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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관정칠만이천신왕호비구주경(佛說灌頂七萬二千神王護比丘呪經)

1. 개요
이 경은 잡밀(雜密)의 성취법과 관정의식을 행할 때 외우는 진언을 설한다. 티벳어경명(西藏語經名)은 Ḥphags pa bcom ldan ḥdas sman gyi bla vaidūryaḥi ḥod kyi sṅon gyi smon lam gyi khyad par rgyas pa shes bya ba theg pa chen poḥi mdo이다. 줄여서 『관정경(灌頂經)』·『불설관정경(佛說灌頂經)』이라 하며, 별칭으로 『대관정경(大灌頂經)』·『대관정신주경(大灌頂神呪經)』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동진(東晋)시대에 백시리밀다라(帛尸梨蜜多羅, Śrīmitra)가 317년에서 322년 사이에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12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12가지 경전을 각각 1권씩 모아 이룬 경전이다. 관정진언에 관한 밀교 경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며, 관정 진언 수행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재난을 피하고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제1권은 『관정칠만이천신왕호비구주경(灌頂七萬二千神王護比丘呪經)』으로 도적이나 독사 등의 피해를 받지 않게 하는 진언에 대해 설한다. 제2권은 『관정십이만신왕호비구니경(灌頂十二萬神王護比丘尼經)』이며, 비구니들을 보호해주는 여러 신(神)들과 그 이름으로 된 진언을 외우는 방법과 공덕에 대해 말한다. 제3권은 『관정삼귀오계대패호신주경(灌頂三歸五戒帶佩護身呪經)』이며, 3자귀(自歸)와 5계법(戒法)을 받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진언에 대해 설명한다. 제4권 『관정백결신왕호신주경(灌頂百結神王護身呪經)』은 『관정장구결원신주경(灌頂章句結願神呪經)』이라고도 부르며,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100명의 신들에게 소원을 비는 글을 품고 있으면 모든 재난과 화를 피하고,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제5권은 『관정주궁택신왕수진좌우경(灌頂呪宮宅神王守鎭左右經)』으로 다섯 방위에 있는 악귀를 쫓기 위한 진언과 그 공덕에 대해 말한다. 제6권은 『관정총묘인연사방신주경(灌頂塚墓因緣四方神呪經)』으로, 부처님의 열반 후 장례에 관한 아난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이다. 부처님은 전륜성왕의 장례와 똑같 하도록 그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아울러 동서남북 사방의 관정 신주와 그 공덕에 대해서도 설한다. 제7권은 『관정복마봉인대신주경(灌頂伏魔封印大神呪經)』이며, 온갖 재액을 없앨 수 있는 방법으로 문두루법(文頭婁法)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과 진언 등을 설한다. 제8권은 『관정마니라단대신주경(灌頂摩尼羅亶大神呪經)』이며, 마니라단이라는 진언으로 화를 막고 복을 받는 방법을 설한다. 제9권은 『관정소오방용왕섭역독신주토품경(灌頂召五方龍王攝疫毒神呪土品經)』이다. 부처님께서 전염병의 원인이 동물들을 마구 죽이고 악행을 저지른 데 있으며, 전염병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살아 있는 목숨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5방 용왕의 관정진언을 가르쳐주시는 내용이다. 제10권은 『관정범천신책경(灌頂梵天神策經)』이다. 범천왕이 부처님의 허락을 얻고, 중생이 가진 모든 의혹을 풀고 길흉을 알 수 있는 신책 100구절을 게송으로 말하는 내용이다. 제11권은 『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이며, 시방찰토에 왕생하고자 한다면, 불법에 귀의하고, 삼보를 공경하며, 이 경을 읽어야 한다. 만약, 살아 있는 동안에 죄업을 지어 지옥에 가게 된 사람일지라도 임종 때에 정법을 믿고 선한 마음을 지닌다면 시방 정토에 갈 수 있다고 설하는 내용이다. 제12권은 『관정발제과죄생사득도경(灌頂拔除過罪生死得度經)』이며, 『약사유리광불본원공덕경(藥師瑠璃光佛本願功德經)』·『관정장구십이신왕결원주경(灌頂章句十二神王結願呪經)』·『발제과죄생사득도경』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며, 약사유리광불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약사경 5역(譯)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약사유리광여래의 세계와 그 12원(願)에 대해 설하며, 누구든지 약사여래의 이름을 외우고 공양을 올린다면 반드시 큰 공덕을 얻을 것이며 죽은 뒤에는 약사여래의 세계에 태어나게 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