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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제법행경(觀察諸法行經)

1. 개요
이 경전은 대승불교의 삼매관, 곧 법들의 행의 관찰을 결정짓는 삼매를 다루고 있다. 곧 모든 것을 관찰하여 부처님의 깨달음에 도달하는 선정방법에 대한 서술이다.
이 경의 선설 배경은 서두에 나타나 있다. 곧 “여러 사람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서이며, 여러 사람에게 안락을 주기 위해서이며, 세상 사람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이며, 하늘과 사람에게 의(義)로써 이익과 안락을 주기 위해서이다. 또한 현재와 미래의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부처(佛)의 종성(種性)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며, 법(法)의 종성과 승(僧)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고 한 것이다. 희왕보살이 이러한 것들은 무슨 삼매에 의지해야하는가를 묻는 것에 대해, 부처님이 ‘법들의 행의 관찰을 결정짓는 삼매(決定觀察諸法行三昧)’를 제시하였다.
2. 성립과 한역
이 경의 성립에 대한 확정된 시기와 배경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경의 본문 가운데 ‘소승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등의 문구가 보이는데, 이는 곧 이 경이 대승불교 전개 상 초기의 저작으로 추정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 경의 한역은, 수(隋)나라 때 인도의 학승 사나굴다(闍那崛多, Jnanagupta)가 595년에 대흥선사(大興善寺)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 경에 대한 주석서와 이역본은 전하지 않는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대승불교의 삼매관과 삼매 수행의 방법을 설한 경전으로, 세상 모든 것을 바르게 보고 궁극적인 깨달음에 이르는 삼매와 그 공덕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전체는 4권이지만 내용상 3품으로 나누어진다.
제1 「무변선방편행품(無邊善方便行品)」에서는 삼매와 보살행에 대해서 말한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취조구(鷲鳥丘), 즉 영취산에 머물 때였다. 그때 희왕(喜王) 보살이 7일 동안 단식하면서 생각한 뒤에 부처님에게 물었다. 어떻게 삼매를 닦아야 중생의 마음을 여실하게 알 수 있으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하자 부처님이 그에 대해서 대답하는 것이 이 품의 내용이다. 부처님은 삼매, 즉 법들의 행의 관찰을 결정짓는 수행을 닦아야 한다고 말하고 그 방법에 대해 535개의 구절로써 상세하게 설명한다. 예컨대 몸과 말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모든 집착과 애착을 버리고 수행에 힘쓴다는 것 등이다.
제2 「선세근상응품(先世勤相應品)」에서는 부처님이 희왕 보살에게 과거 전생에 수많은 부처와 보살들이 삼매를 통해서 선근(善根)을 얻었다는 인연 공덕에 대해서 설명한다. 또 16자 다라니를 가르쳐 주고 그것을 암송하면 깨달음을 얻어 부처의 경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제3 「수기품(授記品)」에서는 먼저 부처님이 희왕 보살에게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굳은 서원을 비롯한 10법(法)을 통해서 삼매를 닦는 자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듣고 있던 7천 명에게 앞으로 언젠가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준다. 덧붙여서 희왕 보살의 전생 이야기도 하고 있다. 요컨대 삼매를 통해서 공의 실상을 깨달아 모든 번뇌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 경은 대승 초기에 성립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경은 대승 불교의 삼매관과 삼매의 수행 방법을 잘 알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