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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릉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1. 개요
이 경전은 음녀(淫女)의 환술에 걸린 아난을 구제한 부처님께서 진실과 허망을 구분하는 바른 관찰과 계율의 이행 및 능엄주의 지송 등을 설하신 경전이다. 산스크리트경명은 Śuraṅgama Sūtra이고, 티벳어경명은 Bcom ldan ḥdas kyi gtsug tor chen po de bshin gśegs paḥi gsaṅ ba sgrub paḥi don mṅon par thob paḥi rgyu byaṅ chub sems dpaḥ thams cad kyi spyod pa dpaḥ bar ḥgro baḥi mdo leḥu stoṅ phrag bcu pa las leḥu bcu pa이다. 줄여서 『능엄경(楞嚴經)』ㆍ『수릉엄경(首楞嚴經)』이라고 한다. 별명은 『대불정경(大佛頂經)』ㆍ『대불정수릉엄경(大佛頂首楞嚴經)』ㆍ『만행수릉엄경(萬行首楞嚴經)』ㆍ『중인도나란다대도량경(中印度那蘭陀大道場經)』 등이다.
2. 성립과 한역
이 경이 설해진 시기에 대해서는 반야와 법화의 중간에 설해졌을 것이라는 주장과 야륜다라(耶輪多羅)가 『법화경』을 듣고 수기(授記)를 받았다는 구절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법화경』 이후에 설해졌으리라는 주장이 있다. 이 경전은 인도의 유명한 사찰인 나란타사(那爛陀寺)에 숨겨져 있어 당나라 이전까지는 중국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반랄밀제(般剌蜜帝, Pāramiti)가 가져와서 705년에 광주(廣州)의 제지사(制旨寺)에서 번역하였다. 그 번역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있는데, 이 경의 범본이 없는 것에 대해 반랄밀제가 그 원본을 중국에 가져왔다가 번역을 마친 뒤에 다시 본국으로 가져갔다는 점과, 유교나 도교의 술어가 가끔 언급되는 점 등으로 미루어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일 것이라는 설도 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 경의 주석서(註釋書)는 거의 1백 종류나 되는데, 중국의 것으로는 인악(仁岳)의 『능엄경집해(楞嚴經集解)』 10권ㆍ계환(戒環)의 『능엄경요해(楞嚴經要解)』 20권ㆍ함휘(咸輝)의 『능엄경의해(楞嚴經義解)』 30권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보환(普幻)의 『능엄경신료』 2권ㆍ『능엄환해산보기(楞嚴環解刪補記)』 2권과 조선시대 유일(有一)의 『능엄경사기』 1권ㆍ의첨(義沾)의 『능엄경사기』 1권 등이 있다. 특히 송대(宋代)의 계환(戒環) 소(疏)는 그 내용이 간단명료하나 요해(要解)에 잘못된 곳이 적지 않아서 이것을 고려의 보환(普幻)스님이 바로잡고 『능엄환해산보기(楞嚴環海刪補記)』를 지었는데, 이것을 예로부터 환해(幻解)라 부른다. 이 외에도 세조 당시의 간경도감에서 간행한 언해본이 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역경에 온 힘을 기울이신 운허(耘虛)스님의 한글 번역본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전은 총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여 능엄주에 의해 악마의 장애를 물리치고 부지런히 참선 정진하여 여래의 진실한 지혜를 얻어 생사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하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 경의 제목을 풀이하면, 대(大)는 크다는 뜻이고, 불정(佛頂)은 높다는 뜻이다. 여래밀인(如來密印)은 여래께서 성불하시는데 은밀히 의지하셨던 인행법(因行法)이란 뜻이니 밀교적인 기능이고, 수증요의(修證了義)는 닦아 증득한 요의법(了義法)이란 뜻이니 현교적(顯敎的) 기능이다. 제보살만행(諸菩薩萬行)은 보살들이 만행을 닦는데 의지해야 할 법이란 뜻이고, 수능엄(首楞嚴)은 범어로 번역하면 건상분할(健相分割), 즉 건전한 재상이 사물을 분별하는 것 같아서 이론이 정형하다는 뜻이고, 또한 필경견고(畢竟堅固)라고도 하는데 이 진리가 완벽하게 견고하다는 뜻이다. 이 뜻을 종합하면 크고 높은 여래의 비밀한 인행(因行)이며 닦아서 증득하신 요의(了義)의 법이며 보살들이 이를 인하여 만행을 닦으면 성불할 수 있는 논리가 건상(健相)의 분별 같고 금강(金剛)과 같이 굳은 경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