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닫기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

1. 개요
이 경은 담부참(曇無讖)이 한역한 『우바새계경』으로 『선생경(善生經)』이라고도 하는데, 선생장자(善生長者)를 위하여 보살계를 설한 경이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경명은 Upāsakāśīla Sūtra이다. 별칭으로 『선생경(善生經)』, 『우바새계본(優婆塞戒本)』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북량(北涼)시대에 담무참(曇無讖, Dharmakṣema)이 428년에 양도(涼都)의 한예궁(閑豫宮)에서 한역하였거나, 또는 426년 6월과 9월 사이에 고장(姑臧)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남산 도선(南山道宣)의 『사분율행사초(四分律行事抄)』에서 자주 이 경을 인용하고 있어서 이 경이 율장 연구에 주요한 자료가 됨을 알 수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7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중아함경』 제33 『선생경(善生經)』을 대승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장자 선생(善生)을 위하여 대승의 재가불자인 우바새가 지켜야 할 계(戒)에 대해 설한 경전으로, 모두 28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 집회품(集會品)은 부처님이 사위국의 아나빈저(阿那邠邸) 정사에 있을 때였다. 선생 장자가 외도(外道)들은 6방(方)에 예경하는 행법(行法)으로 목숨과 재산을 증장(增長)한다고 하는데 불법(佛法)에도 그러한 것이 있는가라고 묻자, 부처님은 있다고 답한다. 그러나 부처님이 설한 6방은 6바라밀이며, 6방이란 사람들의 마음에 모두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마음을 깨끗이 닦는 사람만이 그러한 복을 받을 수 있다고 설하고, 출가자는 8중계(重戒)를 잘 받들어 지니고, 재가자는 6중계를 잘 받들어 지닐 것을 당부한다. 제2 발보리심품(發菩提心品)은 중생이 현재의 고뇌와 미래의 고뇌를 끊고자 하기 때문에 보리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제3 비품(悲品)은 발보리심은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인 비심(悲心)에서 비롯되며, 비심은 일체 중생이 생사계(生死界)에 침몰하여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구제해 주고자 하는 바람에서 생긴다. 고뇌를 보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자 즉 비심이 생기지 않는 자는 우바새계를 얻을 수 없다. 제4 해탈품(解脫品)은 비(悲)를 닦는 자는 모든 법의 체(體)인 해탈분(解脫分)을 얻는다. 일심(一心)으로 생사의 허물과 열반의 안락함을 관(觀)하지 않는 자는 혜시(惠施)와 지계(持戒)와 다문(多聞)이 있어도 해탈분을 얻지 못하나, 생사의 허물을 싫어하고 열반 공덕의 안락함을 깊이 관하는 자는 비록 베품과 계를 지킴과 들은 것이 적다 하더라도 해탈분을 얻는다. 제5 삼종보리품(三種菩提品)은 보리에는 성문(聲聞) 보리와 연각(緣覺) 보리와 불(佛) 보리가 있다. 성문은 듣는 것에 의해서 보리를 얻고, 연각은 사유(思惟)에 의해서 보리를 얻으나, 여래는 스승이 없거나 듣는 것이 없더라도 수행(修行)에 따라서 일체를 깨달으므로 부처라고 한다. 제6 수삽십이상업(修三十二相業品)은 보살의 몸과 힘은 32상의 업을 닦을 때 성취되며, 이러한 업을 닦기 때문에 보살이라고 한다. 보살은 무수한 중생에게 이익을 주고자 지성으로 모든 선한 업을 지으므로 대비(大悲)의 과보인 여래의 32상을 구족하게 된다. 제7 발원품(發願品)은 32상의 업은 지자(智者)가 짓는다. 지자란 무상대원(無上大願)을 세운 보살이다. 보살은 세상에서 아무리 큰 고뇌를 받더라도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며, 몸과 마음을 굳건히 하여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실천한다. 이러한 원을 세운 자를 법재(法財) 장자라고 한다. 제8 명의보살품(明義菩薩品)은 보살에는 가명(假名) 보살과 실의(實義) 보살이 있다. 