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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보우경(佛說寶雨經)

1. 개요
이 경의 명칭은 『불설보우경』이라고도 하지만 별칭으로 『현수불퇴전보살기(顯授不退轉菩薩記)』라고도 한다. 범본은 전하지 않으나 『집보살학론(集菩薩學論)』에 일부 내용이 인용되어 있다. 불법을 보배와 같은 비에 비유하면서 보살이 닦아야 할 불도의 내용과 보살의 덕목에 대하여 설하고 있는 경전이다.
2. 성립과 한역
이 역본의 성립 년대에 관해 구체적인 것은 제시할 수 없으나 역자가 달마유지(達磨流支, Dharmaruci)로 되어 있으므로 그가 한참 활동하던 시기인 AD 693∼713년 사이에 이루어졌으리라 추정된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 경은 일반에 널리 유통되었으며, 동본이역으로는 만다라선(曼陀羅仙)이 번역한 『보운경』 7권, 만다라선과 승가바라(僧伽婆羅)가 함께 번역한 『대승보운경(大乘寶雲經) 』 7권(T-659), 법호가 번역한 『불설제개장보살소문경』 20권 등이 있다. 만다라선의 활동 시기는 서기 530년 전후이고, 축법호의 역경 활동은 1004년 전후이므로『보운경』, 『불설보우경』, 『불설제개장보살소문경』의 순서로 성립되었다고 간주된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전체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경은 대승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판명되고 있으며 네 차례에 걸쳐 각기 다른 경명으로 번역된 것을 볼 때 상당히 유행되고 또한 중요하게 여겨졌던 경전이라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경의 내용도 실대승(實大乘)에 완전히 부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지만 대승사상에 입각한 것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점은 경의 내용 가운데 지개보살이 질문한 덕목(德目)을 성취하는 열 가지 수행법에 대한 부처님의 답변으로 증명되고 있다. 곧 열 가지 답으로 제시되는 내용이 10지(地)ㆍ10바라밀다(波羅密多)ㆍ10삼마지(三摩地)ㆍ10다라니(陀羅尼)ㆍ3명(明)ㆍ6통(通)ㆍ10자재(自在)ㆍ100복상(福相)ㆍ부처님과 보살의 4무소외(無所畏)ㆍ18불공법(不共法)ㆍ10력(力)ㆍ32상(相)ㆍ진여(眞如)ㆍ승의(勝義) 등 대승적인 술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또한 불교 덕목에 이르는 수행법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요컨대 이 경은 한편으로 불교 수행덕목의 열기와 그 해설을 하고 있다는 데서 하나의 해설집(解說集)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된다.
지일체개(止一切蓋)보살이 부처님께 보시 등을 갖출 수 있는 법과 보살이 위없는 평등한 깨달음을 속히 증득하는 법에 관해 질문을 드리자, 부처님께서는 법을 베푸는 법시ㆍ두려움이 없는 무외시ㆍ재물을 베푸는 재시ㆍ바라는 것 없는 무희망시ㆍ너그럽고 불쌍히 여기는 자민시ㆍ가볍게 여기지 않고 교만하지 않는 불경만시ㆍ공경시ㆍ공양시ㆍ의지하는 바 없는 무소의시(無所依施)ㆍ청정시 등의 10법을 갖춘 보시바라밀을 비롯하여, 계율을 원만히 닦는 계(戒)바라밀ㆍ욕됨을 참는 인(忍)바라밀ㆍ수행함에 있어 동요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정진(精進)바라밀ㆍ마음을 안정하는 정려(靜慮)바라밀ㆍ중생을 제도하는 지혜를 닦는 반야(般若)바라밀ㆍ중생들을 부처님 법으로 이끄는 방편선교(方便善巧)바라밀ㆍ모든 중생들을 불도에 들게 하겠다는 서원을 굳게 세우는 원원만력 바라밀ㆍ지혜를 닦는 데 온갖 힘을 다 기울이는 역(力)바라밀ㆍ세상의 모든 것을 낱낱이 아는 지혜를 갖는 지(智)바라밀 등의 10바라밀을 설하신다. 또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땅에 비유하여 10법으로 말씀하시는데, 그 10법은 넓고 커서 한량이 없고, 은혜와 원수를 모두 여의고, 큰 법의 구름과 비를 널리 받을 수 있으며, 중생이 의지하는 곳이 되며, 큰 보배의 그릇과 같고, 큰 약그릇과 같으며, 기울거나 움직이지 않고, 놀라거나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머무는 곳은 탁발 다니기에 알맞도록 마을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조용한 숲 속에 정해야 하고, 보살의 의복은 교만심을 없애기 위해 남들이 입다가 버린 옷으로 누더기 옷을 지어 입어야 하며, 보살은 중생들이 보살을 섬기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복덕을 쌓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보시 등의 10바라밀을 갖추는 것이 빨리 위없는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길이라고 강조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