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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비분다리경(大乘悲分陁利經)

1. 개요
이 경전의 범명(梵名)은 Karuṇāpuṇḍarīka Sūtra이며, 티벳어경명[西藏語經名]은 Ḥphags pa sñiṅ rje pad ma dkar po shes bya ba theg pa chen poḥi mdo 이다. 이 경전은 예토(穢土)에서 성불하신 석가모니불의 자비심을 강조하여 석가모니불을 백련화로, 다른 여러 부처님들을 보통의 꽃들로 비유했다.
2. 성립과 한역
진(秦)나라(350-431) 때 번역되었으며, 번역자는 미상이다. 범본(梵本) Karuṇā-puṇā-puṇḍarīkam은 1898년 샤라트 찬드라 다스와 샤라트 찬드라 샤스트리에 의해서 인도 카루닷타에서 간행되었는데 2권 5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델게 판(cha函, pp.187b∼443a) 서장어 번역본은 인도의 친교사(親敎師) 승우(勝友), 천주각(天主覺), 지혜개(智慧鎧), 대교수(大校修) 등과 번역관(飜譯官) 지혜군(智慧軍)이 공역 및 교열하여 간행한 것이다. 15권 5품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산스크리트어본과도 잘 일치한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 경전은 경록에 따르면 본 경전에는 3종의 이역이 있다고 하지만 현존하는 것은 2종뿐이다. 그것은 축법호(竺法護)가 번역한 『한거경』 1권과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한 『비화경』 10권이다. 북량(北涼)의 도공(道龔)도 『비화경』 10권을 번역하였다고 말하지만 현존하지 않으며, 그런 번역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승비분다리경은 담무참(曇無讖)의 번역본보다 훨씬 더 간결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서장어 번역본 및 산스크리트어본과도 잘 상응한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전은 모두 8권 30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화불(蓮華佛)의 인연과 석가모니불이 사바세계에서 성불한 본연(本緣)을 설한다. 각 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 전법륜품(轉法輪品): 부처님이 왕사성의 기사굴산에서 대비구의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있을 때, 미륵 보살 등이 동남방을 향하여 연화상(蓮華相) 여래에게 합장하고 예배한다. 이때 보조명(寶照明) 보살이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 이유를 부처님에게 묻는다. 부처님은 연화상 부처님의 국토와 대신통의 모습을 설한다.
제2 입다라니품(入陀羅尼品) : 보조명 보살은 연화상 여래가 있는 세계의 모습과 거기 거주하는 중생의 모습, 그리고 그 세계의 전세(前世)의 이름 등에 대해서 부처님에게 묻는다. 부처님은 그에 대하여 답함과 동시에 여러 다라니를 설한다.
제3 입일체종지행다라니품(入一切種智行陀羅尼品) : 부처님이 입일체비다라니문(入一切悲陀羅尼門)을 설하자, 대지는 6종으로 진동하고 시방 세계의 보살들 모두가 기사굴산에 모여들어 함께 부처님을 둘러싼다. 이에 부처님은 대중을 두루 살피고, 주문을 설하면서 신족 변화를 시현한다.
제4 권시품(勸施品) : 이때 부처님은 적의(寂意) 보살의 물음에 대하여 자신이 청정한 불토를 취하지 않고, 예토인 사바 세계를 택하여 성불한 인연에 대하여 설한다. 옛날에 이쟁왕(離諍王)이라는 전륜성왕이 있었다. 왕의 국사인 해제(海濟)에게 한 자식이 있어 해장(海藏)이라고 하였다. 그는 출가 후 성도해서 보장(寶藏) 여래가 되었는데, 중생을 제도하면서 유행하여 이쟁왕이 다스리는 안수라성(安詶羅城) 아래 이르렀다. 이쟁왕과 왕자들과 해제 브라만은 보장 여래에게 공양한다.