가명 보살이란 보리심을 발하고 나서 외도를 가까이하며 그들의 교리로써 중생들을 교화하고 자신을 위해 살생을 하거나 자비를 닦지 않는 자이다. 실의 보살은 여래의 법을 따르며 스승과 부모에게 공양하기를 좋아하고 항상 남을 이롭게 하는 자이다. 제9 의보살심견고품(義菩薩堅固品)은 실의 보살은 고행을 닦을 때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굳건하게 하여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도행(道行)에서 물러서지 않아야 하며, 6바라밀을 행할 때에 6바라밀의 과보를 구하지 않고 중생을 이롭게 해야 한다. 제10 자리이타품(自利利他品)은 보살의 신근(信根)은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보살은 남을 이롭게 하므로 몸과 목숨과 재물을 아끼지 않는 것이 자리(自利)이고, 중생을 교화함에 중생이 받지 않으면 인간의 세속적인 낙으로 가르치는 것이 이타(利他)이다. 제11 자타장엄품(自他莊嚴品)은 보살은 8법을 갖추어야 자리 이타를 장엄할 수 있다. 8법은 수명(壽命) 장원(長遠), 구족(具足) 묘색(妙色), 신구대력(身具大力), 구호종성(具好種姓), 다요(多饒) 재보(財寶), 구남자신(具男子身), 언어(言語) 변료(辯了), 무대중외(無大衆畏) 등이다. 제12 이장엄품(二莊嚴品)은 보살은 복덕(福德)과 지혜(智慧)를 갖추어야 자신과 남을 장엄할 수 있다. 보살이 이러한 공덕을 얻기 위해서는 6바라밀을 닦고, 여섯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불‧법‧승을 염(念)하는 것은 지혜 장엄이고 계(戒)‧시(施)‧천(天)을 염하는 것은 복덕 장엄이다. 제13 섭취품(攝取品)은 두 가지 공덕을 갖춘 보살은 도중(徒衆)과 제자를 거둠에 4섭법(攝法)으로 거두어 모든 악을 여의고 선법(善法)을 더하게 하며, 외아들을 거두는 것처럼 지극한 마음으로 가르치되 은혜 갚기를 구하지 말고 명예나 이익과 스스로의 즐거움도 구하지 말아야 한다. 제14 수계품(受戒品)은 재가(在家) 보살인 우바새가 계를 받고자 할 때는 6방(方)에 공양한다. 그리고 출가한 보살이 우바새에게 공양의 과보와 5계 등을 설한다. 우바새가 6개월에 걸쳐 이런 과정을 밟은 후에는 20명의 화합승(化合僧)이 백갈마(白羯磨)를 짓고 수계를 허락한다. 제15 정계품(淨戒品)은 수계한 후에 계를 청정하게 하기 위해서는 불‧법‧승을 믿고 인과(因果)를 믿으며 마음을 아는 3법 등을 닦아야 한다. 제16 식악품(息惡品)은 우바새계를 받은 보살은 여래의 수승함인 신승(身勝), 여법주승(如法住勝), 지승(智勝), 구족승(具足勝), 행처승(行處勝), 불가사의승(不可思議勝), 해탈승(解脫勝) 등을 염불(念佛)하여 안과 밖의 악과 부정한 인연을 버려야 한다. 제17 공양삼보품(供養三寶品)은 세간의 복전(福田)에는 보은전(報恩田), 공덕전(功德田), 빈궁전(貧窮田) 등의 구분이 있다. 여래와 법은 보은전과 공덕전이 되지만, 중승(衆僧)은 세 가지의 복전이 모두 된다. 보살은 수계를 받은 후에 복전의 구분에 따라 지성으로 공양해야 한다. 제18 육바라밀품(六波羅蜜品)은 6방(方)에 공양한다고 함은 6바라밀에 공양하는 것이며, 6바라밀에 공양하는 자는 재산과 수명이 늘어나고 좋은 상(相)을 갖추게 된다. 출가한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기가 어렵지 않으나 재가 보살은 많은 악인연(惡因緣)에 얽매여 6바라밀을 청정히 하기 어렵다. 제19 잡품(雜品)은 6바라밀을 닦은 자는 중생을 위하여 보시(布施)를 행해야 한다. 보시는 자리(自利)와 타리(他利)와 자타리(自他利)를 위한 것이다. 지혜 있는 자의 보시에는 지심시(至心施), 자수시(自手施), 신심시(信心施), 시절시(時節施), 여법재시(如法財施)의 구분이 있다. 이러한 보시들에는 각기 과보(果報)가 있다. 이것 외에도 여러 종류의 보시와 그에 따른 과보가 있다. 제20 정삼귀품(淨三歸品)은 3귀의(歸依)를 받으면 모든 괴로움을 부수고 번뇌를 끊어 없애며 무상(無上) 적멸(寂滅)의 즐거움을 받는다. 3귀의를 받는 것은 4부(部) 대중(大衆)의 계를 받는 것과 같다. 제21 팔계재품(八戒齋品)은 3귀재(歸齋)를 받은 자의 과보는 다함이 없다. 다른 사람에게서 하루 사이에 세 번 3귀재를 받고 세 번 8계를 받으면 우바새 재(齋)를 갖추었다고 한다. 8계를 받은 자는 5역죄(逆罪)를 제외한 모든 죄가 소멸된다. 제22 오계품(五戒品)은 계에는 세계(世戒)와 제일의계(第一義戒)의 구분이 있다. 3보에 귀의하지 않고 계를 받은 것을 세계라고 하며, 계가 견고하지 않아서 모든 악업(惡業)을 파괴할 수 없으나 3귀계를 받으면 모든 악업을 파괴하고 큰 죄를 짓더라도 계를 잃지 않는다. 