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닫기

금강반야바라밀경론(金剛般若波羅蜜經論)

1. 개요
이 논서는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에 대한 주석서이다. 특징적인 것은 주석 내용에 유식학적인 용어나 해석도 보인다는 점이다. 산스크리트 경명은 Vajracchedikāprajñāpāramitāsūtra Śāstra이다. 줄여서 『금강반야경론(金剛般若經論)』이라고도 하며, 별칭하여 『금강반야론(金剛般若論)』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원위(元魏)시대에 보리유지(菩提流支, Bodhiruci)가 509년에 호상국(胡相國)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는 8세기 초 의정(義淨)이 번역한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론석(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論釋)』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3권으로 구성된 이 논서는 경문을 순차적으로 구분하여 해석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본 문헌의 저본은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론송(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論頌)』이다. 따라서 이 불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에 대한 복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간략하게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머리에 “법문의 구의 및 순서는 세간의 밝지 못한 지혜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게송이 있고, 이어서 경에 대하여 논한다. 경에 “이렇게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은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머물렀다.”라는 문장으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보살들을 잘 호념(護念)하고 잘 부촉(付囑)하십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논은 “잘 호념한다고 하는 것은 근(根)이 성숙한 보살에 대한 것이며, 잘 부촉한다고 함은 근이 성숙하지 않은 보살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게송은 “마땅히 교호(巧護)의 의미를 알라. 그 몸에 동행(同行)을 더하는 것이다. 득(得)과 미득(未得)의 불퇴(不退)를 곧 선부촉(善付囑)이라고 한다.”라고 말한다. 경에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항하(恒河)에 있는 모래 수가 많으냐, 적으냐?”로부터 시작하여 “이 법문에서 4구게 등을 수지하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한다면, 이 복덕은 앞의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논에서는 “앞에서 이미 복덕 많음의 비유를 설했다. 무엇 때문에 여기서 다시 설하는가?”라고 묻고, 송에서는 “이는 여러 가지 뜻의 차별을 설하는 것이며, 승교량(勝校量)을 이루는 것이다. 뒤의 복이 앞의 것을 넘어선다. 그런 이유로 뛰어난 비유를 거듭 설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경에 말하기를 “수보리야, 네 뜻이 어떠하냐? 여래에게 육안(肉眼)이 있느냐, 없느냐?”로부터 시작하여 “복덕취(福德聚)가 실체라면 여래는 곧 복덕취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논에서는 “또 의문이 있다. 앞에서 보살은 중생을 보지 않고, 내지 청정한 불국토를 보지 않는다고 하였다. 무슨 까닭인가? 제법을 보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제불 여래라고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게송은 이에 대해서 “비록 제법을 보지 않으나, 요경(了境)의 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제불의 다섯 가지 보배로써 그 전도(顚倒)를 본다.”고 말한다. 이렇게 한 구절 한 구절 주석하고, 마지막으로 “부처님이 말씀하는 것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신수 봉행하였다.”는 경문을 싣고, 이 복덕을 회향해서 중생에게 베풀리라고 다짐하고 있다.
이 논서는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주석한 것이지만, 유식학적인 용어나 해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예를 들면 “일체의 유위법은 별이나 눈병, 등불이나 환각, 이슬이나 물거품, 꿈이나 번개불, 그리고 구름과 같은 것이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할 것이다.”라는 부분을 해석함에 있어서, 송은 “식(識)은 견분, 상분, 기세간, 육신을 수용하여 과거, 현재의 법뿐 아니라 미래의 법도 또한 드러내 보인다.”고 하고, 논은 “이때 아려야식(阿黎耶識)은 일체법을 위한 종자의 바탕이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 등이다.