제5 권발품(勸發品) : 해제 브라만은 이쟁왕과 왕자, 천왕 등을 권하여 보리심을 일으키도록 한다. 제6 이쟁왕수기품(離諍王授記品) : 이때 보장 여래는 수기를 주리라 생각하고, 해제 브라만은 이쟁왕에게 장엄 불토를 취할 것을 권한다. 이쟁왕은 미타(彌陀)의 48원(願)에 해당하는 51원을 세워 무상 보리를 이루리라 서원한다. 여래는 이를 기뻐하여 “서방으로 백천 불토를 지나면 제무진(帝無塵) 세계가 있어, 제명자재왕(帝明自在王) 여래가 있는데, 그곳의 장엄은 너의 소원과 똑같다. 지금 너는 무량의 중생을 조복하였기 때문에 무량정(無量淨)이라고 이름을 바꾸어라. 저 부처님의 열반 후, 수많은 여러 부처님이 차례로 출현하고 그 세계가 바뀌어서 안락(安樂)이라고 부를 때에, 너는 성도하여 아미타(阿彌陀) 여래라고 불리게 되리라.”라고 말한다.
제7 삼왕자수기품(三王子授記品) : 다음으로 이쟁왕의 제1 태자 불현(不眴)이 일어서서 그 소원을 말한다. 부처님은 불현에게 “너는 중생의 고통을 관(觀)하고 자비심을 일으키므로 관세음(觀世音)이라고 이름을 바꾸어라. 너는 아미타 여래가 반열반(般涅槃)한 후, 일체보집(一切寶集) 세계라고 부를 때에 광명보지적덕왕(光明普至積德王) 여래라고 불리게 되리라.”라고 말한다. 제2 태자 니모(尼摸)에게는 “대처(大處)를 취하므로 대세지(大勢至)라고 이름을 바꾸고, 광명보지적덕왕 여래에 이어서 선안은마니적덕(善安隱摩尼積德) 여래라고 불리게 될 것”이라 하고, 제3 왕자 제중(帝衆)은 “일체 중생을 위하여 묘승(妙勝)의 큰 뜻을 지었으므로 만여시리(曼如尸利)라고 이름을 바꾸어라. 먼 미래에 이 남방에 세계가 있어 정무진적(淨無塵積)이라고 부른다. 그 세계에서 성도하여 보현(普現) 여래라고 불리게 되리라.”라고 말한다.
제8 사왕자수기품(四王子授記品) : 보장 여래는 제4 왕자 지중(支衆)은 괴금강혜명조시리(壞金剛慧明照尸利)라고 이름을 바꾸어 동방 아니미사국(阿尼彌沙國)에서 보현(普賢) 여래라고 불리게 되며, 제5 왕자 무외(無畏)는 허공인(虛空印)이라고 이름을 바꾸어 동남방 연화국(蓮華國)에서 연화상(蓮華上) 여래라고 불리게 되며, 제6 왕자 허공(虛空)은 허공현명(虛空顯明)이라고 이름을 바꾸어 동방 일월국(日月國)에서 법자재부(法自在富) 여래라고 불리게 되며, 제7 왕자 지상(支像)은 사자향(師子香)이라고 이름을 바꾸어 상방감향광명무진(上方紺香光明無塵) 여래라고 불리게 되리라고 설한다. 이어서 제4권에는 제9 제팔왕자수기품(諸八王子授記品), 제10 십천인수기품(十千人授記品), 제11 제구왕자수기품(第九王子授記品), 제12 제왕자수기품(諸王子授記品), 제13 팔십자수기품(八十子授記品), 제14 삼억소동자수기품(三億少童子授記品), 제15 천동자수기품(千童子授記品) 등이 들어 있다. 그러한 내용 가운데서 보장 여래는 제8 왕자 아모구(阿摸具), 10천 명의 해태(懈怠)에 빠진 자들, 제9 왕자 아미구(阿彌具), 제10 왕자 니마니(尼摩尼)와 그 밖의 여러 왕자, 해제 브라만의 80명의 아들, 해제 브라만의 3억 명의 제자들, 4비다(鞞陀) 즉 베다에 정통한 천 명의 동자들에게도 성불의 수기를 준다.