생사의 큰 바다를 건너고자 하는 자는 5계를 지극한 마음으로 받들어 지켜야 한다. 제23 시바라밀품(尸波羅蜜品)은 시(尸)는 지계(持戒)를 말한다. 보살이 보리로 나아감에 마음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큰 어려움을 겪더라도 법에 따른 행동을 버리지 말아야 하며, 자재함을 얻어도 항상 인욕(忍辱)을 닦아야 하며, 빈궁한 처지에 처하더라도 항상 베푸는 것을 즐거워해야 하고, 장년기에 출가하기를 좋아해야 한다. 보살이 이러한 4법을 구족한 것을 근본지(根本地)로서 계라고 한다. 계를 받은 자는 자신과 세상과 법을 위하여 악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제24 업품(業品)은 부처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3귀의계가 없었으므로 보리도(菩提道)를 구하고자 하는 자는 오직 10선법(善法)을 닦았다. 10선법은 신(身)‧구(口)‧의(意)로 짓는 10악업(惡業)을 여의는 것이다. 제25 찬제(羼提) 바라밀품 : 찬제는 인욕(忍辱)을 말한다. 인(忍)에는 세인(世忍)과 출세인(出世忍)의 구분이 있다. 세인은 기갈(飢渴)‧한열(寒熱)‧고락(苦樂)을 참는 것이며, 계‧시(施)‧문(聞)‧지혜 등을 믿고 인내하는 것을 출세인이라고 한다. 인욕은 보리의 바른 인(因)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인욕의 과(果)이므로 좋아하는 물건을 버려서 중생으로 하여금 즐겁게 하는 중생진(衆生鎭)과 많은 악도 생각하지 않고 작은 선도 잊지 않는 비(非) 중생진을 참아야 한다. 제26 비리야(毘梨耶) 바라밀품 : 비리야는 정진(精進)을 말한다.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미 생긴 악을 없애고 아직 생기지 않은 악을 일어 나지 않게 하며, 아직 생기지 않은 선은 속히 나오게 하고 이미 생긴 선을 증장시키려면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정진은 6바라밀을 닦아 가는 바른 원인(正因)이므로, 부지런히 정진하면 모든 번뇌를 벗어 날 수 있다. 제27 선(禪) 바라밀품 : 선정(禪定)이란 계, 자, 비, 희, 사로써 모든 번뇌를 여의고 선법(善法)을 닦는 것이다. 선 바라밀을 얻고자 하는 자는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 해야 하며, 삼매(三昧)를 닦는 방편은 계이므로 계로 모든 근(根)을 거두고 계로 사명(邪命)을 끊어야 한다. 삼매는 모든 선법의 근본이므로 삼매를 떠나서 세법(世法)이나 출세의 보리를 구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삼매란 골관(骨觀)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말한다. 제28 반야(般若) 바라밀품 : 보살이 지계‧정진‧다문(多聞)‧정념하고 인욕을 닦으며, 중생을 연민하고 모든 좋은 방편을 알며, 중생에게 복업(福業)을 짓도록 권하고 덕이 있는 자를 공경하며, 인과 등을 알면 지혜를 얻는다. 끝으로 부처님이 6바라밀을 닦는 자는 6방(方)에 공양하는 것이므로 재물과 목숨을 증장한다고 설하자, 선생을 비롯한 우바새들이 보리심을 발하고 발심(發心)하여 부처님에게 예를 갖춘 후 돌아갔다.
이 경에서 설하는 계는 받들기만 하는 율(律)이 아니라 대승 보살의 원행(願行)을 말하며, 그것이 보살계의 내용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수지품에서는 재가 보살이 받아야 할 5계를 비롯하여 6중(重) 28실의(失意)라는 대승의 독자적인 계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 불전만의 독특한 내용으로 불전의 유포를 고찰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내용 중에 『묘법연화경』, 『대성경(大城經)』, 『지인경(智印經)』, 『녹자경(鹿子經)』 등을 인용하고 담무덕부(曇無德部), 미사색부(彌沙塞部), 살바다부(薩婆多部) 등의 부파 명칭을 열거하고 있어, 경전 성립사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대승계가 설해져 있다는 점에서 중국 불교에서 중요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