ『아미타경(阿彌陀經)』과 함께 정토삼부경이라 하여 정토종에서 매우 중요시되는 경전이다.
이 경의 산스끄리뜨본이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유럽 및 일본 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어 현재 그 수는 13부에 달한다. 최초로 소개된 산스끄리뜨본 『무량수경』은 영국의 Max Müller와 일본의 난조 후미오(南條文雄)가 네팔에 전해오는 여러 본(本)을 대조 교감하여 펴낸 것이다. 티벳역에도 『대경』과 『소경』이 다 있으며, 영역(英譯)은 Max Muller가 번역한 The Targer Sukhāvativyuha가 동방성서(Sacred Book of the East; Vol.49, Part Ⅱ pp.1-72)에 수록되어 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 경에 대한 주석서는 인도의 바수반두(Vasubandhu, 世親)가 지은 『정토론(淨土論)』을 비롯해 약 65부가 전하는데, 중국에서의 주석서로는 담란(曇鸞)의 『약론안락정토의(略論安樂淨土義)』 1권, 혜원(慧遠)의 『무량수경의소(無量壽經義疏)』 2권, 길장(吉藏)의 『관무량수경의소(觀無量壽經義疏)』 1권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원측(圓測)의 『무량수경소(無量壽經疏)』 3권, 원효(元曉)의 『무량수경종요(無量壽經宗要)』 등이 있는데, 정토삼부경에 대한 신라 학승들의 주석서가 특히 많아서 통일신라시대에 정토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역본으로 『대보적경(大寶積經)』의 제5 무량수여래회, 『불설대승무량수장엄경(佛說大乘無量壽莊嚴經)』, 『불설무량청정평등각경(佛說無量淸淨平等覺經)』(지루가참(支婁迦讖) 역), 『불설아미타삼야삼불살루불단과도인도경(佛說阿彌陀三耶三佛薩樓佛檀過度人道經)』 등이 있다.
별경명(別經名)은 『대경(大經)』, 『대무량수경(大無量壽經)』, 『쌍권경(雙卷經)』, 『양권무량수경(兩卷無量壽經)』이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부처님이 아난과 미륵을 대화의 상대자로 삼아서 무량수불(無量壽佛)과 극락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상권(上卷)에서는 한 국왕이 세자재왕(世自在王)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발심하여 법장(法藏)비구가 되었는데,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 불과(佛果)를 이루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48대원(大願)을 이루기까지 쉬지 않고 수행하여 그 결과 성불하여 아미타불이 되어 서방으로 십만억 국토 밖에 극락세계를 건설하고 중생구제의 본원을 성취하게 된 내력과 극락정토의 장엄을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하권(下卷)에서는 무량수불의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사람과 그 방법에 대해 설하는데, 48대원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제18원(願)인 십념왕생원(十念往生願)의 성취를 명시하고 극락세계에 왕생하기 위한 수행법을 설한다. 또한 중생을 상중하의 3배(輩)로 나누어 그 행법을 설하고, 말세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이 경을 미륵보살에게 부탁하신다.
이 『무량수경』의 정토사상은 반야사상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원(願)을 세우고 실천함으로써 정토를 장엄해 간다는 점과 정토왕생에 있어 보리심을 발하고 선(善)을 행하는 것의 중요성이 설해져 있는 한편, 후대의 정토사상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타력문(他力門)의 요소는 아직 명료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