제16 대사입원품(大師立願品) : 해제 브라만은 미래세가 다하도록 6바라밀을 다하여 보살도를 이루고, 사람의 수명이 120세에 이르는 5탁 악세의 사바 세계에서 불사(佛事)를 지으며, 특히 전법륜의 묘용(妙用)을 원하고, 열반 후에는 정법이 머무르기 1천년, 상법(像法)이 머무르기 500년일 것을 서원한다. 제17 입원사리신변품(立願舍利神變品) : 또한 반열반 후에 사리가 신변을 일으키도록 원을 세운다. 제18 탄품(歎品) : 이와 같이 해제 브라만이 보장 여래의 앞에서 500가지의 대비원(大悲願)을 세우면서 다시 서원하자, 이쟁왕, 불현 등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에게 예배하고 찬탄한다.
제19 감응품(感應品) : 이 때 대지가 진동하고, 6방에서 온 여러 보살은 대비(大悲) 마하살(摩訶薩), 즉 해제 브라만에게 청정한 꽃을 바친다. 제20 대사수기품(大師授記品) : 보장 여래는 해제의 서원에 대하여 “너는 분다리화와 같다.”라고 칭찬하고, 먼 훗날 사바 세계에서 성도하게 되리라고 수기한다. 제21 입서품(立誓品) : 해제는 무리 가운데 나계(螺髻) 범지(梵志), 해신(海神), 수신(水神), 지신(地神), 제석(帝釋) 등도 수기해 주도록 청하고, 그 소원과 같이 수기를 받을 수 없다면 무상도를 이루지 않겠노라고 서원한다. 여래는 이를 허락하며 찬탄한다.
제22 장엄품(莊嚴品) : 보장 여래는 대비 보살, 즉 해제 브라만에게 수릉엄(首楞嚴) 삼매 등 여러 삼매를 설한다. 이때 64억의 보살은 기사굴산에 모여 각각 무생 법인을 얻는다. 이에 석존은 대비 비구의 본원을 가지고 세세 생생, 오래도록 6바라밀을 행하라고 설한다. 그리고 제23 안시품(眼施品), 제24 신시품(身施品), 제25 오보시품(五寶施品), 제26 의방시품(醫方施品), 제27 현복장시품(現伏藏施品) 등이 이어진다. 부처님은 “그 대비 사문은 죽은 후 남방 집예(集穢) 세계의 전다라(旃陀羅) 가문에 태어나 공덕왕(功德王)이 되어, 혹은 눈을 보시하고, 혹은 몸을 보시하고, 혹은 진귀한 보물을 보시하고, 혹은 의방(醫方)과 주술을 보시하고, 혹은 여러 창고의 보물을 시현하였는데, 그 대비 보살이 곧 자신”이라고 설한다.
제28 보살집품(菩薩集品) : 이때 시방의 여러 보살은 청정한 꽃을 가지고 기사굴산에 모여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양한다. 제29 입삼매품(入三昧品) : 이때 석가 여래는 변허공법무단멸(遍虛空法無斷滅) 삼매에 들고, 이어서 일체법문행경(一切法門行經)을 설한다. 제30 촉루품(囑累品) : 부처님은 무외(無畏) 등지(等智) 보살의 물음에 대해서, 이 경을 입일체종지행다라니문(入一切種智行陀羅尼門), 또는 대비분다리(大悲芬陀利) 등으로 이름할 것을 교시하고, 나미루불사(那彌樓弗沙) 야차에게 이 경전을 부촉한다. 이어서 이 경을 수지하는 공덕을 설하자 모여 있던 대중이 모두 기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