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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부증불감경(佛說不增不減經)

1. 개요
이 경은 여래장 사상을 설한 것이다. 모든 중생들은 시작이 없는 이래로 6도(道)를 돌며 3계(界)를 왕래하면서 4생(生) 가운데 윤회하여 생사의 괴로움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데, 이러한 중생의 모임과 바다에는 증감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사리불의 질문에 대한 부처님의 설법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원위(元魏)시대에 보리유지(菩提流支, Bodhiruci)가 525년에 낙양(洛陽)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1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여래장 사상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있을 때였다. 혜명(慧命) 사리불이 모든 중생들은 무시(無始) 이래로 6도(道)를 돌며 3계(界)를 왕래하면서 4생(生) 중에 윤회하여 생사(生死)의 괴로움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데, 이러한 중생의 모임과 바다에는 증감(增減)이 있는가 없는가에 대하여 묻자, 부처님이 설한다. 큰 사견(邪見)을 지닌 이는 중생계의 증감을 봄으로써 사도(邪道)를 행하여 악취(惡趣)에 떨어지고, 어리석은 범부는 듣는 지혜가 없기 때문에 여래의 열반을 듣고서도 단상(斷想)과 멸상(滅想)을 일으켜 중생계가 증감한다고 하는 사견에 빠져 무거운 악업(惡業)을 받는다. 이러한 중생들은 중생계가 감(減)한다는 견해에 의지하여 단견과 멸견과 무열반견(無涅槃見)을 일으키고, 중생계가 증(增)한다는 견해에 의지하여 열반의 시작이 있다는 열반시생견(涅槃始生見)과 인연이 없이 홀연히 생긴다고 하는 무인무연홀연이유견(無因無緣忽然而有見)을 일으킨다. 어리석은 모든 범부는 여실하게 하나의 경계를 알지 못하므로 그와 같은 사견을 일으킨다. 하나의 경계란 성문과 연각의 지혜로써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직 여래의 지혜만이 오직 그것의 깊은 뜻을 관찰하고 지견(知見)한다. 깊은 뜻이란 제일의제(第一義諦)이다. 제일의제는 중생계이고 중생계는 여래장(如來藏)이며 여래장은 곧 법신(法身)이다. 법신은 떠나지 않고 벗어나지 않으며 끊이지 않고 다르지 않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불법이며 여래의 공덕과 지혜이다. 또한 법신은 불생(不生)하고 불멸(不滅)하는 법이기 때문에 항상하다. 이 법신이 무시(無始) 이래로 세간에 따라 파도가 치듯이 생사(生死)를 왕래함을 중생이라고 하고, 법신이 존재의 욕구를 버리고 10바라밀(波羅蜜)을 행하며 보리행(菩提行)을 닦는 것을 보살이라고 한다. 또한 법신이 번뇌의 때를 떠나 청정함을 얻고 피안(彼岸)의 청정한 법 안에 머무르면서 자재한 힘을 얻는 것을 여래라고 한다. 그러므로 중생계를 떠나지 않고 법신이 있는 것이며, 법신을 떠나지 않고 중생계가 있는 것이므로 중생계가 곧 법신이다. 부처님은 이와 같이 설하고 사리불에게 사견을 내는 자는 부처가 될 수 없는 일천제(一闡堤)이니 마땅히 이 법을 배워서 그들 중생을 교화하라고 설하자, 모든 대중이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대방등여래장경』(K-360)에서 시작한 여래장 사상은 이 경에 이르러 조직화되고 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룬다. 이것은 세친(世親)의 『불성론』(K-596)과 견혜(堅慧)의 『구경일승보성론』(K-600)과 『입대승론』(K-621) 등에서 인용되어 여래장 사상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